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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중국 배인 줄 알고 지나쳤다가 ‘북에서 왔다’는 얘길 듣고 깜짝 놀라 즉시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15일 오전 북한 어선의 ‘해상 노크 귀순’을 최초로 신고한 김경현 씨(51·회사원)는 24일 동아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북한 주민이 탄 북한 배가 우리 항구에 정박했을 거라곤 상상도 못 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북 어선을 어떻게 발견했나. “매주 회사 일로 삼척에 올라온다. 그날도 차를 삼척항 어판장에 대고, 바닷가 산책을 나갔는데 부두에서 북한 배처럼 생긴 게 보였다. 주변에 군과 경찰이 없어서 ‘중국에서 왔겠지’ 하고 지나쳤다가 아무래도 이상해서 다시 가서 ‘어디서 왔느냐’고 물었더니 ‘북에서 왔다’고 했다.” ―다른 대화는 없었나. “가장 젊은 사람이 ‘전화기를 빌려달라’고 해서 이유를 물었더니 ‘서울에 있는 이모와 통화를 하려고 한다’고 해서 잠시 기다리라고 한 뒤 112에 신고했다. 그게 15일 오전 6시 46분이었다.” ―신고를 받은 112의 반응은…. “깜짝 놀란 느낌이었다. ‘어떻게 왔는지 물어봐달라’고 해서 (북한 주민들에게) 물었더니 ‘고기 잡으러 나왔다가 기관 고장으로 표류하다 가장 가까이 떠밀려온 곳이 삼척항’이라고 답해서 그대로 알려줬다. 이후 112 상황실에서 문의한 내용을 북 주민들에게 파악해 전달하면서 경찰이 출동할 때까지 통화를 계속했다.” ―발견 당시 북 주민들의 모습과 특이점은…. “2명은 배 안에, 나머지 2명은 방파제 부두에 올라와 1명은 앉아있고, 1명은 서성거리고 있었다. 앉은 사람은 매우 허탈한 표정으로 느껴졌다. (인민복을 입은) 젊은 사람은 진짜 옷을 깔끔하게 입고 있어서 놀랐다. (옷에) 주름까지 잡혀 있었다.” ―신고 후 경찰 출동에 얼마나 걸렸나. “오래 걸리진 않았다. 경찰차가 먼저 도착하고, 이어 해경과 사복 입은 경찰들이 와서 북한 배와 주민들을 조사했다. 현장을 지켜보다가 나도 인근 해경 파출소로 동행해서 30여 분 동안 발견·신고 경위, 북한 주민과의 대화 내용 등을 설명하고 돌아왔다.” ―관계당국에서 신고해준 것에 감사의 뜻을 전달했나. “경찰 쪽 보안 담당자와 통화하면서 ‘감사하다. 다음에 오면 밥 한 끼 사겠다’는 말을 들은 게 전부다. 그 외 정부기관이나 단체에서 전화 한 통 없었다. 솔직히 많이 섭섭하다.” 한편 24일 본보가 입수한 농림축산식품부의 ‘삼척항 입항 북한 어선 대상 소독 등 검역 협조 요청’ 공문에 따르면 북 어선 관련 정보가 방역당국과는 공유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농식품부는 공문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생국인 북한 어선이 입항한 사실을 언론 보도를 통해 뒤늦게 확인했다”고 했다. 이 공문의 발송 시점은 북 어선 입항 5일이 지난 20일이었고 농식품부는 어선 소재도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ASF는 백신과 치료제가 없어 치사율이 100%로 알려져 있다. 전파 속도도 빨라 신속한 방역이 관건이지만 부처 간 정보 공유가 전혀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북 어선 노크 귀순에 대한 축소·은폐 의혹이 여전하지만 군은 추가 해명을 하지 않았다. 더욱이 북 어선의 삼척항 부두 정박 발견 신고 직후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박한기 합참의장 등 군 주요 관계자들이 합참 상황실에 모여서 관련 논의를 한 사실이 추가로 드러나면서 논란은 더 가열되고 있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합동조사단의 조사가 끝나면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장관석·손효주 기자}
북한 어선이 동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삼척항까지 들어오는 ‘해상 노크 귀순’ 사건이 발생한 지 일주일 만에 또 다른 북한 어선이 NLL을 남하했다. 22일 해양경찰청에 따르면 해상 경계 및 정찰작전을 실시 중이던 해군 해상초계기 P-3C는 이날 오전 9시경 독도 북동쪽 약 115km, NLL 남쪽 52km 해상에서 표류 중인 북한 어선 1척을 포착했다. 해군은 이 같은 상황을 어선 발견 지점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경비작전 중이던 해경 경비정에 전파했다. 경비정은 오전 10시 40분 현장에 도착해 어선을 확인했다. 해당 어선은 5t 규모의 목선으로 선원 7명이 타고 있었다. 이날 낮 12시 10분엔 북한 해군이 우리 해군에 남북 통신망을 통해 “우리(북한) 어선을 구조해 보내 달라”고 요청했다. 해경은 조난 경위 등을 확인하려 했으나 북한 어선 선원들은 대답을 거부하며 “북으로 가겠다” “해경의 예인 없이 자력으로 북상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해경 감시하에 이 어선은 시속 5.5km 속도로 항해해 이날 오후 8시경 NLL을 넘어 북한으로 돌아갔다. 해경 관계자는 “어선 선원들이 귀순 의사를 밝히지 않은 데다 북한 해군의 구조 요청이 있어 별도의 조사 없이 최대한 빨리 돌려보낸 것”이라고 말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22일 페이스북을 통해 “군이 국민들께 (북한 어선 귀순) 사건의 정확한 경위와 함께 경계 태세에 문제가 있었다는 사실을 정확히 보고드리지 못했다”며 재차 군에 책임을 돌리자 군 일각에서 청와대에 대한 반발이 감지되고 있다. 23일 군 관계자들에 따르면 군 내부에선 15일 오전 귀순 사건이 발생하자 이날 오후 이런 사실을 지역 언론에 간단히 발표한 해경과 별도로 군 차원에서도 발표하는 게 옳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한다. 삼척항에 북한 어선이 입항할 때까지 발견하지 못한 경계작전 실패의 책임은 군에도 있고 11일 또 다른 어선이 북방한계선(NLL)을 남하했을 때는 군이 발표했던 만큼 발표하지 않을 명분이 없다는 것. 그러나 당시 청와대 국가안보실은 군을 만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군이 직접 발표하면 경계작전 실패 논란은 물론이고 ‘남북 군사합의가 해상 경계를 느슨하게 만들었다’는 비판이 제기될 것을 우려한 조치 아니었겠느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 군의 첫 ‘대국민 발표’로 은폐·축소 논란의 핵심이 된 17일 브리핑 역시 발표문 작성에 국가안보실이 알려진 것보다 더 깊숙이 개입한 것으로 밝혀졌다. 군 관계자는 “청와대는 국가안보실이 군이 만든 발표문을 보고받거나 상황을 공유·협의 정도만 한 것처럼 얘기하지만 대북관계에 영향을 끼칠 중대 사건의 발표 내용은 국가안보실이 적극 개입해 사실상 발표문을 수정·승인한다”고 주장했다. 당시 발표문엔 어선 발견 위치가 ‘삼척항 인근’으로 돼 있는 등 경계작전 실패의 책임을 회피하고 이번 사건이 별게 아니라는 것처럼 보이게 하려는 듯한 대목이 있어 논란이 됐다. 또 다른 관계자는 “청와대가 ‘국가안보실에도 소홀함이 있었다’며 도의적 책임만 있는 것처럼 말하는데, 그 영향력을 생각하면 (청와대의 해명은) 다소 당황스럽다”고 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북한 어선의 ‘해상판 노크 귀순’과 관련해 국방부가 국회 국방위원장에게도 관련 사실을 허위로 보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20일 더불어민주당 소속 안규백 국회 국방위원장에 따르면 합동참모본부는 노크 귀순의 전말이 드러난 19일 하루 전인 18일에 북한 어선 정박 상황을 보고했다. 이때 합참은 “어선이 10일 가까이 표류했다” “동력이 있는데 (어선의) 기름이 떨어졌다”는 취지의 내용을 보고했다고 안 위원장이 밝혔다. 18일은 112 신고를 통해 북한 어선이 삼척항 방파제에 정박한 사실이 알려지기 하루 전이다. 안 위원장은 20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군의) 18, 19일 보고 내용이 판이하게 180도 달랐다”며 “오직 사실만이 진실인데, 어떻게 군이 사실을 왜곡해 국회에 보고했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군을 강하게 질책했다”고 했다. 특히 경계 작전에 실패한 해군은 해경으로부터 북한 선박의 정박 사실을 최초로 보고받은 지 20∼30분이 지난 후 초동 대응에 나선 것으로 드러났다. 안 위원장은 “정박 사실을 인지한 해경이 해군1함대에 전화 통보 없이 팩스 1통으로 상황을 전파했다”며 “해군은 이 팩스를 20∼30분 늦게 확인해 초동 대응이 더 늦어졌다”고 했다. 이에 대해 합참은 “합동신문을 군이 아니라 통일부가 주관하기 때문에 최초 상황에 대한 정보 입수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이 입수한 해경 최초 상황보고서에는 “배가 난파된 게 아니라 정박” “(112) 신고자가 물어보니 북한에서 왔다고 함” 등이 적시돼 해명조차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군 안팎에선 이번 사태로 정경두 국방부 장관 등 군 지휘부에 대한 문책이 불가피하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군 지휘부가 ‘문제없다’는 합참의 조사 결과를 보고받고도 별 반응이 없다가 사태의 전말이 언론에 공개되자 엄중 문책에 나선 것이 ‘책임 미루기’로 비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군 소식통은 “군 수뇌부의 책임도 크다는 비판 여론이 군 안팎으로 번질 경우 정 장관의 거취 문제로까지 비화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장관석 jks@donga.com·손효주 기자}

15일 강원 삼척시 삼척항 부두에 정박한 채로 우리 주민에게 발견된 북한 어선은 ‘출항지령서(조업허가증)’를 받은 뒤 중국제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과 해도를 싣고서 9일 함경북도 경성군의 한 어촌항을 출항한 것으로 19일 확인됐다.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주민들은 8일 북한 관계당국에서 출항지령서를 얻은 뒤 다음 날 소형 목선(1.8t)을 타고 나온 뒤 동해 북방한계선(NLL) 근처까지 내려와 위장조업을 하다가 12일 NLL을 넘어 남하했다. 이후 GPS와 해도에 의지해 경북 울릉도 인근 해상을 떠돌다가 15일 오전 6시 20분에 삼척항 방파제 부두에 접안했다. 군의 경계작전 실패로 초래된 북 어선의 ‘해상 노크귀순’ 파문이 확산되면서 해당 부대는 물론이고 군 지휘부에게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군은 17일 관련 브리핑에서 “조사 결과 해상·해안 경계작전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밝혔다가 주민 증언과 촬영사진 등을 통해 귀순의 전말이 공개되자 19일 경계 미비와 실책을 뒤늦게 인정했다. ○ NLL 넘어와 사흘간 기다리다가 ‘대기 귀순’ 정부당국에 따르면 9일 경성군을 출항한 북한 어선은 12일 오후 9시경 동해 NLL을 넘은 뒤 사흘간이나 울릉도와 강원 강릉 삼척 앞바다를 떠돌다가 15일 오전 6시 20분 삼척항 부두에 정박했다. 군 당국자는 “북 어선은 삼척항 먼바다에서 엔진을 끄고 대기하다가 15일 새벽에 시동을 걸고 귀순을 강행한 걸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당시 동해 NLL 일대의 해군 함정과 해상초계기 등 감시전력은 북한 어선의 NLL 남하를 전혀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육상에 배치된 지능형 영상감시장비도 삼척항으로 들어오는 북 어선을 포착했지만 우리 어선으로 판단했다고 군은 설명했다. 앞서 군은 17일 브리핑에선 이런 사실을 공개하지 않았다. 또 군은 당초 북 어선이 표류하다가 떠내려오는 바람에 레이더 등으로 포착하기 힘들었다고 설명했다가 19일 브리핑에선 자체 동력(28마력 엔진)으로 삼척항에 들어왔다고 말을 바꿨다. 군은 당시 북 어선의 부두 정박 후 1시간여가 지난 뒤에야 병력이 현장에 출동한 사실도 19일에야 처음 공개했다. 하지만 북한 어선에 GPS가 장착된 사실은 17일과 19일 브리핑에서 모두 공개하지 않아 구체적인 귀순 경로 노출과 이에 따른 경계 실패 책임론을 피하려고 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 사는 이모와 통화하게 휴대전화 빌려달라’ 북한 주민 4명 중 2명은 처음부터 귀순 의사를 갖고 출항했다고 진술했다고 군은 밝혔다. 이 때문에 나머지 2명은 본인 의사에 따라 판문점을 통해 북한에 송환했다는 것이다. 특히 북한 주민 1명은 “북한에서 내려왔다. (탈북해서) 서울에 사는 이모와 통화할 수 있게 휴대전화를 빌려 달라”고 말했다고 군은 전했다. 군 당국자는 “북한 주민은 인민복과 군복, 작업복 차림이었고, 정부합동조사에서 모두 민간인으로 1차 확인한 뒤 구체적 신분을 추가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중 한 명은 북한에서 배우자와의 불화로 귀순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이날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전군 주요지휘관회의에서 “이번 사태를 매우 엄중한 상황으로 인식해야 한다”며 “경계작전 실태를 꼼꼼히 되짚어보고 책임져야 할 인원이 있다면 엄중하게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사태는 군이 경계 실패를 숨기려고 쉬쉬하다가 화를 자초한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안보의 무장해제를 가져온 국방부 장관은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밝혔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 기자}
북한 주민 4명이 타고 온 소형 어선의 행방에 대해 통일부는 “어선을 폐기했다”고 한 반면 군 당국은 “보관 중”이라며 정반대로 말하는 이례적인 일이 벌어졌다.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 등 군 당국은 19일 브리핑을 열고 “어선은 동해 해군 1함대에 보관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통상 북한 주민이 타고 온 선박은 북측의 요청이 있으면 관계기관과 협의해 북방한계선(NLL)으로 예인해 북측에 인계한다. 그러나 이는 실수로 남하한 경우이며 북한 주민이 귀순하는 과정에서 타고 온 소형 어선은 북측 요청이 없을 경우 대부분 선장의 동의를 받아 폐기한다는 것이 군 당국의 설명이다. 군 관계자는 “이번에는 선장의 동의가 있었지만 아직 정부합동조사가 진행 중이어서 일단 보관 중”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통일부는 전날 브리핑을 통해 “(해당 어선은) 선장 동의하에 폐기했다”고 밝혔다. 군 관계자는 “통일부가 어선을 폐기했다고 한 내용을 담은 보도가 나오고 있다는 사실을 18일 저녁 때 알았다. 즉시 바로잡지 않은 건 실수였다”고 했다. 그러나 통일부 관계자는 군 당국이 “어선을 보관 중”이라고 발표한 19일에도 “(어선을) 폐기했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 폐기했다고 통일부에 전해준 게 국방부”라고 밝혔다. 그러자 군 관계자는 다시 “통일부가 향후 폐기할 계획인 부분을 이미 폐기가 끝난 것으로 말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반박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결국 국가정보원은 이날 오후 이혜훈 국회 정보위원장에 대한 브리핑에서 보관 중인 북한 어선 동영상까지 보여줬다. 군이 초동 단계에서 폐기 여부를 밝히지 않은 만큼 “증거인멸 차원에서 군이 거짓말을 하는 것 아니냐”는 여론도 적지 않다. 한편 자유한국당이 이날 입수한 합동참모본부 자료에 따르면 합참은 2017년 12월 21일 오전 10시 반 연평도 해상에서 발견된 북한군 소속 추정 소형 선박 1척도 “대공 용의점이 없다”며 발견 당일 오후 4시 폐기한 것으로 나타났다.손효주 hjson@donga.com·장관석 기자}
군 당국이 15일 발생한 ‘해상판 노크 귀순’에 대해 사건 내용을 축소하거나 의도적으로 모호하게 발표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합동참모본부가 사건 발생 당시 우리 군의 경계 작전 상황 등에 대해 17일 브리핑한 내용을 보면 어선이 삼척항 부두에서 발견된 사실을 언급하지 않거나 어선이 먼 해상에 있었던 것처럼 암시한 흔적이 있다. 합참 관계자는 “북한 어선 높이가 1.3m로 당시 파고(1.5∼2m)보다 낮아 감시요원들이 (어선을) 파도가 일으키는 반사파로 인식했다”며 어선을 포착하지 못한 이유를 밝혔다. 어선이 발견된 정확한 위치를 밝히진 않았지만 항구에서 최소 수 km 떨어진 거리에 있었음을 시사한 것. 이어 “목선이 가까이 있었다면 탐지가 용이하고 멀리 있으면 탐지가 안 된다”고도 했다. 그러나 어선은 레이더가 아닌 육안으로도 식별 가능한 삼척항 부두에 정박해 있었다. 군은 브리핑에서 해안 초소에 설치된 레이더 등 감시 장비의 노후화 문제를 언급하며 장비 탓을 하거나 레이더 운용요원 교육 강화 등을 강조하기도 했다. 어선이 고장 난 기관을 자체 수리한 다음 삼척항으로 들어와 부두에 정박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군이 관련 대목을 감추려 했다는 말이 나온다. 합참은 17일 “(어선이) 기동하지 않고 해류 속도로 떠내려오다 보니 근무자들이 식별하지 못했다”며 기관이 고장 난 채 삼척항 인근 해상에서 표류한 것처럼 말했다. 사건 은폐 논란에 합참 관계자는 “군은 어선이 발견된 위치나 경로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한 바 없다”며 “일부 내용은 아직 조사 중이어서 구체적으로 말하지 못한 것으로 은폐하거나 거짓말한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15일 발생한 북한 어선의 동해 북방한계선(NLL) 남하 사건이 ‘해상판 노크 귀순’으로 확인된 가운데 과거 발생한 ‘노크 귀순’ 사건에 대한 관심도 다시 커지고 있다. 2012년 10월 발생한 노크 귀순은 우리 군의 허술한 경계 태세에 경종을 울린 사건으로 대표적인 경계 실패 사례로 꼽힌다. 당시 북한군 병사 1명은 강원 고성 지역 3중 철책을 아무런 제지 없이 넘은 다음 우리 군 일반전방초소(GOP) 생활관까지 왔다. 이 병사는 오후 11시 20분쯤 생활관 문을 두드렸고, 군 장병들이 신병을 확보했다. 당시 이 북한군은 이 생활관 문을 두드리기에 앞서 또 다른 생활관 문을 두드리고 우리 군 초소를 찾은 사실이 밝혀지는 등 총체적인 경계 태세 소홀 문제가 드러났다. 이후에도 2013년 8월 북한 주민 1명이 인천 강화군 교동도 민가 문을 두드려 집주인을 깨우고, 집주인이 신고할 때까지 군이 이를 인지하지 못한 또 다른 노크 귀순 사건이 발생했다. 2015년 6월엔 귀순하려는 북한군 병사가 한국군 최전방 감시초소(GP) 인근에서 하룻밤을 보내며 기다린 뒤 다음 날 아침 GP 인근 철책을 흔들어 스스로 자신의 존재를 우리 군에 알린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당시 세간에선 노크 귀순에 이은 ‘1박 귀순’이 발생했다며 군의 경계 태세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북한 어선이 동해 북방한계선(NLL)을 150km 이상 남하했는데도 우리 군과 해경은 이를 전혀 포착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해상 경계에 구멍이 뚫렸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16일 군 당국 등에 따르면 15일 오전 6시 50분경 강원 삼척시 삼척항 인근 해역에서 조업 중이던 한국 어선은 표류 중인 북한 어선 1척을 발견해 관계 당국에 신고했다. 어선에는 북한 어민 4명이 타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어선의 표류는 기관 고장으로 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 어선이 NLL 이남 150km에 이르는 지역까지 표류해 올 때까지 군이나 해경이 사전 포착하지 못했다는 것. 표류해 온 북한 어선은 소형 목선으로 알려졌다. 소형 목선은 크기 탓에 해군이나 해경 함정이 운용하는 레이더나 육군이 해안에서 운용하는 감시 장비 등에 잘 포착되지 않는다. 하지만 일각에선 북한군 소형 함정이 경계를 뚫고 남하하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말이 나온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군과 해경이 사전에 어선을 발견하지 못한 경위를 조사 중”이라면서도 “경비함을 수백, 수천 척을 배치한다고 해도 해상 특성상 경계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한편 북한 선원들이 당국에 인계된 지 하루가 지난 16일 오후 현재까지도 북한에 귀환하지 않은 것을 두고 일부 선원들이 귀순 의사를 밝힌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정부는 11일 NLL 이남으로 표류했던 또 다른 북한 어선의 선원들은 발견 6시간여 만에 북측에 인계한 바 있다. 통일부 관계자는 “이들이 (귀순하겠다는) 확정적인 답변을 했다고 보기는 힘들다. 귀환 가능성도 아예 배제할 수 없다”고 답했다.손효주 hjson@donga.com·이지훈 기자}

영화배우 안성기, 박중훈 씨가 군 당국이 진행 중인 6·25 전사자 유해발굴사업과 관련해 현장 탐방 행사에 참여하고 재능기부를 하는 등 유해발굴사업 알리기에 나섰다. 13일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에 따르면 박 씨는 이날 유해발굴감식단 홍보대사인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 6·25 참전용사 후손 등 20여 명과 함께 강원 화천 지역의 유해발굴 현장을 찾는 등 ‘타임머신 1950’ 행사에 참여했다. 이 행사는 서 교수가 2016년부터 시작한 유해발굴 현장체험 행사로 유해발굴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기획됐다. 안 씨는 이달 중순 발굴된 유해의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 필요한 6·25 전사자 유족들의 유전자 시료 채취 참여를 독려하는 내용의 라디오 광고 내레이션을 녹음할 예정이다. 유해발굴감식단 측은 “안성기 씨의 따뜻하고 진솔한 목소리가 국민들에게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두 배우는 “6·25 전사자 유해가 하루빨리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랄 뿐이다”라며 유해발굴사업 알리기에 참여하는 소감을 밝혔다고 국방부는 전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그간 통신 단말·장비 제조사들이 부정해 온 ‘백도어’ 존재 가능성에 대해 “해당 제조사들 외에는 외부 인증기관들도 검증할 수 없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방보안 콘퍼런스에서다. 백도어란 알려지지 않은 외부 경로, 즉 스마트폰 등 통신 단말기나 통신장비에 제조사가 악의적으로 정보 유출 등을 목적으로 심어 놓은 비밀 통로다. 이옥연 국민대 정보보안암호수학과 교수는 13일 군사안보지원사령부에서 주최한 ‘2019 국방보안 콘퍼런스’에서 “4세대(4G), 5세대(5G) 통신 모두 핵심망 장비의 백도어 문제는 제조사 이외에는 확인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통신망 장비에 제조사가 악의적으로 백도어를 심을 경우 해당 장비를 납품받아 통신망을 구축한 통신사로서는 검출이 불가능하고 결국 국가의 핵심 통신망까지 침투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 교수의 이 같은 주장은 최근 백도어 우려로 미 정부기관으로부터 거래가 전면 차단된 화웨이가 “CC인증(컴퓨터 보안 표준), PCI인증(결제 보안 표준) 등 글로벌 인증을 통해 명백함을 밝히겠다”고 한 데 대한 반박이다. 이 교수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CC인증 등의 국제표준도 궁극적으론 정상 작동 경로를 검증하는 절차일 뿐 제조사가 몰래 숨겨 놓은 백도어를 찾을 수 있는 장치는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민간의 5G 주파수 대역이 확대되면 해당 대역이 군용 주파수 대역에 영향을 줘 통신보안에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군 통신망과 5G망은 분리돼 있지만 5G 주파수 대역 확대에 따라 전파 간섭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5G 장비에 화웨이 제품을 사용하면 전파 간섭 과정에서 군 통신망을 통해 전달되는 군사기밀이 민간에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왔다.곽도영 now@donga.com·손효주 기자}

미국 의회조사국(CRS)이 6일 보고서에서 북한이 지난달 쏜 미사일을 ‘KN-23’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이라고 명시했다는 것은 군 차원은 물론 미 연방의회도 이번 도발을 탄도미사일로 결론 냈음을 의미한다. “아직 분석 중”이라는 한국 국방부의 공식 입장과는 달리 한미 정부가 미사일 분석을 일찌감치 끝냈다는 사실을 재차 확인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앞서 주한미군은 지난달 중순 북한이 지난달 4일과 9일 발사한 총 3발의 미사일이 신형 단거리탄도미사일이라고 결론 낸 바 있다. 이 같은 사실은 미 국방부에도 공식 보고됐다. 패트릭 섀너핸 미 국방장관 대행이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한 것”이라고 밝혔다. 미 의회에 정책 지원 분석을 주도하는 의회조사국까지도 지난달 북한 도발을 탄도미사일로 못 박은 것은, 미국의 대북정책을 움직이는 두 축인 연방정부와 연방의회가 그만큼 북한의 도발 재개를 엄중하게 보고 있음을 의미한다. 실제로 보고서는 북한의 이번 탄도미사일 발사를 “보여주기나 정치적 메시지를 던지기 위한 것 이상”이라고 평가했다. CRS 보고서는 북한의 도발에 실제 기술적인 진전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르면 북한은 연료 주입 과정 등에서 사전 포착이 어려워 기습발사가 가능한 고체연료 기술에 요격 회피 기술 등이 추가된 한층 더 위협적인 미사일을 최종 확보하고, 이를 실전에서 사용하기 위한 리허설을 하고 있는 셈이다. 북한이 사전에 정해놓은 ‘로드맵’을 실현하는 차원에서 조만간 추가 도발에 나설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김성한 전 외교통상부 제2차관은 “한국 정부만이 탄도미사일이라고 못 박지 않는 모호한 입장을 취한다고 해서 추가 도발을 막는 등 북한의 협조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란 판단은 착각”이라고 했다. 한편 CRS가 같은 날 공개한 ‘북한: 미국의 경제제재에 대한 입법 근거’ 보고서도 북한의 KN-23 미사일에 대한 분석처럼 대북 경제제재에 대해서는 트럼프 행정부와 미 의회가 큰 차이가 없음을 보여주고 있다. 우정엽 세종연구소 미국연구센터장은 “CRS 보고서만 봐도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북한에 대한 인식이 행정부뿐 아니라 의회 쪽에서도 큰 차이가 없음을 알 수 있다”며 “북한의 실질적 비핵화 없이 대통령이 자의적으로 대북제재를 해제하거나 완화하는 것은 미국 체제에서 불가능하다는 점을 보고서는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손효주기자 hjson@donga.com신나리기자 journari@donga.com}

6·25전쟁에 유엔군 전차병으로 참전한 캐나다군 참전용사 유해가 한국 땅에 안장된다. 국가보훈처는 10일 “2017년 3월 별세한 앨버트 휴 맥브라이드 씨(사진)의 유해 봉환식이 11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열린다”며 “12일 부산 유엔기념공원에서 유해 안장식이 개최된다”고 밝혔다. 맥브라이드 씨는 캐나다군 전차병으로 1951년 11월∼1953년 1월 6·25전쟁에 참전했다. 그는 6·25에 참전한 경험을 토대로 1953년부터는 캐나다 왕립공군에 입대해 22년간 복무했다. 보훈처에 따르면 맥브라이드 씨는 한국 땅에 안장되겠다는 뜻을 유언으로 남겼다고 한다. 보훈처 관계자는 “맥브라이드 씨가 사망 전 6·25전쟁 캐나다군 참전용사들이 잠들어 있는 부산 유엔기념공원에서 함께 잠들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 현재 부산 유엔기념공원에 있는 유엔군 2300여 명의 묘지 가운데 378곳의 묘지에 캐나다군 참전용사가 안장돼 있다. 유언에 따라 고인의 부인은 지난해 한국 정부에 유해를 한국에 안장하고 싶다는 뜻을 전달했다. 고인의 유해는 11일 오후 부인 및 손자 브랜던 맥브라이드 씨와 함께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공항에서 봉환식이 진행된 뒤에는 국립서울현충원에 임시로 안치된 뒤 부산 유엔기념공원에 안장될 예정이다. 유엔군 참전용사의 사후 안장식은 2015년 5월 프랑스 참전용사 레몽 베르나르 씨 안장식이 열린 이후 이번이 9번째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하루 이틀이면 기초 분석은 다 끝난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한창이던 2014∼2017년, 군 내부에서 미사일 정보 분석에 관여한 이들의 답변은 대체로 이랬다. 북한이 미사일을 쏘면 군은 비행 궤적 등의 정보를 토대로 초기 분석을 신속하게 마친다. 이후 미군이 수집한 정보를 더해 ‘미사일 퍼즐’을 완성한다. 군 관계자는 “미사일 종류에 따라 시간이 더 걸릴 순 있지만 탄도미사일인지를 가리느라 한 달이 넘게 걸린 적은 없었다”고 했다. 북한이 ‘북한판 이스칸데르’를 쏜 지 한 달이 넘었다. 10일 현재도 국방부는 “분석 중”이라는 입장이다. 최근 북한 도발 국면에선 전례를 찾기 힘든 일이다. 군은 그간 대북 정보력이 평가절하되는 것을 막고 한미 군 당국의 빈틈없는 공조를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발사 직후나 다음 날 큰 틀의 분석 결과를 발표해왔다. 군 당국자는 “스커드 등 익숙한 미사일이면 금방 분석이 되지만 이번엔 신형 아니냐”고 했다. ‘특수 상황’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 해명을 반박할 사례는 많다. 북한의 2014년 8월 신형 미사일 도발이 대표적이다. 발사 당일 군 당국은 이를 300mm 방사포로 분석했다가 다음 날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수정했다. 북한이 노동신문 등을 통해 발사체 사진을 ‘셀프 공개’하며 정확한 분석을 위한 핵심 자료를 제공했던 것이다. 이번 상황은 2014년 8월과 비슷하다. 북한은 ‘북한판 이스칸데르’ 발사 다음 날 사진을 공개했다. 현역 장교 A 씨는 “결정적 증거물이 나왔는데도 분석 중이라는 건 정치적 이유 외엔 설명할 길이 없다. ‘아직도 분석 중’이라는 말을 믿는 군인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비핵화 협상 국면에서 국방부는 군의 역할을 “한미 양국의 외교적 노력을 뒷받침하는 것”이라고 강조해왔다. 외교통상부 2차관을 지낸 김성한 고려대 국제대학원장은 이 말의 의미를 “군이 군사안보를 강화하는 모습, 외교 뒤에 강력한 군사력이 버티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줘 북한이 ‘외교적 방법 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국방부는 이와 반대로 가고 있는 듯하다. 탄도미사일이라는 객관적 사실을 발표하는 것까지 자제해야 외교가 성공할 수 있다고 확신하는 것 같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1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의도를 두고 “대화로 풀어가려는 분명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숨겨진 의미”라고 국제사회에 강조하기도 했다. 물론 정부 정책 기조가 대북 유화책인 만큼 국방부 홀로 강경하긴 어렵다. 그렇다고 국방부가 ‘통일 및 남북대화·협력에 관한 정책 수립 등의 사무’를 하는 통일부 역할을 하는 게 맞는 것일까. 대화의 동력을 살리는 데 적극 나서야 할 건 통일부고, 이를 거드는 건 외교부다. 핵무장을 한 북한과 마주한 분단국가의 국방부가 정부의 대북 유화 정책 기조를 이유로 다른 부처처럼 ‘굿캅’ 역할을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군 고위 관계자는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을 아직까지도 탄도미사일이라고 하지 않는 건 국익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나 탄도미사일 함구령으로 얻게 될 국익의 실체는 모호하다. 북한마저도 이미 ‘북한판 이스칸데르’를 탄도미사일이라고 한 상황. 북한과 유지해야 할 최소한의 전략적 ‘밀당’이 실종되면 북한엔 “한국은 어차피 우리 편”이라는 잘못된 시그널만 줄 수 있다. 부처별로 ‘굿캅-배드캅’으로 역할을 분담해 북한이 적당한 긴장감을 갖게 할 필요가 있는 이유다. 물론 2017년 북한이 한창 도발을 이어갔을 때처럼 합동참모본부 장군이 나와 “무모한 도발은 북한의 붕괴를 재촉할 것”이라며 초강경 대응을 하라는 건 아니다. 단지 외교적 판단보다는 군사안보적 판단에 집중하는 부처 하나는 제대로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탄도미사일은 탄도미사일이라고 있는 그대로 발표해야 군이 정치적 상황과 무관하게 대북 군사 상황을 냉정하게 평가하고 있음을 알릴 수 있고, 국민적 신뢰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비핵화 해법도 사실에 기반해야 나올 수 있다. 손효주 정치부 기자 hjson@donga.com}
국내 독립운동 관련 단체들이 약산 김원봉이 단장을 지낸 조선의열단 창단 100주년 기념사업과 ‘김원봉 서훈 서명운동’ 준비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9일 광복회 등에 따르면 조선의열단기념사업회 등은 조선의열단 창단 100주년인 11월 9일을 앞두고 기념사업추진위원회를 27일 발족하기로 했다. 추진위는 조선의열단의 무장투쟁 활약상을 알리기 위한 행사 등을 올해 말까지 진행할 방침이다. 추진위는 기념사업의 하나로 ‘김원봉 서훈 서명운동’을 전개할 예정이다. 추진위원장을 맡은 김원웅 광복회장은 “서명운동은 지난해부터 계획된 것으로 문재인 대통령이 현충일 추념사에서 김원봉을 언급했다고 갑자기 기획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기념사업에는 20억 원의 예산이 필요한데 정부가 사업 지원을 긍정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회장은 “조선의열단 활약상을 바로 알려야겠다는 취지를 정부 관계자들에게 최근 설명했다. 정부도 사업 필요성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국가보훈처는 올해 예산 배정이 모두 끝나 별도로 배정할 수 있는 예산이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문 대통령의 김원봉 언급 이후 여권을 중심으로 김원봉에 대한 재평가 필요성이 감지되고 있는 만큼, 정부가 어떤 방식으로든 지원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다. 정치권 일각에선 김원봉 기념사업에 정부 예산이 투입될 경우 내년 총선을 앞두고 보수 진영이 더 반발해 이념 대립이 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한국은 (대북 해상 감시를 위한 다국적 단속 활동에) 동참하지 않고 있다. 한국이 감시 활동을 위해 항공기나 함선을 파견한 기록이 없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5일(현지 시간) 일본 외무성의 공식 답변이라며 이같이 보도하자 국방부는 “사실무근”이라며 반박에 나섰다. 국방부 관계자는 “해군은 불법 환적 단속을 위해 한반도 전체 해역에서 국제 공조를 하며 정상적인 작전을 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일본 외무성이 ‘한국 불참 지역’으로 동중국해를 구체적으로 언급한 부분에 대해선 국방부는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았다. “단속 작전 구역은 보안상 확인해줄 수 없다”는 말을 반복했다. 복수의 군 관계자에 따르면 동중국해는 현재 해군의 원거리 작전 구역에 포함되지 않는다. 일본 답변대로 한국 해군은 동중국해에서의 감시 활동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는 것. 그 대신 해군은 한반도 근해에 한해 불법 환적 단속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국방부가 대외적으로 동중국해 작전 여부를 함구하는 데는 복잡한 계산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동중국해는 중국이 일본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가 있는 곳. 이곳에 함정을 보내는 건 자칫 중국에 “한국이 일본이나 일본과 뜻을 함께하는 미국 편에 섰다”는 신호를 보낼 수 있고, 가뜩이나 미국이 한국 정부에 ‘반(反)화웨이 연대’를 강조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의 경제 보복 등 한중 갈등을 초래할 수 있다. 미국 주도의 ‘인도태평양 전략’을 공유하는 일본, 호주 등과 함께 불법 환적 단속에 나서는 것이 중국 입장에선 자신을 향한 다국적 군사 압박으로 비칠 수 있다는 것이다. 동시에 북한을 자극하지 않겠다는 의도로도 풀이된다. 북한의 불법 환적의 상당수는 해역이 넓어 감시 사각지대가 많은 동중국해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군 소식통은 “대북제재를 당장 해제할 수는 없으니 불법 환적 단속 활동의 범위를 확대하지 않는 식으로 한국 정부가 북한에 대화 재개 메시지를 보낸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한편 한국이 동중국해에서 벌어지는 불법 단속 활동에 나서지 않고 있다는 게 일본 외무성을 통해 알려진 배경을 놓고서도 다양한 관측이 나오고 있다. 김성한 고려대 국제대학원장(전 외교통상부 2차관)은 “한국과 관계가 나쁜 일본이 앞장서 한국이 단속 활동에 소극적이라고 주장하며 감시 활동 범위를 대폭 넓히라고 압박한 것을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동중국해 작전에 한국이 참여하지 않는 건 공공연히 알려져 있었지만 그간 미국, 호주, 일본 등 어떤 국가도 공개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일본이 이를 공개한 건은 한국의 대북제재 이행에 대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부의 불만이 그만큼 적지 않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특히 일본의 이 같은 입장에 미국의 의중도 반영돼 있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앞서 미국이 미 해안경비대 소속 경비함인 버톨프함을 서해에 투입해 불법 환적 단속을 벌이고, 이를 공개한 것도 한국의 소극적인 태도에 대한 미국의 불만을 드러낸 것이란 말도 나왔다. 한편 북한 석탄 2만6500t을 싣고 공해상에서 54일간 표류하던 동탄호가 베트남에 하역할 예정이라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5일 보도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도쿄=김범석 특파원}
한국이 동중국해와 그 인접 해역에서 실시되고 있는 미국, 일본 등의 북한 불법 환적 단속 활동에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5일(현지 시간) 일본 외무성이 ‘대북 해상 감시를 위한 다국적 활동에 한국도 참여하느냐’는 VOA 문의에 “한국은 동참하지 않고 있다”고 공식 답변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국방부는 6일 “VOA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유엔 안보리 결의 이행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동참하며 관련국들과 긴밀한 공조를 유지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미국, 일본, 호주, 프랑스, 뉴질랜드, 캐나다, 영국 등 7개국이 지난해 초부터 진행 중인 동중국해 등에서의 단속 활동에는 한국 정부가 참여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외교 소식통은 “한국 해군은 중국과의 관계 고려 등 복합적인 이유로 동중국해에는 해군 함정을 파견하지 않는 등 감시 활동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중국과 일본은 동중국해에서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도쿄=김범석 특파원}

미국의 북한 전문 웹사이트 38노스가 북한 영변 핵시설 내 우라늄 농축 공장의 가동이 계속되고 있다고 5일(현지 시간) 밝혔다. 특히 우라늄 농축에 사용되는 액화 질소(liquid nitrogen)의 운반용 트레일러로 보이는 물체에 주목하며 핵시설의 움직임을 분석한 부분이 눈에 띈다. 38노스는 상업용 위성사진 분석 결과를 토대로 내놓은 이날 보고서에서 “영변 우라늄 농축단지에서 차량과 장비, 사람이 오가는 것이 계속 보인다”며 영변 단지 서쪽에서 포착된 흰색 트레일러 차량 추정 물체의 이동을 언급했다. 이 트레일러는 2월 16일 혹은 17일에 나타났으나 3월 27일 오전 이후로는 보이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5월 9일 비슷한 트레일러와 함께 10여 명의 사람이 같은 자리에서 다시 포착됐다가 같은 달 28일 사라졌다. 38노스는 “트레일러와 원통 혹은 선적용 트레이너의 외형이 액화 질소 운반용 트레일러와 비슷해 보인다”며 “액화 질소는 우라늄 농축 과정에서 (냉각장치인) 콜드트랩 가동에 필요한 물질”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차량에 액화 질소가 든 것이라면 저장 탱크를 다시 채우기 위해 정기적으로 차를 세운 것”이라며 “이는 (영변) 단지가 가동 중이고 농축 우라늄을 생산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새로운 단서가 된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 매체는 “위성사진만으로는 (액화 질소용 트레일러인지를) 확인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영변의 5MW(메가와트) 원자로와 실험용 경수로, 방사화학실험실에서는 분명한 가동 징후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도 함께 언급했다. 국내 정보 당국에 따르면 영변 내 우라늄 농축시설은 지난해 6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는 등 북-미 대화가 활발하게 진행되던 중에도 가동을 멈추지 않았다. 국가정보원은 3월 국회 정보위원회 보고를 통해 “우라늄 농축시설은 정상 가동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 소식통은 “우라늄 농축시설은 정유 설비처럼 장치산업 특성이 있어 한 번 가동을 시작하면 365일 멈추지 않는 것이 특징”이라며 “영변은 물론이고 또 다른 우라늄 농축시설이 있는 강선 역시 가동을 멈춘 징후가 포착된 적이 없다”고 했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손효주 기자}

미국의 북한 전문 웹사이트 38노스가 북한 영변 핵시설 내 우라늄 농축공장의 가동이 계속되고 있다고 5일(현지 시간) 밝혔다. 특히 우라늄 농축에 사용되는 액화 질소(liquid nitrogen)의 운반용 트레일러로 보이는 물체에 주목하며 핵시설의 움직임을 분석한 부분이 눈에 띈다. 38노스는 상업용 위성사진 분석 결과를 토대로 내놓은 이날 보고서에서 “영변 우라늄농축단지에서 차량과 장비, 사람이 오가는 것이 계속 보인다”며 영변 단지 서쪽에서 포착된 흰색 트레일러 차량 추정 물체의 이동을 언급했다. 이 트레일러는 2월 16일 혹은 17일에 나타났으나 3월 27일 오전 이후로는 보이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5월 9일 비슷한 트레일러와 함께 10여 명의 사람들이 같은 자리에서 다시 포착됐다가 같은 달 28일 사라졌다. 38노스는 “트레일러와 원통 혹은 선적용 트레이너의 외형이 액화 질소 운반용 트레일러와 비슷해 보인다”며 “액화 질소는 우라늄농축 과정에서 (냉각장치인) 콜드트랩 가동에 필요한 물질”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차량에 액화 질소가 든 것이라면 저장 탱크를 다시 채우기 위해 정기적으로 차를 세운 것”이라며 “이는 (영변) 단지가 가동 중이고 농축 우라늄을 생산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새로운 단서가 된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 매체는 “위성사진만으로는 (액화질소용 트레일러 여부를) 확인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영변의 5MW(메가와트) 원자로와 실험용 경수로, 방사화학실험실에서는 분명한 가동징후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도 함께 언급했다. 국내 정보 당국에 따르면 영변 내 우라늄 농축시설은 지난해 6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는 등 북-미 대화가 활발하게 진행되던 중에도 가동을 멈추지 않았다. 국가정보원은 3월 국회 정보위원회 보고를 통해 “우라늄 농축 시설은 정상 가동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 소식통은 “우라늄 농축 시설은 정유 설비처럼 장치산업 특성이 있어 한 번 가동을 시작하면 365일 멈추지 않는 것이 특징”이라며 “영변은 물론 또 다른 우라늄 농축 시설이 있는 강선 역시 가동을 멈춘 징후가 포착된 적이 없다”고 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미국 해안경비대 소속 경비함 ‘버톨프(Bertholf)함’이 동해와 남해에 이어 이번엔 서해에서 작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주로 서해와 동중국해 일대에서 이뤄지는 북한의 선박 대 선박 불법 환적을 밀착 단속하며 대북제재의 고삐를 죄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미 7함대는 5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밝히며 작전 중인 버톨프함 사진을 공개했다. 미군이 미 경비함의 서해 작전 상황을 공개한 건 매우 이례적이다. 앞서 버톨프함은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를 위반해 이뤄지는 불법 환적 단속’을 임무로 명시하며 3월 초 미 본토에서 일본 사세보항에 배치됐다. 이후 3월 26일 제주로 입항해 서귀포 남쪽 공해상에서 한국 해경과 사실상 북한 불법 환적을 겨냥한 마약 거래 의심 선박 대상 연합 단속 훈련을 실시했다. 그런데 이번엔 아예 작전 반경을 동해와 남해를 넘어 서해까지 확대한 것이다. 이는 감시 범위를 한반도 전체 해역으로 확대함으로써 북한이 빠져나갈 대북제재의 빈틈을 더욱 조이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패트릭 섀너핸 미 국방장관 대행은 3일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한 자리에서 ‘비핵화 목표가 달성될 때까지 대북제재가 유지돼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한미일 3국 국방장관도 2일 회담에서 불법 환적을 근절시키기 위한 국제 협력에 대해 논의했다. 이 같은 논의가 서해 작전으로 실현되고 있는 셈이다. 군 관계자는 “세계 최강의 미 해안경비대 경비함이 동서남해 등 어디서 언제 등장할지 모른다는 것 자체가 북한 입장에선 엄청난 압박이 될 것”이라고 했다. 미 국무부도 불법 환적 등 북한의 제재 위반 행위와 관련한 정보 제공자에게 최대 500만 달러(약 59억 원)의 포상금을 내걸며 북한 압박에 나섰다. 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자체 운영하는 ‘정의에 대한 보상’ 홈페이지에 “북한의 돈세탁, 제재 회피, 사이버 범죄, 대량살상무기(WMD) 확산 등 활동을 돕는 사람들의 금융 메커니즘을 교란시키는 정보 제공자에게 금전 보상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북한의 불법 해상 행위를 저지하자’는 제목의 현상금 포스터를 영어 및 중국어로 제작해 중국 해양업 종사자 등의 신고를 독려했다.손효주 hjson@donga.com·위은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