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예나

최예나 기자

동아일보 정책사회부

구독 48

추천

동아일보 정책사회부 교육팀 기자입니다. 유초중고와 대학 같은 학교 영역뿐 아니라 사교육까지 취재합니다. 2009년 입사해 법조팀과 산업부에서 일한 3년을 제외하고 교육팀에 있었습니다.

yena@donga.com

취재분야

2025-11-27~2025-12-27
교육57%
사회일반29%
칼럼4%
인사일반4%
대통령2%
보건2%
노동2%
  • [단독]장시호 때문에… 대입서류 보관 10년으로 늘릴듯

    각종 생활쓰레기 위로 A 씨가 초중고교 12년 동안 흘린 땀과 눈물이 쏟아진다. 그의 꿈처럼 한양대 정치외교학과에서 새내기 생활을 즐기고 있을지, 내년을 기약하고 있을지는 알 수 없다. 분명한 건 지난해 11월 19일 인생에서 제일 긴장하며 한 글자씩 써내려간 김 씨의 흔적이 1190도 화염 속에 없어져야 한다는 사실이다. 지난달 30일 경기 안산시의 한 폐기물 처리장 내 소각장. 집게차가 2017학년도 한양대 입시를 치른 학생들의 각종 ‘입시서류’를 소각로와 연결된 창고로 집어넣었다. 지난해 약 3만 명이 응시한 논술고사 문제지와 연습지, 감독관이 고사장에 들고 간 문제지 봉투, 미술 실기 응시자가 바꾼 켄트지, 교수들이 평가하며 끄적거린 메모지, 법학전문대학원·편입학 필기고사 문제지까지. 15t을 넘었다. 한양대 창고에 보관돼 있던 서류들은 이날 오전 실려 왔다. 지원자가 제출한 답안지 원본과 스캔본 외의 것은 모조리 소각한다. 한양대 관계자는 “학생 이름과 수험번호가 쓰여 있어서 함부로 버리지 않고 소각한다”고 말했다. 평소 같았다면 2012학년도 수시모집 때 지원자들이 제출한 자기소개서와 학교생활기록부 같은 ‘입학서류’까지 소각장으로 왔을 것이다. 하지만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입학서류 보관 규정을 바꿀 가능성이 크다고 해 입학서류는 소각하지 않았다. 본보 확인 결과 대교협은 최근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입학서류 보존 기한을 4년에서 10년으로 강화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최종 결과는 2020학년도 대학입학전형 기본계획을 확정하는 8월에 발표할 예정이다. 2019학년도까지 대입전형 기본계획에는 ‘전형 관계 서류는 최소 4년 동안 보관해 대입 전형관리의 공정성이 검증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개인정보가 불필요하게 된 경우 파기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갑자기 보존 기한을 늘리는 건 표면적으로는 국가기록원의 ‘대학기록물 보존기간 책정기준 가이드’와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대교협 관계자는 “국가기록원이 입학서류의 10년 보존을 권고한다는 사실을 지난해 12월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순실 씨 조카 장시호 씨의 연세대 입학 특혜 의혹이 입학서류 보존 기한 연장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는 지난해 12월 연세대를 조사했다. 하지만 1998학년도에 입학한 장 씨의 입학서류가 하나도 남아 있지 않아 아무것도 알 수 없었다. 입학 관리를 더 철저히 해야 한다는 지적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반대 목소리도 있다. 대교협 관계자는 “일반적인 입학서류 양도 만만치 않은데 미술 실기를 보는 대학은 조각상까지 쌓인다. 10년을 보관하려면 전형료가 오를 거라는 지적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보존 기한을 늘리면 대학이 입시를 더 꼼꼼하게 진행할 수밖에 없다는 게 다수 의견이다. 한양대 입학처는 지금까지 “우리 애보다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이 낮은 애가 합격했다” 같은 문의가 들어오면 보관 중인 입학서류를 꺼내 확인시켜 줬다. 한양대 관계자는 “이제 문제의 소지가 있다면 10년 전 지원자까지 검증할 수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입학처장 출신의 한 교수는 “입시 공정성을 위해 보관비용은 대학이 당연히 부담해야 할 문제”라면서 “교육부가 고교 교육정상화 지원사업 예산에서 비용을 쓰게 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했다.안산=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 2017-04-0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단독]정해진 교양과목 배우는 서울대… 수백개 중 골라듣는 MIT

    소위 ‘공돌이’도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에 다니면 교양과목을 총 8학기 동안 필수로 들어야 한다. 대부분 졸업 전까지 매 학기 한 과목씩 듣는다. 체육은 2학기 이수가 필수다. 서울대, 포스텍, 한양대 공대는 졸업 이수요건에 교양 학점을 포함시켜 대부분의 학생이 2, 3학년까지만 교양과목을 듣는 것과 다른 점이다. MIT 화학공학과 2학년 강지우 씨(20·여)는 1학년 1학기 때는 ‘과학, 기술, 공공정책’과 ‘요가’를, 2학기엔 ‘연기의 기초’와 ‘요가’ 과목을 들었다. ‘과학, 기술, 공공정책’은 다른 어떤 전공과목보다 깊은 감명을 줬다. 강 씨는 “나중에 제약 분야에서 일하고 싶은데, 관련된 사회이슈 수업을 들으니 마음에 와 닿았다”고 말했다. MIT 학생은 매 학기 교양과목을 △인문 △예술 △사회과학 영역 중 골라 듣는다. 개설된 교양과목은 공대 학생이 듣는다고 보기엔 믿기지 않을 만큼 종류가 다양하고 깊이가 상당하다. 예술 영역은 음악, 작곡, 다큐멘터리, 연기, 사진, 건축, 게임 등을 포괄한다. ‘전자음악 작곡’ ‘배우를 위한 목소리와 말하기’ ‘게임 디자인 방법 입문’ 등의 과목이 있다. ‘시 워크숍’은 기본과 고급 등으로 난도가 구분돼 있다. 예술 영역 과목은 모두 78개. 인문 영역은 125과목(113종류)으로 제일 많다. 한국 중국 일본 인도 포르투갈 러시아 프랑스 스페인 등 전 세계 여러 국가의 언어와 역사, 문학 등을 배울 수 있다. ‘상하이와 중국의 근대화’ ‘일본과 한국의 디지털 미디어’ ‘마음과 기계’ ‘여성과 젠더 연구 입문’ ‘세상을 통치하는 법’ 등이 그 예다. 외국어 과목은 난도를 최대 6단계로 개설해 학생이 자기 실력에 맞게 선택할 수 있다. 사회과학 영역은 ‘워싱턴 인턴을 위한 미국 공공정책’ ‘협상의 예술과 과학’ ‘아시아의 부흥’ ‘전쟁의 원인과 예방’ 등 총 61과목(51종류)이다. MIT가 교양과목을 다양하게 개설한 이유는 학생이 과학을 공부하고 융합의 시대를 이끌어가는 데 인문학 소양이 필수라고 보기 때문이다. 배리 존스턴 MIT 화공과 교수는 “화학공학을 공부하려면 화학 생물 물리 수학의 기초도 알아야 하지만 무엇보다 휴머니티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배영찬 DGIST(대구경북과학기술원) 교학부총장은 “과학은 결국 인간의 편리를 위한 학문”이라며 “여러 교양과목을 들어야 4차 산업혁명에 필요한 융합적 사고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강 씨는 “MIT는 학생들이 나중에 사회에서 중요한 자리에 있을 거라고 보고 과학 전공지식뿐만 아니라 사회의 다양한 면을 알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대, 포스텍, 한양대에는 들어야 할 교양과목이 아예 정해져 있는 경우가 많다. 한양대 화공과는 졸업 전 이수해야 하는 교양 38학점 중 28학점을 모든 학생이 똑같이 들어야 하는 공통 과목으로 정하고 있다. 학생이 선택해 들을 수 있는 건 10학점(핵심역량교양)뿐이다. 포스텍도 교양 이수 요건 36학점 중 ‘글쓰기’ ‘영어인증’ ‘체육’ ‘인문과 예술의 세계’ ‘과학과 사회의 통합적 이해’ 등 16학점은 반드시 들어야 한다. 선택할 수 있는 건 20학점이다. 서울대는 ‘과학과 기술 글쓰기’ ‘외국어’ 등 7∼9학점은 모든 화학생물공학부 학생이 반드시 들어야 한다. 12학점만 선택할 수 있다. 배 교학부총장은 “모든 학생이 같은 교양과목을 들으면 똑같은 인재만 양성될 뿐”이라며 “‘졸업까지 몇 학점 이상 들어라’ 하는 것과 ‘매 학기 들어라’ 하는 것에도 큰 차이가 있다”고 강조했다. 교양과목을 매 학기 듣게 하는 건 학생들이 한순간이라도 공대 전공과목에만 매몰되지 않고 균형 감각을 갖게 한다는 데 의의가 있다. 하지만 졸업 이수 학점만 채우게 해놓으니 국내에선 저학년 때 몰아 듣고 있다. 국내 공대 교양과목은 MIT만큼 다양하지 않다. 한양대는 학생들이 선택할 수 있는 핵심역량교양(10학점)을 위해 △고전 읽기(37과목·36종류) △글로벌 언어와 문화(69과목·46종류) △미래산업과 창업(34과목·28종류) △그 외(과학과 기술, 인문과 예술, 사회와 세계, 138과목·115종류) 영역을 개설했다. 과목 제목이 ‘고전음악의 이해’ ‘심리학의 이해’ ‘영문 쓰기의 원리’ ‘영어 발음의 원리와 교정’ 등 비슷하다. 인문과 예술 영역은 인문과 예술 분야를 따로 다루는 MIT에 비하면 과목 수나 종류가 부족하다. 서울대는 △언어와 문학 △문화와 예술 △역사와 철학 △정치와 경제 △인간과 사회 영역에 208과목(207종류)이 개설돼 있다. 제목 형태가 ‘◇◇의 이해’ ‘○○권 문화의 이해’ ‘△△론 입문’ 등인 게 다수다. 서울대와 한양대에는 공통적으로 교양과목에 ‘부모교육’ ‘결혼과 가족’ 수업이 있다. 교육부는 2014년부터 ‘학부교육 선도대학 육성사업(ACE)’ 평가에서 전공교육보다 교양교육 배점을 높였다. 하지만 우리 공대가 교양과목을 더 다양화하고 수강 기간 및 학생 선택권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서울대 화공학부 3학년 이보원 씨(20)는 “과학고를 조기 졸업해 일찍 대학생이 된 상황이 혼란스러웠는데, 심리학을 들으며 관계에 대해 고민하고 성숙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 2017-04-0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대학교육, 수십년전 커리큘럼 머물러”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12년간 박사와 연구원으로 연구했고 대통령과학기술비서관, 교육과학기술부 제2차관 등을 지낸 김창경 한양대 과학기술정책학과 교수(58·사진)는 “교육과정에 대한 생각을 완전히 바꾸지 않는 한 국내 인재는 기계에 뒤질 수밖에 없다”고 쓴소리를 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대학은 기계 알고리즘이나 빅데이터를 다룰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 하지만 이런 인재를 길러낼 수 있는, 빅데이터나 알고리즘을 제대로 아는 교수가 한국에 한 명이라도 있는지 의문이라는 목소리가 크다. 김 교수는 “교수들이 아무도 읽지 않는 쓸데없는 논문을 쓰는 데만 온 정신을 쏟고 정작 학부 교육에는 신경을 못 쓰고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대학 수업은 수십 년 전 커리큘럼과 동일하게 이뤄진다. 김 교수는 “교육부는 두뇌한국(BK)21플러스 사업을 없애서 교수를 논문으로부터 해방시키고 학부 수업에 ‘올인’(다걸기)하게 해야 한다”며 “인공지능은 당장 논문 쓸 게 없는데 논문 많이 쓰는 대학이 지원금을 받을 수 있으니 4차 산업혁명은 꿈도 꿀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몇 가지 전공 기초과목은 필요하지만 그런 과목을 단순히 많이 가르치는 건 이제 중요하지 않다. 데이터를 많이 알고 분석하는 건 기계가 더 빨리 잘하기 때문이다. 대학이 집중해야 할 건 각종 프로젝트를 통해 종합적 사고를 하게 만드는 것이다. 전공필수 과목 위주의 졸업이수 요건은 정리해야 한다. 김 교수는 “조선업이 쇠퇴하고 있는데 학생에게 왜 전공필수 과목만 듣게 하느냐”며 “다른 학과의 지식도 배워 창의성을 키우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MIT처럼 공대생도 인문학적 과목을 다양하게 들어야 거기서 학문 간 연결이 일어나고 창의성을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최근 방문한 미국 스탠퍼드대의 한 교수로부터 이런 일침을 들었다고 전했다. “여기선 논문만 쓰는 교수를 ‘루저(loser)’라고 불러요. 얼마나 아이디어가 없고 돈 되는 게 없으면 그럴까 싶어요. 제대로 된 교수들은 기업체에서 갖고 온 프로젝트를 학생들과 수행하느라 정신없죠.”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 2017-04-0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MIT 3학년 기업 프로젝트 맡는데… 전공책만 보는 국내 공대생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생명과학을 앞세운 4차 산업혁명은 기술 간 융합이 핵심이다. 하지만 이 혁명을 선도할 인재를 양성해야 할 국내 공대들은 여전히 단일 전공지식에 집중한다. 1년 전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꺾었을 때 “주입식 교육 시스템을 바꾸자”는 지적이 쏟아졌지만 변한 건 없다. 4차 산업혁명을 이끌 인재를 누가 잘 키우고 있는지 미국과 한국 주요 공대의 교육과정을 최초로 비교 분석해 2회에 걸쳐 싣는다. 매사추세츠공대(MIT) 화학공학과 2학년 강지우 씨(20·여)는 1학년 때 전공기초 과목 6개를 들었다. 1학기엔 △생물학 △물리학 △화학, 2학기엔 △유기화학 △물리학 △미적분학을 수강했다. 유기화학은 1학년이 이수해야 하는 필수 전공기초 과목 6개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하지만 강 씨는 필수인 미적분학 두 과목 중 하나를 고등학교 때 들어 다른 기초 과목을 수강했다. 한 학기에 전공과목이 3개뿐이니 여유 있을 것 같았지만 오산이었다. 모든 과목은 교수의 3시간 강의 외에 반드시 조교와의 면담 2시간이 포함돼 있어 시간표가 빡빡했다. 강의는 이론과 공식이 나오게 된 과정을 증명하는 것 위주로 진행된다. 그러다 보니 문제 풀이는 조교와의 면담 시간에 이뤄진다. 질문이 쏟아진다. 과목당 과제는 반드시 일주일에 하나씩 있다. 어떤 문제는 혼자 6시간을 매달려도 안 풀릴 때가 있다. 이런 식으로 2학년까지 필수 전공기초와 기초 또는 중급 전공과목을 듣는다.○ 수준 높은 강의라 많이 듣기 어려워 학업량은 초중고교까지 통틀어 제일 많다. 강 씨는 “미국 학생들은 중학교 때까지 놀고 고교 때 약간 공부하고 대학에서 제일 세게 공부한다”며 “한국에서 고교까지 다니고 MIT로 유학 온 친구에게 ‘한국에서 고생하고 미국에서도 고생이네’라고 농담을 한다”고 말했다.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3학년 이보원 씨(20)는 1학년 때 필수 전공기초를 12개 이수했다. 1학기 땐 △물리학 △물리학실험 △화학1 △화학실험1 △화학생물공학입문 △고급수학 및 연습1, 2학기엔 △화학2 △화학실험2 △기초화학 △수학 및 연습2 △물리실험 △컴퓨터의 개념 및 실습. 전공과목 수가 MIT의 2배다. 1, 2학년 개설 과목의 절대 다수가 전공기초 과목인 건 미국 MIT와 한국 서울대 포스텍 한양대 화학공학과가 모두 동일했다. MIT는 그 비율이 90%로 서울대와 동일하게 높았다. 포스텍은 76%, 한양대는 71%였다. 인공지능(AI) 등 최첨단 과학기술이 쉴 새 없이 개발되는 시대지만, 기초과목은 여전히 중요하기 때문이다. 김재정 서울대 화공학부장은 “4차 산업혁명이나 AI 시대가 와도 필수 전공기초 과목은 큰 변화가 없다”며 “과학은 기본 뿌리가 튼튼한 상태에서 새로운 열매가 맺는 학문”이라고 말했다. 박태현 서울대 화공학부 교수(한국과학창의재단 이사장)는 “기술이 빠르게 발전할수록 대학은 현장의 지엽적인 것보다 기초를 잘 가르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전공기초 과목을 가르치는 방식은 MIT와 국내 대학이 분명 다르다. 1학년에 이수한 과목은 이 씨가 6개 많다. 그런데 시간표에 표시된 시간은 이 씨가 1학기와 2학기에 각 17시간, 강 씨는 모두 각 15시간으로 총 4시간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MIT는 과목당 학업 강도가 센 탓에 여러 개를 들을 수 없는 셈이다. 국내는 교수 강의 시간을 기준으로 대부분 전공과목이 3학점이다. 하지만 MIT는 강의(3시간)와 조교와의 면담 시간(2시간), 개인 학습시간을 더해 9∼15유닛이다. 배리 존스턴 MIT 화공과 교수는 “유닛은 학생이 해당 과목에 대해 일주일 동안 들여야 하는 노력의 시간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전공과목 졸업요건은 MIT가 13과목(147유닛)으로 서울대(34과목·100학점), 한양대(29과목·87학점), 포스텍(28과목·82학점)의 절반 이하다. 본보의 이번 교육과정 분석 비교 자문에 응한 배영찬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교학부총장은 “따로 많은 전공과목을 가르치는 한국 공대와 기초적인 걸 세게 가르치고 그 이상은 통합해 스스로 깨치게 하는 MIT의 차이가 드러난다”고 설명했다.○ 산업체 프로젝트하며 배워 MIT 3, 4학년은 단일 전공이론 위주의 수업을 하지 않는다. 전공이론 과목은 전체의 11%(2개)뿐이다. 89%(17개)는 통합과목이다. 통합과목은 1, 2학년 때 다뤘던 전공기초를 다수 다루면서 공정관리와 제품개발, 컴퓨터 시뮬레이션 등을 배운다. 엔지니어링 윤리, 환경과 안전, 사회 이슈도 배운다. 여러 이론이 다뤄지는 만큼 대개 교수 2명이 함께 수업한다. 통합과목의 70%(12개)는 실험통합과목이다. 학생들이 팀을 이뤄 지역 내 산업체가 제시한 프로젝트를 수행한다. 이 과정에서 실험과 자료 분석, 발표 및 리포트 작성 능력, 협동심을 배운다. 교재는 전혀 필요 없다. 강 씨는 “교수가 하고 있는 연구와 관련된 프로젝트나 제약회사 또는 정유업체의 프로젝트를 한다”며 “여러 이론이 망라되는데 교수는 ‘학생들이 이미 알고 있다’는 생각에 다시 언급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국내 공대는 3, 4학년에도 전공과목 비중이 높다. 특히 한양대는 그 비중이 89%로 1, 2학년 때(71%)보다 높다. 그나마 포스텍은 실험과목과 통합과목 비중이 각 29%였다. 통합과목은 한양대가 4%, 서울대는 7%에 불과했다. 배 부총장은 “한국 학생들이 많이 아는 것 같은데 지식을 종합할 줄 모르는 건 대학에서 전공과목을 따로따로 배웠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국내 대학의 통합과목은 대부분 졸업을 앞두고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듣는 연구과목이다. 전상민 포스텍 화공과 교수는 “논문연구 과목을 통해 관심 있는 분야의 교수 연구실에 들어가 실험하며 배운다”고 했다. 서울대도 창의연구 과목으로 교수 실험실에서 연구할 수 있다. 방학 때 SK하이닉스 같은 산업체에 풀타임으로 출근하고 학점으로 인정받기도 한다. MIT처럼 통합과목에 교수가 여러 명 투입되기는 어렵다. 교수 1명에게 ‘한 학기에 몇 학점 이상’ 강의를 요구하는 학칙 때문이다. 김 화공학부장은 “교수 2명이 팀티칭으로 강의하면 1명은 강의한 걸 인정 못 받는다”며 “그 대신 다음 학기에 그에게 강의 시수를 몰아준다”고 설명했다. 학생의 창의력을 키우려면 교수가 창의적 교육방법을 도입할 수 있게 각종 규제를 풀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 2017-03-3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총장, 대학을 바꾼다/단국대학교]학생 스스로 미래 설계하는 ‘AI기반 스마트 캠퍼스’ 추진

    단국대 공대에 다니는 학생 A 씨는 금융공학 전문가가 되고 싶은 꿈이 생겼다. 전과는 회계학과 경영학과 통계학과 중 어디로 하는 게 좋을지, 과목은 어떤 걸 들으면 좋을지, 어떤 자격시험을 준비해야 할지…. 궁금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런데 소속이 공대니 주변 교수나 조교에게 물어볼 수도 없다. A 씨는 그저 막막할 뿐이다. A 씨의 문제는 단국대가 구축하려는 인공지능(AI) 기반의 교육지원 시스템이 있다면 금방 해결될 수 있다. ‘에듀아이(EduAI)’ 시스템에 접속해 “금융공학 전문가가 되기 위해 들어야 할 교과목은?”이라고 질문하기만 하면 된다. 그러면 개설 교과목과 강의계획, 관련 학과 커리큘럼 등 필요한 정보가 한번에 나온다. 학교는 학생 개개인의 적성과 미래에 맞는 교육 서비스를 맞춤형으로 제공하고, 학생은 자기주도 학습을 할 수 있는 셈이다.4차 산업혁명에 맞춰 대학 서비스 바꿔 장호성 단국대 총장은 국내 대학 최초로 AI 기반의 스마트 캠퍼스를 만들려고 한다.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려면 대학의 교육과 행정 서비스가 완전히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1990년대까지 대학은 기초 교양교육과 전공교육만 잘 제공하면 됐다. 일단 입학만 하면 교육과정은 다 정해져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부전공이나 복수전공 등 입학 뒤 전공을 선택할 수 있는 문도 넓다. 여기에 융복합 학문의 필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나날이 정보통신기술이 발전해가는 가운데 취업률을 높이는 것도 대학의 주요한 임무다. 하지만 대학은 여전히 19세기의 서비스만 하고 있다. 장 총장은 “학생들의 다양한 교육수요를 충족시키고 정확한 진로지도를 하려면 획기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며 “고민 끝에 인공지능을 활용하자는 결론을 얻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장 총장은 지난해 5월 한국IBM과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그리고 학사시스템과 AI를 결합시키기 위한 컨설팅을 받았다. 스마트 캠퍼스 구축을 주도할 기구로 미래교육혁신원을 만들고 에듀아이센터도 신설했다. 올해 4월에는 AI를 교육과정에 응용시킬 시스템과 프로그램을 구축할 업체를 경쟁 입찰한다. 앞으로 4년 이내에 모든 시스템을 갖추고, 스마트 캠퍼스를 완성할 예정이다. AI가 대학 교육에 도입되면 학생들은 스스로 자신의 미래를 정확히 설계할 수 있다. 나만의 대학 4년을 만들 수 있다. 단국대에 한 학기 동안 열리는 강의 수만 약 2500개다. 하지만 전공별로 짜인 틀을 따르지 않고 자기 적성과 진로에 적합한 교과목을 찾기는 어렵다. 이런 걸 정확히 지도해줄 사람도 없다. 학생들은 그저 선배의 경험담이나 어깨너머로 듣는 정보를 활용한다. 장 총장은 “AI가 정확한 정보를 잘 제공하면 교육과정이 철저히 수요자 중심으로 바뀔 것”이라며 “교수도 인성과 교양, 감성을 교육하기 위한 여력을 더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일자리 위협, 창업 교육으로 해결 산업화와 정보화가 고도화되면서 청년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다. 여기에 대응하기 위해 대학은 융합·창의·자기주도적 인재를 길러야 한다. 단국대가 바라는 인재상은 ‘공학도이면서 인간과 기계의 조화를 고민하는 학생’, ‘전통을 존중하되 대안을 고민하고 창출하는 능력을 가진 학생’, ‘스스로 동기를 부여하고 계획을 실천하는 학생’이다. 이런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단국대는 창업교육을 활성화하고 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청년 스스로 새로운 직업을 창출하는 능력을 길러주는 것. 장 총장은 “토익 점수나 스펙을 쌓는 취업 준비도 중요하지만, 자본주의의 꽃인 ‘기업 만드는 일’에 직접 도전하고 그 경험을 사회에 공유하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단국대는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320개 이상의 창업 강좌를 열었다. ‘기존 창업을 넘어선 유일한 창업’이 모토였다. 재학생 1만 명 이상이 관련 강좌를 수강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단국대는 학생들이 아이디어를 사업화할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원했다. 창업동아리를 운영하면서 아이디어의 참신함과 참여도를 평가해 시제품 제작 등에 쓸 수 있게 최대 500만 원을 줬다. 지난해까지 창업동아리 39개가 생겼다. 창업지원단도 설립했다. 창업 아이디어만 갖고 지원단에 오면 창업 교육부터 재정·행정적 지원 등 창업 전 과정을 후원한다. 일대일 멘토링 서비스는 물론이고, 글로벌 창업 인턴십을 지원하고 시제품을 전시해주며 투자연계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북한이탈주민을 위한 창업교육도 한다. 2014년 단국대 학생들이 올린 창업 매출은 약 18억 원이었다. 하지만 이로부터 2년 만인 지난해 누적 매출은 280억 원에 달했다. 지난해 국내 한 언론사의 이공계 대학평가에서 단국대는 학생 창업률 1위를 기록했다. 학교의 창업과 취업지원은 2위였다. 장 총장이 학생들에게 강조하는 건 도전과 창조다. 도전은 반항이 아니라 동기부여고, 탐구 정신에서 비롯된다. 3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생산 효율성이 최고 가치였다. 정형화된 기술과 지식이 중요한 건 당연했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공유와 공존, 비정형적이고 유연한 논리가 핵심이다. 장 총장은 “도전정신은 고정관념에서 벗어나려는 자세”라면서 “단국대에서 학생들이 ‘도전정신을 바탕으로 사회공동체에 이익을 창출하는 인재’로 커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 2017-03-3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총장, 대학을 바꾼다/고려대학교]낡은 교육제도 모두 타파… 21세기 ‘개척하는 지성’ 양성

    고려대는 한 세기가 넘는 기간 동안 한국의 민주화와 산업화를 앞장서서 이끌어왔다. 민족의 앞날에 암운이 드리웠던 1905년, 고려대 전신인 보성전문은 ‘교육구국’이란 이념 아래 태어났다. 당시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법률학과 이재학이 기둥이 됐다. 이 두 학문은 광복 이후 나라의 기틀을 다지고 인재들을 키워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대학은 이렇게 한발 앞서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고려대의 건학이념인 교육구국은 지금도 유효한 가치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가 그 어느 때보다 강한 문명사적 대전환기이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이 눈앞에 다가왔지만 우리 사회 곳곳은 여전히 낡은 제도와 관념에 젖어 있다. 젊은 세대는 활력을 잃었다. 경제는 침체를 못 벗어나고 있다. 우리 사회는 누적된 모순을 해결할 능력을 상실한 채 혼란에 빠진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고려대는 ‘대학이 바뀌면 사회와 국가가 변화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 변화를 실천하는 비전은 ‘개척하는 지성’이다. 고려대는 거친 파도를 현명하게 활용해 목적지에 다다르는 방법을 알아내는 인재를 키우려고 한다. 격랑에 휩쓸려 방향을 잃고 표류하는 학생은 고려대의 인재상이 아니다. 이를 위해 먼저 교육에 스며 있는 낡은 제도를 타파했다. 2015년 시험감독 출석확인 상대평가를 없애는 ‘3무정책’을 도입했다. 학생을 스펙관리와 성적경쟁에 옭아매지 말자는 취지였다. 학생들은 자율 신뢰 책임의 원칙 아래 스스로 학습을 실현해 낼 수 있는 능동적인 자세를 키워가고 있다. 염재호 총장은 “고려대 학생의 경쟁 상대는 옆자리에 앉은 학우가 아니라 자기 자신”이라고 강조했다. 고려대는 성적우수 장학금을 폐지하고 저소득층 학생에 대한 지원을 확대했다. 생활이 어려운 학생은 ‘정의장학금’을 통해 아르바이트 대신 학업에 몰두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했다. 등록금 외에 매달 생활비까지 추가 지급받는 덕분이다. 경제적 장애가 학업의 걸림돌이 되면 안 된다는 게 장학금 개편의 핵심이다. 학생들은 ‘진리장학금’을 통해 더 넓은 세상에 마음껏 도전한다. 학생이 스스로 도전 또는 체험하고 싶은 프로그램을 기획해 제안하면 장학위원회가 심의를 거쳐 장학금을 지원한다. 중국 일본 라틴아메리카 북유럽 등에 갈 수 있는 ‘KU-글로벌리더십프로그램’ 장학금이 대표적인 예다. 학생들은 항공료와 해당 국가 학교 기숙사비, 수업료 등을 지원받는다. 염 총장은 “장학금은 배움을 장려하는 본연의 목적에 맞게 운영돼야 한다”며 “고려대의 장학제도 개편은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라고 밝혔다. 고려대는 2018학년도 입시부터 논술전형을 폐지하고 학생부종합전형을 확대한다. 공교육을 바로 세워 사회를 바꾸려는 노력이다. 논술시험은 사교육 시장을 확대하는 주범으로 지목돼 왔다. 공교육이 권위를 회복하면 사교육 시장의 과잉 성장을 막을 수 있다. 이에 따라 가계 가처분 소득 잠식이나 내수 경기 불황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고려대는 입시학원에서 맞춤형으로 훈련된 학생이 아니라 잠재력을 갖춘 원석을 직접 골라낼 방침이다. 이를 위해 최근에는 입학처를 인재발굴처로 개편하기도 했다. 오늘의 고려대는 미래를 헤쳐 나갈 글로벌 지성을 길러내고 있다. 과거 보성전문이 민족의 앞날을 밝힐 등불을 켰던 것처럼 말이다. 제4차 산업혁명이 도래하면서 앞으로 100년은 지난 100년과는 전혀 다른 시간이 될 것이다. 염 총장은 “21세기형 인재는 문제해결 능력과 문제탐색 능력을 갖춰야 한다”며 “무한 경쟁과 스펙 쌓기로는 절대 그런 인재를 길러낼 수 없다”고 강조했다. 고려대는 이미 낡은 교육과 작별했다. 새로운 교육으로 사회 문제를 해결하고 미래성장 동력을 찾아낼 의지를 다지고 있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 2017-03-3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토요기획]짝꿍 못 넘어오게 책상에 줄?… 옛날얘기랍니다

    “일단 헌것 쓰게 하세요. 한번 사면 15∼20년 쓰는데, 며칠 늦더라도 제대로 만들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지난달 22일 책걸상 전문 생산업체 우진교구산업(경기 군포시)에는 쉴 새 없이 전화벨이 울렸다. 3월 개학 날짜에 맞춰 반드시 책걸상을 배달해 달라는 독촉 전화였다. 우진교구산업은 지난해 12월부터 직원 30명이 전부 매달려 하루에 책걸상 500조(세트)씩 제조했다. 하지만 주문량이 많아 모든 학교의 납품 기한을 맞출 수 없었다.넘어져도 깨지지 않는 책상 만들기가 무섭게 팔려 나가는 건 우진교구산업 박침곤 회장(80·전국 KS책걸상협의회장)이 2009년 개발한 강화안전유리 책상이다. 이건 모든 사람들이 ‘학교 책상’ 하면 공통적으로 떠올리는 모습과 완전히 다르다. 합판으로 만든 기존 책상은 늘 흉터투성이였다. 학생들이 책상에서 얌전히 공부만 하는 게 아니니 말이다. 볼펜이나 매직, 색연필로 책상을 도화지 삼는가 하면 때로는 칼이나 송곳으로 조각 솜씨를 뽐내기도 한다. 쉽게 낙서를 지우려면 반질반질한 유리가 좋을 것 같았다. 하지만 책상은 이리저리 쿵쿵 부딪치기 일쑤인데 만에 하나 깨져서 학생이 다치기라도 하면 어떡하나? 이 걱정이 앞섰다. 이때 박 회장 머리에 떠오른 게 자동차 앞 유리였다. 사고가 나도 파편은 튀지 않고 금만 가는 강화유리. 기자에게 이런 설명을 하던 박 회장은 사무실에 있던 책상을 옆으로 사정없이 내동댕이쳤다. 책상이 큰 소리를 내며 맥없이 고꾸라졌다. 하지만 책상은 어느 한 곳 흠집 난 데 없이 멀쩡했다. 제일 처음 강화유리 책상에 관심을 보였던 서울 A초등학교는 반신반의했다. 아이들이 하도 낙서를 하니 유리로 만든 책상이 솔깃하긴 했다. 하지만 절대 깨지지 않는다는 게 영 못 미더웠다. “그럴 리 없지만 만약 하나라도 깨지면 5년간 무상으로 수리해 드리겠습니다. 깨지면 전화 주세요.” 박 회장이 말했다. 하지만 8년이 지나도록 연락은 없다. 경기 B고등학교 이사장 역시 책상 강도를 의심하긴 마찬가지였다. 이사장은 대뜸 수위에게 망치를 가져오게 했다. 박 회장이 “망치로 내리쳐도 파편은 절대로 튀지 않는다”고 말한 직후였다. 이사장의 지시에 수위는 망치로 책상을 내리찍었다. 상판은 처참하게 금이 갔다. 하지만 파편은 한 조각도 떨어져 나오지 않았다. 이사장은 그 자리에서 계약서에 사인을 했다. 전교생 1400명의 책걸상을 한번에 바꿨다. 강화유리 책상은 학교들 사이에서 입소문으로 유명해졌다. 현재 우진교구산업은 지난해 조달청에 등록된 22개 책걸상 생산업체 중 책상과 걸상 매출 점유율이 모두 1위(각 44.4%, 50.5%)다. 지난해 학교로 납품된 책상과 걸상만 각각 5만2869개, 6만2209개다. 2012년 강화유리 책상이 조달청 우수제품으로 지정되면서 수요가 점점 늘었다. 강화유리 책상은 알록달록하다. 강화유리 밑에 하늘 아이보리 그린 색깔 투명 접착필름을 붙여서다. 요즘 학교는 책걸상을 바꿀 때 교무실에 여러 업체 제품을 놓고 학생과 교사가 직접 고르게 한다. 교장과 행정실장의 입맛에만 맞추면 쉽게 납품할 수 있던 시절은 지난 지 오래다. 학교에는 여교사가 대부분이고 학생들도 예쁜 것을 선호한다. 수많은 합판 책상을 제치고 강화유리 책상이 표를 많이 얻는 이유다. 2014년엔 앞가리개가 부착된 책상이 나왔다. 이 책상은 여학생과 교사들로부터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 대개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허리 통증을 더 호소한다. 교복 치마를 짧게 입는 탓에 옷 안이 보이지 않도록 잔뜩 다리를 오므리고 앉기 때문이다. 하지만 책상 상판 밑 앞쪽과 양옆에 가리개를 부착하니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 여학생들은 “한여름에도 두꺼운 담요를 무릎 위에 덮고 있어야 했는데 이 책상은 너무 편하다”며 좋아한다. 교복을 입지 않는 초등학생을 위해서도 앞가리개가 부착된 책상을 구입하는 학교가 많다. 가격차를 고려해 남녀공학이라면 여학생 것만이라도 가리개를 부착한 책상을 구입한다. 지금은 다른 업체에서도 가리개를 붙인 책상을 많이 제작하고 있다. 제작 비용 부담 때문에 가리개를 상판 앞쪽에만 붙이기도 한다.학생 신장과 학생수 변화 따라 바뀐 책상 국내 책걸상은 많은 변화를 거듭해 왔다. 일제강점기에는 소나무로 책걸상을 만들었다. 1970년대부터는 합판 책걸상만 제작됐다. 정부가 KS(한국산업표준) 학생용 책상 및 의자 규격을 제정하면서 재료를 합판으로만 규정했기 때문이다. 일본 규격을 그대로 가져온 데 따른 것이었다. 책상 재료가 다양해진 건 2008년 말부터다. 책걸상 업체들은 국가기술표준원에 “국산이면서 질 좋은 소재가 얼마나 많은데 굳이 합판만 고집할 필요가 있느냐”고 지적했다. 이에 KS 재료 규정이 합판과 섬유판 등으로 완화됐다. 첫 변화는 사출(射出) 책상이었다. 합판으로 만드는 건 기존과 동일하지만 상판 옆면 테두리에 우레탄 소재를 붙여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상판 윗부분에 홈을 파서 연필이 책상 아래로 굴러 떨어지지 않게 한 것도 특징이다. 그 뒤엔 법랑(세라믹)으로 책상을 많이 만들었다. 하지만 최근엔 거의 제작하지 않는다. 업체들이 비용 때문에 법랑을 낮은 온도에서 굽다보니 상판이 매끄럽지 않게 나오는 탓이다. 또 학생들이 칼로 상판을 긁은 자리에 때가 잘 끼다 보니 학교에서 선호하지 않는다. 우진교구산업에서 시작된 강화유리 책상은 현재 다른 업체 한 곳도 제작하고 있다. 아직 합판 책상도 생산된다. 이건 재료를 100% 베트남에서 들여온다. 2인용 책상은 2001년 중반부터 사라졌다. 과거 대부분 초등학교는 2인용 책상을 썼다. 짝꿍이 넘어오지 못하게 중간에 금을 그어본 기억은 누구에게나 있다. 하지만 학급당 학생 수가 줄어들면서 더 이상 2인용 책상이 필요 없어졌다. 또 국제 규격 어디에도 2인용 책상은 없다는 이유로 KS 규격에서 2인용 책상 규정이 사라졌다. 책걸상 높이를 조절할 수 있게 된 것은 큰 변화다. 그전까지 학교는 학년별 책상을 모두 따로 구입해야 했다. 학교로서는 번거로운 일이었다. 학생들 불만도 높았다. 같은 학년이어도 어떤 학생에게는 책상이 너무 높고, 다른 학생에게는 너무 낮았기 때문이다. 학년별 표준 신장에 맞는 책상을 구매해도 학생 개개인의 키가 천차만별이기 때문이었다. 박 회장이 2000년에 먼저 높이 조절 장치를 만들어 특허를 받았다. 책상 다리에 끼워져 있는 높낮이 조절 키를 풀면 학생 키에 맞게 책상 높이를 올렸다 낮췄다 할 수 있다. 학교들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더 이상 여러 규격의 책상을 사지 않아도 되니까. 이러한 반응에 힘입어 국가기술표준원은 2001년 KS 규격을 개정하면서 고정형 외에 조절형에 대한 규정을 따로 담았다. 현재는 대부분 업체가 조절형 책걸상을 생산한다. 교육부도 업체들에 “특히 초등학교가 고정형을 주문하면 조절형으로 바꾸도록 유도해 달라”고 권고한다. 1년 사이 키가 급격히 크는 초등학생들이 그때그때 자기 신장에 맞게 책걸상을 조절해 쓰게 하기 위함이다. 책걸상 호수는 학생 신장 변화와 국제 규격을 반영하면서 바뀌었다. 1976년부터 2001년 KS 규격이 개정되기 전까지는 1∼11호로 구분됐다. 학생 신장이 98∼111cm면 1호, 105∼118cm면 2호로 시작해 161∼174cm 10호, 168cm 이상 11호였다. 하지만 지금은 1∼6호만 있다. 표준 신장 105cm면 1호, 120cm 2호, 135cm 3호, 150cm 4호, 165cm 5호, 180cm 6호다. 대부분 업체가 책걸상을 조절형으로 제작하므로 모든 호수를 생산하진 않는다. 우진교구산업은 스몰형과 라지형만 만든다. 초등학생이 쓰는 스몰형은 KS 규격상 3∼5호, 중고교생이 쓰는 라지형은 4∼6호다. 올해부터는 초등학교 1학년용(2∼4호)도 제작된다. 교육부가 “초등학교 1학년이 키에 맞지 않게 너무 높은 책상을 사용하지 않도록 작은 책상도 만들어 달라”고 권고했다. 국내에선 우진교구산업과 코아스 등 4개 업체가 생산 중이다. 학생수가 감소하면서 책상 상판 너비 규격도 2001년에 바뀌었다. 2001년 국가기술표준원은 책걸상 업체 관계자들을 불러 세로와 가로 너비가 40×60cm였던 책상 규격을 50×70cm로 바꾸겠다고 발표했다. 한 반 학생수가 35명까지 줄어든 데 따른 것이었다. 하지만 문제가 하나 있었다. 당시 전국적으로 교실에 사물함이 설치되고 있었다. 학생들이 무겁게 책을 들고 다니지 않게 하기 위해서였다. 박 회장은 “사물함 때문에 교실 길이가 줄어드니 책상을 지나치게 넓히면 애들이 지나다닐 통로가 좁아진다”는 의견을 냈다. 이에 국가기술표준원은 최종적으로 책상 규격을 45×65cm 또는 50×70cm로 변경했다. 학생수가 많이 감소한 학교는 좀 더 넓은 책상을 쓰고 그렇지 않은 학교는 조금 넓은 책상을 쓰라는 취지였다. 현재 학교의 약 99%는 45×65cm 책상을 쓴다. 50×70cm는 너무 크고 무겁다는 이유에서다.의사에서 책걸상 제조업으로 박 회장은 책걸상 변화의 산증인이다. 하지만 1988년 사업에 뛰어들 땐 한 치 앞이 보이지 않을 만큼 캄캄했다. 집까지 날아가고 남은 게 단 하나도 없었다.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일인데 잘할 수 있을까?’ 그런 고민을 할 겨를조차 없었다. 빚만 가득한 친구의 책걸상 업체를 인수했다. “도와 달라”는 친구의 말을 외면하지 못했다. 한 푼이 두 푼이 되고, 보증으로까지 이어졌다. 그게 이렇게 큰 부메랑이 돼 돌아올 줄은 꿈에도 몰랐다. 박 회장은 서울의 한 대학병원 외과 의사였다. 부모는 자식이 의사가 되길 바랐다. 이름에는 잘 쓰지 않는 한자 針(바늘 침)까지 넣어 작명했다. 정말 흔치 않은 이름이었다. 하지만 박 회장 직업이 의사니 이야기가 달라졌다. 이름 뜻을 들은 사람들은 “거 참, 이름 한번 잘 지으셨네”라고 입을 모았다. 회사에 직원들이 그대로 있는 게 그나마 다행이었다. 마침 서울 목동과 상계동, 경기 성남의 분당, 고양의 일산에 아파트가 대거 들어섰다. 학교가 신설되는 건 당연했다. 기술력과 유통망이 있으니 납품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박 회장은 남들과 똑같은 합판 책걸상을 만드는 데 만족하지 않았다. 의학적 지식과 경험이 수많은 특허로 이어졌다. 탄성의자는 허리 통증과 척추측만으로 병원을 찾아왔던 수많은 학생 환자를 생각하며 만들었다. 의자에 올바르게 앉으려면 등받이에 등을 기대야 한다. 하지만 합판 의자는 딱딱한 탓에 학생들이 대개 등받이에 등을 기대지 않았다. 운동 시간은 절대적으로 부족한데 앉는 자세까지 잘못됐으니 허리가 아픈 건 당연했다. 이에 박 회장은 탄성이 있는 등받이에 등을 기대고 까딱거리며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몸을 움직이도록 의자를 만들었다. 이제 대학 동기들은 모두 박 회장을 부러워한다. 교수 친구들은 정년(65세) 이후 일을 쉰 지 오래다. 개원 의사 친구들도 대부분 70세에 일을 그만뒀다. 하지만 박 회장은 아이디어 하나로 활발히 활동 중이다. 대표이사 자리는 몇 년 전 산업공학을 전공한 첫아들에게 물려줬다. 하지만 여전히 전국 KS책걸상협의회장으로 업계 대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2000년 42곳이던 책걸상 업체(조달청 등록 기준)는 현재 22곳으로 줄었다. 학령인구가 급격히 감소하며 경영난을 버티지 못한 탓이다. 책걸상 내구연한은 8년. 하지만 대부분의 학교는 15∼20년씩 쓴다. 예산 때문에 교체할 엄두를 못 낸다. 바꾸더라도 전 학년 것을 한 번에 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간신히 학년별로 순차적으로 한다. 일부 교육청은 책걸상 교체 예산을 너무 낮게 책정해 “지원을 받아도 원하는 책걸상을 사기 어렵다”고 지적하는 학교가 많다. 박 회장은 “아무리 책걸상을 튼튼하게 만든다고 해도 너무 오래 쓰면 제 역할을 할 수 없어 안타깝다”고 말했다.군포=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 2017-03-2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학교기업과 연계해 질 좋은 고구마 개발… 대형 마트 납품도

    ‘맛과 영양 좋은 농산물이 얼마나 많은데 마트에서 아무거나 골라 사먹다니….’ 농산물을 마트에서 사는 건 도시인에게 익숙한 소비 습관이자 식생활이다. 하지만 서울시립대 4학년 김미소 씨(22·여)와 장민정 씨(23·여)는 머릿속에서 이런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 환경원예학과 학생으로서 관련 지식을 쌓으면 쌓을수록 더 그랬다. 채소와 과일은 어떤 땅과 기후에서 어떤 방법으로 기르느냐에 따라 맛과 질이 달라진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런 정보를 전혀 모른 채 마트에 있는 농산물을 그냥 사먹는다. 농가가 운영하는 직거래 사이트에서 농산물을 사는 사람도 간혹 있다. 하지만 농산물을 직접 눈으로 못 보니 품질을 잘 신뢰하지 못한다. ‘소개팅을 할 때 믿을 만한 친구가 주선하면 안심하고 나가잖아? 원예학도가 직접 여러 농가에 가보고 훌륭한 곳을 추천해주면 소비자들이 농산물을 믿고 사먹을 수 있을 거야!’ 이런 생각이 떠오른 김 씨와 장 씨는 농대생의 농산물 추천 사이트 ‘가봄’ 창업을 준비 중이다. 가봄은 원예학과 학생들이 직접 좋은 농가에 가본다는 뜻이다.○ 학교기업에서 창업 아이디어를 김 씨와 장 씨는 서울시립대 학교기업 ‘더고구마’에서 실무를 경험하며 창업 아이템을 생각해냈다. 2012년 12월 시작한 더고구마는 무병주 생산 기술을 상용화시켰다. 현재 한국에서 생산되는 고구마 대다수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채 재배된다. 식물 바이러스는 인체에 해를 끼치진 않는다. 하지만 매년 생산량과 품질이 떨어져 농가가 피해를 입는다. 더고구마는 식물생장촉진 미생물(바실러스 서브틸리스 JS균주)을 개발해 2015년 6월 특허를 냈다. 이 미생물은 고구마 조직배양묘가 병충해에 감염되는 것을 예방한다. 김 씨와 장 씨는 더고구마에서 실습하며 사람들이 질 좋은 농산물을 먹기 위해 가장 중요한 건 판매나 유통이 아니고 생산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에 농가는 질 좋은 농산물을 생산하고, 그 품질을 원예학도가 인증하면 소비자의 신뢰가 상승한다고 봤다. 사이트를 통해 주문한 소비자에게 직접 배송하므로 농가는 중간유통 수수료를 줄여 이득이다. 지난해 2학기, 김 씨와 장 씨는 더고구마와 연계된 창업교육 프로젝트를 통해 창업 아이디어를 구체화했다. 그리고 학교기업에서 창업 지원금을 받는 1호 팀으로 선정됐다. 두 학생은 전공 지식을 바탕으로 농산물의 맛과 영양 기준표를 만들 예정이다. 이에 따라 다음 달까지 농가를 방문해 농민들을 인터뷰한다. 우수 농가를 찾아 계약을 체결한 뒤 사이트에 등록한다. 가봄 사이트의 도메인 등록은 이미 지난해 12월에 마쳤다. 올해 상반기(1∼6월)에 정식 판매를 시작하는 게 목표다. 김 씨와 장 씨에게는 학교기업이 든든한 지원군이다. 아이템이 좋아도 훌륭한 농가를 발굴하지 못하면 창업은 실패다. 하지만 두 학생에게는 더고구마에서 무병묘를 받아 고구마를 공동 생산하며 상생하는 농가가 여럿 있다. 김 씨는 “우선 고구마로 시작해서 엽채류와 과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특허 내고 마트 뚫어 매출↑ 더고구마의 지난해 매출은 4억2700만 원이었고, 올해는 10억 원을 예상한다. 학교기업 운영 초기에는 한 해 매출이 9000만 원 정도였다. 그때와 현재 더고구마가 판매하는 생산품은 동일하다. 고구마 생과와 고구마 말랭이. 하지만 2015년 교육부의 학교기업 지원 대상으로 선정되며 달라졌다. 더고구마 총괄책임자인 김선형 환경원예학과 교수는 “매년 2억2000만 원씩 정부 지원금을 받는다”며 “학교 투자금으로만 운영하던 때와 달리 연구와 홍보 활동을 더 공격적으로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영업맨’이 되길 자처한 교수의 노력도 성공의 원동력이다. 학교기업이 실패하는 이유는 두 가지다. 소비자들은 기술력을 불신해 학교기업 제품을 안 사고, 학교는 마케팅에 투자하지 않아 판매처를 확보하지 못할 때가 많다. 더고구마는 학교기업 최초로 홈플러스에서 상품거래 계약을 따냈다. 김 교수는 여러 차례 홈플러스 문을 두드렸다. 그리고 마침내 지난해 3월부터 고구마 말랭이를 납품하고 있다. 더고구마는 소비자들이 지적하는 사항을 반영해 포장지를 세 차례 바꿨다. 시식 등 판촉 행사도 열심히 했다. 품질이 좋다는 입소문이 퍼졌다. 납품 시작 3개월 만에 매출액이 급격히 증가했다. 농민들에게 더고구마의 무병묘를 홍보하기 위해 김 교수는 꾸준히 농가를 찾았다. 수업은 월요일과 화요일로 몰고, 수요일부터는 차를 몰았다. 지난해 9∼12월 주행 거리가 2만2000km를 넘었다. 고구마 생과를 안정적으로 납품하기 위해 올 1월에는 서울청과와 판매 약정을 맺었다. ○ 실무 탄탄하니 창업·취업 쑥쑥 환경원예학과 학생은 1년 내내 더고구마의 조직배양실에서 고구마 조직배양묘를 키운다. 원윤희 총장이 지난해 설립한 식물공장에서 상추 양배추 치커리 같은 새싹채소 50가지도 기른다. 방학에는 여러 농가와 농촌진흥청 등에서 인턴십을 한다. 학교기업을 운영하기 전까지 이런 교육과정은 불가능했다. 김 교수는 “원예학과 학생인데 식물 한 포기 심을 줄 모르니 기업들로부터 ‘써먹을 데가 없다’는 이야기가 나올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학생들의 실무능력이 탄탄해지니 취업의 질도 달라졌다. 농촌진흥청이나 농림축산검역본부는 물론이고 바이엘과 듀폰 등 다국적 회사, 외국계 종자회사에 들어간다. 2호, 3호 창업팀도 곧 나올 예정이다. 김 교수는 “예전에는 학교가 학생들이 창업 아이디어를 발전시키는 데 필요한 다양한 경험을 제공해주지 못했다. 이건 분명히 학교와 교수의 책임이라고 생각했는데, 학교기업이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 2017-03-2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서울시 교육청, ‘정유라 성적 특혜’ 청담고 교사 3명 해임 의결

    서울시교육청은 최순실 씨 딸 정유라 씨가 청담고에 다닐 때 출결과 성적 특혜를 준 교사 3명을 해임하기로 결정했다고 22일 밝혔다. 시교육청 징계위원회는 정 씨가 재학할 당시 체육교사 2명과 2학년 담임교사에 대한 해임을 의결했다. 체육교사들은 정 씨가 결석했는데도 체육 실기점수 만점을 줬고, 최 씨로부터 현금을 받은 사실이 적발됐다. 담임교사는 정 씨가 수업에 오지 않았는데도 수행평가 만점을 줬다. 학교생활기록부를 허위로 작성한 1학년 담임교사도 징계 대상이지만 시효가 만료됐다. 하지만 다른 학교에서 저지른 방과후학교 관련 비리가 인정돼 정직 3개월이 의결됐다. 징계 대상자들은 이의가 있으면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소청심사를 제기할 수 있다. 징계위 심의 결과는 이후 교육감 결재로 확정된다. 시교육청은 청담고 전직 교장과 교감 3명, 3학년 담임 등에 대한 징계는 검찰 수사 이후 결정할 방침이다.최예나기자 yena@donga.com}

    • 2017-03-22
    • 좋아요
    • 코멘트
  • 서울과학고, 의대 추천서 안써준다

    서울과학고가 의대에 진학하려는 학생에게는 교사 추천서를 써 주지 않고 재학 중 지급한 장학금도 회수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내년도 입학생부터 적용된다. 과학기술 인재 양성을 목표로 설립된 영재학교가 의대 진학 통로로 전용되고 있다는 지적에 따라 교육부가 전국 영재학교 8곳에 권고한 내용을 따른 것이다. 서울시교육청은 20일 소속 과학영재학교인 서울과학고의 2018학년도 신입생 입학요강을 발표했다. 서울과학고는 입학전형 유의사항에 ‘본교는 과학기술 인재 양성을 위해 설립된 과학영재학교로 의·치·한의학계열 대학으로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은 본교 지원이 적합하지 않으며 해당 계열 대학에 지원할 경우 불이익이 있음’ ‘재학 중 받은 장학금 등을 반납해야 하며, 본교 교원의 추천서를 받을 수 없음’이라고 적었다. 경기과학고 광주과학고 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도 의대 진학 시 장학금을 회수한다거나 추천서를 써줄 수 없다는 내용을 2018학년도 입학요강에 명시했다. 한국과학영재학교 대전과학고 대구과학고는 의대 진학 희망자의 지원이 부적합하다거나 관련 진로·진학 지도를 실시하지 않는다고 기재했다. 지난해 윤관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받아 공개한 ‘2014∼2016학년도 영재학교 진학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영재학교 졸업생 1500명 중 8.7%(130명)가 의대에 진학했다. 서울과학고는 이 기간에 24명(18.6%)이 의대에 갔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번 조치로 영재학교 설립 취지에 맞지 않는 학생이 지원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영재학교에서 교사 추천서를 안 써준다고 의대 진학 비율이 줄어들거나 영재학교 지원자가 급격히 감소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기존에도 영재학교에서 의대에 진학하는 학생은 대부분 반수나 재수를 한 경우이기 때문이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이사는 “대학수학능력시험 대비를 따로 하지 않고, 일반고보다 내신 따기가 어려워 영재학교 학생이 수시모집 학생부 종합전형이나 학생부 교과전형으로 의대에 간 사례가 없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영재학교의 설립 취지를 살리려면 의대가 영재학교 졸업자의 지원을 원천 차단하거나 졸업생들이 기초과학 학과에 수월하게 진학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 2017-03-2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스마트러닝, 끈기 부족한 학생에 효과

    새 학기를 맞아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전용 학습기기를 이용해 ‘스마트러닝’ 학습을 하는 학생이 많다. 스마트러닝은 도입 초기만 해도 “교재에 필기하지 않고 스마트 기기로 공부하는 게 효과가 있겠느냐”며 우려하는 학부모가 많았다. 하지만 학교 수업 내용을 예·복습하는 것부터 영어를 배우고 동요를 따라 부르는 등 재미있고 다양한 콘텐츠가 나오면서 스마트러닝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많아졌다. 스마트러닝은 지구력이 부족한 아이에게 효과적이다. 산만해서 의자에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 있기 힘들다면 무조건 오래 공부하라고 강요하는 게 능사가 아니다. 오히려 정해진 시간에 주어진 학습 분량을 마칠 수 있게 책임감을 자극하는 게 낫다. 한종설 천재교육 이러닝사업본부 이사는 “‘밀크T’ 같은 스마트러닝 학습지는 ‘오늘의 학습 스케줄’을 정해 주고 성취도를 보여주므로 학습 끈기가 부족한 학생이 이용하기 좋다”고 말했다. 공부에 흥미가 없는 아이도 스마트러닝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스마트러닝은 애니메이션 영상과 게임형 콘텐츠, 노래 등이 풍부하고 손으로 화면을 터치하며 배울 수 있다. 이런 환경이 아이에게 ‘공부도 재미있게 할 수 있다’는 경험을 줄 수 있다. 그날의 학습 목표를 끝마치면 포인트를 주고, 나중에 치킨이나 피자 등 간식으로 바꿔 먹을 수 있게 하는 업체도 있어 아이의 학습 의욕이 향상된다. 학원 수업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아이도 스마트러닝을 고려해볼 만하다. 아이가 소극적이고 예민해서 낯선 환경을 두려워한다면 가정에서 편하게 공부할 때 학습효과가 올라간다. 특히 스마트러닝은 원하면 몇 번이고 반복 학습을 할 수 있으므로 여러 학생에게 섞여 그냥 넘어가기 일쑤인 학원 수업보다 효과적일 수 있다. 자녀에게 스마트러닝을 시킬 때는 스마트 기기가 유해 환경을 차단할 수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 아이가 스마트 기기로 공부에 집중하지 않고 게임이나 인터넷을 하며 더 많은 시간을 보낸다면 학습효과가 떨어진다. 이때는 다른 용도로도 쓸 수 있는 개방형 학습기기보다 학습에만 이용할 수 있는 전용 학습기기를 택하는 게 낫다. 대부분의 스마트러닝 서비스가 제공하는 학부모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하는 것도 좋다. 자녀의 학습 진도율과 학습 결과, 많이 본 콘텐츠 등을 한눈에 볼 수 있으므로 적절히 칭찬과 보상을 해주면 학습 동기를 부여할 수 있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 2017-03-1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단독]고려대, 입학처→ 인재발굴처 이름 바꿔

    고려대가 입시 업무를 총괄하는 입학처 명칭을 이달부터 인재발굴처로 바꿨다. 대부분의 대학은 신입생 입학전형을 확정하고 수시·정시 전형을 운영하는 부서를 입학처나 입학지원처로 부른다. 하지만 고려대가 전국에서 유일하게 입학처란 이름을 버리고 명칭을 교체한 데에는 지원자가 찾아오면 접수하는 데 그치지 않고 능동적으로 우수 학생을 찾아가서 발굴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돼 있다. 특히 염재호 총장이 입학처 명칭을 바꾸는 데 강한 의지를 보였다. 인재발굴처 관계자는 14일 “외부에서는 ‘고려대 정도면 학교가 가만히 있어도 우수한 학생이 알아서 지원하고 정해진 절차를 거쳐 선발한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러나 염 총장은 앉아서 기다리지만 말고 인재가 있으면 적극적으로 가서 데리고 오라고 주문했다”고 설명했다. 염 총장은 취임 때부터 “앞으로 국내외 곳곳에 숨어 있는 인재들을 찾아다니겠다”며 “교수들이 스스로 길러낼 자식을 뽑아 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고려대는 적극적으로 고교 현장을 찾아갈 방침이다. 특히 올해 논술전형을 폐지하고 학생부종합전형 비중을 대폭 확대하면서 학생들이 공부하는 환경을 정확하게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인재발굴처 관계자는 “어려운 환경에서도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이 있는지 알아보는 데 중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학생부종합전형이 서울 강남구 같은 교육특구나 자율형 사립고 등 특정 고교에 유리하다는 편견을 깨기 위한 노력이다. 어떤 고교에 다니더라도 주어진 환경과 조건에서 최선을 다해 성실하게 학교생활을 했는지를 최우선으로 평가할 방침이다. 아울러 인재발굴처는 학생들이 제출하는 서류(자기소개서, 학교생활기록부) 검토에 인공지능(AI)을 활용하는 방안을 연구 중이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 2017-03-1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장시호는 기억왕? 사진찍듯 기억하는 훈련법 있다

    최순실 국정 농단에 관한 박영수 특별검사의 수사 내용 가운데 전혀 다른 각도에서 학부모들의 시선을 끈 뉴스가 있었다. 바로 최 씨의 조카 장시호 씨의 ‘사진 찍듯 기억하는 비상한 능력’에 관한 것이었다. 적잖은 학부모들은 최 씨의 태블릿PC 암호 패턴을 잊지 않고, 대통령의 차명 휴대전화 번호 마지막 네 자리가 역삼각형 모양이었다는 것을 떠올려 번호를 기억해낸 장 씨의 능력에 주목했다. 전문가에 따르면 장 씨는 ‘이미지’를 활용해 주요 정보를 기억해 낸 것으로 보이며 이 같은 기억력은 ‘천재적’이라기보다는 누구나 훈련을 거치면 가질 수 있는 능력이다. 실제로 훈련을 통해 기억력을 신장시키는 사람들이 있다. 7일 기자가 서울 강남구의 한국기억력스포츠협회에 가서 정계원 이사(26)에게 직접 기억법을 배워 봤다.○ 사진처럼 이미지와 연결시켜 기억 기억법의 핵심은 지식, 관찰, 결합을 통한 ‘의미 부여’다. 기억해야 할 정보에 의미를 부여해 뇌에 오래 남도록 하는 것이다. 지식은 뇌에 저장된 일종의 장기기억으로 배경지식이 많으면 새로 알게 된 정보에 의미를 부여할 때 연결고리를 만들기 쉽다. 지식이나 새로운 정보의 특징을 잡아내려면 관찰 능력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이미 알고 있는 지식과 새로운 정보를 결합해야 낯선 정보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다. 대표적인 기억법으로는 장소 기억법이 있다. ‘기억의 궁전’ 혹은 ‘기억 저장소’라고도 불린다. 머릿속에 장소를 만들어 놓고, 기억하고자 하는 정보를 이미지로 만들어 그 장소와 연결시키는 방식이다. 이때 장소는 집이나 학교 등 익숙한 곳이면 어디든 가능하다. 영국 드라마 ‘셜록’을 보면 주인공 셜록이 자신의 머릿속에 있는 ‘기억의 궁전’에 들어가 저장된 정보나 지식을 꺼내는 모습을 보게 되는데, 이때 셜록도 장소 기억법을 사용했다고 할 수 있다. 일반인도 기억법 훈련을 통해 드라마 주인공 같은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 스페인 휴가를 꿈꾸는 기자가 관련 정보를 ‘집’이라는 장소와 연결시켜 외워 봤다. 집으로 가는 동선이나 집의 구조는 외우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이미 알고 있는 일종의 ‘장기기억’에 해당한다.○ 선명하게 ‘그려진’ 기억 퇴근 후 집에 돌아왔더니 현관 앞에 상큼한 향이 물씬 나는 주황색 오렌지 꽃(스페인의 국화)이 한가득 놓여 있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부엌에 있는 수납 바스켓(스페인의 지역어인 바스크어) 옆에 머리를 양 갈래(갈리시아어)로 묶은 여자가 까탈스럽게(카탈루냐어) 스페인어로 말을 하고 있다. 부엌을 지나 거실로 들어가자 소파 위에 두 사람이 앉아 있다. 한 사람은 왕관을 쓰고 손가락으로 6자를 표시하며 자신이 스페인의 왕 ‘펠리페 6세’라고 말한다. 게임 캐릭터 마리오를 닮은 옆 사람은 자신이 스페인의 총리 ‘마리아노 라호이’라고 한다. 텔레비전 방송에서는 50, 40, 30이라는 숫자가 나오며 스페인의 면적이 50만4030km²라고 알려준다. 실재하는 장소에 상상력을 더해 새로운 정보를 넣어 보니 암기를 위해 반복적으로 숫자나 명칭을 되뇌는 것보다 훨씬 더 잘 외워졌다. 스페인이 오렌지 꽃을 국화로 정하고, 3개의 지역어(바스크 갈리시아 카탈루냐)를 쓰며, 국왕이 있는 의원 내각제라는 것을 자연스럽게 기억할 수 있었다. 정 이사는 “무작정 반복해 외우는 것이 암기라면, 기억은 주어진 정보에 자신만의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라며 “장소를 떠올리면 자연스럽게 이미지가 생성되고 그 이미지에 새로운 정보가 결합돼 뇌에 더 오래 기억된다”고 말했다.○ 공부에 도움 되려면 원리 이해 필수 전문가들은 이러한 기억법을 활용하면 집중력 상상력 창의력 관찰력 등이 좋아질 수 있다고 말한다. 정 이사는 “일단 곰곰이 생각해야 하기 때문에 집중력이 높아지는 효과가 있고, 정보를 이미지화하는 연습을 하면 자연스레 상상력이 발달한다”며 “평소 사물을 주의 깊게 관찰해 포인트를 잡아내야 하기 때문에 관찰력도 좋아진다”고 덧붙였다. 학생이 공부를 할 때도 기억법은 유용하다. 동학농민운동에 대한 정보를 외워야 한다고 하면 교과서에 나온 관련 사진이나 그림을 모아 그 공간을 기억 저장소로 삼을 수 있다. 농민이 달려가는 모습이나 이를 저지하는 관군을 상상하면서 해당 장소 안에 동학농민운동에 대한 상세 내용을 저장하는 식. 역사적 사건을 마치 내 눈 앞에서 지금 벌어지는 일인 듯 이미지로 기억하면 오래 기억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서유헌 가천대 뇌과학연구원장은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 등 오감을 활용한 학습은 뇌를 자극해 기억을 오래 유지시킨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억법을 연습한다고 언제나 학교 시험 점수가 올라가는 것은 아니다. 수학 등 논리적으로 문제를 풀어내야 하는 학문을 공부할 때는 이해가 우선이다. 암기 과목은 기억법을 활용해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이때도 반복 학습이 필요하다. 서 원장은 “왕 이름을 외울 때 ‘태정태세문단세…’ 하는 식의 암기는 금방 잊혀지게 마련”이라며 “학습에서 단기기억을 장기기억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원리 이해가 우선”이라고 말했다. 노지원 zone@donga.com·최예나 기자 ※기억력 스포츠기억력을 체스나 바둑처럼 훈련과 연습을 통해 실력을 키운 뒤 겨루는 스포츠다. 마인드맵 창시자 토니 부전과 체스 마스터인 레이먼드 킨이 1991년 영국에서 세계기억력대회를 열면서 전 세계로 확산됐다. 인간의 두뇌 능력 중 하나인 기억력을 측정하고 겨루는 대회로 종목은 스피드 넘버(예컨대 5분간 얼마나 많은 숫자를 기억하는지), 스피드 카드(카드 한 벌·52장을 얼마나 빨리 기억할 수 있는지), 얼굴-이름(정해진 시간 안에 얼마나 많은 얼굴과 이름을 기억할 수 있는지) 등 총 10개다. 지난해 7월 한국에도 기억력스포츠협회가 설립됐고, 2월 제1회 한국 국제기억력대회가 열렸다.}

    • 2017-03-0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단독]이대교수 5명 구속됐는데… 교육부 1명 이제야 중징계 요구

    감사원이 청와대 지시를 받고 지난해 이화여대의 대학 재정지원사업 선정 과정에 관여한 혐의로 교육부에 담당 고위 간부를 중징계하라고 요구한 사실이 8일 확인됐다. 감사원은 프라임(산업연계 교육 활성화 선도대학) 사업 지원 대상에 상명대 본교와 분교가 모두 선정돼야 했지만 A 대학정책실장이 청와대 지시를 받아 본교는 탈락시키고 후순위였던 이화여대를 선정했다고 판단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6일 국정 농단 사건 수사 결과 발표 때 밝힌 내용과 같다. 감사원은 최근 교육부에 이런 내용의 대학정책실장 중징계 처분 요구를 통보했다.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주의, 담당 국장과 과장 등은 경징계 및 주의 처분을 요구했다. 이번 처분 요구는 감사원이 지난해 6, 7월과 11월,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 등을 대상으로 ‘대학 재정지원사업 및 구조개혁 추진실태’를 감사한 뒤 나온 후속 조치다. 감사원은 이화여대보다 좋은 점수를 받은 상명대 본교와 천안캠퍼스가 모두 프라임 사업 소형 유형 대상으로 선정돼야 했는데도 교육부가 본교와 캠퍼스 중 한 곳만 지원할지 여부를 안건으로 만들어 한국연구재단 사업관리위원회가 지원 대학을 선정하는 과정에 부당 개입했다고 결론 냈다. 감사원은 교육부가 관련 안건을 만드는 데 청와대의 지시가 영향을 미쳤다고 봤다. 하지만 특검과 마찬가지로 박근혜 대통령이나 최순실 씨의 관여 여부는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는 감사원 처분이 부당하다고 보고 재심의를 청구할 방침이다. 상명대 본교와 천안캠퍼스 중 한 곳만 지원하는 방안을 고민한 건 문과 정원을 줄여 이과를 늘리는 구조조정 사업을 두 캠퍼스에서 하기는 무리라는 정책적 판단을 한 결과라는 게 교육부의 주장이다. 교육부는 상명대 본교가 탈락하며 남은 예산(50억 원)은 국고에 반납했고, 이화여대도 점수가 상위권이어서 원래부터 지원 대상이었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가 사업관리위가 결정할 사안에 개입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교육부는 사업관리위 당연직 위원”이라고 밝혔다고 한다. 청와대로부터 이화여대 관련 지시를 받은 건 없고, 통상 해오던 대로 청와대 및 연구재단과 협의했다는 설명도 했다. 감사원이 교육부의 재심의 청구를 받아들이면 2개월 내 징계 처분 요구가 변경될 수 있다. 그러나 최종 징계 수위와 관계없이 이번 감사원 처분으로 재정지원사업의 공정성 문제가 다시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가 이화여대에 특혜를 주라고 지시한 명확한 사실이 밝혀지지 않았어도 1조5000억 원 규모의 재정지원사업이 윗선의 입맛대로 결정될 수 있다는 의혹이 어느 정도 확인된 셈이기 때문이다. 이화여대는 지난해 교육부의 주요 재정지원사업 9개 중 8개(자진 철회한 평생교육단과대학 사업 포함)에 선정됐다. 교육부가 이화여대에 재정지원사업을 몰아줬다는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된 이유다. 하지만 이 부총리는 국정감사와 국회에서 수차례 “재정지원사업은 선정 과정에 교수 2000명이 참여한다”며 특혜 의혹을 부인해왔다. 최 씨의 딸 정유라 씨 관련 입시·학사 특혜 의혹으로 최경희 당시 총장 등 이화여대 관련 교수 5명이 구속됐다. 하지만 관리 책임자인 교육부는 무풍지대였다는 지적도 나왔다. 교육부 내부에서는 이번 사태로 일부 대선주자가 주장하는 ‘교육부 폐지론’이 더 힘을 받게 될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 2017-03-0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서울시교육청 정기 인사 발표

    서울시교육청이 3월 1일자 유치원 및 초·중등학교 원장·원감, 교장·교감·교육전문직 정기 인사를 16일 발표했다. 대상은 유치원 20명, 초등 238명, 중등 225명 등 총 483명이다. ◇서울시교육청 <유아> ▽원감에서 원장 승진 △은빛유치원 이미준 ▽원장 중임·전보 △명일유치원 백해옥 △청계숲유치원 여명선 △노일유치원 오필순 △상도유치원 임태분 △길음유치원 한혜일 ▽교육전문직원(관급·사급)에서 원장 전직 △새솔유치원 김금미 △탑동유치원 맹진아 △신우유치원 문복진 △은곡유치원 진성숙 ▽교사에서 원감 승진 △성북강북교육지원청 명효정 △성북강북교육지원청 홍은자 ▽원장에서 교육전문직원(관급) 전직 △유아교육과 권미애 △유아교육진흥원 이경희 ▽원감·교사에서 교육전문직원(사급) 전직 △강동송파교육지원청 김재순 △동부교육지원청 최혜원 ▽교육전문직원(사급) 전보 △서부교육지원청 박현주 △성동광진교육지원청 위효실 △북부교육지원청 이수이 △유아교육과 최정아 <초등> ▽교감에서 교장 승진 △청량초 김경숙 △서교초 김매숙 △신천초 김미영 △난곡초 김연숙 △문창초 김영애 △화곡초 김재숙 △덕수초 김정호 △언주초 김종헌 △삼각산초 류지현 △일신초 류태순 △상경초 박경희 △용동초 박민정 △당중초 박상재 △숭인초 박순민 △묵동초 방미란 △오봉초 백미옥 △창동초 서미혜 △석계초 서승우 △성원초 송현숙 △개포초 심정순 △삼릉초 안규삼 △장안초 양경희 △배봉초 오미령 △중원초 원기호 △상암초 유경균 △경인초 유영숙 △정심초 윤옥섭 △장평초 윤은옥 △신묵초 이경숙 △답십리초 이관오 △창서초 이상경 △논현초 이순임 △마천초 이원주 △대방초 이윤옥 △오류남초 이은주 △연광초 이춘림 △행당초 임영미 △세검정초 임윤덕 △금나래초 전윤선 △중마초 정선희 △남사초 정원길 △역촌초 주기용 △대림초 한은주 △이수초 허득실 △신구초 홍한숙 △구로초 황은주 ▽공모교장 임용 △방이초 김종환 △강월초 문상희 △금산초 박왕준 △상현초 송미숙 △장곡초 신효순 △탑동초 이경수 △안평초 이명숙 △본동초 전옥출 △용산초 전용재 △북한산초 전진극 △용답초 정미숙 △백산초 천종만 △중현초 한재희 △송천초 함정식 ▽공모교장에서 교장 임용 △강솔초 구태회 △원광초 김경희 △양진초 김수일 △잠원초 박찬욱 △명일초 이도갑 △마포초 이봉숙 △고원초 정성림 △숭신초 조영범 ▽교장 중임·전보 △마장초 권선화 △월촌초 박영애 △신서초 이명숙 △가주초 조복순 △우신초 김병수 △중광초 류혜경 △양전초 박금은 ▽교육전문직원(관급·사급)에서 교장 전직 △상도초 권병진 △성일초 안종인 △송파초 오명환 △등마초 이상래 △태랑초 정해웅 △우장초 구자희 △위례초 김남수 △당산초 안광용 △온수초 양영식 △둔촌초 윤순단 △증산초 이의란 △영본초 장은미 ▽교사에서 교감 승진 △북부교육지원청 고순이 △북부교육지원청 권남경 △강남서초교육지원청 권인숙 △동작관악교육지원청 금미옥 △강서양천교육지원청 김경숙 △서부교육지원청 김경아 △강동송파교육지원청 김규열 △강서양천교육지원청 김기옥 △강서양천교육지원청 김남수 △북부교육지원청 김미경 △남부교육지원청 김미자 △강서양천교육지원청 김민옥 △중부교육지원청 김병삼 △북부교육지원청 김상돈 △강남서초교육지원청 김선자 △강동송파교육지원청 김순희 △강서양천교육지원청 김웅배 △서부교육지원청 김유석 △서부교육지원청 김준기 △성북강북교육지원청 김 철 △동작관악교육지원청 김현숙 △강서양천교육지원청 김혜란 △동부교육지원청 김혜숙 △동부교육지원청 박선훈 △서부교육지원청 박준희 △강동송파교육지원청 박창숙△남부교육지원청 박혜숙 △성동광진교육지원청 백찬규 △남부교육지원청 서명자 △강동송파교육지원청 서미원 △성북강북교육지원청 서주형 △강동송파교육지원청 신귀옥 △중부교육지원청 신덕희 △서부교육지원청 신미정 △서부교육지원청 신영숙 △서부교육지원청 안경호 △남부교육지원청 안영관 △남부교육지원청 안혜자 △남부교육지원청 양정자 △강동송파교육지원청 윤복희 △북부교육지원청 윤정옥 △동부교육지원청 이금숙 △강동송파교육지원청 이명숙 △성동광진교육지원청 이선주 △동작관악교육지원청 이숙형 △남부교육지원청 이연희 △강남서초교육지원청 이영숙 △강서양천교육지원청 이윤옥 △서부교육지원청 이현주 △남부교육지원청 임광택 △성북강북교육지원청 임혜경 △강서양천교육지원청 전숙자 △강동송파교육지원청 정분선 △성동광진교육지원청 정순희 △성동광진교육지원청 정업식 △동부교육지원청 정인흥 △강동송파교육지원청 정종임 △강남서초교육지원청 조혜경 △서부교육지원청 주갑수 △동작관악교육지원청 채혜상 △북부교육지원청 최봉완 △동작관악교육지원청 최성순 △강남서초교육지원청 최 형 △동작관악교육지원청 최후자 △남부교육지원청 한규원 △서부교육지원청 홍미애 ▽교육전문직원(사급)에서 교감 전직△북부교육지원청 김두희 △동부교육지원청 김선수 △남부교육지원청 김형식 △성북강북교육지원청 박민수 △강동송파교육지원청 박순엽 △서부교육지원청 방일순 △강서양천교육지원청 이창헌 △성북강북교육지원청 조순래 △강서양천교육지원청 한동기 △서부교육지원청 황혜정 ▽교감 청간 전보 △성동광진교육지원청 김영신 △서부교육지원청 신숙이 △남부교육지원청 심향순 △강동송파교육지원청 안정미 △서부교육지원청 한희숙 ▽교육부 등 교류(전입) △강남서초교육지원청 김동희 △동부교육지원청 김형태 △강동송파교육지원청 이은정 ▽교장에서 교육전문직원(관급) 전직 △교육혁신과 창의예술교육기부장학관 김진희 △ 북부교육지원청 초등교육지원과장 류덕엽 △강동송파교육지원청 초등교육지원과장 심영면 △강남서초교육지원청 초등교육지원과장 민경일 △강서양천교육지원청 초등교육지원과장 박래준 ▽교육전문직원(관급) 승진·전직 △평생진로교육국장 박혜자 △남부교육지원청 교육장 김용수 △동작관악교육지원청 교육지원국장 심금순 △과학전시관 기획운영부장 김호산 △교육연수원 초등교원연수부장 민계홍 △학생교육원 대천임해교육원 분원장 최문환 △중부교육지원청 교육지원국장 유재준 △성동광진교육지원청 교육지원국장 채영훈 △교육연구정보원 교육정책연구소장 백정흠 ▽교감·교사에서 교육전문직원(사급) 전직 △서부교육지원청 김은정 △초등교육과 김종범 △강동송파교육지원청 김종숙 △초등교육과 김희영 △교육혁신과 민태일 △초등교육과 이강순 △동작관악교육지원청 이우범 △정책안전기획관 김성희 △북부교육지원청 김혜영 △남부교육지원청 백현숙 △중부교육지원청 이미자 △강동송파교육지원청 이선미 △중부교육지원청 이순화 △서부교육지원청 이윤지 △강동송파교육지원청 이진우 △동부교육지원청 임채운 △강남서초교육지원청 정성건 △강서양천교육지원청 정은아 △동작관악교육지원청 황영호 ▽교육전문직원(사급) 전보·전직 △강서양천교육지원청 강동수 △과학전시관 김영미 △강서양천교육지원청 김영진 △감사관 김용삼 △남부교육지원청 김유진 △교육연수원 김정원 △진로직업교육과 김지용 △교육연수원 노덕균 △성북강북교육지원청 박용구 △강남서초교육지원청 박현주 △강서양천교육지원청 배명주 △강동송파교육지원청 손윤득 △남부교육지원청 안병림 △초등교육과 양장묵 △교육혁신과 윤소야 △중부교육지원청 윤태환 △교육연수원 이경진 △교육연구정보원 이수연 △중부교육지원청 이은희 △북부교육지원청 이정훈 △체육건강과 이준호 △교육연수원 정경식 △참여협력담당관 정수연 △교육혁신과 정해운 △초등교육과 정환용 △교육혁신과 최경숙 △성북강북교육지원청 최승민 △과학전시관 최영태 △강남서초교육지원청 현선희 <초등 특수> ▽교장 중임 △서울정민학교 박종순 ▽교감 전보유예 △서울광진학교 최철호 ▽교사에서 교육전문직원(사급) 전직 △성동광진교육지원청 이유선 ▽교육전문직원(사급) 전보 △서부교육지원청 이주율 △중부교육지원청 조광우 <중등> ▽교감(공모교장)에서 교장으로 승진 △구로고 이희세 △성재중 김대인 △금천문화예술정보학교 박정희 △동원중 정덕채 △청량중 임종률 △태릉중 이경희 △휘경중 김영전 △성사중 우한정 △개봉중 유양옥 △구일중 장은진 △당산중 윤석주 △여의도중 유종현 △영림중 유선욱 △노원중 김일원 △상원중 편무섭 △신상중 강성모 △월계중 정태호 △덕수중 정진호 △오주중 이용수 △강신중 장미숙 △방화중 이영주 △백석중 유지산 △신월중 이병기 △대왕중 오창석 △대청중 송봉애 △반포중 정희년 △세곡중 권덕자 △신구중 김승철 △신동중 기세훈 △신사중 오세영 △언주중 장인순 △강남중 조규태 △영등포중 정호남 △봉원중 이정란 △성수중 김종열 △인수중최명숙 ▽공모교장 △금천고 김세엽 △당곡고 심중섭 △세현고 진성룡 △중화중 백해룡 △방학중 김선관 △마곡중 송준헌 ▽교장 중임 △무학여자고 이대영 △신도림고 김영길 △행당중 심갑섭 ▽교육전문직원에서 교장으로 전직 △경기기계공업고 조용 △서초고 박인규 △수도여자고 이완석 △여의도여자고 길산석 △용산고 이형범 △잠일고 임종근 △한성과학고 임용우 △금호고 조호규 △상봉중 임유원 △연신중 윤신덕 △천왕중 송형세 △상현중 김윤경 ▽교장 전보 △구일고 이경임 △노원고 정상현 △도선고 윤호상 △둔촌고 선종복 △월계고 김용렬 △한산중 김학윤 △남서울중 유명식 교사에서 교감으로 승진 △가락고 황세호 △불암고 안옥현 △압구정고 박금주 △영신고 이형삼 △오금고 권영기 △동부교육지원청 심형진 △서부교육지원청 이일영 △서부교육지원청 김창학 △서부교육지원청 이상철 △남부교육지원청 김덕순 △남부교육지원청 이혜진 △남부교육지원청 강용갑 △남부교육지원청 김승철 △남부교육지원청 정춘면 △남부교육지원청 선경일 △남부교육지원청 우상태 △북부교육지원청 이호영 △북부교육지원청 최유석 △북부교육지원청 공준성 △북부교육지원청 박용관 △북부교육지원청 서원순 △강동송파교육지원청 김영미 △강동송파교육지원청 김재섭 △강동송파교육지원청 유정환 △강동송파교육지원청 정웅조 △강동송파교육지원청 박명동 △강동송파교육지원청 송경숙 △강서양천교육지원청 채한석 △강서양천교육지원청 오정임 △강서양천교육지원청 송일민 △강남서초교육지원청 김경숙 △강남서초교육지원청 오덕곤 △강남서초교육지원청 박종면 △동작관악교육지원청 석기호 △동작관악교육지원청 김현태 △성동광진교육지원청 류동범 △성동광진교육지원청 한중근 △성북강북교육지원청 성주영 ▽교육전문직원에서 교감으로 전직 △경일고 김유대 △공항고 심재헌 △당곡고 김영선 △도선고 유미경 △동작고 김허중 △무학여자고 조경순 △미양고 강삼구 △서울금융고 황영희 △서울도시과학기술고 최도규 △서초고 이재효 △세종과학고 김영화 △수도여자고 양영희 △신림고 박수봉 △용산고 주석표 △청담고 조현준 △태릉고 곽향란 △서부교육지원청 박정숙 △북부교육지원청 강운석 △강남서초교육지원청 임유원 ▽교감 전보 △경기기계공업고 고광정 △경동고 조상주 △금천문화예술정보학교 안영호 △금호고 신범영 △상계고 최정례 △신현고 이경률 △여의도여자고 심지영 △창동고 남현우 △휘경공업고 류현호 △서부교육지원청 윤종현 △북부교육지원청 이미자 △강동송파교육지원청 이홍주 △강동송파교육지원청 이해도 △강서양천교육지원청 전민식 △강남서초교육지원청 류상국 △강남서초교육지원청 박용범 △강남서초교육지원청 이동석 △강남서초교육지원청 김정여 △강남서초교육지원청 박명숙 △동작관악교육지원청 하광열 △동작관악교육지원청 정금주 △동작관악교육지원청 김종기 △성동광진교육지원청 류잠태 ▽교육전문직원(관급) 승진 △교육연수원 원장 이종배 △남부교육지원청 교육지원국장 박수찬 ▽교육전문직원(관급) 전보 △체육건강과 과장 안재홍 △강남서초교육지원청 교육지원국장 성계숙 △정책·안전기획관 정책연구장학관 함영기 ▽교장에서 교육전문직원(관급)으로 전직 △중부교육지원청 교육장 전종보 △동작관악교육지원청 교육장 김성수 △성동광진교육지원청 교육장 김수득 △과학전시관 관장 김선주 △교육혁신과 과장 전병화 △학생생활교육과 과장 조영상 △학생교육원 교육기획운영부장 이윤식 ▽교감에서 교육전문직원(관급)으로 전직 △교육혁신과 과학·영재·정보화교육담당장학관 이수형 △중등교육과 중등교육과정담당장학관 박숙희 △남부교육지원청 중등교육지원과장 안재민 △북부교육지원청 중등교육지원과장 최후남 △중부교육지원청 중등교육지원과장 양승욱 △강서양천교육지원청 중등교육지원과장 이진영 ▽교사에서 교육전문직원(사급)으로 전직 △교육연구정보원 곽은영 △교육연구정보원 이은영 △과학전시관 박기성 △과학전시관 백경화 △교육연수원 장영란 △학생교육원 김세호 △동부교육지원청 하의진 △서부교육지원청 김정화 △남부교육지원청 박선희 △남부교육지원청 박수성 △북부교육지원청 김경미 △북부교육지원청 오민정 △중부교육지원청 민경은 △중부교육지원청 김은주 △강동송파교육지원청 윤인호 △강동송파교육지원청 안경화 △강서양천교육지원청 이정재 △성동광진교육지원청 박연주 △성동광진교육지원청 임규정 ▽교육전문직원(사급) 전보ㆍ전직 △감사관 오병택 △감사관 정동회 △정책·안전기획관 이성주 △참여협력담당관 최정윤 △교육혁신과 김남희 △교육혁신과 임윤희 △초등교육과 김명규 △초등교육과 김양수 △중등교육과 이동희 △중등교육과 박창래 △중등교육과 장윤숙 △중등교육과 노시현 △중등교육과 조기식 △중등교육과 허현정 △민주시민교육과 홍순옥 △학생생활교육과 이주석 △체육건강과 신현주 △체육건강과 송길성 △교육연구정보원 정인숙 △교육연수원 장인혜 △교육연수원 고소향 △교육연수원 이연정 △동부교육지원청 김부용 △서부교육지원청 김찬우 △남부교육지원청 윤금숙 △강동송파교육지원청 윤여천 △강서양천교육지원청 송현미 △강남서초교육지원청 홍난희 △강남서초교육지원청 조은경 △강남서초교육지원청 황희순 △동작관악교육지원청 장은주 △성동광진교육지원청 이승은 △성북강북교육지원청 조현철 △성북강북교육지원청 이지수 △성북강북교육지원청 조정훈 <국립> ▽교육부, 국립국제교육원에서 전입 △고척중 교장 강성철 △강현중 교장 김화중 △삼성고 교감 김승겸 △강서양천교육지원청 교감 나현균 △학생체육관 교육연구사 한명선 ▽교육부, 국립국제교육원으로 전출 △교육부 정금배 △교육부 이대해 △교육부 변영수 △국립국제교육원 안성은최예나기자 yena@donga.com}

    • 2017-02-16
    • 좋아요
    • 코멘트
  • [배우는 육아, 행복한 아이]“잠재력 키우려면 아이 방식대로 놀게 놔두세요”

    《‘낳으면 애는 저절로 큰다’는 말은 옛말이 된 지 오래다. 모성애나 부성애는 저절로 생길지 몰라도 아이가 타고난 능력을 잘 발휘하려면 엄마·아빠가 육아를 배우고 노력해야 한다. 한솔교육의 교육부 인가 평생교육원 ‘한솔미래교육아카데미’와 함께 2∼6월 매달 육아법을 알아본다.이달 강의는 2월 15일 서울 마포구 한솔교육 본사에서 이뤄졌다. 김정미 한솔미래교육아카데미 원장(전 백석예술대 사회복지학부 교수)이 진행했다. 다음은 △3월 23일 ‘언어 발달’ △4월 19일 ‘놀이 지도’ △5월 19일 ‘잔소리 없는 육아’ △6월 21일 ‘독서가 답이다’를 주제로 이뤄진다. 한솔미래교육아카데미 홈페이지(academy.eduhansol.com)에서 신청하면 된다.》  엄마: 우와∼ 여기 재미있는 장난감 참 많구나. 뭐부터 갖고 놀까? 지훈: (뽀로로 인형과 숫자가 적힌 주사위를 보고 웃음) 엄마: 책 읽어 볼까? 지훈: 와∼ 뽀로로다. 에디도 있어. 패티도 있어. 엄마: (책을 포기하고) 주사위 던져볼까? 지훈: 1은 뽀로로야. 엄마: 아니, 우리 주사위 한번 던져보자. 주사위는 던지는 거야. 지훈: ….○ 아이의 방식대로 하기 엄마는 만 3세 지훈이와 재미있게 놀아주려고 했다. 억양도 유치원 선생님처럼 생기 있었다. 하지만 아이는 반응이 없다. 이번에 엄마는 주사위 놀이를 포기했다. 그 대신 지훈이가 이끄는 대로 반응하기로 했다. 엄마: 그래, 뽀로로지? 지훈: 응, 뽀로로. 6은 에디야. 엄마: 6에는 에디가 있네. 지훈: 응, 5는 포비, 5는 피아노 쳐. 엄마: 응? 맞다, 뽀로로에서 포비가 피아노 쳤지? 지훈이가 신났다. 자신이 좋아하는 장난감과 놀이 방식에 엄마가 반응한 덕분이다. 숫자와 캐릭터를 연결시킨 지훈이는 포비가 만화 뽀로로에서 피아노 치는 모습을 떠올리고 “5는 피아노 쳐”라며 사고를 확장시키기도 했다. 부모는 자신이 생각하기에 적합한 놀이를 알려주려 한다. 물건의 원래 기능에 맞는 사용법을 말해줘야 한다고도 생각한다. 하지만 부모가 판을 깔아주고 방향을 안내하면 아이는 능동적이거나 창의적일 수 없다. 아이가 생각한 방식대로 놀도록 지지해 주자. 만 2세 현수는 또래보다 말이 서툴고 친구들과 잘 놀지 못한다. 만약 당신이 현수의 엄마·아빠라면 아이에 대해 뭐라고 말할까? “학습지를 2배로 시키면 될까요?”라거나 “아직 시기가 안 됐지만 자기 방식으로 소통을 해요”라고 말할 수 있다. 첫 번째 유형의 부모는 아이에게 사과 그림을 보여주며 “사∼과∼”, “사과 주세요”라는 말을 반복한다. 아이가 잘 따라 하면 칭찬하거나 사탕을 준다. 하지만 두 번째 유형 부모는 아이가 “따까”라고 발음해도 함께 “따까”라고 말한다. 그리고 마트에서 사과를 사면서 “사과”라고 이야기한다. 아이의 잠재력을 이끌어내는 건 두 번째 유형의 부모다. 이런 부모는 아이가 무엇에 흥미를 보이는지 관심을 갖고 함께 상호작용할 줄 안다. 아이는 자신이 관심 있는 것에 부모가 반응하면 더 오래 관심을 둔다.○ 아이의 시작을 기다려주기 현명한 부모는 모든 일의 시작을 아이가 하게 한다. 이제 겨우 블록을 쌓는 아이에게 엄마가 성을 만들면서 “봐봐, 멋있지!” 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아이는 자기 수준에 맞는 활동을 할 때 스스로 반복한다. 또 자신이 능동적으로 이끌어갈 때 집중한다. 학습은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된다. 부모는 그저 아이의 행동에 즉각 반응을 보이면 된다. 기다림은 부모의 필수 조건이다. 12개월 아기가 실로폰 앞에서 가만히 있다고 엄마가 손을 잡아 실로폰을 치게 하지 않아도 된다. 김 원장은 “자꾸 질문하며 채근하지 말고 아이가 스스로 말하고 행동하도록 기다려줘야 한다”며 “발달 속도는 저마다 다르니 옆집 아이와도 비교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반응육아는 마음을 먹어야만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부모가 커피 한잔의 여유를 포기하고, 재밌지도 않은 터닝메카드 장난감을 능숙하게 다뤄야만 하는 게 아니다. 아이와 목욕을 하거나 밥 먹을 때, 눈이 마주쳤을 때 바로 미소 짓거나 크게 반응해 주자. 육아는 하루 1시간이 아니라 24시간 해야 한다. 엄마·아빠가 편하게 생각해야 아이도 행복하다. 놀이는 아이의 일이고, 모든 계획은 아이에게 있다. 아이도 말 많이 하며 놀아주는 부모보다 자신이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걸 좋아한다. 아이와 놀 시간이 부족한 맞벌이 부모여도 괜찮다. 하루 5분이라도 부모가 아이에게 ‘얼마나 잘 반응해줬느냐’가 ‘무엇을 해줬느냐’보다 중요하다. 김 원장은 “아무리 좋은 학원을 보내도 자녀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건 부모”라며 “함께 보내는 시간이 가장 많은 부모가 아이의 잠재능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 2017-02-1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베트남서 온 친구 엄마 정말 멋져요”

    치파오(중국 전통의상)를 입은 박선율 군(6)이 손을 번쩍 들고 질문에 술술 대답했다. “우리 엄마 나라 중국에서는요. 귀신을 물리치려고 설날에 불꽃놀이를 한다고 해요.” 발표를 잘하는 박 군은 친구들에게 인기 만점이다. 8일 오전 전북 진안군 진안마이꿈유치원에서 만 4세반 아이들이 이웃나라에서 설을 어떻게 보내는지 배우는 모습이다. 이 유치원 어린이 121명 중 21명은 다문화가정 자녀다. 21명 중 20명의 엄마는 모두 중국 베트남 캄보디아 필리핀 등에서 이주해왔다. 진안마이꿈유치원은 2016년 교육부에서 다문화 유치원으로 지정돼 다문화 중점 교육을 하고 있다. 이런 유치원은 전국에 60곳. 교육부는 올해 90곳으로 늘려 연간 700만 원씩 지원할 방침이다. 현재 다문화 교육이 다문화 학생들에게 일방적으로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습득하도록 하는 것이라면 이 유치원의 다문화 교육은 한국 학생도 친구 엄마의 모국을 배우게 하는 방식이다. 이른바 ‘생활주제별 통합 교육’이다. 계절, 음식, 교통수단 등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생활 속 주제로 수업이 구성된다. 한국의 버스 택시 지하철뿐만 아니라 캄보디아에서 타는 툭툭(삼륜 택시)을 배우며 자연스럽게 다른 나라를 이해하게 만드는 것이다. 한국 학생과 다문화 학생을 분리하지 않는다. 이런 교육을 진행하자 다문화 학생들의 언어발달 수준이 6개월 만에 눈에 띄게 성장했다. 2016년 5월 다문화 유아 19명을 상대로 취학 전 언어발달척도(PRES) 검사를 한 결과 또래보다 늦은 언어발달을 보이는 아이들이 12명이나 됐지만 다문화 교육을 한 뒤 11월에 다시 검사를 하니 5명으로 크게 줄었다. 최혜진 다문화담당교사는 “언어에 집중한 교육보다 생활주제별 교육 활동이 오히려 학생들의 언어능력 향상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 유치원에서는 세계 각국에서 온 엄마들을 일일 교사로 초빙해 다양한 나라의 문화를 가르친다. 지난해에는 베트남 일본 캄보디아 출신 엄마 3명이 직접 아이들에게 각 나라의 인사말을 가르치고 음식과 전통의상 등을 소개했다. 지난해 6월 일일 교사로 나선 세은이 엄마 장수연 씨는 아이들에게 베트남 쌀국수, 월남쌈 요리를 선보였다. 최 교사는 “아이들은 ‘세은이 엄마가 선생님이 됐다’ ‘멋있다’는 반응을 보였다”며 “세은이의 자존감이 높아지는 듯했다”고 했다. 이 유치원의 만 5세반 다문화 학생 7명은 10일 유치원을 졸업하고 3월이면 인근 초등학교에 입학한다. 아이들의 언어발달 상태는 대부분 평균이거나 그 이상이다. 하지만 교사들은 걱정이다. 유치원에서는 한국, 다문화 학생 간 격차가 거의 없지만 초등학교에 올라가면 교과서가 생기고 읽고 쓰는 일이 많아져 뒤처질까 우려된다는 얘기다. 유치원 교사 대부분은 “다문화 학생을 가르치는 것보다 외국인인 학부모와 상담하거나 학교 행사 등을 안내할 때 가장 어려움을 느낀다”고 했다. 김수미 원장은 “엄마들을 위해 지역 다문화센터의 도움을 받아 가정통신문을 각국 언어로 번역해서 보내거나 필요한 준비물을 사진으로 찍어 보내고 있다”며 “다문화가정의 부모 교육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진안=노지원 zone@donga.com 최예나 기자}

    • 2017-02-1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지방중심 교육 필요” vs “부정선거-측근 비리”

    2007년 2월 부산에서 최초로 시작된 교육감 직선제가 올해로 10년을 맞았다. 직선제 실시 이후 교육감 선거 부정, 측근 인사 비리 등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교육감 직선제 폐지 주장이 거세진다. 하지만 교육 수요자의 의사에 부응한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직선제가 반드시 유지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직선제 폐지’ 주장에 엇갈리는 목소리 시도별로 1명씩 총 17명인 교육감은 해당 지역의 유아교육, 초중등교육 등에서 강력한 권한을 행사하고 있다. 약 60조 원에 달하는 교육 예산을 집행하고, 40만 명에 달하는 공립학교 교원과 교육청 소속 공무원의 인사권을 쥐고 있다. 특히 교육감은 학생과 학부모가 직접 접하는 교육문제를 좌지우지한다. 특수목적고·자율형사립고 등을 지정하거나 지정을 취소하는 권한이 교육감에게 있고, 고교 선발 방식을 결정하는 것도 교육감이다. 정부의 정책 방향과 생각이 다른 교육감들이 자주 부딪치면서 사회적 갈등이 끊이지 않는 점이 문제다. 3∼5세 무상교육·보육을 위한 누리과정 비용 지원 문제를 두고 몇 년째 정부와 교육감들이 갈등을 빚었고, 최근엔 국정 역사 교과서를 둘러싼 연구학교 지정 문제를 두고도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특히 직선제 도입 이후 상당수 교육감이 선거법 위반이나 측근 비리에 연루되면서 교육감 직선제를 폐지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서울의 경우 직선제 도입 이후 4명의 교육감이 모두 법정에 서야 했고, 공정택·곽노현 교육감은 중도 하차했다. 또 억대 뇌물과 불법 정치자금 수수 등 혐의를 받고 있는 이청연 인천시교육감은 9일 1심 선고공판이 예정돼 있고, 김복만 울산시교육감도 지난해 선거비용 과다 청구 혐의 등으로 2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았다.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경우 비서실장이 뒷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되거나 재판이 진행 중이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과도한 선거 비용으로 인한 교육감의 선거 부정, 측근 비리, 교육부와의 대립·갈등, 저조한 투표율 등의 문제를 들며 직선제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공교육살리기학부모연합 등 7개 학부모 단체도 “수십억 원의 선거비 조달을 위한 각종 비리, 국민 세금 낭비 등 교육감 직선제는 최악의 제도”라며 직선제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 반면 간선제로 운영되던 교육감 선발 방식이 자주성과 지방교육의 특수성을 살리기 위해 직선제로 바뀌었고, 직선제를 통해 주민의 교육적 의사에 부응하는 지방의 교육 정책을 펼칠 수 있는 여건 조성을 위해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은 “직선제 폐지는 민주주의에 역행하는 것”이라며 직선제 유지를 주장하고 있고, 참교육을 위한 전국 학부모회도 “직선제로 인해 국민들이 교육에 더 관심을 갖는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교육감들은 ‘유지’ 의견이 우세 동아일보가 교육감 직선제 10년을 맞아 8일 전·현직 교육감을 대상으로 교육감 직선제에 대해 심층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설문에 응한 6명의 교육감 중 5명은 직선제 폐지에 부정적 견해를 보였다. 설문에는 조희연(서울), 곽노현(전 서울), 김복만(울산), 우동기(대구), 최교진(세종), 이영우 교육감(경북)이 응답했다. 최 교육감은 “진보 성향 교육감이 다수 당선되자 직선제 폐지가 거론되는 것은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하는 행위”라고 말했다. 조 교육감도 “직선제 폐지는 간선제를 거쳐 직선제로 확대되어 온 역사를 부정하는 것으로 국민의 직접적 참여를 봉쇄하고 권리를 제한하는 일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우 교육감은 “직선제 폐지가 민주주의 후퇴라는 데 일면 동의한다”면서도 “현재는 유권자의 무관심으로 주민 대표성에 문제가 있고, 당선 후 특정 집단에 의해 정치적 중립이 크게 훼손될 개연성이 크다”며 대통령 임명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선거 비용이 과도하게 드는 점은 현행 교육감 직선제의 대표적인 문제점으로 꼽힌다. 교육감들은 정당의 공식적인 지지나 후원금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2014년 교육감 선거에서 당선자 17명의 선거 비용은 231억892만 원으로 시도지사(160억561만 원)보다 훨씬 많았다. 이 교육감은 “과도한 선거 비용, 낮은 참여도와 교육·행정의 이원화에 따른 비효율 문제는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예나 yena@donga.com·노지원 기자}

    • 2017-02-0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단독]아이디어 하나로, 떴다 ‘청년 상단(商團)’

     우제균 씨(25)와 최성은 씨(24) 머리엔 요즘 나무와 빛이 가득하다. ‘더 자연에 가까운 조명이면 좋겠는데….’ 아이디어가 막히면 얼마 전 직접 보고 만져본 원목과 여러 조명의 부자재를 떠올려본다. 두 학생은 16일까지 한 달간 한국 조명기업 ㈜루미앤의 중국법인 공장에서 글로벌 현장실습을 하고 왔다. 공장이 있는 광둥(廣東) 성 중산(中山) 시는 전 세계 조명 기구의 90%가 생산되고 팔리는 곳이다. 작은 전구부터 화려한 샹들리에까지 별별 조명 기구와 부자재가 다 있었다. 둘러보는 데만 하루가 꼬박 걸렸다. 계원예대 리빙디자인과에서 1년을 공부한 두 학생은 수업시간에 조명의 겉모습만 디자인했다. 중국 공장에선 조명 분해와 조립은 물론이고 디자인이 제품으로 나오기까지의 모든 과정을 살펴봤다. 돌아온 두 학생이 할 일은 루미앤에서 제품화할 디자인을 개발하는 것. 잘되면 특허청에 자기 이름으로 디자인 등록을 하고 국내와 세계시장에 팔 수도 있다. 선배들이 이를 실현해왔다. 정선영 씨(23·여)가 2014년 수업시간에 개발한 디자인으로 2015년 루미앤이 중국 공장에서 만든 ‘꼬마조명’은 국내 롯데마트 60개점에서 완판됐다. 지난해 유럽시장에도 진출했다. 포장 상자에는 ‘판매원: 계원창작상단, ㈜루미앤’이라고 써 있다. 계원창작상단은 계원예대가 2015년 교육부 지원(연간 2억4000만 원)을 받아 설립한 학교기업. 리빙디자인과, 화훼디자인과, 산업디자인과 학생들이 아이디어 하나로 취업과 창업의 밑거름을 마련하는 곳이다. 계원창작상단은 디자이너가 없는 중소기업과 가족기업 협약을 맺고, 기업이 원하는 제품 방향에 맞는 아이템을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개발하게 한다. 기업이 값비싼 자재를 공급해주니 실습비가 줄어든다. 지난해엔 20명 정원의 각 수업에서 16명 정도가 제품화가 가능한 디자인을 만들어냈다. 상품화하는 디자인은 계원창작상단이 해당 학생과 교수 이름으로 공동 출원한다. 지난해에만 30건이 특허로 등록됐고, 25건을 출원했다. 기업은 시제품 하나당 30만 원 정도를 학생에게 계약금으로 준다. 양산에 성공하면 제품 가격의 3∼7%를 로열티로 추가 지급한다. 학생은 아이디어를 개발하면서 창업의 종잣돈을 마련할 수 있는 셈. 계원창작상단은 설립 이래 매년 4억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 학교기업 첫 해외창업… 돈은 中이 내 ▼ 계원창작상단에서 학생들은 인건비를 받으며 현장실습과 인턴생활을 한다. 방학 때 중국이나 이탈리아에 글로벌 현장실습을 나가면 학점으로 인정해주고 체재비도 지원한다. 방학인 25일 계원창작상단 사무실에 나온 박은하 씨(21·여)는 지난해 12월 중소기업 ㈜스마트한에서 배워온 증강현실 기술을 토대로 생일축하 카드를 디자인하고 있었다. 박선영 씨(26·여)는 판촉물 회사에 납품할 2만 개의 반지 모양 석고 방향제를 제작하고 있었다. 지난해 5000개가 팔린 인기 상품이다. 대개 학교기업은 단일 제품에 집중하지만 계원창작상단은 학생들의 특성을 살리는 다양한 제품 개발에 몰두했다. 지난해 최우수 학교기업으로 선정됐고, 안수연 총괄책임교수는 교육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 계원창작상단은 중소기업과 지역사회의 기도 살린다. 루미앤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체에서 제조자개발생산(ODM) 업체로 변신했다. 학생들 덕분에 독자적인 디자인을 갖게 돼서다. 기존 제품을 학생들이 다시 디자인한 조명은 2015년 2억4000만 원의 매출을 올렸다. 학생들이 디자인하고 전국의 영세 농가에 생산을 의뢰한 다육이 화분은 지난해 신세계백화점에서 7000만 원어치가 팔렸다. 3개 학과의 취업률(2015년 기준)은 82%. 학교 평균(72%)을 압도한다. 예대는 4년제 대학보다 취업이 어렵지만 실무 경험을 탄탄히 쌓은 덕분이다. 캔들워머(향초의 향이 퍼져 나가게 하는 조명 기구)를 만들어 유럽에 진출시킨 학생은 유명 핸드백 제조업체 시몬느에 입사한 지 1년 만에 베트남 법인 생산관리인이 됐다. 계원창작상단 학생들은 3월 학교기업 최초로 중국에 창업을 하러 간다. 한국디자인진흥원이 저장(浙江) 성 이우(義烏) 시에 설립한 한국생활디자인센터에 학교기업으로서는 유일하게 포함됐다. 이우 시에는 세계 최대 소상품 도매시장이 있다. 중국 정부가 한국 디자인기업에 사무실과 거주지, 디자인 개발비와 운영비를 모두 지원한다. 안 교수는 “정부나 대학들이 창업 예산을 산발적으로 늘릴 게 아니라 학교기업과 연계해 창업이 지속 가능하게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의왕=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 2017-01-2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수능에 올인… 국내 첫 ‘재수 전략서’

     어렵게 출제된 201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때문에 재수를 결심한 학생이 많다. 점수가 잘 안 나와 수시모집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지 못하고, 정시모집으로는 원하는 대학에 지원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재수생이 제일 우려하는 건 2018학년도 대입에서 수시 비중(73.7%)이 더 커진다는 점이다. 재수생도 수시에 지원할 수 있다. 하지만 학교생활기록부는 변하지 않는다. 지난해 자신이 했던 비교과 활동보다 화려한 스펙을 가진 재학생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쉽지 않다는 뜻이다. 결국 재수생은 정시를 노려야 한다. 낙심하지 않아도 된다. 2018학년도 수능도 어렵게 출제되면 재수생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고3은 학교에서 수능보다 수시 대비에 집중한다. 1년간 충실히 공부하면 재수생의 수능 성적은 오르기 마련이다. 종로학원하늘교육이 재수생 402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국어·수학·영어·탐구(2과목 평균) 백분위 합 기준으로 재수 뒤 성적이 오른 학생은 90.7%였다. 특히 올해부터 수능 영어가 절대평가로 바뀌면서 국어와 수학의 변별력이 커지므로 재수생이 더 유리하다. 재수생의 성적이 가장 많이 오르는 과목은 수학이다. 종로학원하늘교육에 따르면 재수 전 2등급에서 재수 뒤 1등급으로 오른 학생 비율은 수학 ‘나’형이 50.7%로 가장 높았다. 동아일보 교육법인 ㈜동아이지에듀의 ‘대입 재수, 이렇게 해야 성공한다’는 재수에서 성공하고 싶은 학생을 위해 출판됐다. 국내 최초의 재수 전략서다. 종로학원하늘교육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재수생이 성적을 얼마나 올릴 수 있는지 알려준다. 기숙학원 재수종합학원 독학재수학원 중 자신에게 적합한 유형을 제시하고, 유명 강사들이 영역별 학습법도 공개했다. 선배들의 재수 성공 전략도 담겼다. 최예나기자 yena@donga.com}

    • 2017-01-2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