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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박물관은 5일 어린이날을 맞아 ‘오늘은 나도 어린이 경찰관’ 행사를 연다. 이날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 반까지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 경찰박물관 앞 경희궁 입구에 오면 경찰 사이드카와 오픈카를 탈 수 있다. 박물관 2층에서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시뮬레이션 사격을 즐길 수 있다. 경찰박물관은 행사장 주변에 배치된 경찰특공대 등 경찰관에게 스탬프를 받아오면 선착순 800명에게 기념품도 제공한다. 이밖에 포돌이, 포순이와의 기념촬영, 사이언스 매직쇼 공연 등 다채로운 행사가 열린다. 상세 내용은 경찰박물관 홈페이지(www.policemuseum.go.kr)를 참조하면 된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기차역 무인발권기에서 빼낸 신용카드 정보로 1억 원이 넘는 현금을 챙긴 루마니아 출신 외국인이 경찰에 검거됐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안전과는 기차역 무인발권기를 이용한 고객 188명의 신용카드 정보를 빼내 카드를 복제한 다음 현금 1억4000만 원을 인출한 루마니아 국제범죄조직원 B 씨(27)를 구속했다고 20일 밝혔다. B 씨는 달아난 루마니아인 공범(35)과 함께 복제 신용카드로 올 2월 14일부터 지난달 12일까지 국내와 싱가포르, 홍콩 등을 오가며 398회에 걸쳐 수십 만 원씩 1억4000만 원가량을 인출한 혐의(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다. 구속된 B 씨는 경찰 추적이 시작되자 루마니아로 도주를 시도하다가 지난달 22일 인천공항에서 출국 직전 검거됐다. 당시 B 씨가 갖고 있던 노트북 안에는 8000유로(원화 약 1000만 원)이 숨겨져 있었다. 하지만 B 씨는 신용카드 정보를 훔친 수법을 함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를 당한 188명이 서울역과 용산역 무인발권기에서 승차권을 발권한 사실이 확인됐다”며 “발권기에 카드 복제기를 설치해 카드번호와 유효기간, CVC값을 복제하고 피해자가 비밀번호를 누르는 모습을 몰래카메라로 찍은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경찰은 전국 기차역 무인발권기에 신용카드 복제기 설치 점검 등을 요청했다. 경찰 관계자는 “신용카드 복제 범행을 저지른 외국인을 검거하면 루마니아 등 동유럽 국가가 많다”며 “이들 국가가 심각한 경제난에 빠지면서 신용카드 복제 등 국제범죄조직에 많이 가담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정부청사 침입’ 공무원시험 준비생 송모 씨(26)는 인생의 관문을 꼼수로 통과하려다 범죄의 덫에 빠졌다. 경찰 등에 따르면 송 씨는 어릴 적 지방직 공무원인 아버지와 일가친척을 보면서 공직을 꿈꿨다. 2010년 제주 A대학에 입학했지만 서울 유명 대학에 가려고 201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다시 보기로 했다. 경쟁자가 공부할 때 수능의 허점을 살핀 그의 눈에 ‘저(低)시력 수험생 매 교시 일반 수험생 시험시간의 1.5배 부여’라는 규정이 들어왔다. 송 씨는 2010년 8월 광주의 한 대학병원에서 시력검사를 받았다. 첫날 의사는 송 씨가 약시(弱視)가 아니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송 씨는 다음 날 같은 병원의 다른 의사에게 “수능을 준비하고 있다”며 매달린 끝에 약시 진단서를 받아냈다. 송 씨는 그해 광주의 한 장애인학교에서 시각장애인 9명과 수능을 치렀다. 그는 응시시간을 더 받은 것도 모자라 매 교시 종료 후 인터넷에 답안이 올라오는 점을 악용해 시험시간 중 화장실에 가 휴지통에 숨겨둔 휴대전화로 답을 확인했다. 일반 수험생의 시험시간이 더 짧아 이미 답은 공개돼 있었다. 하지만 미처 답안을 확인하지 못한 1교시 언어영역이 5등급에 그쳐 원하는 대학에 불합격했다. 군 복무를 마친 뒤 공무원시험 준비를 시작했다. 지난해 6월 지방직 9급 시험에 응시했지만 불합격했다. 그러자 이번엔 지역인재 7급 시험의 허점을 노렸다. 2010년 받은 약시 진단서를 제출해 지역인재 추천에 필요한 토익과 한국사능력검정시험 시간을 늘렸다. 교직원을 사칭해 공직적격성평가(PSAT) 모의고사 문제지도 훔쳤다. 송 씨의 꼼수 인생은 지난달 26일 정부서울청사 인사혁신처 사무실에 침입해 필기시험 성적과 합격자 명단을 조작한 사실이 발각돼 들통 났다. 공전자기록 변작 등 8개 혐의로 구속된 송 씨는 14일 검찰로 송치됐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4·13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경찰 출신 국회의원 7명이 탄생했다. 19대 국회 때 3명에 비교해 배 이상 늘어나 13만 경찰관은 경찰 조직의 숙원을 그들이 풀어줄지 관심을 갖고 있다. 20대 국회의원에선 새누리당 윤재옥(대구 달서을), 김석기(경북 경주), 이만희(경북 영천 청도), 김한표(경남 거제), 더민주 표창원(경기 용인정), 국민의당 권은희(광주 광산을), 무소속 이철규(강원 동해 삼척) 등 모두 7명이 당선됐다. 윤재옥과 김한표, 권은희 의원은 재선이다. 16대 국회 당시 5명의 경찰 출신 의원보다 많은 숫자다. 법조계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수의 국회의원을 배출했던 경찰 조직은 20대 국회에서 경찰의 숙원 사업이 해결되길 기대하고 있다. 석·박사 과정을 양성하는 경찰대 치안대학원 신설, 은퇴 경찰의 진로를 위한 민간조사업법 제정, 국가와 지자체가 범죄 예방을 위해 협력하는 범죄예방기본법 등이다. 또 해묵은 분쟁인 검경 수사권 갈등 문제에서도 경찰의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기대한다. 경찰청 관계자는 “경찰 조직의 의사를 국회로 전달한 통로가 늘었다”며 “경찰 조직을 잘 아는 만큼 조직 발전을 위해 힘써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반면 다른 경찰 간부는 “의원의 성향과 당도 제각각인데다 조직을 잘 아는 만큼 더 아프게 비판할까 걱정”이라고 했다.박훈상기자 tigermask@donga.com}
정부서울청사 침입, 시험 성적 및 합격자 명단 조작, 모의고사 시험지 절도 그리고 허위 진단서를 이용한 토익(TOEIC) 시험 부정까지, ‘7급 공무원’이 되기 위한 송모 씨(26)의 용의주도한 범행이 계속해서 드러나고 있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구속된 송 씨가 ‘지역인재 7급 공무원시험’ 응시자 추천 자격요건인 토익과 한국사능력검정시험 점수를 얻기 위해 허위로 약시(교정시력 0.16) 진단서를 제출하는 방법으로 시험시간 연장 혜택을 받았다고 12일 밝혔다. 지역인재 7급 공무원시험은 토익 700점과 한국사능력시험 2급 이상을 받아야 해당 대학의 응시자 추천 대상에 오를 수 있다. 경찰에 따르면 송 씨는 지난해 1월 24일 한국사능력시험을 앞두고 한 대학병원에서 약시 진단서를 발급받았다. 그는 진단서를 국사편찬위원회에 제출했고 시험시간을 80분에서 96분으로 늘려주는 혜택을 받았다. 송 씨는 같은 방법으로 토익 독해도 75분에서 90분으로 연장해 치렀다. 이 시험들은 응시자가 약시 등 시력에 문제가 있는 것이 확인되면 시간 연장 혜택을 제공한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아이는 이곳에 오지 말아야 했다. 3월 12일 사망한 지 한 달이 지난 신원영 군(7)이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서울과학수사연구소의 차가운 부검대 위에 눕혀졌다. 키(112.5cm)가 작아 2m 길이의 부검대 절반 남짓밖에 되지 않았다. 한겨울 벌거벗은 몸으로 찬물 학대를 받고 숨진 아이 주변에는 부검용 메스가 놓여 있었다. 밝은 조명이 앙상한 몸을 비췄다. 두 팔로 놀이기구에 매달려 환하게 웃던 신 군의 밝은 표정은 찾기 힘들었다. 시신이 부패한 탓에 얼굴과 몸은 군데군데 검게 변하고 피부가 벗겨져 있었다. 부검을 맡은 김민정 법의관(37)은 신 군의 몸 구석구석을 살피고 메스를 들었다. 사망 원인을 밝히기 위해 메스로 절개해야 했지만 쉽사리 그러지 못했다. 그는 “학대 상처로 얼룩진 몸을 보고 있자니 칼을 대기가 정말 미안했다”고 했다. 아이들은 학대 사실을 입도 뻥긋 못한 채 사망했다. 나이가 어렸고 부모가 무서웠다. 1월 16일 신 군보다 형인 부천 초등생 최모 군(사망 당시 7세)과 2월 3일 누나인 부천 여중생 이모 양(사망 당시 13세)이 먼저 부검대에 눕혀졌다. 법의관은 억울하게 죽은 아이를 대신해 부모의 학대 흔적을 찾았다. 부모의 죄를 물을 결정적 증거였다. 5일 서울 양천구 서울과학수사연구소에서 김 법의관과 양경무 법의관(48)을 만나 부검 감정서에 담지 못한 이야기를 들었다. 김 법의관은 신 군 또래의 아들을 키우는 엄마다. 그는 “아들을 생각하면 원영이가 얼마나 고통스럽고 무서웠을지 짐작이 간다. 어른으로서 정말 미안했다”고 말했다. 신 군의 몸에서는 피하지방 조직층을 찾기 힘들었다. 먹을 것에 욕심낼 나이에 오래 굶주린 탓이다. 부검용 컴퓨터단층촬영(CT)에선 가슴과 팔 부위에서 각기 다른 시기에 외부 충격으로 인한 골절 흔적까지 남아 있었다. 마지막으로 몸 밖으로 꺼낸 장기를 몸속 원래 자리에 넣고 시신을 봉합한다. 김 법의관은 신 군이 좋은 곳으로 가기를 바라며 시신을 깨끗이 닦아주었다. 사연 많은 주검을 매일 대하는 ‘프로’ 법의관에게도 학대 피해 아동을 부검하는 일은 힘들다. 그는 “학대 흔적을 찾아내기 위해 노력하지만 이것만으로 다른 학대가 발생하는 일을 막기 어렵다. 우리 사회가 아동학대에 관심을 가져 더이상 부검실에서 아이들을 만나지 않았으면 한다”고 소망했다. 인면수심(人面獸心) 부모를 벌할 증거를 찾는 일은 법의관의 몫이다. 양 법의관은 최 군을 부검했다. 최 군의 부모는 아들을 마구 때려 숨지게 한 것도 모자라 시신까지 훼손했다. 최 군은 얼굴과 목 일부만 남았다. 아동학대 흔적은 머리나 배에서 흔히 나타나는데 머리엔 없었고 배는 확인할 길이 없었다. 최 군의 억울함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흔적을 찾는 데 주력했다. 그렇게 얼굴과 목에서 작은 멍 자국 10개를 찾았다. 그는 “사라진 나머지 몸에 더 많은 학대 흔적이 분명 남았을 것”이라며 “부검할 땐 중립을 지켰지만 피의자 신문조서를 읽으면서 가슴이 짠하고 화가 났다”고 했다. 어린이 사망은 희소 질병이거나 사인 불명인 경우가 많다. 부모가 악어의 눈물을 흘리며 사고사로 위장하기도 한다. 이날 만난 법의관들은 어린이 사망을 전문적으로 다루기 위해 대한법의학회에서 ‘소아사망 워킹그룹’으로 활동하고 있다. 양 법의관은 “오랜 기간 시신을 부검하면서 사람은 살아 있는 것만으로 아름답더라”라며 “순수함으로 우리에게 기쁨을 주는 아이들은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답고 그만큼 그들의 죽음이 안타깝다”고 했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금융기관 이용자의 개인정보 수천 건이 해외 범죄조직에 넘어가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초까지 시중은행 공인인증서 등 개인정보 7000건가량이 홍콩에 있는 범죄조직에 유출됐다고 11일 밝혔다. 중복된 개인정보를 감안하면 약 4800명의 정보가 넘어간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번 개인정보 유출에는 ‘파밍(Pharming)’ 수법이 동원됐다. 파밍은 사이트에 접속하는 불특정 다수의 개인 PC에 악성코드를 심어놓고 피해자가 은행 사이트에 접속하면 비슷한 형태의 가짜 사이트로 유도하는 것이다. 악성코드가 숨겨져 있어도 겉으로 표시가 나지 않아 일반 이용자는 감염 여부를 확인하기 어렵다. 피해자가 가짜 은행 사이트에 들어가 개인정보와 공인인증서 번호 등을 입력하면 그대로 유출되는 것이다. 실제 일부 피해자는 계좌 비밀번호와 공인인증서 등을 입력했다가 계좌에서 돈이 빠져나가는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정확한 피해 규모를 확인하고 있다”며 “국제 공조수사와 인터넷주소(IP주소) 추적을 통해 범죄조직을 쫓고 있다”고 말했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정부서울청사 침입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올해 초 사설학원에서 치러진 공직적격성평가(PSAT) 모의고사 응시자까지 수사하기로 했다. 일부 대학은 PSAT 모의고사 결과를 바탕으로 ‘지역인재 7급 공무원시험’ 응시자를 자체 선발했다. 사실상 공무원시험의 한 단계인 셈이다. 11일 경찰청 특수수사과에 따르면 구속된 송모 씨(26)는 1월 10일 서울 M학원에서 모의고사 답안지와 문제지를 훔쳤고, 같은 달 23일 치러진 모의고사에서 277명 중 2등을 기록했다. 이어 제주 A대학은 송 씨를 공무원시험 응시자로 선발했다. 조사 결과 M학원 모의고사를 활용한 대학은 모두 5곳으로 응시자는 총 107명이다. 경찰은 송 씨가 훔친 시험지를 다른 응시생과 공유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응시생과 필기합격자 중 송 씨와 통화기록이 있거나 모의고사와 실제 필기시험 성적 차이가 큰 사람이 있는지 보강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결과에 따라 지역인재 공무원시험의 신뢰성이 크게 흔들릴 수도 있다. 인사처 관계자는 “자율성을 유지하면서 신뢰도를 높이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박훈상 tigermask@donga.com·황태호 기자}
정부서울청사에 침입한 공무원시험 응시생 송모 씨(26)가 ‘예선전’ 격인 지역응시자 선발시험부터 치밀하고 대담하게 부정을 저지른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송 씨가 대학 응시자 선발시험에 사용된 공직적격성평가(PSAT) 모의고사 문제지를 훔치기 위해 교직원이라 사칭했다고 10일 밝혔다. 지역인재 7급 공무원 시험은 각 대학의 추천을 받아야 응시할 수 있는데, 송 씨가 다닌 제주 A대학은 PSAT 모의고사 결과로 최종 응시자를 선발했다. 경찰에 따르면 송 씨는 1월 초 시험을 앞두고 인터넷에서 모의고사를 출제하는 5개 사설 학원을 찾아냈다. A대학이 어느 학원의 문제지를 쓰는지 몰랐던 송 씨는 5개 학원에 모두 전화해 “A대 교직원인데 우리 학교 학생이 시험에 많이 합격해야 한다”며 운을 띄웠다. 그중 서울 M학원 측이 “모의고사 실시 후 각종 통계를 제공하겠다”고 답하자 송 씨는 1월 8일 M학원을 찾아가 문제지와 답안지가 보관된 위치를 사전 답사했다. 그리고 이틀 뒤 점심시간에 직원이 자리를 비운 틈을 타 문제지 1부와 정답지 2부를 훔쳤다. 학원은 시험지를 포장하지 않고 매수를 확인하지도 않아 도난당한 사실을 몰랐다. 송 씨는 훔친 시험지를 참고해 같은 달 23일 모의고사에서 A대학 1등에 올라 결국 추천을 받았다. 경찰은 2월 28일부터 이달 1일까지 5차례 청사에 침입해 공무원 필기시험 결과를 조작한 혐의(공전자기록 변작 등)로 구속된 송 씨를 기소 의견으로 늦어도 14일경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인사혁신처에 제출한 학과 성적과 TOEIC, 한국사능력검정시험 등은 조작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정부서울청사에 침입해 공무원시험 필기 합격자 명단을 조작한 송모 씨(26)가 다니던 대학이 자체 실시한 응시자 선발시험의 문제지까지 훔친 사실이 추가로 확인됐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8일 “송 씨가 ‘2016년 국가직 지역인재 7급 공무원 선발시험’ 응시자로 선발되기 위해 1월 초 서울 관악구의 한 사설 공무원시험 학원에 들어가 문제지 1부와 답안지 2부를 훔쳤다’고 자백했다”고 밝혔다. 지역인재 7급 공무원 시험에는 지방의 각 대학이 추천한 인원만 응시할 수 있다. 응시 자격은 평균 학점이 학과 상위 10% 이내이고 영어와 한국사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성적을 받아야 한다. 이어 대학 자체적으로 국내외 경진대회나 입상경력, 봉사활동 등을 참고하거나 공직적격성평가(PSAT) 모의고사 결과로 최종 응시자를 선발한다. 송 씨가 다니던 대학은 1월 23일 교내에서 PSAT 모의고사를 치렀다. 앞서 송 씨는 1월 8∼10일 모의고사를 출제하는 사설 학원에 들어가 문제지와 답안지를 훔쳤다. 그리고 이 시험에서 평균 81점을 얻었다. 송 씨는 지난달 5일 치러진 실제 공무원시험 필기시험에서는 45점을 받았다. 경찰은 송 씨를 상대로 훔친 시험지를 이용해 어떻게 모의고사 성적을 조작했는지 확인할 계획이다. 박훈상 tigermask@donga.com / 제주=임재영 기자}
정부서울청사에 침입해 공무원시험 필기합격자 명단을 조작한 송모 씨(27)가 다니던 대학에서 자체 실시한 응시자 선발시험의 문제지까지 훔친 사실이 추가로 확인됐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8일 “송 씨가 ‘2016년 국가직 지역인재 7급 공무원 선발시험’ 응시자로 선발되기 위해 1월 초 서울 관악구의 한 사설 공무원시험 학원에 들어가 문제지 1부와 답안지 2부를 훔쳤다‘고 자백했다”고 밝혔다. 지역인재 7급 공무원 시험에는 지방의 각 대학이 추천한 인원만 응시할 수 있다. 응시 자격은 평균학점이 학과 상위 10% 이내이고 영어와 한국사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성적을 받아야 한다. 이어 대학 자체적으로 국내외 경진대회나 입상경력, 봉사활동 등을 참고하거나 공직적격성평가(PSAT) 모의고사 결과로 최종 응시자를 선발한다. 송 씨가 다니던 대학은 1월 23일 교내에서 PSAT 모의고사를 치렀다. 앞서 송 씨는 1월 8~10일 모의고사를 출제하는 사설학원에 들어가 문제지와 답안지를 훔쳤다. 그리고 이 시험에서 평균 81점을 얻었다. 송 씨는 지난달 5일 치러진 실제 공무원시험 필기시험에서는 45점을 받았다. 경찰은 송 씨를 상대로 훔친 시험지를 이용해 어떻게 모의고사 성적을 조작했는지 확인할 계획이다. 공무원시험 응시자격을 부여하는 대학 내 선발과정에 허점이 드러나면서 숨은 인재를 뽑겠다는 지역인재 공무원 시험의 취지가 흔들리고 있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인사혁신처가 경찰에 사건 수사를 의뢰한 1일 피의자 송모 씨(26)가 정부서울청사에 다시 침입한 사실이 추가로 확인됐다. 경찰 수사 과정에서 인사처가 송 씨의 침입 경위를 일부 은폐하려 한 정황도 드러났다. 7일 경찰청 특수수사과에 따르면 송 씨는 지난달 26일 공무원시험 필기 합격자 명단과 성적을 조작하고 6일이 지난 이달 1일 정부청사에 다시 들어갔다. 송 씨는 이날 오후 5시 반부터 10시 25분까지 5시간가량 청사에 머물렀다. 사이버국가고시센터 홈페이지에 ‘서류전형 합격자 재공고’가 올라오자 자신의 범행이 드러난 줄 알고 현장 확인을 위해 다시 들어간 것이다. 이날 인사처는 오후 4시경 경찰에 외부인 침입 사실을 알렸다. 경찰은 오후 9시경 현장검증을 위해 청사로 출동했다. 그러나 수사 의뢰까지 했는데도 불구하고 청사 보안이 강화되지 않은 탓에 경찰과 송 씨가 청사 안에 함께 머무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인사처는 수사 의뢰 전 폐쇄회로(CC)TV를 통해 외부 침입자가 채용관리과 출입문 옆에 적힌 비밀번호를 확인하고 디지털 도어록을 연 사실을 파악했다. 그러나 수사 의뢰 당시 이런 내용을 경찰에 알리지 않았다. 1일 행정자치부 청사관리과는 비밀번호 삭제를 지시했다. 이에 따라 건물 내 30여 개 사무실 입구에 적힌 비밀번호가 모두 지워졌다. 행자부 관계자는 “(인사처의) 수사 의뢰는 1일 오전이며 이후 보안 차원에서 비밀번호 삭제가 이뤄졌다. 하지만 채용관리과 사무실 비밀번호는 이미 없었다”고 주장했다. 사건이 발생한 사무실 비밀번호가 경찰의 현장 조사 전 사라지면서 경찰은 한동안 내부 조력자 유무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진행해야 했다. 게다가 인사처는 경찰에 “외부에 알리지 말아 달라”는 의견을 전한 것으로 알려져 부실한 보안 실태를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까지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송 씨는 허술한 보안 실태를 노려 청사를 제 집처럼 들어가 활보했다. 처음엔 2월 28일 일요일 오후 5시 반경 후문 민원실에서 외출·외박 후 복귀하는 청사경비대 소속 의무경찰들 사이에 섞여 본관으로 들어갔다. 이후 세 차례나 체력단련장에 들어가 신분증을 훔치고, 지난달 24일엔 인사처 당직자에게 동료 직원인 것처럼 속이고 사무실 열쇠꾸러미를 넘겨받기도 했다. 송 씨는 청사 안에서 슬리퍼를 신고 다니며 직원처럼 행동했다. 송 씨가 접근한 채용관리과 두 대의 PC에 부팅 단계의 CMOS 암호와 문서 암호가 걸려 있지 않은 것도 확인됐다. 송 씨의 단독 범행으로 결론 내린 경찰은 다음 주 초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정부서울청사에 침입해 공무원시험 필기 합격자 명단을 조작한 송모 씨(26)는 인사혁신처 사무실 입구에 적힌 비밀번호를 이용해 출입문 도어록을 연 것으로 알려졌다. 매일 오전 청소원이나 음료 배달원 등의 출입을 위해 적어놓은 비밀번호를 이용한 것이다. 이렇게 사무실에 들어간 송 씨는 9시간 가까이 머물며 합격자 명단을 조작했다. 또 2월 28일 처음으로 정부청사에 침입한 송 씨는 2차례에 걸쳐 공무원 신분증을 훔친 것으로 전해졌다. 1차 출입 시도 때 훔친 신분증이 분실 신고가 돼 있어 경보음이 울리자 그대로 돌아간 뒤 다시 신분증을 훔쳐 출입한 것이다. 송 씨가 한 달에 걸쳐 정부청사를 휘젓고 다녔지만 그는 단 한 번도 제지받지 않았다. 정부청사 내 보안 시스템과 인식에 심각한 문제가 드러난 것이다. 만약 외부인이 정부 행정전산망 해킹을 목적으로 침입했다면 큰 혼란이 발생할 수도 있었다.○ 허무하게 열린 도어록 6일 행정자치부와 인사처, 경찰청에 따르면 송 씨의 침입 과정이 대부분 확인되면서 관련 기관들은 “내부 조력자 없이 단독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처음 내부 조력자의 존재를 의심케 했던 사무실 도어록 해제 과정은 황당했다. 유산균 음료 배달원이나 청소원 등이 직원 출근 전 사무실에 출입할 수 있도록 출입문에 적어놓은 비밀번호가 있었던 것이다. 비밀번호를 누가 적어놓았는지는 파악되지 않았다. 송 씨는 사전답사 과정에서 이를 미리 확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청사에 들어갈 때에는 허술한 보안 시스템을 악용했다. 16층 인사처 사무실을 가기 위해선 총 3단계의 보안 시스템을 거쳐야 한다. 하지만 청사를 둘러싼 외부 철문을 진입할 때에는 별도의 본인 확인 절차가 없다. 다른 사람의 신분증을 이용해 들어와도 이를 접촉하면 자동으로 회전문(정문)이나 스피드게이트(후문)가 열리는 구조다. 이번 사건이 외부에 알려지기 전까지 정부청사에서 세종문화회관 뒤편으로 이어지는 후문은 경비원에게 신분증만 보여주면 출입할 수 있었다. 이후 X선 보안검색대를 거칠 때에도 별도의 본인 확인 절차가 없다. 송 씨가 출입증 3개를 훔쳤다고 진술한 정부청사 1층 체력단련장도 이런 허술한 시스템을 이용해 잠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점심시간 등 직원의 출입이 많을 때 후문을 이용해 송 씨가 들어갔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송 씨는 체력단련장에서 1차로 훔친 신분증이 분실 신고돼 스피드게이트에서 ‘삐삐’ 하는 경보음이 나자 되돌아갔다. 이어 다시 청사를 방문해 다른 신분증을 훔친 것으로 파악됐다. 만약 이때 제대로 확인했다면 송 씨를 적발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경보음만 울릴 뿐 스피드게이트 상단 모니터에 분실 여부가 나타나지 않아 경비원으로부터 별다른 확인을 받지 않았다. ○ 비번 해제 프로그램으로 PC 접근 일단 사무실에 진입한 뒤에는 모든 게 일사천리였다. 채용관리과 사무실로 들어간 송 씨는 사무실 내 두 대의 PC에 접속해 본격적으로 조작을 시작했다. 지난달 24일 오후 11시 35∼58분과 26일 오후 9시 2분∼27일 오전 5시 35분에는 A 주무관의 PC를, 27일 오전 2시 2분∼5시 14분에는 같은 업무를 하는 B 사무관의 PC를 사용한 것으로 접속 기록 확인 결과 나타났다. 송 씨는 PC에 저장된 합격자 명단 문서에 자신의 이름을 추가하고 45점으로 불합격권이던 자신의 점수도 합격이 확실한 75점으로 고쳤다. PC의 윈도 운영체제(OS)에는 비밀번호가 걸려 있었지만 인터넷을 통해 습득한 방법으로 이를 무력화했다. 리눅스로 추정되는 운영체제를 휴대용 저장장치(USB메모리)에 담아 PC에 꽂아 부팅했고 이 과정에서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내려받은 ‘윈도 비밀번호 초기화 프로그램’을 이용해 PC를 이용한 것으로 경찰은 추정하고 있다. 경찰도 송 씨 진술과 같은 방식으로 시연해 비밀번호 해제가 이뤄지는 걸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송 씨의 행각은 월요일인 지난달 28일 B 사무관이 자신의 PC에 비밀번호가 걸려 있지 않은 점을 발견하면서 확인됐다. 인사처는 “제주지역 합격자 수가 1명 늘어난 점을 발견하고 광학식문자판독기(OCR) 형식의 원본 파일과 합격자 명단을 대조해 조작 사실을 파악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송 씨는 공전자기록 등 변작 혐의 등으로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성창호 영장전담부장판사는 “범죄사실 소명이 있고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송충현 balgun@donga.com·박훈상·황태호 기자}

‘누군가 나를 지켜본다?’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에 나오는 ‘빅 브러더’가 우리나라에도 존재하는 것일까. 최근 정부와 수사기관이 쉽게 내 개인정보를 들여다볼지 모른다는 공포감이 일반 시민들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실제로 미래창조과학부의 ‘통신제한 및 통신사실확인자료 제공 현황’을 분석한 결과 2000년 16만485건이던 통신자료 청구건수(전화번호 수 기준)는 2014년 1296만7456건으로 무려 80배 증가했다. ‘통신자료’는 가입자의 이름 주민등록번호 주소 전화번호 등 인적정보로 검찰 경찰 국가정보원 등 수사기관이 이동통신사에 요청할 경우 제공하고 있다. 언제 전화를 걸었는지, 누구에게 걸었는지, 위치정보 등 법원 영장이 필요한 ‘통신사실확인자료’와는 구별된다. 하지만 이 또한 귀중한 정보라 논란이 되고 있다.○ ‘1인 1폰’ 시대 예측 못한 통신법 통신자료 요청이 크게 증가한 것은 과거 법을 만들 때 상상할 수 없었던 기술 변화가 일어났기 때문이다. 유선전화 하나를 가족 전체가 쓰던 시대에 만들어진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르면 통신자료는 쉽게 얻을 수 있다. 2000년대 들어서면서 이동전화 가입자가 매년 증가하다 2012년에는 5200만 명을 돌파해 ‘1인 1폰’ 시대가 열렸지만 법은 그대로다. 결국 개개인이 쥔 휴대전화로 인해 수사기관들의 편의가 크게 좋아졌다. 이동통신사에 요청하는 것만으로 개인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초적인 정보라고 우습게 볼 수 없다.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촘촘히 연결되어 있는 한국 사회에서 이름 주민등록번호 주소 전화번호를 이용해 추가로 얻을 수 있는 정보는 많다. 이런 기본 정보가 일종의 ‘마스터 키’ 역할을 하고 있는데도 문제의식은 없다. 요청 기관별로 나눠 보면 특히 경찰의 요청 건수가 2012년 275만5250건, 2013년 623만617건, 2014년 837만1613건으로 눈에 띈다. 2014년 기준으로 경찰이 64%로 가장 많고 검찰(33%), 기타(2%), 국정원(1%) 순이었다. ○ “금융사기·살인범 어떻게 잡으라고” 경찰 반발 경찰은 “수사상 꼭 필요하다”고 항변한다. 스마트폰 사용이 일반화되면서 강력, 지능, 아동범죄 등 각종 범죄 수사에서 신속한 수사 대상자 파악을 위해 통신자료가 꼭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통신자료는 특정 전화번호 가입자가 누구인지 확인하는 것에 불과해 통신비밀을 침해하는 정보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가령 대출사기 피해와 같은 금융사고가 발생하면 경찰은 우선 통신자료 제공 요청을 통해 대출사기에 이용된 전화번호 가입자를 확인한다. 명의자와 실사용자가 다른 ‘대포폰’으로 확인되면 실제 사용자를 찾아내기 위해 법원의 허가를 받아 범행 전후 1개월간 통화 기록을 받는다. 이 과정에서 전화번호를 수천 개씩 한꺼번에 요청하기도 한다. 강력범죄처럼 전화번호가 없으면 사건 발생지를 관할하는 기지국을 경유한 전화번호를 확인하기 위해 많게는 수만 건씩 한꺼번에 요청할 때도 있다. 경찰은 제공받은 통신자료를 임의로 축적하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을 이용해 통신사로부터 정보를 제공받고, 받은 파일은 2주가 지나면 자동 삭제된다. 지난해 11월 19대 국회에서도 이 같은 문제점을 지적하며 유승희 의원이 ‘통신자료 과다 열람 규제법’을 대표 발의했다. 열람 주체를 사법경찰관으로 한정하고 명백하게 국가 안보에 위해를 가할 때만 열람토록 하자는 내용이었다. 현재는 ‘기타 기관’으로 관세청, 식품의약품안전처, 고용노동부, 법무부 등도 볼 수 있다. 하지만 득실이 있다는 이유로 통과되진 못했다.○ “집회 시위 이후 왜 집중됐나” 우려는 여전 이런 통신자료 수시 요청에 대해 국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군사주의 정권에서 수사기관이 전화를 감청한 기억이 있기 때문에 손쉽게 개인정보를 열람할 수 있다는 사실에 거부감을 느끼는 것이다. 스마트폰이 늘어난 것으로만 이유를 돌리기엔 특정 시기에 요청 건수가 급증한 것 역시 시민들의 의심을 사고 있다. 2012년 대선, 2013년 국정원 대선 개입, 2014년 세월호 참사 등 주요 집회 시위가 이어지는 시기에 발맞추어 통신자료 요청 건수가 급증했다. 진보 시민단체들은 “단지 시위 현장에 있다는 것만으로 경찰에 노출될 수 있다는 불안감을 준다”고 말한다.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면 당사자에게는 정보 제공 사실을 알려주지 않는 이동통신사의 관행도 우려를 산다. 인적사항이 열람되었는지 확인하려는 사람들이 최근 대폭 늘었지만 과정은 여전히 어렵고 힘들다. KT는 3일, SK텔레콤은 1주일 이상이 걸린다. 열람을 한 사실은 알아도 이유란에는 ‘비공개’로 써 있는 경우가 많다. 수사상 이유라는 단서만 달면 본인은 구체적인 이유를 알 수 없는 셈이다.노지현 isityou@donga.com·박훈상 기자}
일반인에 의해 정부서울청사 보안이 뚫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2년 10월 60대 남성이 가짜 공무원 신분증을 이용해 정부서울청사에 들어간 뒤 당시 18층 교육과학기술부 사무실에 불을 지르고 투신해 숨졌다. 이 사건 후 정부는 공공청사의 보안을 대대적으로 강화했다. 신분증 발급 때 신원 확인 절차가 매우 까다로워졌고 청사 출입 때 소지품 검사도 엄격해졌다. 그러나 4년도 안 돼 같은 정부서울청사가 평범한 대학생에 의해 또 뚫린 것이다.○ 세종청사 이전 혼란 틈타 범행 지난달 26일 오후 9시 정부서울청사 16층. 한 남성이 적막한 토요일 밤의 인사혁신처 인재개발국 채용관리과 사무실을 조용히 살피고 있었다. 그는 책상에 놓인 명패의 이름과 직함을 하나씩 확인했다. 같은 달 5일 국가직 지역인재 7급 공무원 필기시험에 응시한 송모 씨(26)였다. 송 씨는 미리 정부서울청사 체력단련장에서 훔친 출입증을 이용해 1층 보안게이트를 통과한 뒤 16층까지 별다른 제지 없이 올라왔다. 5일 인사처와 경찰청에 따르면 송 씨는 사전에 인사처 홈페이지에 나온 조직도에서 공무원 공채시험 담당자를 확인했다. 이 때문에 ‘범행 대상’이 될 담당자의 PC도 단번에 찾아냈다. 그는 책상에 놓인 컴퓨터에 휴대용 저장장치(USB메모리)를 연결했다. 메모리에는 리눅스 운영체제(OS)가 담겨 있었다. 정부청사의 PC에 설정된 비밀번호는 윈도 운영체제에서만 적용된다는 것을 악용해 새로운 운영체제로 접속을 시도한 것이다. 이렇게 하면 PC는 사용자에게 운영체제 선택을 묻는데 이때 리눅스를 선택하면 기존 비밀번호는 무용지물이 된다. 이렇게 PC에 접속한 송 씨는 7급 필기시험 합격자가 담긴 파일을 찾아 합격자 명단에 자신의 이름을 추가했다. 송 씨의 침입 ‘흔적’은 4일 뒤에야 발견됐다. 담당자인 A 씨는 월요일인 28일 출근해 비밀번호가 해제돼 있는 것을 발견했지만 이달 정부세종청사 이전을 앞두고 이사 작업이 한창이라 단순한 전산 오류인 줄 알았다. 다음 날인 화요일에는 건강검진을 위해 휴가를 냈다. 같은 달 30일 다시 출근해 필기합격자 명단을 확인하던 A 씨는 합격자가 한 명 늘어난 것을 확인해 상부에 보고했고 인사처는 1일 경찰에 신고했다.○ 침입 사건 확인됐는데도 여전히 보안 허술 경찰은 송 씨가 26일 이전에도 훔친 신분증으로 주로 야간에 5차례 정도 정부서울청사 침입을 시도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지난달 필기시험 전에는 문제지를 훔치기 위해 침입을 시도했고 이에 실패하자 아예 성적을 조작하는 쪽으로 마음을 바꾼 것이다. 사실상 송 씨가 정부청사를 휘젓고 다닌 셈이다. 이 때문에 정부청사의 보안 관리에 중대한 허점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원래는 출입증과 실제 얼굴을 확인하는 게 원칙이지만 사진과 얼굴이 다른 경우가 많아 유명무실하다”며 “출입 인원이 많다고 관리를 허술하게 하면 안 되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구멍이 생겼다”고 말했다. 정부는 뒤늦게 청사 보안을 강화하고 보안 및 방호 전반에 대한 점검을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PC 보안 문제도 보안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 보완할 계획이다. 인사처는 사전에 명단 조작 사실을 확인한 만큼 6일 발표하는 필기시험 합격자 명단에는 이상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송 씨가 훔친 신분증을 이용했는데도 4, 5일 신분증과 소지자 얼굴을 확인하는 절차는 거의 없었다.송충현 balgun@donga.com·박훈상·황태호 기자}
한 대학생이 훔친 공무원 신분증으로 정부서울청사에 들어가 자신이 응시한 7급 공무원시험 필기합격자 명단을 조작한 사실이 드러났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5일 제주 모 대학 졸업예정자 송모 씨(26)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송 씨는 지난달 2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인사혁신처 사무실에 침입해 ‘2016년 국가공무원 지역인재 7급 공무원 필기시험’ 합격자 명단을 조작한 혐의(현주건조물 침입 등)를 받고 있다. 그는 지난달 5일 필기시험 직전에도 문제지를 빼내려 하는 등 5, 6차례에 걸쳐 청사에 들어갔다. 경찰에 따르면 송 씨는 청사 내 체력단련장 탈의실에 들어가 공무원 신분증 3개 정도를 훔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인사처 인재개발국 채용관리과 사무실에 침입해 리눅스 운영체제(OS)가 담긴 휴대용 저장장치(USB메모리)로 담당자 PC에 접속했다. 윈도가 아닌 새로운 운영체제를 연결하면 비밀번호 확인절차 없이 PC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인사처는 1일 필기시험 합격자 재검토 과정에서 1명이 늘어난 사실을 확인하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인사처는 6일 발표 예정인 필기합격자 명단에는 이상이 없다고 밝혔다.박훈상 tigermask@donga.com·송충현 기자}

“역삼 순마(순찰차) 신고가 있으니 순마 번호 지정하라.” “12호 순마 지정하겠다.” 지난달 30일 밤 서울 강남경찰서 역삼지구대는 소나기 내리듯 떨어지는 112신고를 처리하느라 바빴다. 지구대 직원들은 오른쪽 귀에 무전기를 대고 눈으로 상황판을 주시하고 있었다. 오후 10시 43분경 지구대에 “집 앞에 서 있는 스쿠터를 치워 달라”는 코드2(비긴급) 출동신고가 떨어졌다. 순찰 중이던 정선익 경장(39)과 이수민 순경(28)은 부리나케 달려 3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다. 신고한 모녀는 “스쿠터 때문에 주차를 할 수 없다”며 빨리 치워 달라고 했다. 여자 2명이 스쿠터를 충분히 밀어서 옮길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중년 여성은 “장정이 멀뚱히 서서 뭐하고 있느냐. 빨리 치워 달라”고 팔짱을 끼고 소리쳤다. 경찰이 스쿠터를 미는 중에도 무전기로 출동 지령이 계속 떨어졌다. 정 경장은 “코드2 신고를 처리하다가 중요한 사건에 출동이 늦어지는 일이 다반사”라고 토로했다. 이날 밤 본보 취재진이 동행하는 동안 “밀린 임금을 받아 달라”, “복도에서 쿵쿵 소리가 난다” 등 코드2 신고가 줄을 이었다. 코드2 신고를 처리하느라 코드1(긴급) 현장에 늦게 도착해 20대 여성이 아버지 손에 목숨을 잃을 뻔한 사건도 있었다. 지난해 6월 20일 이모 씨(50)는 경찰에 “이혼 문제로 갈등을 빚은 남편이 술에 취해 가족을 죽인다고 위협하고 있다. 집에 큰딸만 있는데 문을 안 열어 준다”고 다급한 목소리로 신고했다. 남편은 부엌칼로 딸을 위협하고 있었다. 코드1 지령이 떨어졌지만 관할 지구대 순찰차는 불법 주차 신고를 처리하느라 출동하지 못했다. 다른 순찰차는 다른 코드1 가정폭력 신고 사건을 처리 중이었다. 결국 신고 접수 후 9분이 지나 인근 지구대 순찰차가 현장에 도착했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 특공대까지 출동하는 긴박한 순간에 정작 지구대 순찰차가 출동을 못 했다”며 “다행히 남편이 스스로 집밖으로 나오면서 끔찍한 일이 벌어지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경찰청은 긴박한 사건 현장에 출동하지 못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12신고 출동 체계를 개선한다고 31일 밝혔다. 2009년부터 긴급한 정도에 따라 코드1, 코드2, 코드3(비출동)까지 3단계로 구분했지만 현장 도착 시간은 큰 차가 없었다. 경찰청 관계자는 “한정된 인력과 장비를 긴급 신고에 집중하면서 범죄 대응력을 키우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112신고 출동 단계를 코드0, 1(긴급), 코드2, 3(비긴급), 코드4(비출동)까지 5단계로 세분했다. 코드0, 1은 최단 시간 내에 출동한다. 코드0은 “여자가 강제로 차에 납치됐다”와 같은 강력 범죄 현행범 신고로 지방청 112종합상황실에서 상황을 챙기고 필요하면 통화 도중 출동 지시를 내린다. 코드1은 생명과 신체가 위험에 빠졌거나 현행범을 목격했을 경우다. 비긴급 신고인 코드2, 3으로 분류되면 알림 문자를 발송하고 긴급 신고를 처리한 뒤 출동한다. 잠재적 위험이나 범죄 예방 등이 필요한 상황이 코드2에 해당된다. “언제인지 모르지만 금반지가 사라졌다”와 같은 수사 상담이 필요한 코드3은 최대 12시간까지 출동 시간을 연장한다. 민원·상담 신고인 코드4는 해당 기관과 연결해 주기로 했다. 112신고 체계 개선의 성공 여부는 시민 협조에 달려 있다. 112신고 출동 건수는 2011년 711만6764건에서 지난해 1071만9174건으로 크게 증가했다. 이 중 비긴급 출동 신고가 856만8946건으로 79.9%다. 하지만 경찰청이 3월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시민들은 가장 큰 불만으로 현장 지연 도착을 꼽고 5분 이내에 무조건 도착해야 한다고 답했다. 반면 영국에서는 비긴급 신고에 대해 최대 48시간까지 출동 시간을 연장한다. 김항곤 경찰청 생활안전과장은 “신고자의 신고가 비긴급으로 분류돼 경찰 출동이 늦어진다면 이는 진짜 위급한 시민을 구하기 위해서니 이해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박훈상 tigermask@donga.com·이호재 기자}
영구장해를 입었다고 속인 뒤 부당하게 보험금을 타낸 정황이 포착돼 경찰 수사 대상에 오른 전현직 군인이 800명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청은 2008년부터 2015년 말까지 영구후유장해 진단서로 보험금을 받은 육군 특수전사령부(특전사) 전현직 군인 852명을 대상으로 보험사기 여부를 확인 중이라고 31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은 특전사 출신 브로커와 짜고 부대 밖에서 다친 걸 훈련 중 다쳤다고 조작하거나 검사 때 일부러 팔이 펴지지 않는 척 연기했다”며 “적게는 수백 만 원, 많게는 억대의 보험금을 받아 챙겼다”고 말했다. 이와 별도로 부산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같은 방식으로 보험금을 타낸 혐의(사기)로 특전사 부사관 출신 강모 씨(27) 등 전현직 군인 10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또 황모 씨(27) 등 브로커 6명도 불구속 입건했다. 현재까지 부산경찰청이 확인한 보험사기 피해액은 200억 원에 가깝다. 이에 따라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부산경찰청의 보험사기 사건을 통합해 수사하기로 했다. 또 특전사 뿐 아니라 다른 부대에 대해서도 수사 확대 여부를 검토 중이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올해 열아홉 살인 1997년생의 일기장에는 다사다난(多事多難)한 국가적 사건이 기록돼 있다. 1997년 세상에 태어났더니 외환위기가 터졌다. 부모님이 금 모으기 운동에 돌반지를 기증한 탓에 돌반지 없는 97년생이 흔하다. 2009년 초등학교 6학년 때 신종인플루엔자A(H1N1)가 유행해 수학여행이 대거 취소됐다. 2014년 4월엔 세월호가 침몰하면서 동갑내기 단원고 학생 250명의 안타까운 죽음과 실종을 목격했다. 지난해는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로 악조건 속에서 대학입시를 준비해야 했다. 2주 앞으로 다가온 4·13총선에서 1997년생(1월 1일∼4월 14일 출생)이 생애 첫 투표를 한다. 동아일보 취재팀은 25일부터 30일까지 4·13총선을 주제로 첫 투표권 행사를 앞둔 1997년생 100명을 인터뷰했다. 이들은 대학 입학과 동시에 취업을 걱정하고 세기의 바둑 대결에서 인간을 이긴 알파고를 보면서 남은 일자리마저 사라질지 모른다는 불안에 떨고 있다. 그럼에도 투표로 세상을 바꿔보겠다며 불운과 고난을 이겨낸 ‘극복 세대’로 불러 달라고 했다. 약 20만 명으로 추정되는 1997년생 첫 투표자들을 다 대변할 순 없지만 그 세대가 이번 선거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는 가늠할 수 있었다. 97년생은 존재감을 투표로 알리겠다는 각오가 강했다. 응답자 100명 중 87명이 투표 의사를 밝혔다. 2012년 19대 총선에서 19세 유권자 중 47.2%가 투표에 참여한 것에 비하면 높은 수치다. 서울대 임모 씨는 “우리 또래는 세월호 사건을 겪으면서 행동해야 세상을 바꿀 수 있음을 깨달았다”며 “청년 투표율이 높지 않으면 정당은 계속 우리를 무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균관대 강창현 씨는 “대학생을 위한 공약을 찾을 수 없어 무효표를 던지러 투표장에 가겠다”며 “투표율을 높여야 우리를 의식하고 나은 정치를 할 것 같다”고 했다. 97년생은 투표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믿음이 컸다. 민주주의를 존중하는 건강한 시민의식과 벼랑 끝에 놓였다는 절박함이 공존했다. 서강대 최순호 씨는 “다 포기하는 ‘N포세대’(수학에서 부정수를 뜻하는 ‘n’에서 따와 결혼 취업 등 여러가지를 포기한 세대를 뜻함)로 불리는 우리지만 선거마저 포기할 수 없다”며 “생애 첫 투표, 첫 시작을 잘하면 세상을 바꾸는 ‘극복 세대’가 될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한국정치학회장인 강원택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1997년생은 외환위기와 세월호 침몰, 메르스 사태를 겪으면서 국가와 정치를 고민하게 됐다”며 “이를 어떻게 변화시킬지에 대한 고민이 많아 투표에도 많이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후보자 선택 기준은 능력보다 청렴을 택했다. 투표 선택 기준은 청렴한 후보(36명)가 가장 많고 능력 있는 후보(30명), 후보자의 정당(12명) 등의 순이었다. 청렴한 후보를 택한 데는 권력층의 비리와 ‘금수저 세습’을 향한 분노가 크게 작용했다. 인하대 박진성 씨는 “후보자의 공약과 스펙이 훌륭해도 당선되고 나면 제대로 일하지 않았다”며 “자기 욕심 없이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고 국민을 위해 일하는 깨끗한 후보를 찍겠다”고 말했다. 경제위기를 타개할 수 있다면 후보자의 흠결을 눈감아 줄 수 있다는 답도 많았다. 여기에 청렴성은 이미 포기한 지 오래라는 냉소도 녹아 있다. 중앙대 박웅빈 씨는 “이젠 국민을 먹여 살릴 수 있는 능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19대 국회는 각종 민생법안 처리를 외면하고 정쟁에만 몰두한 역대 가장 무능한 국회로 불린다. 97년생의 국회를 향한 분노도 상당했다. 서울대 김민준 씨는 “정당 당론은 정해져 있고 각 정당의 힘 있는 사람들의 주장이 그 정당의 당론이 되는 것 같다”며 “무조건 상대 정당에서 나온 의견은 반대하고 발목을 잡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20대 국회를 향한 당부와 부탁도 많았다. 청춘을 위한 정책 고민 없이 청춘을 마케팅 수단으로 삼는 정당에 대해선 따끔하게 비판했다. 성균관대 설모 씨는 “어린 나이를 무기로 앞세운 청년 정치인을 보고 싶지 않다”며 “젊다면 새로운 어젠다를 제시해야지 이미지에만 호소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개인의 ‘노오력(노력)’ 부족 탓으로 돌리는 기성 정당도 비판했다. 고려대 이해랑 씨는 “‘아프니까 청춘이다’ 같은 무책임한 말만 하지 말아 달라”며 “행복한 청춘 만들기는 국가의 일이니 청년 개인의 노력 문제로 치부하지 말아 달라”고 말했다.박훈상 tigermask@donga.com·허동준·노지원 기자}
2014년 말 사법시험에 떨어진 조모 씨(40)는 인터넷 구직사이트를 통해 한 회사에 취업했다. 알고 보니 그 회사는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업체였다. 두목 김모 씨(42)가 2014년 10월 만든 도박 사이트는 145억 원대 판돈을 굴리면서 매달 3억 원 이상 수익을 올렸다. 조 씨는 조직원으로 일하며 기본급과 성과급을 받았다. 그러나 조 씨는 취업 후 총책 김 씨와 계속 갈등을 빚었다. 고졸인 김 씨가 “일을 못 한다”며 대졸인 자신을 무시하자 참을 수 없었다. 결국 조 씨는 지난해 10월 조직을 탈퇴했다. 그리고 경찰을 이용한 복수를 택했다. 조 씨는 경찰청 IT금융범죄수사팀을 사칭해 사이트 회원들에게 ‘사이트가 단속됐으니 출금하세요’란 문자메시지와 e메일 1095건을 뿌렸다. 연락을 받은 회원들은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는지 해당 수사팀에 문의했다. 연이어 걸려오는 문의전화를 수상하게 여긴 경찰은 진짜 수사를 시작했고, 불법 도박 사실을 확인한 뒤 김 씨를 잡으러 경기 고양시의 자택으로 찾아갔다. 김 씨는 경찰이 집안에서 현금 3억 원을 발견하자 “다 가져가는 대신 ‘딜’을 하자”며 경찰에게 부당거래를 제안하기도 했다. 경찰은 도박개장 혐의 등으로 김 씨 등 2명을 구속하고 1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1일 밝혔다. 불구속 명단 중에는 조 씨도 포함됐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해 9월 도박사이트 회원이 5000만 원을 잃고 자살을 했다”며 “김 씨는 그런 돈을 가지고 고급 아파트와 최고급 승용차를 구입해 호화생활을 누렸다”고 말했다.박훈상기자 tigerma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