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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다음 달 22일 임기가 만료되는 강신명 경찰청장의 뒤를 이을 차기 경찰청장 후보자로 이철성 경찰청 차장(58·사진)을 내정했다. 순경으로 경찰 생활을 시작한 그가 청장에 임명되면 1991년 경찰청 출범 이래 순경부터 치안총감까지 경찰의 모든 계급을 거친 첫 청장이 된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28일 “이 후보자는 경찰 업무 전반에 다양한 경험이 있고 대통령비서실 치안비서관을 거쳐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잘 이해한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4대 악, 폭력사범 등 각종 불법과 사회불안 요소를 척결해 치안질서를 확립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경찰청장은 29일 열리는 경찰위원회의 동의를 받아 행정자치부 장관이 제청하고, 여야가 인사청문 경과 보고서를 채택하면 대통령이 임명한다. 국회가 동의하지 않아도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는 자리다. 차기 경찰청장은 정권 말기 국민의 안전을 책임질 뿐 아니라 내년 12월 대통령 선거까지 치러내야 하는 중책을 맡게 된다. 이 후보자는 경기 수원 출신으로 수원 유신고 중퇴 후 검정고시를 거쳐 국민대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1982년 순경으로 경찰에 들어가 1989년 간부후보생 37기로 재임용됐다. 이후 경찰청 외사국장, 정보국장, 경남지방경찰청장,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실 사회안전비서관, 치안비서관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차기 청장 후보자 인선과 관련해 ‘경찰대 출신이냐, 비경찰대 출신이냐’도 고려 대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대 출신 첫 수장(首長)인 강 청장은 임기 말 조직의 기강을 다잡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 후보자 내정은 전체 경찰의 96%가 넘는 순경 출신들이 느끼는 ‘경찰대 엘리트주의’에 대한 반감을 고려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 후보자는 조직 내부에서 ‘관리형 리더’로 불린다. 경찰대 출신의 한 간부는 “조직 화합과 기강 확립이 필요한 시기에 딱 맞는 인물”이라며 “일선 경찰부터 경찰대 1, 2기 출신 간부들까지 두루 소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의 부인도 경찰 출신으로 경감으로 명예퇴직했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음주 단속 때 도망가지 마세요.’ 경찰이 음주운전 단속 과정에서 경찰관 부상사고를 막기 위해 일명 스토퍼(stopper)를 일선 경찰서에 보급한다. 경찰청은 28일부터 다음달 24일까지 도주차량 차단장비를 서울·인천·경기지역 6개 경찰서에서 시범 운영한다고 27일 밝혔다. 차단장비는 철제 삼각뿔 모양이다. 차량이 도주할 때 앞에 던지면 삼각뿔이 차량 밑으로 굴러들어가 앞바퀴를 들어올려 도주를 차단한다. 경호용으로 사용하던 장비를 음주단속에 맞게 개선했다. 경찰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단속 경찰관 부상사고 103건 중 88건이 차량 도주로 발생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교통단속 과정에서 경찰관 안전 확보를 위해 차단장치를 개발했다”며 “시범운영 결과를 반영해 확대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박훈상기자 tigermask@donga.com}
“지불 수단은 비트코인(디지털 가상화폐)으로 달라.” 이달 초 대형 인터넷 쇼핑몰 인터파크의 한 임원급 직원은 협박 e메일을 받았다. 정체불명의 해커는 해외 e메일 계정으로 “대가를 주지 않으면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언론에 알리겠다. 30억 원을 준비하라”고 협박했다. 단, 해커는 현금 대신 비트코인으로 달라고 단서를 달았다. 현재 1비트코인은 75만∼80만 원에 거래된다. 인터파크의 신고를 받은 경찰청 사이버안전국은 세계 여러 국가와 공조 수사해 5월 해커가 인터파크 회원 1030여만 명의 개인정보를 해커가 빼내간 사실을 밝혀냈다. 경찰은 해커가 한글로 e메일을 작성하고 추적을 따돌리기 위해 비트코인을 요구한 점 등을 고려해 한국인의 범행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26일 경찰과 사이버보안 관계자에 따르면 거래 흔적을 남기지 않는 비트코인이 각종 사이버 범죄에 악용되고 있다. 비트코인은 온라인상에서 통용되는 가상화폐다. 기존 화폐가 중앙은행과 같은 특정 기관에서 발행하는 것과 달리 세계 각지에 있는 불특정 다수의 컴퓨터가 비트코인을 만들기 때문에 어디에서 만들어졌는지 추적하는 건 불가능하다. 최근 최신 사이버 범죄 수법인 ‘랜섬웨어’에 비트코인이 악용되면서 비트코인 시세도 오르고 있다. 인질의 몸값을 뜻하는 ‘랜섬’과 악성코드를 의미하는 ‘웨어’가 결합된 말로 이용자의 컴퓨터 파일을 암호화하고 이를 풀어주는 대가로 주로 비트코인을 요구한다. 한국랜섬웨어침해대응센터에 따르면 랜섬웨어 신고 건수가 올 1월 159건에서 지난달 805건으로 크게 늘었다. 이형택 한국랜섬웨어침해대응센터장은 “비트코인은 유통경로 추적이 불가능해 해커에게는 범죄 흔적을 남기지 않는 ‘신의 한 수’와 같다”며 “랜섬웨어를 악용하는 해커의 수준이 날로 높아지면서 비트코인 탈취 범죄도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우려했다.박훈상 tigermask@donga.com·서형석 기자}
우병우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의 장남이 군 입대 전 친박(친박근혜)계 핵심으로 분류되는 새누리당 유기준 의원실에서 인턴으로 일하며 경력을 쌓은 것으로 25일 확인됐다. 유 의원은 그를 인턴으로 채용할 때 공고도 내지 않았다. 유 의원은 이후 대통령민정수석실의 검증을 통과한 뒤 해양수산부 장관에 임명됐다. 25일 국회 등에 따르면 우 수석의 장남 우모 씨(24)는 지난해 1월 중순 당시 유기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실의 인턴으로 일하기 시작했다. 우 수석이 민정비서관으로 재직할 때다. 통상 국회 인턴은 국회사무처에 등록돼 월급이 나오는 정식 인턴과 의원실에 등록돼 무보수로 일하는 무급 입법보조원이 있는데, 우 씨는 입법보조원으로 일했다. 입법보조원은 월급은 없지만 의원실로부터 재직증명서나 경력증명서를 발급받을 수 있어 취업, 해외 대학 진학 등에 활용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스펙’을 쌓고 싶어 하는 대학생 또는 취업준비생들이 대거 지원해 경쟁률도 높다.○ 의원실 채용 공고도 없이 채용 당시 유 의원실은 국회 홈페이지에 채용 공고를 내지 않고 다른 경로로 우 씨를 인턴으로 뽑았다. 이 때문에 “우 수석 측이 아들의 채용을 청탁한 게 아니냐”고 의심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고 한다. 국회 홈페이지에 인턴 채용을 공고하면 최소한 수십 장의 지원서가 접수된다. 국회 안팎에서는 “우 씨는 영감(유 의원)이 직접 데리고 온 인턴”이라는 소문도 난 것으로 전해졌다. 국회 관계자는 “청년실업 문제로 국회 인턴 선발도 수십 대 일의 경쟁률을 보이는데 공채가 아니라면 특혜”라고 말했다. 유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누가 추천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우 수석이 부탁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유 의원실 관계자도 “누구 추천인지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유 의원이 직접 채용한 것은 아니다. 외통위 소속이라 영어 서류를 처리할 일이 많아 미국에서 대학을 다니다 귀국해 영어를 잘하는 우 씨를 뽑았다”고 설명했다. 유 의원실은 이어 “우 씨가 채용 당시 아버지가 누군지 밝히지 않았지만 인턴 기간 중 우 수석이 비서관에서 수석으로 승진했을 당시 뉴스를 보다가 우연히 밝혔다”고 해명했다.○ 우 수석 승진 후 유 의원은 장관으로 우 수석의 아들을 채용한 뒤인 지난해 2월 17일 유 의원은 해수부 장관에 지명됐고 같은해 3월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했다. 유 의원은 해수부 장관 하마평이 돌 때마다 이름이 빠지지 않았다. 우 수석은 이에 앞서 1월 23일 민정비서관에서 민정수석으로 승진해 인사 검증을 맡은 공직기강비서관실까지 총괄하는 자리에 올랐다. 시기상으로 보면 우 수석의 장남이 유 의원실 인턴으로 채용된 뒤 우 수석은 수석에 올랐고, 그 후 장관에 지명된 유 의원은 위장전입 등 각종 의혹에도 불구하고 인사청문회를 통과한 뒤 3월 16일 무난히 장관에 취임했다. 인사 검증 당시 유 후보자에 대해 언론과 국회는 위장전입과 투기, 의정활동 중 변호사 겸직, 양도소득세 탈루 의혹 등을 제기했고, 유 후보자는 위장전입 의혹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하며 공직자로서 처신을 잘하겠다”고 사과하기도 했다. 우 수석 측은 “당시 ‘정윤회 문건’으로 정신이 없던 통에 아들이 국회에서 인턴으로 일하고 있다는 얘기를 뒤늦게 듣고 우 수석이 불같이 화를 내 그만두게 했다”며 “이 때문에 장남은 2월 초순 인턴을 그만두고 입대했다”고 밝혔다. 또 “유 의원에 대한 인사 검증은 이미 우 수석이 민정수석이 되기 전에 완료돼 있었고, 수석은 유 의원 검증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우 씨는 의경으로 입대한 뒤 정부청사 경비대에서 근무하다 2개월여 만에 서울경찰청 경비부장실 운전병으로 이동해 ‘꽃보직 특혜’ 의혹에 휩싸이기도 했다. 이상원 서울경찰청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우 씨에 대한 운전병 추천을) 알음알음 했다고 하는데 정확히 누가 했는지 기억 안 난다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서울청에 따르면 우 씨는 9박 10일 일정으로 정기휴가를 떠났다. 차량 탑승자인 이상철 서울청 차장이 근무 중인 상황에서 운전병만 휴가를 떠난 것이다. 대통령직속 특별감찰관, 禹 감찰 착수 한편 대통령 직속 이석수 특별감찰관(53·사법연수원 18기)이 우 수석과 관련된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감찰에 착수했다. 우 수석은 2014년 3월 관련법 제정으로 임명된 초대 감찰관인 이 특별감찰관이 감찰을 개시한 첫 사례다. 특별감찰관은 3가지 의혹을 중점 조사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의경으로 입대한 우 수석의 아들이 보직 특혜를 받았는지, 우 수석이 처가 가족 회사를 이용해 재산을 축소 신고했는지, 진경준 검사장의 승진 당시 우 수석이 인사 검증을 소홀히 했는지 등이다. 우 수석 처가가 2011년 넥슨과 거래한 서울 강남 땅을 둘러싸고 불거진 진 검사장의 알선 의혹은 현 직책에 임명된 이후의 비리만 조사할 수 있다는 관련법에 따라 감찰 대상에서 제외됐다. 특별감찰관의 감찰 대상은 대통령 배우자 및 4촌 이내 친인척, 대통령수석비서관급이다. 형사처벌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특별감찰관이 검찰에 고발하거나 수사 의뢰할 수 있다.박훈상 tigermask@donga.com·홍정수 기자}
경찰청은 28일부터 캐러밴 등 캠핑카를 운전할 수 있는 소형 견인차 면허를 신설한다고 24일 밝혔다. 지금까지 끌려가는 차 중량이 750kg을 넘으면 트레일러 면허가 필요했다. 하지만 트레일러 면허는 수출용 컨테이너 같은 대형 트레일러를 모는 데 필요한 면허로 30t 넘는 대형 차량으로 시험을 보기 때문에 따기가 쉽지 않았다. 경찰은 대다수 캠핑카 중량이 3t 이하인 점을 고려해 기존 트레일러 면허를 소형과 대형 견인차로 분리했다. 경찰 관계자는 “소형 견인차 면허 신설로 캠핑, 레저 활동 등 국내 관광이 활성화되면서 내수와 지역 경제를 살리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형 견인차 면허시험은 28일부터 서울 강남·대전·부산 남부·제주 등 4개 면허시험장과 경기, 인천, 광주 지역 4개 운전전문학원에서 열린다. 평판 트레일러를 부착한 1t 화물트럭을 운전해 굴절과 곡선, 방향전환 3개 코스를 90점 이상으로 통과하면 합격한다. 경찰은 응시인원에 따라 응시지역을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문의 도로교통공단 홈페이지(www.koroad.or.kr), 고객지원센터(1577-1120).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부산지역 학교전담경찰관(SPO)들이 여고생과 성관계를 맺은 사건과 관련해 경찰청은 1일부터 특별조사단(특조단)을 가동해 12일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SPO의 부적절한 행태, 부산 사하, 연제경찰서장의 사건 은폐 등을 구체적으로 적시하고 이상식 부산지방경찰청장 등 사건 관련자 및 지휘선상에 있는 17명의 징계를 요구했다. 그러나 특조단은 강신명 경찰청장과 이 부산청장은 지난달 24일 장신중 전 총경이 SPO들의 성관계 사실을 폭로하기 전까지 관련 보고를 받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혀 이들에게 면죄부를 줬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 청장 등에 대한 조사도 형식적이어서 ‘셀프 감찰’이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13일 특조단에 따르면 강 청장은 일요일인 10일 자신의 집무실에서 특조단 감찰조사팀장인 경찰청 인권보호담당관(총경)과 감찰직원들의 대면(對面) 조사를 받았다. 미리 전달한 10여 개의 질문에 대해 감찰조사팀이 묻고 강 청장이 대답하는 방식이었다. ‘보고를 받았느냐’, ‘언제 받았느냐’ 등의 질문이 포함됐다. 그러나 감찰직원들은 청장의 발언을 받아 쓴 내용을 종합해 정리했을 뿐 녹취록으로 남기지는 않았다. 특조단은 청장과의 질의응답 내용도 공개하지 않았다. 특조단 관계자는 “통상 감찰조사는 문답으로 진행하고, 녹취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부산청장도 9일 같은 방식으로 감찰조사팀 경정급 직원의 대면 조사를 받았다. 이에 대해 “제대로 추궁할 것이라고 기대도 하지 않았지만 미리 질문 내용을 주고, 고분고분 받아 적은 것이 과연 특별조사인지 의심스럽다”는 반응이 많다. 특조단이 경찰서장, 과·계장 등과 달리 경찰청장과 부산청장의 휴대전화 사용 기록을 확인하지 않은 것도 미진한 대목이다. 특조단 관계자는 “청장까지 보고받았다고 의심할 만한 정황이 없는데 무리하게 수사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했다. 다만 특조단은 부산청장의 경비전화 통화 기록은 확인해 사건 발생 후 김성식 전 연제경찰서장과 부산청장이 통화한 내용을 확인하고 진상 조사까지 마쳤다. 김 전 서장이 연가(年暇)를 연장하기 위해 전화한 것으로 파악됐다는 것이다. 특조단의 휴대전화 미확인과 관련해 이 부산청장은 “(휴대전화를) 제출할 용의가 있다”면서도 “보고받은 정황이 없는데 사생활 기록이 담긴 휴대전화를 내놓으라는 것은 무리한 요구”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사건을 처음 폭로한 장 전 총경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경찰이) 특별조사단이라는 이름을 붙인 사실상의 진상왜곡단을 구성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박훈상 tigermask@donga.com / 부산=조용휘 기자}

해안에서 목 졸려 숨진 젊은 여성 시신이 발견됐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유력한 용의자를 붙잡았다. 결정적 증거가 없어 고심하던 형사는 용의자의 방 안에서 모기 한 마리를 발견했다. 모기 내장 속 혈액에서 숨진 여성의 유전자(DNA)가 검출됐다. 2005년 이탈리아 경찰은 그 여성을 만난 적도 없다던 용의자를 1급 살인죄로 구속했다. 한국 경찰도 여름철 불청객 모기를 범죄 해결사로 활용한다. 김영삼 경기북부지방경찰청 과학수사계 검시조사관(47)은 ‘흡혈 모기로부터 분리한 인간 유전자형 분석’ 연구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김 검시관은 2008년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검시관 교관으로 일하며 범죄 현장의 모기에게 관심을 가졌다. 범죄가 지능화되면서 현장에서 족적, 지문, 유전자 등의 증거를 찾기가 어려워지는 가운데 모기는 기후변화와 난방 시설의 발달로 집이나 야외에서 사계절 내내 볼 수 있어 활용도가 높았다. 김 검시관은 “범죄자가 사건 현장의 모기까지 잡고 도망가긴 어렵다”고 말했다. 김 검시관의 연구에 따르면 흡혈한 모기는 현장에서 평균 106.7m 거리에 존재하고 170m 이상은 날아가지 않는다. 또 흡혈한 혈액을 3일가량 위 속에 저장해 야외 텐트나 방 안처럼 밀폐된 공간에서 잡은 모기에게선 용의자의 유전자가 검출될 확률이 높다. 김 검시관은 국과수 실험실과 사건 현장에서 실험까지 마쳤다. 경찰청은 연구 결과를 각 지방경찰청과 공유할 계획이다. 또 모기에 이어 벼룩과 이, 진드기 등 흡혈곤충에 대한 연구도 확대하기로 했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구두로 문제를 전달했을 텐데 어떻게 확인하지….” 6월 대학수학능력시험 모의평가 문제 유출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고민에 빠졌다. 수능 모의평가를 앞두고 학원 강의 도중 학생들에게 언어영역 문제를 유출한 혐의(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를 받고 있는 이모 씨(48)의 사전구속영장을 지난달 21일 신청했지만 검찰이 보강수사가 필요하다며 영장을 돌려보냈기 때문이다. 경찰은 6월 모의평가 검토 위원이던 현직 교사 송모 씨(41)가 출제 내용을 다른 교사 박모 씨(53·구속)에게 전달한 사실을 확인했으나 박 씨가 평소 절친한 이 씨에게 건넨 정황을 명백히 입증하지 못했다. 보강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송 씨가 “박 씨에게 ‘인공지능 관련 지문이 나온다’고 알려줬다. 박 씨가 ‘그럼 알파고 아니냐’고 되물었다”고 말한 진술에 주목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 씨의 수업을 들은 학생들 노트에서 ‘알파고’란 단어가 수차례 적혀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언어영역 강사인 이 씨가 박 씨에게 알파고 이야기를 듣지 않았다면 알파고를 굳이 수업시간에 설명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그 외 10여 개의 증거를 확보했다. 이 씨는 범행을 부인했지만 11일 법원은 “범죄사실이 소명되고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며 사전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경찰은 다음주 초 수사를 마무리하고 검찰로 송치할 계획이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대학수학능력시험 모의평가 문제 사전유출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11일 문제를 학생들에게 미리 알려준 혐의(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를 받고 있는 학원강사 이모 씨(44)를 구속했다. 성창호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범죄 사실이 소명되고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이 씨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 씨는 지난달 2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주관으로 치러진 수능 모의평가를 앞두고 진행한 학원 강의에서 언어영역에 특정 작품이 지문으로 출제된다며 학생들에게 문제를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 씨가 평소 알고 지낸 현직 고등학교 국어교사 박모 씨(53·구속)로부터 출제 내용을 전해들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박 씨는 6월 모의평가 검토 위원이던 송모 씨(41)로부터 문제를 미리 입수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 씨가 문제를 알려주는 대가로 박 씨에게 수년간 3억6000만 원을 건넨 정황을 확인했다. 그러나 이 씨와 박 씨 모두 문제 유출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만취한 엄마는 두 살배기 딸을 태우고 차를 몰았다. 경기 광주시에서 출발해 성남시 중원구의 집으로 가려 했지만 술에 취한 탓에 중간에 길을 잃기도 했다. 음주단속 중인 경찰은 7일 오후 11시 25분경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성남 나들목 앞에서 만취한 여성 이모 씨(31)를 적발했다. 이 씨의 혈중알코올 농도는 면허취소에 해당하는 0.167%였다. 경찰관은 뒷좌석에 앉아 있는 아기를 보고 깜짝 놀랐다. 음주단속에 걸리지 않고 그대로 고속도로로 진입했다면 차에 탄 엄마뿐 아니라 아기의 목숨까지 위험할 뻔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시민들은 “술에 취해 아기까지 태워 차를 운전한 엄마를 아동학대로 처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올해 초 충격적인 아동학대 사건을 잇달아 접하고 일가족의 행복을 파괴하는 음주운전 사고를 목격한 시민들은 이 씨의 행위가 아동학대와 음주운전이 가중된 중범죄로 판단했다. 하지만 현행법상 이 씨는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벌금만 내면 된다. 음주운전 차량에 어린이를 태운 것은 단속 대상이 아니다. 만약 이 씨가 미국에서 똑같은 잘못을 저질렀다면 중범죄로 처벌받는다. 미국 뉴욕 주는 2009년 12월 엄마의 음주운전으로 사망한 어린이의 이름을 딴 ‘린드라법’을 제정했다. 그해 10월 사고 당시 11세인 린드라 로사도가 사망하자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만들었다. 16세 미만 어린이를 태운 음주운전자는 최고 징역 4년에 처해지고 동승한 어린이가 사망하면 최고 25년형까지 처벌받게 된다. 미국 대부분 주에서 비슷한 수준으로 처벌하고 있다. 이후 미국에서는 음주운전으로 딸을 장애인으로 만든 40대 여성에게 징역 9년 6개월을 선고하는 등 아동동승 음주운전에 대해 무겁게 처벌하고 있다. 아이를 위험한 상황에 지속적으로 노출하는 것을 방임에 의한 아동학대로 보기 때문이다. 한국에선 부모의 음주운전으로 어린이가 사망해도 재발 방지를 위한 논의조차 없었다. 지난해 4월 5일 오후 11시 반경 전북 익산시에서 술에 취한 유모 씨(47)가 갓길에 주차된 화물차를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당시 유 씨는 운전면허 취소에 해당하는 혈중알코올 농도 0.175%로 차를 몰았다. 사고로 유 씨는 크게 다치지 않았지만 13세 아들은 그 자리에서 숨졌다. 2005년 9월 제주에선 40대 남성이 음주운전으로 사고를 내 차에 태운 생후 7개월 아기가 숨지고 자신은 살았다. 부모뿐 아니라 어린이보호차량 운전자도 술에 취한 채 어린이를 태우고 차를 모는 게 한국의 현실이다. 올해 2월 서울 동작구에선 유치원 통학버스 운전자가 혈중알코올 농도 0.156%로 유치원생 5명과 보육교사 1명을 태우고 눈길을 지그재그로 운행하다 현행범으로 검거되기도 했다. 음주운전으로부터 아동을 지키기 위한 다양한 논의와 법적 정비가 필요한 이유다. 김남철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음주운전 단속 기준을 현행 혈중알코올 농도 0.05%에서 0.03%로 강화하고, 단순히 수치만 확인할 것이 아니라 동승자 중 어린이가 있는지를 확인해 아동보호 책임까지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경 서울시립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미국 린드라법은 징역형을 규정했지만 보석제도가 활성화돼 있어 풀려나기도 한다”며 “부모가 자녀를 보호해야 할 역할이 커 무조건 격리시킬 수 없기 때문에 강한 벌금을 부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김단비 기자}
청탁 대가로 룸살롱 접대와 거액의 현금을 받은 전직 야당 보좌관이 경찰에 구속됐다.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부동산 분양업체로부터 아파트 공매를 수의계약으로 변경해달라는 청탁을 받고 뇌물을 받은 혐의(알선수뢰)로 전 더불어민주당 모 의원실 보좌관 도모 씨(43)를 구속하고 함께 술접대를 받은 예금보험공사 국회 담당 정모 씨(45·3급)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7일 밝혔다. 경찰은 뇌물을 건넨 분양업체 회장 신모 씨(45)도 뇌물공여 혐의로 구속하고 직원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신 씨는 2012년 3월 서울 광진구 한 아파트의 미분양 16가구의 분양계약을 대행하다가 관련 업체 부도로 예금보험공사에서 공매 절차를 진행하자 당시 보좌관이던 도 씨에게 청탁했다. 도 씨는 공매절차를 수의계약으로 변경해 낮은 가격으로 낙찰하게 해달라는 청탁을 받고 정 씨를 신 씨에게 소개했다. 신 씨는 2012년 11월부터 2013년 9월까지 서울 강남과 여의도 룸살롱에서 두 사람에게 34차례에 걸쳐 3800여 만원 어치 술접대를 했다. 도 씨에겐 현금 1500여만 원도 줬다. 신 씨는 정 씨의 도움으로 예금보험공사 파산관재인 등을 만나 공매가 유찰되면 수의계약 조건으로 제안서를 작성하는 등 사업을 추진했지만 정작 계약금 11억 원이 없어 수의계약을 따내지 못했다. 경찰은 수사과정에서 도 씨가 신 씨의 사촌누나가 운영하는 S업체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주관 사업에 선정되게 도와주고 S업체 법인카드로 1230만 원을 사용한 사실도 확인했다. 도 씨는 20대 국회에서 더민주당 의원 보좌관으로 일하다가 경찰이 수사에 착수하자 사직했다.박훈상기자 tigermask@donga.com}
‘조직폭력배에게 협박 받아 차 사신 분들은 신고하세요.’ 경찰은 조직폭력배가 중고차 매매시장을 근거지로 삼아 각종 불법행위를 통해 조직 운영자금을 거두고 있다고 판단하고 특별단속에 나선다. 몸에 문신을 그린 ‘조폭’ 등에 협박을 당해 중고차를 억지로 구매한 시민의 신고도 받기로 했다. 경찰청은 6일부터 100일간 중고자동차 매매 불법행위 특별단속을 실시한다고 5일 밝혔다. 최근 인터넷 중고차 매매 사이트에 허위매물로 미끼상품을 올리고 피해자를 유인한 다음 협박이나 감금, 공갈 등으로 구매를 강요하는 불법 행위가 끊이지 않기 때문이다. 경찰은 강력팀을 전담수사팀에 투입했다. 전국 154개 경찰서의 158개 전담수사팀이 전국 중고차 매매단지 241곳을 맡아 단속한다. 주요 단속 대상은 폭행·협박·강요·감금 등 폭력행위, 허위매물 광고, 무등록 중고차 매매업, 대포차·도난차량 유통 및 거래 등이다. 조직적 범죄가 확인되면 형법상 범죄단체 혐의를 적용해 엄정하게 처벌할 방침이다. 경찰은 중고차 거래 과정에서 불이익을 입은 시민의 신고도 받는다. 가해자의 보복이 우려되면 신변보호조치를 제공한다. 경찰청 관계자는 “중고차와 관련된 사소한 민원까지도 철저하게 확인해 중고차 구매 과정에서 시민들이 억울한 피해를 입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많은 얘기를 하셨는데) 청장님이 (자신을) 주어로 ‘내가 바뀌겠다, 내가 바꾸겠다’란 말씀은 없었습니다.”(기자) “저에 대한 평가는 국민들이 해주시리라 믿습니다.”(강신명 경찰청장) 4일 경찰청 기자간담회는 초미의 관심사였다. 부산 학교전담경찰관(SPO)들이 여고생과 성관계를 맺고, 이 같은 사실을 일선 경찰서부터 부산지방경찰청, 경찰청까지 조직적으로 은폐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15만 경찰조직에 대한 신뢰가 땅에 떨어진 가운데 열린 첫 간담회였기 때문이다. 강 청장은 ‘엄중한 조치’를 강조했다. “최근 경찰 기강 해이 사례와 관련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중하게 적출해 뼈를 깎는 각오로 엄중 조치하는 게 이런 사안을 예방, 관리하는 첩경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하지만 기자의 귀에는 싱거운 소리로 들렸다. 강 청장의 ‘엄중한 조치’는 늘 있었다. 지난달 29일 부산 SPO의 의원면직 처분 취소 및 퇴직금 환수조치를 밝힐 때도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중하게’란 표현을 사용했다. 지난해 8월 경찰 간부가 총기 사고를 내 의경을 숨지게 했을 때도, 지난해 10월 경찰 간부가 여경을 성폭행했을 때도 ‘엄중하게’라고 했었다. 기자는 강 청장이 이날 간담회에서 “내 탓이오”라고 말해주기를 진정으로 바랐다. “조직의 수장으로서 책임을 통감하고…”라고 사과한 뒤 같은 말을 했다면 결코 가볍게 들리지 않았을 것이다. 동아일보는 지난달 24일 을 보도했다. 현장에서 만난 경찰관들은 “내부의 신임을 받는 청장이 필요하다. 청장이 존경받아야 조직의 추진력이 생긴다”고 한목소리로 말했다. 그러면서 강 청장에겐 보통 수준인 평균 76.7점을 줬다. 황운하 경찰대 교수부장(경무관)은 본보 기사를 인용하며 “(강 청장은) 조직의 과제 해결보다는 자리보전 또는 퇴임 후 또 다른 자리 욕심에 매몰돼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그런 황 경무관에 대해 강 청장은 “누구든, 어떤 이야기도 할 수 있다는 게 기본 전제”라면서도 “이야기나 표현이 조직의 복무규율을 저해했는지 검토하고 있다”고 말해 징계 가능성을 열어뒀다. 강 청장은 이날 SPO 전문성 강화와 학교폭력 예방 집중, 독립적 특별조사단 감찰활동 등 대책을 발표했다. 경찰이 작금의 위기를 수습하려면 특별조사단이 부산 SPO 사건 은폐 의혹을 성역 없이 파헤쳐야 한다. 또 현장에서 강 청장이 발표한 대책을 제대로 실천해야 한다. 하지만 엄중한 잣대를 ‘아래’부터 들이대고, 조직 내부의 쓴소리를 용인하지 않는 청장 아래에서 과연 가능한 일인지 의심스럽다. 강 청장은 기자의 질문에 ‘국민의 평가’를 듣겠다고 했다. 국민이 매기는 청장의 점수를 당장 확인해 봐야겠다.박훈상·사회부 tigermask@donga.com}
경찰청은 중부내륙고속도로에서 사고가 많이 일어나는 김천갈림목(JCT)에서 낙동갈림목까지 25km 구간의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 이르면 9월부터 제한속도를 현행 시속 110km에서 100km로 줄일 예정이라고 1일 밝혔다. 이 구간은 4년간 잦은 교통사고로 20명이 사망하는 등 지난해 기준 전국 고속도로 사망 건수보다 1.9배 많았다. 경찰 관계자는 “산악 지역에 자리해 터널과 교량 등 도로 여건이 열악하다”며 “경찰청장 고시를 바꾸는 절차를 거쳐 빠르면 9월부터 제한속도를 줄이겠다”고 밝혔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경찰청은 부산지역 학교전담경찰관(SPO) 성관계 파문으로 땅에 떨어진 대국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특별조사단을 출범했다. 경찰청은 특별조사단이 SPO와 학생 간 성관계 사건과 경찰 내부보고 과정 의혹에 대한 진상 규명을 담당하는 특별조사단이 활동을 시작했다고 30일 밝혔다. 단장은 경기남부지방경찰청 3부장 조종완 경무관(경찰대 2기)이 맡았다. 조 경무관은 감찰 경력 9년, 수사 경력 8년 등 수사와 감찰 업무를 두루 경험해 임명됐다. 조사단은 총 26명으로 수사지도팀과 특별감찰팀으로 구성됐다. 수사지도팀은 경찰청 성폭력대책과장이 팀장을 맡아 여성청소년 전문경찰관, 변호사 자격 소지 경찰관으로 구성됐다. 특별감찰팀은 경찰청 인권보호담당관을 팀장으로 감찰·감사 전문경찰관 등이 활동한다. 경찰청은 “격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달린 중요한 사안인만큼 일체 외부 간섭 없이 독립적으로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조사단은 수사가 끝날 때까지 경찰청에도 일체 보고를 하지 않기로 했다.박훈상기자 tigermask@donga.com}

강신명 경찰청장이 이끄는 15만 경찰 조직이 위기에 봉착했다. 부산지역 학교전담경찰관(SPO)들이 여고생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사건의 처리를 두고 경찰이 거짓말과 꼬리 자르기에 급급했다는 사실이 드러나자 애정을 갖고 경찰 조직을 바라보던 시민들의 시선이 싸늘하게 돌아섰다. 일선 경찰관들의 각종 비리와 기강 해이도 심각한 수준이다. 강 청장이 위기관리에 실패하면 걷잡을 수 없는 ‘레임덕’(권력 누수)에 빠질 수 있다고 보는 이도 많다. 그는 2014년 8월 25일 임기 2년의 청장직에 올랐다.○ 거짓말과 꼬리 자르기, 은폐 의혹 부산 SPO 사건은 경찰 조직의 기강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전국 경찰의 비위를 감시하는 경찰청 감사관실은 부산 연제경찰서 SPO 정모 경장(31)이 10대 여학생과 성관계를 맺었고 이 학생이 자살을 시도했다는 첩보를 이달 1일 입수하고 사실관계를 확인했지만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감사관실 관계자는 언론에 “감찰담당관(총경)에게도 보고하지 않은 독단적 행동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감찰담당관은 29일 “5일 보고받았지만 사안의 심각성을 몰랐다. 은폐하려는 것은 아니었지만 판단이 미숙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이어 24일 전직 경찰 간부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관련 내용을 폭로한 다음 날 강 청장에게 해당 사건을 파악하고 있다는 사실을 감추고 ‘누락 보고’를 했다고 말했다. 그의 설명대로라면 강 청장은 이처럼 파장이 큰 사안을 부하 직원이 아닌 언론 보도를 통해 확인한 셈이다. 하지만 경찰 안팎에선 울산청 정보과장, 경찰청 정보2과장, 경찰청 정보국장을 지낸 ‘정보통’ 강 청장이 몰랐을 리가 없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경찰 정보조직은 일어난 일뿐 아니라 ‘예상되는 일’까지 다룬다. 감찰 부서 경력이 있는 복수의 경찰은 “경찰관의 비위를 상부에 보고하지 않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경찰이 하급 직원에게 책임을 지우는 ‘꼬리 자르기’를 하려 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이달 초 경찰청이 적극적으로 대처했더라면 사하경찰서 김모 경장(33)이 4일 여고생과 성관계를 맺고 15일 퇴직한 ‘제2의 사건’은 미리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정 경장은 “임신한 아내와 사이가 안 좋아 이혼하고 A 양(17)과 함께 살려고 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그의 진술이 형사처벌을 피하기 위한 파렴치한 변명이 아닌지 확인 중이다.○ 사건 덮으려다 뒷북 대응 두 SPO의 사표를 수리했던 일선 경찰서 서장들과 부산경찰청의 행동은 더 황당하다. 경찰청은 29일 “두 경찰서장이 사전에 내용을 알고 있었다는 정황을 확인하고 강도 높은 감찰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애초 관련 사실을 몰랐다던 사하, 연제경찰서 서장의 해명이 거짓이었다는 것이 들통 난 것이다. 부산경찰청 역시 일선서 보고와 별개로 관련 사건을 통보받았지만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았다. 파문이 확산되자 부산시교육청은 이날 “학교전담경찰관제 개선방안이 마련될 때까지 경찰관의 교내 활동을 중단해 달라”고 부산경찰청에 공식 요청했다. 비난이 거세지자 경찰청은 강 청장과 이철성 차장, 이상식 부산경찰청장을 모두 감찰 대상에 올렸다. 또 부산에 감찰관 6명을 파견하고 해당 SPO들의 의원면직 처분을 취소하고, 퇴직금 지급정지 또는 환수를 요청했다. 강 청장은 이날 국회에서 “어린 학생을 돌봐야 할 경찰관이 책무를 어기고 부적절한 행위를 한 점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고 했다. 하지만 사건이 폭로된 지 5일이 지나서야 나온 것이어서 ‘뒷북 대응’이란 비판이 나온다.○ 이 와중에 고위직 늘리려는 경찰 경찰 조직의 심각한 기강 해이는 부산 SPO 사건 말고도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서울 서초경찰서 김모 경사는 유흥주점 단속 정보를 흘려주고 금품을 받은 혐의로 29일 검찰에 체포됐다. 그는 2010년부터 생활질서계 등에서 일하며 단속일자 등을 알려주는 대가로 유흥주점 ‘영업사장’에게 뒷돈을 받은 정황이 포착돼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지난달에는 스마트폰 채팅으로 만난 20대 여성과 성매매를 한 현직 경찰이 입건됐다. 또 4월엔 술에 취한 동료 여경을 자신의 차량 안에서 성폭행한 혐의로 현직 경찰관이 구속되기도 했다. 조직 위기론까지 나오고 있는 가운데 경찰이 서울 강남경찰서 등 7개 경찰서의 서장 직급 상향을 추진해 눈총을 받고 있다. 경찰은 29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에 경찰 직급구조 및 처우 개선의 일환으로 경무관 서장제를 확대하겠다고 보고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2012년 경무관 서장제 도입 이후 매년 행정자치부와 확대를 협의하고 있다”며 “올해 특별히 추진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고위직 늘리기’가 당장 추진해야 하는 과제인지 의문이라는 의견이 많다. 서울의 한 일선 경찰관은 “서장의 직급이 높아진다고 시민들의 치안 만족도나 경찰관들의 처우가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행자부 관계자는 “고위직 자리 늘리기란 지적도 있는 만큼 치안 수요와 인구 수, 적정 조직 규모 등을 감안해 결론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행자부는 8월 중으로 경무관 서장 확대에 대한 결론을 내릴 계획이다.박훈상 tigermask@donga.com·김도형 /부산=강성명 기자}
전직 경찰 간부가 24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부산지역 학교전담경찰관(SPO)들이 여고생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다’고 폭로해 파문이 확산되는 가운데 경찰청이 사전에 이런 사실을 알고도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경찰 조직의 사건 은폐 의혹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강신명 경찰청장의 책임론도 나오고 있다. 28일 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청 감사관실은 1일 부산의 SPO가 10대 여학생과 성관계를 맺었고, 해당 학생이 자살까지 시도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감사관실은 부산지방경찰청에 확인을 요청했고, 부산경찰청은 “성관계를 한 사실이 있고, 해당 경찰서가 SPO를 의원면직 처리했다”고 보고했다. 이에 대해 경찰청은 “피해자가 고소하거나 문제를 제기하면 그때 알려 달라”며 추가 조치를 하지 않았다. 성관계 대가로 돈을 줬거나 학생을 성폭행했을 가능성이 있는데도 정식으로 수사를 의뢰하지 않은 것은 사실상 은폐 시도로 볼 수 있다. 경찰청 감사관실 관계자는 “경찰청장 등 상부에 보고하지 않았다. 당시엔 사건이 이렇게 커질지 몰랐다”고 말했다. 하지만 부산경찰청과 경찰청은 SNS 폭로가 있기 전에는 사건을 몰랐다고 거짓 해명했다. 이와 관련해 부산지역 경찰관들은 동아일보에 부산경찰청과 경찰청의 조직적 은폐를 잇달아 폭로했다. A 씨는 “각 경찰서에서 지방청 감찰계를 통해 먼저 보고했고, 여성청소년과 등 관련 부서에 전파한 걸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부산경찰청도 경찰청에 보고했다는 말을 다른 직원에게 들었다”며 “조직이 허물을 덮으려고 한 행위가 부끄럽다”고 덧붙였다. B 씨는 “청소년 보호기관에서 문서로 통보까지 한 일을 서장이 상부에 보고하지 않고 혼자 처리했다는 것은 조직 성격상 말도 안 되는 것”이라며 “통상 문서로 남기지 않고 전화 등으로 구두(口頭) 보고하기 때문에 지방청에서 몰랐다고 발뺌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계속 거짓 해명하던 부산경찰청은 이날 채널A가 ‘경찰청도 미리 알고 있었다’고 보도하자 해당 경찰서로부터 보고 받은 사실을 인정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부산의 한 청소년 보호기관은 지난달 9일 부산경찰청에 전화해 연제경찰서 정모 경장(31·5월 17일 퇴직)의 부적절한 처신을 처음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경찰청이 연제경찰서 청문감사관실에 신고하라고 안내하자 같은 날 연제경찰서에 전화해 정 경장의 비위 행위를 신고했다는 것이다. 부산경찰청은 “전화를 연결해준 담당 직원이 상부에 보고하지 않아 몰랐다”고 해명했었다. 부산경찰청은 두 경찰관을 출국금지하고 내사를 벌이고 있다. 이달 15일 퇴직한 김모 전 사하경찰서 경장(33)은 28일 부산경찰청에서 소환 조사를 받았다. 그는 27일에도 소환됐지만 공황장애로 약물치료를 받고 있다며 진술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식 부산경찰청장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28일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경찰을 신뢰해준 시민과 특히 피해자 가족에게 죄송하다”고 공식 사과했다. 한편 이번 사건을 처음 공개한 전직 경찰 간부는 이날 SNS에 추가로 ‘경찰청 여직원 성희롱 은폐’ 의혹을 폭로했다. 이 간부는 “경찰청 모 계장이 소속 여직원에게 성희롱을 자행했는데 경찰청은 징계도 하지 않은 채 서울지방경찰청으로 전보시킨 뒤 사실을 은폐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4일 경찰청 사이버안전국에 근무하던 김모 경정은 다른 직원이 지켜보는 가운데, 부하 여경에게 “빨리빨리 움직여라. 다리가 굵다. 스케이트 선수 같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신명 경찰청장은 지난해 8월 경찰관 성비위 사건을 뿌리 뽑겠다며 수위가 낮은 성희롱을 저질러도 정직 이상의 중징계를 내리고 형사 처벌이 가능하면 수사를 의뢰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경찰 발표에 따르면 여러 사람이 모인 사무실에서 외모를 평가한 김 경정의 행위는 모욕죄에 해당한다. 하지만 경찰청은 인사 조치로 사건을 마무리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경찰청에서 일선서로 인사 조치한 것만으로 충분히 징계를 한 것”이라고 했지만 일부 여성 경찰관들은 “성범죄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조직 분위기가 사태를 키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 부산=강성명 기자}
주말인 25일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집회가 잇달아 열린다. 24일 서울지방경찰청에 따르면 25일 오후 3시 서울광장에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주최로 1만5000명 정도가 참가하는 전국노동자 대회가 열린다. 민노총은 최저임금 1만 원 인상과 비정규직 철폐 등을 촉구한다. 같은 시각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서는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주최로 5000명이 참가하는 전국농민대회가 열린다. 전농은 지난해 11월 민중총궐기 대회에서 경찰 물대포를 맞아 중태에 빠진 백남기 씨 청문회를 실시할 것 등을 요구한다. 양대 집회 참가자들은 종로3가에 모여 청계천 모전교까지 행진한 뒤 광화문 광장에서 세월호 문화제에 참가한다. 경찰은 “불법 행진 시도, 도로 점거, 교통 방해 등 불법 행위가 발생하면 엄정하게 대응하겠다”며 “세월호 문화제도 불법 집회로 변질하면 현장에서 해산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경찰은 25일 오후 8시부터 4·16연대가 광화문 북측 광장에서 청와대 인근 청운동 주민센터 방면으로 한 행진 신고에 대해 금지 통고했다. 경찰 관계자는 “광화문 광장에서 청운동 주민센터까지 우회로가 없어 교통에 심각한 불편을 줄 우려가 있기에 금지 통고 했다”고 설명했다.박훈상기자 tigermask@donga.com}
경찰 수장인 경찰청장(치안총감)은 국가정보원장, 검찰총장, 국세청장과 더불어 4대 권력기관장으로 꼽힌다. 차관급이지만 15만 경찰을 이끄는 조직 규모와 대국민 안전을 책임지는 업무 특성상 부처 장관 못지않게 중요한 자리다. 경찰청장은 경찰위원회의 동의를 받아 행정자치부 장관의 제청으로 국회 청문회 절차 등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다. 청장 발탁에는 대통령의 뜻이 직접 반영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회에서 동의하지 않아도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는 자리다. 차기 청장 후보군인 치안정감은 모두 6명이다. 이철성 경찰청 차장(58·간부후보생 37기), 백승호 경찰대학장(52·사법연수원 23기), 이상원 서울지방경찰청장(58·간부후보생 30기), 이상식 부산지방경찰청장(50·경찰대 5기), 김치원 인천지방경찰청장(54·경찰대 1기), 정용선 경기남부지방경찰청장(52·경찰대 3기) 등이다. 치안 조직의 수장인 경찰청장 절반이 퇴임 후 수사 대상자로 전락했다는 것은 경찰의 비애다. 1991년 경찰청 출범 이래 청장을 지낸 18명 중 9명이 수사를 받고 법정에 섰고 그중 8명은 유죄가 확정됐다. 재임 중이나 퇴임 후의 뇌물수수, 선거법 위반 등이었다. 경찰대 출신 첫 경찰청장으로 퇴임 후 행보가 주목되고 있는 강신명 청장은 2014년 자신의 인사청문회에서 “전직 경찰청장들이 퇴직 후 다른 자리에 취업하는 경우가 있었지만 개인적으로는 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며 “경찰청장을 제 마지막 직책으로 생각하고 근무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