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혁

권오혁 기자

동아일보 정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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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에서 국회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현장의 공기를 살아있는 글로 전해드리겠습니다.

hyuk@donga.com

취재분야

2026-02-26~2026-03-28
정치일반32%
남북한 관계25%
대통령19%
사회일반6%
경제일반3%
국제일반3%
미국/북미3%
문학/출판3%
국회3%
인물/CEO3%
  • ‘법조계 알파걸’ 20여명 한자리에

    15일 서울 성북구의 한 식당에 한국의 대표적 여성 법조인 20여 명이 모였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처음 임명된 여성 대법관인 박정화 대법관(52·사법연수원 20기)을 비롯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재판장이었던 이정미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55·16기·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 검찰 사상 첫 여성 검사장인 조희진 서울동부지검장(55·19기), 판사 출신인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54·24기),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60·13기)까지 모두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들이었다. 이들이 이날 한자리에 모인 것은 이영애 전 춘천지방법원장(69·3기)의 일흔 번째 생일(고희)을 축하하기 위해서였다. 법조계가 여성에게 호의적이지 않던 시절, 이 전 원장은 여성 법조인들의 ‘대모’였다. 이 전 원장의 경력에는 늘 ‘여성 최초’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녔다. 이 전 원장은 사법시험 사상 첫 여성 수석합격자로, 사법연수원을 수석으로 졸업하며 화려하게 법조계에 발을 들였다. ‘첫 여성 지법 부장 판사’, ‘첫 여성 사법연수원 교수’, ‘첫 여성 고법 부장판사’, ‘첫 여성 법원장’ 타이틀도 모두 이 전 원장의 것이었다. 여성 법조인들에게 이 전 원장은 동경과 선망의 대상이었다. 자신을 향한 여성 후배들의 기대를 잘 아는 이 전 원장은 늘 주변을 살뜰하게 챙겼다. 매년 여성 사시 합격자들을 불러 밥을 사고 격려했다. 이 전 원장은 2008년 자유선진당에서 비례대표 공천을 받아 국회의원에 당선된 후에는 여성 법조인들의 정계 입문을 도왔다. 이 전 원장의 경기여고, 서울대 법대 후배인 강 전 장관은 이날 모임 축사에서 “여판사가 드물던 시절 이 전 원장님의 당당한 모습을 보고 많은 힘을 얻었다”며 “(이 전 원장은) 여성 법조인의 영원한 롤 모델이시다”라고 말했다. 이 전 권한대행은 “고등법원 배석판사 시절 이 전 원장은 옆 재판부 부장이셨다”며 “야근 때마다 늘 저녁을 사주시겠다고 했지만 조금이라도 빨리 귀가해 아이들을 돌봐야 한다는 생각에 거절하곤 했다. 너무 죄송했다”고 회상했다. 전주혜 한국여성변호사회 부회장(51·21기)은 “이 전 원장께서 전부터 후배들에게 각별한 애정을 쏟아주셔서 사회적으로 큰 역할을 하는 여성 후배들이 다수 배출될 수 있었다. 이 전 원장은 여성 법조인들에게 늘 든든한 버팀목이셨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날 모임에는 이 전 원장의 남편 김찬진 전 의원(76·고등고시 15회)을 비롯해 김삼화 국민의당 의원(55·17기), 김덕현 전 한국여성변호사회 회장(59·13기), 김영혜 전 국가인권위 상임위원(58·17기), 이은경 한국여성변호사회 회장(53·20기), 조현욱 한국여성변호사회 수석부회장(51·19기), 이정숙 서울법원조정센터 상임조정위원(52·23기) 등도 참석했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 2017-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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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변협, 소송 휘말린 소방관들 돕기 나서

    대한변호사협회(회장 김현)와 소방청(청장 조종묵)은 8일 소방관 법률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화재 진압 등 공무 수행 도중 일어난 사고로 소송에 휘말린 소방관들의 어려움을 다룬 본보 보도 이후 대한변협이 내부 논의를 거쳐 결성한 소방관법률지원단도 이날 발대식을 열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김 회장은 이날 업무협약식에서 “법적 분쟁으로 어려움을 겪는 소방공무원들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을 위해 실태를 조사하고 체계적인 법률 대처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소방관들의 노고에 감사드리며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지키는 소방체계가 잘 구현되도록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조 청장은 “소방공무원들이 인명과 재산을 지키려고 불가피하게 한 일로 소송을 당해 활동이 위축되는 경우가 많다”며 “법률지원단 구성이 소방공무원들이 현장에서 더 적극적으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이날 업무협약은 정부 조직 개편으로 소방청이 7월 새롭게 출범한 이후 외부 기관과 맺은 첫 협약이다. 대한변협 소방관법률지원단에는 전국에서 총 392명의 변호사가 참여했다. 법률지원단장은 대한변협 부회장 황선철 변호사(56·사법연수원 29기), 부단장은 인권이사인 김학자 변호사(50·26기)가 맡았다. 법률 조력이 필요한 소방관들은 각 지역 소방본부를 통해 신청하거나 개별적으로 대한변협 인권팀(02-2087-7730∼3, ) 또는 각 지방변호사회에 연락하면 된다. 가까운 지역의 지방변호사회 회원들이 필요한 법률 지원과 상담 등을 제공할 예정이다.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 2017-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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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근혜 前대통령 구속기한內 선고 어려울듯

    박근혜 전 대통령(65·구속 기소)의 재판을 맡고 있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가 박 전 대통령의 1심 구속기한(10월 16일) 직전까지 증인 신문 일정을 확정했다. 박 전 대통령 재판 선고가 1심 구속기한인 6개월을 넘겨 이뤄질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이에 따라 박 전 대통령의 구속이 연장될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재판부는 7일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 씨(61·구속 기소) 등의 공판에서 10월 10일 이영선 전 청와대 경호관(38·구속) 등 증인 4명을 증인 신문하기로 결정했다. 박 전 대통령의 1심 구속기한 불과 엿새 전까지 증인 신문 일정을 잡은 것이다. 예정대로 재판이 진행되면 박 전 대통령의 1심 선고는 구속기한인 10월 16일 이전에 열리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선고 기일은 결심 공판이 열린 뒤 2, 3주 후에 열리는 경우가 많다. 재판부가 심리 내용을 정리하고 판결문을 쓰는 데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9·구속 기소)의 1심 재판에서도 8월 7일 결심 공판이 열리고 18일 뒤인 같은 달 25일 선고가 이뤄졌다. 선고 일정이 1심 구속기한 이후가 될 경우 재판부는 박 전 대통령을 석방하고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진행할지를 결정해야 한다. 법원 안팎에서는 국정 농단 관련자들이 1심 재판에서 대부분 유죄를 선고받은 점을 감안하면 재판부가 박 전 대통령을 석방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 법원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은 기소 단계에서 구속영장 발부 때는 없던 혐의(롯데·SK에 K스포츠재단 추가 출연 요구 등)가 추가됐기 때문에 재판부가 직권으로 최대 6개월까지 구속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재판부 결정만으로 내년 4월까지 박 전 대통령을 구속할 수 있는 것이다. 검찰이 박 전 대통령을 추가 기소할 경우에도 법원은 새로운 혐의 내용을 토대로 구속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재판 진행 속도로 볼 때 박 전 대통령의 1심 선고는 10월을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재판부는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48·구속 기소)이 최 씨 등과 공모해 광고업체 컴투게더를 협박해 포스코 계열 광고업체 포레카의 지분을 강탈하려 한 혐의(강요 미수 등)에 대한 심리를 11월 26일(차 전 단장의 구속 만기) 이전에 하겠다”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 재판부는 차 전 단장 사건도 함께 맡고 있지만 두 사건을 병합하지 않고 따로 심리해 왔다. 이날 재판부의 발언은 차 전 단장 사건 선고 이전에 박 전 대통령과 최 씨가 검찰의 기소 내용처럼 차 전 단장과 공범인지 등을 확인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날 최 씨와 딸 정유라 씨(21) 모녀를 변호해온 이경재 변호사(68)는 “더 이상 정 씨를 변호할 수 없다”며 서울중앙지검에 6일 사임계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 변호사는 정 씨가 자신과 상의 없이 올 7월 이 부회장 등의 재판에 출석해 어머니 최 씨에게 불리한 증언을 한 일 때문에 사임을 결심했다고 한다.권오혁 hyuk@donga.com·이호재 기자}

    • 2017-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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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교적 병역거부’ 실형 변호사, 재등록 허용

    서울지방변호사회(회장 이찬희)가 양심적 병역거부로 실형을 선고받아 변호사 자격이 취소됐던 백종건 변호사(33·사법연수원 40기)에 대해 변호사 재등록 신청을 받아들이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백 변호사는 사법시험 합격자 중 처음으로 ‘양심적 병역거부’ 문제(병역법 위반)로 유죄 판결을 받고 복역한 인물이다. 변호사 등록에 대한 최종결정권을 쥔 대한변호사협회(회장 김현)가 앞으로 어떤 결론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서울변회는 5일 “백 변호사의 재등록 신청에 대해 상임이사회에서 논의를 거듭한 결과, 헌법상 양심의 자유와 양심적 병역거부 등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 등을 고려해 ‘적격(適格)’ 의견으로 결론냈다”고 밝혔다. 백 변호사는 ‘여호와의 증인’ 신도로 병역을 거부했다가 지난해 3월 대법원에서 징역 1년 6개월 형이 확정됐다. 1년 넘게 복역한 뒤 올해 5월 말 가석방된 백 변호사는 유죄 확정판결로 취소된 변호사 자격을 되찾겠다며 최근 서울변회에 변호사 재등록을 신청했다. 현행 변호사법은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그 집행이 끝난 뒤 5년이 지나지 않은 경우 이를 ‘결격 사유’로 보고 변호사 등록을 거부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서울변회는 백 변호사 사건이 다른 형사처벌 사례와는 성격이 다르다고 보고 해당 규정을 유연하게 해석했다. 해당 규정이 백 변호사의 헌법상 직업선택의 자유와 평등권, 행복추구권 등을 침해한다고 본 것이다. 이찬희 서울변회 회장은 “사회에 양심적 병역거부 문제에 대한 진지한 논의를 촉구하고자 백 변호사에 대해 적격 의견을 제출했다”고 서울변회의 결정 이유를 설명했다. 백 변호사의 변호사 등록 여부는 대한변협의 등록심사위원회에서 최종 결정된다. 그 과정에서 대한변협은 변호사법의 등록 제한 규정을 어떻게 해석할지와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예외 적용이 타당한지를 놓고 치열한 논의를 벌일 것으로 보인다.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 2017-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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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원 “‘유럽 간첩단 사건’ 박노수 교수 유족에게 23억4700만원 지급하라”

    ‘유럽 간첩단 사건’에 연루돼 1972년 사형을 당한 고 박노수 교수의 유족에게 국가가 배상을 해야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6부(부장판사 박상구)는 1일 박 교수의 부인과 자녀 등 유족 16명이 제기한 70억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국가는 박 교수의 유족 등에게 총 23억 4700여만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박 교수 부인 양모 씨와 자녀 박모 씨에게 각각 8억 3212여만 원과 9억 9333여만 원을 지급하라고 결정했다. 유족들의 소송대리인 조의정 변호사는 선고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들이 받은 고통에 비해 금액적으로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며 “유족들과 상의해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동백림(동베를린) 사건 직후 발생한 유럽간첩단 사건은 해외 유학 중 동베를린을 방문했던 유학생들이 1969년 간첩 혐의로 체포돼 기소된 사건이다. 당시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에 재직 중이던 박 교수는 이 사건에 연루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등으로 사형을 선고받았다. 1970년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된 후 재심까지 청구했지만 결국 1972년 사형이 집행됐다. 2009년 10월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는 “박 교수가 중앙정보부의 협박과 고문을 버티지 못하고 허위 자백을 했다”고 밝혔다. 이에 유족들은 유족들은 같은 해 11월 재심을 청구해 2015년 대법원에서 재심 무죄 판결이 확정됐다. 앞서 법원은 박 교수와 함께 사건에 연루돼 사형을 당한 고 김규남 민주공화당 의원의 유족들에게 27억여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한 바 있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 2017-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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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정에 선 ‘문고리 권력’… “청문회 불출석 혐의 인정”

    정호성 전 대통령부속1비서관(48·구속 기소)과 함께 박근혜 전 대통령(65·구속 기소)의 최측근 ‘문고리 3인방’으로 불렸던 안봉근 전 대통령국정홍보비서관(51)과 이재만 전 대통령총무비서관(51)이 1일 오전 10시 피고인 신분으로 서울중앙지법 법정에 나란히 섰다. 안 전 비서관은 2월 박영수 특별검사팀에서 조사를 받은 지 약 6개월 만에, 이 전 비서관은 지난해 국정 농단 사건이 터진 이후 처음 외부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같은 시간, 같은 건물 417호 대법정에서는 박 전 대통령 재판이 열렸다. 안 전 비서관과 이 전 비서관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12단독 박평수 판사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지난해 12월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청문회에 정당한 이유 없이 불출석한 혐의(국회증언감정법 위반)를 모두 인정했다. 안 전 비서관 측은 “특별한 의견이 없다. 다 인정한다”고 밝혔다. 이 전 비서관 측은 “공소사실은 다 인정한다”면서 “다만 당시 건강상태 등을 고려해 달라”고 요청했다. 국회증언감정법에 따르면 정당한 이유 업이 출석하지 않을 경우 징역 3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3000만 원의 벌금에 처한다. 두 사람은 재판장이 직업을 묻자 “없다”, “무직이다”라고 짧게 답했다. 피고인석 뒷줄에 나란히 앉은 두 사람은 가벼운 눈인사를 나눈 것 외에는 재판 내내 대화를 일절 하지 않았다. 이들은 재판이 끝난 뒤 기자들의 쏟아지는 질문에도 끝까지 입을 다물었다. 안 전 비서관 등은 지난해 12월 9일 박 전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후 언론 취재 등을 피해 은둔 생활을 해왔다. 헌법재판소의 거듭된 탄핵심판 증인 출석 요구에도 불응했다. 이날 재판에는 안 전 비서관 등과 같은 혐의로 기소된 우병우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50)의 장모 김장자 씨(77), 윤전추 전 청와대 행정관(38) 등도 출석했다.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 2017-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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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용 항소심 ‘한명숙 유죄’ 재판장이 맡는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9)의 항소심 재판을 지난달 신설된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판사 정형식)가 맡게 됐다. 서울고법은 이 부회장 등 삼성전자 전·현직 임원 5명의 항소심 사건을 부패사건 전담 재판부인 형사13부에 배당했다고 1일 밝혔다. 서울고법 관계자는 “5개 부패사건 전담부 가운데 전자배당 방식으로 담당 재판부를 정했다”고 설명했다.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은 이 부회장의 항소심 첫 재판은 이르면 이달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 부회장 사건이 배당된 형사13부는 서울고법이 재판량 증가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형사 재판부의 부담을 줄이려고 지난달 9일 증설한 재판부다. 서울고법에서는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 최순실 씨(61·구속 기소) 딸 정유라 씨(21) 이화여대 부정입학 및 학사비리 사건 등의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재판장인 정 부장판사(56·사법연수원 17기)는 1988년 수원지법 성남지원 판사로 임관해 대법원 재판연구관, 서울행정법원 수석부장판사 등을 지냈다. 서울고법에 근무하던 2013년에는 건설업자에게 9억여 원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기소된 한명숙 전 총리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2년, 추징금 8억8000만 원을 선고한 바 있다.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 2017-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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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아車 “1兆 부담땐 적자”… 재판부 “경영상 위기로 볼수없다”

    기아자동차 근로자 2만7437명이 회사를 상대로 낸 통상임금 미지급금 청구소송 1심 재판에서 최대 쟁점은 근로자들의 추가임금 지급 요구가 ‘신의성실의 원칙(신의칙)’에 위반되는지 여부였다. 근로자 측 요구 금액이 지나치게 커서 회사의 존립이 위협받거나 심각한 경영위기가 발생할 정도라면, 대법원 판례에 따라 신의칙을 위반한 권리남용으로 보고 추가임금을 지급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애초에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판단할 거라는 데는 이견이 별로 없었기에 관심은 신의칙 인정 여부에 쏠렸다. 관건은 기아차가 추가로 부담해야 할 1조 원가량의 금액이 회사 측에 막대한 타격을 야기하는 상황인지에 대한 판단이었다. 재판부는 “기아차가 2008년부터 지속적으로 상당한 당기순이익을 거뒀고 1조∼16조 원의 이익잉여금을 보유해 오는 등 재정·경영 상태와 매출 실적이 나쁘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나 기아차 관계자는 “해외 판매까지 포함한 총 당기순이익의 40%를 한번에 비용으로 지출하는 게 큰 타격이 아닌 기업은 없다”고 반박했다. 기아차는 지난해 국내외를 합쳐 2조7546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재판부는 기아차가 2008년 이후 매년 직원들에게 경영성과급을 지급해왔으며 그 금액이 한 해에 최대 7871억 원에 이르는 점도 고려됐다고 밝혔다. 기아차가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근로자들에게 지급한 연간 경영성과급은 최소 3291억 원 이상이었다. 재판부가 산정한 인용금액의 원금 3126억 원이 기아차의 1년 치 성과급 규모보다 작다는 것이 재판부 판단의 근거가 됐다. 그러나 재판부 논리에 대해 상당수 기업들이 고개를 젓는다. 재계 관계자는 “과거에 이미 지급한 경영성과급을 근거로 추가 비용 지출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것은 회사를 경영하는 입장에서 납득하기 힘들다”고 전했다. 또 “나중에 추가로 비용을 지급해야 한다면 당시에 주는 성과급 규모도 달라졌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여파로 인한 기아차의 중국 판매량 급감과 실적 악화를 재판부가 인정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기아차는 “납득하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재판부는 “사드 보복 및 미국의 통상압력 등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으로 보이나 기아차가 명확한 증거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고 했다. 기아차 관계자는 “상반기(1∼6월) 중국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55%나 줄었고, 전체 영업이익도 44%나 감소해 역대 최악이다”고 말했다. 최근 중국 공장 가동을 중단한 바 있는 현대자동차처럼 현지 공장이 멈춰 설 위험도 있다고 전했다. 기아차의 실적 악화가 연간 적자전환 등으로 보다 명확해진다면 2, 3심 판결 때는 결과가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 기아차는 1심 판결 직후 즉각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재판부가 원고와 피고로 갈린 기아차 노사가 그동안 원만하게 협조해왔다고 본 것도 논란이 되고 있다. 기아차 사측이 가장 크게 반발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재판부는 기아차 노사에 대해 “상호 신뢰를 기초로 노사합의를 이루어 자율적이고 조화로운 관계를 유지하며 공동의 이익을 추구해왔다”고 적시했다. 이런 가정을 근거로 “근로자들이 회사의 ‘중대한 경영상의 어려움’이나 ‘기업 존립의 위태’라는 결과 발생을 방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기아차 노조는 현대차와 함께 대표적 강성 노조로 꼽힌다. 그동안 기아차 노조는 회사의 경영 판단에 협조적이기보다는 과도한 간섭을 해왔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노사 간 단체협상문에는 기아차가 해외에 공장을 지으려 할 때도 노조의 동의를 구하도록 명문화돼 있다. 해외 공장을 건설하려 할 때마다 노조는 쉽게 동의하지 않았고 항상 임금협상과 연계시켰다. 기아차 관계자는 “국내 공장을 이전하는 것도 아닌 해외 공장을 신설하는 데 노조의 동의를 받는 회사는 전 세계 자동차 회사 중 기아차와 현대차밖에 없다”고 전했다. 기아차 노조는 올해까지 6년 연속 파업을 실시했다. 31일 판결 직후 기아차 노조는 판결 결과를 올해 임금·단체협상에 반영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통상임금에 대해 만족할 만한 사측의 제안이 나오지 않으면 임금 및 단체협상의 마무리는 없다는 의미다.  :: 통상임금 ::일정 조건에 해당하는 모든 근로자에게(일률적) 일정한 기간마다(정기적) 성과에 상관없이 사전에 확정해(고정적) 지급하는 임금. 기본급과 직책·직무·근속수당 등이 포함된다. 휴일·야근수당과 퇴직금을 계산하는 기준이다. 따라서 통상임금이 오르면 휴일·야근수당과 퇴직금도 오른다. 대법원은 2013년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될 수 있다고 판결했다.:: 신의성실의 원칙(신의칙) ::계약 등 법률관계에서 상대방을 배려해 성의 있게 행동해야 하는 원칙. 민법 제2조 1항은 ‘권리의 행사와 의무의 이행은 신의에 좇아 성실히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회사의 경영 사정이 나쁠 때 노조가 지나친 임금 인상을 요구하면 이 원칙을 위배하는 것이다. ‘판사의 자의적 해석이 개입할 여지가 크다’는 논란이 있다. 한우신 hanwshin@donga.com·권오혁 기자}

    • 2017-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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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원 “국정원 댓글은 불법 선거운동”… 檢 추가증거가 결정타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66)에게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하면서 법원은 “국정원 심리전단의 사이버 활동은 직무범위를 벗어난 정치 관여이며 불법 선거운동”이라고 결론 내렸다. 1심에서 무죄, 항소심에서 유죄로 결론이 엇갈렸던 2012년 19대 총선과 18대 대선 개입 혐의(국정원법·공직선거법 위반)에 대해 다시 유죄가 선고된 것이다. 원 전 원장이 2009∼2012년 국정원에서 주재한 ‘전 부서장 회의 녹취록’ 원본과, 원 전 원장 시절 국정원이 청와대에 올린 ‘SNS 선거 영향력 진단 및 고려사항’ 보고서 등 검찰이 제출한 추가 증거들은 재판부의 유죄 판단에 유력한 근거가 됐다. 이날 파기환송심의 최대 쟁점은 국정원 심리전단 활동이 불법 선거운동으로 인정될지 여부였다. 재판부는 심리전단의 사이버 활동 중 △18대 대선 입후보자들의 출마 선언일 이후 특정 후보를 지지 또는 반대한 글 △각 정당의 대선 후보자 확정일 이후 특정 정당을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글을 올린 행위는 선거운동으로 판단했다. 이런 기준에 따라 재판부는 심리전단의 트위터 활동 10만6513회, 인터넷 게시물 또는 댓글 작성 93회, 인터넷 게시물 찬반 클릭 1003회가 불법 선거운동에 해당한다고 보았다. 재판부는 “심리전단 직원들의 게시물 등은 여당과 여당 후보를 노골적으로 옹호, 지지하거나 야당 및 야당 후보자를 반대, 비방하는 내용이어서 선거운동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원 전 원장이 국정원 내부 회의에서 ‘야당이 승리하면 국정원이 없어진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점 △국정원이 평상시 각종 선거에서 여당의 승리를 목표로 여론조사 등 활동을 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선거법 위반 판단의 근거로 들었다. 지난달 24일 결심공판에서 검찰이 추가로 낸 증거들이 결정타가 된 것이다. 1심과 항소심에서 모두 유죄가 인정됐던 국정원법 위반(정치 관여)도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특정 정당이나 정치인을 직접 거론하며 지지나 반대를 표명한 글, 현직 대통령 지지 및 옹호 글 등은 모두 정치 관여 행위로 판단했다. 심리전단 직원의 이메일에서 발견된 ‘425지논 파일’과 ‘시큐리티 파일’의 증거능력은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 이어 이날 선고에서도 인정되지 않았다. 두 파일을 증거로 쓰려면 형사소송법에 따라 파일 작성자로 추정되는 국정원 직원이 작성 사실을 법정에서 인정해야 하는데, 그 같은 증명이 안 됐으므로 증거능력이 없다는 것이다. ‘425지논 파일’은 2012년 4월 25일부터 같은 해 12월 5일까지 원 전 원장의 지시사항 요점을 정리한 문서 파일이다. ‘시큐리티 파일’은 심리전단이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트위터 계정 269개의 정보가 담긴 파일이다. 재판부가 두 파일을 증거로 인정하지 않음에 따라 심리전단이 사용한 트위터 계정 수는 항소심(716개)보다 적은 391개만 인정됐다. 원 전 원장의 형량은 항소심(징역 3년, 자격정지 3년) 때보다 무거워졌다. 재판부가 원 전 원장에게 선고한 징역 4년은 검찰 구형량과 똑같다. 재판부는 “(원 전 원장이 한 일은) 절대 허용될 수 없는 행위이며 위법성이 크다”며 “30년 이상 공직에 근무한 공직자가 이런 일을 했다는 것을 납득하기 힘들다”고 비판했다. 원 전 원장은 앞서 건설업자에게서 금품을 받은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고 1년 2개월간 만기복역했다. 출소 직후인 2015년 2월 ‘댓글 사건’ 항소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8개월간 복역했던 원 전 원장은 2015년 10월 파기환송심 중 보석으로 풀려났다. 이날로 3번째 구치소에 수감된 원 전 원장은 대법원의 재상고심에서 파기환송심대로 징역 4년형이 확정되면 2020년 12월까지 복역해야 한다. 이날 원 전 원장은 흰색 셔츠에 검은색 정장 차림으로 법정에 나타났다. 선고가 이어지는 동안 원 전 원장은 유죄 판결을 예감한 듯 시종 무거운 표정이었다. 가끔 눈을 감거나, 숨을 깊게 들이쉬는 모습도 보였다. 원 전 원장의 변호인 배호근 변호사는 “판결에 수긍할 수 없다”며 재상고 의사를 밝혔다. 권오혁 hyuk@donga.com·이호재 기자}

    • 2017-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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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판 생중계, 판사가 더 부담?… 원세훈 선고도 불허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66)의 ‘댓글 사건’ 파기환송심 담당 재판부가 30일 열리는 선고 공판의 방송 생중계를 허용하지 않기로 28일 결정했다. 앞서 25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9·구속 기소)의 1심 선고 공판도 재판부의 결정으로 방송 생중계가 안 됐다. 많은 국민의 관심을 모은 두 사건의 방송 생중계가 잇따라 무산되자 법원 안팎에서는 “방송 생중계 관련 규정을 손질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원 전 원장 사건을 담당하는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판사 김대웅)는 “피고인들이 모두 동의하지 않은 점, 촬영 허가가 공익을 위한 것이라고 인정하기에 부족한 점 등에 비춰 (방송 생중계를) 허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앞서 이 부회장 1심 재판부가 선고 공판의 방송 생중계를 불허하며 내세운 것과 비슷한 논리다. 한 변호사는 “원 전 원장 사건의 방송 생중계 허용이 안 되면 도대체 어떤 사건을 생중계하느냐”며 “이런 식이면 박근혜 전 대통령 1심 선고 공판도 생방송으로 보기 어렵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법원 내부에서는 재판부의 방송 생중계 불허 결정을 이해한다는 반응도 나왔다. 서울중앙지법의 한 부장판사는 “박 전 대통령 탄핵심판에서 헌법재판관들이 신변 위협에 시달렸던 일을 생각해 보라”며 “재판부에는 방송에 본인 얼굴을 공개하는 것이 큰 부담일 수 있다”고 말했다. 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방송 생중계의 목적이 ‘국민의 알 권리’ 보장이라면, 그 허가 주체는 재판장이 아니라 법원장이나 법원 내 별도 기구가 되는 게 옳다”고 말했다. 직접 방송에 나오게 되는 피고인이나 재판장이 생중계에 동의할 가능성이 높지 않으므로, 중립적인 제3자가 판단을 하자는 것이다. 반면 서울고법의 한 부장판사는 “선고 공판의 방송 생중계 허용 여부도 재판의 일부”라며 “재판에 대한 결정은 전적으로 재판부가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법관들이 방송 중계에 대한 인식을 바꿔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찬희 서울지방변호사회장은 “‘국민의 알 권리’ 보장뿐 아니라 피고인이 자신의 혐의에 대해 전 국민에게 항변할 기회를 주는 것이 옳은 방향”이라며 “재판부는 전향적으로 방송 생중계 허가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원 전 원장 사건을 담당하는 재판부는 검찰의 변론 재개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고 예정대로 30일 선고를 하기로 했다.이호재 hoho@donga.com·권오혁 기자}

    • 2017-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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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에 없는 ‘민간인 뇌물죄’ 논란… 이재용 항소심서 격론 예상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9·구속 기소)의 뇌물공여 등 5가지 혐의 모두 1심에서 유죄가 선고됐지만 세부적으로 보면 무죄로 인정된 부분이 많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이 부회장의 혐의를 뒷받침한다고 제시한 법 논리와 증거 관계 곳곳에서 허점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항소심에서 이 부회장 유죄 여부를 놓고 특검과 삼성 간에 격론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에서는 이 부회장의 1심 유죄 대부분이 항소심에서 무죄로 뒤집힐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 부회장의 1심 판결문을 입수해 검토한 결과와 항소심의 쟁점을 심층 분석했다. 》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진동)는 25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뇌물공여 혐의 일부를 유죄로 판단했다. 최순실 씨(61·구속 기소)의 딸 정유라 씨(21)가 삼성 측의 승마 지원을 받은 게 박근혜 전 대통령(65·구속 기소)과 최 씨의 ‘단순수뢰죄’에 해당하므로 이 부회장의 뇌물공여 혐의가 인정된다는 것이었다. 수뢰죄는 기본적으로 공무원이 직무와 관련한 부정한 청탁과 함께 돈을 받은 경우 적용된다. 그런데 재판부는 공무원이 아닌 최 씨가 돈을 받은 게 박 전 대통령이 받은 것과 마찬가지라고 본 것이다. 재판부는 “공무원(대통령)이 민간인(최 씨)과 뇌물수수를 공모해 ‘공동정범’인 민간인으로 하여금 뇌물을 받게 하는 경우 이는 공무원 자기 자신이 받는 것과 동일하게 평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 “박 전 대통령-최순실 ‘공동정범’ 판단 무리” 하지만 법원 안팎에서 박 전 대통령과 최 씨의 관계를 ‘공동정범’으로 판단한 건 무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공동정범은 두 사람 이상이 범죄단체처럼 범죄행위를 단계별로 나눠 맡고 실행에 옮겨서 전체 범죄를 완성한 경우의 형사처벌 대상을 의미한다. 재판부는 최 씨가 뇌물 범행 아이디어를 내고 뇌물 요구는 박 전 대통령이, 뇌물을 받는 행위는 최 씨가 각각 나눠 맡았다고 봤다. 한 고등법원 부장판사는 “이 부회장의 1심 재판부는 박 전 대통령과 최 씨를 ‘한 몸’으로 본 것인데 솔직히 이런 사례를 본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예를 들어 장관인 아버지를 둔 아들이 돈을 받아도 아버지에게 책임을 묻는 건 상당히 어렵다”고 밝혔다. 두 사람을 공동정범으로 묶어서 뇌물의 이익을 공유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부장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도 “뇌물죄에서 두 사람을 공동정범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부모와 자식 관계나 부부간(어느 한쪽이 공무원인 경우)에도 공무원이 아닌 쪽이 돈을 받았을 때 두 사람의 뇌물죄를 인정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밝혔다. 이어 “재판부가 남남 사이인 박 전 대통령과 최 씨를 공동정범으로 본 것은 여론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런 분석이 많이 나오면서 법조계에선 법에 없는 이른바 ‘민간인 뇌물죄’가 적용된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제기되고 있다. 재판부가 삼성의 최 씨 모녀 승마 지원을 ‘단순수뢰죄’가 아니라 공무원의 직무와 관련해 민간인이 돈을 받은 경우 적용되는 ‘제3자 뇌물죄’로 봤어야 했다는 의견이 법원 내부에서 나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묵시적 청탁’으로 ‘제3자 뇌물죄’ 인정 어려워” 또 다른 고등법원 부장판사는 “지금까지 공무원이 아닌 사람이 돈을 받은 경우 전부 ‘제3자 뇌물죄’로 기소됐다”며 “‘제3자 뇌물죄’는 부정한 청탁이 구체적으로 입증돼야 한다”고 말했다. ‘포괄적 청탁’ 내지 ‘묵시적 청탁’만 있으면 인정되는 ‘단순수뢰죄’와 달리 ‘제3자 뇌물죄’는 구체적인 청탁의 뚜렷한 증거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재판부는 이 부회장이 박 전 대통령에게 경영권 승계의 도움을 받기 위한 명시적 청탁을 한 증거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 이 부회장이 2014년 9월과 2015년 7월, 2016년 2월 세 차례에 걸쳐 박 전 대통령을 독대할 때도 구체적 청탁을 한 적이 없다고 본 것이다. 다만 독대 당시 박 전 대통령이 삼성의 주요 현안을 경영권 승계로 알고 있었기 때문에 ‘묵시적 청탁’이 있었다고 보고 ‘단순수뢰죄’를 적용한 것이다. 서울 지역의 한 고위 법관은 “이 부회장의 뇌물죄와 연계된 박 전 대통령 뇌물죄의 유죄가 선고돼야 할 상황에서 부득이하게 이런 판결이 나온 것 같다”고 지적했다. ‘단순수뢰죄’가 아닌 ‘제3자 뇌물죄’를 적용할 경우 부정한 청탁의 구체적인 입증이 어렵다고 봤다는 것이다. 따라서 항소심에선 우선 특검과 삼성 측이 ‘단순수뢰죄’와 ‘제3자 뇌물죄’ 중 어떤 죄를 적용하는 게 타당한지를 둘러싼 법리 논쟁이 치열하게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특검이 ‘단순수뢰죄’ 적용이 무리한 것으로 판단해 ‘제3자 뇌물죄’로 죄명을 바꿀 경우 ‘묵시적 청탁’만으로 이 부회장의 뇌물공여 혐의를 인정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권오혁 hyuk@donga.com·허동준 기자}

    • 2017-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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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원 “박근혜 前대통령의 적극적 지원 요구에… 이재용, 수동적으로 뇌물공여”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진동)는 25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9·구속 기소) 1심 선고에서 이 부회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65·구속 기소)에게 ‘수동적 뇌물’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이 박 전 대통령에게 경영권 승계의 도움을 받기 위한 ‘명시적 청탁’을 하지 않았고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을 위한 묵시적, 간접적 청탁도 없었다는 것이다. 다만 박 전 대통령이 삼성의 경영권 승계 작업을 인식하고 있었고, 이 부회장 등 삼성 측이 박 전 대통령의 도움을 기대하고 최순실 씨(61·구속 기소)의 딸 정유라 씨(21) 승마 지원과 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을 한 게 뇌물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구체적 청탁 한 적 없다” 재판부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75)에서 이 부회장으로의 경영권 승계 작업이 추진됐다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또 “박 전 대통령이 청와대 민정수석실 등의 보고를 받고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의 승계 문제에 관심이 있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부회장이 2014년 9월과 2015년 7월, 2016년 2월 세 차례에 걸쳐 박 전 대통령을 독대할 때 경영권 승계에 대해 구체적인 청탁을 한 적이 없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다. 재판부는 “이 부회장 등이 승계 작업이라는 포괄적 현안이나 개별 현안에 대해 박 전 대통령에게 적극적 명시적으로 청탁하고 뇌물을 공여한 게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박 전 대통령의 적극적 요구에 수동적으로 응해 뇌물을 공여했다”고 밝혔다. ○ “대통령이 관심 가져 어쩔 수 없이 출연” 또 재판부는 삼성이 미르·K스포츠재단에 204억여 원을 출연한 것은 아예 뇌물이 아닌 것으로 판단했다. 특검은 이 부회장이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경영권 승계에 도움을 받을 목적으로 재단 출연을 한 것이라고 봤지만 재판부는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박 전 대통령이 경영권 승계가 삼성의 주요 현안이라는 인식을 하고 있었지만 삼성에 대한 재단 출연 요구와 경영권 승계 문제를 연계시키지 않았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박 전 대통령이 승계 작업이라는 현안 해결에 대한 대가 관계라는 인식을 하고 (삼성에) 출연 요청을 했을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기업들의 재단 출연이 박 전 대통령의 관심 사항이었기 때문에 삼성은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책정한 출연금을 어쩔 수 없이 납부할 수밖에 없었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다.○ “뇌물 주범은 박근혜 최순실” 재판부는 이 부회장의 뇌물 공여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뇌물 범죄의 주된 책임이 박 전 대통령과 최 씨에게 있다고 봤다. 재판부는 “박 전 대통령이 최 씨와 공모해 세 차례의 단독 면담을 통해 이 부회장에게 적극적으로 지원 요구를 했고 이 부회장은 승계 작업에 관한 대통령의 도움을 기대하면서 다른 피고인들(삼성 임원들)에게 승마 지원과 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을 지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부회장이 최 씨 모녀에 대해 알고 있었는지에 대해 삼성 측은 “지난해 국정 농단 사건이 터진 뒤 알게 됐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 부회장 등은 2014년 12월경 박 전 대통령의 승마 지원 요구가 ‘정유라 지원’인 점을 알고 있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 “이재용 포괄 지시” vs 최지성 장충기 “우리가 주도” 재판부는 이 부회장이 정 씨 승마 지원과 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을 위한 포괄적인 지시를 내리고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부회장·66)과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차장(사장·63)이 이에 따른 것으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 부회장이 2014년 9월 15일 박 전 대통령과의 1차 독대 이후 장 전 차장 등에게 박 전 대통령의 요구를 전달하면서 승마 지원에 대한 포괄적인 지시를 내렸다고 인정했다. 재판부는 “이 부회장이 사실상 총수로서 승마와 영재센터 지원 등을 지시하고 범행을 촉진하는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또 “최 전 실장과 장 전 차장이 이 부회장과 긴밀하게 의사 연락을 하며 각 범행이 실현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에서 범행에 대한 가담 정도가 상당히 무겁다”고 지적했다. 이 부회장은 최 전 실장 등에게서 보고를 받고 ‘큰 그림’을 그리는 차원의 지시를 했으며 구체적인 계획 수립과 실행은 최 전 실장 등이 했다는 의미다. 최 전 실장과 장 전 차장은 2일 공판 피고인 신문에서 승마 지원을 자신들이 주도했다고 진술했다. 이 부회장이 경영권 승계 목적으로 승마 지원이나 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을 지시한 게 아니라는 의미였다. 재판부는 최 전 실장과 장 전 차장에게 이 부회장의 형량(5년)과 비슷한 징역 4년을 선고하고 이들을 법정 구속했다.○ 안종범 수첩 주요 증거 채택 안돼 재판부는 이 부회장 등의 양형 감경 판단에 △수동적인 뇌물 제공 경위 △부정한 청탁을 통해 부당하게 얻은 성과가 확인되지 않은 점 △승계 작업 일환인 삼성 지배구조 개편이 그룹과 계열사 이익에도 기여하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또 안종범 전 대통령정책조정수석(58·구속 기소)의 업무수첩 63권과 청와대가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면담을 준비하며 작성한 ‘대통령 말씀자료’는 중요한 증거로 인정받지 못했다. 권오혁 hyuk@donga.com·전주영 기자}

    • 2017-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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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용 징역 5년…1심 법원 “정유라 승마지원 등 89억은 뇌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진동)는 25일 박근혜 전 대통령(65·구속 기소)과 최순실 씨(61·구속 기소)에게 뇌물을 준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9)에게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이 부회장에게 적용한 뇌물 공여 혐의 중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 204억 원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이 부회장이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경영권 승계의 도움을 받기 위한 청탁의 대가로 두 재단에 출연을 한 것이라는 특검의 공소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 부회장이 도움을 기대하고 대통령의 요구에 응해 뇌물을 제공한 것으로 평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반면 재판부는 삼성이 최 씨의 딸 정유라 씨(21) 승마 지원을 위해 제공한 77억여 원 중 72억여 원과 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지원한 16억여 원을 이 부회장이 박 전 대통령에게 준 뇌물로 판단했다. 또 삼성이 승마 지원을 위해 최 씨 모녀가 체류하던 독일로 돈을 송금한 게 재산 국외도피와 범죄수익 은닉에 해당한다고 인정했다. 재판부는 이 부회장 등이 외국환 은행에 허위 지급 신청서를 제출하고 말을 뇌물로 공여한 사실을 숨기기 위해 허위 용역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 부회장의 국회 위증 혐의도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이 부회장이 박 전 대통령의 적극적 요구에 수동적으로 응해 뇌물 공여 범행에 관한 의사 결정을 한 걸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 “피고인들이 삼성을 대표하는 임원이란 점에서 사회와 경제에 미친 부정적 영향이 매우 크다”며 “우리 국민은 대기업에 대해 합법적이고 건전한 경제활동을 통하여 국민 경제에 이바지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리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이 부회장과 같은 혐의로 기소된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부회장·66)과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차장(사장·63)에게는 각각 징역 4년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또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64)에게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황성수 전 삼성전자 전무(55)에게는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또 이 5명에 대해 공동으로 37억6736만7931원의 추징도 선고했다. 삼성 측 변호인단은 “1심 판결의 법리 판단과 사실 인정 모두 법률가로서 도저히 수긍하기 어려워 즉시 항소할 것이며 항소심에서 공소사실 전부에 대해 무죄가 선고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권오혁 hyuk@donga.com·이호재 기자}

    • 2017-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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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화 오지 않게 하라” 최경환에 일침 날린 판사

    중소기업진흥공단의 직원 채용 과정에서 부정한 청탁을 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최경환 자유한국당 의원(62·사진)이 법정에서 재판장으로부터 “앞으로 ‘공정하게 재판해 달라’는 전화가 오지 않게 하라”는 핀잔을 들었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21일 수원지법 안양지원 형사1부(부장판사 김유성)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최 의원 측은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재판부에 “공정하게 봐 달라”고 두 차례나 요청했다. 이에 재판장인 김 부장판사는 “재판을 공정하게 해달라고 하니까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다”며 “그런 식으로 ‘공정하게 해 달라’는 전화가 자꾸 오는데 절대 앞으로 주변 분들이 그렇게 하지 않도록 해 달라”고 지적했다. 최 의원의 지인들이 재판부에 ‘은근한’ 청탁 전화를 걸어오는 데 대해 불쾌감을 표시한 것이다. 김 부장판사는 “저는 일절 정치적 고려를 하지 않고, 검찰이 제기한 공소를 입증할 수 있느냐, 이 부분만 판단할 것”이라며 “다른 쪽으로 얘기가 들어오지 않도록 해 달라”고 말했다. 최 의원은 “저는 그런 사람들 아는 바가 없다. 그런 얘기 하는 사람들…”이라고 말을 더듬으며 당혹스러워했다. 최 의원은 2013년 자신의 지역구 사무실 인턴 출신인 황모 씨를 직원으로 채용해 달라고 박철규 중진공 이사장(60) 등에게 청탁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 2017-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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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난 31년간 재판만 해온 사람… 어떤 수준인지 보여드릴것”

    “(저는) 31년 5개월 동안 법정에서, 그것도 사실심 법정에서 당사자들과 호흡하면서 재판만 해온 사람입니다. 그 사람이 어떤 수준인지, 어떤 모습인지 이번에 보여드리겠습니다.”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58·사법연수원 15기)는 22일 오후 양승태 대법원장(69·2기)과의 면담을 위해 대법원을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법원장직 수행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피력했다. 김 후보자는 시종 미소 띤 얼굴로 “대법원에서 3년간(1999∼2002년) 재판연구원으로 밤낮 일을 했는데 오늘은 오는 기분이 좀 다르다”며 “(양승태) 대법원장님을 뵙고 앞으로 청문회나 이후 절차에 관해 가르침을 받으려 한다”고 말했다. ○ “청문회 통해 우려 불식할 것” 이날 김 후보자는 “어제 발표 이후 저에 대해 분에 넘치는 기대 그리고 또 상당한 우려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충분히 이해가 될 만한 그런 내용이다”라고 말했다. 전임 대법원장에 비해 사법연수원 기수가 13기나 낮고, 전·현직 대법관도 아닌 자신이 대법원장으로 전격 지명된 데 대한 법원 안팎의 심리적 충격을 이해한다는 뜻이었다. 김 후보자는 “이번 청문 절차 준비를 통해 그런 기대에는 더욱 부응하고 우려는 불식시킬 것”이라며 국회 인사청문회 통과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러나 대법원 법원행정처가 특정 판사의 동향을 사찰했다는 일명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 등 구체적 현안에 대해서는 “청문회에서 말씀드리겠다”며 입을 다물었다. 양 대법원장을 만나러 근무지인 강원 춘천에서 서울로 올라오면서 김 후보자는 수행원을 대동하지 않고 관용차 대신 시외버스를 탔다. 서울 광진구 동서울터미널에 도착한 뒤에도 지하철로 대법원이 있는 서초역으로 이동했다. 법원행정처 관계자는 “김 후보자가 대법원장 후보자 자격으로 양 대법원장을 면담하러 상경하는 일이 춘천지법의 공무가 아니라고 판단해 춘천지법 관용차를 이용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양 대법원장과 오후 3시 반부터 면담을 한 뒤 오후 5시경 일정을 마치고 대법원을 떠났다. 양 대법원장은 김 후보자에게 축하인사를 건네고 청문회 준비 등에 대해 세심한 조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 법원 내부 ‘파격 인사’ 충격 법원 내부는 여전히 파격 인사의 충격이 가시지 않은 분위기다. 김 후보자보다 선배 기수인 일부 고위 법관이 용퇴를 심각하게 고민 중이라는 이야기도 흘러나왔다. 특히 진보성향 법관 모임 ‘우리법연구회’의 회장을 지낸 김 후보자의 뚜렷한 성향에 대해서는 법원 안팎에서 기대와 우려가 엇갈렸다. 법조계의 한 원로급 인사는 “대법원장은 특정 정치 진영의 논리에 휩쓸려서는 안 되는 자리”라며 “김 후보자가 사법부 수장으로서 올바른 처신을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반면 한 서울고법 부장판사는 “법관 독립을 강조해 온 김 후보자가 취임하면 판사들이 재판에만 전념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지 않겠느냐”며 김 후보자의 개혁 성향에 기대감을 표시했다. 검찰도 김 후보자가 사법부에 어떤 색깔을 입혀 나갈지 큰 관심을 보였다. 한 검찰 간부는 “김 후보자가 대법원장에 취임하면 당장 형사재판부터 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노동사건 등을 중심으로 진보적 색채의 판결이 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원로 법조인들은 김 후보자에게 사법부 수장으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가져줄 것을 주문했다. 송상현 전 국제형사재판소장(75)은 “사법개혁은 한 사람이 단시간에 뚝딱 이룰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라며 “원칙으로 돌아가 사법권의 독립을 굳건히 잘 지키는 일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진강 전 대법원 양형위원장(74)은 “대법원에서 권리 구제를 받고자 하는 국민들의 바람이 제대로 실현되도록, 국민에게 다가가는 사법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언했다.권오혁 hyuk@donga.com·이호재·전주영 기자}

    • 2017-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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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9년만에 非대법관 출신 대법원장… 사법권력 교체 신호탄

    문재인 대통령의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58·사법연수원 15기) 지명은 대대적인 사법권력 교체의 신호탄이다. 역대 대법원장 13명 중 김 후보자처럼 대법관 출신이 아닌 경우는 초대 김병로 대법원장과 3, 4대 조진만 대법원장 두 명뿐이다. 49년 만의 파격 인사다. 또 현직 대법관들과 사법연수원 기수로 비교했을 때 3기수 선배가 3명이고 4기수, 2기수, 1기수 선배가 각 2명씩이다. 경력과 서열을 중시하는 법원의 관행을 완전히 깬 것이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관행을 뛰어넘는 파격이 새 정부다운 일”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5년 임기가 만료되는 2022년 5월까지 이어질 대법관 10명과 헌법재판관 7명의 인사에서도 김 후보자 지명처럼 관행을 깬 파격과 발탁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 파격 인사 예상 못 한 대법원 대법원 측은 문 대통령의 김 후보자 지명 가능성을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원 관계자는 21일 김 후보자 지명 직후 “어제까지 대법원의 누구도 이런 전격적인 인사가 있을 것이라고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대법원에서는 김 후보자가 국회 동의 절차를 거쳐 대법원장에 임명될 경우 사법 정책과 행정, 법관 인사에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대법원장은 대법관 임명 제청권과 3000여 명의 법관, 1만여 명의 법원 직원에 대한 임명권을 갖고 있다. 올 3월 국제인권법연구회에 대한 대법원 법원행정처의 외압 문제가 불거진 뒤 열린 국제인권법연구회 학술대회에서 김 후보자는 “법관 독립을 제대로 이루기 위해선 법관 개인의 의지를 고양하고, 법관이 내외적으로 간섭을 받지 않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발언했다. 대법원의 상고심 판결 경향도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많은 법조인들의 전망이다. 민감하고 중요한 사건을 다루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대법원장은 재판장을 맡는다. ○ “문 대통령, 사법 권력 싹 교체할 것” 13명의 대법관 중 문 대통령은 이미 조재연 대법관(61·12기)과 박정화 대법관(52·20기)을 임명했다. 두 대법관과 지난해 9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임명한 김재형 대법관(52·18기)을 제외하면 문 대통령은 앞으로 10명의 대법관을 새로 임명하게 된다. 김 후보자가 대법관으로 임명되면 신임 대법관 후보 전원을 문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하게 되므로 앞으로 임명될 10명의 대법관 모두가 김 후보자와 비슷한 성향의 법조인으로 채워질 가능성이 있다. 전체 9명인 헌법재판관의 경우 문 대통령의 임기 중 이미 문 대통령이 후보자로 지명한 이유정 변호사(49·23기)를 포함한 8명이 새로 임명된다. 이 가운데 야당 추천 몫인 1명을 제외하고 문 대통령과 여당, 대법원장이 추천하게 돼 있는 7명의 헌법재판관 인사에 문 대통령의 의지가 직간접적으로 반영되는 것이다. 법조계에서는 “문 대통령이 사법 권력을 싹 교체하게 될 것”이라며 실제 이런 인사가 현실화될 경우 사법 권력의 쏠림 현상으로 심각한 사회, 정치적 갈등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 2017-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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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침·뜸의 대가’ 구당 김남수, 무면허 교육 혐의 유죄 확정

    ‘침·뜸의 대가’로 불린 구당(灸堂) 김남수 씨(102)가 한의사 면허 없이 침·뜸 교육을 하고 수강료로 143억여 원을 받은 혐의에 대해 유죄가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18일 보건범죄단속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김 씨에게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과 벌금 80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김 씨는 2000년 7월부터 2010년 12월까지 한의사 면허 없이 뜸사랑 연구원을 설립해 수강생들에게 1인당 55만~120만 원을 받고 침과 뜸을 가르쳐 143억여 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기소됐다. 또 2008년 4월부터 2010년 7월까지 ‘뜸 요법사’라는 민간 자격증을 만들어 수강생 1694명에게 나눠준 혐의(자격기본법 위반)도 받았다. 재판의 쟁점은 김 씨가 실습 교육 도중 수강생들이 서로 몸에 직접 침·뜸을 놓도록 한 게 영리를 목적으로 한 무면허 의료행위에 해당하는지였다. 김 씨 측은 “교육행위를 했을 뿐이며 사회통념상 용인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1심과 2심은 “실습 교육과정에서 벌어진 수강생들의 시술이 불법 의료행위에 해당하고 그와 관련해 김 씨가 수강료 내지 강사료 등을 받은 이상 영리 목적도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도 원심 판결이 정당하다고 봤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 2017-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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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변호사’ 활동폭 커지는데…대형로펌에 정식 등록자는 0명

    서울의 한 법무법인에서 ‘중국 변호사’로 활동하던 중국동포 A 씨(61·여). 지난해 6월 외국법 자문사 자격 없이 각종 법률사건을 맡고 불법 브로커 역할을 한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A 씨는 농산물 수입업체 대표 B 씨(32)가 부하 직원과 동업 문제로 다툰 사건의 소송을 맡았다 패소했는데, A 씨가 재판 일정을 제대로 챙기지 않는 점 등을 수상히 여긴 B 씨에게 고소를 당한 것이다. 대한변호사협회는 최근 이 법무법인이 외국법 자문사로 등록되지 않은 A 씨를 ‘중국 변호사’로 광고한 데 대해 법무법인에 과태료 100만 원의 징계를 내렸다. 이 법무법인은 홈페이지 등을 통해 A 씨를 ‘중국 변호사’로 홍보하고 A 씨가 ‘중국 변호사’라는 문구가 찍힌 명함을 갖고 활동하게 했다. A 씨는 2002년 한국에 들어온 뒤 지금까지 이 법무법인을 포함해 총 4곳의 중대형 법무법인에서 일했지만 매번 제대로 된 자격 검증을 받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A 씨처럼 국내 법무법인에 소속돼 중국 변호사로 활동하는 사람이 늘고 있는데 국내에서 정식으로 외국법 자문사 자격을 얻은 중국 변호사는 없는 것으로 16일 확인됐다. 국내 여러 대형 법무법인이 홈페이지에 공개한 중국 담당 외국 변호사들은 법무법인당 10명 안팎이다. 이들이 실제 사건을 맡아 자문 업무를 하고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대한변협에 따르면 국내에 등록된 외국법 자문사 101명 중 중국 변호사는 단 1명도 없다. 외국법 자문사법에 따르면 자문사 자격을 따려면 1년 중 국내에 180일 이상 체류해야 한다. 또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국가에서 3년의 실무 경험 등 요건을 갖춘 뒤 법무부 장관의 자격승인과 대한변협 등록을 거쳐야 한다. 법조계에서는 일부 법무법인이 자격 없는 중국 변호사 양산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당 변호사들을 외국법 자문사로 등록시키는 것보다 사무직원 등으로 고용한 뒤 자문 업무에 편법 투입하는 게 절차적으로 용이하고 비용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많은 법무법인이 홈페이지에 외국법 자문사로 등록되지 않은 변호사들을 ‘중국 변호사’가 아닌 ‘외국 변호사’로 표기해 법망을 피하고 있다. 해당 변호사가 사건 의뢰인과의 계약서에 직접 사인만 하지 않으면 자문 업무 등 구체적인 활동이 드러나지 않는 점을 악용하는 것이다. 대한변협 관계자는 “정부가 법무부 승인을 받지 않았거나 대한변협에 등록되지 않은 중국 변호사의 현황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며 “정식 등록을 하지 않은 채 자문 업무까지 맡아보는 외국 변호사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 2017-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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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 “승계작업 자체가 존재 안해… 청탁할 필요 없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9·구속 기소) 등 삼성 전현직 임원 5명의 1심 재판 심리가 4월 7일 첫 공판부터 7일 결심까지 4개월간 이어진 끝에 마무리됐다. 매주 평균 3차례씩, 총 53차례 열린 재판의 핵심 쟁점은 처음부터 끝까지 이 부회장의 뇌물죄가 타당한지 여부였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삼성의 △최순실 씨(61·구속 기소)와 딸 정유라 씨(21)에 대한 승마 지원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 △동계스포츠영재센터 자금 지원이 모두 박근혜 전 대통령(65·구속 기소)에 대한 뇌물이라고 주장했다. 이 부회장이 경영권 승계에 도움을 받기 위한 목적으로 박 전 대통령에게 뇌물을 줬다는 것이었다. 이에 삼성 측 변호인단은 이 부회장이 박 전 대통령을 3차례 독대했지만 경영권 승계 등 사업 현안과 관련해 어떤 청탁도 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특히 특검이 뇌물의 대가라고 규정한 ‘경영권 승계 작업’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뇌물을 줄 이유가 없다는 게 삼성 측 반론이었다.○ “안종범 수첩 63권에 ‘정유라’ 이름 없어” 박영수 특검(65)은 7일 결심 공판에서 이 부회장이 박 전 대통령을 처음 독대한 2014년 9월 이전부터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가 삼성의 지상 과제였다고 말했다. 그래서 박 전 대통령의 요청에 따라 승마 지원을 했고 그 대가로 박 전 대통령에게서 경영권 승계에 도움을 받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삼성 측 변호인단은 이 부회장이 박 전 대통령을 처음 독대한 자리에서뿐만 아니라 2015년 7월과 2016년 2월 독대에서도 박 전 대통령이 정 씨의 이름조차 꺼낸 적이 없다고 했다. 또 특검이 이 부회장의 뇌물죄를 입증하는 주요 증거로 제시한 안종범 전 대통령정책조정수석비서관(58·구속 기소)의 수첩 63권 어디에서도 정 씨의 이름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삼성 측 송우철 변호사(55)는 7일 최종 변론에서 “정 씨에 대한 승마 지원은 박 전 대통령의 요청 사항이 아니었다”며 “최 씨의 강요, 공갈, 사기 등 다양한 법적 평가가 가능하지만 결코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뇌물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또 특검이 삼성의 승마 지원을 ‘단순 수뢰죄’로 보고 최 씨가 얻은 경제적 이익을 박 전 대통령의 이익으로 판단했는데, 두 사람의 ‘경제적 공동관계’가 입증되지 않았기 때문에 법리 적용 오류라고 지적했다.○ “최순실 재단 사적 유용 상상 못해” 또 삼성의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에 대해 특검팀은 최 씨가 설립과 운영을 주도한 재단에 204억 원을 출연한 게 박 전 대통령에게 뇌물을 준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삼성 측은 다른 대기업들과 마찬가지로 청와대가 주도하고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요청한 재단 지원에 수동적으로 참여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송 변호사는 “충분한 검토를 못 하고 출연을 해서 재단이 (최 씨에 의해) 사적으로 유용될 수 있다고는 상상조차 못 했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최 씨가 재단에 관여한 사실 자체를 몰랐기 때문에 재단 출연을 대가로 박 전 대통령에게 경영권 승계 지원을 요청하는 게 아예 불가능했다는 것이다. 또 삼성 측은 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에 대해 빙상경기연맹 회장사이며 올림픽 공식 후원사인 삼성전자가 결정한 것이라 이 부회장은 전혀 개입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송 변호사는 “삼성 임직원 누구도 최 씨가 센터에 관여했다는 사실을 몰랐다”고 말했다. 만약 재판부가 삼성 측 변론을 받아들여 이 부회장의 뇌물죄를 인정하지 않을 경우 이 부회장은 무죄 또는 집행유예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이 부회장에게 뇌물 혐의와 함께 적용된 재산국외도피 혐의의 법정 형량이 징역 10년 이상이지만 이 부회장이 재산 도피와 무관하다는 삼성 측 변론을 재판부가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뇌물죄 등이 인정될 경우 이 부회장에게 5년 이상의 중형이 선고될 수 있다. 권오혁 hyuk@donga.com·김윤수 기자}

    • 2017-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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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용 “아무리 못나도 서민 노후자금 손대겠나” 최후진술서 눈물

    7일 오후 3시 25분경 서울중앙지법 311호 중법정. 피고인석에 서서 공책에 직접 쓴 최후 진술을 읽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9·구속 기소)의 목소리가 잦아들더니 끝내 눈물을 보였다. 잠시 호흡을 가다듬은 이 부회장은 “오늘의 삼성이 있기까지 모든 임직원들, 많은 선배님들의 피땀 어린 노력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며 “창업자이신 저희 선대 회장님 그리고 삼성을 글로벌 기업으로 키우신 회장님의 뒤를 이어받아 삼성이 잘못되면 안 된다는 중압감에 저도 나름대로 노심초사하며 회사 일에 매진해 왔다”고 말했다. 또 이 부회장은 “성취가 커질수록 국민과 우리 사회가 삼성에 건 기대가 더 엄격하고 더 커졌다. 이번 사건 수사와 재판 과정을 통해 그런 부분이 많이 드러났다. 모든 게 제 부덕의 소치다”라고 안타까운 심정을 나타냈다. 앞서 이날 오후 2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진동) 심리로 열린 이 부회장 등의 결심 공판 시작 직후 박영수 특검(65)은 14분간 논고문을 읽은 뒤 이 부회장에게 징역 12년을 구형했다. 이어 삼성 측 변호인 송우철 변호사(55)가 1시간 동안 최종 변론을 했다. 양측이 팽팽히 맞선 핵심 쟁점은 △이 부회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65·구속 기소)을 3차례 독대하며 부정한 청탁을 했는지 △삼성의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과 최순실 씨(61·구속 기소)의 딸 정유라 씨(21) 승마 지원이 청탁의 대가였는지 △이 부회장이 승마 지원에 개입했는지 등이었다. ○ 이재용, 결백 호소하며 “부덕의 소치” 이 부회장은 약 5분간 최후 진술을 하며 감정에 북받쳐 여러 차례 헛기침을 하고 물을 마셨다. “구속 수감된 6개월간 답답하고 억울한 마음이 없지 않지만 돌이켜 보니 제가 부족한 점이 많았고 챙겨야 할 것을 챙기지 못했다”면서 재판부를 향해 결백을 호소했다. 이 부회장은 “제가 제 사익을 위해서나 저 개인을 위해서 박 전 대통령에게 뭘 부탁한다든지 대통령에게 그런 기대를 한 적이 결코 없다”며 “제가 아무리 부족하고 못난 놈이라도 우리 국민들의, 우리 서민들의 노후자금인 국민연금에 손해를 끼치고 욕심을 내겠느냐”고 강조했다. 삼성물산의 대주주인 국민연금이 손해를 볼 것을 알면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을 밀어붙였다는 특검 측 공소사실을 부인한 것이다. 이 부회장은 이어 “너무나 심한 오해다. 정말 억울하다. 이런 오해와 불신이 풀리지 않으면 저는 삼성을 대표하는 경영인이 될 수 없다. 이 오해만은 꼭 풀어 달라”고 호소했다. ○ “박근혜, 정유라 지원 요청” vs “특검, 거짓 인정” 박 특검은 5600자 분량의 논고문에서 “대통령으로부터 정유라 승마 지원 등을 요구받은 피고인이 대통령의 직무상 도움에 대한 대가로 거액의 계열사 자금을 횡령해 300억 원에 이르는 뇌물을 공여했다”고 주장했다. 이 부회장이 경영권 승계와 삼성 계열사 지배력 확보를 목적으로 박 전 대통령에게 청탁을 하고 그 대가로 승마 지원과 재단 출연을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삼성 측 송 변호사는 2만5400자 분량의 최종 변론을 통해 이 부회장이 2014년 9월과 2015년 7월, 그리고 2016년 2월 박 전 대통령을 3차례 독대한 자리에서 단 한 차례도 경영권 승계 등의 도움을 요청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특히 송 변호사는 특검이 확인되지 않은 독대 상황을 추측해 범죄 정황으로 내세웠다고 공격했다. 특검이 당초 공소장에 2016년 2월 세 번째 독대 당시 박 전 대통령이 이 부회장에게 “정유라를 잘 지원해 줘 고맙고 앞으로도 계속 잘 지원해 달라”고 말한 것으로 기재했다가 이달 4일 공판에서 “정확한 워딩(말)에 대한 증거는 없고 취지를 그렇게 표시한 것”이라고 해 거짓을 스스로 인정했다는 것이다. 송 변호사는 “정 씨에 대한 승마 지원은 박 전 대통령의 요청 때문이 아니라 최 씨의 강요 내지 공갈에 의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5분 만에 대통령 도움 요청… 말 안 돼” 박 특검은 박 전 대통령이 2014년 9월 첫 번째 독대 때부터 경영권 승계를 고리로 최 씨가 요청한 재단 설립과 정 씨의 승마 훈련 등을 이 부회장에게 요청했다고 주장했다. 2014년 5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쓰러진 뒤 이 부회장이 경영권 승계에 몰두했다는 게 특검의 시각이다. 하지만 삼성 측은 “특검이 이 사건 재판의 출발점인 ‘승계 작업’이란 것이 존재한다는 아무런 증거도 재판부에 제출하지 못했다”며 “그러한 사실 자체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또 송 변호사는 1차 독대에 대해 “대구창조경제센터 개소식에서 사전 예고도 없이 대통령의 일방적 요구에 따라 불과 5분도 안 될 정도의 짧은 시간에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어 “승계 작업에 대한 도움을 대통령에게 요청하면서 아무런 계획도 없이 5분도 안 되는 시간에 해치웠다는 것이 도대체 상식적으로 말이 되는 주장이냐”고 반문했다. 또 송 변호사는 첫 번째 독대에서 경영권 승계 청탁과 뇌물수수의 합의가 있었다면 그 직후 삼성엔지니어링과 삼성중공업의 합병이 무산된 사실이 합리적으로 설명이 안 된다고 반박했다. 만약 25일 1심 선고에서 재판부가 이 부회장의 뇌물공여 혐의를 인정하지 않고 이 부회장이 승마 지원에 직접 개입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할 경우 이 부회장은 무죄 또는 가벼운 형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반면 뇌물과 횡령, 재산 국외도피, 위증 등 5가지 혐의가 모두 인정되면 징역 5년 이상의 중형이 선고될 수 있다.권오혁 hyuk@donga.com·김윤수 기자}

    • 2017-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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