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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이 명확한 사유 없이 고 백남기 씨(69)에 대한 부검영장 청구를 기각하면서 경찰과 유가족 간 대립이 격렬해지고 있다. 경찰은 “자살처럼 사인이 명백한 시신도 영장을 계속 발부했던 법원이 아니냐”라며 반발했다. 일각에서는 법원이 시신 부검을 통한 사인 규명을 막아 혼란만 가중시켰다는 지적도 나온다. 백 씨는 지난해 11월 14일 민중 총궐기 투쟁대회 당시 시위를 벌이다 경찰이 쏜 물대포를 맞고 쓰러져 혼수상태로 치료를 받다가 입원 316일 만인 25일 사망했다. 서울중앙지법은 26일 오전 1시 40분경 백 씨에 대한 부검영장 청구를 기각하며 사유를 한 줄도 적지 않았다. 인터넷 뉴스로 부검영장 기각 보도가 나가고 논란이 일자 그제야 오전 9시경 기각 사유를 팩스로 관할인 종로경찰서로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기각 사유는 “1년 가까이 치료를 받아왔고, 진료기록으로 사인 규명이 가능하다. 그러므로 부검의 필요성과 상당성이 없다”는 내용이었다. 당초 경찰이 시신 부검과 진료기록 확보를 위해 검찰을 통해 청구한 압수수색 영장에는 대부분 빨간 줄을 그어 기각하고 유일하게 진료기록 차트 등에 관한 압수수색만 발부했다. 이에 경찰은 “사인이 명확하지 않으면 부검이 원칙”이라며 영장 기각을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검찰은 진료기록부를 검토해 사인이 확인되지 않으면 영장을 재청구할 계획이다. 재청구한 영장이 기각되면 검경이 더 크게 반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법원이 부검영장을 기각함에 따라 경찰은 이날 백 씨가 입원했던 서울대병원을 압수수색하고 의료기록을 확보해 의료기록 분석 등 보강수사에 착수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속 법의관들에게 기록 검토를 요청해 의견을 수렴한 뒤 부검영장 재신청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부검 필요성이 인정된다는 법의학자들의 견해가 우세하면 영장을 재신청하면서 소명자료로 첨부할 계획이다. 이철성 경찰청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전문의 부검을 통해 논란이 되는 부분에 대해 법의학적 소견을 명확히 해놓을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법의학 전문가들은 부검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박성환 고려대 법의학교실 교수는 “백 씨가 장기간 입원해 부검을 통해 많은 것을 알 수는 없지만 부검을 한다면 진료기록, 수사기록을 종합해 사망 원인을 가릴 수 있다”고 밝혔다. 국과수 관계자도 “정치적 이슈와 상관없이 법의학자 입장에선 진실을 밝히는 것이 필요하다. 실체적 사실은 부검을 통해 밝혀질 수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법원의 부검영장 기각 통계는 따로 관리하지 않는다. 경찰청 관계자는 “최근 영장기각 사례를 수집해보니 숫자가 많지 않고 대부분 돌연사나 추락사로 범죄와 관련성이 없는 경우였다”며 “사인이 법적 쟁점이 되고 있는 백 씨 사건과는 명백히 다르다”고 밝혔다. 유가족을 비롯한 백남기대책위원회는 부검은 진실을 은폐하기 위한 시도라며 반발하고 있다. 백 씨의 큰딸 백도라지 씨는 “아버지를 쓰러지게 하고, (사망) 이후에도 계속 괴롭히는 경찰의 행동을 정말 이해할 수 없다”며 경찰의 부검 주장을 강하게 비판했다. 박석운 대책위 공동대표는 “진상규명도 안 되고 책임자 처벌도 안 되는 상황에서 장례를 치를 수 없다”며 당분간 장례를 미루겠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대표자회의 등을 통해 조직을 ‘백남기 농민 국가폭력 진상규명 책임자 및 살인정권 규탄 투쟁본부’로 개편했다.박훈상 tigermask@donga.com·정지영·배석준 기자}
경찰이 최근 불거진 검사 비리 사건으로 검찰 개혁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확산됐다고 판단하고 검·경 수사권 조정 업무를 전담하는 수사구조개혁팀을 부활시켰다. 경찰청은 본청 수사국 수사연구관실이 수사구조개혁팀으로 이름이 바뀌고 수사권 조정 문제 컨트롤 역할을 맡는다고 26일 밝혔다. 수사구조개혁팀은 경찰 내부 수사제도 관련 업무를 모두 다른 부서로 넘기고 수사권 조정 문제만 집중한다. 인력은 13명 그대로다. 경찰은 수사구조개혁팀 부활이 '검찰과 대립'으로 확대해석하는 것을 경계했다. 이철성 경찰청장은 "선진 형사사법시스템은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는 것이 맞다. 이를 위해 경찰부터 신뢰성, 공정성,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고 생각해 업그레이드를 위한 내부 개혁을 만들기 위해 조직을 개편했다"고 밝혔다. 경찰 수사권 조정 담당 부서의 위상은 시기별로 부침을 겪었다. 2003년 수사제도개선팀으로 출발해 2005년 수사구조개혁팀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2011년 검·경 수사권 조정 관련 입법이 추진되면서 경무관이 단장을 맡는 수사구조개혁단 체제로 확대됐다. 하지만 다시 조정 문제가 잠잠해지면서 2013년 총경 팀장 체제인 수사구조개혁팀으로 축소됐다가 이름마저 2015년 수사연구관실로 바뀌었다. 이 때문에 사실상 지휘부가 수사권 조정 의지를 포기했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박훈상기자 tigermask@donga.com}
법무부와 경찰청은 외국인 범죄에 신속 대응하기 위해 모든 외국인의 지문정보를 공유하기로 했다. 법무부와 경찰청은 법무부가 관리하는 외국인 신원정보를 실시간 공유하는 외국인 신원확인 시스템을 구축해 21일부터 운영 중이라고 26일 밝혔다. 2014년 5월부터 90일 초과 장기체류 외국인 지문 정보를 공유한데 이어 21일부터 단기체류 외국인까지 포함했다. 과거엔 경찰이 외국인의 신원을 확인하려면 법무부에 공문을 보내고 회신하는 과정이 길어 수사에 어려움을 겪었다. 경찰청 관계자는 "현장에서 외국인 피의자를 조사하면서 실시간으로 지문을 대조해 신원을 확인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 외국인 관련사건 단서 확보나 미제사건 해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일어난 '시화호 토막살인 사건' 당시에도 경찰이 법무부가 실시간 제공한 지문으로 피해자인 중국인 아내 신원을 확인해 범인을 신속해 검거했다.박훈상기자 tigermask@donga.com}

“여기 살인자가 숨어 있다.” 필리핀 중남부 세부에는 정체가 드러나지 않은 한국인 살인자가 살고 있었다. 오래전 한국에서 참혹한 범행을 저지르고 도피했다는 소문만 있을 뿐 그의 얼굴도 이름도 알려지지 않았다. 교민들은 자신에게 피해가 올까 두려워 그 이야기를 쉽사리 입에 올리지도 않았다. 올해 4월 필리핀 코리안데스크 담당관으로 심성원 경감(39)이 파견됐다. 심 경감은 밑바닥 범죄 정보까지 훑기 위해 현지 교민과 필리핀인을 만나 국외 도피 사범 첩보를 수집하다가 살인자가 숨어 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됐다. 세부 경찰주재관 이용상 경정(42)이 그간 수집한 첩보와 종합해 보니 경찰청 국외 도피 사범 명단에 있는 살인자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었다. 2000년 장의사 부부를 살해한 강모 씨(47)였다. 강 씨는 2000년 11월 공범 이모 씨(49)와 함께 경기 가평군 설악면 야산에서 장의사 조모 씨(당시 39세) 부부를 살해하고 암매장했다. 이 씨는 부부에게 병원 영안실 운영권을 따주겠다고 속여 1억1000만 원을 가로챘다. 사기 행각이 드러나자 교도소에서부터 알고 지내던 강 씨와 함께 살해한 것이다. 범행 직후 검거된 이 씨는 사형 선고를 받아 복역 중이지만 강 씨는 종적을 감췄다. 강 씨가 향한 곳은 도피 사범의 천국으로 불리던 필리핀이다. 수천 개의 섬으로 이뤄진 필리핀에만 도착하면 정체를 감추고 살 수 있었다. 필리핀 밀항선 조직은 육지가 보이자 강 씨에게 바다로 뛰어내리라고 했다. 그가 죽자 살자 헤엄쳐 닿은 곳이 필리핀 민다나오였다. 다음 해 세부로 이동해 가명으로 생활했다. 현지인이 거주하는 공간에 살며 한국인과 접촉도 하지 않았다. 그를 목격한 사람은 “거지처럼 살았다. 거의 돌아다니지 않았다”고 전했다. 가끔 한국인이 운영하는 식당과 여행사에 나타나 돈을 구걸하거나 빼앗기도 했다. 관광객에게 겁을 주고 돈을 뜯어냈다는 이야기도 전해졌다. 이 경정과 심 경감 귀에만 그의 존재가 전해지지 않았다면 영원히 숨어 살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지난달 5일 한국 경찰의 공조 요청을 받은 필리핀 이민청 도피 사범 추적팀은 강 씨가 은신 중이던 콘도를 급습했다. 검거 직후 경찰은 강 씨의 지문을 채취해 e메일로 경찰청에 보냈다. 한국에서 대기 중이던 본청 과학수사담당관실은 3분 만에 강 씨 신원을 확인해 답신을 줬다. 강 씨는 16년 만에 검거되자 낙담한 듯 자해를 시도했다. 아이러니하게 강 씨는 공범 이 씨를 가장 보고 싶어 했다. 강 씨는 “나는 이 씨의 꾐에 넘어가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을 죽이게 됐다. 이 씨 얼굴을 꼭 보고 죽고 싶다”고 말했다. 경찰은 강 씨를 21일 국내로 송환했다. 현재 필리핀에서는 한국인 도피 사범 검거와 한국인 대상 범죄를 전담하는 코리안데스크 담당관 6명이 활약 중이다. 이달 중순에도 앙헬레스에서 2003년 청부 살인을 저지르고 도피한 살인범을 검거하는 성과를 올렸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북부간선도로의 전 구간 제한속도가 현재 시속 80km에서 70km로 낮아진다. 북부간선도로는 서울 성북구와 경기 남양주시를 잇는 편도 2차로의 자동차 전용도로다. 서울지방경찰청은 교통안전시설심의위원회를 열어 북부간선도로 하월곡 나들목 구간(6.7km) 양방향 제한속도를 다음 달 중순부터 시속 10km 낮추기로 했다고 21일 밝혔다. 북부간선도로 경기도 구간을 관할하는 경기북부지방경찰청도 하월곡 나들목부터 남양주까지 이어지는 나머지 구간(12.8km)의 제한속도를 함께 낮출 예정이다. 앞서 6월에는 종암 분기점¤하월곡 나들목 구간(1.6km) 양방향 제한속도가 하향 조정됐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해 북부간선도로에선 km당 12.7건의 사고가 발생했다. 종암 분기점에서 이어지는 내부순환도로(11.5건)보다 사고가 10%가량 많았다. 경찰청 관계자는 “북부간선도로에는 급격한 굴곡과 접속 구간이 많아 제한속도를 낮출 필요가 있었다”며 “북부간선도로와 직접 연결되는 내부순환로와 제한속도를 통일하게 됐다”고 밝혔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보험사기가 문제가 되면 네가 챙긴 수수료는 환수될 수 있다. 그러니 내가 보관하고 있겠다.” 지난해 10월 유명 보험사 보험사기조사실장 김모 씨(47)는 허위진단서 발급브로커 사모 씨(29)를 적발하자 이렇게 겁을 줬다. 육군 특수전사령부 출신 사 씨는 전직 특전사 출신 12명이 허위진단서를 발급받아 보험금을 챙기게 도와주고 수수료 명목으로 4100만 원을 받았다. 김 씨는 사 씨에게 4100만 원을 차명계좌로 넘겨받아 1900만 원을 자녀 대학 등록금, 유흥비 등으로 썼다. 김 씨는 올해 1월 정형외과 의사 김모 씨(54)가 건당 30~40만 원을 받고 허위 후유장해진단서를 발급한 혐의로 수사 대상에 오르자 의사에게 “4억 원을 주면 브로커와 말을 맞춰 혐의가 없게 해 주겠다”고 제안했다. 의사는 금액이 너무 많고 신뢰가 가지 않는다며 거절했다. 그러자 4월 변호사 김모 씨(52)와 함께 찾아가 수임료 1억6000만 원에 불구속 수사를 받고 의사면허를 유지하게 해주겠다고 제안했다가 재차 거절당했다.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횡령 등 혐의로 김 씨를 구속 송치했다고 21일 밝혔다. 변호사 김 씨도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전현직 특전사 출신 보험사기 사건을 수사하던 중 김 씨의 범행을 확인했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정부는 19일 서울지방경찰청장에 김정훈 충북지방경찰청장(53)을 승진 내정하는 등 치안정감 및 치안감 승진 및 전보 인사를 단행했다. 경찰청 차장에는 김귀찬 경찰청 보안국장(56), 부산지방경찰청장에는 허영범 대구지방경찰청장(58)이 승진 내정됐다. 충북 제천 출신인 김정훈 신임 서울경찰청장은 경찰대 2기 출신이다. 경찰 조직의 2인자로 꼽히며 수도 치안을 책임지는 서울경찰청장에 현 이상원 서울경찰청장에 이어 충북 출신이 연이어 발탁된 것이 이례적이란 평가다. 당초 정치권과 경찰 조직 안팎에서 서울경찰청장 유력 인사로 김 신임 청장의 이름이 오르지 않았기 때문에 ‘깜짝 인사’란 반응이 지배적이다. 게다가 유력 대선 주자로 꼽히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충주고 동문이라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인다. 김 신임 청장은 이원종 대통령비서실장과도 동향이다. 김 신임 서울경찰청장은 ‘업무 능력이 뛰어나고 신망이 두텁다’는 평가를 받는다. 경찰청 경무인사기획관, 서울경찰청 정보관리부장을 지냈다. 김귀찬 신임 경찰청 차장은 경북 의성 출신으로 성균관대 법대를 졸업했으며 사법연수원 23기다. 대전경찰청장과 경찰청 수사국장을 지냈다. 김재원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과 동향이다. 허영범 신임 부산경찰청장은 경기 파주 출신으로 동국대 경찰행정학과를 졸업한 간부후보 33기다. 경찰청 보안국장과 서울경찰청 수사부장을 지냈다. 경찰청 관계자는 “치안정감 인사는 지역과 경찰 입문 경로를 고루 안배해 경찰 조직의 안정을 꾀한 인사로 요약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번 인사로 차기 경찰청장 후보군인 치안정감 6명은 영남 2명(경찰청 차장, 인천청장), 충청 2명(서울청장, 경기남부청장), 경기 1명(부산청장), 호남 1명(경찰대학장)이다. 경찰 입문 경로는 경찰대 3명(서울청장, 경기남부청장, 인천청장), 고시 특채 2명(경찰청 차장, 경찰대학장), 간부후보 1명(부산청장)이다. 치안감 인사에선 대구경찰청장에 김상운 경찰청 정보국장, 충북경찰청장에 박재진 경찰청 생활안전국장이 수평 이동했다. 또 경찰청 생활안전국장에 김기출 서울경찰청 교통지도부장, 정보국장에 정창배 경찰청 경무담당관실 경무관, 보안국장에 배용주 과학수사관리관이 각각 승진 내정됐다. 한편 유력한 경찰청장 후보로 꼽혔던 이상식 부산지방경찰청장은 결국 부산 학교전담경찰관(SPO) 성관계 파문으로 사실상 옷을 벗게 됐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경찰청은 서울지방경찰청장에 김정훈 충북지방경찰청장을 승진 내정하는 등 경찰 치안정감·치안감 인사가 이뤄졌다고 19일 밝혔다. 경찰 치안정감 6자리 중 3자리가 교체됐다. 경찰 2인자인 서울지방경찰청장에 내정된 김정훈 충북경찰청장은 충북 제천 출신으로 여권 유력 대권주자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충주고 동문이다. 이철성 경찰청장 임명으로 공석이 된 경찰청 차장에는 김귀찬 경찰청 보안국장이, 부산청장에는 허영범 대구청장이 각각 승진 내정됐다. 서울청장, 경찰청 차장, 부산청장 등 치안정감 승진 내정자는 각각 충청, 영남, 경기 출신으로 입직경로도 경찰대, 고시, 간부후보생 등으로 고르게 안배됐다. 김상운 본청 정보국장은 대구청장으로 박재진 생활안전국장은 충북청장으로 수평이동했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지난해 11월 시위 도중 경찰의 물대포를 맞고 의식불명에 빠진 농민 백남기 씨 사건 청문회가 12일 밤늦게까지 열렸지만 여야는 재발 방지책을 내놓기는커녕 ‘이벤트식 공방’만 벌이다 허무하게 끝냈다. 이날 열린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전체회의 ‘백남기 청문회’에서 여야는 시종 팽팽하게 대치했다. 경찰의 과잉 진압과 물대포의 위험성을 캐묻는 야당 의원들에게 맞서 여당은 불법 폭력시위를 진압하기 위한 공권력 집행의 정당성을 옹호했다. 경찰이 내부 조사 보고서 제출을 거부하자 야당은 이철성 신임 경찰청장의 출석을 요구하기도 했다. 야당은 경찰이 처음부터 백 씨를 직접 겨냥해 물대포를 쏘았고, 이는 명백한 과잉 진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불어민주당 박남춘 의원은 “백남기 농민을 조준해 쓰러뜨린 충남 9호차의 사용보고서에는 초기 경고 살수(撒水), 곡사(曲射) 살수한 것으로 돼 있지만 폐쇄회로(CC)TV를 확인해보면 처음부터 직사(直射) 살수한 정황이 확인됐다”며 “경찰이 과잉진압 사실을 숨기기 위해 조작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강신명 전 경찰청장은 “보는 기준에 따라 경미하게 달라질 수 있는 사안”이라고 반박했다. 새누리당 장제원 의원은 “시위대가 민중궐기대회를 한 후 세종로에서 위법으로 도로를 점거했다”며 “적법하게 설치된 차벽을 쇠밧줄로 끌고 망치로 깨고 경찰에게 폭력을 가했다. 폭력시위가 있었기 때문에 살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홍철호 의원은 “우리 공권력이 사망하면 국가적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에 대해서 생각해보자”며 무언(無言) 질의를 하기도 했다. 이날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강 전 청장은 “사람이 (시위 현장에서) 다쳤거나 사망했다고 해서 무조건 사과하는 건 적절치 않다”며 야당의 사과 요구를 끝내 거부했다. 하지만 백남기 씨의 딸 백도라지 씨는 “사람의 생명을 해하는 범죄행위라고 생각한다. 한 사람을 거의 뇌사에 빠뜨린 이 폭력에 대해 얼마나 엄중하게 대처할지 궁금하다”고 비판했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귀성 행렬이 시작되는 추석 연휴 전날에 교통사고가 가장 많이 일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경찰청에 따르면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추석 귀성·귀경기간의 교통사고를 분석한 결과 하루 평균 487.4건이 발생해 11명이 사망하고 885.1명이 부상했다. 이는 평소 주말의 교통사고 발생건수(581.7건)와 사망자(12.9명), 부상자(957.3명)보다 다소 적었다. 하지만 연휴 전날은 상황이 달랐다. 평균 882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해 17.3명이 숨지고 1178명이 다쳤다. 추석 귀성·귀경 때는 물론이고 평소 주말보다도 많았다. 경찰 관계자는 “귀성이 시작되는 연휴 전날 교통량이 늘어나고 서둘러 고향에 가려는 조급한 마음 때문에 사고가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추석 당일은 교통사고 발생건수가 가장 적었다. 하지만 졸음운전은 오히려 가장 많았다. 귀성·귀경기간의 하루 평균 졸음운전 교통사고 건수는 7.8건, 부상자는 21.1명이었지만 추석 당일에는 11.3건, 41명으로 급증했다. 점심식사 후 졸음이 몰려오는 오후 2∼4시에 가장 많았다. 경찰 관계자는 “추석 전날 가족과 친지가 모여 늦게까지 회포를 풀고 아침에 일찍 차례를 지낸 뒤 출발하다 보니 잠이 많이 부족한 상태에서 운전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고속도로 노선별로는 경부와 서해안 영동 등의 순서로 교통사고 발생이 많았다. 추석 귀성·귀경길에는 어린이 교통사고 피해도 늘어난다. 이 기간 중 하루 평균 어린이 교통사고는 45.4건으로 주말 하루 평균(39.4건)보다 많았다. 어린이 교통사고의 70%는 차량 탑승 중 발생했다. 경찰은 교통사고 때 어린이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카시트 착용과 뒷자리 안전띠 착용을 당부했다. 경찰 관계자는 “안전한 민족 대이동을 위해 졸음운전 사고가 많은 시간에 사이렌을 울리는 알람순찰을 펼치고, 주요 고속도로에 암행순찰차를 배치해 난폭운전 등 교통법규 위반자를 적극 단속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교통안전공단은 12, 13일 전국 59개 자동차검사소와 경부고속도로 부산 방면 죽암휴게소에서 자동차 무상점검을 실시한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법) 시행(28일) 카운트다운에 돌입하면서 국민권익위원회가 실생활 적용법을 분야별로 소개하고 있지만 혼란은 가중되는 분위기다. 김영란법 시행령은 공직자, 교사, 언론인 등이 사교 등 목적에 한해 직무 관련자에게서 받을 수 있는 식사, 선물, 경조사비 상한액을 각각 3만 원, 5만 원, 10만 원 이하로 정하고 있다. 그러나 1회 3만 원짜리라면 횟수에 상관없이 ‘공짜 식사’를 해도 되는지, 같은 부서의 하급자가 상급자에게 선물을 해도 되는지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 경찰청이 김영란법 수사 절차 등을 담은 김영란법 수사 매뉴얼을 9일 발간하는 등 기관별 매뉴얼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김영란법 적용 대상인 공직자 등은 물론이고 이들을 직간접적으로 접하는 사람들을 포함하면 사실상 전 국민이 법 적용 대상이다. 이 때문에 법 시행 전 “명확하게 알고 싶다”는 목소리가 높다. 권익위가 8일 내놓은 언론사 학교 등 직종별 매뉴얼과 사례집을 바탕으로 법 적용 사례를 정리했다. Q. 3만 원 이하 식사라면 1년 내내 몇 번을 먹어도 상관없나? A. 김영란법이 매 회계연도 300만 원을 초과한 금품을 수수할 경우 형사처벌 대상으로 분류하는 만큼 수수 누적 총액이 300만 원을 넘어선 안 된다. 그러나 사교 등이 목적인 식사 또는 선물임이 입증된다면 누적 총액 상한액에 제한을 받지 않는다. 이 때문에 3만 원, 5만 원 규정을 악용해 ‘쪼개기 선물’을 받는 등의 신종 갑질을 하는 이들이 나올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Q. 스승의 날 학부모 30명이 2만 원씩 갹출해 60만 원 상당의 선물을 담임교사에게 제공하면? A. 교사와 학부모 모두 과태료 부과 대상이다. 학부모 30명 각자에게는 각자 낸 2만 원 기준이 아니라 선물 총액 60만 원을 기준으로 2배 이상 5배 이하에 달하는 과태료가 부과된다. Q. 학부모회 간부가 운동회 등에서 교사들에게 일률적으로 3만 원 이하의 간식을 제공하면? A. 수행평가가 상시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학부모가 교사에게 주는 선물은 가액을 떠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허용될 수 없다. Q. 교장이 평교사 아버지 장례식에 가서 조의금 15만 원을 냈다면? A. 김영란법은 상급 공직자 등이 위로, 격려, 포상 등을 목적으로 하급자에게 제공하는 선물 등 금품은 법 적용 예외로 하고 있다. 상한액도 따로 없다. Q. 부서 부하 직원이 해외 출장 중 면세점에 들러 13만 원 상당의 양주를 구입해 부장에게 선물했다면? A. 5만 원을 초과했으므로 법 위반이다. 다만 5만 원 이하라도 인사 및 직무 평가 기간에 부장에게 선물했다면 대가성이 인정되는 만큼 수수 금지 금품으로 분류돼 부장과 부하 직원 모두 과태료를 내야 한다. Q. 직무 관련성이 있는 A회사 직원 B와 공무원 C가 둘이 술을 마신 뒤 더치페이를 하기가 번거로워 이번 주 술자리는 B가 20만 원을 내고, 다음 주 술자리는 C가 냈다면? A. 상대방에게 접대 받은 만큼의 금액을 지체 없이 반환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법 위반이다. C가 접대 받은 금액 그대로 20만 원짜리 식사를 대접했더라도 문제가 되므로 현장에서 더치페이를 해야 한다. Q. 경찰청 출입기자 A의 결혼식에 5촌 당숙인 경찰청 간부 B가 축의금으로 20만 원을 냈다면? A. B는 8촌 이내의 혈족, 4촌 이내의 인척 및 배우자 범주에 드는 친족이므로 경조사비 상한액 적용을 받지 않는다. 직무 관련성과 친족 관계가 겹칠 경우 친족 관계가 우선한다. Q. 피의자 A가 수사관 B 경위의 내연녀 C에게 150만 원 상당의 명품 가방을 사줬고, 이 사실을 B 경위가 알고도 신고하지 않았다면? A. 공직자 등의 배우자가 1회 100만 원이 초과하는 금품수수를 했고, 이를 공직자가 알고도 신고하지 않았을 경우 공직자는 형사처벌 대상이다. 그러나 내연녀나 사실혼 관계일 경우엔 공직자가 신고하지 않았더라도 처벌할 수 없다. Q. F학점을 받은 대학생 A가 졸업학점이 부족하다며 교수 B에게 “D학점이라도 달라”고 했다면? A. B가 D학점으로 고쳐줬을 경우엔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지만 A는 자신을 위해 직접 청탁한 것이므로 과태료 부과나 형사처벌 대상이 아니다. Q. 보조금 지급 대상이 아닌 어린이집 운영자 A가 시의원 B에게 해당 지자체 담당자에게 보조금을 지급 받게 해달라고 청탁해 보조금을 지급받았다면? A. A는 보조금 지급 대상이 아님에도 청탁을 했으므로 부정청탁에 해당돼 A에게는 1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Q. 김영란법이 시행되면 경찰들이 이른바 ‘실적’을 올리기 위해 결혼식장이나 대형 식당 등에서 첩보 활동을 하는 등 일각에선 과잉 수사를 우려하는데…. A. 경찰은 112신고전화 등을 통해 위반 신고를 받으면 결혼식장, 식당 등 현장에는 출동하지 않고 서면신고 하도록 안내해 과잉 수사를 막을 방침이다. 허위 신고 시 형법상 무고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 Q. 경찰은 언제 개입하게 되나. A. 신고 내용이 구체적이고 위법 가능성이 있다면 수사부서 책임자의 결재를 받아 내사에 착수한다. 또 100만 원이 넘는 현금이나 선물 등을 주는 금품수수 범죄가 확실하다고 판단되면 예외적으로 출동한다.손효주 hjson@donga.com·박훈상 기자}
김형준 부장검사는 2011년 4월 8일 한 경제지에 “월家 ‘탐욕’에 칼 들이대는 뉴욕 검찰”이란 제목의 칼럼을 기고했다. 칼럼은 프리트 바라라 미국 뉴욕 연방검사장이 수사한 헤지펀드 갤리언 사건을 언급하며 금융 비리 근절을 위한 한국 검찰의 활약을 주문한다. 김 부장검사는 갤리언 사건 재판 과정에서 드러난 전화 통화 내용을 인용하면서 ‘“이것이 발각되면 우리는 죽어, 끝이야”라는 그들만의 대화는 은밀한 증권범죄의 진실을 실감나게 전해준다’고 썼다. 그가 고교 동창 스폰서인 게임업체 대표 김모 씨(46)에게 보낸 “내가 감찰 대상이 되면 언론에 나고 나도 죽고 바로 세상에서 제일 원칙대로 너도 수사 받고 죽어”란 문자메시지를 떠올리게 한다. 마치 김 부장검사의 칼럼이 예견한 것처럼 두 사람만의 대화가 은밀한 법조 브로커의 진실을 실감나게 드러낸 것이다. 검찰 특별감찰팀이 꼭 읽어야 할 대목도 있다. ‘실제 흔적이 남지 않는 정보의 전달을 추적하고 공모 관계를 규명하는 일이 여간 어렵지 않다’ ‘검찰의 수사로 드러난 진실은 탐욕 그 자체였다’ 등이다.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특별감찰팀의 자세를 김 부장검사가 일러주는 모양새다. 칼럼에 등장한 바라라처럼 김 부장검사도 한때 ‘여의도 저승사자’로 불리며 증권가의 탐욕을 단죄했다. 그렇기에 다시 읽으면 부끄러울 대목도 있다. ‘한미 양국 검찰 모두 경제정의 파수꾼으로 국민의 신뢰와 사랑을 받았으면 한다. 이것이 바로 편법과 부패, 비리의 반칙을 모니터링하고 정의를 세우는 일이기 때문이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추석 물량 증가로 배송이 지연되고 있습니다. 배송 일정 확인하세요.’ 추석을 앞두고 휴대전화로 인터넷주소(URL)가 포함된 이런 문자메시지를 받았다면 가급적 클릭하지 않는 것이 좋다. 십중팔구 스미싱 수법일 가능성이 높다. 만약 URL을 클릭하면 휴대전화에 악성코드가 설치돼 소액결제로 돈이 빠져 나간다. 또 휴대전화에 저장된 다른 사람의 휴대전화로 같은 메시지가 발송될 수 있다. 배송 조회뿐 아니라 URL이 포함된 추석 인사나 선물 확인, 추석 이벤트 당첨 교환권 등의 문자메시지도 일단 의심해야 한다. 경찰 관계자는 “스마트폰 보안 설정을 강화하고 스마트폰에 보안카드 사진, 비밀번호 등을 저장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추석용 보이스피싱도 조심해야 한다. “추석에 급전이 필요하지 않느냐” “추석맞이 특별 저금리 대출이 가능하다”며 신용등급 조정비, 보증료, 공증료 등 돈을 요구하는 것이다. 어떤 형태로든 먼저 돈을 요구하는 전화는 ‘100%’ 사기다. 택배 배송으로 연락한 뒤 당사자가 아니라고 답하면 개인정보가 도용됐다고 속이는 수법도 있다. 수사기관을 사칭해 다시 전화를 걸고 안전계좌로 돈을 이체할 것을 요구한다. 경찰청은 6일 “추석을 앞두고 다양한 휴대전화 사기가 극성을 부릴 것으로 보여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성모 씨(52)는 서울 서초구 경부고속도로 잠원 나들목 근처를 지날 때마다 신경이 곤두선다. 잠원 나들목을 통해 하행선으로 진입한 고속버스들이 마치 도로를 횡단하듯 1차로로 진입하는 경우가 자주 있기 때문이다. 고속버스들은 버스전용차로를 조금이라도 빨리 이용하기 위해 거의 90도 가까이 운전대를 돌린다. 이 때문에 2∼4차로를 달리던 다른 차량들은 모두 멈춰 서야 한다. 성 씨는 “버스들이 갑자기 끼어들어 브레이크를 급히 밟으면 뒤차가 내 차를 추돌할 수도 있어 매우 위험한 상황”이라며 “나들목 근처는 이것저것 신경 쓸 게 많아 그렇지 않아도 예민한데 매번 무서워 죽겠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은 반포 나들목은 물론이고 상행선에서도 비슷하다. 1차로인 버스전용차로를 달리다 나들목으로 빠지기 위해 급하게 차로 변경을 하는 고속버스 때문에 식은땀을 흘리는 운전자가 많다. 추석 귀성을 앞두고 이른바 ‘칼치기’(급격한 차로 변경)를 일삼는 대형버스들이 운전자들을 위협하고 있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A고속 운전사 최모 씨(47)를 포함해 19개 회사 대형버스 운전사 13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5일 밝혔다. 앞서 경찰은 7월 17일 강원 평창군 영동고속도로 봉평터널 입구에서 발생한 대형버스 추돌사고를 계기로 같은 달 20일부터 3일간 경부고속도로 하행선 반포 나들목과 잠원 나들목 일대를 집중적으로 단속했다. 반포·잠원 나들목은 평소 고속버스 등 대형버스들의 칼치기 운전이 많아 다른 운전자들의 민원이 자주 제기되는 곳이다. 서초구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출발하는 대형버스들이 고속도로 진입로에 이르면 4, 5차로에서 버스전용차로로 직행하는 일이 다반사다. 추석처럼 귀성·귀경 차량으로 붐비는 시기엔 버스들이 배차 간격을 맞추려고 더욱 서두른다. 현행 도로교통법상 운전자는 진로를 변경하려 할 때 변경하려는 방향으로 오고 있는 다른 차의 통행을 방해할 우려가 있을 경우 진로를 변경해선 안 된다. 이를 지속적으로 위반해 다른 운전자에게 위협을 가하면 1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구속 시엔 면허가 취소된다. 이번에 입건된 운전자 131명도 40일간 면허정지 처분을 받게 될 예정이다. 경찰은 고속도로 난폭운전에 대한 단속을 강화할 방침이다. 경찰청은 5일부터 암행순찰차 운행을 전국으로 확대했다. 전국 고속도로에 21대, 서울 시내 자동차전용도로에 1대 등 모두 22대를 투입했다. 경찰은 3월부터 경부고속도로를 시작으로 지난달까지 시범운영 기간을 갖고 단계적으로 암행순찰차 운행을 확대해 왔다. 시범운영 기간 교통사고 발생 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 555건에서 498건으로 감소했고, 사망자도 16명에서 6명으로 줄었다. 암행순찰차는 보닛과 양쪽 앞문에 경찰 마크가 붙어 있을 뿐 겉모습이 일반 승용차와 같다. 도로를 달리다가 단속 대상을 발견하면 경광등과 사이렌을 켜고 단속에 나선다. 단속 강화뿐 아니라 버스전용차로 구간 조정 등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강수철 도로교통공단 정책연구원은 “고속도로의 경우 높은 속도로 달리다가 차로 변경을 하면 사고 위험이 크다”며 “차로 변경을 할 거리를 고려해 버스전용차로 구간을 조정할 필요도 있다”고 당부했다. 경찰 관계자는 “대형버스 운전자들은 5차로에서 4차로, 3차로, 2차로를 순차적으로 거쳐 버스전용차로로 도달하려는 안전 운행 습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최지연 lima@donga.com·박훈상·박성민 기자}

2일 충북 충주시 중앙경찰학교에서 열린 제288기 신임 경찰관 졸업식은 여느 기수의 졸업식보다 특별했다. 이날 졸업식은 1991년 경찰청 출범 이래 순경부터 치안총감까지 전 계급을 거친 이철성 청장과 신임 순경 2451명의 첫 만남의 자리였다. 이 청장은 신임 경찰관 모두에게 일기장을 선물로 건넸다. ‘동행’이라고 적힌 일기장 표지를 넘기면 ‘따뜻하고 믿음직한 그대에게’라는 글귀가 눈에 띄었다. 일기장에는 ‘나를 사랑하는 방법’, ‘사람과 사이’, ‘경찰이라는 이름으로’ 등을 주제로 현장 경찰관에게 도움이 될 잠언(箴言)들이 담겨 있다. 허유리 순경(25·여)은 “순경 출신 청장님이 일기장을 주며 응원해주니 동행이란 말이 더 공감이 갔다”며 “‘현장을 활력있게’라는 약속을 지켜주실 것 같아 든든하다”고 말했다. 이 청장은 축사에서 “지금 여러분 어깨에서 빛나고 있는 계급장은 희망과 행복을 주는 경찰관이 되어 달라는 국민의 바람을 담고 있다”며 “초심을 잊지 말고 국민과 국가만 바라보며 대한민국 경찰의 길을 의연하게 걸어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행사가 끝나고 이 청장은 후배들의 모습에서 25년 전 자신을 떠올렸다. 이 청장은 “1982년 순경 계급장을 달고 졸업식장에 섰던 기억이 떠올라 감회가 새로웠다”며 “경찰관이 되고자 노력했던 간절한 마음과 지금 갖고 있는 각자의 초심을 잊지 말고 주민의 안전을 위해 따뜻하고 믿음직한 경찰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 뿐”이라고 말했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지난해 10월 16일 인천의 한 백화점 귀금속 매장에서 여직원 2명은 죄인처럼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였다. 매장을 찾은 30대 여성 손님은 직원이 자신의 귀금속을 무상으로 수리해 주지 않는다며 1시간가량 횡포를 부렸다. 이 장면을 찍은 동영상이 퍼져 나가자 시민들은 직원에게 ‘갑(甲)질’ 횡포를 저지른 여성을 비판했다. 당시 현장에 경찰관까지 출동했지만 여성은 직원이 사태를 빨리 해결하기 위해 스스로 무릎을 꿇었다는 이유로 처벌을 받지 않았다. 경찰은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병폐인 ‘갑질’을 더는 방치하지 않기로 했다. 경찰청은 박진우 본청 수사국장(치안감)을 팀장으로 갑질 횡포 근절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1일부터 12월 9일까지 100일간 특별단속을 벌인다고 31일 밝혔다. 중점 단속 대상은 사회·경제 분야를 망라해 △권력형 토착비리 △계약·납품 등 거래관계 부정부패 △직장 내 인사·채용 비리 및 폭력·강요 행위 △블랙컨슈머의 금품 갈취 등이다. 국민의 눈높이에서 인천 백화점 갑질 사건 같은 형사처벌이 애매한 사안도 적극적으로 처벌을 검토한다. 불공정 거래, 계약상 부당행위, 업무방해 등도 해당 분야 특별법을 검토해 공정거래위원회, 고용노동부에 행정 통보하는 등 적극적인 조치도 취한다. 갑질 단속은 새로 취임한 이철성 경찰청장의 강한 의지가 반영됐다. 이 청장은 취임사에서 치안 목표로 제시한 ‘정의로운 사회’ ‘건전한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서 경찰 수사력을 집중하도록 지시했다. 이 청장은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갑질 횡포가 사회 구성원 간 불신과 위화감을 만들어 사회 통합 저해 요인으로 작용한다”며 “갑질 횡포가 갑을 관계 속에 음성화되는 경향이 있어 경찰의 적극적인 근절 의지가 필요했다”고 말했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중소병원을 해킹해 빼돌린 개인정보로 연인간 은밀한 사생활을 훔쳐 본 취업준비생이 경찰에 입건됐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안전과는 2014년 10월 24일부터 올해 3월 21일까지 여성이 주로 이용하는 중소 성형외과·산부인과 병원 4곳에서 1만6000명의 개인정보를 빼돌린 혐의(정보통신망법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정보통신공학과 졸업생 박모 씨(28)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30일 밝혔다. 그가 빼돌린 개인정보에는 병원 홈페이지 아이디와 비밀번호, 실명, 주소, 이름 등이 포함돼 있었다. 그는 B 애플리케이션에 접속해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무작위로 입력한 다음 연인끼리 주고받은 은밀한 대화 내용, 사진, 동영상 등을 훔쳐봤다. 경찰 관계자는 “박 씨가 계정 1350개를 이용해 3360차례나 접속했다”며 “사람들이 똑같은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여러 사이트와 애플리케이션에 사용하는 점을 노렸다”고 밝혔다. 박 씨는 중소병원의 허술한 개인정보 관리 시스템을 이용해 손쉬운 방법으로 해킹했다. 그는 병원 홈페이지에서 관리자 사이트를 찾아 접속한 다음 아이디 ‘admin’, 비밀번호 ‘1111’, ‘1234’를 입력해 관리자로 로그인했다. 경찰은 환자 개인정보를 소홀히 관리한 병원 원장 양모 씨(52) 등 병원 원장과 개인 정보관리자 등 8명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 관계자는 “박 씨가 성적 흥분을 위해 여성 회원 정보를 해킹하고 은밀한 사생활을 훔쳐봤다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박훈상기자 tigermask@donga.com}

이철성 신임 경찰청장(사진)이 박근혜 정부 임기에 맞춰 청장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 청장은 29일 취임 후 처음으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경찰청장 자리는) 정부가 바뀌면 내려놓고 가는 게 도리라고 생각한다”며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이 청장의 임기는 차기 정부 출범 후 약 6개월 뒤인 2018년 8월까지다. 이 청장의 발언은 자신의 정년 문제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경찰 정년을 만 60세로 정한 경찰공무원법에 따라 1958년 6월 21일생인 이 청장은 2년 임기가 끝나기 전인 2018년 6월 그만둬야 한다. 이 청장은 “(정년에 상관없이 임기를 마치려면) 경찰공무원법이 개정돼야 하는데 만약 바뀌더라도 다음 청장부터 적용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청장의 ‘사퇴 예고’ 발언은 어차피 정년 때문에 임기를 채우지 못하는 데다 정권교체 때마다 남은 임기에 상관없이 주요 권력기관장이 바뀌는 현실을 감안한 것이라는 평가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경찰청장이 스스로 정치적 중립성과 조직의 위상을 훼손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경찰청 관계자는 “취지는 이해할 수 있지만 취임 6일 만에 자진사퇴를 거론한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청장 임기제는 2004년 도입됐으나 임기를 마치고 퇴임한 이는 이택순, 강신명 전 청장 2명뿐이다. 이 청장은 음주운전 전력(前歷)에 대해서는 “변명의 여지 없이 제가 잘못했다. 국민 여러분께, 경찰 동료 전체에게 마음의 빚을 갚는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일할 것”이라고 고개 숙였다. 이 청장은 또 ‘국민과 함께하는 따뜻하고 믿음직한 경찰’을 비전으로 △주민을 안전하게 △사회를 정의롭게 △현장을 활력 있게 등 3가지를 정책 목표로 제시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내부 핵심 과제로는 현장 치안력 강화, 조직문화·감찰·성과평가·인사제도 개선 등을 들었다. 이 청장은 “재산 보호와 사회질서 유지라는 경찰 본연의 업무를 어떻게 잘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이같이 정했다”고 설명했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대우조선해양의 접대를 받은 ‘호화 외유’ 언론인은 조선일보 송희영 주필(사진)인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소속 회사와 자신의 실명이 공개되자 29일 주필직을 사임했다. 그는 “이번에 제기된 여러 의혹에 대해서는 기회가 주어지는 대로 사실이 밝혀질 것”이라며 “의혹에 휘말리게끔 저의 처신으로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독자 여러분들께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앞서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2011년 대우조선 측의 지원을 받아 대우조선 비리 의혹에 연루된 홍보대행사 뉴스커뮤니케이션즈 박수환 대표(구속)와 함께 8박 9일간 초호화 유럽여행을 한 유력 언론인은 송 주필”이라며 “당시 여행 일정은 그리스뿐 아니라 이탈리아의 베네치아 로마 나폴리 소렌토, 영국 런던 등 세계적 관광지 위주로 짜여 있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송 전 주필 일행은 그해 9월 1일 베네치아에 도착해 수상도시 문화탐방, 야경 관람 등을 한 뒤 3일 로마로 이동해 박물관 관람 등의 일정을 소화했다. 특히 나폴리에서 카프리 섬, 카프리 섬에서 소렌토로 이동할 땐 초호화 요트인 ‘페레티97’을 이용했다는 것. 육로로 이동할 때는 벤츠S500 등 최고급 차량을 탔다고 한다. 김 의원은 “페레티97의 하루 임차 비용은 2만2000유로(당시 환율로 3340만 원)”라고 했다. 당시 대부분 5성급 이상 호텔을 이용했고 그리스 산토리니에서 묵은 카티키에스 호텔은 하루 숙박료만 100만 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송 전 주필 일행은 6일 오전 전세기 편으로 나폴리에서 산토리니로 이동해 미케네 문명 유적지 등을 관광한 뒤 9일 런던을 거쳐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했다. 런던에선 세계 100대 골프장으로 꼽히는 웬트워스 골프장에서 라운딩한 것으로 알려졌다. 왕복 항공권은 1등석으로 비용은 1250만 원 정도라고 한다. 김 의원은 “(전세기와 요트 비용 등) 모든 관광 경비를 합치면 2억 원대에 이른다. (대우조선) 남상태 전 사장은 당시 연임을 희망하고 있었고, 초호화판 향응은 이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며 검찰 수사를 촉구했다. 김 의원은 대우조선의 2009년 8월 17일 경남 거제시 옥포조선소에서 쌍둥이배 ‘노던제스퍼호’와 ‘노던주빌리호’의 명명식 관련 의혹도 제기했다. 그는 “관례적으로 명명식에선 선주의 아내나 딸 등이 도끼로 밧줄을 자르는 의식을 하는데 당시 노던주빌리호의 밧줄을 자른 여성은 송 주필의 배우자”라며 관련 사진을 공개했다. 송 전 주필이 유럽 여행 이전인 2009년에도 대우조선 측과 이미 깊은 관계를 맺고 있었다는 얘기다. 선박 건조와 전혀 관련 없는 송 전 주필의 배우자가 명명식에서 밧줄을 끊은 것을 두고 조선업계에서는 “일반적인 상황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이 어떤 루트로 관련 정보와 자료를 입수했는지에 대한 궁금증도 커지고 있다. 김 의원은 자료 출처에 대해 “정확히 답변하기 어렵다”고 했다. 조선일보 경영기획실 관계자는 “송 주필이 회사 측에 사의를 표명했고 회사는 보직 해임을 결정했다”며 “사표 수리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다”고 했다. 신진우 niceshin@donga.com·박훈상·박은서 기자}
‘삼성 이건희 회장 사망. 오후 3시 발표 예정.’ 6월 30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사망설을 담은 한 줄짜리 ‘찌라시’가 카카오톡을 타고 퍼져 나갔다. 삼성그룹 지배구조와 관련한 계열사 주가가 요동쳤다.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했던 이 소동은 경찰 수사 결과 한 남성의 허위 게시글이 발단이었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안전과는 25일 이건희 회장 사망설 찌라시 유포 사건과 관련해 인터넷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저장소(이하 일베) 게시판에 조작된 사망 기사를 올린 혐의(전기통신기본법 위반 등)로 미국에 거주 중인 한국 국적 최모 씨(30)의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수배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마트 점원인 최 씨에게 e메일과 국제전화 등으로 출석을 요구했으나 계속 불응한 채 현재는 잠적한 상태”라고 말했다. 최 씨는 경찰과의 통화에서 “이 회장 사망 게시글로 관심을 끌고 싶었다”며 “그날 아나운서 이금희 씨가 자진사퇴한 걸 보고 이건희 사망을 떠올렸다”고 밝혔다. 사망 기사를 보고 찌라시를 작성한 사람은 확인되지 않았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