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오보에와 3개의 현악기가 함께하는 베를린 필하모닉 앙상블이 한국을 찾는다. 26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연주회를 갖는 ‘베를린 필 앙상블’은 1999년 ‘랜즈베르거 여름음악축제’에 참가한 베를린 필의 단원들 중 오보에 수석인 크리스토프 하트만이 주도해 만든 체임버 앙상블이다. 바이올린 루이스 코엘류, 비올라 오노 와카나, 첼로 클레멘스 바이겔이 함께한다. 그동안 유럽 전역의 연주회와 축제에서 바로크 시대부터 현대 음악까지 다양한 레퍼토리를 선보였다. ‘베를린 필 앙상블’을 위해 편곡을 맡은 볼프강 렌츠는 슈베르트의 ‘방랑자’와 같은 곡을 새롭게 해석하는 등 앙상블에 계속 새로운 색깔을 입히고 있다. 베를린 필에는 연주자들끼리 앙상블을 만들어 활동하는 경우가 많다. 금관 앙상블, 첼로 앙상블 등 30여 개의 팀이 오케스트라에선 보여주지 못한 실내악을 선보인다. 베를린 필 앙상블이 이번에 연주하는 곡은 바흐 이탈리아 협주곡(BWV 971), 모차르트 플루트 4중주(KV 285)와 마술피리 서곡, 오보에 4중주(KV 370), 요한 할보르센(1864∼1936)의 파사칼리아, 브람스의 피아노와 현을 위한 4중주(피아니스트 박종훈) 등이다. 앙상블 핵심인 오보에에 맞춘 곡이 우선 눈에 띈다. 모차르트 플루트 4중주는 플루트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모차르트가 나중에 오보에 곡으로 바꾼 곡을 연주한다. 마술피리 서곡 역시 오보에가 전체적인 흐름을 이끌도록 편곡했다. 음색이 귀엽고 아기자기한 오보에가 색다른 서곡을 들려준다. 노르웨이 작곡가인 할보르센 작품도 평소 듣기 쉽지 않은 곡이다. 파사칼리아는 원래 17세기 샤콘과 함께 바로크 시대의 대표적 변주곡으로 바흐의 작품 BWV 582 등이 대표적이다. 할보르센은 헨델의 파사칼리아를 바이올린과 비올라의 듀엣곡으로 편곡했으며 비올라 연주자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홍승찬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예술경영전공)가 해설을 맡았다. 이번 공연을 동아일보와 공동 주최하는 솔오페라단은 “창단 10주년 기념으로 그동안 오페라 위주로 공연을 선보였는데 이번엔 섬세하고 부드러운 베를린 필 앙상블의 공연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3만∼15만 원. 1544-9373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우하 흑 대마는 궁도가 넓은 듯하지만 살 수 없다. 참고도 백 4와 8의 연타 앞에 꼼짝 없이 잡히고 만다. 김지석 9단은 초반 우상귀 전투부터 둔탁한 행마를 보이다가 형세의 주도권을 완전히 백에게 넘겨줬다. 흑 61, 63이 단순한 끝내기에 불과했다. 백 64를 허용해 우변에서 백이 쉽게 자리를 잡아서는 백이 편한 바둑이 됐다. 조한승 9단의 유일한 실수는 우변 백 140으로 흑 143의 반발을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것. 이후 아슬아슬한 패싸움이 벌어졌으나 조 9단은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흑의 육탄 돌격을 막아냈다. 김 9단은 용맹하게 뛰어다녔지만 끝내 조 9단의 손바닥을 벗어나지 못했다. 이로써 조 9단은 박정환 국수와의 리턴매치에 다시 한 발짝 다가섰다. 144 150 156 162 168 174 184 197=140, 147 153 159 165 171 177 195…141, 193…139, 199…185. 202수 끝 백 불계승.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오보에와 3개의 현악기가 함께 하는 베를린 필하모닉 앙상블이 한국을 찾는다. 26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연주회를 갖는 ‘베를린 필 앙상블’은 1999년 ‘랜즈베르거 여름음악축제’에 참가한 베를린 필의 단원들 중 오보에 수석인 크리스토퍼 하트만이 주도해 만든 챔버 앙상블이다. 바이올린 루이스 코엘료, 비올라 오노 와카나, 첼로 클레멘스 바이겔이 함께 한다. 그동안 유럽 전역의 연주회와 축제에서 바로크 시대부터 현대 음악까지 등 다양한 레퍼토리를 선보였다. ‘베를린 필 앙상블’을 위해 편곡을 맡은 볼프강 렌츠는 슈베르트의 ‘방랑자’와 같은 곡을 새롭게 해석하는 등 앙상블에 계속 새로운 색깔을 입히고 있다. 베를린 필에는 연주자들끼리 앙상블을 만들어 활동하는 경우가 많다. 금관 앙상블, 첼로 앙상블 등 30여 개의 팀이 오케스트라에선 보여주지 못한 실내악을 선보인다. 베를핀 필 앙상블이 이번에 연주하는 곡은 바흐 이탈리아 협주곡(BWV 971), 모차르트 플루트 4중주(KV 285)와 마술피리 서곡, 오보에 4중주(KV 370), 요한 할보르센(18~1936)의 파사칼리아, 브람스의 피아노와 현을 위한 4중주(피아니스트 박종훈) 등이다. 앙상블 핵심인 오보에에 맞춘 곡이 우선 눈에 띈다. 모차르트 플루트 4중주는 플루트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모차르트가 나중에 오보에 곡으로 바꾼 곡을 연주한다. 마술피리 서곡 역시 오보에가 전체적인 흐름을 이끌도록 편곡했다. 음색이 귀엽고 아기자기한 오보에가 색다른 서곡을 들려준다. 노르웨이 작곡가인 할보르센 작품도 평소 들기 쉽지 않는 곡이다. 파사칼리아는 원래 17세기 샤콘과 함께 바로크 시대의 대표적 변주곡으로 바흐의 작품 BWV 582 등이 대표적이다. 할보르센은 헨델의 파사칼리아를 바이올린과 비올라의 듀엣곡으로 편곡했으며 비올라 연주자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홍승찬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예술경영전공)가 해설을 맡았다. 이번 공연을 동아일보와 공동 주최하는 솔오페라단은 “창단 10주년 기념으로 그동안 오페라 위주로 공연을 선보였는데 이번엔 섬세하고 부드러운 베를린 필 앙상블의 공연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3만~15만원. 1544-9373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오른손으로 현을 쥐고 똑바로 줄을 그어봐. 다시 반대로 밀어주고….” 첼리스트 양성원 연세대 음대 교수(48)는 분신과도 같은 자신의 첼로를 선뜻 내주며 소리를 내보라고 했다. “어때, 첼로 몸통이 닿는 다리와 가슴으로 울림이 느껴지지?” 김주현(가명·19) 군은 신기한 듯 조심스레 소리를 내보고 “첼로를 가까이서 본 게 처음인데 만져보고 직접 소리도 내보니 신기했다”고 말했다. 12일 광주 남구 빛고을아트센터. 광주 보호관찰소 청소년 20여 명은 세계적인 첼리스트의 연주와 설명에 귀를 기울였다. 양 교수는 바흐 베토벤 브람스 곡을 연주하면서 중간중간 청각장애를 이겨낸 베토벤과 자신의 인생 이야기도 들려줬다. “제가 아침에 일어나면 맨 먼저 하는 게 뭔지 아세요. 제가 첼로를 처음 배웠을 때처럼 현을 잡고 아무 음이나 소리를 내보는 겁니다. 아주 단순한 것이지만 40년 전 음을 만들어 내는 게 재미있게 느껴진 첫 순간을 잊지 않으려는 겁니다. 여러분도 그런 순간을 느끼길 바랍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청소년은 광주가정법원에서 절도 폭력 등으로 보호처분을 받은 학생들. 법원은 광주문화재단을 통해 문화예술 교육을 받도록 했고, 문화예술위원회의 인생나눔교실과 연결됐다. 인생나눔교실은 어른들이 가진 인생의 경험과 지혜를 10, 20대 젊은이들과 소통하며 나누자는 취지로 올 7월 말 시작된 멘토링 프로그램. 20여 명의 명예 멘토와 250여 명의 일반인 멘토가 △학교 △군부대 △지역아동센터 △보호관찰소 등을 다니며 250여 개 멘티 그룹을 상대로 문화예술 활동을 함께한다. 명예 멘토는 양 교수 외에도 강수진 국립발레단장, 소설가 권지예, 뮤지컬 제작자 박명성, 연극배우 박정자 씨 등 문화예술계 인사들로 구성됐다. 양 교수는 “다음 세대와의 소통을 위해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라며 “한 명이라도 제 첼로 연주와 이야기를 듣고 마음에 와 닿은 것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강배 광주문화재단 문화사업실장은 “이번 연주를 비롯해 지금까지 인문학 강의, 춤 공연 등 모두 6번 인생나눔교실을 가졌다”며 “문화체험을 통해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면서 지난 잘못을 돌이켜보는 아이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자원봉사자로 구성된 일반 멘토들의 활동도 활발하다. 7월 말부터 250여 명이 1500여 회 멘토링 시간을 가졌다. 11일엔 경기 파주 육군 1사단의 한 중대에서 일반 멘토와 장병 9명이 참여하는 인생나눔교실이 열렸다. 이 모임에 참석한 황모 일병은 “일병인데도 여전히 어리숙하고 실수가 많아 고민이 많았는데 멘토에게 진솔하게 털어놓고 나니 심리적으로 도움이 됐다”며 “또 프로그램을 통해 동료 장병들로부터 격려 메시지를 받으며 좀 더 가까워지는 계기도 됐다”고 말했다.광주=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전보 마지막 수인 백 ◎ 이후 팻감 부족을 느낀 흑은 승부수를 띄운다. 흑 79가 깜짝 놀랄 만한 수. 흑 81을 두기 위한 ‘자살 특공대’다. 백도 물러설 순 없는 일이다. 일단 백 82로 두 점을 따내는 건 필수다. 그 대신 흑 83으로 일단 우상 일대 백이 끊겼다. 백 84로 다시 패를 하는데 흑 85가 유일한 팻감이다. 백은 이 팻감에 응수하는 순간 패한다. 조한승 9단은 크게 심호흡을 하고 수를 읽는다. 흑 85의 팻감을 받지 않는다면 어떤 길이 있을까. 어찌 보면 외길 수순이라 큰 어려움이 없는 수읽기인데도 조 9단은 신중에 신중을 기한다. 조 9단은 백 86으로 패를 따내고 흑 87로 흑을 넘겨준다. 조 9단의 계산은 백 90, 92로 또 한 번 패를 낼 수 있다는 것. 수순 중 백 88을 선수하는 걸 눈여겨봐 둬야 한다. 흑백을 막론하고 우상 패의 유일한 팻감은 바로 백 94. 백 88의 선수가 이것 때문이다. 결국 패는 흑이 다시 이기며 참고도처럼 백 ○를 수중에 넣었다. 이래서 역전? 아니다. 백 100과 102로 흑 우하 대마가 비명 한 번 지르지 못하고 숨졌다. 김지석 9단이 여기서 돌을 던졌다. 93=●, 95=●, 97=84, 99=85.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최근 96세에 타계한 헬무트 슈미트 전 독일 총리는 말년까지 줄담배를 피운 애연가였다. 그를 비롯해 인류 역사에서 수많은 애연가들이 담배를 예찬했다. 대표적으로 미국 소설가 마크 트웨인은 ‘나는 이 세상에 담뱃불을 빌리러 왔다’ ‘잠잘 때는 절대로 담배를 피우지 않고, 깨어 있을 때는 절대로 담배를 삼가지 않는 것이 나의 철칙이다’라는 명언(?)을 남겼다. 이 책은 1500년 전 마야 문명 사람들이 담배를 신이 준 선물로 여기며 제의와 치료용으로 사용했던 것부터 1964년 미국 보건당국이 담배와 질병의 연관성을 담은 보고서를 낼 때까지 인간과 담배의 애증사를 꼼꼼한 고증을 바탕으로 보여준다. 담배가 인류 역사에서 가장 영향을 끼친 나라는 바로 미국이었다. 17세기 초 영국은 아메리카 대륙에서의 식민지 건설에 잇따라 실패하면서 흥미를 잃고 있던 상태였다. 그런데 식민지에 살던 존 롤프(인디언 공주 포카혼타스의 남편)가 순한 담배 재배에 성공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영국은 당시 스페인으로부터 매년 20만 파운드의 담배를 수입해 재정난에 시달리고 있었다. 영국은 담배 생산 기지로서 식민지를 활용하기 시작했다. 1660년대 식민지 담배 수출로 인한 영국의 관세 수입은 재정 수입의 5%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컸다. 만약 담배가 없었다면 영국이 식민지에서 떠났을 가능성이 컸고 그 공백을 프랑스나 스페인이 메울 수도 있었다는 것이다. 미국 독립전쟁 역시 담배 재배와 관련한 영국의 강압적인 정책과 고율의 관세에 대한 식민지의 반발이 원인 중의 하나였다. 만약 영국이 좀 더 온화한 담배 정책을 썼다면 그대로 식민지로 남아 있었을지도 모를 일이다.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백 44로 패가 시작됐다. 백으로선 골치 아픈 패다. 자체 팻감이 많긴 하지만 삐끗했다간 백 대마가 나락으로 떨어진다. 신중하게 패를 써야 한다는 부담감이 조한승 9단의 머리를 짓누른다. 흑도 망외의 패를 얻어내긴 했지만 실탄(팻감)이 부족하면 패도 지고 승부도 진다. 그렇다면 팻감 대결인데 누가 더 많을까. 흑은 우선 좌상에 짭짤한 팻감 공장이 있다. 45부터 69까지 5개의 팻감이 나온다. 백은 자체 팻감 말고 다른 곳에 쓸 수가 없다. 백 48부터 72까지 역시 5개. 수순 중 백 60의 팻감 때 흑 61로 응수한 것이 특이하다. 팻감을 하나라도 줄이려면 67의 곳에 두어야 하는데 굳이 단수를 한 것. 뭔가 노림의 냄새가 난다. 백 72도 팻감으로 쓰기엔 아깝지만 지금은 찬밥 더운밥 가릴 처지가 아니다. 백 78 때 흑은 기로에 선다. 참고도 흑 1로 이어 패를 계속하고 싶은데 백 6의 팻감 이후 흑의 팻감을 찾을 수 없다(5=●). 그렇다고 흑이 패를 이으면 백 A로 흑 한 점을 잡아 흑이 아무 이득을 보지 못한다. 여기서 김지석 9단은 잠시 생각하는 듯하더니 돌을 하나 집어 들어…. 47 53 59 63 71 77=●, 50 56 62 68 74=44.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 “바그너 오페라에 출연할 때는 다른 오페라를 할 때보다 마음가짐이 특별합니다. 할 때마다 늘 새롭기 때문입니다.” 성악가 연광철 서울대 음대 교수(50)는 세계가 공인하는 ‘바그너 베이스’다. 매년 여름 바그너 오페라만 공연하는 독일 바이로이트 축제에 1996년 지휘자 다니엘 바렌보임의 추천으로 입성한 그는 ‘뉘른베르크의 명가수’의 야경꾼 역을 맡아 단 2분간의 노래로 청중을 휘어잡았다. 이후 거의 매년 주요 작품의 주·조연을 맡는 단골 출연자다. 》그가 18, 20, 22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에서 국립오페라단이 40여 년 만에 선보이는 바그너 오페라 ‘방황하는 네덜란드인’의 달란트 선장 역을 맡는다. 20일은 김일훈이 교체 출연한다. 10일 예술의전당 연습실에서 그를 만났다. “늘 새롭다는 말이 진부한가요. 바그너는 다른 작곡가와 달리 오페라의 모든 대사를 직접 썼어요. 오케스트라도 반주에 그치지 않고 출연진의 감정을 연주로 표현합니다. 따라서 성악가에게 크게 의존하는 이탈리아 계열 오페라와 달리 연출가와 성악가, 오케스트라마다 다양한 버전을 만들 수 있기에 새로운 거죠.” 그의 바그너 오페라 예찬은 상당했다. 지난해 바이로이트에서 그는 ‘방황하는 네덜란드인’ ‘발퀴레’ ‘탄호이저’ 등 무려 세 작품에 출연해 4주간 16번이나 무대에 올랐다. 왜 살인적인 일정을 소화했는지 묻자 결국 ‘남이 하는 게 싫었다’는 취지의 욕심쟁이 답변을 내놓았다. 이번 ‘방황하는 네덜란드인’은 원작을 재해석해 시대 배경을 18세기에서 50년 전으로 바꾸고 무대도 현대화했다. “달란트는 딸을 가난한 사냥꾼 약혼자 대신 부유한 네덜란드인 선장과 결혼시키려고 하는 아버지죠. 이전에는 노련하고 여유 만만한 캐릭터였는데 이번엔 불안하고 소심한 고래잡이 선장으로 바꿨어요. 연출가의 의도가 괜찮더라고요.” 그도 초기에는 동양인에 성악가로서는 작은 키(170cm)가 콤플렉스였고 외국의 편견도 심해 말 못할 고생을 했다. 그를 이끌어준 건 그의 목소리를 아낀 바렌보임이었다. “한번은 일본 공연을 준비할 땐데, 저를 겨냥했는지는 모르지만 일본 제작사 관계자가 ‘이번엔 유러피언 싱어만으로 구성되길 바란다’고 하자 바렌보임은 ‘나도 유러피언이 아니다’라고 일축하고는 저를 데려갔어요.” 바렌보임은 아르헨티나 출신의 유대인이다. 그래서 그도 후배들을 이끌어주는 수고를 아끼지 않는다. 이번에 함께 공연하는 테너 김석철(에릭 역)도 내년 바이로이트 축제에 초청됐는데 연 교수의 적극적 후원이 큰힘이 됐다. 2018년까지 그는 출연 일정이 꽉 차 있다. 다음 달 뉴욕 메트로폴리탄오페라에서 베르디의 ‘일 트레바토레’를 비롯해 런던 로열오페라, 빈 국립극장, 파리오페라, 레알 마드리드 극장 무대에 오른다. 그렇게 바쁜 와중에도 그는 연말 2곳에서 소중한 무대를 갖는다. 충주가 고향인 그는 12월 충주문화회관에서 독창회를 연다. 고향 공연은 이번이 두 번째. 그리고 청주대 음대 은사가 있는 양로원에서도 공연한다. “어르신들이 2시간 넘게 오페라를 본다는 건 쉽지 않기도 해서 아예 찾아가서 한국 독일 가곡 등을 부르는 공연을 마련했어요. 은사를 위한 공연은 제 베를린 음대 은사를 위해 그 집에서 공연을 가진 적이 있는데 똑같이 해드리고 싶어서요. 은사께서 귀는 좀 어두워지셨는데 아직도 음악에 대한 열정은 대단하세요.” 세계적 명성의 성악가가 그런 무대에서 공연하면 ‘모양 빠진다’고 할 텐데. “명성은 남이 만들어주는 거잖아요.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자존감이 있다면 명성은 헛된 것이죠. 남의 시선에 신경 쓸 필요가 있나요.” 1만∼15만 원. 1588-2514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백 ○의 침입에 흑 17, 19는 고심의 산물. 백 20과 같은 침입을 막으려면 흑 19 대신 22 자리에 두면 된다. 그러나 백이 19의 자리에 놓는 순간 백의 두터움은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진다. 그래서 흑 19는 불가피한데 백 22 때 참고 1도 흑 1로 막지 못하는 아픔을 감수해야 한다. 흑이 참고 1도를 강행하면 백 6까지 진퇴양난이다. 백 26으로 흑의 우하 귀가 쑥대밭이 되면서 백의 우세가 한층 명확해졌다. 흑 27 때 백 28은 가볍게 선수 끝내기를 하려는 수였지만 흑 29의 반발을 불러왔다는 점에서 실수였다. 굳이 모험할 필요가 없는 백은 30으로 멀찌감치 후퇴해 분란의 싹을 없앤다. 이어 백 34까지 선수한 뒤 36으로 8집짜리 역끝내기를 해치우면서 백은 결승점에 한발을 내디뎠다. 그런데 너무 안도했을까. 백 40은 흑 43의 버티기를 간과했다. 참고 2도였으면 끝. 졸지에 패가 나 백의 앞길에 먹구름이 끼었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바그너 오페라에 출연할 때는 다른 오페라를 할 때보다 마음가짐이 특별합니다. 할 때마다 늘 새롭기 때문입니다.” 성악가 연광철 서울대 음대 교수(50)는 세계가 공인하는 ‘바그너 베이스’다. 매년 여름 바그너 오페라만 공연하는 독일 바이로이트 축제에선 1996년 지휘자 다니엘 바렌보임의 추천으로 처음 무대에 오른 뒤 거의 매년 주요 작품의 주·조연을 맡는 단골 출연자다. 그가 18, 20, 22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에서 국립오페라단이 40여년 만에 선보이는 바그너 오페라 ‘방황하는 네덜란드인’의 달란트 선장 역을 맡는다. 20일은 김일훈이 교체 출연한다. 10일 예술의전당 연습실에서 그를 만났다. “늘 새롭다는 말이 진부한가요. 바그너는 다른 작곡가와 달리 오페라의 모든 대사를 직접 썼어요. 오케스트라도 반주에 그치지 않고 출연진의 감정을 연주로 표현합니다. 따라서 성악가에 크게 의존하는 이탈리아 계열 오페라와 달리 연출가와 성악가, 오케스트라마다 다양한 버전을 만들 수 있기에 새로운 거죠.” 그의 바그너 오페라 예찬은 상당했다. 지난해 바이로이트에서 그는 ‘방황하는 네덜란드인’ ‘발퀴레’ ‘탄호이저’ 등 무려 3작품에 출연해 4주간 16번 무대에 올랐다. 왜 살인적 일정을 소화했는지 묻자 결국 ‘남이 하는 게 싫었다’는 취지의 욕심쟁이 답변을 내놓았다. 이번 ‘방황하는 네덜란드인’은 원작을 재해석해 시대 배경을 18세기에서 50년 전으로 바꾸고 무대도 현대화했다. “달란트는 딸을 가난한 사냥꾼 약혼자 대신 부유한 네덜란드인 선장과 결혼시키려고 하는 아버지죠. 이전에는 노련하고 여유만만한 캐릭터였는데 이번엔 불안하고 소심한 고래잡이 선장으로 바꿨어요. 연출가의 의도가 괜찮더라구요.” 그도 초기에는 동양인에 성악가로서는 작은 키(170cm)가 콤플렉스였고 외국의 편견도 심해 말 못할 고생을 겪었다. 그를 이끌어준 건 그의 목소리를 아낀 바렌보임이었다. “한번은 일본 공연을 준비할 땐데, 저를 겨냥했는지는 모르지만 일본 제작사 관계자가 ‘이번엔 유러피언 싱어만으로 구성되길 바란다’고 하자 바렌보임은 ‘나도 유러피언이 아니다’라고 일축하고는 저를 데려갔어요.” 바렌보임은 아르헨티나 출신의 유태인이다. 그래서 그도 후배들을 이끌어주는 수고를 아끼지 않는다. 이번에 함께 공연하는 테너 김석철(에릭 역)도 내년 바이로이트 축제에 초청됐는데 연 교수의 적극적 후원이 큰 힘이 됐다. 2018년까지 그는 출연 일정이 꽉 차있다. 다음달 뉴욕 메트로폴리탄오페라에서 베르디의 ‘일 트레바토레’를 비롯해 런던 로열오페라, 빈 국립극장, 파리오페라, 레알 마드리드 극장 무대에 오른다. 그렇게 바쁜 와중에도 그는 연말 2곳에서 소중한 무대를 갖는다. 충주가 고향인 그는 12월 충주문화회관에서 독창회를 연다. 고향 공연은 이번이 두 번째. 그리고 청주대 음대 은사가 있는 양로원에서도 공연한다. “어르신들이 2시간 넘게 오페라를 본다는 건 쉽지 않기도 해서 아예 찾아가서 한국 독일 가곡 등을 부르는 공연을 마련했어요. 은사를 위한 공연은 제 베를린 음대 은사를 위해 그 집에서 공연을 가진 적이 있는데 똑같이 해드리고 싶어서요. 은사께서 귀는 좀 어두워지셨는데 아직도 음악에 대한 열정은 대단하세요.” 세계적 명성의 성악가가 그런 무대에서 공연하면 ‘모양 빠진다’고 할 텐데. “명성은 남이 만들어주는 거잖아요.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자존감이 있다면 명성은 헛된 것이죠. 남의 시선에 신경 쓸 필요가 있나요.” 1만~15만원. 1588-2514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흑의 중앙 작전이 시작됐다. 상변을 포기한 대가로 얻은 새로운 도전이다. 조한승 9단은 98로 밀어놓고 슬쩍 백 100으로 젖힌다. 이 수를 보고 무릎을 탁 쳤다면 고수라 할 만하다. 알맞은 곳에, 알맞은 시점에 등장한 응수타진이다. 흑이 100을 크게 품으려고 참고도 흑 1처럼 밖으로 받으면 백 12까지 중앙 흑 진에서 백이 훨훨 날개를 편다. 그래서 흑 101로 안에서 받을 수밖에 없다. 백 100만으로도 중앙 흑 진의 확장 잠재력이 크게 떨어졌다. 백은 중앙을 더이상 건드리지 않고 102, 104로 하변 실리부터 챙긴다. 얄미울 정도로 백의 행마가 경쾌하다. 중앙 경영이 사실상 무산된 흑은 뒤떨어진 실리를 챙기는 것으로 방향을 선회한다. 그런데 흑 113과 115는 너무 끝내기에 집착한 것이 아닐까. 김승준 9단은 “흑이 버티는 장면이다. 양쪽 모두 백이 두면 선수라고 할 수 있기 때문에 흑은 역끝내기(일반 끝내기의 2배)를 하고 백의 처분을 기다리는 것이다. 백이 잘 두면 지는 거고 한 번이라도 실수하면 그걸 노리겠다는 뜻이다”라고 말했다. 물론 백도 손 놓고 있는 건 아니다. 백 114를 두고 116으로 우하 흑 진을 파괴하러 간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KBS교향악단(사장 고세진)이 ‘부활’해 화려한 옛 명성을 찾을 수 있을까. KBS교향악단은 20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700회 정기 연주회의 작품으로 말러 교향곡 2번 ‘부활’을 선택했다. 2014년 여덟 번째 상임지휘자 겸 음악감독이 된 요엘 레비가 말러 전문가인 점을 충분히 활용하면서 2012년 법인화 과정에서 겪은 내홍의 상처를 씻고 재도약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레비 감독은 취임 후 말러 교향곡 1번 ‘거인’(2014년 1월), 5번 교향곡(5월)을 선보였다. 1시간 20분 걸리는 ‘부활’을 악보 없이 암보로 지휘할 예정이다. 말러의 2번 교향곡은 베토벤의 9번 교향곡처럼 합창과 함께 연주한다. 고양시립합창단 안양시립합창단 서울모테트합창단 등 120명이 무대에 올라 웅장한 합창의 묘미를 들려준다. 여기에 소프라노 카롤리나 울리히, 메조소프라노 다그마르 페츠코바가 ‘부활’의 매력을 전해준다. ‘부활’은 호른 11대, 트럼펫 8대가 들어가는 특이한 구성을 갖고 있다. 이를 위해 91명의 KBS교향악단 단원 외에 객원 단원을 투입한다. 피날레에서 부활의 거룩함을 상징하는 교회 종소리를 위해 국내에서 여러 종을 빌려 놓은 상태로 레비 감독이 청아한 느낌의 종소리가 나는 것을 고를 예정이다. 연주회 후 특별행사로 항공권(동남아 중국 일본행 각 1장씩)과 가전제품 등 푸짐한 경품 추첨도 진행한다. KBS교향악단은 1956년 12월 20일 출범한 이래 임원식, 홍연택, 원경수, 오트마 마가, 정명훈, 드미트리 키타옌코, 함신익 등 상임지휘자와 함께 한국을 대표하는 교향악단으로 성장했다. 2만∼8만 원. 02-6099-7400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두 팔이 없다. 어깨부터. 그런데 호른을 연주한다. 왼발로. 독일 출신 호른 연주자 펠릭스 클리저(24)를 8일 서울 금호아트홀 연세 무대 위에서 만났다. 그는 10일 금호아트홀 연세 개관 기념 연주회의 일환으로 국내 첫 내한공연을 갖는다. “호른은 눈이 펑펑 내릴 때 따뜻한 목욕을 하는 느낌의 악기예요. 다른 악기처럼 테크닉을 자랑하기보다는 아름다운 음색을 통해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감성적 악기예요.” 그는 네 살 때 처음으로 호른을 배우기 시작했다. 부모가 이끈 게 아니다. 그가 갑자기 “호른을 하고 싶다”고 말했을 때 부모는 “그게 무슨 악긴데”라고 반문했을 정도였다. 그가 자란 독일의 괴팅겐은 인구 1만3000명의 작은 도시로 호른 선생도 한 명밖에 없었다. 처음엔 취미였으나 아홉 살 때 처음으로 콩쿠르에 나가 입상한 뒤 전문 연주가의 길을 꿈꾸기 시작했다. “호른은 두 팔이 있는 사람에게도 연주하기 어려운 악기예요. 특히 호른은 왼손으로 키를 잡고 오른손을 관 속에 넣어 음색 등을 조절하는데 저는 키를 왼발로, 음색 조절을 입술로만 합니다.” 남들은 손으로 하는 걸 입으로 하니 쉽지 않다. 그는 입술 훈련을 위해 호른이 없을 때도 ‘버징(buzzing)’을 틈틈이 한다. 그가 들려준 ‘버징’은 입술을 최대한 옆으로 길게 만들어 바람을 세게 불며 나는 소리였다. 그는 독일 국립 유스 오케스트라 멤버로 활동하며 사이먼 래틀, 팝스타 ‘스팅’ 등과 공연했다. 현재 하노버 음대에 재학 중인 그는 앞으로 꾸준히 실내악 무대에 서며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이나 베를린 필과 같은 독일의 대표적 악단과 협연을 하고 싶다는 꿈을 밝혔다. 그는 이번 공연에서 슈만의 ‘호른과 피아노를 위한 아다지오와 알레그로’를 비롯해 베토벤,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요제프 라인베르거, 라인홀트 글리에르의 호른 곡을 선보인다. 그는 “호른 독주회는 매우 드물기 때문에 이번 공연에선 호른이라는 악기와 호른을 위한 좋은 레퍼토리가 많이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다”며 “호른 연주에 두 팔이 있고 없고는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공연장에서 직접 내 연주를 들으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룹 ‘퀸’의 프레디 머큐리를 좋아하고 한국의 김치 맛을 알아차린 그는 24세의 여느 젊은이와 다를 게 없었다. “저는 장애인의 한계를 극복한 사람으로서 다른 사람에게 귀감을 주는 인물이 아니라 호른을 알리고 음악을 통해 메시지를 전하는 연주자로 기억에 남고 싶어요.”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조성진 앨범의 그랜드슬램 달성.’ 음반업계에선 조성진의 쇼팽국제콩쿠르 우승 실황 앨범이 교보문고, 예스24, 알라딘, 인터파크 등 4개 메이저 음반 판매 업체에서 모두 1위를 달리자 테니스계의 4개 메이저 대회 우승에 빗대 ‘그랜드슬램’이라고 부른다. 신승훈 ‘I AM…& I AM’과 영화 ‘검은 사제들’ OST, 아이유 ‘CHAT-SHIRE’를 모두 앞섰다. 또 2005년 쇼팽콩쿠르에서 3위를 한 임동혁의 최근 쇼팽 앨범이 2위에 올라 조성진 붐의 후광을 입고 있다. 유통사인 유니버설은 우승 직후 5만 장을 찍어 9일부터 4만 장을 시중에 풀었고, 1만 장을 예비용으로 갖고 있다. 예비용은 단체 주문을 위한 것으로 이미 대기업 등에서 연말 선물과 행사용으로 주문이 쏟아져 5만 장은 사실상 매진됐다. 현재 앨범 판매 속도를 볼 때 이번 주 후반에는 모두 팔려 시중에서 조성진 앨범을 구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유니버설 측은 서둘러 5만 장 추가 제작에 들어갔지만 다음 주초까지는 입고하기 어렵다. 음원업체인 멜론의 클래식 주간 차트 순위의 경우 1위에서 21위까지 단 한 곡(9위·김동규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을 빼고는 모두 조성진 실황 앨범 수록곡이 ‘싹쓸이’했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전보 마지막 수인 백 ○ 때 흑 73은 깜짝 놀랄 만한 강수. 김지석 9단은 우변 변화에서 당했다고 보고 마음이 급해졌다. 중앙에서 뭔가 한 건 올리지 않으면 따라잡기 쉽지 않다고 본 것이다. 백 80, 82는 일종의 응수타진. 흑이 참고 1도처럼 두면 상변 흑 돌은 연결 가능하다. 그러나 백 8까지 중앙에서의 주도권은 백이 잡는다. 당초 흑이 73으로 강력하게 둔 의도와는 맞지 않는다. 흑 83은 상변을 몽땅 백에게 주는 한이 있더라도 중앙을 크게 운영해 보겠다는 김 9단의 의도가 깔려 있다. 백은 상변 흑 돌 포획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백 84로 상변을 통째로 삼켜 도톰하게 30여 집을 챙겼다. 백 88은 아차하면 실수하기 쉽다. 참고 2도 백 1로 따내 한 집 정도 이득을 보려고 했다가는 흑 6까지 촉촉수에 걸려든다. 흑은 95까지 백이 선수할 수 있는 곳을 역으로 둔 뒤 97로 달려가 중앙 본격적인 경영에 나섰다. 백이 우세한 형세를 깨뜨리려고 흑은 온몸을 던지고 있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흑 45로 단수하고 나가면서 49로 끊은 것은 당연한 수순. 흑 51도 절대. 조한승 9단은 미련 없이 백 52, 54를 선수하고 백 56으로 흑 한 점을 제압한다. 중앙 백이 두터워져서 우변만 다치지 않으면 백이 성공한 장면이다. 흑 57로 젖힐 때 백은 참고 1도 백 1로 끊을 수 없다. 흑 2로 늘면 백은 수습 불가 상태에 빠진다. 백 58, 60으로 넘어 흑의 예봉을 피하는 것이 올바른 대응이다. 지금까지는 김지석 9단의 창을 조 9단의 방패가 잘 막아내고 있다. 흑 63이 약간 성급했다. 참고 2도 흑 1을 선수할 자리. 끊을 수 있는 곳을 이렇게 들여다봐서 이어주는 건 금기에 가깝지만 실전처럼 백 64로 시원하게 모양을 잡는 것보단 참고 2도가 흑에겐 훨씬 낫다. 백 64까지 중앙과 우변에서 백이 모양을 잘 갖춰 백이 앞서기 시작한다. 백 70은 상변 흑 돌의 연결을 강요하는 수인데 흑은 71로 반발한다. 여기서 조 9단의 선택은 백 72. 중반전의 고비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백 26으로 우변에서 즉각 움직인다. 힘으로 붙어 보자는 뜻. 조한승 9단은 김지석 9단의 파워에 주눅 들지 않고 강력하게 맞선다. 흑도 27로 응전 자세를 갖춘다. 흑 27로는 참고 1도 흑 1로 온건하게 둘 수도 있다. 흑 3으로 막는 자세도 매우 두텁기 때문이다. 참고도의 진행은 서로 둘 만한데 젊은 김 9단의 입맛에는 맞지 않는다. 흑 31은 강수. 백에게 계속 밀리는 것은 소극적이라고 본 것이다. 백 32, 34로 좋은 모양을 헌납했지만 흑 35로 젖히는 수가 성립한다. 일종의 바꿔치기. 수순 중 백 38을 음미해볼 만하다. 참고 2도 백 1로 막는 것은 수습 불가능이다. 흑 4로 끊는 수가 성립하기 때문이다. 백은 축이 불리해 이 변화를 선택할 수 없다. 백 38은 헐렁해 보이지만 흑의 진출을 막는 수. 백은 귀를 흑에게 내준 대신 우변 흑 모양을 무너뜨려 양쪽 모두 불만 없다. 그런데 여기서 백 44의 강수가 또 한 번 터진다. 평소 온화한 조 9단에게 보기 힘든 수. 확신이 없으면 두기 쉽지 않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경기 성남시 분당구 네이버 본사 식당에는 국내 화가의 작품들이 걸려 있다. 삭막한 식당 분위기를 화사하게 만들기 위한 것. 네이버는 이 작품들을 구매하지 않았다. 대신 ‘오픈갤러리’라는 미술품 대여 업체에서 빌려 3개월 단위로 새로운 작품으로 교체하고 있다. ‘오픈갤러리’는 화가들과 계약을 맺고 화가들의 작품을 기업 혹은 개인의 주문이 있을 때 빌려준다. 대기업 금융사의 임원실이나 회의실, 카페, 헤어숍, 개인 집 등 수요처도 다양하다. 오픈갤러리는 현재 그림 4000여 점을 확보하고 있다. ‘오픈갤러리’는 박의규 대표가 2013년 창업해 ‘2015 한국의 최고 경영인상’ 등을 받을 정도로 성공한 스타트업 업체로 꼽힌다. 매출이 지난해에 비해 400% 가까이 신장됐다. 박 대표는 “미술품에 대한 대중의 욕구는 늘어나는 데 비해 작품 유통은 지지부진한 점에 착안해 사업을 시작했다”며 “신진 화가도 작품을 활용 혹은 판매할 길을 찾을 수 있어 소비자-화가가 모두 ‘윈윈’하는 사업 모델”이라고 말했다. 오픈갤러리는 이 사업모델을 인정받아 LB인베스트먼트로부터 20억 원을 유치하기도 했다. 또 ‘직토’는 걸음걸이를 교정하는 웨어러블 기기인 ‘직토워크’를 지난달 5일 출시했고 ‘500비디오스’는 ‘네이버’ ‘GS샵’ ‘배달의 민족’ 등에 스마트폰에 맞는 세로용 비디오를 제작해 납품하고 있다. 이들 업체의 공통점은 모두 한국콘텐츠진흥원 산하 콘텐츠코리아랩의 스타트업 기업 지원 프로젝트인 ‘창업발전소’로부터 지원을 받았다는 것. 올해 3년째인 창업발전소를 통해 지금까지 43개 업체를 지원했으며 투자 유치 금액도 118억 원에 달한다. ‘오픈갤러리’ 박 대표는 “‘미술품 대여’는 사업성이 없다며 모두가 고개를 저을 때 창업발전소가 흔쾌히 받아줬다”며 “신생 업체에 가장 부족한 게 자금과 홍보, 네트워크인데 창업발전소의 지원이 힘이 됐다”고 말했다. 콘텐츠코리아랩 박경자 본부장은 “올해 미국 중국의 주요 벤처 투자 업체들과 업무협약을 맺었는데 이를 바탕으로 내년부터 국내 스타트업 기업들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도울 예정”이라고 말했다.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올해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 우승자인 조성진(21)의 콩쿠르 실황 앨범(사진)이 6일 발매될 예정인 가운데 국내 유통사인 유니버설이 이례적으로 이 앨범의 첫 물량을 5만 장이나 찍는다. 유니버설 측은 “현재까지 인터넷 예약 및 매장 주문 수량이 만 단위를 훨씬 넘었고, 추가 주문 예상치와 예비 수량 등을 감안할 때 연말까지 5만 장은 팔릴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보통 국내외 유명 연주가나 성악가의 경우 첫 물량이 2000장 이내로 5만 장 발매는 무려 25배가 넘는 수치다. 유니버설 관계자는 “예약 주문만으로 주요 온라인 사이트 종합음반차트에서 1위를 기록했고, 문의 전화가 하루에 100여 통씩 온다”며 “지난 10년간 유니버설이 유통한 클래식음반 중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 OST가 7만 장으로 가장 많이 팔렸는데 조성진의 첫 앨범이 기록을 깰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이 앨범에는 ‘야상곡 op.48-1’(예선 및 본선 1라운드), ‘피아노 소나타 2번 op.35’(본선 2라운드), ‘폴로네즈 op.53’(본선 2라운드), ‘전주곡 op.28’(본선 3라운드)이 수록된다. 발매사인 도이체그라모폰은 “결선곡인 피아노 협주곡 1번을 넣지 않은 것은 오케스트라 없이 조성진의 피아노 연주를 오롯이 들을 수 있는 작품 위주로 선정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조한승 김지석 9단은 지난 기 국수전과 모두 인연이 깊다. 김 9단은 지난해 이맘때 LG배 우승을 차지하고 삼성화재배 결승에 진출했다. 여기에 국수전 도전자 결정전에도 올라 최고의 한 해를 맞고 있었다. 삼성화재배와 국수전 상대는 모두 박정환 9단이었다. 국내 랭킹 1위인 박 9단이지만 김 9단의 기세가 하늘을 찌를 듯해 그야말로 승부를 예측할 수 없었다. 하지만 김 9단은 두 대회에서 모두 박 9단에게 졌다. 김 9단은 이후 슬럼프에 빠졌다. 박 9단에게 구원(舊怨)이 있는 건 조 9단도 마찬가지. 3연패했던 국수전을 박 9단에게 빼앗겼으니 말이다. 흑 13, 15로 한쪽은 호구치고 한쪽은 이은 것이 이채롭다. 좌우동형을 살리기 위해 둘 다 잇는 것이 보통인데 실전처럼 두는 게 좌변을 보다 견고하게 지킨 느낌이다. 백 18로 걸치면 흑 19의 협공은 당연하다. 백 14가 단단하기 때문에 흑 돌이 상변으로 향할 필요가 없다. 백 22는 간명한 정석. 참고도 백 1로 젖히는 것이 유행이지만 유연한 바둑을 좋아하는 조 9단은 초반에 쉬운 길로 간다. 참고도 수순 중 흑 3으로 잇는 것을 기억해둘 만하다. 흑 25는 귀의 실리보다 우변을 중시하겠다는 뜻.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