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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10일 수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가까이 줄었다. 최근 심상치 않은 수출 감소세를 두고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수출 부진’이란 표현을 쓰며 위기 경고음을 한 단계 높였다. 11일 관세청에 따르면 3월 1∼10일 수출액은 109억58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135억4200만 달러)보다 19.1% 감소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 지난해 12월부터 3개월 연속 수출액이 줄어든 데 이어 3월도 부진한 모습으로 출발했다. 1∼10일 반도체 수출은 29.7% 줄었다. 2월 반도체 수출도 지난해 같은 달보다 24.8% 줄며 2009년 4월(―26.2%) 이후 감소 폭이 가장 컸는데, 3월은 시작이 더욱 좋지 않았던 것이다. 반도체 수출의 선행지표로 볼 수 있는 반도체 제조용 장비 수입이 60.5%나 줄며 향후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이날 KDI는 ‘경제동향’에서 최근 한국 경제에 대해 “투자와 수출의 부진을 중심으로 경기가 둔화하는 모습을 지속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11월부터 5개월 연속 ‘경기 둔화’를 언급한 것이다. 특히 ‘위축’으로 진단하던 수출에 대해 ‘부진’으로 표현 강도를 높인 것이 눈에 띈다. KDI는 “반도체와 석유류 등 주요 품목의 수출금액이 큰 폭으로 감소하는 등 전반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실제로 석유제품 수출은 지난달 14% 줄었고, 이달 1∼10일에도 39% 감소했다. 수출 부진이 반도체 외의 다른 주력 품목으로 번지고 있는 것이다. 장기간 설비투자가 부진한 가운데 수출도 좋지 않은 흐름이 지속되자 생산마저 둔화되고 있다는 게 KDI의 분석이다. 특히 생산 부진이 최근의 실업률 상승에도 영향을 줬다고 지적했다. ‘투자 및 수출 부진→생산 둔화→고용 악화’의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KDI는 정부가 최근 좋은 흐름이라고 강조했던 소비에 대해서는 “설 연휴에 따른 일시적 요인으로 증가했을 뿐 민간소비는 미약하다”며 상반된 평가를 내놓았다.세종=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유럽 주요국의 경쟁당국에 한국 대기업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연설을 할 예정이다. 대기업이 과거 개발연대에는 성장의 견인차로서 긍정적인 측면을 갖고 있었지만 지금은 오너 일가가 사익추구 행위를 통한 기득권 유지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게 골자다. 11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12일(현지 시간)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서 열리는 ‘제23회 국제경쟁정책 워크숍’에서 이런 내용을 포함한 기조 강연을 한다. 김 위원장은 미리 배포한 강연 자료에서 “상위 10대 재벌의 자산 총액이 국내총생산(GDP)의 80%에 달함에도 이들에 의해 직접 고용된 사람은 94만 명(3.5%)에 불과하다. 재벌의 성장이 한국경제 전체의 발전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기업이 관료 등 사회 각계각층을 장악하고 있다고 진단하고 이를 ‘사회적 병리현상’이라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소위 오너라고 부르는 이들이 평균 5% 내외의 지분을 갖고 있음으로 재벌집단 전체를 지배한다”며 “이런 소유지배의 괴리로 인해 오너 일가는 주주 전체의 이익이 아닌 오너 일가만의 이익을 위한 사익추구 행위를 하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자산 총액과 고용 인원을 비교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해외에서 자국 기업을 비판의 대상으로 삼는 건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세종=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실업자 수가 19년 만에 최대치를 보인 가운데 기업이 직원을 더 뽑을 수 있는 여력인 ‘빈 일자리’ 수가 1월을 기준으로 7년 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특히 비교적 안정적이고 임금이 높은 제조업의 빈 일자리가 많이 줄었다. 10일 통계청 사업체노동력조사에 따르면 1월 빈 일자리는 16만6700개로 지난해 1월(20만6417개)보다 3만9717개 감소했다. 2012년 1월(14만850개) 이후 1월을 기준으로 가장 적다. 감소 폭은 2011년 9월(6만850개) 이후 88개월 만에 최대치다. 빈 일자리는 지난해 2월부터 올 1월까지 12개월 연속 전년 동월보다 줄었다. 빈 일자리는 조사를 진행한 달의 마지막 영업일 현재 기업이 한 달 내 채용을 목표로 구인활동을 하고 있는 일자리를 의미한다. 구인활동은 모집공고는 물론이고 구두홍보 등 채용을 위한 모든 과정을 포함한다. 즉시 취업자를 만들 수 있는 잠재적 일자리인 셈이다. 현 시점에서 빈 일자리 수 감소가 문제가 되는 건 실업자 수 대폭 증가와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만약 실업자 수가 감소하면서 빈 일자리 수가 줄어든 것이라면 ‘일자리 미스매칭’이 해소되고 있다는 청신호로 읽을 수 있다. 그러나 올 1월 실업자 수는 122만4000명으로 1월을 기준으로 2000년(123만2000명) 이후 가장 많다. 기업이 문을 닫거나, 추가 인력을 뽑을 여력이 없다 보니 빈 일자리 수는 감소하고 실업자 수가 늘어난다고 해석할 수 있는 것이다. 1월 빈 일자리는 제조업이 3만5114개로 지난해 1월보다 1만2761개 줄며 가장 큰 감소 폭을 보였다. 또 인건비 인상 등으로 2017년 12월부터 14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취업자 수가 줄어든 도소매업에서도 1만1600개의 빈 일자리가 사라졌다. 대형 사업장보다 비교적 취업이 쉬운 분야에서도 남은 일자리가 적어진 것으로 고용시장 활력이 떨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기업 등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공급자의 환경이 현저하게 나빠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수치”라며 “일할 자리가 눈에 띄게 줄어드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균등화 가처분 소득’ 하위 20%(1분위) 가구에서 가구주가 실업 상태이거나 아예 구직을 하지 않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균등화 가처분 소득은 가구원 수를 고려해 가구원 한 명이 세금을 빼고 실제로 쓸 수 있는 소득을 기준으로 삼는다.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10∼12월) 1분위 가구에서 가구주가 실업자 또는 비경제활동인구인 비율은 71.9%로 2017년 4분기(65%)보다 6.9%포인트 상승했다. 비경제활동인구는 직업이 없으면서 최근 4주간 구직활동을 하지 않은 경제활동인구(만 15세 이상)를 의미한다. 1분위에서 상용직 비율은 2017년 4분기 4.3%에서 지난해 1분기 1.7%로 2.6%포인트 감소했다. 취약계층이 고용 악화의 충격을 많이 받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세종=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공정거래위원회가 자산 규모 2조∼5조 원인 중견기업의 일감 몰아주기 실태를 조사하기로 했다. 종전 일감 몰아주기 조사가 대기업에 집중되다 보니 감시망에서 빠져나가는 중견기업이 적지 않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공정위는 7일 이런 내용을 뼈대로 하는 ‘2019년 업무계획’을 내놓았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브리핑에서 “올해는 중견그룹의 일감 몰아주기 행위에 대해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공정위 고위 관계자는 “특정 기업을 염두에 두고 한 말은 아니고 모니터링과 언론 보도 등을 통해 문제가 되는 기업에 대해 조사를 벌이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중견기업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 조사를 하는 것은 당국의 감시망에서 벗어난 중견기업들이 심각하게 계열사를 부당지원하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한편 공정위는 2017년 6월 김 위원장 취임 이후 시작한 10개 그룹의 일감 몰아주기 혐의에 대한 조사를 조속히 마무리하기로 했다. 10개 그룹 중 금호아시아나, 대림, 하림은 1심 재판격인 전원회의를 앞두고 있고 나머지 7개 그룹은 심사보고서 작성 막바지 단계다. 세종=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개학 연기 투쟁’을 벌이다 역풍에 부딪혀 방침을 철회한 한국유치원총연합회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가 현장조사에 착수했다. 김상조 공정위원장은 6일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한유총의 개학 연기 사태와 관련해 “공정거래법상 사업자단체 금지 행위 위반에 해당하는지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공정위 카르텔조사국은 한유총의 서울 용산구 본부를 비롯해 경남, 경북, 부산, 경기지부 등에 조사관 30여 명을 보내 현장조사를 벌였다. 한유총 같은 사업자단체는 구성원인 사업자의 사업을 부당하게 막을 수 없도록 한 공정거래법 26조 ‘사업자 단체의 금지 행위’를 어겼는지 확인하려는 것이다. 이번 현장조사는 이달 3일 한유총 지도부와 지회장들이 일선 사립유치원에 보낸 문자메시지가 단초가 됐다. 교육부에 따르면 한유총은 문자에서 “이번에 동참하지 않는 원에 대해서는 강력한 조치를 취하겠다. 혼자 살겠다고 단체를 배신할 때 배신의 대가가 얼마나 쓴지 알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전형적인 (공정거래법) 26조 사건으로 조사를 나가지 않을 수 없었다”고 했다. 공정위는 과거에도 의사협회, 약사협회, 한의사협회가 협회 사업자들에게 휴업과 휴진을 강요한 혐의를 포착하고 제재했다.세종=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납세자의 전체 투자 수익을 기준으로 금융상품 과세를 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현재는 한 투자자가 1년 동안 주식과 펀드에서 1000만 원을 잃고, 파생상품에서 500만 원의 이익을 내 총 500만 원의 손실을 봐도 파생상품에서 발생한 수익에 대해서는 과세하도록 돼 있다. 만약 전체 투자 수익을 합산해 과세하게 되면 위와 같은 사례에선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더불어민주당 자본시장활성화 특별위원회는 5일 금융상품 과세 합리화와 증권거래세 단계적 폐지 등을 골자로 하는 자본시장 과세체계 개편 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개편안에는 △주식·펀드·파생상품 등에서 발생한 손익을 인별(人別) 소득으로 통합 계산해 과세 △펀드에서 손실 발생하면 다음 연도로 과세 이연 △펀드 장기투자 누진과세 폐지 △증권거래세 단계적 인하 및 폐지 등의 내용이 담겼다. 특위는 손실이 나도 세금을 내는 과세 체계를 바꾸기 위해 금융상품 과세 기준을 인별 소득으로 바꾸는 방안을 제시했다. 지금은 투자자가 전체 금융 투자에서 손실을 봐도 특정 상품에서 수익을 보면 세금을 내게 돼 있다. 특위 위원장인 최운열 민주당 의원은 “손익 통산이 되지 않는 과세는 조세 형평성은 물론 국제 기준에도 맞지 않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특위는 금융 투자 상품에서 거둔 순이익에 대해 이월공제를 허용하고 매도 시점에 통합 과세해야 한다는 방안도 내놨다. 현재는 3년 동안 한 펀드에 투자해 1년은 100만 원 이익, 2년은 200만 원 손실을 봐 전체적으로는 100만 원 손실을 냈어도 1년 동안 거둔 이익에 대해서는 과세하도록 돼 있다. 특위는 “일본은 3년, 미국과 영국은 영구적으로 손실을 이월해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갑래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손실이 나도 과세되는 세제 때문에 펀드 투자자들의 불만이 쌓이고 자금 시장에서 돈이 빠져나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증권거래세는 단계적 인하 후 폐지를 제안했다. 다만 구체적인 시기와 인하율은 포함되지 않았다. 현재 여당 등 일각에서는 증권거래세를 폐지하되 이로 인한 세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양도소득세를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최 의원은 모든 투자자에게 주식 양도세를 부과하며 세율은 2023년까지 중소기업 주식은 8%, 대기업 주식은 16%로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소득세법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특위가 제안한 개편안은 민주당의 관련 태크스포스(TF)와 정책위원회 논의를 거친 후 당론으로 확정될 예정이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최근 금융투자 업계 사람들을 여러 차례 만나 의견을 구한 만큼 이날 제안은 상당 부분 당론으로 채택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기획재정부 고위관계자는 이날 특위의 발표에 대해 “정부와 합의를 하지 않은 별개의 발표”라며 “현재로서는 합산과세 등 구체적인 방안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또 다른 기재부 관계자는 “관련 세제는 중장기적으로 검토해야 할 문제이기 때문에 연구용역을 거쳐 내년 중반쯤 개편안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이건혁 gun@donga.com / 세종=김준일 기자}
사라진 일자리와 새로 생긴 일자리를 분기별로 확인할 수 있는 ‘일자리동향통계’가 신설돼 이르면 이달부터 발표된다. 산업별 취업자 증감 현황을 파악해 일자리 정책의 효과를 확인하려는 취지다. 4일 관계 당국에 따르면 통계청은 이달 중 일자리동향통계 발표를 목표로 막바지 작업을 하고 있다. 사회보험 자료 등 공공기관이 가진 행정통계를 토대로 세부 산업별 신설 일자리, 소멸 일자리, 대체 일자리, 지속 일자리 현황을 보여줄 예정이다. 예를 들어 지금은 제조업 분야의 취업자 증감 현황만 발표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식료품 제조업, 음료 제조업, 전기장비 제조업 등으로 세분해 일자리가 어떤 곳에서 늘고 줄었는지 보여준다. 이를 토대로 일자리가 급격하게 줄어드는 산업에 예산을 집중 투입하면 일자리를 효과적으로 늘릴 수 있을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지금도 일자리행정통계가 있지만 이는 제조업, 서비스업, 도소매업 등 포괄적인 업종 분류(대분류)에 따라 일자리 증감을 구분하고 있는 데다 1년에 한 번씩만 발표돼 일자리 동향을 적시에 파악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따라 통계청은 국제 사례를 감안해 유의미한 구분이 가능한 산업 중분류에 따라 일자리 동향을 3개월마다 집계해 발표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2017년 12월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는 “좋은 일자리 창출에 필요한 세부 일자리 통계를 만들어 정책 수립을 지원해야 한다”며 통계청이 관련 통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세종=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올 1월 생산, 소비, 투자와 관련된 경제지표가 동반 상승했다. 다만 현재 경기에 대한 인식을 보여주는 지표는 10개월 연속 하락해 현장의 체감경기가 회복됐다고 보기에는 이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통계청이 28일 내놓은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1월 산업생산은 전달보다 0.8% 상승했고 소매판매는 0.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설비투자도 2.2% 증가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이 3개 지표가 모두 전달보다 감소세를 보였다. 산업생산이 늘어나는 것은 신차 출시에 따라 완성차 수출이 증가한 데다 자동차부품 수요가 늘면서 자동차와 금속 분야에서 3.5%의 증가율을 보였기 때문이다. 2월 초 설 연휴를 앞두고 대형마트와 백화점을 중심으로 소매판매가 늘었다. 유류세 인하 효과로 휘발유 등 차량 연료 판매가 늘어난 점도 소비 회복에 영향을 준 요인이다. 설비투자는 지난해 11월과 12월 연속 하락했다가 3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생산, 소비, 투자가 모두 증가한 것에 대해 기획재정부는 “긍정적 전환”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한국 경제의 주축인 반도체가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한 점은 여전히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반도체 생산은 전월보다 0.4% 늘었지만 반도체 제품이 시중에 판매된 추이를 보여주는 반도체 출하지수가 11.4% 감소했다. 출하지수는 지난해 11월(―13.6%), 12월(―5.7%)에 이어 3개월 연속 감소했다. 반도체 재고 역시 전월 대비 11% 증가했다. 글로벌 수요 감소로 출하량이 줄고 재고가 늘어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경기 체감도를 보여주는 지표들도 바닥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현재의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1포인트 하락해 10개월 연속 감소했다. 앞으로의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4포인트 떨어져 8개월 연속 하락세가 이어졌다. 이 두 가지 지수가 8개월 연속 함께 하락한 것은 경기 순환지표를 사용하기 시작한 1972년 3월 이후 처음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생산, 소비, 투자 증가가 순환변동치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내년부터 대구 광주 등 지방 1주택 보유자도 양도소득세를 내지 않으려면 해당 주택에 실제로 살아야 하도록 세법을 개정하라고 대통령직속 재정개혁특별위원회가 정부에 권고했다. 지금은 서울 전역과 세종 등 집값이 많이 오른 43개 조정대상지역을 뺀 지방에서는 1주택자가 2년 보유기간만 채우면 양도세를 내지 않는다. 재정특위는 26일 서울 종로구 사무실에서 이 같은 내용의 재정개혁 보고서를 내놓고 해산했다. 보고서에서 특위는 1주택자의 비과세 요건에 지역과 관계없이 2년 이상 실거주 요건을 추가하라고 했다. 9억 원이 넘는 고가(高價) 1주택자가 장기보유특별공제를 받기 위해 실제 거주토록 한 기간을 현행 2년보다 늘리는 방안도 권고했다. 아울러 고가 1주택자에게 적용되는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을 줄이도록 해 세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지난해 9·13부동산대책에서 고가 1주택자의 경우 2년 이상 실거주해야 연간 8%씩 최대 80%(10년 이상 보유)까지 양도차익을 공제해주기로 했다. 특위는 이 연간 공제율을 4, 5% 안팎으로 줄여 최대 공제율(80%)을 적용하는 보유기간을 16∼20년으로 늘리라고 했다. 기획재정부는 이 같은 부동산세제 권고안을 검토해 올 세법 개정안에 반영할 예정이다. 특위는 이날 상속세 과세 기준을 전체 상속금액에서 상속인별 취득금액으로 바꿔야 한다는 권고도 내놨다. 재정특위는 지난해 4월 ‘100년 갈 조세개혁’을 명분으로 출범했지만 부동산 과세를 강화한 것 말고는 성과가 미미해 ‘집값 잡기용 임시조직’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나온다.세종=송충현 balgun@donga.com·이새샘·김준일 기자}

“현 정부에서 영리병원을 추가로 추진하는 일은 절대로 없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해 12월 국회에서 제주 녹지국제병원과 관련해 “병원 개설 허가권자가 제주도지사로 정해져 있어 발생한 특수한 경우”라며 이렇게 말했다. 이 발언은 영리병원에 대한 현 정부의 관점을 잘 보여준다. 2015년 12월 복지부는 중국 뤼디(綠地)그룹의 투자개방형 병원(영리병원)인 ‘녹지국제병원’ 설립 사업계획을 승인했다고 발표했다. 외국계 영리병원의 시험무대라는 평가까지 곁들였다. 그로부터 3년 2개월이 지난 올 2월 녹지병원은 ‘내국인도 진료할 수 있게 해달라’며 제주도와 소송전을 벌이고 있다. 제주도 역시 “3월 4일까지 병원 문을 열지 않으면 개설 허가 취소를 위한 청문절차를 밟겠다”고 응수했다. 이번 ‘녹지병원 사태’로 영리병원을 뼈대로 하는 한국 서비스산업 정책의 민낯이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영리병원은 외국 환자를 유치해 국가의 부(富)를 키우려는 취지를 담고 있다. 의료를 산업화하면 성장과 일자리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지만 ‘병원은 이익을 추구해선 안 된다’는 눈에 보이지 않는 규제 때문에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한 것이다.○ 병원문도 못 연 채 ‘내국인 진료 제한’ 논란 뤼디그룹은 부동산 재벌로 최대주주가 상하이시(市) 정부다. 2012년 제주도와 1조 원 규모의 제주헬스케어타운 사업협약을 맺은 뒤 사업을 진행 중이었다. 2015년 2월 뤼디그룹은 영리병원으로 개발사업의 수익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녹지국제병원 개설 허가 심사를 제주도에 청구했다. 같은 해 4월 제주도는 복지부에 사업계획서를 냈고 사업계획은 그해 12월 승인됐다. 문제는 정부와 제주도가 녹지병원 신청 단계에서는 내국인 진료를 제한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제주도 투자개방형 병원 개설 및 운영의 근거인 ‘제주특별법’에는 ‘내국인 진료 제한’ 규정이 없었다. 그렇다면 의료법을 따라야 하는데, 의료법은 진료 거부를 금지하고 있다. 복지부 역시 사업계획서 승인 당시 “내국인의 국민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고, 병상 규모를 감안할 때 국내 보건의료체계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내국인도 진료가 가능하다는 것을 숨기지 않았다. 이 때문에 3년 전 병원 개설 허가를 신청할 때 녹지병원은 당연히 내국인도 진료 대상이라고 여겼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지난해 12월 녹지병원에 대해 제주도를 방문하는 외국인 의료 관광객만 진료토록 하는 ‘조건부 허가’를 하면서 논란의 불씨가 커졌다. 복지부는 ‘더 이상 투자개방형 의료법인은 없다’는 입장을 밝히기까지 했다. 영리병원 때문에 의료비가 폭등할 것이라는 보건의료단체와 시민단체를 의식한 조치였다. 뤼디그룹 산하 녹지제주헬스케어타운 유한회사는 14일 제주지법에 개설허가 조건취소 행정소송을 냈다. 녹지병원 측이 제주도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면 배상가액이 800억∼1000억 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갈등 속 표류 중인 서비스산업 활성화 이번 논란은 일개 병원이 문을 여는 과정에서 발생한 단순한 잡음이 아니라 성과주의에 매몰된 정책추진체계, 부실한 법 규정, 갈등을 방치한 미진한 공론화 과정 등 여러 문제가 얽혀 있다. 정치 사회 전반에 퍼져 있는 영리병원에 대한 ‘포비아(공포증)’를 두고는 제2, 제3의 녹지병원 사태가 생길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많다. 영리병원 논의는 2002년 김대중 정부에서 시작됐다. 세계 최고 수준인 한국 의료 인력을 활용하면 의료를 산업으로 키워 새로운 먹거리로 만들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참여정부는 의지가 더 강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2004년과 2005년 연속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서 의료산업 등 지식산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무총리실에는 ‘의료산업선진화위원회’를 설치했다. 영리병원을 세울 수 있게 한 제주도특별법이 생긴 것도 이때다. 그러나 영리병원 정책은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명박 정부는 영리병원 도입과 민간의료보험 활성화를 함께 추진했다. 보편적 의료보험이라는 민감한 영역으로 논의가 확산됨에 따라 영리병원 논의는 정치 쟁점화하며 사회적 갈등만 커졌다. 박근혜 정부는 의료법인 자회사에 숙박업, 국제회의업, 건물임대업 등을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병원이 할 수 있는 일을 늘리는 효과는 있었지만 병원업 자체로 이익을 냄으로써 일자리를 확대하는 핵심은 놔두고 변죽만 울린 격이었다. 경제자유구역과 제주도에 영리병원을 지을 수 있게 제도를 만들고도 정책이 제자리걸음을 하는 것은 이 문제가 정치 쟁점화했기 때문이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19일 국회 토론회를 열고 제주 영리병원을 공공병원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첫 영리병원이 무산될 수 있는 상황에서 공공의료 화두를 꺼내 대립구도를 만든 셈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투자개방형 병원이 의료 기술과 서비스를 발전시켜 국민에게 더 나은 혜택을 준다는 논리를 적극 내세워 여론을 설득했다면 상황이 달라졌을 것”이라며 “‘의료 민영화’ 같은 이익단체 논리에 휘말려 서비스산업 활성화라는 본질을 잊은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세종=김준일 jikim@donga.com / 이형주·김호경 기자}
지난해 줄어든 일자리 4개 중 1개는 최저임금의 가파른 상승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또 정부가 강조하는 질 좋은 일자리인 상용직도 임금 인상의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서민의 소득을 높여 내수를 키우겠다는 정부 취지와 정반대의 결과가 나온 것이다. 김대일, 이정민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15일 성균관대에서 열린 ‘2019 경제학 공동학술대회’에서 ‘2018년 최저임금 인상의 고용효과’를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2017년 취업자는 31만6000명 늘었지만 2018년에는 증가폭이 9만7000명으로 급감했다. 2018년 최저임금 인상률은 16.4%로 2017년(7.3%)의 갑절 이상으로 뛰었다. 분석은 단기 공공근로 등으로 일자리 수가 실제보다 많게 추산되는 효과를 없애기 위해 총근로시간을 기준으로 했다. 그 결과 지난해 일자리 증가율 감소폭(3.8%포인트) 중 최저임금 인상이 차지하는 부분은 1%포인트가량으로 분석됐다. 전일제 일자리 개수로 환산하면 21만 개 정도로, 고용 감소의 26%가량은 최저임금 인상 탓이라는 얘기다. 연구팀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직접적인 영향만 분석한 것이고, 기업의 비용 증가 등으로 인한 경기 둔화 등 간접적인 영향은 뺀 수치라고 밝혔다. 특히 저소득층이 많이 종사하는 일용직 일자리가 타격을 크게 받았다. 일용직 고용 감소에 최저임금 상승이 미친 영향은 75.5%에 달했다. 최저임금을 급격하게 올리면 오히려 저소득층의 일자리를 빼앗을 것이란 경제학계의 경고가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이 교수는 “상용직 근로자도 취업자 수 기준으로 보면 전년 대비 34만5000명 늘어난 것으로 나오지만, 전일제 일자리 기준으로 보면 고용 증가율이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과 서비스업에 악영향을 줬다. 최저임금 인상이 제조업 고용 악화에 끼친 영향은 62%, 서비스업에는 31.2%였다. 김 교수는 “해외 연구와 달리 한국에서는 제조업뿐 아니라 서비스업에도 무시할 수 없을 정도의 부정적인 고용 효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세종=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미국 상무부가 자동차 수입이 미국 국가안보에 위협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AFP통신이 14일(현지 시간) 유럽 자동차 업계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미국이 수입 자동차와 부품에 고관세를 부과하면 한국 자동차 업계에도 큰 타격이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이런 결론을 담은 보고서는 17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제출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상무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지난해 5월부터 관련 사안을 조사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90일 안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거나 자동차와 부품 수입량을 제한하는 등 제재 조치를 결정해야 한다. 수입되는 모든 자동차와 부품에 최대 25%의 관세를 물리는 ‘전면 관세’와 첨단기술 차량 및 관련 부품 수입만 제한하는 ‘제한 관세’ 등의 방법이 거론되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5일 서울 인덕대에서 취업준비생들과 타운홀 미팅을 한 뒤 기자들과 만나 “미국 측의 공식 입장이 아니라 유럽연합(EU) 측에서 흘러나온 내용인 걸로 안다”며 “232조에 따른 자동차 수입 관세가 한국의 경우엔 제외돼야 한다고 누차 여러 경로를 통해 미국 측에 전달했다”고 덧붙였다.최지선 aurinko@donga.com / 세종=김준일 기자}
정부가 현재 지나치게 까다롭게 돼 있다는 지적을 받아온 가업상속 공제 규정을 완화하기로 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5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중소기업 최고경영자(CEO) 혁신포럼에서 “우리나라가 선진국보다 (공제 요건 등이) 엄격한 게 사실이어서 기한 문제를 포함해 검토 중”이라며 “가업상속 제도를 활성화해야 하며 마무리되는 대로 제도 개선안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업상속 공제는 중소·중견기업을 상속할 경우 최대 500억 원까지 상속세 과세가액에서 깎아주는 제도다. 하지만 상속 후 10년 동안 업종, 지분, 고용 등을 유지해야 한다는 조건이 달려 있어서 공제 요건이 너무 엄격하다는 중소기업계의 지적이 많았다. 정부는 10년으로 설정돼 있는 유지 기간을 하향 조정하고 업종에 대한 조건도 이전보다 느슨하게 풀어줄 방침이다. 기재부 세제실이 현재 이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실무 작업을 하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가업상속 공제와 관련한 모든 요건을 일단 검토 대상으로 삼고 작업을 하고 있다”며 “원활한 가업상속이라는 제도의 취지를 살릴 수 있도록 규정을 전반적으로 손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홍 부총리는 이날 포럼에서 “공유경제와 원격진료는 선진국에서도 하고 있는 제도로 세계 10위 경제 대국 한국에서 못 할 게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다만 “공유택시는 택시업계와의 관계, 공유숙박은 숙박업계 반대, 원격의료는 의료계 반대로 진전이 안 되고 있다”면서도 “사회적 대타협이 속도가 나지 않지만 사회적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정부는 원격의료 등에 대해 지난해부터 꾸준히 규제 개혁 의사를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8월 “도서벽지에 있어 의료 혜택을 받기 어려운 환자들을 원격의료 하는 것은 선(善)한 기능”이라며 “지나치게 의료 민영화로 가지 않고 순기능을 발휘할 수 있는 상황에서 원격진료도 가능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원격의료 허용 문제는 의료계의 반대와 보건복지부 등 주관부처의 소극적 대응으로 아직 제자리걸음 상태다. 지난해 12월에는 여당의 반대로 관련 법안을 발의조차 하지 못했다.세종=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소득주도성장은 달콤한 사탕 같아 보이는 이론일 뿐이다. 투자와 고용 부진으로 잠재성장률이 떨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14일 한국 경제학자 1500여 명이 참가한 ‘2019 경제학 공동학술대회’ 첫 주제발표에서 나온 소득주도성장에 대한 평가다. 한국경제학회가 성균관대에서 주최한 이날 학술대회에서 서강대 경제학부의 최인, 이윤수 교수는 현 정부 핵심정책인 소득주도성장의 성과를 실증 분석한 ‘신정부 거시 경제 성과의 실증 평가’ 보고서를 발표했다. 문재인 정부 시기(2017년 7월∼2018년 9월)와 박근혜 정부 시기(2013년 1월∼2017년 6월)의 경제 성과를 비교한 자료다. 경제학계가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효과를 실증 분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르면 현 정부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직전 정부보다 0.13%포인트 줄었고 투자 증가율은 5.14%포인트 감소했다. 현 정부 들어 고용 증가율은 2.07%포인트 줄었다. 이는 이번 정부와 직전 정부의 경제 성과를 연간으로 환산한 수치에다 계절적 요인 등 일시적인 효과를 제외해 분석한 것이다. 최 교수는 “설비투자의 급격한 감소와 고용 감소 때문에 잠재성장률이 떨어질 것으로 우려된다”고 했다. 정부와 여당이 정책 추진 성과로 내세우는 민간소비 증가에 대해 연구진은 의문을 제기했다. 현 정부 들어 소비증가율이 과거 정부보다 늘어나긴 했지만 이는 외국에서 수입된 제품에 대한 소비가 늘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 교수는 “서비스업생산지수를 보면 수입 소비가 영향을 미치는 도·소매업 등을 제외하고, 국내 순수 소비라고 볼 수 있는 음식점업, 숙박업, 예술, 스포츠업에서 모두 생산이 줄었다”며 “수입 소비를 제외하면 실제 민간소비 성장률 증가분은 0.46%포인트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현 정부 들어 고용 부진이 두드러지지만 임시직과 일용직 일자리가 상대적으로 더 많이 줄어든 점이 특히 문제라고 지적했다. 저소득층에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해 수입과 소비를 늘리려던 소득주도성장의 당초 취지가 먹히지 않는다는 의미다. 최 교수는 “주요 경제학 이론과 비교해 100분의 1도 인용되지 않는 소득주도성장 이론이 한국에서 부각되고 있는 건 ‘성장과 분배라는 목표를 모두 달성할 수 있다’는 달콤한 설명 때문”이라며 “정치인에게 달콤한 사탕 같이 보이는 이론”이라고 했다.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제조업과 건설업 일자리 위축으로 1월 고용 증가폭이 정부 목표치의 8분의 1인 1만9000명에 그쳤다. 그나마 농림어업과 보건복지 분야에서 29만 명 가까이 고용이 늘어나 수치상 마이너스(―) 상황을 면했다. 고용 상황이 일자리 보고(寶庫)인 주력 산업에선 뒷걸음치는 반면 임시·단기 일자리가 증가하는 기형적 구조로 바뀌고 있다. 13일 통계청의 ‘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623만2000명으로 1년 전보다 1만9000명 늘었다. 이번 고용 증가폭은 지난해 8월(3000명) 이후 가장 적다. 고용의 17%를 차지하는 제조업 분야 고용은 작년 4월 이후 10개월 연속 감소세다. 1월 제조업 고용 감소폭(―17만 명)은 2017년 1월 이후 2년 만에 가장 많다. 고용 비중이 8%인 건설업은 그동안 줄곧 취업자 수가 늘었지만 지난달 1만9000명 줄어 30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은퇴자 비중이 높은 농림어업 분야 일자리 증가 폭은 10만7000명으로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4년 1월 이후 최대였다. 정부 돈이 많이 투입되고 있는 보건복지서비스업의 고용 증가폭도 17만9000명으로 사상 최대였다. 실업자(122만4000명)는 1월 기준으로 2000년 이후 19년 만에 가장 많았다. 세종=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일감 몰아주기 규제 강화와 전속고발권 폐지를 뼈대로 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정부와 여당이 올 상반기(1∼6월) 처리하기로 하면서 재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당초 계획대로 법을 전부 개정하는 것이 힘들 경우 일부 개정 방식으로 입법을 서두르려는 당정의 속도전 때문에 충분한 의견수렴을 거치지 않은 졸속 입법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과 공정거래위원회는 11일 당정협의를 열고 6월까지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국회에서 통과시키기로 의견을 모았다. 지난해 11월 정부가 공정위가 마련한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국무회의에서 원안대로 의결한 이후 당정이 본격적인 국회 통과 행보에 나선 것이다. 정부안에는 중대한 담합의 경우 공정위의 고발 없이도 검찰이 수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어 일감 몰아주기 규제 강화, 공익법인 의결권 제한 등 기업 경영을 옥죌 수 있는 규정도 상당수 포함됐다. 당초 여당은 정부안을 두고 재벌개혁과 경제민주화를 완수하려면 더 강도 높은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나 야당의 반대가 큰 상황에서 당정이 한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개정안이 제대로 논의되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정부안에 힘을 실어주는 게 우선이라는 공감대가 커졌다. 당정은 공정거래법과 금융통합감독법, 상법 개정안을 하나로 묶어 야당과 협상할 방침이다. 공정거래법 개정안의 경우 전부 개정에 목매지 않고 일부라도 우선 개정하는 방식으로 협상력을 높이기로 했다. 야당 측에서 받을 수 없다는 조항은 일부 빼고서라도 법 개정 취지는 살리겠다는 것이다. 당시 회의에서 민병두 국회 정무위원장은 “일부 조항은 재계에서도 상당히 관심을 갖고 우호적 지지를 보내는 내용도 있다”며 “재계가 자유한국당을 어떤 경우에는 압박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재계는 기업인들과의 소통 없이 이뤄진 당정협의 발표에 우려를 나타냈다. 정부가 1980년 12월 공정거래법 제정 이후 39년 만에 전부 개정을 추진하는 만큼 이해당사자들의 의견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12일 재계의 한 관계자는 “투자 활성화 등이 중요한 시점에 오히려 기업 투자나 경영 부담을 초래하는 법안으로 기업들에 부담만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관계자는 “형식적인 공청회를 통해 재계 입장을 듣는다고는 했지만 실제 기업의 목소리를 반영한 적이 없다”며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할 통로가 필요하다”고 했다. 공정거래법 개정의 방향이 전부 개정에서 일부 개정으로 바뀌면서 조항을 주고받는 짜깁기가 이뤄지고 그 여파로 경영환경이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기업 지배구조는 기업의 자체 정관에 따라 자율적으로 정해야 하는데 정치 논리에 휘둘릴 수 있다는 것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그간 논의 과정에서 기업의 입장을 듣는 데 노력했고 앞으로도 의견 수렴을 할 계획”이라고 했다. 세종=김준일 jikim@donga.com / 배석준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2009년 세계적 정보기술(IT) 기업인 미국 퀄컴에 2732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뒤 10년 동안 이어진 소송에서 대법원이 사실상 공정위의 손을 들어줬다. 11일 대법원 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퀄컴이 공정위를 상대로 과징금 납부명령을 취소해달라고 낸 소송의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린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퀄컴이 국내 휴대전화 제조업체에 대해 로열티를 차별 부과하고 조건부로 리베이트를 제공한 것이 부당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공정위가 퀄컴을 처음 제재한 것은 2009년 7월이다. 당시 공정위 조사 결과 퀄컴은 2004년 4월부터 2009년 7월까지 삼성전자, LG전자, 팬택 등 국내 휴대전화 제조업체에 부호분할다중접속(CDMA) 특허기술을 사용하도록 하면서 경쟁사 모뎀칩을 쓰면 로열티를 더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삼성전자와 LG전자에는 2000년 7월부터 2009년 7월까지 자사의 모뎀칩을 쓰는 조건으로 연평균 수백만 달러의 리베이트도 준 것으로 드러났다. 대법원은 공정위의 손을 들어주면서도 퀄컴이 LG전자에 리베이트를 제공한 대목은 불공정거래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LG전자의 점유율이 낮아 경쟁을 제한할 만한 효과가 없었다는 것이다.세종=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정부가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완화하려고 입법예고까지 한 사안을 한 달 만에 백지화한 것은 정부 내에서도 기업 규제를 놓고 이견 조율이 안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정부가 ‘기업 기 살리기’를 강조하면서도 공정경제 잣대를 들이대는 오락가락 행보로 기업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정부가 일감 몰아주기 등 불공정 관행은 확실히 근절하되 투자에 대한 세제 혜택 등 기업 활력을 살리기 위한 방법을 강구해야 하는데 수단과 방법을 헷갈리고 있다”며 일관성 있는 정책을 주문했다. 올 세법 시행령 개정안에서 일감 몰아주기 예외조항이 삭제된 것은 지난달 8일 입법예고 직후부터 공정거래위원회가 반대 의사를 강력하게 표시했기 때문이다. 당초 개정안을 마련하면서 기획재정부는 공정위와의 사전 논의를 건너뛴 채 예외조항을 시행령 개정안에 넣었다. 공정위 소관인 현행 공정거래법에는 기술적 특성상 전후방 연관관계에 있는 계열회사 간의 거래로 해당 상품의 생산에 필요한 부품 소재 등을 공급 또는 구매하는 경우 부당한 일감 몰아주기로 보지 않는 예외조항이 있다. 기재부는 일감 몰아주기 규제의 주무 부처 격인 공정위도 예외를 두는 만큼 기재부 소관인 세법에 예외를 둘 수 있다고 판단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증여세 과세가 매출액 기준만 넘으면 무조건 적용하도록 돼 있어 다듬을 필요가 있다고 봤다”고 했다. 하지만 공정위는 공정거래법상 예외는 무조건 인정해 주는 게 아니라 조사를 거쳐 합당하다고 인정될 때만 과징금을 빼주는 것이어서 사전에 과세 대상에서 빼주는 세법과 다르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공정거래법에는 ‘특허를 보유한 경우 예외로 한다’는 명시적인 조항이 없고, 일감 몰아주기 과징금은 공정위 조사를 통해 부과하는 반면 증여세는 기업 신고를 기반으로 과세한다. 공정위 고위 관계자는 “특허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일감 몰아주기 규제에서 제외하면 특허나 독점기술을 특정 기업으로 몰아주는 식의 편법이 발생하고, 대주주들이 어떤 식으로든 이익을 보게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선 대기업 규제에 ‘올인’하고 있는 공정위가 공정거래법만으로는 일감 몰아주기 규제에 한계가 있는 상황에서 기재부가 세법을 통한 규제 완화로 방향을 틀자 펄쩍 뛰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2016년 공정위는 한진그룹이 일감 몰아주기로 총수 일가에 부당한 이익을 제공했다고 보고 과징금 14억3000만 원을 부과했지만 이듬해 행정소송에서 패소했다. 기재부 역시 규제 완화와 관련해 관계 부처를 설득하는 단계를 건너뛴 채 ‘아니면 말고’식으로 대응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적지 않다. 정부의 무책임한 모습에 그동안 정책 전환을 기대했던 경제계는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공정거래법상 일감 몰아주기 과징금 대상에서 제외한 특허 보유 관계사와의 거래가 세법에서는 과세 대상으로 남아있는 건 같은 행위에 대해 두 법률이 다른 잣대를 적용하는 기형적인 형태”라고 지적했다. 부처 간 엇박자에 이 정부에서 누가 규제 완화 등 경제 정책 전반의 키를 쥐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말도 나온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각 부처마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 정책 방향에 다른 해석을 갖고 접근하다 보니 이 같은 혼란이 생기는 것”이라고 했다.세종=이새샘 iamsam@donga.com·김준일 기자}
대기업 총수 일가 기업이라도 독점적 기술 때문에 부득이하게 해당 대기업과 거래할 경우에 한해 일감 몰아주기 규제에서 빼주도록 한 세법 시행령 개정안이 발표 한 달 만에 ‘없던 일’이 됐다. 기획재정부가 규제 완화 차원에서 개정안을 마련해 공개하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실태조사와 관계부처 사전협의가 없었다며 강력히 반발해 입법예고까지 한 사안이 손바닥 뒤집듯 원점으로 돌아갔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15일 기업인들과 만나 규제혁신을 약속했지만 핵심 경제부처들의 엇박자까지 불거지면서 규제개혁이 첫걸음도 떼지 못한 채 갈지(之)자 행보를 보인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고 일감 몰아주기 예외조항을 삭제한 ‘세법 개정 후속 시행령’을 의결했다. 이 예외조항은 지난달 31일 관계부처 차관회의 직전 삭제된 뒤 이날 국무회의에 상정됐다. 입법예고안이 차관회의에도 오르지 못한 채 삭제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게 관가의 설명이다. 이날 비공개로 이뤄진 국무회의에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일감 몰아주기 관련 예외조항이 빠진 것에 대해 “부처 협의 과정에서 이견이 있었다”고 국무위원들에게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달 8일 기재부는 일감 몰아주기 증여세 규정과 관련해 ‘한 법인이 기술적 특성상 전후방 연관관계가 있는 특수관계법인과 불가피하게 부품, 소재 등을 거래한 매출액은 과세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증여세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특허 등 기술력이 있는 기업은 ‘일감 몰아주기 과세’의 예외로 간주하겠다는 뜻이다. 그동안 재계에선 특허나 독점기술 때문에 불가피하게 관계사와 거래하는 경우에도 일감 몰아주기로 과세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지적해 왔다. 2017년 11월 국회 조세소위도 부대의견으로 ‘일감 몰아주기 과세 범위를 합리적으로 정비하라’고 했다. 하지만 공정위는 대기업이 특허권을 총수 일가 기업에 넘긴 뒤 일감을 몰아줄 수 있어 결국 대주주가 이익을 보게 된다며 반대했다. 입법예고 전 실태조사나 부처 간 협의를 소홀히 했다는 절차상 오류도 이유로 들었다. 기재부는 해당 조항 개정을 보류했다. 언제 다시 추진할 것인지 등 향후 계획은 밝히지 않았다.세종=이새샘 iamsam@donga.com·김준일 기자}

산업생산이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반면 소비는 7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제조업 분야의 생산과 투자가 부진한 가운데 평창 겨울올림픽 등 일시적 요인으로 소비가 반짝 증가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여당에서는 최저임금 인상을 뼈대로 하는 소득주도성장의 효과가 나타나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있다. 하지만 기업 활동이 침체된 상황에서 민간 소비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기는 힘들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 설비투자, 금융위기 이후 최저 통계청이 31일 내놓은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산업생산은 전년보다 1%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 같은 증가율은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00년 이후 가장 낮은 것이다. 산업생산 증가율 감소에 큰 영향을 준 것은 제조업이 포함된 광공업 생산으로 전년보다 0.3% 늘어나는 데 그쳤다. 광공업 생산 증가율은 2016년 2.3% 증가한 데 이어 2017년 1.9%로 증가폭이 감소한 뒤 지난해 0%에 가까운 수준으로 추락했다. 전체 산업생산에서 광공업은 32.4%, 건설업은 5.4%를 차지한다. 국내 제조업의 생산능력은 뒷걸음질쳤다. 인력과 설비를 정상적으로 투입했을 때 최대로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주는 생산능력지수는 지난해 1.1% 감소했다. 1971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이 지수가 마이너스(―)를 나타낸 것은 처음이다. 생산능력이 줄어든 것은 설비투자가 부진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설비투자는 4.2% 줄어들면서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있던 2009년(―9.6%)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을 보였다. 반도체 분야에서 투자가 급감한 데다 자동차, 조선업 구조조정으로 기존 설비가 뜯겨 나갔다. 하지만 기존 주력 산업을 대체할 새로운 산업이 등장하지 않으면서 기업 투자가 제자리걸음을 한 것이다. 기존에 있는 설비조차 제대로 가동하지 못한 점도 생산 부진의 원인이다. 지난해 제조업 가동률은 72.9%로 7년 연속 80%를 밑돌았다. 제조업 분야가 계속 활력을 찾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통상 제조업 가동률이 80% 수준을 넘어야 정상적인 생산활동이 이뤄지는 것으로 본다.○ 평창 올림픽, 주택 거래 효과로 소비 반짝 증가 생산이 부진한 반면 민간 소비 추이를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지수는 전년 대비 4.2% 늘며 2011년(4.6%) 이후 7년 만에 가장 크게 올랐다. 최근 한국은행이 민간소비 증가율(2.8%)이 7년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고 밝힌 것과 같은 맥락이다. 여당 일각에서 “최저임금 효과가 부분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아닌가 한다”는 긍정적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세부 지표를 뜯어보면 최저임금 효과가 소비 증가로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은 때이른 감이 있다. 지난해 소비는 상반기(1∼6월)가 하반기(7∼12월)보다 좋았다. 지난해 1분기(1∼3월) 소비는 전년 동기보다 5% 늘었고, 2분기(4∼6월)에도 4.7% 늘었다. 1분기는 평창 올림픽 특수가 있던 때다. 반면 3분기(7∼9월), 4분기(10∼12월)로 이어지면서 증가율은 각각 3.9%, 2.9%로 둔화했다. 최저임금 인상 효과를 주장하려면 임금 인상분이 누적되는 하반기로 갈수록 소비가 늘어나야 하지만 실제 통계는 반대 양상을 보인 셈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1, 2분기는 주택 거래 호조 등으로 내구재 소비가 늘어 전체 소비가 늘어난 측면이 있다”며 “3, 4분기에 둔화된 수치를 보면 최저임금 상승 효과와 소비 증가는 상관이 없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세종=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