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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9월 중 ‘총선기획단’을 출범하고 본격적인 총선 체제에 돌입한다. 국민이 직접 국회의원 비례대표 후보자 선출에 참여하는 첫 ‘국민공천심사단’도 꾸린다. 29일 민주당에 따르면 당 전략기획위원회는 내년 4월 15일 치러지는 21대 총선을 앞두고 선거 일정 로드맵에 따른 선거기구 운영방안을 세웠다. 민주당은 9월 총선 체제로 전환한 뒤 11월 중순 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원회를 설치해 출마 희망자의 자격과 도덕성 검증에 나선다. 12월에는 전략공천 대상 선거구 및 후보자를 심사할 전략공천관리위원회를 꾸린다. 내년 1월 초에는 총선 후보자 추천 전반을 관리 감독하는 공직선거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와 재심위원회를 설치할 예정이다. 이어 2, 3월에는 비례대표 후보자 추천 및 심사를 담당하는 비례대표공천관리위원회를 발족하고 국민이 비례대표 공천 과정에 직접 참여하는 국민공천심사단을 처음으로 운영한다. 이근형 전략기획위원장은 “공천 과정에서 국민 목소리를 더 반영하겠다는 취지”라며 “다만 국민공천심사단 구성방법 등 구체적으로 정해진 게 없어 당장 연말부터 논의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미국의 원자력 추진 잠수함(핵잠수함)인 ‘오클라호마시티(SSN Oklahoma City)’가 북한이 단거리탄도미사일을 발사한 25일 부산에 입항해 정박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의 신형 잠수함 공개와 미사일 도발, 중-러 군용기의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 침범 등 최근 ‘북-중-러 연쇄 도발’에 대한 경고라는 해석이 나온다. 미 해군의 전략자산인 핵잠수함이 한국에 입항한 것은 2017년 11월 버지니아급 핵잠수함 미시시피함(SSN-782)이 제주 해군기지를 찾은 이후 20개월 만이다. 26일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오클라호마시티함은 전날 해군작전사령부 부산작전기지로 입항했다. 잠수함은 훈련이 아닌 군수물자 보급 및 승조원 휴식을 위해 29일까지 부산에 머무를 것으로 알려졌다. 로스앤젤레스급인 오클라호마시티함은 배수량 6500t이며 사거리 2500km인 토마호크 순항미사일과 사거리 130km의 하푼 대함미사일 등을 탑재하고 있다. 특히 부산 해군기지에 입항한 오클라호마시티함은 기지 외부에 노출되는 장소에 정박했으며 이례적으로 수면 위로 올라와 ‘USS Oklahoma City SSN-723’이라는 함명을 물 밖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평소 정박 위치나 경로 노출을 극히 꺼리는 것과 거리가 있다. 소식통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이후 워싱턴은 ‘별것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내고 있지만 핵잠수함 노출을 통해 공개적인 대북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올해 들어 F-35A 스텔스 전투기가 한국에 속속 인계되고 있는 것에 대한 강한 불만을 25일 탄도미사일 발사로 표현한 것으로 보고 있다. F-35A는 대공 감시망을 피해 북한 핵심 시설에 대한 타격이 가능하다. 그러나 미국이 핵잠수함을 입항시킨 것은 F-35A 배치를 비난하는 북한의 주장을 일축하며 북한이 요구하는 ‘조선반도(한반도) 비핵화’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을 행동으로 내보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일본 수출 보복 조치와 추가경정예산안 처리와 관련해 “(정치권이) 힘을 모아주면 좋겠다”며 “(여당이) 원칙을 지키면서 추경이 통과됐으면 좋겠다. 더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낮 12시부터 1시간 반 동안 청와대에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단과 함께 오찬간담회를 열고 “국민들과 함께 분노하고 걱정도 해야겠지만, 희망과 자신감을 드릴 수 있도록 정치권은 협치로 뒷받침해야 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추경이 경제 활력을 높이는 마중물 역할을 할 텐데 안 돼서 걱정이다”라고 말하며 ‘추경’이란 단어를 여러 차례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또 “IMF(국제통화기금)나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등 국제기구는 한국의 재정건전성이 이렇게 좋은데 왜 재정을 더 투입하지 않느냐며 문제제기를 한다”며 추경의 중요성과 확대 재정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이번 오찬은 올해 5월 선출된 이인영 원내대표 등 원내지도부에 속한 의원 14명과 상견례 격으로 마련됐다. 박찬대 원내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선진 정치국가인 유럽도 페이크 뉴스라든가 정치 희화화 등으로 정치가 어려운 중에 있고 우리나라도 정치가 어려운데 그 와중에 원내대표단을 이끌어가는 점에 대해서 이 원내대표를 격려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이 원내대표는 “경제 한일대전이 시작되었는데, 대통령께서 중심을 잡고 대처해 주셔서 국민들이 든든해한다. 우리도 이 문제를 이겨낼 수 있도록 힘을 모으겠다”고 화답했다. 이어 “올해 하반기 국회 운영 전략으로 7월 내 추경 처리를 위해 노력하고 경제활력과 민생안정에 주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다른 참석자들도 일본 수출 보복 조치와 관련해 향후 일본의 부당함을 알리겠다고 입을 모았다. 김영호 의원은 “일제 침략에 맞서 네덜란드 헤이그까지 달려가 부당성을 알렸던 것이 100여 년 전 일”이라며 “WTO(세계무역기구) 등을 통해 일본의 부당함과 우리의 정당성을 전 세계에 알려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특별한 언급 없이 주로 참석자들의 의견을 경청했다고 한다. 한 참석자는 “문 대통령이 일본 경제 보복과 관련해 ‘일본이 참의원 선거도 끝나고 했으니까 잘 해결될 수 있지 않겠나 희망 가져본다’고 말하며 상황을 낙관적으로 보는 것 같았다”고 전했다. 이날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이나 호르무즈 해협 파병 문제 등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박 원내대변인은 “아무래도 상견례하면서 식사하는 자리라 무거운 주제는 없었다”고 전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도 연출됐다. 한 참석자가 “김정숙 여사님도 뵈었음 좋았을 텐데 안 보이셔서 아쉽다”라고 하자 또 다른 의원이 “부인이 대통령님께 사랑한다고 전해달라고 했다”고 하면서 문 대통령을 포함한 좌중이 웃음을 터뜨렸다.황형준 constant25@donga.com·김지현·박효목 기자}

윤영찬 전 대통령국민소통수석비서관이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 조치에 대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공감능력 부족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윤 전 수석은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최근 한일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며 “일제강점과 분단으로 이어진 한반도의 비극에 대한 일본, 특히 아베 총리의 공감능력 부족이 원인을 제공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윤 전 수석은 지난해 2월 9일 평창 겨울올림픽 개막식 직전 열렸던 한일 정상회담의 날섰던 분위기도 전했다. 당시 올림픽 이후로 한미 연합군사연습 연기가 결정된 것에 대해 아베 총리가 회담에서 “한미 군사훈련은 예정대로 진행하는 게 중요하다”고 하자 문재인 대통령이 “우리 주권의 문제이며, 내정에 관한 문제”라고 반박했다고 전해진 바 있다. 윤 전 수석은 “보통 이런 잔칫날에는 주변국 정상들이 주최국 정상을 격려하고 덕담을 주고받는 것이 상식적이지만 (아베 총리의 훈련 진행 발언으로) 그날의 분위기는 달랐다”고 적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이 삼성경제연구소 등 4대 그룹 산하 경제연구소를 찾아 릴레이 간담회를 갖는다. 민주연구원은 양정철 원장을 비롯한 연구위원 10여 명이 22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국내 경제 싱크탱크 7곳을 찾아 산업 현장의 어려움을 직접 듣고 관련 정책 지원 방안을 논의한다고 21일 밝혔다. LG경제연구원(23일), 현대차그룹글로벌경영연구소(25일), 삼성경제연구소(29일), SK경제경영연구소(8월 2일) 순으로 방문할 예정이다. 중소기업연구원(22일), 중견기업연구원(23일), 소상공인연구원(30일) 등도 방문한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여야가 정경두 국방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놓고 접점을 찾지 못한 채 결국 6월 임시국회를 빈손으로 끝내더니 21일부턴 한일 갈등 해법 등을 놓고 ‘친일 논란’으로 전선을 확대하고 있다. 정치권에선 “여야 모두 말로는 국난(國難)이라면서 정작 정치는 실종됐다. 7월 임시국회 전망도 어둡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자유한국당이 (일본의 경제 보복으로 벌어지고 있는) 한일전에서 백태클 행위를 반복하는 데 대해 준엄하게 경고한다”며 “우리 선수를 비난하고 심지어 일본 선수를 찬양하면 그야말로 신(新)친일로, 국민이 퇴장시킬 것”이라고 했다. 추경에 포함된 일본 수출 규제 대책 예산 등이 처리되지 못하고 있는 것 등을 한국당의 ‘백태클’ 등으로 규정한 것. 이에 대해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에 “신친일, 국가적 위기 앞에서도 야당 탓을 하기 위해 친일 프레임을 가져가는 한심한 청와대·여당”이라며 “수십 배, 수백 배 가치가 있는 규제 완화, 경제활성화 법안 처리에는 무관심하면서 오로지 추경, 추경, 추경하는 것은 국민을 우롱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여당의 ‘일본 대책용’ 추경 압박에 대해선 “깜깜이, 생색용 (추경안 예산 중 일부인) 1200억, 3000억 원으로 일본 통상 보복 위기가 극복되나. 기업들 입장에서는 허망한 이야기”라고도 했다.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도 “야당이 추경은 빼고 해임건의안만 하겠다면 몽니겠지만, 추경과 해임건의안을 함께 처리하자는 것은 집권 여당이 전향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라며 여당을 압박했다. 19일 예정됐던 6월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는 이인영-나경원 원내지도부의 첫 작품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지만 최종 무산되면서 “타협의 정치가 사라졌다”는 비판이 나왔다. 양당 원내대표들이 여전히 상대 당 공격의 선봉에 서면서 7월 임시국회 일정을 잡기도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도 나돈다. 국회는 4월 5일 본회의 이후 패스트트랙 논란을 거치면서 100일이 넘도록 법안을 한 건도 처리하지 못했다. 일단 22일 예정된 문희상 국회의장과 3당 교섭단체 대표들 간의 회동에서 돌파구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특히 여야 원내대표들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차원에서 ‘일본 수출 규제 철회 촉구 결의안’을 처리하기로 합의했기 때문에 결의안을 처리하기 위한 본회의 개최가 여야 타협의 지렛대가 될 수도 있다.최우열 dnsp@donga.com·김지현 기자}

18일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들 간의 회동에서도 추가경정 예산 처리 문제는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문 대통령은 회동 초반부터 “두 가지에 집중하자”며 일본 경제보복 대응 이슈와 함께 10차례도 넘게 추경 처리를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엄중한 경제 상황을 언급하며 빠르고 원만한 추경 처리를 당부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는 추경안 통과 필요성에 한목소리를 냈다. 이 대표는 “19일 초당적 결의를 통해 추경안이 꼭 통과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정 대표는 “추경안은 (처리)해야 한다”면서도 “여당이 국방장관 해임안에 양보를 해야 한다”고 전제를 내세웠다. 반면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는 경제를 살리려면 소득주도성장 정책 폐기부터 이뤄져야 한다고 반박했다. 회동 말미에 문 대통령은 공동발표문 초안을 보고 “이것은 국민과 언론이 보기에 아무것도 없는 것 같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에 김상조 대통령정책실장은 “소재부품 경쟁력 강화 내용이라도 들어가야 한다”고 황 대표를 설득했다. 황 대표는 회동 후 브리핑에서 “대통령은 추경 관련 이야기를 공동발표문에 넣자는 생각이 강했지만 아직 협의할 부분이 많이 남았는데 섣불리 발표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손 대표는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에게 (회담에) 만족하냐고 했는데 만족 안 한다고 했다”며 “추경이 공동발표문에 안 들어가서 그런 것 같다”고 했다. 이날 청와대는 공동합의문 채택을 목표로 했지만 황 대표는 이에 반대했다. 결국 정동영 대표의 중재로 합의문이 아닌 공동발표문으로 발표됐다.김지현 jhk85@donga.com·강성휘 기자}
여야가 6월 임시국회 종료를 이틀 앞둔 17일에도 추가경정예산안 처리와 정경두 국방부 장관 해임건의안 표결을 두고 ‘벼랑 끝 전술’을 이어갔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여야 원내대표에게 다양한 중재안을 제시했지만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협상이 지지부진해지면서 추경 처리가 7월 임시국회로 넘어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은 19일 하루만 본회의를 열어 추경을 처리하되 정 장관 해임건의안 표결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17일 “자유한국당이 민생과 경제를 나 몰라라 하는 것이 아니라면 추경 발목을 잡는 무리수를 거둬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18, 19일 이틀 연속 본회의를 열어 정 장관 해임건의안을 표결에 부칠 수 있도록 해야 추경을 처리하겠다며 대치 중이다.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17일 “여당의 몽니 부리기가 계속된다”며 “정 장관 해임건의안이 올라오느니 차라리 추경도 포기하겠다는 것인가”라고 말했다. 이날 법제사법위원회는 한국당 소속 여상규 법사위원장이 개회를 거부하고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소속 위원들이 참석을 거부하면서 파행됐다. 당초 외교통일위원회에선 이날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 철회 촉구 결의안이 의결될 예정이었지만 한국당 소속 위원들이 본회의 일정 확정 후 의결하자고 주장하면서 연기됐다. 그러자 문 의장이 여야 원내대표를 불러 조율에 나섰다. 문 의장은 18, 19일 이틀간 본회의를 열어 추경을 통과시키되 정 장관 해임건의안을 마지막 안건으로 올린 뒤 표결 시 반대하는 의원들이 모두 퇴장하자는 중재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본회의 안건을 표결에 부치려면 재적 의원(297명)의 과반수(149명)가 출석해야 해 한국당(110명)과 바른미래당 의원(28명)만으로는 처리가 불가능하다. 민주평화당 소속 의원 14명이 모두 참여해야 민주당 없이도 재적 의원 과반수가 돼 해임건의안을 통과시킬 수 있다. 하지만 평화당에서도 표결 참여를 두고 찬반이 갈린 상태라 본회의에서 의결정족수(149명)가 채워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 문 의장은 19일 하루만 본회의를 열되 추경을 제외한 민생 법안만 처리하자는 중재안도 제시했지만 이는 야당이 거절했다고 한다.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가 18일 만나는 자리에서 극적인 타협안이 나올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또 다른 한국당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회담에서 정 장관 경질을 약속하고 야당이 추경에 전적으로 협조하는 모양새가 연출되면 훌륭한 회담이라 평가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여야가 정 장관 해임건의안을 표결에 부치기 위한 마지노선인 18일을 하루 앞두고도 평행선을 달리고 있어 추경 처리가 7월로 미뤄질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바른미래당 관계자는 “이대로라면 7월 임시국회를 열고 원포인트 본회의를 열어 추경을 처리하는 쪽으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조동주 djc@donga.com·김지현·최고야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17일 당내 ‘일본경제보복대책특별위원회’ 명칭을 ‘일본경제침략대책특위’로 바꿨다. 한일 갈등의 분수령이 될 제3국 중재위원회 구성 시한을 하루 앞두고 여당이 청와대와 발맞춰 대일 강경 발언 수위를 높이는 모습이다. 특위 간사를 맡은 오기형 변호사(서울 도봉을 지역위원장)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의 경제 도발이 심각하다는 상황 인식하에 초당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는 차원”이라고 밝혔다. 특위 내에서도 ‘침략이라는 단어가 지나치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특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최재성 의원이 명칭 변경을 주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의원은 이날 오전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강경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이낙연 국무총리의 ‘대일 특사설’은 지금 단계에서는 불가능한 이야기”라며 “특사 한 번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면 여기까지 오지도 않았다. 지금 단계에서 불쑥 특사를 보내자는 건 오히려 아베 정부의 그림을 더 강하게 해주는 패착이 된다”고 주장했다. 자유한국당이 여당을 향해 강경 발언을 자제하라고 비판하는 데에 대해 “그럼 손놓고 아무 말 하지 않고 일본 뜻대로 백기를 들라는 이야기냐”고 반박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한국과 미국, 일본 국회의원들이 일본 정부의 대한(對韓) 수출 규제 조치 이후 처음으로 26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만나 한일 관계 해법을 모색한다. 16일 국회에 따르면 매년 두 차례 열리는 ‘한미일 의원회의’가 26일 미 워싱턴에서 열린다. 2003년 시작된 이 의원회의는 3국 간 쟁점이 되는 주요 현안을 논의하는 비공식 친목 채널이다. 이번 주요 의제는 일본의 무역 규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선 한미의회외교포럼 의장을 맡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정세균 의원을 비롯해 같은 당 이수혁, 자유한국당 김세연, 바른미래당 이상돈 의원 등이 참석한다. 국회 관계자는 “통역이나 배석자 없이 자유롭게 토론하는 방식이라 영어에 능통한 다선 의원들이 선정됐다”며 “문희상 국회의장이 여야 교섭단체 원내대표에게 당별로 ‘미국통’인 의원들을 한 명씩 추가해 달라고 요청해 모두 7명 정도 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일본에서는 나카가와 마사하루 중의원 의원(무소속)과 재선의 이노구치 구니코 자민당 참의원 의원 등 8명이, 미국에선 마크 타카노 연방 하원의원, 댄 마페이 전 하원의원 등 4명가량이 참석할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별개로 한일의회외교포럼 회장을 맡고 있는 무소속 서청원 의원을 단장으로 한 국회 차원의 방일대표단도 이달 말 일본 도쿄로 향한다. 야권 관계자는 “일본 의원들을 두루 만나고 정부 관계자도 가능하면 만나려고 추진 중”이라며 “한일 갈등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의회 차원의 외교 채널을 본격 가동한다는 것”이라고 했다.김지현 jhk85@donga.com·이지훈 기자}
“‘화학물질 등록 및 평가에 관한 법(화평법)’과 ‘화학물질관리법(화관법)’을 만들어놓고 대체 반도체 소재산업을 어떻게 키우라는 겁니까.” 6년 전인 2013년 8월 국회에서 열린 ‘반도체장비소재 육성전략 포럼’. 반도체 소재 기업들의 항의가 쏟아졌다. 법 시행(2015년 1월)을 코앞에 둔 시점이었다. 당시 참석 기업들은 “해외 선진국과 달리 소량의 물질까지 일일이 관리하고 규제하는 화평법과 징벌적으로 처벌하는 화관법 때문에 국내에선 연구개발(R&D)조차 불가능해질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화평법과 화관법은 화학물질 등록 의무를 강화하는 글로벌 추세 속에 2012년 처음 등장했다. 국내 산업현장을 뒤흔들 만한 영향력을 가진 법이었지만 모두 의원입법으로 발의된 지 불과 한 달 안팎의 짧은 시간에 국회 문턱을 통과했다. 이 과정에서 업계의 우려는 거의 반영되지 않았다. 재계 관계자는 “당시에도 기업 등 이해관계자들과 충분히 논의하지 않은 채 성급하게 발의됐다는 지적이 많았다”고 했다. 화평법에 대해선 한국에 진출한 미국 등 외국계 기업들도 과도한 규제라고 반발하고 나섰다. 결국 정부와 여당(당시 새누리당)은 소량의 물질에 한해 등록을 간소화해주는 등 ‘법안 땜질’에 나섰지만 본질적인 규제는 그대로 남긴 채 법은 2015년 시행됐다. 2010년 전후로 불거진 ‘가습기 살균제 사고’를 계기로 법은 더욱 강화됐다. 등록대상 화학물질의 범위를 대폭 늘리는 개정안이 지난해 3월 국회를 통과해 올해 1월부터 시행 중이다. 여기에 더해 내년 초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 개정안’까지 현장에 적용되면 기업들로선 이중, 삼중 규제가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대책은 별로 없는 상태. 20대 국회 들어 통과됐거나 계류 중인 화관법 개정안 20건과 화평법 개정안 19건 대부분이 오히려 규제를 강화하는 내용이다. 이에 2017년 9월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의원이 “화관법에 따른 장외영향평가서와 위해관리계획서 내용이 산안법에 따른 공정안전보고서와 유사해 사업자 부담을 가중시킨다”며 공정안전보고서로 화관법 자료를 대체할 수 있도록 하는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 법안은 아직도 계류 중이고, 대신 지난해 11월 해당 내용이 시행규칙에 반영됐다. 한 반도체업체 관계자는 “화관법과 화평법은 6년 전부터 이미 부작용이 수없이 예고돼 온 법”이라며 “그때 업계의 목소리를 조금 더 반영해줬더라면 지금처럼 일본에서 수입을 못 할 위기에 처했을 때 대체할 수 있는 국내 업체 기술이 더 많지 않았겠느냐”고 했다.김지현 jhk85@donga.com·박성진 기자}
이낙연 국무총리가 최근 김상조 대통령정책실장이 일본의 수출 규제 등 보복조치에 대비한 ‘롱(long) 리스트’를 갖고 있었다고 말한 것에 대해 “정책실장으로서 너무 많은 말을 하고 있다고 판단했다”고 꼬집었다. 이 총리는 10일 국회에서 열린 경제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김 실장이 말한) 롱 리스트에 대해 알고 있느냐”는 자유한국당 곽대훈 의원 질의에 “김 실장이 어떤 것을 이야기했는지 알고 있다”며 이같이 답했다. 김 실장은 앞서 3일 열린 언론간담회에서 일본의 수출 규제 등 보복조치에 대해 정부가 사전 대응해 왔음을 강조하며 “일본의 수출 규제 품목은 우리가 가진 롱 리스트에서 가장 아프다고 느낄 1∼3번을 딱 집은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재계에서는 “대책을 제시하진 못할망정 이제 와서 미리 알고 있었다고 말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비판이 일었다. “정부의 종합적 대비책이 부족했다”는 곽 의원의 지적에 대해 이 총리는 “(정부 차원) 산업 태스크포스(TF)가 지난해 강제징용 판결이 나온 직후부터 일본 측 동향에 관한 여러 판단과 징후를 공유해왔다”고 반박했다. 그는 “관련 기업들도 준비를 해왔지만 (규제 대상인) 소재들이 보관성에 제약이 있어 다양한 제도를 확보해봤자 한계가 있는 어려움도 있다”며 “지금도 (기업들과) 소통하고 있고 상황이 악화될 경우에도 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30년 가까이 나름대로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해왔습니다만 (최근 한일 관계 악화로) 몹시 가슴이 아프고 제 인생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9일 국회 대정부질문 답변에서 일본의 무역보복 조치로 악화된 한일 관계에 대해 “많이 안타깝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날 대정부질문에선 야당 의원들이 현 정부 내 대표적인 지일파 중 한 명인 이 총리의 역할론을 적극 제기했다. 자유한국당 주호영 의원은 “누구보다 일본을 잘 알고 일본에 네트워크가 많은 총리의 역할을 기대한다. 국익을 위해 발 벗고 나서달라”고 말했다. 이 총리가 최근 한일 관계의 어려움을 거론하면서도 “다만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한 제 노력은 결코 포기할 수 없다”고 하자 몇몇 한국당 의원은 “총리가 직접 나서라”고 외치기도 했다.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은 질의자로 나서 “이 총리가 일본을 직접 다녀오라”며 대일 특사 가능성도 거론했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의 한 의원은 “일본 참의원 선거(21일) 이후 이 총리가 일본을 직접 찾아 소통에 나서야 한다는 당내 의견을 청와대에 전달하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전했다. 이 총리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경제보복에 대해 우리가 대북제재를 위반했다는 주장을 한다. 이런 사실이 있느냐’는 더불어민주당 심재권 의원의 질의에 대해 “아베 총리가 어떤 의도와 근거로 그런 말을 했는지 정부 차원에서 항의를 섞어 질문을 했다. 아직 답은 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이어 “(아베 총리의 대북제재 관련 발언은) 자칫하면 우리가 오랫동안 유지한 (한미일 3각 축이라는) 안보 질서를 흔들 수 있는 위험할 수 있는 발언이라고 우려한다”라고 했다.김지현 jhk85@donga.com·박성진 기자}
여야가 일본 정부의 경제보복 조치에 대응하기 위해 이달 중 국회대표단을 일본에 보내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자유한국당 나경원,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는 8일 문희상 국회의장 주재로 열린 회동에서 이같이 합의했다. 한민수 국회 대변인은 “문 의장이 일본의 수출규제 문제에 대한 해법을 찾아보자며 초당적 국회 방일단을 제안했고, 여야 3당 원내대표가 이견 없이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원내대표들은 또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 철회를 촉구하는 국회 차원의 결의안을 마련해 18일 또는 19일 열리는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또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당내 ‘일본경제보복대책특별위원회’ 설치를 의결하고 위원장에 최재성 의원을 임명했다. 4선의 최 의원은 당내에서 추진력을 갖춘 전략통 인사로 꼽힌다. 당 특위는 일본 경제보복 조치와 그에 따른 일본 정치권의 홍보전에 ‘맞대응’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외교 문제 등으로 적극적 대응에 나서기 어려운 청와대와 정부를 뒷받침하는 보완 차원으로 풀이된다.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특위는 정관계 등 전문가 네트워크를 만들어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에 대한 부당성을 알릴 것”이라며 “앞으로 있을 수 있는 일본의 추가 보복 조치에 대한 대책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조국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사진)이 자신을 둘러싼 의혹들에 대한 해명을 일부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에게 전달한 사실이 알려지자 야권이 일제히 반발하고 나섰다. 조 수석은 이달 말 전후로 예상되는 개각에서 법무부 장관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자유한국당 민경욱 대변인은 7일 논평에서 “조 수석의 셀프 의혹 해명은 기어이 법무부 장관을 하겠다는 오만한 의지의 표현”이라며 “조 수석의 이런 처신에 대해 민주당 내부에서조차 납득하지 못하는 분위기라고 한다. 집권 여당 의원들마저 입맛대로 좌지우지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인가”라고 했다.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의혹은 대통령 지명 후에 청문 과정에서 밝히면 될 일”이라면서 “법무부 장관행을 향한 조급증”이라며 유감을 표했다. 민주평화당 김재두 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내고 “조국(자신)의 일이 아니라 조국(나라)을 위해 일할 때”라고 지적한 뒤 “조 수석이 문재인 대통령의 공식 지명을 받고 해도 될 일을 부적절한 행동으로 비난을 자초했다”고 지적했다. “청와대 모든 수석들이 비상한 각오로 지혜를 모아 대통령을 보좌해도 모자랄 판에 조 수석의 마음은 콩밭에 가 있으면 어떻게 되겠는가”라면서 “조 수석을 차기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지명하는 것은 섶을 지고 불길로 뛰어드는 격”이라며 조 수석의 임명 자체에 대한 우려도 표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이 미국과 중국의 대표적인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중국공산당 중앙당교와 손잡고 해외로 보폭을 넓힌다. 최근 전국 광역자치단체 산하 및 야당 싱크탱크와 네트워크를 구축한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이 해외로 보폭을 넓혀 ‘양정철표 자산 쌓기’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4일 민주당에 따르면 양 원장은 9∼12일 중국공산당 중앙당교 초청으로 베이징(北京)을 방문해 정책협약을 맺는다. 두 연구기관은 앞으로 정기적으로 정책을 공유하고 필요 시 인적 교류도 하게 된다. 중국공산당 고급 간부를 양성하는 싱크탱크이자 교육 연수기관인 중국공산당 중앙당교가 한국 정당의 싱크탱크와 협약을 맺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마오쩌둥(毛澤東),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이 모두 당교 교장 출신이다. 양 원장은 이어 13∼16일엔 미국 워싱턴으로 이동해 CSIS와도 협약을 논의한다. 1962년 세워진 CSIS는 중도보수 성향의 전문가들이 모여 있는 미 최고 권위의 외교안보 전문 싱크탱크 중 하나.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6월 취임 후 첫 미국 방문 당시 CSIS의 ‘전문가 초청 만찬’ 연설에서 대북 적대정책, 북한 공격 및 정권교체, 인위적인 남북통일을 추진하지 않는다는 ‘4노(No)’ 원칙을 밝힌 바 있다. 민주연구원 관계자는 “최근 한미관계가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만큼 정책성과를 벤치마킹한다는 취지”라고 했다. 양 원장은 이번 방문에서 존 햄리 CSIS 회장과도 면담할 계획이다. 민주연구원은 이 밖에 일본, 호주, 이탈리아 등에서 고령화 등 인구문제 및 재생에너지 등 분야별로 특화된 싱크탱크들과도 협력방안을 논의 중이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일본이 4일부터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를 강화하기로 한 △포토레지스트(감광액) △에칭가스(고순도 불화수소)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등 3개 품목은 일본 정부가 전략적으로 수출을 관리하고 있는 품목이다. 일본이 전 세계 시장에서 70∼90%를 차지하기 때문에 핵심 공급국으로서 수출을 조절하는 것이다. 그동안 일본 정부는 한국에 대해서는 절차 간소화 측면에서 ‘포괄허가’를 인정해 왔지만 이번에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일본 기업이 3개 품목을 한국에 수출하려면 매번 정부 허가를 받아야 하며 3개 품목과 관련된 제조기술을 이전하거나 제조설비를 수출할 때도 허가가 필요하다. 정부 허가에는 약 90일이 걸릴 뿐만 아니라 아예 ‘불허’할 수도 있다. 1일 국내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기업들은 우려했던 일이 현실화되자 하루 종일 혼란 속에 우왕좌왕했다. 당장 규제에 들어가는 3개 품목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스마트폰의 핵심 부품으로 꼽힌다. 한국의 핵심 수출품을 직접 겨냥한 조치라 장기화될 경우 한국 주력 산업에 치명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날 오후 산업통상자원부가 해당 업계 임원들을 소집해 긴급 현안점검회의를 열었지만 관련 기업들은 “실제 최악의 수출 금지 상황이 올 경우 어떤 ‘플랜B’가 있는지 설명하는 정도였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게다가 수출 규제 품목의 범위도 불명확해 기업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부품 등에 쓰이는 플루오린 폴리이미드는 액상 형태의 폴리이미드 원료를 일본이 90% 독점하고 있지만 각기 다른 공정을 거쳐 가공해 납품된다. 폴리이미드에 플루오린(fluorine·불소) 처리를 하면 열에 강한 성질의 플루오린 폴리이미드가 된다. 국내 디스플레이업계 관계자는 “일본 정부가 수출을 규제하겠다는 폴리이미드가 원료 형태인지, 가공 형태인지 등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없다”며 “해외 공장에서 일본 원재료를 받아 가공하는 것까지 수출 규제 대상에 포함되는지 등이 불명확해 앞으로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플루오린 폴리이미드는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에 들어가는 투명 폴리이미드의 재료다. 만일 투명 폴리이미드도 수출 규제에 포함되면 ‘갤럭시 폴드’ 등 최신 모바일 기기의 생산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반도체 제조의 핵심 원재료인 에칭가스와 포토레지스트는 일본이 이미 시장의 70∼90%를 점유하고 있다. 이 두 품목도 고성능 제품은 대부분 일본산이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국내 업체도 에칭가스 생산은 가능한데 일본산에 비해 순도가 떨어져 완제품의 품질 또는 수율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이미 주요 생산설비가 일본산 에칭가스 사용에 최적화돼 있어 대체물질을 찾더라도 세팅부터 다 바꿔야 한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웨이퍼 위의 실리콘에 미세한 패턴을 그리는 데 쓰이는 감광액인 포토레지스트 역시 미세 공정에는 기술력이 뛰어난 일본산을 주로 쓴다. 일본 기업도 당혹스럽긴 마찬가지다. 이날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도쿄오카공업 홍보담당은 “화웨이에 대한 제재가 완화돼 안심했는데 (한국 수출 규제 강화로) 낙담이 크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포토레지스트를 생산하고 있다. 에칭가스를 생산하는 모리타(森田)화학공업도 “사전 서류 제출 등이 까다로워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수출은 계속하겠다”고 했다.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한국 반도체, 디스플레이 업체가 글로벌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실제 수출 규제를 하면 일본 원료 수출업체가 먼저 힘들어진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이 일본에 경제 보복할 수 있는 품목이 적고, 주요 소재 부품의 국산화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한국의 타격이 훨씬 크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이슈가 양국 간 외교 갈등에서 비롯된 만큼 기업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우려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 도쿄=박형준 특파원 / 허동준 기자}
일본 경제산업성은 1일 ‘수출무역관리령’을 개정해 한국을 안보상 우방국가인 ‘백색국가’에서 제외하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다음 달 1일부터 일본이 지정한 27개 백색국가 가운데 한국을 제외하는 새 시행령을 실행한다면 앞으로 일본 기업이 반도체 집적회로(IC)를 비롯해 안보 관련 제품을 한국에 수출할 때마다 모두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사실상 주요 전략물자의 한국 수출이 봉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문제는 전략물자의 범위다. 기본적으로는 백색국가에서 제외되면 핵무기나 세균, 화학무기 제조와 관련된 부품뿐 아니라 300km 이상 날아가는 로켓과 무인항공기 등에 사용되는 부품까지 폭넓은 분야에서 일일이 허가를 받아야 한다. 사업을 하지 말라는 소리와 마찬가지인 셈이다. 특히 전략물자의 범위가 애매모호해 첨단 전자제품으로 무한정 확대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파장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재계도 긴장하고 있다. 백색국가 제외가 확정되면 당장 수출 규제가 시작되는 정밀화학원료 외에 일본에 대한 수입 의존도가 높은 반도체 제조장비 및 IC 분야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현재 미국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 네덜란드 ASML에 이어 세계 3위 반도체 장비제조사인 도쿄일렉트론이 국내 반도체 업체에 에칭(식각) 설비를 많이 공급한다. 업계 관계자는 “대체할 업체가 없지는 않지만 실제로 수출을 하지 않으면 라인업 구축에 애로가 생기는 건 사실”이라고 털어놨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 김지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시설을 직접 방문해 아이디어를 얻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국내 기업인과의 간담회에서 전날 헬기를 타고 지나가면서 삼성전자 생산시설을 봤다고 언급하며 “태어나서 본 것 중 가장 큰 건물”이라고 했다. 그는 “‘대체 저게 뭐야(What the hell is that)?’라고 했을 정도로 놀랐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는 경기 평택시, 용인시 기흥구, 화성시에 대형 반도체 사업장을 세우고 ‘반도체 클러스터’ 형태로 운영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 도중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향해 “(그 생산 시설이) 몇 층짜리냐, 10층? 12층?”이라고 직접 묻기도 했다. 이어 “보통 공장을 지을 때 한 방향으로 (낮게) 짓는데, 층층이 위로 쌓았더라”며 “나도 직접 가서 보고 아이디어를 얻고 싶다”고 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오산 공군기지에서 헬기로 이동하며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 중 한 곳을 본 것 같다”며 “해외 경쟁 업체와 달리 국내 기업들은 반도체 생산시설을 위로 층층이 올리는 기술이 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국내 최고층인 ‘롯데월드타워’에 대한 관심도 드러냈다. 그는 “저 높은 곳이 어떤 건물이냐며 굉장히 감탄했는데 롯데 건물이었다. 아름다운 타워”라고 말했다. 이어 “이렇게 아름다운 타워를 세운 데 대해서 아주 잘하셨다고 축하와 격려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롯데월드타워를 언급한 건 이번이 두 번째다. 그는 2017년 11월 방한 당시 국회 연설에서 “서울에선 63빌딩이나 롯데월드타워 같은 멋진 건축물들이 하늘을 수놓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김지현 jhk85@donga.com·강승현 기자}
“그동안 대비는 해왔다. 하지만 재고는 최대 3개월 남았다.” 일본 정부가 반도체 핵심 소재 수출 규제를 강화한다는 보도가 일본에서 나온 30일 국내 기업들은 “만약 규제가 현실화할 경우 3개월 안에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했다. 이날 산케이신문 보도에 따르면 수출 규제가 거론되는 품목은 △포토레지스트(감광액) △에칭가스(고순도 불화수소)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3가지다. 포토레지스트와 에칭가스는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소재이며 플루오린 폴리이미드는 최신 스마트폰에 많이 쓰이는 플렉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제조에 쓰인다. 국내 반도체업계 고위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일본 정부가 반도체 소재에 대한 규제를 시작할 우려가 있어 일본에서 소재를 사오는 국내 화학물질 제조업체는 물론이고 화학회사로부터 재가공된 형태로 납품받는 삼성전자, 하이닉스 같은 대기업들도 재고를 준비해 왔다”고 했다. 특히 지난해 말 일본 정부가 한국 수출용 고순도 불화수소 물량을 제한했다가 이틀 만에 허가하는 일을 겪으면서 국내 기업들은 불안감 속에 ‘플랜B’를 검토해 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확보된 포토레지스트 재고 물량은 길어야 3개월을 넘기기 어려운 수준이다. 포토레지스트는 빛에 노출되면 화학적 성질이 변하는 물질로, 반도체 웨이퍼 위의 실리콘에 미세한 패턴을 그리는 데 쓰인다. 한국에도 제작이 가능한 기업이 있지만 상당 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패턴 외에 불필요한 실리콘을 녹여 제거하는 에칭가스는 독성이 강한 물질이라 유통기한이 제한적이다. 이 때문에 국내 기업들이 아무리 재고를 확보해 놓았다 해도 통상 3개월 이상 버티기는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3개월 이내에 문제가 해결돼야 할 상황이다. 디스플레이 업체들도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수입 제한에 따른 가격 변동 등 시장 혼란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걱정하고 있다. 전자업체 관계자는 “일본 제품에 대한 대체재가 아예 없는 건 아니지만 상당히 부담스럽다”며 “소재·부품이 100가지라면 그중 하나만 없어도 제품을 만들기 어려운 게 제조업인데, 규제 대상이 된다는 3개 품목은 모두 100% 자급이 안 되는 품목”이라고 걱정했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상무도 “일본산을 대체할 기술을 개발한다 하더라도 생산시설을 우선 지어야 하는 등 원하는 양만큼 바로 생산해 쓸 수 없기에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산케이신문은 일본 정부가 첨단 재료 등을 수출할 때 수출 허가 신청을 면제해주는 우대제도인 ‘화이트(백색) 국가’ 대상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도 보도했다. 일본 정부가 안전 보장 측면에서 우호국으로 인정해 ‘백색 국가’로 지정한 나라는 미국, 영국 등 27개국이다. 한국은 2004년에 지정됐다. 이 신문은 일본 정부가 7월 1일부터 한 달 동안 각계 의견을 수렴한 뒤 8월 1일부터 새 제도를 운용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한국이 ‘백색 국가’에서 제외되면 우선 규제되는 3가지 품목 이외에 첨단 소재들을 만드는 일본 회사들은 한국으로 수출할 때마다 건별로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재계 관계자는 “세계 메이저 반도체 회사가 대부분 한국 회사들이기 때문에 수출이 규제되면 일본 업체들도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며 “일본 기업들도 이 사태가 너무 장기화되는 건 바라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김지현 jhk85@donga.com·허동준 기자·윤신영 동아사이언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