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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2020년 최저임금 1만 원’ 공약에 얽매이지 않겠다고 밝혔다. 소득주도성장의 부작용은 국회의 자영업자 대책 입법 등이 병행되지 않아 생긴 측면이 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최저임금 인상 논란에 대한 질문에 “아쉬움이 많다. 하지만 고용시장에서의 긍정적 효과는 뚜렷하다”고 전제하고 “자영업자 대책이나 근로장려금, 이런 건 국회 입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시차가 생기게 되는 부분이 어려운 점”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대선 당시 공약이 2020년까지 최저임금을 1만 원으로 인상하는 것이었다고 해서 공약에 얽매여 그 속도대로 인상돼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며 “우리 경제가 어느 정도까지 수용할 수 있는지 적정성을 찾아서 결정해야 한다”고 했다. 2년 연속 두 자릿수를 기록한 최저임금 인상률이 내년에는 완화돼야 한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문 대통령은 고용 사정과 관련해선 △2, 3월 취업자 수가 25만 명대 수준으로 늘어났고 △청년 고용률과 실업률이 개선됐으며 △상위 20%와 하위 20% 근로자의 임금 격차 감소 등을 예로 들며 고용의 질이 좋아졌다고 강조했다. 다만 주 15시간 미만 초단기 근로자 증가에 대해선 “노인 일자리 중에 초단기 일자리가 많은데 노인들에게는 나쁜 일자리라도 없는 것보다는 낫기 때문에 (그런 일자리를 늘리려는) 노력을 계속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주 52시간 근로제에 대해선 “내년에 50인 이상 사업체에도 적용되는데 그 부분을 감당할 수 있을까 걱정”이라면서도 “충분히 계도기간을 줬기 때문에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1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에 머무는 등 국민이 느끼는 경제 상황은 답답한데 대통령은 괜찮다고만 하는 인식의 괴리를 묻는 질문에는 “G20(주요 20개국) 국가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에서는 (한국의 성장률이) 상대적으로 높다”며 “(1인당 소득) 3만 달러 이상, (인구) 5000만 명 이상 국가 중에서는 미국 다음으로 우리(가 성장률이 높다)”라고 했다.세종=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명목임금 역대 최대, 기업지배구조 개선, 벤처투자 확대….’(정부 평가) ‘상하위 소득격차 역대 최대, 기업활동 위축, 규제완화 효과 미흡….’(경제계 평가) 10일로 출범 2주년을 맞는 문재인 정부의 경제 성과에 대해 정부와 경제계의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2017년 7월 정부가 내놓은 국정운영 5개년 계획 가운데 경제 분야의 핵심 정책인 소득주도성장, 공정경제, 혁신성장의 결과물을 보는 시각이 다르기 때문이다. 정부는 8일 ‘문재인 정부 출범 경제부문 2주년 성과’ 보도자료를 내고 “소득 3만 달러를 달성했고 대외 건전성은 그 어느 때보다도 견고하다”고 분석했다. 이런 긍정론과 달리 경제계는 정책이 성장과 분배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지 못하면서 부작용을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분배 악화 초래한 소득주도성장 2년 전 정부는 소득주도성장 정책에 대해 ‘공공이 마중물이 돼 소득불평등을 개선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려는 것’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양극화가 심하면 경제의 총수요가 줄어 성장이 부진에 빠지는 만큼 불평등을 줄이는 것이 수요를 늘리는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기업활동을 통해 견고한 성장을 이루는 가운데 분배정책으로 부작용을 보완하는 선순환 구조를 이뤄야 가능하다. 이와 달리 분배를 성장보다 우선시한 결과 지난해 4분기(10∼12월) 기준 상위 20%와 하위 20%의 처분가능소득 격차는 5.47배로 역대 최대였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근로자의 월임금총액 차이는 2016년 183만8000원에서 지난해 192만2000원으로 확대됐다. 소득주도성장을 통해 정부는 청년, 중장년층, 여성 등 고용취약계층에 맞는 일자리를 만들려고 했지만 성과는 미미하다.○ 갑질 대책에도 대-중소기업 격차는 여전 공정경제는 대기업의 ‘갑질’에서 중소기업을 보호하고 대주주의 권한 남용을 막아 소액주주를 보호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정책이다. 이런 정책 기조에 따라 상호출자제한집단 순환출자고리 수는 2017년 93개에서 2018년 5개로 대폭 줄었다. 하지만 공정경제의 근간으로 정부가 내세웠던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등으로 기업활동이 위축되고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정부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격차 축소를 공정경제와 혁신성장을 이루기 위한 주요 과제로 내세웠다. 실제 하도급 업체에 대한 원가정보 요구 금지 등 중소기업이 요구해온 정책을 제도화한 점은 성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통계청이 8일 내놓은 ‘기업특성별 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대기업 수출은 6.2% 증가한 반면 중소기업의 수출은 0.2%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인공지능(AI), 미래차, 등 8대 신산업을 정해 육성하겠다는 정책 역시 장밋빛 전망뿐이다. 정부는 1월 ‘AI, 데이터 경제 활성화 대책’을 내놓고 AI 기업 육성을 강조했다. 8일 보도자료에서는 AI 기업 수가 2016년 27개에서 2018년 48개로 늘었다는 점을 성과 중 하나로 넣기도 했다. 하지만 경쟁국인 중국의 AI 기업 수가 1040개에 이르는 점을 감안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성과 부풀리는 정부… “규제부터 제대로 풀라” 경제의 현실은 냉혹한데 정부가 정책 성과를 침소봉대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8일 보도자료에서 정부는 자영업자를 집중 지원했고, 최저임금 인상 및 근로시간 단축 연착륙을 지원한 점을 성과로 내세웠다. 하지만 이는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충격을 무마하기 위한 보완책일 뿐 정책의 성과라고 보기는 어렵다. 경제 상황 진단 역시 안이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이날 내놓은 보도자료에서 △경제성장률 주요 선진국에 비해 양호한 수준 유지 △수출 규모가 지난해 사상 최초로 6000억 달러 돌파 등을 이뤘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올 1분기(1∼3월) 경제성장률은 ―0.3%였다. 수출 역시 지난해 12월∼올 4월 5개월 연속 감소하며 경상수지 흑자는 6년 8개월 만에 최저를 나타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규제혁신이나 신산업 육성 등의 정책이 추진돼야 하는데 정부가 정교한 청사진 없이 체계적인 대책을 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세종=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전기매트와 침구류에서 기준치를 넘어서는 라돈이 나와 정부가 수거명령을 내렸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삼풍산업, 신양테크, 실버리치 등 3개사가 제조한 제품에서 검출된 라돈이 생활주변 방사선 안전관리법에서 정한 안전기준인 연간 1mSv(밀리시버트)를 초과해 수거하도록 했다고 7일 밝혔다. 원안위 조사 결과 삼풍산업은 2017년 3월부터 전기매트인 ‘미소황토’ ‘미소숯’ ‘루돌프’ ‘모던도트’ ‘스노우폭스’ 등 5개 모델에 라돈 방출 원인물질인 모나자이트를 사용했다. 이 제품들을 표면에서 2cm 정도 높이에서 매일 10시간씩 쓰면 연간 피폭선량이 3.37∼9.22mSv 정도 될 것이라고 원안위는 추정했다. 해당 전기매트는 총 585개가 팔렸다. 신양테크는 2017년 3월부터 ‘바이오실키’ 베개에 모나자이트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품의 연간 피폭선량은 6.31mSv로 총 219개가 판매됐다. 이어 실버리치는 2016년 8월부터 2017년 6월까지 ‘황금이불’과 ‘황금패드’라는 2가지 침구류에 모나자이트를 사용했다. 이 침구류는 1107개가 팔렸다. 연간 피폭선량이 13∼16.1mSv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회사는 수거명령을 받은 제품 가운데 708개(64%)를 수거했다.세종=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이달 초로 예정됐던 주세법 개편안 공개 시점이 연기됐다. 국산 맥주에 부과되는 세금이 수입 맥주에 비해 과도하다는 지적에 따라 추진된 주세법 개정 작업이 비틀거리고 있는 셈이다. 김병규 기획재정부 세제실장은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주종 간뿐 아니라 동일 주종 내에서도 업체 간 이견이 있어 정책 조율에 시간이 더 필요하다”며 “개편안 발표 시기를 별도로 말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현재 술에 매기는 주세를 술의 가격을 기준으로 하는 종가세 대신 용량이나 알코올 도수를 기준으로 하는 종량세 방식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김 실장은 “맥주업계는 대체로 찬성했지만 소주, 약주, 청주 등은 유통이나 판매구조에 급격한 변화가 예상돼 불확실성에 대비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현행 종가세 기준의 주세법상 국산 맥주의 과표(세금 부과 기준금액)인 출고가는 수입 맥주의 과표인 신고가보다 높다. 종량세로 주세법의 근간이 바뀌면 국산 맥주에 부과되는 세금이 줄어 국내 맥주업계의 경쟁력이 높아질 수 있다. 반면 종량세 체계에서 소주 세금은 늘어나는 반면 위스키 세금은 줄어들 수 있다. 이런 복잡한 이해관계 때문에 김 실장은 “일부 주종에 먼저 종량세 방식을 적용하는 등 단계적으로 추진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김 실장은 주세법 개편 자체가 취소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말하기 어렵지만 최대한 개편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2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주세법 변경을) 이번에 꼭 해야 하는지도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세종=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기업 10곳 중 6곳 이상이 2022년까지 미세먼지 배출량을 30% 감축하겠다는 현 정부의 목표는 달성하기 힘들다고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연구원은 6일 ‘미세먼지 문제의 산업적 영향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미세먼지를 많이 배출하는 철강, 시멘트, 석유화학 등 7개 업종 170개 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응답 기업의 61%가 정부의 배출량 감축 목표 달성이 어려울 것이라고 답했다고 밝혔다. 기업들은 미세먼지 저감 정책에 대한 인지도도 낮은 편이었다. 노후 경유차 조기 퇴출(17.4%),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가동 중단(15.6%), 질소산화물 배출 부과금(15.5%), 대기 배출 종량제 전국 확대(14.2%) 등 관련 개별 정책에 대해 알고 있다고 답한 비율은 모두 20% 미만이었다. 또 전체의 96.4%는 자신들의 미세먼지 저감 기술력이 정부가 제시한 목표에 부응하기엔 미흡하다고 판단했다. 자기 회사의 미세먼지 저감 관련 기술력이 정부 요구 수준 대비 50% 미만이라는 기업이 전체의 38.8%로 가장 많았고, 50% 이상∼70% 미만이 24.7%로 뒤를 이었다. 업종별로는 시멘트 산업에서 기술력이 50% 미만이라고 답한 기업이 81.8%를 차지해 미세먼지 감축 기술 목표에 대한 우려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기업들이 미세먼지 감축설비를 추가하기 어렵거나, 제품 생산을 줄이는 것 외에는 특별한 감축 수단이 없는 상황일 수 있다”며 미세먼지 저감 기술이 대부분 연구개발 단계이기 때문에 상용화까지 걸리는 기간을 고려하면 2022년 30% 감축 목표는 성급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공공부문에서 감축 기술을 개발하고 기술 이전 및 설치비 지원을 해주는 방식을 제안했다. 세종=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소득 수준에 맞지 않는 면세품 한도, 20년째 그대로인 간이과세제도, 길게 못 보는 외환거래 규제….’ 일부 세금 및 금융 관련 제도에 대해 소비자들은 시대 흐름에 맞지 않는 낡은 규제라고 지적하지만 규제당국은 제도의 틀을 근본적으로 뜯어고치는 개혁을 주저하고 있다. 규제를 푼 결과 고소득층에 이익이 될 경우 정치적 논란에 휘말릴 수 있다고 우려하는 등 공무원들이 ‘뜨거운 감자’를 건드리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 현실과 괴리된 해묵은 규제 해외여행을 다녀오는 내국인의 1인당 면세 한도는 향수 60mL, 주류 1병 등을 제외하고 총 600달러(약 70만 원)다. 이는 일본의 면세 한도인 20만 엔(210만 원)의 3분의 1 수준이다. 중국의 면세 한도도 5000위안(약 85만 원)으로 한국보다 15만 원가량 높다. 한국의 면세 한도는 2014년 400달러에서 600달러로 높아졌지만 당시에도 국민소득 수준에 비해 턱없이 낮은 수준이라는 지적이 있었다. 2017년 중국 사드 사태로 면세점들이 어려움을 겪을 당시 면세 한도를 1000달러로 일시 상향 조정하자는 요구가 업계에서 나오기도 했다. 이달 31일 입국장 면세점이 개장하면 면세품 구매 수요는 더 늘어날 수 있다. 하지만 기획재정부는 “개인 구매품 면세는 일종의 특혜고, 비교적 여유 있는 계층이 해외여행을 가는 것이기 때문에 더 많은 혜택을 주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당분간 면세 한도를 조정할 계획이 없다는 것이다. 지난해 내국인 출국자 수가 2870만 명에 이르는 상황에서 당국의 인식이 현실과 맞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현실과 동떨어진 법규가 기업 활동의 발목을 잡기도 한다. 최근 중소기업중앙회는 기재부에 2011년 도입된 중소기업 취업자에 대한 근로소득 세액공제 제도의 적용 대상을 서비스업 전반으로 넓혀 달라고 요구했다. 현행법은 농림어업, 광업, 제조업의 경우 해당 업종 전반에 근로소득 세액공제 혜택을 주고 있다. 반면 서비스업의 경우 도소매업, 광고업, 부동산업 및 임대업 등 법에 명시된 특정 업종만 세금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보건업, 교육서비스업 등 신규 취업자가 많은 서비스업에 취직하는 사람은 이런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재계 관계자는 “보건업, 교육서비스업 등은 일자리 수요는 높으면서 임금 수준이 낮은 업체가 많아 세제 혜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기재부는 그동안 세금 혜택을 주는 근로자의 범위와 공제율을 계속 확대해 왔기 때문에 업종을 확대하기는 조심스럽다고 했다.○ 논란 적은 제도만 골라 ‘찔끔 규제 완화’ 공무원들이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규제 권한을 꼭 쥐고 있는 동안 사회는 빠르게 변하고 있다. 그 결과 법규와 현실 간 괴리가 커지면서 소비자들은 불편을 호소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규제 완화가 근시안적으로 이뤄지다 보니 같은 분야에서 규제개선 방안이 반복해서 발표되는 웃지 못할 일도 생기고 있다. 일례로 지난해 9월 정부는 “송금, 환전 등 외환 분야의 혁신적 서비스 창출을 지원하겠다”며 ‘외환제도·감독체계 개선방안’을 내놓았다. 여기에는 증권사와 카드사에도 소액 해외송금 업무를 허용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불과 6개월 만인 올 3월에는 자산 1조 원 이상 저축은행에도 소액 송금업무를 허용키로 했다. 그러면서 증권, 카드사의 해외 송금 및 수금 한도를 건당 3000달러에서 5000달러로 늘렸다. 애초 제도 개편 때 모든 것을 풀어주고 필요한 것만 규제하는 ‘네거티브 규제’를 하지 않고 규제 권한을 찔끔찔끔 풀면서 행정력을 낭비하고 있는 셈이다. 김태윤 한양대 행정학과 교수는 “규제를 완화할 때는 중장기 로드맵을 만들어 예측성을 높여야 기업과 국민생활에 미치는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다”며 “그때그때 골라 규제를 푸는 식으로는 관료의 재량권만 늘려줄 뿐”이라고 지적했다.세종=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회사원 이모 씨(35)는 최근 주말을 이용해 다녀온 일본 여행 내내 머릿속이 복잡했다. 현지에서 구입한 영양제와 화장품 가격이 1인당 600달러로 제한돼 있는 국내 면세 한도를 넘는지 계산해야 했다. 이 씨는 “엔화로 물건 값을 내다 보니 달러로 환산할 때 헷갈렸고 설령 한도를 넘었어도 30∼40달러 정도일 것 같아 입국 때 세관 신고를 하지 않았다”며 “여행 내내 마음이 불편했다”고 말했다. 세금이나 금융 관련 규제가 시대 흐름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5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여행객 중 면세 한도를 위반한 건수는 총 25만1000건으로 2017년(20만5000건)보다 22% 증가했다. 소득이 늘면서 면세 한도를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는 높지만 관세법 시행규칙 개정권을 갖고 있는 기획재정부는 과거 잣대만 고수하고 있다. 연간 매출액이 4800만 원 미만인 영세 자영업자에게 1년에 한 번만 세금 신고를 하도록 해주는 간이과세제도 역시 1999년 매출액 기준이 정해진 뒤 20년째 바뀌지 않고 있다. 업계에서는 기준을 8000만 원으로 상향 조정해 달라고 건의하고 있지만 세제 당국은 “간이과세제도를 적용받으면 세금계산서를 내지 않아도 돼 조세행정에 구멍이 생긴다”며 이를 들어주지 않고 있다. 정부가 규제개혁을 강조하지만 정작 국민과 기업에 불편을 주는 해묵은 규제는 그대로인 셈이다. 안창남 강남대 세무학과 교수는 “규제 당국이 자신들의 입장에서만 제도를 재단해 불편을 방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세종=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문재인 대통령이 근로자의 날을 하루 앞둔 30일 국무회의에서 “청년고용률이 크게 높아졌다”며 “창업벤처 활성화 정책과 청년일자리 정책 등의 효과가 나타난 것”이라고 평가했다. 지난달 29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성장률이 2분기부터 점차 회복될 것”이라고 밝힌 뒤 지나친 낙관론이란 비판이 제기되자 경제정책의 핵심 목표인 고용 창출이 개선되고 있음을 강조한 것이다. 이 같은 문 대통령의 인식은 고용지표의 긍정적 면만 부각한 반면 고용의 질과 지속가능성을 간과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우선 문 대통령은 2, 3월 고용동향에서 전년 대비 취업자 증가 규모가 20만 명대로 올라선 점을 긍정적으로 봤다. 또 “저임금 노동자 비중이 전체 5분의 1 이하로 줄어든 것과 임금 5분위 배율이 5배 이하로 떨어진 것 모두 관련 조사를 시작한 이래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고용의 질이 개선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3월 고용동향을 보면 일주일에 1∼17시간 일하는 신규 취업자는 전년 같은 달보다 24만1000명 늘었다. 반면 36시간 이상 취업자는 1년 전보다 33만8000명 감소했다. 근로 시간이 줄면서 총임금 등 근로 여건이 더 악화했을 가능성이 높다. 취업 증가세를 주도하는 농림어업 부문의 경우 올 1, 2월 농림어업 취업자 증가 폭 22만4700명 중 11만4000명(50.7%)은 여성 무급 가족종사자였다. 이날 문 대통령은 상용근로자 증가세를 일자리의 질이 개선되고 있다는 근거로 들기도 했다. 하지만 상용근로자는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12월 이래 감소한 적이 없다. 현 정부의 정책 성과라고 보기 힘든 셈이다. 무엇보다 청년들이 실질적으로 일자리 사정이 나아지고 있다고 체감하지 못하는 현실을 대통령이 외면한다는 지적이 많다. 3월 기준 청년층 체감실업률은 25.1%로 역대 최악이었다. 취업은 원하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아 구직 활동을 포기했거나 현재 일자리에 만족하지 못하는 청년이 전체의 4분의 1이 넘는다는 뜻이다. 2월 기준 15시간 미만 일하는 임시직 근로자의 수가 전년 동월 대비 43.5% 늘어나는 등 단시간 취업자가 급증하면서 근로조건이 악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다만 문 대통령은 회의에서 “40대 고용이 불안정한 상황에 놓인 것은 아픈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고용시장 바깥으로 밀려났거나 소득이 낮은 취약계층의 상황은 여전히 어렵다”며 청년 구직활동 지원금과 고용장려금, 근로장려금 등 관련 제도를 적극적으로 알리라고 당부했다.세종=이새샘 iamsam@donga.com / 문병기 기자}

중학생 딸은 최근 수학학원을 그만뒀다. 숙제더미에서 해방된 딸은 좋아하지만 엄마 김은서(가명·39) 씨는 안타까운 마음뿐이다. 르노삼성자동차 부품협력사에서 일하는 김 씨는 6개월째 이어지는 부산 르노삼성자동차 파업으로 잔업과 특근이 없어져 월급이 40만 원가량 줄었다. 완성차, 1차 협력사, 2차 협력사로 내려갈수록 임금과 복지 혜택이 줄어드는 역피라미드 구조에서 대기업 노조의 장기 파업으로 협력사 노동자들의 고통이 커지고 있다. ○ 대기업 파업으로 협력사 직원들이 피해 부산 지사과학산업단지 내 부품공장 A사의 직원들은 작년까지만 해도 월·화·목·금요일은 오후 8시까지 잔업 근무를 하고 수요일만 오후 5시에 퇴근했다. 가끔 토요일에 특근도 하면서 주당 근무시간이 60시간가량 될 때가 많았다. 이 정도 잔업과 특근을 해야 평균 3000만∼4000만 원 정도의 연봉 수준을 맞출 수 있다. 본보 기자가 A사를 방문한 22일 오전, 이 공장의 설비 13대 중 2대만 돌아가고 있었다. 일부 직원은 일감이 없어 청소를 하거나 직무교육을 받으면서 시간을 보냈다. 이 회사 생산부장은 “일할 물량이 줄었다고 숙련공들을 자르면 나중에 회사가 정상화됐을 때 기계를 돌릴 인력이 없어진다”며 출혈이 생겨도 안고 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 회사 직원들은 르노삼성 노조에 불편한 감정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대기업 정규직 노조의 장기 파업으로 자신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했다. 기자가 ‘완성차 노조가 임금 및 단체협상을 잘하면 하청업체도 반사이익을 보지 않느냐’고 하자 “개 풀 뜯어먹는 소리 말라”고 면박을 줬다. 완성차 임금이 오르면 완성차 측에서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협력업체에 단가 인하 압력을 넣고 결국 협력업체는 경영난에 직면한다. 공정거래위원회가 그런 불공정거래를 감시하지 않느냐는 말도 이들에겐 ‘철없는 소리’였다. 하청업체들은 부품 한 개를 만드는 데 드는 시간을 줄여 생산성을 높였다고 하는 등 합리적인 이유를 만들어 원청회사가 법에 걸리지 않게 할 ‘숙제’까지 맡는다고 했다.○ 대기업 노조 “물량 감소, 파업 때문만은 아니다” 르노삼성 노조는 이런 협력업체의 불만을 어떻게 생각할까. 이날 오후 만난 노조 관계자는 “우리가 4시간 파업하면 협력사 직원들도 4시간 쉬어야 하는 구조”라며 피해를 보는 것이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단기간 너무 많은 것을 얻으려는 것 아니냐는 협력업체 직원의 하소연에 노조 관계자는 “노조가 회사에 100을 얻기 위해 150을 요구하는 무리수를 두지는 않겠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노조는 협력업체들의 일감이 줄어드는 이유를 다른 쪽에서 찾았다. 회사 측이 이미 작년 하반기(7∼12월)경 협력업체들에 물량이 줄어들 것에 대비하라는 업무연락을 하지 않았느냐고 했다. 르노 경영진이 중장기 경영계획상 한국 생산물량을 줄이려고 하던 참이어서 일감이 줄어든 것이지 파업 때문에 물량이 감소한 것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파이’ 다툼 대기업으로 파견 나간 협력업체 노동자들에게 정규직 노조는 딴 세상 이야기였다. 박모 씨는 2013년 대기업 제철공장에 파견 근무할 때 위험한 고로(高爐) 청소를 도맡아했다. 그는 “힘든 일에서 노조원들은 빠지고 하청 노동자들이 주로 떠안았다”고 말했다. 조선업체 1차 협력업체 직원으로 일하던 정모 씨는 원청, 1차 하청, 2차 하청을 수직으로 연결된 신분제처럼 느꼈다. 협력업체 소속인 정 씨와 동료들도 노조를 만들까 생각했지만 “노조가 생겼다는 이유로 원청업체로부터 버림받지 않을까 두려웠다”고 했다. 일감이 없는데 노조가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반면 대기업 정규직 노조 소속인 김모 씨는 협력업체를 직영화하는 과정에서 비정규직이 정규화되는 과정을 보면서 불공평하다고 느꼈다. 그는 “기존 정규직들은 체력검사와 시험을 보고 들어왔는데 협력업체 직원들은 아무 조건 없이 갑자기 정규직이 된 뒤 그동안 누리지 못했던 것을 다 누리려 한다”고 했다. 인천=최혜령 herstory@donga.com / 이새샘 / 부산=홍수용 기자}
1분기(1∼3월) 성장률 ―0.3%라는 성적표를 받아든 한국 경제와 정부를 향해 대내외에서 우려와 경고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올해 2%대 성장도 버거워졌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26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열린 금융협의회에서 “경제 상황을 엄중히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1분기 마이너스 성장은 이례적인 요소도 있어 과도하게 비판적인 해석은 경계한다”면서도 “기업투자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며 정부의 역할을 주문했다. 해외 투자은행들은 한국 경제에 비관적 전망을 내놓기 시작했다. 일본 노무라증권은 25일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4%에서 1.8%로 대폭 낮췄다. 1%대 전망치가 나온 건 처음이다. ING은행은 “한국 정부가 기존에 발표한 재정 부양책은 성장률 하락 흐름을 뒤집기에 부족해 보인다”고 했다. 정부는 정부 지출을 늘리기 위해 ‘돈 풀기’ 속도전에 나서기로 했다. 기획재정부는 재정 조기 집행을 독려하기 위해 각 부처의 실제 집행 여부에 따라 자금 배정을 차등화하고, 실적이 우수한 지방자치단체에는 특별교부세를 이용해 인센티브를 주기로 했다. 한편 미국 상무부는 미국의 1분기 경제성장률을 3.2%(연율)로 발표했다. 전문가 예상치인 2.5%를 크게 웃돈다. 1분기 기준으로 3%대 성장률은 2015년 이후 처음이다.이건혁 gun@donga.com / 세종=이새샘 기자}

미세먼지 감축과 경기 침체 대응을 이유로 정부가 6조7000억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했다. 이를 위해 현 정부 들어 처음 3조6000억 원 규모의 적자 국채까지 발행하기로 했지만 공기를 깨끗하게 하고 성장률을 높이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24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린 임시국무회의에서 ‘2019년 미세먼지 등 국민 안전과 민생경제 지원을 위한 추경안’을 의결했다. 현 정부 들어 추경은 2017년 일자리 추경(11조 원)과 2018년 청년일자리 추경(3조8000억 원)에 이어 세 번째다.○ 정책 실패 추경으로 ‘땜질’ 추경안에 따르면 정부는 미세먼지 대응에 1조5000억 원, 산불 대응 시스템 강화 등 안전 투자에 7000억 원, 경기 대응 및 민생경제 지원에 4조5000억 원을 투입한다.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정부는 노후 경유차 조기 폐차 지원 규모를 기존 15만 대에서 40만 대로 늘리고 건설기계 엔진 교체 규모를 기존 1500대에서 1만500대로 늘리기로 했다. 아울러 소방헬기 1대를 추가 지원하는 등 총 940억 원을 투입한다. 경기 대응 예산은 기존 사업을 확대하는 수준이다. 산업위기특별대응지역 지정을 연장하면서 1011억 원을 들여 1만2000명을 공공 희망근로에 투입하고 지역 기반 인프라 투자에 약 2650억 원을 추가하는 식이다. 실업급여는 10만7000명에게 8214억 원을 추가 지원한다. 추경 단일 사업 가운데 최대 규모다. 정부의 일자리 정책 실패를 추경으로 땜질하는 셈이다. 인문사회 분야 대학 시간강사 연구비로 280억 원을 편성한 것도 마찬가지다. 방학 중 임금 지급, 3년간 재임용 절차 보장 등을 골자로 한 고등교육법 시행을 앞두고 시간강사 대량 해고 사태가 예고되자 대책을 마련한 것이다.○ 필리핀서 오는 불법폐기물 처리비까지 넣은 ‘잡탕’ 추경에 미세먼지 대책, 민생 대책, 성장률 방어 대책은 물론이고 일반 예산 소요 대책까지 모두 쓸어 담다 보니 ‘잡탕’이 됐다는 말까지 나온다. 일각에선 당초 의도했던 성장률을 달성하려면 10조 원 이상 투입해야 한다는 말도 있지만 그보다는 적절한 곳에 제대로 예산을 배정하는 게 먼저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이번 추경에는 필리핀에서 돌아오는 폐기물 등 불법폐기물을 대집행하는 예산 314억 원, 제로페이 확대 예산 76억 원 등이 포함돼 있다. 불법폐기물 처리는 추경이 아닌 예비비로 쓰는 게 바람직하고 ‘제로 실적’ 논란이 있는 제로페이에는 굳이 재정을 더 투입해야 하는지 논란이 많다. 성장률 제고와 관련해선 수출 기업에 대한 보증이 2640억 원 책정됐다. 글로벌 반도체 경기 하락으로 수출이 줄어드는 것에 대한 대응책이지만 기존에도 무역금융으로 235조 원을 공급하기로 한 터라 일선 현장에선 ‘옥상옥(屋上屋)’ 격이라는 지적이 많다. 정부는 이번 추경을 편성하기 위해 적자 국채를 약 3조6000억 원어치 발행하기로 했다. 현 정부 출범 뒤인 2017년과 2018년 연속해서 추경을 편성했지만 모두 초과 세수를 바탕으로 한 세계잉여금으로 추경을 했다. 올해 세계잉여금은 약 629억 원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정부는 올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채무 비율이 39.5%로, 당초 예상인 39.4%보다 0.1%포인트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16∼2018년 38.2%를 유지했던 국가채무 비율이 1년 만에 1.3%포인트 높아지는 것이다. 정부는 “일자리 확대에 드는 예산은 1조8000억 원 규모로 직접 일자리 창출 규모는 7만3000개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미 올해 일자리 예산으로 22조9000억 원이 편성된 상황에서 2조 원에 못 미치는 추가 예산 투입으로 효과를 거둘지는 의문이다. 그나마 실업급여를 포함해 소상공인을 위한 융자 자금 확충, 실업자 생계비 대부 지원 확대 등 일시적 지원이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4월에 추경을 한다는 것은 결국 올해 경기 예측과 예산안 편성에 오류가 있었다고 자인한 셈”이라고 지적했다.세종=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조선업 불황으로 인한 고용 불안 등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해 5월 산업위기대응특별지역으로 지정된 울산 동구, 경남 통영시·고성군, 거제시, 창원시 진해구, 전남 영암군·목포시·해남군의 특별지역 지정 기간이 2021년 5월 28일까지로 2년 연장된다. 정부는 23일 “대형 조선사를 중심으로 수주가 증가하고 있지만 전반적인 지역경제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부는 25일 국회 제출이 예정된 추가경정예산안에 지정 연장에 따른 소요 예산을 반영하기로 했다. 해당 지역에는 중소기업과 협력업체에 대한 긴급경영안정자금, 위기지역 내 근로자 및 실직자를 대상으로 한 희망근로사업 등 금융과 고용 지원이 확대된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발표한 ‘조선산업 활력제고 대책’의 보완방안도 내놨다. 2000억 원 규모의 선수금환급보증(RG)을 통해 중소 조선사의 보증 문제를 해소하고, 친환경 설계 인력 등 전문인력의 양성 지원 규모를 기존의 3배로 늘린다. 금융위원회도 이날 해운회사들의 ‘매출 감소 쇼크’를 막기 위해 새로운 회계처리 감독지침을 마련했다. 이 지침에 따르면 앞으로는 해운회사가 지난해까지 화주와 체결한 장기운송계약(CVC)은 계약 종료 시까지 모두 매출로 회계 처리할 수 있게 됐다. 이는 올해부터 시행되는 새로운 리스 회계기준에 따라 해운회사의 대규모 매출 감소가 우려된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새 지침을 적용하면 H라인해운, 팬오션, 대한해운, SK해운 등 새 회계기준을 따르는 8개 해운사가 올해만 최대 6000억 원, 계약 종료 시까지 최대 6조 원의 매출 감소를 면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현대상선 경영 정상화와 관련해 “제삼자는 (개별 기업을) 도와줄 수는 있어도 자립하게 할 수는 없다”며 현대상선이 스스로 뼈를 깎는 자구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대상선은 지난해 말 경영 실사보고서에서 정부 지원을 받지 못하면 올해부터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질 거라는 지적을 받았다.세종=이새샘 iamsam@donga.com / 조은아 기자}

4월 1∼20일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월별 수출액도 5개월 연속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1∼20일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억3000만 달러 감소한 297억 달러였다. 일평균 수출액 역시 11.5% 감소한 18억 달러를 나타냈다. 이 같은 수출 부진은 반도체 가격 하락과 중국 경기 둔화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이 기간 품목별 수출액을 보면 반도체 수출이 전년 대비 24.7% 감소했고 자동차 부품(―4.1%), 선박(―0.7%) 수출도 전년 대비 줄었다. 다만 석유제품(1%), 승용차(4.1%), 무선통신기기(39.9%) 등은 전년 대비 증가했다. 국가별로는 대(對)중국 수출이 전년 대비 12.1%, 유럽연합(EU) 수출이 전년 대비 0.3% 감소했다. 일본(―4.8%), 중동(―34.8%) 수출도 감소했다. 반면 미국(3.5%), 베트남(4.6%) 수출은 증가했다. 당초 정부는 4월에는 수출 감소세가 다소 완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4월 조업일수가 지난해보다 0.5일 많은 16.5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반도체 가격이 계속해서 하락하며 3월(―8.2%)보다 감소세가 오히려 더 확대되는 모양새다. 반도체 현물가격은 8기가바이트(GB) D램 메모리 기준으로 지난해 1분기 9.06달러에서 올해 1분기 5.05달러로 약 44.3% 하락한 상태다. 낸드플래시 메모리의 경우 128GB 기준으로 6.83달러에서 4.92달러로 28% 하락했다. 이처럼 반도체 가격이 떨어지면서 올해 1분기(1∼3월) 소재부품 분야 수출이 1분기 기준으로 3년 만에 처음 감소세로 돌아섰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1분기 소재·부품 수출액은 675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9% 감소했다. 일반기계부품(6.0%), 수송기계부품(4.9%) 수출액은 증가한 반면 전자부품(―19.8%), 화학제품(―9.6%)은 감소했다. 정부는 반도체 가격 하락세가 하반기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현재 차세대 지능형 반도체 연구개발 사업 등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세종=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미세먼지 대응과 강원 산불 피해 지원을 명분으로 한 추가경정예산안을 5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기로 했다. 하지만 추경의 주목적인 미세먼지 감축사업 외에 경기부양용 사업이 대거 포함돼 선심성 예산 투입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당정은 1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당정협의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을 뼈대로 하는 2019년도 추경안을 이달 25일 국회에 제출하기로 했다. 이날 협의에 앞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대내외적 불확실성과 경기 하방 리스크가 커지는 상황에서 세계 경제성장률도 당초 예상보다 크게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확장적 재정을 통해 경기 하강 위험에 대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미세먼지는 국가적 재난에 준할 정도이고 산불로 속초, 고성 지역 주민들은 삶의 터전을 잃었다”며 재난 대응과 피해주민 지원을 위해 추경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추경안에 따르면 정부는 강원 산불 피해 지역 지원책으로 고성 등 5개 특별재난지역 내 이재민과 취업취약계층 생계 안정을 위한 희망근로를 2000명 이상 추가 지원한다. 이어 벌채, 조림 등 산림 복구비용도 편성하기로 했다. 소방헬기 등 장비 보강과 산불특수진화대 인력 확충 방안도 추경안에 포함됐다. 아울러 지진 피해를 입은 포항 지역을 지원하기 위해 중소기업, 소상공인용 특별정책자금을 마련하기로 했다. 포항 흥해 특별재생사업의 국비 지원비율은 기존 70%에서 80%로 오른다. 낡은 사회간접자본(SOC) 시설을 개보수하는 사업에도 추경 재원이 투입된다. 미세먼지 저감대책은 노후 경유차를 조기 폐차하는 것을 뼈대로 한다. 이에 따라 올해 조기 폐차 대상 경유차 규모를 당초 15만 대에서 35만 대로 늘리기로 했다. 저소득층과 영세사업장의 옥외에서 근무하는 250만 명 이상에게 마스크를 보급하고, 사회복지시설이나 지하철 등 다중이용시설에 공기청정기를 보급하는 대책도 추진된다. 추락하는 경기를 떠받치기 위해 낡고 오래된 도로나 철도의 안전도를 높이는 투자도 조속히 추진한다. 고용 및 산업위기지역 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 긴급자금을 공급하고 일자리사업 기간을 연장하는 예산도 추경에 반영하기로 했다. 무역금융 확충, 중소·중견기업 대상 수출 바우처 등 수출기업 지원방안도 포함된다. 추경의 주된 목적인 미세먼지 저감사업 관련 예산이 전체 추경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대표적인 미세먼지 저감 대책인 노후 경유차 폐차 지원의 경우 올해 15만 대 지원에 편성된 예산은 약 1200억 원이다. 20만 대를 추가한다고 해도 관련 추가 예산은 2000억 원을 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종전 추경을 감안할 때 고용·산업위기 지역 지원에 드는 사업비는 1조 원 안팎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세종=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최근 정치권과 경제계 일각에서 제기된 리디노미네이션(화폐단위 변경) 논란에 대해 경제정책당국의 수장과 한국은행 총재가 “검토한 바 없다”고 일축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8일 경기 파주 미세먼지 저감장비 개발업체 현장방문 뒤 기자들과 만나 “리디노미네이션은 사회적 충격이 크고 사전 연구도 필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정부가 경제 활력을 제고하기 위해 힘을 집중하는 데다 국민적 공감대도 없는 상황에서 리디노미네이션을 논의할 단계가 전혀 아니라고 말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이날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리디노미네이션은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고, 가까운 시일 내에 추진할 계획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리디노미네이션은 기대효과도 있지만 부작용도 많기 때문에 신중히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지금은 우리 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여건이 매우 엄중한 상황으로 경제 활력과 생산성 제고를 위해 집중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지난달 국회 업무보고에서 리디노미네이션에 대해 “논의할 때가 됐다”고 했지만 이달 초 기자간담회에선 “원론적 답변이었다”고 발언 수위를 낮췄다.세종=이새샘 iamsam@donga.com / 신민기 기자}

산업통상자원부는 국내 첫 원전해체연구소를 부산·울산 접경지역과 경북 경주에 분리해 짓기로 했다고 15일 밝혔다. 원전해체연구소는 영구 정지된 원전을 안전하게 해체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관련 인력을 양성하는 기관이다. 산업부는 2021년까지 부산·울산 접경지인 고리원자력발전소 안에는 경수로 분야 해체 기술을 연구하는 원전해체연구소를, 월성원전 인근인 경주시 감포읍 일대에는 ‘중수로해체기술원’을 별도로 세울 예정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중수로와 경수로는 원자로 형태, 폐기물 종류 등이 달라 중수로가 있는 월성원전과 경수로가 있는 고리원전에 별도로 기관을 설립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원전해체연구소는 문재인 대통령이 동남권 설치를 약속한 사안이다. 울산 부산 경주가 유치 경쟁을 벌여 왔는데 이번에 3곳이 고루 나눠 가지는 모양새가 됐다. 당초 원전해체연구소 건설에 2400억 원가량이 들 것으로 추산됐다. 한국 최초의 상업용 원자로인 고리 1호기는 2017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영구 가동 중지됐다. 한국수력원자력은 고리 1호기 해체 비용을 7500억 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국내 원전은 모두 24기로 2030년이면 10기 이상이 설계수명이 다한다. 세종=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재웅 쏘카 대표가 혁신성장과 관련해 ‘의지 논박’을 벌였다. 2월 홍 부총리가 공유경제 문제에서 이해관계자 대타협을 강조한 데 대해 이 대표가 “어느 시대의 부총리인지 잘 모르겠다”고 비판한 데 이어 두 달 만이다. 홍 부총리는 12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기자들과 만나 최근 기재부 정식 조직이 된 혁신성장추진단에 민간본부장이 없는 것과 관련한 질문에 답하다가 “전임 본부장이 역할을 할 수 있었다면 할 수 있지 않았겠나 생각한다. 본인 의지만 있었다면”이라고 했다. 지난해 8월부터 혁신성장추진단의 전신인 혁신성장본부 민간본부장을 맡다가 그해 12월 홍 부총리 취임 직후 사임한 이 대표를 겨냥한 말이었다. 이에 이 대표는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부총리 본인 의지만 있다면 혁신성장을 더 이끌 수 있을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그는 “제가 의지가 모자랐던 것 인정한다”면서도 “지금 이렇게 혁신성장이 더딘 것은 부총리 본인 의지가 없어서일까요? 대통령은 의지가 있으시던데”라고 했다. 또 “혁신성장이 의사결정권도 없는 임시조직의 자문역 본부장의 의지가 부족해서 못 한 것이라고 남 탓을 하는 부총리를 이해 못 하겠다”며 “남 탓 그만하고 자기반성을 했으면 좋겠다. 혁신을 위해서는 정말 많이 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세종=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정부가 가업을 물려받으면서 세제혜택을 받았을 경우 해당 기업의 지분을 유지해야 하는 기간을 현행 10년에서 7년으로 완화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2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 및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춘계회의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가업상속공제 규정에서) 10년이라는 사후관리 기간이 지나치게 엄격해 하향 조정하는 것을 검토해왔다”며 이같이 밝혔다. 가업상속공제는 10년 이상 된 중소기업이나 매출액 3000억 원 이하 중견기업을 물려받을 때 상속 재산에서 최대 500억 원을 공제해 세금을 줄여주는 제도다. 혜택을 받은 사람은 10년 동안 지분을 유지해야 하고, 가업용 자산의 20% 이상을 처분할 수 없다. 10년 동안 주업종도 변경할 수 없어 요건이 까다롭다는 지적이 많았다. 홍 부총리는 “일률적으로 10년으로 돼 있는 기간을 7년으로 줄이거나, 상한을 7년으로 하고 공제액에 따라 기간을 차등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업종 변경 허용 범위도 한국표준산업 분류상 소분류에서 중분류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예를 들어 곡물제분업과 빵류 제조업은 현재 소분류상 별개의 업종이라 업종을 서로 간에 변경하는 것이 불가능했지만, 중분류로 확대할 경우에는 가능해져 기업 활동이 좀 더 자유로워진다. 다만 홍 부총리는 매출액 3000억 원 미만 등 상속 공제대상 기준과 500억 원으로 돼 있는 공제 한도는 변경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미세먼지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경유세를 높여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화물주, 영세 사업자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며 신중하게 봐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6월 종료되는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 조치를 연장할지에 대해서는 “5월 말까지 결정하면 되기 때문에 판매 동향, 업계 상황 등을 더 검토한 뒤 결정하겠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한편 홍 부총리는 이날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 데이비드 맬패스 WB 총재 등을 만나 남북경협이 본격화될 경우 적극적으로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다. 13일에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무디스, 피치 등 국제신용평가사 임원들을 면담하고 최근 1년 사이 남북, 북-미 간 대화로 한반도의 지정학적 긴장이 완화된 점을 국가 신용등급에도 충분히 반영해 달라고 주문했다. 또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과의 면담에선 자동차 관세부과 조치에서 한국 차를 제외해달라고 했다.세종=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재웅 쏘카 대표가 혁신성장과 관련해 ‘의지 논박’을 벌였다. 2월 홍 부총리가 공유경제 문제에서 이해관계자 대타협을 강조한 데 대해 이 대표가 “어느 시대의 부총리인지 잘 모르겠다”고 비판한 데 이어 두 달 만이다. 홍 부총리는 1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기자들과 만나 최근 기획재정부 정식 조직이 된 혁신성장추진단에 민간본부장이 없는 것과 관련한 질문에 답하다가 “전임 본부장이 역할을 할 수 있었다면 할 수 있지 않았겠나 생각한다. 본인 의지만 있었다면”이라고 했다. 지난해 8월부터 혁신성장추진단의 전신인 혁신성장본부 민간본부장을 맡다가 그해 12월 홍 부총리 취임 직후 사임한 이 대표를 겨냥한 말이었다. 이에 이 대표는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부총리 본인 의지만 있다면 혁신성장을 더 이끌 수 있을 것”이라고 쏘아 붙였다. 그는 “제가 의지가 모자랐던 것 인정한다”면서도 “지금 이렇게 혁신성장이 더딘 것은 부총리 본인 의지가 없어서일까요? 대통령은 의지가 있으시던데”라고 했다. 또 “혁신성장이 의사결정권도 없는 임시조직의 자문역 본부장의 의지가 부족해서 못 한 것이라고 남 탓을 하는 부총리를 이해 못 하겠다”며 “남 탓 그만 하고 자기반성 했으면 좋겠다. 혁신을 위해서는 정말 많이 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세종=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한국의 소득 불평등 수준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6개 회원국 중 30번째로 양극화가 심한 편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박근혜 정권 때인 2011∼2015년에는 개선됐지만 최근 다시 악화되는 추세다. 통계청은 11일 가계금융복지조사를 기반으로 △팔마비율 △중위소득 60% 기준 상대적 빈곤률 △평균 빈곤갭 △소득 10분위 경계 값 비율 등 4개 소득분배지표를 새로 개발해 공개했다. 팔마비율은 가처분소득을 기준으로 2017년 1.44로 OECD 국가 중 30위였다. 팔마비율은 소득 상위 10%와 하위 40%의 소득을 비교한 값으로 이 수치가 커질수록 불평등이 심한 것으로 본다. 한국은 뉴질랜드(1.43)와 영국(1.45)의 중간으로 영국보다는 불평등 정도가 다소 덜하고, 뉴질랜드보다는 조금 심하다고 할 수 있다. 팔마비율은 2011년 1.74에서 2015년 1.42로 떨어졌다가 2016년 다시 올랐다. 보수 정권에서 소득 분배가 악화됐다는 문재인 정부의 주장과 달리 이전 정권에서 꾸준히 불평등이 개선되고 있었다는 점을 보여준다. 특히 기초연금을 지급하기 시작한 2014년(1.51)에서 2015년(1.42) 사이 개선 폭이 가장 컸다. 2016년 이 비율이 1.45로 높아진 건 기초연금 지급 효과는 오래가지 못했고, 하위 구간의 소득이 상대적으로 늘지 않은 때문으로 풀이된다.세종=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