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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는 ‘더불어 함께 발전하는 기업시민’이라는 경영이념을 앞세운 다양한 활동을 국내외에서 펼치면서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모범적인 기업으로 꼽힌다. 지난해 11월 호주 석탄공급사인 얀콜과 ‘GEM 매칭펀드 1호’를 조성한 포스코는 지난달 24일에는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유병옥 포스코 구매투자본부장, 어니 트래셔 엑스콜 사장, 김형수 트리플래닛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GEM 매칭펀드 2호 조성 협약을 체결했다. 엑스콜은 미국의 제철용 석탄 최대 수출 기업으로 포스코에는 연간 약 100만 t을 공급하고 있다. 트리플래닛은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숲 조성 사업을 벌이고 있는 친환경 사회적 기업이다. GEM 매칭펀드는 포스코가 지난해 7월 기업시민헌장 선포 후 철강-광산 업계가 설립한 최초의 글로벌 매칭펀드다. 조성된 기금은 지역 장학 사업, 안전 및 환경 개선 활동, 협력사 교육 지원 등 지역사회 발전과 건강한 산업생태계 조성을 위한 활동에 사용해 단순 기부 활동과 차별화할 방침이다. GEM 매칭펀드에 참여하는 포스코와 원료공급사는 각 사가 5만 달러씩 매년 총 10만 달러 규모의 기금을 출연해 양국에 1년씩 번갈아 지역사회를 지원한다. 호주 얀콜사와의 1호 펀드의 첫해 사업으로는 호주 원주민 취업연계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국내외에서 피해가 확산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해서도 포스코그룹은 지난달 27일 국내에 50억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출연금은 전국재해구호협회를 통해 손소독제, 마스크 등 의료구호물품과 자가 격리자 생필품, 방역 및 예방 활동에 사용될 예정이다. 포스코는 1월 말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중국에도 600만 위안(약 10억 원) 규모의 구호 물품을 전달했다. 해외에서는 직접 사회적 약자를 지원하는 사업도 꾸준히 펼치고 있다. 포스코멕시코는 지난달 19일 멕시코 타마울리파스주 알타미라시에서 저소득 소외계층 자립 지원을 위한 포스코희망센터 준공식을 가졌다. 포스코멕시코는 그동안 사내봉사단인 ‘포스코 아미고스(POSCO Amigos)’를 구성해 아름다운 학교 만들기, 양로원 휠체어 기부 등 다양한 기부와 봉사를 해왔다. 포스코의 기업시민 경영이념 선포 이후 노력봉사 위주의 활동을 지역사회 당면 문제 해결에 앞장서는 활동으로 발전시키고자 포스코희망센터를 건립하게 된 것이다. 포스코그룹 관계자는 “앞으로도 국내외의 다양한 문제 해결에 앞장서 더불어 발전하는 글로벌 모범시민의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현대자동차그룹이 활발한 사회공헌 활동으로 지역과 지역주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지난 2003년 이래 본격적인 사회공헌사업을 펼치고 있는 현대차그룹은 △2008년 상생의 노사문화 구축과 협력사와의 동반성장을 위한 ‘사회책임경영’ 선포 △2009년 글로벌 기업시민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사회책임헌장’ 제정 △2013년 일자리 창출, 청년 리더 양성, 양극화 해소 등의 ‘5년 중점과제’ 추진 △2016년 사회 취약계층의 창업과 자립 중점 지원 및 계열사 특성을 활용한 신규 사회공헌사업 강화 등을 진행하며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노력을 체계적으로 이어오고 있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재난 재해 피해복구에 앞장서 인도적 지원을 계속하고 있다. 올해 1월 중국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을 방지하고 지역 주민들의 신속한 회복을 돕기 위해 총 1500만 위안(25억3000만 원) 규모의 의료물품과 지원금을 전달했다. 또 지난달에는 코로나19 사태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 부품 협력사들을 위해 대규모 긴급 자금 지원 방안을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중소 부품 협력사들을 위해 △3080억원 규모의 경영자금 무이자 지원 △납품대금 5870억 원 및 부품 양산 투자비 1050억 원 조기 결제 등 1조 원 규모의 자금을 집행한다. 지난달 말에는 50억 원의 성금도 전국재해구호협회에 기탁하기도 했다. 현대차그룹은 2016년 2월 ‘미래를 향한 진정한 파트너’라는 중장기 비전을 선포하고 그룹 통합 사회공헌 체계 구축과 함께 새로운 사회공헌사업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세이프 무브(교통안전문화 정착) △이지 무브(교통약자 이동편의 증진) △그린 무브(환경보전) △해피 무브(임직원 자원봉사) 등 기존 4대 사회공헌 사업에 ‘자립지원 및 인재육성(드림무브)’ ‘계열사 역량 활용(넥스트무브)’ 등 사회공헌 분야 2가지 사업을 새로 추가해 운영하고 있다. 드림무브는 청년 및 저소득층 등 사회 취약계층의 창업과 자립을 돕고 미래 인재를 육성하는 사업, 넥스트무브는 현대차그룹 계열사의 기술 서비스 인프라를 더욱 폭넓게 활용하는 사업이 중심이다. 현대차그룹이 다문화가정 지원에도 앞장서면서 꾸준히 ‘다문화가정 고향방문지원 수기 공모전’을 여는 가운데 2018년 1월에는 국내 결혼이주 후 베트남으로 귀환한 여성의 성공적인 정착과 자립을 위한 시설인 ‘한-베 함께돌봄센터’를 개관하기도 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기업금융 시장 등에서 자금 융통이 막히는 신용 경색이 발생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자 회사채나 기업어음(CP)이 팔리지 않아 대기업마저 자금 마련에 비상이 걸렸다. 여기에 글로벌 증시 폭락이 계속되며 증권사들까지 단기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자, 금융시장을 중심으로 신용 리스크가 연쇄적으로 커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 기업금융 시장에 돈이 안 돈다 24일 익명을 요구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최근 10대 그룹 계열사 2곳에 1000억 원 안팎의 회사채 만기가 돌아왔는데, 그야말로 간신히 막았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기업금융 시장이 꽉 막혀 우량기업들도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돈맥’이 끊기다시피 한 건 회사채가 돌지 않기 때문. 기업들은 채권이 만기도래하면 그 금액만큼 새로 채권을 발행하는 식으로 전체 회사채 물량을 조절한다. 지금은 기관과 개인투자자를 막론하고 채권을 기피하고 있어 차환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코로나19의 직격타를 맞은 항공사는 특히 문제가 되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올해 갚아야 하는 차입금은 각각 4조3542억 원, 1조1700억 원이다. 대한항공의 경우 이 중 4950억 원이 회사채인데, 절반가량인 2400억 원은 다음 달 만기가 다가온다. 최근 직원들 급여조차 제대로 지급하기 힘들 정도로 경영 상황이 악화된 저비용항공사(LCC)들도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동분서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발전시장 침체와 탈원전 정책 등으로 어려움을 겪으며 대규모 희망퇴직 및 휴업을 검토하고 있는 두산중공업 역시 시장에서 우려의 눈으로 보고 있다. 다음 달 27일 외화공모사채 5억 달러(약 6280억 원), 5월 초에는 신주인수권부사채(BW) 4000억 원이 돌아온다. 상황이 어려워지면서 24일 이 회사 노동조합이 직접 호소문을 내고 “우리는 우리의 능력으로 산업과 일자리를 지켜낼 수 있도록 간곡히 호소드린다”며 대통령과 정부에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를 촉구했다. 최근 신용등급이 AA등급인 우량기업들마저 회사채 투자 수요 확보에 실패하는 등 회사채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신규 회사채 발행을 망설이거나, 만기가 다가와도 자금 조달 계획을 확정하지 못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다음 달 초 1000억 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가 돌아오는데 워낙 시장이 경색돼 있어 쉽게 의사 결정을 내리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회사채 시장에서 돈이 돌지 않자 은행권 대출을 받는 대기업도 늘고 있다. 24일 주요 시중은행 5곳의 대기업 대출 잔액은 이달 20일 기준 78조6732억 원으로 2월 말보다 1조7819억 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들이 회사채 등 자금시장 경색 조짐이 보이자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이전에 열어놓았던 한도대출에서 실제 대출을 일으킨 것으로 알려졌다. 개인으로 치면 마이너스통장을 쓴 것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회사채 등 여타 자금시장의 상황이 워낙 안 좋다 보니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대출을 늘리는 기업들이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증권사들 중심 ‘연쇄 신용경색’ 우려 증권업계를 중심으로 불거지고 있는 단기자금 경색 움직임이 시장 전반으로 전이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수조 원대 자기자본을 가진 대형 증권사들마저 일시자금난으로 ‘흑자 도산’하게 될 경우 국내 기업들의 연쇄 신용위험을 촉발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수십조 원대의 해외 주가연계증권(ELS)을 발행해온 증권사들이 헤지(위험 회피)를 위해 사들인 파생상품에서 담보가치 하락에 따른 마진콜(추가 증거금 납부)이 발생하면서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당장 현금이 필요해진 증권사들이 기업어음(CP) 등 단기채권을 시장에 대거 내놓으며 유동성 마련에 나섰지만, 불안감을 느낀 투자자들이 투자를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상대적으로 더 리스크가 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자산을 담보로 발행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발행시장에서 돈이 돌지 않으면 증권사들의 유동성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특정 기업이 파산하기 시작하면 그 자체로 위기의 프레임이 달라지게 된다”며 “한 업종에서 시작된 파산이 시장 전반의 실업 문제는 물론이고 계열사, 납품업체 등의 연쇄 도산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단기자금 시장의 경색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자현 zion37@donga.com·김도형·이새샘 기자}

자동차와 전자,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서는 ‘모빌리티’와 ‘모바일’ 시장의 주도권을 쥐기 위한 각축전이 한창이다. 자동차로 한정되던 모빌리티 영역은 신기술을 대거 적용한 신차와 미래자동차 개발은 물론 다양한 이동 방법을 제시하는 서비스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모두의 주머니 속으로 들어온 스마트폰은 금융, 상거래, 각종 콘텐츠 관련 서비스와 함께 모빌리티 서비스까지 결합돼 다채로운 신사업의 구심점이 되고 있다. 지금 고객들과 직접 만나고 있는 자동차들은 각종 신기술을 적용하면서 혁신으로 거듭나고 있다. 르노삼성자동차의 중형 승합자동차 마스터 버스는 고속 주행 중에 측면의 바람 영향을 최소화하는 측풍영향 보정 기능 등 첨단 안전 기술을 개발해 안전이 생명인 통학버스에 적용했다. 폭스바겐의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3세대 신형 투아렉은 에어 서스펜션과 사륜 조향 시스템에 실내 디자인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린 이노비전 콕핏 디스플레이가 적용됐다. 이 같은 최첨단 사양 덕분에 지난달 수입 럭셔리 SUV 시장에서 3위권에 진입했다. 캐딜락의 대형 SUV XT6도 정속 주행 상황에서 2개의 실린더를 비활성화해 연료 효율을 높이는 액티브 퓨얼 매니지먼트 시스템과 차량 주변의 위험을 직관적으로 알려주는 경고 시스템 및 햅틱 시트 등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최근 다양한 신차를 연이어 국내에 출시하고 있는 아우디도 A6를 통해 ‘아우디 버추얼 콕핏 플러스’에 햅틱 피드백이 적용된 ‘듀얼 터치 스크린 내비게이션’을 장착해 운전자가 차량과 관련된 정보를 통합적이고 직관적으로 컨트롤할 수 있는 기술을 선보였다. 각종 모빌리티 사업에서는 정보기술(IT)기업과 자동차 기업 모두 경쟁적으로 새로운 시장을 열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T 택시 출시 5년차를 맞아 택시는 물론 대리운전, 주차, 전기자전거, 내비게이션 등으로 사업 영역을 다각화하고 있다. 한국 자동차 산업을 대표하는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12월 급격한 산업 변화에 적극 대응하고 미래 모빌리티 산업을 주도하기 위한 고객 중심의 중장기 혁신 계획인 ‘2025 전략’을 공개하고 향후 투자 계획을 밝혔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기아자동차는 23일 첨단 편의장치를 기본으로 장착한 ‘2021 쏘울’과 ‘2021 쏘울 EV’(사진)를 출시했다. 새로 나온 2021 쏘울에는 전방 충돌 방지 보조(FCA)와 차로 이탈 방지 보조(LKA), 운전자 주의 경고(DAW), 하이빔 보조(HBA) 등 첨단 지능형 주행 안전 기술이 기본적으로 적용됐다. 원격 시동 스마트키도 전 트림(등급)에 기본 장치로 탑재됐다. 이와 함께 △뒷자리 승객 알림 △공기청정 모드 △동승석 세이프티 파워 윈도 등 다양한 편의장치를 적용해 상품성을 강화했다. 전기차인 쏘울 EV의 경우 프레스티지 트림에는 복합 1회 충전 주행거리가 250km인 도심형 배터리를 장착해 경제성을 중시하는 고객 수요에 맞췄다. 노블레스 트림은 복합 1회 충전 주행거리가 386km인 기본형 배터리가 들어간다. 운행 성향에 따라 배터리 용량을 선택할 수 있다. 가격은 인하된 개별소비세 1.5%를 기준으로 프레스티지 1910만 원, 노블레스 2101만 원, 노블레스 스페셜 2293만 원이다. 쏘울 EV는 프레스티지 4187만 원, 노블레스 4834만 원으로 서울시 기준으로 전기차 구매보조금을 받으면 프레스티지 2993만 원, 노블레스 3564만 원이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우량주로 꼽히던 주식들이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이는 가운데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사진)이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주식 매입에 나섰다. 주주들에게 책임경영 의지를 드러내면서 동시에 이들 기업의 기초 체력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주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23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정 부회장은 이달 19일 장내에서 현대차 주식을 13만9000주, 현대모비스 주식을 7만2552주 매수했다. 이번에 매입한 두 회사 주식 매입대금은 총 190억 원가량이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주가는 23일 종가를 기준으로 6만8900원과 13만3500원으로 떨어졌다. 한 달여 전인 2월 17일엔 각각 13만5500원, 23만9000원 수준이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주가가 절반 수준까지 떨어지자 그룹 경영을 총괄하고 있는 정 부회장이 직접 주식 매입에 나선 것이다. 정 부회장이 현대차 주식 매입에 나선 것은 2015년 이후 처음이다. 정 부회장은 당시 경영사정이 어려워 현대차 지분 처분에 나선 현대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이 보유하고 있던 현대차 주식 500만 주를 매입한 바 있다. 이번 주식 매수로 정 부회장의 현대차 지분은 1.86%로 0.05%포인트 상승했다. 이전에 현대모비스 주식을 갖고 있지 않아 이번 매수로 지분 0.08%를 보유하게 됐다. 현대차 관계자는 “회사를 책임감 있게 끌고 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현재 주가가 회사의 실제 가치보다 저평가된 수준이라는 점 등도 감안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현대차 측은 지배구조 문제와는 관계가 없는 지분 매입이라는 입장이다. 현대차에서는 지난주 이원희 대표이사와 서보신 생산품질담당 사장도 각기 1391주와 4200주씩을 매입한 바 있다. 재계 관계자는 “외부적인 요인으로 큰 폭의 주가 하락이 있을 때 고위 경영진이 주식을 매입하면서 주주들에게 향후 주가에 대한 긍정적인 신호를 주는 것은 종종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삼성엔지니어링에서는 10일 최성안 사장이 2만 주의 자사주를 매입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18일(현지 시간) 생산을 중단한 현대자동차 미국 앨라배마 공장이 이달 말까지 공장을 닫기로 했다. 현대차는 22일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서 31일까지 차량 생산을 중단하고 3000명가량의 직원에게는 적정한 보상을 지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공장의 생산 중단은 엔진 생산라인에서 근무하던 직원 한 명이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이면서 시작됐다. 당초 현대차는 방역 활동 등이 마무리되는 대로 조업을 재개할 계획이었지만 지역사회 우려 등을 감안해 휴업을 연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조치로 앨라배마 공장의 차량 생산량은 약 1만 대 줄어든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미국에서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되면서 앞으로 자동차 수요가 급격히 감소할 수 있다는 점도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공장에서 생산된 엔진을 공급받고 있는 기아자동차 조지아 공장도 이번 휴업 연장 조치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 이어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으로 꼽히는 미국과 유럽에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올해 세계 자동차 수요 전망치는 속속 하향 조정되고 있다. 무디스는 ―0.9%에서 ―2.5%로, LMC오토모티브는 판매량이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에서 ―4.3%로 바꿨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3월 27일 한진그룹의 지주사인 한진칼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그룹의 운명이 걸린 한판 승부가 펼쳐진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한진칼 사내이사 연임 안건이 처리되기 때문이다. 주총 결과에 따라 조 회장이 그룹 내 경영권을 지키느냐, 아니면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KCGI, 반도건설의 반(反)조원태 3자 연합이 조 회장을 끌어내리느냐가 결정된다. 오너 가족이 가세한 최대 주주의 반란으로 그룹 총수의 리더십이 교체되는 전례 없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 이번 주총에서 의결권을 가진 주식 기준으로 조 회장 측 우호지분은 37.14%, 3자 연합은 31.98%로 5.16%포인트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더욱이 양측 지분 일부의 의결권을 제한해 달라는 소송 2건이 진행 중이다. 소송 결과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수도 있다. 여기에 2.9%의 지분을 가진 국민연금이 누구의 손을 들어줄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도대체 어쩌다 한진그룹은 이런 상황까지 온 걸까. 그리고 앞으로 한진그룹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 며칠 남지 않은 주총의 주요 관전 포인트를 짚어봤다.○ 임원 인사에 무너진 남매의 우애 조 전 부사장과 조 회장이 갈라서게 된 건 지난해 12월 2일부로 단행된 대한항공 정기 임원 인사가 결정적이었다. 지난해 4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사후, 가족들 사이에 경영권 배분을 둘러싼 이견이 조금씩 흘러나왔다. 조 전 부사장은 호텔과 기내식, 면세 사업 등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조 회장은 대한항공의 각종 사업을 분리할 수는 없다며 이를 거부했다. 그 대신 그룹 내 물류회사인 ㈜한진을 떼어내 조 전 부사장 또는 조현민 한진칼 전무에게 맡기고 싶어 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조 회장은 지난해 11월 20일 미국에서 기자들과 만나 “내가 (그룹을) 독식하고 싶은 마음도 없다. 지분을 나눈 것도 형제들끼리도 같이 잘 지내자는 뜻”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당시만 해도 의견 차이는 있을지언정 서로 등을 돌릴 정도는 아니었다. 상황이 급변한 건 조 회장이 미국에서 돌아온 이후부터다. 재계에 따르면 조 회장은 지난해 11월 델타항공처럼 백기사 역할을 해줄 우군을 찾던 중이었다. 실제 이 무렵 조 회장은 한진칼 지분 10% 이상을 매입해줄 수 있는 유력한 파트너를 찾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 회장이 그룹 경영에 자신감을 갖고 밀어붙인 것도 이 때문이었다. 내부 사정에 밝은 한진그룹 관계자는 “결과적으로는 델타항공에 이은 제2의 백기사를 찾는 데는 실패했지만 당시 지분 경쟁에서 우위에 섰다고 판단한 조 회장이 11월 29일 대한항공 정기 임원 인사 때 조 회장 사람들로 주요 임원을 꾸렸다”며 “인사 결과를 보고 단단히 화가 난 조 전 부사장이 등을 돌린 결정타였다”고 설명했다. 3자 연합 측 관계자도 “정기 인사 이후에 조 전 부사장 측에서 접촉을 해왔다. 반도건설도 처음엔 한진의 백기사였지만 조 회장이 그룹을 장악하면서 입지가 좁아졌고 KCGI와 만나게 됐다”고 말했다. ○ 양측의 잇단 소송전…국민연금의 선택은? 3자 연합이 결성되면서 한진그룹의 경영권은 소용돌이에 빠져들었다. 그동안 조 회장과 조 전 부사장 사이를 중재하려 했던 동생과 어머니가 조 회장을 지지하겠다고 밝히면서 대립 구도가 형성됐다. 1%의 지분이라도 더 얻으려는 양측의 싸움이 시작됐다. 소액주주들을 직접 찾아다니며 의결권 위임을 받는 것은 물론이고 최근 양측은 상대방의 일부 지분에 문제가 있다며 의결권을 제한해 달라는 소송까지 벌이고 있다. 3자 연합은 12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대한항공 자가보험과 사우회가 보유한 한진칼 주식 3.7%에 대해 주총에서 의결권 행사를 금지해 달라”며 가처분신청을 했다. 3자 연합은 “자가보험과 사우회가 한진칼 지분을 살 때 직원 동의를 구하지 않았고, 회장이 임명한 임원들이 결재를 한 뒤 지분을 매입했다”며 “그룹 총수의 영향력 안에 있는 지분이므로 특수관계인에 해당하지만 이를 제대로 보고하지 않았고, 이는 자본시장법 위반이므로 의결권 행사가 금지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질세라 조 회장 측은 반도건설 지분에 문제가 있다며 17일 금융감독원에 조사를 요청했다. 문제가 된 지분은 반도건설의 지분 8.2% 가운데 3.2%다. 반도건설이 경영 참여 목적으로 지분을 매입했으면서도 ‘단순 투자’라고 허위 공시를 했기 때문에 3.2%에 대한 의결권 행사를 못 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3자 연합은 반대로 이 지분의 의결권 행사를 가능하게 해 달라는 가처분신청을 3일 법원에 냈다. 가처분 결과는 25일쯤 나올 것으로 보인다. 법원이 어떤 결과를 내느냐에 따라 양측 지분의 격차가 줄어들 수도, 늘어날 수도 있다. 또한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연금의 선택도 중요한 관전 포인트다. 국민연금은 그동안 위탁 운용사를 통해 한진칼에 대한 의결권을 행사해 왔다. 그러나 이번 주총에서는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가 직접 의결권을 행사하기로 했다. 국민연금은 의안 분석 등을 거쳐 주총 안건에 대한 의결권 행사 방향을 정하게 된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국민연금의 이익과 주주 가치에 중점을 두고 양측이 내세우는 명분의 합리성 등을 고려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의결권 자문사들 중 한국기업지배구조원과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는 조 회장 재선임에 찬성했고, 서스틴베스트와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에 반대한 상태다. ○ “주총으로 끝나지 않는다”…장기전 대비하는 양측 3자 연합은 5년 계약으로 묶여 있다. 어느 한쪽이라도 계약을 깰 경우 상당한 액수를 물어내야 한다. 최소 5년 동안은 한 몸처럼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 업계에서는 3자 연합이 지분 50%를 넘길 수 있다고 본다. 3자 연합이 깨지지 않는다는 가정하에 지분 50%를 넘긴다는 건 사실상 3자 연합이 한진칼을 지배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어느 한쪽이 욕심을 내면 연합이 깨질 수도 있다고 본다. 한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영원한 선의의 백기사는 없다”며 “거액을 투자해 지분을 확보했는데도 적절한 보상이 없다면 3자 연합의 연대가 깨질 수도 있다”고 예측했다. 조 회장 측도 장기전에 대비하고 있다. 조 회장 역시 지난해 11월 “(경영권 분쟁은) 장기적으로 생각해야 할 것 같다”고 밝히기도 했다. 델타항공이 올해 2월 20일 “상법 제369조(의결권)에 따른 권한을 행사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히며 지분을 14.9%까지 늘린 것도 조 회장과의 협의가 있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그러나 항공업계 일각에서는 해외 항공사인 델타항공이 캐스팅보트를 쥐게 된 점을 우려스럽게 바라보기도 한다. 델타항공의 지분 확보가 국내 항공법에 저촉되진 않지만 델타항공 지분이 조 회장의 경영권 방어에 결정적인 만큼 대한항공이 델타와의 각종 사업 협상에서 불리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국내 한 항공사의 전직 고위 임원은 “항공 동맹 내부에서는 환승 고객이 낸 돈을 어느 항공사가 1달러라도 더 가져가느냐 하는 ‘한 끗 싸움’이 치열하다”며 “지금 상황에서 대한항공이 델타항공에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고 말했다. 에드 배스천 델타항공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파트너의 운송업체를 직접 소유할 수 없기 때문에 상업적인 계약을 넘어서 영향을 미칠 방법을 찾아야만 한다”며 “다른 항공사에 대한 투자를 통해 이사회에도 참여하고, 전략을 짜는 데 유리하다는 걸 알아냈다”고 말하기도 했다. ○ 경영권 분쟁에 멍드는 그룹…재계 “대승적 결단을” 이번 주총에서 한진칼은 사내이사 후보로 조 회장과 하은용 대한항공 부사장을 올렸다. 3자 연합은 사내이사 후보로 김신배 전 SK그룹 부회장과 배경태 전 삼성전자 부사장, 비상무이사 후보로 함철호 전 티웨이항공 대표를 올렸다. 이번 주총에서는 이사 후보 모두 표결에 부치기 때문에 투표 결과에 따라 다양한 사내이사 조합이 가능해진다. 지분이 팽팽히 갈리는 만큼 적과 아군이 공존하는 이사회가 될 가능성이 점쳐지기도 한다. 한 재계 관계자는 “양측이 추천한 사내외 이사들이 섞이는 이사회가 꾸려지면 이사회 안건마다 치열한 토론을 벌이는 진풍경이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3자 연합은 이번 주총에서 자신들이 추천한 7명의 사내외 이사 후보들 중 한두 명만이라도 이사회에 들어간다면 소기의 목적은 달성했다고 보고 있다. 한편 한진칼 측은 3자 연합이 추천한 사내외 이사 후보들이 항공업계 전문성이 떨어진다며 모두 반대하고 있다. 한 대기업 임원은 “주총 이후에도 3자 연합의 공세를 조 회장이 계속 방어해 가는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며 “그룹이 경영권 분쟁으로 멍이 들까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대기업 임원도 “양측이 계속 서로를 헐뜯고 다투면 피해자는 결국 그룹과 직원들이다. 양측의 대승적인 합의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변종국 bjk@donga.com·김도형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한국 자동차 산업을 중심으로 한 한국의 산업화 과정 전반을 차분하게 조명한 영상물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16일 한국 공식 유튜브 계정을 통해 공개한 ‘내일을 향합니다(Next Awaits)’라는 제목의 브랜드 캠페인 영상이 사흘 만에 조회수 100만 회를 넘겼다고 22일 밝혔다. 1분 55초 길이의 이 영상은 현대차그룹이 지나온 역사를 현재에서 과거까지 역순으로 조명하고 있다. 수소전기차 넥쏘가 등장한 뒤 시간이 거꾸로 흐르면서 투싼, 티뷰론, 스텔라 등 과거 차량을 차례로 비추고 1974년 토리노 모터쇼에서 포니를 공개하는 장면으로 넘어간다. 포니는 한국 최초의 고유 승용차 모델로 에콰도르를 시작으로 해외에 수출돼 한국을 자동차 수출국 반열에 올려놓은 상징적인 모델이다. 현대차그룹은 포니가 한국 경제가 어려웠던 시절 국민들에게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긍심을 갖게 한 기념비적인 모델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후 영상은 자동차를 수출하기 위해 선박을 건조하면서 한국 조선업이 발전하고, 차량·선박·교량에 쓰일 철을 공급하면서 제철업이 발전하는 등 현대가 한국 경제와 함께 성장한 역사를 보여 준다. 이 영상은 지난해 9월 현대차 유럽권역 본부가 기획·제작해 유럽에서 처음 공개됐으며 현지에서 꾸준한 관심을 받아 지난해 말 세계 전역으로 공개를 확대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신차를 노출하는 기존 마케팅 방식에서 벗어나 유럽에 현대차그룹의 성장 기원과 과정을 알리고 ‘인류를 위한 진보’라는 브랜드 핵심 가치를 소개하려 노력했다”고 말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현대모비스가 레이더로 뒷좌석 탑승객을 감지하는 시스템(ROA) 개발에 성공했다. 기존 시스템보다 정확도를 크게 높여 여름철에 발생하는 영·유아 차량 방치 사고 예방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22일 현대모비스는 최근 ROA 개발에 성공해 글로벌 완성차 업계에 제안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금까지 뒷좌석 탑승객 감지는 아동용 카시트의 무게 센서나 초음파 센서를 활용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는데 이를 레이더 센서로 대체해 정확도를 대폭 향상시켰다. 레이더 센서는 혈류를 비롯한 탑승자의 다양한 생체신호까지 감지할 수 있다. ROA는 뒷좌석에 동승자가 남아 있으면 문을 닫을 때 소리나 계기판, 스마트폰 등을 통해 운전자에게 알려준다. 영·유아를 차에 두고 내리는 부주의 안전사고를 막을 수 있다는 게 모비스 측 설명이다. 또 차량 내 좌석 배치가 자유로워지는 자율주행차 시대에 활용도가 더 높아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장재호 현대모비스 EE연구소장(전무)은 “탑승객의 체형과 위치를 고려한 능동형 에어백, 심박을 측정해 심정지 등 긴급 상황에 대비하는 기술도 조만간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현대·기아자동차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미국과 유럽의 주요 생산 공장 가동을 중단한다. 19일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현대차 미국 앨라배마 공장은 직원 1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아 18일(현지 시간) 공장을 폐쇄했다. 앨라배마 공장에서 엔진을 공급받는 기아차 조지아 공장도 19일 문을 닫는다. 또 현대차 체코 공장과 기아차 슬로바키아 공장도 23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2주 동안 가동을 중단한다. 유럽 내 이동 제한 조치와 국경 폐쇄에 따른 물류 문제 등을 고려한 결정이다. 미국의 두 공장은 일단 19일에 방역을 한 뒤 20일부터 재가동할지를 방역당국과 협의해 결정할 계획이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되지 않으면 공장 가동 중단이 반복될 수 있다. 글로벌 소비심리가 얼어붙고 있는 가운데 생산 중단 조치가 이어지면 완성차를 넘어 자동차산업 생태계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김도형 dodo@donga.com·서형석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세계 주요 자동차업체들이 생산을 중단하거나 이를 예고한 가운데 현대·기아차도 미국과 유럽 주요 생산라인을 멈춰 세웠다. 미국에선 생산 공장에서 확진자가 나왔고, 유럽에선 ‘하나의 유럽’을 포기하고 각 나라가 국경을 걸어 잠그면서 인력·물류 이동의 길이 막혔기 때문이다. 미국과 유럽 지역의 부품장비업체 의존도가 높은 국내 반도체, 디스플레이 산업도 물류에 차질을 빚으면서 한국 주력산업 전반에 걸쳐 위기신호가 커지고 있다. 19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전 세계 주요 자동차 업체들이 일제히 생산 중단을 예고하거나 실제로 돌입했다. 유럽에서는 폭스바겐이 독일을 포함한 유럽 내 거의 모든 공장에서 2, 3주간 생산 중단에 돌입했고, 피아트크라이슬러도 이탈리아와 세르비아 등의 공장을 임시 폐쇄했다. 미국에서는 포드와 제너럴모터스(GM)가 생산 중단에 돌입하거나 중단 계획을 내놓았다. 현대·기아차도 이 같은 흐름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확진자가 나온 미국 앨라배마 공장은 방역을 거친 뒤 재가동에 들어갈 계획이지만 유럽 공장은 생산 중단이 2주간 이어진다. 현대차 체코공장 인근에서 생산되는 자동차 부품과 기아차 슬로바키아 공장 인근의 부품이 서로 공유돼 완성차가 만들어지는 구조라 양국 물류가 중단되면서 공장을 세울 수밖에 없게 됐다. 한국 자동차 업계는 코로나19 사태가 더 심해지면 자동차 생산과 판매 양쪽에 모두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 겸 북미권역본부장(사장)은 “많은 소비자가 이미 대리점 방문을 꺼리고 있다. 지금 상태로 간다면 연간 판매가 10∼20%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코로나19 사태가 먼저 터진 중국에서 이미 생산·판매 급감을 겪었다. 지난달 중국 내 자동차 판매량이 90% 이상 추락하면서 현대차의 중국시장 판매량은 전년 동기에 비해 97%나 줄었다. 완성차 업계의 타격은 국내 2만여 개에 이르는 부품업체의 타격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현대·기아차의 생산에 맞춰 부품을 생산하는 현대모비스의 현지 생산 공장이 함께 가동 중단에 들어가기로 했고, 자동차용 공조제품 업체인 한온시스템 등도 비상계획 점검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 산업의 후방에서는 세계 곳곳에 자동차 강판을 납품하고 있는 포스코 등 국내 주요 철강사가 자동차 판매 감소 우려를 주시하고 있다.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장은 “세계 주요 자동차 기업의 생산 중단과 판매 급감이 장기화되면 소규모 부품업체들은 도산 위기에 몰린다”며 “시급히 유동성 지원을 준비해야 자동차 산업 생태계 붕괴를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공급체인 차질은 반도체 업계에도 나타나고 있다. 삼성전자는 경기 화성시 사업장에서 만들고 있는 극자외선(EUV) 전용 라인 구축이 지연될까 우려하고 있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극자외선용 노광장비를 만드는 ASML이 국경을 통제하는 네덜란드에 있기 때문이다. 또 세계 1위 반도체 식각장비 업체인 램리서치가 17일부터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공장을 멈춰 세웠다. 장비를 받는다고 해도 외국 본사에서 엔지니어가 함께 와야 하는데 출장길도 막힌 상태다. EUV 노광장비 구축이 늦어지면 시스템반도체뿐 아니라 D램에 EUV 공정을 도입하려던 계획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 측은 매일 이들 업체와 비상 화상회의 등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김도형 dodo@donga.com·김현수·서형석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세계 주요 자동차업체들이 생산을 중단하거나 예고한 가운데 현대·기아차도 미국과 유럽 주요 생산라인을 멈춰 세웠다. 미국에선 생산 공장에서 확진자가 나왔고, 유럽에선 ‘하나의 유럽’을 포기하고 각 나라가 국경을 걸어 잠그면서 인력·물류 이동의 길이 막혔기 때문이다. 미국과 유럽 지역의 부품장비업체 의존도가 높은 국내 반도체, 디스플레이 산업도 물류에 차질을 빚으면서 한국 주력산업 전반에 걸쳐 위기신호가 커지고 있다. 19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전 세계 주요 자동차 업체들이 일제히 생산 중단을 예고하거나 실제로 돌입했다. 유럽에서는 폭스바겐이 독일을 포함한 유럽 거의 모든 공장에서 2, 3주간 생산 중단에 돌입했고, 피아트크라이슬러도 이탈리아와 세르비아 등의 공장을 임시 폐쇄했다. 미국에서는 포드와 제너럴모터스(GM)가 생산 중단에 돌입하거나 중단 계획을 내놓았다. 현대·기아차도 이같은 흐름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확진자가 나온 미국 앨라배마 공장은 방역을 거친 뒤 재가동에 들어갈 계획이지만 유럽 공장은 생산 중단이 2주간 이어진다. 현대차 체코공장 인근에서 생산되는 자동차 부품과 기아차 슬로바키아 공장 인근의 부품이 서로 공유돼 완성차가 만들어지는 구조라 양국 물류가 중단되면서 공장을 세울 수밖에 없게 됐다. 한국 자동차 업계는 코로나19 사태가 더 심해지면 자동차 생산과 판매 양쪽에 모두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 겸 북미권역본부장(사장)은 “많은 소비자가 이미 대리점 방문을 꺼리고 있다. 지금 상태로 간다면 연간 판매가 10~20%가량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코로나19 사태가 먼저 터진 중국에서 이미 생산·판매 급감을 겪었다. 지난달 중국 내 자동차 판매량이 90% 이상 추락하면서 현대차의 중국시장 판매량은 전년 동기에 비해 97%나 줄었다. 완성차 업계의 타격은 국내 2만여 개에 이르는 부품업계의 타격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현대·기아차의 생산에 맞춰 부품을 생산하는 현대모비스의 현지 생산 공장이 함께 가동 중단에 들어가기로 했고, 자동차용 공조제품 업체인 한온시스템 등도 비상계획 점검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 산업의 후방에서는 세계 곳곳에 자동차 강판을 납품하고 있는 포스코 등 국내 주요 철강사가 자동차 판매 감소 우려를 주시하고 있다.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장은 “세계 주요 자동차 기업의 생산중단과 판매급감이 장기화되면 소규모 부품업체들은 도산 위기에 몰린다”며 “시급히 유동성 지원을 준비해야 자동차산업 생태계 붕괴를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공급 체인 차질은 반도체업계에도 나타나고 있다. 삼성전자는 경기 화성시 사업장에 만들고 있는 극자외선(EUV) 전용 라인 구축이 지연될까 우려하고 있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극자외선용 노광장비를 만드는 ASML이 국경을 통제하는 네덜란드에 있기 때문이다. 또 세계 1위 반도체 식각장비 업체인 램리서치가 17일부터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공장을 멈춰세웠다. 장비를 받는다고 해도 외국 본사에서 엔지니어가 함께 와야 하는데 출장길도 막힌 상태다. EUV 노광장비 구축이 늦어지면 시스템반도체뿐 아니라 D램에 EUV 공정을 도입하려던 계획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 측은 매일 이들 업체와 비상 화상회의 등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김도형 dodo@donga.com·김현수·서형석 기자}

“고 정주영 명예회장이 허허벌판에서 한국 조선업을 개척하던 순간이 떠올랐다.”(2019년 3월 8일 대우조선해양 인수 본계약 체결 당시) “그동안의 아픔과 걱정을 뒤로 하고 맞이할 우리만의 봄이 아주 가까이까지 왔다.”(올해 3월 17일 임직원 서한) 지난해부터 이어진 권오갑 현대중공업그룹 회장(사진)의 메시지는 지난 6년간 생존을 위해 갖은 고통을 견뎌야 했던 현대중공업그룹이 마침내 새로운 도약의 문턱 앞에 있음을 보여준다. 2014년 9월 위기에 빠진 현대중공업에 사장으로 부임한 권 회장은 전 임원의 사직서를 받는 것을 시작으로 강도 높은 개혁 작업을 벌였다. 조선업 전체가 수주 절벽과 대규모 적자의 수렁에 빠진 상황을 구조조정과 사업 분할 등으로 넘어섰고 2018년 무렵부터 선박 수주가 조금씩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권 회장은 지난해 초 대우조선해양과의 합병이라는 승부수를 꺼내들었다.○ 글로벌 1위 ‘슈퍼 빅 원’ 띄운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세계무대에서 각각 ‘빅 원’으로 불리는 거대 조선사다. 현대중공업은 여전히 조선업 불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대우조선해양과의 합병으로 ‘슈퍼 빅 원’을 출범시키고 세계 조선시장의 판 자체를 흔들겠다고 나선 것이다. 지난해 3월 현대중공업이 KDB산업은행과 체결한 계약은 현대중공업이 물적 분할을 통해 ‘한국조선해양’을 설립하고 산은은 보유하고 있던 대우조선해양 지분을 현물 출자하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 한국조선해양이라는 새로운 ‘우산’ 밑에 현대중공업그룹의 3개 조선사(현대중공업·현대미포조선·현대삼호중공업)와 대우조선해양까지 4개의 조선사가 들어가게 되는 구조다. 이런 재편 과정에서 각 회사의 영업과 설계, 생산을 최적화시키는 것은 물론이고 새롭게 출범하는 한국조선해양을 세계적인 연구개발(R&D) 및 엔지니어링 전문회사로 발전시켜 기술 경쟁력을 한 단계 도약시킨다는 전략이다. 현대중공업은 1973년 울산에서 정주영 명예회장이 ‘현대조선중공업’을 설립하며 한국 조선산업을 처음으로 개척한 역사가 있다. 권 회장은 이번 계약을 체결하며 현대중공업의 역사를 돌아봤다고 한다. 그는 “국내 조선업의 현실 극복에 누구도 나서지 않는다면 현대중공업이 그 책임을 맡아야 한다는 결심이 오늘 자리를 만들게 했다”고 밝혔다.○ 조선소·선박에도 디지털 기술 접목 ‘조선업의 봄’을 위한 초대형 기업결합이 올 상반기까지 한국을 포함한 세계 각국 경쟁당국의 본격적인 심사를 받는 가운데 현대중공업그룹은 5세대(5G) 이동통신과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을 조선업에 접목하는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KT와 손잡고 지난해부터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를 5G 기반 스마트 조선소로 탈바꿈시키는 작업이 대표적이다. 빠른 속도와 끊김 없는 전송이 특징인 5G 기술을 △산업안전 △원가절감 △생산성 향상 등에 적극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최근에는 선박용 발전 엔진에 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접목한 선박운전최적화 시스템 개발에 성공했다. AI가 선박 내 발전 엔진 정보를 분석한 뒤 최적의 연비를 낼 수 있도록 해 연료비를 10% 이상 절감할 수 있다. 올해 1월에는 AI를 활용하는 첨단 항해지원시스템인 하이나스(HiNAS)를 개발하기도 했다. 하이나스는 AI 기술로 주변 선박의 움직임을 자동 인식해 해상에서의 선박 충돌을 방지하는 기술이다. 또 선박의 실시간 운항 데이터를 분석해 최적 경로를 제안하는 ‘통합 스마트십 솔루션(ISS)’으로 미국선급협회(ABS)의 기술 인증을 획득하기도 했다.○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고 로봇 등으로 확장 현대중공업은 조선업 위기를 타개하고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 리더십 및 조직 체인지도 진행 중이다. 사업 분할을 통해 한 울타리 안에 있던 사업들이 각각 새롭게 출발하는 계기로 연결된 것이 대표적이다. 권 회장은 2017년 4월 사업경쟁력 강화를 위해 현대중공업, 현대건설기계, 현대일렉트릭, 현대로보틱스(현대중공업지주 로봇사업부문)를 모두 독립법인으로 출범시키겠다고 선언했다. 각각의 책임경영을 통해 분할된 건설기계, 일렉트릭 등은 모두 2017년 분할 첫해 흑자 달성에 성공했다. 또 올해는 현대로보틱스의 독립을 통해 로봇산업 분야 경쟁력을 한층 강화할 예정이다. 국내 1위 로봇생산 업체로 그동안 자동차 조립 로봇 등을 제작해 온 현대로보틱스는 서비스 로봇과 협동 로봇, 스마트팩토리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다. 특히 현대로보틱스의 신사업은 정몽준 아산사회복지재단 이사장의 아들인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경영지원실장(부사장)이 적극 추진하고 있는 분야다. 그룹 전반에서 신기술 확보에 힘을 쏟는 가운데 지난해 12월에는 창립 50주년인 2022년 완공을 목표로 경기 성남시 판교 일대에 글로벌 R&D센터를 착공하기도 했다. 앞으로 약 5000명의 연구개발 인력이 근무하면서 기술 중심 경영의 중추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세계 최고의 선박 건조 능력을 갖고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미래 경쟁력을 담보할 수는 없다”며 “첨단 기술로 조선업에서 더 큰 부가가치를 만들어내고 새로운 사업에까지 진출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강조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최정우 포스코 회장(사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포스코 역사상 처음으로 주주들에게 서한을 보내 경영 전망을 알리고 나섰다. 올해 정기 주주총회부터 그룹 내 모든 상장사에 전자투표제를 도입하는 포스코가 주주들의 의결권 행사에 도움이 되도록 사전 정보를 제공한 것이다. 18일 포스코는 기존에 전자투표제를 도입한 포스코, 포스코인터내셔널, 포스코케미칼, 포스코ICT, 포스코엠텍에 이어 올해 포스코강판까지 제도를 확대해 그룹 내 모든 상장사가 전자투표제를 시행하게 된다고 밝혔다. 전자투표제는 주주총회 의안 등을 전자투표 시스템에 등록해 주주가 주총에 참석하지 않아도 온라인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게 하는 제도다. 전자투표를 원하는 주주는 한국예탁결제원 홈페이지에서 공인인증서로 본인 확인 절차를 거쳐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날 최 회장은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시장 지향형 기술혁신, 전사적 품질혁신, 미래 성장 신제품 개발과 함께 적극적으로 신시장을 개척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또 “시나리오별 비상대응 체계를 확립하고 생산 관련성이 적은 간접비용의 극한적 절감, 투자 우선순위 조정 등 고강도 대책을 실행해 수익성 방어와 재무건전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일 것” 등 구체적 방안을 제시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세계적인 철강 수요산업 위축이 현실화되자 주주들에게 전반적인 대응 방향을 설명한 것이다. 최 회장은 “이번 주주총회에 참석하기 어려운 경우 서면투표나 전자투표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의결권을 행사해 달라”고도 당부했다. 포스코 주주총회는 27일 오전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열린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두산중공업이 15년 만에 국내 항만 시설의 대형 크레인 공급에 나선다. 17일 두산중공업은 부산항만공사와 트랜스퍼 크레인 12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부산신항 서측 2-5단계 부두에 설치될 예정으로 2022년 3월 공사가 완료된다. 사업 규모는 400억 원이다. 이번에 수주한 트랜스퍼 크레인은 원격 무인운전을 통해 터미널 야드에서 컨테이너를 적재하거나 이송하는 장비다. 2006년 문을 연 부산신항은 현재 약 230기의 트랜스퍼 크레인을 운영하고 있다. 두산중공업이 2006년에 49기를 공급했지만 이후에는 중국 제품이 공급됐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두산중공업이 15년 만에 국내 항만 시설의 대형 크레인 공급에 나선다. 17일 두산중공업은 부산항만공사와 트랜스퍼 크레인 12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부산신항 서측 2-5단계 부두에 설치될 예정으로 2022년 3월 공사가 완료된다. 사업 규모는 400억 원이다. 이번에 수주한 트랜스퍼 크레인은 원격 무인운전을 통해 터미널 야드에서 컨테이너를 적재하거나 이송하는 장비다. 2006년 문을 연 부산신항은 현재 약 230여기의 트랜스퍼 크레인을 운영하고 있다. 두산중공업이 2006년에 49기를 공급했지만 이후에는 중국 제품이 공급됐다. 박홍욱 두산중공업 파워서비스BG장은 “약 15년 만에 국내에서 제작한 크레인을 부산신항에 공급하게 됐다”며 “앞으로 추가될 항만 시설에서도 수주 노력을 이어 가겠다”고 밝혔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항공편 및 노선 운영 중단 속출로 항공편을 구하지 못해 귀국 일정에 차질을 빚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이미 국적기 10대 중 7대가 날개를 접은 데다 앞으로 추가적인 운항 축소 조치가 나올 수 있어 혼란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 호찌민에서 중소기업 주재원으로 근무하는 A 씨 가족은 이산가족 상태다. 남편이 한국에 잠시 들어가 있는 사이 베트남을 오가는 항공편이 사실상 사라진 것이다. A 씨는 다른 도시를 경유하면 귀국할 수 있지만, 경유지에서 어떤 돌발 상황이 벌어질지 몰라 일단 호찌민에 남기로 했다. A 씨는 “실시간으로 나라별 입국 제한 규정이 바뀌고, 환승 규정도 바뀌고 있어 혼란스럽다”며 “자칫 국제 미아가 될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섣불리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국가에 남은 체류객들은 온라인 대화방을 통해 실시간으로 ‘귀국하는 방법’을 공유하고 있다. 베트남 주재원들이 모인 대화방에서는 12일까지만 해도 말레이시아를 거쳐 들어가는 방법이 가장 좋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13일 말레이시아가 한국인 환승객까지 입국을 거부하면서 대안이 사라졌다. 베트남에 거주 중인 방모 씨는 “출국이 늦어지다 비자가 만료되는 사람도 있고, 환승을 거부당했다는 사람도 있다”면서 “한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까지 고민하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고 전했다. 온라인 여행 관련 카페 등에도 항공기 운항 중단으로 인한 각종 사연을 쉽게 볼 수 있다. 10일 뉴질랜드에서 한국으로 돌아오려던 B 씨는 인천 직항편이 취소돼 난감했다. 해당 항공사의 고객센터로 전화를 했지만 1시간이 넘도록 먹통이었다. 참다못해 현지 오프라인 고객센터로 찾아갔더니 비슷한 처지의 고객 20여 명이 상담 대기 중이었다. B 씨는 결국 태국을 거쳐 입국하는 대체편으로 나흘이나 지난 14일 한국행 비행기를 탔다. 어머니와 함께 유럽 여행 중이던 C 씨는 18일 헝가리에서 핀란드 헬싱키를 경유해 귀국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헬싱키∼인천 구간이 끊겼다는 소식을 듣고 여행을 도중에 포기하고 오스트리아에서 인천으로 오기로 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직항이 취소되면서 11시간이면 오는 거리를 중동 국가를 거쳐 17시간이 넘게 걸려 한국에 들어올 수 있었다. 이미 노선의 80%를 줄인 국내 항공사들은 앞으로 추가로 노선을 줄일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코로나19로 한국발 항공기의 입국을 제한하는 국가가 늘고 있고, 운항을 할 수 있는 곳도 여객 수요가 줄어 운항을 중단 또는 축소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16일 동아일보가 항공 통계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국적 항공사의 1편당 탑승객 수는 119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181명) 62명 정도 줄어들었다. 항공사로서는 비행기를 띄울수록 손해인 셈이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코로나19가 확산되고 있는 유럽 및 중동, 미국의 외항사들도 운항을 더 줄일 것으로 보여 외항사 이용 기회도 더 줄어들 것 같다”고 말했다.변종국 bjk@donga.com·김도형 기자}

국내 자동차 중공업 철강 등 주요 제조업 전반에서 희망퇴직이 잇따르고 있다. 글로벌 경기 둔화, 미중 무역 갈등 등 산업 전반에 침체가 이어지던 중에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기업들을 코너로 몰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작 직원들은 경제위기의 조짐 속에서 선뜻 회사를 떠나지 못하고 희망퇴직 신청을 기피하는 상황이 이어져 ‘상시 희망퇴직’이 계속될 것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15일 산업계에 따르면 두산중공업은 지난달 희망퇴직 절차에 돌입한 데 이어 최근 사업장은 그대로 운영하되 일부 직원을 쉬게 하는 ‘휴업’ 검토에 들어갔다. 두산중공업은 세계 발전 시장의 침체 속에 탈석탄 탈원전으로 대표되는 정부의 급격한 에너지 정책 변화에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해에는 5000억 원에 가까운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에 만 45세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근속 연수에 따라 최대 24개월 치 임금을 추가로 지급하고 20년 차 이상 직원에게는 위로금 5000만 원을 주는 조건의 희망퇴직을 시행했다. 하지만 퇴직 희망자 숫자가 원래 계획에 미치지 못하자 휴업 카드까지 꺼내들었다는 것이 관련 업계의 분석이다. 이에 법적으로 정해진 70% 이상의 임금을 주면서라도 차라리 유휴 인력을 쉬게 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노조와 휴업 카드를 놓고 협의에 들어갔다는 것이다. 최근 3, 4년 사이 수시 희망퇴직부터 상시적인 희망퇴직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기업들도 적지 않다. 상시 희망퇴직은 희망퇴직을 시행해도 회사가 생각하는 만큼 자발적으로 회사를 떠나는 직원이 많지는 않다는 점을 보여주기도 한다. 2016년을 전후해 극심한 불황에 빠져들었던 조선업계에서는 당시에 상당수의 인력을 감축했음에도 최근까지 곳곳에서 희망퇴직을 시행했거나 진행 중이다. 올 초에는 대우조선해양이 희망퇴직 절차를 진행했고 삼성중공업은 지금도 수시로 희망퇴직을 받으며 일종의 상시 희망퇴직 시스템을 마련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과거 극도의 위기 속에 시행한 대규모 희망퇴직과는 달리 말 그대로 희망에 따라 운영 중”이라며 “아직 업황이 제대로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꾸준히 인력을 조절하는 노력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최근 대표적인 부품사인 만도가 생산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희망퇴직 절차에 돌입했다. 르노삼성자동차는 상시적인 희망퇴직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철강업계에서도 지난해 4분기(10∼12월) 사상 초유의 분기 영업적자를 기록한 현대제철이 희망퇴직을 시행한 바 있다. 지난해 일본의 수출 규제로 한일 교류가 줄어든 상태에서 코로나19 사태의 직격탄 맞고 있는 항공업계에서는 대부분의 기업이 유·무급휴직을 진행 중이다. 특히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에 걸쳐 희망퇴직을 시행했다. 디스플레이 업계에서도 LG디스플레이와 코닝정밀소재가 지난해 하반기와 올 초 각기 희망퇴직을 시행했다. 하지만 희망퇴직을 실시한 상당수 기업에서 실제로 회사를 떠난 직원 수는 두 자릿수를 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대기업마저 희망퇴직을 시행한다는 것은 그만큼 실물경기가 좋지 않다는 것이다. 이는 퇴직 후의 재취업도 어려울 것이란 시그널”이라며 “회사 안에 찬바람이 부는데 꽁꽁 얼어붙은 밖으로 나가는 데 손을 들 직원이 많지 않다. 모두가 어려운 실질적인 위기 상황에선 퇴직 희망자가 없는 것이 ‘희망퇴직의 역설’이다”라고 말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미국 정부가 현대제철이 수출하는 도금강판에 반덤핑 관세를 매기지 않기로 하고 다른 한국산 제품의 관세율도 하향 조정하기로 최종결정 했다. 연간 30만t이 넘는 도금강판의 미국 수출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된다. 12일 산업통상자원부와 철강업계 등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최근 발표한 한국산 도금강판 2차 연례재심 최종 판정에서 0.00~2.43%의 반덤핑 관세를 산정했다. 도금강판은 가전제품 외장과 자동차 강판 등에 주로 쓰이는 고급 철강제품이다. 기업별로는 현대제철 0.00%, 동국제강 2.43%, 나머지 기업 2.43%다. 지난해 3월 1차 최종 판정에서는 반덤핑 관세의 경우 현대제철 0.00%, 동국제강과 나머지 업체는 각 7.33%로 결정한 바 있다. 현대제철의 경우 1차와 마찬가지로 0%가 나오면서 사실상 반덤핑 관세를 내지 않게 됐고 동국제강과 다른 업체의 관세율도 소폭 낮아져 부담을 덜게 된 것이다. 이번 판정은 상무부가 한국의 전기요금이 보조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데 따른 결과다. 상무부는 미국 제소자들의 요청에 따라 지난해 7월부터 한국전력이 발전 자회사로부터 저가로 전기를 구매해 간접보조금 형태로 국내 철강업계를 지원했는지 여부를 조사해왔다. 이에 따라 정부가 민관 합동으로 대책을 마련하고 지난달 미국에서 열린 공청회에 참석하는 등 적극 대응해왔다. 미국의 이번 결정은 한국 전력거래소의 구매가격 산정방식이 시장원리에 부합한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최대 15.8%까지 부과되었던 관세율이 대폭 줄어 우리 기업의 대미수출 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앞으로도 우호적인 통상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