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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은 데이트 폭력 피해 집중 신고기간 운영 일주일 만에 376건의 신고가 접수돼 가해자 17명을 구속하고 19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2일 밝혔다. 집중 신고기간은 이달 3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다. 신고 유형은 폭력·상해가 233건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체포·감금·협박(68건), 성폭력(19건) 순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집중 신고기간을 운영한 결과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형사입건 숫자가 143명에서 212명으로 48.2%가 증가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데이트 폭력을 중대 범죄행위로 간주하고 전국 경찰서에 ‘연인 간 폭력 근절 태스크포스(TF)’를 설치하고 경찰관 3533명을 편성했다. 피해자에게는 웨어러블 긴급 호출기를 지급하는 한편 주거지 순찰을 강화하고, 112 긴급신변보호대상자로 등록하는 등의 서비스를 제공해 추가 폭력 피해를 막기로 했다.박훈상기자 tigermask@donga.com}

난폭운전에 대한 처벌이 범칙금 부과에서 최고 징역형까지로 강화된다. ‘칼치기 운전’(급차로 변경)으로 차량 사이를 지그재그로 비집고 다니고, 앞차가 늦게 간다고 바짝 붙어 경음기를 반복적으로 울리는 난폭운전자는 형사처벌을 받는다. 경찰청은 타인을 위협·위해하거나 교통사고 위험을 유발하는 난폭운전을 형사처벌하는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12일부터 시행된다고 11일 밝혔다. 난폭운전에 해당하는 유형은 △신호위반 △중앙선 침범 △과속 △횡단·유턴·후진 위반 △진로 변경 위반 △급제동 △앞지르기 위반 △안전거리 미확보 △정당한 사유 없는 소음 발생 등 9가지다. 운전자가 두 가지 이상을 잇달아 위반하거나 하나의 행위를 지속적으로 반복하면 정도에 따라 1년 이하 징역이나 5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 경찰 관계자는 “법 개정 전에는 난폭운전 처벌 규정이 없어 안전운전의무 위반 등으로 2만∼13만 원의 범칙금을 물렸다”며 “이제 형사입건만 되면 면허가 정지되고, 구속되면 면허가 취소되도록 강화됐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개정안 시행에 맞춰 15일부터 3월 31일까지 난폭·보복운전 집중 단속에 나선다. 단속 효과를 높이기 위해 시민의 신고와 제보 경로도 다양화한다. 국민제보 애플리케이션 ‘목격자를 찾습니다’에 휴대전화나 블랙박스로 촬영한 동영상을 올려 신고할 수 있다. 또 법 개정으로 소방차, 구급차 등 긴급자동차에 양보하지 않은 운전자에게 부과하는 범칙금이 4만 원에서 6만 원으로, 과태료가 5만 원에서 7만 원으로 각각 올랐다. 소방공무원에게는 긴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 신속한 출동을 위해 신호·지시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난폭운전에 대한 처벌이 범칙금 부과에서 최대 징역까지로 강화된다. ‘칼치기 운전’(급차선 변경)으로 차량 사이를 지그재그로 비집고 다니고, 앞차가 늦게 간다고 바짝 붙어 경음기를 반복적으로 울리는 난폭운전자는 형사처벌을 받는다. 경찰청은 타인을 위협·위해하거나 교통사고 위험을 유발하는 난폭운전을 형사처벌하는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12일부터 시행된다고 11일 밝혔다. 난폭운전에 해당하는 유형은 △신호위반 △중앙선 침범 △과속 △횡단·유턴·후진 위반 △진로변경 위반 △급제동 △앞지르기 위반 △안전거리 미확보 △정당한 사유 없는 소음발생 등 9가지다. 운전자가 두 가지 이상을 잇달아 위반하거나 하나의 행위를 지속·반복하면 1년 이하 징역이나 5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 경찰 관계자는 “법 개정 전에는 난폭운전 처벌 규정이 없어 안전운전의무 위반 등으로 2만~13만 원의 범칙금을 물렸다”며 “이제 형사입건만 되면 면허가 정지되고, 구속되면 면허가 취소되도록 강화됐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개정안 시행에 맞춰 15일부터 3월 31일까지 난폭·보복운전 집중 단속에 나선다. 단속 효과를 높이기 위해 시민의 신고와 제보 경로도 다양화한다. 스마트폰 이용자는 국민제보 애플리케이션 ‘목격자를 찾습니다’에 휴대전화나 블랙박스로 촬영한 동영상을 올려 신고할 수 있다. 또 경찰청 홈페이지나 직접 방문신고도 가능하다. 임호선 경찰청 교통국장은 “신고자나 피해자가 안심하고 신고할 수 있도록 진술조서 작성 때 가명 조사를 활용하고 인적사항도 비밀로 해 신변보호를 철저히 하겠다”고 말했다. 또 법 개정으로 소방차, 구급차 등 긴급자동차에 양보하지 않은 운전자에 부과하는 범칙금이 4만 원에서 6만 원으로, 과태료가 5만 원에서 7만 원으로 각각 올랐다. 소방공무원에게는 긴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 신속한 출동을 위해 신호·지시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다. 일명 레커차로 불리는 견인차의 무법 운전을 막기 위해 고속도로와 자동차 전용도로, 중앙분리대가 있는 도로에서 고의로 역주행하면 현재 7만 원 이하 범칙금(승합차 기준)을 부과하던 데서 100만 원 이하의 벌금·구류·과료로 처벌이 강화됐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경찰이 설을 맞아 서울에서 대대적인 음주운전 단속에 나선다. 서울지방경찰청은 4일 오후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1시까지 음주운전 집중단속을 펼친다고 3일 밝혔다. 또 설 연휴 동안에는 사고가 많은 시간대를 선정해 불시 단속도 벌일 예정이다. 운전자가 단속 장소를 예측하지 못하도록 이동식 음주단속을 실시한다. 김종보 서울경찰청 교통안전과장은 “평소보다 단속 경찰을 두 배 이상 투입해 연휴를 맞아 들뜬 분위기에 음주사고를 저지르지 않도록 단속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이 4일에 집중단속을 펼치는 이유는 명절 연휴 직전에 음주 교통사고가 많았기 때문이다. 명절 연휴 동안 단속된 운전자는 면허취소(혈중 알코올 농도 0.1% 이상)에 해당하는 만취 운전자가 많았다. 이 기간의 음주 운전자는 평소와 달리 심야시간보다 오후 5시부터 오후 10시 사이에 더 많이 단속됐다. 서울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설 전후 교통사고 발생건수는 평균 사망 6명, 부상 789명으로 매년 사상자 수가 늘고 있다. 운전자는 졸음운전이 많은 오후 10시부터 오전 4시, 귀경길보다 귀성길에 사고를 더 많이 냈다. 보행자 사고는 평소 65세 이상 고령자가 많았지만 명절 기간에는 40, 50대 중년층이 가장 많았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지난해 5월 한 20대 남성은 “헤어지자”며 결별을 통보한 또래 여자친구를 목 졸라 살해했다. 그는 야산에 구덩이를 파고 시신을 담은 여행용 가방을 묻은 뒤 시멘트로 암매장했다. 같은 해 12월에는 40대 남성이 평소 폭행과 폭언에 시달리던 여자친구가 헤어지려 하자 전기충격기로 공격한 뒤 염산 테러를 가했다. 지난해 이 같은 ‘데이트 폭력’은 알려진 것만 7692건이 발생했다. 하루 평균 21건으로, 이 가운데 102명이 목숨을 잃었다. 경찰이 데이트 폭력을 강한 처벌과 사전 예방이 필요한 중대 범죄행위로 간주하고 근절에 나섰다. 경찰청은 전국 경찰서에 데이트 폭력 수사를 전담하는 ‘연인 간 폭력 근절 태스크포스(TF)’를 설치한다고 2일 밝혔다. 김헌기 경찰청 수사기획관은 “경찰이 직접 가해자에게 전화를 걸어 피해자에게 연락하거나 접근하지 말라고 강력히 경고할 것”이라며 “이에 불응하거나 2차 피해가 우려되면 피해자 보호를 위해 구속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다음 달 2일까지를 ‘데이트 폭력 피해 집중 신고기간’으로 정해 집중적으로 신고를 권유하기로 했다. 경찰서를 직접 방문하거나 112, 경찰청 홈페이지, ‘목격자를 찾습니다’ 애플리케이션 등을 통해 신고할 수 있다. 경찰은 신고를 받으면 일단 피해자 신변보호가 필요한지 검토한 뒤 가해자의 추가 폭력을 막아야 한다고 판단되면 피해자 가정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하거나 웨어러블 긴급 호출기를 지원한다. 강신명 경찰청장은 1일 기자간담회에서 “영국의 ‘클레어법’처럼 상대방의 가정폭력 범죄 경력을 조회할 수 있는 제도적인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데이트 폭력 상담 전문가들은 “초기 대응이 가장 중요하다”며 신고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이화영 전 한국여성의전화 성폭력상담소장이 지난해 발표한 ‘데이트 폭력을 경험한 여성의 관계 중단 과정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대다수 피해 여성은 만난 지 한 달 만에 폭력을 경험했다. 특히 성관계 동영상을 찍자는 남성을 조심해야 한다. 상당수 가해 남성은 여자 친구의 나체 사진이나 동영상을 이용해 경찰이나 주변에 알리지 못하도록 협박했다. ‘사랑하기 때문에 용서해야 한다’는 생각은 금물이다. 연인에게 폭력을 행사한 남성이 사과하는 방식은 보통 울기, 빌기, 무릎 꿇기다. 이 전 소장은 “폭력적인 남성의 행동에서 보지 못했던 모습이기 때문에 여성들은 이를 진심 어린 반성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며 “폭력행위는 결코 낭만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박훈상 tigermask@donga.com·전주영 기자}
경찰은 올해 설 연휴기간 고소도로 전 구간 교통량이 지난해 보다 2.8%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루 최대 교통량은 지난해 489만 대보다 많은 509만 대이다. 경찰청은 31일 설 연휴 교통량이 늘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10일까지 설 연휴 특별교통관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하루 평균 경찰관 8064명, 순찰차 2695대 등을 동원한다. 경찰은 관리 기간 동안 고속도로 혼잡구간의 원활한 흐름을 확보하기 위해 13개 노선, 53개 구간, 총 거리 864.1km에 고속도로 순찰대원 628명을 배치한다. 휴게소 주변 불법 주·정차를 단속하고 사고나 고장으로 인한 정체가 일어날 경우 신속대응팀을 투입할 계획이다.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서 폭설·결빙구간에 대한 안전점검을 실시하고 음주운전 사고에 대비해 이동식 음주단속을 펼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 헬기 18대와 한국도로공사 무인비행선 4대를 투입해 버스전용차로와 갓길을 달리는 위험 얌체 운전자도 집중 단속하겠다”고 밝혔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지난달 14일 광주 광산구의 단독주택에 사는 A 씨(74·여)는 “택배 왔어요”란 소리를 듣고 의심없이 문을 열었다. 모자와 마스크를 쓴 조모 씨(63)는 갑자기 강도로 돌변해 집안으로 들어왔다. 조 씨는 현금을 빼앗으려다 A 씨가 소리를 지르며 강하게 저항하자 달아났다가 경찰에 검거됐다. 경찰청은 31일 설 명절을 앞두고 택배 기사를 가장한 강도가 늘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경찰은 자신이 주문한 택배 배송 시간과 담당자 연락처를 확인하고 주문하지 않은 택배가 도착하면 문을 열지 말거나 경비실 등에 맡기게 하라고 강조했다. 경찰 관계자는 “택배 배송지 확인 등을 이유로 주민등록번호나 계좌번호 등을 요구하는 택배 관련 문자메시지는 보이스피싱 사기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3명은 어디 있는지 찾을 수 없었고 19명은 학대가 의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교육당국이 이유 없이 7일 이상 장기결석 중인 초등학생 287명을 조사한 결과다. 교육부는 29일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주재로 열린 사회관계장관회의에서 장기결석 초등생 전수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교육부는 지난해 12월 인천에서 벌어진 아동 학대 사건을 계기로 이달 초부터 27일까지 전국 초등학교의 장기결석 실태를 조사했다. 교육부의 조사 결과 아동의 소재가 확인되지 않거나(73명) 학대가 의심돼(18명) 경찰에 신고된 학생은 모두 91명이었다. 경찰의 후속 소재 확인 조사에서도 3명(경기 1명, 경남 2명)은 아직 소재가 확인되지 않고 있으며 모두 부모의 행방도 파악되지 않았다. 상대적으로 사안이 경미해 경찰에 신고하지 않은 196명 중 17명은 아동보호전문기관에 통보됐다. 아동보호전문기관이 현장 조사를 벌인 결과 6명이 학대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당국은 이들에 대해 전화상담 가정방문 심리치료 등 후속 조치를 진행하고 있다. 나머지는 △출석 독려(133명) △대안교육 확인(17명) △해외 출국 확인(29명)으로 조치가 이뤄졌다. 교육부는 2월 1일부터 3월 31일까지 초등학교에 취학하지 않은 아동과 중학교에 7일 이상 장기결석한 학생에 대한 전수조사도 진행하기로 했다. 경찰은 교육부로부터 신고받은 장기결석 아동 91명 중 19명의 부모에 대해서는 교육적 방임과 아동학대 혐의를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또 경찰은 소재가 파악되지 않은 아동 3명을 계속 추적할 방침이다. 경남 창원시에서는 A 군(9)이 1년째 어머니(36)와 함께 자취를 감췄다. 또 창원 마산에서는 3년 전부터 B 군(11)의 소재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B 군도 2013년 1월 어머니(42)가 데리고 가출했다. 경찰 관계자는 “소재가 파악되지 않는 3명 중 2명의 아버지나 어머니는 수배자로 확인됐다”며 “길게는 7년째 학교에 나오지 않고 있지만 신속히 소재를 파악하겠다”고 밝혔다.김희균 foryou@donga.com·박훈상 /창원=강정훈 기자}

지난해 2월 짙은 안개로 차량 106대 추돌사고가 났던 영종대교에 ‘가변형 속도제한 시스템’이 시범 운영된다. 경찰청은 인천공항고속도로 영종대교 구간에 안개 가시거리와 적설량 등 기상상황에 따라 시속 100km, 80km, 50km, 30km, 폐쇄 등 5단계 제한속도 적용하는 가변형 속도제한 시스템을 다음 달 1일부터 운영한다고 2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영종대교 3곳에 설치된 기상정보시스템이 기상상황을 측정해 돌발상황에 대비할 속도제한과 차선규제 정보를 탄력적으로 조정한다. 운전자는 제한속도를 알려주는 가변속도제한표지, 실시간 도로상황을 전달하는 가변정보 표지, 이용 가능한 차선을 안내하는 차선규제시스템을 참고해 안전운전을 할 수 있다. 경찰 관계자는 “기상상황 악화로 인한 대형 사고 예방을 위해 도입했다”며 “운전자가 제한속도를 잘 지키지 않으면 무인카메라를 설치해 적극적으로 단속하겠다”고 밝혔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15일 서울동부지법 1호 법정. 지난해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이른바 ‘트렁크 살인사건’의 4차 공판이 열렸다. 피해 여성의 여동생 주모 씨(35)가 어렵게 입을 열었다. “(김일곤은) 너무 당당하고, 큰소리치고, 사건과 상관없는 이야기만 합니다. 살인자도 인권이 있다고 하지만…. 그래도 최소한 예의란 게 있는데….” 주 씨는 울먹이느라 말을 끝맺지 못했다. 피고인 김일곤(49)을 쳐다보며 파르르 떨기도 했다. 김일곤은 줄곧 눈을 감거나 고개를 숙이고 외면했다. 김일곤은 “유가족에게 할 말이 있느냐”는 판사의 물음에 “사람으로서 해서는 안 될…”이라고 운을 뗐다. 순간 그가 반성하나 싶어 법정의 시선이 쏠렸다. 하지만 김일곤은 곧 “영등포 벌금 문제가 먼저 해결돼야 한다”고 말을 돌렸다. 법정에선 “아∼” 하고 짧은 탄식이 흘러나왔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해 5월 서울 영등포구에서 김일곤이 20대 남성 K 씨와 다툰 일로 벌금 50만 원을 문 것이다. 김일곤은 복수하기 위해 K 씨를 찾아갔지만 자신보다 덩치가 크고 힘도 센 K 씨에게 겁을 먹고 도망쳤다. 그 후 김일곤은 여성을 납치해 복수에 이용할 계획을 세웠다. 노래방에서 일하던 K 씨에게 납치 여성을 “도우미로 취직하고 싶다”며 접근시켜 그를 유인하려 한 것. 김일곤은 지난해 9월 9일 충남 아산에서 복수를 실행하는 과정에서 납치한 여성이 반항하자 살해했다. 시신을 잔혹하게 훼손하고 트렁크에 싣고 도피 행각을 벌이다가 차량에 불까지 질렀다. 김일곤은 사과는커녕 “내 억울함을 밝히는 일이 피해자를 위한 것”이란 이해할 수 없는 주장만 늘어놓고 있다. 이런 김일곤의 내면에는 반사회적 인격장애를 가진 ‘사이코패스’가 있다. 김일곤은 사이코패스 체크리스트(PCL-R) 검사에서 40점 만점에 33점이 나왔다. 25점을 넘으면 사이코패스로 분류된다. 그를 면담한 범죄행동분석관(프로파일러) 권일용 경감은 “타인의 고통에 냉담하고 거리낌 없이 살해하는 사이코패스”라며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겐 강한 성향까지 있어 K 씨에게 훼손된 자존감을 찾기 위해 피해 여성을 대상으로 잔혹하게 화풀이했다”고 설명했다. 김일곤은 유족에게 회복될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 유족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김일곤의 손에 잔인하게 훼손된 시신을 보고 치를 떨었다. 그런데도 김일곤은 태연히 “내가 시키는 대로 했으면 살려줬을 것”이라며 피해자 탓을 하고 있다. 프로파일러는 김일곤을 연쇄살인 사이코패스 유영철, 강호순보다 위험한 인물로 꼽았다. 권 경감은 “유영철과 강호순은 부유층이나 여성 같은 특정 대상을 골라 범죄를 저질렀지만 김일곤은 대상을 가리지 않고 분노를 표출하는 성향이 있다”며 “어릴 적 가출해 범죄로 삶을 이어가며 피해의식과 사회 증오를 키워 사소한 일에도 충동 조절이 불가능한 시한폭탄 같았다”고 분석했다.박훈상 tigermask@donga.com·권오혁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로 경기 북부 10개 시군 도민들의 염원인 경기북부지방경찰청(경기북부청) 신설이 급물살을 타게 됐다. 박 대통령은 25일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최근 경기 북부 접경 지역에서는 북측이 대남 전단을 살포하는 등 도발 테러 위협이 커지고 있다”며 “군부대가 인접한 경기 북부 접경 지역은 안보적 특수성이 있고 치안 수요가 많은 지역으로 특별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북부지방경찰청의 신설을 검토하라”며 “이를 통해 경기 북부 지역 주민들의 불안감을 덜어 줄 수 있고, 장기 미제 사건이나 강력 사건에 효율적으로 대응해 체감도 높은 치안 환경을 확립해 나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정부와 새누리당은 20일 테러 위기 상황 대처를 주제로 협의회를 갖고, 테러 방지와 안보 체제 강화를 위해 경기 북부 지역에 별도의 지방경찰청을 신설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합의한 바 있다. 경찰은 경기북부청 신설을 위한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경찰은 2008년 경기지방경찰청 제2청을 정식 개청하고 2012년 경기 의정부에 청사를 마련했다. 2012년 2월에는 ‘인구, 행정구역, 면적, 지리적 특성, 교통 및 그 밖의 조건을 고려하여 시도 지사 소속으로 2개의 지방경찰청을 둘 수 있다’는 내용으로 경찰법을 개정해 법적 준비도 끝냈다. 경찰청은 이에 따라 3월까지 경기2청의 수장인 경기청 2차장(치안감)에게 예산과 인사, 감찰, 성과 평가 권한을 부여해 2차장 책임 치안 체제로 전환할 준비를 하고 있다. 수원=남경현 bibulus@donga.com /박훈상·장택동 기자}
경찰이 전국 지방경찰청에 교통범죄수사팀을 확대 신설하고 각 경찰서 뺑소니팀을 교통범죄수사팀으로 이름을 바꾼다고 25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서울·부산·경기·인천·전북지방경찰청에 있던 교통범죄수사팀을 전국 지방청으로 확대한다. 경찰 관계자는 “보복·난폭운전과 대포차, 자동차 불법구조 변경 등 국민 안전을 위협하고 교통 법질서를 어지럽히는 교통범죄에 강력 대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교통범죄에 대한 상시 수사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각 경찰서 뺑소니팀을 교통범죄수사팀으로 바뀐다. 뺑소니 사건을 중점 수사하되 보복·난폭운전 수사를 함께 한다. 경찰은 다음달 상반기 인사에서 교통범죄수사팀 수사관을 선발하고 전체 워크숍을 열고 발전방향을 토의할 계획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다음 달 12일부터 난폭운전자를 형사처벌하는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시행된다”고 밝혔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전통적인 조직폭력배는 대규모 조직원을 거느리고 유흥업소 보호 명목으로 돈을 받아 챙기거나 조직 간 세력 확장을 위해 집단 폭력을 일삼았다. 하지만 요즘 조폭은 기업형으로 탈바꿈해 기업 인수합병(M&A), 부동산, 건설업 등에 대거 진출했다. 적법한 사업도 있지만 ‘무늬만 합법’도 적지 않다. 지난해 9월 기준 경찰이 관리하는 폭력조직은 213개 파, 5342명이다. 조폭을 소재로 한 몇몇 영화를 보면 이들은 깔끔한 정장 차림에 돈을 펑펑 쓰는 등 화려한 세계에서 사는 것으로 묘사되곤 한다. 하지만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이 최근 공개한 ‘조직범죄단체의 불법적 지하경제 운영 실태와 정책대안 연구’를 보면 실상은 크게 달랐다. 연구원은 지난해 전국 교정기관에 재소 중인 조직사범 307명을 설문조사하고 이 중 41명을 심층 면접해 이 보고서를 작성했다. 한 조직폭력배는 “영화를 보고 제 발로 걸어오는 애들도 있지만 비전도 없고 노력한 만큼 성과가 나오지 않아 탈퇴하는 사람이 더 많다”고 말했다.○ “돈 없는 선배 밑에서 고생만…” 조폭은 보통 ‘인맥’으로 신입을 모집한다. 어릴 때부터 보고 자란 형과 동생이 자연스럽게 연결된다고 한다. 학창 시절 주먹으로 전교 1, 2등을 다툴 정도로 싸움을 잘하거나 소년원에 입교한 10대를 ‘스카우트’하기도 한다. 광주에서 활동한 20대 초반 조폭은 “어린 애들은 생각이 있어서 들어오는 것이 아니다. (조폭의) 삶이 좋아서, 과시하려고 온다”고 말했다. 조폭도 ‘스펙’이 필요하다. 수도권의 한 조직은 ‘25세 이상, 전국 규모 폭력조직에서 활동한 전력, ○○ 일대에서 활동한 폭력배’로 선발 기준을 정하기도 했다. 가입 후에는 숙소 생활을 해야 한다. 소속감을 기르고 명령 체계를 확고히 하기 위해서다. 선배의 양말을 빨게 하거나 수시로 매를 들기도 한다. 단합을 강조하기 위해 반대파와 축구 경기도 한다. 심층 면접에 응한 조폭들은 “영화와 현실은 다르다”고 입을 모았다. 부산을 무대로 활동했던 30대 초반 조폭은 “멋있게 보여 시작했지만 들어온 뒤에는 기대와 현실이 너무 다르고 힘들어 많이 도망가거나 그만둔다”고 전했다.○ 월 100만 원 벌기도 힘들어 조폭 세계도 양극화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월 500만 원 이상 번다는 응답자 비율이 20.8%에 달했지만 36.6%는 월수입 100만 원 이하라고 했다. 특히 신입 조폭은 ‘열정 페이’에 가까웠다. 일정한 수입 없이 선배의 심부름을 하고 용돈을 받는 식이다. 부산 출신의 30대 중반 조폭은 “심부름하고, 대신 징역 살아주고 돈을 번다”고 전했다. 양극화가 심각한 이유는 경제적 문제를 각자 해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사업을 시작해도 조직에서 자금을 지원해 주지 않는다. 조폭들은 전통적인 성매매 알선이나 대부업 사채업 대신 번듯한 사업에 눈을 돌리고 있다. 수감 중인 조폭들은 소속 조직의 주력 사업으로 유흥업소나 오락실 게임장 운영, 건축 및 부동산 개발을 주로 꼽았다. 출소 후 꿈꾸는 사업으로는 건축 및 부동산 개발, 중고차 매매, 입찰 경매, 유흥업소 운영, 연예기획 등을 들었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연구팀은 “시민 생활에 위협이 될 가능성이 큰 단체를 폭력단으로 지정해 관리 통제하는 일본처럼 조폭 출신에 대한 취업 제한이나 인허가 제한 등 조폭의 변칙적 사업을 제지할 제도적 기반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너무나 태연하고 덤덤했다. 어린 아들을 마구 때리는 상황에서도, 싸늘한 시신을 훼손하는 장면에서도 아빠 엄마의 손은 떨리지 않았다. 일곱 살짜리 아들을 마구 때려 숨지게 한 뒤 시신까지 훼손한 인면수심(人面獸心)의 부모가 저지른 사건의 현장검증이 21일 진행됐다. 아버지 최모 씨(34)와 어머니 한모 씨(34)는 오전 9시 10분경 커플 야구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나타났다. 최 씨 부부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 대답 없이 끔찍했던 그날의 상황을 재연했다. 현장검증은 아들 최모 군이 숨진 곳과 시신 유기 장소 등 4곳에서 이뤄졌다. 가장 먼저 진행된 곳은 경기 부천시민운동장 공용화장실. 운동장과 부천시민회관 사이로 난 골목길로 들어가야만 찾을 수 있을 만큼 ‘은밀한’ 장소였다. 2012년 11월 9일 한 씨는 집에서 5분 거리인 이곳에 아들의 시신 일부를 버렸다. 이곳은 평소에도 인적이 많지 않은 곳이다. 최 씨 가족이 살던 집에서 부천시민운동장까지 오는 길 주변에는 다세대주택들이 몰려 있다. 4차로 위 횡단보도에는 신호등조차 없을 만큼 차량 통행도 적다. 이날 최 씨 부부가 가장 오래 머무른 곳은 최 군이 숨졌을 당시 살던 빌라였다. 부부는 최 군이 무차별 폭행을 당했던 2012년 11월 7일부터 시신을 훼손하고 유기한 9일까지 3일간 상황을 1시간 20분간 재연했다. 경찰 관계자는 “최 씨와 한 씨 모두 당시 상황을 비교적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었다”며 “눈물이나 후회하는 기색을 보이진 않았다”고 전했다. 현장에는 훼손한 시신을 보관한 장면을 재연하기 위해 어른 키만 한 ‘종이박스 냉장고’가 등장했다. 그러나 자택 내부 현장검증은 공개되지 않았다. 빌라 주변에는 추운 날씨에도 50여 명의 주민이 나왔다. 이들은 부부의 엽기적인 행각에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평소 최 씨 부부가 자주 찾았다는 치킨집 사장 A 씨는 “약속한 배달 시간보다 5분 늦었다는 이유로 엄마(한 씨)가 화를 내고 소리를 지른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래서 그 집을 정확하게 기억한다”고 말했다. 그는 “끔찍한 사건이 난 곳이 바로 그 집이라는 걸 알고 너무 놀랐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김수정 씨(36·여)는 “자기 배 아파서 낳은 자식인데 어떻게 사람이 그럴 수 있느냐. 같은 엄마로서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일부 주민은 최 씨 부부의 얼굴을 보기 위해 영하의 날씨에도 불구하고 오랫동안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최 씨 부부에게 욕설을 퍼붓거나 계란을 던지려던 주민도 있었다. 현장검증은 이날 낮 12시 10분경 시신이 처음 발견된 인천 계양구 최 씨 지인의 집을 마지막으로 끝났다. 부천원미경찰서는 최 씨 부부가 공통적으로 부모의 무관심과 잘못된 양육 방식을 경험했고 사회적 심리적으로 고립된 생활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했다. 5일 동안 진행한 범죄행동분석관(프로파일러) 분석 결과다. 최 씨는 공격적인 분노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는 ‘분노충동 조절 장애’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그가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증세를 보인 최 군을 양육하면서 생긴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하고 학대를 한 것으로 분석했다. 한 씨는 의사소통과 인지 사고 능력이 부족한 상태에서 남편이 범행으로 체포될 것에 불안한 심리를 느끼고 아들의 시신 훼손에 적극적으로 조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 강신명 경찰청장은 이날 전국 경찰 지휘부 회의를 갖고 특별한 이유 없이 자녀를 학교에 보내지 않는 ‘교육적 방임’도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엄격히 수사하라고 지시했다. 경찰은 행방이 확인되지 않고 있는 전국 장기결석 초등생 7명의 소재를 확인 중이다.부천=김호경 whalefisher@donga.com·유원모 / 박훈상 기자}
베트남 현지에서 한국을 상대로 100억 원대 인터넷 도박사이트를 운영해 온 조직이 20일 국내로 강제 송환됐다. 지난해 12월 한국과 베트남이 공조수사 강화를 합의한 이후 첫 검거 사례다. 경찰청은 베트남 공안이 스포츠 도박사이트 운영자 주모 씨(39) 등 7명을 18일 현지에서 검거해 20일 한국으로 강제 추방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주 씨 등은 지난해 1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도박사이트를 개설하고 국내 이용자를 모집해 수수료를 챙긴 혐의(국민체육진흥법 위반)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이들이 굴린 도박액 규모가 100억 원이 넘는 것으로 드러났다. 베트남 공안은 한국 경찰의 첩보를 받아 18일 주 씨 조직이 머무는 사무실을 급습해 이들을 검거하고 컴퓨터, 휴대전화, 장부 등을 증거로 확보했다. 베트남에서 한국인 범죄자가 잡히면 종전에는 범죄인 인도가 한 달 이상 걸렸지만 지난해 공조수사 양해각서(MOU) 체결로 단 2일 만에 강제추방 형식으로 이뤄졌다.박훈상기자 tigermask@donga.com}
경찰이 특별한 이유 없이 자녀를 장기간 학교에 보내지 않는 ‘교육적 방임’도 아동학대로 보고 수사에 나섰다. 또 장기결석 아동 가운데 교육부가 특이점이 없어 등교를 권고한 75명도 조사하기로 했다. 교육부 조사 대상은 미취학 아동과 중학생까지로 확대된다. 경찰청은 교육부 신고 등을 통해 총 26건의 장기결석 아동을 조사한 결과 17건은 아동학대 우려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18일 밝혔다. 나머지 9건 중 1건이 이번에 경기 부천에서 발생한 시신 훼손 사건이다. 경찰은 다른 8건을 대상으로 방임과 폭행 등 학대 여부를 수사 중이며 이 가운데 2건에서 방임 정황을 확인했다. 이날 울산 동부경찰서는 뚜렷한 이유 없이 초등학생 아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은 혐의(아동복지법 위반)로 50대 어머니 A 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A 씨는 지난해 12월 이사하면서 전학 절차를 밟지 않고 9일가량 초등 5학년 아들(11)을 학교에 보내지 않았다. 서울 양천경찰서도 이날 초등 2학년 아들(9)을 한 학기 동안 학교에 보내지 않은 B 씨(45)를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폭행이나 학대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장기 결석자 중 소재가 불분명한 아동의 수사도 진행 중이다. 부산 서부경찰서는 이날 자신의 딸(10)을 장기간 학교에 보내지 않고 있는 김모 씨(36·여)의 체포영장을 신청했다. 김 씨의 딸은 2014년 5월 부산의 한 사립 초교로 전학 간 뒤 4개월간 무단결석을 하다 같은 해 9월 자퇴했다. 이후 다른 학교로 옮긴 흔적이 없다. 경찰은 교육부 전수조사에서 특별한 안전 문제가 없다고 판단해 등교 권고 조치가 내려진 75명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일 계획이다. 강신명 경찰청장은 이날 “취학 아동을 장기간 학교에 보내지 않거나 장기 결석시키는 교육적 방임도 명백한 아동학대 행위”라며 “수사권을 발동해 엄정하게 수사하고 사법 처리함으로써 그런 행위가 범죄임을 국민에게 알려줘야 한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미취학 아동과 중학생으로 조사 대상을 확대하기로 했다. 미취학 아동은 초등학교 입학 연령이 됐는데도 입학하지 않은 학생을 말한다.울산=정재락 raks@donga.com /박훈상·이은택 기자}
최근 공공기관 등을 상대로 발송된 청와대 사칭 e메일 발신지가 2014년 12월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해킹 발신지와 일치한 것으로 18일 드러났다. 강신명 경찰청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청와대 사칭 e메일 발송에 사용된 국내 대형 포털사이트 계정을 압수수색한 결과 중국 랴오닝(遼寧) 성 IP 대역으로 확인됐다”며 “IP 대역이 한수원 사건과 일치한다”고 밝혔다. 당시 검찰은 원자력발전소 도면 등 내부 자료를 공개하고 원전 가동 중단을 협박했던 해킹의 배후가 북한이라고 결론내린바 있다. 경찰은 13, 14일 청와대와 외교부, 통일부를 사칭한 e메일 4건을 확인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e메일이 대량으로 정부기관 등에 발송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유포 건수도 확인 중이다. 강 청장은 “정상적인 e메일을 보내서 답장이 오면 악성코드가 담긴 e메일을 다시 보내는 수법으로 보인다”며 “피해가 크지 않거나 없을 걸로 추정이 된다”고 밝혔다. 국내 보안업계는 “2014년 한수원 해킹을 저지른 북한의 해커 조직 ‘킴수키(kimsuky)’ 소행이 확실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보안업체 하우리 최상명 차세대보안연구센터장은 “청와대 사칭 e메일 발신지가 킴수키 활동 지역과 일치 한다”며 “‘페지’(페이지) 등 북한 용어가 사용됐고 빠른 시간 내 회신을 부탁하거나 한글(hwp) 파일로 첨부해달라는 내용도 한수원 때와 유사하다”고 말했다. 최 실장은 “중국 내 북한 해커는 이런 방식으로 우리 정부의 북한 관련 정보를 수집한 뒤 평양 해커 조직에게 보내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이 수집한 정보를 토대로 평양의 해커들이 대대적인 온라인 공격을 기획한다는 것이다. 이번 청와대 사칭 e메일 역시 외교안보 관련 정부 기관 소속 불특정 다수에게 e메일을 발송해 악성코드를 심은 뒤 정보를 수집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북한 해커 조직이 백신으로 잡을 수 없는 악성코드를 e메일에 첨부하기 때문에 발신기관과 e메일 계정이 일치하지 않을 경우 메일을 열어보지 않는 것이 가장 좋은 예방책”이라며 주의를 당부했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정동연 기자call@donga.com}
경찰이 전국 주요 지방경찰청에 사이버테러 전담 부서를 신설한다. 북한 4차 핵실험 이후 청와대 사칭 e메일이 공공기관 등에 대량 유포되는 등 사이버테러 위험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소극적 대응’이 아닌 ‘선제적 차단’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경찰청은 17일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사이버테러에 대한 대응력을 키우기 위해 서울·부산·경기지방경찰청에 총경급 간부를 수장으로 하는 사이버안전과를 신설한다”고 18일 밝혔다. 종전까지 민사적 범위에서의 불법 해킹 등 사이버 범죄를 주로 수사해 온 사이버수사대를 사이버안전과로 확대해 2009년 7·7 디도스(DDoS·분산서비스 거부) 공격과 같은 사이버테러 수사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신설 사이버안전과는 산하에 사이버안전기획팀, 디지털포렌식팀, 사이버범죄수사대(팀급) 등 3개의 팀에 20여 명이 배치된다. 경찰청은 2014년 6월 사이버테러 대비 역량을 기르기 위해 경무관을 지휘관으로 하는 사이버안전국을 창설했고 올해부터 각 지방청으로 확대 적용하는 것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사이버테러 발생 이후 공격 주체와 원인을 밝혀내는 소극적 대응이 아닌 공격 준비 단계부터 징후를 포착하고 사전에 차단해 피해를 최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대전·경남·인천지방경찰청은 기존 사이버수사대 산하에 5명 규모의 사이버테러수사팀을 우선 신설하고 내년 사이버안전과로 확대 개편할 방침이다. 경찰의 이 같은 움직임은 국가균형발전특별법에 따라 공공기관이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이전되면서 이들 기관의 시스템에 대한 사이버테러 대비 필요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정부 부처 전산시스템을 관리하는 정부통합전산센터도 대전과 광주에서 운영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각 지방청에도 사이버테러 전담 부서가 생김에 따라 사이버테러 비상 상황 발생 시 경찰청 지휘 아래 신속히 사태에 대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경찰은 올해 북한 대남 사이버공작 부서의 사이버테러 활동이 더 활발해질 것으로 예측했다. 경찰대 치안정책연구소는 이달 발간한 ‘치안전망 2016’에서 “북한이 공작원을 남파하지 않고도 청와대, 국회 등 주요 기관을 대상으로 공격적인 해킹을 시도해 정보 수집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예상했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4년간 전국 PC방 7459곳, 컴퓨터 47만 대를 ‘좀비 PC’로 만들어 인터넷 사기도박을 벌인 ‘사이버 타짜’ 조직이 경찰에 검거됐다. 경찰청은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법 위반 혐의 등으로 사이버 타짜 조직 총책이자 악성코드 개발자인 이모 씨(36) 등 2명을 구속하고 1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들은 전국 PC방 컴퓨터 77만 대 중 60%가 넘는 47만 대에 악성코드를 심었다. 이는 2009년 7·7 디도스(DDoS·분산서비스 거부) 공격 당시 피해를 본 27만 대보다 많은 사상 최대 규모다. 사립명문대 컴퓨터공학과를 중퇴한 이 씨는 2012년 1월 정보기술(IT) 벤처사업가 양모 씨(35)의 지시로 악성코드를 제작했다. 이 씨는 과거 양 씨로부터 8억 원을 투자받아 벌인 사업이 망해 그의 지시대로 움직였다. 이 씨가 제작한 악성코드가 심어지면 도박사이트 이용자가 어떤 패를 들었는지 중계 서버를 통해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이들은 곧이어 PC방 관리프로그램 업체를 5억 원에 인수하고 PC방 컴퓨터 42만 대에 업데이트 때마다 악성코드를 심었다. 다른 관리업체에 악성코드 유포 프로그램을 몰래 납품해 5만 대를 좀비 PC로 만들기도 했다. 인천에 마련한 작업장에선 도박꾼들이 도박사이트 이용자의 패를 보면서 사기도박을 벌였다. 확인된 범죄 수익만 4년간 4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씨는 수입이 늘어나자 양 씨에게 돈을 주고 조직을 인수했다. 경찰은 “악성코드가 컴퓨터에 파일 형태로 저장되지 않아 백신프로그램도 찾아내지 못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달아난 양 씨를 추적하고 있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4년간 전국 PC방 7459곳, 컴퓨터 47만 대를 ‘좀비 PC’로 만들어 인터넷 사기도박을 벌인 ‘사이버 타짜 조직’이 경찰에 검거됐다. 경찰청은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법 위반 혐의 등으로 사이버 타짜 조직 총책이자 악성코드 개발자인 이모 씨(36) 등 2명을 구속하고 사기도박 작업장을 운영한 천모 씨(42) 등 1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들은 전국 PC방 컴퓨터 77만 대 중 60% 정도에 악성코드를 심어 2009년 7·7 디도스(DDoS·분산서비스 거부) 공격과 2011년 3·4 디도스 공격 당시 각각 이용된 27만 대, 10만 대보다 많은 사상 최대 규모다. 경찰에 따르면 사립명문대 컴퓨터 공학과를 중퇴한 이 씨는 2004년부터 3년간 게임 서버 프로그램 개발자로 일했다. 이 씨는 개발자로 일하면 알게 된 IT 벤처 사업가 양모 씨(35)에게 8억 원을 투자받아 2008년 IT벤처 업체를 설립하고 대표가 됐다. 하지만 2010년 사업이 망하자 이 씨는 8억 원을 돌려 달라는 양 씨의 협박에 시달렸다. 이 씨는 양 씨의 지시를 받아 도박사이트 이용자의 패를 중계 서버를 통해 실시간 볼 수 있는 악성코드를 제작했다. 이들은 2012년 1월 PC방 관리프로그램 업체를 5억 원에 인수하고 PC방 컴퓨터 42만 대를 업데이트할 때마다 악성코드를 심었다. 다른 PC방 관리프로그램 업체에는 정상적인 관리 프로그램처럼 악성코드 코드 유포 프로그램을 납품해 5만 대를 추가로 좀비PC로 만들었다. 인천에 마련한 작업장에선 도박 선수들이 도박사이트 이용자의 패를 보면서 사기도박을 벌였다. 확인된 범죄 수익만 4년간 40억 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양 씨의 지시를 받아 움직이던 이 씨도 범죄 수익에 눈이 멀어 조직을 인수하고 총책으로 활동했다. 경찰 관계자는 “악성코드가 컴퓨터에 파일 형태로 저장되지 않아 백신 프로그램도 적발하지 못했다”며 “PC방에서 도박 사이트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잠깐 즐기다 돌아가 피해를 본 사실도 몰랐다”고 밝혔다. 경찰은 달아난 양 씨를 추적 중이다.박훈상기자 tigerma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