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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른 화재로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현대자동차의 전기차 코나EV에서 또 불이 났다. 18일 경기소방본부에 따르면 17일 오전 3시 40분쯤 경기 남양주시 와부읍 주민자치센터 주차장에 세워진 코나EV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소방대는 인력 26명과 장비 12대 등을 투입해 불을 껐으며 인명피해는 없었다. 차량 소유자는 화재 전날인 16일 오후 10시쯤 주차를 한 뒤 충전을 시작했다. 소방당국은 차 배터리를 충전하다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이번 코나EV 화재는 최근 한 달 동안 일어난 세 번째 화재이자 국내외에서 보고된 14번째 화재이기도 하다. 현대차는 화재가 계속되자 2017년 9월 29일부터 올해 3월 13일까지 제작된 차량 2만5564대를 대상으로 배터리관리시스템(BMS) 리콜조치(시정조치)에 들어갔다. 이번에 화재가 난 코나EV는 2018년식 차량으로 리콜 조치 대상이다. 다만, 현대차 관계자는 “(남양주 화재 차량이) 리콜 조치를 받은 차량인지는 확인되지 않았으며, 앞으로 구체적인 조사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화재는 앞서 대구와 제주 등에서 발생한 코나EV 화재와 달리 차량이 완전 전소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명확한 화재 원인 규명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대개 차량 화재는 완전 전소가 돼 화재 원인을 제대로 규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국토부와 현대차 등이 앞선 화재의 원인을 ‘배터리 셀 불량 가능성’으로 발표했지만, 업계에서는 정말 배터리 문제가 맞는지에 대한 갑론을박이 치열한 상태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지난달 말 호주 콴타스 항공은 ‘B7474 와인바’ 상품을 출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퇴역한 B747 여객기에서 사용하던 기내용 카트에 와인과 샴페인, 과자, 기념품 등을 담아 상품화한 것이다. 1474 호주 달러(약 120만 원)에 올라온 이 상품은 2시간 만에 완판 됐다. 한 항공사 홍보 담당자는 “신선하지만 슬픈 아이디어”라고 말했다. 평소 같으면 중고로 팔거나 버렸을 카트를 조금이라도 돈을 더 받기 위해 상품으로 내놓을 정도로 항공사들의 경영 상태가 최악임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것이다. 특히 미국과 유럽 등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재확산 되면서 글로벌 항공업계는 업황 회복에 비관적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1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미국 유나이티드 항공사의 스콧 커비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백신이 보급되지 않으면 앞으로 1,2년이 지나도 여행 수요가 되돌아오진 않을 것 같다”며 “기업 출장 수요도 2024년까지 반등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에드 배스천 델타항공 사장도 “항공 수요가 정상화되기 까지는 2년 이상 걸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도 이런 추세가 계속 되면 항공사들의 적자 기조가 계속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코로나 사태 이후 여객 수요가 급감한 항공사들은 여름을 기점으로 조금씩 수요가 회복되는 기미를 보였지만 코로나19가 재확산되자 비관론이 다시 고개를 든 것이다. 국내 항공업계는 장기전에 돌입한 상태다. 대한항공은 이달 중 기간산업안정기금(기안기금)을 신청할 예정이다. 여기에 서울 종로구 송현동 부지 매각 등을 더해 총 1조5000억 원 이상을 추가로 확보할 계획이다. 올해는 유상증자와 알짜 사업부 매각, 화물 운송 반짝 실적 등으로 버텼지만 코로나19 사태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에 대비하는 것이다. 저비용항공사(LCC) 제주항공도 기안기금을 신청해 약 1700억 원 가량의 자금을 확보할 계획이다. 나머지 항공사들도 유상증자와 직원 무급 휴직 등을 통해 버티기에 들어갔다. 연말부터는 대부분 무급휴직에 들어가는데 언제 끝날지는 불투명하다. 일부 항공사들은 쉬고 있는 비행기를 활용해 국내 상공을 도는 ‘목적지 없는 비행’ 상품과 사옥 투어 등 다양한 이색 상품을 내놓고 수익 마련에 힘쓰고 있지만 경영난을 해결하기엔 역부족이다. 한 항공업계 임원은 “국내선과 일부 국제선의 기업 수요가 조금씩 살아나나 싶더니 코로나 재확산으로 다시 업계가 얼어붙고 있다”며 “앞으로 코로나 사태가 1~2년 더 지속될 것이라는 가정 하에 생존을 위한 장기 플랜을 짜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50·사진)이 수석부회장 취임 2년여 만에 회장 자리에 오른다. 자동차산업의 패러다임이 급변하는 시기에 정 수석부회장이 보다 확고한 책임경영의 열쇠를 쥐고 변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14일 오전 긴급 화상 이사회를 열고 정 수석부회장을 신임 회장으로 승진 선임할 예정이다. 정주영, 정몽구 회장에 이어 3세 경영체제가 본격화되는 것이다. 정 수석부회장은 2018년 9월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현대차그룹의 경영을 실질적으로 주도해왔다. 정 수석부회장은 앞서 3월에 부친인 정 회장(82)이 21년 만에 내려놓은 현대차이사회 의장직을 물려받는 등 그룹 경영권 이양 작업이 차근차근 진행돼왔다. 이번 승진 인사로 현대차의 미래차 드라이브에는 더 큰 힘이 실릴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는 내년 초 전기차 전용 플랫폼에서 생산되는 첫 전기차 ‘아이오닉5’를 출시하면서 전기차 시장에서 승부수를 띄울 계획이다. 정 회장은 7월 지병으로 서울아산병원에 긴급 입원한 바 있다. 이후 서서히 건강을 회복했지만 아직 입원 중인 정 회장은 이날 이사회에서 명예회장으로 추대될 것으로 알려졌다.김도형 dodo@donga.com·변종국 기자}

“가는 곳이 길이 되는 전설적인 오프로더, 올 뉴 디펜더.” 지난달 22일 국내 출시를 겸해 열린 랜드로버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올 뉴 디펜더’의 시승회. 올 뉴 디펜더를 소개하는 자료에 적혀 있는 한 문구에 시선이 갔다. ‘가는 곳이 길이 된다’는 것은 이 차가 어디든 갈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되는데, 대체 얼마나 대단하기에 이런 자신감을 드러내는 것일까? 이날 시승은 10년 동안 일반인들에게 개방되지 않았다는 경기 양평군 한화리조트 인근의 산길을 통해 유명산 정상(860m)까지 오르는 코스였다. 비가 많이 내린 뒤였던지라 일부 산길은 유실돼 있었고 물길까지 나 있었다. 가파른 경사와 움푹 파인 길 때문에 앞 시야가 제대로 보이지 않는 곳도 있었다. 난이도가 있었지만, 오프로드 성능을 느껴 보기엔 적합한 코스였다. 올 뉴 디펜더의 오프로드 기능을 활성화하면 길이 진흙인지, 모래인지, 암석인지에 따라 주행 모드를 설정할 수 있었다. 차량 높이나 바퀴 회전, 출력 등을 조절해줘 주행을 도왔다. 특히 카메라 센서를 이용해 물의 깊이를 파악함으로써 도강을 돕는 기능도 있으며, 차량 바퀴 쪽에 카메라가 있어서 디스플레이로 운전자 시야에는 보이지 않는 사각지대도 볼 수 있었다. 험한 길에서는 간혹 바퀴 한쪽이 빠지거나 헛도는 일도 있었는데 차를 몰수록 차에 대한 신뢰감이 높아졌다. 특히 서스펜션이 인상적이었다. 사실 시승에 앞서 울퉁불퉁한 길에서 몸이 좌우로 심하게 흔들려 멀미가 날까 봐 점심 끼니도 거른 상태였다. 하지만 올 뉴 디펜더는 차량 바퀴를 댐퍼(진동을 줄이는 장치)와 스프링으로 지지하는 방식인 더블 위시본 서스펜션 스프링 서스펜션과 차량의 높이를 75mm에서 최대 145mm까지 높여주는 에어서스펜션을 적용해 흔들림을 최소화했다. 이러한 서스펜션 기능은 핸들링을 상당히 가볍게 해주는 효과도 있다. 핸들을 이리저리 돌릴 때 뻑뻑하거나 무겁지 않았다. 핸들링이 너무 가벼워 오히려 놀랄 정도였다. 30분도 안 돼 800m 높이의 정상에 도착했다. 내려올 때는 브레이크를 밟지 않아도 차량이 스스로 속도를 조절해주는 기능을 사용했다. 힘들이지 않고 오프로드 시승을 마치고 나자 ‘가는 곳이 길이 된다’는 자신감 ‘뿜뿜’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온로드 주행도 놀라웠다. 비포장에 특화돼 있어 온로드 주행은 소음도 크고 가속도 평범할 것이라 예상했지만 완전히 빗나갔다. 핸들링이 가볍다 보니 코너링 구간에서도 세단 못지않은 부드러운 주행이 가능했다. 가족 및 레저형 SUV일 뿐 아니라 도심형 SUV로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올 뉴 디펜더 시승 이후 지인들로부터 “올 뉴 디펜더 어때?”라는 질문을 몇 번 받았다. “기대 안 했는데 괜찮다. 시승 한번 꼭 해봐라”고 답해주고 있다. 오프로드와 온로드를 동시에 사로잡을 수 있는 SUV를 찾는다면 올 뉴 디펜더가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올 뉴 디펜더의 가격은 8590만∼9180만 원이며 연비는 L당 9.6km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50·사진)이 수석부회장 취임 2년여 만에 회장 자리에 오른다.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이 급변하는 시기에 정 부회장이 보다 확고한 책임경영의 열쇠를 쥐고 변화에 대응하려는 의지로 풀이된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14일 오전 긴급 화상 이사회를 열고 정 수석부회장을 신임 회장으로 승진 선임할 예정이다. 정주영, 정몽구 회장에 이어 3세 경영 체제가 본격화되는 것이다. 정 부회장은 2018년 9월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현대차그룹의 경영을 실질적으로 주도해왔다. 정 수석부회장은 앞서 3월에 부친인 정몽구 회장(82)이 21년 만에 내려놓은 현대차 이사회 의장직을 물려받는 등 그룹 경영권 이양 작업이 차근차근 진행돼왔다. 이번 승진인사로 현대차의 미래차 드라이브에는 더 큰 힘이 실릴 전망이다. 현대차는 내년 초 전기차 전용 플랫폼에서 생산되는 첫 전기차 ‘아이오닉5’를 출시하면서 전기차 시장에서 승부수를 띄울 계획이다. 재계에서는 7월 대장 게실염으로 서울아산병원에 긴급 입원한 정 회장의 결단이 있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수술 이후 서서히 건강을 회복했지만 아직 입원 중인 정 회장은 이날 이사회에서 명예회장에 추대될 것으로 알려졌다.김도형 dodo@donga.com·변종국 기자}

국회가 12일 국가기관 최초로 현대차의 양산형 수소전기버스를 도입했다. 지금까지 국가기관이 경찰버스에 시범사업용 수소전기버스를 도입한 적은 있지만, 상업 판매를 위해 제작한 양산형 모델을 도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회는 셔틀버스 등 다양한 용도로 운영해 청사 내 차량 이용 시 배출되는 대기 오염물질을 줄여 ‘클린국회’를 실천해 나갈 계획이다. 지난해 9월 국회에는 수소충전소도 세워졌다. 이날 공개된 수소전기버스는 1회 충전으로 434km의 주행이 가능하고, 현대차가 자체 개발한 180kW 연료전지 시스템이 탑재돼 13분 만에 완전 충전이 가능하다. 특히 3단계 정화 과정을 통해 공기 중 초미세먼지를 99.9% 제거할 수 있는 공기정화 시스템을 갖췄다. 1시간 주행할 때마다 516명이 마실 양의 공기를 정화할 수 있어 ‘달리는 공기청정기’라 불린다. 교통약자가 편리하게 버스를 타고 내릴 수 있도록 정차 시 계단 없이 탑승자 쪽으로 차가 7∼8cm 낮춰지는 시스템(닐링 시스템)도 갖췄다. 박병석 국회의장은 “수소버스가 우리 국민에게 수소경제의 중요성과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일깨우는 계기가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날 국회 본관 앞에서 열린 수소전기버스 시승식에는 박 국회의장과 김영춘 국회사무총장, 복기왕 의장비서실장, 전상수 입법차장 등 국회 관계자와 수소전기버스를 제작한 현대차 공영운 사장이 참석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서울 강남구에 사는 전기자동차 소유주 윤모 씨는 최근 아파트 주차장에서 전기차 한 대가 다섯 시간이 넘도록 충전기를 사용하고 있는 걸 목격했다. 보통 완충하는 데 2, 3시간이면 충분한데도 충전기를 독차지하고 있어 차주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전화도 받지 않았다. 윤 씨는 “아파트 주차장에 충전기가 2기뿐인데 이렇게 얌체 짓을 하는 사람 때문에 제때 충전을 못하는 일이 잦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서울 마포구에 사는 이모 씨는 아파트 주차장의 전기차 충전소에 일반 차량이 버젓이 주차해 놓은 황당한 상황을 종종 겪는다. 이 씨는 “주차 공간이 부족하다 보니 충전 외에는 반드시 비워둬야 할 공간에까지 주차한다”면서 “관리사무소에 항의하지만 이런 일이 잦아 매번 항의하기도 지친다”고 했다. 전기차 보급이 늘면서 전기차 충전을 둘러싼 갈등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전기차는 매년 늘고 있지만, 전기차 충전소 보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11일 한국자동차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8월 말 기준 국내 전기차 100대당 충전기 수는 50.1기로, 2017년 정점(59.7기)을 찍은 뒤 매년 줄고 있다. 국내 전기차 등록대수는 2017년 2만4907대에서 올해 8월 말 10만9271대로 약 4.3배로 늘었지만, 같은 기간 충전기 수는 1만4868기에서 5만4774기로 3.6배로 늘어나는 데 그쳤다. 2010년 이후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들이 전기차 충전기 보급을 위해 설치 보조금 등을 지급해 왔지만 2017년 이후 관련 예산이 줄고 충전 공간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확충이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기차 100대당 충전기 수 185.3기인 미국과 318.5기인 영국, 230.4기인 독일에 비하면 매우 낮다. 충전 인프라 부족에 따른 운전자 간 갈등도 매년 늘고 있다. 올해 상반기(1∼6월) 서울시에 접수된 충전소 관련 민원은 월별 228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월평균 153대)보다 약 49% 늘었다. 민원 대부분이 충전기 이용 시간이 과다하다거나 충전 공간에 차를 세워두는 문제 등이다. 이와 같은 갈등의 원인은 충전 예절 및 인식의 부족과 함께 한정된 충전기를 놓고 경쟁해야 하는 상황 때문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보다 유연한 충전기 인프라 확충 정책을 짜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호 한국자동차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지역별로 전기차 보급 상황이 달라 부족 또는 과잉 현상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충전소 설치를 무조건 의무화하는 것도 옳지는 않다”면서 “전기차 증가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기초적인 전력 설비 구축을 의무화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언제든지 전기차 보급 상황에 따라 충전기 수를 조절할 수 있도록 여건을 갖춰 놓자는 것이다. 실제 유럽연합(EU)과 미국 캘리포니아주 등은 건물이나 주차장에 의무적으로 전기 배선을 깔게 한 뒤 필요에 따라 전기 충전소 개수를 늘리는 정책을 펴고 있다. 한편 국내 전기차 보급대수가 가장 많은 테슬라는 장기간 충전을 하는 이른바 ‘알박기 충전’ 해결을 위해 26일부터 ‘점거 수수료’를 부과하기로 했다. 테슬라는 전용 충전기인 ‘슈퍼 차저’를 전국 33곳에 두고 있는데 충전 완료 후 5분 이내에 차량을 이동시키지 않으면 1분당 500원씩(혼잡 시 분당 1000원)을 강제 부과하기로 했다.변종국 bjk@donga.com·서형석 기자}

서울 강남구에 사는 전기차 소유주 윤모 씨는 최근 아파트 주차장에서 전기차 한 대가 다섯 시간이 넘도록 충전기를 사용하고 있는 걸 목격했다. 보통 완충하는데 2,3시간이면 충분한데도 충전기를 독차지하고 있어 차주에 전화를 걸었지만 전화도 받지 않았다. 윤 씨는 “아파트 주차장에 충전기가 2기 뿐인데 이렇게 얌체 짓을 하는 사람 때문에 제때 충전을 못하는 일이 잦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서울 마포구에 사는 이모 씨는 아파트 주차장의 전기차 충전소에 일반 차량이 버젓이 주차 해놓은 황당한 상황을 종종 겪는다. 이 씨는 “주차 공간이 부족하다보니 충전 외에는 반드시 비워둬야 할 공간에까지 주차한다”면서 “관리사무소에 항의하지만 이런 일이 잦아 매번 항의하기도 지친다”고 했다. 전기차 보급이 늘면서 전기차 충전을 둘러싼 갈등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전기차는 매년 늘고 있지만, 전기차 충전소 보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11일 한국자동차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8월 말 기준 국내 전기차 100대 당 충전기 수는 50.1기로, 2017년 정점(59.7기)을 찍은 뒤 매년 줄고 있다. 국내 전기차 등록대수는 2017년 2만4907대에서 올해 8월 말 10만9271로 4.3배 늘었지만, 같은 기간 충전기 수는 1만4868기에서 5만4774기로 3.6배 늘어나는데 그쳤다. 2010년 이후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들이 전기차 충전기 보급을 늘려왔지만 2017년 이후 관련 예산이 줄고 충전 공간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확충이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기차 100대당 충전기 수는 185.3기인 미국과 318.5기인 영국, 230.4기인 독일에 비하면 매우 낮다. 충전 인프라 부족에 따른 운전자 간 갈등도 매년 늘고 있다. 올해 상반기(1~6월) 서울시에 접수된 충전소 관련 민원은 월별 228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월 평균 153대) 보다 약 49% 늘었다. 민원 대부분이 충전기 이용 시간이 과다하다거나 충전 공간에 차를 세워두는 문제 등이다. 이와 같은 갈등의 원인은 충전 예절 및 인식의 부족과 함께 한정된 충전기를 놓고 경쟁해야 하는 상황 때문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보다 유연한 충전기 인프라 확충 정책을 짜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호 한국자동차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지역 별로 전기차 보급 상황이 달라 부족 또는 과잉 현상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충전소 설치를 무조건 의무화하는 것도 옳지는 않다”면서 “전기차 증가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기초적인 전력 설비 구축을 의무화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언제든지 전기차 보급 상황에 따라 충전기 수를 조절할 수 있도록 여건을 갖춰놓자는 것이다. 실제 유럽연합(EU)과 미국 캘리포니아 주 등은 건물이나 주차장에 의무적으로 전기 배선을 깔게 한 뒤 필요에 따라 전기 충전소 개수를 늘리는 정책을 펴고 있다. 한편 국내 전기차 보급대수가 가장 많은 테슬라는 장기간 충전을 하는 이른바 ‘알박기 충전’ 해결을 위해 26일부터 ‘점거 수수료’를 부과하기로 했다. 테슬라는 전용 충전기인 ‘슈퍼 차저’를 전국 33곳에 두고 있는데 충전 완료 후 5분 이내에 차량을 이동시키지 않으면 1분당 500원씩(혼잡시 분당 1000원)을 강제 부과하기로 했다.변종국기자 bjk@donga.com서형석기자 skytree08@donga.com}

“배터리 셀 제조 불량으로 인한 내부 합선으로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이 확인됐다.” 국토교통부가 8일 현대자동차의 전기차인 코나EV의 자발적 제작결함시정(리콜) 조치를 발표하며 유력한 화재 원인으로 배터리를 언급하자 배터리 업계가 반발하고 있다. 코나EV 차주들도 “배터리가 문제라면 현 리콜 방침은 잘못됐다”며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9일 자동차 및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전날 국토부 발표 후에야 배터리 결함이 유력한 원인으로 지목된 상황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는 “다양한 화재 원인 중 제조 공정상 품질불량으로 양극판과 음극판 사이에 있는 분리막이 손상돼 화재가 났을 가능성이 유력하게 추정된다”고 밝혔다. LG화학은 국토부 발표 직후 긴급회의 후 두 시간여 만에 “배터리 셀 불량이 원인이라고 할 수 없다. 원인 규명을 위한 조사에 현대차와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라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LG화학 관계자는 “코나EV 용 배터리 셀을 생산한 중국 난징 공장에서 현대차 아이오닉을 비롯해 유럽 내에서 판매되는 전기차 배터리 셀도 생산하고 있지만 특별한 문제는 아직 없었다”며 “현대차와 공동으로 실시한 재연 실험에서도 화재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배터리 업계에서는 통상 화재 원인 파악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만큼 이번 발표가 성급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배터리 업체 관계자는 “한국 배터리 명성에 치명적일 수 있는 발표인데 좀더 신중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중국과 일본 업체들이 이번 발표를 앞세워 한국 배터리 회사들을 공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코나EV 일부 차주들도 자체 커뮤니티 등에서 국토부와 현대차의 대처에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국토부 발표를 보면 배터리 자체의 결함으로 보이는데, 왜 배터리 교환에 준하는 조치가 없느냐’는 것이다. 현대차는 코나EV에 대한 리콜 조치로 고전압배터리관리시스템(BMS)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하겠다고 밝혔다. BMS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하면 배터리 문제 발생시 경고등이 켜지면서 충전이 중단되고, 시동이 걸리지 않아 화재를 미리 방지할 수 있다는 것이 현대차의 설명이다. 이어 현대차는 업데이트 이후에도 문제가 이어지면 배터리를 교환해주겠다는 방침이다. 한 차주는 “바로 배터리를 교환해주지 않고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만 하겠다는 것은 리콜 비용을 줄이기 위한 것 아니냐”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정확한 화재 원인 조사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다. 차주들은 △BMS 업데이트를 하면 항속거리(1회 충전 시 최대 주행 거리)가 줄어드는 현상 △전기차 전용 냉각수 문제로 인한 화재 가능성 △배터리를 둘러싼 케이스의 깨짐 현장으로 인한 화재 가능성 등 최근 온라인을 통해 확산되는 논란에 대한 명확한 답변도 요구하고 있다. 현대차 측은 BMS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인한 항속거리 감소나, 냉각수 문제로 인한 화재 가능성은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현대차는 다음주 북미 시장에서도 동일한 리콜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현재 자동차안전연구원(KATRI)이 진행하고 있는 결함조사에도 충실히 참여하겠다는 방침이다. 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2년 전 BMW 화재 조사도 1년 이상이 걸렸다.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인데 특정 원인을 유력하게 지목해 오히려 논란을 키운 것 같다”며 “소비자 안전과 배터리 산업이 걸린 문제인 만큼 신중하고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변종국기자 bjk@donga.com서동일기자 dong@donga.com}
서울시가 7일 대한항공이 보유한 종로구 송현동 땅의 용도를 공원으로 변경했다. 대한항공이 내년 초까지 매각 대금을 회수해야 하는 상황을 감안해 제3자가 이 땅을 먼저 매입해 매각 대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이날 ‘제14차 도시·건축공동위원회’를 열고 송현동 부지(3만7141m²)를 포함한 북촌 지구 단위계획 결정안을 수정 가결했다고 밝혔다. 송현동 부지 용도를 부동산 개발이 가능했던 상업지구에서 공원으로 바꾸는 내용이 담겼다. 서울시는 8월 송현동 부지의 역사·문화적 가치와 입지적 중요성 등을 감안해 단계적으로 공원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김학진 행정2부시장은 “역사·문화적 가치가 높은데 민간의 대규모 개발 철회 후 23년간 나대지로 방치돼 왔다”며 “현 시점에서 공공이 매입하지 않는다면 송현동 땅은 영영 공적으로 활용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법적 효력이 발생하는 결정고시는 현재 진행 중인 국민권익위원회의 중재를 감안해 조정이 완료되는 시점까지 유보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대한항공에 빠른 대금 지급을 위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통한 매입을 추진하기로 했다. LH가 대한항공으로부터 땅을 매입한 뒤 서울시 소유의 시유지와 교환하는 방식을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공원 결정 이후에도 타당성 조사, 공원 조성계획 수립 등의 절차를 거쳐야 땅 매입을 위한 예산을 확보할 수 있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중재위 결정을 지켜보면서 서울시 등과 협의하겠다”고만 밝혔다. 다만 대한항공은 땅의 용도가 공원으로 결정돼 버리면 매각 대상은 서울시로 한정될 수밖에 없어 협상의 여지가 줄어든다. 이 때문에 땅값을 제대로 받을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는 지적도 나온다. LH는 이날 자료를 내고 9월 서울시로부터 송현동 부지 매입 협조 요청을 받았지만, 부지 매입 여부나 매입 방식 등과 관련해 서울시와 합의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LH 관계자는 “서울시가 사업 방안이 확정된 것처럼 발표해 당황스럽다”고 설명했다. 권익위는 6월 대한항공이 송현동 부지와 관련해 고충민원을 제기함에 따라 조정을 통해 해결하기로 하고 이달 안에 최종 조정안을 낼 방침이다. 권익위 측은 “권익위 조정 합의는 법적 구속력을 가지기 때문에 양측은 조정 결과를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김하경 whatsup@donga.com·변종국·이새샘기자}

현대모비스가 차세대 인포테인먼트(내비게이션, 주행 정보 전달, 인터넷 등 차량에서 즐길 수 있는 서비스) 개발에 나선다. 그동안 집중적으로 투자해온 자율주행과 전동화 분야를 넘어서 미래 먹거리로 각광받고 있는 인포테인먼트 분야 투자에도 나선 것이다. 7일 현대모비스는 AR HUD(증강현실 헤드업디스플레이) 개발 업체인 영국 엔비직스에 2500만 달러(약 290억 원)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AR HUD는 운전자 앞 유리창에 차량 주행정보와 전방 도로 상태, 차가 가야 할 방향 등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투영해주는 장치다. 기존 헤드업디스플레이는 차량 속도나 주행 방향 정보 등만 보여주는 수준이었다. 예를 들어 오른쪽 길로 들어가야 하는 경우 진입해야 하는 해당 도로 위에 화살표를 시현해준다. 골목 등에서 튀어나올 것 같은 차량이 있으면 차량에 빨간 표시를 해준다. 전방 상태를 홀로그램 형태로 보여주기 때문에 운전자가 즉시 전방 도로 상황을 알 수 있어 안전성과 편의성을 높여줄 수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엔비직스는 2010년 설립된 디지털 홀로그램 광학기술 스타트업으로 AR HUD 분야에서는 최고 기술력을 가진 업체로 평가받는다. 증강현실 및 홀로그램을 기반으로 HUD를 양산해 본 경험이 있는 업체도 엔비직스가 유일한 것으로 알려진다. 현대모비스가 이번 투자를 결심한 건 새로운 미래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서다. AR HUD 분야는 현재 초기 시장 형성 단계지만 향후 10년간 큰 성장이 기대되는 인포테인먼트 분야 중 하나다. 업계에서는 HUD의 경우 2030년 1200만 대 규모 이상으로 급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지난 3년간 자율주행과 전동화에 집중적인 투자를 해왔다. 여기에 인포테인먼트 분야까지 투자를 늘려 자율주행과 전동화, 인포테인먼트라는 미래 성장동력의 삼각 축을 형성하겠다는 의지다. 현대모비스는 그동안 자체 기술로 △디지털계기판 △SVM(차량주변모니터링시스템) △AVNT(오디오 비디오 내비게이션 텔레메틱스), △헤드업디스플레이 등 인포테인먼트를 양산해왔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AR HUD는 고부가가치 기술로 제품 및 기술들과 연계할 경우 프리미엄 완성차 시장에 최적화된 제품을 양산할 수 있을 것”이라며 “AR HUD 원천 기술을 보유한 업체들은 손에 꼽을 정도인 만큼 선제적인 기술 확보 차원에서 투자를 결정했다”고 말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반도체 소재 전문기업 A사는 지난해 말 연구개발을 함께하던 교수가 반도체 관련 기술을 중국에 유출한 것 같다는 제보를 받았다. 해당 기술은 경제적 가치가 커서 국가 차원에서 관리하는 국가 핵심기술로 중국 손에 넘어가면 한국과의 반도체 기술 격차를 줄일 수 있는 기술이었다. A사는 해당 교수를 의심하고는 있었지만 감시 또는 정황을 알아볼 사내 인력이 충분하지 않았다. 결국 사내 보고를 거쳐 일주일이 지나서야 수사 기관에 의뢰했고 현재 사건을 수사 중이다. 국내 산업의 핵심 기술이 경쟁 외국 기업과 국가로 유출되는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어 기업 내 보안전담 부서를 만들거나, 보안전담 임원을 두는 등 보안조직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산업기술 유출 사건은 2013년부터 해마다 20건 넘게 발생하고 있다. 유출되면 피해가 큰 반도체 등 국가 핵심기술 유출 사례도 매년 5, 6건에 이른다. A기업의 경우 보안전담 조직이나 보안전담 임원이 있었다면 의심단계에서 유출을 막거나 빠른 조치를 할 수 있음에도 전담 조직이 없어 사태를 키운 것이다. 6일 한국산업보안한림원이 국가 핵심기술을 보유한 기업과 연구기관 등 전체 143곳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상무 이상의 직급으로 사내 보안 및 보안 규정을 총괄하는 보안전담 임원이 있는 곳은 143개 중 8개(5.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안을 전담으로 하는 팀과 부서를 보유한 곳도 51개사(35.6%)였다. 대부분의 기업과 연구소는 보안 담당 임원이나 책임자가 총무와 기획 등의 업무를 겸하고 있었고, 보안 조직도 부서별 보안 담당자를 두거나 특정 부서에 일부 파트로 두고 있는 정도였다. 애플과 IBM, 구글, 화웨이, 인텔 등 글로벌 기업들은 보안만 전담하는 부사장급 임원을 두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정우식 한국산업보안한림원 회장은 “크고 작은 정보유출 사고가 계속되고 있지만 국내 회사 경영진은 보안전담 조직의 필요성에 둔감하다”며 “전문성 있는 임원급 책임자와 조직을 갖추는 것은 이제 필수적인 시대가 됐다”고 지적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반도체 소재 전문기업 A사는 지난해 말 연구개발을 함께하던 교수가 반도체 관련 기술을 중국에 유출한 것 같다는 제보를 받았다. 해당 기술은 경제적 가치가 커서 국가 차원에서 관리하는 국가 핵심기술로 중국 손에 넘어가면 한국과의 반도체 기술 격차를 줄일 수 있는 기술이었다. A사는 해당 교수를 의심하고는 있었지만 감시 또는 정황을 알아볼 사내 인력이 충분하지 않았다. 결국 사내 보고를 거쳐 일주일이 지나서야 수사 기관에 의뢰했고 현재 사건을 수사 중이다. 국내 산업의 핵심 기술이 경쟁 외국 기업과 국가로 유출되는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어 기업 내 보안전담 부서를 만들거나, 보안전담 임원을 두는 등 보안조직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산업기술 유출 사건은 2013년부터 해마다 20건 넘게 발생하고 있다. 유출되면 피해가 큰 반도체 등 국가 핵심기술 유출 사례도 매년 5, 6건에 이른다. A기업의 경우 보안전담 조직이나 보안전담 임원이 있었다면 의심단계에서 유출을 막거나 빠른 조치를 할 수 있음에도 전담 조직이 없어 사태를 키운 것이다. 6일 한국산업보안한림원이 국가 핵심기술을 보유한 기업과 연구기관 등 전체 143곳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상무 이상의 직급으로 사내 보안 및 보안 규정을 총괄하는 보안전담 임원이 있는 곳은 143개 중 8개(5.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안을 전담으로 하는 팀과 부서를 보유한 곳도 51개사(35.6%)였다. 대부분의 기업과 연구소는 보안 담당 임원이나 책임자가 총무와 기획 등의 업무를 겸하고 있었고, 보안 조직도 부서별 보안 담당자를 두거나 특정 부서에 일부 파트로 두고 있는 정도였다. 애플과 IBM, 구글, 화웨이, 인텔 등 글로벌 기업들은 보안만 전담하는 부사장급 임원을 두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기업들은 보안 전담 부서와 전담 임원이 필요하다는 데는 대체로 공감하고 있다. 한국산업보안한림원이 회원사 42개 업체(대기업)를 대상으로 보안전담 임원 필요성에 대해 물은 결과 70%의 기업들이 ‘보안전담 부서 및 임원이 법률로써 지정될 필요가 있다’ 고 답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보안 책임자가 임원이냐 아니냐에 따라 영향력 자체가 달라진다. 그만큼 부서 간 보안 협력이나 통제도 원활하다는 장점이 있다”면서 “보안 사고가 터졌는데 어떻게 신고를 하고 대처해야 하는지 자체를 모르는 임원도 있다. 기술 유출 수법은 나날이 발달하는데 그 만큼 보안 전문성도 강화돼야 한다는 점에서 전담 조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기업들은 보안전담 조직의 법률화가 과도한 규제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하고 있다. IT업체 관계자는 대기업 관계자는 “임원 하나 늘리는 것이 쉽지 않고, 겸직으로도 충분히 보안이 확보가 되는데 오히려 법제화를 하는 것이 기업에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비용적인측면도 고려를 안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기술유출은 했으나 처벌 대상은 아니다? 기술유출을 막기 위해 ‘보안조직이라는 성’을 두텁게 쌓는 조치 못지않게 기술유출 행위 자체를 엄하게 다스려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2018년 7월 대법원은 삼성전자에서 반도체 기술을 빼돌린 혐의로 기소된 A전무에 대해 무죄 판결을 내렸다. A전무는 10년 가까이 반도체 관련부서에서 근무를 하던 중, 2016년부터 3회에 걸쳐 국가핵심기술에 해당하는 47개 자료를 유출한 혐의를 받았다. 그러나 재판부는 A전무가 회사 자료를 가지고 나와 집에 보관하는 행위가 산업기술 유출에 해당하지만 ‘부정한 목적’과 ‘고의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과거에 이직을 시도했고, 헤드헌터와 접촉한 점을 의심하고 있지만 부정한 목적을 증명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부정한 목적’을 증명하는 것이 실질적으로 어려울 뿐 아니라, 이미 기술이 넘어간 뒤에 부정한 목적이나 기술 유출로 인한 피해를 입증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냐고 지적한다. 한 반도체 관련 기업 관계자는 “삼성전자 사건에서 유출된 기술들은 경쟁사와 초격차를 유지하기 위해서 필요한 기술이었다”며 “들키면 ‘연구 목적으로 기술을 가지고 온 것’이라고 해버리면 처벌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3년(2017~2019) 동안 산업기술보호법 위반으로 기소된 사건은 총 72건이지만, 실형을 선고 받은 건 3건 뿐이었다. 이에 기업들은 해외 경쟁국들이 국내 핵심기술 확보에 혈안이 돼있는 만큼 산업기술 보호를 위해 ‘회사 동의 없이 기술을 유출하는 행위’에 대해서도 처벌가능 하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유가 무엇이든 부정하게 기술을 유출한 행위 자체만으로도 강력한 처벌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산업보안한림원 정우식 회장은 “이미 넘어간 기술의 유출 목적을 따져봐야 엎질러진 물”이라며 “보안 관련해서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어주지 말고 기업과 기관 허락 없이 외부로 가져가는 행위 자체만으로도 강력한 처벌이 있어야 경각심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현대·기아자동차의 최근 3개월간 미국 내 누적 판매량이 역대 최고 점유율을 기록했던 2011년 수준까지 올라섰다. 미국에서 인기 있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소형부터 중대형까지 다양하게 내놓으면서 전략적으로 공략한 게 주효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속에서도 생산 차질을 최소화한 덕분에 9월부터는 한국 자동차업체들의 내수와 수출 실적이 뚜렷이 호전되고 있다. 5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6∼8월 기준 미국 시장 내 현대·기아차 점유율이 8.9%(누적 판매 32만7583대)까지 올라갔다. 이는 한국차 전성기라 불리던 2011년의 미국 시장 점유율(8.9%)과 같은 수준이다. 코로나19 직전이던 지난해 12월∼올해 2월 미국 시장 점유율(7.7%)보다 1.2%포인트 증가했다. 특히 미국 내 차량의 76.8%를 차지하는 SUV와 미니밴, 소형 픽업트럭 등 이른바 ‘경트럭’ 차종의 경우 현대·기아차 시장 점유율은 같은 기간 5.6%에서 6.9%로 늘었다. 글로벌 업체들의 시장 점유율이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제너럴모터스(GM)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코로나 이전보다 ―1.8%포인트, 도요타와 닛산, 미쓰비시는 각각 ―0.3%포인트, ―1.2%포인트, ―0.4%포인트로 점유율이 낮아졌다. 업계는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한국 자동차 기업들의 이 같은 선전은 SUV 위주의 신차 출시와 안전도 등 품질경쟁력을 확보했고 효율적인 재고 관리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말부터 미국 시장에 대형 SUV 팰리세이드와 소형 SUV 베뉴, 셀토스 등을 내놓아 소중대형 SUV 라인업을 완성했다. 또 현대차 넥쏘와 제네시스 G70, G80이 올해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가 실시한 충돌 안전도 평가에서 최고 등급을 받는 등 현대·기아차 17개 모델이 최고 수준의 안전 등급을 획득한 것도 ‘안전한 차’ 이미지 구축에 도움이 됐다. 현대·기아차가 코로나19 확산으로 해외 공장이 일시 폐쇄됐음에도 국내 생산을 늘려 수요 급증 시기에 대비해온 전략도 적중했다는 평가다. 미국과 일본, 유럽 브랜드들은 코로나 사태 이후 자동차 재고량이 코로나 사태 이전에 비해 15∼29% 정도 줄었지만 한국 차는 오히려 재고량을 4.2% 늘렸다. 코로나로 인한 국가 간 봉쇄와 소비 위축 분위기가 풀리면 자동차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해 대비한 것이다. 한국 자동차 기업들이 코로나 쇼크를 극복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대차의 9월 내수 판매는 6만7080대로 전년 동기 대비 33.8% 증가했다. 수출은 29만3682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11% 줄었지만 전월 대비 11.2% 증가했다. 현대차는 올해 4월 수출이 9만6651대로 10만 대가 깨지는 초유의 사태를 겪었지만 이후 수출이 꾸준히 증가해 10월에는 30만 대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기아차 역시 지난달 내수와 수출을 합쳐 26만23대를 판매해 지난해 같은 기간(23만5810대) 대비 10.3% 증가했다. 특히 기아차는 지난달 미국 시장에서만 5만5519대를 팔아 1994년 미국 진출 이래 최고 성적을 거뒀다. 한국GM도 9월 한 달간 총 4만544대를 판매하며 내수와 수출 모두에서 증가세를 기록했다. 한국GM이 내수와 수출 합계 4만 대를 넘어선 건 지난해 5월 이후 처음이다.변종국 bjk@donga.com·서형석 기자}

“형편이 좀 나은 사람이 돕는 것은 당연한 건데 그게 그렇게 대단한 일인가요…. 제가 이 상을 받아도 되는 건지 모르겠어요.” 28일 코오롱그룹 오운문화재단이 제20회 우정선행상 대상 수상자로 선정한 김은숙 씨(81·여)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멋쩍은 웃음만 지었다. 40여 년 동안 12억 원이 넘는 돈을 기부하고도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인데 오히려 큰 상을 줘 감사하다”고 했다. 김 씨는 현재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서울서둘째로잘하는집’이라는 간판을 달고 팥죽집을 45년째 운영하고 있다. 김 씨는 1976년 이발소가 있던 허름한 건물을 사들여 팥죽 가게를 열었다. 장사가 좀 되는 듯했지만 이내 불행이 닥쳤다. 딸이 고등학교 3학년이 됐을 때 갑자기 불치병을 얻어 힘든 병마와의 싸움을 시작한 것. 김 씨는 장사를 하면서 동시에 아픈 딸을 돌봐야 했다. 김 씨는 여유롭지 않은 삶 속에서도 남편과 함께 불우한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고, 충북의 사회복지시설인 ‘음성 꽃동네’에 기부를 하는 등 나눔의 삶을 실천했다. 김 씨가 본격적으로 기부에 나선 건 2010년 믿고 의지했던 남편이 세상을 떠나면서부터다. 김 씨는 “딸의 병을 고칠 수 없다는 걸 알게 되고, 남편이 세상을 떠나는 일을 겪다 보니 돈이 아무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기부를 더 하고 살아야겠다고 다짐하고 월 수입액의 상당 부분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등에 기부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김 씨는 월 50만 원씩 기부하던 것을 해를 거듭하며 월 300만 원까지 기부금을 늘렸다. 김 씨는 남편 명의의 유산이었던 9억 원 상당의 아파트도 기부했다. 김 씨는 아들을 불러 “아버지가 남긴 집도 사회에 기부하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의사를 물었고, 아들은 흔쾌히 모친의 뜻을 따랐다. 김 씨는 “얼른 기부를 하지 않으면 마음이 흔들릴 것 같았고, 내가 죽으면 또 기부를 못 할 것 같아 마음을 다잡고 결정했다”고 말했다. 김 씨는 기부 금액 총 12억여 원 가운데 2억 원을 딸이 진료를 받고 있는 서울특별시은평병원에 지정 기탁했다. 형편이 어려워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는 환자들을 위해서다. 지난해에만 이 병원에 입원해 있는 취약계층 환자 65명이 도움을 받았다. 김 씨는 또 보호자가 없는 환자들에게도 매달 두 차례씩 간식 나눔도 실천하고 있다. 그는 “큰 도움이 될지 모르겠지만 환자들을 가족 같은 마음으로 후원하고 싶다”며 “오히려 더 기부를 하지 못해 죄송할 뿐이다. 힘이 닿는 대로 꾸준히 기부를 계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제20회 우정선행상 본상 수상자에는 서울 중랑구의 빈곤층 지원 단체인 ‘사랑의 샘터 ECB’와 29년간 보육원 아이들의 주치의와 멘토 역할을 한 ‘익산 슈바이처’ 송헌섭 씨, 학교 폭력 피해 가족 수호자 조정실 씨가 선정됐다. 우정선행상은 이웅열 전 코오롱 회장의 부친인 고 이동찬 코오롱 명예회장의 호를 따 2001년 제정됐으며 해마다 수상자를 선정하고 있다. 시상식은 10월 말 열릴 예정이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전기차 시장이 크게 성장하면서 가장 주목 받는 분야는 단연 배터리지만, 차량의 성능을 좌우하는 타이어도 전기차에 최적화된 제품이어야 한다. 국내 최고의 타이어 전문 업체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이하 한국타이어)는 높은 기술력으로 글로벌 전기차 타이어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전기차는 내연기관 차량과 달리 엔진 소음이 없어 노면 소음이 더 크게 들린다. 따라서 전기차에 장착되는 타이어에는 노면 소음을 최소화하는 저소음 설계와 기술이 적용되어야 한다. 또한 전기차는 무거운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어 같은 급의 내연기관 차량에 비해 약 300kg 더 무겁다. 타이어 하중 부하가 높아지기 때문에 전기차 타이어는 견고한 내구성을 지녀야 한다. 또한 가속력을 손실 없이 노면에 전달하기 위해서는 접지력과 핸들링, 제동성 등 성능도 높여야 한다. 한국타이어는 글로벌 최고 수준의 기술력으로 전기차 세그먼트별 맞춤형 기술 개발을 해왔다. 한국타이어가 축적한 전기차 관련 기술력은 2세대 전기차 타이어 ‘키너지 AS EV’에 집약돼 전기차에 최적화된 성능과 안전성을 제공한다. 키너지 AS EV에는 최적의 피치(동일한 타이어 패턴의 간격) 배열을 통해 주행 시 발생하는 특정 주파수의 소음을 억제시키는 등 소음 저감 기술이 적용됐으며, 모든 고분자 재료 중 가장 강도가 높은 소재인 ‘아라미드(Aramid)’로 하중지지 능력을 끌어올렸다. 또한 전기모터의 고출력과 강력한 초기 가속력을 손실 없이 노면에 전달할 수 있도록 타이어 슬립 현상을 억제하고 지면과 직접 접촉하는 트레드(타이어와 노면의 접촉면) 마모 정도를 최소화했다. 한국타이어 제품은 포르셰의 최초 순수 전기차 ‘타이칸’, 테슬라의 ‘모델3’ 등에 공급되며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변종국 기자 bjk@donga.com}

허태수 GS 회장은 최근 임직원들에게 “IT와 데이터를 결합하여 우리의 사업구조를 고도화시키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힘써 달라”고 주문했다. “중장기적으로 우리가 보유한 핵심 기술에 디지털 역량을 접목하고, 신사업을 확장하는 한편 국내 시장을 넘어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차별화된 실력으로 글로벌에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발 맞춰 나가는 기업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걸 강조한 것이다. GS그룹은 계열사별로 다양한 분야에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여 비즈니스 기회 확대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GS에너지는 미래 먹거리를 위해 지난해 롯데케미칼과 손잡고 석유화학사업 합작사 설립 계약을 체결했다. 신규 합작사는 총 8000억 원을 투자해 플라스틱 원료 생산 공장을 운영할 계획이다. GS건설은 지난해 말 인도에 총사업비 2200억 원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 개발 사업에 투자를 결정했다. GS리테일은 2018년 9월 업계 최초로 안면 인식 결제 시스템과 스마트스캐너가 적용된 무인형 스마트GS25를 강서구 마곡동에 선보이며 디지털 유통 기술 발전을 선도하고 있다. GS리테일은 이번에 선보인 미래형GS25가 계산대 없이 운영돼 한층 진일보된 2세대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디지털 혁신을 통한 변화) 점포로 구현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미래형GS25에서는 △QR코드를 통한 개인식별 △고객 행동 딥러닝 스마트 카메라 △재고 파악을 위한 무게 감지 센서 △영상 인식 스피커를 통한 고객 인사 △AI가 활용된 결제 등의 미래형 디지털 유통 기술과 관련한 다양한 테스트가 이뤄질 예정이다. GS홈쇼핑은 TV홈쇼핑을 통해 축적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차별화된 브랜드와 상품을 계속 찾아내고, 소비자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콘텐츠를 강화할 계획이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두산그룹은 올해 친환경 에너지와 디지털 전환 기술 혁신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해상풍력과 수소 드론, 수소 연료전지 발전, 협동로봇,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 발전용 연료전지, 건설현장 통합 관리 솔루션 등을 미래 먹거리로 선정하고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그린 뉴딜 분야의 한 축인 친환경 미래 에너지 해상풍력발전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추진하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2005년부터 풍력기술 개발에 매진해 순수 자체 기술과 실적을 보유한 국내 유일 해상풍력발전기 제조사로, 해상풍력단지 설계에서부터 제품 공급 및 설치, 시운전과 운영·유지보수까지 사업 전 영역을 수행할 수 있는 역량과 경험을 갖추고 있다. 특히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9월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 초도품 최종조립 행사를 가졌다. 2013년부터 국책과제에 참여해 개발해 온 것으로, 성능시험에 성공하면 한국은 미국, 독일, 일본, 이탈리아와 함께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 기술을 보유한 5개 국가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그동안 외산에 의지해 온 국내 천연가스 발전 시장의 구도를 바꿀 수 있는 성과다. 이로써 두산중공업은 풍력, 가스터빈, 소형모듈 원전, 연료전지 등 친환경 에너지 라인업을 모두 갖추게 됐다. 두산은 또 가정·건물·발전용 연료전지와 수소드론 등 친환경 고효율 수소 제품과 서비스 사업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연료전지는 수소와 산소의 전기화학반응을 통해 전기와 온수를 동시에 생산하는 고효율의 친환경 발전 시스템이다. 두산은 연료전지 기술을 바탕으로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DMI)을 설립하고 소형화된 모바일 연료전지를 개발해 왔으며, 2019년 배터리를 대체할 수 있는 드론용 수소연료전지팩과 이를 탑재한 수소드론을 출시했다. 수소드론은 기존 배터리 드론보다 주행 시간이 3∼4배 늘어난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지난해 3월 국토교통부로부터 항공운송면허를 발급받은 에어로케이, 에어프레미아, 플라이강원 등 신규 저비용항공사(LCC) 3곳이 비행기 한번 제대로 띄워보지 못하고 유동성 위기에 직면했다. 업계에서는 신규 자금 유치나 정부 지원이 없으면 회사를 접을지도 모른다는 말까지 나온다. 2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에어로케이는 최근 이사회를 열고 유동성 확보를 위해 2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인건비 등을 포함해 한 달에 수십억 원이 지출되고 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에 따른 운항증명(AOC) 미발급으로 운항을 하지 못해 유동성 위기에 몰렸기 때문이다. 에어프레미아도 AOC를 받지 못했을 뿐 아니라, 항공기 제작사 보잉의 공장 가동 자칠 등으로 주문한 B787-9 항공기도 들여오지 못하고 있다. 에어프레미아도 고정비만 수십억 원이 매달 나가고 있어 신규 자금이 필요하다. 정부는 지난해 면허를 발급하면서 2021년 3월까지 취항하는 조건을 내걸었다. 그러나 현재로선 항공기를 들여온다고 해도 코로나19로 인해 국제선 취항을 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플라이강원은 신규 LCC중 유일하게 항공기를 운항하고 있지만, 코로나로 인한 승객 감소와 수익성 악화로 직원의 3분의 2가 무급 휴직에 들어갔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언제 끝날지 몰라 항공업계에 신규 투자 유치가 잘 안되고 있다“며 ”내년 3월까지 취항해야 하는 조건을 연장해주는 등의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변종국기자 bjk@donga.com}

현대자동차그룹이 베이징 국제모터쇼에서 중국 고객 맞춤형 차량과 미래 기술이 집약된 고성능 차량 등을 대거 선보이며 중국 시장 재건에 나섰다. 27일 현대차는 26일 시작한 ‘2020 베이징 국제모터쇼’에서 중국형 아반떼와 신형 투싼을 중국 최초로 공개했다. 새롭게 공개한 7세대 아반떼는 중국 고객의 요구를 만족시키기 위해 내부 공간 활용성을 높이고 첨단 안전·편의 장치를 대거 적용했다. 신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투싼은 ‘감성을 더한 스포티함’이라는 현대차의 디자인 정체성을 적용한 완전변경 모델로, 중국 시장에서 5년 만에 새로 선보이는 4세대 모델이다. 내부 공간이 넓어졌고, 신규 파워트레인을 적용해 주행 성능과 연료소비효율이 대폭 개선됐다. 대형 SUV 팰리세이드의 중국 시장 진출도 알렸다. 현대차는 팰리세이드를 수입 판매 방식으로 중국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차량 선택과 시승, 결제를 할 수 있는 온라인 판매 서비스도 도입하기로 했다. 특히 현대차는 고성능 전기차 ‘RM20e’를 세계 최초로 공개하고, EV 콘셉트카 ‘프로페시’도 오프라인 최초로 일반 대중에게 선보였다. RM20e는 최대 출력 810ps(596kW), 최대 토크 97.9kg·m의 전용 모터가 탑재돼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3초 안에 도달할 수 있는 고성능 전기차다. 현대차의 미래 전동화 전략이 전기차와 수소연료전기차는 물론이고 고성능 전기차로까지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이 밖에도 현대차는 판매용 경주차 엘란트라(국내명 아반떼) N TCR를 세계 최초로 공개하면서 고성능 N모델인 △i20 N △코나 N △아반떼 N의 내년도 출시를 알렸다. 기아자동차도 중국 시장을 공략한 중장기 전략과 비전을 발표했다. 2025년까지 전동화 사업 체제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2030년에는 전동화 모델의 판매 비중을 30% 이상 향상시킬 계획이다. 기아차는 신형 카니발을 중국 시장에서 처음 공개했으며, 중국형 올 뉴 K5도 선보였다. 현대차그룹이 베이징 모터쇼에서 현지 맞춤형 차량과 세계 최초 모델 및 기술, 각종 전략을 선보인 건 중국 시장을 다잡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시장에서 현대차 판매량은 2016년 114만 대에서 매년 줄어 지난해엔 65만 대까지 떨어진 상태다. 중국인 입맛에 맞는 기술을 적용한 신차 출시가 긴요한 상황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중국 전용 기술 브랜드로 중국 고객들에게 스마트한 경험을 선사하고 전략 모델을 대거 선보여 중국 시장을 적극 공략하겠다”고 밝혔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