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이명박 정부가 ‘녹색뉴딜 사업’의 하나로 추진했던 ‘전국 자전거 도로 사업’의 타당성이 낮다는 감사 결과가 나왔다. 감사원은 이러한 내용을 포함한 ‘세출구조조정 및 주요 재정사업 추진실태’ 감사 보고서를 7일 발표했다. 이 사업은 안전행정부가 2010년부터 2019년까지 총사업비 1조205억 원(국비지원 50%)을 들여 전국을 일주하는 2175km의 자전거 도로망을 연결하는 프로젝트다. 감사원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사업 준비 단계부터 예산 편성을 위한 예비타당성조사를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 측은 “총액이 500억 원 이상이면서 국가 재정지원이 300억 원 이상인 사업은 예비타당성조사를 해야 하지만 조사 없이 사업이 추진됐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이 직접 타당성을 조사한 결과 사업 실효성도 낮았다. 올해 4월부터 6월까지 이미 구축된 14개 구간 중 10개 구간의 평균 교통량이 시간당 10대 이하로 이용률이 매우 낮았다. 또 자전거가 주로 단거리를 이동하는 생활형 교통수단임에도 잔여 노선의 57%가 ‘장거리 지역연계형’으로 편성돼 있었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

《 북한 평양 시내에 택시가 늘어나고 밤거리엔 불빛도 많아졌다고 최근 방북한 인사들이 전했다. 그러나 영·유아 등 취약계층의 소리 없는 굶주림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고 필수 영양소 결핍 문제도 좀처럼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동아일보는 이런 북녘의 ‘히든 헝거(Hidden Hunger·숨겨진 굶주림)’의 실태와 그것을 찾아 개선하려는 국내외 단체들의 노력, 그리고 근본 해법에 대한 고민 등을 3회 시리즈로 연재한다. 5월 30, 31일자의 ‘굶주리는 북녘’ 상하 시리즈의 2탄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 기획은 한국언론진흥재단이 후원한다. 》 “이 아이들이 몇 살로 보이나요?” 지난달 중순 태국의 수도 방콕에 위치한 유엔 세계식량계획(WFP) 아시아지역본부 사무실. 오시다리 겐로 아시아지역본부장은 자신의 휴대전화에 담겨 있는 몇 장의 북한 어린이 사진을 보여줬다. “예닐곱 살?”이라는 기자의 말에 오시다리 본부장은 고개를 저으며 “열 살”이라고 말했다. “열 살의 한국 아이들은 사진 속 아이들보다 키도 훨씬 크고 건강하지 않습니까?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지 못한 북한 어린이들은 몸과 마음뿐만 아니라 정신도 건강하기 어렵습니다. 이런 극명한 (남북의) 불균형을 해소하는 것이 WFP의 존재이유 중 하나입니다.” ‘대북 인도적 지원의 아시아 허브’라고 불리는 방콕에서 북한의 이런 히든 헝거를 찾아서 해소하려는 오시다리 본부장 같은 국제기구 관계자들을 적지 않게 만날 수 있다.○ 북한의 외형적 호전 속에 ‘감춰진 굶주림’ 5월 방북했던 오시다리 본부장은 “주민들이 과거보다 음식을 쉽게 구할 수 있게 된 듯 보였다”며 “홍수 태풍 같은 외부 충격이 올해는 줄어든 결과”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국제기준에 비춰 북한의 영양공급 상태는 여전히 크게 열악하다고 WFP 측은 설명했다. 올해 3월 발표된 ‘2012 북한 영양실태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5세 이하의 어린이 6만8000여 명은 급성영양실조를 겪고 있고 이 중 1만 명은 생명이 위급한 위험 수위에 놓여 있다. 지역별 편차도 커서 양강도나 자강도의 급성영양실조 비율은 평양(2.3%)의 3배에 육박하는 6% 수준이다.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의 크리스토퍼 드 보노 아시아담당 대변인도 “북한의 식량 상황이 다소 나아졌다고는 해도 외부의 충격이나 변수에 크게 취약하다”며 “국제기구의 지원이 조금만 줄어도 식량과 백신 공급의 지속성과 안정성이 흔들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WFP는 ‘긴급구호-회복-개발’의 3단계 중 북한에서 현재 2단계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연간 4000t 분량의 어린이용 영양 비스킷, 비타민과 미네랄을 보강한 식품, 슈퍼시리얼 등을 북한 내 7개 공장에서 직접 생산해 제공하는 방식으로 진행해 왔다. 북한 내에 20여 명의 직원이 상주하며 관련 업무를 챙기고 있다. 유니세프의 경우 급성영양실조 등 상태가 심각한 아동을 중심으로 ‘영양치료식’ 제공 같은 긴급구호에 집중하고 있다. 유니세프가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생산한 뒤 직접 북한으로 운송하는 이 치료식은 아이들이 먹기 편하게 걸쭉한 잼 형태로 만들어진 가공식품이다. 달짝지근한 땅콩버터 맛이 나는 이 치료식의 봉지포장 1개는 500kcal에 이른다.○ 북한 어린이의 숨겨진 빈곤=영양소 결핍 북한에서는 쌀밥이나 옥수수죽 등으로 탄수화물 섭취를 어느 정도 하는 어린이들의 경우에도 비타민과 미네랄, 철, 요오드 같은 미량원소 부족 문제에 직면해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실제 언론에 공개되는 북한 탁아소나 학교의 급식 장면에도 국과 밥만 덩그러니 놓여 있을 뿐 다른 반찬은 찾아보기 어렵다. 식품군의 종류가 극히 한정돼 있다 보니 성장에 필수적인 단백질은 물론이고 미량원소들도 만성 부족인 경우가 많다. 국제기구 관계자들은 이를 “히든 헝거 속의 히든 헝거”라고 부른다. 소외계층인 영·유아들이 식량 배급 등에서 소외되면서 성장에 필요한 영양소도 제대로 공급받지 못해 이중, 삼중의 굶주림을 겪는다는 설명이다. 유니세프 관계자는 “특히 생후 6∼59개월 아동들의 경우 비타민A를 보충하는 것이 생존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필수 영양소의 경우 어머니의 배 속에서부터 충분히 공급받아야 하기 때문에 임신부 지원에도 집중적으로 신경을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트리엔 구스 WFP 아시아지역 영양 어드바이저도 “초기의 발육 부진은 어린이들의 향후 성장에 되돌릴 수 없는 부정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북한에서 2세 미만의 영·유아 지원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유니세프는 조그만 개별 사탕봉지 크기로 포장된 복합미량 영양보충제 가루를 만들어 북한 어린이들에게 제공해 왔다. 크리스 히라바야시 유니세프 도쿄사무소장은 “소량만이라도 제때 제공하면 아이들의 뇌 발달과 면역력 증진, 균형 잡힌 신체 성장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의 지원 재개에도 불구하고 국제기구의 전반적인 대북지원 사업은 최근 후원금 감소 문제에 직면해 있다. 올해 2월 북한의 제3차 핵실험 이후 대북제재가 강화되면서 유럽을 비롯한 ‘큰손’ 후원국들의 지원 규모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WFP는 원료를 구매할 자금이 부족해 5월에 7개 영양 비스킷 공장 중 6개가 문을 닫기도 했다. 클라우디아 폰 로엘 WFP 공여국장은 “당시 60만 명의 아이들에게 비스킷 공급을 하지 못했다. 결국 지난달에 대출을 받아서 다시 공장을 돌리고 있다”고 전했다.방콕=손영일 기자·김철중 기자 scud2007@donga.com}
북한이 이틀 연속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노골적인 실명(實名) 비판을 쏟아냈다.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5일 담화에서 “박근혜와 그 일당이 이성적인 사고를 한다면 우리(북한)의 비판과 경고를 새겨듣고 분별 있게 처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평통은 4일 발표된 국방위원회의 박 대통령 비난 성명을 언급하며 “북남관계를 또다시 파국으로 몰아가는 괴뢰 패당에 대한 정당한 비판이고 현 사태를 바로잡기 위한 응당한 경고”라고 말했다. 정부가 4일 국방위 성명 발표 직후 “초보적인 예의도 없는 처사”라고 유감을 나타낸 것에 대해서도 조평통은 “괴뢰 패당은 ‘예의’니, ‘품격’이니 하는 말을 함부로 올리기 전에 저들(자신들)의 잘못된 행실부터 되새겨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평통은 이어 “(박 대통령은) 자기가 내뱉고 있는 소리들이 상대방을 어떻게 자극하고 그것이 어떤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쯤은 알기나 하고 재잘거려야 할 것”이라고 거듭 경고했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
군복무 중 사망했지만 사고 원인을 밝혀내지 못해 ‘진상 규명 불능’으로 처리된 사람도 순직을 인정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이에 따라 1998년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서 총상을 입고 사망한 김훈 중위(당시 25세·육사 52기)를 포함해 군내 의문사 사건들이 심사를 거쳐 순직으로 인정받을 수 있게 된다. 국민권익위원회는 국방부와의 사전 협의를 거쳐 이 같은 내용의 ‘군 사망자에 대한 조사 및 심사실태 개선방안’을 마련했다고 6일 밝혔다. 권익위는 군 수사 결과 ‘원인 불명’ 또는 ‘변사’로 판정되거나 법원 등 다른 국가기관을 통해 사망 원인이 바뀐 경우 공무 관련성을 검토해 순직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권고했다. 기존에는 사망 원인이 확인되지 않은 장병에 대해서는 기준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아 순직 처리나 재심사가 어려웠다. 또 군 사망자에 대한 재심사는 최초 심의를 맡았던 소속 육해공 3군 본부가 아닌 상급기관인 국방부에서 직접 맡도록 했다. 국방부는 장관 소속으로 ‘전공(戰功)사망재심사위원회’를 설치하고 위원 절반 이상을 외부 민간전문위원으로 위촉해야 한다. 권익위 관계자는 “이번 권고안을 통해 군에 대한 신뢰 회복과 사망자들에 대한 명예회복이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
◇국민권익위원회 △도시수자원민원과 장경수 △청렴조사평가과 정윤정 ◇CBS △선교TV본부장(상무) 최인 △선교제작국장 김종욱 △선교기획팀장(국장급) 나이영 △대전방송본부장 이희상 △선교TV본부 특임국장 김승동 △선교제작국 제작팀장 양승관 △〃 보도팀장 박성석 △보도국 경제부장 성기명 △〃 산업부장 이완복 △라디오송출제작부장 이상남 △부산방송본부 디지털기술국장 황춘식 △광주방송본부 편성팀장 한선미 △전북방송본부 디지털기술국장 정해룡 △청주방송본부 〃 지하구 △춘천방송본부 총무국장 겸 〃 박종인 △대전방송본부 〃 김정석 △울산방송본부 총무국장 한청희 △홍보팀장 장주희 △선교협력국장 윤기화 △전북방송본부장 정복수 △선교공헌팀장 김동욱 △선교사업팀장 강인석 △선교협력국 대외협력팀장 유승우 △선교제작국 편성운행팀장 신석현 △기술기획관리부장 임진택 △TV송출제작부장 이경범 △광주방송본부 디지털기술국장 정용선 △전북방송본부 총무국장 양경주 △대전방송본부 〃 전형기 △경남방송본부 보도제작국장 황명문 ◇세계일보 △기획조정실장 홍광표}
북한의 최고 권력기관인 국방위원회가 4일 박근혜 대통령을 ‘괴뢰대통령’이라고 지칭하고 실명을 거론하며 노골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이날 국방위원회 정책국 대변인은 성명에서 “변해야 할 것은 우리(북한)가 아니라 민주화의 길에서 탈선하여 유신의 길, 독재의 길에 들어서고 있는 박근혜의 정치 아닌 정치”라고 말했다. 이 성명은 특히 “박근혜는 괴뢰대통령 자리를 차지하기 바쁘게 우리의 존엄과 체제를 함부로 헐뜯으며 역겹게 돌아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민심을 외면하여 ‘불통’으로 배격당하고 민족화합에 역행하는 ‘고집’으로 배척당하며 동포애적인 선의를 무시하는 ‘냉혈’로 시대의 무차별적인 비난을 받고 있는 박근혜가 청와대 권좌를 지켜내고 있는 것을 의문스럽게 보고 있다”고도 했다. 국군의 날(10월 1일) 행사에 대해서도 “세계가 선망의 눈길로 바라본 경사스러운 우리의 전승절(7월 27일 정전기념일의 북한식 표현) 대정치축전까지 그대로 흉내 낸 것”이라고 비꼬았다. 이에 대해 정부는 통일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 “북한이 우리 국가원수에 대해 차마 입에 담기 어려운 말로 실명으로 비난한 데 대해 매우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이 우리와 국제사회의 정당한 요구를 외면하고 위협적 언행을 계속할수록 오히려 자신의 고립만을 심화시킨다는 것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
“동포사회에서 1세대와 1.5세대 또는 2세대 사이의 의식 격차가 상당합니다. (해당 국가의 언어로) 의사소통이 원활한 2세대는 좀 더 적극적으로 지역 사회에 진출해야 합니다.”(박지관 뉴질랜드 빅토리아 웰링턴대 정보경영학과장) 4일 서울 광진구 광장동 쉐라톤그랜드워커힐 호텔에서 미래를 이끌어 나갈 한인 교포 차세대 리더 100명이 ‘한인들의 소통과 네트워크 구축’이란 주제의 포럼에 참석했다. 이날 행사는 재외동포재단이 2∼4일 주최한 ‘2013 세계한인차세대대회’의 하나로 열렸다. 발표자로 나선 박 학과장은 “이민 1세대는 한국에서 사는 사람들보다 더 보수적이고 닫혀 있는 사람이 많다”며 “언어 장벽으로 의사소통이 어려웠던 1세대를 대신해 2세대가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포럼에서는 “1세대는 이민 초기 상대적으로 낮은 지위에 머무르며 먹고사는 데 급급했지만 현지에서 태어난 2세대 이후 교포들은 ‘나는 누구인가’를 고민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얘기가 많이 나왔다. 교포사회의 고민이 ‘생존’에서 ‘정체성’으로 옮겨갔다는 설명이다. 러시아은행에서 수석정보보안관리자로 일하는 전막심 씨는 “지금 현지에서 누리는 경제적 여유가 부모 또는 조부모 세대의 노력 덕인 것에 감사하고, 우리의 뿌리가 ‘한국’이라는 점을 잊지 않으려는 다양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

홍사덕 전 의원(사진)이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대표상임의장으로 선출될 것으로 1일 알려졌다. 민화협은 보수와 진보를 아우르는 국내 최대 규모의 통일 관련 단체로 2일 이사회를 열어 대표상임의장을 선출한다. 올해 3월 유임된 김덕룡 현 대표상임의장은 지난해 대선 때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를 지지해 눈길을 끈 바 있다. 친박(친박근혜)계인 홍 전 의원은 6선 의원으로 국회 부의장을 지낸 바 있다.김철중 기자 tnf@donga.com}
“1953년 정전협정과 한미동맹이 맺어진 뒤로 남한은 한미동맹을 지키고자 했고, 북한은 이를 무너뜨리려 했다. 그건 ‘전쟁’과 다름없었고 우리는 여기서 승리했다.” 김재창 한미안보연구회장은 30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한미동맹 60주년을 기념해 열린 ‘한반도 분단 극복과 한미동맹의 미래’ 세미나에서 이같이 말했다. 김 회장은 이날 개회사에서 “한미동맹은 당초 북한을 공격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양국이 연합해 북한으로부터 한반도를 방어하겠다는 것이었고, 지난 60년간 위대한 성과를 가져왔다”고 평가했다. 이날 세미나는 한미안보연구회와 한국여성언론인연합회(회장 신동식)가 공동 주최하고 국가보훈처가 후원했다.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은 축사에서 “앞으로 한반도가 어떻게 통일되느냐가 미래 한국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며 정전협정과 한미동맹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발표자로 나선 이상현 세종연구소 안보전략연구실장은 “철저히 국익에 의해 정책이 결정되는 냉철한 국제정치에서 60년간 동맹관계를 유지하는 일은 흔치 않다”면서 “한미동맹은 한반도 안정과 경제 번영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현재 한미동맹이 직면한 최대 과제는 변화하는 미중관계 속에서 우리의 전략적 태도를 결정하는 것으로 앞으로 한미동맹이 상호이익의 기반 위에서 동등한 파트너십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김철중 기자 tnf@donga.com}

“아프리카 등 오지에서 일하며 체득한 노하우를 그냥 썩히면 국가적인 손해죠. 전직 외교관들이 힘을 합쳐 수혜국에 진정 필요한 공적개발원조(ODA)가 되도록 ‘맞춤형’ 컨설팅을 해나갈 겁니다.” 이병국 국제개발전략센터(KGDC·사진) 이사장은 최근 서울 서초구 방배동 외교협회 본관에서 기자를 만나 이 같은 포부를 밝혔다. KGDC는 외교협회 산하에 만들어진 비영리 재단법인. 정부가 추진하는 공적개발원조, 공공외교, 국제협력 사업의 컨설팅과 연구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전직 대사들이 뜻을 모아 지난해 12월 설립했다. 이 이사장은 “우리나라 ODA 사업은 수혜국뿐만 아니라 해외원조 역사가 긴 선진국에서도 주목받고 있지만 정작 국내에서 이를 평가하거나 컨설팅해주는 민간 전문가가 극히 부족하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센터가 전직 외교관들의 풍부한 경험을 다시 외교현장에 끌어들이는 ‘사랑방’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KGDC의 상근직원은 5명에 불과하지만 전직 대사 등을 연구위원으로 활용하는 만큼 결코 다른 기관에 뒤지지 않는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 현재까지 정진호 전 페루대사, 유종현 전 세네갈대사 등 34명이 자발적으로 KGDC의 ‘재능나눔’에 참여했다. 이들은 아시아, 아프리카, 중동·중남미연구실에 소속돼 해당 지역과 관련된 사업이 나올 경우 사업제안서 작성부터 관련 연구까지 직접 담당한다. 7월부터 수행 중인 ‘필리핀 부수앙가 공항개발사업 평가’는 이두호 전 필리핀 주재 재무관이 책임자를 맡고 있다. KGDC는 올해 한국국제협력단(KOICA) 등이 실시한 사업 공개입찰에서 4개의 연구사업 프로젝트를 따냈다. 이 이사장은 “기존에는 주요 대학 연구소나 산학협력기관 등에서 KOICA 사업 대다수를 수행한 것을 감안하면 KGDC의 괄목할 만한 성과”라며 “앞으로 상근연구원과 지원인력이 더 늘어나고 연구성과가 쌓이면 더 큰 사업도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이사장도 케냐 총영사, 수단대사 등을 지낸 아프리카 전문가다. 아프리카에서 직접 생활하며 느낀 점과 현지에서 쌓은 인맥은 외교관이 아니면 갖기 힘든 강점이다. 그는 “한국의 ODA 규모는 현재 2조 원에서 2015년 3조 원까지 확대되는 만큼 앞으로 수혜국이 원하는 ‘맞춤형 원조’가 더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KGDC는 ODA뿐만 아니라 각종 국제협력사업에서 한국 정부-수혜국 정부-민간 영역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김철중 기자 tnf@donga.com}

“여전히 47만 명의 북한 영유아들은 심각한 발육부진을 겪습니다. 당장 이 아이들을 돕지 않으면 (통일이 된다 해도) 미래에 더 큰 비용을 지불해야 할 겁니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의 디르크 슈테겐 북한사무소장(사진)은 25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WFP 제로 헝거 리더스(Zero Hunger Leaders)’ 창립식에 참석한 뒤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행사는 국회 한국아동인구환경의원연맹(CPE) 소속 여야 의원들이 WFP 활동을 지지하기 위해 마련됐다. 슈테겐 소장은 올해 2월 북한사무소장에 임명된 뒤 처음 한국을 찾았다. 그는 “5세 이하의 북한 어린이 47만6000명이 발육부진을 겪고, 6만8000명은 급성 영양부족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북한은 WFP가 활동하는 캄보디아 미얀마 등 다른 나라에 비해 자연재해와 같은 외부요인에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슈테겐 소장은 “북한은 통제 사회라 홍수가 나도 이사를 갈 수도 없고, 식량을 더 얻고 싶어도 다른 활동을 할 수 없다”며 “가족 전체가 굶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아이들의 피해가 더 크다”고 설명했다. 그는 “영양 불균형으로 인한 ‘숨은 기아(Hidden Hunger)’도 큰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에서는 식량을 구해도 탄수화물인 쌀이나 강냉이로 한정돼 있다”며 “영유아의 경우 정상적인 뇌 발달 등에 필요한 단백질, 미네랄, 비타민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WFP는 쌀과 밀가루 같은 식량을 지원하는 대신 다양한 영양소를 포함하도록 자체 개발한 비스킷과 슈퍼시리얼을 만들어 유치원과 학교에 공급하고 있다. 하지만 2월 북한의 3차 핵실험 이후 국제사회의 기부금이 줄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슈테겐 소장은 “5월부터 재료 부족으로 북한에 있는 7개 비스킷 제조 공장 중 6개가 문을 닫아야 했다”며 “본부에서 긴급운영자금을 융통해 9월부터 다시 운영하고 있지만 여전히 지원이 시급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대북 식량 지원에 대한 국제사회와 한국의 적극적 참여를 호소했다. 그는 “특히 영유아 등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이 절실하다. 영유아가 제대로 먹고 자라지 못하면 대규모 식량 지원이 필요한 비극적 상황이 올 수 있다”고 말했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
적군의 첨단 레이더가 ‘창’이라면 레이더에 들키지 않는 스텔스 성능은 흔히 ‘방패’로 비유된다. 스텔스 전투기는 적진 깊숙이 들어가 목표물을 타격하거나 적 전투기를 먼저 발견해 격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스텔스 성능은 현대 공군기의 핵심기술로 꼽힌다. 당초 제3차 FX사업이 추진된 배경은 2010년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사건을 겪으면서 스텔스 전투기를 도입해 북한의 도발을 억지하기 위해서였다. 북한이 도발할 경우 북한의 레이더에 포착되지 않는 스텔스기를 출동시켜 보복 응징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텔스 성능 기준을 너무 엄격히 적용할 경우 록히드마틴의 F-35A만 합격권에 들게 돼 사실상 단독 입찰이 되는 문제점이 발생했다. 이 때문에 방위사업청은 사업 추진 과정에서 스텔스 기준을 대폭 낮춰 경쟁 입찰이 가능하게 만들었다. 그 틈새를 가격조건을 앞세운 보잉의 F-15SE가 파고든 셈이었다. F-15SE는 1960년대 개발된 기체를 기본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스텔스 성능에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 동체 전면에 스텔스 도료를 칠하고 무기를 기체 내부에 탑재할 수 있도록 내부 무장창을 설치해 스텔스 성능을 추가했지만 경쟁 기종에 비해 여전히 스텔스 성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국이 스텔스 성능 축소 논란에 휩싸여 사업 추진이 지지부진한 사이 주변국들은 스텔스 전투기 도입에 박차를 가했다. 일본은 한국 정부의 FX사업 후보 기종 중 스텔스 기능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은 F-35A를 이미 계약했다. 중국과 러시아도 스텔스 전투기인 젠-20과 T-50을 각각 독자 개발하고 있다.김철중·손영일 기자 tnf@donga.com}

한국이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선진국 순위에서 28위를 차지했다. 한반도선진화재단은 올해 ‘국가선진화지수’를 분석한 결과 한국이 2010년보다 3계단 상승한 28위를 기록했다고 24일 밝혔다. 이 지수는 한선재단이 2008년 처음 개발한 것으로 정치 경제 사회 분야를 포함한 총 5가지 요소를 분석해 해당 국가의 선진화 수준을 보여주는 지표다. 조사 대상은 2010년 이전 경제개발협력기구(OECD)에 가입했던 30개국과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의 국가경쟁력보고서 등에서 높은 순위를 차지한 개발도상국 10개국 등 총 40개국이다. 올해 한국은 2010년 31위에서 3계단 올랐고 최초 조사가 이뤄진 2008년 33위에 비해 5계단 상승했다. 다만 여전히 홍콩(15위) 싱가포르(22위) 대만(27위)보다 뒤처진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 항목별로 문화가 10계단, 경제가 2계단 상승하며 전체 순위 상승을 이끈 반면 사회 분야는 3계단 하락했다. 한선재단은 국가선진화지수 발표와 함께 20대 청년 1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선진화 인식조사’ 설문 결과도 발표했다. 응답자들은 ‘선진화 하면 무엇이 떠오릅니까’라는 질문에 ‘과학기술’(38%)을 가장 많이 꼽았고 ‘경제’(18%) ‘복지’(12%) ‘의식수준 개선’(11%)이 뒤를 이었다. ‘정치’라고 대답한 응답자는 4%에 그쳤다. 한선재단은 25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2013년 국가선진화지수 발표 및 창립 10주년 기념 심포지엄’을 열고 이번 조사 내용을 공개할 예정이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

외교부는 박동원 주파라과이대사(사진)가 13일 파라과이 정부로부터 양국 관계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대십자훈장’을 받았다고 23일 밝혔다. 이 훈장은 파라과이 국가 발전에 공헌한 사람에게 주는 최고 훈장이다. 박 대사는 2010년 8월에 부임해 2012년 한-파라과이 수교 50주년 기념행사 개최, KOTRA 파라과이 무역관 재개설 등에 기여했다.}
‘우리 민족끼리’를 강조하는 북한이 민족의 명절 추석 직후 이산가족의 부푼 마음에 못을 박았다. 북한이 25일로 예정됐던 이산가족 상봉을 불과 나흘 앞둔 21일 행사를 연기한다고 일방적으로 밝힌 것이다. 상봉 예정자들은 좌절했고, 개성공단의 재가동으로 고무됐던 남북 대화 모드에도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이날 대변인 성명을 통해 “흩어진 가족, 친척 상봉 행사를 대화와 협상이 진행될 수 있는 정상적인 분위기가 마련될 때까지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조평통은 이어 “우리를 모략중상하고 대결의 수단으로 삼고 있는 ‘금강산관광 재개를 위한 회담’도 미룬다는 것을 선포한다”고 덧붙였다. 추후 이산가족 상봉과 금강산 관련 회담의 날짜는 명시하지 않았다. 북한은 성명에서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 구속 수사 등을 언급하며 ‘남조선 보수패당의 무분별하고 악랄한 대결 소동’을 상봉 연기 이유 중 하나로 내세웠다. 그러나 북한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많다. 북한이 지지부진한 금강산관광과 6자회담 재개 등의 현안을 타개하기 위한 카드로 이산가족 상봉을 연기했다는 게 정부 안팎의 대체적 시각이다. 정영태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최근 남북관계를 개선했음에도 경제적 실익이 없다고 판단하고, 인도주의 사안인 이산가족 상봉을 협상 카드로 쓰는 과거 행태를 다시 보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부는 이날 오후 통일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 “북측이 민족의 가장 큰 아픔을 치유하는 일이자, 인도적 차원에서 준비해 온 이산가족 상봉을 불과 4일 앞두고 일방적으로 연기한 것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의도 대변인은 이어 “며칠 후면 헤어졌던 가족을 만난다는 기대감에 부풀어 있던 200여 이산가족의 설렘과 소망을 하루아침에 무너뜨린 것이며 모든 이산가족과 우리 국민의 가슴에 대못을 박는 반인륜적 행위”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김 대변인은 북측이 이석기 사건을 언급한 것에 대해서도 “우리의 헌법을 무시한 반국가적 행위에 대해 적법한 절차에 따라 조사가 이뤄지고 있는 사건마저 남북 관계와 연결시키는 북측의 저의가 궁금하다”고 말했다. ▼ 이산가족 볼모로 금강산관광-6자 재개 압박 ▼김 대변인은 “통일애국인사에 대한 탄압을 좌시하지 않겠다는데, 소위 애국인사를 남한에 두고 지령을 주면서 조종한다는 뜻인지 묻지 않을 수가 없다”며 “우리 정부와 국민은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수호하기 위해 단호히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통일부는 이날 장관 주재로 긴급회의를 열고 향후 대책을 논의했다. 통일부는 20일 금강산에 도착한 우리 측 사전선발대 13명과 기존 지원인력 62명을 22일 오후 2시에 귀환시킬 예정이다. ○ 이산가족 때려 금강산 얻으려는 성동격서? 이날 북한은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의 구속 수사와 관련해 “남한의 보수패당이 우리와 끝까지 대결하겠다는 심보”라고 비난했다. 이어 “이런 살벌한 분위기 속에서 정상적인 대화와 북남 관계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며 상봉 연기를 감행한 이유 중 하나로 꼽았다. 하지만 북한은 이석기 사건이 터진 이후에도 개성공단 재가동이나 이산가족 상봉 준비 과정에서 이 사안을 특별히 문제 삼지 않아 왔다. 북한이 주장한 남쪽의 전쟁 도발 책동 역시 결정적인 이유로 보기 어렵다. 올해 8월 치러진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한미 연합 군사연습 기간에 북한은 예년과 달리 대남 비방을 자제했고 훈련 기간에도 남북은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한 논의를 했다. 따라서 북한이 이산가족 상봉을 연기한 결정적 이유는 이산가족 상봉과 금강산관광을 연계하는 과정에서 협상력을 극대화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설득력이 높다. 북한은 이날 조평통 성명에서 “민족 공동의 사업인 금강산관광에 대해서는 ‘돈줄’이니 뭐니 중상모략한다”며 지지부진한 금강산관광 회담 문제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실제 정부는 북한이 숙소를 문제 삼을 때부터 이를 빌미 삼아 막판에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무산될 개연성을 염두에 두고 조심스럽고 신중하게 이 사안에 접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당초 금강산호텔과 외금강호텔을 이산가족 상봉단 숙소로 사용하자고 요구했지만 북측은 ‘사전 예약’을 이유로 이를 거부했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몽니를 부릴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북한을 자극하지 않는 방향으로 최대한 인내심을 갖고 구슬려 왔는데 결국 가장 우려했던 상황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북-미 관계 개선 등 노린 다목적 카드 최근 북한이 남북관계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섰지만 이를 발판으로 기대했던 국제 관계 개선이 북한의 의도대로 풀리지 않은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18일 중국에서 열린 ‘6자회담 당사국들 간 1.5트랙 대화’에 김계관, 이용호, 최선희 등 북핵 라인을 총출동시키는 등 6자회담 개선에 적극적인 의지를 나타냈다. 하지만 미국 정부는 물론이고 우리 정부도 ‘북한이 비핵화와 관련해 성의 있는 사전 조치를 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며 북한의 기대를 꺾었다. 정부는 일단 북한의 의도에 휩쓸리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17일 통일부 대변인에 임명된 뒤 첫 대북성명을 발표한 김 대변인은 매우 강경한 어조로 북한을 압박했다. 그는 “모처럼의 대화 분위기를 다시 대결 상태로 몰아가는 행위이며 이를 통해 북측이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북측이 단호하고 강력한 대응 조치를 운운한 것은 또 다른 무력 도발을 하겠다는 것인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으며 그런 행위는 우리의 단호한 응징과 국제적 제재만을 강화시킬 뿐”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이산가족들의 아픔과 실망은 이해하지만 시간에 쫓겨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구축을 위한 기존 원칙을 훼손하지는 않겠다는 정부의 의지로 풀이된다.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무산되거나 연기되더라도 당장 한반도 정세가 급속히 경색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다. 한 북한 전문가는 “북한이 일단 ‘무산’이 아닌 ‘연기’라는 표현을 썼다는 것에 주목할 만하다”면서 “정부가 남북관계 개선이라는 큰 틀에서 북한에 대화를 제의할 경우 북한도 대외 관계를 살피며 밀고 당기기를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김철중·이정은 기자 tnf@donga.com}

북한은 이산가족 상봉을 일방적으로 연기하면서 ‘통일애국인사들에 대한 온갖 탄압’도 그 이유 중 하나로 내세웠다.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통일애국인사’라고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이번 내란음모 사건을 ‘모든 진보민주인사들을 용공 종북으로 몰아 탄압하는 마녀사냥극’이라고 규정했다. 북한이 남한 내 공안사건을 남북관계에서 대남 압박카드로 내세운 경우는 극히 드물다고 정부 관계자들은 말했다.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은 “이석기 사건에 대한 북한의 태도가 바뀐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이 사건과 북한의 연계를 인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뒤늦게 남한 내 자기네 편을 은근히 격려하고 고무하려는 목적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 사건에 대한 북한의 그동안 태도는 ‘연관성 부인’에 초점이 있었다. 이달 6일 북한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가 보인 첫 반응은 “괴뢰보수패당이 이 사건을 우리와 억지로 결부시켜 보려고 하는 것은 우리의 대화 평화 노력과 북남관계 개선에 참을 수 없는 모독이며 용납 못할 도발”이라는 주장이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의 태도 변화에 대해 “남한 내 북한을 지지하는 세력이 최대 위기에 봉착했으니 북한으로서도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넘어가기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익명을 요구한 정부 관계자도 “북한이 남한 내에서 활동하는 진보단체, 반미 반보수 단체들을 통일애국단체라고 하면서 지원 사격해 온 것은 맞다”며 “이석기 사건은 이들에 대한 탄압의 일환이며 결국 그런 정부의 태도는 반통일적이라고 몰고 가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통일부가 이날 대변인 성명에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수호하기 위해 단호히 대처할 것”이라는 표현을 포함시킨 이유도 북한의 저의를 읽었기 때문이라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과거 공안사건이 일어났을 때 북한은 ‘우리와 관계없다’며 무조건 꼬리 자르기에 나서는 게 일반적이었다”며 “그러나 이번에는 마냥 꼬리 자르기를 하다가는 추종세력들의 지지기반을 잃을 수 있다는 의식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북한은 2011년 왕재산 간첩단 사건 때도 “국가정보원과 검찰이 사건을 조작해 남조선 각계의 통일애국인사들에 대한 일대 탄압소동을 일으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진보세력들의 활동을 ‘친북’으로 몰아 말살해 보수 세력의 재집권을 실현해보려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당시 북한은 왕재산 사건을 비난했지만 이번처럼 대남 협상카드나 압박카드로 활용하지는 않았다고 정부의 다른 관계자가 전했다.이정은·김철중 기자 lightee@donga.com}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외교관, 해외상사 주재원 등에게 “동반 자녀 중 1명만 현지에 남겨두고 전원 북한으로 귀국시켜라”라는 지시를 4월에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이들 해외파견자가 가족과 함께 해외 현지에서 도주하거나 행방불명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자녀들을 볼모로 잡아두기 위한 것으로 전해졌다. 21일 정통한 대북소식통들에 따르면 북한 외무성은 김정은의 이런 지시에 따라 5월 초 전 해외공관과 무역대표부에 “2자녀 이상을 동반한 경우 1명만 현지에 남기고 7∼9월 중 예외 없이 전원 소환하라”고 통보했다. 특히 북한 해외공관이나 대표부가 설치되지 않은 도시에 거주하는 해외주재원의 경우는 감시가 불가능하다는 이유로 자녀 모두를 소환하도록 명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외교관과 상사 주재원 등은 “김정은이 큰 실수를 한 것”이라면서 노골적인 불만을 나타내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환자녀를 둔 북한 대사관 직원들은 “부모와 자식을 갈라놓는 것이 정말 김정은의 방침인가. 자녀가 귀국하는 날 눈물바다가 펼쳐질 것이 뻔하다. 이런 조치를 취하도록 만든 놈은 나쁜 놈들”이라고 토로한다고 복수의 대북소식통이 전했다. 북한 무역회사의 한 간부는 “뇌물을 주면서 애들 2명을 겨우 데리고 나왔는데 무조건 소환하면 어떻게 하란 말인가”라며 하소연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소식통은 “소환대상 자녀들 간에 서로 잔류하기 위해 다투는가 하면, 부모들은 북한으로 보내야 할 자녀 선택을 놓고 고심하는 등 가정불화도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일부 외교관이나 주재원들은 자녀를 해외에 잔류시키기 위해 힘 있는 기관에 뇌물을 주는 등 각종 편법과 불법 행위가 난무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2007년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해외파견원의 4세 이상 자녀 전원 소환’을 지시했으나, 해당자들의 반발과 내부 혼란 등의 부작용 때문에 지시를 번복한 적이 있다. 이와 관련해 일본 산케이신문도 20일 북한 당국이 외교관 등 외국에 체류하는 근무자의 일부 자녀를 귀국시키라고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또 “부모를 동반하지 않고 자녀만 유학하는 경우를 포함해 귀국 대상자는 약 3000명이 넘고 비공식적으로 외화벌이에 종사하는 인물이나 공작기관 관계자도 많아 실제 수는 더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문은 “중국에 유학 중인 평양 경찰(인민보안원) 간부의 딸(19)이 올해 5월 한국으로 탈북한 사실이 드러났다”며 “북한은 이후 외국 체류자의 가족 일부를 ‘인질’로 북한에 남겨 왔다”고 설명했다. 김철중 기자·도쿄=배극인 특파원 tnf@donga.com}

“고향 방문요? 이미 충남 금산에 계신 부모님께 죄송하다고 했습니다. 우리는 매년 돌아오는 명절 한 번 거르는 것도 서운한데 60여 년을 기다려온 이산가족들의 심정은 오죽할까요.” 16일 서울 중구 남산동 대한적십자사 본사에서 만난 허정구 남북교류팀장은 “박근혜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로 이산가족 상봉을 제안한 뒤 평소 50일 이상 걸리던 상봉 준비를 한 달여 만에 진행하느라 주말도 반납한 채 강행군을 계속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남북은 이날 이산가족 상봉의 최종 명단을 교환했다. 적십자사는 하루 종일 쉴 새 없이 울려대는 전화벨과 통화하는 직원들의 목소리가 뒤섞여 북새통을 이뤘다. 직원들이 북측에서 의뢰한 재남(在南) 가족 중 상봉 참석 인원을 확정하는 절차를 밟는 동안 각종 문의 전화가 쇄도했기 때문이다. 허 팀장은 “추석 당일만이라도 팀원들을 쉬게 해주고 싶지만 5명 정도의 직원이 일일이 전화를 돌려 절차를 안내하고 참석자를 확인하려면 빠듯할 것 같다”고 말했다. 비록 몸은 힘들지만 3년 만에 재개된 상봉 행사는 적십자사 직원들에게 이산가족 못지않게 반가운 일이다. 이산가족 업무를 담당하는 남북교류팀은 적십자 내에서 인기가 높은 부서다. 허 팀장은 “적십자사가 전 세계에서 다양한 인도주의적 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이산가족을 돕는 일은 유일하게 한반도에서만 할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인 만큼 자부심이 크다”고 말했다. 이번에 처음 상봉 준비에 참여한 송제원 담당은 명단 교환을 위해 직접 판문점을 다녀오기도 했다. 송 담당은 상봉 대상자 중 김세린 할아버지에 대해 애틋한 감정을 나타냈다. “전화로 상담을 드렸는데 우편접수는 못 믿겠다고 본사까지 직접 오셨죠. 할아버지께서 ‘부모님은 돌아가셨겠지만 친척들 만나서 묘소에 대신 안부라도 전하고 싶다’고 하시는데 가슴이 뭉클하더군요. 북측에서 보내온 명단을 받아들자마자 김 할아버지 이름을 찾아보고 아이처럼 기뻐했어요.” 이산가족을 직접 응대하는 고충도 적지 않다. 직원들은 최종 상봉 명단에서 탈락한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죄송하다’는 말을 전할 때면 미안함을 넘어 죄책감마저 든다고 했다. 송 담당은 “탈락한 어르신이 화부터 내시고 막무가내로 떼를 쓰니 처음에는 화가 났다. 하지만 애원하다가 체념하고 가시는 뒷모습을 보고 화장실에서 몰래 눈물을 삼킨 적이 많다”고 말했다. 이 팀의 오상은 담당은 지난달 말 본사 민원실을 찾은 조장금 할머니가 1차 상봉 명단에서 탈락했다는 소식을 듣고 주저앉아 오열할 때 할머니 곁을 끝까지 지켰다. 오 담당은 “어르신들의 애끊는 한탄을 끝까지 들어드리는 것도 우리가 해야 할 일 중의 하나”라고 말했다. 그는 “요즘은 자식들과 떨어져 혼자 사시는 어르신들이 많다 보니 남북교류팀은 이산가족들이 슬픔을 하소연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곳”이라고 말했다. 2004년부터 이산가족 행사 준비를 맡아온 허 팀장은 해를 거듭할수록 더 많은 인원이 만나지 못하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 커진다고 털어놨다. “매년 찾아오시던 어르신이 문득 안 보이실 때 가슴이 철렁 내려앉죠. ‘설마’하는 마음에 알아보면 역시나 세상을 떠나신 경우가 많거든요. 심지어 북쪽에서 찾는다는 연락이 왔는데 불과 몇 달 전에 돌아가신 경우도 있었죠. 당장 남북통일은 어렵더라도 상봉 행사만이라도 정례화됐으면 하는 마음 간절합니다.”김철중 기자 tnf@donga.com}

개성공단이 16일 재가동됐다. 북한의 일방적 출입제한 조치 때문에 개성공단 사태가 발생한 지 166일 만이고, 북측 근로자의 전면 철수로 공단 기계가 멈춰선 지 160일 만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오전에 공장 점검을 마치고 오후부터 전체 123개 개성공단 입주기업 중 90개 업체가 시운전 및 재가동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당초 예상됐던 50∼60%보다 많은 약 73%의 입주기업이 공장 가동에 나서 공단 정상화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전력은 지난 주말 전력공급량을 2만 kW에서 10만 kW로 확대하는 등 기반시설 정비를 마쳤다. 이날 오전 8시경 경의선 남북출입사무소(CIQ)를 통해 남측 입주기업 관계자 739명이 방북했다. 자재를 싣고 간 운전사 등 당일 귀환한 사람을 제외하고 459명이 개성공단에 남았다. 남북 합의에 따라 그동안 하루 4회로 제한됐던 개성공단 출입도 이날부터 21회로 크게 늘었다. 남측 인력뿐 아니라 북한 근로자들도 업무에 투입됐다. 개성공단관리위원회는 16일 북한 근로자 약 3만2000명이 출근했다고 잠정 집계했다. 공단 가동 중단 사태가 발생하기 전에 근무하던 5만3000명의 60% 수준이다. 북한 근로자들은 남측 입주기업의 요청에 따라 업무에 투입된 것이라고 정부 당국자는 설명했다. 이날 개성공단을 다녀온 섬유업체 서도산업의 한재권 대표는 “가동 중단 이전에 일했던 북측 근로자의 95%인 130명이 출근해 손수건과 스카프 생산라인 가동을 시작했다”며 “곧 완제품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설비 수리를 마무리하지 못한 일부 업체는 북한 근로자들과 함께 막바지 보수 작업에 나서기도 했다. 섬유업체 화인레나운의 박윤규 대표는 “공장 보일러와 미싱 등의 수리가 덜 끝나 북측 근로자 100명과 함께 설비를 수리했다”고 말했다. 한편 남북은 이날 오전 10시 ‘개성공단 남북공동위원회’ 제3차 회의를 열어 전자출입체계(RFID) 구축 방안과 일정, 출입체류 부속합의서 등 아직 합의에 이르지 못한 쟁점에 대해 논의했다. 양측은 공동위 사무처 개소를 위한 실무협의를 24일에 열고, 31일에는 개성공단에서 공동 투자설명회를 개최하기로 합의했다.김철중·김호경 기자 tnf@donga.com}

1950년 6·25전쟁이 터진 직후 황해북도 개성시에 살던 22세의 청년 박태복 씨는 북한군에 강제로 징집됐다. 수용소로 끌려가던 날 어머니는 급히 싼 도시락과 함께 당시 돈으로 1000원을 박 씨의 손에 몰래 쥐여주었다. “살아서 다시 만나자”던 어머니의 모습이 선명하게 머릿속에 남았다. 북한군에서 포탄 나르는 일을 하던 박 씨는 강화도까지 내려왔을 때 “이대로는 도저히 못 살겠다”며 탈출해 남한의 군인으로 전향했다. 이후 천신만고 끝에 북한에서 내려온 막내 남동생에게서 “어머니와 누이동생들이 강화도까지 왔다가 형이 북한으로 끌려간 줄 알고 다시 북쪽으로 가셨다”는 말을 들었다. 이후 63년. 85세 할아버지가 된 박 씨는 25일부터 금강산에서 열리는 이산가족 상봉단의 최종 명단에 포함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어머니는 돌아가셨지만 여동생 4명 중 2명은 살아 있고, 이 중 1명이 상봉 행사에 나오기로 했다는 연락이었다. 박 씨는 16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정말 감개가 무량하다”며 “어머니 묘소를 썼는지가 제일 궁금한데 ‘동생분’을 만나면 울음부터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세월의 더께 속에 멀어진 관계가 어색했는지 그는 동생들을 ‘그분들’이라고 불렀다.○ 이산가족 상봉 대상자 최종 확정 남북한의 적십자사는 16일 판문점 연락관 채널을 통해 추석을 계기로 열리는 제19차 이산가족 상봉 대상자의 최종 명단을 교환했다. 남측 상봉단이 96명, 북측 상봉단이 100명으로 정해졌다. 통일부 당국자는 “1차 명단 교환 시 이산가족 상봉이 가능한 남쪽 인원이 167명이었는데 북측 가족과 관계가 소원하거나 건강상 이유 등으로 상봉에 응하지 않겠다는 후보자들이 있었다”며 “안타깝지만 96명으로 최종 정리됐다”고 설명했다. 96명 중에서도 추가로 상봉행사를 포기하겠다는 사람들이 나오고 있어 최종 상봉단 규모는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남측 방문단은 25일부터 27일까지 재북(在北) 가족을, 북측 방문단 100명은 28∼30일 재남(在南) 가족을 금강산에서 만나게 된다. 남측 최고령자는 김성윤 할머니(95)로 북측의 동생 김석려 씨(80·여)를, 북측 최고령자인 권응렬 할아버지(87)는 남측의 동생 권경옥 씨(83·여), 권동렬 씨(72)와 상봉할 예정이다. 김 할머니의 아들 고정삼 씨는 “어머니가 아주 기뻐하신다. 건강 상태도 좋으시다”고 말했다.○ “수십 년을 기다려서 이제야…” 이산가족 상봉 대상자들은 오랫동안 헤어졌던 가족들을 만난다는 설렘 속에 선물 구입 등 재회를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1·4 후퇴 당시 월남하면서 이산가족이 된 박춘재 할아버지(72)는 만나고자 했던 동생은 이미 사망했고 그의 아들 2명이 있다는 소식을 통보받았다. 박 할아버지는 “조카들에게 화장품을 사다줄까 생각 중”이라며 “선물을 줘도 (북한 당국에) 바로 빼앗긴다는 소문도 있지만 그래도 사가지고 가야지”라고 말했다. 2000년부터 상봉 신청을 했다는 그는 “조금만 일찍 행사가 열렸어도 동생을 만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며 아쉬워했다. 북한의 동생들을 만난다는 허경옥 할머니(85)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뭘 선물로 갖고 가야 할지 모르겠다”며 “달러를 가지고 가도 되느냐”고 되물었다. 김 할머니는 “1·4 후퇴 때 우리 영감이 먼저 북한에서 나오고 나는 이듬해에 아들 하나를 업고 강을 건너서 몰래 (남한으로) 왔다”며 “당시 시집살이를 하다 보니 친정에 있던 동생들에게 인사도 제대로 못하고 나왔는데 수십 년을 기다려 이제야 만나게 됐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이정은·김철중 기자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