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민준

명민준 기자

동아일보 대구경북취재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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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을 알려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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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5-11-11~2025-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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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구시 미래성장동력 물산업, 글로벌 시장 선점 위해 ‘잰걸음’

    6월 대구 지역 물산업계에 기쁜 소식이 전해졌다. 환경부가 성장잠재력과 혁신성을 갖춘 물기업을 발굴해 세계적인 산업체로 육성하는 ‘혁신형 물기업 지원사업’에 대구지역 업체인 ㈜유솔과 ㈜썬텍엔지니어링, ㈜미드니, ㈜퍼팩트를 한꺼번에 지정한 것이다. 환경부가 지정한 물기업 10곳 가운데 대구 지역에서만 4개 업체가 뽑혀 대구의 저력을 보여줬다. 물산업은 생활 및 공업용수 등 각종 용수의 생산과 공급, 하수의 이송과 처리에 쓰이는 각종 장비를 생산하는 산업을 뜻한다. 환경부는 앞으로 5년 동안 이들 업체에 물기업 현황 진단 및 연구개발(R&D) 전략 설계, 물기업 연구시설 개선, 해외 물시장 판로 개척 등 다양한 지원책을 펼칠 예정이다. 이들 업체는 앞으로 고도정수나 누수저감 등 첨단기술을 개발해 중소기업에 전수함으로써 국내 물산업 기술을 세계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역할도 맡는다. 대구시 관계자는 “시가 물산업을 미래 먹거리로 선택하고 집중한 덕에 최근 정부도 대구를 국내 물산업 중심도시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 물산업 중심도시로 부상하기 위한 대구시의 노력이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이다. 2015년 제7차 세계물포럼을 유치하면서 글로벌 물산업 시장이 급부상하는 데 주목한 대구시는 미래 먹거리로 물산업을 선택했다. 2017년 달성군 국가산업단지에 물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한 뒤 2025년까지 150여 개 물기업을 유치해 1만5000여 개 일자리를 창출하고 수출액 7000억 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현재 물산업 클러스터에는 90여 개 업체가 입주해 있다. 31개 공장 용지에 13개 업체가 가동 중이며 18개 업체는 공사를 시작했거나 연말까지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시는 물산업 육성의 계기가 된 세계물포럼 개최 5년째를 맞은 올해 국제 교류 및 물산업 지원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과 함께 14∼16일 물산업 클러스터 내 글로벌비즈니스센터에서 해외 판로 확보를 위한 해외 온라인 구매 상담회를 열었다. 대상 국가는 지역 물기업의 진출 가능성이 높은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시의 도움으로 지역 10개 물기업은 현지 바이어 업체 50곳과 활발한 상담을 진행했다. 지난달 22, 23일 북구 엑스코에서 제6회 세계물도시포럼(WWCF)을 온·오프라인으로 진행했다. 미국 오렌지카운티와 네덜란드 레이우아르던 등 8개국 9개 도시 단체장과 유네스코 등 2개 기관 대표가 온라인 화상회의에 참가했다. 시는 참여 도시와 물산업 공동발전과 협력사업을 발굴하기로 약속했다. 22일 엑스코에서 열린 제1회 세계물클러스터 리더스 포럼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이 행사는 지난해 9월 미국수질환경박람회에서 권영진 대구시장의 제안으로 성사됐다. 첫 행사였지만 세계 6개국 7개 클러스터 2개 기관이 참여했다. 시의 물산업에 대한 국제적 관심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시는 참석한 각국의 대표진과 클러스터 성공 비결과 기술혁신 방안 등을 공유하기로 했다. 7월에는 시의 주도로 삼성엔지니어링과 한국환경공단 물산업 클러스터 입주기업협의회 등 4자 간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앞으로 삼성엔지니어링은 국내외 플랜트 사업을 진행하면서 물산업 클러스터 입주기업의 기술·제품을 적극 활용하기로 했다. 물산업 성장을 위한 인재 육성에도 힘을 쏟는다. 6월 휴스타 물산업 혁신대학사업단을 꾸린 영남대는 물산업 혁신 인재 양성 과정을 운영해 실무형 인재를 양성한다. 환경공학과 3, 4학년생이 이 과정을 수료하면 지역 물산업 기업에 입사할 기회도 준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대구시는 지역 물산업의 궁극적 목표인 글로벌 시장 선점을 위해 멈춤 없이 달리고 있다. 지역 업체 가운데 글로벌 물기업을 빠른 시간 내 배출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 2020-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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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년드림]“기사 주제 어떻게 정하나요” 질문 쏟아져

    “기사의 주제를 잡기가 가장 어려워요. 주제는 어떻게 정하나요?” 22일 경북 김천시 지좌동 청년센터 3층 대강당. 동아일보 청년드림센터가 김천지역 청년 기자 15명을 대상으로 한 교육 현장의 열기는 뜨거웠다. 김천시 청년센터가 청년드림센터에 요청해 이루어진 강의는 동아일보 장영훈 차장(대구경북취재본부)이 맡았다. 기사 작성법과 취재 방법, 올바른 언론 가치관 등을 설명했다. 청년드림센터의 활동도 알리고 청년세대의 고충과 고민에 대해서도 조언했다. 청년드림센터는 청년들의 고민을 함께 나누고 희망을 찾기 위해 2012년 9월 11일 발족했다. 강연이 끝나자 청년 기자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질문을 쏟아냈다. ‘인터뷰를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는지’ ‘사진 구도는 어떻게 잡는 게 좋은지’ 등 평소 궁금했던 내용을 물었다. 기자의 사명감도 내비쳤다. 김민영 씨(37·여)는 “자치단체의 정책이 현장에서 어떻게 반영되는지 취재해 시민들에게 쉽고 자세하게 알리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근오 씨(35)는 “청년들이 사회에서 겪는 여러 고충을 대변하겠다”고 다짐했다. 강의에 참석한 청년들은 제1기 기자단이다. 나이도 15∼39세로 다양하다. 앞으로 김천시의 청년 정책과 다양한 정보를 널리 알리고 아이디어를 공유하게 된다. 청년센터는 앞으로 여러 분야의 전문가를 초청해 기자단의 멘토링을 맡길 생각이다. 12월에는 기사를 모은 책을 내고 우수 기자를 선정한다. 이우원 김천시 일자리경제과장은 “청년 기자단의 활동에 기대가 크다. 기자단을 적극 지원하고 김천시의 청년 정책 다각화에도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청년센터는 김천시와 경북보건대 산학협력단이 운영한다.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지역 청년들의 취업 역량을 높이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다. 문을 연 지 겨우 6개월 정도지만 ‘맞춤형 청년 지원 사업을 펼친다’는 입소문이 나 지역 청년들에게는 꽤나 반응이 좋다. 취업허브아카데미와 음악심리치료, 자격증 취득 과정, 중소기업 협력 관계 구축 같은 청년들을 위한 실속형 교육도 한다. 경북보건대는 2013년부터 청년드림센터와 손잡고 청년들의 진학 지도 및 취업 컨설팅에 대한 전문성과 노하우를 쌓아왔다. 청년드림센터와 해마다 대기업과 혁신도시 공공기관, 김천산업단지 입주기업 등이 참가하는 취업박람회도 연다. 이은직 경북보건대 총장은 “청년들이 덕성을 갖춘 훌륭한 인재로 성장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김천=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 2020-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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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휴지통]아파트 4층서 추락 5세, 3층 실외기 걸려 ‘구사일생’

    “아이가 아파트 베란다 밖으로 떨어졌는데 에어컨 실외기에 매달려 있어요. 추락할 것 같아요. 빨리 와 주세요.” 24일 낮 12시 28분경 대구 수성소방서로 다급한 목소리의 전화가 걸려왔다. 신고를 받은 구조대원이 7분 뒤 수성구 파동의 한 아파트에 도착했다. 현장에는 A 군(5)이 아파트 3층의 베란다 바깥쪽에 설치된 에어컨 실외기 위에 엎드려 있었다. 4층에 사는 A 군은 베란다 창틀에 매달려 놀다가 밖으로 떨어졌는데 다행히 오른쪽 다리가 에어컨 실외기와 거치대 사이에 끼인 상태였다.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추락할 수도 있는 아찔한 상황이었다. A 군의 아버지가 4층 베란다 밖으로 고개를 내밀어 아이가 더 이상 움직이지 못하게 진정시키고 있었다. 출동한 구조대원이 바로 3층으로 향했지만 문이 잠겨 있었다. 다급히 4층 A 군 집 베란다에 밧줄을 매고 3층으로 내려가 조심스럽게 아이를 구해냈다. A 군은 곧바로 경북대병원으로 옮겨졌고 검사 결과 턱과 다리에 가벼운 타박상을 입은 것 외에는 다친 곳이 없었다. 소방 관계자는 “3층에 실외기가 없었다면 바닥으로 추락해 목숨을 잃었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고 말했다.대구=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 2020-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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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남 파워기업]코로나에도 북미시장서 트랙터 ‘대박’ 터뜨린 농기계 전문기업

    23일 대구 달성군 논공읍 농기계 전문기업 대동공업㈜. 총면적 22만1487m²에 달하는 이곳은 공장 건물 밖 빈 공간마다 수출 농기계들이 가득 차 있었다. 직원들은 트럭과 지게차 등을 이용해 생산 자재와 완성품을 나르기에 바빴다. 박인호 대동공업 서비스사업팀 차장은 “노사가 합의해 최근 밀려드는 수출 주문량을 소화하려고 최근 휴일 근무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일부 기업이 적잖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대동공업은 오히려 활기를 띠고 있다. 최근 북미 시장에서 주력 제품인 중소형 트랙터가 말 그대로 ‘대박’ 났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마당 잔디깎이 등 다양한 용도로 쓸 수 있는 중소형 트랙터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대동공업은 84개월 무이자 할부와 환불 보장 기간 최대 3개월이라는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내세워 북미 시장을 공략했다. 8월부터 지난달까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의 야구장에 광고를 해서 눈길을 끌었다. 글로벌 대기업들이 주로 하는 메이저리그 광고를 국내 중견기업이 시도한 것은 이례적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를 대비한 것도 북미 시장 성공 요인 중 하나다. 해외 부품공장의 셧다운(Shut down·일시 업무 정지) 상황을 대비해 국내에 대체 가능한 협력업체를 미리 선정했다. 노재억 대구공장장은 “세계 주요 농기계 제조업체가 셧다운을 겪었지만 대동공업은 멈춤 없이 질주해 북미 시장 내 트랙터 시장 점유율을 높였다”고 말했다. 이 같은 노력으로 대동공업 북미법인의 올 상반기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 증가한 1999억 원을 달성했다. 이에 따라 대동공업의 올 상반기 전체 매출은 사상 최고치인 4921억 원을 기록했다. 대동공업은 한국 농업 기계화를 개척한 김삼만 전 회장(1912∼1975)이 1947년 경남 진주에서 농기구 철공소를 열면서 출발했다. 일제강점기였던 10대 시절 일본인이 경영하던 철공소에서 견습공으로 일하며 기술을 익힌 김 회장은 1949년 발동기를 직접 개발했다. 대동공업은 정미소 발동기를 시작으로 국내 최초의 동력 경운기와 트랙터 콤바인 등을 잇달아 개발하면서 농기계 제조 분야에서 입지를 구축했다. 현재 이 분야에서 국내 점유율 30%로 1위다. 전체 직원은 998명이며 이 가운데 연구개발 인력이 130명일 만큼 미래 신기술 투자에 적극적이다. 올해는 지난해 매출액 8329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주력 제품인 트랙터를 비롯해 이앙기와 콤바인 지게차 디젤엔진을 만들며 연간 모두 4만5000대의 농기계를 생산한다. 3세 경영인 김준식 회장과 경영 전략 전문가인 원유현 총괄사장이 대동공업을 이끌고 있다. 대동공업은 해외 시장 개척에 힘을 쏟고 있다. 독일 시장 진출을 위해 지난달 현지에서 진행한 로드쇼는 반응이 좋았다. 앞서 2018년에는 앙골라 정부와 1억 달러 규모의 농기계 수출 계약을 체결해 아프리카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요즘 대동공업의 화두는 미래 신기술 개발이다. 이를 위해 지난달 3개팀 22명 규모의 미래사업추진실을 신설했다. 김 회장은 “스마트 모빌리티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자율주행과 무인주행 기반의 스마트 농기계 개발을 시작했다. 정밀 농업 시스템을 만들고 농업용 로봇 등 세계 최고 수준의 미래 농기계를 개발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 2020-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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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령 외 공통점 없고 질환 없이 사망도

    인플루엔자(독감) 백신을 접종하고 사망했다는 사람이 22일 하루에만 20명 가까이 발생했다. 이날 오전 경남 창원시 진해구에서 박모 씨(79)가 숨진 채 발견됐다. 앞서 박 씨는 20일 집 근처 병원에서 부인과 함께 독감 예방접종을 받았다. 창원시 의창구의 한 목욕탕에서는 안모 씨(79)가 숨져 있는 것을 종업원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안 씨는 19일 독감 접종을 받았다. 경북 상주와 영주에서 각각 독감 주사를 맞은 70대와 80대 노인이 숨졌다. 상주시에 사는 A 씨(77·여)는 20일 동네 의원에서 독감 백신을 접종했고, 22일 오전 어지럼을 느껴 병원에 이송된 뒤 사망했다. A 씨는 2018년부터 매년 접종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영주시에 사는 B 씨(82·여)는 22일 오전 11시경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B 씨는 19일 접종을 받았다. 서울과 인천, 대구, 대전, 강원, 전북, 전남에서도 사망자가 보고됐다. 이날 새로 신고된 사망자들은 지역은 물론이고 기저질환, 접종 병원이 모두 다르다. 일부 접종 백신이 같은 경우도 있지만 사망과 직접 연관성은 발견되지 않았다는 게 보건당국의 설명이다. 공통점은 70대 이상 고령자에 대부분 기저질환을 갖고 있었다는 것이다. 경북 영주시 사망자는 심장질환을 앓았고, 경남 창원시 목욕탕에서 사망한 남성은 당뇨와 가벼운 치매 증세가 있었다고 유족이 밝혔다. 하지만 기저질환이 없는 사망자도 있다. 19일 독감 백신 접종 후 22일 오전 1시경 사망한 대전 70대 여성의 유족은 “(사망자가) 매년 독감 백신을 맞아왔다. 접종 당일에도 건강한 상태였다”고 전했다. 백신 자체의 오염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종합감사에서 국민의힘 강기윤 의원은 서상희 충남대 교수(수의학과)의 자문 결과를 인용해 “백신 원료인 유정란이 세균에 오염돼 톡신(독성물질)이 발현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보건당국은 “백신은 모든 로트(한 생산 라인에서 만들어진 동일한 제품)별 샘플 검사를 하기 때문에 독소가 기준치를 넘는 제품이 출하 승인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대부분의 전문가도 백신 자체의 문제보다 기저질환 등 다른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한다. 김탁 순천향대 감염내과 교수는 “제품이나 생산 과정에서 생긴 문제라면 특정 회사에서 만든 제품을 중심으로 다수에게서 문제가 발견되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올해 상황이 이례적이라는 데는 다수가 공감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독감 백신을 접종한 뒤 사망해 보건당국에 신고된 사람은 25명에 불과하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는 “내가 본부장을 할 때도 이런 신고가 들어온 적은 없고 그 전후로도 이렇게 많지 않았다”고 말했다.이미지 image@donga.com / 창원=강정훈 / 상주=명민준 기자}

    • 2020-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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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주 사드기지 장비반입 과정 주민-경찰 충돌

    국방부와 주한미군이 22일 경북 성주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기지에 공사 장비와 물자를 반입하는 과정에서 주민들과 경찰이 충돌했다. 22일 성주군과 성주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날 국방부와 미군은 덤프트럭 등 차량 31대를 동원해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사드 기지 안으로 공사 장비를 반입했다. 차량에는 모래와 자갈, 공사 장비와 장병들의 생활을 위한 물자 등이 실려 있었다. 국방부와 미군은 지난해 8월부터 사드 기지에 있는 장병 숙소 개선 공사를 하고 있다. 물자 반입 소식이 알려지면서 이날 오전부터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주민들과 시민단체 회원 70여 명이 집결했다. 차량 진입을 막기 위해 기지 입구 앞 진밭교에서 사다리로 만든 격자형 구조물에 몸을 넣고 진을 쳤다. 경찰은 오전 11시부터 “불법 행위를 멈추고 안전한 곳으로 이동해 달라”며 수차례 방송을 한 후 낮 12시 20분경부터 해산을 시도했다. 경찰은 700여 명을 투입해 진밭교 아래 추락 사고를 대비해 안전매트를 깔기도 했다. 주민들과 시민단체 회원들이 완강히 맞섰지만 경찰은 오후 1시 반경 이들을 모두 끌어내고 격리했다. 이 과정에서 주민 1명이 다쳐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고 일부 주민은 가벼운 찰과상 등의 부상을 입었다. 국방부와 미군은 반대 주민과 시민단체의 해산이 완료되자 차량을 이용해 기지 안으로 장비와 물자를 반입했다. 경찰 관계자는 “그동안 반대 주민들과의 마찰을 우려해 공사 장비와 자재 등을 헬기로 이송했지만 이번에는 육로 수송이 불가피한 물자라 트럭을 이용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성주=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 2020-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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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 ‘청정 섬’ 울릉도, 바이러스 충격 딛고 새 관광지로 떠올라

    “물 깨끗하지, 경치 좋지, 먹거리 많지, 신혼 여행지로 울릉도만 한 곳이 있나요?” 이달 9일 결혼식을 올린 서른 살 동갑내기 이종규 김도영 부부(경기 수원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신혼여행을 어디로 갈지 고민이었다. 해외여행이 막히면서 주위에서는 ‘그래도 제주도가 낫다’며 추천했지만 부부는 고심 끝에 요즘 뜨고 있는 ‘청정 섬’ 울릉도를 택했다. 부부는 12∼16일 닷새 동안 섬 곳곳을 누비며 잊지 못할 추억을 쌓았다. 이 씨는 “코로나19가 없는 색다른 여행지에서 며칠 동안이라도 마음 편하게 쉬고 싶어 울릉도를 골랐다. 트레킹(걷기) 코스 곳곳마다 환상적인 경치가 펼쳐지는 등 최고의 여행지였다”고 말했다.● 바이러스 원천 차단, 깨끗한 섬 만들기 코로나19 영향으로 관광객이 줄면서 심각한 위기를 맞았던 울릉도가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 해외여행의 대체 관광지로 울릉도를 찾는 사람들이 계속 늘고 있는 것. 특히 이 씨 부부처럼 신혼여행 코스를 준비하는 커플도 눈에 띄게 증가했다. 이경택 독도렌트카 대표는 “8월부터 신혼여행 예약 팀이 조금씩 늘기 시작했다. 수년간 업체를 운영했는데, 거의 처음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경북 울릉군에 따르면 1월 20일 국내에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이후 20일 현재까지 275일째 울릉도 감염자는 단 한 명도 없다. 뚫리면 응급체계가 흔들리는 섬 지역 특수성을 감안해 바이러스 원천 차단에 집중한 덕분이다. 울릉도는 병의원 9곳이 전체 주민 9200여 명을 돌보고 있다. 선별 진료소는 울릉보건의료원에서만 운영한다. 음압 병실도 없다. 만약 확진자가 발생하면 육지까지 7시간 이상 이송해 치료해야 한다. 울릉군은 △포항항(경북 포항) △후포항(경북 울진) △묵호항(강원 동해) △강릉항(강원 강릉)이 있는 4개 기초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2중 방어선을 구축했다. 울릉도를 관광하려면 이들 항구의 터미널과 여객선 탑승구 등 2곳에 설치된 열화상 카메라와 체온 측정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 이게 끝이 아니다. 울릉도에 도착하면 저동항과 도동항, 사동항 여객선 터미널 출구에서 다시 발열 체크를 해야 한다. 매일 공무원 10여 명이 ‘철통 검사’를 하고 있다. 긴급 환자를 울릉보건의료원으로 이송하는 시스템도 갖췄다. 병원에 도착하면 전담 치료할 전문 인력이 항상 대기하고 있다. 울릉도 주민들은 생계 때문에 포항 등 육지를 자주 오가는 일이 적지 않다. 주민들 가운데 해외나 국내 코로나19 확산 지역 방문이 확인되면 바이러스 잠복기 등을 감안해 필요하면 최대 2주간 섬 출입을 제한하고 있다.● 관광객 늘면서 섬은 활기 되찾아 관광산업은 울릉도 경제의 80%를 차지할 만큼 주민들의 생계와 직결돼 있다. 코로나19 직격탄은 울릉도라고 예외일 수 없었다. 올해 3월 관광객은 1781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9% 수준에 머물렀고 △4월 5823명 △5월 2만667명 △6월 2만6864명으로 이 기간 관광객은 지난해 12∼44%에 그쳤다. 코로나19가 안정세를 보이기 시작한 7월부터는 실낱같은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 7월 한 달 동안 2만4641명이 울릉도를 방문해 지난해 64% 수준까지 회복했다. 8월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00여 명 늘어난 5만1139명이 울릉도를 찾았다. 지난달에는 광화문 집회발 재확산 여파와 태풍 피해 등으로 인해 관광 행렬이 잠시 주춤했으나 가을을 맞은 요즘 섬 풍광을 즐기려는 관광객이 다시 늘면서 이달 들어 현재까지 15만2000여 명이 섬을 다녀갔다. 주민들도 지역 경제가 살아날 것이라며 희망을 갖기 시작했다. 울릉읍 도동리에서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배상용 씨(55)는 “3월 한 달은 하루 매출이 5만 원이 안 됐으니 장사를 못 했다고 봐야 한다”며 “최근 관광객이 다시 늘고 주민들도 바깥 활동을 하면서 지난해와 비교해 90% 수준까지 매출이 올랐다”고 말했다. 한동안 객실이 텅 비어서 망연자실했던 숙박업소도 다시 생동감을 찾았다. 이정옥 씨(65·여)는 “몇 달 전까지 객실 30개가 모두 비어서 막막했는데, 요즘은 매일 10개씩 예약 손님을 받고 있다. 참 다행이다”라며 미소를 보였다. 울릉군은 섬 구석구석까지 매일 방역하면서 언택트(비대면) 관광을 중심으로 한 상품 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 울릉군 관계자는 “울릉군 북면 석포마을에서 울릉읍 내수전까지 이어진 구간은 주민들이 이용한 ‘옛길’이라고 부른다.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숨은 경치 명소인데 사회적 거리 두기가 가능한 트레킹 코스로 개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신혼부부와 젊은 커플을 위한 관광 상품을 마련했다. ‘로맨틱 울릉 드라이브’를 주제로 울릉군이 지정한 주요 관광지 9곳 가운데 5곳 이상을 방문해 사진과 후기 등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게재하면 렌터카 비용(1일 5만 원·최대 4일)을 지원해 준다. 경북문화관광공사 경북나드리 홈페이지에서 신청할 수 있다. 김병수 울릉군수는 “위기가 기회라는 말을 흔히 하지만 철저하게 분석하고 준비하지 않으면 실천하기 쉽지 않다. 울릉군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어떻게 개척하는지 보여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울릉=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 2020-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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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북도-홈플러스, 농특산물 판매 업무협약

    경북도와 대형마트 홈플러스는 19일 안동 경북도청에서 지역 농특산물 판매 확대를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농산물 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민들에게 유통 활로를 열어주기 위한 취지로 마련했다. 경북도와 홈플러스는 앞으로 △농특산물의 수급 안정 및 적정 가격 구매 협력 △안전한 농특산물의 생산과 공급체계 구축 △홈플러스 온오프라인 유통망을 활용한 농특산물 홍보 판매 행사 개최를 공동 추진한다. 경북도는 이번 협약을 계기로 홈플러스와 민선 7기 농업 분야 공약인 ‘농업인은 제값 받고 판매 걱정 없는 농업 실현’을 위한 전략적 협력 관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도는 지난달 롯데슈퍼와 유통 협약을 체결해 전국 400여 개 매장에 지역 농특산물을 납품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앞서 지난해 7월에는 이마트와 협약하고 농산물 소비 촉진 행사를 열어 매출 63억 원을 기록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유통업체와 경북 우수 농가, 고품질 농특산물 생산 현황 정보를 공유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겠다”고 말했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 2020-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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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선기 칠곡군수, 월드비전 국제총재상 수상

    백선기 경북 칠곡군수(사진)가 국제구호단체인 월드비전의 국제총재상을 수상했다. 백 군수는 19일 서울 용산구 백범 김구 기념관에서 열린 월드비전 창립 70주년 기념식에서 국제총재상을 받았다. 1950년 6·25전쟁의 고아와 전사자의 부인들을 돕기 위해 설립된 월드비전은 창립 70주년을 맞아 후원자와 봉사자의 나눔 정신을 재조명하고 감사 인사를 전하기 위해 각 분야 수상자를 선정했다. 월드비전은 백 군수가 에티오피아 지원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주민들의 기부 동참을 이끌어낸 공로를 인정해 국제총재상을 수여했다. 백 군수는 에티오피아 6·25 참전용사의 희생과 헌신을 재조명하기 위해 2014년부터 주민들의 자발적인 기부를 받아 현지에서 농업 및 지원 사업을 펼쳤다. 최근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을 위해 6037 캠페인을 전개하고 방역 물품을 기부 받아 에티오피아에 보냈다. 에티오피아는 6·25전쟁 당시 병사 6037명을 한국으로 파병했다. 칠곡은 6·25전쟁 당시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다부동 전투가 벌어진 곳으로 이곳에서 많은 병사들이 전사했다. 백 군수는 “이번 수상의 영광을 에티오피아 참전용사들과 나눔에 동참한 국민들에게 돌리고 싶다”고 말했다. 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 2020-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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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신경재활학회 2026년 대구서 열린다

    세계 60개국에서 3000여 명의 신경재활 분야 의료 전문가들이 참가하는 세계신경재활학회가 2026년 대구에서 열린다. 15일 대구시에 따르면 시는 대한뇌신경재활학회, 대구컨벤션뷰로와 함께 신경재활 분야의 세계 최대 규모 행사인 세계신경재활학회를 유치했다. 이 학회는 2년마다 대륙을 순회해 열리는 국제회의다. 60개국에서 3000여 명의 신경재활 임상의사, 간호사, 치료사, 임상심리사, 공학자 및 관련 연구원 등이 참여해 최신 의료기술과 연구 동향을 공유한다. 신경재활은 뇌졸중 외상성뇌손상 신경퇴행성 질환 등 뇌와 신경계 질환을 다루는 분야다. 세계신경재활학회연맹(WFNR)은 8일 온라인을 통해 2026년 행사 개최지 선정을 위한 후보도시 발표평가를 진행했다. 시는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호주 브리즈번 등 후보 도시를 꺾고 유치에 성공했다. 시는 풍부한 의료기반시설과 관광인프라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지난해 대구에서 열린 세계뇌신경과학총회(IBRO 2019)의 경험을 바탕으로 2026년 세계신경재활학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 2020-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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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낙동강 방어선 지킨 96세 노병에 무공훈장

    6·25전쟁 당시 낙동강 방어선은 국군과 유엔군에게는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최후의 저지선이었다. 1950년 8월 1일부터 9월 24일까지 경북 칠곡·영천·포항·영덕과 경남 마산 일대에서 방어선을 형성했다. 국군과 학도병, 유엔군이 이곳에서 목숨을 건 치열한 전투를 벌여 북한군의 총공세를 막아냈고 결국 인천상륙작전의 성공으로 반격의 기틀을 마련했다. 이 지역에서 벌어진 55일간의 전투는 6·25전쟁 중 가장 치열했던 전투로 꼽힌다. 육군 제2작전사령부(2작전사)는 15일 경북 칠곡군 자고산 ‘한미 우정의 공원’에서 낙동강 방어선 전투 70주년 전승기념식을 가졌다. 자고산은 6·25전쟁 당시 북한군에게 포로로 잡힌 미군 42명이 학살당한 가슴 아픈 역사의 현장이다. 미군 희생자의 넋을 기리기 위해 2017년 이곳에 한미 우정의 공원을 조성했다. 2작전사는 한미 동맹의 의미를 되새기기 위해 기념식 장소를 이곳으로 정했다. 기념식에는 김정수 사령관(대장)과 스티븐 앨런 주한미군 19지원사령관(준장), 백선기 칠곡군수 등 40여 명이 참석했다. 김 사령관은 앨런 사령관에게 70주년 기념패를 전달했다. 6·25 당시 수도사단에 복무했던 최성현 옹(96)이 무공훈장을 받았다. 김 사령관은 “이 행사는 참전 용사들을 추모하고 평화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자리”라며 “민·관·군·경 모두 혼연일체가 돼 더 발전된 대한민국을 만들어 나가자”고 말했다. 백 군수는 “참전 용사들의 희생과 헌신을 기리는 다양한 사업을 펼쳐 나가겠다”고 밝혔다.칠곡=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 2020-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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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슬산군립공원’ ‘사문진주막촌’ 관광지 조성사업 선정

    대구 달성군 유가읍 비슬산군립공원과 화원읍 사문진주막촌이 문화체육관광부의 내년 ‘열린 관광지 조성사업’ 공모에 뽑혔다. 전국 광역지방자치단체 가운데 관광지 2곳이 선정된 것은 대구시가 유일하다. 열린 관광지 조성사업은 장애인과 고령자 영·유아 동반가족 등 이동 취약계층이 편리하고 안전하게 여행할 수 있도록 관광지 내 기존 시설을 개·보수하고 체험형 콘텐츠를 개발하는 게 핵심이다. 문체부는 전국 17개 지자체가 공모한 가운데 비슬산군립공원 사문진주막촌과 함께 8개 지자체의 관광지 20곳을 사업 대상지로 선정했다. 비슬산군립공원과 사문진주막촌은 앞으로 열린 관광지 전문가들의 맞춤형 컨설팅을 거쳐 세부 개선 계획을 마련한다. 장애인용 화장실과 휠체어 대여소부터 만들 계획이다. 대구에서는 2015년 중구 근대골목이 처음으로 열린 관광지로 선정됐다. 박희준 대구시 문화체육관광국장은 “이번에 선정된 2곳뿐만 아니라 앞으로 다른 관광지도 이동 취약계층들이 편리하게 찾는 명소가 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 2020-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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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구시 도시계획 용적률 조례 개정안’ 어떻게 될까

    대구시의회가 상업지역 주거용 건축물의 용적률을 낮추는 것을 골자로 한 ‘대구시 도시계획 조례 개정안’에 대해 심사 유보 결정을 내렸다. 일부 기초자치단체의 반발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부동산 전문가들은 미래 대구 도심 환경과 주택시장 보호를 위해 대승적 차원에서 시의회가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대구시의회 건설교통위원회는 12일 회의를 열어 “대구시가 제출한 도시계획 조례 개정안 원안은 시민들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조정할 필요성이 있다”며 심사 유보를 결정했다. 당초 대구시 도시재창조국은 지역 내 주상복합 고층아파트 건설 붐에 따른 환경 피해 등의 각종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상업지역 내 주거용 건축물의 용적률을 낮추는 내용의 조례개정안을 마련했다. 그러나 시는 8월 20일 입법 예고 직후부터 중구 주민을 중심으로 한 반발 여론에 부딪혔다. 전체 면적 가운데 상업지역 비율이 44.2%인 중구는 용적률 조정이 낙후된 도심 개발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류규하 중구청장까지 나서 조례 개정안 철회를 요구했다. 서구에서도 내당동 내당삼익맨션 주민들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가 서구의회와 함께 반대 의사를 나타냈다. 1979년 지어진 삼익맨션은 상업지역 내에 500채 이상 규모의 아파트단지다. 상업지역 비율이 7.44%인 서구에서 찾기 어려운 단지다. 이번 조례가 개정되면 재개발 사업에 악영향을 받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 조례 개정 찬성 측은 유보 결정을 내린 시의회가 대구 전체의 기형적 개발을 방관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중구와 서구를 제외한 나머지 6개 구·군에서는 현재까지 조례 개정 반대 여론이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구에서도 상업지역에 있는 삼익맨션 주민들을 제외하면 반대 여론이 형성되지 않는 분위기다. 반대에 앞장선 중구와 서구조차 내부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삼익맨션 인근 주거지역인 삼익뉴타운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상업지역에 대한 선호 추세가 갈수록 커지고 있어 우리처럼 주거지역 내 오래된 아파트의 재건축 희망이 사라지고 있다. 균형 발전을 위해 조례 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구의 주거지역에 거주하는 한 주민도 “같은 중구지만 주거지역이라는 이유로 아파트 개발사업에서 배제돼 소외감을 느끼는 이들이 많다. 모든 중구 주민이 조례 개정을 반대하는 것처럼 비치고 있는 데 불만이 크다”고 말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대구 주택시장의 미래를 위해 조례 개정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서정인 영남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현재 대구시의 도시계획 조례는 도심의 틀 자체를 크게 훼손할 수 있을 만큼 치명적이다. 앞으로 관련 조례를 조금씩 다듬기 위해서라도 상징적 측면에서 개정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주택 공급 과잉으로 인한 부동산 시장 붕괴를 우려하는 의견도 적지 않다. 대구에는 2018년 2만5000채, 지난해 2만9000채가 공급됐고 올해 3만 채가량이 공급될 예정이다. 최근 3년 동안 연간 적정 주택 공급 수준인 1만2500채를 매년 2배 이상 넘겼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최근 3년간 주상복합 고층아파트 건설이 26건 승인되는 등 주택 공급 과잉을 부추기고 있어 조례 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구시의회는 심도 있는 연구와 재논의가 필요하다는 분위기다. 김원규 대구시의회 건설교통위원장은 “시민과 시장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집행부와 위원들 간 논의를 거쳐 연말 정례회 때 다시 심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 2020-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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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철학과 인문학이 성숙한 인생을 만들어줘요”

    “미래 인문학의 역할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백승균 계명-목요철학원장(84)은 12일 목요철학 인문포럼 40주년의 의미를 이렇게 답했다. 백 원장은 “지난 40년 동안 목요철학이 걸어온 역사를 되돌아보고 고찰하는 일이 중요하지만 자축할 시간이 없다. ‘트랜스휴머니즘시대(과학기술을 이용해 사람의 정신적 육체적 능력을 개선하려는 지적 문화적 운동)에서도 철학과 인문학이 통용될 수 있을까’라는 경각심을 갖고 목요철학 인문포럼이 갈 방향을 새롭게 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철학의 대중화를 목표로 무료 공개강좌를 마련한 계명대 목요철학 인문포럼(목요철학)이 8일 40주년을 맞았다. 계명-목요철학원은 같은 날 수성구 범어도서관에서 기념 학술심포지엄을 열었다. 백 원장은 목요철학을 이끈 주인공이다. 그는 “1975년 독일에서 역사철학으로 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이듬해 계명대 철학과 교수로 부임했는데 강의실 분위기가 익숙하지 않았다. 서양과는 달리 교수들이 판서하고 학생들이 필기하는 것이 당시 강의의 전부였다”고 회상했다. 이어 백 원장은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눠 보니 지적 욕구는 넘쳤지만 이를 해소할 방안이 없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백 원장과 함께 40대 동료 교수였던 변규용 교수와 김영진 교수가 뜻을 같이했다. 백 원장은 이들과 의기투합해 ‘철학의 대중화와 대중의 철학화’를 주제로 1980년 10월 8일 목요철학 첫 강의를 열었다. 계명대 대명캠퍼스 도서관 강당을 개방해 학생과 시민이 어울려 철학 강의를 듣고 자유롭게 토론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목요철학은 단순한 철학 강의를 넘어 권위주의 시대에 맞선 시민들의 공론의 장이자 지적 호기심을 채워주는 학습의 장이 됐다. 처음에는 강의 주제가 서양철학이었으나 차츰 사회와 문화예술 등의 분야로 내용을 확대했다. 입소문을 타면서 500여 명이 몰려 강당 밖 복도까지 발 디딜 틈 없이 가득 차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백 원장은 “김지하 시인과 박이문 교수 등 국내 주요 철학자와 시인 등은 물론 독일의 위르겐 하버마스와 호주의 피터 싱어 등 해외 유명 철학자들도 강단에 섰다”고 말했다. 계명대는 2011년 부속기관으로 계명-목요철학원을 설립하면서 철학과 인문학의 대중화에 힘을 보탰다. 강의실은 대학을 벗어나 광장으로 나가자는 의미에서 대구시립중앙도서관으로 장소를 옮겼다. 백 원장은 “목요철학은 매회 평균 230∼250여 명이 청강한다. 코로나19 때문에 온라인 강좌로 진행하는데 실시간 시청자가 150명 이상일 만큼 대구시민의 지적 욕구가 대단하다”고 말했다. 백 원장은 철학과 인문학이 성숙한 인생을 만드는 길이라는 신념을 갖고 있다. 그는 “사람이 백 년을 살았다는 사실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일 년을 사람답게 살았다는 의미가 중요하다. 내 삶과 사람의 삶에 대해 지속적으로 탐닉하고 고찰하는 철학과 인문학이 중요한 이유”라고 말했다. 백 원장은 2014년 시민들이 직접 자기주장을 펼칠 수 있도록 인문 심포지엄을 마련했다. 그는 “앞으로 과학 기술의 발전에 따라 인간이 영원히 산다고 가정했을 때 우주의 생체 리듬은 어떻게 될까 등의 철학적 고민을 해야 할 때가 올 것”이라며 “인간 죽음의 문제가 50주년을 내다보는 목요철학에 새로운 주제와 논쟁거리를 안겨줬다”고 말했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 2020-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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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檢, n번방 개설 ‘갓갓’ 문형욱에 무기징역 구형

    텔레그램 대화방 ‘n번방’을 개설해 아동 성 착취 동영상 등을 제작하고 유포한 ‘갓갓’ 문형욱(25)에게 검찰이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검찰은 보호관찰과 전자장치 부착명령, 취업제한 명령 등도 함께 내려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대구지법 안동지원 심리로 12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피고인은 치밀하고 계획적으로, 그리고 개인 욕망 충족을 위해 범행을 저질러 다수 피해자가 발생했고 영상 유통으로 지속적으로 피해를 끼쳤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대구지검 안동지청은 6월 5일 문형욱에게 아동·청소년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특수상해 등 12개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검찰 조사 결과 문형욱은 2017년 1월부터 올해 7월까지 1275차례에 걸쳐 아동·청소년 피해자 21명에게 성 착취 영상물을 직접 촬영하게 한 뒤 이를 전송받아 제작 및 소지한 것으로 밝혀졌다. 피해 청소년 부모 3명에게 제작한 성 착취 영상물을 유포할 것처럼 협박하기도 했다. 문형욱에 대한 선고 공판은 다음 달 19일 열린다.안동=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 2020-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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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스크 감사” 해외 6·25참전용사의 한글편지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도움믈(을) 주신 대한민국의 모든 국민 여로(여러)분께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언뜻 보면 한글을 막 깨친 어린아이가 쓴 글처럼 보인다. 한 글자 한 글자에 정성이 가득 담겨 있음을 알 수 있다. 서툰 글씨와 맞춤법으로 손편지를 쓴 주인공은 멜레세 테세마 에티오피아 6·25 참전용사회 회장(90)이다. 멜레세 회장은 한글날을 이틀 앞둔 7일 한글로 쓴 손편지를 사진으로 찍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경북 칠곡군에 전달했다. 칠곡군은 6·25전쟁 당시 최대 격전이었던 다부동전투가 벌어진 곳이다. 에티오피아 병사들은 이 전투에서 수많은 희생을 치러야 했다. 칠곡군은 에티오피아 참전용사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4월 ‘6037 캠페인’을 진행했다. ‘6037’은 6·25전쟁에 참여한 에티오피아 병사의 수를 의미한다. 칠곡뿐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 캠페인에 동참하면서 목표했던 마스크의 5배인 3만 장이 모였다. 칠곡군은 이 마스크와 방역물품을 6월 주한 에티오피아 대사관에 전달했다. 멜레세 회장은 방역물품을 전해준 대한민국 국민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직접 한글로 손편지를 썼다. 그가 생전 처음으로 한글로 손편지를 쓴 데는 그 나름의 이유가 있다. 에티오피아는 암하라어와 영어를 공용어로 쓴다. 한국에 수차례 방문해 한국인 참전용사들과 만남을 가졌는데 말과 글이 서로 통하지 않았다. 자신의 진심을 한국인 참전용사들에게도 전하고 싶어 직접 한글로 손편지를 쓴 것이다. 멜레세 회장은 영어로 편지를 작성한 후 에티오피아 현지에서 활동 중인 한국인 자원봉사자에게 번역을 요청했다. 마치 그림을 그리듯 종이에 옮겨 써 손편지를 완성했다. 멜레세 회장은 “한글의 모양이 규칙적이고 체계적이라 따라 쓰기가 어렵지 않았다. 한국만큼 한글을 사랑하는 마음이 든다”고 했다. 백선기 칠곡군수는 “한글날을 앞두고 한글로 쓴 손편지를 받게 돼 더욱 뜻깊다. 에티오피아를 비롯한 모든 참전용사의 희생과 헌신을 기리는 일에 계속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칠곡=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 2020-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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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북영주풍기인삼축제’ 온라인서 만나요

    경북 영주시는 9일부터 18일까지 열흘 동안 2020 온라인 경북영주풍기인삼축제를 개최한다. 올해 23회째를 맞은 풍기인삼축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온라인으로만 진행하기로 했다. 당초 코로나19 감염 위험으로 축제를 개최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23년 동안 이어온 축제의 연속성과 상징성을 잇고 코로나19 시대에 맞는 새로운 축제 트렌드를 따르기 위해 온라인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풍기인삼축제 홈페이지와 유튜브 채널(2020 온라인 경북영주풍기인삼축제)에서 각종 영상물을 상영하고 인삼 등 다양한 건강식품을 판매할 예정이다. 개막식은 9일 오전 10시 축제 홈페이지를 통해 진행한다. 5일 축제 개최를 축하하며 헬기를 이용해 소백산에 인삼 씨앗을 뿌리는 퍼포먼스를 진행한 가운데 이를 촬영한 영상물을 홈페이지에서 공개할 예정이다. 개막 축하 공연으로 영주시의 대표적인 지역문화예술공연인 덴동어미 화전놀이를 상영한다. 장욱현 영주시장은 “현장 판매 행사를 진행할 수 없지만 질 좋은 풍기인삼을 온라인에서 믿고 구입할 수 있으니 많이 찾아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 2020-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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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구경찰청 “보행자 중심 교통문화 조성에 주력”

    지난해 10월 한국교통안전공단 대구경북본부가 실시한 ‘보행자 횡단 안전도 실험’을 통해 대구 지역 운전자들의 부끄러운 민낯이 드러났다. 당시 본부는 대구 도심의 신호등이 없는 왕복 4차로 횡단보도 2곳에서 보행자 횡단 시 운전자 정차 여부를 확인하는 실험을 했다. 약 9시간의 실험시간 동안 120차례에 걸쳐 보행자가 길을 건너는 동안 운전자가 차를 멈춘 것은 11번에 불과했다. 운전자들의 이 같은 그릇된 습관으로 인해 보행자의 생명이 위협받고 있다. 대구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1∼9월 대구에서 발생한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 85명 가운데 41명이 보행자로 보행 사망자 비율이 48.2%에 달했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보행 사망자 비율(18.6%)의 약 2.6배에 해당하는 수치다. 대구에서는 2016년 51.9%, 2017년 44.9%, 2018년 49.5%에 이어 지난해 42.3%의 높은 보행 사망자 비율을 기록하고 있다. 최근 발생한 보행자 사망 사고도 운전자가 보행자의 안전을 생각해 잠시 정차했더라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다. 지난달 27일 북구 복현 오거리에서 우회전을 하던 시내버스가 횡단보도를 건너던 A 씨(60)를 치어 숨지게 했다. 문용호 대구지방경찰청 교통안전계장은 “역설적이지만 대구는 도로환경이 굉장히 잘 발달돼 있어 교통문화 자체가 운전자 중심으로 형성돼 있다. 그렇다 보니 보행자 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라고 말했다. 대구경찰청은 운전자가 보행자를 보호하는 사람 중심의 교통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나섰다. 8월 말 부임한 이영상 대구지방경찰청장이 개선 의지를 갖고 역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 청장은 “부임 직전 경찰청 교통국장으로 재직했을 때 대구 지역의 보행 사망자 비율이 높은 것을 보고 문제의식을 가졌다. 부임 후 관사에서 대구경찰청까지 걸어서 출퇴근하며 지켜본 결과 개선 필요성을 피부로 느껴 의지를 갖고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대구경찰청은 지난달 초부터 주요 교차로인 수성구 범어 네거리와 만촌 네거리 등에 경력 240여 명을 배치해 계도활동을 하고 있다. 우회전 시 보행자가 길을 건널 때 운전자들이 차량을 멈추도록 유도하는 방식이다. ‘사람이 보이면 일단 멈춤!’이라는 문구를 만들어 현수막과 대형 전광판을 통해 알리고 있다. 이달 말까지 지역 내 신호등이 없는 네거리에서 ‘도로 위 준법 운전자를 찾아서’ 행사를 진행한다. 보행자가 길을 건널 때 정차하는 운전자에게 마스크 등 각종 선물을 제공할 예정이다. 다음 달부터는 본격적인 단속에 나설 계획이다. 운전자는 횡단보도에 보행자가 있을 경우 반드시 정차해야 한다. 교차로 우회전 시 신호등에 빨간불이 들어와 있어도 보행자가 있을 경우에는 반드시 정차해야 한다. 위반 시 범칙금 6만 원, 벌점 10점을 부과할 예정이다. 대구경찰청은 규정 속도를 하향하는 안전속도 5030정책도 추진하고 있다. 최근 대구시 도로교통공단 등과 구성한 심의위원회를 통해 지역 내 하향 구간을 결정했다. 동대구로 등 일부 정체 우려 지역을 제외한 도심지역의 제한속도를 시속 50km 이하로, 주택가 등 보행 위주 도로의 제한 속도를 시속 30km 이하로 하향한다. 내년 4월 시행 전까지 속도 하향 구간에 단속 카메라와 표지판 등을 설치할 예정이다. 이 청장은 “운전자들이 ‘횡단보도는 보행자의 공간’이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보행자 중심의 교통문화 조성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펼치겠다”고 말했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 2020-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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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구 수성구, 지자체 일자리 대상 우수상 수상

    대구 수성구가 전국 지방자치단체 일자리 대상 공시제 부문에서 우수상을 받았다. 고용노동부가 주관하는 이 상은 전국 243개 지자체를 대상으로 정책 추진 실적을 평가해 시상한다. 수성구는 지역 특성에 맞는 맞춤형 및 계층별 일자리를 지원한 성과를 인정받았다. 지역 사업체와 연계한 다양한 일자리 정책을 추진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수성구는 행복더하기 일자리 사업과 청년일자리 창출을 위한 정부 공모 사업 및 청년 인력 양성, 해외 청년 취업, 노인 여성 일자리 확대 등 다른 지자체와 차별화한 정책으로 주민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김대권 수성구청장은 “지역에 적합한 맞춤형 일자리 모델을 만들기 위해 현장 소통실과 여론 모니터단 등을 운영하며 주민들의 목소리를 듣고 있다. 앞으로도 더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 2020-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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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도에서 맞는 색다른 추석… 영상으로 문안드려요”

    “가족을 향한 그리움이 컸지만 생애 최고의 추석이었습니다.” 경북지방경찰청 독도경비대 양현승 상경(20·전남 해남)은 5일 오전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이같이 말했다. 전북대 IT정보공학과를 다니다 지난해 입대한 양 상경은 “추석을 독도에서 맞은 것은 처음이었다”며 “국민들이 안전한 명절을 보낼 수 있도록 했다는 자부심에 뿌듯하다”고 말했다. 독도경비대는 김주엽 대장(44·경감)을 중심으로 27명(경찰 4명, 의경 23명)이 철통 수호를 외치며 독도에서 근무하고 있다. 대부분 양 상경처럼 독도에서 추석을 맞은 것이 처음이라고 한다. 독도경비대는 3개 부대가 1개월씩 돌아가며 교대로 경계 근무를 선다. 독도에서 명절을 맞는 일이 흔치 않기 때문에 대원들은 뜻깊게 생각한다. 1일 추석 아침 독도 체육관에서 진행된 합동 차례도 정성스럽게 준비했다. 김 대장은 “지난달 17일 근무를 교대해 독도에 들어오면서 차례상에 놓을 과일과 약과, 떡 등을 사왔다. 단출했지만 대원들 모두 마음은 풍족했다”고 말했다. 합동 차례를 지낸 후 공용 전화기로 달려가 각자 집에 문안 전화를 하던 모습은 이젠 예전 풍경이 됐다. 요즘은 현역 의경도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있고 영상 통화도 할 수 있다. 대원들은 각자 영상 통화를 통해 차례를 지내는 장면을 가족들에게 실시간으로 보내며 따뜻한 추석을 보냈다. 하지만 대원들은 이번 추석에 가족들의 걱정이 많았다고 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행여 건강에 문제가 생기지 않았을까 염려한 것. 김 대장은 “고향을 다녀온 대원들은 울릉도에서 이미 2주간 자가 격리를 거치고, 독도에 입도할 때도 철저히 재검사한다. 최근 태풍으로 독도 접안 시설이 파손되는 바람에 관광객들이 들어올 수가 없어서 독도는 완전한 청정 지역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독도 경비는 2023년 의경제도 폐지에 따라 경찰관이 전담하게 된다. 대원은 단계적으로 늘릴 예정이다. 의경 신분의 독도경비대원들은 사실상 이번 추석이 독도에서 보내는 마지막 명절이 될 수 있다. 독도경비대 마지막 80기수인 김태현 일경(20·경북 의성)은 감회가 남달랐다고 했다. 김 일경은 “역대 마지막으로 독도에서 추석을 맞는 영광을 얻었다. 의경 생활의 유종의 미를 거둔다는 마음가짐으로 추석 연휴 독도를 지켰다”고 말했다. 7월 배치 이후 처음 독도 경비 업무를 맡은 조재성 경사(42)는 추석 연휴 섬 곳곳을 누볐다. 조 경사는 “우리 땅 독도는 작은 실수도 용납할 수 없는 곳이다. 연휴 동안 곳곳을 다니며 섬 지형을 꼼꼼히 익혔다”고 말했다. 경북도는 10월 독도의 달을 맞아 독도 자료 디지털화와 대한제국 칙령 반포 120주년 기념우표 제작 등 다양한 기념사업을 벌인다. 도는 2005년 10월을 독도의 달로 정하는 조례를 만들었다. 25일은 독도의 날이다. 1900년 10월 25일 대한제국 칙령 41호에 따라 울릉도와 독도가 울릉군으로 승격된 것을 기념해 제정했다.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 2020-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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