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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1분기(1∼3월) 성장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꼴찌 수준인 것은 세계 경제가 미중 무역전쟁이라는 공통적인 악재에 직면해 있지만 한국이 유독 큰 충격을 받고 있음을 보여준다. 경제계는 올 1분기 한국 경제가 대내외 경기 전망이 어두워진 가운데 광공업 생산, 설비투자, 수출이 동반 부진에 빠진 상태라고 분석했다. 특히 1분기 한국의 설비투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8% 감소했다. 이 같은 투자 감소폭은 1998년 1분기(―24.8%) 이후 가장 큰 것이다. 여기에 한국 수출의 5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반도체 분야에서 글로벌 수요가 급감한 결과 1분기 수출도 1년 전 같은 기간에 비해 2.6% 줄었다. 수출과 설비투자가 1분기 경제성장률 감소에 큰 영향을 줬다. 지난해 4분기(10∼12월) 성장률이 1.0%로 당초 예상을 뛰어넘으면서 올 1분기 성장률이 수치상으로 낮아 보이는 효과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 성장세는 민간보다는 정부가 주도한 측면이 있다. 4분기 성장률에서 민간 기여도는 ―0.3%포인트였던 반면 정부 기여도는 1.2%포인트에 이르렀다. 작년 4분기와 올해 1분기 모두 민간 주도의 건실한 성장과는 거리가 있는 셈이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최근 한국 정부와의 연례협의에서 투자 및 글로벌 교역 감소로 한국 경제가 중단기적으로 역풍에 직면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높은 가계부채비율, 부진한 잠재성장률, 인구 감소, 생산성 둔화, 양극화와 불평등,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생산성 격차 등 경제의 부정적인 면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그럼에도 한국은행은 올해 우리 경제가 2.5%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1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였지만 2분기(4∼6월) 1.2% 이상 성장하고 3분기와 4분기에 0.8∼0.9% 성장률을 유지하면 목표치를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OECD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은 각각 21일과 22일에 한국의 2019, 2020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발표한다. OECD는 3월 한국의 성장률을 올해 2.6%, 내년 2.6%로 전망했다. KDI는 지난해 11월 올해 성장률을 2.6%로 예상했다. 빈센트 코엔 OECD 국가분석실장은 9일 KDI 세미나에서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2.5%로 내놨는데, 이는 1분기 (마이너스 성장) 결과가 나오기 전이다. 아마 이보다 하향 조정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밝혔다.세종=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국가채무비율을 40% 선으로 유지하겠습니다.”(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40%’의 근거가 무엇인가요?”(문재인 대통령) 이달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선 문 대통령, 홍 부총리, 더불어민주당 참석자들이 재정건전성을 판단하는 기준을 두고 토론을 벌였다. 청와대, 재정 당국, 여당 관계자들이 날 선 공방을 벌인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저소득층과 일자리 지원을 위해 확장적 재정이 필요하다는 원칙에 공감대를 이뤄도 나랏빚을 어느 정도까지 늘려야 하는지를 두고 논쟁이 벌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국가가 쓸 돈은 많은데 인구가 줄어드는 만큼 조세부담률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도 이날 회의에서 제기됐다.○ 靑 “국가재정 매우 건전… 적극적 역할 해야” 국가재정전략회의 참석자들에 따르면 홍 부총리는 16일 ‘혁신적 포용국가를 위한 재정운용 방향’을 논의한 1세션에서 “국가채무비율은 40%, 관리재정수지는 ―3% 수준으로 유지하는 쪽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회의 참석자들이 “재정 당국이 생각하는 적절한 부채 비율은 어느 정도인가”라고 물은 데 대해 이렇게 답한 것이다. 홍 부총리의 설명에 문 대통령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를 예로 들며 “다른 나라와 달리 왜 40%대인지 근거가 뭔지 알려달라”고 말했다. OECD 국가의 평균 일반 정부 부채비율은 약 111%다. 문 대통령은 ‘혁신적 포용국가’로 가기 위해 투입하는 재정은 ‘지출’이 아닌 ‘투자’라고 강조해 왔다. 국가재정전략회의 모두발언에서도 “재정이 적극적 역할을 하는 과정에서 단기 악화 가능성을 우려하는 분도 있겠지만 국가재정이 매우 건전한 편이므로 긴 호흡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가 재정의 역할을 늘려 양극화 등을 해결하기 위해 드라이브를 거는 상황인 셈이다. 이에 따라 정부가 돈을 많이 쓰기 힘들다는 취지로 주장하자 문 대통령이 제동을 건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빚 늘어나는 속도 빨라 외국과 단순 비교는 무리 세계 경제 침체로 한국 경제는 세수 부족을 우려해야 하는 데다 고령화로 복지 부담이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20%인 조세부담률을 OECD 평균(25%) 수준으로 높여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인구구조 변화와 경기 악화로 세금이 덜 걷히는 만큼 세원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조세부담률을 높여 재정의 총알을 채워야 한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 정책 당국자는 “당장 올해 조세부담률을 올리라는 게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조세부담률이 높아져야 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날 재정전략회의 참석자들은 문 대통령이 홍 부총리를 질책하거나 마찰을 빚는 듯한 분위기는 아니었다고 전했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기재부도 확장 재정에 어느 정도 동의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대통령이 정부를 질책한다거나 정부와 청와대가 토론하는 분위기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석자는 “서로 팩트를 두고 이야기를 나누는 수준”이었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하지만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재정 확대에 목마른 청와대와 국가재정을 책임져야 하는 기재부 사이에는 적절한 재정건전성을 어떻게 볼지 본질적으로 시각차가 존재할 수밖에 없다. 정부는 현재 재정 상황이 크게 나쁘지 않다는 덴 동의하면서도 2022년까지 국가채무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40% 초반 선에서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기재부가 추산하는 국가채무비율은 올해 39.5%, 2022년 41.8%다. 정부가 우려하는 건 채무가 늘어나는 속도다. 국회예산정책처가 2000∼2017년 OECD 국가의 국가채무 증가 속도를 분석한 결과 한국은 라트비아 룩셈부르크 에스토니아에 이어 4번째로 높은 11.5%의 증가율을 보였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재정건전성을 관리할 때 속도를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명확한 목표 없이 재정에 의존하는 정책으로는 미래 세대의 부담만 키운다고 지적한다. 김원식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재정으로만 문제를 해결하려 하기 전에 궁극적으로 경기 부진을 풀 수 있도록 민간부문에 활력을 넣을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송충현 balgun@donga.com·김준일 / 박효목 기자}

올 1분기(1~3월)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하위 수준으로 나타났다. 생산성이 떨어지는 가운데 수출과 투자가 부진에 빠지면서 성장동력이 꺼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9일 OECD에 따르면 1분기 성장률을 공개한 22개 회원국(전체 36개국) 가운데 한국의 성장률은 ―0.34%로 최저였다. 22개국 중 성장률이 마이너스(―)인 국가는 한국 라트비아(―0.3%) 멕시코(―0.2%) 노르웨이(―0.07%) 등 4개국이었다. 22개국의 1분기 평균 경제성장률은 0.5%였다. 헝가리(1.5%), 폴란드(1.4%), 리투아니아(1%) 등 중진국의 성장률이 높은 편이었고 선진국 중에선 미국(0.8%) 스페인(0.7%)의 성장세가 양호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9일 KBS와 가진 2주년 대담에서 1분기 성장률이 부진한 데도 정부가 성장률을 양호하게 보는 인식 차의 원인을 묻는 질문에 “1인당 소득 3만 달러 이상, 인구 5000만 명 이상 국가 중에서는 미국 다음으로 우리”라고 했다. 이는 작년 연간 실적을 기준으로 평가한 것이다. 소득 수준이 높고 인구가 많은 국가 가운데 미국(0.8%) 영국(0.5%) 독일(0.4%) 프랑스(0.3%) 이탈리아(0.2%)의 1분기 성장률이 한국보다 높았다. 세종=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국가채무비율을 40%선으로 유지하겠습니다.”(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40%’의 근거가 무엇인가요?”(문재인 대통령) 이달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선 문 대통령, 홍 부총리, 더불어민주당 참석자들이 재정건전성을 판단하는 기준을 두고 토론을 벌였다. 청와대, 재정당국, 여당 관계자들이 날선 공방을 벌인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저소득층과 일자리 지원을 위해 확장적 재정이 필요하다는 원칙에 공감대를 이뤄도 나라빚을 어느 정도까지 늘려야 하는지를 두고 논쟁이 벌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국가가 쓸 돈은 많은데 인구가 줄어드는 만큼 조세부담률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도 이날 회의에서 제기됐다. ● “국가채무비율 40% 유지” vs “근거가 뭔가” 민주당 인사 등 국가재정전략 참석자들에 따르면 홍 부총리는 16일 ‘혁신적 포용국가를 위한 재정운용 방향’을 논의한 1세션에서 “국가채무비율은 40%, 관리재정수지는 ―3% 수준으로 유지하는 쪽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회의 참석자들이 “재정 당국이 생각하는 적절한 부채비율은 어느 정도인가”라고 물은 데 대해 이렇게 답한 것이다. 홍 부총리의 설명에 문 대통령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를 예로 들며 “다른 나라와 달리 왜 40%대인지 근거가 뭔지 알려달라”고 말했다. OECD 국가의 평균 일반정부 부채비율은 약 111%다. 문 대통령은 ‘혁신적 포용국가’로 가기 위해 투입하는 재정은 ‘지출’이 아닌 ‘투자’라고 강조해 왔다. 국가재정전략회의 모두발언에서도 “재정이 적극적 역할을 하는 과정에서 단기 악화 가능성을 우려하는 분도 있겠지만 국가재정이 매우 건전한 편이므로 긴 호흡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가 재정의 역할을 늘려 양극화 등을 해결하기 위해 드라이브를 거는 상황인 셈이다. 이에 따라 정부가 돈을 많이 쓰기 힘들다는 취지로 주장하자 문 대통령이 제동을 건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 빚 늘어나는 속도 빨라 외국과 단순 비교는 무리 세계 경제 침체로 한국 경제는 세수 부족을 우려해야 하는데다 고령화로 복지 부담이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20%인 조세부담률을 OECD 평균(25%) 수준으로 높여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인구구조 변화와 경기 악화로 세금이 덜 걷히는 만큼 세원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조세부담률을 높여 재정의 총알을 채워야 한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 정책 당국자는 “당장 올해 조세부담률을 올리라는 게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조세부담률이 높아져야 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날 재정전략회의 참석자들은 문 대통령이 홍 부총리를 질책하거나 마찰을 빚는 듯한 분위기는 아니었다고 전했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기재부도 확장재정에 어느 정도 동의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대통령이 정부를 질책한다거나 정부와 청와대가 토론하는 분위기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석자는 “서로 팩트를 두고 이야기를 나누는 수준”이었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하지만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재정 확대에 목마른 청와대와 국가재정을 책임져야 하는 기재부 사이에는 적절한 재정 건전성을 어떻게 볼지 본질적으로 시각차가 존재할 수밖에 없다. 정부는 현재 재정 상황이 크게 나쁘지 않다는 덴 동의하면서도 2022년까지 국가채무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40% 초반 선에서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기재부가 추산하는 국가채무비율은 올해 39.5%, 2022년 41.8%다. 정부가 우려하는 건 채무가 늘어나는 속도다. 국회예산정책처가 2000~2017년 OECD 국가의 국가채무 증가속도를 분석한 결과 한국은 라트비아 룩셈부르크 에스토니아에 이어 4번째로 높은 11.5%의 증가율을 보였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재정건전성을 관리할 때 속도를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명확한 목표 없이 재정에 의존하는 정책으로는 미래 세대의 부담만 키운다고 지적한다. 김원식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재정으로만 문제를 해결하려 하기 전에 궁극적으로 경기 부진을 풀 수 있도록 민간부문에 활력을 넣을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세종=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인구 감소로 세금 수입이 줄어드는 반면에 고령화로 복지지출은 늘어난다. 그럼에도 재정 투입을 늘려야 한다.’ 16일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정부는 저출산 고령화의 위기를 이렇게 요약했다. 적극적인 재정의 역할을 강조하면서도 인구구조 변화에 맞춰 재정 집행의 효율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 이유다. 고령화로 일을 하며 세금을 낼 수 있는 인구가 줄어드는 만큼 정부는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는 등 마른 수건을 짜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이날 청와대와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구윤철 기재부 2차관은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한 재정혁신 방향’을 발표하며 “생산가능인구(15∼64세)는 2018년을 정점으로 줄어 재정수입 증가 폭은 감소한다”며 “2025년 한국이 초고령사회에 들어서면 사회보험 등 복지지출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적극적인 정부 재정의 역할을 지속해야 하지만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고려해 미래 세대에게 큰 부담을 지우지 않도록 중장기 재정건전화에 대해 유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가예산을 책임지는 기재부 2차관의 이런 발언은 저소득층 소득 개선과 일자리 만들기를 위해 재정 투입을 늘려야 하지만 부정한 방법으로 복지 예산을 타가거나 급하지 않은 사업에 나랏돈이 투입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의미다. 구 차관은 “우리나라의 복지지출은 여전히 선진국과 비교해 낮은 수준으로 다 함께 잘 사는 포용국가로 가려면 적극적 재정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통계청은 3월 ‘장래인구 특별추계’에서 저출산과 고령화로 경제 활력이 약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인구 자연감소 시작 시점이 2016년 장기추계 당시 예측했던 2022년에서 3년 앞당겨진 올해가 될 것이라고도 했다. 이에 따라 통계청은 생산가능인구가 지난해 3764만 명으로 정점을 찍고 올해는 약 9만 명이 줄어들 것이라고 봤다. 인구 감소 속도가 빠른 만큼 각종 사회보장성 보험 부담이 커지는 점을 감안해 재정 계획을 꼼꼼하게 마련해야 한다는 의미다. 2017년 생산가능인구 100명이 부양해야 하는 유소년과 고령인구의 수는 36.7명이었지만 2060년에는 126.8명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진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노동인력이 줄기 전 선제적으로 재정을 확대하는 건 의미가 있다”며 “고령층 일자리 등 재정 지원 대상을 명확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세종=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2016년부터 2년 동안 이어진 영유아용 결핵백신 부족 사태는 독점 수입업체가 비싼 백신을 팔기 위해 싼 백신 수입을 고의로 중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는 예산 140억 원을 들여 임시로 비싼 백신을 무료로 공급했는데, 지난해 11월 이 백신에서 발암물질까지 검출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6일 영유아 결핵 예방용 BCG백신을 수입해 판매하는 한국백신이 비싼 도장형(경피용) 백신을 팔기 위해 국가가 지정한 무료 백신인 주사형(피내용) 백신 공급을 중단한 혐의로 과징금 9억9000만 원을 부과했다. 해당 기업과 임원은 검찰에 고발됐다. BCG백신은 생후 4주 이내 접종하도록 세계보건기구(WHO)가 권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이른바 ‘불주사’로 알려진 주사형 백신을 국가필수 예방접종 의약품으로 지정해 무료 접종을 받도록 해 왔다. 당초 한국백신은 주사형 백신이 아닌 도장형 백신만 일본에서 수입했었다. 유아의 팔에 도장을 찍듯 눌러서 접종하는 도장형 백신은 개당 4만3000원으로 주사형 백신(2358원)의 18배에 달하고, 전액 부모가 부담해야 한다. 하지만 2016년 3월 제조사 사정으로 경쟁 수입업체의 주사형 백신 공급이 중단되자 정부는 한국백신에 일본산 주사형 백신도 들여올 수 있게 했다. 한국백신이 주사형, 도장형 모두의 독점 공급자가 된 것이다. 2016년 9월경 도장형 백신 안전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으로 판매량이 감소하자 한국백신은 정부에 납품하던 주사형 백신 수입을 줄이다 2017년에는 아예 중단했다. 주사형 백신 공급이 부족해지자 정부는 2017년 10월부터 약 9개월 동안 도장형 백신을 사들여 임시로 무료 예방접종을 했다. 여기에 든 추가 예산이 140억 원이다. 2018년 11월 질병관리본부 조사 결과 이 도장형 백신에 1급 발암물질인 ‘비소’가 소량 포함돼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후 도장형 백신 공급이 중단됐지만 추가 검사에서 문제가 없다는 판정이 나와 올 1월부터 공급이 재개됐다. 일각에선 한국백신에 대해 수입 금지 등의 강력한 제재를 주문하지만 당국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견해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는 “의약품의 품질에 문제가 생기면 수입을 금지할 수 있지만 불법적 출하량 조절에 대한 제재는 권한 밖”이라고 설명했다.세종=김준일 jikim@donga.com / 박성민 기자}

구광모 LG그룹 회장, 조원태 한진 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대기업집단(그룹)을 지배하는 동일인(총수)으로 새로 지정됐다. 지난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총수에 오른 데 이어 3, 4세 경영이 본격화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5일 자산 총액 5조 원 이상인 59개 기업집단과 동일인 지정 현황을 발표했다. 동일인 지정은 ‘동일인=총수=그룹 주인’으로 보고 동일인의 친족과 보유 지분 등에 맞춰 그룹의 계열사 범위를 확정짓고, 내부거래 등을 통제하기 위한 제도다.○ 59개 그룹 ‘정부 공인 총수’ 지정 자산 5조 원 이상인 기업집단은 모두 총수 일가의 사익 편취 규제를 받는 공시 대상 기업집단이 된다. 현대자동차 정몽구 회장은 종전대로 총수 지위를 유지했다. 재계에서는 현대차의 동일인이 정의선 수석부회장으로 바뀔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하지만 공정위가 현대차가 낸 정 회장의 건강소견서와 자필 서명을 검토한 결과 동일인을 바꾸지 않기로 했다. 조원태 한진 회장은 공정위 직권으로 총수로 지정했다. 한진 측이 정해진 기한까지 동일인 변경 신청서를 내지 않아서다.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절차대로 변경 신청서를 냈다. 공정위는 금호아시아나그룹 박삼구 전 회장을 비롯해 코오롱그룹 이웅열 전 회장, DB그룹 김준기 전 회장, 태광그룹 이호진 전 회장 등이 일선에서 퇴진했지만 여전히 동일인으로 지정했다.○ 재계 “동일인 제도 시대착오적” 동일인 제도는 1987년 도입됐다. 외국에는 없는 제도로 행정 편의를 위해 지정한다. 이 때문에 해마다 동일인 지정을 둘러싸고 정부와 재계 간 잡음이 생겨 제도를 바꿔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2017년 공정위는 네이버를 공시 대상 기업집단에 포함시키면서 이해진 네이버 창업주를 동일인으로 지정했다. 당시 정보기술(IT) 업계에서는 제조업을 염두에 두고 만든 규제를 신산업인 IT 분야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있었다. 지난해 삼성과 롯데의 동일인을 공정위가 직권 지정할 때도 지정 기준이 구체적이지 않다는 지적이 나왔다. 동일인 지정 초기에는 창업주가 그룹 총수인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동일인 지정에 별 어려움이 없었다. 하지만 3, 4세 경영이 본격화하고 총수 지분이 감소하면서 동일인 지정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무엇보다 공정거래법에는 동일인에 대한 정의가 없다. 공정위가 ‘기업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사람 또는 법인’이라고 설명할 뿐이다. 현재 공정위는 동일인을 지정할 때 기업의 의견을 최우선으로 하되 ‘중대하고 명백한 사유’가 생기면 동일인을 직권으로 바꾸기도 한다. 직권으로 동일인을 지정할 때는 지분을 우선 고려하되 임원 선임, 조직 개편 과정에서의 영향력 등 실질적 지배력을 감안한다. 그러나 명문 규정 없이 내부 심사에 의존하기 때문에 투명성과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재계에서는 동일인 제도가 시대착오적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총수 한 명이 전 계열사를 책임지고 지배할 수 없는 구조인데도 모든 책임을 한 명에게 묻는 제도가 모순이라는 것이다. 이황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동일인 제도를 당장 폐지할 수는 없겠지만 토론회와 연구를 통해 새로운 시대를 반영하는 대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김성삼 공정위 기업집단국장은 “공정위 내부에서도 동일인 지정 절차를 투명화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 삼성 자산 400조 원 넘겨 공정위는 이번에 자산 10조 원 이상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순위도 발표했다. 기업의 외형을 보여주는 기준이다. 삼성은 자산 총액이 414조5000억 원으로 처음 400조 원대를 넘겼다. 재계 2, 3위인 현대차와 SK는 지난해 발표(2017년 기준)에선 자산이 33조 원 차이 났지만 올해 5조4800억 원(2018년 기준)으로 줄었다. 한화는 지난해 8위에서 올해 7위로 올라섰고, GS는 7위에서 8위로 한 계단 내려앉았다. 두산도 13위에서 15위로 떨어졌다. 자산 10조6030억 원의 카카오는 순수 IT 기업 중 처음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에 지정됐다. 2016년 자산 5조 원 이상 공시 대상 기업집단으로 지정된 지 3년 만에 덩치를 두 배로 키웠다. 자산 10조 원 이상이면 상호출자 금지, 순환출자 금지, 채무보증 금지, 금융보험사 의결권 제한 등의 규제를 추가로 받는다.세종=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정부가 도서 벽지 등 승객이 많지 않은 지역에서 영업하는 버스사업자에게 보조금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3일 정부세종청사 인근에서 출입기자들과 만나 “버스에 보조금을 지급할 수 없도록 한 4개 항목 중 버스사업에 직접적인 지원을 제외한 3개 항목에 대해 지원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자금 여력이 크지 않은 지방의 버스사업자를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현행 보조금관리법 시행령에 명시된 보조금 지원금지 대상은 △버스운송사업 재정 지원 △버스공영차고지 신설 △벽지노선 손실 보상 △오지 및 도서지역 공영버스 지원의 4가지다. 기재부는 버스운송사업에 재정을 직접 지원하는 것을 뺀 나머지 3개 항목을 시행령 조항에서 삭제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는 버스 파업을 예고한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과 한국노총이 요구했던 내용이기도 하다. 현재 정부는 교통 취약지역에 ‘농촌형 교통모델’ 사업을 하고 있다. 버스 보조금 지원 사업은 이 모델을 토대로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 ‘100원 택시’로 많이 알려진 농촌형 교통모델은 국고보조금으로 도서 벽지 지역의 교통비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여기에 올해 책정된 예산은 287억 원. 시행령이 개정되면 100원 택시처럼 오지 및 도서지역에서 버스 노선을 운영하는 사업자에게 지자체를 통해 보조금을 지원할 수 있다. 해당 사업에 버스운송사업자가 참여하면 교통 취약계층을 돕는 동시에 버스운송사업자도 지원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한편 광역급행버스(M버스)를 사실상 준공영제로 운영하기로 한 방침에 대해 기재부는 실제 M버스 운행실태를 점검한 뒤 국비 지원 규모를 정하기로 했다.세종=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서울 인천 광주 충남에 면세점 특허 6곳이 추가됐다. 면세점 업황이 대체로 부진한 상황이어서 신규 면세점 추가 허가 시 출혈경쟁이 심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기획재정부는 14일 면세점 제도운영위원회를 열어 대기업 면세점 신규 특허를 서울 3곳, 인천 1곳, 광주 1곳 허용하는 한편 중소중견기업 면세점 특허를 충남에 1곳 허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재 전국 대기업 시내면세점은 13곳, 중견중소기업 면세점은 12곳이다. 이번 면세점 신규 허가는 올해부터 진입장벽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정부는 올 2월 관세법을 개정해 전년보다 지역별 면세점 매출액이 2000억 원 이상 늘거나 외국인 관광객이 20만 명 이상 늘면 신규 특허를 허가할 수 있도록 했다. 올해는 서울 부산 인천 광주 제주가 이 기준에 해당했다. 이 가운데 부산은 시장 여건이 정체돼 있고 제주는 지역 내부의 반대의견이 적지 않다는 점 때문에 일단 보류됐다. 특허 총량은 늘었지만 실제 사업자는 연말께 결정된다. 관세청이 개별 기업의 신청을 받아 사업성과 시장 전망을 종합해 심사한다. 면세점 업계에서는 신규 특허 허용에 우려를 나타내기도 한다. 대기업인 한화가 운영하는 갤러리아면세점이 3년 만에 문을 닫는 등 시장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세종=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미중 무역협상 타결 실패로 한국 경제가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가운데 5월 초순 수출이 1년 전보다 6% 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발(發) 관세 인상의 충격이 실물경제에 반영되면 한국 경제는 더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3일 관세청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이달 1∼10일 기준 수출액은 130억3300만 달러(약 15조5000억 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억 달러(6.4%) 줄었다. 이 기간 올해 조업일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5일 많았다. 이 조업일수를 배제한 하루 평균 수출액은 1년 만에 13.6% 감소했다. 한국의 월별 수출은 지난해 12월(―1.7%) 이후 올 4월까지 감소세다. 현 추세를 감안하면 6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이런 수출 부진은 전체 수출의 5분의 1 이상인 반도체 수출이 이달만 31.8% 줄어든 데다 중국 수출도 16.2% 감소했기 때문이다. 4월 1∼10일 기준 ―19.7%였던 반도체 수출 감소폭은 이달 들어 더 확대됐다. 글로벌 반도체 수요가 점점 더 줄고 있다는 의미다. 미국의 관세 인상 조치가 시장에 본격 반영되면 수출 부진이 더욱 커질 수 있다. 국제금융센터는 12일 보고서에서 미국의 관세 부과로 한국의 수출이 0.14% 이상 감소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관세 인상으로 중국 기업의 수출이 줄면 중국의 중간재 수요도 함께 감소해 한국이 타격을 받는 구조다. 미국은 앞서 10일 중국산 제품 2000억 달러에 대한 관세율을 10%에서 25%로 올리고 나머지 3000억 달러 규모의 제품에 대해서도 추가 관세 25%를 예고하며 중국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18일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과 유럽연합(EU) 등 주요국으로부터 수입하는 자동차와 부품에 25% 관세를 부과할지 여부도 정해진다. 이날 한국개발연구원(KDI)은 ‘5월 경제동향’에서 한국 경제가 부진하다고 진단했다. KDI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경기와 관련해 ‘둔화’라는 표현을 썼지만 4월과 5월에는 ‘부진’으로 경고의 수위를 높였다. KDI는 “투자와 수출을 중심으로 경기가 부진한 모습”이라며 “생산 측면에서도 주요 업종이 부진하면서 제조업 가동률이 비교적 낮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외 여건이 나빠지는데도 정부는 현 경기에 대해 낙관에 가까운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호승 기획재정부 1차관은 13일 확대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수출은 하반기로 갈수록 반도체 수요 회복 등에 힘입어 점차 개선될 것이라고 다수 기관이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변국에 비해 원-달러 환율 상승이 과도한 수준이 아니라고도 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분석실장은 “관세 부과 조치가 한국 실물경제에 영향을 주는 시점을 한 달로 보는 것은 한국의 희망이 반영된 분석일 수 있다”며 “현 상황에서 기업이 틈새시장을 찾기도 쉽지 않은 만큼 정부가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김준일 jikim@donga.com·송충현 기자}

한진그룹이 차기 동일인(총수)으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사진)을 지정해 달라는 내용의 동일인 변경 신청서를 공정거래위원회에 냈다. 공정위는 13일 한진 측이 조 회장을 동일인으로 계열사 범위를 확정한 자료를 팩스로 제출했다고 밝혔다. 한진은 이 자료의 원본을 14일 정부세종청사를 방문해 직접 낼 예정이다. 이에 앞서 한진은 고 조양호 회장의 뒤를 이을 차기 총수를 지정하는 서류를 기한 내에 내지 못해 경영권을 둘러싸고 내홍을 겪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한진은 당시 이 같은 관측을 부인했다. 한진그룹이 조 회장을 총수로 내세운 만큼 ‘조원태 총수’ 시대가 열릴 가능성이 높다. 동일인은 계열사와 특수관계인 범위를 정하는 기준이 된다. 동일인이 누군지에 따라 일감 몰아주기 등 총수 일가 사익 편취 규제의 범위도 확정된다. 다만 고 조양호 회장이 보유한 한진 계열사 지분 승계 방식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고 조 회장의 지분을 누구에게 상속하는지에 따라 동일인이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공정위는 서류검토 작업을 거쳐 당초 예정한 대로 15일 한진그룹 등 대기업집단 및 동일인 지정 현황을 발표할 예정이다. 발표일까지 시간이 많지 않은 만큼 추가 자료를 요청하지 않고 현 자료를 토대로 공정위 직권으로 차기 총수를 지정하겠다는 것이다. 공정위는 매년 5월 공정거래법에 따라 중점 감독 대상인 대기업 집단 선정 결과를 발표한다.세종=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중소기업 재직자 소득세 감면처럼 정부가 세금을 깎아줘 특정 집단에 혜택을 주는 ‘조세지출’ 예산이 주먹구구식으로 관리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12일 국회입법조사처는 ‘조세지출예산서 통계 작성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자료에서 2019년 조세지출예산서와 ‘2018년 국세통계연보’에 공통으로 나와 있는 2017년 조세지출 실적 54개 항목을 비교한 결과 14개 항목에서 차이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창출투자 세액공제 등 4개 항목은 3901억 원이 조세지출 실적에 더 반영됐고 농어업용 석유류 교통세 감면 등 10개 항목은 1899억 원이 덜 반영됐다. 14개 항목의 총 조세지출은 4조1465억 원인데 과소 또는 과다 반영된 금액은 5800억 원(14%)이었다. 보고서는 “조세지출예산서로는 조세지출 혜택을 누가 받고 있는지 파악하기가 사실상 어려운 가운데 세수 작성에도 오류가 발견됐다”며 “조세지출은 재분배 정책의 중요한 제도라는 측면에서 관리가 더욱 체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숨은 보조금’으로 불리는 조세지출은 납세자의 세 부담을 낮춰줘 경제활동을 장려하거나 취약계층을 보호해주는 체계다. 세금을 깎아주기 때문에 국가 세수는 줄어들게 돼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재정을 악화시킬 수 있다. 세종=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공정거래위원회는 매장 개편 과정에서 임대 매장의 면적을 임의로 줄이고, 매장의 인테리어 비용을 임차인에게 떠넘긴 홈플러스에 대해 과징금 4500만 원을 부과했다고 12일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2015년 6월 경북 구미점을 전면적으로 개편하면서 27개 매장의 위치를 바꿨다. 이 과정에서 4개 매장의 임차인은 계약기간이 남았는데도 기존 매장보다 면적이 22∼34% 줄어든 공간을 배정받았다. 또 매장을 이동하면서 생긴 추가 인테리어 비용(8733만 원)까지 떠안았다. 현행법은 대규모 유통업체가 계약 기간에 정당한 이유 없이 매장의 위치와 면적을 변경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공정위는 “매장 변경은 임차인과의 충분한 사전 협의를 통한 자발적 동의가 있을 때 할 수 있다”고 했다. 세종=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공정거래위원회가 삼성SDS 등 대기업 계열 시스템통합(SI) 업체의 내부거래에 대한 실태조사에 착수했다. 이번 조사를 토대로 올해 안에 종합개선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12일 공정위 관계자는 “최근 대기업 계열 SI 업체 50여 곳에 대한 실태조사에 들어갔다”며 이같이 밝혔다. 공정위는 대기업이 그룹 내 비주력기업인 SI 회사를 통해 대주주 일가에게 부(富)를 몰아준다고 의심하고 있다. 실제로 총수가 있는 52개 대기업 소속 SI 업체의 내부거래 비중은 2017년 기준 67.1%에 달해 높은 편이다. 공정위는 SI 회사들에 그룹 계열사와의 내부거래 비중, 내부거래에서 수의계약이 차지하는 비중 등을 묻는 질의서를 발송했다. 공정위는 실태조사에서 얻은 자료를 바탕으로 연구용역을 실시해 올해 안에 SI 회사의 내부거래에 대한 종합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조사는 정책을 마련하기 위한 사전정지 작업”이라고 말했다.세종=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공정거래위원회가 한진그룹이 서류를 기한 내에 제출하지 않아 공정거래법상 고 조양호 회장의 뒤를 이을 차기 총수(동일인)를 지정하지 못했다. 조 전 회장의 장남인 조원태 한진칼 회장이 총수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지만 한진 측이 ‘내부 의견이 합쳐지지 않았다’고 했다는 게 공정위의 설명이어서 그룹 경영권을 놓고 한진가 내부에 갈등이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한진 측은 이를 강력히 부인했다. 공정위는 대기업집단 및 대기업집단 동일인(총수) 지정 시점을 당초 10일에서 15일로 연기한다고 8일 밝혔다. 공정위는 매년 대기업집단을 발표하면서 그룹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총수를 동일인으로 지정해 공개한다. 이 동일인은 계열사와 특수관계인의 범위를 정하는 기준이 된다. 이에 따라 일감 몰아주기 등 총수 일가 사익 편취 규제의 범위도 확정된다. 당초 공정위는 대기업에 대해 4월 12일까지 동일인 변경신청서를 내라고 했다. 지난달 8일 조 전 회장 별세 이후 공정위는 한진 측이 자료를 준비하는 데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보고 대기업집단 지정일을 5월 1일에서 10일로 늦췄다. 하지만 한진은 이 시한을 맞추지 못했다. 김성삼 공정위 기업집단국장은 “한진이 ‘차기 동일인을 누구로 할지 내부적인 의사가 합치되지 않아 신청을 못 하고 있다’는 공문을 3일 보내 왔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 간 경영권 갈등이 빚어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한진그룹은 가족 간 경영권 분쟁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한진칼은 이날 오후 1시 30분 공정위 측에 대표이사인 조원태 회장 명의의 확약서를 제출했다. 한진 측은 “조 회장을 동일인으로 내세우고 특수관계인들의 자료를 준비하겠다는 내용의 확약서”라고 설명했다. 한진칼은 3일 석태수 대표 명의의 공문을 보낸 것에 대해서도 인정했다. 다만 공정위의 설명처럼 동일인을 정하지 못했다는 취지가 아니라 자료 준비에 시간을 더 달라는 취지였다는 것이다. 조 회장의 아내 김미연 씨, 어머니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의 6촌까지 모두 특수관계인이어서 자료 준비가 복잡하다고 그룹 측은 설명했다. 한진 관계자는 “3일 이후에도 가족회의를 열어 지분을 법적으로 행사할 수 있는 대리인은 조원태 회장이라는 점을 확인했다”며 “조 회장이 총수라는 점은 명백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공정위 관계자는 “금일(8일) 한진 측이 보내온 공문에서 조원태 회장을 동일인으로 할 수 있다는 내부 의사를 밝히긴 했지만 동일인 변경신청 양식에 따르지 않아 구속력이 없다”고 했다.세종=김준일 jikim@donga.com·변종국·배석준 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당분간 금리를 내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노골적인 금리 인하 요구에도 연준의 독립성을 강조하며 압박에 굴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재확인한 것이다. 한국은행도 당장은 금리 인하에 부정적이지만 현재 경제 여건과 정부 및 시장의 기대에 따라 언제든지 인하 쪽으로 방향을 틀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 압박에도 미 연준 금리 동결 미 연준은 1일(현지 시간)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치고 정책금리인 연방기금 금리(FFR)를 현행 2.25∼2.50%로 동결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미국 경제가 전반적으로 건강한 경로를 계속 따라가고 있다. 위원회는 현재의 정책 기조가 적합하다고 믿는다”고 설명했다. 이날 금리 동결은 이미 시장에서 예상됐던 결과다. 다만 일각에서는 미국의 물가상승률이 목표치인 2%보다 낮아 연준이 향후 금리 인하 가능성을 조금이나마 내비칠 것으로 기대해왔다. 하지만 파월 의장은 “현재 (금리를) 어느 쪽으로든 움직일 만한 강력한 근거가 안 보인다”며 “현재의 저물가는 일시적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당분간은 금리를 내리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못 박은 것이다. 이날 파월 의장의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의 희망사항과 거리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FOMC 직전인 지난달 30일에도 트위터를 통해 “금리를 약간 내리고 약간의 양적완화를 한다면 (미국 경제가) 로켓처럼 상승할 잠재력이 있다”고 연준을 압박했다. 하지만 파월 의장은 “연준은 정치적 압력에 반응하지 않는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주문을 정면으로 거부했다.○ 연초 물가수준 역대 최저, 한은 고민 깊어져 연준의 동결 결정에 따라 한은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 경제가 올해 1분기(1∼3월) ―0.3% 역성장을 하자 현행 1.75%인 기준 금리를 낮춰 경기 부양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도 아세안(ASEAN)+3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가 열린 피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언급하기 적절치 않다”면서도 “IMF 조사단과 아세안+3의 거시경제조사기구(AMRO)도 한국은 완화적 기조로 가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며 간접적으로 금리 인하 필요성을 내비쳤다. 경기가 부진할 뿐 아니라 물가상승률도 바닥을 기면서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는 더 커지고 있다. 2일 통계청에 따르면 4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0.6% 오르며 4개월 연속 0%대 상승률을 나타냈다. 올해 1∼4월 누계 상승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0.5%로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65년 이후 가장 상승폭이 적었다. 그러나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금리 인하에 여전히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 총재는 1일 “현재 금리 인하를 고려하고 있지 않다. 시장이 앞서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분기(4∼6월) 성장률이 시장 기대치를 크게 넘어서지 못하면 한은도 금리 인하를 고려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 뉴욕=박용 특파원 / 세종=김준일 기자}
이해욱 대림산업 회장(51)과 장남이 소유하고 있던 개인회사가 대림의 호텔사업을 이용해 브랜드 사용료 등 사익을 챙긴 혐의로 검찰에 고발된다. 총수 일가가 사익 편취 혐의로 제재를 받은 것은 역대 5번째, 현 정부 들어선 3번째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 회장과 장남 동훈 씨(18)가 지분 100%를 보유한 에이플러스디에 대림산업 자회사 ‘오라관광’(현 글래드호텔앤리조트)이 운영하는 호텔의 브랜드 수수료를 몰아준 혐의로 대림산업 및 오라관광 법인과 이 회장을 검찰에 고발키로 했다고 2일 밝혔다. 사익 편취 과정에 연루된 이들 회사에는 과징금 13억 원이 부과됐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림산업은 2012년 9월 호텔사업을 추진하면서 ‘글래드(GLAD)’라는 자체 브랜드를 만들었다. 이듬해 에이플러스디가 ‘글래드’ 상표권을 확보한 데 이어 2014년 말에는 여의도 글래드호텔이 문을 열었고, 2015년 12월부터 오라관광이 호텔 운영을 맡았다. 이 과정에서 오라관광은 ‘글래드’ 브랜드 사용료를 에이플러스디에 지급했다. 오라관광은 같은 방식으로 메종글래드제주호텔과 글래드라이브강남호텔의 브랜드 사용료도 에이플러스디에 줬다. 오라관광이 2016년 1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에이플러스디에 지급한 브랜드 수수료는 약 31억 원에 이른다. 김성삼 공정위 기업집단국장은 “에이플러스디는 호텔 브랜드 인프라도 없으면서 힐튼, 메리어트 등 유명 해외 프랜차이즈호텔 사업자처럼 수수료를 받아 ‘부당한 사업 기회’를 제공받았다”고 말했다. 총수일가에 대한 사익 편취 금지규정 중 부당한 사업기회 제공 혐의로 제재를 받은 것은 처음이다. 세종=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4월 한 달 동안 한국 원화 가치가 주요 20개국(G20) 가운데 금융위기설이 돌고 있는 터키 다음으로 많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달러화 강세로 각국 통화가 상대적 약세를 보이곤 있지만 그중에서도 유독 원화 가치 하락폭이 큰 건 한국 경제 부진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1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달러화 대비 원화 가치는 2.9% 하락했다. G20 국가 중 정세가 불안정하고 외환보유액이 급감해 금융위기 가능성이 거론되는 터키(―6.78%)를 제외하면 사실상 한국 원화의 가치 하락률이 가장 크다. 3월 말 1135.1원이던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말 1168.2원까지 올랐다. 터키와 함께 금융시장이 불안한 아르헨티나(―2.15%) 정도만 한국과 비슷한 하락폭을 보였을 뿐 일본, 중국, 브라질 등의 통화 가치는 거의 변하지 않았다. 국제 금융시장은 공통적으로 강(强)달러의 영향을 받고 있다. 하지만 원-달러 환율이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건 국내외 투자자들이 한국 경제의 둔화 수준을 심상치 않게 받아들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용준 국제금융센터 외환팀장은 “경기 부진에 대한 압박으로 원화 가치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고 했다. 수출 부진도 계속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수출이 488억60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2% 줄었다고 1일 밝혔다. 수출 증가율은 지난해 12월부터 다섯 달 연속 마이너스다.이건혁 gun@donga.com / 세종=김준일 기자}
원화 가치가 빠르게 떨어지고 수출 부진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국내외 금융시장에서 한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는 “우리 경제의 기초 체력은 튼튼하다”며 긍정적 발언을 연일 쏟아내고 있지만 최근 시장의 움직임은 이를 확신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최근 환율 급등은 지난달 말 발표된 1분기 성장률(―0.3%)이 ‘쇼크’ 수준으로 확인되면서 본격화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해외 기관들의 성장 전망이 잇달아 하향 조정되면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졌다는 것이다. 네덜란드 ING그룹과 일본 노무라증권은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대로 낮췄다. 미국 JP모건, 영국 바클레이스 등도 성장률 전망치를 2% 초중반으로 하향 조정했다. 한국 경제에 대한 부정적 전망이 퍼지자 정부는 좋은 경제 지표에 대한 홍보를 강화하는 등 총력 방어에 나섰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우리 경제의 기초 체력은 튼튼하고 거시 지표들은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말했고 30일에도 “청년고용률이 크게 높아졌다”면서 정부 정책의 성과를 강조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역시 “현재로서는 성장률 목표치(2.6∼2.7%)를 하향 조정할 생각이 없다”고 했다. 하지만 정부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시장 참여자들은 한국 경제 성장이 둔화될 것이라는 쪽에 무게를 싣고 있다. 국내 자산운용사의 한 펀드매니저는 “현재 시장에서 원화로 표시된 각종 채권과 원화 선물은 ‘쇼트 포지션’(하락을 예상하고 내다파는 것)에 쏠려 있다. 원화 관련 상품의 매도 물량이 계속 늘고 있다”고 전했다. 여기에 4월 경상수지 적자 가능성이 불거지며 투자자들의 불안이 더 커지고 있다. 수출 부진에 외국인 배당금 송금이 겹치면서 2012년 5월 이후 7년 가까이 이어져온 경상수지 흑자 행진이 멈출 수도 있다는 것이다. 경상수지 적자가 현실화되면 수출 둔화에 대한 우려가 확대되고 이로 인해 자금이 추가 이탈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수출 감소세도 장기화되는 국면이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의 ‘4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월별 수출은 지난해 12월(―1.7%) 이후 5개월 연속 줄고 있다. 한국 수출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반도체 수출이 1년 전보다 13.5% 줄었고 수출 3, 4위 품목인 석유화학과 석유제품도 각각 5.7%, 2.6%씩 감소했다. 이건혁 gun@donga.com / 세종=김준일 기자}
금호타이어와 넥센타이어가 온라인 최저 판매가격 하한선을 정한 뒤 도소매점에 이 가격 아래로 팔지 못하도록 강제한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았다. 공정위는 30일 이 같은 혐의로 국내 타이어업계 1위인 금호타이어와 3위인 넥센타이어에 과징금 59억8300만 원을 부과하고 법인을 검찰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2위 업체인 한국타이어도 같은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금호타이어는 2014년 1월∼2016년 7월 온라인 판매 가격의 하한선을 공장도 가격의 20∼40%로 정하고 이를 지키지 않는 대리점에는 제품을 공급하지 않거나 타이어 판매가를 높였다. 넥센타이어는 2013년 8월∼2016년 7월 공장도 가격 대비 25∼56% 정도로 온라인 판매 가격 하한선을 정하고 대리점이 이 기준을 지키도록 했다. 이 기준을 어긴 대리점에 대해서는 계약을 해지하거나 제품 공급을 중단했다.세종=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