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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가 운영하는 모바일 쇼핑몰 ‘카카오메이커스’가 제품의 교환과 반품이 가능한데도 불가능하다고 소비자들에게 알려 과태료를 부과 받았다. 23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카카오는 2016년 2월부터 2018년 6월까지 모바일 쇼핑몰 카카오메이커스의 상품 판매 화면에 ‘주문 제작 상품이므로 취소 및 교환·반품이 불가합니다’라는 문구를 게시했다. 하지만 현행법상 교환, 반품 등 청약 철회를 제한하려면 각 제품이 소비자의 주문에 따라 개별적으로 생산되고 철회 시 사업자에게 회복하기 어려운 중대한 피해가 발생해야 한다. 공정위 측은 “제품 중 일부는 이미 재고가 확보된 제품이었고, 주문 제작 제품이더라도 제품의 규격, 색상 등은 정해져 있고 소비자는 주문 여부만 결정하는 형태가 대부분이었다”며 시정명령과 함께 과태료 250만 원을 부과했다.세종=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20일 공개된 ‘2018년 공공기관 경영평가’ 결과는 현 정부가 바뀐 평가지표를 적용한 첫 사례다. 이 때문에 지난해 적자가 난 회사들도 대거 상위 등급을 받아 성과급을 받을 수 있게 됐다. 기존에는 일반 기업처럼 경영효율성을 중시했지만 이번 평가분부터는 일자리 창출, 상생 협력 등에 큰 비중을 뒀다. 안 그래도 방만한 경영이 더 방만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사회적 가치’ 점수에 희비 엇갈려 정부는 이번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일자리 창출이나 안전경영 등 사회적 가치 구현 지표를 신설하고 전체 100점 중 22점을 배정했다. 여기에 노사관계(5점), 직원들의 삶의 질 제고(1점) 등을 합하면 사회적 가치 구현 관련 점수는 30점에 이른다. 반면 재무예산관리 지표는 조직 및 인적자원관리 지표와 통합되며 10점에서 5점으로 배점이 줄어들었다. 고유사업 성과를 평가하는 항목도 기존 50점에서 45점으로 줄었다. 신완선 공기업 부문 경영평가단장은 “(공기업들이) 재무 및 예산, 수익성 등에서는 실적이 저조했지만 사회적 가치 구현을 평가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지난해 3조9000억 원의 적자를 냈지만 B에서 A로 등급이 올랐다. 2017년 1조4400억 원 흑자에서 지난해 1조1700억 원 적자로 돌아선 한국전력공사는 올해도 지난해와 같은 B등급을 받았다. 한국수력원자력 역시 지난해 적자 전환했지만 B등급을 받았다. 에너지 전환, ‘문재인 케어’ 등을 수행한 기관은 실적 악화와 상관없이 높은 등급을 받은 것이다. 준정부기관 중에서는 지난해 10년 만에 마이너스 수익률을 낸 국민연금공단이 전년도와 같은 B등급을 유지한 게 눈에 띈다. 국민연금은 현 정부 들어 대기업 옥죄기 수단으로 쓰인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사고 터져도 ‘코드’ 맞으면 좋은 등급 A, B등급을 받은 공공기관 중에는 비리나 안전사고 등으로 논란이 됐던 기관도 포함돼 평가 기준이 모호하다는 시각도 있다. 일부에선 정권과의 친소 관계에 따른 게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한국철도공사는 지난해 강릉KTX 탈선 사고로 사장이 사퇴하기까지 했지만 B등급을 받았다. 당시 사장을 맡은 오영식 전 의원은 지난 대선에서 캠프 조직본부에 있었다. 한국도로공사는 중소기업이 좀 더 쉽게 납품할 수 있는 오픈 플랫폼을 만든 점이 좋은 평가를 받아 B등급을 받았다. 하지만 도로공사는 지난해 우제창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강래 도로공사 사장과의 친분을 이용해 고속도로 휴게소에 납품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돼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기관이다.○ 세금으로 공공기관 성과급 지급 각 기관의 성과급 지급률은 상대, 절대평가 등급을 50 대 50으로 반영해 정해진다. 각 평가의 범주(경영 관리, 주요 사업)별 등급이 모두 C 이상이어야 성과급을 받을 수 있다. 한전, 한수원 등 적자 공기업도 이번 평가에서 모두 성과급 지급 대상에 들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올해 예산에 예비비로 미리 성과급 재원을 마련해두고 평가 결과가 나오면 이를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결국 국민들이 낸 세금이 성과급으로 지급되는 것이다. 앞으로 공공기관이 정부가 강조하는 정책과제 실현에 초점을 맞추다 수익성, 효율성이 악화될 경우 이는 고스란히 국민 부담으로 돌아온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의 정규직화 방침에 따르다 경직성 비용인 인건비가 대폭 늘어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A등급을 받은 한국수자원공사의 올해 인건비 예산은 5996억 원으로 지난해 4603억 원에서 크게 늘었다. 지난해 당초 목표를 초과해 1000여 명을 정규직화한 영향이 크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새로운 평가 기준은 일부 지표 비중이 지나치게 높아 ‘사회적 가치’를 위해서라면 방만 경영도 허용할 수 있는 문제가 생긴다”며 이를 보완하는 작업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세종=이새샘 iamsam@donga.com·김준일 기자}
20일 공개된 ‘2018년 공공기관 경영평가’ 결과는 현 정부가 바뀐 평가지표를 적용한 첫 사례다. 이 때문에 지난해 적자가 난 회사들도 대거 상위 등급을 받아 성과급을 받을 수 있게 됐다. 기존에는 일반 기업처럼 경영효율성을 중시했지만 이번 평가분부터는 일자리 창출, 상생 협력 등에 큰 비중을 뒀다. 안 그래도 방만한 경영이 더 방만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사회적 가치’ 점수에 희비 엇갈려 정부는 이번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사회적 가치 구현 지표를 신설하고 전체 100점 중 22점을 배정했다. 여기에 노사관계(5점), 직원들의 삶의 질 제고(1점) 등을 합하면 사회적 가치 구현 관련 점수는 중 30점에 이른다. 반면 재무예산관리 지표는 조직 및 인적자원관리 지표와 통합되며 10점에서 5점으로 배점이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고유사업 성과를 평가하는 항목도 기존 50점에서 45점으로 줄었다. 신완선 공기업 부문 경영평가단장은 “(공기업들이) 재무 및 예산, 수익성 등에서는 실적이 저조했지만 사회적 가치 구현을 평가하는데 초점을 맞췄다”고 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지난해 3조9000억 원의 적자를 냈지만 B에서 A로 등급이 올랐다. 2017년 1조4400억 원 흑자에서 지난해 1조1700억 원 적자로 돌아선 한국전력공사는 올해도 지난해와 같은 B등급을 받았다. 한국수력원자력 역시 지난해 적자전환했지만 B등급을 받았다. 에너지 전환, ‘문재인 케어’ 등을 수행한 기관은 실적 악화와 상관 없이 높은 등급을 받은 것이다. 준정부기관 중에서는 지난해 10년 만에 마이너스 수익률을 낸 국민연금공단이 전년도와 같은 B등급을 유지한 게 눈에 뜨인다. 국민연금은 현 정부 들어 대기업 옥죄기 수단으로 쓰인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 사고 터져도 ‘코드’ 맞으면 좋은 등급 A, B등급을 받은 공공기관 중에는 비리나 안전사고 등으로 논란이 됐던 기관도 포함돼 평가 기준이 모호하다는 시각도 있다. 일부에선 정권과의 친소관계에 따른 게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한국철도공사는 지난해 강릉KTX 탈선 사고로 사장이 사퇴하기까지 했지만 B등급을 받았다. 당시 사장을 맡은 오영식 전 의원은 지난 대선에서 캠프 조직본부에 있었다. 한국도로공사는 중소기업이 좀더 쉽게 납품할 수 있는 오픈 플랫폼을 만든 점이 좋은 평가를 받아 B등급을 받았다. 하지만 도로공사는 지난해 우제창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강래 도로공사 사장과의 친분을 이용해 고속도로 휴게소에 납품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돼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기관이다. ● 세금으로 공공기관 성과급 지급 각 기관의 성과급 지급률은 상대, 절대평가 등급을 50대 50으로 반영해 정해진다. 각 평가의 범주(경영관리, 주요사업)별 등급이 모두 C 이상이어야 성과급을 받을 수 있다. 한전, 한수원 등 적자 공기업도 이번 평가에서 모두 성과급 지급 대상에 들었다. 기재부 관계자는 “올해 예산에 예비비로 미리 성과급 재원을 마련해두고 평가 결과가 나오면 이를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결국 국민들이 낸 세금이 성과급으로 지급되는 것이다. 앞으로 공공기관이 정부가 강조하는 정책과제 실현에 초점을 맞추다 수익성, 효율성이 악화할 경우 이는 고스란히 국민 부담으로 돌아온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의 정규직화 방침에 따르다 경직성 비용인 인건비가 대폭 늘어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A등급을 받은 한국수자원공사의 올해 인건비 예산은 5996억 원으로 지난해 4603억 원에서 크게 늘었다. 지난해 당초 목표를 초과해 1000여 명을 정규직화한 영향이 크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새로운 평가기준은 일부 지표 비중이 지나치게 높아 ‘사회적 가치’를 위해서라면 방만 경영도 허용할 수 있는 문제가 생긴다”며 이를 보완하는 작업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종=이새샘기자 iamsam@donga.com세종=김준일기자 jikim@donga.com}
대통령 직속 국민경제자문위원회와 진보 성향 경제학회가 주최한 학술대회에서 ‘현 정부 임기 내 잠재성장률이 1%대로 내려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제시된다. 주상영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국민경제자문위원회와 한국경제발전학회가 20일 여는 학술대회에 앞서 미리 배포한 발표문에서 이같이 밝혔다. ‘한국 경제가 마주한 역풍’이라는 제목의 발표문에 따르면 주 교수는 2020년 한국 경제의 잠재성장률이 1.98%에 머물 것으로 봤다. 이는 한국은행이 2017년 추정한 2016∼2020년 잠재성장률(2.8∼2.9%)보다 1%포인트가량 낮다. 주 교수는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면서 2020∼2023년 잠재생산능력이 매년 0.7%포인트 감소하고, 2024년부터는 1%포인트 감소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어 “2034년부터는 인구전망이 어떻게 돼도 잠재성장률이 1% 아래로 하락한다”며 노동생산성 증가율이 일정한 수준을 유지하지 못하면 성장에 부정적 효과가 심해질 것이라고 봤다. 그는 특히 한국개발연구원(KDI) 등이 잠재성장률을 2%대로 유지하는 것에 대해 “노동생산성을 낙관적으로 예측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주 교수는 다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에 비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낮은 편인 민간 소비를 늘려야 한다고 권고했다. 아울러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은 제한적인 범위에서 진행돼 왔다”며 독과점 시장구조, 공공부문, 교육, 금융개혁 등이 부재 혹은 부진했고 산업 구조조정도 지연되고 있다고 했다.세종=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돈 생각하면 이런 일 못 하죠.” 17일 오후 동아일보 기자는 서울의 한 시니어클럽(노인일자리지원기관)에서 60대 정모 씨를 만났다. 정 씨는 지난해부터 지하철로 물품을 배송하는 실버택배업체에서 일하고 있지만 ‘쥐꼬리 급여’에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요즘은 하루 배달 건수가 1, 2건에 그치는 데다 그나마 격일로 일하니 용돈벌이도 안 된다”며 고개를 저었다.○ 월 30만 원 못 버는 실버택배도 일자리 포함 실버택배는 기존 업계에 진입해 경쟁을 통해 돈을 버는 구조라는 점에서 ‘시장형 노인일자리’로 분류된다. 버스정류장 관리 등 봉사활동 성격이 짙은 공공형 노인일자리보다 급여 수준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명목상으로는 일자리다운 일자리에 가까운 것이다. 실제 그럴까. 정 씨는 월 기본급 15만 원에 건당 5000원 정도의 수당을 받는다. 이 업체에서 일하는 고령층은 모두 15명. 이들이 한 달 동안 벌어들이는 전체 택배 수입은 200만 원이 조금 넘는다. 기본급을 합해도 한 명이 손에 쥐는 돈은 월평균 30만 원도 안 된다. 공공형 일자리의 한 달 급여 27만 원과 큰 차이가 없다. 지난해 정부가 주선한 일자리사업에 참여한 81만4000명 중 56만 명(69%)은 60세 이상이었다. 그만큼 공공부문 고용에서 고령층 비중은 절대적인 수준이다. 일자리 재정이 고령층에 집중된 셈이지만 이날 시니어클럽에서 만난 노인들은 하나같이 “정부가 일자리를 주는 건 고맙지만 취미생활 수준”이라고 했다. 시니어클럽이 운영하는 종이공예업체에서 카네이션 등 종이꽃을 만들어 판매하는 일을 하는 70대 정모 씨는 “그냥 동네 사람들 만나 얘기도 하고 소일거리로 하는 거지 실제 취업했다고 여기는 이는 별로 없다”고 했다. 정 씨도 정부 통계에선 신규 취업자로 잡힌다.○ 일자리 통계 왜곡하는 노인일자리의 허상 서울의 한 ‘실버카페’에서 일하는 박모 씨(68)는 “바리스타 자격증도 따로 따고 교육도 받았지만 하루에 3, 4시간 정도 일하고 최저임금 수준만 받는다”고 했다. 올해 초 개업한 이 카페의 하루 매출은 10만 원도 채 되지 않지만 채용한 사람은 10명에 이른다. 실버카페가 1인당 근무시간을 줄여 일자리 수를 늘린 셈이다. 업무량이 많거나 육아 등 불가피한 사정이 있는 경우 본인 의사에 따라 근무시간을 조정하는 일자리 나누기와 달리 단순 업무를 억지로 나눠 취업자 수만 늘린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 같은 현상은 복지 관련 일자리 전반에서 나타나고 있다. 자유한국당 추경호 의원실이 통계청 마이크로 데이터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올 5월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분야의 60대 이상 취업자는 2년 전인 2017년 5월보다 14만8000명 증가했지만 주당 평균 취업시간은 2017년 5월 22.22시간에서 올해 5월 20.01시간으로 2시간 이상 감소했다. 공공행정서비스업 분야 역시 60대 이상 취업자가 2년 동안 약 9만7000명 증가했지만 주당 평균 취업시간은 17.84시간에서 16.33시간으로 줄었다. 추 의원은 “정부가 저임금, 단시간 노인일자리를 양산하며 나타난 현상으로 보인다”며 “최근의 고용 개선 추세는 재정 투입을 통해 만들어낸 가짜 일자리 때문”이라고 했다. ○ “노인일자리, 고용 창출 아닌 사실상의 현금복지”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는 올해 노인일자리를 61만 개까지 늘리기로 했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추가경정예산안에서는 노인일자리 3만 개를 추가하는 1000억 원 규모의 예산도 포함돼 있다. 5월 노인일자리 채용 인원의 84%에 이르는 42만2569명은 환경미화, 저소득층 도시락 배달 같은 공공형 일자리다. 반면 민간 분야와 연계한 인턴십이나 기업연계형 일자리 취업자는 1만 명도 되지 않는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정부가 재정 투입으로 만들어낸 일자리는 사실상의 현금복지일 뿐 지속가능한 고용이라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세종=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소프트웨어 개발이나 시스템 구축 관련 하도급을 주면서 상습적으로 불공정 거래를 한 하나금융그룹 계열사 하나금융티아이에 과징금이 부과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불공정 하도급 거래 혐의로 하나금융티아이에 과징금 2억9800만 원을 부과하기로 했다고 16일 밝혔다. 하나금융티아이는 2015년 1월부터 2017년 5월까지 총 65개 사업자에게 용역을 위탁하면서 계약 서면 43건을 발급해주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서면 148건은 용역을 시작한 날에서 31∼165일 지연해 발급한 것으로 파악됐다. 현행법상 원청 사업자는 하도급 대금과 그 지급 방법, 대금 조정 요건과 방법 및 절차 등을 정한 계약서를 용역 시작 전 하도급업체에 줘야 한다. 공정위는 “법 위반 기간이 2년 이상으로 길고 위반 건수가 많다는 점 등을 고려해 과징금을 부과했다”고 밝혔다.세종=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올 1분기(1∼3월) 국내 제조업체가 해외에 투자한 금액이 사상 최대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국내 설비투자는 17% 넘게 감소했다. 제조업의 ‘탈(脫)한국’ 조짐이 가속화하면서 고용난이 점점 심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1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1분기 한국의 해외 투자액은 141억1000만 달러(약 16조7000억 원)로 작년 1분기보다 44.9%(43억7000만 달러) 늘었다. 1분기 해외 투자는 관련 통계가 나오기 시작한 1980년 4분기(10∼12월) 이후 분기 기준 최대 규모다. 특히 제조업 분야 해외 투자가 57억9000만 달러로 작년 동기의 2.4배 수준으로 늘어 역시 사상 최대치였다. CJ제일제당이 2조1000억 원을 들여 미국 냉동식품업체 슈완스를 인수하는 등 미중 무역전쟁으로 보호무역주의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미국 현지 시장을 개척하려는 투자가 늘었기 때문이다. 1분기 국내 기업이 미국에 투자한 금액은 36억5000만 달러로 전체 해외 투자액의 27%에 이른다. 반면 기업의 국내 투자는 감소하고 있다. 1분기 설비투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4% 줄었다. 외국인이 한국에 직접 투자한 금액도 1분기 31억70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35.7% 감소했다. 세종=김준일 jikim@donga.com·이새샘 기자}
올 1분기(1~3월) 국내 제조업체가 해외에 투자한 금액이 사상 최대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같은 기간 기업들의 국내 설비투자 규모는 17% 넘게 감소했다. 양질의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제조업 분야에서 ‘탈(脫)한국’ 조짐이 나타나면서 국내 고용난이 점점 심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기획재정부가 14일 내놓은 ‘해외직접투자 동향’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제조 부동산 금융보험 도소매 광업 분야의 전체 해외 투자액은 141억1000만 달러(약16조7000억 원)로 작년 1분기보다 43억7000만 달러(44.9%) 증가했다. 이 같은 1분기 해외투자는 관련 통계가 나오기 시작한 1980년 4분기(10~12월) 이후 분기 기준 최대 규모였다. 이 가운데 제조업 분야 해외 투자는 1분기 57억9000만 달러로 작년 동기의 2.4배 수준으로 늘어 역대 최대에 이르렀다. CJ제일제당이 2조1000억 원을 들여 미국 2위 냉동식품업체 ‘쉬완스’를 인수하는 등 미중 무역전쟁으로 보호무역주의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미국 현지시장을 개척하려는 투자가 늘었기 때문이다. 실제 올 1분기 국내 기업이 미국으로 직접 투자한 금액은 36억5000만 달러로 전체 해외투자액의 27%에 이른다. 한국에서 해외로 투자금이 빠져나가는 반면 기업의 국내 투자는 감소하고 있다. 올 1분기 설비투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4% 감소했다. 제조업체의 체감경기가 살아나지 않으면서 기계류와 운송장비 중심으로 투자가 부진한 상태다. 외국인이 한국에 직접 투자한 금액도 1분기 31억7000만 달러로 1년 전에 비해 35.7% 줄었다. 기재부는 이날 내놓은 ‘최근 경제동향’에서 “수출과 투자의 부진한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세종=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세종=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1가구 1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비과세 혜택을 유지해야 할까요?” 5일 국민권익위원회 ‘국민생각함’ 홈페이지에 올라온 설문조사다. 작성자는 기획재정부로 돼 있었다. 설문 주체와 내용을 보면 2년 이상 보유한 1가구 1주택에 대해 양도소득세를 매기지 않는 현행 세제를 그대로 둘지 혹은 폐지할지 여론을 파악하겠다는 취지로 읽혔다. 당초 12일 마감될 예정이던 이 설문은 11일 오후 홈페이지에서 삭제됐다. 참여자 326명 가운데 298명(91.4%)이 현행 세법을 유지해야 한다고 응답한 뒤였다. 기재부 측은 “해당 홈페이지에 설문을 올리면 부처 업무평가 점수가 올라가는데 주무관급 담당자가 내부 보고 없이 글을 올렸다”며 “확인 뒤 바로 삭제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비과세 혜택 폐지에 대해서는 전혀 검토한 바 없다”고도 했다. 1가구 1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비과세 혜택은 대다수 납세자에게 영향을 주는 핵심 부동산 세제다. 이런 중요한 정책에 관한 설문을 공개적으로 올린 것이 실무자의 단순 실수라는 기재부의 해명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긴 어렵다. 이런 변명은 3월 신용카드 소득공제 축소 논란을 떠올리게 한다. 당시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납세자의 날’ 행사에서 “신용카드 소득공제와 같이 도입 취지가 어느 정도 이뤄진 제도에 대해서는 축소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반대 여론이 들끓었다. 그러자 기재부 당국자는 “연설문을 작성하는 실무자가 원칙적인 차원에서 넣은 문구인데 논란이 돼 난감하다”는 해명을 내놓았다. 1가구 1주택자 양도세 비과세 혜택이나 신용카드 소득공제 혜택은 모두 전 국민에게 영향을 미치는 정책이다. 이런 정책들을 누리꾼 주목도가 낮은 홈페이지에 덜렁 올리거나, 연설문에 슬쩍 끼워 넣고 나선 “실수였다” “별 뜻 없었다”고 하면 정부 정책에 대한 불신만 키운다. 일만 터지면 실무자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기재부의 태도도 문제다. 이미 올해 초 재정개혁특별위원회 보고서에는 1가구 1주택 비과세를 합리화해야 한다는 권고가 담긴 바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비과세 혜택을 양도차익에 대한 소득공제 등 다른 방식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있었다. 실무자 한 명이 자의적으로 이런 설문을 올렸다는 말을 곧이곧대로 믿기 어려운 이유다. 올해 들어 리디노미네이션(화폐단위 개혁) 단행 가능성이 거론되자 홍 부총리는 수차례 “논의한 적조차 없다”며 부인했다. 그럼에도 금값이 뛰는 등 시장의 불안은 계속되고 있다. 그만큼 국민들이 정부를 믿지 못하고 ‘뒤에서 뭔가 일어나고 있다’고 의심한다는 얘기다. 정부가 정책에 대한 신뢰를 얻고 싶다면 국민과 제대로 소통하는 방법부터 궁리해야 한다. 이새샘 경제부 기자 iamsam@donga.com}

올해 들어 4월까지 재정적자가 8년 만에 최대 규모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출은 늘어난 데 반해 경기 악화로 세수가 받쳐주지 못하고 있어서다. 재정건전성이 예상보다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1일 기획재정부의 ‘월간 재정동향’에 따르면 4월 말 현재 관리재정수지는 38조8000억 원 적자가 났다. 이는 월간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1년 이래 최대치로, 지난해 같은 기간(13조6000억 원 적자)과 비교해 3배 가까이로 증가했다. 관리재정수지는 세금 등 총수입에서 총지출과 4대 보장성 기금을 뺀 것으로 나라 살림살이를 보여주는 가계부 역할을 한다. 정부는 매년 국회에 예산안을 제출하면서 관리재정수지 적자 규모를 예측해 엄격하게 관리해왔다. 올해 예산안에 명시한 관리재정수지 적자 목표치는 37조6000억 원으로, 4월까지의 적자가 이미 올해 목표치를 넘어섰다. 추가경정예산 제출 당시 변경된 적자 목표치 42조6000억 원에도 이미 가까워졌다. 기재부 관계자는 “국세 수입이 지난해 수준밖에 안 들어왔는데 올해 재정을 확대해서 관리재정수지 적자가 늘었다”고 털어놨다. 실제로 4월 말 기준 국세 수입 자체가 1년 전보다 5000억 원 줄었다. 목표 수입 대비 실제 걷은 금액의 비율인 세수진도율은 37.1%로 1년 전보다 3.9%포인트 떨어졌다. 3월 말 세수진도율이 전년 대비 2.9%포인트 떨어졌는데, 그 폭이 더 커지고 있는 것이다. 세수 항목 중에서는 특히 기업들이 내는 법인세 감소가 두드러졌다. 4월 말 기준 법인세수 진도율은 1년 전보다 5.8%포인트 떨어졌다. 3월에는 이 격차가 5.0%포인트였는데 더 벌어졌다. 부동산 거래 감소로 양도소득세가 줄면서 소득세 진도율은 1년 전보다 3.3%포인트 감소했고, 경기 부진 여파로 부가가치세 진도율도 0.5%포인트 하락했다. 법인세 감소는 지난해부터 시작된 경기 부진으로 기업들의 납세 여력이 쪼그라들었음을 보여준다. 기업들은 2018년 상반기 실적을 토대로 지난해 8월 한 차례 세금을 냈고, 결산실적이 나온 올해 3월 나머지 세금을 냈다. 지난해 하반기 실적이 고꾸라지면서 올 3월에 걷은 법인세가 예상에 못 미쳤다. 4월 들어서도 세수가 회복되기는커녕 오히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한 세수진도율 격차는 더 커지고 있다. ▼ 정부지출 9.5% 늘려잡았는데, 법인세수 진도율 5.8%P 떨어져 ▼나라살림 적자 3배로세수 부진이 이어지면서 정부의 세수 전망보다 세금이 적게 걷히는 ‘세입 결손 사태’가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기재부는 당초 세출 예산안을 짜면서 올해 세수가 294조8000억 원으로 작년보다 0.4%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올 4월까지 세수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0.4% 감소했다. 반면 정부 지출은 추경을 제외하고도 작년보다 9.5% 늘려 잡은 상태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9년(10.6% 증가) 이후 10년 만의 최대 폭이다. 세수는 줄어드는데 지출은 늘려야 하기 때문에 1∼3월 국채 발행 규모는 사상 최대였던 것으로 집계됐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분기 국고채와 재정증권 등 국채 발행액은 48조5227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3% 증가했다. 4월 말 기준 중앙정부 채무(675조8000억 원)는 한 달 전보다 5조5000억 원 늘었는데, 여기에 추경까지 집행하려면 국채 3조6000억 원을 추가로 발행해야 한다. 이런 가운데 수출마저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아 기업들의 담세 능력이 회복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10일 수출은 103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6% 감소했다. 특히 반도체 수출이 1년 전보다 30.8% 감소했다. 이대로라면 지난해 12월부터 감소세로 돌아선 수출이 7개월 연속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최근 한국은행이 국민계정 기준연도를 2010년에서 2015년으로 변경하면서 수치상의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커져 국가채무비율이 자동적으로 낮아지자 정부는 재정지출 확대에 면죄부를 받았다는 기류다. 전문가들은 현 시점에서 지출 확대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재정 악화의 속도가 우려스럽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옥동석 인천대 무역학과 교수(전 조세재정연구원장)는 “기준연도 변경에 따른 재정여력 확충은 장부상의 숫자일 뿐이다. 전년도, 전 정부의 국가채무비율도 다 낮아졌다는 의미여서 중장기적으로 보면 풀 수 있는 재정이 늘어났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하반기에 법인세나 부가세가 더 들어오면 적자가 줄어들 수 있다”고 했다. ? 관리재정수지정부 수입에서 지출을 뺀 뒤 미래를 위해 쌓아두는 국민연금 고용보험 등 사회보장성 기금 흑자액까지 제외한 금액. 나라의 실제 재정상태를 보여주는 가계부 역할을 한다.세종=최혜령 herstory@donga.com·이새샘 기자}

2017년부터 올 5월까지 23차례 발생한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 사고는 미흡한 안전기준과 관리 부실 등이 복합된 ‘인재(人災)’인 것으로 결론이 났다. ESS는 태양광과 풍력발전 등으로 만든 전기를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방출하는 장치로 재생에너지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데 필수적인 설비다. 정부가 탈원전 정책을 추진하면서 ESS를 무리하게 보급하다가 안전관리에 허점을 드러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민관합동 ESS 화재사고 원인조사위원회’가 지난해 12월부터 5개월간 진행한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조사위는 ESS 화재 원인으로 △전기적 충격의 영향을 차단하는 시스템 미흡 △먼지 결로 등 외부 환경 △설치 부주의 △소프트웨어 설계 및 운영 미흡을 지목했다. 조사위 측은 “화재 현장이 전소돼 원인을 특정하기 어렵고, 어떤 경우는 한 가지 원인, 어떤 경우에는 한두 가지 원인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특히 조사위는 “일부 배터리셀에서 제조상 결함이 발견됐지만 실증 실험에서 화재로 직접 이어지지는 않았다”면서도 “가혹한 조건에서 장기간 사용되면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일부 회사의 배터리 모듈은 냉각팬을 사용하는 구조로 냉각팬이 먼지, 수분의 이동 경로가 될 수 있다”고 밝히는 등 배터리 설계상 결함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화재의 직접 원인은 아니지만 간접 원인으로는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올해 1분기(1∼3월) ‘수주절벽’을 겪었던 국내 ESS 배터리 제조업계는 “배터리가 직접 원인이 아니라는 점이 밝혀졌다”며 환영하는 분위기다. 한 제조사 관계자는 “한국 제조 배터리 판매가 사실상 중단된 사이 중국산 제품이 국내 시장을 침투하고 있다”고 말했다. 화재사고의 책임 소재와 관련해 조사위원장인 김정훈 홍익대 교수는 “ESS 기술은 전 세계에서 한국이 최초이고, 가장 앞서 있어 어느 수준의 안전장치가 적절한지 예단할 수 없다”고 했다. 산업부 역시 “조사위에서 밝힌 화재 원인이 현재의 법이나 규정에 위반돼야 각 업체에 책임을 물을 수 있는데 관련 규정이 없어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정책적으로 ESS 장비 보급을 지원하면서도 관련 안전기준은 미흡했다는 점에서 정부도 책임을 피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ESS 가동 시 온도 및 습도는 ‘적절히 관리’하라고만 규정돼 있다. 설계나 시공, 검사 기준 등 공정별 참고 매뉴얼, ESS에 특화된 소방기준도 없었다. 정부는 뒤늦게 실내 설치 용량을 600kW로 제한하고, 법정 검사 주기를 기존 4년에서 1∼2년으로 줄이는 등의 안전기준과 소방기준을 마련하기로 했다. 2016년 74곳이던 신규 ESS 설치 사업장은 지난해 말 947곳으로 늘었다. 현재 가동이 중단된 522곳은 순차적으로 재가동된다. 세종=이새샘 iamsam@donga.com / 황태호 기자}

“지식재산은 산업경쟁력을 강화해 경제 성장과 고용 창출을 촉진하는 혁신성장의 열쇠입니다.” 박원주 특허청장(사진)은 10일 서울 서초구 JW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2019 지식재산 국제 심포지엄’을 통해 “한국은 아직 지식재산이 산업, 기술전략과 유리돼 효과적으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한국 경제의 중장기 성장 속도는 지식재산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박 청장은 “한국은 특허 건수 세계 4위의 특허 강국인데도 지식재산 가치가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면서 우리 기업의 경쟁력이 약화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2017년 전미경제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최초 특허 출원에 성공한 스타트업의 5년 후 고용 증가율은 특허가 거절된 스타트업의 4.1배에 이른다. 최초 특허 출원 성공 여부에 따른 매출 증가율도 2.9배 차이가 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창업 초기 특허 출원에 성공하는 것이 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특허청은 이에 따라 3월 한국공학한림원과 함께 ‘지식재산 생태계 혁신전략’을 발표하고 각종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특허 빅데이터 활용이 대표적이다. 신산업 분야에서 기업과 국가가 어떤 특허를 많이 출원하고 있는지 분석해 미래 유망기술과 산업을 전망하겠다는 것이다. 특허 하나하나를 활용하는 것에서 벗어나 전체 특허의 트렌드를 파악해 기업들에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려는 취지다. 박 청장은 “이 같은 분석을 바탕으로 유망한 스타트업이 글로벌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허청은 지식재산권에 대한 보호를 강화하기 위한 대책도 추진 중이다. 타인의 특허권 및 영업비밀을 고의로 침해하는 경우 손해액의 최대 3배까지 배상 책임을 지는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가 이미 지난해 국회를 통과했다. 또 관련 역량이 부족한 중소, 벤처기업에 어떻게 하면 특허 침해를 피하고, 또 상대방 특허 침해에 대응할 수 있는지 컨설팅도 제공할 예정이다. 한국 지식재산의 또 다른 문제 중 하나는 출원된 특허의 수는 많지만 실제로 산업에서 활용되는 비중은 높지 않다는 점이다. 이처럼 잠들어 있는 특허 활용을 활성화하기 위해 내년 중 ‘지식재산 거래 혁신본부’를 설립한다. 이 본부를 통해 특허 정보를 각 기업이나 개인 등에게 제공하고, 필요한 특허가 있다면 구매해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또 특허 자체가 바로 기업의 재원으로서 선순환할 수 있도록 지식재산권을 담보로 대출을 해주는 은행을 현행 3곳(국민은행, 산업은행, 기업은행)에서 2023년까지 전체 은행권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아울러 2018년 741건인 중소·벤처기업에 대한 지식재산권 가치평가 지원 건수를 2022년 2960건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박 청장은 “기술과 아이디어가 지식재산권으로 창출되고, 이 지식재산권이 제품과 서비스에 적용되어 산업적으로 활용되는 흐름이 원활하게 형성되면 혁신성장 목표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정부가 올 4월 국회에 제출한 추가경정예산안 6조7000억 원 가운데 1조2000억 원에 해당하는 민생사업은 정부가 국회 승인 없이 자체적으로 집행할 수 있는 기금사업인 것으로 나타났다. 굳이 추경으로 할 필요가 없는 민생사업을 끼워 넣어 야당을 압박하려 했던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자유한국당 추경호 의원실이 10일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추경에서 기금으로 집행되는 52개 사업 중 34개(65.1%) 사업은 국회 승인 없이 정부가 자체 증액이 가능한 사업이다. 34개 기금사업에 드는 예산은 1조2000억 원이다. 일반적으로 추경은 지난해 남은 세금 수입, 국채 발행, 기금 여유자금으로 재원을 충당한다. 이 중 국가재정법상 기금사업은 △국회 심사 단계에서 예산이 삭감되지 않았고 △추가 지출 규모가 원래 예산의 20%를 넘지 않는 조건을 충족하면 국회 승인 없이 정부가 자체적으로 지출금액을 바꿔 집행할 수 있다. 1000억 원짜리 기금사업의 경우 이 조건을 충족하면 200억 원 한도로 추가 지출이 가능한 셈이다. 올해 추경안 중 이처럼 자체 집행이 가능한 사업에는 경기 및 민생 대응 사업이 다수 포함돼 있다. 고용보험기금에서 지출되는 실업자 및 근로자 능력개발지원, 고용유지지원, 능력개발융자지원 사업 등이 대표적이다. 정부 자체 집행이 가능한데도 국회 승인을 받으려는 것은 사업 총액을 늘려 하반기 이후 정부가 필요할 때 당겨 쓸 수 있는 돈을 더 확보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정부 관계자도 “추경이 상반기에 추진되는 만큼 하반기 상황에 대비할 수 있는 여유 재원을 남기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추 의원은 “정부가 여유 재원을 일부러 남겨뒀다는 것은 현재 추경이 경제 충격에 따른 긴급 대응이 아니라는 점을 인정한 셈”이라고 했다. 최근 추경 논란은 정부가 자초한 측면이 있다. 정부는 당초 미세먼지 및 산불 대응을 추경의 명분으로 앞세웠다. 하지만 전체 추경 예산 6조7000억 원 가운데 미세먼지 및 산불대응 등 안전 관련 예산은 2조2000억 원(32.8%)에 그쳤다. 나머지 4조5000억 원은 수출시장 개척, 벤처창업 지원, 혁신인재 양성, 사회간접자본 확충, 실업급여 확대, 일자리 창출 등 본예산 책정 때 예산을 더 반영했어야 할 사업에 할애됐다. 경기가 예상보다 악화하면서 재정을 더 풀어야 한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지만 추경 명분과 내용이 엇갈리면서 정치권 논란을 유발시켰다는 지적이 나온다.세종=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이달 말 종료될 예정이었던 자동차 개별소비세(개소세) 인하 조치가 6개월 연장돼 연말까지 시행된다. 인하되는 세율은 3.5%로 지금과 동일한 수준이다.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5일 당정협의를 열고 자동차 개소세 인하 기간 연장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해 7월 19일부터 차 값의 5%인 승용차 개소세율을 3.5%로 낮췄다. 당초 6개월 동안만 인하하기로 했지만 지난해 말 한 차례 연장했다. 이번에 또다시 연장함에 따라 총 인하 기간은 1년 6개월이다. 개소세율 인하에 따라 차량 출고가액이 2000만 원일 경우 43만 원, 2500만 원일 경우 54만 원 세금이 인하되는 효과가 있다. 개소세가 줄어들면 교육세(개소세의 30%)와 부가가치세(개소세와 교육세를 합한 금액의 10%)도 같이 내려가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이번 연장으로 6개월간 약 1000억 원의 세금 수입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인하 조치가 계속 연장되면서 정책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처음 개소세를 낮춘 지난해 7∼12월에는 국산 승용차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하며 감소세에서 증가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올해 1∼4월에는 전년 동기 대비 0.1% 늘어나는 데 그쳤다. 기재부 관계자는 “내수 시장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시장에 주는 신호가 중요하다고 봐 연장하기로 한 것”이라며 올해 말까지 연장한 뒤 효과가 없다고 판단되면 인하 기간을 더 연장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정부는 올해 4월 경상수지가 7년 만에 적자를 보인 데 대해 “외국인 배당금 지급이 4월에 집중됨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며 5월에는 다시 흑자로 전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4월 적자에도 불구하고 올해 총 경상수지는 600억 달러 이상 흑자를 달성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억원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 5일 “경상수지는 계절성을 띠기 때문에 월별 편차가 크고 특히 매년 4월은 (배당 시즌이라는 점 때문에) 다른 달에 비해 경상수지가 좋지 않은 경향을 보인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기재부는 올해 총 경상수지는 4월을 제외하면 흑자 흐름을 이어가 연간 600억 달러 이상의 흑자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했다. 이 국장은 “수출이 5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지만 수입도 함께 감소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품수지의 경우 연간 1000억 달러 안팎의 흑자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여기에 서비스수지 적자가 올해 들어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경상수지 흑자 기조가 유지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가 경상수지 적자의 주된 원인으로 지적하는 배당소득수지 적자는 올해 4월이 49억9000만 달러로 지난해 4월(63억6000만 달러)보다 오히려 줄어들었다. 한국은행 역시 5월에는 경상수지가 흑자로 전환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올해 경상수지 흑자 폭이 당초 전망치(상반기 245억 달러, 하반기 420억 달러)보다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세종=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정부가 신재생에너지의 발전 비중을 2040년까지 현재 7%대에서 35%까지 끌어올리기로 했다. 이미 지어진 원전은 수명이 다하면 폐기하고 새로운 원전을 짓지 않겠다는 방침도 강조했다. 하지만 원전 비중을 얼마나 줄일 것인지,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이면 발전비용은 어떻게 변하는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정부가 대규모 용지가 필요한 신재생에너지의 경제성을 지나치게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는 4일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을 심의 확정했다고 밝혔다. 에너지기본계획은 5년마다 수립하는 최상위 단계의 국가 에너지 계획으로 이번 계획은 2040년까지 전력 수급 등 정부 에너지 정책의 근거가 된다. 3차 에너지기본계획의 핵심은 미세먼지와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태양력,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의 발전 비중을 최대 35%까지 늘리는 것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 목표가 평균 28.6%에 이르는 점도 감안했다. 원전은 일본 후쿠시마 사고와 포항 지진 등으로 안전에 대한 우려가 있는 만큼 노후 원전의 수명을 연장하지 않고 신규 원전은 짓지 않는 방식으로 원전 비중을 낮춰 가기로 했다. 미세먼지의 원인이 되는 석탄 발전도 줄일 방침이다. 1, 2차 에너지기본계획과 달리 3차 계획에서는 원전 비중을 얼마나 낮출지 구체적인 숫자를 제시하지 않았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계획의 핵심은 신재생에너지이기 때문에 신재생에너지를 제외한 나머지 숫자는 산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발전단가가 싼 원전이 줄고 단가가 비싼 신재생에너지 비중이 늘면 전기료 인상 압박이 커지기 마련이다. 한전의 전력통계속보에 따르면 지난해 발전원별 구입단가는 1kWh당 원자력 62.18원, 유연탄 83.55원, 액화천연가스(LNG) 121.44원, 신재생에너지 180.86원이다. 산술적으로 원전의 발전단가가 신재생에너지의 약 34%다. 그럼에도 정부가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 목표를 높여 잡은 건 2028∼2030년경 신재생에너지의 발전단가가 원전보다 싸질 것이라는 논리에서다. 근거는 지난해 에너지경제연구원이 내놓은 ‘발전원별 균등화 발전원가’ 보고서다. 균등화 발전원가는 전력의 제조원가 외에 사고 복구 및 환경 등 발전에 따른 사회적 비용을 모두 더한 개념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기 1kWh를 만들 때 원전의 균등화 발전원가는 2030년 76.98원으로 추산된다. 사회적 비용이 높아진다고 본 것이다. 반면 태양광발전의 원가는 66.03원으로 떨어진다는 전망을 내놨다. 발전용량 3000kW 기준, 태양광 장비 가격 하락, 땅값이 안 드는 유휴 용지 활용을 전제로 했다. 이 수치만 놓고 보면 10년 정도 뒤엔 태양광발전 단가가 원전보다 싸진다. 문제는 전제조건이 상당히 예외적이라는 것이다. 3000kW급 태양광 설비를 지으려면 축구장 5.5배 면적(약 3만9600m²)의 땅이 필요하다. 국내에서 이런 유휴 부지를 충분히 확보하기는 쉽지 않다. 실제로 국내 태양광 설비 중 1000kW급 이하 비중이 75%, 그중에서도 100kW급 이하 소규모 비중이 40%다. 100kW급 태양광발전소의 발전 단가는 2030년이 돼도 94.88원으로 원전보다 높다.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신재생에너지는 용지 선정이 가장 중요한데 2017년 말 공개한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과 이날 내놓은 에너지기본계획 모두 부지를 어떻게 확보할지가 빠져 있다”고 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이근대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상황에 따라 신재생에너지 요금이 싸지는 시점이 2030년보다 늦어질 수도 있다”고 밝혔다. 기후 변동성이 심한 한국의 특성상 단순한 발전비용 외에 전기를 배송하는 데 추가 비용이 들 것이란 우려도 있다. 김인수 가천대 에너지IT학과 교수는 “신재생에너지는 기후에 따라 변동성이 심해 배송 비용이 더 늘어난다”며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한 기술 개발이 뒷받침돼야 신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아질 수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산업부 관계자는 “불과 10년 전만 해도 지금처럼 스마트폰이 보편화될지 몰랐던 것처럼 앞으로 신재생에너지가 얼마나 확산되고 가격이 떨어질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이번 기본계획에는 전기요금을 포함해 전반적인 에너지 가격 체계를 조정하겠다는 내용도 담겼다. 계절별, 시간대별 요금을 다르게 부과하는 계시별 요금제를 스마트계량기 보급 일정에 맞춰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식이다. 현재 계시별 요금제는 산업용과 일반용 고압 전기에만 적용하고 있다.세종=송충현 balgun@donga.com·이새샘 기자}

일본 정부는 지난해 ‘과학기술 기본계획’에서 리튬 2차전지, 자율주행 시스템 등 12개 기술을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술로 선정하고 관련 시장 전망과 연구개발 방향을 제시했다. 이처럼 미래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술을 예측할 수 있는 것은 혁신기술과 관련된 특허 및 논문 정보를 종합하는 조사 시스템이 갖춰져 있었기 때문이다. 특허청은 10일 서울 JW메리어트 호텔에서 세계 지식재산 트렌드와 향후 전망을 논의하기 위해 ‘2019 지식재산 국제 심포지엄’을 개최한다고 3일 밝혔다. 혁신성장의 기반이자 수단이 되는 지식재산의 중요성을 조망하고 각국이 추진하는 지식재산 전략을 공유하기 위해서다. 심포지엄에서는 안드레이 이안쿠 미국 특허상표청장과 안토니우 캄피누스 유럽 특허청장이 각각 기조연설을 한다. 캄피누스 청장은 사전에 배포한 기조연설문에서 “지식재산 집약업종은 직간접적으로 유럽연합(EU) 고용의 38%를 창출한다”며 지식재산 집약업종이 유럽 국내총생산(GDP)의 42%를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지식재산 집약업종이란 고용인원 1인당 지식재산권 수가 전체 평균 이상인 업종을 말한다. 캄피누스 청장은 특히 “고용인원 1인당 부가가치가 높아 보수가 더 높은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 이들 업종의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안쿠 청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이르러 다양한 지식기반 기술이 탄생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지식재산 정책과 산업 정책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며 “지식 기반 기술들, 즉 인공지능(AI), 자율주행 자동차 등의 기술을 발전시키고 유지해 나가는 스타트업의 활동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지식재산 집약산업이 미국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34.8%에서 2014년 38.2%로 증가했다. 지식재산이 경제성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더 커지는 추세를 보인다. 한국 정부도 이처럼 혁신성장에서 지식재산의 역할에 주목하고 지식재산 생태계를 강화하기 위한 대책을 내놓고 있다. 우선 전 세계 특허 데이터를 분석해 산업 분야별 전략을 제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어떤 특허가 많이 출원되고, 또 특허를 많이 출원하는 곳은 어디인지 등을 살펴보면 미래 경쟁력 있는 산업을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유망 스타트업과 벤처기업이 지식재산을 개발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책도 마련하고 있다. 우선 2023년까지 1조1000억 원 규모의 지식재산 기반 중소·벤처기업 투자 펀드를 조성할 예정이다. 특허 우선 심사 신청료를 70% 감면하고, 중소기업 특허비용 부담 완화를 위해 출원 및 등록비용을 세금에서 공제해준다. 또 기술이전소득 세액 감면 등도 추진할 예정이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이 같은 한국 정부의 노력과 함께 EU의 지식재산이 스타트업에 미치는 영향, 스타트업 발전에 지식재산이 하는 역할, 특허정보를 활용한 산업 정책 수립 전략 등에 관한 발표가 진행될 예정이다. 세종=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사진)이 3일 “현대·기아차그룹이 상생협력을 강화해 부품업체들이 어려움을 겪지 않게 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기아차 광주공장에서 박한우 대표이사 등 회사 임직원들과 간담회를 열고 “자동차 산업이 조선 산업의 전철을 밟지 않도록 현대차그룹이 상생협력 문화를 2차 이하 협력업체까지 확산시켜 중소 부품업체들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해 달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와 함께 김 위원장은 광주형 상생 일자리 사업이 조기에 안착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상생형 지역 일자리는 최근 어려워진 일자리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새로운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또 “지역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들과의 간담회도 굉장히 중요하지만, 대기업의 말씀을 듣는 것도 의미 있다”며 앞으로도 대기업과 소통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현대차는 협력업체 지원과 관련해 △부품업체 회사채 발행 지원 △협력사 지원 자금 1400억 원 신규 조성 △수소차 증산 투자비 지원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 등의 계획을 발표했다.세종=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글로벌 경기가 하강하는 가운데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세계 각국이 금리 인하에 나서고 있다. 한국도 1분기(1∼3월) 경제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보인 데다 수출이 6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가는 등 경기 둔화 신호가 뚜렷해지자 기준금리를 낮춰야 한다는 의견이 고개를 들고 있다. 2일 국제금융센터와 각국 중앙은행에 따르면 인도 필리핀 등 신흥국을 중심으로 금리 인하를 단행하고 있다. 4월에는 인도와 우크라이나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렸고 5월에는 말레이시아 필리핀이 금리 인하 행렬에 동참했다. 뉴질랜드 아이슬란드 스리랑카도 지난달 금리를 낮췄으며 호주도 4일 여는 통화정책회의에서 역대 최저인 현재 기준금리(1.50%)를 0.25% 더 낮출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금리 인하를 일축해온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내 금리를 인하 쪽으로 방향을 틀 수 있다는 전망도 힘을 얻고 있다.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리처드 클래리다 연준 부의장은 “세계 경제 및 금융 전개 상황이 중대한 하방 위험을 나타내면 현재 금리에 대한 입장을 재평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불법 이민을 이유로 멕시코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면서 연준의 기준금리 ‘인내’ 기조가 흔들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에서는 장기 금리가 기준금리보다 낮아지는 현상이 심화하면서 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의 압박이 커지는 모습이다. 한은이 금리를 동결(1.75%)한 지난달 31일, 국고채 금리는 30년, 50년짜리 초장기물까지 모두 기준금리를 하회했다. 국고채 3년물 금리도 1.59%로 기준금리와의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채권을 오래 보유할수록 손실 위험도 높아지기 때문에 통상 장기채 금리는 기준금리보다 높다. 장단기 금리 차 역전은 국내 경제에 대한 비관론이 커진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수출이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면서 경기 전망은 갈수록 어두워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한국의 5월 수출은 전년 대비 9.4% 감소한 459억1000만 달러로 6개월 연속 줄었다. 반도체 수출은 전년 대비 30.5%, 대중(對中) 수출은 20.1% 감소했다. 미국과 중국의 보복 관세 부과가 이달부터 본격화함에 따라 향후 수출 전망도 어둡다. 한국무역협회는 미국의 추가 관세 부과로 한국의 총수출액이 최대 0.14%(약 8억7000만 달러) 감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정부는 현재 경제 상황이 위기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일 KBS에 출연해 “경제 상황 지표나 동향을 볼 때 위기 상황이라는 지적은 과도하다”고 일축했다. 그는 “2분기에는 정부가 노력했던 민간 투자 활성화의 결과가 나타나고 재정 조기 집행 효과도 가시화되면서 경기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미중 무역 갈등이 장기화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하반기 글로벌 경기 둔화 압력이 높아진 가운데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에서도 금리 인하 소수의견이 등장했다”며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예상 시점을 올해 4분기(10∼12월)에서 3분기(7∼9월)로 앞당긴다”고 밝혔다. 신민기 minki@donga.com / 세종=이새샘 기자}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0일 국가채무비율이 2, 3년 내 45% 선에 이를 것이라고 언급한 건 정부와 여당의 확장 재정 기조가 기존 예상을 웃돌 수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에서 지역 민원성 사회간접자본(SOC) 사업과 복지 지출 확대를 요구하고 있어 미래 세대의 부담이 크게 늘어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30일 기재부와 정치권에 따르면 현 정부 임기 내인 2021∼2022년 국가채무비율이 40%대 중반에 이르면 나랏빚이 지금보다 최대 270조 원가량 늘어난다. 기재부는 올 4월 내놓은 재정관리방안 자료에서 2022년 국가채무가 889조 원이 될 것이라는 전제 아래 국가채무비율을 41.6%로 추산했다. 국가채무비율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부채다. 지난해 기준 국가채무는 681조 원으로 이 비율은 38.2%였다. 추가 지출을 하지 않더라도 2018년부터 4년 동안 국가채무가 200조 원가량 늘어나는 구조다. 여기서 지출을 더 늘려 국가채무비율이 45%까지 올라갈 경우 2022년 국가채무는 957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2018년 대비 나랏빚이 276조 원가량 증가하는 것이다. 이는 당초 정부가 예상한 2022년 국가채무보다는 68조 원 많다. 채무비율이 급격히 오르는 것은 재정 투입을 늘려 저소득층의 소득 수준을 높이거나 각종 개발사업을 하고 있는 현 정부의 정책 기조 때문이다. 정부의 총지출 증가율은 2017년 5.8%, 2018년 7.3%에 이어 올해는 9.7%에 달한다. 중기재정계획상 재정지출은 2018년 428조8000억 원에서 2022년 567조6000억 원으로 늘어난다. 재정지출이 늘면서 내년부터는 총수입이 총지출보다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국채 발행 등으로 빚을 늘려 복지재원 등을 마련해야 하는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현재는 2019∼2023년 중기재정운용계획을 작성하고 있으며 구체적인 수치는 나오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국가채무비율은 세입·세출 전망, 대외 여건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결정된다”고 했다. 세종=이새샘 iamsam@donga.com·최혜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