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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자산운용의 개인연금, 퇴직연금 등 연금펀드 수탁액이 7조 원을 넘어섰다. 개인연금 3조6000억 원, 퇴직연금 3조8000억 원을 넘으며 연금 운용자산 7조4986억 원을 보유해 국내 운용사 중 수탁액 1위를 달리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투자를 통한 연금자산 증식에 관심을 갖는 투자자가 늘어나고 그만큼 다양한 투자처에 대한 요구가 커지면서 금융상품 라인업을 업계 최다 수준으로 갖췄다. 이에 다양한 지역의 여러 상품에 분산투자를 할 수 있는 투자 포트폴리오를 제공하고 있다. 아울러 주식, 채권 등 전통적 투자자산을 넘어 국내외 부동산과 같은 다양한 대체투자 상품을 제공하며 안정적인 연금자산 투자솔루션을 제공해왔다. 이 같은 노력을 바탕으로 전체 연금펀드 시장 점유율이 20%를 넘었으며, 현재는 국내를 대표하는 연금전문 운용사로 성장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대표 연금 상품은 전 세계 채권에 분산 투자하는 미래에셋 퇴직플랜 글로벌다이나믹펀드다. 지난해부터 약 1800억 원의 자금이 유입돼 펀드 설정액이 3507억 원까지 늘어났다. 국내 최대 해외채권형 펀드인 모펀드는 50개 국가, 발행기관 300개 이상의 글로벌 채권에 분산투자하고 있다. 목표 시점에 맞춰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이 이뤄지는 미래에셋 타깃데이트펀드(TDF·Target Date Fund) 시리즈는 운용사 중 처음으로 설정액 1조 원을 넘어섰다. 이 펀드는 투자자가 연금 수령을 계획한 시점에 원금 손실이 최소화되도록 기대수익률과 손실 회복기간 등을 고려한 투자 전략을 반영한 상품이다. 글로벌 ETF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검증된 펀드를 활용해 자산배분 및 전략배분을 통해 포트폴리오를 만든다. 외국 자산운용사 위탁이 아닌 미래에셋의 12개국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직접 운용한다. 작년 한 해에만 8000억 원 넘게 자금을 유치하며 국내 운용사 중 TDF 수탁액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미래에셋 평생소득 타깃 인컴 펀드(TIF)’에 대한 관심도 늘어나고 있다. TIF는 은퇴 후 자산 보존과 소비를 동시에 추구하는 상품으로, 이 펀드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부동산 임대수익을 포함시켜 은퇴 후 현금 흐름이 필요한 투자자들에게 연금 솔루션을 제공했다. 이 상품은 지난해에만 설정액이 1800억 원 넘게 늘어났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일찍이 연금시장 공략을 위해 선도적으로 움직여 왔다. 운용 업계 최초로 개인연금과 퇴직연금 마케팅본부를 각각 신설해 시장을 주도했다. 2004년에는 금융권 최초로 투자교육연구소를 설립해 올바른 투자문화 정착에 앞장서 왔다. 현재는 ‘미래에셋은퇴연구소’로 새롭게 출범해 고객의 평안한 노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은퇴와 투자 교육에 힘쓰고 있다. 류경식 미래에셋자산운용 연금마케팅부문장은 “앞으로도 투자자들에게 글로벌 우량자산에 분산투자해 은퇴자산의 적립에서 인출까지 모두 관리할 수 있는 종합적인 연금솔루션을 제공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국내 증시가 지지부진한 움직임을 보이는 사이 미국 등 해외증시가 상승세를 보이면서 해외 투자에 관심을 보이는 투자자들도 늘어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1월 예탁원을 통한 해외주식 결제액은 지난해 12월(39억2523만 달러)보다 31.71% 증가한 51억6992만 달러로 집계됐다. 새해 들어서도 해외 주식을 직접 거래하려는 투자자들의 관심은 계속 늘어나는 상황이다. 삼성증권은 해외 주식 거래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늘어나면서 다양한 투자처를 발굴하는데 공을 들이고 있다. 삼성증권은 2월부터 업계 최초로 싱가포르 주식시장 온라인 매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삼성증권이 싱가포르 주식시장 직접 거래를 개설한 건 배당 수익률 측면에서 매력도 높은 리츠(REITs)들이 상장되어 있다는 점에 주목했기 때문이다. 삼성증권의 이번 온라인 매매 서비스 도입으로 투자자들은 언제 어디서나 싱가포르 주식을 편리하게 매매할 수 있게 됐다. 거래 수수료도 기존 오프라인 대비 절반 이상 저렴한 0.25%로 이용할 수 있다. 싱가포르 주식시장은 리츠 투자자에게 매력적인 투자처로 꼽힌다. 싱가포르 주식시장의 시가총액은 지난해 말 기준 506조 원으로 한국(1716조 원)에 비해 작다. 하지만 상장된 리츠 종목만 42개에 이르며 시총도 14%를 차지할 정도로 리츠가 활성화돼 있다. 글로벌 기준으로 미국, 일본, 호주, 캐나다에 이어 다섯 번째로 큰 규모에 해당한다. 무엇보다 싱가포르 증시에 상장된 리츠는 높은 배당 수익률 때문에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싱가포르 리츠의 평균 배당수익률은 6%를 상회한다. 이는 글로벌 리츠 선진국인 미국, 일본 등의 배당수익률인 4% 수준과 비교해도 높은 수준이다. 한국 증시 리츠의 평균 배당수익률은 3.9% 수준으로 평가된다. 서종범 삼성증권 글로벌영업전략팀장은 “저금리, 저성장시대에 높은 배당 수익률을 보여온 싱가포르 리츠는 좋은 투자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증권은 서비스 시작을 기념해 이용 고객 전원을 대상으로 싱가포르 실시간 시세 무료 이벤트를 올해 말까지 진행한다. 싱가포르 실시간 시세 신청 및 매매는 삼성증권 홈페이지,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인 엠팝(mPOP)에서 할 수 있다. 삼성증권을 통해 현재 싱가포르를 포함해 미국, 홍콩, 일본, 영국, 독일 등 30개국에 대한 주식거래를 할 수 있으며 이중 13개국에 대해서는 온라인 거래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지난해 말 한국의 가계 빚이 사상 처음으로 1600조 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주택시장이 과열되자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가계 빚이 다시 빠른 속도로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9년 4분기(10∼12월)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600조1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9월 말보다 27조6000억 원(1.8%) 늘었다. 주담대는 12조6000억 원,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은 10조4000억 원 증가했다. 분기별 증가금액 기준으로 2017년 4분기 31조5000억 원 이후 2년 만에 가장 큰 금액이다. 전기 대비 증가율은 지난해 1분기(0.2%), 2분기(1.1%), 3분기(1.0%)보다 높았다. 가계신용은 금융권 가계대출에 신용카드 사용 금액을 포함한 가계부채 총량이다. 연간 기준으로 2015년과 2016년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였으나 이후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2017년(8.1%)부터 2018년(5.9%), 지난해(4.1%)까지 증가세가 꾸준히 둔화돼 왔다. 다만 지난해 4분기 증가율이 높게 나오면서 가계부채가 다시 늘어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한은은 “주택매매 거래 증가, 전세자금 수요 지속 등으로 주택대출 증가 폭이 확대됐다. 기타대출도 계절적 수요와 주택거래 관련 부대비용 발생으로 늘었다”고 설명했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지점마다 인산인해입니다. 어제 하루에만 1000명이 넘게 ‘코로나 특례보증’이 접수됐는데, 오후 9시까지 대기하다가 결국 돌아간 분들도 있어요.”(대구신용보증재단 관계자) 대구경북 지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쏟아지고 지역경제가 얼어붙으면서 소상공인들과 자영업자들이 벼랑 끝에 내몰리고 있다. 경영위기로 자금난에 빠진 소상공인들의 대출연체율이 높아지면 지역 제2금융권의 부실로 전이될 수 있다는 우려도 싹트고 있다. 25일 대구신용보증재단에 따르면 ‘코로나19 특례보증’을 받으려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문의가 폭주하고 있다. 해당 상품은 보증비율을 85%에서 100%로 높여 기업당 최대 7000만 원까지 지원한다. 재단에 따르면 이달 13일부터 20일까지 코로나19 특례보증 문의건수는 1096건, 금액은 310억1300만 원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주말 새 대구 지역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24일 하루에만 1000건 이상의 신청이 몰린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신용보증재단 관계자는 “직원들이 오후 10시까지 야근을 하는데도 신청이 너무 몰리다 보니 처리가 늦어지고 있다”며 “지점이 상담 고객으로 붐비다 보니 감염 확산 가능성도 우려돼 손소독제, 체온계 등을 긴급 비치했다”고 말했다. 지역 소상공인들과 자영업자들이 위기에 몰린 것은 코로나19 확산으로 공포 심리가 확대되면서 사람들이 외부 접촉을 최소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루만 문을 닫아도 타격이 큰데 사실상 영업이 중단된 상태여서 피해가 커지고 있다. 여행사, 숙박업체, 식당은 물론이고 사우나, 키즈카페, 학원 등 업종을 가리지 않고 비상상황에 몰렸다. 대구 수성구의 한 영어학원장은 “매일같이 학원을 청소하고 손소독제를 뿌리다가 지난주 목요일부터는 아예 휴원을 한 상태”라며 “언제까지 휴원을 해야 할지, 월 임대료와 강사들 월급은 어찌 감당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지역 소상공인의 위기가 장기화하면 지역 저축은행의 위기로 번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당장 임대료도 내기 힘든 상황에서 대출 원리금 상환이 여의치 않으리란 건 불을 보듯 뻔한 일이기 때문이다. 이미 대구경북 지역 저축은행들의 부실률이 가파르게 오르며 ‘비상등’이 켜진 상태여서 코로나19 악재까지 겹치면 대출 부실이 터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구·경북·강원 권역 11곳 저축은행의 지난해 9월 말 기준 평균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13.91%로 1년 전 9.19%에 비해 4%포인트 이상 상승했다. 이는 전국 79개 저축은행 평균치(6.68%)의 2배 수준이다. 특히 11곳 중에서도 경북 포항을 거점으로 한 D저축은행의 고정이하여 비율은 23.94%, 경북 경주에 본점을 둔 또다른 D상호저축은행은 64.81%에 달했다.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전체 대출액 가운데 3개월 이상 연체된 부실채권의 비율로, 일반적으로 8% 이하를 양호한 수준으로 본다. 장기화한 경기침체에 자동차 부품업종 등 제조업이 무너지면서 중소기업, 자영업자를 주요 고객으로 한 저축은행들의 여신 건전성에도 적신호가 켜진 셈이다. 대구 A신협 관계자는 “손님이 없으니 일단 문들을 닫고 있는데 임대료, 월급 등 고정비용은 나가야 하니 자영업자들의 고민들이 크다”며 “상황이 장기화할 경우 자금난이 본격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감원 관계자는 “수치가 더 나빠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상황을 긴밀하게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전했다.장윤정 yunjung@donga.com·이건혁 기자}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 방향을 결정할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 9인의 명단이 확정됐다. 국민연금 기금 운용을 위해 구성된 3개 전문위원회에 모두 들어갈 상근 전문위원 3명도 임명됐다. 보건복지부는 24일 수탁자전문위, 투자정책위원회, 위험관리·성과보상전문위원회에 공동으로 참여하는 상근 전문위원에 오용석 금융감독원 연수원 교수, 원종현 국민연금연구원 부원장, 신왕건 FA금융스쿨 원장을 위촉했다고 밝혔다. 3개 위원회의 전문위원 구성도 마쳤다. 관심을 끄는 건 수탁자전문위다. 수탁자전문위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주주권 행사와 관련해 판단하기 곤란한 사안, 장기적 주주가치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보는 사안 등을 다루는 전문기구다. 지난해 수탁자전문위는 한진칼과 대한항공에 대한 주주권 행사 여부, 남양유업에 대한 정관 변경 제안 등을 결정하며 이슈의 중심에 섰다. 올해 주주총회에서도 경영권 분쟁에 휘말려 있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 여부 결정 등 민감한 주총 안건에 대해 의결권 행사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1월 말 기준으로 국민연금이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상장사는 313곳에 이른다. 이날 발표된 수탁자전문위는 3명의 상근 전문위원과 사용자 추천 2명, 노동조합 등 근로자 단체 추천 2명, 참여연대 등 지역가입자 추천 2명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해관계자 간 균형을 맞춘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노조와 시민단체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근로자 단체 추천 인사인 이상훈 서울시복지재단 공익법센터장 겸 참여연대 변호사는 지난해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을 막기 위해 의결권 대리 행사 권유 활동을 벌여 논란을 일으켰다. 지역가입자 추천 위원인 홍순탁 회계사는 참여연대 활동과 함께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을 제기하면서 이름이 알려진 인사다. 재계 관계자는 “다른 위원들의 성향이 상대적으로 중립적인 점을 고려하면 이념적 성향이 분명한 시민단체 출신 위원들이 안건을 주도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코로나 공포’가 금융시장을 덮쳤다. 중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한국 국내 문제로 양상이 바뀌면서 한국 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증폭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24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83.80포인트(3.87%) 하락한 2,079.04로 거래를 마쳤다. 2018년 10월 11일(―4.44%) 이후 약 1년 4개월 만에 최대 낙폭이다. 이날 주가 하락으로 시가총액은 약 56조 원 증발했다.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가 4.05% 떨어진 것을 비롯해 SK하이닉스(―3.40%) 등 시가총액 상위 100개 중 4개를 제외한 전 종목이 하락세를 보였다. 코스닥지수는 4.30% 하락한 639.29로 마감했다. 한국 경제가 코로나19 확산으로 타격을 입을 것이란 전망에 외국인투자가들이 약 7900억 원어치의 주식을 팔아치우며 하락세를 이끌었다. 개인과 기관투자가는 각각 6100억 원, 2000억 원어치를 순매수했으나 하락세를 막지 못했다. 아시아 시장도 약세를 보였지만 한국만큼 낙폭이 크진 않았다. 코로나19의 진원지인 중국의 상하이종합지수는 0.28% 내리는 데 그쳤으며 홍콩 H지수는 2%대, 대만 자취안지수는 1%대 하락폭을 보였다. 유럽에서도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유럽 주요국 증시 모두 24일 장 중반까지 3%대의 하락세를 보였다. 외환시장도 요동쳤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1.0원 오른 달러당 1220.2원에 거래를 마쳤다(원화 가치 하락). 일본과의 수출 분쟁, 미중 무역전쟁이 동시에 영향을 주던 지난해 8월 13일(달러당 1222.2원) 이후 약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금값은 3거래일째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고 채권값도 강세를 보였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수출, 투자, 소비 등이 동시다발로 타격을 입을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미 국내 주요 사업장들의 임시 폐쇄와 이에 따른 매출 하락이 현실화한 상태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조선 철강 자동차 등 중후장대 산업은 고정비 지출이 높은 구조 때문에 조업을 단축하거나 공장이 멈추면 매출보다 영업이익이 더 크게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서울 은행회관에서 확대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외환시장 상황을 각별히 주시하고 있으며 투기 거래 등으로 환율의 일방향 쏠림이 과도하게 확대되면 필요한 조치를 단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코로나19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이 무엇이 있는지 전 부처가 모든 정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이건혁 gun@donga.com / 세종=주애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사실상 대한민국이 올 스톱 상태에 빠지면서 주식 외환 등 금융시장도 ‘검은 월요일(블랙먼데이)’을 피하지 못했다. 반면 아시아 지역 다른 증시의 하락폭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유독 한국에 집중되면서 금융시장 변동성이 당분간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24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3.87% 하락하며 2018년 10월 11일(-4.44%) 이후 약 1년 4개월 만에 최대 낙폭을 보였다. 이날 주가 하락으로 시가총액은 약 56조 원 증발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삼성전자, 현대차 등 우량주를 중심으로 7800억 원어치를 팔아치었다. 코스닥지수도 4.30% 내렸다. 아시아 시장에서 블랙먼데이가 연출된 것은 한국이 유일했다. 코로나19 진원지인 중국의 상하이종합지수는 0.28% 내리는 데 그쳤으며 홍콩 H지수, 대만 자취안지수 등의 하락폭도 1%대 수준이었다. 자자들이 한국 증시를 다른 국가에 비해 더 비관적으로 보고 자금을 빼냈다는 뜻이다. 외환시장도 요동쳤다.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220.2원까지 오르며(원화 가치 하락) 주변 신흥국에 비해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이승훈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앞으로 환율 향방은 국내 확진자수 증가 속도에 따라 좌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안전자산인 금값은 3거래일째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고, 채권값도 강세를 보였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수출, 투자, 소비 등이 동시 다발로 타격을 얻을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미 국내 주요 사업장들의 임시 폐쇄와 이에 따른 매출 하락이 현실화된 상태다. 22일 삼성전자가 구미 생산라인을 셧다운(일시 업무 중지)했고, 다른 업체들도 언제 확진자가 발생할지 몰라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조선, 철강, 자동차 등 중후장대 산업들은 고정비 지출이 높은 구조 때문에 조업 단축을 하거나 공장이 멈추면 매출보다 영업이익이 더 크게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이미 ING그룹(1.7%), 노무라증권(1.8%) 등은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1%대로 예상했고, 앞으로 더 낮아질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서울 은행회관에서 확대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외환시장 상황을 각별히 주시하고 있으며 투기 거래 등으로 환율의 일방향 쏠림이 과도하게 확대되면 필요한 조치를 단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코로나19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이 무엇이 있는지 전 부처가 모든 정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주애진 기자 jaj@donga.com}

향후 10년 내에 아시아 은행 일자리의 약 40%가 디지털 기술 발전에 따른 자동화로 대체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아시아 은행 3분의 2는 혁신하지 못하면 도태될 수 있다는 진단도 이어졌다. 저성장·저금리와 디지털 기술 발달 등으로 은행업을 둘러싼 환경이 근본적으로 변화하면서 생긴 현상이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맥킨지앤드컴퍼니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아시아 은행의 미래: 디지털 시대에 어떻게 아시아 은행은 혁신을 꾀해야 하는가’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내놨다고 23일 밝혔다. 보고서는 아시아 은행들이 최근 10년 동안 호황기를 누렸다고 진단했다. 2018년에는 전 세계 은행이 거둔 이익의 37%가 아시아 지역에 집중됐고, 세계 100대 은행 중 40개 이상이 아시아계일 정도였다. 중국을 중심으로 아시아 신흥국들이 높은 경제 성장을 이루면서 이 지역 은행들도 비교적 쉽게 돈을 벌며 성장했다. 하지만 2014년부터 2018년까지 5년 동안 핀테크의 발전과 인터넷전문은행의 등장으로 기존 은행들의 수익 증가율이 연 5%대로 둔화됐다. 수익성 지표 중 하나인 자기자본수익률(ROE)은 아시아 은행의 경우 2010년 평균 12.4%에서 2018년 10.1%로 떨어졌다. 자산 대비 주가 수준을 보여주는 주가순자산비율(PBR)도 2018년 0.7로 세계 평균인 0.9보다 낮았다. 보고서는 “아시아 은행 3분의 2가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혁신해야 할 상황이며, 혁신에 실패하면 사라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금융권 일자리 감소에 대한 경고도 이어지고 있다. 씨티그룹은 얼마 전 보고서를 통해 2025년에는 미국과 유럽의 은행권 풀타임 근로자가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보다 각각 39%, 45% 줄어들 것으로 추산했다. 맥킨지도 이번 보고서에서 “2030년까지 은행 업무의 40% 정도가 자동화 기술 도입으로 대체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은행들은 생존을 위한 변화에 나서고 있다. 호주의 4대 은행 중 3곳은 호주의 데이터 보안 스타트업에 공동 투자했다. 태국 최대 상업은행인 시암상업은행은 최근 스위스 은행 ‘줄리어스베어’와 제휴해 고객들에게 글로벌 투자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국내 은행들도 디지털 혁신을 화두로 내걸고 변화에 나선 상태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데이터전략본부장에 빅데이터 전문가로 꼽히는 윤진수 전 현대카드 상무 등을 영입하는 등 인재 확보에 나서고 있다. 하나금융도 직원들의 디지털 역량 강화를 위해 ‘융합형 데이터 전문가(DxP) 양성’ 교육과정을 운영했다. 김수호 맥킨지 한국사무소 파트너는 “국내 은행들도 디지털의 필요성을 다시 살펴보고 운용 모델의 전환을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이건혁 gun@donga.com·장윤정 기자}
금융감독원이 부실 운용과 사기 등으로 1조 원에 육박하는 손실을 낸 헤지펀드 운용사 라임자산운용에 대출을 해 준 KB증권의 불법 행위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 20일 금감원이 김종석 미래통합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금감원은 “KB증권이 총수익스와프(TRS) 계약을 체결하는 방법 등으로 (라임의) 위법행위를 은폐해 준 혐의가 있어 이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TRS는 펀드 투자액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투자금을 불리는 것으로, 라임은 신한금융투자(5158억 원), KB증권(1271억 원) 등 국내 증권사에서 7200억 원 안팎의 자금을 빌렸다. TRS를 제공한 증권사들은 일반 투자자보다 우선순위로 빌려준 돈을 회수할 수 있다. 금감원은 KB증권이 라임과 TRS 계약을 맺는 과정에서 라임 투자의 문제점을 알고도 고의로 무시하거나 단순 실수로 넘겼을 가능성을 들여다보는 것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대출 단계에서 법을 어겼을 수 있는 만큼 이를 들여다보고 있다”고 전했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대구 지역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추가로 확산되면서 국내 주요 기업에 비상이 걸렸다. 20일 코로나19 확진자나 접촉 의심자로 분류된 직원이 생기자 기업들은 재택근무를 지시하거나 건물 폐쇄에 나섰다. 삼성화재는 대구 수성구 범어동 삼성화재에 근무하는 직원 1명이 코로나19 확진자로 분류되자 20일 이 건물을 폐쇄하고 긴급 방역에 들어갔다. 건물에 입주한 삼성화재 직원 등은 자택에서 업무를 봤다. NH농협은행은 대구지역 일부 점포를 폐쇄했다. 19일 대구 달성군 지부를 폐쇄한 데 이어 20일 두류지점, 성당지점, 칠성동지점 등 3곳을 추가로 폐쇄했다. 수도권 등 대기업이 밀집한 지역에서도 자가 격리를 시행하는 곳이 잇따라 나타났다. GS건설은 20일부터 본사 사옥인 서울 종로구 그랑서울 빌딩 16층에 근무하는 직원 50여 명을 전원 자가 격리하고, 재택근무를 지시했다. 이 층에서 근무하는 한 직원이 8∼14일 대구 더블유(W)병원에 머물렀는데 이 병원에서 46번 확진자가 근무했기 때문이다. GS건설 관계자는 “해당 직원에 대한 진단 결과가 21일 나올 예정”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20일 경기 이천캠퍼스 내 자가 격리 대상을 기존 280여 명에서 800여 명으로 늘렸다. 기간은 다음 달 1일까지다. 전날 SK하이닉스의 생산직 신입사원 1명은 방역 당국으로부터 코로나19 의심 환자와 15일 대구에서 접촉했다는 통보를 받았다. 해당 신입사원은 검사 결과 음성 판정이 나왔다. 폐렴 증세를 보인 또 다른 신입사원도 1차 검사 결과 음성 판정을 받았으며 2차 결과는 21일 오전에 나올 예정이다. 질병관리본부가 이달 공개한 소독 지침에 따르면 확진환자에게 노출된 직장 등 집단시설은 신속하고 효과적인 환경 소독을 해야 한다. 해당 장소를 소독하면 소독제 위해성을 고려해 소독한 다음 날까지 폐쇄를 권고한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소독이 필요한 경우 보건소에서 방역을 실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유원모 onemore@donga.com·이건혁·위은지 기자}
최근 대규모 환매 중단 사태를 빚은 헤지펀드 운용사 라임자산운용의 펀드에서 최대 1조 원에 가까운 투자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에는 투자자가 원금 전액을 날리는 ‘깡통 펀드’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라임 측은 수년 전부터 투자한 자산에 부실이 발생했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를 은폐하고 수익률을 조작했다. 라임 임직원들은 내부 정보를 활용해 수백억 원대의 부당 이익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금융감독원은 14일 라임 펀드의 손실률과 이 회사의 불법행위 등을 점검한 중간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금감원은 라임이 조성한 무역금융펀드가 투자 대상의 부실로 인해 손실이 났음에도 이를 숨기고 수익률을 임의로 조작하며 정상 투자인 것처럼 위장했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이 같은 혐의로 라임 및 불법행위를 공모한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를 검찰에 통보하고 피해자를 위한 분쟁조정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 라임의 일부 직원은 전용 펀드를 만든 뒤 내부 정보를 활용해 투자하며 거액의 시세차익을 챙긴 것으로도 드러났다. 라임 측은 이날 환매가 중단된 4개 모(母)펀드 중 2개(1조2354억 원어치)에 대한 자산 평가액 실사 결과 손실률이 각각 46%, 17%라고 발표했다. 이 두 펀드에서 날아간 돈은 약 5000억 원이다. 여기에 아직 실사가 진행 중인 다른 펀드들의 자산 손실 가능성을 고려하면 라임 펀드의 손실액이 최대 1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미 3개 펀드 472억 원어치는 투자자의 원금 전액 손실이 확정됐다. 라임이 지난해 10월 이후 환매를 중단한 펀드 규모는 1조6679억 원으로 여기에 개인투자자 4035명의 돈이 묶여 있다.이건혁 gun@donga.com·김동혁 기자}

사모펀드 운용사 라임자산운용의 펀드 손실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이들의 불법 행위가 계속 드러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환매가 중단된 펀드 중에는 아직 실사가 끝나지 않은 펀드도 있어 투자금 100%를 날리는 ‘깡통 펀드’가 계속 속출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라임과 금융회사 일부 직원이 수익률을 조작하고 부당 이익을 챙기는 등 극심한 도덕적 해이 양상을 보인 것으로 나타나면서 향후 검찰 수사와 피해자의 법적 대응 수위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문제가 된 운용사뿐만 아니라 이런 불법 행위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펀드 판매에 급급했던 은행과 증권사, 라임이 덩치를 키울 때까지 손을 놓고 있던 당국도 사태 악화의 책임이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투자 부실 은폐, 직원은 수백억 원 시세차익 라임은 펀드 부실을 숨기기 위해 한 펀드가 투자한 자산에 문제가 발생하면 다른 펀드를 직간접적으로 동원해 부실 자산을 사들였다. 당연히 떨어졌어야 할 수익률은 오히려 올랐고 상품 판매는 계속됐다. 라임은 지나치게 높은 목표수익률을 설정하고 무리하게 펀드를 운용하기도 했다. 이런 불법 행위를 걸러낼 내부 통제 시스템은 작동하지 않았다. 일부 임직원은 오히려 자기 이익 챙기기에 몰두했다. 직원 전용 펀드를 만들고 라임이 투자할 예정이던 특정 회사의 전환사채(CB)를 미리 사들여 수백억 원의 부당 이익을 챙긴 것이다. 금융감독원은 라임 펀드에 돈을 빌려주며 사실상 공동 운용을 한 신한금융투자도 투자 사기에 가담했다고 밝혔다. 두 회사는 2018년 무역금융펀드가 투자한 미국 자산운용사 IIG(인터내셔널 인베스트먼트 그룹)에 부실이 발생했음을 알았지만 이를 투자자에게 알리지 않았다. 오히려 매월 펀드 기준가격이 0.45%씩 상승하는 것처럼 수익률을 조작했고 최근까지도 정상 펀드처럼 가장해 투자자에게 팔았다. 다만 신한금투 측은 “고의적으로 부실을 은폐한 것이 아니며 라임의 지시로 펀드 구조가 만들어진 것”이라고 해명했다. 금감원은 라임과 신한금투 등을 사기 및 배임 혐의로 검찰에 통보했다.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조상원)는 라임의 불법 자전(自轉)거래와 시세조종 정황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검찰의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앞두고 거액을 환전해 잠적한 이종필 전 라임 최고투자책임자(CIO)와 공범 2명의 신병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 원금 다 날리는 깡통 펀드 속출할 듯 투자자들의 손실도 크게 불어날 조짐을 보인다. 라임 펀드는 몇 개의 모(母)펀드에 수많은 자(子)펀드가 연계된 형태라 원금 손실률은 한 자릿수에서 100%까지 투자자별로 천차만별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라임 투자자들이 평균 50% 안팎의 손실을 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투자자 손실이 커진 것은 총수익스와프(TRS)라는 독특한 계약 때문이다. TRS는 투자금을 담보로 증권사가 운용사에 돈을 빌려주는 것으로, 펀드가 손실을 보면 증권사에 돈을 먼저 갚아야 해 투자자의 손해는 더 커진다. 라임 측은 일단 이 계약이 담긴 펀드 중 3개 펀드 472억 원어치가 전액 손실을 봤고 2445억 원어치도 최대 손실률이 97%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아직 실사가 끝나지 않은 펀드도 합치면 원금을 거의 다 날리는 깡통 펀드 규모는 5000억 원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피해 규모가 속속 드러나면서 보상을 위한 움직임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우선 금융당국은 불법 행위가 어느 정도 확인된 무역금융펀드에 대해서는 올해 상반기에 분쟁조정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 소송도 진행 중이다. 법무법인 한누리가 지난달 투자자 3명을 대리해 서울남부지검에 라임과 신한금투, 우리은행 관계자 등을 상대로 고소장을 냈고, 최근 투자자 35명이 라임과 펀드 판매사인 대신증권 임직원 등 60여 명을 사기 및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금융당국에 대한 성토도 이어지고 있다. 금감원은 지난해 8월 라임의 불건전 투자 행위를 포착해 검사에 나섰지만 결국 대규모 환매 중단과 투자자 피해를 막지 못했다. 금융위원회도 14일 사모펀드 운용규제를 강화하는 방안을 발표했지만 역시 늑장 대응이라는 비판을 받았다.이건혁 gun@donga.com·김자현·배석준 기자}

사모펀드 운용사 라임자산운용의 환매 중단 펀드에서 원금 전액 손실 펀드가 나오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특히 환매가 중단된 펀드 중에는 아직 실사가 끝나지 않은 펀드가 많아 원금이 100% 손실되는 ‘깡통 펀드’가 속출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또 이날 금융당국의 발표로 라임과 금융회사 일부 직원들이 수익률을 조작하고 부당 이익을 챙기는 등 도덕적해이의 양상이 드러나며 향후 검찰 수사와 피해자의 법적 대응 수위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운용사의 사기 행각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판매하기 급급했던 은행과 증권사, 라임이 덩치를 키울 때까지 손을 놓고 있던 당국도 사태 악화의 책임이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투자 부실 은폐, 직원은 수백억 시세차익 금융감독원은 14일 라임 사태의 원인이 운용사의 부실한 내부 통제와 직원들의 도덕적 해이(모럴해저드)에 있다고 지적했다. 금감원은 라임이 지나치게 높은 목표수익률을 설정하고 무리하게 펀드를 운용했으며, 잠적한 이종필 전 라임 최고투자책임자(CIO)가 독단적으로 투자를 결정하는 걸 막을 장치도 부족했다고 짚었다. 또 일부 직원들은 임직원 전용 펀드를 만들어 라임이 투자할 예정이던 특정 코스닥 상장사의 전환사채(CB)를 미리 사들여 수백억 원의 부당 이익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여기에 라임에게 자금을 빌려준 금융회사 측도 사기 행각에 가담한 것으로 나타났다. 라임과 신한금융투자는 2018년 무역금융 펀드가 투자한 미국 자산운용사 IIG(인터내셔널 인베스트먼트 그룹)에 부실이 발생했음을 알면서도 이를 투자자에게 알리지 않고 최근까지도 정상 펀드처럼 보이도록 조작한 것으로 금감원 조사 결과 드러났다. 금감원은 “라임과 신한금투 등을 사기 및 배임 혐의로 검찰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다만 신한금투 측은 “고의적으로 부실을 은폐한 것이 아니며, 라임의 지시로 펀드 구조가 만들어진 것”이라고 해명했다. 금융당국은 불법행위가 어느 정도 확인된 무역금융 펀드에 대해서는 올해 상반기(1~6월) 중으로 분쟁조정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 그러나 금감원의 조치가 늦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감원은 지난해 8월 사이 라임의 불건전 투자행위를 포착해 검사에 나섰지만 대규모 환매 중단과 소비자 피해를 막지 못했다. 금감원으로부터 라임에 대한 수사의뢰를 받은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조상원)는 라임의 불법 자전(自轉)거래 정황과 시세조종 정황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검찰은 이번 사태의 핵심으로 꼽히는 이 전 CIO의 신병 확보가 수사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전 CIO는 검찰의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앞두고 거액을 환전해 잠적한 뒤 현재까지 공범 2명과 도주 중이다. ●1조 원 규모 펀드가 반토막…깡통 펀드 속출할 듯 지난해 10월 이후 라임이 환매를 중단한 4개 모펀드(자펀드의 자금이 모인 펀드)에는 시중은행과 증권사를 통해 판매한 펀드 173개 1조6679억 원어치가 담겨 있다. 이후 라임과 금융당국은 회계법인 실사를 통해 라임이 투자한 부실 자산들에 대한 재평가를 진행했으며, 이날 라임의 모펀드 중 2개에 대한 손실률을 확정했다. 라임은 “‘라임 AI 스타 1~3호’ 3개 펀드에서는 전액 손실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여기에 투자된 돈은 470억 원에 이른다. 라임 측은 이달 21일까지 손실 규모를 확정할 예정이며 이후 각 투자자에게 손실 금액을 개별 통보할 예정이다. 또한 금융감독원은 아직 실사가 완료되지 않은 모펀드인 무역금융 펀드에서 상황에 따라 100% 손실이 날 수 있다고 밝혔다. 라임의 불법 행위가 드러나고 일부 펀드에서 전액 손실이 발생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라임 피해자 등 1500명이 모인 인터넷 카페도 하루 종일 들끓었다. 라임 펀드 피해자 20여 명은 10일 서울 중구 명동에서 집회를 열고 “사기 투자를 한 라임자산운용도 나쁘고, 제대로 설명 안하고 펀드 판 은행 증권사 직원들도 나쁘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토종 사모펀드인 KCGI, 반도건설로 이뤄진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주주연합’(주주연합)은 13일 김신배 전 SK그룹 부회장과 배경태 전 삼성전자 부사장, 김치훈 전 대한항공 상무를 사내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사외이사로는 서윤석 이화여대 교수, 여은정 중앙대 교수, 이형석 수원대 교수, 구본주 변호사를 제안했다. 이날 주주연합은 입장문을 내고 이사회의 독립성 제고를 위해 이사회 의장을 대표이사와 분리하고 사외이사 중에서 선임하자고 제안했다. 또 이사회 소집권자를 이사회 의장으로 해서 독립성을 강화하자고 했다. 주주연합은 이사회 내에 △감사위원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내부거래위원회 △보상위원회 △거버넌스위원회를 의무적으로 설치해 이사회의 전문성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이사회 구성 역시 대부분 사외이사로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사외이사를 중심으로 한 거버넌스위원회, 준법감시·윤리경영위원회, 환경·사회공헌위원회 등도 추가로 신설해 사외이사의 실질적 역할을 강화하자는 계획도 내놨다.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방안으로 △전자투표제 신설 △주주총회 이사 선임 시 개별 투표 방식 채택 △주주들의 경영진 보수 통제 시스템 강화 등을 요구했다. 재계 관계자는 “현 한진그룹 경영진의 경영 참여를 최대한 막고, 소액주주들의 지지를 얻어내겠다는 의도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한편 한진칼의 주요 주주인 국민연금은 올해 주총에서 주주제안을 못 하게 됐다. 주총 6주 전까지 주주제안 의사를 밝혀야 하지만 주주권 행사를 논의하는 기구인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를 구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다만 의결권 행사 여부는 한진칼 주총 안건이 정해진 뒤 논의될 예정이다.변종국 bjk@donga.com·이건혁 기자}

“올해는 긴 생머리가 유행할지도 모르겠어요.” 서울 동작구의 한 미용실 디자이너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으로 영업에 타격이 있느냐는 질문을 하자 돌아온 답이다. 이 디자이너는 “매출이 30% 가까이 줄었다. 특히 여성 고객들이 미용실을 찾지 않는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신종 코로나 사태가 연초부터 국내 경제를 뒤흔들고 있다. 백화점과 대형 쇼핑몰은 사람들의 발길이 유난히 뜸해졌다. 관광객이 넘쳐나던 서울 명동이나 제주도도 전에 없이 한산해졌다. 소비자는 지갑을 닫아 버렸고 기업과 자영업자들은 매출이 떨어져 울상이다. 정부가 나서 불안감을 차단하기 위한 메시지를 내놓고 있지만 큰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를 겪으며 누적된 전염병 리스크(위험)에 대한 경계심이 정점에 도달해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 선택, 경제적 이익보다 생존본능에 가중치 ‘전염병이 돌면 소비는 위축된다.’ 당연해 보이는 이 문장에는 사실 생존을 위한 인간의 본능이 반영돼 있다. 전문가들은 행동경제학에 나오는 ‘의사결정 가중치’라는 개념으로 이를 설명한다. 경제 주체들이 여러 선택지를 비교할 때 가치 있는 항목에 더 높은 가중치를 둔다는 것이다. 홍훈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당연하겠지만 인간은 재산이나 소득보다 생명과 관련된 선택지에 더 높은 가중치를 준다”고 설명했다. 항공권이 저렴해져도 여행을 가지 않고,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에서 아무리 세일을 해도 사람들은 새로운 병에 걸릴 수 있다는 생각이 들면 가급적 외출을 피한다. 사람들이 느끼는 위협은 신종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더욱 높아지고 있다. ‘신종 전염병 발생→감염자 및 사망자 증가→중국 도시 폐쇄→한국 등으로 확산’으로 사태가 한 단계씩 악화될 때마다 사람들의 공포는 커지고 생존을 향한 본능도 더 빠르게 강화되는 쪽으로 변화한다는 것이다. 이번 사태에서도 처음에는 중국이나 동남아 관광을 자제하는 수준으로 대응했지만 이후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로의 외출을 피하게 되고, 지금은 각종 모임이나 회식을 취소하는 단계까지 발전했다. 전염병과 관련된 각종 뉴스가 쏟아지면서 사람들의 ‘부정성 편향(Negativity effect)’도 작동하기 시작한다. 긍정적인 것보다 부정적인 것에 사람들의 관심이 본능적으로 더 쏠리는 것을 가리키는 심리학 용어다. 여기에 신종 코로나 발생 초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퍼졌던 다수의 동영상, 생화학무기 관련설 등 괴담과 가짜뉴스가 뒤섞이면서 부정적인 정보가 더 부각되는 환경이 마련됐다. 반면 ‘완치자가 나왔다’ ‘신종 코로나는 중증 질환이 아니고 치사율도 낮다’는 긍정적인 정보는 사실임에도 사람들의 이목을 끌지 못하고 있다. 결국 전염병이 돌면 공포심이 지나치게 확산되며 소비심리를 끌어내리는 측면도 있다는 것이다. ○ 메르스 사태 학습 기업들, 위기 경영 극대화 기업들의 대응도 상당히 적극적이다. 너무 과잉 대응이 아니냐는 말까지 나올 정도지만 기업들에도 그만한 이유가 있다. 롯데백화점은 신종 코로나 환자가 2일 서울 중구 본점을 약 1시간 동안 방문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7일부터 사흘간 임시 휴점을 했다. 하루 매출이 100억 원에 이르는 롯데백화점 본점이 방역을 위해 문을 닫은 건 1979년 이후 41년 만에 처음이었다. 롯데백화점 측은 “신종 코로나가 중국에서 확산될 때부터 태스크포스(TF)를 만들고 감염자가 방문했을 때 실행할 시나리오를 준비해왔다”고 설명했다. GS홈쇼핑도 직원 1명이 신종 코로나 확진을 받자 자발적으로 사옥을 폐쇄하고 사흘간 재방송을 진행했다. 영화관, 대형마트, 호텔 등도 감염자가 다녀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매출 하락을 감수하고 영업을 중단한 뒤 대규모 방역 작업을 했다. 이는 모두 보건당국의 지시가 아닌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진행한 조치다. 이로 인해 각 업체가 감수해야 할 매출 하락은 엄청나다. 사스, 메르스 사태 때보다 더 큰 손실을 입을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기업들이 이런 선택을 주저 없이 하는 것은 생존을 위한 위기관리 전략이 작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준상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위기가 발생했을 때 평판을 관리하는 기업의 프로세스가 가동되고 있다. 이럴 때 돋보이는 대응을 하면 당장은 손실이 나더라도 장기적으로 긍정적인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물론 일각에서는 국내 기업들이 과도하게 대응함으로써 오히려 소비자의 불안감을 조장하고 있다는 지적도 한다. 스타벅스, 이케아, 애플 등 글로벌 기업들이 중국 본토의 매장과 사무실을 닫았을 뿐 다른 국가의 기업이나 매장이 신종 코로나 감염 우려로 휴업을 한 사례는 아직까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기업들은 불과 5년 전 메르스 사태가 발생했을 때 국내 최고의 병원으로 꼽히던 삼성서울병원이 뚫리며 평판에 큰 흠집이 났던 것을 기억하고 있다. 이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직접 나서 사과를 하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질병 확산의 주범’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썼을 때 감수해야 할 리스크가 훨씬 크다고 본 것”이라며 “국내 기업들의 반응이 과도한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요즘은 평판 관리를 기업뿐 아니라 일반 소비자들도 하고 있다. 혹시라도 자신이 감염자인 줄 모르고 잠복기에 대형 쇼핑몰 등을 휘젓고 돌아다니다가 ‘슈퍼 전파자’로 지목될 수 있다는 불안감을 갖고 있는 것이다. 전염병 감염자를 향한 무분별한 비난과 신상털기 등에 대한 두려움도 경제 주체들의 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박한선 서울대 인류학과 박사는 “전염병이 돌면 처음에는 내가 감염될 수 있다는 불안 반응, 두 번째는 감염자나 집단을 향한 혐오 반응, 마지막에는 원인과 희생양을 찾는 세 가지 단계가 나타난다”며 “신종 코로나 사태를 맞아 한국 사회는 지금 두 번째 단계에 들어서 있다”고 진단했다.○ ‘위축되지 말라’ 메시지 안 먹혀 이런 상황에서는 “안심해도 좋다”는 정부의 메시지가 제대로 먹힐 수가 없다. 정부는 최근 문재인 대통령까지 직접 나서 “신종 코로나는 중증 질환이 아니며 치사율도 높지 않다” “실제보다 과도한 불안과 공포로 위축될 필요가 없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하지만 가계와 기업의 생존본능 때문에 이 같은 소비 침체 국면은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마무리되더라도 경제 주체들의 심리가 정상으로 회복되기까지 1년 이상 걸릴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김경준 딜로이트컨설팅 부회장은 “불안이 증폭되면서 사람들은 극단적인 수비 자세를 취하고 있고 기업들은 글로벌 분업 구조가 흔들리면서 패닉에 처했다”며 “단기간 내 경제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재정 확대 같은 쉽고 단순한 단기 처방보다 경제 주체들의 심리를 회복시킬 수 있는 보다 정교한 접근법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이번 사태가 쉽게 끝나지 않을 또 하나의 중요한 요인은 바이러스의 진원지인 중국이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히 커졌다는 점이다. 작년 말 기준 중국은 세계 인구의 18.1%(약 14억 명)가 몰려 있고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약 16.3%를 차지하고 있다.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03년 사스 때(4.3%)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블룸버그는 지난해 4분기(10∼12월) 전년 동기 대비 6.0% 성장했던 중국 경제가 올해 1분기는 신종 코로나 충격으로 4%대 성장에 그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심지어 최악의 경우 0%대로 주저앉을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중국 경제의 부진이 길어질수록 한국이 받는 부정적 영향도 커질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올해 한국 경제의 전망치도 하향 조정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당장 금융권에서는 1분기 성장률이 전기 대비 마이너스(―)로 돌아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국계 투자은행(IB) JP모건은 1분기 성장률을 당초 0.1%에서 ―0.3%포인트로 대폭 낮췄다. 박석길 JP모건 이코노미스트는 “신종 코로나가 수출은 물론이고 국내 소비 모두에 적잖은 쇼크를 주며 연간 성장률에 타격을 가할 것이다. 2, 3분기에도 완전한 회복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건혁 gun@donga.com / 세종=남건우 기자}
하나은행이 사명(社名) 변경을 기념해 3일간 한정 판매한 최대 금리 연 5.01%의 적금 상품에 130만 명 이상이 몰려들며 인기몰이를 했다. 초저금리 시대를 맞아 조금만 높은 이자를 줘도 수요가 몰리는 ‘불황기의 세태’가 고스란히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9일 하나은행에 따르면 3일부터 5일까지 사흘간 판매한 ‘하나 더 적금’은 계좌 기준으로 136만7453명, 가입 금액 3788억 원을 모았다. 신청자가 폭주해 전산망이 마비됐으며 영업점에도 수백 명의 고객이 몰려들며 대기표를 받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은행권에서는 드물게 나온 5%대 상품이다 보니 소비자들의 관심이 쏟아졌다. 이 상품의 기본금리는 3.56%지만 온라인으로 가입하면 연 0.2%포인트, 하나은행 입출금 통장으로 자동이체를 등록하면 연 1.25%포인트 등을 얹어줘 최대 5.01%의 금리를 받을 수 있다. 최대 불입 한도인 월 30만 원을 12개월 납입했을 때 이자는 세금 제외 약 8만2650원. 금리 2%짜리 적금의 경우 이자가 약 3만3000원인 점을 감안하면 그보다 2배 이상 많은 셈이다. 이번 상품은 1인당 가입 한도(월 30만 원)와 가입 기간(1년)은 제한이 있었지만 총 판매액이나 가입자 수에 대한 한도는 없었다. 판매 총액을 제한해 선착순으로 가입을 받는 다른 은행들의 특판 상품과 차이가 있었던 것이다. 은행으로서는 많이 팔리면 팔릴수록 역마진이 나는 상품이었지만 달라진 은행 이름을 널리 알리고 주거래 고객을 많이 확보하는 효과가 있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가입이 쉽고 총액 한도가 없다 보니 가입자가 더 많이 몰렸다”고 설명했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연임을 둘러싼 우리금융과 금융감독원의 힘겨루기가 본격화되고 있다. 손 회장이 자리를 지켜낼 수 있을지, 아니면 당국의 압박을 버텨내지 못하고 끝내 자리에서 물러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9일 금감원은 우리은행 직원들이 실적을 올리기 위해 고객 비밀번호를 무단으로 변경한 사건을 최대한 빨리 제재심의위원회에 올린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우리은행은 2018년 자체 감사를 통해 이 사건을 파악했는데 금감원에 보고도 하지 않았다. 빠른 조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우리은행 직원들이 휴면계좌를 활성화하기 위해 도용한 비밀번호는 최소 2만3000개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지난달 파생결합펀드(DLF) 손실 사태로 중징계(문책 경고)를 받은 손 회장이 재차 징계를 받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이는 손 회장과 우리금융에 적잖은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6일 우리금융 이사회는 “그룹 지배구조에 관해 기존에 결정된 절차와 일정을 변경할 이유가 없다”며 사실상 손 회장의 연임을 지지하는 결정을 내리고 중단된 은행장 선임 절차도 재개하기로 했다. 하지만 추가 악재가 계속 터지면서 손 회장의 입지가 다시 불안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금감원이 손 회장을 압박하기 위해 고객 비밀번호 도용 문제를 이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우리금융도 금융당국의 징계에 법적 대응이라는 카드로 맞설 것이 유력하다. 손 회장에 대한 제재가 공식 통보되면 바로 행정소송과 집행정지가처분 신청을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법정에서 싸웠을 때 어느 정도 승산이 있다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임직원이 내부 통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현행법 규정을 근거로 손 회장이 최고경영자(CEO)로서 DLF 손실 책임을 져야 한다고 결론 내렸다. 하지만 우리금융 측은 CEO가 내부 통제를 위한 조직과 절차를 마련했다면 이미 책임을 다한 것이며, 일부 직원이 이를 지키지 않았다고 경영진을 징계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과거 사례를 보면 금융회사 CEO가 당국의 중징계를 받으면 결국 자리에서 물러나는 경우가 많았다. 황영기 전 KB금융지주 회장은 우리은행장 재임 당시 투자 손실과 관련해 ‘직무정지’라는 중징계를 받고 2009년 자진 사퇴했다. 강정원 전 KB국민은행장(2009년), 김종준 전 하나은행장, 임영록 전 KB금융지주 회장(이상 2014년) 등 역시 시기만 다를 뿐 결국 퇴진하고 말았다. 다만 2018년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의 3연임을 두고 금감원과 하나금융이 맞붙었을 때는 ‘관치 금융’ 프레임이 작동하면서 김 회장의 승리로 끝났다. 황영기 전 회장 등 일부 사례에선 나중에 법원 소송 끝에 제재 취소 판결이 나오며 금융당국이 체면을 구기기도 했다. 박동창 전 KB금융 부사장도 이사회 안건 자료를 유출했다는 이유로 감봉 3개월 처분을 받았지만 소송을 통해 징계취소 결정을 받았다. 금융권에서는 우리금융 사태가 김정태 모델로 갈지, 황영기 모델로 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우리금융이 소송전을 강행하면 손 회장이 당분간 자리를 지킬 수 있지만 향후 금융당국과의 관계가 불편해질 수밖에 없다. 당장 최근 환매가 중단된 라임자산운용 펀드의 판매 과정부터 금융당국이 문제 삼을 가능성이 높다. 우리은행은 라임펀드를 시중은행 중 가장 많이 판매했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제재심의 중징계 결정은 권위 있는 민간위원들이 수차례 검토해 내린 결론”이라며 우리금융의 소송 움직임에 대해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장윤정 yunjung@donga.com·이건혁·김형민 기자}
우리금융지주 이사회가 손태승 회장 체제에 일단 힘을 실어주기로 했다. 금융감독원의 중징계 결정에도 불구하고 공식 제재 통보가 올 때까지 현 체제를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중단된 우리은행장 선임 절차도 조만간 재개하기로 했다. 우리금융 이사회는 6일 서울 중구 우리금융 본사에서 정기 이사회(7일) 사전 간담회를 갖고 “우리금융에 대한 금융위원회 절차가 남아 있고, 개인에 대한 제재가 공식 통보되지 않았다”며 “(이사회가) 의견을 내는 것은 시기적으로 적절치 않다”고 밝혔다. 동시에 “그룹 지배구조에 관해 기존에 결정된 절차와 일정을 변경할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이사회가 손 회장의 연임을 지지한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행장 선임 절차를 재개하는 것도 손 회장 체제 유지를 염두에 둔 포석으로 풀이된다. 손 회장은 파생결합펀드(DLF) 판매와 관련해 금감원으로부터 문책경고(중징계)를 받았다. 윤석헌 금감원장의 결재로 손 회장에 대한 개인 징계는 확정됐으며 기관 징계는 금융위 제재 절차를 거쳐 3월 중 결론이 날 예정이다. 징계 효력은 금융위 절차가 마무리된 뒤 개인과 기관에 공식 통보되는 시점부터 발생한다. 연임을 노리는 손 회장이 3월 우리금융 주주총회 전 징계 결과를 통보받으면 금융권 취업이 3년간 제한돼 후보 자격을 잃는다. 이런 불확실성을 감수하고도 이사회가 손 회장 체제 유지를 선택한 건 현실적으로 손 회장을 대체할 만한 인물이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도 ‘연임 강행’을 뚜렷하게 밝히지 않으면서 금융당국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는 신중한 태도도 보였다. 수장 공백이라는 혼란을 최소화하면서 일단 시간벌기에 나선 것이다.이건혁 gun@donga.com·장윤정 기자}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글로벌 교역 부진의 영향으로 연간 경상수지 흑자가 7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줄었다.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2019년 국제수지 잠정치에 따르면 지난해 경상수지 흑자는 599억7000만 달러로 2018년(774억7000만 달러)에 비해 22.6%(175억 달러) 줄었다. 연간 흑자 규모는 2012년(487억9000만 달러) 이후 7년 만에 가장 작았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핵심 수출품인 반도체 수요가 줄고 가격도 떨어져 상품수지 흑자가 2018년 1100억9000만 달러에서 지난해 768억6000만 달러로 30.2% 감소했다. 수출은 대중(對中) 수출 부진으로 10.3% 줄었으며 수입은 국제유가가 하락하고 반도체 설비 등 자본재 수입이 줄면서 6.0% 감소했다. 서비스수지 적자는 전년보다 90억5000만 달러 줄어든 230억2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한국을 찾은 관광객이 늘어났고 내국인의 일본 여행이 줄어들면서 여행수지 적자가 165억7000만 달러에서 106억7000만 달러로 줄었다. 한은은 올해 경상수지 흑자가 560억 달러로 작년보다도 더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은은 연초 한국 경제를 덮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여파로 수출과 여행수지 등이 상당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이 세상 주식이 아니다.” 미국 CNN방송이 전기차 회사 테슬라를 두고 한 말이다. 수년째 적자에 발목을 잡혔던 테슬라의 주가가 수익성이 개선됐다는 신호에 연일 기록적인 상승세다. 4일(현지 시간) 미국 나스닥시장에 상장된 테슬라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3.7% 올랐다. 테슬라 주가는 전날에도 20.8% 뛰었다. 연초 대비 상승폭은 112%. 배 이상 오른 것이다. 테슬라의 시가총액은 1597억 달러(약 190조 원)로 미국의 전통적 자동차 업체인 GM(491억 달러), 포드(356억 달러)를 크게 앞지르고 있다. 테슬라와 일본 파나소닉이 합작한 조인트벤처가 지난해 4분기(10∼12월) 흑자 달성에 성공했다는 소식이 주가를 끌어올렸다. 여기에 수년간 적자에 시달리던 테슬라가 지난해 3분기(7∼9월)와 4분기 연속 흑자를 내며 올해부터 연간 실적도 흑자 달성이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주가가 기업 가치 대비 과도하게 올랐다는 지적도 내놓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 등은 “1990년대 말의 닷컴버블, 2017년의 가상화폐 열풍과 비슷하다”고 짚었다. 테슬라 주가가 오르면서 국내 2차전지 업체들도 좋은 실적을 낼 것이란 기대가 퍼지고 있다. 이달 들어 삼성SDI 주가는 13.8% 뛰었으며 LG화학도 13.2% 올랐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국 일본 등의 배터리 업체 주가가 모두 강세”라며 “특히 국내 업체는 지난해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 일본과의 수출 갈등 등으로 저평가됐던 만큼 올해 반등을 기대할 만하다”고 평가했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