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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 ‘문묘’(보물 제 141호)의 동삼문에 사다리차가 떨어져 지붕 일부가 파손됐다. 8일 문화재청과 종로구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20분경 문묘와 대성전 주변 나무 가지치기 작업을 위해 사다리차를 크레인으로 옮기던 중 크레인 바가 끊어지면서 차량이 기와 지붕 위에 떨어졌다. 파손된 지붕은 문묘의 동쪽 건물인 ‘동무’ 옆에 있는 ‘동삼문’ 지붕으로 알려졌다. 문묘는 유교의 성인인 공자와 선현들의 위패를 봉안하고 있는 곳이다. 조선시대 유학 교육을 맡아 왔으며 건축사 연구의 중요한 사료로 꼽힌다. 동삼문은 조선시대 임금이 제례의식에 참석하기 위해 문묘를 출입할 때 사용하던 문이다. 김동목 성균관 전례위원장은 “문묘는 공자의 위패를 모시고 제사를 지내던 사당으로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큰 가치를 지니고 있는 국가유산”이라고 말했다. 종로구는 해마다 3월경 문묘 주변 가지치기 작업을 하고 있다. 하지만 문묘의 좁은 문으로 사다리차가 들어갈 수 없어 크레인으로 사다리차를 들어 담장 너머로 옮긴 후 작업을 해왔다. 종로구 관계자는 “소방당국의 조치와 조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며 “지붕 위로 떨어진 차량을 수습한 뒤 파손 정도를 파악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2017년 7월경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신규 신도시 후보지 추진에 따른 보안 및 언론보도 관리 철저’라는 제목의 문건을 관련 부서에 돌렸다. 사업계획실에서 작성한 해당 문서는 관내 개발 가능 후보지 발굴을 하는 지역본부 등에 대해 관련 정보가 유출되지 않도록 주의하라는 내용이었다. 당시 광명시흥지구는 신도시 후보지 중 한 곳이었다. 문서가 배포된 지 약 한 달 뒤인 같은 해 8월 30일 경기 광명시 옥길동의 국방부 소유 토지 526m²가 공매를 통해 LH 직원 A 씨에게 넘어갔다. 이곳은 지금까지 LH 직원들의 투기 의혹이 불거진 광명시흥지구 필지 12곳 가운데 가장 이른 시점에 거래된 땅이다. 2019년부터 과천사업단에서 근무한 것으로 알려진 A 씨는 최근까지 과천의왕사업단에서 보상 담당자로 일했다. 1989년 LH의 전신인 한국토지공사에 입사한 A 씨는 토지 분양 관련 상담 업무를 오래 맡아 LH 내부에서도 토지 주택 분야 전문가로 통한다. 투기 의혹을 받는 A 씨는 현재 대기발령 상태다. A 씨가 매입한 옥길동 토지는 도로와 인접된 면이 전혀 없는 ‘맹지’다. 가장 가까운 도로로부터 논길을 따라 30m가량 걸어 들어가야 하는 곳이다. A 씨는 이 땅을 평당 약 115만 원을 주고 샀다. 인근 토지 시세가 평당 70만 원 정도였다. 부동산 업자는 “개발이 될 거라고 확신하지 않으면 쉽게 할 수 없는 투자”라고 말했다. A 씨는 옥길동 토지에 용버들을 빽빽하게 심어두고 1년에 한두 차례 찾아와 살폈다고 한다. 한 토지 전문 감정평가사는 “용버들과 같은 버드나무 종류는 촘촘히 심어도 잘 자라기 때문에 그루당 책정되는 보상액을 높이는 데 유리하다. 비교적 싼값에 심을 수 있고 관리가 많이 필요하지 않다는 점도 고려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민과 부동산 업자들은 스스로를 ‘직장인’이라고 소개한 A 씨를 “○ 선생님” 또는 “○ 사장님”으로 불렀다고 한다. 이후 A 씨는 2018년 4월 경기 시흥시 무지내동 땅을, 2020년 2월에는 시흥시 과림동 땅을 다른 LH 직원들과 공동으로 매입했다. A 씨는 3군데 땅을 매입하며 근저당 약 13억 원을 설정했다. 조응형 yesbro@donga.com / 광명=박종민 / 이기욱 기자}
“주인이 있는지도 몰랐어요. 쓸모없는 ‘맹지(盲地)’를 사서 뭘 하려나 싶었죠.” 5일 오후 경기 광명시 노온사동 산중턱에 있는 토지(3174m²). 임야로 분류된 이 땅은 여러 공장과 철망에 둘러싸인 데다 도로에서 100m 이상 떨어진 완벽한 맹지다. 주변 공장 직원은 “이런 토지도 투자를 하는지 몰랐다”고 했다. 지역 부동산 관계자 역시 “‘맹지를 사면 망한다’는 부동산 격언이 있다. 딱 그 말이 들어맞는 땅”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땅의 가치를 누군가는 알고 있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광주전남지역본부의 직원 A 씨 등 6명이 2018년 1월 3억 원을 주고 이 땅을 공동으로 매입했다. 이 토지는 광명·시흥 신도시 조성 예정지로, 국토교통부 등이 3일 LH 직원들의 보유를 추가 확인한 4개 필지 가운데 하나다. 5일 동아일보가 지역 부동산중개사무소 등과 함께 확인해본 결과, 이 4개 필지는 모두 사실상 맹지였다. 3개 필지는 도로에서 한참 떨어져 있었고, 나머지 1개 필지는 도로에서 그리 멀진 않지만 비닐하우스 등에 가로막혀 맹지나 다름없었다. 한 부동산중개업자는 “누가 투자하라고 했다면 사기꾼인 줄 의심할 정도다. 확실한 개발 정보가 없다면 절대 매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LH 전북지역본부 소속 직원 B 씨가 가족과 2019년 12월 6억5000만 원에 매입한 노온사동의 다른 토지(4298m²)도 상황은 비슷했다. 주변에 민가 등이 있긴 했지만 이 토지에만 별다른 건물이 올라가지 않은 채 도로와 한참 떨어져 있었다. 이 토지는 인근에 사는 한 농민이 세를 주고 마늘 농사 등을 지어왔다고 한다. B 씨가 땅을 매입한 뒤에도 해당 농민은 계속 농사를 지었다고 한다. 인근 부동산중개사무소는 “신도시 계획이 나오기 전이라 땅 주인이 바뀐 뒤에는 가건물을 지어 농사를 짓는 주민이나 주변 공장 창고 용도로 세를 주려는 줄 알았다”고 전했다. 정부 조사 대상에 포함된 노온사동의 한 밭(992m²)도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곳이다. 왕복 6차로에서 70m 떨어져 있고 비닐하우스로 둘러싸여 차량이 가까이 갈 수 없었다. 이 밭은 LH 경기사업본부 소속 직원 C 씨가 2018년 2월 가족과 함께 3억1500만 원에 사들였다. LH 과천사업단에서 근무했던 D 씨는 국토부 조사 결과 시흥시 과림동, 무지내동 외에도 광명시에 위치한 옥길동의 농지 526m²를 2017년 8월에 샀다. 주변은 허허벌판으로 가까이 접근하기도 어려웠지만, D 씨가 소유한 토지엔 용버들이 심어져 있었다.광명=박종민 blick@donga.com·이기욱 / 지민구 기자}
4일 오후 경기 시흥시 무지내동의 한 농지. 바로 옆 한 고교 운동장과 비슷한 크기(5905m²)인 토지 바닥엔 검은색 비닐이 씌워진 채 작은 왕버들이 심겨 있다. 한 주민은 “보통 잡초를 자주 제거하기 힘든 사람들이 검은색 비닐을 씌워 놓는다”라고 말했다. 이 농지는 최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전·현직 직원들이 광명·시흥지구 신도시 발표를 앞두고 투기를 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는 땅 가운데 하나다. LH 현직 직원인 A, B 씨와 A 씨의 부인이자 LH 직원인 C 씨 등 4명은 2018년 4월 19억4000만 원을 들여 이 농지를 매입했다. A 씨와 B 씨는 농협에서 각각 5억8500만 원, 5억2000만 원을 대출받았다. B 씨는 2015년 인근 지역인 과천사업단장을 지냈다. A 씨는 2019년부터 과천사업단에서 근무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후 과천의왕사업단 보상 담당자로 근무했다. A 씨는 무지내동 농지 매입보다 7개월 앞선 2017년 9월 27일 광명시 옥길동에 있는 농지 526m²를 1억8100만 원에 매입하기도 했다. 이곳은 국토교통부가 3일 추가로 확인한 필지 네 곳 중 하나다. 해당 토지들을 살펴보면 이 농지처럼 소유자인 LH 직원의 경력에는 유독 ‘과천사업단’이나 이후 확대 개편된 ‘과천의왕사업단’이란 경력이 자주 등장한다. 이들이 이 사업단에서 실제로 근무한 시기도 상당 부분 겹친다. 이 때문에 신도시 관련 정보를 서로 공유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2019년 6월 한 소유주로부터 매입한 필지 2곳도 마찬가지다. 농지 2739m²를 구매한 2명 가운데 1명은 2019년 과천사업단장을 지낸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필지를 매입한 4명 가운데 3명은 A 씨와 같은 과천의왕사업단 보상 담당자로 일했다. 3개월 뒤인 그해 9월에 해당 지역에서 토지 330m², 연면적 273.5m²의 2층 건물을 공동 매입한 C 씨도 과천사업단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온라인에는 한 과천 주민이 과천사업단에 민원을 제기하면서 A 씨와 C 씨를 업무 담당자로 지목한 글이 남아 있다. 두 사람은 지난해 2월 22억5000만 원을 주고 매입한 농지 5025m²를 4개 필지로 나눠 공동 소유한 7명의 명단에도 등장한다.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4일 의혹을 처음 제기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관계자를 불러 참고인 조사를 진행했다. 민변 측은 참고인 조사 과정에서 투기 의혹을 받고 있는 LH 직원들의 명단과 토지 매입 명세 등의 자료를 경찰에 전달했다. 광명=박종민 blick@donga.com / 지민구 / 시흥=김태성 기자}
조망권 문제로 다투던 이웃집 대문에 기왓장을 던진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아온 가수 전인권 씨(67)가 검찰에 송치됐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재물손괴 등의 혐의를 받는 전 씨를 18일 서울중앙지검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고 2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사는 전 씨는 지난해 이웃이 집 지붕을 1m가량 높이는 공사를 하자 “조망권을 침해한다”며 해당 이웃과 갈등을 빚었다. 이후에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자 전 씨는 지난해 9월 이웃집 대문에 기왓장을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경찰 조사에서 전 씨는 “돌을 던진 것은 맞지만 기왓장을 던지지는 않았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전 씨가 피해 이웃과 합의를 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높은 수익을 보장하는 알바(아르바이트)입니다.” 길고 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쪼들리는 주머니 사정에 마음이 급해진 A 씨(24·여)는 1월 초 한 통의 문자메시지를 받고 눈이 번뜩 뜨였다. 모르는 번호였지만 ‘급료가 센 알바 자리가 있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곧장 전화를 걸었더니 일도 간단했다. 정해진 장소에서 누군가에게 현금을 넘겨받아 알려준 계좌로 입금만 하면 된다고 했다. 수당도 건당 10만 원이나 준다고 했다. 얼굴도 모르는 상사와 ‘텔레그램’으로 대화를 나누며 지시를 받았다. 적게는 700만 원에서 많게는 3500만 원까지 10여 차례 시키는 대로 전달했다. A 씨는 현재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신세다. 서울 강북경찰서는 “지난달 29일 A 씨를 사기 혐의로 입건했다”고 24일 밝혔다. 그에게 일을 줬던 상사가 보이스피싱 조직원이었던 것. 김 씨에게 돈을 건네준 이들은 모두 보이스피싱 피해자였다. 가족과 함께 살던 평범한 20대였던 그는 한순간에 억대 사기 범죄에 연루된 범죄자가 돼 버렸다. 최근 코로나19로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워진 젊은이들이 ‘고수익 보장’ ‘단순 업무’라는 유혹의 덫에 걸려 보이스피싱 같은 사기 범죄에 연루되는 일이 늘어나고 있다. 청년들은 “범죄인지 몰랐다”며 하소연하고 있으나, 재판에 넘겨져 유죄 판결을 받는 경우까지 생기고 있다. 서울 관악구에 거주하던 박모 씨(25)도 잘못된 선택으로 인생을 망쳐 버렸다. 영상 편집자를 꿈꾸던 그 역시 지난해 코로나19가 터진 뒤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애를 먹었다. 그런데 구직사이트에 올린 자신의 이력서를 보고 한 업체에서 연락이 왔다. “필리핀에 본사를 둔 카지노 에이전시”라고 소개한 업체는 국내에서 일손을 도와줄 직원을 뽑는다고 했다. 그들은 박 씨에게 해외여행을 가려는 고객들에게서 경비를 받아 회사로 이체하는 일을 맡겼다. 박 씨는 “번듯한 카지노 홈페이지와 사업자등록증 등을 보여줘 불법이라 의심하지 못했다”고 했다. 하지만 그 역시 업체 측과 얼굴 한번 마주한 적이 없었다. 결국 박 씨는 지난해 4차례에 걸쳐 보이스피싱 피해자에게 3000만 원을 받아 전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가 받은 수당은 10만 원이 조금 넘었다고 한다. 박 씨는 무죄를 호소했지만 1심 재판부는 “성인이라면 인지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징역형을 선고했다. 박 씨는 피해자들에게 1400만 원도 변제해야 하는 상황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청년들에게 보편화된 ‘언택트 만남’ 문화를 노린 ‘로맨스 스캠’(온라인으로 환심을 사서 사기를 치는 수법)도 기승이다. 대학생 이모 씨(21·여)는 지난해 11월 소셜미디어를 통해 유명 쇼핑몰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는 한 남성과 가까워졌다. 찬찬히 호감을 쌓아 가던 차에 “일손이 부족해 고민”이란 그에게 선뜻 “도와주겠다”고 답한 게 화근이었다. 항공사 승무원을 준비하던 이 씨는 마침 코로나19로 채용이 축소돼 당분간 취직을 미룬 상태였다. 핑크빛 만남을 기대했던 그 역시 지난해 12월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투자금 회수”라 했지만, 마찬가지로 보이스피싱 피해자에게 돈을 받아 전달한 것이었다. 이 씨는 “이 일로 범죄 연루 기록이 남아 항공사 취직은 물거품이 됐다”며 한숨지었다. 보이스피싱 사건을 자주 맡아온 박성현 변호사(법률사무소 유)는 “청년들의 알바와 고수익이란 있을 수 없는 조합이다. 달콤한 제안은 범죄와 얽힐 수 있으니 너무 쉬운 돈벌이는 주변과 상의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박종민 blick@donga.com·김수현·이상환 기자}

“높은 수익을 보장하는 알바(아르바이트)입니다.” 길고 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쪼들리는 주머니 사정에 마음이 급해진 A 씨(24·여)는 1월 초 한 통의 문자메시지를 받고 눈이 번뜩 뜨였다. 모르는 번호였지만 ‘급료가 센 알바 자리가 있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곧장 전화를 걸었더니 일도 간단했다. 정해진 장소에서 누군가에게 현금을 넘겨받아 알려준 계좌로 입금만 하면 된다고 했다. 수당도 건당 10만 원이나 준다고 했다. 얼굴도 모르는 상사와 ‘텔레그램’으로 대화를 나누며 지시를 받았다. 적게는 700만 원에서 많게는 3500만 원까지 10여 차례 시키는 대로 전달했다. A 씨는 현재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신세다. 서울 강북경찰서는 “지난달 29일 A 씨를 사기 혐의로 입건했다”고 24일 밝혔다. 그에게 일을 줬던 상사가 보이스피싱 조직원이었던 것. 김 씨에게 돈을 건네준 이들은 모두 보이스피싱 피해자였다. 가족과 함께 살던 평범한 20대였던 그는 한순간에 억대 사기 범죄에 연루된 범죄자가 돼 버렸다. 최근 코로나19로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워진 젊은이들이 ‘고수익 보장’ ‘단순 업무’라는 유혹의 덫에 걸려 보이스피싱 같은 사기 범죄에 연루되는 일이 늘어나고 있다. 청년들은 “범죄인지 몰랐다”며 하소연하고 있으나, 재판에 넘겨져 유죄 판결을 받는 경우까지 생기고 있다. 서울 관악구에 거주하던 박모 씨(25)도 잘못된 선택으로 인생을 망쳐 버렸다. 영상 편집을 꿈꾸던 그 역시 지난해 코로나19가 터진 뒤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애를 먹었다. 그런데 구직사이트에 올린 자신의 이력서를 보고 한 업체에서 연락이 왔다. “필리핀에 본사를 둔 카지노 에이전시”라고 소개한 업체는 국내에서 일손을 도와줄 직원을 뽑는다고 했다. 그들은 박 씨에게 해외여행을 가려는 고객들에게서 경비를 받아 회사로 이체하는 일을 맡겼다. 박 씨는 “번듯한 카지노 홈페이지와 사업자등록증 등을 보여줘 불법이라 의심하지 못했다”고 했다. 하지만 그 역시 업체 측과 얼굴 한번 마주한 적이 없었다. 결국 박 씨는 지난해 4차례에 걸쳐 보이스피싱 피해자에게 3000만 원을 받아 전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가 받은 수당은 10만 원이 조금 넘었다고 한다. 박 씨는 무죄를 호소했지만 1심 재판부는 “성인이라면 인지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징역형을 선고했다. 박 씨는 피해자들에게 1400만 원도 변제해야 하는 상황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청년들에게 보편화된 ‘언택트 만남’ 문화를 노린 ‘로맨스 스캠’도 기승이다. 대학생 이모 씨(21·여)는 지난해 11월 소셜미디어를 통해 유명 쇼핑몰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는 한 남성과 가까워졌다. 찬찬히 호감을 쌓아 가던 차에 “일손이 부족해 고민”이란 그에게 선뜻 “도와주겠다”고 답한 게 화근이었다. 항공사 승무원을 준비하던 이 씨는 마침 코로나19로 채용이 축소돼 당분간 취직을 미룬 상태였다. 핑크빛 만남을 기대했던 그 역시 지난해 12월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투자금 회수”라 했지만, 마찬가지로 보이스피싱 피해자에게 돈을 받아 전달한 것이었다. 이 씨는 “이 일로 범죄 연루 기록이 남아 항공사 취직은 물거품이 됐다”며 한숨지었다. 보이스피싱 사건을 자주 맡아온 박성현 변호사(법무법인 유)는 “청년들의 알바와 고수익이란 있을 수 없는 조합이다. 달콤한 제안은 범죄와 얽힐 수 있으니 너무 쉬운 돈벌이는 주변과 상의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82@donga.com이상환 기자}
대마초를 나눠 피우고 길거리에서 행인들에게 시비를 걸었던 20대 남성 3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노원경찰서는 “12일 오후 노원구에 있는 한 마트 앞에서 대마초를 피운 혐의(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로 A 씨 등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당시 술에 취한 듯 횡설수설하며 길거리에서 모르는 사람들에게 시비를 걸었다.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이들을 붙잡아 간이 마약 검사를 한 결과, 3명 모두 대마 양성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용산구 이태원에 있는 주점에서 대마를 주워 보관하다가 친구들과 나눠 피웠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모발 검사 감정이 나오면 추가 조사를 거쳐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2년 전 생후 3개월밖에 되지 않은 딸을 방치해 숨지게 만들었던 30대 친부가 첫째 아들에 대한 친권도 상실했다. 의정부지검은 “최근 의정부지법이 3살 아들의 친부인 A 씨(30)에 대해 친권 상실을 선고했다”고 18일 밝혔다. 법원 판결에 따르면 A 씨는 2019년 4월 오후 6시경 경기 남양주 자택에서 “함께 저녁을 먹자”는 부인의 전화를 받고 두 자녀만 집에 둔 채 외출했다. 당시 3개월 된 딸 B 양에게 분유를 먹이고 집을 나섰다고 한다. 이후 지인과 술을 마시러 간 부인과 헤어져 홀로 귀가한 A 씨는 그대로 잠이 들었으며, 다음날 오전 또 다시 외출했다 돌아온 뒤에야 B 양이 숨을 쉬지 않는다는 걸 발견했다. 경찰 조사 결과, B 양은 미숙아로 태어나 세심한 보호가 필요한 상태였다. 하지만 부부는 주 2,3회씩 아이들을 내버려둔 채 외출해 술을 마셨다. 두 아이를 제대로 씻기지 않고 기저귀도 갈아주지 않았다. 당시 경찰이 집안을 확인했더니 술병과 쓰레기가 널려있었고, 아이들이 입은 옷은 악취는 물론 곰팡이가 피어있었을 정도였다. 재판에 넘겨졌던 A 씨는 그해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이후 항소심에서 신체적 학대가 없었던 걸 감안해 징역 4년이 확정됐다. 부인은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았으나 극단적인 선택을 해 공소 기각됐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전부터 걱정이 되더라고요. 열 명 가운데 예닐곱 명은 마스크를 제대로 안 쓰거나 ‘턱스크’를 하고 다녔거든요.” 17일 오후 경기 남양주시에 있는 진관산업단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벌어진 플라스틱 제조공장 맞은편에서 냉동식품 공장을 운영하는 김동인 씨(50)는 줄곧 어두운 표정이었다. 환자들을 걱정하면서도 평소 방역수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며 안타까워했다. 전체 근로자가 1200여 명에 이르는 진관산업단지에 있는 한 공장에서 지금까지 115명이 확진되는 대형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대부분 공장 기숙사에서 함께 생활한 외국인 근로자들이다. 일부는 설 연휴에 숙소를 떠나 아직 소재 파악도 되지 않고 있다. 남양주시에 따르면 해당 공장 근로자는 모두 177명이다. 최초 확진자는 캄보디아 출신 생산직원인 A 씨(24)로, 11일부터 발열 등 증상을 느껴 13일 서울 용산구 순천향대서울병원을 방문해 검사를 받았다. 당일 A 씨가 확진된 뒤 나머지 근로자들을 전수검사했더니 114명이 추가로 확진됐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직원 가운데 46명은 음성 판정을 받았고 9명은 검사 결과가 나오지 않았거나 검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또 다른 5명은 검사를 진행했지만 아직 판정이 어려운 상태”라고 설명했다. 나머지 2명은 설 연휴에 외출해 현재까지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A 씨가 들렀던 순천향대병원은 17일까지 관련 확진자가 145명에 이르는 집단감염이 발생한 곳이다. 남양주보건소 관계자는 “A 씨는 11일 증상이 나타났고 12일 누나가 사는 용산구를 방문한 김에 이 병원에서 검사를 받았다. 해당 병원과 연관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확진된 직원 115명 가운데 한국인은 9명이며 나머지는 모두 캄보디아 등 19개국 외국인들이다. 대부분 공장 3층 기숙사에 거주해왔다고 한다. 한 방에 많게는 5명씩 생활했으며, 식당과 화장실도 공동 사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14일 오후 숙소로 돌아온 뒤 1인실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식당에서 음식을 받아와 방에서 먹었으며, 공용 화장실도 이용했다고 한다. 남양주보건소 관계자는 “처음 증상을 느낀 11일 전후 숙소 동향 등도 내부 폐쇄회로(CC)TV 등을 통해 파악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첫 확진자가 13일 나왔는데도 서울 용산구가 남양주시에 15일 오후에야 해당 사실을 통보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 때문에 해당 공장 전수검사가 16일에야 이뤄졌다는 것이다. 조광한 남양주시장은 17일 브리핑에서 “용산구로부터 관련 내용의 공유가 늦어진 경위에 대해 확인 중”이라고 했다. 용산구 측은 “순천향대병원 관련 확진자가 급속도로 늘어나 행정 처리가 다소 지연됐다. 최대한 빨리 처리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경기도와 질병관리청 등은 이날 역학조사관 18명을 현장에 파견해 개별 심층 역학조사 등을 진행하고 있다. 경기도는 “확진자들을 생활치료센터 등으로 이송했다”며 “공장 시설을 폐쇄하고 산업단지에 임시선별진료소를 설치해 입주업체 직원에 대한 전수검사를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충남 아산에 있는 귀뚜라미보일러 제조공장도 17일 추가로 4명이 확진 판정을 받으며 관련 확진자가 121명으로 늘어났다. 방역당국이 환경검체를 채취해 분석한 결과 공장 시설 6곳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가 검출됐다.박종민 blick@donga.com / 남양주=전남혁·오승준 기자}

“전부터 걱정이 되더라고요. 열 명 가운데 예닐곱 명은 마스크를 제대로 안 쓰거나 ‘턱스크’를 하고 있었거든요.” 17일 오후 경기 남양주에 있는 진관산업단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벌어진 플라스틱 제조공장 맞은편에서 냉동식품 공장을 운영하는 김동인 씨(50)는 시종일관 어두운 표정이었다. 이날 하루만 100명 넘게 확진됐단 소식을 들은 뒤 환자들을 걱정하면서도 방역수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며 안타까워했다. 전체 근로자가 1200여 명에 이르는 진관산업단지에 있는 한 공장에서 17일 오전 10시 기준 115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는 대형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대부분 공장 기숙사에서 함께 생활해온 외국인 근로자들이다. 일부는 설 연휴에 숙소를 떠나 아직 소재도 파악되지 않아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남양주시에 따르면 해당 공장에서 일하는 근로자는 모두 177명이다. 최초 확진자는 캄보디아 출신 생산직원인 A 씨(24)로, 11일부터 발열 등 증상을 느껴 13일 서울 용산구 순천향대서울병원을 방문해 진단 검사를 받았다. 당일 A 씨가 확진 판정을 받은 뒤 나머지 근로자들을 전수 검사했더니 114명이 추가로 확진됐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직원 가운데 46명은 음성 판정을 받았으며, 5명은 검사 결과를 기다로 있다. 또 다른 5명은 검사를 진행했으나 아직 음성인지 양성인지 불확실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나머지 6명은 설 연휴에 숙소에서 외출했으나 현재까지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A 씨가 들렀던 순천향대병원은 17일까지 관련 확진자가 140명에 이르는 집단감염이 발생한 곳이다. 남양주보건소 관계자는 “A 씨는 11일부터 증상이 나타났고, 단지 병원에서 검사만 받았던 거라 순천향대병원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확진된 직원 115명 가운데 한국인은 9명이며 나머지는 모두 캄보디아 등 19개국 외국인들이다. 이들 대부분은 공장 3층에 있는 기숙사에 거주해왔다고 한다. 한 방에 많게는 5명씩 함께 생활했으며, 식당과 화장실도 공동으로 사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13일 진단 검사를 받고 숙소로 돌아온 뒤 1인실을 사용했다. 하지만 직접 식당에서 음식을 받아와 방에서 먹었으며, 공용화장실도 이용했다고 한다. 남양주시 관계자는 “A 씨를 대상으로 역학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처음 증상을 느낀 11일 전후 숙소 동향 등도 내부 폐쇄회로(CC)TV 등를 통해 파악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첫 확진자인 A 씨가 13일 확진 판정을 받았는데도 서울 용산구가 남양주시에 15일 오후에야 해당 사실을 통보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해당 공장에 대한 전수검사가 16일에야 이뤄졌다는 것이다. 조광한 남양주시장은 17일 브리핑에서 “용산구로부터 관련 내용의 공유가 늦어진 경위에 대해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경기도와 질병관리청 등은 이날 역학조사관 18명을 현장에 파견하고 개별 심층 역학조사 및 공장의 감염 위험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경기도는 “확진자 115명은 생활치료센터 등으로 이송했다”며 “현재 공장 시설을 폐쇄하고 산업단지에 임시선별진료소를 설치해 모든 입주업체 직원에 대한 전수검사를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남양주=전남혁기자 forward20@donga.com}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93)가 “위안부 문제를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제소해 판단을 맡겨 보자”고 주장했다. 이 할머니는 1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젠 다른 방법이 없다.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는 일본이 잘못을 깨닫도록 ICJ의 판결을 받아 달라”고 호소했다. 할머니가 대표를 맡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 ICJ 회부 추진위원회’ 측은 “설 연휴 이전 여성가족부를 통해 청와대에 의견을 전달했다”고 했다. 이 할머니는 “일본이 우리 법원의 판결을 무시하면서 국제법을 위반했다고 우기고 있다”며 “ICJ에서 공정한 판단을 받고 양국이 친하게 지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8일 서울중앙지법은 위안부 피해자 12명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지만, 일본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이 할머니는 또 “나이도 많고 시간이 없다. 하늘나라에서 (다른) 할머니들이 ‘너 여태 뭐하고 왔느냐’ 하면 할 말이 없다”며 울먹였다. 이 할머니는 17일 미국 하버드대 학생들의 요청으로 화상회의로 위안부 피해 증언에도 나선다. 이 회의에서 “위안부 피해자는 매춘부”라고 주장한 존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교수를 규탄할 계획이다.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ICJ 제소 문제는 신중하게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외상은 16일 “(이 할머니가) 어떤 의도로 발언한 것인지 알지 못해 논평을 삼가겠다”며 “모든 선택지를 시야에 두고 대응하겠다”고 말했다.박종민 blick@donga.com·최지선 기자 / 도쿄=박형준 특파원}

지난해 학대로 숨진 16개월 입양아 ‘정인이’의 양부모 측이 “지속된 학대 충격이 누적돼 정인이 장기가 파열돼 사망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살인보다는 형이 가벼운 아동학대 치사로 가기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견해가 나온다. 정인이 양모의 변호를 맡고 있는 A 변호사는 “15일 재판부에 ‘학대 충격이 누적돼 장기 파열 등으로 피해자가 사망에 이르렀을 가능성’을 담은 의견서를 제출했다”고 16일 밝혔다. 변호사는 “이 경우 아동학대 치사죄는 인정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입장은 지난달 첫 번째 공판과는 다소 달라진 모습이다. 당시 양모 측은 “아동학대 치사도 인정하지 않는데 어떻게 살인을 인정하겠느냐”고 주장했다. A 변호사는 “아동학대 치사를 인정하려면 법적으로 고의는 아니더라도 ‘사망 예견 가능성’이 있어야 하는데 피고인이 아직 그걸 인정하지 않고 있다”며 “피고인을 설득해 진상을 파악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지속된 충격 누적으로 인한 사망 가능성을 제시한 건 향후를 염두에 둔 수순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승재현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과거 판례를 보면 지속적이고 상습적인 폭행으로 피해자가 사망에 이르렀다면 살인이 아닌 상해치사나 폭행치사를 적용한 경우가 많았다”며 “검찰이 살인 혐의 공소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이후 재판에서 전문가 증언 등을 통해 피해자의 구체적인 사망 경위를 정확히 입증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검찰에 재감정 의견서를 냈던 이정빈 가천대 석좌교수와 법의학자 A 교수는 “아무리 충격이 누적됐다고 해도, 췌장이 끊어질 정도의 충격이라면 일반적인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16개월 아기가 죽을 수 있다는 인식을 가질 것”이라고 지적했다.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포차 대신 ×× 어때?” 14일 오후 9시경 서울 성동구에 있는 한 숙박업소 입구. 묘한 문구의 입간판이 놓인 업소 주변은 ‘오후 9시 이후 영업제한’으로 문을 닫은 주점 등에서 빠져나온 사람들로 상당히 붐볐다. 이들 대다수는 술과 안줏거리가 가득한 봉지를 양손에 들고 있었다. 역시 커다란 봉지를 든 김모 씨(20)도 “일행 3명과 함께 모텔로 ‘2차’ 하러 가는 중”이라고 말했다. “솔직히 한잔하다 보면 9시쯤 헤어지는 게 너무 아쉽잖아요. 근데 요새 편의점 같은 데서 술을 사서 숙박업소에서 먹는 사람들이 엄청 많아요. 영업시간 제한이 10시로 완화돼도 술집이 문을 닫으면 계속 이용할 생각이에요.”○ 2차 술자리로 숙박업소 북적북적 최근 영업시간 제한으로 주점이나 음식점 문을 닫으면 더 이상 술을 마실 공간이 없는 시민들이 숙박업소를 이용해 음주를 이어가는 분위기가 늘고 있다. 원칙적으로 5명 이상 모임 금지만 지키면 방역수칙 위반은 아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의 취지에는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학생 김모 씨(27)도 최근 숙박업소 2차를 경험해봤다. 김 씨는 “술집이 9시에 셔터를 내리니까 친구들이 자연스럽게 ‘다들 그렇게 한다’며 모텔로 향했다”면서 “간만에 친구들이랑 새벽 3시까지 술자리를 즐겼다”고 말했다. 직장인 박모 씨(27)는 “워낙 술자리 장소로 숙박업소를 찾는 이들이 많다 보니 다인실은 예약도 힘들 지경”이라며 “2인 전용실에 4명이 들어가겠다며 업소 측과 실랑이를 벌이는 이들도 최근에 봤다”고 전했다. 숙박업계는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던 입장에서 고객이 찾아오는 건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객실 정원을 초과하는 인원은 숙박이 불가하다”는 방역당국의 지침은 그대로라 이를 어겼다간 곤욕을 치를 수도 있다. 물론 일부 업소는 이런 고객들을 상대로 편법 영업을 벌이기도 한다. 서울에서 숙박업소를 운영하는 송모 씨(30)는 “방역지침상 2인 이상 숙박 손님은 아예 받지 않으려고 한다”며 “하지만 4명이 방 2개 잡고 한 방에 모여 술을 마시는 건 솔직히 막을 수가 없다”고 난감해했다. 또 다른 숙박업소 측도 “2명이 먼저 들어온 뒤 몰래 한두 명씩 더 들어오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반면 정모 씨(35)는 “한 업소는 ‘방만 2개 잡으면 상관없다’며 먼저 제안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렇다 보니 숙박업소 밀집 거리에 있는 편의점과 음식 배달업체 등도 때 아닌 호황을 맞았다. 한 편의점 직원 정모 씨(24)는 “주점 영업 제한이 시작된 뒤 오후 9시부터 손님들이 술을 바구니째 들고 줄을 설 정도”라고 했다. 배달업체 직원 양모 씨(21)는 “오후 9시 영업제한 조치 이후 모텔로 배달하는 건수가 2배 가까이로 늘어났다”고 말했다.○ “영업 1시간 늘린다고 무슨 소용” 15일부터는 영업시간이 1시간 연장돼 주점 등은 오후 10시까지 영업을 할 수 있다. 하지만 관련 업소들은 “효과가 미미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한국유흥음식업중앙회는 15일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흥업종의 현실을 반영한 영업시간 지침을 마련하라”고 주장했다. 최원봉 사무국장은 “통상 오후 8시경 문을 여는 유흥업소에 10시 영업 제한은 간판 불 켜자마자 문 닫으라는 뜻”이라며 “그간의 손실을 보상하지 않으려고 명목상 영업을 허용한 꼼수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음식점이나 주점 업주들도 숙박업소 좋은 일만 시키고 있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서울 구로구에서 유흥주점을 운영하는 김혜리 씨(58·여)는 “본격적으로 매상을 올리는 시간대를 고려하면 그저 구색만 갖춘 느낌”이라며 “문을 열라는 건지 말라는 건지 모르겠다”고 했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명확한 근거 없이 시간만 제한하면 이를 납득 못 하고 숙박업소 같은 틈새를 찾는 이들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방역당국이 제시하는 ‘한 칸 띄어 앉기’ 등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킨다는 전제하에 면적당 인원 제한 등 유연성 있는 대안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했다.유채연 ycy@donga.com·박종민 기자}

‘포차 대신 여기 어때?’ 14일 오후 9시경 서울 성동구에 있는 한 숙박업소 입구. 묘한 문구가 쓰인 입간판이 놓인 업소 주변은 ‘오후 9시 이후 영업제한’으로 문을 닫은 주점 등에서 빠져나온 젊은이들이 상당히 붐볐다. 그런데 이들 대다수는 술과 안주거리가 가득한 봉지들이 양손에 들려있었다. 모두들 인근 숙박업소로 향하는 발걸음으로, 몇몇은 다섯 명 이상인 경우도 있었다. 역시 커다란 봉지를 든 김모 씨도 “일행 3명과 함께 모텔로 ‘2차’ 하러 가는 중”이라고 말했다. “솔직히 한잔하다보면 9시쯤 헤어지는 게 너무 아쉽잖아요. 근데 요새 편의점 같은 데서 술을 사서 가면 장소를 제공해주는 숙박업소가 엄청 많아요. 앞으로도 술집이 문을 닫으면 계속 이용할 생각이에요.”●2차 술자리로 숙박업소 북적북적 최근 주점이나 음식점의 영업제한에 걸려 더 이상 술을 마실 공간이 없는 시민들이 숙박업소를 이용해 음주를 이어가는 분위기가 늘어나고 있다. 원칙적으로 5명 이하 모임 금지만 지키면 방역수칙 위반은 아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라는 취지에는 어긋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대학생 김모 씨(27)도 최근 숙박업소 2차를 경험해봤다. 김 씨는 “술집이 9시에 셔터를 내리니까 친구들이 자연스럽게 ‘다들 그렇게 한다’며 모텔로 향했다”며 “간만에 친구들이랑 새벽 3시까지 술자리를 즐겼다”고 말했다. 직장인 박모 씨(27)는 “워낙 술자리용으로 숙박업소를 찾는 이들이 많다보니 다인실은 예약도 힘들 지경”이라며 “2인 전용실에 4명이 들어가겠다며 업소 측과 실랑이를 벌이는 이들도 최근에 봤다”고 전했다. 숙박업계는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던 입장에서 고객이 찾아오는 건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방역당국의 “객실 정원을 초과하는 인원은 숙박이 불가하다”는 지침은 그대로라 이를 어겼다간 곤욕을 치를 수도 있다. 물론 일부 업소들은 이런 고객들을 상대로 이런 편법 영업을 벌이기도 한다. 종로구에서 숙박업소를 운영하는 송모 씨(30)는 “방역지침 상 2인 이상 숙박 손님은 아예 받지 않으려고 한다”며 “하지만 4명이 방 2개 잡고 한 방에 모여 술을 마시는 건 솔직히 막을 수가 없다”고 난감해했다. 또 다른 숙박업소 측도 “2명이 먼저 들어온 뒤 몰래 한두 명씩 더 들어오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반면 정모 씨(35)는 “한 업소는 ‘방만 2개 잡으면 상관없다’며 먼저 제안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러다보니 숙박업소 밀집 거리에 있는 편의점과 음식배달업체 등도 때 아닌 호황을 맞았다. 한 편의점 직원 정모 씨(24)는 “주점 영업제한이 시작된 뒤 오후 9시부터 손님들이 술을 바구니 째 들고 줄을 설 정도”라고 했다. 배달업체 직원 양모 씨(21)는 “9시 영업제한 조치 이후 모텔로 배달하는 건수가 2배 가까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영업 1시간 늘린다고 무슨 소용” 15일부터는 영업제한이 1시간 완화되며 주점 등은 오후 10시까지 영업을 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해당 업소들은 “효과가 미비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한국유흥음식업중앙회는 15일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흥업종의 현실을 반영한 영업시간 지침을 마련하라”며 주장했다. 최원봉 사무국장은 “통상 8시경 문을 여는 유흥업소에게 10시 영업제한은 간판 불 켜지자마자 문 닫으라는 뜻”이라며 “그간의 손실을 보상하지 않으려고 명목상 영업을 허용한 꼼수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음식점이나 주점 업주들도 숙박업소 좋은 일만 시키고 있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서울 구로구에서 주점을 운영하는 김모 씨(58·여)는 “본격적으로 매상을 올리는 시간대를 고려하면 그저 구색만 갖춘 느낌”이라고 말했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명확한 근거 없이 시간만 제한하면 이를 납득 못하고 숙박업소 같은 틈새를 찾는 이들은 생길 수밖에 없다”며 “방역당국이 제시하는 ‘한 칸 띄어 앉기’ 등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킨다는 전제하에 면적당 인원제한 등 유연성 있는 대안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했다. 유채연 기자 ycy@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수도권 사회적 거리 두기가 15일부터 2단계로 완화되고 음식점과 주점 등의 영업 제한이 오후 10시까지로 연장됐지만 자영업자들은 “명확한 근거도 없고 효과도 불분명하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자영업자비대위)는 13일 입장문을 내고 영업시간 1시간 연장에 대해 “과학적 근거 없이 나온 미봉책”이라고 비판했다. 김종민 비대위 대변인은 “정부가 자영업자들이 조용하면 제한을 유지하고 반발하면 조금씩 풀어주는 행태를 반복하고 있다”며 “영업시간을 10시로 제한하면 방역에 왜 도움이 되는지를 입증할 과학적 근거를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음식점호프비상대책위원회는 업종별 차별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기은 회장은 “PC방 등 다른 업종과 차별을 둔 완화 조치가 납득이 가지 않는다”며 “방역당국에 ‘시간 제한 대신 면적당 인원 제한을 하면 되지 않느냐’고 제안했지만 전혀 들어주지 않았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PC방 자영업자들도 영업에 제한이 없어졌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그대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기홍 전국PC카페대책연합회 회장은 “거리 두기가 하향되며 영업 제한이 풀린 것일 뿐”이라며 “만약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다시 확산돼 거리 두기가 상향되면 아르바이트생 고용 등 고질적인 어려움이 재발할 것”이라고 전했다. 자영업자들은 방역당국과의 간담회와 고발 등 단체행동을 통해 현재 겪고 있는 어려움을 알릴 계획이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같은 실내영업장이라고 해도 업종과 주요 고객층에 따라 핵심 영업시간이 다르다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며 “방역수칙만 지킨다면 영업시간 제한보다 면적당 인원 제한이 훨씬 합리적”이라고 조언했다. 박종민 blick@donga.com·이상환 기자}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가 15일부터 2단계로 완화되고 음식점과 주점 등의 영업제한이 오후 10시까지로 연장됐으나 자영업자들은 “명확한 근거도 없고 효과도 불분명하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자영업자비대위)는 13일 입장문을 내고 영업시간 1시간 연장에 대해 “과학적 근거 없이 나온 미봉책”이라고 비난했다. 김종민 대변인은 “정부가 자영업자들이 조용하면 제한을 유지하고 반발하면 조금씩 풀어주는 행태가 반복되고 있다”며 “영업시간을 10시로 제한하면 방역에 왜 도움이 되는지를 입증할 과학적 근거를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음식점호프비상대책위원회는 업종별 차별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기은 회장은 “PC방은 제한 없이 영업할 수 있게 하는 등 타 업종과 차별을 둔 완화 조치가 납득이 가지 않는다”며 “방역당국에 ‘시간제한 대신 면적당 인원제한을 하면 되지 않느냐’고 제안했지만 전혀 들어주지 않았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PC방 자영업자들도 영업에 제한이 없어졌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기홍 전국PC카페대책연합회 회장은 “거리두기가 2단계로 하향되며 영업제한이 풀린 것일 뿐 아니냐. 실질적인 난관은 여전히 남아있다”며 “만약 신종 코로나나바이러스 감염증이 다시 확산돼 거리두기가 상향되면 아르바이트생 고용 등 고질적인 어려움이 재발할 수 있다”고 전했다. 자영업자들은 계속해서 단체 행동을 통해 현재 겪고 있는 어려움을 알릴 계획이다. 자영업자비대위는 “16일 방역당국으로 제안으로 열리는 간담회에서 방역기준의 합리적인 적용 방안을 촉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국카페사장연합회와 음식점호프비대위는 “조만간 방역당국을 대상으로 법원에 고소장을 제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이상환 기자 return20@donga.com}

“8년차 주부로, 워킹맘으로, 대학원 박사과정 학생으로 쉼 없는 인생을 살았어요. 설날 연휴에 자가격리되면서 오히려 소중한 자아성찰의 시간을 얻게 됐어요.” 제주 음식 연구가인 김진경 씨(39)는 미국에 있는 여동생의 산후조리를 돕고 지난달 31일 입국했다. 입국 당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설 명절이 끝나는 14일까지 자가격리를 해야 한다. 이번 설에도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조치로 인해 직계가족이라도 거주지가 다르면 모여 정을 나누지 못하게 됐다. 특히 확진자의 밀접 접촉자로 분류되거나 최근 외국에서 입국한 자가격리 대상자들은 ‘나홀로 설’ 보내기 준비에 한창이다. 김 씨는 제주 바다가 보이는 숙소를 구해 생활하고 있다. 그는 “가족과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인생을 설계하며 매일을 보낸다”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자가격리 생활을 올리면 명절 스트레스를 받는 또래들은 ‘부럽다’고 댓글을 단다”며 웃었다. 가족을 보지 못하는 아쉬움은 영상 통화로 달랜다. 김 씨는 “제가 요리 연구가인데 여덟 살, 세 살 아이들에게 명절 음식을 차려주지 못해 아쉽다”면서도 “그래도 코로나19로부터 안전이 가장 중요하니 자가격리가 끝나면 가족들과 만나겠다”고 했다. 경기 하남시에서 어머니와 아들과 함께 사는 직장인 임모 씨(47·여)는 TV와 컴퓨터도 없는 방에서 자가격리 중이다. 직장 동료가 코로나19에 확진되면서 덜컥 자가격리 대상자가 됐다. 임 씨는 “뜨개질로 수세미를 만들고 색칠공부 도안에 색칠을 하며 시간을 보낼 계획이다”며 “설 명절마다 바빴는데, 차분히 힐링하는 시간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임 씨의 고민은 딱 하나, 바로 설 인사다. 임 씨는 “어머니에게 설 인사를 해야 하는데, 눈앞에서 절을 올릴 수 없으니 방 밖으로 크게 소리 내 인사를 해야 할지 고민”이라고 했다. 오랜 기간 해외에 머물다 설을 맞아 입국한 사람들은 특히 아쉬움이 크다. 지난해 8월부터 덴마크로 유학을 떠났다가 1일 귀국한 정재호 씨(26)는 “유학 생활하면서 가족과 친지의 얼굴이 가장 그리웠다”며 “할머니댁에 20명이 넘는 대가족이 모여 함께 차례음식을 먹었는데, 이를 못해 무척 아쉽다”고 말했다. 중국에서 직장에 다니다 최근 귀국한 김지수 씨(33·여)도 “새로 태어난 조카를 한번 안아보지 못한 것이 가장 아쉽다”며 “그래도 설 명절은 내년에도 오니까 일부러 설에 큰 의미를 안 두려고 한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홀로 또는 직계가족만 단출하게 보내는 명절이 오히려 긍정적인 시간이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장인 현진희 대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고향에 가지 않고 방역수칙을 지키는 일이 성숙한 시민으로서 역할을 하는 것이란 자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며 “평소 하지 못하고 미뤄뒀던 일이나 취미활동을 하며 시간을 보내면 기분전환의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전남혁 forward20@donga.com·박종민 기자}
학교 교무실 등 교직원이 사용하는 공간을 학생들에게 청소하도록 지시하는 것은 헌법상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침해하는 행위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의 결정이 나왔다. 인권위는 “대전에 있는 A중학교 교장에게 교직원이 주로 사용하는 공간을 학생이 청소하도록 배정하지 말 것을, 대전시교육청에는 이 같은 사례를 개선하기 위한 대책 마련을 권고했다”고 8일 밝혔다. 지난해 당시 A중 3학년이었던 진정인은 “교직원들이 사용하는 공간을 학생들에게 청소하도록 지시하는 것은 부당하고 관행적으로 인권을 침해하는 행위”라는 취지의 진정을 인권위에 제출했다. 이에 대해 A중과 해당 교육청은 “학교 곳곳을 배분해 청소하도록 하는 것은 공동체 문화를 조성하고 타인을 배려하는 인성 함양 차원의 잠재적 교육 활동”이라는 취지로 해명했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학교 교무실 등 교직원이 사용하는 공간을 학생들에게 청소하도록 지시하는 것은 헌법상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침해하는 행위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의 결정이 나왔다. 인권위는 “대전에 있는 A중학교 교장에게 교직원이 주로 사용하는 공간을 학생이 청소하도록 배정하지 말 것을, 대전시교육청에는 이 같은 사례를 개선하기 위한 대책 마련을 권고했다”고 8일 밝혔다. 지난해 당시 A교 3학년이었던 진정인은 “교직원들이 사용하는 공간을 학생들에게 청소하도록 지시하는 것은 부당하고 관행적으로 인권을 침해하는 행위”라는 취지의 진정을 인권위에 제출했다. 이에 대해 A교와 해당 교육청은 “학교 곳곳을 배분해 청소하도록 하는 것은 공동체 문화를 조성하고 타인을 배려하는 인성 함양 차원의 잠재적 교육 활동”이라는 취지로 해명했다. 인권위는 이에 대해 “학교가 학생들에게 청소를 통해 생활습관을 교육할 필요성은 인정 된다”면서도 “교육 효과는 학생들이 직접 사용하는 교실이나 과학실 등을 청소하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또 “우리 사회는 학교라는 공간에서 인성 교육이라는 명분으로 학생의 권리를 제한하는 것에 대해 문제 삼지 않아 왔다”며 “학교가 학생들에게 임의로 교무실 청소 등을 지시한 행위는 학생들의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