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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령탑의 무덤’으로 불리는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각국 감독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울리 슈틸리케 한국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경질된 가운데 이란과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8차전(13일)에서 0-2로 패해 경질설에 시달렸던 삼벨 바바얀 우즈베키스탄 감독은 재신임을 받았다. 이란에 패한 우즈베키스탄(승점 12)은 한국(2위·승점 13)을 제치지 못해 3위에 머물렀다. 우즈베키스탄 팬들은 “본선 직행(각조 1, 2위)을 위해선 사령탑부터 바꿔야 한다”며 격앙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16일 우즈베키스탄 축구협회는 “바바얀 감독은 최종예선이 끝날 때까지 팀을 이끌 것이다”라며 경질 논란을 잠재웠다. 조 2위 싸움 중인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은 9월 5일 최종예선 최종전(10차전)에서 맞붙는다.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한 A조 1위 이란의 카를루스 케이로스 감독은 일찌감치 본선 준비에 돌입하는 등 승승장구하고 있다. 최근 케이로스 감독은 월드컵 본선에 대비한 평가전 계획 등이 담긴 ‘월드컵 준비 계획안’을 공개했다. 그는 이란축구협회와 함께 ‘8000만 국민, 하나의 국가, 하나의 심장 박동’이라는 월드컵 슬로건도 선정했다. 한국은 이란과 8월 31일 최종예선 9차전을 치른다. 최종예선과 평가전에서의 답답한 경기력으로 비판을 받아온 바히드 할릴호지치 일본 감독은 교통사고로 구설에 올랐다. B조 일본(승점 17)은 사우디아라비아, 호주(이상 승점 16)에 승점 1이 앞선 불안한 1위를 지키고 있다. 일본 언론은 “할릴호지치 감독이 15일 도쿄에서 차량 접촉 사고를 냈다. 2015년에 이어 두 번째 접촉 사고를 낸 것이다”라고 보도했다. 일본축구협회는 “교통사고로 인한 부상자는 없지만 감독에게 주의를 주겠다”고 밝혔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다음 경기(이란전·8월 31일)까지 시간이 촉박하다. 선수들의 성향을 파악하고 있고, 치열하게 최종예선을 치러본 경험이 있는 국내 감독이 대표팀을 맡아야 한다.” 이용수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58)이 15일 경기 파주시 축구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울리 슈틸리케 축구국가대표팀 감독(63)의 경질을 결정하고 자신도 사퇴하면서 남긴 말이다. 이 위원장은 “차기 감독 선정과 관련해 기술위에서 나온 몇 가지 건의 사항을 새 사령탑 선정을 담당할 차기 기술위원장에게 전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차기 감독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위기관리 능력이다. 심리적으로 가라앉아 있는 선수들의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경기력 향상을 이뤄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조건에 가장 부합하는 인물로는 허정무 전 국가대표팀 감독(62)이 꼽힌다. 허 전 감독은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최종예선을 통과한 경험이 있고 본선에서 한국의 사상 첫 원정 16강을 이뤄냈다. 그는 정해성 현 대표팀 수석코치, 주장 기성용(스완지시티) 등과 남아공 월드컵에서 한솥밥을 먹은 경험도 있다. 하지만 2012년 프로축구 인천 감독을 마지막으로 현장을 떠나 오랜 공백기가 있다는 게 약점이다. 협회 고위 관계자는 “현역 감독 때의 판단력을 되살리기에 5년의 공백은 너무 크다”고 말했다. 허 전 감독은 “현재로선 (감독 직)에 대해 할 말이 없다”면서도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다. 위기이지만 한국 축구의 저력으로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여운을 남겼다. 신태용 전 20세 이하 월드컵 대표팀 감독(47)도 후보로 꼽히고 있다. 신 전 감독은 대표팀 코치로 슈틸리케 감독을 보좌해 선수들을 지도한 경험이 있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8강)과 20세 이하 월드컵(16강)에서의 아쉬운 성적이 걸림돌이지만 ‘소방수’로 투입돼 부드러운 리더십을 앞세워 단기간에 선수들을 단합시키는 지도력을 보여줬다. 최용수 전 중국프로축구 장쑤 쑤닝 감독(44)과 김호곤 전 올림픽대표팀 감독(66)도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최 전 감독은 강력한 카리스마로 무장한 ‘형님 리더십’으로 선수들을 장악해 FC 서울을 K리그 챔피언에 등극시켰다. 하지만 최근 중국에서의 성적은 부진했다. 김 전 감독은 ‘포용의 리더십’으로 2004년 아테네 올림픽 8강,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우승(울산)을 이뤘다. 김 전 감독은 울산 감독 시절 탄탄한 수비력을 바탕으로 상대 공격을 막은 뒤 역습에 나서 강력한 한 방을 휘두르는 ‘철퇴 축구’로 이름을 날렸다. 선수들의 심리를 잘 파악한다는 평을 듣는다.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을 맡고 있는 김 전 감독은 허 전 감독과 마찬가지로 현장에서 오래 떨어져 있던 것이 단점이다. 이 밖에 현 대표팀 선수들을 가장 가깝게 지켜본 정해성 수석코치에게 지휘봉을 맡기는 방법도 거론된다. 이 경우 선수들을 파악하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가라앉은 팀 분위기를 쇄신한다는 점에서는 기존 코칭스태프가 아닌 새 인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다. 협회는 늦어도 7월 중으로 감독 선임 작업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역대 최장수 대표팀 사령탑(2년 9개월)을 기록하던 슈틸리케 감독은 성적 부진으로 중도 하차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슈틸리케 감독과 상호 합의하에 계약을 종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상호 합의’라는 표현을 썼지만 사실상 경질이다. 파주=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카타르전에서 부상을 당한 손흥민(25·토트넘·사진)이 결국 수술대에 오르게 됐다. 의료계 관계자들은 손흥민의 부상이 예상과 달리 장기화할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소속팀은 물론이고 대표팀 전력에도 큰 여파를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의료계 관계자에 따르면 손흥민은 16일 서울 경희대병원에서 오른쪽 팔 수술을 받는다. 정확한 부상 명칭은 ‘근위요골 골절’로 알려졌다. 근위요골은 전완(팔꿈치부터 손목까지의 부분)에 있는 뼈의 팔꿈치 쪽 부분을 뜻한다. 손흥민은 14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카타르와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8차전(2-3 한국 패)에서 전반 30분경 공중 볼을 다투다 넘어지는 과정에서 오른팔을 다쳤다. 대표팀 관계자는 “손흥민이 부상 후에도 계속 뛰고 싶어 했지만 오른팔로 땅을 짚어본 후 고통을 느껴 결국 교체됐다”고 말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이날 “손흥민의 수술 후 회복 기간은 4주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의료계 관계자들의 시각과는 차이가 있다. 손흥민의 상태를 알고 있는 의료계 관계자는 “손흥민의 (부상 부위) 상태가 좋지 않다. 재활을 포함한 회복 기간은 8∼12주로 예상한다. 이 부위를 다치면 재수술을 받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송준섭 서울제이에스병원장(전 축구대표팀 주치의)도 “해당 부위가 골절돼 수술을 하게 되면 4주 안에 완쾌되기는 힘들다. 회복 기간을 8∼12주로 보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팔목 부상이 많은 농구 선수들의 경우에는 어떨까. 프로농구단의 한 트레이너는 “뼈의 크기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수술 후 완벽히 뼈가 붙는 데만 최소 6주가 소요된다”고 말했다. 손흥민의 부상 회복 기간이 12주까지 이어진다면 8월 31일 이란과의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9차전을 앞둔 대표팀엔 큰 악재다. 본선 직행이 가능한 A조 2위(승점 13)를 가까스로 유지하고 있는 한국은 이란(1위)에 질 경우 본선 직행 티켓 확보가 힘들어질 수 있다. 15일 현재 한국과 3위 우즈베키스탄(승점 12)의 승점 차는 1이다. 지난 시즌 토트넘에서 한 시즌 한국인 유럽 무대 최다골 기록(21골)을 세우는 등 뛰어난 득점력을 지닌 손흥민이 빠질 경우 대표팀 전력의 큰 손실이 예상된다. 송 원장은 “손흥민의 소속팀 토트넘에서도 선수 보호 차원에서 손흥민의 대표팀 차출에 난색을 표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부상 기간이 길어질 경우 손흥민의 소속팀 프리 시즌 훈련 참가도 늦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토트넘은 다음 달 3일부터 훈련을 시작한다. 협회가 예상한 대로 손흥민이 4주 만에 회복하더라도 팀 훈련에 초반부터 정상 컨디션으로 참가하기는 어렵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손세이셔널’ 손흥민(25)이 카타르전에서 부상으로 쓰러졌다. 손흥민의 부상이 장기화될 경우 한국 대표팀의 최대 악재가 될 수 있다. 2016∼2017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에서 한국인 유럽 무대 한 시즌 최다 골 기록(21골)을 작성한 그는 카타르전에서 한국의 공격을 이끌 것으로 기대됐다. 그는 카타르와의 A매치에서 2골을 넣는 등 강한 모습을 보여 왔다. 그러나 14일 왼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손흥민은 부상으로 전반 34분 만에 교체되는 불운을 겪었다. 손흥민은 한국이 0-1로 지고 있던 전반 30분경 상대 선수와 공중볼을 다투다가 넘어졌다. 땅을 짚는 과정에서 오른팔을 다쳤고 한동안 그라운드에 누워 고통을 호소했다. 결국 손흥민은 이근호(강원)와 교체됐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손흥민의) 오른쪽 팔뚝 뼈가 골절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오른팔에 깁스를 한 상태로 귀국한 손흥민은 정밀 검사를 받기 위해 곧장 병원으로 이동했다. 은승표 코리아정형외과 원장은 “어떻게 부러졌는지에 따라 다르지만 3, 4주면 완쾌할 것으로 보인다. 수술을 하더라도 8월 말 경기하는 데는 큰 문제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카타르의 두 번째 골을 터뜨린 아크람 아피프(21)의 골 세리머니가 국내 누리꾼 사이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아피프는 골을 넣은 뒤에 왼쪽 팔을 상의 안에 넣고 구부려 깁스를 한 것 같은 자세를 취했고, 오른팔로 경례를 했다. 아피프가 골 세리머니에서 어떤 의미를 담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하지만 한국 누리꾼들은 “손흥민의 부상을 조롱하는 듯한 세리머니다”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울리 슈틸리케 한국 축구국가대표팀 감독(63)에 대한 대한축구협회의 재신임은 ‘도하 참사’라는 최악의 결과를 낳았다.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적신호가 켜지면서 슈틸리케 감독은 경질될 것으로 보인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거듭 졸전을 펼친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해 10월 이란과의 4차전에서 0-1로 패한 뒤부터 줄곧 경질설에 시달렸다. 하지만 협회 기술위원회는 4월 대안이 마땅치 않다는 이유로 유임을 결정했다. 카타르와의 최종예선 8차전을 앞두고 슈틸리케 감독은 “대표팀을 한 번만 더 믿어주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대표팀은 14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카타르와의 최종예선 A조 8차전에서 졸전 끝에 2-3으로 패했다. A조 2위 한국(승점 13)은 3위 우즈베키스탄(승점 12)과의 승점 차를 벌릴 기회를 놓치면서 각조 2위까지 주어지는 본선 직행 티켓 확보가 불투명해졌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날 패배로 여러 불명예를 떠안았다. 3월 중국 창사에서 열린 중국과의 최종예선 6차전에서 7년 만에 사상 두 번째 패배를 당해 ‘창사 참사’를 겪었던 그는 이번에는 카타르에 33년 만에 패배를 기록한 한국 감독이 됐다. 경기 전까지 카타르는 A조 최하위(6위)였다. 또한 대표팀은 평가전과 최종예선을 포함해 방문경기 5경기 연속 무승(2무 3패)의 부진을 이어갔고, 카타르와 함께 A조 최다 실점(10실점) 팀이 됐다. 팬들은 “카타르전은 저혈압이 치료될 정도로 화가 나는 경기였다” “슈틸리케 감독은 A조 하위 팀들에 희망을 안기는 ‘행복 전도사’다” 등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협회는 15일 기술위원회를 열고 슈틸리케 감독의 거취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용수 협회 기술위원장은 14일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경질을 시사했다. 이 원장은 또 “내일 기술위원회에서 대표팀에 변화를 주고 나서 사의를 표명할 생각”이라며 슈틸리케 감독과 동반 퇴진할 뜻임을 밝혔다. 2차 예선 때만 해도 슈틸리케 감독은 무실점 전승을 기록하며 팬들로부터 ‘갓틸리케’(God+슈틸리케)로 불렸다. 하지만 상대의 수준이 올라간 최종예선부터는 단순한 전술과 선수 기용 실패를 반복하며 추락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패배의 원인을 선수 탓으로 돌리는 발언을 해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감독직 유지의 마지막 기회였던 카타르전을 앞두고는 이라크와의 평가전에서 선수들에게 생소한 스리백 전술을 실험하는 등 대표팀 조기 소집 효과를 반감시켰다는 비판을 받았다. 슈틸리케 감독은 카타르전에서는 포백 전술을 사용했다. 이날 굳은 표정으로 귀국한 슈틸리케 감독은 “기술위원회의 결정에 따라야 할 것 같다. 사퇴는 생각해 보지 않았다”며 자진 사퇴 의사가 없다는 뜻을 내비쳤다. 2014년 9월 선임된 슈틸리케 감독의 계약 기간은 4년이다. 협회 기술위가 슈틸리케 감독을 경질하더라도 해외 유명 감독을 영입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최종예선 9차전 이란전(8월 31일)까지 남은 기간이 두 달여에 불과하고 본선 직행 실패에 따른 위험 부담을 감수할 감독을 찾기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슈틸리케 감독이 물러날 경우 현 대표팀 선수들의 특성을 잘 알고 있는 허정무 전 국가대표팀 감독(62), 정해성 현 대표팀 수석코치(59), 신태용 전 20세 이하 월드컵 대표팀 감독(47) 등 국내 지도자 중 한 명이 지휘봉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허 전 감독은 기성용 등을 이끌고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한국의 사상 첫 방문 16강을 달성하며 지도력을 인정받았고 정 수석코치 등과 호흡을 맞춰본 경험이 있어 가장 유력한 차기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한국의 카타르전 패배는 전술 실패와 선수들의 부진이 겹친 참사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88위 카타르는 14일 한국(43위)과의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8차전에서 경기 초반부터 강한 전방 압박을 펼치는 등 공격적인 경기를 펼쳤다. 이날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내세운 포백 수비 라인은 상대 역습을 효과적으로 차단하지 못하면서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다. 전반 25분 한국은 중앙 수비수 곽태휘(FC서울)의 실수로 역습을 허용한 뒤 측면 수비수 최철순(전북)이 반칙을 저질렀고, 카타르에 프리킥 골을 내줬다. 후반전에 기성용(스완지시티)과 황희찬(잘츠부르크)의 골로 2-2 동점을 만들었지만 또다시 수비가 흔들리면서 찬물을 끼얹었다. 후반 30분에는 곽태휘가 문전으로 침투하는 하산 알 하이도스를 놓쳐 결승골을 내줬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민첩한 선수들을 앞세운 카타르의 공격이 예상되는 상황에서도 발이 느린 곽태휘를 중앙 수비수로 투입한 것은 실수였다”면서 “수비진의 판단 착오와 위치 선정 실패 등은 슈틸리케 감독 부임 이후에도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8일 열린 이라크와의 평가전에서 단 한 개의 유효슈팅도 기록하지 못했던 공격진은 이날도 효율적인 공격을 보여주지 못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카타르전에서는 횡패스, 백패스보다 전진패스를 많이 시도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축구 데이터 분석업체 팀트웰브에 따르면 이날 대표팀의 전체 패스 중 횡패스와 백패스는 각각 115회와 82회였던 반면 전진패스는 78회에 불과했다. 전방으로 볼 공급이 원활하지 못했던 데다 선수들의 킥도 부정확했다. 특히 코너킥 상황에서의 부정확한 킥으로 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한 위원은 “세트피스 킥은 기성용이 가장 위협적인데 어느 순간부터 기성용이 헤딩을 노리고 다른 선수들이 킥을 차면서 정확도가 떨어졌다”고 말했다. 허술한 수비와 무딘 공격을 보인 한국을 상대로 카타르는 악명 높은 ‘침대축구’(시간을 끌기 위해 일부러 쓰러지는 것)를 구사하지 않고도 승리를 챙겼다. 1994년 미국 월드컵 본선 진출 확정 등 많은 기적을 일궈낸 도하에서 뼈아픈 기억을 안게 된 대표팀은 8월 31일 안방에서 ‘난적’ 이란을 상대한다. 한국은 이란을 상대로 안방에서 4경기 연속 무승(2무 2패)을 기록하고 있다. 대표팀 주장 기성용은 “카타르전은 정신적으로 부담이 컸다”면서 “축구에서 감독이 결과에 가장 먼저 책임을 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감독님의 거취와 상관없이 선수들은 남은 2경기를 잘 치러야 한다”고 말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한국과 함께 A조에 속한 이란이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했다. 이란은 13일(한국 시간) 이란 테헤란의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의 최종예선 8차전 안방경기에서 2-0으로 승리했다. 최종예선 2경기를 남긴 상태에서 승점 20(6승 2무)으로 조 1위를 지킨 이란은 남은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최소 조 2위를 확보했다. 이란과 3위 우즈베키스탄(승점 12)의 승점 차는 8이다. 최종예선 각 조 1, 2위는 월드컵 본선에 직행한다. 각 조 3위 두 팀은 맞대결 플레이오프를 벌이고 여기서 이긴 팀이 북중미 4위 팀과 대륙 간 플레이오프를 치러 승리하면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는다. 2위 한국은 14일 오전 카타르 방문경기에 이어 이란 및 우즈베키스탄과의 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한국은 최종예선 9차전(8월 31일)에서 이란을 안방으로 불러들여 대결한다. 이란과의 A매치 역대 전적에서 9승 7무 13패로 열세인 한국은 2011년 아시안컵 8강전에서 1-0으로 승리한 이후 4연패를 당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테헤란에서 열린 이란과의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4차전에서는 경기 내내 단 1개의 슈팅을 날리는 졸전 끝에 0-1로 졌다. ‘난적’ 이란과의 경기를 앞둔 한국에는 우즈베키스탄과의 경기에서 1골을 넣은 이란의 에이스 사르다르 아즈문(22·사진)이 경고 누적으로 9차전에 출전할 수 없다는 점이 호재다. 골 결정력을 갖춘 공격수 아즈문은 한국과의 최종예선 4차전에서도 결승골을 넣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한국 축구국가대표팀이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의 분수령이 될 카타르전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유럽에서 최고의 시즌을 보낸 ‘황손 콤비’(황희찬과 손흥민)를 효과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한국은 14일 오전 4시(한국 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카타르와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8차전 방문경기를 치른다. A조 2위 한국은 카타르전 이후 ‘난적’ 이란, 2위 싸움 중인 우즈베키스탄과 차례로 맞붙는다. 이 때문에 조 2위까지 주어지는 본선 직행 티켓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서는 최하위(6위) 카타르를 반드시 잡아야 한다. 6월 평균 최고 기온이 섭씨 41도에 달하는 도하의 ‘찜통더위’ 속에서 대표팀이 카타르를 꺾기 위해서는 체력이 소모되기 전에 선제골을 넣고 경기의 주도권을 잡아야 한다. 카타르의 밀집수비를 뚫을 수 있는 한국의 무기는 전방 공격수 황희찬(잘츠부르크)의 돌파와 2선 측면 공격수 손흥민(토트넘)의 슈팅력이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카타르는 상대의 오프사이드를 유발하는 수비 라인 컨트롤이 약하다. 전방 공격수가 폭 넓은 움직임으로 수비진을 흔든 뒤에 2선 공격수가 수비 뒤 공간을 침투해 슈팅을 노리는 방식이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2016∼2017시즌 손흥민(21골)과 황희찬(16골)은 각자의 소속팀에서 나란히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는 등 물 오른 득점력을 뽐냈다. 둘은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때도 함께 뛴 경험이 있기 때문에 연계 플레이 등 서로 간의 호흡에도 큰 문제가 없다. 올림픽 당시 룸메이트였던 둘은 서로의 장점을 살려줄 수 있는 공격 방식에 대한 얘기를 자주 나눴다. 김대길 KBSN 해설위원은 “수비수 2, 3명에게 둘러싸인 상황에서 손흥민이 슈팅을 시도하기는 어렵다. 토트넘에서 손흥민이 해리 케인 등 동료들의 ‘수비 분산 효과’ 속에 득점력을 폭발시킨 것처럼 대표팀에서는 황희찬 등이 적극적인 쇄도를 통해 손흥민이 슈팅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11일 “이라크와의 평가전(8일)에서 팀 유효 슈팅이 없었던 것은 공격수로서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다. 예방주사를 맞았다고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황희찬은 “비장한 각오로 카타르에 왔다. 팀에 활기를 불어넣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카타르 킬러’로 2년 4개월 만에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부름을 받은 이근호(강원)도 손흥민 황희찬과 ‘삼각편대’로 출격할 가능성이 높다. 이근호는 2007년 이후 카타르와 네 번의 맞대결(3승 1무)에서 10골을 합작한 한국 7명의 선수 중 최다인 3골을 넣었다. 빠른 발을 바탕으로 상대 진영으로 저돌적으로 돌파하는 이근호도 황희찬과 함께 손흥민의 득점 기회를 만들어 줄 선수로 꼽히고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근호와 손흥민 기성용(스완지시티)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 이청용(크리스털팰리스) 곽태휘(FC서울) 등 카타르를 상대로 골 맛을 본 경험이 있는 선수 6명을 승선시켜 카타르전을 준비하고 있다. 이근호는 “중요한 시기에 대표팀에 돌아온 만큼 책임감을 가지고 카타르전에 나서겠다”고 말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한국이 조별리그에서 ‘바르사 듀오’ 백승호, 이승우(이상 FC바르셀로나)를 빼고 이겨 보려 했던 잉글랜드는 세계 최고 팀이었다. 잉글랜드가 1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7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 결승전에서 베네수엘라를 1-0으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축구 종가’ 잉글랜드의 이 대회 첫 우승이자 FIFA 주관 대회 사상 51년 만의 우승이다. 잉글랜드는 1966년 자국에서 열린 성인 월드컵 때 우승한 적이 있고, 20세 이하 월드컵에서는 1993년의 3위가 종전 최고 성적이다. 잉글랜드는 대회 개막 전까지 큰 주목을 끌지 못했다. 프랑스와 이탈리아에 이어 유럽 예선을 3위로 통과한 잉글랜드는 당초 8강 정도의 전력으로 평가받았다. 3위를 한 1993년 이후 이 대회에서는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해 그동안 잉글랜드 내에서도 이 연령대 대표팀에 대해서는 별 관심을 두지 않았다. 하지만 한국과 같은 조별리그 A조에서 무패(2승 1무), 1위로 16강에 오른 뒤 결승전까지 승승장구하자 분위기가 달라졌다. 선수 대부분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등의 프로 팀 소속인 잉글랜드는 위력적인 역습에다 경기를 치를수록 짜임새를 갖춰가는 조직력이 힘을 발휘하면서 자신들에 대한 평가를 바꿔 놓았다. 준결승전까지 보이지 않던 BBC 취재진이 영국 현지에서 급히 날아와 결승전을 취재하기도 했다. 윌리엄 왕세손은 결승전 직전 선수단에 전보를 보내 “온 나라가 자랑스러워하고 있다”고 격려했다. 잉글랜드 출신 축구 스타 데이비드 베컴도 후배들을 격려하는 메시지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웨인 루니(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트위터를 통해 “월드컵 우승을 차지한 20세 이하 선수들에게 축하를 보낸다. 정말 대단한 업적을 이뤄냈다”고 말했다. 손흥민의 팀 동료이자 잉글랜드 국가대표팀 선수인 해리 케인(토트넘)은 트위터를 통해 “세계 챔피언이라는 놀라운 업적을 이뤄낸 20세 이하 선수들에게 축하를 건넨다”고 말했다.이런 관심과 격려에 힘을 얻은 ‘리틀 삼사자 군단’ 잉글랜드는 이날 전반 35분에 터진 도미닉 칼버트르윈의 선제 결승골을 끝까지 지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와 불안한 경제 사정 등으로 고통받는 국민들에게 희망이 됐던 베네수엘라 대표팀은 아쉽게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2009년에 이어 이 대회에 2번째 출전한 베네수엘라는 모두의 예상을 깨고 결승까지 오르는 이변을 보여줬다. 남미 예선을 3위로 통과했지만 조별리그를 3연승으로 통과하는 돌풍을 일으켰던 베네수엘라는 아직 성인 월드컵 본선에 한 번도 나가보지 못한 나라다. 라파엘 두다멜 베네수엘라 감독은 “우리 국민들은 열심히 뛰어준 선수들에 대해 자부심을 가져도 된다. 우승컵을 들고 귀국하고 싶었지만 못 했다. 내일부터는 다시 희망차게 시작하고 싶다”고 말했다. 베네수엘라는 후반 27분에 얻은 페널티킥을 넣지 못한 것이 뼈아팠다. 이번 대회 4골을 넣은 잉글랜드의 도미닉 솔랑케가 최우수선수(MVP)에 해당하는 골든볼 수상자로 뽑혔다. 대회 득점왕은 5골을 넣은 이탈리아의 리카르도 오르솔리니가 차지했다. 앞서 열린 3위 결정전에서는 이탈리아가 우루과이를 꺾었다. 전후반 90분 동안 0-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두 팀은 승부차기에서 이탈리아가 4-1로 이겼다. 수원=이종석 wing@donga.com·정윤철 기자}
2020년 도쿄 올림픽에서는 한국 선수의 사상 첫 3관왕을 기대해 볼 수 있게 됐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도쿄 올림픽 때 새로 추가되는 세부 종목을 발표했는데 한국의 절대 강세 종목인 양궁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IOC는 10일 스위스 로잔에서 집행위원회를 열고 양궁 혼성단체전을 포함해 도쿄 올림픽에서 새로 생기는 16개 세부 종목을 발표했다. 양궁은 남녀 개인전 2개이던 금메달이 1988년 서울 올림픽 때 남녀 단체전이 추가되면서 4개로 늘었고, 혼성단체전 추가로 도쿄 대회에서는 금메달이 모두 5개가 됐다. 한국 양궁은 올림픽에 처음 출전한 1984년 로스앤젤레스 대회부터 지난해 리우데자네이루 대회까지 전체 30개의 금메달 중 77%에 해당하는 23개를 땄다. 리우 올림픽에서는 전 종목 석권으로 금메달 4개를 모두 가져왔다. 올림픽 세부 종목으로 추가된 혼성단체전은 남녀 1명씩 2명이 팀을 이뤄 겨루는 것으로 2년에 한 번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이미 2011년부터 정식 종목으로 도입됐다. 한국은 2011년과 2013년, 2015년 세계선수권대회 혼성단체전에서 한 번도 금메달을 놓치지 않았다. 특히 여자 국가대표 기보배는 파트너를 바꿔 가며 세 대회 연속 정상에 올라 혼성전에 강한 모습을 보였다. 이로써 한국은 2020년 도쿄 올림픽 양궁에서 최대 5개의 금메달과 함께 사상 첫 개인 3관왕도 노려볼 수 있게 됐다. 혼성단체전이 없던 리우 대회 때 남자부 구본찬과 여자부 장혜진은 2관왕을 했었다. 한 양궁 관계자는 “한국 양궁은 새로운 규칙과 제도에 대비한 덕분에 오랜 세월 세계 최강의 자리를 지킬 수 있었다. 혼성 종목도 준비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대한양궁협회는 14일부터 열리는 ‘올림픽 제패기념 회장기 대학·실업대회’에 혼성전 종목을 추가하기로 일찌감치 결정했다. 올림픽 금 5개를 석권하기 위한 ‘도쿄 신궁 프로젝트’가 이미 시작된 셈이다. 추가된 올림픽 세부 종목에는 육상 1600m 혼성 릴레이, 유도 혼성 단체전 등 남녀가 함께 팀을 이뤄 출전하는 종목이 많이 포함됐다. 도쿄 올림픽의 혼성 종목은 모두 18개로 리우 대회의 9개에 비해 배로 늘었다. 남녀 농구에 모두 3 대 3 농구가 새로 추가된 것도 눈길을 끈다. IOC는 “이번 세부 종목 조정으로 도쿄 올림픽에서는 전체 참가 선수 중 여성 선수의 비율이 역대 최고인 48.8%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IOC는 2014년 ‘어젠다 2020’를 내놓으면서 “2020년 도쿄 올림픽 때까지 여성 선수의 비율을 50%까지 높이겠다”고 했다. 2016년 리우 대회 때는 이 비율이 45.6%였다. 한편 2016년 리우 올림픽 때 정식 종목으로 재도입된 골프는 도쿄 대회에 이어 2024년 올림픽에서도 정식 종목으로 남게 됐다. 진종오가 올림픽 3연패를 달성한 사격의 남자 50m 권총은 결국 폐지됐다. 이종석 wing@donga.com·정윤철 기자● 2020 도쿄올림픽 신설 세부 종목수영 : 남자 자유형 800m, 여자 자유형 1500m, 혼성 계영 400m양궁 : 혼성 단체전육상 : 혼성 계주 1600m농구 : 남녀 3대3사이클 : 남녀 BMX 프리스타일 파크, 남녀 매디슨펜싱 : 님녀 단체전유도 : 혼성 단체전탁구 : 혼합복식트라이애슬론 : 혼성 계주}

울리 슈틸리케 감독(사진)이 이끄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우여곡절 끝에 결전의 땅인 카타르 도하에 입성했다.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전지훈련을 했던 대표팀은 UAE와 카타르의 단교 사태로 인해 직항 노선을 이용할 수 없게 됨에 따라 쿠웨이트를 경유해 10일 오후 5시 30분경(현지 시간) 도하에 도착했다. 직항을 이용하면 1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지만 경유 노선을 이용한 탓에 5시간이 소요됐다. 당초 대표팀은 도하에 도착한 날부터 훈련을 할 계획이었지만 이동 시간 증가에 따른 피로 누적 등을 고려해 훈련을 취소했다. 대표팀은 7일 이라크와 UAE에서 평가전을 치른 후 8일 가벼운 회복 훈련을 했고, 9일에는 휴식을 취했다. 단교 사태의 불똥이 튀면서 하루를 더 쉬게 된 대표팀은 카타르와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8차전 방문경기(현지 시간 13일·한국 시간 14일)까지 본격적으로 전술을 가다듬을 시간이 이틀로 줄었다. 대표팀이 카타르전에서 이기려면 더위와의 싸움부터 이겨내야 한다. 도하의 6월 평균 최고기온은 41도에 달한다. 경기가 열리는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는 경기장 온도를 낮추는 에어컨 시스템이 있지만 경기 당일 가동할지는 미지수다. 대표팀 선수들은 카타르와 기후가 비슷한 UAE에서 열린 이라크전 때 평소보다 자주 물을 마시는 등 적응에 애를 먹는 모습을 보였다. 슈틸리케 감독은 “더위 문제 때문에 UAE에서 적응 훈련을 한 것이다. 선수들이 지쳐 있는 상태지만 카타르전 승리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말했다. 최종예선 A조 2위 한국(승점 13)은 3위 우즈베키스탄(승점 12)에 빠짝 쫓기고 있다. 1위는 이란(승점 17)이다. 본선 직행 티켓은 각조 1, 2위에게 주어진다. 한국과 카타르의 경기 하루 전에는 이란과 우즈베키스탄이 맞붙는다. 슈틸리케 감독은 “승점 3점을 꼭 따야 한다는 것 외에 다른 생각은 하지 않고 있다”면서 “남은 최종예선 경기(3경기)를 모두 승리하면 경우의 수를 따지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45)이 ‘삼고초려’ 끝에 손흥민(25) 영입에 성공한 비화를 공개했다. 포체티노 감독은 11일 아시아축구연맹(AFC)에 게재된 인터뷰에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사우샘프턴의 감독일 때 독일 분데스리가 함부르크에서 뛰던 손흥민을 눈여겨보고 영입을 시도했지만 그는 분데스리가 레버쿠젠으로 이적했다. 손흥민이 레버쿠젠 소속일 때도 영입을 시도했지만 또다시 실패해 구단 사람들 모두 실망했다”고 말했다. 손흥민이 포체티노 감독의 구애를 받아들인 것은 포체티노 감독이 토트넘의 사령탑이 된 뒤다. 포체티노 감독은 2014년부터 토트넘의 지휘봉을 잡았다. 포체티노 감독은 “내가 토트넘의 감독이 된 뒤에 손흥민과 다시 한번 접촉했고 그제야 손흥민이 마음을 바꿔 잉글랜드 무대 진출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2015년 8월 역대 아시아 선수 최고 이적료(약 400억 원)를 기록하며 토트넘에 입성했다. 토트넘에서의 첫 시즌(2015~2016)에 리그 4골에 그치는 등 부진했던 손흥민은 2016~2017시즌에 한국인 유럽 무대 한 시즌 최다골 기록(21골)을 작성했다. 포체티노 감독은 “데뷔 시즌이 끝날 무렵 손흥민은 자신의 미래를 걱정했지만 나는 팀에 남아달라고 설득했다”면서 “손흥민은 위대한 선수다. 그가 우리 팀의 일부분이라는 게 기쁘다”고 말했다.정윤철기자 trigger@donga.com}

“대표팀을 한 번만 더 믿어주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울리 슈틸리케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3일 전지훈련지인 아랍에미리트로 출국하면서 팬들의 응원을 부탁했다. 그러나 카타르와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8차전 방문경기(14일)를 앞두고 8일 열린 평가전에서 한국이 보여준 모습은 믿음을 심어주기에 부족했다. 한국은 이날 아랍에미리트 라스알카이마에서 열린 이라크와의 평가전에서 졸전 끝에 0-0으로 비겼다. 카타르전의 모의고사 격인 이 경기에서 ‘방문경기 징크스’를 벗어나겠다는 계획도 실패했다. 대표팀은 방문경기 4경기 연속 무승(2무 2패)과 무득점의 부진을 이어갔다. 최종예선 7경기에서 일관된 전형을 고집해 비판받았던 슈틸리케 감독은 이날 부임 후 처음으로 스리백 전술인 ‘3-4-3 전형’을 꺼내 들었다. 미드필더 기성용(스완지시티)은 스리백 중앙 수비진의 가운데에 위치해 후방에서 공격 전개 역할을 했다. 양쪽 측면 수비수들이 공격 지향적인 포백과 달리 수비수 3명이 수비에 치중하는 이 전술은 상대가 투톱 공격수를 사용할 경우 수비 안정 효과를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라크는 원톱을 사용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20위 이라크는 한국(FIFA 랭킹 43위)을 상대로 전방부터 강하게 압박을 펼치지 않았기 때문에 스리백의 효과를 볼 수 없는 환경이었다. 오히려 중앙에서 경기를 조율하던 기성용이 수비라인으로 내려가면서 공격수들에게 연결되는 패스가 줄었다. 이 때문에 한국은 전반 35분에 손흥민(토트넘)이 첫 슈팅을 기록할 정도로 공격력이 부진했다. 한국은 전반 2개, 후반 4개의 슈팅을 시도하는 데 그쳤고 유효 슈팅은 단 하나도 없었다. 결국 슈틸리케 감독은 후반전에 기성용을 중앙으로 복귀시켜 기존에 사용했던 ‘4-1-4-1 전형’으로 바꿨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기성용을 후방에 놓자니 공격 기회를 만들 힘이 약해지고, 위쪽에 놓으면 수비진의 볼 전개가 불안해지는 딜레마에 빠졌다. 스리백 실험은 실패에 가깝다”고 말했다. 낯선 전술로 인해 미드필더들이 우왕좌왕하면서 대표팀 에이스 손흥민은 고립됐다. 2016∼2017시즌에 한국인 유럽 무대 한 시즌 최다골 기록(21골)을 세우는 등 최고의 활약을 펼친 손흥민이지만 대표팀에서는 최종예선 5경기에 출전해 1골에 그치고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손흥민이 어떤 포지션에서 뛰더라도 골 감각을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을 찾겠다”고 말했었다. 하지만 이라크전에서 전반전만 뛴 손흥민은 미드필더의 공격 지원 부족과 상대의 집중 견제 속에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한국은 카타르전까지 손흥민을 중심으로 한 공격력을 극대화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숙제가 생겼다. 김대길 KBSN 해설위원은 “동료 공격수들이 손흥민에게 몰린 수비를 분산시켜 줘야 한다. 이라크전에서는 후반에 교체 투입돼 활발한 돌파를 보여준 황일수(제주)의 움직임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한 위원은 “2 대 1 패스 등으로 손흥민 등 공격수가 침투할 공간을 만들어내는 부분 전술을 가다듬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종예선 A조 2위 한국(승점 13·4승 1무 2패)은 3위 우즈베키스탄(승점 12)의 거센 추격을 받고 있다. 월드컵 본선 직행 티켓은 각 조 1, 2위에 주어진다. 슈틸리케 감독은 “카타르전에서는 반드시 원하는 결과를 얻겠다. 이미 최종예선에서 2패를 했기 때문에 더 이상 패배는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아랍에미리트(UAE) 등 아랍권 8개국과 카타르의 단교로 인해 카타르 원정길에 오른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일정이 차질을 빚었다. 14일 카타르 도하에서 카타르와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8차전 방문경기를 치르는 대표팀은 8일 UAE에서 이라크와 평가전을 가진 뒤에 10일 카타르항공 직항 노선을 이용해 도하로 이동할 예정이었다. 대표팀이 평가전 장소로 UAE를 정한 것은 카타르와 기후가 비슷하고 지리적으로 가깝기 때문에 비행에 따른 선수들의 피로 누적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었다. 최종예선 3경기를 남겨둔 상태에서 A조 2위 한국(승점 13)은 3위 우즈베키스탄(승점 12)과의 승점 차가 1에 불과하다. 안정적으로 본선 직행 티켓(각조 1, 2위)을 얻기 위해서는 최상의 컨디션으로 카타르전에 나서 승리를 거둬야 한다. 하지만 단교 사태의 영향으로 UAE와 카타르를 오가는 항공편이 막히면서 이동 계획의 변경이 불가피해졌다. 7일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10일 UAE 두바이를 출발해 쿠웨이트로 이동한 뒤 환승을 거쳐 카타르로 이동하는 항공편을 예약했다”면서 “직항을 이용하면 비행시간이 1시간 정도지만 쿠웨이트를 경유하게 되면 비행시간이 4∼5시간(환승 대기 시간 포함)으로 늘어난다”고 말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유럽 축구 ‘여름 이적 시장’에서 태극전사들이 새 둥지를 찾을 수 있을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이적 시장은 9일(현지 시간)부터, 독일 분데스리가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이적 시장은 다음 달 1일부터 문을 여는 가운데 벌써부터 주요 선수들의 움직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막내 황희찬(21·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이 독일 함부르크의 ‘러브 콜’을 받고 있다는 소식이 7일 전해져 팬들의 기대를 부풀리고 있다. 황희찬은 14일 카타르와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8차전 출격을 대기 중이다. 함부르크 지역 언론은 이날 황희찬에 대해 “함부르크 단장이 영입 후보 리스트에 올렸다”고 보도했다. 잘츠부르크는 황희찬의 이적료로 800만 유로(약 101억 원)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함부르크는 손흥민(25·토트넘)이 2010년부터 2013년(1군 기준)까지 뛰었던 팀. 지난 시즌 분데스리가 14위에 그친 함부르크는 득점력 강화를 위해 황희찬의 영입을 노리고 있다. 포항제철고 출신인 황희찬은 2014년 12월 잘츠부르크에 입단했다. 저돌적 돌파가 장기여서 ‘황소’로 불리는 그는 지난 시즌 리그에서 12골을 넣으며 팀의 우승을 이끄는 등 기량이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유럽 대항전 등을 포함해 황희찬의 시즌 총득점은 16골이다. 소속팀에서 좀처럼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는 대표팀 미드필더 이청용(29·크리스털팰리스)과 수비수 박주호(30·도르트문트)도 이적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이청용은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15경기에 나왔지만 선발은 4번에 불과했다. 그는 “다음 시즌에는 지난 시즌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이적 등) 개인적 문제는 대표팀 소집이 끝나고 생각해 보겠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분데스리가에서 2경기에 출전하는 데 그친 박주호는 “선수 생활을 하면서 후보로 밀린 것은 처음이었다. 조건이 맞는 팀이 있다면 어디든 갈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K리그 클래식 팀으로의 이적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이적 시장에서는 폴 포그바(24)가 지난해 유벤투스(이탈리아)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로 이적할 당시에 기록한 역대 최고 이적료(1억500만 유로·약 1330억 원)를 경신할 선수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아스널(잉글랜드), 레알 마드리드(스페인) 등이 영입을 노리고 있는 프랑스의 ‘샛별’ 킬리앙 음바페(19·AS모나코)가 유력한 후보다. 그는 지난 시즌 프랑스 리그1에서 15골을 터뜨리며 팀의 우승을 이끌어 세계적 유망주로 떠올랐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는 6골을 넣어 팀을 4강까지 올려놨다. 영국 일간 미러는 “아스널이 음바페의 이적료로 1억4000만 유로(약 1773억 원)를 준비했다”고 전했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지난달 20일 개막한 2017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 본선 무대에 ‘파이널 4’만 남았다. 이번 대회 4강에는 세계 축구를 양분하는 유럽과 남미 대륙에서 두 팀씩 올라왔다. 8일 열리는 준결승전 대진이 이탈리아-잉글랜드, 우루과이-베네수엘라로 짜여 결승전도 유럽과 남미의 대결로 치러진다. 21회째인 이 대회에서 유럽과 남미의 결승 매치업은 이번이 9번째다. 유럽과 남미가 세계 축구의 양대 산맥이기는 하지만 이번 대회 4강 중 20세 이하 월드컵 정상에 서 본 팀은 없다. 누가 우승하든 ‘첫 경험’이 된다. 우루과이가 4년 전 대회를 포함해 2차례 결승에 진출했지만 모두 준우승에 그쳤다. ‘축구 종가’ 잉글랜드는 1993년 대회에서 기록한 3위가 최고 성적이다. 성인 월드컵에서 4번이나 우승한 이탈리아는 8강, 베네수엘라는 16강이 종전 최고 성적이다. 잉글랜드와 이탈리아는 지난해 7월 유럽 예선 준결승전 이후 11개월 만에 본선에서 ‘4강 리턴매치’를 벌인다. 예선에서는 이탈리아가 2-1로 이겼다. 잉글랜드는 이탈리아에 진 것이 예선 유일의 패배였다. 조별리그에서는 A조 1위를 한 잉글랜드의 전력이 좀 더 나아 보였지만 16강 이후 토너먼트 라운드에서는 이탈리아의 기세가 만만치 않다. D조 2위로 조별리그를 통과한 이탈리아는 16강전에서 우승 후보 프랑스를 2-1로 꺾었다. 유럽 예선 당시 프랑스에 0-4로 대패했던 이탈리아의 승리는 이변이었다. 이탈리아는 잠비아와의 8강전에서 한 명이 적은 수적 열세에도 3-2로 역전승을 거두고 사상 첫 4강에 진출하는 상승세를 이어갔다. 우루과이는 대회 개막 전부터 유럽 예선 1위 프랑스(16강에서 탈락)와 함께 우승 후보로 꼽힌 팀이다. 우루과이는 조 추첨 톱시드 국가 중 유일하게 4강에 진출해 명실상부한 전력을 보였다. 하지만 껄끄러운 상대를 만났다. 남미 예선을 1위로 통과한 우루과이가 예선 당시 유일하게 패했던 팀이 바로 4강 상대 베네수엘라다. 우루과이는 예선 때 베네수엘라와 2차례 맞붙었는데 한 번은 0-0으로 비겼고, 또 한 번은 0-3의 완패를 당했다. 베네수엘라는 남미 예선을 3위로 통과했지만 본선에서는 조별리그 3경기를 포함해 8강까지 5연승을 하는 동안 13골을 넣고 1골만 내주는 막강한 전력을 자랑했다. 4골씩 기록 중인 리카르도 오르솔리니(이탈리아)와 세르히오 코르도바(베네수엘라)의 득점왕 경쟁도 4강전의 관전 포인트다. 6일 현재 모두 5명이 4골을 기록 중인데 장케뱅 오귀스탱(프랑스) 등 나머지 3명은 대회를 마쳤다. 한편 8강까지 모두 48경기를 소화한 6일 현재 경기당 평균 관중은 7518명으로 이번 대회 흥행은 저조하다. 개최국 한국이 16강전에서 탈락한 이후 관심이 식으면서 조별리그 때보다 관중이 급격히 줄었다. 조별리그 36경기 평균 관중은 8206명이었다. 준결승 2경기와 3위 결정전, 결승전 등 비중이 있는 4경기가 남았지만 한국이 대회를 마친 후 열린 10경기 평균 관중이 4200명가량인 점을 감안하면 대회 조직위원회가 당초 목표로 잡았던 평균 관중 1만 명 달성은 힘들어 보인다. 이종석 wing@donga.com·정윤철 기자}

10명만으로 싸운 ‘빗장 수비’ 이탈리아가 잠비아 돌풍을 잠재웠다. 이탈리아는 5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잠비아와의 2017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 8강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3-2로 승리해 4강에 진출했다. 이탈리아가 이 대회에서 4강에 오른 것은 대회 사상 처음이다. 전반 4분 만에 잠비아에 선제골을 허용하며 끌려간 이탈리아는 전반 43분 상대 역습을 막는 과정에서 주세페 페첼라가 반칙으로 퇴장당해 수적 열세에 몰렸다. 아프리카 팀 중 유일하게 8강에 오른 잠비아는 개인기가 좋은 공격수들을 앞세워 추가골을 넣기 위해 파상공세를 펼쳤다. 그러나 이탈리아는 골키퍼 안드레아 차카뇨의 선방(선방 횟수 8회)과 수비수들의 육탄방어로 위기를 넘겼다. 이탈리아는 후반 5분 리카르도 오르솔리니의 골로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지만 후반 39분 잠비아의 패션 사칼라에게 골을 내줬다. 그러나 이탈리아는 4분 뒤에 수비수 페데리코 디마르코가 그림 같은 왼발 프리킥으로 동점골을 뽑아냈다. 벼랑 끝에서 살아난 이탈리아는 연장 후반 6분 코너킥 상황에서 루카 비도가 헤딩슛으로 결승골을 터뜨리면서 대역전극을 완성했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이탈리아 선수들은 서로 얼싸안으며 환호했다. 알베리코 에바니 이탈리아 감독은 “페첼라의 퇴장이 우리를 더욱 똘똘 뭉치게 했다”고 말했다. 반면 31개의 슈팅(이탈리아 18개)을 퍼붓고도 승리를 놓친 잠비아 선수들은 그라운드에 누워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이탈리아는 이날 멕시코를 1-0으로 꺾은 잉글랜드와 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4강전을 치른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승부차기 끝에 포르투갈을 꺾고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 4강에 오른 우루과이가 동양인 비하 논란에 휩싸였다. 4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세 이하 월드컵 8강전 후반 5분에 우루과이 페데리코 발베르데는 페널티킥으로 2-2 동점을 만든 뒤 손가락으로 양쪽 눈가를 당기는 세리머니를 했다.(사진) 이는 서양인보다 동양인의 눈이 작다는 뜻의 인종차별적 행동으로 비칠 수 있다. 2008 베이징 올림픽 때 일부 스페인 선수가 ‘찢어진 눈’을 한 사진과 광고를 찍었다가 인종차별 논란이 일자 사과한 바 있다. 우루과이 선수들은 경기 후 라커룸에서 단체 사진을 찍을 때도 7명이 손가락을 눈 옆에 댄 상태로 사진을 찍었고 이 사진이 트위터에 올라와 논란이 이어졌다. 한국 누리꾼들은 “한국에서 열리는 월드컵에서 동양인을 모욕한 것은 용납할 수 없다” “부적절한 세리머니를 한 우루과이가 4강에서 탈락하기를 바란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발베르데는 “친구가 부탁한 세리머니로 동양인을 비하하려던 것은 아니다.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표현이었다면 미안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논란이 계속되자 트위터에 “내 의도는 인종차별이 아닙니다. 죄송합니다”는 한글 사과문을 올렸다. 우루과이 대표팀 관계자는 “라커룸 사진은 우루과이에서 축구를 주제로 한 TV프로그램 출연자들이 반복적으로 사용한 이 프로그램의 상징 동작이다. 눈을 찢은 게 아니고, 동양인을 비하할 의도도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만일 비하하는 내용이었다면 사진을 협회 트위터에 올리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2017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 8강이 모두 가려진 가운데 아프리카 팀 중 유일하게 살아남은 잠비아의 돌풍이 어디까지 계속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8강 진출 팀은 대륙별로 유럽(이탈리아, 잉글랜드, 포르투갈)이 3팀으로 가장 많고, 남미(우루과이, 베네수엘라)와 북중미(미국, 멕시코)는 2팀씩이다. 아프리카는 지역 예선 1위인 잠비아만 살아남았다. 역대 이 대회에서 아프리카 팀이 우승한 것은 한 번으로 2009년 이집트 대회에서 가나가 정상에 올랐다. 대회 사상 첫 8강 진출에 성공한 잠비아는 ‘빗장 수비’ 이탈리아와의 대결을 앞두고 있다. 잠비아는 슈팅 수 1위(78회), 팀 득점 공동 2위(10골)를 기록할 정도로 공격적인 축구를 구사한다. 조별리그(1승 1무 1패)에서 다소 부진했던 이탈리아는 프랑스와의 16강전(2-1 승)을 통해 수비 조직력이 살아나면서 강호의 면모를 되찾았다. 골키퍼 선방 횟수(18회) 공동 2위를 기록 중인 이탈리아 골키퍼 안드레아 차카뇨가 잠비아의 매서운 공격도 막아낼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베네수엘라와 미국의 경기는 ‘창과 창의 대결’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양 팀 모두 11골을 터뜨려 팀 득점 공동 1위를 달리고 있다. 나란히 4골을 넣어 득점왕 경쟁 중인 미국의 17세 공격수 조슈아 사전트와 베네수엘라 공격수 세르히오 코르도바의 골잡이 맞대결도 흥미롭다. 한국을 꺾고 8강에 오른 포르투갈은 공격과 수비가 모두 탄탄한 우루과이와 맞붙는다. ‘베트웨이’ 등 대부분의 해외 베팅 업체들은 우루과이를 우승 확률 1위로 예상 중이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자폐성 발달장애 3급 프로골퍼 이승민(20·하나금융지주)이 다섯 번의 도전 끝에 한국프로골프(KPGA)투어프로(정회원) 자격을 획득했다. 이승민은 2일 군산CC 부안·남원코스(파72)에서 열린 KPGA투어프로 선발전 B조에서 최종합계 6언더파 282타로 공동 10위에 올라 상위 25명에게 주어지는 정회원 자격증을 손에 넣었다. 2014년 9월 준회원 자격을 획득한 지 약 2년 8개월 만이다. 이승민은 “부모님께 감사드린다. 그 동안 엄마를 힘들게 해 미안하다”고 말했다. 어린 시절 미국에서 특수학교를 다녔던 이승민은 아이스하키를 배웠지만 단체 활동에 적응하는 것이 쉽지 않아 포기했다. 그러나 그는 아이스하키 경기가 없는 여름에 접한 골프에 흥미를 느껴 선수의 길을 택했다. 이승민은 장애를 안고 있으면서도 골프에 대한 열정과 끊임없는 연습으로 어려움을 극복하고 정회원 자격을 얻었다. 이승민의 장기적 목표는 ‘골프 명인 열전’ 마스터스에 출전하는 것이다. 어머니 박지애 씨(51)는 “승민이가 ‘엄마! 이제 나도 TV에 나오는 선수들과 같이 경기를 하는 거야’라며 즐거워한다”면서 “장애로 인해 또래 아이들과 교류를 하지 못한다는 것이 안타까웠다. 승민이가 골프를 통해 사람들 속에서 살았으면 한다”고 말했다.정윤철기자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