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지

김은지 기자

동아일보 산업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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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김은지 기자입니다.

eunji@donga.com

취재분야

2026-03-02~2026-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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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년 걸려 소방관 돼… 이 옷 입고 소방학교 간다더니…”

    “이 옷 입고 소방학교 들어간다고 했었는데….” 지난달 31일 충남 아산시 온양병원 장례식장. 전날 도로에 풀린 개를 구조하기 위해 현장에 출동했다가 화물차에 치여 숨진 소방 교육생 문새미 씨(23·여)와 김은영 씨(30·여)의 유족들은 유품을 어루만지며 오열했다. 이날 문 씨 빈소에는 50L 크기 플라스틱 박스 세 개와 작은 더플백 하나가 도착했다. 그 속에는 문 씨가 소방학교에 들어가는 날 곱게 차려입었던 트렌치코트가 있었고, 유족들은 이를 보고 눈물을 쏟았다. 분홍색 일기장에는 예비 소방관의 빽빽한 고민과 ‘끝까지 최선을 다하자’는 다짐이 쓰여 있었다. 임용예정일인 13일에는 ‘(소방학교)졸업식’이라고 특별히 표시를 해뒀다. 문 씨가 세운 올해의 목표는 월급으로 부모님 용돈 드리기였다. 김 씨의 유품 속 출동일지에는 환자 이름과 증상, 복용 약물 이름이 빽빽하게 적혀 있었다. ‘늦게까지 진료하는 병원’ 목록을 만들고 병원 간 걸리는 시간까지 꼼꼼하게 적어뒀다. 소방학교 동기생 ‘보건부장’답게 누가 어디가 아프고, 무슨 약을 먹었는지까지 기록한 천생 소방관이었다. 몇 번 써보지 못해 빳빳한 소방모자는 주인을 잃고 홀로 돌아왔다. 김 씨의 어머니는 “가정형편이 어려워 포기하라고 해도 10년이 걸려 기어코 소방관이 되더니…”라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유가족들은 이날 아산소방서 소속 소방관들과 함께 사고 현장을 찾았다. 사고 지점 철조망에는 하얀 국화 서른 송이가 띄엄띄엄 꽂혀있었다. 동료들이 헌화할 수 있도록 국화 바구니를 가져다 뒀다. 유족들은 빨간 소방차 페인트 자국이 선명한 구겨진 가드레일을 침통한 표정으로 매만졌다. 도로에 남은 혈흔 자국 위에 국화를 올려두고 흐느끼기도 했다. 반파된 소방펌프차와 화물차를 살펴보고는 경찰에 철저한 조사를 당부했다. 순직한 두 교육생과 김신형 소방교(29·여)의 합동분향소에는 주말 동안 조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특히 근조 리본을 단 소방공무원들이 분향소를 많이 찾았다. 이들은 동료를 잃은 슬픔에 깊게 흐느꼈다. 1일 입관을 지켜보던 유족들은 오열하다 쓰러져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가기도 했다. 세 소방관에게는 지난달 31일 옥조근정훈장이 추서됐다. 2일 발인과 영결식을 마치면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될 예정이다. 다만 두 교육생에게 ‘순직공무원’ 지위가 인정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김 소방교는 현직 소방관이라 1계급 특진과 순직공무원 인정을 받았다. 하지만 두 교육생들은 정식 소방관이 아니기 때문에 정부가 순직공무원 처분 근거를 찾고 있다. 문 씨의 아버지는 빈소를 찾은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에게 “우리 공주들 정복 한번 입혀줘야 하지 않겠냐”라고 말하며 순직자로 인정해 달라고 호소했다. 김 씨의 오랜 친구라고 밝힌 여성은 ‘친구의 순직자 인정을 도와 달라’는 청원을 청와대 홈페이지에 올렸다. 충남 아산경찰서는 1일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로 화물차 운전자 허모 씨(62)를 구속했다. 허 씨는 사고 당일 “라디오를 조작하느라 소방차를 못 봤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이 확보한 화물차 운행기록계에 따르면 당시 허 씨는 시속 74∼76km로 운전해 과속하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생존 소방대원 진술을 받고 사고 경위에 대해 면밀하게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아산=최지선 aurinko@donga.com·김은지 기자}

    • 2018-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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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옷 입고 소방학교 들어간다고 했었는데…” 유족들 오열

    “이 옷 입고 소방학교 들어간다고 했었는데…” 31일 충남 아산시 온양병원 장례식장. 지난달 30일 현장 출동했다가 숨진 소방 교육생 문새미 씨(23·여)와 김은영 씨(30·여)의 유족들은 유품을 어루만지며 오열했다. 31일 문 씨 빈소에는 플라스틱 박스 세 개와 작은 더플백 하나가 도착했다. 문 씨가 소방학교에 들어가는 날 곱게 차려입었던 트렌치코트를 보고 유족들은 눈물을 쏟으며 주저앉았다. 분홍색 일기장에는 예비 소방관의 고민이 빼곡하게 적혀 있었다. 올해의 목표는 ‘부모님 용돈 드리기’였다. 김 씨의 유품 속 출동일지에는 환자 이름과 증상, 복용 약물 이름이 빽빽하게 쓰여 있었다. ‘늦게까지 진료하는 병원’ 목록도 직접 만들었다. 몇 번 써보지 못한 소방모도 주인을 잃고 홀로 돌아왔다. 김 씨의 어머니는 “가정형편이 어려워 포기하라고 해도 10년이 걸려 기어코 소방관이 되더니…”라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순직한 두 교육생과 김신형 소방교(29·여)의 합동분향소에는 주말동안 슬픔을 가누지 못한 조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특히 근조 리본을 단 소방공무원들의 방문이 줄을 이었다. 이들은 동료를 잃은 슬픔에 크게 흐느꼈다. 1일 입관을 할 때 이를 지켜보던 유족들은 오열하다 쓰러져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가기도 했다. 세 소방관에게는 31일 옥조근정훈장이 추서됐다. 2일 오전 9시 발인을 마치면 대전현충원에 안장될 예정이다. 다만 두 교육생에게 ‘순직공무원’ 지위가 인정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김 소방교는 현직 소방관이라 1계급 특진과 순직공무원 인정을 받았다. 하지만 두 교육생들은 정식 소방관이 아니기 때문에 정부가 순직공무원 처분 근거를 찾고 있다. 문 씨의 아버지는 빈소를 찾은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에게 “우리 공주들 정복 한 번 입혀줘야 하지 않겠냐”라고 말하며 순직자로 인정해 달라고 눈물을 흘리며 호소했다. 김 씨의 오랜 친구라고 밝힌 여성은 ‘친구의 순직자 인정을 도와 달라’는 청원을 청와대 홈페이지에 올렸다. 아산경찰서는 31일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 혐의로 화물차 운전자 허모 씨(62)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허 씨는 사고 당일 “라디오를 조작하느라 소방차를 못 봤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이 확보한 화물차 운행기록계에 따르면 당시 허 씨가 시속 74~76km로 운전해 과속하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생존 소방대원 진술을 받고 사고 경위에 대해 면밀하게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산=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아산=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 2018-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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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 개는 순해서 안물어요”, 여전히 목줄 안매는 견주들

    “금비, 달려∼.” 25일 오전 11시경 서울 성동구 ‘서울숲공원’ 산책로에 들어서자 박모 씨(60)는 반려견 목줄을 풀어줬다. 주변에는 주민 10여 명이 있었다. 흰색 몰티즈는 곧바로 기자에게 달려들었다. 박 씨는 “금비 안 돼. 이리 와!”라고 외쳤다. 금비는 다른 곳으로 내달리더니 나무 근처에 ‘영역 표시’를 했다. 눈살을 찌푸리던 일부 주민은 “목줄 차고 다녀야지”라며 혀를 찼다. 모든 반려견은 야외에서 목줄을 차야 하는 개정 동물보호법이 시행된 22일부터 이날까지 동아일보 취재진은 서울 여의도·망원·양화 한강시민공원, 북서울꿈의숲, 서울숲공원, 보라매공원 등의 산책로 6곳을 둘러봤다. 본보가 만난 견주 대부분은 위반하면 과태료 최대 50만 원을 물어야 한다는 개정 내용을 알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몸집이 작은 개 상당수의 목줄은 풀려 있었다. 이들의 주인은 “목줄 의무화에는 공감하지만 우리 ‘강아지’는 괜찮다”는 반응이었다. 박 씨도 “우리 애(금비)는 덩치가 작아서 풀어놔도 괜찮지만 큰 개는 위협적이고 물 수도 있어 안 된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3시경 서울숲공원에서는 유아용 킥보드를 타던 5세 여아가 목줄 풀린 개 베들링턴테리어를 피하다가 넘어졌다. 그때서야 견주는 목줄을 채우고는 아이 부모에게 사과했다. 같은 날 영등포구 양화한강시민공원에서는 목줄 풀린 닥스훈트가 주인이 목줄을 쥐고 있던 몰티즈에게 달려들기도 했다. 상황은 동작구 보라매공원도 비슷했다. 목줄을 차지 않은 소형견들이 잇달아 공원을 활보했다. 검은색 작은 개를 풀어놓은 홍모 씨(61·여)는 “얘는 유기견이어서 다리가 약해요. 목줄을 하면 아파서 주저앉아 버리거든. 그래서 안 하느니만 못해요”라며 “사람으로 치면 100세 가까운데 목줄을 무조건 채우라는 건 불합리한 것 같다”고 말했다. 갈색 푸들을 풀어놓은 윤모 씨(46·여)는 “(단속에) 안 걸리면 된다. 우리 애는 순하다”며 불쾌해했다. 아이를 동반한 부모들은 걱정이 컸다. 23개월 된 딸과 양화한강시민공원을 산책하던 박미나 씨(35·여)는 “푸들만 봐도 겁난다. 개를 키우는 자유만큼 다른 사람의 자유도 존중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목줄을 채운 중대형 개들의 주인은 ‘입마개는 왜 안 하느냐’는 지적을 받았다. 현행법으로는 맹견 5종(도사견, 아메리칸핏불테리어, 아메리칸스태퍼드셔테리어, 스태퍼드셔불테리어, 로트바일러)만 입마개를 채우면 된다. 22일 강북구 북서울꿈의숲공원에서 진돗개 ‘호구’와 산책하던 조모 씨(36·여)는 “우리 호구는 앞을 잘 못 봐서 어차피 공격을 못 한다. 체구가 작아도 공격 성향이 강한 개가 많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덩치 큰 개는 입마개를 채워야 안심이 된다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배준우 jjoonn@donga.com·김은지 / 인천=조유라 기자}

    • 2018-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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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학 전국여행 세모녀, 서울 들렀다 참변… 퀵서비스 50대 가장, 값싼 ‘달방’ 묵었다가…

    A 씨(35·여)와 두 딸(15, 12세)이 서울 종로구 서울장여관에 묵은 건 19일 오후였다. 이날은 세 모녀 여행 일정의 5일째였다. 15일 전남 장흥의 집을 떠났다. 서울 등 수도권을 둘러본 뒤 21일 귀가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어처구니없는 참변이 세 모녀의 발길을 가로막았다. A 씨 가정형편은 넉넉지 않았다고 한다. A 씨와 남편(40)은 혼인신고만 하고 결혼식도 미처 올리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3월 남편이 교통사고를 당해 생활비 긴급지원을 신청하기도 했다. 형편은 어려웠지만 가족 사랑은 각별했다. 이번에도 겨울방학을 맞은 아이들에게 소중한 추억을 안겨주기 위해 A 씨가 아이들을 데리고 출발했다. 남편은 “생활비를 벌겠다”며 함께하지 못했다. 세 모녀도 여행비를 아끼기 위해 가장 싼 숙소를 찾았다. 그렇게 찾은 곳이 불이 난 여관이었다. 한 주민은 “세 모녀 소식을 듣고 너무 안쓰러워 지인들이 얘기조차 꺼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흥군은 A 씨 가족에 대한 긴급지원을 준비하는 한편으로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돕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서울장여관의 하루 숙박비는 2만∼3만 원 수준이다. 1개월 이상 숙박하는 ‘달방’을 계약하면 하루 1만5000원 정도다. 중상을 입고 치료 중 21일 오후 숨진 김모 씨(54)는 종로의 한 시장에서 퀵서비스 일을 하는 가장이다. 지병으로 입원했다가 건강을 회복해 지난해 12월 말부터 다시 일을 시작했다. 집은 다른 곳에 있지만 따로 볼일이 있어 잠시 여관에 머물던 중이었다. 김 씨의 유가족은 간절한 바람에도 불구하고 끝내 김 씨가 숨지자 “팔순 넘은 노모와 시집도 안 간 두 딸은 어떻게 하느냐”며 오열했다. 주로 일용직 근로자였던 장기 투숙객은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다. 의류업체에서 일하는 최모 씨(53)는 화재 당시 2층에서 뛰어내려 다행히 가벼운 부상에 그쳤다. 3개월가량 여관에 머물렀다는 최 씨는 “회사에 가려고 일찌감치 일어났다. 그 덕분에 불이 난 걸 알고 재빨리 대피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건물 맨 안쪽 방에 있다가 살아난 박모 씨(58)는 약 3년간 여관에 투숙 중이었다. 그는 종로의 한 양복점에서 옷 만드는 일을 하고 있다. 그때그때 일감이 있으면 돈을 버는 일이다. 수입이 일정하지 않다 보니 한 푼이라도 싼 숙소를 찾아 이곳에 머물고 있었다. 한 부상자 가족은 “상태가 좋지 않아 아직도 마음이 불안하다. 연기를 많이 마신 일부 부상자는 뇌 손상도 우려된다고 들었다”고 말했다.장흥=이형주 peneye09@donga.com / 이지훈·김은지 기자}

    • 2018-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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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로 여관 방화 사건’ 참변 세모녀, 여행비 아끼려 가장 싼 숙소 찾았는데…

    A 씨(35)와 두 딸(15, 12세)이 서울 종로구 서울장여관에 묵은 건 19일 오후였다. 이날은 세 모녀 여행일정의 5일째였다. 15일 전남 장흥의 집을 떠났다. 수도권과 서울 등을 둘러본 뒤 21일 귀가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어처구니없는 참변에 결국 세 모녀는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게 됐다. 가정형편은 넉넉지 않았다. A 씨와 남편(40)은 혼인신고만 하고 결혼식도 미처 올리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3월 남편이 교통사고를 당해 생활비 긴급지원을 신청하기도 했다. 형편은 어려웠지만 가족 사랑은 각별했다. 이번에도 겨울방학을 맞은 아이들에게 소중한 추억을 안겨주기 위해 A 씨가 아이들을 데리고 출발했다. 남편은 “생활비를 벌겠다”며 함께하지 못했다. 세 모녀도 여행비를 아끼기 위해 가장 싼 숙소를 찾았다. 그렇게 찾은 곳이 불이 난 여관이었다. 한 주민은 “세 모녀 소식을 듣고 너무 안쓰러워 지인들이 얘기조차 꺼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흥군은 A 씨 가족에 대한 긴급지원을 준비하는 한편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돕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서울장여관의 하루 숙박비는 2만~3만 원 수준이다. 1개월 이상 숙박하는 ‘달방’을 계약하면 하루 1만5000원 정도다. 중상을 입고 치료 중 21일 오후 숨진 김모 씨(54)는 종로의 한 시장에서 퀵서비스 일을 하는 가장이다. 지병으로 입원했다가 건강을 회복해 지난해 12월 말부터 다시 일을 시작했다. 인천에 집이 있지만 따로 볼 일이 있어 잠시 여관에 머물던 중이었다. 김 씨의 유가족은 간절한 바람에도 불구하고 끝내 김 씨가 숨지자 “팔순 넘은 노모와 시집도 안 간 두 딸은 어떻게 하느냐”며 오열했다. 주로 일용직 근로자였던 장기 투숙객은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다. 의류업체에서 일하는 최모 씨(52)는 화재 당시 2층에서 뛰어내려 다행히 가벼운 부상에 그쳤다. 3개월가량 여관에 머물렀다는 최 씨는 “회사에 가려고 일찌감치 일어났었다. 덕분에 불이 난 걸 알고 재빨리 대피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건물 맨 안쪽 방에 있다가 살아난 박모 씨(58)는 약 3년간 여관에 투숙 중이다. 그는 종로의 한 양복점에서 옷 만드는 일을 하고 있다. 그때그때 일감이 있으면 돈을 버는 일이다. 수입이 일정치 않다보니 한 푼이라도 싼 숙소를 찾아 이곳에 머물고 있다. 한 부상자 가족은 “상태가 좋지 않아 아직도 마음이 불안하다. 연기를 많이 마신 일부 부상자는 뇌 손상도 우려된다고 들었다”고 말했다.장흥=이형주기자 peneye09@donga.com김은지기자 eunji@donga.com}

    • 2018-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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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법 근로자 뒤에는 ‘오야지’, “일 필요하나” 접근하더니…

    외국인 근로자는 건설 현장 일자리를 선호한다. 힘들고 위험하지만 임금 수준이 높아서다. 건설업 취업이 불가능한 외국인까지 몰리는 이유다. 허가받은 인력사무소들은 이 같은 외국인의 불법 고용을 꺼린다. 이 틈을 파고든 것이 인력 공급업자인 이른바 ‘오야지’다. 건설사 하청업체와 계약해 불법 근로자를 대량 공급하는 사람들이다. 오야지는 일을 구하지 못해 시장 근처를 떠도는 무자격 근로자를 노린다. 먼저 “일이 필요하냐”는 말로 접근한 뒤 적당한 조건에 일자리를 소개한다. 그렇게 한 번 끈이 닿으면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계속 연락하며 일자리를 알선한다. 경기지역의 한 인력업체 대표 정모 씨는 “공급업자와 근로자 모두 불법이니 이해관계가 딱 맞아떨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온라인 인력시장이 인기다. 대표적인 것이 ‘위챗(WeChat)’이다. 위챗은 중국의 모바일 메신저다. 단속도 없지만 하더라도 적발될 가능성이 거의 없다. 위챗을 통한 ‘인력시장’은 오후 6~7시경 열린다. 조선족 출신 오야지 A 씨는 “채팅 대화명에 ‘사람 구함/초보자/비자 상관없음’이라고 적어두면 알아서 연락이 온다. 10명 중 9명은 이렇게 구한다”고 말했다. 같은 시간 불법 근로자를 많이 고용하는 한 온라인 모임에 접속하자 420명이 몰려 있었다. 불법 근로자들은 대부분 팀을 짜서 활동한다. 이들은 근무시간이 아니라 업무량을 기준으로 일하는 ‘물량 떼기’ 방식으로 일한다. 위험한 일을 마다하지 않고 일만 빨리 끝내면 보다 많은 돈을 벌 수 있다. 임금은 오야지가 한번에 받아 개인에게 나눠준다. 이 과정에서 오야지들은 통상 10%보다 높은 수수료를 챙긴다. 업계에서는 ‘벤츠 타고 다니는 오야지’ ‘한 달에 수천만 원 버는 오야지’ 같은 소문이 성공담처럼 돈다. 문제는 오야지가 불법 근로자를 데리고 다니며 낮은 임금을 받아 인력시장에 혼란을 빚고 있는 점이다. 서대문구의 한 건설사 직원인 박모 씨(39)는 “원청업체도 문제를 알고 있지만 효율성 때문에 묵인한다. 결국 내국인 근로자만 설 자리가 없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신영철 건설경제연구소장은 “원청업체는 효율과 경제적 이익만 생각해 사실상 이들을 방치하고 있는 것이다. 더 심각한 상황이 되기 전에 관리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기범 기자 kaki@donga.com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정다은 기자 dec@donga.com}

    • 2018-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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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하소화전까지 막는 불법주차

    “차 밑에 뭐가 있는데요?” 4일 오후 서울 중구 장충단로 주택가에서 만난 정모 씨(62)가 기자의 손끝을 바라보며 물었다. 정 씨의 시선은 하늘색 SM3 승용차 아래를 향했다. 조금 전 폭 4m 골목길에 세운 자신의 승용차다. 앞바퀴와 뒷바퀴 사이에 지름 60cm 정도의 맨홀 뚜껑이 있었다. 얼핏 상하수도 맨홀 같지만 엄연히 불 끄는 데 사용하는 ‘소화전’이다. 뚜껑 바깥에 그려진 노란선 테두리가 소화전이라는 뜻이다. 도로변에서 흔히 보는 빨간 소화전을 매립식으로 설치한 것이 지하식 소화전이다. 당연히 주변 5m 내 주차는 불법이다. 정 씨는 “이런 지하식 소화전이 있는 걸 오늘 처음 알았다. 그냥 하수도 맨홀인 줄 알았다”고 말했다. 큰불이 나면 출동한 소방펌프차 물이 바닥날 때가 있다. 이때 필요한 게 소화전이다. 도로나 골목 곳곳에 설치된 소화전에서 급히 호스를 연결해 물을 공급받는다. 소방차 진입이 어려운 좁은 골목길과 전통시장 근처에서는 더욱 중요하다. 동아일보 취재팀은 3일부터 이틀간 서울지역 주요 주택가와 상가 골목에 설치된 지하식 소화전 관리 실태를 확인했다. 대부분의 운전자와 행인이 지하식 소화전이 있는지조차 몰랐다. 통행에 불편을 준다는 이유로 소화전을 땅속에 넣었지만 이를 제대로 알리지 않은 탓에 사람들 인식에서조차 사라진 것이다. 지하식 소화전 뚜껑에는 노란색으로 ‘소화전’ ‘주차금지’ 등이 쓰여 있다. 차량 운전자 시야에는 잘 들어오지 않는다. 그나마 노란색 페인트가 벗겨진 채 방치된 곳도 많다. 아예 소화전 위에 흰색 페인트를 덧칠해 주차구역으로 운영하는 곳도 있다. 소화전 위치를 알리는 다른 표지판은 없다. 최돈묵 가천대 설비소방공학과 교수는 “미국처럼 소화전 앞 불법 주차 차량을 파손해도 문제가 없게 하려면 처벌 강화도 필요하지만 이 과정에서 발생할 분쟁 해결을 위해 구체적인 가이드라인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권기범 kaki@donga.com·김은지·윤솔 기자}

    • 2018-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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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죽음 내모는 불량장비 작업 거부” 타워크레인의 절규

    잇단 타워크레인 사고로 사상자가 속출하자 타워크레인 근로자들이 생명을 지켜 달라며 호소하고 나섰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전국타워크레인 설치·해체 노조는 26일 오전 10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앞에서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를 열었다. 노조는 “이런 상태라면 언제 죽을지 무서워서 일할 수 없다”며 타워크레인 사고 예방 및 안전대책을 요구했다. “살고 싶다”는 구호도 터져 나왔다. 이날 집회에는 타워크레인 설치와 해체 작업을 하는 근로자 300명(경찰 추산)이 참석했다. 최근 국토교통부와 고용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올해 국내에서 발생한 타워크레인 사고 32건 중 20건(62.5%)이 설치나 해체 작업 중 발생했다. 노조는 사고가 연달아 터지는 것은 노후한 장비와 열악한 작업 환경 탓이라고 주장했다. 또 최저가 입찰제로 크레인을 선정하다 보니 임대회사 측이 비용을 줄이려고 부품을 제대로 교체하지 않는다고도 했다. 정회운 노조위원장은 “내년부터 노후, 불량 장비를 사용하는 ‘나쁜 작업’은 거부한다”며 “2(특별교육)+6(안전작업) 시간 작업 원칙이 지켜지지 않으면 더 이상 작업하지 않겠다”고 주장했다. 국토부는 이날 전국 타워크레인 공사현장 500곳을 관계기관과 일제 점검한다고 밝혔다. 설치된 크레인의 연식(年式)이 제대로 등록됐는지, 안전조치가 마련됐는지 등을 확인한다. 정부는 추가 안전대책도 내놨다. 27일부터 타워크레인 설치·해체 근로자들이 작업과정에서 장비 결함 징후를 발견하면 신고할 수 있는 ‘타워크레인 안전콜센터’를 운영한다. 타워크레인 등록부터 폐기까지 사용 및 사고 이력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장비이력 관리시스템’이 도입된다.정임수 imsoo@donga.com·김은지 기자}

    • 2017-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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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름 지어놓고도 못부른… 서윤아!”

    힘들게 세상에 나온 딸은 열흘을 채 살지 못했다. 그나마 엄마 아빠의 곁에 머물지도 못했다. 딸이 머물렀던 세상은 가로 30cm, 세로 60cm의 인큐베이터가 전부였다. 숨을 거둔 지 나흘째인 19일 딸은 더 좁은 세상으로 갔다. 지름 20cm, 높이 20cm의 납골함이다. 하얀 납골함을 끌어안은 아버지 정모 씨(38)는 검은 마스크를 쓴 채 떨리는 목소리로 딸을 불렀다. “서윤아….” 살아 있을 때 한 번도 불러주지 못한 딸의 이름이었다. 서윤이(가명)는 8일 서울 양천구 이대목동병원에서 태어났다. 임신 31주 만에 나온 이란성 쌍둥이였다. 몸무게는 1.79kg. 1분 먼저 나온 오빠(1.98kg)보다 약간 작았다. 의료진은 “딸이 아들보다 더 건강하고 통상적인 미숙아보다 튼튼하다”고 말했다. 정 씨는 “신생아 중환자실 인큐베이터에 있는 두 아이가 집에 오길 기다리며 이름을 짓고 집 정리를 하느라 설렜다”고 말했다. 16일 오후 6시경 정 씨 부부는 쌍둥이를 만나러 병원에 갔다. 그때 몇몇 부모가 “다른 병원으로 옮기겠다”며 항의하는 걸 봤다. 의료진은 “면회가 불가능하다”며 정 씨 부부를 돌려보냈다. 무언가 이상했다. 약 3시간 후 간호사가 전화하더니 다급한 목소리로 “아이에게 심폐소생술 중이에요”라는 말만 남기고 전화를 끊었다. 정 씨가 전화했지만 병원에선 “손이 부족하니 와서 보라”며 전화를 끊었다. 30분 뒤 정 씨 부부가 병원에 도착했을 때 신생아 중환자실은 아수라장이었다. 40cm 남짓한 딸의 가냘픈 몸 위로 의사가 온힘을 다해 심폐소생술을 하고 있었다. 의사는 사색이 된 엄마 김모 씨(32)에게 “미숙아들이 원래 약하고 아프다. 이렇게 놀랄 만한 이벤트가 종종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시 같은 중환자실에 있는 신생아 3명도 심정지 상태로 위독한 상황이었다. 대기실 밖에서 기다리던 1시간은 마치 1년 같았다. 그래도 두 사람은 딸이 정상으로 돌아올 것으로 믿었다. 의사 말대로 ‘이벤트’이길 바랐다. 하지만 정 씨 부부가 다시 마주한 딸은 싸늘하게 식어 있었다. 팔다리는 창백했다. 가슴에선 피멍이 보였다. 김 씨는 “축 처진 아이를 안았는데 너무 작고 가벼워 가슴이 찢어졌다”고 말했다. 같은 중환자실의 다른 인큐베이터에 있던 아들은 급히 다른 병원으로 옮겨졌다. 18일 부검이 끝난 뒤 정 씨 부부 앞으로 하얀 상자가 돌아왔다. 상자에는 아무 이름이 없었다. 정 씨 부부는 15일에야 딸의 이름을 지었다. 딸이 숨지기 전날이었다. 아빠 엄마는 이름조차 한 번 부르지 못한 것에 가슴을 쳤다. 정 씨는 “내가 좀더 일찍 딸의 이름을 지었어야 했다”며 자책했다. 19일 인천시립승화원에서 서윤이의 화장이 이뤄졌다. 관에는 퇴원하면 씌워주려고 만든 모자와 인형이 들어 있었다. 전광판에는 ‘김○○ 후 아기’라고 표기됐다. ‘김○○’은 엄마 이름이다. 쌍둥이 중 둘째라 ‘후’가 붙었다. 그렇게 한 줌의 재가 된 뒤에야 납골함에 ‘정서윤’이라는 이름 세 글자가 새겨졌다. 이날 엄마는 서윤이의 마지막을 함께하지 못했다. 그 대신 구청에 갔다. 그리고 딸의 출생신고와 사망신고를 동시에 했다. 정 씨는 “아이가 태어난 날이 결국 떠난 날이 됐다”고 말했다.김동혁 hack@donga.com·김은지 기자}

    • 2017-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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