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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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기사를 쉽게 풀어드립니다. 은퇴재테크 서적 ‘지금 당장 금퇴 공부’를 펴냈습니다.

achim@donga.com

취재분야

2025-11-18~2025-12-18
칼럼31%
사회일반14%
국제정세14%
인사일반7%
유럽/EU7%
국제일반7%
미국/북미7%
사고7%
국제정치3%
러시아3%
  • 한화그룹, 롯데카드 본입찰 결국 불참…하나금융 새 주인 가능성↑

    롯데카드의 유력한 인수 후보였던 한화그룹이 매각 본입찰에 불참했다. 이로써 본입찰에 참여한 하나금융지주가 롯데카드의 새 주인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한화그룹은 롯데카드를 포기한 대신 최근 매물로 등장한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매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이날 마감된 롯데카드의 매각 본입찰에 결국 불참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한화그룹이 당초 롯데카드 인수를 긍정적으로 추진했으나 결국엔 인수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화그룹은 최근 매각 방침이 발표된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해 롯데카드를 포기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화그룹은 그룹의 주력산업인 방산산업이 항공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어 인수 후보로 떠올랐다. 재계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의 인수 후보로 한화그룹과 함께 SK, CJ그룹이 거론되고 있다. 롯데카드 매각 본입찰에는 하나금융지주 외에도 MBK파트너스, 한앤컴퍼니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그룹과 함께 양대 유력 후보로 꼽힌 하나금융지주의 인수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 롯데손해보험 본입찰에는 롯데카드에도 입찰한 MBK파트너스와 한앤컴퍼니를 비롯해 JKL파트너스가 참여해 국내 대표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이 삼파전을 벌이게 됐다. 롯데그룹은 롯데손보 인수 가격으로 5000억 원 가량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난해 말 기준 롯데손보의 지급여력비율(RBC)이 155.42%로 전체 보험사 평균(261.2%)에 크게 못 미쳐 인수 후에도 유상증자 등을 통한 추가 자금 지원이 불가피하다. 따라서 본입찰에 참여한 사모펀드 운용사들이 기대에 못 미치는 가격을 적어내면 매각이 불발될 수도 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

    • 2019-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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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호리조트는 통매각 대상서 제외”… 아시아나 매각 뒤에도 그룹에 남아

    금호아시아나그룹 채권단과 정부가 금호리조트를 비롯한 아시아나항공의 일부 자회사를 ‘통매각’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금호리조트가 금호그룹에 남게 되면 금호산업, 금호고속과 관광사업 분야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다. 박삼구 전 회장 일가는 3세 경영의 기반을 지킬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정부와 채권단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자회사로 편입돼 있는 금호리조트 등 일부 회사는 아시아나항공 매각 후에도 금호그룹에 남게 된다. 채권단 고위 관계자는 “금호산업, 금호고속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금호리조트 등은 이번 매각 대상에서 제외될 것”이라며 “그룹이 선대(先代) 때부터 키워 온 사업은 제대로 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채권단의 또 다른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 인수자도 수익이 크게 나지 않는 금호리조트를 반기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채권단과 금호그룹은 이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이달 말 체결할 재무구조개선 약정(MOU)에 반영할 예정이다. 금호그룹은 건물관리업을 하는 아시아나항공 자회사인 금호티앤아이와 금호리조트의 지분을 늘려 지배력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금호리조트의 최대 주주는 금호티앤아이(지분 48.8%)이고, 금호티앤아이의 지분 20%를 금호산업이 쥐고 있다. 금호산업이 금호티앤아이 지분을 늘리고, 금호티앤아이가 보유한 금호리조트 지분도 지금보다 늘리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박 전 회장 일가의 지주회사 격인 금호고속→금호산업→금호티앤아이→금호리조트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갖추게 된다. 골프 애호가인 박 전 회장은 골프장 및 콘도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금호리조트에 애착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 전 회장의 딸 박세진 상무는 지난해 7월 금호리조트에서 경영수업을 시작했다.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 2019-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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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조조정 한파에… 40대 기혼가구 57% “소득절벽 경험”

    40대 기혼가구 10곳 중 6곳꼴로 소득이 갑자기 줄어드는 ‘소득 절벽’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제 활동이 한창 활발해야 할 시기에 갑작스러운 실직이나 경기 침체로 소득이 줄어 생긴 현상이다. 이 중 56%는 이 같은 ‘소득 절벽’에 미처 대비하지 못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은행은 이러한 내용을 담은 ‘2019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를 16일 발표했다. 이번 보고서는 은행 급여이체 고객(서울 거주자 94만 명), 카드 고객(서울 거주 직장인 100만 명)의 지난해 금융데이터와 전국 20∼64세 고객 1만 명의 e메일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분석됐다. 이번 조사에서 40대 기혼가구 중 57.3%는 “소득이 갑자기 줄어드는 경험을 했다”고 답했다. 소득 절벽을 경험한 시기는 평균 40.2세였다. 보통 소득 절벽은 은퇴가 시작되는 50대 중후반에 생기는데, 이보다 일찍 발생하는 사례가 많아진 것이다. 이들의 소득이 줄어든 이유는 ‘퇴직 및 실직’(37.7%)이 가장 많았다. 경영 악화로 인력을 줄이는 기업이 늘어나며 구조조정 한파가 40대에까지 닥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경기 침체’(28.5%), ‘사업 및 투자 실패’(13.1%), ‘이직 및 전업’(11.8%), ‘근로조건 변화’(5.5%) 순이었다. 소득이 줄어든 40대 기혼가구는 10곳 중 8곳꼴로 이전 소득 수준을 회복했다. 하지만 소득을 회복하기까지 평균 3.7년을 기다려야 했다. 줄어든 소득을 보전하는 방법으로는 ‘재취업 또는 부업’(49.6%)이 가장 많았다. ‘마이너스 통장 및 현금서비스 대출’(15.4%), ‘보유 부동산 축소 또는 처분’(13.7%), ‘자동차 및 기타 현물 처분’(4.8%)이 뒤를 이었다. 직장인들은 10명 중 9명꼴로 “업무 스트레스를 풀기 위한 돈(홧김 소비)을 쓴다”고 답했다. 홧김에 쓰는 돈은 회당 평균 8만6000원이었다. 빈도는 월평균 2.4회였다. 직장인들이 스트레스 해소에 월평균 20만7000원을 쓰는 셈이다. 성별에 따라 홧김 소비 패턴(복수 응답)도 달랐다. 남성은 외식 및 음주(63.3%), 게임·스포츠 용품 구매(34.8%), 문화생활(31.9%)에 주로 썼다. 여성은 의류 잡화 액세서리 구매(55.0%), 외식 및 음주(53.0%), 군것질거리 구매(52.3%)에 치중했다. 조사 대상자의 평균 점심식사 비용은 7700원, 간식비는 4100원으로 조사됐다. 부모님 명절 용돈으로는 평균 19만 원, 부모님 생신에는 20만 원을 각각 썼고, 결혼기념일에는 15만 원, 중학생 자녀의 한 달 용돈으로는 7만 원을 지출했다. 이번 조사 가구의 지난해 월평균 소득은 476만 원으로, 전년(462만 원)보다 14만 원 늘었다. 가구당 월평균 소비액은 저소득층(월 소득 300만 원 미만)이 103만 원, 중·저소득층(300만∼500만 원 미만)이 198만 원, 중·고소득층(500만∼700만 원 미만)이 288만 원, 고소득층(700만 원 이상)이 420만 원이었다. 빚이 있는 20, 30대 사회 초년생의 평균 부채 규모는 3391만 원으로 1년 전보다 432만 원(15%) 늘었다. 대출 상환까지 소요되는 기간은 4.9년으로 예상됐다. 소득수준별로 봤을 때 가구당 교육비 양극화도 두드러졌다. 월평균 교육비 지출액은 고소득층이 64만 원인 반면, 저소득층은 3만 원이었다. 격차가 무려 21배나 된다.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 2019-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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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시아나-에어부산-에어서울 ‘통매각’… 2조 인수자금이 최대변수

    자금난에 빠진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아시아나항공과 그 자회사인 에어서울, 에어부산 등을 통으로 매각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시장의 시선은 이제 누가 ‘새 주인’이 될지에 쏠리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려면 주식 인수 대금뿐만 아니라 경영 정상화 비용 등 2조 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한 만큼 SK, 한화 등 자본력과 신용도를 갖춘 대기업이 인수 후보로 거론된다. 아시아나항공 최대주주인 금호산업은 15일 오전 이사회 의결을 통해 아시아나항공 지분 매각을 결정하고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수정 자구계획안을 KDB산업은행에 제출했다. 수정 자구계획안 검토를 위해 이날 긴급회의를 연 채권단은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향후 아시아나항공의 경영 정상화를 위한 지원 방안을 함께 모색하기로 했다. ○ 인수자금 2조 원 이상 될 수도 수정 자구안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매각은 기존 주식(구주·舊株) 매각 및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진행된다. 새 주인이 유상증자를 통해 신주를 인수하고 금호산업이 가진 구주(33.47%)도 사들이는 것이다. 금호 측은 아시아나항공과 함께 항공 자회사를 묶어 팔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분리 매각보다는 ‘통 매각’이 회사 가치를 높게 평가받을 수 있다고 판단한 결과다. 또 박삼구 전 회장의 경영 복귀는 없을 것이라고 다시 못 박았다. 아시아나항공 시가총액(15일 종가 7280원 기준)은 1조4941억 원이며 금호산업이 갖고 있는 아시아나항공 지분은 5000억 원가량이다. 여기에 유상증자를 통해 신주를 인수하고, 자회사까지 한꺼번에 사들이려면 경영권 프리미엄을 합쳐 2조 원가량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시아나항공을 즉시 매각하는 대신 금호 측은 채권단으로부터 5000억 원의 추가 자금 지원을 받는다. 이럴 경우 당장 급한 고비는 넘길 수 있다. 2월 말 현재 아시아나항공의 금융권 차입금은 3조895억 원으로 이 중 단기성 차입금은 1조2240억 원이다. 당장 25일 만기가 도래하는 600억 원 규모의 회사채를 상환해야 한다. 채권단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 매각이란 결단을 내린 만큼 채권단도 회사 살리기에 적극적으로 돌아설 수 있다”고 말했다. 지원 규모를 나중에 더 늘릴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채권단이 긍정적으로 평가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긴급 채권단 회의를 연 산은 역시 M&A가 완료될 때까지 필요한 유동성을 공급하기로 하는 한편 채권은행들에 대출 회수 자제를 요청했다. ○ 막 오른 인수전 채권단이 금호 측의 자구안을 사실상 수용함에 따라 조만간 아시아나항공 매각 절차가 본격적으로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항공업은 규제산업이라 진입장벽이 높고, 무엇보다 아시아나의 재무구조를 보면 한동안 유상증자 등 풍부한 유동성 공급을 해줘야 하는 만큼 자금력 있는 대기업이 인수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SK그룹은 이날 아시아나항공 인수 여부에 대해 “정해진 게 없다”고 했다. 시장에선 인수설을 부인하지 않은 점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최규남 전 제주항공 대표를 그룹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 부사장으로 영입할 무렵 아시아나항공 인수설이 나오자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한 것과 대조적이다. 재계에서는 SK그룹이 지난 2, 3년간 반도체, 정유사업의 호황으로 ‘실탄’을 쌓아둔 데다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어 유력한 인수 후보로 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미래 먹을거리 중 하나로 물류를 꼽고 있다”며 “M&A(인수합병)로 성장한 기업이라 ‘베팅’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현금이 많은 SK하이닉스는 지주사의 손자회사이기 때문에 공정거래법상 다른 회사를 인수(증손회사)하려면 지분을 100% 확보해야만 한다. 지주사인 SK㈜가 인수하는 게 정석이지만 SK㈜의 가용 현금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에는 충분치 않다는 내부 분석도 있다. 또 다른 인수 후보인 한화그룹은 항공엔진을 만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갖고 있지만 현재로선 인수 의향이 없다. 한화 관계자는 “항공기 엔진, 방산 사업과 물류·여객 서비스업인 아시아나항공은 관련이 없다”고 했다. 제주항공을 보유하고 있는 애경그룹과 물류 사업을 하고 있는 CJ그룹도 “검토한 바 없다”고 했다. 외국계 기업이나 사모펀드(PEF)가 인수전에 뛰어들 수도 있지만 현행 항공법은 외국인이 사실상 사업을 지배하는 것을 불허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M&A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 위원장은 이날 “아시아나가 작은 회사가 아니기 때문에 매각이 순조롭게 진행된다고 해도 여러 달 걸릴 것이고 시간이 가변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매각을 전제로 자금을 지원하는 채권단으로서는 M&A 지연 시 출자전환 등을 통해 지분을 직접 보유해야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채권단은 소수 주주가 지배주주 지분까지 끌어다 제3자에 팔 수 있는 권리를 뜻하는 ‘드래그 얼롱’ 등의 안전장치를 마련할 예정이다.장윤정 yunjung@donga.com·변종국·조은아 기자}

    • 2019-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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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달러 부족 일부 국가들, 규제 문턱 낮춰주며 외국계은행 투자 반겨

    한국 금융회사들의 아세안 금융사 인수 기회는 아직도 무궁무진하다는 게 금융계 시각이다. 현지 금융당국이 외국계 금융사의 신규 지점이나 법인 설립을 인가해주는 데는 소극적이지만 현지 은행을 매각하는 데는 비교적 적극적이기 때문이다. 일부 국가들은 달러화 부족으로 외국계 은행의 투자를 반기고 있다. 베트남의 외국계 금융회사들은 당국이 구조조정 중인 현지 부실은행 중 ‘알짜 매물’에 대한 인수 기회를 항상 엿보고 있다. 지금 당장은 부실한 은행처럼 보여도 향후 미래 가치가 있는 은행이 있기 때문이다. 현지 온라인 매체 VN익스프레스에 따르면 브엉딘후에 베트남 부총리는 지난해 8월 열린 ‘2018년 베트남 인수합병(M&A) 세미나’에서 “정부는 앞으로 외국계 은행에 대한 신규 인가는 극도로 제한하거나 완전 금지할 예정이지만 외국계 투자자들이 부실은행을 사들여 활동하는 것은 매우 긍정적으로 본다”고 밝혔다. 김휘진 신한베트남은행 본부장은 “당국이 부실은행을 외국계 은행에 팔려고 노력하고 있어서 올해와 내년에 걸쳐 시장에 매물들이 많이 나올 것”이라며 “괜찮은 은행 인수를 시도해보려 한다”고 했다. 미얀마 금융시장도 현지 은행에 대한 외국계 은행의 투자를 적극 반기고 있다. 미얀마타임스에 따르면 미얀마 중앙은행은 올해 1월 공식적으로 외국계 은행이 현지 은행의 지분을 35%까지 보유해도 현지 은행으로 인정한다는 내용의 법률을 발효시켰다. 외국계 은행에 적용되는 엄격한 규제를 면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안정균 우리파이낸스미얀마 법인장은 “현지 은행 임원들은 2, 3년 전만 해도 우리를 쳐다보지도 않았는데 최근 들어 갑자기 ‘오! 웰컴’이라며 환영한다”며 “현지 은행과 외국계 은행 간에 물밑 협상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캄보디아도 외국계 자본이 부족해 현지 은행에 외국계 자본을 수혈하기를 원하는 분위기다. 박용진 KB국민은행 캄보디아 법인장은 “이 나라엔 외국계 은행이 현지 은행보다 많다”며 “한국계 은행이 7개, 한국계 마이크로파이낸스(소액 대출) 업체가 7개나 된다”고 설명했다.하노이=조은아 achim@donga.com / 양곤·프놈펜=이건혁 기자}

    • 2019-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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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상부터 언어까지 철저한 현지화… 단순합병 넘어 ‘문화 융합’

    지난달 21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시내의 우리소다라은행 본점. 사무실 곳곳에서 인도네시아 전통 의상인 바틱 문양의 셔츠를 입은 한국인 직원들이 눈에 띄었다. 인도네시아 현지 직원 대부분이 정장을 착용한 것과 달리 한국 직원들은 인도네시아 전통 의상을 입고 일했다. 2014년 문을 연 우리소다라은행은 인도네시아에서 최초로 한국-인도네시아 금융사가 합병해 만든 법인이다. 서로 다른 문화를 가진 두 회사가 하나로 합쳐진 뒤 우리소다라은행 한국 직원들은 의상부터 언어까지 인도네시아에 완벽히 동화되기로 했다. 이 은행의 오재호 사업지원부장은 “아세안에서 현지 회사와 인수합병(M&A)하는 한국 금융사는 직원들끼리 얼마나 잘 융합하는지가 업무 시너지를 내는 데 가장 중요한 조건”이라며 “인도네시아 직원들이 압도적으로 많다 보니 일상 대화뿐 아니라 회의도 인도네시아어로 진행하고 옷도 전통 복장을 입는다”고 했다. ○ M&A, 사업 확장의 지름길 우리소다라은행이 출범하는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 우리은행이 소다라은행의 지분을 인수하기로 계약을 맺은 뒤 2년 6개월이 지난 2014년 말에야 은행 문을 열 수 있었다. 2012년 6월 주식양수도 계약을 맺고 당국의 지분인수 승인까지 1년 6개월, 합병 승인까지 또 1년이 걸린 것이다. 이처럼 오랜 시간이 걸린 이유는 인도네시아 금융당국이 금융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M&A 심사를 무척 깐깐하게 진행했기 때문이다. 현지에서 합병을 준비한 실무자들은 “도무지 당국에서 진도가 안 나갔다”며 언제쯤이나 당국의 승인이 떨어질 수 있을지 노심초사했다고 전했다. 합병 승인은 본국에서 대통령이 나선 다음에야 풀렸다. 2013년 10월 박근혜 전 대통령이 한-인도네시아 수교 40주년을 맞아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전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며 우리소다라은행 건을 콕 집어 도와달라고 부탁한 것이다. 그 후에야 당국은 인수 승인에 속도를 냈다. 우리은행이 이렇게 수년간 공을 들여 현지 은행의 합병에 나선 것은 M&A가 현지화를 빠른 시간 내에 마칠 수 있는 지름길이었기 때문이다. 당시 우리은행 인도네시아법인은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한 대출 영업에만 집중했다. 하지만 이런 영업 방식으로는 한계가 분명했다. 115개 상업은행과 1619개 지역은행이 각축전을 벌이는 인도네시아에선 현지 은행들과의 덩치 경쟁이 필수적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이미 50만 명의 고객을 가진 소다라은행을 품에 안는 것은 우리은행이 할 수 있는 최적의 선택이라는 판단이 섰다. 윤현성 우리은행 글로벌전략 부부장은 “해외에서 소매금융 사업에 바로 나서기엔 영업망도 부족하고 고객 신용도를 어떻게 확인할지에 대한 노하우도 부족했다”며 “우리같이 현지화를 처음 시도하는 상황에서는 M&A 전략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 베트남-인도네시아, 금융사 영토 확장 격전지 신한베트남은행은 지난해 1000억 원에 육박하는 순이익을 냈다. 2017년 순이익인 470억 원의 배를 넘는 수준이다. 2018년 국내 은행이 베트남 점포에서 거둔 전체 순이익인 1500억 원의 60%를 차지한다. 신한베트남은행의 놀라운 성장도 성공적인 M&A에서 시작됐다. 1992년 국내 은행 중 처음으로 베트남사무소를 연 신한은행은 2017년 말 호주계 ANZ은행의 현지 리테일 부문을 인수했다. 이후 외국계 은행 중 자산 1위에 오르며 규모와 내실이 급성장했다. KEB하나은행은 베트남의 ‘빅3’ 은행 중 하나인 베트남투자개발은행(BIDV) 지분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BIDV가 올 상반기 내 유상증자를 하면 지분 15%를 인수하는 형태다.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이를 위해 베트남중앙은행 총재 등 현지 금융계 고위 관계자를 만나며 높은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우리은행도 베트남우체국보험과 손해보험부문 방카쉬랑스 업무제휴를 맺는 등 현지화 기회를 엿보고 있다. 인도네시아도 현재 가장 뜨겁게 떠오르고 있는 M&A의 전장이다. 인구 2억7000만 명이라는 거대한 시장을 놓고 전 세계 금융사들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IBK기업은행은 지난해 말 인도네시아 금융감독청으로부터 아그리스은행과 미트라니아가은행의 인수 승인을 동시에 얻었다. 기업은행은 두 은행과 합병해 회사 이름과 로고를 바꾼 뒤 올 상반기 내에 IBK인도네시아은행을 세울 방침이다. KB국민은행은 부코핀은행의 지분 22%를 인수해 2대 주주가 됐고 NH농협은행도 인수합병을 위한 시장 조사를 하고 있다. 신한은행도 인도네시아에서 센트라타마내셔널은행과 뱅크메트로익스프레스를 동시에 인수해 신한인도네시아은행으로 영업하고 있다. 변상모 신한인도네시아은행장은 “기업 대출과 리테일 영업을 모두 강화하려는 금융사를 중심으로 M&A 수요가 있다”고 말했다. 신한금융도 중금리 대출 중심의 소매금융 영업을 위해 전문 캐피털사 인수를 추진 중이다. 자카르타=송충현 balgun@donga.com / 하노이=조은아 기자}

    • 2019-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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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호그룹, 아시아나 즉시 매각 가닥

    유동성 위기에 몰린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채권단의 압박에 결국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14일 정부와 채권단 등에 따르면 채권단과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매각하는 방안을 놓고 막판 조율 중이다. 금호산업은 이르면 15일 자구계획 수정안을 채권단에 제출할 예정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주말 내내 금호와 채권단 간에 긴밀한 협의가 진행됐다”며 “아직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일단 아시아나항공 지분 매각으로 의견이 좁혀지고 있다”고 말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최종 결단을 기다리고 있다”며 “금호 측도 자구안 수정을 서두르고 있다”고 말했다.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 지분 33.47%를 가진 최대 주주고, 금호산업은 박 전 회장이 최대 주주인 금호고속이 45.3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앞서 9일 박 전 회장 일가의 금호고속 지분을 담보로 맡길 테니 채권단에 5000억 원을 신규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 3년 안에 경영 정상화가 안 되면 그때 아시아나항공을 팔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채권단은 바로 다음 날 회의를 열어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자구안을 거부했다. 이에 따라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주말 내내 채권단과 2차 자구안을 두고 줄다리기를 벌였다. 채권단은 “사재 출연이나 우량 자산 매각 등을 통해 유동성 문제를 해결할 현금을 가져오라”고 압박했고, 금호 측은 결국 채권단의 추가 지원을 받는 조건으로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즉시 매각하는 쪽으로 선회했다고 한다. 그룹 매출의 60%를 차지하는 아시아나항공이 떨어져 나가면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금호산업, 금호고속 등만 남게 돼 중견그룹 수준으로 쪼그라들 것으로 예상된다.장윤정 yunjung@donga.com·조은아 기자}

    • 2019-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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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바닥 출금… 통장-비번 없어도 ‘정맥 인증’으로 OK

    1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KB국민은행 본점.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은행 창구 앞에 놓인 휴대전화 크기의 전자 기기 위에 손바닥을 올렸다. 1초 뒤 ‘띡’하는 전자음이 두 번 울렸다. 최 위원장 손바닥 정맥을 통해 본인 확인이 완료됐다는 신호다. 이후 모니터에 전자 서명을 한 뒤 그는 계좌에 있던 돈을 인출할 수 있었다. 최 위원장이 처음 바이오 정보를 등록하고 인증을 받는 데 걸린 시간은 3분 정도. 하지만 다음부터는 이미 한 번 등록을 해놨기 때문에 손바닥만 기계에 대면 바로 인증 절차가 진행된다. 주민등록증이나 통장 비밀번호, 계좌번호 등도 필요가 없다. 국민은행의 ‘손으로 출금 서비스’는 손바닥 정맥을 통해 본인임을 확인하는 바이오 인증 서비스다. 손바닥을 기계 위에 대기만 하면 다른 절차 없이 돈을 찾을 수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바이오 인증은 이미 금융권에서 활용돼 왔지만, 지금까지는 자동입출금기기(ATM)에서만 가능했고 비밀번호 등 다른 인증 수단과 함께 이용해야 했다”며 “하지만 이제는 다른 인증 수단 없이 정맥 인증만으로 출금이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금융위는 예금을 지급할 때 통장이나 인감 확인 의무를 명시한 은행업감독규정을 올해 상반기 안에 개정할 방침이다. 소비자가 통장, 인감이나 서명 없이 바이오 인증만으로 신원을 확인받고 출금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바이오 인증이 일반 영업점에도 확산되면 고령층 이용자들이 더욱 편리하게 은행을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고령 소비자들은 모바일이나 인터넷뱅킹에 익숙하지 않아 영업점 방문을 선호하는데, 비밀번호를 잊어버리거나 신분증을 집에 놓고 오기 십상이다. 국민은행 조사 결과 은행 고객 약 1800만 명 중 300만 명이 영업점 방문을 선호하는 ‘대면성향’ 고객이었고 이 중 27%가 60대 이상이었다. 바이오 인증과 관련된 산업은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크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에 따르면 이와 관련된 글로벌 시장 규모는 2014년 74억6000만 달러였지만 2020년에는 168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연평균 15%에 이르는 성장세다. 국내 은행들도 다양한 형태의 바이오 인증을 시도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2015년 12월부터 디지털 셀프뱅킹 창구에 손바닥 정맥 인증 서비스를 도입했다. 이용자는 신분증을 제시하면서 정맥 인증을 받으면 출금이나 이체를 할 수 있다. IBK기업은행은 아이폰 이용자가 목소리로 본인 인증을 받는 ‘보이스 뱅킹’을 지난해 선보였다. 고객이 아이폰 인공지능(AI) 음성비서인 ‘시리(Siri)’에 “내 딸에게 10만 원을 보내줘”라고 말한 뒤 지문이나 얼굴 인식으로 본인 인증을 받으면 송금할 수 있다. KEB하나은행은 2016년부터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 ‘하나원큐앱’에서 지문, 홍채, 얼굴인식을 활용한 본인인증을 시작했다. 우리은행도 2017년 스마트폰 앱에서 홍채 인증 서비스를 시작했다. 금융당국은 금융회사들이 고객의 바이오 정보를 남용하지 못하게 두 부분으로 쪼개 금융사와 금융결제원에 각각 보관하도록 했다. 하지만 고객들의 바이오 정보가 아직은 해킹으로부터 100% 안전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영기 금융보안원장은 “바이오 인증이 다른 수단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전하지만, 계속 해킹 시도가 있기 때문에 세계의 위·변조 동향을 살피고 기술적 결함이 보이면 즉각 보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김형민 kalssam35@donga.com·조은아 기자}

    • 2019-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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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장·비밀번호 필요없어요”…맨손으로 예금 출금 가능해진다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은행 창구 앞에 놓인 휴대폰 크기의 전자 기기 위에 손바닥을 올렸다. 1초 뒤 ‘띡’하는 전자음이 두 번 울렸다. 최 위원장 손바닥 정맥을 통해 본인확인이 완료됐다는 신호다. 이후 모니터에 전자 서명을 한 뒤 그는 계좌에 있던 돈을 인출 받을 수 있었다. 최 위원장이 처음 바이오 정보를 등록하고 인증을 받는데 걸린 시간은 3분 정도. 하지만 다음부터는 이미 한 번 등록을 해놨기 때문에 손바닥만 기계에 대면 바로 인증 절차가 진행된다. 주민등록증이나 통장 비밀번호, 계좌번호 등도 필요가 없다. 국민은행의 ‘손으로 출금 서비스’는 손바닥 정맥을 통해 본인임을 확인하는 바이오 인증 서비스다. 손바닥을 기계 위에 대기만 하면 다른 절차 없이 돈을 찾을 수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바이오 인증은 이미 금융권에서 활용돼 왔지만, 지금까지는 자동입출금기기(ATM)에서만 가능했고 비밀번호 등 다른 인증 수단과 함께 이용해야 했다”며 “하지만 이제는 다른 인증수단 없이 정맥 인증만으로 출금이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금융위는 예금을 지급할 때 통장이나 인감 확인 의무를 명시한 은행업감독규정을 올해 상반기 안에 개정할 방침이다. 소비자가 통장, 인감이나 서명 없이 바이오 인증만으로 신원을 확인받고 출금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바이오 인증이 일반 영업점에서도 확산되면 고령층 이용자들이 더욱 편리하게 은행을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고령 소비자들은 모바일이나 인터넷뱅킹에 익숙하지 않아 영업점 방문을 선호하는데, 비밀번호를 잊어버리거나 신분증을 집에 놓고 오기 십상이다. 국민은행 조사 결과 은행 고객 약 1800만 명 중 300만 명이 영업점 방문을 선호하는 ‘대면성향’ 고객이었고 이 중 27%가 60대 이상이었다. 바이오 인증과 관련된 산업은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크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에 따르면 이와 관련된 글로벌 시장 규모는 2014년 74억6000만 달러였지만 2020년에는 168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연평균 15%에 이르는 성장세다. 국내 은행들도 다양한 형태의 바이오 인증을 시도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2015년 12월부터 디지털 셀프뱅킹 창구에 손바닥 정맥 인증 서비스를 도입했다. 이용자는 신분증을 제시하면서 정맥 인증을 받아 출금이나 이체를 할 수 있다. IBK기업은행은 아이폰 이용자가 목소리로 본인 인증을 받는 ‘보이스 뱅킹’을 지난해 선보였다. 고객이 아이폰 인공지능(AI) 음성비서인 ‘시리(Siri)’에 “내 딸에게 10만 원을 보내줘”라고 말한 뒤 지문이나 얼굴 인식으로 본인 인증을 받으면 송금할 수 있다. KEB하나은행은 2016년부터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 ‘하나원큐앱’에서 지문, 홍채, 얼굴인식을 활용한 본인인증을 시작했다. 우리은행도 2017년 스마트폰 앱에서 홍채 인증 서비스를 시작했다. 금융당국은 금융회사들이 고객의 바이오 정보를 남용하지 못 하게 두 부분으로 쪼개 금융사와 금융결제원에 각각 보관하도록 했다. 하지만 고객들의 바이오 정보가 아직은 해킹으로부터 100% 안전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영기 금융보안원장은 “바이오 인증이 다른 수단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전하지만, 계속 해킹 시도가 있기 때문에 세계의 위·변조 동향을 살피고 기술적 결함이 보이면 즉각 보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 2019-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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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시아나 채권단, 박삼구 일가 사실상 완전퇴출 압박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자구계획안에 채권단이 하루 만에 ‘퇴짜’를 놨다. “3년만 기다려 달라”는 박삼구 전 회장의 요청이 사실상 시간 끌기에 불과하다고 본 것이다. 채권단은 그룹의 핵심인 아시아나항공을 즉시 매각하는 방안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사실상 오너 일가의 완전한 퇴출을 요구하는 상황이다. 11일 아시아나항공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은 9개 은행이 참석한 채권단 회의를 열고 “금호아시아나의 자구안에 사재 출연이나 유상증자 등 실질적 방안이 없다”며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 미흡해 부정적”이라고 발표했다. 산은은 채권단 회의 결과를 금호 측에 전달하고, 채권단과 추가 협의를 통해 향후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금호아시아나 측은 전날 박 전 회장 일가가 보유한 금호고속 지분 4.8%를 채권단에 담보로 맡기고 아시아나항공 자회사 등 그룹 자산을 매각하겠다는 자구안을 내놨다. 그 대신 유동성 위기 해소를 위해 5000억 원을 새로 지원해 달라고 채권단에 요구했다. 자구안을 3년 내 이행하지 못하면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겠다고 했다. 채권단에서는 “진정성 없는 자구안”이란 비판이 나왔다. 새로 담보로 제공하겠다는 금호고속 지분은 실제 가치가 200억∼300억 원밖에 안 되고, 추가 담보로 제시한 박 전 회장과 박세창 아시아나IDT 대표의 금호고속 지분도 이미 채권단 담보로 잡혀 있기 때문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이날 채권단 의견이 발표되기 전 기자들과 만나 “박 전 회장이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 퇴진하겠다고 했는데 다시 3년의 기회를 달라고 하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잘 봐야 한다”고 했다. 이어 “박 전 회장이 물러나면 아들이 경영하겠다고 하는데 그 두 분이 뭐가 다르냐”고 반문했다. 박세창 대표 체제를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금융당국에선 “금호아시아나가 3년을 더 달라는 건 정권이 바뀔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속내”라는 격앙된 반응도 나온다. 금호아시아나 관계자는 “3년 정도면 아시아나항공에서 벌어들이는 수익 등을 감안할 때 경영 정상화가 가능하다고 본 것”이라며 “지금으로서는 채권단과 대화를 통해 대안을 마련하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조은아 achim@donga.com·김현수 기자}

    • 2019-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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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동산임대업 대출 총량제 도입… 6월부터 점검

    부동산임대업 대출에 대해 금융회사별 총량제가 시행된다. 신규 대출을 최대한 억제해 임대업자의 부채 증가세를 잡고 부동산 시장이 과열되는 것을 막겠다는 취지다. 부동산임대업 대출은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이 서울 동작구 흑석동 상가 매입을 위해 받았던 대출이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10일 ‘가계부채 관리 점검회의’를 열어 이러한 방안을 발표했다. 금융회사들은 개인사업자(자영업) 대출 중 부동산임대업 대출의 총량 관리목표를 새로 설정하고 이 한도를 넘지 않는 선에서 대출을 내줘야 한다. 기존에는 전체 자영업 대출 관리 목표만 벗어나지 않으면 부동산임대업 대출을 내줄 수 있었다. 금융당국은 6월 말부터 분기별로 금융회사들의 이행 여부를 점검한다. 김용범 금융위 부위원장은 “부동산임대업에 쏠렸던 대출이 생산적 업종으로 이동하도록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카드·캐피털사,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에서도 6월부터 가계대출 관리 지표인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제도를 시행한다. DSR는 대출자가 매년 갚아야 하는 모든 대출의 원리금을 연소득으로 나눈 지표다. 지난해 10월 말 제1금융권에 도입된 데 이어 제2금융권으로도 이번에 확대된다.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 2019-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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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보험업 노하우 전파”… 현지 설계사 교육 늘리고 회식-MT로 팀워크 강화

    2009년 국내 생명보험사 중 처음으로 베트남에 진출한 한화생명은 일주일에 두 번씩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국식 보험 문화’를 교육한다. 한국인 3명을 제외한 약 300명의 직원이 현지인이다 보니 한국 금융업에 대한 이해가 떨어진다는 판단에서다. 그 배경엔 베트남의 독특한 보험업 문화가 있다. 베트남은 보험설계사 대부분이 ‘투잡’ 형태로 일한다. 교사 의사 공무원 등 전문직 종사자들도 부업 삼아 설계사 일을 하는 경우가 많고 회사엔 한 달에 한 번 정도만 출근하는 게 일반적이다. 반면 한국은 보험설계사가 전업으로 일하며 매일 회사에 출근해 설계사끼리 서로 업무 노하우를 공유하고 보험 이론을 공부한다. 한화생명은 설계사들끼리 자주 만나 업무에 대해 논의하는 과정이 불완전판매 가능성을 줄인다고 판단해 이를 베트남에도 적용한 것이다. 이처럼 한국 금융사들은 아세안 국가에서 한국의 금융상품을 파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금융과 관련해 직원들을 교육하고 업계 문화를 전파하는 것도 한국 금융회사들의 몫이다. 한화생명의 한국 직원들은 베트남 전국에 흩어져 있는 지점으로 직접 국내선 비행기를 타고 방문해 현지 직원들을 교육하고 있다. 회사에 대한 소속감을 키워주고 보험 영업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지난해부터는 하노이와 호찌민에 전속 설계사 지점 두 곳을 운영해 매일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백종국 한화생명 베트남 법인장은 “베트남의 고객들은 저축성 상품을 선호해 우리나라 초기 보험시장과 유사하다”며 “설계사 교육을 통해 직원 경쟁력을 키워 베트남에서 금융한류의 선봉장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 동남아에선 생소한 ‘회식’, ‘워크숍’을 통해 조직 결속력을 다지는 회사도 있다. 인도네시아의 NH코린도증권은 정기적으로 직원들과 회식을 하거나 1박 2일로 엠티(MT)를 가 직원들끼리 서로 소통하도록 돕는다. 인도네시아 역시 직원들이 2, 3개씩 직업을 가진 경우가 많아 직원들끼리 업무 이야기를 할 시간이 부족하다. 조경훈 NH코린도증권 대리는 “처음엔 회식 문화에 생소했던 직원들도 함께 일하는 직원끼리 업무 노하우를 나누고 시행착오를 공유할 수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노이=조은아 achim@donga.com / 자카르타=송충현 기자}

    • 2019-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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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담보 없는 중소기업도 3년 뒤부터는 은행 대출 쉬워진다?

    3년 뒤부터 국내 은행들의 기업대출 여력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의 대출규모를 통제하는 건전성 규제가 개편되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은 2022년부터 새로운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산출법이 도입돼 국내 은행의 BIS 비율이 지금보다 0.5~0.7%포인트 상승한다고 10일 밝혔다. 금감원은 이날 은행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이러한 내용의 ‘바젤Ⅲ 기준 자본규제 개편안’ 설명회를 열었다. 이번 개편안에는 △신용리스크 산출기준 개편 △운영리스크 산출방법 개편 △내부등급법 이 적용되는 은행의 위험가중자산 하한 기준 개편 등 3가지 내용이 담겼다. 우선 신용리스크 산출기준이 개편되면 신용등급이 없는 중소기업에 대한 위험가중치가 100%에서 85%로 낮아진다. 기업대출 중 무담보 대출과 부동산 담보대출의 부도시손실률(LGD)도 각각 45%에서 40%로, 35%에서 20%로 낮아진다. 지금은 신용등급이 없거나 담보가 없는 중소기업에 대출하면 은행의 여신 건전성이 낮게 계산돼 은행이 대출을 꺼리기 쉽다. 하지만 이러한 규제가 완화되며 은행이 좀더 다양한 기업에 대출을 할 수 있는 것이다. 기초지표법, 표준방법, 고급측정법 등 3가지 방법으로 계산하던 운영위험가중자산 산출방법은 ‘신(新) 표준방법’으로 통일된다. 현행 기준은 은행 손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거나 은행별로 모형이 달라 은행 간 비교가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다. 금감원은 개편안이 시행되면 기업대출의 위험성이 줄어 현행 자산 기준으로 국내 은행의 BIS 비율이 약 0.5~0.7%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추산했다. 금감원은 올해 안에 시행 세칙을 정해 2022년 1월부터 개편안을 시행할 예정이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 2019-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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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규발급 신용카드, 포인트 적립-할인 줄인다

    앞으로 새로 발급되는 신용카드는 포인트 적립, 할인 혜택 등 부가서비스가 점차 줄어든다. 통신요금이나 대형마트 상품가격을 할인해주는 ‘대형가맹점 제휴카드’ 신규 발급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는 이 같은 카드업계의 고비용 마케팅 개선 방안을 9일 발표했다. 금융위는 지난해 11월 중소 가맹점의 카드 수수료를 낮춘 뒤 이에 따른 카드사들의 경영난이 우려되자 카드업계와 함께 태스크포스(TF)를 꾸려 방안을 마련했다. 우선 금융위는 카드사들이 신규 카드를 내놓을 때 카드의 부가서비스가 과도하지 않도록 심사를 강화하기로 했다. 카드사들은 지금도 카드의 수익성을 분석한 뒤 신규 카드를 출시하지만 카드사들이 수익성을 지나치게 부풀려 계산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금융당국은 업계와 논의해 수익성을 엄격하게 따질 수 있는 내규를 마련할 예정이다. 또 카드사가 대형 가맹점과 법인카드 회원에 제공하는 혜택을 줄이도록 했다. 앞으로 대형 가맹점 제휴 카드의 서비스가 감축되며 소비자에게 통신사 요금이나 대형마트 제품 가격을 할인해주는 카드가 발급되기 힘들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은 소비자들이 통신요금제에 가입할 때 제휴 카드를 신규 발급받아 매월 일정액을 쓰면 통신요금을 할인받지만 이런 혜택이 줄어드는 것이다. 또 앞으로 법인카드 회원은 가입 첫해 연회비 면제나 캐시백 할인 등의 혜택을 못 받게 되고, 대형 가맹점도 여행 경비, 사내복지기금 등을 지원받을 수 없다. 이에 대해 카드업계 관계자는 “이번 방안은 카드업계에 다소 도움이 되지만 핵심적인 대책을 포함하지 못했다”며 “부가서비스 유지 의무기간이 지나고 수익성이 나빠진 상품의 경우 카드사들이 부가서비스를 축소할 수 있도록 당국이 허용해야 한다”고 말했다.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 2019-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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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품권 결제하면 현금 대출”… 불법 금융광고 1년새 9배로

    “상품권을 소액결제하면 최저 수수료로 현금 대출해 드려요.” ‘햇살○○’라는 대부업체는 최근 온라인에 이런 글을 뿌렸다. 주로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청소년, 대학생이 자주 이용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동 무대로 삼았다. ‘#휴대전화 소액결제’ ‘#급전’ ‘#상품권매입’ 등의 해시태그도 줄줄이 달았다. 업체는 휴대전화나 카톡으로 급전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상담을 권했다. 고객이 휴대전화 소액결제로 20만 원짜리 상품권을 사면, 대출업자가 수수료를 떼고 10만 원가량을 고객 계좌로 넣어주는 식이다. 고객은 10만 원을 손해 보더라도 돈이 급하니 결제 버튼을 누르게 된다. 업자는 상품권을 되팔아 차익을 남긴다. 최근 수입이 없는 청소년이나 취업준비생을 타깃으로 이러한 ‘휴대전화 소액결제 현금화’나 대출 서류를 조작해주고 돈을 받는 ‘작업 대출’ 등 불법 금융광고가 성행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온라인에서 불법 금융광고물을 1만1900건 적발했다고 8일 밝혔다. 전년 적발 건수(1328건)의 약 9배 수준이다. 유형별로는 미등록 대부(4562건), 작업 대출(3094건), 통장 매매(2401건), 개인신용정보 매매(1153건), 휴대전화 소액결제 현금화(420건), 신용카드 현금화(270건) 순이었다. ‘신용카드 현금화’는 전년(6건)의 45배로, ‘개인신용정보 매매’는 전년(84건)의 14배로 급증했다. 금감원은 지난해 2월부터 온라인 시민감시단 100여 명을 운영하며 불법 금융광고 적발에 집중했다. 적발 건수가 많아진 것은 최근 취업난에 돈이 급해진 젊은층이 늘어난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에서는 불법 금융의 실태를 잘 모르는 청소년을 노린 광고들이 자주 눈에 띈다. 한 업체는 학생들이 자주 이용하는 네이버 모임사이트 ‘밴드’나 ‘유튜브’에 “리니지 티켓을 62%에 매입합니다”란 글을 띄우고 있다. 게임 티켓을 휴대전화 소액결제로 자주 구매하는 학생들에게 미끼를 던진 것이다. 학생들이 소액결제로 티켓을 사면 티켓 가격의 62%에 해당하는 돈을 원하는 계좌로 넣어준다는 얘기다. 김동하 금감원 불법금융대응단 팀장은 “학생들은 38%에 해당되는 금액을 손해 보게 되지만 돈이 급하면 일단 결제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작업 대출’ 광고는 대출이 막혀버린 서민을 노리고 있다. 작업 대출은 ‘작업하면 안 되는 대출이 없다’는 의미다. 온라인에서 ‘직장 세팅’ ‘재직 세팅’ ‘컨설팅 대출’ 등의 키워드를 내건 작업 대출업자들은 “소득이 없고 연체가 있어도 걱정하지 말라”며 “재직증명서, 급여명세서를 위조해 금융회사에서 대출을 받게 만들어 주겠다”고 서민들을 유인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작업 대출업자들은 주로 정부 보조금을 받는 장애인, 국가유공자와 직업을 구하기 어려운 청소년 및 대학생을 대상으로 영업한다”고 했다. ‘개인신용정보 매매’ 광고도 눈에 띄게 늘었다. 이 광고의 고객은 불법 대출 마케팅을 하려는 대부업자나 불법 게임 사이트와 도박장을 개설하려는 도박업자다. 개인신용정보 판매자는 데이터베이스를 ‘대부용 디비(DB)’ ‘교사 디비’ ‘카지노 (이용자) 디비’ 등으로 상품화해 건당 10만∼50만 원에 업자들에게 팔고 있다. 짜깁기하거나 부실한 데이터베이스인 ‘막디비’는 건당 1원에도 거래된다. 금감원 측은 “대부업자의 광고를 접했을 경우 금감원 홈페이지에서 정식 등록업체인지 확인한 뒤 거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 2019-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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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삼구 회장 다시 복귀하면 시장신뢰 못 얻어”… 최종구 금융위원장 밝혀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3일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다시 경영에 복귀하면 시장의 신뢰를 얻기 힘들다”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영 악화에 대한 박 회장의 책임 있는 조치를 주문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 위원장은 이날 서울 영등포구에서 열린 우리은행 ‘디노랩’(디지털이노베이션랩) 개소식 이후 기자들과 만나 “박 전 회장이 과거에도 한 번 퇴진했다가 경영 일선에 복귀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 위원장은 “중요한 것은 회사 측에서 진정성 있는 자구계획안을 제출하는 것”이라며 “채권단이나 당국보다도 시장이 신뢰할 수 있는 방안을 내놓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아시아나항공이 위기를 맞은) 근본적인 배경은 지배구조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며 “상황이 악화된 데 대해 책임을 확실하게 지는 데 (자구계획안의) 바탕을 둬야 한다”고 덧붙였다. 산업은행은 이날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1개월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 2019-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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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금융, M&A 본격행보… 국제자산신탁 인수 MOU

    우리금융지주가 부동산 신탁회사 인수에 나선다. 우리금융은 국제자산신탁 대주주인 유재은 회장과 국제자산신탁 경영권 지분 인수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3일 밝혔다. 우리금융은 회계·법무법인과 함께 국제자산신탁에 대한 실사에 착수한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국제자산신탁은 2007년 후발 주자로 부동산 신탁업에 진출했지만 2018년 기준 수탁액이 23조6000억 원, 당기순이익이 315억 원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국제자산신탁은 대주주 유재은 회장(55.7%)과 자녀 유재영 씨(10.0%)가 지분의 65.7%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 우리은행은 6.5%의 지분을 갖고 있다.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 2019-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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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남아 핀테크 기업 투자 5년새 26배로… 금융인프라 부족, 되레 디지털금융 선호

    동남아시아에서 금융과 정보기술(IT)을 결합한 ‘핀테크 혁명’이 불고 있다. 이 지역은 인구는 많은데 금융 인프라가 낙후돼 여러 소비자에게 쉽게 닿을 수 있는 디지털 금융이 빠르게 확산 중이다. 현지 한국계 금융회사들은 동남아 핀테크 기업과 손잡고 성공모델을 만들어 국내로 역수출할 구상까지 하고 있다. 동남아 핀테크의 성장세는 상당하다. 글로벌 컨설팅기업 언스트앤드영(EY)의 ‘2018 아세안 핀테크 조사’에 따르면 싱가포르 베트남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 등 6개국 핀테크 기업에 대한 투자 규모는 2012년 1400만 달러에서 2017년 3억6600만 달러로 늘었다. 동남아 핀테크의 대표 주자로는 차량 공유 서비스 업체 ‘그랩’이 있다. 그랩은 2012년 말레이시아에서 설립돼 이제 미국의 ‘우버’, 중국의 ‘디디추싱’처럼 성장한 ‘데카콘 기업’(기업가치 100억 달러 이상의 스타트업)이다. 그랩은 2016년 모바일 결제 시스템 ‘그랩페이’로 시장을 더 넓혔다. 앤서니 탄 그랩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4월 미국 C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동남아에는 계좌가 없는, ‘눈에 드러나지 않는’ 고객이 많다”며 핀테크 시장 공략 의지를 강조했다. 인도네시아에선 차량 공유 서비스 ‘고젝’의 간편 결제 서비스 ‘고페이’가 부상하고 있다. 이용자가 고젝 서비스를 이용할 때마다 사전에 고페이에 충전해 둔 돈을 차감하는 식이다. 베트남에서는 젊은층을 중심으로 핀테크 서비스가 각광을 받으며 도심에 ‘티모’라는 카페들이 문을 열어 주목을 끌고 있다. 겉보기엔 트렌디한 카페 같지만 사실은 베트남의 핀테크 기업 티모와 VP뱅크가 개설한 온라인 점포다. 소비자는 굳이 은행을 방문하지 않고도 티모 앱에서 VP뱅크의 신용카드나 계좌 개설을 신청한 뒤 회사나 집과 가까운 ‘티모’ 카페를 방문해 본인임을 확인하고 최종 승인을 받는다. 동남아에서는 오히려 낙후된 금융 인프라 덕에 디지털 금융이 각광 받는다. 금융회사 영업점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다. 서재석 베트남우리은행 부법인장은 “베트남 정부도 거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카드 사용을 권장하고 있어 카드 및 페이 이용자가 늘 것”이라며 “우수한 핀테크 기업과 협력해 좋은 모델을 만들어 역수출을 하려 노력 중”이라고 했다.하노이·호찌민=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 2019-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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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행창구서 알뜰폰 가입… 신용카드로 경조사비 송금

    시중은행 영업점에서 알뜰폰을 구입하고 주거래은행이 설계한 요금제에 가입하면 할인도 받는 ‘은행표 알뜰폰’이 나온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여러 금융회사의 대출상품 금리, 한도를 한꺼번에 조회하고 대출을 받는 플랫폼도 마련된다. 금융위원회는 1일 혁신금융심사위원회를 열고 이런 내용을 포함한 19개 혁신금융 우선심사 대상을 발표했다. 금융위는 이날부터 시행되는 금융혁신법에 따라 상반기 중 최종 심사를 통과하는 사업에 대해 관련 규제를 최장 4년간 면제한다. 규제에 얽매이지 않고 혁신산업이 크도록 지원하려는 취지다. 금융위는 올 1월 금융회사 및 핀테크기업 88개 사로부터 105개 사업에 대한 규제면제 신청을 받았다. 이 중 이번에 선정된 19개 사업은 대부분 심사를 통과하도록 할 방침이다. 19개 사업은 업종별로 대출(5건), 자본시장·여신전문업(각 3건), 은행·보험·데이터(각 2건), 개인 간(P2P) 대출과 전자금융(각 1건) 등이다. KB국민은행은 일반 통신요금제보다 저렴한 ‘알뜰폰 사업’을 신청했다. 현재 은행은 은행법에 따라 이동통신망 사업을 할 수 없지만 KT,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사의 자회사, 유통회사 등 40여 곳은 기존 통신사업자의 망을 빌려 통신망 사업을 하고 있다. 알뜰폰 가입자는 750여만 명이다. 이 사업이 최종 승인을 받으면 국민은행 영업점에서 알뜰폰 전담 직원이 고객에게 알뜰폰을 판매하고 은행이 직접 설계한 알뜰폰 요금제에 가입시켜 준다. 고객의 주거래은행이 국민은행이거나 KB금융그룹 계열사 상품을 이용하면 통신요금을 할인해줄 예정이다. 국민은행이 제작한 유심칩을 휴대전화에 끼우면 공인인증서 설치 없이 간편하게 모바일 뱅킹을 이용할 수 있다. 국민은행은 주로 저렴한 통신요금제와 단순한 모바일 뱅킹 이용을 원하는 고령층을 타깃으로 서비스를 내놓을 예정이다. 간편결제 서비스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 핀다, 핀셋 등 핀테크 기업들은 ‘모바일 대출상품 플랫폼’을 준비하고 있다. 모바일 앱에서 여러 금융회사의 대출상품 금리와 한도 등을 한꺼번에 조회하고 가입까지 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현재 대출상품을 소개하는 대출모집인은 금융회사 한 곳의 대출상품만 소개하도록 규제돼 있는데 이를 완화하는 것이다. 우리은행은 고객이 차량에 탄 채로 카페나 패스트푸드점에서 환전, 현금인출을 하는 ‘드라이브 스루 환전·현금인출’ 서비스를 신청했다. 고객은 사전에 모바일 앱으로 환전이나 현금인출을 신청하고 자신의 차량 번호를 제공하며 카페나 패스트푸드점 등 이용 점포를 선택해야 한다. 해당 점포 앞에서 차량번호를 확인받고 모바일 앱에서 생체 인증을 거치면 돈을 받을 수 있다. 고객들은 늦은 밤이나 주말에도 급한 은행 업무를 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현행법은 현금 지급이나 환전 업무를 은행이 아닌 곳에서 못 하게 막고 있다. NH농협손해보험은 외국을 자주 오가는 고객들을 위해 ‘해외여행자보험 온오프 서비스’를 내놓을 예정이다. 이용자는 보험에 한 번 가입하기만 하면 출국할 때 모바일 앱으로 보험서비스를 켰다가 귀국할 때 다시 끌 수 있게 된다. 보험회사가 상품 계약 때마다 고객에게 일일이 상품을 설명하고 서명을 받도록 규정한 규제가 풀릴 수 있는 것이다. 신한카드의 ‘신용카드 기반 송금 서비스’는 계좌에 잔액이 없어도 모바일 앱으로 돈을 송금할 수 있는 서비스다. 지금은 신용카드로 개인 간 송금이 불가능하지만, 규제를 고쳐 신용카드로도 개인 송금을 허용할 수 있는 것이다. 주로 경조사비를 내는 데 많이 쓰일 것으로 예상된다. 권대영 금융위 금융혁신기획단장은 “혁신 금융기업들은 최장 4년의 규제 면제 기간이 지나도 사업을 계속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규제 면제로 인한) 소비자 피해가 없도록 관리하겠다”고 말했다.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 2019-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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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아 경제리더스아카데미 제7기 개강… 기업-금융간부 등 30명 참석

    국내 대표적인 경제계 리더십 교육 프로그램 ‘동아경제리더스아카데미(DELA·Donga Economy Leader’s Academy)’ 7기가 1일 출범했다. DELA는 동아일보가 국내 금융 산업계 리더들의 역량을 높이고 네트워크를 증진하기 위해 운영하는 프로그램이다. 2013년 출범해 올해로 7기를 맞았다. 이날 서울 중구 소공로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개강식에는 국내 주요 금융회사와 기업의 임원, 금융당국 간부 등 30여 명이 참석했다. 6월 중순까지 매주 경제, 경영, 인문, 예술 등 각 분야 국내외 전문가들의 특강이 이어진다. 베트남 하노이에서 베트남경제연구소, 정보통신산업진흥원 하노이IT센터, 현지 증권사 등을 탐방하는 연수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DELA 1기 회장인 이성원 트러스톤자산운용 부사장은 이날 축사를 통해 “DELA가 국내 최고의 강사진을 초청해 경제 리더들이 인사이트를 많이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첫 번째 연사로 나선 국악인 이안 문화그룹 ‘본’ 대표는 “아리랑은 특정 지역의 노래로 제한되지 않고 다양한 공동체와 세대를 거치며 협업으로 재창조돼 국민 화합의 상징이 됐다”며 “협업으로 문화, 기술 등을 융합하면 새로운 문화 콘텐츠를 개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 2019-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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