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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자동차를 산 뒤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차량 출고 기한이 2개월에서 3개월로 1개월 늘어난다. 전기차 생산 지연에 따라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연장됐다. 환경부는 차량용 반도체 부족 현상이 장기화됨에 따라 연말까지 보조금 지급을 위한 차량 출고 기한을 1개월 연장한다고 17일 밝혔다. 전기차를 산 사람이 보조금을 받기 위해선 각 지방자치단체에 보조금 지원 신청서를 내 지원 대상자로 선정돼야 한다. 또 보조금 지원 대상자로 통보받은 뒤 2개월 이내에 차량을 인수해야 한다. 하지만 최근 반도체 부족에 따른 전기차 생산 지연으로 차량 출고 대기 기간이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전기차를 사고도 보조금을 받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이런 우려를 줄이기 위해 차량 출고 기한을 1개월 연장한 것이다. 이번 기한 연장 조치는 전기승용차와 전기화물차 등 보조금 지원 대상 차종 모두에 적용된다. 전기차 구매 보조금은 국비와 지방비가 함께 지급된다. 올해 정부의 전기차 보급 목표는 전기승용차 7만5000대, 전기화물차 2만5000대 등 10만 대다. 환경부 관계자는 “올해 보급 목표를 지원할 수 있는 국비 예산은 이미 확보됐다”며 “서울시 등 일부 지자체는 전기승용차 6만 대까지 구매 지원할 수 있는 지방비 예산을 7월까지 확보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송혜미 기자 1am@donga.com}

희귀 어류인 꼬치동자개(사진)가 인공 증식 후 자연으로 방류된다. 환경부는 멸종위기 1급인 꼬치동자개 성체 2000여 마리를 14일 경북 성주군 대가천, 고령군 가야천 등 2개 하천에 방류했다고 17일 밝혔다. 꼬치동자개는 몸길이 10cm 내외인 작은 물고기다. 연한 갈색 몸에 불규칙적인 갈색 무늬가 있는 게 특징이다. 메기목 동자갯과에 속하는 우리나라 고유종인데, 수질 등 주변 환경에 민감해 낙동강 중·상류 일부 수역에서만 제한적으로 서식한다. 하지만 서식지 오염 등으로 2000년을 전후해 거의 자취를 감췄다. 1998년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으로 지정됐다. 이번에 방류되는 꼬치동자개는 국립생태원 멸종위기종복원센터와 순천향대 산학협력단이 2019년 하반기(7∼12월)부터 인공 증식한 개체다. 공동 연구진은 경북 영천시 자호천에서 채집한 꼬치동자개에서 인공으로 알을 받아 어린 물고기(치어)를 생산했다. 이후 약 10개월 동안 성체로 키웠다. 그동안 2cm 내외 치어를 방류해 왔지만 이번엔 5∼7cm 성체를 방류해 꼬치동자개 정착 성공률이 높아질 것이란 게 환경부의 예측이다. 꼬치동자개가 방류된 대가천과 가야천은 물이 맑고 자갈과 돌의 크기가 다양한 곳이다. 환경부는 앞서 2018년에도 가야천에 꼬치동자개를 방류한 바 있다. 환경부는 꼬치동자개 체내에 삽입한 무선개체식별장치를 통해 이들의 이동 상황과 서식 범위를 모니터링할 계획이다.송혜미 기자 1am@donga.com}

2019년 3월, 자살예방센터에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입사 5년차의 회사원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30대 여성 이영은(가명) 씨의 전화였다. 약 10분간의 통화에서 그는 인사발령으로 새로 맡게 된 일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털어놨다. 성과를 못 내고 있는 데다 실수까지 잦아져 잠도 못 잘만큼 위축돼있다고, 그만두고 싶지만 주변사람들에게 피해가 갈까봐 그럴 수 없다고도 했다. 이 씨가 자살예방센터에 전화를 건 날은 토요일이었다. 하지만 통화를 마친지 약 3시간 후인 저녁 6시, 그는 밀린 일을 하러 회사로 향했다. 그러고선 자정에야 퇴근했다. 그렇게 주말에도 출근을 한 지 3주째였다. 1주일 근무시간은 65시간에 달했다. 이튿날 새벽 이 씨는 숨진 채 발견됐다. 유서에는 업무에 대한 부담을 호소하고 자신의 역량을 비관하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이 씨의 죽음은 개인적인 죽음이 아니었다. 지난해 3월 근로복지공단은 이 씨의 사망과 업무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인정된다며 이 씨의 죽음을 산업재해로 인정했다. 이 씨가 연차에 비해 전문성 높은 일을 맡았고, 이에 대한 부담을 호소했지만 회사는 인력배치 등 적절한 지원을 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그에 따른 장시간 근로와 업무상 스트레스가 이 씨를 극단적 선택으로 내몰았다는 것이다. 14일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의원(비례대표)이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20, 30대 청년근로자 144명이 일하다가 정신질병을 얻게 돼 공단으로부터 산업재해를 인정받았다. 2016년에는 20명에 불과했는데 4년 사이 7.2배 늘었다. 같은 기간 전 연령대에서 업무상 정신질병 산재 승인건수는 69건에서 376건으로 5.4배 늘었다. 업무상 정신질병을 앓는 청년근로자 144명 중 17명은 이 씨처럼 극단적인 선택으로 사망에 이르렀다. 2019년 극단적인 선택으로 숨져 지난해 산재를 인정받은 20대 여성 박희은(가명) 씨도 그중 한 명이다. 공공기관에 정규직으로 입사한지 반년이 된 박 씨는 업무에 대한 극심한 중압감에 시달리며 중증 우울증 판정을 받았다. 육아휴직을 떠난 팀원을 대신할 인력이 충원되지 않은 게 화근이었다. 업무가 많았지만 팀장과 단 둘이 일해야 했다. 박 씨는 동료직원들과의 관계도 원만하지 않았다. 근로복지공단의 조사에 응한 박 씨의 한 동료는 ‘박 씨는 고졸입사자라 나이가 어렸다. 다른 부서 직원들은 나이가 어린 박 씨의 협조 요청에 잘 응하지 않았고 잡다한 업무를 그에게 미루기까지 했다’고 진술했다. 옷차림이 촌스럽다고 지적하는 등 직장 내 괴롭힘을 하는 동료도 있었다. 밝고 활달했던 박 씨는 회사에 가면 떨린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 정도로 서서히 위축됐다. 그는 300자 남짓한 짧은 유서를 쓰며 ‘죄송하다’는 말을 7번 반복했다. 제조업체에서 9개월간 일한 최성훈 씨(가명)도 직장 내 괴롭힘으로 극단적인 선택을 해 지난해 산재를 인정받았다. 최 씨의 상사는 일하다가 실수를 한 최 씨를 세워놓고 욕설을 하며 “업계에서 밥 벌어 먹을 생각하지 말라”는 등 폭언을 일삼았다. 최 씨는 자신의 실수로 상사에게 심한 질책을 당한 2019년 11월, 아내와 딸에게 ‘내가 한심하고 부끄럽다, 미안하다’는 내용의 글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업무상 정신질병 산재는 승인건수와 동시에 신청건수도 늘고 있는 추세다. 2016년 167건에 그쳤던 업무상 정신질병 산재신청은 2017년 190건, 2018년 233건, 2019년 313건, 지난해 561건으로 늘었다. 근로복지공단의 한 관계자는 “정신건강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높아지며 우울감 등을 가볍게 여기지 않고 하나의 질환이라고 보는 시선이 확산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일하다 생긴 마음의 병을 조치가 필요한 질병으로 인정받기란 여전히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우울증을 개인의 나약함으로 치부해버리는 조직문화가 여전하다는 것이다. 대기업 신입직원이던 김희준(가명) 씨는 육아휴직에 들어간 대리급 직원의 업무를 맡게 되며 많은 업무량에 시달렸다. 일을 제대로 못하면 팀장으로부터 욕설과 폭언을 동반한 공개적인 질책을 받는 등 직장 내 괴롭힘도 당했다. 우울증을 진단받은 김 씨는 퇴사를 결심했다. 하지만 그가 퇴사 의사를 밝히자 팀장은 “네가 편하게 자라 이 정도 일을 힘들다고 한다”며 김 씨를 질책했다. 김 씨는 한 달 후인 2019년 11월 극단적 선택을 했고 지난해 산재가 인정됐다. 김형렬 가톨릭대 직업환경의학과 교수는 “개인이 정신질병에 취약한 성격이라고 하더라도, 그게 질병과 업무간 연관성을 배제할 수 있는 근거가 되는 건 아니다”라며 “장시간 노동과 과도한 업무부담, 다양한 형태의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한 마음의 병이 직업병이라는 인식이 더 확대돼야 한다”고 말했다.송혜미 기자 1am@donga.com}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이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 공익위원들에게 사퇴를 촉구하는 메일을 대량으로 보내는 단체행동에 나섰다.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와 관련해 공익위원을 압박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민노총은 10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2년 연속 최악의 최저임금 인상률을 결정한 공익위원에게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전달하자”며 조합원 등을 대상으로 공익위원에게 항의 메일을 보낼 것을 독려했다. 메일을 보낼 수 있는 웹사이트도 따로 개설했다. 이 사이트에는 공익위원 9명의 얼굴 그림, 이름과 함께 ‘메시지 보내기’ 링크가 있어 이를 누르면 미리 저장된 항의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 민노총 자체 집계에 따르면 10일 오후 7시 30분까지 약 4160회 메일이 발송됐다.송혜미 기자 1am@donga.com}
최근 LG전자, 금호타이어, 현대자동차 등 제조 대기업에서 새로운 노조 설립 바람이 불며 화제가 됐습니다. 50대 생산직이 중심인 기존 노조와는 달리 20, 30대 사무직이 중심이 된 젊은 사무직 노조입니다. 젊은 사무직들이 노조를 만들게 된 배경에는 성과급 공정성에 대한 불만에 더해, 기성 노조가 젊은 사무직을 대변해주지 못한다는 문제의식이 있었습니다. 젊은 사무직이 직접 회사와 교섭하며 일하는 환경을 바꾸고 싶다는 것이죠. 하지만 쉽지 않다고 합니다. 어째서일까요. 한국은 복수 노조를 인정하고 있습니다. 한 사업장에 2개 이상 노조를 설립할 수 있다는 뜻이죠. 이때 여러 노조와 임금, 근로조건에 대해 협상해야 한다면 사측 입장에선 부담스러울 겁니다. 현장의 혼란도 적지 않을 테고요. 이 때문에 한국의 법은 ‘교섭 창구 단일화’ 제도를 함께 두고 있습니다. 노조 가입자의 절반이 가입한 노조(교섭대표노조)를 통해서만 사측과 교섭할 수 있게 한 것입니다. 과반수 노조가 없다면 공동 교섭단을 꾸리는 방식으로 교섭 테이블을 단일화해야 합니다. 만약 과반수 노조, 즉 교섭대표노조가 소수 노조를 전혀 대변하지 못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교섭단위 분리를 신청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이는 노동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두 노조가 별도 교섭을 할 수 있도록 한 제도입니다. LG전자 사무직 노조 역시 지난달 생산직과 별도의 임·단협을 하겠다며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교섭단위 분리를 신청했습니다. 결과는 어땠을까요.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지난달 30일 LG전자 사무직 노조의 교섭단위 분리 신청을 기각했습니다. 두 노조의 근로조건이나 고용형태가 별 차이가 없다는 판단에서입니다. 실제 사례를 보더라도 교섭단위 분리가 인정된 경우는 드뭅니다. 2017년에도 한 제조업체에서 일반사무직과 생산직의 교섭단위 분리를 신청했다가 기각됐습니다. 동일 취업규칙을 적용해 근로시간과 휴일·휴가, 복리후생이 같고, 채용방법과 고용형태도 같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각각 연봉제와 호봉제로 임금체계가 다르지만 이는 직종 차이에 따른 것이라고 본 것입니다. 2019년 일반사무직과 학습지 교사의 교섭단위 분리가 인정된 한 교육회사 사례를 살펴보죠. 이 경우 일반사무직과 학습지 교사의 근로조건 등에 너무나 큰 차이가 있었습니다. 근무시간과 휴일·휴가가 정해져 있는 데다 월급제인 일반사무직과 달리, 학습지 교사는 근무시간과 휴일·휴가가 따로 정해져 있지 않고 관리 회원 수에 따른 수수료를 임금으로 받았습니다. 결국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사무직 노조가 생산직 노조와 별도의 교섭을 하기란 쉽지 않아 보입니다. 교섭대표노조가 소수 노조의 이익까지 대표하는 ‘공정대표의무’를 다하는 수밖에요.송혜미 기자 1am@donga.com}

올 상반기(1∼6월) 취업시장에서 가장 ‘핫’했던 키워드는 바로 ‘개발자 채용’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 특수’를 맞은 판교 정보기술(IT), 게임 업체들은 파격적인 대우와 함께 우수 개발인력 모시기에 나서 화제를 낳았다. 청년 취업난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는 상황에서 구직자들 역시 상대적으로 채용 전망이 밝은 개발직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에 취업정보 사이트 진학사 캐치는 지난달 19일부터 30일까지 온라인으로 ‘개발자 커리어콘’을 개최해 현직 개발자가 참여하는 토크콘서트와 취업설명회를 열었다. 이들이 전한 개발자 취업에 관한 모든 것을 Q&A로 풀어봤다. ―현직자들은 최근 개발자 채용 열풍을 어떻게 보나. “업계에서 말하는 ‘개발자 구인난’은 엄밀히 말해 실력 있는 개발자를 구하기가 어렵다는 뜻이다. 평범한 수준의 구직자들은 과열돼 있다 싶을 만큼 많이 몰리는 추세다. 따라서 대기업 신입 공채는 ‘어려운 길’일 수밖에 없다. 반면 채용 사이트에 자주 올라오는 상시채용은 상대적으로 ‘덜 어려운 길’이다. 이를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 떨어지더라도 끊임없이 지원해보고 면접을 가 보는 경험이 중요하다.” ―개발자로 취업하려면 코딩 실력을 보는 코딩테스트를 거쳐야 하는데 어느 정도 수준이어야 하나. “코딩테스트는 보통 150분 동안 3개의 알고리즘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데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코딩테스트는 실력자를 뽑기 위한 절차가 아니고 이 정도도 못하는 사람은 거르자는 취지로 진행하는 최소한의 과정이다. 단기간에 알고리즘 상급자가 되긴 어렵고 취업준비생이 상급자가 될 필요도 없다. 만약 중급자 수준 코딩테스트를 원활하게 풀 수 있다면 웬만한 기업 시험은 통과할 수 있을 것이다. 프로그래머스 플랫폼이 제공하는 테스트의 레벨 2, 3 정도가 이에 해당한다고 보면 된다. 기본적인 코딩 실력이 있다면 2주에서 길면 한두 달 정도 투자해 수능시험 준비하듯 집중적으로 준비하면 된다.” ―C언어, 자바, 파이썬 등 많은 프로그래밍 언어 중 무엇을 선택해야 코딩테스트에 유리할까. “본인이 잘하는 언어가 답이다. 면접 과정에서 코드를 컴퓨터에 입력하지 않고 종이나 화이트보드 위에 쓰는 ‘손 코딩’을 하는 경우가 있다. 만약 코딩테스트 할 때 응시한 언어와 손 코딩을 할 때 사용하는 언어가 다르다면 면접관이 코딩테스트만을 위한 학원을 다녔거나 특강을 듣지 않았을까 의심할 수 있다.” ―개발자 면접에선 무엇을 가장 중요하게 보나. “문제해결 능력이 가장 중요하다. 면접에서 손 코딩을 하는 이유도 이 사람이 어떤 알고리즘을 사용하는지, 문제에 어떻게 접근하는지 보고 평가하기 위해서다. 손 코딩 팁을 주자면 문법이 생각 안 날 땐 주석을 달아놓고 면접관에게 설명해도 괜찮다. 내가 문제를 풀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게 중요하지 암기력은 중요하지 않다. 또 질문에 대한 답변을 달달 외우는 건 피해라. 개발자는 코딩 능력만큼이나 커뮤니케이션 스킬이 중요하다. 면접관과 교감해야 한다.” ―개발자로 취업을 희망하는 비전공자다. 혼자서 공부하려니 어려워 학원을 다니려고 한다. 추천하는 곳이 있는지. “주변에 개발자나 개발을 하는 친구가 없고, 협업 경험이 없으며, 스스로 학습이 어렵다면 학원에 가서 도움을 받는 게 좋다. 다만 본인이 확실한 목표를 가지고 학원의 문을 두드려야 한다. 학원을 가기 전에 무료로 오픈돼 있는 콘텐츠를 충분히 활용하고, 혼자서 코딩하다 실패도 해보고. 그러면서 학원에서 배워야 할 것을 확실하게 정하는 게 순서다. 목표 의식만 확실하면 어떤 학원을 가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국비 지원 학원도 본인이 의욕적으로 다니면서 열의가 있는 동료를 만나면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특정 기간 안에 특정 기업 취업시켜 준다’고 광고하는 곳은 피하는 게 좋다.” ―문과생인데 개발자가 되려고 알아보고 있다. 수학을 못하는데 개발자가 될 수 있을까. “수학을 왜 못했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수학 문제를 풀 때 논리를 짜서 풀이하는 과정 자체가 괴로웠다면 개발자가 안 맞을 수 있다. 수학은 논리를 따라가는 하나의 언어이고 프로그램도 마찬가지다. 개발이 수학 성적과 상관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우수한 프로그래머라면 당연히 수학을 잘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 생각한다.” ―처음 직장을 구할 때 어떤 점을 보고 회사를 골랐나. “개발 조직에 사람이 몇 명이나 있는지, 얼마나 대우를 해주는지, 보고 배울 수 있는 모델이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개발자는 성장이 생명이다. IT에서는 쉴 새 없이 새로운 기술이 나오기 때문이다. 시장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라도 꾸준히 조직과 개인의 경쟁력을 유지해야 한다. 개발자를 어떻게 대우하는지, 그 안에서 성장 가능성이 있는지를 봐야 한다.”송혜미 기자 1am@donga.com}
모든 근로자는 일하다가 다쳤을 때 산업재해보험을 통해 치료비와 휴업급여 등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배달기사처럼 플랫폼을 통해 일하는 경우는 상황이 다르다. 플랫폼 종사자는 예외적인 경우에만 산재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일하다가 다쳐도 치료비를 스스로 부담하고 소득도 끊긴다. 이 때문에 플랫폼 종사자의 산재보험 적용 여부는 현재 노동계의 주요 현안 중 하나다. 현행 산재보험법에 따르면 플랫폼 종사자 등 특수형태근로종사자(특고)는 택배기사, 퀵서비스기사, 골프장 캐디, 보험설계사 등 14개 직종에서 일해야만 산재보험 적용을 받을 수 있다. 해당 직종 종사자도 이른바 ‘전속성’ 기준을 충족해야 산재보험 보상을 받을 수 있다. 전속성이란 근로자가 한 명의 사업주에게만 노무를 제공하는 정도를 말한다. 예를 들어 퀵서비스 기사 A 씨가 B업체의 배송을 통해 소득의 절반 이상을 번다면 A 씨는 전속성 기준을 충족해 산재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 또 A 씨가 일하는 시간의 절반 이상을 B업체 배송에 사용할 경우에도 전속성 기준을 만족한다는 게 고용노동부 해석이다. 노동계에선 전속성 기준이 플랫폼 종사자의 산재 적용을 가로막는 장애물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여러 업체에서 물량을 받는 택배기사, 배달기사 등은 50% 이상의 소득을 올리는 업체가 없거나 자주 바뀔 수 있다. 산재보험 가입이 어렵거나 가입하더라도 사업장이 매달 달라지는 이유다. 이렇게 복잡한 탓에 플랫폼 기업뿐 아니라 종사자 중에서도 산재보험 가입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 이에 정부는 플랫폼 종사자 등 특고의 산재보험 적용을 확대하기 위해 전속성 기준 폐지를 검토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몇 개 업체와 일하느냐에 상관없이 산재보험 적용 직종에 해당되면 가입이 가능해진다. 고용부는 현재 14개로 한정된 산재보험 적용 특고 직종도 앞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9일 “전속성 요건을 폐지하는 방향으로 대안을 검토 중”이라며 “전문가 의견을 받아 여러 업체에 보험료를 부과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송혜미 기자 1am@donga.com}

“안녕하세요. 저는 동아일보 송혜… 아 XX.” 서로 인사를 나누는 것도 쉽지 않았습니다. 음성을 문자로 바꿔주는 애플리케이션(앱)은 옆 자리에 있던 사람이 내뱉은 비속어까지 제가 한 말처럼 표시했습니다. 문자로 바뀐 제 말은 주술관계가 어찌나 어긋나던지 저조차 이해하기 힘들었습니다. 지난달 청각장애인 네일 아티스트인 박모 씨(34)를 만났을 때의 일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우리 모두는 일상에서 크고 작은 불편을 참으며 살게 됐습니다. 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특히나 더 그렇습니다. 청각장애인인 박 씨에게 코로나19 이후 일상이 된 마스크는 소통을 가로막는 커다란 장벽입니다. 박 씨는 사람들의 입 모양을 읽어내 소통해 왔지만, 이제 그게 어려워졌기 때문입니다. 물론 입 모양을 읽어내지 않고도 소통할 방법은 있습니다. 서로 글씨를 써 필담(筆談)을 나누면 됩니다. 하지만 소통의 문턱이 상대적으로 높습니다. 친밀감을 표현하기 위한 가벼운 농담도 건네기 어렵습니다. 특수학교에서 일하는 또 다른 청각장애인 정모 씨(41)는 제게 이렇게 전했습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비장애인 동료들과 자연스럽게 수다를 떨 수 있었어요. 입 모양이나 표정, 손짓으로 대화와 분위기를 읽어낼 수 있었거든요. 하지만 문자로 소통하면 꼭 필요한 말만 하게 되잖아요. 뭐라고 썼는지 봐야 하니까 눈을 맞추거나 표정을 살피기도 어렵고요. 주변에서 전처럼 편하게 말을 걸기 어려워하더라고요.” 입 부분만 투명한 아크릴로 된 ‘립 리딩(lip reading)’ 마스크를 착용하면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구하기 쉽지 않습니다. 박 씨를 만나러 가는 길, 주변 편의점과 마트, 약국 10여 곳을 돌아다녀봤지만 어디에도 립 리딩 마스크는 없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방문한 생활용품점에서 조리사용 투명 위생 입 가리개를 겨우 살 수 있었습니다. 그마저 코와 입을 완전히 가려주지 못해 한 번 착용하고선 가방 속에 고이 넣어뒀습니다.다른 장애인들도 길어지는 팬데믹이 버겁기는 마찬가집니다. 시각장애인들은 엘리베이터 버튼마다 붙어 있는 항균 필름 때문에 점자로 층수를 파악하기가 어렵습니다. 한 장애단체 관계자는 이런 경험을 “단순히 불편한 차원을 넘어 자존감과 자립십을 깎아먹는 경험”이라고 표현했습니다. 발달장애인들에게는 코로나19로 인한 바깥활동 제한이 견디기 어려운 스트레스입니다. 발달장애인은 생활 속 규칙이 무너지면 극도의 불안감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발달장애인의 ‘집콕 스트레스’가 자해나 타해 행동으로 이어져 이들을 돌보는 장애가족까지 위기에 처하기도 합니다. 재난은 모든 사람에게 평등하지 않습니다. 초유의 팬데믹 상황에서 취약계층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최근 국회를 통과한 점자법 개정안이 좋은 사례입니다. 이 법은 항균 필름처럼 시각장애인의 점자 사용을 방해하는 요소가 있다면 국가와 지방자체단체, 공공기관 등이 개선하거나 보완하도록 했습니다. 일상에서도 이들에 대한 관심과 배려가 필요합니다. 청각장애인 정 씨는 최근 비장애인 직장 동료에게 들은 말을 잊지 못한다고 합니다. 앱을 통해 문자로 변환된 말의 내용은 이랬습니다. “앞으로 문자 인식이 잘 되게 더 천천히 말할게요. 마스크 때문에 의사소통이 힘들 텐데 힘내요.”송혜미 기자 1am@donga.com}

“친구들하고 잘 안 쓰는 가방이나 자주 입은 재킷을 3개월에 한 번 정도 바꿔요. 기분 전환도 되고, 돈도 절약하고, 환경에도 좋으니 ‘일석삼조’네요.” 서울 동작구에 사는 직장인 이혜정 씨(23)는 최근 2년 동안 속옷과 양말을 제외한 새 옷을 산 적이 없다. 그 대신 중고 거래를 통해 옷과 신발을 산다. 이 씨는 “품질은 아무 문제가 없는데 마음에 안 들거나 살이 쪄서 못 입는 옷이 생긴다”며 “그런 옷을 중고로 구매하면 새 제품을 생산하고 폐기할 때 들어가는 자원과 그 과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씨처럼 친환경 생활에 대한 관심이 ‘지속가능한 패션’ 실천으로 바뀌는 이들이 점점 늘고 있다. 옷을 저렴한 가격에 사서 한 철만 입고 버리는 ‘패스트 패션’의 환경 파괴에 대한 문제의식이 그 출발점이다. 이런 소비자들은 제품을 고를 때 친환경적으로 생산됐는지를 고민하고 중고 거래에도 거리낌이 없다. 최근 패션뿐 아니라 각종 생필품까지 중고 거래가 활성화된 사회적 분위기도 이런 트렌드 형성에 영향을 미쳤다.○‘환경 해치는 패션’ 경고 목소리 패션산업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작지 않다. 2018년 3월 유엔유럽경제위원회(UNECE) 발표에 따르면 패션산업에 소요되는 물의 양은 전체 산업계가 사용하는 양의 약 20%에 달한다. 목화밭에 물을 주고, 농약을 뿌린 뒤 다시 희석하고, 면화를 뽑아내 염색을 하는 등 가공하는 모든 과정에서 많은 물이 사용된다. 일례로 면으로 된 셔츠 한 벌을 만들어내기까지 들어가는 물의 양은 2700L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사람이 2년 6개월 동안 마실 수 있는 정도다. 또 의류와 신발 등 패션업계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의 양은 전 세계 온실가스 산업 배출량의 8%를 차지한다. 환경평가 수행기관인 콴티스 인터내셔널(Quantis International) 보고서에 따르면 의류산업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의 양은 2016년 기준 32억9000만 t으로, 2030년에는 40억1000만 t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인도 등 인구가 많은 국가들의 경제 성장에 맞춰 의류 소비도 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렇게 생산된 옷의 85%는 3년 이내에 매립지 등으로 보내져 폐기된다. 매년 버려지는 옷이 약 210억 t에 달한다. 패션산업의 환경 파괴에 대한 경고 목소리가 커지자 업체들이 나섰다. 버버리, 아디다스, H&M 등 43개 대형 패션기업은 2018년 12월 폴란드에서 개최된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4)에서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패션산업 헌장’에 서명했다.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30% 줄이고 2050년에는 탄소중립(온실가스 배출량과 흡수량이 같아 0이 되는 개념)을 달성하겠다는 내용이다. 이후 패션업계에서는 소재와 제품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대해 더 신경 쓰고, 그 내용을 알리는 마케팅이 늘어나는 추세다. 페트병에서 나온 재생 원료로 옷과 신발을 만들거나, 목화 재배 과정에서 농약을 사용하지 않아 수질 오염과 물 사용량을 줄인 ‘유기농 면’을 활용했다는 점을 강조하는 식이다. 생산 과정에서 발생한 자투리 원단, 원래대로라면 소각했어야 할 재고 제품 등을 재사용해 다시 옷을 만들어 판매하는 브랜드도 생겼다. ○패션·친환경 만족시키는 중고 의류 인기 중고 제품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중고 의류를 사용하는 것은 버리는 옷을 줄여 결과적으로 환경을 보호하는 좋은 방법이 된다. 가치 있는 소비를 중시하는 MZ세대에서는 중고 의류를 판매하는 창고형 의류 매장에서 자신에게 맞는 옷을 ‘득템’해 입는 것도 유행이다. 저렴한 가격에 흔하지 않은 디자인의 빈티지 의류를 구입할 수 있는 데다 버려지는 옷을 재사용할 수 있어서다. 서울 마포구에 사는 송모 씨(22)는 지난달 경기 광주시의 한 창고형 중고 의류 매장을 찾았다. 송 씨는 산더미처럼 쌓인 옷들을 뒤져 재킷과 원피스, 청바지 등 10여 벌을 골라 6만 원에 구입했다. 옷은 무게로 달아 계산하는데 kg당 8000∼1만 원 선이다. 송 씨는 “패션에 관심이 많아 옷 사 입기를 좋아하는데 최근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갖게 돼 새 옷을 사기가 망설여졌다”며 “중고 의류를 구입하니 개성 있는 옷도 사고 ‘제로 웨이스트(쓰레기 없는) 패션’도 추구할 수 있어 뿌듯하다”고 말했다. 각자 갖고 있는 옷을 교환하는 행사도 이뤄진다. 환경 스타트업 ‘다시입다 연구소’는 지난달 24일 서울 중구 NPO지원센터에서 ‘21% 파티’를 열었다. 사전 신청을 한 시민 30명이 각자 10벌 이하의 옷을 가지고 와 서로 교환하는 이벤트였다. ‘21%’는 다시입다 연구소가 지난해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로, 자신이 갖고 있는 옷 가운데 입지 않는 옷의 비중을 뜻한다. 옷장에 있는 옷 10벌 중 잠자는 2벌은 바꿔 입자는 취지에서 행사 이름을 정했다. 파티를 기획한 정주연 다시입다 연구소 대표는 “자신이 가져온 의류 가짓수만큼 다른 사람들의 옷을 가져갈 수 있게 했는데 ‘더 가져가고 싶다’고 요청하는 사람들이 많았다”며 “자신의 옷을 남에게 선물하고 다른 여러 사람의 옷과 액세서리를 조합해 새로운 패션을 만드는 즐거움이 큰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는 오전 오후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됐는데, 신청을 받자마자 모두 마감됐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강은지 kej09@donga.com·송혜미 기자}

가사도우미가 70년 만에 근로자로 인정받을 것으로 보인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는 29일 오전 전체회의를 열고 가사근로자 고용개선 등에 관한 법률안(가사근로자법)의 상임위 통과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법안에는 정부 인증을 받은 가사서비스 제공기관이 가사도우미와 근로계약을 맺도록 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그동안 가사도우미는 근로기준법 적용을 받지 못해 근로자로서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없었다. 만약 가사도우미가 정부 인증기관과 근로계약을 체결한다면 최저임금을 비롯해 법정 근로시간, 연차유급휴가, 퇴직금, 4대 보험 가입 등을 보장받게 된다. 다만 정부 인증기관을 통해 가사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각 가정의 비용 부담이 지금보다 늘어날 수 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10∼20% 정도 서비스 비용 증가가 예측되는 상황”이라며 “정부 인증기관을 이용하는 소비자에게는 세제 혜택 등을 주도록 법적 근거를 함께 마련했다”고 덧붙였다. 가사근로자법이 제정돼도 지금처럼 직업소개소 등을 통한 가사도우미 고용은 가능하다. 가사근로자법은 환노위를 통과하면 법제사법위원회 심의를 거쳐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다. 노동계에서는 여야 이견이 없는 만큼 5월 중 입법화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송혜미 기자 1am@donga.com}

가사도우미가 70년 만에 근로자로 인정받을 것으로 보인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는 29일 오전 전체회의를 열고 가사근로자 고용개선 등에 관한 법률안(가사근로자법)의 상임위 통과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법안에는 정부 인증을 받은 가사서비스 제공기관이 가사도우미와 근로계약을 맺도록 하는 게 내용이 담겨 있다. 그동안 가사도우미는 근로기준법 적용을 받지 못해 근로자로서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없었다. 만약 가사도우미가 정부 인증기관과 근로계약을 체결한다면 최저임금을 비롯해 법정 근로시간, 연차유급휴가, 퇴직금, 4대 보험 가입 등을 보장받게 된다. 다만 정부 인증기관을 통해 가사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각 가정의 비용 부담이 지금보다 늘어날 수 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10~20% 정도 서비스 비용 증가가 예측되는 상황”이라며 “정부 인증기관을 이용하는 소비자에게는 세제혜택 등을 주도록 법적 근거를 함께 마련했다”고 덧붙였다. 가사근로자법이 제정돼도 지금처럼 직업소개소 등을 통한 가사도우미 고용은 가능하다. 가사근로자법은 환노위를 통과하면 법제사법위원회 심의를 거쳐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다. 노동계에서는 여야 이견이 없는 만큼 5월 중 입법화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송혜미 기자 1am@donga.com}

‘계약이 끝나고도 1년간 새로운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워 절망이 컸어요.’ 21일 오후 서울 용산역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박소해 씨(34)가 스마트폰에 이렇게 글을 적었다. 박 씨는 소리를 들을 수 없어 말을 배우지 못한 청각장애인이다. 열 손톱에 화려한 색과 비즈 장식을 입힌 그는 네일아트가 좋아 3년간 네일 관리사로 일했다. 하지만 지난해 3월 일하던 매장에서 고용계약이 종료된 후에는 새로운 일자리를 구하기가 어려웠다. 장애인을 고용하는 서비스직 일자리가 많지 않아서다. 그런 박 씨가 이달부터 매일 용산역으로 출근 중이다. 용산역에 위치한 네일케어 매장 ‘섬섬옥수’에서 네일 관리사로 새로 일하게 된 것. 이날도 일을 마치고 기자와 만난 박 씨는 ‘다시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적힌 스마트폰 화면을 보여주며 웃었다.○철도역 활용해 장애인 서비스 일자리 창출아직까지 한국의 장애인 일자리는 단순노무직에 집중돼 있다. 지난해 한국장애인고용공단 고용개발원의 기업체장애인고용실태조사에 따르면 전체 장애인 근로자 19만772명 중 8만4023명(44.0%)이 단순노무직에 종사하고 있었다. 사무직(15.5%), 장치, 기계 조작 및 조립직(10.5%), 서비스직(9.5%)이 뒤를 잇지만 단순노무직에 비해 규모가 작다. 이 때문에 장애인 근로자들이 저숙련 일자리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다른 직종에서도 맞춤형 일자리를 개발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장애인고용공단이 올해 시작한 ‘섬섬옥수’ 사업은 서비스직종에서 장애인 일자리를 만들어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사업이다. 장애인고용공단이 한국철도공사, 국가철도공단, 민간기업 등과 협업해 장애인 근로자가 일하는 네일케어 매장을 만드는 게 골자다. 매장은 철도역사 안의 남는 공간을 활용해 지어진다. 우선 한국철도공사가 주요 철도역의 유휴공간을 선정하여 무상 제공하면 국가철도공단은 이에 대한 공간을 사용승인 하게 된다. 장애인고용공단은 이 공간에 들어서 네일케어 매장을 운영할 참여기업을 모집하고, 매장 설립과 장애인 고용컨설팅을 지원한다. 현재 서울 용산역과 대전역, 부산역에 매장이 개소돼 장애인 근로자가 네일케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당일 승차권이 있으면 무료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음성 문자 변환해주는 앱으로 고객과 소통섬섬옥수의 네일 관리사는 모두 박 씨와 같은 청각장애인이다. 취업에 취약한 여성 중증장애인이 대부분이다. 이들은 장애인고용공단 맞춤훈련센터와 같은 직업훈련기관에서 네일 케어를 교육받았다. 매장에 따라서는 지체장애인을 매니저로 두기도 한다. 청각장애인 네일 관리사는 수화를 모르는 비장애인 고객과 어떻게 소통할까. 평소라면 필담(筆談), 즉 글씨를 써 의사소통을 하지만 손톱을 관리 받는 동안에는 필담이 어렵다. 어르신 등 눈이 잘 안 보이는 상대방과도 필담을 통한 소통이 어렵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마스크가 일상화되며 청각장애인이 비장애인이 말하는 입 모양을 읽어내는 것도 불가능해졌다. 그 대신 섬섬옥수에서는 청각장애인의 의사소통을 지원하기 위해 KT가 만든 애플리케이션(앱) ‘마음 톡’으로 직원과 손님이 소통할 수 있다. 이 앱은 비장애인의 말을 문자로 변환해 보여주고, 동시에 말을 할 수 없는 청각장애인이 문자로 쓴 내용은 음성으로 변환해 들려준다. 박 씨는 “이전에 네일 관리사로 일할 때는 인사말 같은 기본적인 의사소통도 안 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섬섬옥수에서는 마음 톡 앱을 통해 손님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어 분위기가 한결 편하다”고 했다. 직업훈련을 받거나 일을 하고 있는 청각장애인에게만 서비스되는 이 앱은 섬섬옥수뿐만 아니라 다른 일하는 청각장애인 근로자에게도 유용하게 활용된다. 서울의 한 특수학교에서 특수실무사로 일하고 있는 청각장애인 정지호 씨(41)도 마음 톡 앱을 사용해 비장애인 동료들과 소통한다. 정 씨는 “이전에는 동료들끼리 수다를 떨 때 다른 동료들에게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써달라고 부탁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앱 덕분에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편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어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장애인고용공단 관계자는 “앞으로도 여러 직종에서 장애인이 일할 수 있게끔 다양한 일자리 발굴과 민간기업의 참여를 독려하는 데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송혜미 기자 1am@donga.com}

5월 1일은 근로자의 날입니다. ‘노동절’ 혹은 ‘메이데이(May Day)’라고도 불리죠. 이날은 1886년 미국에서 하루 8시간 근무를 요구하며 일어난 총파업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한국에서는 1963년부터 근로자의 날을 법으로 정해 왔는데 이전에는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의 전신인 대한독립촉성노동총연맹의 설립일(3월 10일)을 근로자의 날로 기념했습니다. 그러다 1994년부터 국제적 관점에서 5월 1일을 근로자의 날로 기념하고 있습니다. 근로자의 날은 근로기준법이 정한 유급휴일입니다. 근로자라면 이날 돈 받고 쉴 수 있다는 의미죠. 하지만 근로자의 날에도 평소처럼 출근해야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우선 근로자가 아닌 공무원이 이에 해당하죠. 시군구청, 주민센터의 공무원이나 경찰관, 소방관, 교사 등입니다. 우체국 역시 정상 영업합니다. 다만 기관에 따라 근로자의 날에 소속 공무원들에게 ‘특별휴가’를 줘 쉬도록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공공기관은 아니지만 공공성을 띠는 대학병원, 종합병원 등은 근로자의 날에도 평소처럼 진료를 합니다. 개인병원이나 약국은 재량껏 휴무 여부를 결정합니다. 근로기준법을 적용받지 못하는 택배기사와 같은 특수고용직 역시 5월 1일에 유급휴일을 보장받지 못합니다. 반면 민간기업인 은행, 증권사, 보험사 등 금융회사는 쉽니다. 때론 민간기업에 다니지만 근로자의 날에 따로 쉬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에 따라 많은 직장인들이 “근로자의 날에 누구는 쉬고 누구는 못 쉬는 건지 기준을 모르겠다”고 호소합니다. 이런 혼란이 빚어지는 이유는 근로자의 날에 회사가 출근을 시켜도 불법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단, 일을 시키더라도 휴일근로 수당을 주거나 대체휴무를 줘야 하죠. 수당도, 대체휴무도 안 준 채 이날 출근을 강요한다면 불법입니다. 이 경우 사업주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아르바이트생이라도 5월 1일에 일을 한다면 수당을 받아야 합니다. 아르바이트생이 이날 8시간 이내 근무를 했다면 평소 임금의 2.5배, 8시간을 넘겨 일했다면 평소 임금의 3배를 받을 수 있습니다. 올해 근로자의 날은 토요일입니다. 이에 따라 5월 3일 월요일에 추가 휴일이 주어지지 않는지 궁금해하는 직장인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근로자의 날은 토요일이나 일요일이라고 해도 대체휴일이 주어지지 않는다는 점에 유의해야 합니다. 회사에 따라 대체휴일을 주기도 하지만 의무는 아니란 얘기죠. 대체휴일은 설, 추석 연휴가 일요일과 겹치는 경우 혹은 어린이날이 토요일 혹은 일요일과 겹칠 때에만 발생합니다.송혜미 기자 1am@donga.com}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이 22일 경기 성남시 가천대 대학일자리플러스센터를 방문해 청년 취업지원 현황을 점검했다. 대학일자리플러스센터는 대학을 졸업한 지 2년 이내인 청년 미취업자를 대상으로 일자리를 알선하고 전문 상담을 하는 등 취업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다. 기존 대학일자리센터 사업이 올해부터 순차적으로 종료되면서 이를 확대 개편했다. 가천대는 올해 대학일자리센터 지원이 끝나고 대학일자리플러스센터 사업을 새로 시작했다. 이 장관은 “재학생 뿐 아니라 졸업생과 지역청년 등이 노동시장에 원활히 진입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여 달라”며 “정부도 대학일자리플러스센터 사업의 성과를 바탕으로 대학일자리센터 개편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길여 가천대 총장은 “대학과 지역의 연계를 활성화하고, 지역 청년을 대상으로도 서비스를 제공해 대학일자리플러스센터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송혜미 기자 1am@donga.com}

지난해 감독과 동료 등으로부터 가혹행위를 당해 극단적 선택을 한 트라이애슬론(철인3종) 국가대표 출신 고 최숙현 선수 사건이 산업재해로 인정받았다. 일반 사업장이 아닌 스포츠 업계에서 산재 판정이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21일 근로복지공단에 따르면 공단 대구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는 최 선수의 사망이 개인적 선택이 아닌 적응장애 등 업무상 질병에 따른 사망이라고 최근 결론을 냈다. 적응장애는 심각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우울증을 앓거나 무질서한 행동을 보이는 정신질환의 한 종류다. 공단은 최 선수가 경주시청 소속 트라이애슬론 선수로 활동하면서 감독과 직원, 선배들에게 지속적인 가혹행위를 당해 적응장애를 앓게 됐다고 봤다. 이로 인해 정상적인 인식 기능이 저하된 상태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판단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그동안 직장 내 괴롭힘 인정이 어려웠던 체육계에 경각심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송혜미 기자 1am@donga.com}

지난해 감독과 동료 등으로부터 가혹행위를 당해 극단적인 선택을 한 트라이애슬론(철인3종) 국가대표 출신 고(故) 최숙현 선수 사건이 산업재해로 인정받았다. 일반 사업장이 아닌 스포츠 업계에서 산재 판정이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21일 근로복지공단에 따르면 공단 대구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는 8일 최 선수의 사망이 개인적인 선택이 아닌 적응장애 등 업무상 질병에 따른 사망이라고 결론냈다. 적응장애는 큰 스트레스를 받으면 우울증을 앓거나, 무질서한 행동을 보이는 정신질환의 한 종류다. 공단은 최 선수가 경주시청팀 트라이애슬론 선수로 활동하면서 감독과 직원, 선배들에게 지속적인 가혹행위를 당해 적응장애를 앓게 됐다고 봤다. 이로 인해 정상적인 인식 기능이 저하된 상태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판단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이번 판정은 그동안 직장 내 괴롭힘 인정이 어려웠던 체육계에 경각심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송혜미 기자 1am@donga.com}

《“지난해 조직 확대 방안을 논의하면서 젊은층, 특히 사무직 노동자를 조직화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그런데 결론은 ‘불가능하다’였습니다. 우리 조합원이 원하는 것과 비노조 청년 노동자가 원하는 것이 너무나 달랐습니다.”얼마 전 상급 노동단체 간부 A 씨가 기자에게 전한 말이다. 최근 LG전자, 금호타이어 등 제조분야 대기업에서 사무직 노동자들이 별도 노조를 결성하는 배경에 대한 설명이었다. A 씨 말처럼 현재 50대가 주축인 생산직 노조와 20, 30대를 중심으로 조직되는 사무직 노조는 ‘한 지붕 두 가족’처럼 방향성이 크게 다르다. 노동계 안팎에서는 젊은 사무직 노조가 궁극적으로 산업화 이후 60년 동안 공고히 지켜진 연공서열식 임금체계의 개편까지 실현시킬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 “우린 왜 노조 없나” 반발하는 사무직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등 국내 노동계는 철저히 대기업 생산직 중심으로 구성됐다. 기본적으로 사무직 노조가 결성된 경우가 드문 탓이다. 있더라도 발언권이 약한 편이다. 사무직의 경우 생산직보다 임금 수준이 높고, 임원 승진 가능성 등 때문에 노조 가입자가 적었다. 생산직보다 파업 효과가 적어 노조를 결성할 동기도 크지 않다. 하지만 최근 제조 대기업의 사무직을 중심으로 불만이 커지고 있다. 생산직 중심의 노조 때문에 사무직이 불이익을 본다는 이유에서다. 지난달 설립된 LG전자 사람중심 사무직 노조 유준환 위원장은 “성과급이나 임금체계에 사무직 직원의 불만이 많은데도 생산직 노조는 항상 무분규로 임·단협을 체결했다”고 지적했다. 금호타이어 사무직 노조는 이달 출범했다. 지난해 사측이 지급하기로 한 격려금이 생산직에게만 지급되면서 사무직 노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여론이 커졌다. 두 노조는 모두 젊은층 중심의 사무직 노조란 점에서 눈길을 끈다. LG전자 유 위원장은 1991년생 4년 차 연구원이다. 금호타이어 김한엽 위원장은 1987년생 10년 차 과장이다. 이른바 ‘MZ세대’다. MZ세대는 1980년대 초반부터 2000년대 초반에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Z세대’를 아우르는 말이다. 현대자동차그룹에서 사무 연구직 노조 설립을 준비하는 ‘HMG 사무연구 노조’(가칭) 임시집행부 역시 MZ세대가 주축을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생산직에 비해 ‘단결’이 어려웠던 사무직이 이제 와서 모이는 이유는 뭘까. 그 해답도 MZ세대가 국내 기업의 주축으로 떠오른 데서 찾아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성세대에 비해 공정성을 중시하고, 자신의 권리를 찾는 데 관심이 큰 세대 특성 때문에 노조 결성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네이버, 카카오 등에서는 젊은 직원들이 성과급 지급의 공정성을 언급하며 경영진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사무직 노조 결성 역시 이런 변화의 연장선에 있다.○ 사측과 직접 교섭하기까지는 ‘첩첩산중’ 이제 막 결성된 사무직 노조가 과연 임금·단체협약 등 민감한 사안을 놓고 회사와 협상할 수 있을까.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에 따르면 한 사업장에 2개 이상의 복수 노조 결성이 가능하다. 그 대신 교섭대표노조 제도가 있다. 노조에 가입한 근로자 중 절반 이상이 소속된 노조가 있으면 그 노조에만 사측과 교섭할 권한을 인정해주는 제도다. 사무직 노조가 출범한 LG전자를 예로 들어 보자. 이 회사 사무직 노조 조합원은 약 3500명. 생산직 노조 조합원은 1만 명이다. 따라서 생산직 노조가 사측과의 교섭 테이블에 앉게 된다. 금호타이어 역시 생산직 노조가 여전히 교섭 때 대표 노조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물론 회사가 생산직과 사무직 노조 각각을 대상으로 교섭할 수도 있다. 교섭대표제도의 취지는 복수 노조로 인한 혼란과 무질서를 방지하겠다는 차원이기 때문이다. 사업주가 원한다면 개별교섭도 가능하다. 하지만 사업주가 먼저 나서서 개별교섭에 임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한 번 개별교섭에 임하면 이후 소수 노조가 제각각 교섭을 요구했을 때 거부할 수 없게 된다. LG전자 사무직 노조는 생산직과는 별도로 임·단협에 나서겠다며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교섭단위 분리’를 신청했다. 소속 근로자의 근로조건과 고용형태 등이 크게 다른 경우 노동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두 노조가 교섭창구를 분리해 별도 교섭을 할 수 있다. 금호타이어 사무직 노조 역시 교섭단위 분리를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앙노동위원회 관계자는 “사례에 따라 다르겠지만 직군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교섭 분리가 인정된 전례는 거의 없다”며 “사무직 노조의 근로조건이나 고용형태가 기존 노조와 크게 차이가 나는 등 필요한 조건을 충족해야 분리를 인정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임금체계 개혁의 원동력 될까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MZ세대가 기업 내에서 목소리를 높이기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하지만 MZ세대의 노조 설립이 계속되고 기업 내 활동이 본격화할 경우 연공서열 중심의 임금체계(호봉제)가 바뀔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내가 일한 만큼 받지 못한다’는 이들의 문제의식은 ‘일한 만큼 받는다’는 임금체계 개편 방안과 일맥상통하는 측면이 있다. 기존 임금체계는 젊은 직원의 ‘양보’를 일정 부분 바탕에 둔다. 젊을 때 적게 받는 대신에 나이를 먹고 부양할 가족이 생겨 돈 쓸 일이 많은 40, 50대에게 보상을 늘린다. 연봉제 등 기타 임금체계를 도입한 기업에서도 사실상 호봉제 원리에 따라 보상을 지급할 만큼 연공서열의 문화는 뿌리 깊다. 하지만 평생직장 개념이 흐릿해지고, 이직이 잦은 MZ세대는 후일의 ‘복지’보다 지금 눈에 보이는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사무직 노조 설립을 추진하는 현대차그룹 직원 한 명은 “기존 노조는 정년 연장이나 복지 증대를 요구하지만 새 노조가 원하는 것은 일한 만큼 받는 정당한 임금”이라고 강조했다. LG전자 유 위원장 역시 인터뷰에서 “회사가 지급하는 보상은 직급의 높낮이나 근속연수에 좌우되는 데다 성과급 기준 역시 모호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똑같은 성과를 내더라도 임원 급여는 높은 데 비해 직원 처우는 낮다”고 덧붙였다. 오계택 한국노동연구원 임금직무혁신센터 소장은 “청년들이 요구하는 ‘공정’의 핵심은 능력만큼의 보상을 바로 지급해 달라는 것”이라며 “사무직 노조 설립 바람이 앞으로 임금체계 개편 논의를 촉발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송혜미 정책사회부 기자 1am@donga.com}

올해 3월은 관측 이래 가장 따뜻한 3월로 기록됐다. 높은 기온의 영향으로 서울 벚꽃도 1922년 이후 가장 일찍 개화했다. 12일 기상청에 따르면 올 3월 전국의 평균 기온은 8.9도로 같은 장소에서 기온을 관측해 전국 평균 기온을 내기 시작한 1973년 이후 가장 높았다. 3월 평균 최고기온(14.9도)과 평균 최저기온(3.4도) 역시 관측 이후 가장 높았다. 3월 기온이 오르며 벚꽃도 빠르게 개화했다. 서울에서는 평년보다 17일, 지난해보다는 3일 빠른 지난달 24일 벚꽃이 피었다. 이 역시 1922년 벚꽃 개화일을 관측하기 시작한 이후 가장 빠르다. 서울뿐 아니라 대전, 광주, 대구, 부산, 제주 등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평년보다 6∼18일 빨리 벚꽃이 핀 것으로 조사됐다. 올 3월이 가장 따뜻하고 꽃이 일찍 핀 달로 기록된 건 기후변화와도 무관치 않다. 한반도의 연평균 기온이 점점 상승하면서 봄도 빨라지는 것이다. 3월만 따졌을 때 평균 기온이 가장 높았던 건 올 3월에 이어 2018년(8.1도)과 2020년(7.9도)이 각각 2위와 3위였다. 최근 4년 내 기록이 모두 상위권을 차지한 것이다. 전국 평균 벚꽃 개화일 역시 1980년대에는 4월 8일이었지만 2010년대 들어서는 4월 2일로 앞당겨졌다. 기상청은 평년보다 차가워진 북극의 공기가 강한 극소용돌이와 제트기류의 영향으로 남하하지 못해 올 3월 기온이 높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더해 열대 대류활동(상승기류)으로 따뜻하고 습한 기류가 한반도에 유입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상청은 “약 10년 전부터 기온이나 강수 등의 변화가 커지고 있다”며 “앞으로도 봄과 여름은 더 빨리 시작되고 겨울이 짧아지는 추세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송혜미 기자 1am@donga.com}

공장 굴뚝에서 나온 물질 때문에 차량이 오염됐다는 사실을 명확히 입증하지 못해도 다른 오염원이 없을 경우 업체가 피해를 배상하도록 한 정부 결정이 나왔다. 8일 환경부 소속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위원회)는 충남 서산시 대산석유화학단지 내 A 사업장에 대해 대산읍 주민 14명의 차량 도색비용 등 860만 원을 배상하라고 결정했다. 대산읍 주민 76명은 2019년 A 사업장 등 3개 사업장 굴뚝에서 나온 오염물질로 인근에 주차한 차량 88대에 흰 얼룩이 생겼다며 서산시에 피해구제를 요청했다. 피해보상 논의는 난항을 겪었다. 사업장 굴뚝에서 나오는 물질을 제대로 검사하지 못했다. 서산시 감정 결과로는 해당 사업장과 차량 얼룩 간의 인과관계가 확인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 3월 사건을 접수한 위원회 판단은 달랐다. 위원회는 “서산시가 피해 발생 후 시일이 지난 뒤에 성분 감정을 의뢰했다”며 “신청인들이 피해 차량을 지속해서 운행한 사실을 고려하면 감정물이 오염됐을 수 있다”고 봤다. 그러면서 “정황상 사업장에서 발생한 오염물질이 바람을 타고 인근 차량에 묻어 피해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고 다른 오염원이 없다”며 A 사업장의 책임을 인정했다. 위원회 관계자는 “인과관계를 100% 입증하기 어려워도 상당한 개연성이 있을 경우 피해를 인정하는 등 구제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송혜미기자 1am@donga.com}

핀테크(금융 기술기업) 스타트업 뱅크샐러드는 지난해 2월 전 직원을 대상으로 재택근무를 실시했다. 국내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자 직원 건강을 위해 선제 조치에 나선 것이지만 초반엔 걱정도 많았다. 비대면 업무가 스타트업의 장점인 빠른 의사결정을 방해할 것이란 우려가 컸다. 낯선 업무방식에 따른 사내 커뮤니케이션 혼란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전 직원 재택근무 1년을 돌이켜보는 지금은 ‘성공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매뉴얼 만들고 자율적인 재택근무 5일 고용노동부와 노사발전재단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해 재택근무 등 혁신 근무를 도입한 중소·중견기업 중 100곳을 ‘2020년 근무혁신 인센티브제 우수기업’으로 선정했다. 직원들의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높인 기업에 각종 혜택을 주는 제도로, 뱅크샐러드는 재택근무 특화 기업 중 하나로 이름을 올렸다. 뱅크샐러드의 재택근무 해법은 구성원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매뉴얼이었다. 회사는 해외기업 등에서 재택근무를 해 본 경험이 있는 직원들을 중심으로 재택근무 기본 규칙을 만들었다. 핵심은 ‘오전엔 회의, 오후엔 업무’ 등 단순하게 짠 업무 일정이었다. 이 회사는 매일 오전 모든 팀이 화상회의로 업무 현황을 공유한다. 집에서도 효율적으로 근무할 수 있도록 개개인에게 업무를 부여한다. 이를 토대로 오후엔 저마다 업무에 집중한다. 뱅크샐러드 관계자는 “재택근무가 도입된 이후 시간이 지날수록 업무효율이 높아졌다”며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본인의 리듬에 맞춰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뱅크샐러드는 재택근무 도입 1년이 지난 지금도 출근과 재택근무를 병행하고 있다. 광고대행사인 캐러트코리아도 코로나19 확산 이후 재택근무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기업으로 꼽힌다. 직원 10명 중 9명이 주 1회 재택근무를 하는 이 회사는 재택근무 시행과 동시에 인프라부터 구축했다. 직원들에게 재택근무용 노트북을 지급하고, 언제 어디서든 사무실과 마찬가지로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컴퓨터 보안 시스템을 새로 도입했다. 재택근무를 하는 직장인 중 일부는 ‘감시받는 느낌이 든다’고 호소하기도 한다. 일의 진행 상황을 여러 번 확인하며 생기는 일이다. 캐러트코리아는 직원들이 자율성이 보장된 환경에서 재택근무를 할 수 있도록 업무환경을 바꿨다. 직원들의 업무 현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근태관리 시스템을 바꿔 흔히 발생하는 이중 삼중 보고를 방지한 것. 이 회사 관계자는 “재택근무를 하면서부터는 출퇴근 시간에 아침을 먹고 업무계획을 짜며 효율적으로 시간을 쓸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새로운 일상’이 된 재택근무 취업규칙에 ‘재택근무 시행’을 못 박은 기업도 있다. 자동차용품 제조업체 불스원 사례다. 이곳은 코로나19 유행이 한창이던 지난해 3∼10월 모든 부서가 의무 재택근무를 하도록 했다. 회사도 집에서 일하는 데 지장이 없도록 도왔다. 아예 지난해 8월에는 취업규칙을 바꿔 누구든 요청만 하면 재택근무를 할 수 있게 했다. 불스원은 2019년부터 유연근무제를 도입해 직원들이 일하는 시간을 자율적으로 정하고 있다. 그만큼 직원들은 재택근무 등 근무혁신에도 익숙했다. 오래 일하기보다 똑똑하게 일하기를 권장하는 성과중심의 문화가 재택근무 안착에도 도움이 됐다는 평가다. 불스원은 2020년 근무혁신 우수기업으로 선정되면서 가장 높은 등급인 ‘SS’를 받았다. 고용부와 노사발전재단은 27일까지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2021년 근무혁신 인센티브제 참여 신청을 받는다. 참여하는 기업은 초과근로 단축, 재택근무 등 유연근무 실시, 연차 휴가 활성화 등의 근무혁신 계획을 세워 3개월 동안 이행하면 된다. 평가를 거쳐 우수기업에 선정되면 최대 2000만 원 한도 내에서 근무혁신 기반시설 구축비의 50%를 지원받을 수 있다. 신한은행 등에서도 대출 금리를 우대받게 된다. 또 3년 동안 정기 근로감독 면제, 고용장려금·근로자 휴가지원 등 각종 정부 사업 참여 시 우대 등의 혜택도 주어진다. 자세한 신청 요건과 평가 기준 및 혜택은 노사발전재단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하면 된다.송혜미 기자 1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