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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겸 전 대통령이 24일 유세에서 “다른 나라의 일자리를 빼앗아 오겠다”며 “중국에서 펜실베이니아로, 한국에서 노스캐롤라이나로, 독일에서 조지아로 대규모 제조업 엑소더스(대이동)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물론 동맹인 한국과 독일을 상대로도 관세를 무기삼아 제조업 관련 일자리를 빼앗아오겠다는 더 강력한 ‘미국 우선주의’를 예고한 것이다. 트럼프 후보는 이날 남부 핵심 경합주로 꼽히는 조지아주 서배나 유세에서 “미국 우선주의라는 신산업주의는 미국에 수백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미 노동자의 임금을 대폭 올려 미국을 제조업 강국으로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 노동자들은 더이상 외국에 일자리를 잃을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며 “대신 다른 나라들이 미국에 일자리를 빼앗길까 봐 걱정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트럼프 후보가 내놓은 신산업주의는 법인세를 현재 21%에서 15%로 낮추고, 환경규제 완화와 세제 혜택을 통해 미국 내 제조업 투자 환경을 개선하는 게 핵심이다. 또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크게 높여 외국 기업이 미국에 투자하도록 유도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트럼프 후보는 “(당선되면) 제조업 대사를 임명하겠다”며 “이 대사의 유일한 임무는 세계를 돌아다니며 주요 제조업체들이 미국으로 돌아오도록 설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후보가 동맹국인 한국과 독일을 제조업 일자리를 빼앗아올 상대국으로 꼭 짚어 언급하자, 트럼프 2기 출범 시 한국에 대한 통상 압박이 예상보다 더 강해질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트럼프 후보는 이날 미국·멕시코·캐나다무역협정(USMCA)을 맺고 있는 멕시코에도 “국경을 넘어오는 모든 자동차에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했다. 자국 제조업 투자 유치를 위해 동맹국과 맺은 자유무역협정조차 개정·폐기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쇠락한 공업지대(Rust Belt)’에 포함된 경합주에서 초접선 상황이 이어지면서 미 대선에서 제조업 육성 정책을 둘러싼 두 진영의 경쟁도 계속 심해지고 있다.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 겸 부통령도 25일 최대 경합주로 꼽히는 펜실베이니아주의 주요 도시로 ‘몰락한 철강산업’을 상징하는 피츠버그에서 연설을 갖고 경제공약을 발표할 예정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해리스 후보의 경제공약에 세제 혜택 등이 포함된 제조업 육성 정책이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 겸 부통령이 대선의 핵심 경합주이자 북동부의 쇠락한 공업지대 ‘러스트벨트’의 펜실베이니아, 미시간주 등을 차지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중국 때리기’에 나섰다. 중국이 ‘세계의 공장’ 노릇을 하는 동안 이 지역에서 일자리를 잃은 제조업 근로자가 많고, 최근 미 사회의 반(反)중 여론이 심상치 않다는 점을 노린 행보로 풀이된다. 트럼프 후보는 23일 “11월 대선에서 승리하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 재임 시절인 2020년 1월 체결한 양국의 1단계 무역합의 이행을 요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당시 중국은 500억 달러의 미국산(産) 농산물을 포함해 총 2000억 달러(약 266조7000억 원)의 상품, 에너지, 서비스 등을 수입하기로 했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 사태, 미중 갈등 심화 등으로 합의가 지켜지지 않았고 트럼프 후보 또한 2021년 1월 퇴임했다.해리스 후보 또한 10일 트럼프 후보와의 TV토론에서 “트럼프가 (집권 중) 무역전쟁을 초래해 미국을 중국에 팔아넘겼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고율 관세 정책으로 미 수입 물가가 상승했고 서민들이 고통받았다는 취지다. 조 바이든 행정부 역시 23일 미 자동차산업의 메카인 미시간주 유권자를 겨냥해 2027년부터 중국산 자동차 수입을 사실상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때리기를 통해 해리스 후보에게 힘을 실어주려는 의도라는 평가도 나온다.● 트럼프 “시진핑, 美 제품 구입 약속 지켜야” 트럼프 후보는 이날 펜실베이니아주 스미스턴에서 열린 농업인 행사에서 “(재집권하면) 시 주석에게 전화해 ‘약속을 지키라’고 할 것”이라며 “(당시) 중국이 500억 달러어치의 미 농산물을 구매하기로 했다. 시 주석이 100% 구매할 것으로 장담한다”고 밝혔다. 이 발언을 두고 그가 재집권 시 중국과의 ‘2차 무역전쟁’을 예고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는 최근 “재집권하면 중국의 무역 최혜국 대우를 박탈하고 60% 이상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언급했다. 여기에 더해 중국에 미국산 제품 구매를 압박하는 것은 대선 승리 시 또 다른 무역 합의를 추진할 의사가 있음을 시사했다는 의미다. 트럼프 후보는 같은 날 펜실베이니아주 인디애나 유세에선 “중국, 멕시코 등이 미 자동차 노동자에게 해를 끼치는 차를 미국에서 판매하지 못하도록 할 것”이라며 ‘관세’를 통한 중국산 자동차 퇴출을 예고했다. 그는 펜실베이니아주 키태닝의 슈퍼마켓도 예고 없이 방문했다. 이곳에서 물품을 사던 백인 여성에게 100달러(약 13만5000원)를 주며 “(재집권하면) 백악관에서 당신을 위해 이런 일을 하겠다”고 했다. 트럼프 후보는 이날 재임 중 한국의 세탁기, 캐비닛 등에 50%의 관세를 부과한 사실도 치적으로 홍보했다. 또 올 5월 유세에선 “한국은 우리의 조선 및 컴퓨터 산업을 가져갔다”고 했다. 지난달에는 “내가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연장하지 않았다면 한국과 중국산(픽업 트럭)이 우리를 파괴하고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 해리스도 중국 때리기에 적극적 바이든 행정부는 23일 미시간주의 중소 자동차 제조업체가 기존 내연차 생산에서 전기차 생산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910만 달러를 직접 지원하는 방안도 공개했다. 이와 별도로 10억 달러의 기금을 조성해 이들을 간접 지원하는 방안도 발표했다. 해리스 후보도 중국에 적대적인 발언을 거듭해 왔다. 그는 10일 TV토론 당시 트럼프 후보가 재임 중 시 주석에게 “코로나19 대응에 협조해줘 고맙다”는 취지로 쓴 트윗을 거론하며 “중국에 저자세를 보였다”고 꼬집었다. 그는 올 8월 민주당 전당대회의 대선 후보 수락 연설에선 “인공지능(AI), 우주 분야의 21세기 경쟁에서 중국이 아닌 미국이 승리하도록 만들겠다”고 밝혔다. 또 지난해 9월 CBS 인터뷰에서는 “국제 규칙 및 규범 준수, 안정성 등을 고려했을 때 중국에 투자하는 것은 최선의 선택이 아니다”라고 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23일(현지 시간) 중국산 자동차 수입을 사실상 금지하는 조치를 발표했다. 중국산 소프트웨어(SW)를 장착한 차는 2027년형(2026년 생산)부터, 통신기기 등 부품을 장착한 차량은 2030년형(2029년 생산)부터 수입과 판매가 금지된다. 11월 5일 대선을 40여 일 앞두고 반도체에 이어 자동차 분야에서도 대(對)중국 제재를 대폭 강화한 것이다. 이를 두고 미국 자동차 산업의 메카인 미시간주가 이번 대선의 주요 경합주인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격전지 유권자의 표심을 잡으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는 뜻이다. 미국에 수출되는 한국산 차량에도 일부 중국산 부품이 사용되고 있어 불똥이 한국으로 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中 드론-IoT 등도 제재 가능성”미 상무부는 이날 “중국, 러시아와 연관된 특정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사용한 커넥티드 차량(이동통신 가능 차량)의 수입 및 판매를 제한한다”고 밝혔다. 상무부는 인터넷, 무선통신, 블루투스 장치 등이 장착된 자동차는 모두 커넥티드 차량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내비게이션 등 중국산 차량 연결시스템(VCS)이나 자율주행시스템(ADS) 관련 소프트웨어를 장착한 차량은 2년 후 생산분부터 미국 수입이 금지된다. 카메라와 라이다 센서 등 중국산 부품이 사용된 차량은 5년 후 생산분부터 미국 수입이 금지된다.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은 사전 기자회견에서 “국가 안보 위협에 대한 선제적 대응”이라며 “극단적인 상황에선 외국의 공격자가 미국에서 운행 중인 모든 차량을 동시에 통제해 충돌을 일으키고 도로를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 등 동맹의 제재 동참도 거론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최근 12개 이상 국가를 워싱턴에 소집해 커넥티드 차량의 국가 안보 위협에 대해 논의했다”며 “많은 국가들이 자체적인 조치를 취할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커넥티드 차량에 이어 무인기(드론),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서비스 등으로 중국 제재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바이든 행정부 당국자는 “이번 조치는 주요 기술과 관련한 첫 번째 조치”라며 “드론과 클라우드 서비스 등 다른 산업에 대해서도 평가하고 있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韓 “제재 대상 축소 안 돼 불확실성 커”미국의 이번 조치로 불똥이 한국에도 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대해 한국 자동차업계는 “한국이 미국 측에 요구한 최소 2년의 유예 기간을 확보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라며 “앞으로 중국산 부품을 사용하지 않도록 기술을 개발하고 공급망을 확보하는 것이 과제”라고 분석했다. 4월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 현대자동차 등은 “공급망 변경에 따른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최소 2년의 유예 기간이 필요하다”고 미 당국에 요청한 바 있다. 이번에 한국의 유예 요청은 받아들여졌지만 당시 한국 산업계가 요구했던 “국가 안보에 중대한 위험이 되는 부품으로 제재 대상 축소”는 받아들여지지 않아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관련 제재가 본격 시작될 2∼5년 뒤까지 중국산 중간재에 의존하는 국내 차량 공급망을 재편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된 것이다. 자동차업계는 현대자동차와 기아 등 국내 자동차업계가 중국산 SW를 적용하는 경우는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SW 기능 구현에 필요한 카메라, 라이다와 같은 센서를 포함해 일반 부품을 중국에서 가져오는 비중은 15% 안팎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미국의 이번 조치에서 제재 대상이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은 것은 위험 요소(리스크)로 남았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모듈 단위에서 중국산 부품이 적용되는 경우는 적지만 예를 들어 통신 모듈에 중국산 전선이나 나사를 사용했을 때 이를 ‘중국산 부품’으로 볼 것인지 하는 문제가 남는다”고 말했다. 연원호 국립외교원 경제기술안보연구센터장은 “미국이 안보를 제재의 명분으로 삼으면서도 보안과 직접 관련 없는 자율주행차 부품, SW 등이 제재 대상에 들어갔다”며 “이는 사실상 추격이 거센 중국산 커넥티드 차량을 견제하려는 움직임이라고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이어 “한국으로선 미국과 호주, 일본 등 동맹국과의 협력으로 공급망 다변화를 하는 방법을 써야 한다”고 덧붙였다.커넥티드 차차량의 내부에 설치된 네트워크 장치(통신 모듈)를 통해 운전자가 원격 시동과 진단, 실시간 음악 감상, 전화, 실시간 교통정보 등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차량을 뜻한다. ‘바퀴 달린 스마트폰’이라고도 불린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11월 5일 미국 대선이 45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후보 겸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후보 겸 전 대통령의 초접전이 이어지고 있다. 두 후보는 미 전국 및 7개 경합주 지지율 조사에서 팽팽한 대결을 벌이고 있다.뉴욕타임스(NYT), 필라델피아인콰이어러, 시에나대가 19일(현지 시간) 공개한 두 후보의 전국 지지율은 모두 47%였다. 두 사람의 첫 TV토론 이틀 전인 8일 같은 기관의 조사에선 트럼프 후보가 48%로 해리스 후보(47%)를 불과 1%포인트 앞섰다. 해리스 후보가 우세했다는 평가를 받는 TV토론과 무관하게 초박빙 대결 구도 자체에는 큰 변화가 없는 셈이다. 다만 대선의 최대 경합주로 꼽히는 펜실베이니아주 유권자 대상 조사에서는 해리스 후보가 50%로 트럼프 후보(46%)를 앞섰다.같은 날 정치매체 더힐과 에머슨대가 공개한 7개 경합주 여론조사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이 4곳, 해리스 부통령이 2곳에서 우위를 보였다. 트럼프 후보는 펜실베이니아, 조지아, 애리조나, 위스콘신주에서는 해리스 후보를 눌렀다. 해리스 후보는 노스캐롤라이나, 미시간주에서 트럼프 후보를 이겼다. 네바다주는 두 후보가 동률이었다.이코노미스트와 여론조사회사 유고브가 전국 유권자에게 ‘당신의 지지 후보와 별개로 누가 대선에서 승리할 것 같은가?’를 물었을 때는 “해리스 후보”라는 답이 42%로 트럼프 후보(32%)보다 많았다. 다만 “잘 모르겠다”는 응답자도 26%에 달해 부동층 표심이 상당함을 짐작케 했다.대선과 같은 날 치러지는 중간선거에서 경합주 노스캐롤라이나주의 공화당 주지사 후보로 나선 흑인 후보 마크 로빈슨 노스캐롤라이나 부지사를 둘러싼 논란도 거세다. CNN은 그가 과거 자신을 ‘흑인 나치’라고 부르며 노예제를 옹호했다고 전했다. 로빈슨 부지사는 부인했지만 당내 일각에서는 “경합주 표심과 대선 판세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며 그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트럼프 후보는 올 3월 노스캐롤라이나 유세에서 로빈슨 부지사의 열정적인 연설 등을 거론하며 “스테로이드를 맞은 (흑인 인권 운동가) 마틴 루터 킹 목사 같다”고 추켜세웠다.재임 시절 친(親)이스라엘 정책을 폈던 트럼프 후보는 19일 수도 워싱턴에서 열린 유대계 행사에 참석해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민주당을 지지하는 유대계는 지능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지난해 10월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전쟁 발발 당일 하마스에 납치됐다 올 6월 이스라엘군에 구출된 이스라엘 민간인 안드레이 코슬로프와도 악수했다. 해리스 후보는 같은 날 또 다른 미시간주에서 자신을 지지한 ‘토크쇼 여제’ 오프라 윈프리와 공동 유세를 벌였다. 메릴 스트립, 줄리아 로버츠, 제니퍼 로페즈, 벤 스틸러 등 쟁쟁한 유명 배우도 온라인으로 이날 행사에 참여했다. 해리스 후보는 트럼프 후보의 선거불복 가능성에 관한 질문을 받자 “투표로 이를 응징해야 한다”는 취지로 답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미국 정부는 19일(현지시간) 북한과 러시아 협력을 위해 유엔 제재로 러시아에 동결된 자금을 해제해 북한으로 보낸 러시아 은행 5곳과 개인 1명에 대한 제재를 단행했다. 북한에선 최선희 외무상이 러시아를, 러시아에선 세르게이 쇼이구 국가안보회의 서기가 북한을 방문하는 등 고위급 외교에 나서자 북러 안보 협력을 겨냥한 제재에 나선 것이다.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이날 “러시아 및 러시아가 점령한 조지아 지역인 남오세티야의 5개 기관과 개인 1명으로 구성된 네트워크를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며 “이들은 러시아와 북한간 불법 결제 메커니즘 구축을 지원했다”고 밝혔다.제재 대상은 오세티야 소재 MRB은행과 러시아 RFC 은행, 모스크바 소재 스트로이트레이드, TSMR 은행, 타이머 은행과 드미트리 유리에비치 니쿨린 TSMR은행 부사장 등이다. 재무부에 따르면 러시아 RFC 은행은 제재 대상인 북한 조선무역은행과 모스크바에 유령회사를 세우고 자회사인 타이머 은행에서 동결됐던 러시아 자금을 수백만 달러를 이 유령회사를 통해 북한으로 보낸 혐의를 받고 있다. 또 러시아가 점령한 남오세티야의 MRB 은행은 북한과 러시아가 금융거래를 할 수 있는 비밀 창구역할을 맡아 조선무역은행와 조선광선은행의 계좌를 개설하고 수백만 달러를 전달해 북한이 러시아의 연료를 수입할 수 있도록 도왔다. 이에 앞서 뉴욕타임스(NYT)는 올 2월 러시아가 유엔 제재로 동결된 3000만 달러 중 900만 달러를 해제해 북한이 원유를 구매하는 데 사용하도록 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국무부는 “이번 조치는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 및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한 자금 조달을 쉽게 하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불법 전쟁을 지원하는 네트워크를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미국을 방문하는 해외 정상들이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과 잇따라 회동에 나서고 있다. 다음 주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 총회 등에 참석하는 해외 정상들이 미 대선이 초박빙 구도를 이어가자 트럼프 후보의 당선 가능성에 대비하는 모양새다. 특히 최근 두 번째 암살 시도를 겪으며 지지층 결집에 나선 트럼프 후보는 해외 정상과의 회동을 계기로 자신이 여전히 국제사회에서 영향력이 크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외교 경험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 겸 부통령에겐 트럼프 후보의 이러한 행보가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젤렌스키도 모디도 트럼프와 회동 트럼프 후보는 18일 뉴욕주 유세에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만날 것이냐’란 질문에 “아마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유엔 총회 참석을 위해 미국을 방문해 조 바이든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 해리스 후보와 우크라이나 종전 방안 등을 논의한 뒤 트럼프 후보와도 만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는 것. 7월에 전화 통화를 했던 두 사람이 직접 만나는 건 2019년 이후 5년 만이다. 트럼프 후보는 17일 유세에선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도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모디는 다음 주 나를 만나러 온다. 그는 환상적인 사람”이라고 칭찬하면서도 “인도는 대미 무역 관계에서 큰 이득을 보고 있는 나라”라며 자신이 협상에 나설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모디 총리는 21일 바이든 대통령이 주최하는 제4차 쿼드(Quad)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유엔 총회에서 연설할 예정이다. 미국, 일본, 호주, 인도가 참여한 협의체인 쿼드와 미국, 영국, 호주가 참여하는 안보협력체 오커스(AUKUS), 한미일 협력 등을 최대 성과로 강조해온 바이든 대통령은 처음으로 자신의 고향인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쿼드 정상회의를 개최한다. 모디 총리는 바이든 대통령이 치적으로 여기는 쿼드 정상회의 참석 뒤 곧바로 트럼프 후보와의 만남을 추진하는 셈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부 전선에서 핵심 역할을 맡고 있는 폴란드의 안제이 두다 대통령은 트럼프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핵심 경합주로 꼽히는 펜실베이니아주 유세에 참석할 예정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펜실베이니아주에는 약 80만 명의 폴란드계 미국인이 거주하고 있다. 트럼프 캠프는 두다 대통령의 유세 참석이 표심을 흔들 계기가 되길 기대하고 있다.● 초박빙 구도… 경합주는 해리스 앞서해외 정상들이 미 현직 대통령 및 집권당 대선 후보와 공식 회담을 가진 뒤 야당 후보를 만나 회담을 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란 평가가 많다. 해외 정상들이 트럼프 후보와 적극적으로 만남을 가지려는 이유는 미 대선의 초박빙 구도가 이어지고 있어 트럼프 후보가 당선될 수도 있다는 전망 때문이다. 실제로 트럼프 후보는 TV토론 부진에도 최근 진행된 일부 조사에선 호감도가 다소 나아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갤럽이 3∼15일 유권자 1007명을 대상으로 벌인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 후보의 호감도는 46%로 지난달보다 5%포인트 올랐다. 반면 해리스 후보의 호감도는 44%로 지난달보다 3%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퀴니피액대가 12∼16일 실시한 러스트벨트(쇠락한 공업지대) 경합주 3곳에 대한 여론조사에선 해리스 후보가 펜실베이니아주에서 51%의 지지율로 트럼프 후보(45%)를 오차범위(±2.7%포인트) 밖으로 제치는 성과를 거뒀다. 미시간주에선 지지율 50%로 45%의 지지를 받은 트럼프 후보를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고, 위스콘신주에서는 48%로 트럼프 후보(47%)에게 근소한 우위를 보였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미국을 방문하는 해외 정상들이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과 잇따라 회동에 나서고 있다. 다음 주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 총회 등에 참석하는 해외 정상들이 미 대선이 초박빙 구도를 이어가자 트럼프 후보의 당선 가능성에 대비하려는 모양새다.특히 최근 두 번째 암살 시도를 겪으며 지지층 결집에 나선 트럼프 후보는 해외 정상과의 회동을 계기로 자신이 여전히 국제사회에서 영향력이 크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외교 경험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 겸 부통령에겐 트럼프 후보의 이러한 행보가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젤렌스키도 모디도 트럼프 회동트럼프 후보는 18일 뉴욕주 유세에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만날 것이냐’란 질문에 “아마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유엔 총회 참석을 위해 미국을 방문해 조 바이든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 해리스 후보와 우크라이나 종전 방안 등을 논의한 뒤 트럼프 후보와도 만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는 것. 7월에 전화 통화를 했던 두 사람이 직접 만나는 건 2019년 이후 5년 만이다.트럼프 후보는 17일 유세에선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도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모디는 다음 주 나를 만나러 온다. 그는 환상적인 사람”이라고 칭찬하면서도 “인도는 대미 무역 관계에서 큰 이득을 보고 있는 나라”라며 자신이 협상에 나설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모디 총리는 21일 바이든 대통령이 주최하는 제4차 쿼드(Quad)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유엔 총회에서 연설할 예정이다. 미국, 일본, 호주, 인도가 참여한 협의체인 쿼드와 미국, 영국, 호주가 참여하는 안보협력체 오커스(AUKUS), 한미일 협력 등을 최대 성과로 강조해온 바이든 대통령은 처음으로 자신의 고향인 델러웨어주 윌밍턴에서 쿼드 정상회의를 개최한다. 모디 총리는 바이든 대통령이 치적으로 여기는 쿼드 정상회의 참석 뒤 곧바로 트럼프 후보와의 만남을 추진하는 셈이다.우크라이나 전쟁 지원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부 전선에서 핵심 역할을 맡고 있는 폴란드의 안제이 두다 대통령은 트럼프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핵심 경합주로 꼽히는 펜실베이니아주 유세에 참석할 예정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펜실베이니아주에는 약 80만 명의 폴란드계 미국인이 거주하고 있다. 트럼프 캠프는 두다 대통령의 유세 참석이 표심을 흔들 계기가 되길 기대하고 있다.● 초박빙 구도…경합주는 해리스 앞서해외 정상들이 미 현직 대통령 및 집권당 대선 후보와 공식 회담을 가진 뒤 야당 후보를 만나 회담을 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란 평가가 많다. 해외 정상들이 트럼프 후보와 적극적으로 만남을 가지려는 이유는 미 대선의 초박빙 구도가 계속 이어지고 있어 트럼프 후보가 당선될 수도 있다는 전망 때문이다.실제로 트럼프 후보는 TV토론 부진에도 최근 진행된 일부 조사에선 호감도가 다소 나아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갤럽이 3~15일 유권자 1007명을 대상으로 벌인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 후보의 호감도는 46%로 지난달보다 5%포인트 올랐다. 반면 해리스 후보의 호감도는 44%로 지난달보다 3%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퀴니피액대가 12~16일 실시한 러스트벨트(쇠락한 공업지대) 경합주 3곳에 대한 여론조사에선 해리스 후보가 펜실베이니아주에서 51%의 지지율로 트럼프 후보(45%)를 오차범위(±2.7%포인트) 밖으로 제치는 성과를 거뒀다. 미시간주에선 지지율 50%로 45%의 지지를 받은 트럼프 후보를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고, 위스콘신주는 48%로 트럼프 후보(47%)에게 근소한 우위를 보였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신임 한미연합사령관 후보로 지명된 제이비어 브런슨 중장(사진)이 북핵 문제를 직면한 가장 큰 도전으로 꼽았다. 브런슨 지명자는 또 한반도 분쟁시 미국의 개입을 막기 위해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으며, 최소 2만8500명의 주한미군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17일(현지 시간) 미국 상원 군사위원회에서 열린 인준 청문회에서 브런슨 지명자는 “북한의 급속한 핵과 미사일 역량 발전은 핵무기를 기하급수적으로 확대하겠다는 야심과 결합되면서 3개 사령부(한미연합사령부, 주한미군사령부, 유엔군사령부)가 직면한 가장 큰 도전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미 핵협의그룹(NCG) 등 양국 간의 기존 협의 기구들을 거론하며 “우리가 할 일은 (한국의) 파트너들에게 미국의 핵 억지력이 항상 존재하고 있다는 점을 확신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한국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독자 핵무장론’을 견제하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그는 한반도를 둘러싼 지정학적 구도와 관련해 북-중-러 3국의 관계는 “대가 교환에 기반한 관계”라고 평가했다. 최근 급속도로 가까워진 북-러 관계에 대해서도 “중국과 북한 사이에 균열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우리가 가진 기회에 대해서도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고도 말했다. 상원 군사위 홈페이지에 따르면 브런슨 지명자는 인준 청문회 전에 제출한 서면 답변을 통해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이 미국이나 유엔군사령부(유엔사) 회원국의 한반도 분쟁 개입을 막기 위해 핵무기를 사용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최소 2만8500명은 주한미군이 지속되는 데 필수적이며 한국의 출산율 저하는 앞으로 20년간 한국의 병력 규모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 재집권 시 주한미군 철수 또는 감축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차기 한미연합사령관 지명자가 ‘최소 현재 수준 유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15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에 대한 두 번째 암살 시도로 약 50일 앞으로 다가온 대선 판세가 요동치고 있다. 앞서 7월 13일 첫 번째 암살 시도 때 ‘통합’을 강조했던 트럼프 후보는 이번에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 겸 부통령의 자신에 대한 거친 발언이 연이은 암살 시도에 영향을 미쳤다며 강성 지지층을 규합했다.트럼프 후보는 이날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의 본인 소유 골프장인 트럼프인터내셔널골프클럽에서 골프를 치던 중 라이언 웨슬리 라우스로부터 두 번째 암살 시도를 겪었다. 당시 라우스는 AK-47 유형 소총으로 트럼프 후보에게 총구를 겨누던 중 미 비밀경호국 요원들에게 발각돼 총격을 받고 도주하다 붙잡혔다. 연방수사국(FBI) 등에 따르면 라우스는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 필요성을 강조하며 트럼프 후보를 비판해 왔다.다만 이번 사건이 대선 판세, 특히 중도층 유권자에게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분석이 엇갈린다. 두 번째 암살 시도에 관한 직접적인 여론조사 결과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으나 최근 조사에서는 해리스 후보의 지지율 상승세가 꾸준하다. 10일 TV토론에서 승리했다는 평가를 받은 해리스 후보는 이후 트럼프 후보와의 전국 지지율은 물론이고 최대 경합주로 꼽히는 펜실베이니아주에서도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유명 정치 데이터 분석가 네이트 실버는 17일 자신의 웹사이트에서 “암살 시도가 해리스 후보의 지지율 상승세를 꺾는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 대선 구도의 전반적인 환경은 (강성 지지층을 보유한) 트럼프 후보에게 여전히 유리하다”고 진단했다.● 트럼프 “중요한 대통령만 암살 대상”트럼프 후보는 암살 시도 이틀 후인 17일 또 다른 경합주 미시간주 플린트에서 유세를 갖고 “오직 중요한 대통령들만 총에 맞는다”며 대통령직 수행과 대선 도전은 위험한 일이라고 했다. 그는 16일 폭스뉴스 디지털과의 인터뷰에선 자신을 ‘민주주의의 적’이라고 공격하는 해리스 후보와 바이든 대통령의 공격적인 언사와 과도한 적개심이 두 번째 암살 시도의 원인이 됐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후보는 “그들의 발언 때문에 내가 총에 맞았다. 그들은 매우 선동적인 언어를 사용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 나는 나라를 구하는 사람이고 그들은 나라를 파괴하는 사람”이라고 했다. 이는 첫 번째 암살 시도 직후 “세계를 하나로 모을 기회”라며 ‘단합’을 강조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를 두고 트럼프 후보가 TV토론 패배와 지지율 정체 등을 타개하기 위해 두 번째 암살 시도를 해리스 후보에 대한 공격 강화 및 지지층 결집 계기로 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TV토론 뒤 여론조사는 해리스 우위 한편 여론조사 기업 모닝컨설트가 13∼15일 1만1022명의 유권자를 조사해 17일 공개한 결과에 따르면 해리스 후보는 51%의 지지율로 트럼프 후보(45%)를 6%포인트 차로 앞섰다. TV토론 전인 이달 4∼6일 이 회사의 조사에서는 해리스 후보의 지지율이 49%로 트럼프 후보(46%)보다 3%포인트 앞섰지만 격차가 더 벌어진 것. USA투데이와 서퍽대가 11∼15일 최대 경합주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실시한 조사도 마찬가지였다. 해리스 후보의 지지율이 49%로 트럼프 후보(46%)보다 높았다. 코스타스 파나고풀로스 노스이스턴대 정치학 교수는 뉴스위크에 “두 번째 암살 시도가 트럼프 지지자들의 지지를 강화할 수 있지만, 무당파와 부동층 유권자들에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해리스 후보는 17일 트럼프 후보와의 통화에서 암살 시도에 관한 위로를 전했다. 하지만 트럼프 후보에 대한 공격은 이어 갔다. 그는 이날 전미흑인언론인협회 인터뷰에서 TV토론 당시 ‘아이티계 이민자들이 오하이오주 스프링필드 주민들의 개와 고양이를 잡아먹는다’는 트럼프 후보의 발언을 거론하며 “눈물이 날 정도로 수치스럽다”고 비판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15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에 대한 두 번째 암살 시도로 약 50일 앞으로 다가온 대선 판세가 요동치고 있다. 앞서 7월 13일 첫 번째 암살시도 때 ‘통합’을 강조했던 트럼프 후보는 이번에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 겸 부통령의 자신에 대한 거친 발언이 연이은 암살 시도에 영향을 미쳤다며 강성 지지층을 규합했다.트럼프 후보는 이날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의 본인 소유 골프장인 트럼프인터내셔널골프클럽에서 골프를 치던 중 라이언 웨슬리 라우스로부터 두 번째 암살 시도를 경험했다. 당시 라우스는 AK-47 유형 소총으로 트럼프 후보에게 총구를 겨누던 중 미 비밀경호국 요원들에게 발각돼 총격을 받고 도주하다 붙잡혔다. 연방수사국(FBI) 등에 따르면 라우스는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 필요성을 강조하며 트럼프 후보를 비판해 왔다.다만 이번 사건이 대선 판세, 특히 중도층 유권자에게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분석이 엇갈린다. 두 번째 암살 시도에 관한 직접적인 여론조사 결과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으나 최근 조사에서는 해리스 후보의 지지율 상승세가 꾸준하다. 10일 TV토론에서 승리했다는 평가를 받은 해리스 후보는 이후 트럼프 후보와의 전국 지지율은 물론이고 최대 경합주로 꼽히는 펜실베이니아주에서도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유명 정치 데이터 분석가 네이트 실버는 17일 자신의 웹사이트에서 “암살 시도가 해리스 후보의 지지율 상승세를 꺾는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 대선 구도의 전반적인 환경은 (강성 지지층을 보유한) 트럼프 후보에게 여전히 유리하다”고 진단했다.● 트럼프 “중요한 대통령만 암살 대상”트럼프 후보는 암살 시도 이틀 후인 17일 또 다른 경합주 미시간주 플린트에서 유세를 갖고 “오직 중요한 대통령들만 총에 맞는다”며 대통령직 수행과 대선 도전은 위험한 일이라고 했다.그는 16일 폭스뉴스 디지털과의 인터뷰에선 자신을 ‘민주주의의 적’이라고 공격하는 해리스 후보와 바이든 대통령의 공격적인 언사와 과도한 적개심이 두 번째 암살 시도의 원인이 됐다고 주장했다.트럼프 후보는 “그들의 발언 때문에 내가 총에 맞았다. 그들은 매우 선동적인 언어를 사용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나는 나라를 구하는 사람이고 그들은 나라를 파괴하는 사람”이라고 했다.이는 첫 번째 암살 시도 직후 “세계를 하나로 모을 기회”라며 ‘단합’을 강조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를 두고 트럼프 후보가 TV토론 패배와 지지율 정체 등을 타개하기 위해 두 번째 암살 시도를 해리스 후보에 대한 공격 강화 및 지지층 결집 계기로 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TV토론 뒤 여론조사는 해리스 우위한편 여론조사 기업 모닝컨설트가 13~15일 1만1022명의 유권자를 조사해 17일 공개한 결과에 따르면 해리스 후보는 51%의 지지율로 트럼프 후보(45%)를 6%포인트 차로 앞섰다. TV토론 전인 이달 4~6일 이 회사의 조사에서는 해리스 후보의 지지율이 49%로 트럼프 후보(46%)보다 3%포인트 앞섰지만 격차가 더 벌어진 것.USA투데이와 서퍽대가 11~15일 최대 경합주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실시한 조사도 마찬가지였다. 해리스 후보의 지지율이 49%로 트럼프 후보(46%)보다 높았다. 코스타스 파나고풀로스 노스이스턴대 정치학 교수는 뉴스위크에 “두 번째 암살 시도가 트럼프 지지자들의 지지를 강화할 수 있지만, 무당파와 부동층 유권자들에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해리스 후보는 17일 트럼프 후보와의 통화에서 암살 시도에 관한 위로를 전했다. 하지만 트럼프 후보에 대한 공격은 이어갔다. 그는 이날 전미흑인언론인협회 인터뷰에서 TV토론 당시 ‘아이티계 이민자들이 오하이오주 스프링필드 주민들의 개와 고양이를 잡아먹는다’는 트럼프 후보의 발언을 거론하며 “눈물이 날 정도로 수치스럽다”고 비판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한 두 번째 암살 시도 사건이 발생했다. 유세 중 총기 피습으로 오른쪽 귀가 관통된 첫 번째 암살 시도가 있은 지 두 달여 만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다치지 않았지만 대선을 50일 앞두고 벌어진 이번 사건으로 대선 구도가 다시 출렁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전 대통령 경호를 담당하는 비밀경호국(SS)과 현지 경찰에 따르면 15일 오후(현지시간) 1시반 경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에 있는 트럼프 소유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클럽’ 인근에서 총격이 발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골프를 치던 중 트럼프 전 대통령에 앞서 골프장 안전을 점검하고 있던 비밀경호국 요원이 골프장 울타리와 덤불 밖으로 나와 있는 총구를 발견하고 사격한 것. 4~6발의 사격을 받은 용의자는 현장에 있던 검은색 차량을 타고 도주했으나 고속도로에서 단속에 걸려 체포됐다.총격 발생 당시 한 홀 뒤에서 골프를 치고 있던 트럼프 전 대통령은 즉각 마러라고 리조트로 대피했다. 트럼프 대선 캠프의 스티븐 청 대변인은 성명에서 “인근에서 총격이 있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안전하다”고 밝혔다.용의자를 체포한 수사당국은 이번 총격 사건을 대선 후보 암살 시도 혐의에 무게를 두고 수사 중이다. 연방수사국(FBI)은 성명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암살 시도로 보이는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고 했다.AP통신 등은 수사당국을 인용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소총을 겨둔 용의자는 라이언 웨슬리 루스(58)라고 보도했다. 루스는 소셜미디어에 노스캐롤라이나 농업기술주립대를 졸업하고 2018년 하와이로 이주했으며 현재 창고건축회사를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루스는 소셜미디어에 트럼프 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 등 정치인을 비판했으며 공화당 대선 경선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쟁자인 니키 헤일리와 비벡 라마스와미를 지지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또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 창립자 일론 머스크에게 로켓을 사고 싶다며 “로켓에 탄두를 장착해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의 흑해 저택 벙커에서 그를 끝내고 싶다”는 글과 우크라이나 최전선에서 싸우고 싶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수사당국에 따르면 루스가 있었던 덤불에는 조준경을 장착한 AK-47 유형의 소총과 세라믹 타일이 든 배낭 2개가 발견됐으며 현장 촬영 용도로 보이는 고프로 카메라가 있었다. 릭 브래드쇼 팜비치카운티 보안관 “용의자와 트럼프 전 대통령의 거리는 300∼500야드(약 274∼457m)로 조준경을 장착한 소총이라면 먼 거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이번 사건에 대해 보고받았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안전하다는 것을 확인한 후 안도했다고 밝혔다. 해리스 부통령은 소셜미디어에 “그가 안전해 기쁘다. 미국에 폭력을 위한 자리는 없다”고 했다.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을 대선 후보로 공식 선출하는 공화당 전당대회 직전인 7월 13일 펜실베이니아주 야외 유세 도중 총기 피습을 당한 지 64일 만에 또다시 암살 시도 사건이 일어나면서 정치적 후폭풍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총격 직후 지지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아무것도 날 늦추지 못할 것이다. 난 절대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공화당 일각에선 이번 사건을 두고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형사 기소의 영향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공화당 소속 릭 스콧 상원의원은 “트럼프를 향한 비열한 수사는 위험하며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10일 카멀라 해리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겸 부통령과의 첫 TV토론에서 ‘판정패’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이 작지 않은 후폭풍에 직면했다. 민주당 측은 “불법 이민자가 주민들의 반려견과 반려묘를 먹는다” “(민주당 지지 성향 일부 주에선) ‘출산 후 낙태’가 이뤄진다” 같은 트럼프 후보의 비상식적 발언을 두고 “정신 감정이 필요하다”고 공격했다. 토론 뒤 해리스 후보는 거액의 후원금을 모금했고, 트럼프 후보를 후원했던 거액 기부자들은 실망감을 토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토론 직후 CNN이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시청 후 지지 후보를 바꿨다”는 응답은 4%에 그쳤다. 토론 승패와 무관하게 트럼프 후보의 ‘콘크리트 지지층’은 건재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여론조사회사 트래펄가그룹이 토론 후 펜실베이니아, 조지아, 노스캐롤라이나, 미시간, 애리조나, 위스콘신, 네바다주 등 이른바 ‘7대 경합주’에서 토론을 시청한 유권자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 후보의 지지율은 48.2%로 해리스 후보(47.9%)보다 0.3%포인트 높았다.● 민주당 “트럼프 정신 감정” 공세 해리스 대선 캠프는 토론 뒤 전체 영상과 핵심 부분을 소셜미디어에 잇따라 올리며 “트럼프는 (간단한 질문을) 처리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공격했다.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는 트럼프 후보의 반려견 발언 등을 거론하며 “누가 이 사람의 인지력을 검증해줄 수 없나. 대통령직을 맡을 만큼 정신적으로 건강한지 불분명해 보인다”고 했다. 올 6월 27일 트럼프 후보와 조 바이든 대통령 겸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의 TV토론 때는 트럼프 후보 측이 바이든 대통령의 인지 능력 저하를 문제 삼았는데 ‘역공’을 편 것이다.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도 CNN에 “트럼프는 어제 바보처럼 보였다”며 이번 대선에서 민주당이 크게 이겨야 한다고 했다. 온라인 기부 플랫폼 ‘액트블루’에 따르면 토론 시작 몇 시간 만에 민주당은 이곳에서만 4300만 달러(약 580억 원)를 모았다. 이는 지난달 6일 팀 월즈 민주당 부통령 후보가 해리스 후보의 러닝메이트로 발탁된 후 액트블루에서 기록한 일일 최다 모금액이다. 반면 텍사스주의 억만장자로 트럼프 후보를 후원해 온 더그 디슨은 토론에 대해 “보기 고통스러웠다”며 “그(트럼프)는 그녀(해리스)의 거짓말을 드러낼 수 있는 기회가 많았는데 실패했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는 “TV토론이 양측의 자금 격차를 벌릴 수 있다”고 진단했다.● 2차 토론 줄다리기 다만 트럼프 후보 측은 각각 2012년과 2016년 대선 TV토론 때 “이겼다”는 평가를 받았던 밋 롬니 당시 공화당 대선 후보와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가 모두 실제 대선에서 패했다는 점을 거론한다. ABC도 토론 승리에 따른 여론조사 지지율 상승이 초박빙 판세에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두 후보는 추가 토론 실시 여부를 놓고 팽팽한 줄다리기를 벌였다. 트럼프 후보 측은 해리스 후보 측의 추가 토론 제안에 “토론에서 많이 이겼기 때문에 그렇게 할 의향이 없다”며 일단 선을 그었다. 다만 그는 “NBC, 폭스뉴스와도 (토론을) 하고 싶다”며 2차 토론에 응할 여지를 남겼다. 10일 토론, 6월 바이든 대통령과의 토론 주관사가 각각 ABC, CNN이었으니 다른 방송사 주관으로 토론을 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해리스 캠프는 “우리는 10월 토론에 열려 있다”고 밝혔다. 콘크리트 지지층을 보유한 트럼프 후보 측이 ‘토론 패배’라는 단기 악재에도 불구하고 조만간 지지율이 상승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11월 5일 대선 직전 추가 토론을 갖고 여기에서 승리해 대선 승부에 쐐기를 박겠다는 복안으로 보인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10일 카멀라 해리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겸 부통령과의 첫 TV토론에서 ‘판정패’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이 적지 않은 후폭풍에 직면했다. 민주당 측은 “불법 이민자가 주민들의 반려견과 반려묘를 먹는다” “(민주당 지지 성향 일부 주에선) ‘출산 후 낙태’가 이뤄진다” 같은 트럼프 후보의 비상식적 발언을 두고 “정신 감정이 필요하다”고 공격했다. 토론 뒤 해리스 후보는 거액의 후원금을 모금했고, 트럼프 후보를 후원했던 거액 기부자들은 실망감을 토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다만, 토론 직후 CNN이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시청 후 지지 후보를 바꿨다”는 응답은 4%에 그쳤다. 토론 승패와 무관하게 트럼프 후보의 ‘콘크리트 지지층’은 건재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여론조사회사 트라팔가그룹이 토론 후 펜실베이니아, 조지아, 노스캐롤라이나, 미시간, 애리조나, 위스콘신, 네바다주 등 이른바 ‘7대 경합주’에서 토론을 시청한 유권자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 후보의 지지율은 48.2%로 해리스 후보(47.9%)보다 0.3%포인트 높았다.● 민주당 “트럼프 정신 감정” 공세해리스 대선 캠프는 토론 뒤 전체 영상과 핵심 부분을 소셜미디어에 잇따라 올리며 “트럼프는 (간단한 질문을) 처리하는데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공격했다.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은 트럼프 후보의 반려견 발언 등을 거론하며 “누가 이 사람의 인지력을 검증해줄 수 없나. 대통령직을 맡을 만큼 정신적으로 건강한 지 불분명해 보인다”고 했다. 올 6월 27일 트럼프 후보와 조 바이든 대통령 겸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의 TV토론 때는 트럼프 후보 측이 바이든 대통령의 인지능력 저하를 문제 삼았는데 ‘역공’을 편 것이다.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도 CNN에 “트럼프는 어제 바보처럼 보였다”며 이번 대선에서 민주당이 크게 이겨야 한다고 했다.온라인 기부 플랫폼 ‘액트블루’에 따르면 토론 시작 몇 시간 만에 민주당은 이곳에서만 4300만 달러(약 580억 원)를 모았다. 이는 지난달 6일 팀 월즈 민주당 부통령 후보가 해리스 후보의 러닝메이트로 발탁된 후 액트블루에서 기록한 일일 최다 모금액이다. 반면 텍사스주의 억만장자로 트럼프 후보를 후원해 온 더그 디슨은 토론에 대해 “보기 고통스러웠다”며 “그(트럼프)는 그녀(해리스)의 거짓말을 드러낼 수 있는 기회가 많았는데 실패했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는 “TV토론이 양측의 자금 격차를 벌릴 수 있다”고 진단했다.● 2차 토론 줄다리기 다만 트럼프 후보 측은 각각 2012년과 2016년 대선 TV토론 때 “이겼다”는 평가를 받았던 밋 롬니 당시 공화당 대선 후보와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가 모두 실제 대선에서 패했다는 점을 거론한다. ABC도 토론 승리에 따른 여론조사 지지율 상승이 초박빙 판세에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두 후보는 추가 토론 실시 여부를 놓고 팽팽한 줄다리기를 벌였다. 트럼프 후보 측은 해리스 후보 측의 추가 토론 제안에 “토론에서 많이 이겼기 때문에 그렇게 할 의향이 없다”며 일단 선을 그었다. 다만 그는 “NBC, 폭스뉴스와도 (토론을) 하고 싶다”며 2차 토론에 응할 여지를 남겼다. 10일 토론, 6월 바이든 대통령과의 토론 주관사가 각각 ABC, CNN이었으니 다른 방송사 주관으로 토론을 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해리스 캠프는 “우리는 10월 토론에 열려있다”고 밝혔다. 콘크리트 지지층을 보유한 트럼프 후보 측이 ‘토론 패배’라는 단기 악재에도 불구하고 조만간 지지율이 상승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11월 5일 대선 직전 추가 토론을 갖고 여기에서 승리해 대선 승부에 쐐기를 박겠다는 복안으로 보인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좋은 토론을 하자.” 카멀라 해리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겸 부통령은 10일(현지 시간)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첫 TV 토론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에게 먼저 악수를 청했다. 트럼프 후보가 이에 응하는 장면은 이날 토론을 누가 주도할 것인지를 보여 주는 ‘선전포고’나 다름없었다는 평이 나온다. 올 6월 27일 트럼프 후보와 조 바이든 대통령 겸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의 토론 때는 두 후보가 악수하지 않았다. 검사 출신인 해리스 후보는 낙태, 경제, 불법 이민, 외교 등 사안마다 트럼프 후보를 강하게 몰아붙였다. 그는 시종일관 트럼프 후보를 쳐다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눈썹을 까딱이며 ‘당신의 말에 동의할 수 없다’는 뜻을 온몸으로 표현했다. 트럼프 후보가 ‘성추문 입막음’ 형사재판으로 유죄 평결을 받은 중범죄자라는 점을 부각시키고, 그의 대선 유세 군중 규모가 작다고 주장했다. 발끈한 트럼프 후보는 자신에게 유리한 의제로 꼽히는 고물가, 불법 이민 증가 등을 언급할 때도 흥분을 감추지 못한 채 토론의 주도권을 빼앗겼다. 이날 토론 내내 해리스 후보의 얼굴도 거의 쳐다보지 않았다. 다만 일각의 우려처럼 비(非)백인, 여성 등에 관한 막말은 하지 않아 “최악은 피했다”는 평을 얻었다.● 해리스, 트럼프 ‘도발’ 주력 해리스 후보는 토론 시작부터 자신에게 불리한 질문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하고 트럼프 후보를 거칠게 공격했다. 해리스 후보는 ‘미 경제가 4년 전보다 나아졌다고 보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답을 하지 않고 부동산 재벌인 트럼프 후보가 “억만장자와 대기업의 세금을 깎으려 한다. 또 일상용품에 20%의 ‘트럼프 소비세’를 부과하려 한다”고 말문을 돌렸다. 또한 경영학 분야의 명문으로 꼽히는 펜실베이니아대의 와튼스쿨을 거론하며 “와튼스쿨도 트럼프의 (각종 경제) 계획이 미국의 재정적자를 폭발적으로 증가시킬 것이라고 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후보는 “나의 (대통령) 재임 기간 중에는 인플레이션이 없었다”며 “그들은 (조 바이든 행정부) 경제를 파괴했다”고 반박했다. 또 “해리스에게는 정책이 없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후보는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불법 이민자가 크게 늘면서 각종 범죄도 증가했다며 “베네수엘라와 전 세계 국가의 범죄율이 낮아졌는데 (해리스가) 범죄자들을 미국으로 데려왔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후보가 범죄 증가에 대해 언급하자 해리스 후보는 “국가안보범죄, 경제범죄, 선거개입으로 기소된 사람에게서 이런 말이 나온다”고 꼬집었다. 또 트럼프 후보의 성추문 입막음 사건에 대한 유죄평결 형량 선고 시점이 대선이 치러지는 11월이라는 점을 거론했다. 트럼프 후보가 처해 있는 각종 사법 리스크를 강조한 것이다.● 트럼프, 인신공격 지속 트럼프 후보는 해리스 후보가 토론이 실시된 펜실베이니아주의 주민이 중시하는 셰일가스 수압파쇄 추출법 ‘프래킹(fracking)’을 과거에 반대했다가 최근 찬성하는 등 ‘말 바꾸기’를 한 것을 공격했다. 또 해리스 후보 또한 고물가, 불법 이민 증가 등 바이든 행정부의 약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해리스 후보가 “미 국민을 분열시키기 위해 지속적으로 인종을 이용하려 했던 사람이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것은 비극”이라고 비난하자 “해리스가 뭐가 되고 싶든 나는 괜찮다. 그건 그녀에게 달린 일”이라며 논쟁을 피했다. 트럼프 후보는 자메이카계 흑인과 인도계 혼혈인 해리스 후보가 과거에는 인도계를 주로 부각시키다 대선 과정에서 흑인 표심을 의식해 흑인인 척 행세한다고 주장했다. 토론 초반 낮은 목소리로 차분한 대응을 유지하던 트럼프 후보는 해리스 후보의 도발에 다소 평정심을 잃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후반부에 언성이 높아졌고 “사람들은 해리스 집회에 가지 않는다. 그는 버스를 대절하고 돈을 지불해 사람들을 모은다”고 했다. “해리스는 마르크스주의자”, “민주당은 바이든을 개처럼 쫓아냈다”며 인신공격성 발언도 내놨다. 뉴욕타임스(NYT)는 “해리스는 전체 발언의 46%를 트럼프 공격에 쓴 반면, 트럼프는 해리스 공격에 전체 발언의 29%만 사용했다”고 분석했다. 해리스 후보의 거센 공격에 직면한 트럼프 후보가 발언 시간 중 상당 부분을 해명에만 썼다는 의미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군(軍) 지도자들은 당신을 미국의 수치라고 한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겸 부통령) “해리스는 마르크스주의자고, 역사상 최악의 부통령이다.”(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 11월 5일 미국 대선을 앞두고 초박빙 대결 중인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가 10일(현지 시간) 첫 TV토론에서 정면충돌했다. 해리스 후보가 전반적으로 우위였지만 판세를 뒤흔들 ‘결정타’는 없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두 후보가 대선까지 남은 55일간 치열한 혈투를 벌이는 현재 양상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두 후보는 이날 대선의 핵심 경합주로 꼽히는 펜실베이니아주의 최대 도시 필라델피아의 ‘국립헌법센터’에서 ABC방송 주관으로 열린 TV토론장에서 만났다. 낙태, 경제, 불법 이민, 외교 등 주요 사안에서 상대방을 비난하며 약 105분간 팽팽히 맞섰다. 첫 여성 대통령에 도전하는 해리스 후보는 “국민을 분열시키기 위해 지속적으로 인종 문제를 이용하려 했던 트럼프가 다시 대통령이 되는 것은 비극”이라고 공격했다. 트럼프 후보는 “불법 이민자들이 미국인이 키우는 개와 고양이를 잡아먹는다”, “낙태에 관용적인 일부 주에는 아기가 태어난 뒤에도 낙태할 수 있다”는 거짓 주장을 제기하며 맞섰다. 두 후보는 한반도 정책을 두고도 설전을 벌였다. 해리스 후보는 “그가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과 러브레터를 교환한 건 잘 알려져 있다”며 독재자들이 트럼프 후보의 재집권을 원하는 것은 아첨과 호의로 그를 조종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트럼프 후보는 “북한은 나를 두려워했다”고 반박했다. 토론 직후 CNN이 여론조사회사 SSRS에 의뢰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토론을 시청했다”고 답한 유권자 605명 중 63%가 “해리스 후보가 나았다”고 평했다. 트럼프 후보를 꼽은 사람은 37%였다. 다만 CNN 또한 토론 승리가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고 분석했다. 토론 결과에 자신감을 얻은 해리스 후보 측은 다음 달 2차 TV토론을 제안했다. 트럼프 후보는 “해리스가 이날 토론에서 참패했기에 2차 토론을 바란다”고 주장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카멀라 해리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겸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이 10일(현지 시간) 첫 대선 TV토론에서 맞붙는다. 이번 토론은 56일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의 사실상 ‘마지막 빅 이벤트’로 여겨진다. 추가 토론은 성사 여부가 불투명한 만큼 이번 토론이 두 후보의 대선 성패를 가를 단판 승부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CNN은 “이번 토론이 대선은 물론이고 두 후보의 정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이라고 평했다. 특히 6월 진행된 대선 TV토론에서 인지능력 저하 논란을 일으키며 후보에서 사퇴한 조 바이든 대통령의 구원투수로 등판한 해리스 후보가 이번 토론을 통해 어떤 역량을 보여줄 것인지가 큰 관심사다. 최근 지지율 상승세가 주춤한 해리스 후보가 이번 토론에서 새로운 모멘텀을 마련하지 못하면 ‘트럼프 대세론’이 다시 힘을 얻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토론이 열리는 장소가 올해 대선의 최대 경합지인 펜실베이니아주의 필라델피아란 점도 주목된다. 펜실베이니아주는 과거 민주당이 강세를 보여 ‘블루월(Blue Wall·민주당 장벽)’로 불렸지만, 2016년 러스트벨트(Rust Belt·쇠락한 공업지대)의 ‘성난 백인들’이 트럼프 후보 지지로 돌아서며 격전지로 바뀌었다. 한국 시간 11일 오전 10시부터 90분간 진행될 ‘운명의 빅매치’의 관전 포인트를 짚어 봤다.ⓛ ‘처음이자 마지막 시험’ 치르는 해리스 닷새간의 모의 토론 특훈을 거친 해리스 후보는 ‘검사 대 중범죄자’ 구도를 앞세워 트럼프 후보를 몰아붙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공화당으로부터 ‘말 바꾸기’(정책 뒤집기)에 대한 집중 공세를 받는 상황에서 공격적인 토론으로 주도권을 확보하겠단 의도다. 이는 그간 자신을 미국 사회를 분열시킨 ‘트럼피즘(트럼프주의)’을 넘어설 새로운 리더로 규정하고자 했던 행보와도 맞아떨어진다. 문제는 대선 후보로 지명된 뒤 단 한 차례만 언론 인터뷰에 나서는 등 자신의 역량을 입증하는 데 소극적이었던 해리스 후보가 이번 맞대결에서 성과를 못 내면 만회할 기회를 얻기 어렵다는 점이다. 이미 90분의 토론만으로 해리스 후보가 국정 운영 역량을 설득력 있게 보여주기 힘들다는 의견이 나온다. 뉴욕타임스(NYT)가 9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7%는 해리스 후보가 “지나치게 진보적”이라고 답했다. 해리스 후보를 급진좌파로 규정한 트럼프 후보의 주장이 먹혀들었다는 뜻이다.② 트럼프는 ‘막말 부메랑’ 조심해야 트럼프 후보는 벌써 7번째 대선 TV토론에 나서는 베테랑이다. 또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알려 왔다. 그는 해리스 후보의 말 바꾸기를 집중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해리스 후보가 대통령을 맡을 준비가 되지 않았단 점을 부각시키려는 것. 크리스 라시비타, 수지 와일스 트럼프 캠프 선임 고문은 9일 “해리스는 가치관이 변하지 않았다면 왜 위험할 정도로 진보적인 정책에서 도망치는지 설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해리스 후보의 공격에 트럼프 후보가 얼마나 절제된 대응을 유지할 수 있느냐도 관심사다. 트럼프 후보가 인종이나 성적 비하 발언을 할 경우 비(非)백인과 여성 유권자가 더욱 해리스 후보를 지지하게 만드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바이든 대통령을 괴롭혔던 ‘고령 이슈’가 트럼프 후보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 비교적 건강해 보이지만, 최근 유세에서 부쩍 횡설수설하는 모습이 많아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트럼프 후보는 5일 뉴욕 이코노믹클럽에서 관세 부과와 보육비 지원을 장황하게 비논리적으로 연결지어 “지리멸렬한 연설”이란 비판을 받았다.③ ‘마이크 음소거’ 트럼프에게 유리할까 토론 규칙은 6월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후보의 TV토론 규칙이 그대로 적용된다. 후보들은 청중, 참모, 참고자료 없이 빈 종이와 펜, 물 한 병만 갖고 대결한다. 서로 직접 질문할 수 없고 질문 권한은 진행자만 갖는다. 질문에는 2분씩 답변할 수 있다. 이런 규칙이 토론에서 ‘말 자르기’와 ‘끼어들기’ 논란을 일으켜 온 트럼프 후보에게 유리하단 분석이 많다. 발언 순서가 바뀌면 마이크가 꺼지는 규칙도 그대로다. 해리스 캠프는 트럼프 후보를 몰아붙이는 데 유리하다고 판단해 규칙 변경을 요청했지만, 트럼프 캠프가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후보 간에 유의미한 언쟁이 발생할 때는 주최 측이 마이크 음소거를 해제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두 후보가 ‘맞짱 토론’을 벌일 가능성도 있다.④ ‘토론 승리’, 누구에게 더 절실할까 이번 TV토론은 해리스 후보에게 더 부담이 크다는 게 현지 언론 및 정치권의 중론이다. ‘허니문(신혼여행) 효과’가 끝난 해리스 후보로선 반등을 위한 돌파구가 필요하다. 반면 트럼프 후보는 현상 유지만 해도 ‘절반의 성공’으로 볼 수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해리스가 대선의 기세를 바꿀 마지막 기회”라며 “적당한 우세를 넘어서는 ‘눈부신 승리’가 필요하다”고 전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카멀라 해리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겸 부통령은 8일(현지 시간) 자신의 웹사이트에 게재한 정책공약집에서 “세계 무대에서 동맹국과 함께 독재자에 맞설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북한의 위협에 직면한 한국에 대한 미국의 흔들리지 않는 (안보) 공약을 확인하기 위해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했다”며 2022년 9월 DMZ 방문 경험을 소개했다. 다만 한반도 비핵화 언급은 없었다. 해리스 후보는 자신의 대선 구호를 딴 ‘새로운 길을 향한 전진(A New Way Forward)’이라는 제목의 정책공약집에서 “미국의 안보와 이상을 수호하는 데 결코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며 “취임 첫날부터 군 통수권자가 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만났을 때 중국의 위협에 맞서 항상 미국의 이익을 수호할 것임을 분명히 했고, 중국 견제에 필요한 동맹국과의 경제 및 안보 파트너십 강화를 위해 인도태평양도 네 차례 방문했다고 소개했다. 특히 그는 “21세기를 위한 경쟁에서 중국이 아닌 미국이 승리하고,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을 포기하는 게 아니라 확실히 강화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해리스 후보를 대선 후보로 지명한 전당대회의 첫날이었던 지난달 19일 조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사용한 정강정책을 해리스 후보에게 그대로 적용했다. 이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 측이 “해리스의 대선 캠페인 웹사이트에는 정강정책도 없다”고 비판하자 10일 트럼프 후보와의 첫 TV토론을 앞두고 정책공약집을 게시한 것으로 보인다. 정책공약집을 통해 해리스 후보는 중산층 세금 감면을 골자로 한 경제 정책, 불법 이민 처벌 강화, 총기 규제 강화 등에 대해서도 그간 밝혔던 입장을 고수했다. 다만 2020년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을 앞두고 2019년 자신의 공약했던 미국판 전 국민 건강보험 ‘메디케어 포 올(Medicare for All)’에 대해서는 “더 이상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일종의 ‘우클릭’으로, 중도 유권자를 포섭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해리스 후보는 트럼프 후보를 두고 “자신만 생각하며 유죄 평결을 받은 범죄자”라고 비판했다. 그는 트럼프 후보가 군 통수권자가 되면 안 된다고 강조하며 “트럼프는 재임 중 독재자에게 아부하고 동맹국들에 등을 돌렸다”고 밝혔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10일(현지 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진행되는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 겸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의 첫 대선 TV토론을 앞두고 두 후보가 미 전역과 주요 경합주에서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초접전 대결을 펼치고 있다. 지난달 19∼22일 민주당 전당대회 후 꾸준한 상승세였던 해리스 후보는 최근 지지율 상승이 둔화된 반면 트럼프 후보는 백인 장노년층 등 기존 ‘콘크리트 지지층’의 지지가 굳건하다는 평가다. 뉴욕타임스(NYT)는 8일 트럼프 후보가 조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후보에서 사퇴하고 해리스 후보가 부상하면서 어려움을 겪었지만 (지지율에서) 놀라운 회복력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판세를 좌우할 수 있는 지역으로 꼽히는 북동부의 쇠락한 공업지대 ‘러스트벨트(rust belt)’의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위스콘신주 등 3개 경합주에서는 두 후보의 지지율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CNN은 “1964년 이후 치러진 15번의 대선에서 한 후보가 3주 이상 여론조사 평균에서 5%포인트 이상 격차로 앞서지 못한 대선은 처음”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TV토론 결과에 따라 미 전역과 경합주 표심이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해리스 ‘여성’ vs 트럼프 ‘남성’ 우위 확고NYT와 시에나대가 전국 유권자 1965명에게 “오늘 대선이 치러진다면 누구를 뽑겠느냐”고 질문해 8일 공개한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 후보의 전국 지지율은 48%로 해리스 후보(47%)와 불과 1%포인트 차이였다. 바이든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에서 사퇴한 직후 실시된 7월 22∼24일 같은 조사 때는 트럼프 후보가 48%, 해리스 후보가 46%였다. 약 한 달 반 동안 해리스 후보의 지지율이 근소하게 상승했지만, 트럼프 후보 역시 지지율을 유지하며 초접전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는 해리스 후보에 대한 젊은 남성 유권자의 지지율이 상승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해리스 후보가 여성과 흑인 유권자의 지지는 확실히 받고 있지만, 최근 양극화 등으로 경제적, 문화적으로 강한 ‘소외감’을 호소하는 계층인 젊은 남성 유권자의 경우는 오히려 트럼프 후보 지지로 돌아서고 있다는 것. 실제로 두 후보에 대한 남녀 유권자의 지지율 차이를 뜻하는 ‘젠더 갭(gender gap)’은 역대 최고 수준을 보인다. NYT 조사에서 여성 유권자의 53%는 해리스 후보를 지지해 트럼프 후보(42%)를 11%포인트 격차로 앞섰다. 동시에 남성 유권자의 56%는 트럼프 후보를 선호했다. 해리스 후보(39%)보다 17%포인트 높았다. 두 후보는 러스트벨트에서도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CBS방송과 여론조사회사 유고브의 3∼6일 조사에 따르면 두 후보는 3개 경합주 중 가장 많은 대통령 선거인단(19명)이 걸린 펜실베이니아에서 각각 50%의 지지를 얻었다. 미시간주와 위스콘신주에서는 해리스 후보가 각각 50%와 51%, 트럼프 후보는 두 곳에서 모두 49%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NYT가 주요 여론조사를 평균한 결과에서도 해리스 후보의 펜실베이니아주 지지율이 49%로 트럼프 후보(48%)와 거의 차이가 없었다.● ‘중도는 해리스 우위’ vs ‘샤이 트럼프 굳건’ 두 후보의 향후 지지율 상승 가능성을 둘러싼 의견도 팽팽히 갈린다. “중도층 유권자에게는 트럼프 후보보다 비호감도가 낮은 해리스 후보가 유리하다”는 주장과 “주류 언론의 여론조사가 트럼프 후보의 주 지지층인 백인 저학력층의 의중을 잘 반영하지 못한다”는 의견이 맞부딪친다. 다만 TV토론을 앞둔 가운데 향후 지지율 상승 가능성은 해리스 후보가 더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CBS 여론조사에서 “해리스 후보를 지지하지 않지만 그 결정을 바꿀 수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위스콘신주에서 10%, 펜실베이니아주에선 6%였다. 반면 “트럼프 후보를 지지하지 않지만 결정을 바꿀 수 있다”는 답은 두 곳에서 모두 4%에 그쳤다. 하지만 트럼프 후보의 지지층이 NYT 등 주류 언론을 불신하고, 이들이 실시하는 여론조사에 잘 참여하지 않는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친(親)민주당 성향의 브루킹스연구소도 2016년, 2020년 대선 당시 러스트벨트 3개 주에서 트럼프 후보에 대한 여론조사 지지율이 실제 득표율보다 2∼4%포인트 낮게 조사됐다고 분석했다. 여론조사가 보여주지 않는 이른바 ‘샤이(shy) 트럼프’ 표심이 존재한다는 것이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11월 5일 치러지는 미국 대선의 최대 분수령이 될 TV토론이 10일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열릴 예정인 가운데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 겸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이 막판 토론 준비에 매진하고 있다. 두 후보 간의 TV토론은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가능성이 높아 토론의 성패는 대선 결과에 결정적 변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조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후보와의 6월 TV토론 참패 뒤 후보에서 자진 사퇴했고, 구원 등판한 해리스 후보의 지지율 상승세가 최근 다소 주춤한 것으로 관측되며 TV토론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와 시에나대가 8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 후보의 전국 지지율은 48%로 해리스 후보(47%)를 오차범위(±2.8%) 내에서 앞섰다. NYT는 “해리스 등판 뒤 ‘대세론’이 뜨거웠지만 트럼프 지지층은 놀랍도록 견고하다는 점이 드러났다”고 전했다. 특히 응답자 28%는 해리스 후보를 “잘 알지 못한다”고 답하기도 했다.● 해리스 ‘싸움닭 전략’ vs 트럼프 ‘냉정 유지 관건’ 5일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를 찾은 해리스 후보는 백악관으로 돌아가지 않은 채 6일째 토론 준비에 집중하고 있다. 해리스 캠프는 트럼프 후보가 이미 6차례 대선 TV토론을 치른 경험이 있기 때문에 해리스 후보를 ‘언더도그(underdog·약자)’로 자체 평가하고 있다. 캠프 관계자들에 따르면 해리스 후보는 자신을 능력 없는 급진주의자로 낙인찍으려는 트럼프 후보에게 말려들지 않기 위해 토론 초반부터 트럼프 후보를 몰아붙여 토론을 주도해야 한다는 전략을 짜고 있다. 해리스 후보는 2020년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토론 때도 당시 선두주자였던 바이든 대통령을 적극 몰아붙이는 ‘싸움닭 전략’으로 인지도를 높였다. 해리스 후보는 현재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 후보와 세 차례 토론했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토론 준비를 이끌었던 캐런 던 변호사와 당시 트럼프 후보 역할을 맡았던 필리프 라이너스 전 대변인의 도움을 받고 있다. 트럼프 후보도 토론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고 있다. 케빈 매카시 전 하원의장 축출에 앞장섰던 공화당의 대표적인 싸움닭 정치인인 맷 게이츠 하원의원과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당시 해리스 저격수 역할을 했던 털시 개버드 전 의원 등과 함께 토론을 준비 중이다. 트럼프 후보는 얼마나 ‘냉정한 태도’를 유지하느냐를 이번 토론의 관건으로 여기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을 참패시킨 TV토론 때처럼 흥분을 가라앉힌 채 상대를 공격하는 것을 핵심 변수로 보고 있는 것. 공화당 전략가인 라이언 윌리엄스는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이번 토론이 대선 결과를 바꿀 마지막 변곡점인 만큼, 고삐가 풀린 것처럼 보이지 않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괴상한 트럼프” vs “거짓말쟁이 해리스” NYT는 7일 “해리스 후보가 어떤 이미지로 정의되느냐가 이번 토론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라고 내다봤다. 해리스 후보가 트럼프 후보와 달리 아직 상당수 유권자에게 대통령 후보로서의 경험과 역량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현재 해리스 후보는 트럼프 후보는 물론 바이든 대통령을 ‘과거’로 규정하고, 자신을 새로운 미래의 주자로 부각시키는 데 힘을 쏟을 방침이다. 이를 위해 해리스 캠프는 트럼프 후보를 ‘민주주의의 위협’으로 규정했던 바이든 대통령의 전략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보고 있다. 그 대신 트럼프 후보를 과거에 집착하는 ‘괴상한’ 정치인이자 이기적인 백만장자로 규정해 부동층 유권자의 표심을 겨냥한다는 전략이다. 반면 트럼프 캠프는 해리스 후보를 바이든 행정부 실패의 공동 책임자로 지목하는 공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공화당 정치컨설턴트인 브렛 도스터는 “트럼프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해리스의 이전 발언과 현재 입장을 설득력 있게 제시해 신뢰할 수 없는 정치인이란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11월 5일 치러지는 미국 대선의 최대 분수령이 될 TV토론이 10일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열릴 예정인 가운데,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 겸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이 막판 토론 준비에 매진하고 있다.두 후보 간의 TV토론은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가능성이 높아 토론의 성패는 대선 결과에 결정적 변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조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후보와의 6월 TV토론 참패 뒤 후보에서 자진 사퇴했고, 구원 등판한 해리스 후보의 지지율 상승세가 최근 다소 주춤한 것으로 관측되며 TV토론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뉴욕타임스(NYT)와 시에나대가 8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 후보의 전국 지지율은 48%로 해리스 후보(47%)를 오차범위(±2.8%) 내에서 앞섰다. NYT는 “해리스 등판 뒤 ‘대세론’이 뜨거웠지만 트럼프 지지층은 놀랍도록 견고하다는 점이 드러났다”고 전했다. 특히 응답자 28%는 해리스 후보를 “잘 알지 못한다”고 답하기도 했다.● 해리스 ‘싸움닭 전략’ vs 트럼프 ‘냉정 유지가 관건’5일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를 찾은 해리스 후보는 백악관으로 돌아가지 않은 채 6일째 토론 준비에 집중하고 있다. 해리스 캠프는 트럼프 후보가 이미 6차례 대선 TV토론을 치른 경험이 있기 때문에 해리스 후보를 ‘언더도그(underdog·약자)’로 자체 평가하고 있다.캠프 관계자들에 따르면 해리스 후보는 자신을 능력 없는 급진주의자로 낙인찍으려는 트럼프 후보에게 말려들지 않기 위해 토론 초반부터 트럼프 후보를 몰아붙여 토론을 주도해야 한다는 전략을 짜고 있다. 해리스 후보는 2020년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토론 때도 당시 선두주자였던 바이든 대통령을 적극 몰아붙이는 ‘싸움닭 전략’으로 인지도를 높였다. 해리스 후보는 현재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 후보와 세 차례 토론했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토론 준비를 이끌었던 캐런 던 변호사와 당시 트럼프 후보 역할을 맡았던 필리프 라이너스 전 대변인의 도움을 받고 있다.트럼프 후보도 토론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고 있다. 케빈 매카시 전 하원의장 축출에 앞장섰던 공화당의 대표적인 싸움닭 정치인인 맷 게이츠 하원의원과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당시 해리스 저격수 역할을 했던 털시 개버드 의원 등과 함께 토론을 준비 중이다.트럼프 후보는 얼마나 ‘냉정한 태도’를 유지하느냐를 이번 토론의 관건으로 여기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을 참패시킨 TV토론 때처럼 흥분을 가라앉힌 채 상대를 공격하는 것을 핵심 변수로 보고 있는 것. 공화당 전략가인 라이언 윌리엄스는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이번 토론이 대선 결과를 바꿀 마지막 변곡점인 만큼, 고삐가 풀린 것처럼 보이지 않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해리스 “괴상한 트럼프” vs 트럼프 “거짓말쟁이 해리스”뉴욕타임스(NYT)는 7일 “해리스 후보가 어떤 이미지로 정의되느냐가 이번 토론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라고 내다봤다. 해리스 후보가 트럼프 후보와 달리 아직 상당수 유권자에게 대통령 후보로서의 경험과 역량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현재 해리스 후보는 트럼프 후보는 물론 바이든 대통령을 ‘과거’로 규정하고, 자신을 새로운 미래의 주자로 부각시키는 데 힘을 쏟을 방침이다.이를 위해 해리스 캠프는 트럼프 후보를 ‘민주주의의 위협’으로 규정했던 바이든 대통령의 전략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보고 있다. 그 대신 트럼프 후보를 과거에 집착하는 ‘괴상한’ 정치인이자 이기적인 백만장자로 규정해 부동층 유권자의 표심을 겨냥한다는 전략이다.반면 트럼프 캠프는 해리스 후보를 바이든 행정부 실패의 공동 책임자로 지목하는 공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공화당 정치컨설턴트인 브렛 도스터는 “트럼프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해리스의 이전 발언과 현재 입장을 설득력 있게 제시해 신뢰할 수 없는 정치인이란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