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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10년 차인 지한솔(28)은 올해 초 갑상샘 항진증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 갑자기 체중이 4∼5kg 정도 빠지면서 체력이 떨어졌다. 드라이버 비거리는 200야드도 채 나가지 않았다. ‘운동을 계속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나날이 이어졌다. 9월 초까지 출전한 20개 대회에서 9번이나 컷 탈락했다. 5월 E1 채리티오픈에선 1라운드를 마치고 기권했다. 뜻밖의 도움을 준 이들은 후배 골퍼 방신실(20)의 부모님이었다. 지한솔은 “사실 이전까지 크게 인연이 없는 분들이었다. 그런데 식이요법과 운동 등에 관해 조언해 주셨다. 또 병원과 좋은 의사 선생님을 소개해 주셔서 큰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방신실 역시 2년 전 갑상샘 항진증 진단을 받았는데 이를 극복했다. 꾸준한 노력 끝에 정상적인 몸을 회복한 지한솔은 9월 중순부터 다시 선두권 경쟁을 하는 선수로 돌아왔다. 그리고 마침내 27일 경기 용인시 88컨트리클럽(파72)에서 끝난 덕신EPC·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 정상에 올랐다. 올 시즌 첫 승이자 2022년 8월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 이후 2년 2개월 만에 거둔 통산 네 번째 우승이다. 지한솔은 이날 최종 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2개로 2언더파 70타를 쳤다. 최종 합계 14언더파 274타를 기록한 지한솔은 공동 2위 박주영(34)과 이율린(22)을 두 타 차로 제치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우승 상금 1억8000만 원을 받은 지한솔은 시즌 상금을 4억9476만2208원으로 늘리면서 상금 순위 33위에서 19위로 뛰어올랐다. 두 타 차 선두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한 지한솔은 1번홀(파4)에서 5.6m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순조롭게 출발했다. 8번홀(파5)에서도 버디를 추가했다. 이후 타수를 줄이지 못해 박주영과 이율린 등의 추격을 받았지만 이후 10개 홀에서 모두 파를 세이브하며 선두를 지켜냈다. 지한솔은 “항상 우승하고 싶었는데 그렇게 순탄하지 않았다. 원하던 네 번째 우승을 올해 안에 이뤄서 기분 좋다”며 “시즌 첫 승의 목표를 이뤘으니 시즌 상금 랭킹 10위 안에 드는 걸 새 목표로 삼겠다”고 했다. 유해란(23)은 이날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골프 앤드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메이뱅크 챔피언십에서 3위를 했다. 최종 라운드를 공동 선두로 시작한 유해란은 최종 합계 21언더파 267타로 우승자 인뤄닝(중국)에게 두 타가 뒤져 통산 세 번째 우승을 다음으로 미뤘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프로야구 정규시즌 1위 KIA는 안방 광주에서 열린 한국시리즈(7전 4승제) 1, 2차전을 모두 잡으면서 통산 12번째 우승의 9분 능선에 도착했다. 정규시즌에 삼성을 상대로 12승 4패의 우위를 보였던 KIA는 포스트시즌 사상 첫 ‘서스펜디드’(일시 정지) 경기로 23일 재개된 1차전에서 5-1로 역전승한 뒤 같은 날 이어 열린 2차전에서도 8-3 승리를 챙겼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한 팀이 1, 2차전을 모두 승리한 20번 중 18번(90%)은 정상에 올랐다. 그중 9번은 4전 전승으로 한국시리즈를 끝냈다. KIA도 전신 해태 시절이던 1987년과 1991년 두 차례 전승 우승을 차지했다. 1987년은 삼성, 1991년은 빙그레(현 한화)가 제물이었다. 2연패를 당한 삼성은 25일 오후 6시 반 대구에서 열리는 3차전에서 승리해야 분위기 반전을 꾀할 수 있다. 삼성은 2013년 한국시리즈 때 두산에 1, 2차전을 먼저 내줬지만 결국 4승 3패로 역전 우승을 한 적이 있다. 한국시리즈를 2연패로 시작하고도 결국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팀은 당시 삼성과 2007년 SK(현 SSG)뿐이다.박진만 삼성 감독은 “우리 팀의 강점인 장타력을 통해 분위기를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올 시즌 팀 홈런 1위(185개)인 삼성은 안방인 대구에서 119개의 홈런을 쏘아 올렸다. 대구에서 열린 LG와의 플레이오프 1, 2차전에서도 8개의 홈런을 날렸다. 이범호 KIA 감독도 “우리 타자들이 (21일) 1차전 시작 때만 해도 실전 감각이 떨어져 있었지만 서스펜디드 게임을 거쳐 타격감을 되찾았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3번 타자 김도영은 23일 재개된 1차전 7회말에 한국시리즈 개인 첫 안타를 신고한 뒤 2차전 때는 홈런포까지 가동했다. 1차전 때 무안타에 그쳤던 4번 타자 최형우와 5번 타자 나성범은 2차전에선 나란히 4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6번 타자 김선빈도 1, 2차전 합계 5타수 3안타(타율 0.600) 2타점의 고감도 방망이를 뽐내고 있다.KIA는 3차전에 외국인 왼손 투수 라우어를 선발 등판시켜 상승세를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2022년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밀워키에서 11승(7패)을 거둔 라우어는 KIA가 우승 마지막 퍼즐로 8월에 영입한 선수다. 라우어는 정규시즌 7경기에서 2승 2패, 평균자책점 4.93을 기록했다. 라우어는 한국 무대 데뷔전이던 8월 11일 삼성과 딱 한 번 맞붙어 3과 3분의 1이닝 동안 홈런 2개를 맞으며 4실점 한 적이 있다. 라우어는 그러나 “삼성이 올라오기만을 기다렸다. 그때와 달리 지금은 한국 야구에 대한 적응을 다 마쳤다”며 자신감을 보였다.삼성의 3차전 선발 투수는 레예스다. 정규시즌에 11승(4패)을 거둔 레예스는 LG와의 플레이오프 두 경기에서 모두 승리투수가 되며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레예스는 19일 플레이오프 4차전 등판 이후 닷새 만에 마운드에 오른다. 레예스는 “플레이오프 때도 비 덕분에 (일정이 하루 밀려) 4차전 때 100구 이상 던질 수 있었다. 한국시리즈 때도 비가 내려 쉬는 날이 늘어나 좋았다”라면서 “이번에도 플레이오프 때처럼 팀 승리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26일 오후 2시에 역시 대구에서 열리는 4차전 때는 정규시즌 평균자책점 1위(2.53) KIA 네일과 다승 1위(15승) 삼성 원태인이 1차전에 이어 다시 한 번 ‘에이스’ 맞대결을 벌인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21일 시작한 프로야구 한국시리즈(7전 4승제) 1차전이 우천으로 일시정지(서스펜디드) 경기가 되면서 이범호 KIA 감독은 깊은 고민에 빠졌다. 이 경기는 KIA가 0-1로 뒤진 6회초 무사 1, 2루 김영웅(삼성) 타석부터 재개될 예정이었다. KIA는 어떻게든 이 상황을 최소 실점으로 막아야 했다. 1차전뿐 아니라 시리즈 전체 향방을 좌우할 수 있는 이 승부처에서 어떤 투수를 마운드에 올릴지가 숙제였다. 22일에 재개될 예정이던 경기가 그라운드 사정으로 하루 더 미뤄지면서 이 감독의 고민은 더 깊어졌다. 2박 3일에 걸친 고심의 결과는 23일 오후 4시에 밝혀졌다. 이 감독의 선택은 오른손 불펜 투수 전상현이었다. 정규시즌 때 마무리와 셋업맨을 오가며 10승 5패 7세이브 19홀드를 기록한 전상현은 이 감독의 기대에 100% 부응했다. 김영웅은 전상현의 초구에 바로 보내기 번트를 시도했다. 그때 KIA 포수 김태군이 자기 바로 앞에 떨어진 공을 잡아 2루 주자를 3루에서 잡아냈다. 다음 타자 박병호를 삼진으로 돌려세운 전상현은 윤정빈에게 볼넷을 내주며 2사 만루 위기를 맞았지만 이재현을 투수 앞 땅볼로 아웃시키며 이닝을 마쳤다. 위기를 무실점으로 넘긴 KIA는 7회말 경기를 뒤집었다. 김선빈의 볼넷과 최원준의 우전 안타로 만든 무사 1, 2루 기회에서 김태군이 보내기 번트를 성공해 1사 2, 3루가 됐다. 이때 삼성 베테랑 구원투수 임창민의 2연속 폭투로 KIA가 2-1 리드를 잡았다. KIA는 이 틈을 놓치지 않고 소크라테스와 김도영의 연속 적시타로 두 점을 더 달아났다. KIA는 전상현에 이어 등판한 곽도규와 정해영까지 3명의 투수가 4이닝 무피안타 무실점을 합작해 5-1로 승리했다. 전상현은 1차전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기세를 탄 KIA는 1차전 종료 약 한 시간 뒤인 오후 6시 반부터 시작된 2차전에서는 1회부터 삼성 마운드를 무너뜨리며 8-3 완승을 거뒀다.KIA는 1회 삼성 선발투수 황동재를 상대로 5개의 안타와 1개의 볼넷을 집중시키며 5점을 뽑아냈다. 2회에는 정규시즌 38홈런-40도루의 주인공 김도영이 삼성 두 번째 투수 이승민을 상대로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한국시리즈 개인 첫 홈런(1점)을 터뜨렸다. KIA 선발 양현종은 5와 3분의 1이닝 8피안타 2볼넷 5탈삼진 2실점(1자책) 호투로 이 경기 승리투수가 되면서 2차전 MVP에도 선정됐다. 양현종의 한국시리즈 승리는 2017년 두산과의 2차전 완봉승에 이어 7년 만이자 두 번째다. 안방에서 열린 1, 2차전을 쓸어 담은 KIA는 통산 12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에 한층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한국시리즈에서 한 팀이 1, 2차전을 모두 이긴 경우는 20번 있었는데 그중 18번(90%)은 정상에 올랐다. 18번 중 9번은 4전 전승 우승이었다. 이 감독은 “하루에 두 경기를 다 잡을 거라 생각 안 했는데 1차전에 전상현이 중요한 상황에서 끊어줘서 이겨낸 덕에 2차전 때는 좀 더 편하게 경기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1차전 패배가 2차전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1차전 7회말에) 2아웃까지 잡고 폭투로 (점수를) 내줬기 때문에 거기서 분위기를 빼앗겼다”며 “1승 1패가 목표였는데 두 경기를 모두 패해 아쉽다”고 했다. 두 팀의 3차전은 25일 오후 6시 30분 삼성의 안방인 대구에서 열린다. KIA는 라우어, 삼성은 레예스가 선발 등판할 예정이다.광주=이헌재 기자 uni@donga.com광주=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사상 처음으로 ‘서스펜디드(일시 정지) 경기’가 선언됐던 KIA와 삼성의 한국시리즈 1차전이 그라운드 사정으로 하루 더 연기돼 23일 열린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2일 오후 4시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재개될 예정이던 KIA와 삼성의 한국시리즈 1차전, 1차전에 이어 열기로 한 2차전을 모두 취소했다. 1차전은 그라운드 사정으로, 2차전은 이날 오후 광주 지역에 예보된 비 때문에 열리지 못했다. 취소된 두 경기는 23일 오후 4시 1차전이, 1차전 종료 후 1시간 뒤 2차전이 열린다. 1차전이 오후 5시 30분 이전에 끝나면 2차전은 오후 6시 30분에 시작한다. 1차전은 삼성이 1-0으로 앞선 6회초 무사 1, 2루 상황에서 김영웅 타석부터 다시 시작한다. 22일 오후 광주에 비가 많이 내리진 않았다. 이날 KBO 관계자는 “전날부터 오늘 오전까지 내린 비로 그라운드를 정비하는 데 최소 3시간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돼 1차전 서스펜디드 경기를 오후 4시에 재개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오후 늦게부터는 또 비 예보가 있어 2차전도 순연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21일 1차전 서드펜디드 경기 선언 직후 “선발투수 원태인이 잘 던지고 있었고, 공격도 흐름을 탔는데…”라며 아쉬워했다. 하지만 22일 1, 2차전 취소 결정은 담담히 받아들였다. 경기가 하루 더 밀린 것을 두고는 정규시즌 1위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KIA보다는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를 거쳐 올라온 삼성에 좀 더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삼성은 LG와의 PO를 19일 4차전에서 끝내고 하루만 쉰 뒤 21일 한국시리즈 일정을 시작했다. 삼성은 15일 PO 2차전에서 도루를 시도하다 무릎 부상을 당한 중심 타자 구자욱이 회복할 시간도 벌었다. 삼성은 선발 마운드 운용에도 숨통이 트였다. 현재 삼성 마운드에서 확실한 선발투수는 정규시즌 다승 공동 1위(15승) 원태인과 외국인 우완 레예스 두 명이다. 한국시리즈 경기가 이틀 연속 미뤄진 덕에 레예스는 5일간 휴식 후 25일 안방 대구에서 열리는 3차전에 등판할 수 있게 됐다. 레예스는 19일 PO 4차전에 선발로 나서 7이닝을 던졌다. 레예스는 한국시리즈 승부가 7차전(30일)까지 이어지면 한 차례 더 등판할 수도 있다. 21일 1차전에 선발로 나서 5이닝 동안 공 66개를 던진 원태인 역시 나흘 휴식 뒤 26일 4차전에 등판할 예정이다. 원태인은 “(1차전) 투구 수가 많지 않았기 때문에 나흘 쉬고 좋은 컨디션으로 4차전을 준비할 수 있게 됐다”며 “시리즈가 7차전까지 간다면 선발과 불펜을 가리지 않고 등판할 수 있을 정도로 몸 상태가 좋다”고 말했다. 이범호 KIA 감독은 이날 “우리 선수들이 1차전에선 긴장한 탓인지 좋은 공을 놓치곤 했다. (서스펜디드 경기 선언으로) 1차전을 사실상 두 번 치르는 것이기 때문에 긴장도가 확실히 덜할 것”이라고 했다. 또 “23일 1차전 잔여 이닝은 불펜 싸움이 될 것으로 본다. 시리즈 분위기에 적응한 우리 타자들이 21일보다는 활발한 타격을 보여줄 것”이라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KIA는 21일 1차전 때 5이닝 동안 2안타에 그쳤다.광주=이헌재 기자 uni@donga.com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오진혁(43)이 정들었던 활을 내려놨다. 한국 남자 양궁의 맏형으로 20년간 태극마크를 달았던 그의 마지막 대회는 지난달 열린 회장기대학실업양궁대회였다. 이 대회에서 그는 일반부 단체전 동메달을 땄다. 개인전에선 입상하지 못했지만 마지막으로 쏜 화살을 정확히 10점 과녁에 명중시키며 피날레를 장식했다. 2021년 도쿄 올림픽 남자 단체전 결승전에서 마지막 화살(10점) 시위를 놓은 뒤 “끝”이라고 외쳤을 때와 마찬가지였다. 지난달까지 후배들에게 “형”으로 불렸던 그는 이달부터 “코치님”이 됐다. 지도자 데뷔전도 무난히 치렀다. 지난주 열린 전국체육대회에서 그가 이끈 제주(현대제철)는 남자 일반부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땄다. 소속 선수 남유빈은 남자 일반부 개인전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오진혁은 “뒤에서 지켜보는데 너무 긴장됐다. 차라리 내가 나가서 활을 쏘는 게 훨씬 편하겠다 싶더라”며 웃었다. 그는 대기만성형 선수였다. 올림픽 첫 출전은 31세이던 2012년 런던 대회였다. 런던에서 그는 한국 남자 양궁 선수 최초로 올림픽 개인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의 선수 인생이 바뀐 계기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전 탈락이었다. 분명 탈락이었지만 뭔가 조금만 더 하면 될 것 같았다. 하루의 휴식도 없이 선발전 다음 날부터 다시 활을 잡았다. 2008년 한 해 동안 그는 설날과 추석 당일 딱 이틀만 쉬었다. 나머지 363일은 미친 듯이 활을 파고들었다. ‘이렇게 쏘면 되는구나’ 하는 느낌이 딱 왔다. 오진혁은 “나만의 루틴이 생긴 뒤로는 더 이상 대표 선발전이 두렵지 않았다”며 “경기가 언제 열리더라도 괜찮을 만큼 장비를 챙기고 마음을 다잡았다. 한번 오른 자리에서 내려가기 싫어 더 열심히 했다”고 말했다. 그렇게 그는 올림픽에서 금 2개, 동메달 1개를 땄다. 또 2010년 광저우 대회부터 2023년 항저우 대회까지 아시안게임에 4회 연속 출전해 금메달 3개를 목에 걸었다. 오랫동안 그를 괴롭힌 건 부상이었다. 과도한 훈련량 탓에 2011년부터 시위를 당길 때마다 오른쪽 어깨에서 ‘뚝’ 하는 소리가 났다. 2017년 어깨 회전근 4개 중 3개가 끊어져 있다는 병원 진단을 받았다. 하지만 오진혁은 “마지막 한 개의 근육이 끊어질 때까지 해 보자”며 다시 사대(射臺)에 섰다. 하나밖에 남지 않은 어깨 근육을 지키기 위해 그는 밴드 운동과 수영으로 보강 운동을 꾸준히 했다. 하체는 웨이트트레이닝과 함께 하루 40분가량의 유산소 운동으로 단련했다. 승부 세계의 스트레스는 낚시로 풀었다. 진천선수촌 생활을 할 때 휴일이면 팀 후배인 김종호와 함께 인근 저수지에서 붕어를 낚았다. 외국 전지훈련을 가서도 틈틈이 낚싯대를 드리웠다. 지도자로 첫발을 디딘 그는 자신이 양궁을 통해 느꼈던 성취감을 제자들도 함께 느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장기적인 꿈은 진천선수촌장이 되어 선수들과 함께 호흡하는 것이다. 그는 “태릉과 진천선수촌에서 20년간 생활했다. 선수들에게 가장 필요한 게 무엇인지 잘 안다. 언젠가는 선수촌장이 돼 선수들과 함께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싶다”고 했다.이헌재 스포츠전문기자 uni@donga.com}

시위를 떠난 화살은 아직 표적에 닿지 않았다. 그런데 시위를 놓자마자 그의 입에서는 “끝”이라는 한 마디가 나왔다. 찰나의 시간이 흐른 뒤 화살은 정확히 10점 과녁에 꽂혔다. 한국 남자 양궁 대표팀의 금메달을 확정 짓는 한 발이었다. 2021년 도쿄 올림픽 양궁 남자 단체전에서 나온 이 장면은 여전히 많은 사람들의 뇌리에 남아 있다. “끝”의 주인공 오진혁(43)이 영원할 것 같았던 선수 생활을 마감했다. 한국 남자 양궁의 ‘맏형’ 오진혁은 지난달 말 경북 예천진호양궁장에서 열린 전국남녀양궁종합선수권대회에서 은퇴식을 갖고 33년간 정들었던 활을 내려놨다. 이날 그는 선수로는 뛰지 않고 행사에만 참석했다. 오진혁이 마지막으로 선수로 뛴 대회는 지난달 초 열린 제41회 회장기대학실업양궁대회다. 현대제철 유니폼을 입은 그는 후배 선수들과 함께 일반부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합작했다. 개인전에서는 입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는 선수로서 마지막으로 쏜 화살을 정확히 10점 과녁에 명중시키며 양궁 인생의 “끝”을 그답게 장식했다. 후배들은 9월달까지만 해도 그를 “형”이라고 불렀다. 그런데 10월부터 호칭이 “코치님”으로 바뀌었다. 전달까지 플레잉코치였지만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코치직에 전념하고 있어서다. 지도자 데뷔전도 무난히 치렀다. 지난주 경남 진주 공군교육사령부에서 열린 전국제전에서 그가 이끈 제주(현대제철)는 남자 일반부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합작했다. 소속 선수 남유빈은 남자 일반부 개인전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오진혁은 “뒤에서 지켜보는데 선수 때도 느껴보지 못했던 엄청난 긴장감을 느꼈다. 차라리 내가 나가서 활을 쏘는 게 훨씬 편하겠다 싶더라”며 “그래도 첫 대회부터 선수들이 잘 따라주고, 좋은 성적을 내줘서 너무 고맙다”며 웃었다. 오진혁은 오랜 선수 시절 동안 한국 양궁에 여러 기념비적인 기록을 남겼다. 2012년 런던 올림픽 개인전 금메달이 대표적이다. 올해 파리 올림픽에서 단체전 10연패를 달성한 여자 양궁은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부터 개인전에서도 거의 금메달을 놓친 적이 없다. 하지만 남자 양궁 대표팀은 단체전에서는 강했지만 유독 개인전에만 들어가면 힘을 쓰지 못했다. 박성수(1988년 서울), 정해전(1992년 바르셀로나), 박경모(2008년 베이징) 등 쟁쟁한 선수들도 모두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한국 남자 선수 ‘은메달 징크스’를 처음 깨뜨린 게 바로 오진혁이다. 오진혁이 2012년 런던 대회 처음 금맥을 뚫자 구본찬이 2016년 리우 대회에서 뒤를 이었다. 올해 파리 대회에서는 절친한 후배 김우진이 숙원이던 개인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보다 더 어려운 기록은 최장수 양궁 국가대표 기록이다. 흔히들 한국 양궁 국가대표 되기가 낙타가 바늘구멍 뚫기보다 어렵다고 한다. 그런데 오진혁은 그 어렵다는 한국 양궁 국가대표를 20년 동안 했다. 한국 엘리트 선수들의 요람인 태릉선수촌과 진천선수촌에서도 그만큼 오랫동안 머문 선수는 종목을 불문하기 거의 찾기 힘들다. 그는 “처음엔 멋모르고 덜컥 국가대표가 됐다가 다시 탈락하길 반복했다. 그러다 어느 순간 활을 이렇게 쏘면 되겠구나 하는 감이 왔다. 그 감을 놓치지 않기 위해 정말 노력을 많이 했다”며 “한 번 떨어진 경험 때문인지 다시는 내려가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주변에서도 ”잘한다, 잘한다“ 응원해 주니 더 열심히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대기만성형 선수였다. 18세이던 1998년 세계주니어선수권 2연패와 함께 반짝 떠오르며 태극마크를 달았지만 이듬해 곧바로 탈락했다. 간혹 8명의 대표 선수 안에 포함되긴 했지만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 같은 큰 대회를 앞두고 열린 최종 선발전에서는 번번이 낙방했다. 그는 “국군체육부대(상무)를 다녀와서 어느 실업팀에서든 1, 2년 만 더 선수 생활을 하고 싶다고 생각하던 시절도 있었다”고 했다. 가능성을 본 대회는 2007년에 열린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대표 선발전이었다. 박경모, 임동현, 이창환 등 쟁쟁한 선수들과 경쟁한 끝에 또 탈락했다. 그런데 예전과는 느낌이 달랐다. 뭔가 하면 될 것만 같았다. 하루 휴식도 없이 선발전 다음날부터 다시 활을 잡았다. 2008년 한 해 동안 그는 설날과 추석 등 딱 이틀을 쉬었다. 나머지 363일은 미친 듯이 활을 파고 들었다. ‘이렇게 쏘면 되는구나’ 하는 느낌이 딱 그때 왔다. 자신만의 루틴이 생긴 것이다. 28살이던 2009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다시 대표팀에 복귀한 그는 올해 은퇴하기 전까지 16년 연속 대표팀의 든든한 ‘맏형’으로 활동했다. 2012년 런던 올림픽 개인전 금메달과 단체전 동메달을 땄고, 2021년 도쿄 대회에서는 후배들과 단체전 금메달을 합작했다. 또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부터 2014년 인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2023년 항정우 대회까지 네 대회 연속 출전해 금메달 3개를 땄다. 그는 “다시 대표팀에 복귀한 이후엔 당장 내일 경기를 해도 지장 없을 정도로 장비와 마음의 준비를 철저히 했다. 자신감이 생기면서 이후엔 매년 치르는 국가대표 선발전이 두렵지 않았다”며 “나이를 먹었다고 노력과 배우는 것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좋은 후배들의 장점을 보면 배워서 내 걸로 만들어 가려고 했다”고 말했다. 정작 오랫동안 그를 괴롭힌 건 부상이었다. 과도한 훈련 탓에 2011년부터 시위를 당길 때마다 오른쪽 어깨에서 뚝~ 하는 소리가 났다. 2017년 경에는 오른팔을 들어 올리기조차 어려울 정도로 통증이 심했다. 정밀 검진 결과 어깨 회전근 4개 중 3개가 끊어져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당장 은퇴해도 이상하지 않았지만 오진혁은 “마지막 한 개의 근육이 끊어질 때까지 해 보자”고 마음먹었다. 진통제를 먹어도 통증은 사라지지 않았다. 그는 “참고 쏘다 보니 언젠가부터 통증에 익숙해졌다. 이 정도는 아프거니 하고 쏘는 거다”라며 “가장 힘든 건 쉬었다 다시 쏠 때 찾아오는 통증이다. 그런데 또 쏘다 보면 익숙해지곤 했다”며 웃었다. 그렇게 그는 뒤늦게 찾아온 전성기를 오래오래 유지했다. 하나밖에 남지 않은 어깨 근육을 지키기 위해 그는 보강 운동을 꾸준히 했다. 무게를 드는 웨이트 트레이닝 대신 밴드를 활용한 운동을 많이 했다. 부하가 상대적으로 적은 수영도 어깨 강화에 많이 도움이 됐다. 하체는 웨이트트레이닝과 함께 하루 40분 안팎의 유산소 운동으로 단련했다. 역시 몸에 크게 무리가 가지 않게 빠른 달리기보다는 트레드밀에서 빨리 걷거나 천천히 뛰었다. 피트니스센터에서 사이클도 종종 탔다. 젊은 시절 그는 탄산음료를 좋아했다. 너무 과하게 먹지 않느냐는 지적도 많이 들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그는 자연스럽게 탄산음료 섭취를 줄이고 차를 많이 마신다. 육류 위주의 식사에서 야채나 과일 등을 많이 먹는 쪽으로 식성도 바꿨다. 승부 세계의 스트레스를 푼 방법 중 하나는 낚시다. 선수 생활의 후반기 대부분을 보낸 진천선수촌 생활을 할 때 휴일이면 팀 후배인 김종호와 함께 낚시를 다녔다. 그는 바다낚시보다는 민물낚시를 선호한다. 바다낚시는 하루종일 걸리기 일쑤인 반면 민물낚시는 잠깐 짬을 내서도 할 수 있기 때문이란다. 태국 등으로 전지훈련을 갈 때도 휴일이면 낚싯대를 빌려 인근 강에서 낚시를 즐기곤 했다. 그는 “잘하진 못해도 열심히 배우고 있다. 떡밥 개는 법, 채비 차리는 법 등을 알아 나가는 재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제 본격적으로 지도자를 첫발을 내딛은 그는 자신이 양궁을 통해 느꼈던 성취감을 제자들도 함께 느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는 “첫 올림픽 무대를 밟았을 때는 마치 하체가 사라진 것 같은 기분이었다. 하지만 차츰 안정을 찾으면서 말할 수 없는 성취감을 느꼈다”며 “우리 선수들도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세계선수권 등에서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게 도우려 한다”고 말했다. 장기적인 꿈은 선수촌장 직에 도전하는 것이다. 태릉과 진천에서 선수촌 밥을 20년이나 먹었기에 그만큼 선수들이 느끼는 고충을 많이 알고, 잘 해결해줄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는 “20년간 세상도 많이 변했지만 선수들의 생각도 많이 변했다. 원활한 소통으로 선수들에게 다가가 선수들이 함께 목표를 이루고 싶은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골프 남자 단체전 금메달리스트 조우영(23)이 한국프로골프(KPGA)투어에서 프로 첫 승을 따냈다. 조우영은 20일 강원 양양 설해원CC(파72)에서 열린 KPGA투어 더 채리티 클래식 최종 3라운드에서 8언더파 64타를 몰아치며 최종 합계 16언더파 200타로 정상에 올랐다. 2위 허인회(37·14언더파 202타)를 2타 차로 제친 조우영은 우승 상금 2억 원을 받았다. 이 대회는 대회 중 내린 폭우로 72홀이 아닌 54홀 경기로 우승자를 가렸다. 조우영은 지난해 4월 골프존 오픈에서 아마추어 선수로는 10년 만에 우승했다. 당시에는 아마추어 신분이라 상금을 받지 못했다. 장유빈(22) 등과 함께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뒤 프로로 전향한 조우영은 지난달까지는 별다른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 6월 2일 끝난 데상트코리아 매치 플레이에서 준우승한 게 눈에 띄었을 뿐 스트로크 플레이 대회에선 6차례 컷 탈락하는 등 좀처럼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하지만 조우영은 이달 초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에서 공동 4위를 했고, 13일 끝난 백송홀딩스·아시아드CC 부산오픈에서는 공동 3위에 오르며 상승세를 탔다. 그리고 선두에 4타 뒤진 공동 11위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한 이날 페어웨이 안착률과 그린 적중률 모두 100%를 기록하는 컴퓨터 샷을 앞세워 대역전극을 일궈냈다. 조우영은 마지막 18번홀(파5)에서는 10m짜리 롱 버디 퍼트를 홀에 떨어뜨린 뒤 주먹을 불끈 쥐고 포효했다. 일찍 경기를 마친 그는 챔피언조가 경기를 마칠 때까지 1시간가량 기다렸다가 우승 축하 물세례를 받았다. 조우영은 “(올해 2승을 먼저 거둔) 장유빈이 추천해 준 말렛 퍼터(말발굽 모양의 퍼터)로 바꾼 뒤 성적이 좋아졌다. ‘프로’ 조우영으로 1승을 했으니 앞으로 2승, 3승 등 승승장구하겠다”고 말했다. 조우영은 또 “채리티 대회의 취지에 공감해 상금의 30%인 6000만 원을 어린이 환우 치료비로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박보겸(26)은 이날 경기 이천 사우스스프링스CC(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상상인·한경와우넷오픈 최종 4라운드에서 6언더파 66타를 치며 최종 합계 15언더파 273타로 우승했다. 시즌 첫 승이자 통산 2승째. 우승 상금은 2억1600만 원. 경기 파주 서원힐스CC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는 해나 그린(28·호주)이 최종 합계 19언더파 269타로 우승하며 시즌 3승째를 거뒀다. 한국 선수 중에는 최혜진(25)과 성유진(24)이 16언더파 272타로 가장 높은 공동 4위를 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4차전만 이기면 5차전엔 에르난데스가 등판할 수 있다.”(염경엽 LG 감독) “(구)자욱이의 무릎 상태가 하루가 다르게 좋아지고 있다.”(박진만 삼성 감독) 1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LG와 삼성의 프로야구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 4차전이 우천으로 순연됐다. 삼성이 시리즈 전적 2승 1패로 앞선 상태에서 연기된 이 경기는 19일 오후 2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이번 PO 때는 2차전도 비 때문에 예정보다 하루 뒤인 15일 치러졌다. 포스트시즌 단일 시리즈에서 우천 순연 경기가 두 번 나온 건 이번이 세 번째다. 앞선 두 차례는 모두 준플레이오프(준PO) 1차전이 끝난 뒤 연이틀 비가 온 케이스였다. 1996년 준PO 때는 4위 팀 현대가 3위 한화를 잡았고, 2014년에도 4위 LG가 3위 NC를 물리치며 ‘업셋’에 성공했다. KT와의 올해 준PO를 최종 5차전까지 치른 LG에 이번 비는 ‘가뭄 속 단비’나 마찬가지다. 특히 투수진의 핵심으로 활약 중인 에르난데스는 휴식이 절실하던 차였다. 정규시즌 때 선발 투수로 뛰었던 에르난데스는 포스트시즌 들어 중간 계투로 출전하고 있다. KT와의 준PO 5경기에 모두 출전한 에르난데스는 PO 1, 2차전에 휴식을 취한 뒤 3차전 때는 팀이 1-0으로 앞서 가던 6회초 1사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그리고 60개의 공을 던지며 3과 3분의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팀 승리를 지켜냈다. 염 감독은 “비 예보를 믿고 에르난데스를 길게 기용했다. 긴 이닝을 투구해 에르난데스가 오른쪽 어깨 뭉침 증세를 보이고 있다”며 “4차전은 유영찬, 김진성 등 기존 필승조가 해줘야 한다. 에르난데스는 21일 5차전에 제 컨디션으로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도 2차전에서 도루를 하다가 왼쪽 무릎 인대를 다친 주장 구자욱이 복귀할 수 있는 시간을 벌었다. 구자욱은 16일 일본으로 출국해 한 재활 전문 병원에서 집중 치료를 받고 18일 귀국했다. 박 감독은 “어제만 해도 걷는 것도 불편하다고 했는데 하루 만에 통증이 많이 줄었다고 한다”며 “선수단에 합류하면 상태를 체크한 뒤 출전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PO 1, 2차전에서 모두 10점씩을 올렸던 삼성은 구자욱이 빠진 3차전 때는 산발 5안타 무득점에 그쳤다. 이번 비는 한국시리즈 일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삼성이 4차전에서 승리하면 원래 계획대로 21일부터 KIA와 한국시리즈를 치른다. 승부가 5차전까지 갈 경우 23일이 한국시리즈 시작일이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가 해결사 능력을 보여주며 월드시리즈에 한발 더 다가섰다. 오타니는 17일 뉴욕 메츠와의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7전 4승제) 3차전 방문경기 8회초에 7-0으로 달아나는 쐐기 3점포를 쏘아 올렸다. 다저스는 이날 8-0 완승을 거두고 시리즈 전적 2승 1패로 앞섰다. 1번 지명타자로 출전한 오타니는 4-0으로 앞선 8회초 1사 1, 2루 기회에서 상대 팀 오른손 불펜 투수 타일러 메길의 컷패스트볼(시속 143km)을 걷어 올려 오른쪽 담장 밖으로 날려 보내는 비거리 125m짜리 홈런을 때렸다. 오타니가 올해 포스트시즌에서 홈런을 날린 건 6일 샌디에이고와의 디비전 시리즈 1차전 이후 7경기 만이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오타니의 3점 홈런을 두고 “오타니가 어느 정도 자신감을 쌓았다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이번 시즌 가을야구에서 오타니는 직전 타석까지 주자 없는 상황에서 22타수 무안타를 기록 중이었다. 하지만 8회초 주자 2명을 둔 득점권 상황에선 홈런포로 해결사 면모를 자랑했다. 오타니의 포스트시즌 득점권 타율은 0.833(6타수 5안타)에 이른다. 5안타 중 2개는 홈런이고 타점은 8개다. 다저스 마운드는 선발투수 워커 뷸러(4이닝)를 시작으로 마이클 코페크(1이닝) 라이언 브레이저(1이닝) 블레이크 트라이넨(1이닝) 벤 캐스패리어스(2이닝) 등 5명의 투수가 이어 던지며 메츠 타선을 4피안타 13탈삼진 무실점으로 막고 팀 완봉승을 거뒀다. 두 팀의 4차전은 18일 오전 9시 8분에 열린다. 4차전 선발투수로 다저스 야마모토 요시노부, 메츠는 호세 킨타나가 등판한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가 다시 한번 해결사의 면모를 과시하며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월드시리즈에 한 발 더 다가섰다. 오타니는 17일 미국 뉴욕 시티 필드에서 열린 뉴욕 메츠와의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7전 4승제) 3차전에서 8회초 승부에 쐐기를 박는 대형 3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 전날까지 1승 1패를 기록 중이던 다저스는 8-0으로 완승을 거두고 시리즈 전적에서 2승 1패로 앞서갔다. 1번 지명타자로 출전한 오타니는 4-0으로 앞선 8회초 1사 1, 2루 찬스에서 메츠 오른손 불펜 투수 타일러 메길의 2구째 몸쪽 깊숙한 컷패스트볼(시속 143km)을 걷어 올려 오른쪽 외야 상단에 꽂히는 대형 홈런을 때려냈다. 비거리는 125m. 7-0으로 점수를 벌리며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는 홈런이었다. 오타니의 포스트시즌 홈런은 6일 샌디에이고와의 디비전 시리즈 1차전 이후 7경기 만이자 2번째다. 이 경기 전까지 오타니는 포스트시즌 들어 주자 없는 상황에서는 안타를 하나도 치지 못했다. 전날까지 19타수 무안타였다. 다만 득점권 상황에서는 5타수 4안타(타율 0.800), 1홈런, 5타점의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었다. 이날도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들어선 처음 네 타석에서는 3타수 무안타 1볼넷에 그쳤다. 포스트시즌 주자 없는 상황에서의 성적은 22타수 무안타까지 늘어났다. 하지만 8회초 1사 1, 2루의 득점권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오타니는 초구 높은 컷패스트볼을 흘려보낸 후 2구째 같은 구종을 잡아당겨 홈런으로 연결시켰다. 포스트시즌에서 오타니의 득점권 성적은 6타수 5안타(0.833) 1홈런, 8타점이 됐다. 미국 현지에서도 오타니의 무서운 득점권 성적이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MLB.com은 “MLB에서 연일 새로운 기록을 쓰고 있는 오타니가 득점권에서도 역사적인 기록을 남겼다. 최근 20번의 득점권 상황에서 무려 17차례나 안타를 때렸다”고 전했다. 다저스는 이날 2회 1사 2, 3루에서 윌 스미스의 내야 안타와 토미 에드먼의 희생플라이로 2점을 먼저 냈다. 6회에는 키케 에르난데스가 4-0으로 달아나는 좌월 투런 아치를 그렸다. 8회 오타니의 홈런에 이어 9회에는 맥스 먼시가 우월 솔로포로 힘을 보탰다. 다저스 마운드는 이날 선발 투수 워커 뷸러(4이닝)를 시작으로 마이클 코페크(1이닝) 라이언 브레이저(1이닝), 블레이크 트레이넌(1이닝) 벤 캐스파이러스(2이닝) 등 5명의 투수가 메츠 타선을 4안타로 꽁꽁 묶으며 팀 완봉승을 거뒀다. 다저스 투수진은 포스트시즌 3경기 연속 팀 완봉승을 거두며 33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다가 이틀 전 메츠와의 2차전에서 7점을 내줬다. 하지만 불과 한 경기 만에; 다시 영봉승 행진을 재개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삼성의 베테랑 포수 강민호(39)는 다른 선수들이 부러워할 만한 야구 인생을 살고 있다. 다른 포지션에 비해 체력 소모가 큰 포수 마스크를 쓰고도 한국 프로야구 정규시즌 통산 최다인 2369경기에 출전했다. 2004년 롯데에서 데뷔한 후 세 차례의 자유계약선수(FA) 계약만으로 191억 원을 벌었다. 올 시즌엔 136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3, 19홈런, 77타점을 기록했다. 내년 시즌을 마치면 네 번째 FA 계약이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까지 20시즌을 뛰는 동안 이루지 못한 게 하나 있다. 바로 한국시리즈 진출이다. 강민호는 한국 야구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9전 전승으로 금메달을 딸 때 주전 포수였다. 하지만 한국시리즈는 우승은커녕 출전해 본 적도 없다. 정규시즌에 2000경기 이상 출전하고도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지 못한 선수는 강민호와 NC의 손아섭(36) 두 명뿐이다. 손아섭은 2058경기를 뛰었다. 강민호는 데뷔 21번째 시즌인 올해 꿈을 이룰 기회를 다시 한 번 잡았다. 삼성은 13일과 15일 안방 대구에서 열린 LG와의 플레이오프(5전 3승제·PO) 1, 2차전을 모두 이겼다. 남은 세 경기에서 1승만 더하면 정규시즌 1위 KIA가 기다리는 한국시리즈에 오른다. 강민호는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나는 강산이 두 번 바뀌는 동안에도 한국시리즈 무대에 서지 못했다”며 “이제 나도 그라운드에서 뛸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다. 모처럼 찾아온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다”고 했다. 팀 후배들 역시 강민호의 이런 마음을 잘 알고 있다. 삼성의 에이스 원태인(24)은 “이번에 반드시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민호 형의 한을 풀어드리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강민호는 한국시리즈를 눈앞에 두고 멈춘 적이 있다. 롯데에서 뛰던 2011년과 2012년 2년 연속으로 PO에서 패해 한국시리즈 진출에 실패했다. 두 번 모두 SK(현 SSG)에 2승 3패로 밀렸다. 삼성으로 팀을 옮긴 뒤인 2021년엔 KT와의 정규시즌 1위 결정전에서 패해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을 놓쳤다. 결국 2위로 나선 PO에서 정규시즌 4위 두산에 패하면서 한국시리즈 진출이 좌절됐다. 롯데 소속이던 2008년 삼성과의 준PO로 포스트시즌을 처음 경험했던 강민호는 이제 삼성 유니폼을 입고 개인 첫 한국시리즈 무대 바로 앞까지 와 있다. 강민호는 올 시즌을 포함해 가을야구에서 준PO 14경기, PO 14경기를 뛰었다. 마흔을 바라보는 강민호는 올해 PO에서도 주전 포수로 투수들을 이끌고 있다. PO 1차전에선 강민호와 호흡을 맞춘 선발투수 레예스가 6과 3분의 2이닝 3실점(1자책)을 기록했고, 2차전에선 원태인이 6과 3분의 2이닝 동안 1실점으로 호투했다. 타석에서 강민호는 1, 2차전에 각각 안타 1개를 때렸다. 강민호는 1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PO 3차전에선 선발투수 황동재(23)와 호흡을 맞춘다. 프로 5년 차로 포스트시즌 경기에 처음 등판하는 황동재를 강민호가 안정감 있게 이끌어야 하는 상황이다. 2패로 벼랑 끝에 몰린 LG는 임찬규(32)가 선발투수로 나선다. 임찬규는 KT와의 준PO 두 경기에 등판해 모두 승리 투수가 됐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삼성의 안방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는 올해 정규시즌에 홈런이 가장 많이 나온 구장이다. 71경기에서 216개의 홈런이 쏟아졌다. 팔각형 구조인 이 야구장은 홈플레이트에서 좌, 우중간 펜스까지 거리가 107m밖에 되지 않아 홈런이 많이 나온다. 삼성 타자들은 정규시즌에 홈구장 이점을 잘 활용했다. 삼성은 정규시즌 팀 홈런 185개로 10개 구단 중 1위를 했는데 안방에서 119개의 홈런을 때렸다. ‘홈런 군단’ 삼성이 15일 LG와의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 2차전 안방경기에서 홈런 다섯 방을 터뜨리며 10-5로 승리했다. 삼성은 13일 1차전에서도 홈런 3개를 앞세워 10-4로 이겼다. 1, 2차전에서 홈런포 8개로 LG 마운드를 폭격한 삼성은 한국시리즈 진출까지 1승만 남겼다. 5전 3승제로 치러진 역대 PO에서 한 팀이 1, 2차전을 모두 이긴 건 18번 있었는데 이 중 15번(83.3%) 한국시리즈에 올랐다. 삼성은 3년 차 내야수 김영웅이 포문을 열었다. 정규시즌에 홈런 28개를 날리며 새로운 거포로 떠오른 김영웅은 1-1 동점이던 2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LG 선발투수 손주영의 커브를 받아쳐 우중간 담장 밖으로 날려 보내는 솔로포를 쏘아 올렸다. 1차전 4회 솔로 홈런에 이어 PO 2경기 연속 홈런이다. 김헌곤과 디아즈는 포스트시즌 역대 두 번째로 같은 팀에서 두 선수가 연타석 홈런을 날리는 진기록을 세웠다. 2번 타자 김헌곤은 5회와 7회 연타석 투런 홈런을, 4번 타자 디아즈는 6회와 7회 연타석 솔로 홈런을 날렸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우리 팀 장점인 장타력을 앞세워 승리할 수 있었다. 김헌곤과 디아즈의 연타석 홈런으로 분위기를 확실히 잡고 경기를 이끌어 갔다”고 했다. 삼성 마운드에선 에이스 원태인의 호투가 빛났다. 정규시즌 15승으로 다승 공동 1위에 오른 원태인은 6과 3분의 2이닝 동안 7피안타 2볼넷 3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포스트시즌 개인 첫 승을 따낸 원태인은 2차전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6-1로 앞선 7회 2사 만루에서 등판한 오른손 강속구 투수 김윤수는 정규시즌 타점왕인 LG 오스틴을 유격수 땅볼로 잡아내며 위기에서 벗어났다. LG는 9회초 박해민의 솔로포와 김현수의 3점 홈런으로 4점을 따라붙었지만 더 이상의 추격은 없었다. 두 팀의 3차전은 17일 LG 안방인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다. 삼성은 황동재, LG는 임찬규가 선발투수로 나선다. 대구=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올해 파리 올림픽 사격 여자 25m 권총 금메달리스트 양지인(21·사진)이 국제사격연맹(ISSF) ‘올해의 선수’로 선정됐다. ISSF는 15일 “여자 25m 권총 세계랭킹 1위인 양지인을 올해의 여자 선수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한국 선수가 ISSF ‘올해의 선수’로 뽑힌 건 10년 만이자 통산 네 번째다. 2012 런던 올림픽 여자 권총 금메달리스트 김장미가 2012년에, ‘사격 황제’ 진종오가 2008년과 2014년에 두 번 수상했다. 파리 올림픽 여자 10m 공기권총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김예지(32)는 올해의 여자 선수 후보 6명에 포함됐지만 수상하지는 못했다. 올해의 남녀 선수는 ISSF 부문별 위원회와 각국 코칭스태프, 취재진 투표로 선정한다. 양지인은 파리 올림픽 25m 권총 결선에서 슛오프까지 가는 접전 끝에 카밀 예드제예스키(프랑스)를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 1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 25m 권총에선 세계기록(41점)을 세우며 우승했고 단체전 정상에도 오르며 2관왕을 차지했다. 양지인은 이번 시즌 월드컵 5개 대회 중 4차례나 결선에 진출하며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김윤만 대한체육회 대회운영부장(51)은 한국의 겨울올림픽 첫 메달 주인공이다. 1992년 알베르빌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000m에서 깜짝 은메달을 땄다. 당시 그의 메달을 예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경기장에도 아무도 취재를 오지 않았다. 한국 취재진은 쇼트트랙에서 금메달이 유력했던 김기훈 울산과학대 교수(57)의 훈련장에 몰려가 있었다. 뒤늦게 소식을 들은 한 방송 기자가 부랴부랴 경기장으로 달려왔다. 얼마나 급했던지 카메라도 가져오지 않았다. 결국 일본 NHK 기자의 카메라를 빌려 시상식 장면만 겨우 찍었다. 사실 0.01초만 빨랐으면 그가 한국의 첫 금메달 주인공이 될 뻔했다. 당시 김 부장은 1분14초86의 기록으로 은메달을 땄는데 금메달을 딴 올라프 칭케(독일·1분14초85)와 0.01초 차이가 났다. 그는 “만약 그때 금메달을 땄다면 운동을 바로 그만뒀을 것이다. 은메달의 아쉬움이 있었기에 이후에도 더 노력할 수 있었다”며 “결국 금메달은 따지 못한 채 은퇴했지만 당시의 노력이 지금 어엿한 사회인으로 살아가는 밑바탕이 됐다”고 했다. 은퇴 후 지도자를 거친 그는 2008년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35세 나이에 대한체육회 공채에 합격해 신입사원이 된 것이다. 입사 동기 중에는 그보다 열두 살 어린 띠동갑도 있었다. 그가 가장 먼저 했던 일은 전국체육대회 등이 열릴 때 필요한 각 경기단체와 시도체육회의 깃발을 손수 나르는 것이었다. 그는 나이 어린 선배들을 깍듯이 모시며 일을 배웠다. 처음엔 껄끄러워하던 선배들도 점점 그에게 마음을 열었다. 그는 “선배님들이 나이 많은 후배를 정말 잘 챙겨 주셨다. 덕분에 처음 해보는 조직 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었다”고 했다. 대한체육회 입사 후에도 그의 ‘올림픽 여정’은 계속됐다. 2010년 밴쿠버 겨울올림픽에 지원단으로 참가했고, 4년 뒤 소치 올림픽에서는 코리아하우스에서 일했다. 2018년 평창 올림픽 때는 대회 조직위원회에 파견돼 아이스베뉴 부장을 맡았다. 올해 열린 파리 올림픽에선 코리아하우스 단장을 수행하는 직을 맡았다. 입사 17년째인 올해 초 그는 대회운영부장으로 승진했다. 35세 신입사원이 어느덧 관리자가 된 것이다. 이달 11일부터 경남 김해 등에서 열리고 있는 제105회 전국체전을 그의 팀이 준비했다. 그는 “빙상에만 있었으면 이렇게 넓은 세상을 알지 못했을 것이다. 새로운 분야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알게 된 게 내게는 큰 행운”이라고 말했다. 업무 특성상 그는 많은 사람과 만난다. 그는 “입사 초기엔 일주일에 4, 5차례 술자리를 갖는 게 다반사였다. 하지만 요즘은 술자리를 최대한 줄이고, 자리를 갖더라도 1차에서 끝내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건강 관리를 위해 일주일에 한 번은 한강에서 두 시간 정도 자전거를 탄다. 그는 “작고한 아버지가 타시던 낡은 자전거를 탄다. 무거운 자전거라 운동이 더 되는 것 같다”며 웃었다. 그는 “언젠가는 진천선수촌이나 평창동계훈련센터에서 일하며 가까운 곳에서 후배들의 성장을 돕고 싶다”며 “은퇴 후에는 어린이나 유소년 등을 위해 빙상장에서 재능기부를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헌재 스포츠전문기자 uni@donga.com}

14일 대구에서 열릴 예정이던 LG와 삼성의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 2차전이 비로 순연됐다. 이에 따라 15일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경기에서 올 시즌 토종 선발 투수 평균자책점 1, 2위에 오른 원태인(삼성·3.66)과 손주영(LG·3.79)의 선발 맞대결이 성사됐다.이날 우천순연을 더 반긴 팀은 LG다. 정규시즌 3위 LG는 KT와 준플레이오프(준PO·5전 3승제) 5차전까지 가는 접전을 치르고 PO에 올라왔다. LG는 13일 열린 1차전에서도 4-10으로 완패해 휴식과 함께 분위기 전환이 절실했다.염경엽 LG 감독은 “내심 하루 쉬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정말 비가 와 줬다”며 “선발 투수가 바뀌면서 시리즈의 흐름도 달라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LG는 14일 선발 등판 예정이었던 외국인 투수를 엔스를 3차전 이후로 돌리고 15일 경기에 왼손 투수 손주영을 선발 예고했다.손주영은 염 감독이 포스트시즌의 ‘키 플레이어’로 꼽은 선수다. 손주영은 8일 KT와의 준PO 3차전 3회에 구원 등판해 5와 3분의1이닝 2피안타 무실점 7탈삼진 역투로 구원승 따냈다. 11일 준PO 5차전에서도 2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는 등 현재 팀 내에서 가장 좋은 구위를 보이고 있다.염 감독은 손주영을 14일 PO 2차전 선발로도 고려했으나 컨디션 회복을 고려해 16일 3차전 선발로 내정했었다. 그런데 이날 우천순연으로 자연스럽게 손주영을 2차전에 내보낼 수 있게 됐다. 손주영은 올해 정규시즌에서 삼성을 상대로 세 차례 선발 등판해 2승 평균자책점 1.04으로 강했다.삼성은 14일 등판 예정이었던 토종 에이스 원태인을 그대로 선발 등판시킨다. 원태인은 올해 15승으로 곽빈(두산)과 함께 다승 공동 1위에 올랐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LG 좌타자들이 강하지만 원태인은 오른손, 왼손 타자를 가리지 않고 좋은 공을 던졌다. 정규시즌처럼 던지면 충분히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태인은 올해 정규시즌 LG전에는 2경기에 등판해 1패 평균자책점 4.09를 기록했다. 대구=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대한민국 최초의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는 김기훈 울산과학대 교수(57)다. 김 교수는 1992년 알베르빌 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이어 열린 계주에서도 정상에 올라 2관왕을 차지했다. 김 교수의 화려한 명성에 가려져 있지만 한국 동계올림픽 첫 메달이라는 역사를 쓴 사람은 따로 있다. 당시 19세였던 김윤만 대한체육회 대회운영부장(51)이다. 김 교수가 쇼트트랙 남자 1000m에서 금메달을 따기 하루 전 김윤만은 스피드스케이트 남자 1000m에서 깜짝 은메달을 획득했다. 당시 김윤만의 메달을 예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김윤만 자신도 메달을 딴다는 생각을 전혀 하지 않았다. 올림픽 직전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린 주니어 선수권 대회 남자 500m에서 금메달을 땄지만 최고의 선수들이 모두 출전하는 올림픽은 전혀 다른 얘기였다. 그런데 야외 스케이트장에서 열린 올림픽 1000m에서 결승선을 통과하는 순간 모든 게 달라졌다. 전광판 뜬 순위표에 그의 이름이 2위에 올라가 있었던 것이다. 당시 한국 취재진의 관심은 온통 김기훈에게 쏠려 있었다. 한국 취재진들은 김윤만의 경기장이 아니라 하루 뒤에 경기를 치를 김기훈의 훈련장에 몰려가 있었다. 뒤늦게 소식을 들은 한 방송 기자가 부랴부랴 경기장으로 달려왔다. 얼마나 급했는지 카메라도 가져오지 못했다. 결국 옆에 있던 일본 NHK 기자의 카메라를 빌려 시상식 장면만 찍었다. 김윤만은 “일본 선수들이 잘하던 종목이라 일본 내에서는 생중계가 됐었다. 경기를 본 일본 교포분이 한국에 있는 우리 집에 전화를 했다더라. 소식을 들은 어머니가 ‘그게 무슨 소리냐’며 처음엔 믿지 않으셨다고 한다”며 웃었다. 한국의 첫 동계올림픽 메달에 갑자기 난리가 났다. 한국 선수단은 축제 분위기였고, 대통령도 축전을 보냈다. 그런데 영광은 오래 가지 않았다. 하루 뒤 첫 금메달이 나오면서 스포트라이트 온통 김기훈에게 집중됐다. 주인공이 뒤바뀐 건 단 0.01초 차이 때문이었다. 당시 김윤만은 1분14초86의 기록으로 은메달을 땄는데 금메달을 딴 올라프 징케(독일·1분14초85)와는 단 0.01초 차였다. 만약 김윤만이 첫 금메달을 땄다면 그의 이름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졌을 것이다. 하지만 김윤만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첫 올림픽 출전이었기에 부담 없이 즐기는 마음으로 재밌게 타면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며 “비록 금메달은 아니지만 대한민국 첫 동계올림픽 메달리스트라는 뿌듯함을 갖고 있다”고 했다. 그는 또 “만약 그렇게 어린 나이에 금메달을 땄다면 바로 운동을 그만뒀을 것이다. 은메달의 아쉬움이 있었기에 이후 금메달을 향해 더 노력할 수 있었다”며 “결국 올림픽 금메달은 따지 못했지만 당시의 노력이 지금처럼 어엿한 사회인으로 살아가는 밑바탕이 될 수 있었다”고 했다. 김윤만은 2년 뒤 열린 릴레함메르 올림픽에 출전했으나 경기 중 상대가 레인을 침범하는 등의 불운이 겹치며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1998년 나가노 올림픽에서도 역시 노메달에 그쳤다. 하지만 그의 실력은 언제든 정상을 노려볼 만하긴 했다. 1995년 밀워키 세계스프린트선수권 대회에서 종합우승을 차지한 게 좋은 예다. 하지만 올림픽 메달은 하늘이 점지해 주는 것이었다. 김윤만은 “나가노 올림픽 시즌에도 월드컵 대회에서는 1등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올림픽 무대의 부담을 알고 난 뒤에는 이상하리만치 경기가 잘 풀리지 않았다”고 했다. 나가노 올림픽 이후 은퇴한 그는 지도자가 돼 2002년 솔트레이크 올림픽에는 코치로 참가했다. 이규혁과 최재봉 등이 그의 제자였다. 이후 경기도체육회 빙상팀 등에서 활동하던 그는 2008년 새로운 도전에 나서게 된다. 대한체육회 공채에 합격해 행정가로 변신한 것이다. 동계올림픽 첫 메달리스트란 후광으로 합격한 것은 아니다. 인터넷 검색을 하다 우연히 대한체육회가 직원을 뽑고 있다는 걸 안 그는 무작정 시험을 봤다. 면접관들은 그에게 “대체 왜 체육회에 들어 오려고 하느냐”고 물었다. 그는 “지도자가 아닌 행정가로 후배 선수들을 위해 봉사하고 싶다”고 답했다. 그렇게 그는 35세의 나이에 대한체육회 신입사원으로 입사했다. 역대 올림픽 메달리스트 최초의 대한체육회 직원이었다. 입사 동기들 중에는 그보다 12살 어린 ‘띠동갑’도 있었다. 적지 않은 나이에 입사한 그는 막내답게 밑바닥부터 일을 시작했다. 전국체전 등이 열릴 때는 각 경기단체와 시도체육회의 깃발 등을 배치해야 하는데 그가 가장 먼저 했던 일은 깃발을 나르는 것이었다. 나이가 어린 회사 선배들에게도 깍듯이 대했다. “선배님, 선배님” 하면서 따라다니며 일을 배우자 처음엔 껄끄러워하던 선배들도 그에게 마음을 열었다. 그보다 나이가 적은 선배들은 그를 “형님”이라고 불렀다. 그는 “선배님들이 나이 많은 후배를 정말 잘 챙겨주셨다. 덕분에 처음 해보는 조직 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었다”고 했다. 대한체육회 입사 후에도 그의 ‘올림픽 여정’은 계속됐다. 입사 후 2년 뒤 그는 대한민국 선수단 지원단의 일원으로 2010년 밴쿠버 올림픽에 참가했다. 그는 “스케이트 후배들인 이상화와 모태범, 이승훈 등이 그 대회에서 모두 값진 금메달을 땄다. 내가 못해본 올림픽 금메달을 딴 후배들의 성장이 너무 기뻤다”고 했다. 4년 뒤 소치 올림픽에서는 선수단 지원센터인 코리아 하우스에서 일했다. 국내에서 열린 2018년 평창 올림픽에서는 조직위에 파견돼 아이스베뉴 부장을 맡았다. 여름 올림픽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는 훈련 캠프 준비단에 소속됐고, 올해 열린 파리 여름 올림픽에서는 코리아하우스 단장 수행을 담당했다. 입사 17년 차인 올해 초 그는 대회운영부장으로 승진했다. 35세 신입사원으로 출발해 어느덧 관리자가 된 것이다. 대회운영부는 대한체육회 내에서 전국체전과 동계체전, 소년체전 등 각종 대회의 담당하는 부서다. 이달 11일부터 17일까지 경남 김해 등에서 열리고 있는 제105회 전국체전은 그의 책임하에 준비됐다. 그는 “체육회 산하에 49개 종목을 모두 들여다보는 재미가 있다”며 “빙상에만 있었으면 이렇게 넓은 세상을 알지 못했을 것이다. 새로운 분야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알게 된 게 내게는 큰 자산”이고 말했다. 그가 하는 업무의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사람들과 만나는 것이다. 각 종목단체와 17개 시도체육회 관계자들과 만나다 보면 밥자리, 술자리가 많아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그는 가능한 한 적게 먹으려 노력한다. 그는 “보이는 대로 먹다 보면 살이 찔 수밖에 없다. 2개 먹을 걸 하나만 먹으려 하는 편”이라며 “입사 초기만 해도 일주일에 4, 5차례 술자리를 갖는 게 다반사였다. 하지만 요즘은 최대한 자리를 줄이고, 자리를 갖더라도 1차에서 끝내려 한다”고 말했다. 그가 건강관리를 위해 빼놓지 않고 하는 건 한강 자전거 라이딩이다. 일주일에 한 번은 한강에서 두 시간 정도 자전거를 탄다. 그는 “좋은 자전거는 아니고 2019년 작고하신 아버지가 타던 낡은 자전거다. 아버지의 유품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아버지를 생각하면서 자전거를 탄다”며 “요새 나오는 자전거처럼 가볍지 않다. 그런데 오히려 무거운 자전거라 운동이 더 되는 것 같다”며 웃었다. “후배들을 위해 봉사하고 싶다”는 입사 때의 초심을 잃지 않으려 한다는 그는 남은 직장 생활 동안 국가대표 지원부서에서 일해보는 꿈을 갖고 있다. 그는 “언제가 될진 모르겠지만 진천선수촌이나 평창동계훈련센터에서 일해보고 싶다. 좀 더 가까운 곳에서 후배들의 성장을 돕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초등학교 때 우연히 스케이트를 신은 후 지금까지 스포츠를 통해 많은 혜택을 받으면서 살아왔다”며 “정년이 지나 은퇴를 하게 되면 어린이나 유소년 등을 위해 빙상장에서 재능기부를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LG와 삼성이 맞붙은) 2002년 한국시리즈를 기억한다. 9회말 이승엽의 동점 3점 홈런과 마해영의 끝내기 홈런으로 삼성이 승리했다. 그때의 좋은 기운이 이어질 것으로 믿는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13일 안방 대구에서 열린 LG와의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 1차전을 앞두고 22년 전 기억을 떠올렸다. 당시 현대 유격수였던 박 감독은 양 팀의 한국시리즈를 TV로 봤다. 그해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삼성은 6-9로 뒤진 9회말 홈런 두 방으로 드라마 같은 역전승을 거두며 시리즈 전적 4승 2패를 기록해 창단 후 처음으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2002년 한국시리즈 6차전 이후 22년 만에 두 팀이 포스트시즌에서 맞붙은 이날 PO 1차전은 박 감독의 기대처럼 삼성의 완승으로 끝났다. 올해 정규시즌 팀 홈런 1위(185개)인 삼성은 홈런 3개를 포함해 14안타를 몰아친 타선의 힘을 앞세워 LG(6안타)에 10-4 완승을 거뒀다. 5전 3승제로 치러진 역대 33번의 PO에서 1차전 승리 팀은 25차례(75.8%) 한국시리즈에 올랐다. 삼성이 가을야구에서 승리한 건 2015년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1차전 이후 3275일 만이다. 이해 정규시즌 1위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했던 삼성은 1승 후 내리 4연패를 당하면서 우승 트로피를 두산에 내줬다. 당시 삼성 유니폼을 입었던 선수 중 유일하게 이날 경기에 출전한 구자욱이 삼성 타선을 이끌었다. 구자욱은 올해 정규시즌에서 커리어 하이(타율 0.343, 홈런 33개, 115타점)를 찍었다. 정규시즌 막판인 9월엔 5할 타율에 홈런 9개를 몰아치며 데뷔 후 처음으로 월간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구자욱은 이날 홈런 1개를 포함해 4타수 3안타 3타점 3득점의 활약으로 팀 승리에 앞장을 섰다. 구자욱은 1-0으로 앞선 3회 무사 1, 3루 기회에서 우중간 담장을 훌쩍 넘기는 3점포를 쏘아 올렸다. 올 시즌 홈런 28개를 때리며 거포 내야수로 성장한 데뷔 3년 차 김영웅은 4회 솔로 홈런, 대체 외국인 선수로 합류해 29경기에서 홈런 7개를 날린 디아즈는 5회 2점 홈런으로 승기를 굳혔다. 삼성은 5회말 일찌감치 선발 타자 전원 안타를 기록했다. 지난해 삼성 사령탑 부임 후 포스트시즌 첫 승리를 따낸 박 감독은 “지난달 28일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를 치렀다. 선수들의 실전 감각이 떨어져 있을까 봐 걱정했는데 나만의 걱정이었던 것 같다”며 “우리 선수들이 컨디션 조절을 잘해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 MVP로 뽑힌 구자욱은 경기 후 구토와 어지럼증을 호소하며 인터뷰실 대신 병원으로 향했다. 박 감독은 “평소 자욱이는 경기 중 더그아웃에서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하는데 오늘은 표정이 좋지 않더라”며 “몸이 좋지 않은 걸 감추고 경기를 한 것 같다. 그런 상황에서도 홈런과 안타를 몰아치는 걸 보면서 역시 리더는 다르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LG는 선발투수 최원태가 3이닝 동안 홈런 2개를 포함해 7피안타 5실점(5자책)으로 일찍 무너지면서 어려운 경기를 했다. LG는 이날 PO 역대 최다 타이인 9명의 투수를 등판시켰으나 삼성 타선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삼성 선발투수 레예스는 6과 3분의 2이닝 4피안타 3실점(1자책)을 기록하며 승리 투수가 됐다. 두 팀의 2차전은 14일 오후 6시 30분 같은 곳에서 열린다. LG는 외국인 투수 엔스, 삼성은 정규시즌 다승 공동 1위(15승) 원태인이 선발로 등판한다.대구=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포스트시즌행 막차를 탄 뉴욕 메츠가 우승 후보 필라델피아를 꺾고 내셔널리그(NL) 챔피언십시리즈(7전 4승제)에 진출했다. 메츠는 10일 NL 디비전시리즈(5전 3승제) 4차전에서 간판 타자 프란시스코 린도르의 역전 만루홈런에 힘입어 필라델피아를 4-1로 물리쳤다. 시리즈 전적 3승 1패를 기록한 메츠는 2015년 이후 9년 만에 NL 챔피언십시리즈에 올랐다. ‘어메이징 메츠’의 돌풍은 디비전시리즈에서도 이어졌다. NL 동부지구 3위이자 와일드카드 3위로 6번 시드를 받은 메츠는 와일드카드 결정전(3전 2승제)에서 중부지구 우승팀 밀워키(3번 시드)를 2승 1패로 눌렀다. 그리고 디비전시리즈에선 동부지구 우승팀(2번 시드) 필라델피아마저 제압했다. 3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오른 필라델피아는 우승 전력으로 평가받았지만 메츠의 불방망이에 4경기 23실점 하며 무너졌다. 메츠는 4회 먼저 점수를 내줬지만 6회에 잡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단번에 전세를 뒤집었다. 1사 만루에서 타석에 선 린도르는 필라델피아의 세 번째 투수 카를로스 에스테베스의 시속 160km짜리 패스트볼을 우중간 담장 밖으로 날려 보내는 그랜드 슬램을 쏘아 올렸다. 정규시즌에서 33홈런-29도루를 기록한 호타준족 유격수 린도르는 2015년 MLB 데뷔 이후 포스트시즌 두 번째 만루홈런을 때린 뒤 ‘미스터 스마일’이란 별명처럼 동료들과 함박웃음을 지었다. 이날 LA 다저스와 샌디에이고의 NL 4차전에서는 홈런 3방을 앞세운 다저스가 8-0 완승을 거두고 시리즈 전적을 2승 2패로 맞췄다. 무키 베츠가 1회 선제 솔로포를 날렸고 3회엔 윌 스미스, 7회엔 개빈 럭스가 각각 투런포를 쏘아 올렸다. 두 팀의 최종 5차전은 12일 오전 9시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다. 이 경기에서 이긴 팀은 NL 챔피언십시리즈에 선착한 메츠와 월드시리즈(7전 4승제) 진출을 다툰다. 아메리칸리그(AL)에선 뉴욕 양키스와 디트로이트가 나란히 승리하며 챔피언십시리즈 진출에 한발 더 다가섰다. 양키스는 이날 캔자스시티를 3-2로, 디트로이트는 클리블랜드를 3-0으로 꺾으며 나란히 2승 1패가 됐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KT가 준플레이오프(준PO·5전 3승제) 4차전을 챙기며 승부를 최종 5차전으로 끌고 갔다. KT는 9일 안방 수원에서 열린 LG와의 준PO 4차전에서 연장 11회말에 터진 심우준의 끝내기 내야안타로 6-5로 이겼다. 이로써 시리즈 전적 2승 2패가 된 두 팀은 11일 LG의 안방인 서울 잠실구장에서 마지막 승부를 벌인다. 이날 경기 전 이강철 KT 감독은 “우리 선수들은 벼랑 끝에 몰려야 잘하는 것 같다”며 농담처럼 말했다. 실제로 KT 선수들은 이번 가을 절체절명의 순간마다 마법 같은 힘을 발휘하고 있다. KT는 1일 열린 5위 결정전에서 SSG에 4-3으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고 포스트시즌행 막차 티켓을 따냈다. 2일과 3일 두산과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선 두 경기 중 한 경기만 비겨도 탈락하는 절대적으로 불리한 대전 방식을 딛고 2연승을 거두며 준PO 진출에 성공했다. 한국 프로야구에 와일드카드 제도가 도입된 2015년 이후 5위 팀이 준PO에 오른 건 KT가 처음이었다. KT는 또 한 번의 ‘마법 같은 승리’에 도전한다. 그동안 5전 3승제로 치러진 준PO 1, 2차전에서 양 팀이 1승씩 나눠 가진 건 6번 있었는데 3차전 승리 팀이 100% PO에 진출했다. 이번 준PO 1, 2차전에서도 두 팀은 1승씩 챙겼고 3차전에선 LG가 이겼다. 이날 4차전을 잡은 KT가 5차전에서도 승리하면 또 한번 사상 최초의 기록을 남기게 된다. 4차전에서 KT는 LG 김현수와 박해민에게 연속 타자 홈런(2회), 문성주에게 적시타(4회)를 내주며 1-3으로 끌려가다 4회말 공격에서 3점을 뽑아 4-3 역전에 성공했다. 5회말엔 강백호가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솔로포를 쏘아 올리며 점수 차를 5-3으로 벌렸다. 하지만 KT는 8회초 2점을 내주며 5-5 동점을 허용했다. 두 팀은 결국 정규 이닝 9회에 경기를 끝내지 못하고 연장 승부에 들어갔다. KT는 연장 11회말 공격에서 LG의 6번째 투수 백승현을 상대로 무사 만루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배정대가 바뀐 투수 정우영을 상대로 2루수 앞 땅볼, 대타 천성호가 삼진으로 물러났다. 만루 기회가 날아가는 듯했지만 승리의 여신은 결국 KT 쪽으로 향했다. 2사 만루에서 심우준이 정우영 옆으로 지나는 땅볼 타구를 때렸다. 그런데 이 공을 서로 잡으려던 유격수 오지환과 2루수 신민재가 충돌하는 사이 3루 주자 김상수가 홈을 밟으면서 4시간 10분에 걸친 승부를 끝냈다. 9번 타자 유격수로 출전해 좋은 수비를 여러 번 보여준 심우준은 이날 끝내기 내야안타를 포함해 4타수 3안타 1볼넷 1타점 1도루로 활약했다. KT 마운드에선 선발과 중간 등 전천후로 등판하고 있는 고영표와 마무리 투수 박영현의 호투가 빛났다. 5회 등판한 고영표는 3과 3분의 1이닝을 1실점으로 막았다. 박영현은 8회초 2사 만루 위기에서 마운드에 올라 11회까지 3과 3분의 1이닝 동안 피안타 없이 삼진 3개를 잡으며 퍼펙트 피칭을 했다. 승리투수가 된 박영현은 이 경기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이 감독은 경기 후 “0%의 기적을 쓰라고 운이 따르는 것 같다”고 했다. 두 팀은 5차전에서 총력전을 예고했다. 염경엽 LG 감독은 “(준PO 1∼4차전에 모두 등판한) 에르난데스와 (3차전에서 5와 3분의 1이닝을 던진) 손주영도 모두 대기한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박영현에 대해 “일단 상태를 보겠다”며 5차전 등판 가능성을 열어놨다. LG는 임찬규, KT는 엄상백이 5차전 선발투수로 나선다. 수원=이헌재 기자 uni@donga.com수원=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아시아 여러 나라를 돌며 열리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대회, 일명 ‘아시안 스윙’이 시작된다. 10일 중국 상하이에서 개막하는 뷰익 상하이를 시작으로 경기 파주 서원밸리CC에서 열리는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17일 개막), 메이뱅크 챔피언십(말레이시아·24일 개막), 토토 저팬 클래식(일본·31일 개막)으로 이어진다. LPGA투어는 매년 시즌 초와 가을 두 차례 ‘아시안 스윙’을 진행한다. 올해 2월에는 혼다 타일랜드(태국), HSBC 월드 챔피언십(싱가포르), 블루 베이(중국) 등 세 대회가 아시아에서 열렸다. 올해 뷰익 상하이에는 LPGA투어 CME 글로브 포인트 상위 62명과 중국여자프로골프(CLPGA)투어 소속 선수 15명, 초청 선수 4명 등 81명이 컷오프 없이 나흘간 샷 대결을 벌인다. 세계 랭킹 1위 넬리 코르다(미국), 파리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리디아 고(뉴질랜드) 등 상위 랭커들이 대거 불참하는 가운데 김세영, 최혜진, 이미향, 이소미, 김아림, 성유진, 전지원 등이 출전해 이번 시즌 한국 선수 3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올해 한국 선수 중에서는 양희영이 6월 메이저 대회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했고, 유해란이 지난달 FM 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올랐다. CME 글로브 포인트 상위 10위 내 선수로는 6위 해나 그린(호주), 7위 지노 티띠꾼(태국), 9위 인뤄닝(중국)이 우승에 도전한다. 디펜딩 챔피언 에인절 인과 중국계 선수 로즈 장(이상 미국)도 출전한다. 올해 LPGA투어 루키 임진희가 신인왕 경쟁에서 앞서 나갈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8일 현재 신인왕 포인트 671점을 기록 중인 임진희는 1위인 사이고 마오(일본·749점)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우승자와 준우승자에게는 신인왕 포인트가 각각 150점, 80점이 주어지기 때문에 임진희는 남은 대회 성적에 따라 충분히 신인왕을 노려볼 수 있다. 이번 가을 아시안 스윙 4개 대회를 마치면 11월에 다시 미국에서 열리는 3개 대회를 끝으로 2024 LPGA투어는 마무리된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