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가 지난달 1200여 명을 대상으로 ‘임플란트 치료와 비용에 대한 국민 인식도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40.8%가 임플란트 개당 적정 비용이 50만∼60만 원이라 답했다. 이는 120만∼130만 원 선으로 평가되는 임플란트 치료 비용(65세 이상 건강보험 수가)보다 다소 낮은 금액으로 임플란트 치료 시 비용에 대한 부담을 덜고자 하는 바람을 반영한 것이라 볼 수 있다. 하지만 저렴한 임플란트 비용이 실제 적절한 것인가에 대한 논의는 필요하다. 임플란트는 환자의 전신 상태 파악 및 구강 검진, 의사의 시술 기술, 보철 재료, 사후 유지 관리비 등을 포함해 측정되기에 비용이 높다고 생각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덤핑 치과’ 사태로 인한 초저가 임플란트 시술이 늘어나면서 임플란트 품질과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설문조사 결과는 임플란트 적정 비용에 대한 논의와 국민의 이해도를 높이는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인식도 조사에서 임플란트 치료 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에 관한 질문에 응답자 67.2%에 해당하는 824명이 치과(병원) 신뢰도가 중요하다고 답했다. 임플란트 브랜드라고 답한 응답자가 16.7%, 비용이 중요하다고 답한 사람은 15.9%였다. 임플란트 치료를 결정한 후 치과를 선택하는 기준에 관한 질문에는 정부나 협회 등에서 인증받은 치과라면 믿고 선택할 수 있다는 응답자가 28%로 가장 많았다. 지인 추천 치과 22.2%, 비용이 저렴한 치과를 선택한 응답자도 19.8%를 차지해 세 번째로 많았다. 임플란트 치료를 망설이는 이유에 대해선 응답자 39%가 비용에 대한 부담이 가장 크다고 답했다. 국민이 생각하는 적정 임플란트 개당 가격은 50만∼60만 원이었다. 전체 응답자 중 40.8%가 50만∼60만 원이 적절하다고 생각했고 40만 원 이하가 적당하다는 응답자가 28.1%로 다음을 이었다. 70만∼90만 원이 21.8%, 100만 원 이상이 적절하다고 답한 응답자는 10%가 채 되지 않아 현재 임플란트 치료 평균 비용과 국민이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비용에는 다소 차이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최근 문제가 되는 덤핑 치과 피해 방지를 위해서는 ‘올바른 임플란트 치료 방법과 적정 비용에 대한 안내’가 가장 필요하다는 답변이 45.7%로 가장 많았다. 또 기관과 단체에서 인증하는 전국 ‘착한 치과’ 정보 공개도 18.9%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와 대한구강악안면임플란트학회는 덤핑 치과로 인한 피해를 예방하고 적정 임플란트 비용을 측정할 수 있는 판단 기준, 국민이 안심하고 선택할 수 있는 치과 기준을 제시하기 위한 ‘초고령사회, 임플란트 치료 바로 알기’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지난 24일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열린 이번 심포지엄은 1부 주제 발표와 2부 패널 토론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기조 강연자로 나선 고홍섭 서울대 치의학대학원 교수는 ‘백세시대, 치아 건강은 노쇠 관리의 열쇠’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고 교수는 “노인의 건강을 개별 질환이 아닌 기능 회복 측면에서 포괄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필요하기에 구강 기능 회복은 구강 노쇠뿐만 아니라 전신 노쇠 예방에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경희대 의료원 의과학문명원 글로벌 공공협력팀이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의 ‘외국인 근로자 무료 진료소 이동 진료 차량 위탁사업’을 수주해 약 20개월간 운영한다. 첫 의료봉사는 16일 화성시에 거주하는 외국인 근로자 70명의 무료 진료로 이뤄졌다. 화성시 의료나눔봉사단, 화성시 서부보건소, 화성시 약사회, 화성시 외국인 복지센터, 화성시 자원봉사센터가 함께 했다.우정택 경희대 의료원 의과학문명원장은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의료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사회적 다양성 증진, 보건 및 복지 증진, 사회적 적응과 통합 촉진, 그리고 국제적 이미지 강화에 이바지할 것”이라며 “민관 협력 의료서비스 지원으로 다양한 의료 옵션을 제공하고 체계적인 정책 시스템을 구축해 지속적이고 효율적인 의료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심정식 화성시 서부보건소 소장은 “의료 사각지대에 있는 외국인 근로자에게 적절한 공공의료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질병 예방과 감염병 전파를 막고자 한다”라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봉사로 소외계층에게 의료서비스가 제공돼 삶의 질 향상에도 이바지하기 바란다”라고 말했다.이번 사업은 경희대 의료원의 모든 인적 인프라를 동원해 진행되고 있다. 경희대 의료원 글로벌 공공협력팀, 간호본부, 의용공학팀, 총무팀, 물류 팀 등 총 20명 이상의 전문 인력이 팀을 이뤄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협력하고 있다.특히 간호본부는 현장 운영을 위해 20년 이상 의료원에서 근무한 간호사로 팀을 구성했다. 의료현장에서 발생하는 특이사항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정기적인 교육도 받고 있다. 서현기 간호본부장은 “우리나라도 다문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으며 외국인 근로자 수의 증가로 우리의 사회 구성원으로서 의료적 지원을 통한 안정적인 삶을 지원하는데 본 사업이 큰 의미가 있다”라고 언급했다.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 글로벌협력 사업본부 박원석 본부장은 “외국인 근로자들이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질병의 중증화를 예방해 사회적 의료비용을 낮추는 효과를 기대한다”라고 강조했다.본 사업의 총괄 PM인 경희대 의료원 홍승재 교수(류머티즘내과) “국내 노동 인력 감소와 외국인 근로자의 중요성이 더욱 주목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런 변화에 대비해 본 과업은 양적, 질적으로 더 성장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또한 “앞으로도 외국인 근로자들이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지속해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사업은 산부인과와 치과, 이비인후과, 안과 검진이 가능한 이동 진료 차량 2대와 각종 의약품을 제공하며 현장 관리인력 및 진료 차량 기사도 함께 지원된다. 각 지역의 진료 봉사 지원을 원하는 기관과 단체는 경희대 의료원 글로벌 공공협력팀으로 문의하면 된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필 한방병원(병원장 윤제필)이 19일 대전녹색구매지원센터(센터장 김나영)와 ‘제4회 필환경 캠페인 공모전’ 시상식을 개최했다.필 한방병원 등은 아이들에게 친환경 활동에 대해 고민할 기회를 제공하는 한편 녹색 소비와 행동 실천을 장려하기 위해 ‘꼭 필요한 환경’이라는 의미의 ‘필(必) 환경’을 주제로 지난 2021년부터 공모전을 진행해오고 있다. 올해 4회째를 맞는 이번 공모전은 대전시와 대전교육청, (사)한국 건강산업협회 등이 후원사로 참여하는 등 지역을 대표하는 환경캠페인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번 공모전에는 대전시와 대전시교육청, 한국 건강산업협회 등이 후원했으며, 350여 점의 작품이 출품됐다.시상식에는 이장우 대전시장을 비롯해 김용진 대전시한의사회장과 최창우 대전시한의사회 명예회장, 심희숙 전 대전시어린이집 연합회장 등이 참석했다. 대전시장상은 △열린 교실 유치원 김하윤 △대전 백운초 3학년 김지우 △대전 법동중 1학년 김미정·박수빈·서나연 학생이 받았다. 대전시 교육감상은 △대전 대룡초 3학년 서지우 △대전 대룡초 6학년 임아주 △충남여중 3학년 김채민 학생, 대전시의회의장상은 △아이누리유치원 이새롬 △대전신평초 4학년 김하올 △대전 기성중 1학년 고아라 학생이 각각 수상했다.필 한방병원장상은 △래미안 유치원 추승혁 △대전 가장초 3학년 조하나 △대전 신흥초 4학년 구다연 △충남여중 3학년 양혜선 △대전 신탄중앙중 1학년 백윤영 학생, 대전 녹색구매 지원센터장상은 △대전도솔유치원 김소이 △대전 산성초 3학년 김도원 △대전 백운초 3학년 류다은 △대전 매봉중 1학년 손채빈 △대전괴정중 2학년 김정원 학생에게 돌아갔다.이장우 대전시장은 “후세에게 소중한 환경을 물려주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라며 “우리 아이들이 건강하고 쾌적한 자연환경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좋은 활동을 많이 펼쳐주길 바란다”라고 말했다.윤제필 필 한방병원장은 “이번 공모전이 환경에 대한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인식하고 소중함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라고 했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마약류 사범이 빠르게 늘고 있다. 2022년 주요 검찰청은 강력범죄수사부를 재구성하고 대검찰청에 마약·조직범죄부를 신설했다. 검찰이 2022년 9월부터 1년간 직접 단속한 마약사범은 1127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 가까이 늘었다. 드라마에서 과학수사로 사건을 해결하는 장면은 짜릿한 희열을 준다. 마약 범죄에서 과학수사의 최일선에 있는 곳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법과학부다. 최근까지 국과수 법과학부장을 지낸 김은미 박사(60)는 마약 분석만 35년 외길을 걸은 마약 분석의 살아있는 역사다. 박유천과 황하나, 로버트 할리 등 유명 연예인과 재벌 3세 등의 마약 투약 사실을 밝혀냈다. 2013년에는 연구진들과 함께 세계 최초로 프로포폴 분석법을 개발하기도 했다.마지막까지 국과수 마약과 신설에 앞장서고 이제는 정년퇴직을 앞둔 김 박사를 만났다.―이달 말, 정년퇴직을 앞두고 있다고 들었다. 그동안 굵직한 마약 사건들을 해결했는데, 지금 소감이 어떤가.“벌써 35년이 됐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마약 사범은 꾸준히 늘어 2015년 1만1916명을 기록하면서 마약 청정국 지위를 잃었다. 마약 사범은 가파르게 늘고 있는데, 전국 국과수의 마약 사건을 전담하는 인력은 25명 내외에 불과하다. 열악한 근무 환경에도 국과수 연구원들은 자부심과 사명감으로 눈에 보이지 않는 진실을 밝히고자 지금도 고군분투하고 있다.”―2월, 국과수에 마약 대응과가 신설됐다. 어떤 의미를 갖는가?“과거 국과수에 독립 부서로 운영되던 마약과가 2013년 공공기관 지방 이전으로 약독물과로 통폐합되면서 효율적인 마약 대응이 어려워졌다. 2019년 강남 버닝썬 클럽 마약 투여사건을 계기로 마약 문제가 크게 이슈화되면서 마약이 우리 사회에 심각한 문제도 대두됐다. 작년 4월에는 강남 학원가 마약 음료 유통사건으로 파장이 일었다. 마약과 신설은 2019년 독성학과장이었던 때부터 준비했다. 2021년 부장이 된 이후에도 마약과 신설의 필요성을 꾸준하게 요구했고 동료들과 함께 과신설을 위해 노력했다. 마침내 원주 본원에 마약(대응)과가 만들어졌고, 마약 범죄에 좀 더 효율적으로 대응하는 기반을 갖추게 됐다.”―많은 마약 사범이 처음에는 범죄 사실을 부인한다. 특히 마약에 관해서는 국과수의 역할이 중요할 것 같은데…“2019년 연예인 박 씨의 마약 투여사건이 생각난다. 의뢰 당시 모발에서는 마약이 검출되지 않았다. 박 씨는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은 마약을 투약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모발과 함께 의뢰된 체모에서 마약이 검출되자 결국 투약 사실을 자백했다. 동일인이라도 모발과 체모(겨드랑이털, 음모, 다리털 등)의 결과가 다를 수 있다. 모발은 염색, 파마, 탈색 등 화학 처리로 마약이 손실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박 씨의 경우도 잦은 탈색, 염색 등으로 처음에는 마약이 검출되지 않았다. 하지만 체모는 특성상 화학 처리가 어려워 마약이 검출될 가능성이 크다.” ―투약한 시기가 오래된 마약도 검출할 수 있나? “마약 투약은 일반적으로 소변과 모발이 의뢰되는데 이들은 서로 특성이 다르다. 소변은 최근 3∼5일 이내의 마약 투여 사실을 알 수 있다. 모발은 이발만 하지 않는다면 일 년 전에 투약한 사실도 알 수 있다. 사람마다 차이가 있지만, 모발은 평균적으로 한 달에 1cm씩 자란다. 최근에 마약을 투여했다면 모근(두피에 박혀있는 부위)에 약물이 머물러있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모발의 성장 속도를 따라서 모발의 끝부분으로 이동한다. 따라서 모발을 부위별로 나눠 검사하면 대략 언제 마약을 투약했는지 추정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모근에서부터 3cm 떨어진 부위에서 마약이 검출됐다면 모발 채취일로부터 대략 3개월 전에 마약을 투약했다고 추정할 수 있다.”―신종 마약의 경우 소변이나 모발로도 검출이 어렵다는 말이 있다. 고정밀 분석기를 활용해도 검사 결과가 나오기까지 한 달 이상이 소요된다는데, 맞나?“전 세계적으로 신종 마약은 큰 골칫거리다. UN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1200여종의 신종마약이 보고돼 있으며 새로운 구조의 마약이 계속해서 합성되고 있다. 이 때문에 분석법을 확립하기가 상당히 어렵다. 우리나라는 2011년 식약처에서 임시마약류 제도를 도입했다. 신종마약류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법령 절차를 간소화 한 것으로 과거 법령 제정에 일 년 이상 소요되던 기간을 4∼6개월로 단축한 것이다. 2014년에 유사체까지 규제 확대함으로써 신종마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신종마약의 투약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표준품 확보뿐만 아니라 대사체(마약류 투약 후 체내에서 분해돼 생성되는 물질)까지 확인해야 하는데 신종마약의 대사체에 관한 연구가 아직 미비하기 때문에 분석에 어려움이 많다. 대사체를 예측하는 프로그램이 많이 상용화돼있긴 하지만 실제 인체에 적용하려면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최근 6년간 국과수에 접수된 마약류 감정 의뢰 건수연도2018년2019년2020년2021년2022년2023년합계4만3808건6만3865건6만5531건7만6528건8만9000건12만7365건일별 의뢰 건수183건266건273건319건371건531건(출처: 국립과학수사연구원)―마약 전문가로서 빠르게 늘고 있는 마약 사범에 대처하기 위해 현시점에서 보강해야 할 것들이 있다면?“가장 필요한 정책은 크게 세 가지다. 규제, 재활 그리고 교육이다. 규제는 수사력 강화다. 경찰청은 2019년 버닝썬 사건 이후 마약 수사 전담 인력을 대폭 늘렸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마약 관리 관제를 신설해 마약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국과수에 마약과가 신설된 것도 정부의 수사력 강화의 일환이다. 둘째는 재활이다. 마약은 한번 중독되면 끊기가 어려워서 재범률이 높다. 이들을 위한 재활 중심의 치료가 필요하다. 마약중독자는 다른 정신질환자보다 치료에 큰 비용이 소요된다. 정부 지원 없이는 지속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재활병원 건립을 추진하고, 치료제 개발 등에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교육인데, 청소년이 처음 마약을 시작하는 계기는 호기심 때문이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마약의 유해성에 대한 교육이 중요하다. 대면 강좌뿐만 아니라 인터넷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한 교육 프로그램이 많이 개발돼야 한다. 국무총리 산하에 마약류 대책협의회가 있는데 이는 각 부처에서 효율적인 마약 정책 수립을 위한 협의회다. 이를 통해 규제, 재활, 교육의 세 가지 정책이 조화를 이루면서 추진된다면 마약 없는 안전한 국가 구현이 가능할 것이다.” ―은퇴 후 계획은?“한 분야에서만 바쁘게 살다가 은퇴를 앞두고 나니 여러 가지 생각이 많다. 아직 특별한 계획은 없지만, 나의 재능을 유용하게 쓸 수 있는 곳이 있다면 흔쾌히 달려갈 것이다. 국과수에서 진행하는 코이카 ODA(공적 원조 개발) 사업에 마약 전문가로 참여할 수 있고, 대학에서 법과학 후학을 양성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어디서든 마약으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데 이바지할 수 있는 곳에 내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머크는 한국을 기점으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제약·바이오 산업 비즈니스를 촉진해 나갈 계획이다. 이는 한국 정부의 강력한 지원 덕분에 이뤄낸 결과다.” 머크 이사회 구성원이자 라이프사이언스 비즈니스의 CEO인 마티아스 하인젤이 지난달 29일 대전 바이오 프로세싱 생산 센터 기공식에서 남긴 말이다. 35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세계 최장수 글로벌 과학 기업인 독일 머크가 최근 생명과학(라이프 사이언스) 분야에서 차세대 성장을 함께할 파트너로 한국을 꼽았다. 머크 라이프사이언스는 작년 5월 산업통상자원부, 대전시 아시아태평양 바이오 프로세싱 생산 센터를 대전에 설립하는 내용의 투자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올해 3월에는 3억 유로(4300억 원)의 투자를 발표한 데 이어 5월에 해당 시설이 들어설 대전 유성구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거점지구에서 기공식을 개최했다. 머크에 따르면 한국은 고성장 중인 생명과학 산업 생태계를 토대로 우수한 기반 시설과 숙련된 인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아 최종 투자처로 낙점됐다. 이번 투자가 성사된 데에는 대전시의 역할도 컸다는 후문이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2022년 11월 독일 다름슈타트에 있는 머크 본사에서 하인젤 대표를 만나 대전이 갖춘 우수한 인프라와 비전을 직접 소개했다. 하인젤 대표는 “이번 협력을 통해 선진 기술을 보유한 최첨단 과학기술 테크노폴리스인 대전에서 머크의 라이프사이언스 분야를 더욱 성장시킬 뿐만 아니라 한국을 포함한 아태 지역의 제약·바이오 산업 성장을 촉진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머크는 한국에서 산업계, 학계, 연구계뿐만 아니라 지역까지 아우른 협업에 적극적이다. 협력을 통해 새로운 치료법, 진단 및 예방 솔루션을 발전시킬 과학적 혁신을 주도한다는 계획이다. 머크 라이프사이언스 관계자는 “시대를 선도하는 수준의 혁신을 이루기 위해선 생태계 차원의 발전이 중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며 머크의 아시아태평양 비즈니스의 가능성을 확장하는 데 있어 한국은 충분한 잠재력을 갖춘 파트너”라고 말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신종 담배의 영향으로 청소년 흡연율이 오르고 있습니다. 가격을 제외한 모든 비가격 정책을 동원해 ‘담배 종결전’을 시작하고자 합니다.” 2019년 5월 권준욱 당시 보건복지부 건강정책국장이 ‘흡연 조장 환경 근절을 위한 금연종합대책’ 발표 브리핑에서 했던 말이다. 당시 정부는 담배에 박하, 과일 같은 향을 넣은 가향(加香)담배를 비롯한 신종 담배를 ‘금연의 적(敵)’으로 규정했다. 특히 가향담배는 2021년부터 단계적 판매 금지에 나서겠다고 공언했다. 5년이 지난 지금, 당시 내놓은 금연 대책 성적은 몇 점일까.●대책 발표에도 버젓이 팔리는 가향담배 공교롭게도 금연종합대책이 본격적으로 시행된 2020년 이후 담배 관련 지표는 제자리걸음이다. 국내 담배 판매량은 2020년 35억9000만 갑에서 지난해 36억800만 갑으로 3년 동안 1800만 갑(0.5%) 증가했다. 19세 이상 성인 흡연율 역시 같은 기간 19.8%에서 20.3%로 올랐다. 통상 성인 흡연은 청소년기 흡연 경험과 직결된다. 최근 3년간 성인 흡연율 상승은 이 시기 담배를 접한 청소년이 전보다 늘었기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 국내 청소년 흡연율은 지난해 4.2%로 2020년(4.4%)보다 줄었지만 이는 ‘설문조사’일 뿐이다. 대한가정의학회의 2022년 연구 결과에 따르면 12∼18세 1258명의 소변 검사 결과 실제 흡연율은 13.8%였다. 전문가들은 가향담배를 청소년 흡연의 ‘출발점’이라고 본다. 질병관리청 발간 ‘건강과 질병’에 따르면 2022년 13∼18세 흡연자 85.0%, 19∼24세 흡연자 80.1%가 담배의 텁텁한 향과 맛을 가린 가향담배를 피우고 있다. 연구를 수행한 연세대 보건대학원 국민건강증진연구소 김희진 교수팀은 “남학생 56.5%, 여학생 54.7%가 향이 마음에 들어 흡연을 시작했다고 응답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가향담배가 담배 중독성을 더욱 높인다는 것. 가향담배 박하향은 기관지 통증을 줄여 담배 소비량을 늘린다. 코코아향은 흡연할 때 기관지를 확장시켜 담배 연기의 폐 도달 비율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엔 콜라, 오렌지, 요거트 같은 향과 맛을 가미하거나 담배 필터 안에 설탕이나 감미료를 넣어 ‘담배처럼 느껴지지 않는 담배’ 마케팅이 성행하고 있다. 정부는 2021년부터 가향담배 판매를 중단하겠다고 밝혔지만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가향담배 판매 중단 법안이 번번이 국회 상임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담배규제기본협약을 통해 가향담배 금지 또는 제한을 권고하고 있다.●청소년 흡연 ‘사각지대’ 액상담배 가향담배와 함께 청소년 흡연 사각지대로 액상형 전자담배가 꼽힌다. 액상형 전자담배는 일반 연초와 달리 다양한 향을 넣은 100% 가향담배에 해당된다. 녹차, 팝콘, 바나나우유 같은 냄새가 많아 학부모가 자녀의 흡연 사실을 알아채지 못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액상형 전자담배를 성인 인증 1회만 거치면 인터넷으로 살 수 있다. 서울 종로구에서 액상형 전자담배 판매점을 하는 A 씨는 “오프라인 판매점은 청소년 구입을 막지만 인터넷에서 부모 신분증을 도용해 액상형 전자담배를 사는 청소년이 많다”고 전했다. 미국과 프랑스 영국 호주 등에서는 일회용 액상담배 판매를 금지하는 등 규제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다. 이성규 한국담배규제연구교육센터장은 “담배 시장은 이미 가향담배, 액상형 전자담배 중심으로 바뀐 상태”라며 “새로운 흡연자가 나오는 걸 막기 위해선 22대 국회에서 반드시 가향담배 등에 대한 규제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베타 아밀로이드를 표적으로 하는 알츠하이머 치료제 ‘레켐비’가 지난달 24일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 승인을 받았다. 레켐비는 베타 아밀로이드를 표적으로 하는 단일클론항체로 알츠하이머병의 초기 단계, 즉 경도 인지 장애(MCI)나 초기 치매 환자를 위한 치료제다. 레켐비 처방을 위해서는 표적 물질인 베타 아밀로이드에 관한 확인이 필요하다. 베타 아밀로이드 축적 정도를 확인하는 방법은 뇌척수액을 뽑는 요추천자 검사(CSF)와 방사성의약품을 이용한 PET-CT 촬영이 있다. 하지만 뇌척수액검사는 환자의 고통이 심하다. 반면 방사성의약품을 사용한 PET-CT 촬영은 비침습적인 방법으로 환자의 불편 없이 진단이 가능하다. 고가의 치료 비용은 방사성의약품 진단의 중요한 이유가 되고 있다. 비급여 기준 레켐비의 연간 투약 비용이 2000만∼3000만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개인적·사회적 비용 부담을 고려한다면 더욱 객관적이고 정확한 환자 선별이 필요하다. 방사성의약품은 치료제 사용 후 경과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PET-CT 촬영은 뇌의 베타 아밀로이드를 시각화해 정량적 분석이 가능하다. 특히 레켐비 임상 과정에서도 쓰인 ‘비자밀’은 베타 아밀로이드의 축적 정도를 단계별 컬러로 정확하게 나타내 준다. 이에 따라 레켐비의 환자 처방이 본격적으로 이뤄지게 되면 치매 진단 방사성의약품의 사용도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중앙치매센터에 따르면 환자당 약 50만 원의 진단제 사용 금액을 고려할 때 2023년 기준 초기 치매 진단 방사성의약품 시장 규모는 약 1조6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듀켐바이오는 방사성의약품 진단 기술을 확보한 시장점유율 1위 기업이다. 레켐비 국내 임상 과정에서도 공급된 비자밀을 비롯해 위수탁으로 공급하는 ‘뉴라체크’까지 치매 진단 방사성의약품 시장점유율 90%를 차지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글로벌 수준의 우수 의약품 제조 기준(GMP) 시설을 갖춘 최다 제조소를 운영하고 있다. 듀켐바이오 김상우 대표이사는 “경도 인지 장애나 초기 치매를 앓고 있는 환자에게 레켐비를 효과적으로 처방하는 데 있어 방사성의약품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라며 “정확한 조기 진단을 통한 치료제 처방으로 환자의 치료에 도움이 되도록 우수한 품질의 진단 의약품을 확보하고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삼성서울병원(원장 박승우)이 글로벌 주간지 뉴스위크가 발표한 ‘2024 아시아태평양 최고 전문병원’에서 암·호흡기 2개 분야 최고 병원으로 선정됐다. 이번 조사는 뉴스위크가 독일 글로벌 마케팅 전문 조사업체인 스타티스타에 의뢰해 한국, 일본, 호주, 인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대만, 태국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9개국, 8000여 명의 의료진에게 온라인 설문조사한 결과다. 스타티스타는 임상 분야별 의료진에게 병원의 의료 수준에 대한 평가를 받아 취합하고 자체 의료 자문단 평가를 추가했다. 뉴스위크 조사 결과 삼성서울병원은 중증 고난도 진료 영역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암병원은 글로벌 전문병원 평가에서 2022, 2023년 2년 연속 아시아 병원 중 1위로 선정된 바 있다. 지난해에는 글로벌 순위가 한 계단 상승해 5위로 올라섰다. 명실상부 ‘글로벌 톱 5 병원’이다. 삼성서울병원 암병원은 2008년 당시 단일 건물로는 아시아 최대 규모로 개원했다. CAR T-세포치료센터, 암 정밀 치료센터, 양성자 치료센터 등 암 분야 최첨단 치료를 이끌고 있다. 암 치료에 대한 ‘아웃컴북’을 발간하고 암 치료 성적을 투명하게 공개해 세계적 신뢰를 쌓고 있다. 암병원의 위상이 세계적 수준으로 올라서면서 유럽 각국의 유수 암 치료기관에서도 러브콜을 받고 있다. 지난해 유럽 최고의 암병원으로 손꼽히는 프랑스 귀스타브루시병원, 독일 샤리테병원과 각각 업무협약(MOU)을 맺기도 했다. 귀스타브루시병원과 차세대 정밀 의학을 선도하기 위한 공동 심포지엄을 정기 개최하고, 샤리테병원과는 삼성서울병원 암병원 방사선종양학과 의료진이 함께 토론하는 ‘서머 스쿨’을 개최하는 등 인적 교류를 통한 최신 의료 기술 및 연구 협력을 도모하고 있다. 올해 신설된 호흡기 분야에서도 아시아태평양 1위 병원으로 선정됐다. 삼성서울병원 호흡기 분야는 작년 9월 뉴스위크 글로벌 평가에서 아시아 의료기관 중 최고 성적을 기록한 바 있다. 올해 아시아태평양 지역 병원 평판도 조사에서 최고 의료기관으로 다시 한번 공식 인정을 받은 것이다. 박승우 원장은 아시아태평양 1위 의료기관으로 선정된 데 대해 “삼성서울병원이 ‘미래 의료의 중심 병원’이라는 비전을 가지고 노력 중인 중증질환 치료 성과가 세계 의료 전문가들에게 인정받은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우용 삼성서울병원 암병원장은 “삼성서울병원뿐만 아니라 국내 다른 암병원도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높은 순위를 차지하고 있다”라며 “삼성서울병원이 암병원을 국내 최초 단독 건물로 올린 이후 국내 암병원의 수준을 높이는 데 이바지한 것 같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바람만 스쳐도 아프다’는 통풍(痛風·gout). 통풍은 주로 엄지발가락, 발목, 무릎에 생겨 극심한 통증을 동반하는 병이다. 최근 통풍 환자가 가파른 증가세를 보인다. 발병 나이도 낮아지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통풍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8년 43만953명에서 2022년 50만9699명으로 5년 새 약 18% 늘었다. 40대 이하 젊은 환자는 같은 기간 27%가 늘어 다른 연령대보다 가장 큰 증가폭을 보였다. 통풍 발병 연령대가 점점 낮아지는 주된 원인은 식습관이다. 고열량 음식이나 과당이 많이 첨가된 아이스크림, 탄산음료, 주스의 섭취, 음주 등은 요산을 높이는 원인이 된다. 날씨가 더워지는 여름철에는 통풍 환자의 발병률도 높아진다. 시원한 음료수나 맥주 같은 알코올 섭취가 많아지기 때문이다. 여름밤 많이 즐기는 치킨과 맥주는 요산을 발생시키는 ‘푸린’이라는 물질이 들어 있어 통풍 발작을 일으키기 좋은 조합이다. 또한 땀을 많이 흘리면 체내 수분이 빠져나가고 이때 수분 섭취를 충분히 해주지 않으면 탈수가 생기거나 몸이 건조해지면서 요산 농도를 높일 수 있다. 통풍 관절염은 시기와 증상에 따라 급성기, 간헐기, 만성기로 나뉜다. 급성기에는 하루 이틀 만에 엄청난 통증과 함께 관절이 붓고 붉어지고 뜨끈뜨끈해지는 증상이 나타난다. 이런 증상은 초기엔 수일 사이에 저절로 좋아지기도 하고 소염진통제를 복용하면 통증이 사라지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급성관절염이 한번 발생하고 난 뒤에는 이러한 증상이 점차 간격이 짧아지면서 반복된다. 이러한 단계를 간헐기라고 한다. 이후에는 관절 주위에 장시간 쌓인 요산 결정이 통풍 결절로 형성되는 만성기까지 진행될 수 있다. 만성기에 이르면 관절 주위에 통풍 결절이 툭 튀어나온 모양으로 형성되는데 신발을 신는 것조차 불편해질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실제 뼈를 녹여 관절 변형을 일으키는 만성 합병증을 불러올 수 있다. 젊은 나이에 통풍이 발병하면 유병 기간이 늘어남에 따라 합병증이 발생할 가능성도 증가한다. 아플 때만 약을 먹고 버티면 결국 더 이상 버티기 힘들 정도의 통증이 찾아오기도 하고 결국에는 만성 통풍으로 이어질 수 있다. 통풍은 빠르게 치료하면 호전될 수 있는 질병이다. 강동경희대병원 관절류마티스내과 송란 교수는 “급성 통풍 관절염을 치료하기 위한 관절 내 주사 처방을 하거나 통풍 결절을 제거하는 수술적 치료도 생각할 수 있다”라며 “하지만 가장 기초적인 치료는 약물치료”라고 말했다. 요산이 덜 만들어지거나 더 많이 배출될 수 있도록 돕는 약을 통해 체내 요산 수치를 조절한다. 요산은 우리 몸 안에서 매일 새롭게 만들어지기 때문에 매일 약을 복용해야 한다. 통풍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습관도 중요하다. 물을 자주 마시고 금주, 규칙적인 운동은 필수다. 특히 식습관과 연관이 많은 질병이므로 식단 개선이 필요하다. 대부분 살찌게 만드는 고열량 음식은 요산을 증가시킨다. 채소 위주의 건강한 식단을 통해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유희정 교수팀과 고려대 바이오시스템의과학부 안준용 교수팀이 게놈(유전체)의 일부인 ‘짧은 연속 반복 서열(STR)’의 변이가 뇌 형성과 발달을 조절하는 유전자 네트워크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발견했다. 자폐스펙트럼장애는 제한적이고 반복적인 행동에 흥미를 보이거나 의사소통 등 상호작용에 어려움을 보이는 복합적 신경 발달장애다. 유전성이 높다고 알려졌지만 요인을 밝히지 못했다. 특히 기존 연구도 북미나 유럽인 대상이 많았으며 한국인에 대한 연구는 전혀 없는 실정이었다. 어린 나이에는 뇌가 빠르게 성장한다. 자폐스펙트럼을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하면 경과가 좋다. 연구팀은 한국계 자폐스펙트럼장애의 유전적인 원인을 밝히고자 한국인 자폐스펙트럼장애 가족 634가구의 게놈을 분석했다. 게놈은 유전자와 세포핵 속에 있는 염색체의 합성어로 주로 직렬 반복을 포함한 반복적 데옥시리보핵산(DNA)으로 구성된다. 이 중 형질 차이에 이바지하는 유전변이 중 하나인 STR 변이가 약 6.8%를 차지한다. 연구팀은 2104명(자폐스펙트럼장애인 641명, 부·모 각 634명, 비자폐 형제 195명)의 유전자 1만2929개를 인공지능(AI)과 기계학습(머신러닝)을 활용해 분석했다. 분석 결과 STR 변이가 수정기부터 출생까지의 유전자 발현과 염색체 조절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을 확인했다. 이러한 변이는 전두엽 피질에 분포하는 유전자들에서 발견됐으며 자폐스펙트럼장애와 관련된 적응 능력과 사고 능력에 영향을 미쳤다. 기존 북미나 유럽인을 대상으로 한 해외 연구에서 밝혀진 자폐스펙트럼장애의 원인 유전자는 한국인의 특성을 온전히 설명하지 못했다. 따라서 자폐스펙트럼장애의 원인을 밝히기 위해선 한국인을 포함한 다양한 인종과 민족을 대상으로 연구해야 함을 시사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인 자폐스펙트럼장애의 원인이 되는 새로운 유형의 유전적 변이를 규명한 최초의 연구로 대부분 북미·유럽을 대상으로 하는 자폐스펙트럼장애 연구에서 가장 대규모의 아시아인 가족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유희정 교수는 “자폐스펙트럼장애는 조기에 진단하고 빠르게 치료받으면 좋은 성과가 있다”라며 “자폐스펙트럼을 유발하는 유전자를 발견하기 위해 한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자폐스펙트럼장애의 유전변이 양상을 포괄적으로 연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안준용 교수는 “기존의 대규모 유전체 연구는 유럽인 중심으로 이뤄졌기에 한국인의 유전적 특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라며 “이번 연구로 한국인 자폐스펙트럼장애에 관여하는 새로운 유형의 유전적 변이를 최초로 규명할 수 있었다”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통부 바이오·의료기술 개발사업 뇌질환극복사업 및 고려대 인성(仁星) 연구비 지원으로 진행됐으며 국제 학술지인 ‘정신의학 및 임상 신경과학’에 게재됐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27일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 수술실. 위장관외과 송교영 교수가 영어로 지시하자 복강경을 든 웨디안 무함마드 알 하즈미 씨(37)의 손이 바빠졌다. 송 교수가 탈장 환자의 복벽에 막을 붙이자 1조수인 하즈미 씨가 환부를 봉합하며 수술을 마무리했다. 정부는 최근 현재처럼 보건의료 단계 ‘심각’인 경우 해외 의사면허 소지자의 국내 진료를 허용하겠다고 밝히고 다음 달 초 관련 시행규칙을 개정할 방침이다. 이를 두고 실효성 논란도 일고 있는데, 동아일보는 정부 허가를 받고 현재 대형병원에서 수술 및 진료를 돕는 중동 의사들을 만나 외국 의사의 국내 활동 가능성을 점검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출신 하즈미 씨는 지난해 9월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서 진행하는 ‘중동 의료인 연수 프로그램’에 참여해 한국에 왔다. 진흥원은 2013년부터 사우디 쿠웨이트 바레인 오만 등과 체결한 협약에 따라 최대 2년간 수련 기회를 준다. 이른바 ‘중동 펠로(전임의)’라고 불리는데 현재 130여 명이 국내에서 연수 중이다. 아직 해외 의사면허 소지자의 국내 진료는 허용되지 않았지만 교육 연구 사업은 예외라 중동 펠로들은 일선에서 수술 보조, 드레싱, 환자 처치 등을 하며 전공의 공백을 메우는 중이다. 병원에선 수술 동의서를 받을 때 중동 펠로가 수술 보조를 한다고 알리는데 환자들도 큰 거부감은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백모 씨(30)는 “의사가 없어 수술을 못 하는 게 더 큰 문제”라고 했다. 향후 중동 펠로 모델이 확산될 수 있을지를 두고선 의견이 갈린다. 송 교수는 “환자와의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있어 전공의 공백을 완전히 메우긴 어렵다”고 했다. 대면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아 수술과 진료를 도울 순 있지만 외래 진료까지 맡기긴 어렵단 것이다. 반면 조승연 인천의료원장은 “외국인에게 일정 부분 업무를 맡기면 전공의들의 노동 강도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박경민 기자 mean@donga.com홍은심 헬스동아 기자 hongeunsim@donga.com}

27일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 수술실.“Professor, how much is the size of the mesh?” (교수님, 막 크기는 어느정도가 적당할까요?) “Defect size is not so big, so moderate size is enough.” (결손 부위가 크진 않으니 중간 크기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이 병원 위장관외과 송교영 교수가 영어로 지시하자 1조수를 맡은 웨디안 모하메드 알하즈미 씨(37)의 손이 바빠졌다. 그가 복강경을 환자의 복부에 넣어 능숙하게 조종하자 이어 송 교수가 탈장이 생긴 환자의 복벽에 막을 붙였다. 알하즈미 씨가 환부를 봉합하면서 수술은 마무리됐다. 수술실에서 나온 알하즈미 씨는 “이번 탈장 수술은 쉬운 편이었으나 다음에 더 어려운 위암 수술이 예정돼 있다”며 이마의 땀을 닦았다. 정부가 이달 8일 지금처럼 보건의료 단계가 ‘심각’ 단계인 경우에 한해 해외 의사면허 소지자의 국내 진료를 허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실효성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환자들은 “외국 의사라도 없는 것보다 낫다”는 입장이지만 의사단체에선 “국민 건강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가 이르면 다음 달 초부터 관련 시행규칙을 바꿔 해외 면허 소지자의 국내 진료를 허용할 방침인 가운데, 동아일보는 외국의사의 국내 활동 가능성을 점검하기 위해 현재 보건복지부 허가를 받고 국내 대형병원에서 수술과 진료를 돕는 중동 의사들을 만났다.●“의료 공백 채워줘 고마울 따름”사우디아라비아 출신인 알하즈미 씨는 지난해 9월 외과 전문의 자격으로 비뇨기과 전문의 남편과 함께 한국에 왔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진흥원)에서 진행하는 ‘중동 의료인 연수프로그램’에 참여한 것이다. 진흥원은 2013년부터 사우디 쿠웨이트 바레인 오만 등과 체결한 의사연구 시행협약에 따라 최대 2년 동안 수련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른바 ‘중동 펠로(전임의)’라고 불리는데 현재 대형병원에서 130여 명이 연수를 받고 있다. 알하즈미 씨의 남편도 같은 프로그램에 참여해 서울성모병원 비뇨의학과에서 연수를 받고 있다.현재 법적으로 해외 의사면허 소지자는 국내에서 원칙적으로 진료와 수술을 할 수 없다. 하지만 △외국과의 교육 또는 기술협력에 따른 교환교수 △교육연구 사업을 위한 업무 △국제의료봉사단의 의료봉사 업무 등은 보건복지부 허가를 받아 예외적으로 수술과 진료를 할 수 있다. 중동 펠로의 경우 이 중 두 번째인 ‘교육연구 사업’에 해당돼 환자 처치, 수술 보조, 드레싱, 차트 기록 등 의료 행위를 할 수 있다. 기자가 27일 방문한 서울성모병원 위장관외과에는 중동 펠로 3명이 연수를 받고 있다. 위장관외과는 전국적으로도 전임의가 15~20명에 불과할 정도로 만성적 인력 부족에 시달리는 과다. 정부의 의대 증원 발표 후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2명도 병원을 떠났다. 송 교수는 “지금 같은 때 현장 업무를 도와주니 고마울 따름”이라고 말했다.알하즈미 씨는 병동에서 회진도 돈다. 이 때는 번역기를 사용하며 환자들과 의사소통을 한다. 그는 “병동이나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환자들이 덕분에 치료를 잘 받았다고 말할 때 감동을 받는다”며 “교수님이 회진을 돌기 전 프리 라운딩을 돌면서 먼저 환자를 보기도 한다”고 말했다. 환자 정모 씨(35)는 “외국분이 성심껏 돌봐주는 것 같아 감사하다”고 말했다. 알하즈미 씨는 “원래 1년 동안 한국에 있을 예정이었으나 1년 더 남아 복강경 수술 및 로봇 수술 분야를 더 익히고 싶다”고 했다.28일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외래 진료실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 출신의 암마르 후세인 하비불라 씨(35)가 지도교수인 장용주 교수의 말을 경청하며 환자와 모니터를 번갈아 봤다. 하비불라 씨는 안면성형 재건 수술을 배우기 위해 올 2월 한국에 왔다. 장 교수는 “이번 사태로 전공의가 사라진 상황에서 중동 펠로 2명이 도와줘 수술을 진행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병원에선 수술 동의서를 받을 때 중동 펠로가 수술 보조를 할 수 있다는 내용을 환자들에게 알리는데 환자들도 큰 거부감은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수술을 앞둔 환자 백모 씨(30)는 “의사가 없어 수술을 못하는 게 더 큰 문제 아닌가”라며 “수술실에 외국인 의사가 들어오는 것에 특별한 거부감은 없다”고 했다. 하비블라 씨는 “안면성형 분야에서 한국은 높은 평가를 받고 있고 장 교수는 세계적 명성을 갖고 있다”며 “내년 2월 연수를 마치면 사우디에 돌아가 환자들에게 질 좋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다”고 말했다.장 교수 밑에서 함께 수련을 받는 전임의는 “중동 펠로들이 자유롭게 질문하는 등 수술실 분위기가 좋다”면서도 “해외 의사들이 크게 늘면 한국 전공의나 전임의가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다소 줄어들 순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동 펠로들은 입국 후 한 달 가량 한국 의료법과 기초 한국어 교육을 받고 2, 3개월 동안 연수받을 의료기관에서 참관 연수를 한 후 환자 진료에 실전 투입된다. 29일 기준으로 5대 대형병원에서 일하는 중동 펠로는 총 86명이다. 서울대병원에는 비뇨의학과(5명)와 외과(1명)에서 연수를 받고 있다. 서울아산병원에는 이비인후과(5명)와 정형외과(5명), 산부인과(4명), 영상의학과(4명) 등에 총 27명이 연수를 받는 중이다. 삼성서울병원에는 위장관외과(4명), 간담췌외과(4명), 폐식도외과(3명), 대장항문외과(3명) 등에서 총 26명이 일하고 있다. 필수의료 분야라 전공의와 전문의가 부족한 분야가 많다. ●“의사 부족 해결” vs “보수적으로 접근해야”전공의 이탈이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중동 펠로처럼 해외 연수생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의료 공백을 완화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전문가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조승연 인천의료원장은 “외국어를 모국어로 활용하는 외국인 의사들이 있다는 건 굉장한 장점이기도 하다”며 “외국인들에게 일정 업무를 맡기면 전공의들의 노동 강도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형민 대한응급의학이사회장은 “우리나라의 의학 교육 수준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외국에서 교육받은 의사들의 경우 환자들이 만족하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지도교수들은 중동 펠로들이 수술과 진료에 도움을 주긴 하지만 언어 장벽 때문에 전공의 공백을 완전히 채우기는 어렵다고 말한다. 송 교수는 ”환자와의 의사소통에서 한국 의사들에 비해 어려움을 겪는다”며 “전공의 주 업무였던 오더를 내리는 업무까지 맡기진 못한다“고 말했다.대면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다보니 수술과 진료를 도울 순 있지만 외래진료를 하기도 어렵다. 연세대 보건행정학과 정형선 교수는 “정부도 해외 의사 도입이 전공의 부재 상황을 완전히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진 않을 것”이라면서 “다만 이런 비상 상황에서 가능성을 열어놓는 수준이라고 본다”고 말했다.박경민 기자 mean@donga.com홍은심 헬스동아 기자 hongeunsim@donga.com}

얼굴 잔주름과 근육을 줄이는 데 효과적인 보톡스로 잘 알려진 한국엘러간 에스테틱스-애브비 기업이 2월부터 ESG 경영 실천 목적으로 보톡스 바이알(폐공병) 재활용 ‘뷰티업 캠페인’을 시작했다. 이번 캠페인은 다 쓰고 버려지는 공병을 수집해 작품으로 재탄생시키고 판매 수익을 기부금으로 사용하는 엘러간 에스테틱스의 연간 캠페인이다. 엘러간 에스테틱스는 캠페인을 통해 메디컬 에스테틱 시장의 선두 주자로서 환경보호와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고 상표 가치를 더욱 높인다는 계획이다. 박영신 한국엘러간 에스테틱스 대표를 만나 캠페인의 취지와 향후 계획을 들어봤다. ―뷰티업 캠페인을 기획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뷰티업 캠페인은 한 의료진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병원에서 의료진이 시술한 보톡스 공병들을 보여주며 ‘병 하나하나에 환자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라고 말했다. 특히 ‘공병을 볼 때마다 시술을 통해 자신감을 얻은 환자의 사연이 떠오른다’며 ‘버릴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환경적인 측면에서도 이를 활용할 방법이 있으면 좋겠다는 말에 공병 재활용 방법을 찾아보기로 했다. 개인적으로는 뷰티업 캠페인의 시작이 의료진에서 비롯된 것에 의미가 크다고 생각한다. 현재 캠페인에 35개 병원이 동참 중이며 더 많은 병원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권유할 생각이다.” ―보톡스 공병 재활용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었나. “공병 세척이다. 보툴리눔 독소가 생물학적 제제이기 때문에 세척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적절한 세척 방법을 찾는 데만 6개월 이상이 걸렸다. 다행히도 드라이아이스로 씻는 방법을 찾아내 환경오염까지 최소화할 수 있었다. 드라이아이스는 기화돼 사라지는 특성이 있어 오염 물질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다. 대부분의 병원에서 보툴리눔 독소 공병을 의료 폐기물로 생각하는데 사업장 폐기물로 분류된다. 환경부에서는 링거병, 수액 팩 등은 재활용 폐기물로 분류해 불필요한 폐기물 배출량을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다.” ―현재까지 공병 수거율은 어느 정도인가. “최종 목표는 약 2만 개를 수집하는 것이다. 국내에서 매년 약 8만 개의 바이알이 소비된다. 그중 약 25∼30%에 해당하는 2만 개를 수집해 재활용하는 것이 목표다. 더 많은 병원이 참여한다면 내년에는 목표치를 더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수거된 공병을 재활용해 액자나 설치미술 형태로 제작할 계획이다. 병원 진료실에 비치해 시술받는 환자들에게 재활용 작품의 의미와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한다. 각각의 공병에 담겨 있는 환자의 이야기를 담을 예정이다. 작품을 통해 환자들이 자신감을 얻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작품의 주제도 있나. “작가와 협력해 ‘얼굴’을 주제로 한 작품을 구상 중이다. 에스테틱의 가치를 가장 직관적으로 잘 표현할 수 있는 것이 얼굴이기 때문이다. 캠페인의 첫 주제로 잘 부합한다고 생각한다. 뷰티업 캠페인은 올해를 시작으로 지속가능한 장기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있다. 매년 새로운 아이템을 정해 전시를 열고 발생한 수익은 기부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엘러간 에스테틱스가 제공하는 제품이 아름다운 작품으로 재탄생해 자원 절약과 환경보호에 동참하고 지속가능한 아름다움을 실현하는 혁신적인 첫걸음이 될 것이라 믿는다.” ―기부는 어떤 방식으로 진행할 계획인가. “뷰티업 캠페인을 통해 모인 기부금은 화상 환자, 특히 얼굴 재건이 필요한 환자에게 사용할 계획이다. 기부처를 비롯해 여러 방안을 모색 중이다. 기부 프로그램에서 중요한 것은 지속가능성이라고 생각한다.” ―뷰티업 캠페인에 참여할 작가들에 대해서도 소개 부탁한다. “엄아롱 작가와 이창진 작가가 함께한다. 모두 업사이클링 작가로 잘 알려진 분들이다. 엄 작가는 유리 파편이나 낡은 가구 같은 재료를 활용해 설치미술 작품을 만드는 것으로 저명한 분이다. 이 작가 역시 평면, 도자, 퍼포먼스 등 다양한 매체를 아우르는 시각예술가이자 업사이클링 작가로 활발하게 작품 활동을 해오신 분이다. 이들을 통해 재활용 작품이 얼마나 아름답게 재탄생할 수 있는지를 보여드리겠다.” ―캠페인을 통해 엘러간 에스테틱스가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있나. “이번 캠페인은 ‘가치’ 전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엘러간 에스테틱스 기업과 브랜드의 가치를 환자와 의료진에게 전달하고 싶다. 글로벌 메디컬 에스테틱의 선두 기업으로 아름다움의 가치를 지속해서 발굴하고 도모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실천을 위해 노력 중이다. 매년 8만 개 이상의 바이알 공병이 폐기되고 있으며 이를 처리하기 위해 큰 노력과 자원이 투입된다. 폐유리병 1개를 재활용하면 100W 전구를 4시간 동안 켤 수 있는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고, 분쇄된 유리를 녹이면 모래를 녹이는 것에 비해 t당 135ℓ의 기름을 절약할 수 있다. 또한 폐유리 재활용을 통해 유리 생산 시 발생하는 대기오염과 수질오염을 각각 20%, 30% 감소시킬 수 있다.” ―마지막으로 엘러간 에스테틱스의 앞으로 계획이 있다면… . “우리의 기업 가치는 소비자와 환자에게 삶의 자신감을 주고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데 있다. 우리의 제품과 회사가 이 역할을 지속해서 수행해 한국에서도 그 영향력을 꾸준히 확대해 나가기를 바란다. 또한 재활용과 같은 사회적 책임을 포함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통해 실질적으로 한국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회사로 자리 잡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에스더블유헬스케어는 (의)신원의료재단이 설립한 바이오 기업이다. 초기 분자 진단, 면역 진단 분야의 제품 개발을 목적으로 출범해 현재 의약품, 의료기기 유통 등 다양한 사업 확장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에스더블유헬스케어가 작년 건강기능식품 사업부를 신설했다. 이에 이준형 이사장을 만나 건기식 사업부의 향후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건강기능식품 사업을 신규 사업으로 선택한 이유가 있나. “건기식은 약품과 달리 의료진의 별도 처방 없이도 구매와 섭취가 가능하다. 개인적으로는 나도 오랜 기간 건기식을 복용하고 있다. 잘 선택한 건기식은 건강관리에 도움이 된다. 의료재단의 이사장으로 오래 재직하다 보니 재단 내 의사들과 건기식에 관한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많았다. 건기식은 누구나 쉽게 구매할 수 있지만 꼭 필요한 제품을 선택해 먹는 건 쉽지 않다. 소비자는 제품에 표기된 기능성만 보고 구매를 결정한다. 그러다 보니 본래 필요로 하는 제품과 다른 제품을 선택하거나 중복된 성분을 모르고 오랜 기간 먹는 경우도 적지 않다. 또한 기저질환이나 본인의 처방 약과 상호작용을 하는 성분을 모른 채 복용하는 건기식도 있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건기식 사업은 소비자에게 맞는 좋은 제품을 추천하고 판매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시작했다. 마침 개인 맞춤형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이 제정돼 시행을 앞두고 있다는 소식도 들었다. 이에 발맞춰 기존의 건강기능식품 사업부를 개인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사업부로 확대 개편하고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추천 솔루션인 ‘메디콕’을 개발했다.” ―메디콕에 대해 좀 더 자세한 설명 부탁한다. “메디콕은 이용자의 개인정보 동의하에 복용 중인 약제 정보와 국가건강검진 결과를 바탕으로 필요한 건기식 성분을 찾아내는 솔루션이다. 소비자의 음주나 흡연, 운동 여부 등 생활 습관도 설문 조사로 파악한다. 이런 정보들을 가지고 최종적으로 이용자에게 맞는 건기식 성분을 추천한다. 현재 50여 명의 간호사, 영양사로 이뤄진 전문 상담사가 전문의의 스크린을 통해 이용자에게 제품을 추천하고 복용 방법에 대해 안내한다. 소비자는 정기적으로 자신에게 꼭 맞는 건기식을 추천받고 하루 분량으로 소분 포장된 제품을 배송받을 수 있다. 몸에 좋다는 음식도 너무 많이 먹거나 잘못 섭취하면 배탈이 날 수 있다. 메디콕은 오남용 우려가 없는 개인 맞춤형 건강기능식품을 소비자에게 추천하는 것이 목적이다.” ―맞춤형 건기식이 해외에서는 어떻게 활용되고 있나. “유럽과 북미, 일본에선 이미 많은 기업이 개인 특성에 맞는 제품을 추천하고 판매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미국 페르소나나 케어오브와 같은 기업은 개인 맞춤형 제품 시장에 진입해 세계적 기업에 합병되면서 맞춤형 시장의 가능성을 확인한 바 있다. 일본의 판클은 개인의 신체 능력을 측정해서 제품을 추천해준다. 미국의 GNC 같은 오래된 건강기능식품 브랜드도 개인 맞춤형 제품을 공급한다. 그에 비하면 국내는 이제 막 제도 도입이 시작된 단계다.” ―메디콕만의 차별화는 무엇인가. “크게 세 가지다. 이용자의 투약 정보, 건강검진 데이터와 생활 습관 파악을 위해 고안된 설문조사, 그리고 개인 영양 상담을 할 수 있는 보건 의료 인력으로 구성된 전문 상담사까지 3단계를 거쳐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조합을 추천한다. 경쟁사에 비해 비용이 많이 들지만 이용자에게 최적화된 조합을 추천할 수 있는 강점이 있다. 또한 소비자에게 추천할 수 있는 건기식 종류가 50종 이상 된다.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건강기능식품을 기반으로 추천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에게 적합한 단일 성분으로 제조한 제품을 제공한다. 이는 복합 성분의 제품보다 더 세밀한 조합이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보건 의료 인력으로 구성된 상담사가 소비자가 원하는 시간대에 상담을 돕는다.” ―끝으로 소비자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많은 소비자가 메디콕의 개인 맞춤형 건강기능식품을 접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신원의료재단은 국민 건강에 직결되는 수탁 검사를 20년 동안 해오면서 소아암 환아 지원과 노인 인공관절 수술 지원 등 의료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환자에게 기부와 공헌 활동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새롭게 시작하는 개인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사업도 소비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을 고민하고 사회에 환원하는 기업이 되도록 노력하겠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다채로운 부스 행사와 즐길 거리가 풍성했던 ‘2024 서울헬스쇼’가 내년을 기약하며 성황리에 폐막했다. 서울 중구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치러진 서울헬스쇼에 올해도 많은 시민이 참가해 축제를 즐겼다. 서울헬스쇼는 건강에 대한 다양한 분야의 최신 트렌드를 제시하는 시민 참여형 축제다. 이번 행사에는 병원, 스포츠, 건강기능식품, 스마트 헬스케어, 보험 등 60여 개의 헬스케어 관련 기업과 6만여 명의 관람객이 참여했다. 마크로젠은 서울헬스쇼에서 유전자·미생물 검사 기반 헬스케어 플랫폼 ‘젠톡’ 서비스를 소개했다. 행사 기간 중 마크로젠 부스를 방문해 신규 회원 가입을 인증하면 대형 타포린 백과 함께 129종 항목을 검사할 수 있는 젠톡 유전자 검사 할인 혜택도 제공했다. 한국1형당뇨병환우회 부스에선 시민의 혈당을 무료로 측정해줬다. 카카오헬스케어는 방문자들에게 인공지능(AI) 기반 모바일 혈당 관리 서비스 ‘파스타’를 활용한 혈당 측정 체험을 제공했다. 스마트폰에 파스타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하고 부착한 혈당 측정 센서와 연동하면 실시간으로 혈당이 측정되는 방식이다. AI는 혈당 등 건강 정보를 분석해 생활 습관과 약 복용 등에 대해 조언을 해 준다. 업체 관계자는 “3일 동안 수천 명이 부스를 찾아 혈당 관리 서비스를 체험했다”며 “최근 젊은 당뇨 환자들이 증가하는 추세라 중장년층뿐 아니라 젊은 층도 관심을 보였다”고 말했다. 헬시푸드 코너에선 건강과 맛을 동시에 잡은 건강기능식품을 선보였다. 글로벌 헬스케어 브랜드 레이델은 이번 행사에서 장수 인자 HDL을 알리는 것을 목표로 다양한 콘텐츠와 체험 활동을 운영했다. HDL은 고밀도지단백으로 흔히 좋은 콜레스테롤로 알려져 있다. 관람객은 레이델 부스에서 직접 인터랙티브 미디어상의 HDL을 조작해 혈관 내막에 쌓인 콜레스테롤을 제거하거나 HDL 콘텐츠를 즐긴 후 퀴즈를 풀고 ‘장수인자 HDL 마스터’ 자격증을 발급받았다. HDL 수치 예측 시스템을 활용해 자신의 HDL 수치 위험도를 측정하기도 했다. 레이델은 별도로 마련한 브랜드 부스에서 인기 상품인 폴리코사놀과 비즈왁스알코올 시리즈도 소개했다. 해당 부스에서는 레이델 공식 몰 회원 가입, 카카오 채널 친구 추가, OX 퀴즈 맞히기, HDL 에어볼 잡기 등의 이벤트를 진행했다. 종근당건강 부스에선 당류와 유당 및 트랜스지방이 없는 당뇨병 환자용 음료 시음 행사를 진행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분당서울대병원(병원장 송정한)이 17일 분당서울대병원 헬스케어혁신파크 미래홀에서 ‘디지털 헬스케어 오픈 이노베이션 데모데이’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송정한 분당서울대병원장, 이학종 분당서울대병원 의·생명연구원장, 위원량 이지케어텍 사장, 김용덕 GE헬스케어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된 이번 행사는 분당서울대병원이 추진하는 ‘디지털 헬스케어 오픈 이노베이션’ 프로젝트의 목적으로 GE헬스케어, 이지케어텍, 카카오헬스케어, 틸다, 엔피프틴(N15) 등 의료 인공지능(AI) 전문 기업들과 협업해 의료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AI 기술을 개발한 결과를 공유하고자 마련됐다. 분당서울대병원은 AI 기술의 의료 현장 도입과 산업 생태계 발전을 위해 2022년 9월 오픈 이노베이션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해커톤으로 선정된 기업들과 함께 분당서울대병원의 의료 정보 시스템 ‘베스트 케어 2.0’에 적용될 AI 기술을 개발해 왔다.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인 GE헬스케어의 ‘에디슨’이 개발 플랫폼으로 사용됐다. 행사에서는 작년 5월부터 1년간 철저한 기술 검증(PoC)을 거친 △AI 기반 재원 기간 예측 모델(이지케어텍) △의료 관련 감염 예측 AI 모델(카카오헬스케어) △소아 환자 약물 처방 AI 지원 시스템(틸다) 등 세 개의 솔루션이 소개됐다. 이날 발표에 따르면 이지케어텍 연구소의 ‘인공지능 기반 재원 기간 예측 모델’은 진료과, 성별, 표준진료 지침, 진료 기록 등의 복합적인 요인을 기반으로 퇴원 환자 수를 예측할 수 있어 환자 만족도 향상, 업무 프로세스 개선, 병상 가동률 향상 등에 이바지할 수 있었다. 카카오헬스케어의 ‘의료 관련 감염 예측 인공지능 모델’은 환자 개개인의 진료 정보를 기반으로 원내 감염 발생이 높은 사례를 선별한다. 병원의 감염 관리 활동을 지원하고 환자 안전을 향상하는 등 의료 현장에서 활용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송 병원장은 “AI와 디지털 헬스케어가 어우러진 혁신적인 의료 솔루션들이 병원 현장에 실질적으로 적용된다면 의료 서비스의 질도 더욱 높아질 것”이라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기술 혁신과 사업화를 통해 미래 의료 산업을 선도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이 연구원장도 “병원과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에서 활약하는 기업들이 힘을 합쳐 의료 현장에서 필요한 솔루션을 연구하고 개발한 결과”라며 “우수한 AI 솔루션을 개발했을 뿐만 아니라 의료 AI 산업 전반에 있어 선도적인 협력 모델을 제시했다”라고 전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갑상샘암은 국내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암이다. 국가암정보센터 자료에 따르면 2021년 발생한 암 27만7523건 중 갑상샘암은 3만5303건이었다. 갑상샘은 인체 내 모든 조직에 영향을 주는 호르몬 분비 기관이다. 여기서 만들어진 호르몬은 신체 대사와 체온조절, 성장·발달, 심혈관 기능 등에 영향을 준다. 갑상샘암이 발생하는 원인은 명확하지 않다. 전문가들은 유전적 요인이나 방사선 노출, 갑상샘 질환 병력 등이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갑상샘암도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을 못 느끼는 경우가 많다. 목 양쪽이 단단하거나 혹이 만져지거나 성대 마비, 침 삼킴이 어렵다면 갑상샘암을 의심해볼 수 있다. 쉽게 피로를 느낀다거나 무기력감, 얼굴·손·발의 부기, 집중력 저하, 심한 추위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갑상샘암 진단은 혈액, 컴퓨터 단층 촬영(CT), 초음파, 미세침흡인세포검사, 갑상샘 기능 검사 등으로 한다. 치료는 절제 수술, 방사성요오드 치료, 갑상샘호르몬 치료, 외부 방사선 조사, 항암 화학치료 등이 있다. 갑상샘암의 보편적인 치료는 목 앞쪽을 일부 절개해 암을 잘라내는 절제술이다. 갑상샘암 수술은 일반적으로 간단하고 쉬운 수술이라는 인식이 있지만 뜻밖에 목소리가 변하거나 흉터, 이물감이 느껴지는 등의 후유증도 만만치 않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이를 보완할 수 있는 경구 로봇 갑상샘 수술도 시행한다. 경구 로봇 갑상샘 수술은 입 안쪽으로 얇은 로봇 수술기 팔을 넣어 수술하는 방식이다. 목 하단 부위를 절개해 암을 절제하는 전통적인 수술법이나 유방·겨드랑이를 통한 로봇 절제술, 귀 뒤로 접근하는 후이개 절제술보다 절개 부위부터 갑상샘까지 거리가 짧아 통증이 적고 회복은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절개부터 수술까지 모두 입 안쪽에서 진행되는 만큼 수술 후 흉터가 보이지 않고 미세한 로봇팔이 주변 조직의 손상을 최소화한다. 로봇팔에 달린 카메라가 10배 확대된 시야를 제공함으로써 신경 손상을 최소화해 목소리 변화도 거의 없는 것이 특징이다. 암 절제 범위는 갑상샘암의 종류, 크기, 환자의 나이와 병기 등을 고려해 전절제나 반절제를 진행한다. 김완성 명지병원 외과 교수는 “경구 로봇 갑상샘 수술은 다른 수술에 비해 수술 난도가 높지만 통증이나 감염, 회복 등 모든 면에서 유리하다”면서 “갑상샘암은 여성 비율이 더 높은 만큼 심미적인 완성도까지 고려한다면 흉터가 보이지 않고 목소리 변화가 거의 없는 경구 로봇 갑상샘 수술이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염증성 장 질환은 난치성 만성 질환이다. 궤양성 대장염, 크론병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궤양성 대장염은 장 점막에 궤양이 생기는 면역질환이다. 일반적으로 세균성 장염이나 바이러스성 장염과 달리 염증을 유발하는 감염 인자가 없음에도 면역 세포의 과민 반응으로 염증이 발생한다.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윤혁 교수를 만나 궤양성 대장염의 증상과 치료법에 관해 물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과민 대장 증후군과 궤양성 대장염이 다른가?“과민 대장 증후군은 스트레스, 장 내 과민 반응, 장내 미생물 변화 등 여러 인자가 작용해 발생한다. 그러나 장 내 염증 반응의 증거는 없다. 반면, 궤양성 대장염은 발병 원인이 명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대장 내에서 염증 반응이 확인된다. 이 점이 가장 큰 차이다. 공통적인 증상은 설사 등 배변 장애다. 궤양성 대장염은 혈변도 관찰된다. 심한 경우 체중 감소, 복통, 발열 등이 발생해 급성기에 해당하는 환자는 응급실에 내원하기도 한다.” ―국내 유병률은 어느 정도인가?“건강보험공단 자료 등을 미루어 볼 때 약 5만 명 정도의 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국내 인구의 0.1% 정도다. 미국이나 유럽은 0.3% 정도다. 주로 20~30대에 처음 진단되지만 다양한 연령대에서 발생한다. 학계에서는 젊은 나이에 발생할수록 유전적인 요인이 강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의견이 있지만, 아직 정확한 원인은 밝혀진 바가 없다.”―궤양성 대장염 특징이 증상의 완화와 악화를 반복한다고 알고 있다.“궤양성 대장염은 꾸준한 치료가 가장 중요하다. 특히 증상이 사라졌다고 임의로 치료를 중단하는 환자가 많은데, 이후 재발률이 높아진다는 것은 많은 연구로 확인됐다. 증상이 잘 관리되도록 치료를 꾸준히 유지해야 하는 이유다.”―염증 위치나 병변 크기에 따라서 치료가 달라지나?“궤양성 대장염 치료에서 대부분의 환자에게 쓰이는 약제는 항염증제인 5-ASA 제제다. 장 점막에서 작용해 염증을 가라앉히는 효과가 있다. 경증 환자부터 중증까지 모든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다. 활동기나 관해기도 구분 없이 쓴다. 전체 환자 중 80~90%는 최소 한 번 이상 이 약제를 사용할 정도로 궤양성 대장염 치료의 기본이 되는 약이다. 전체 환자의 30~50%는 5-ASA를 단독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먹는 약인가?“경구 복용하는 약이다. 5-ASA 제제는 장 점막까지 가서 점막 상피 세포에 직접적으로 작용해 염증을 낮추는 역할을 한다. 위산이나 소화 효소에 의해 약이 분해되지 않고 염증 발생 부위에서 작용한다는 것이 이 약의 가장 큰 장점이다.”―복용 용량도 치료에 중요한 요소인가?“염증이 심한 급성기 환자는 고용량을 복용하고 반응을 보면서 서서히 용량을 줄여가는 방법도 효과적이다. 고용량을 사용한다고 해서 부작용이나 약제 위험도가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아무래도 장기간 약을 먹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 같다…“궤양성 대장염은 만성 질환이다. 꾸준히 약을 먹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낮은 약물 순응도는 재발의 주요 원인이 된다. 그런 측면에서 경구용 5-ASA 제제는 복용 시간이나 식사 여부와도 큰 상관이 없어서 일상생활 중에 어느 때나 복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마지막으로 궤양성 대장염 환자들에게 당부 말씀이 있다면…“과거에 비해 궤양성 대장염 환자가 늘면서 질환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졌다. 하지만 아직은 다른 만성 질환에 비해 드문 질환이고, 젊은 연령층에게 주로 발생하기 때문에 첫 진단을 받게 되면 환자나 보호자가 크게 당황한다. 궤양성 대장염은 고혈압, 당뇨병과 같이 적절한 약을 찾아 꾸준하게 복용하면서 관리해야 하는 질환이라는 인식이 중요하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매년 5월 19일은 ‘세계 염증성 장 질환의 날’이다. 질환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환자를 지원하기 위해서 2012년 크론병·궤양성 대장염 협회 유럽연맹(EFCCA) 주도로 제정됐다. 염증성 장 질환은 위장관에 원인 불명의 만성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으로 악화와 호전을 반복하며 완치되지 않는 난치성 질환이다. 대표적인 염증성 장 질환으로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이 있다. 염증성 장 질환은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태일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대한장연구학회 회장)를 만나 염증성 장 질환에 대해 알아봤다. ―염증성 장 질환이란?“위장관에 원인 불명의 만성 염증이 발생하는 병이다. 대표적으로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이 있다. 유전병은 아니며 고혈압이나 당뇨와 같이 유전적 소인이 있고, 이러한 유전적 소인과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다. 여러 이유로 활성화된 장 염증이 가라앉지 않고 염증이 잘 발생할 수 있는 요인들에 의해 장 염증이 지속된다. 최근에는 아시아 국가에서 발병률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서구화된 식습관 등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고려된다.”―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은 어떤 차이가 있나?“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은 모두 만성적으로 재발하는 특징이 있다. 질환 침범 부위 등에서 차이가 있다. 궤양성 대장염은 대장과 직장 점막에 국한돼 얕은 궤양이 연속적으로 분포하는 양상을 보인다. 크론병은 입에서 항문까지 이르는 소화 기관 어디에서나 염증이 발생하며 깊은 궤양이 띄엄띄엄 나타난다. 두 질환의 근본적인 치료는 장의 염증을 줄이는 치료이기 때문에 유사한 점이 많다.”―국내 유병률은 어떤가?“2022년 기준으로 국내 염증성 장 질환 환자 수는 약 9만 명으로 5년 전과 비교하면 40% 이상 증가했다. 실제로 한국의 염증성 장 질환 발병률과 유병률은 높게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20~40대 초반이 50%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젊은 층에서 많이 발병하고 있다. 이들은 사회 경제 생활에 중추적 역할을 해야 하는 연령대이기 때문에 사회적으로도 큰 손실이다.”―염증성 장 질환의 진단이 어려운가? “진단이 어렵지는 않지만, 초기에는 과민성 장 증후군 등과 혼동될 수도 있다. 처음부터 증상이 강하게 나타나면 진단이 빨리 될 수도 있지만 초기에는 심하지 않은 설사, 복통 등의 증상만 나타날 수 있어 이를 간과하면 진단이 늦어진다. 염증성 장 질환은 지속해서 관리가 필요한 만성 질환이고 초기에 발견해 적합한 치료를 하면 염증 고리를 일찍 끊을 수 있기 때문에 3~4개월 이상 증상이 반복되면 전문의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고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3개월 이상 증상이 지속되는 경우를 만성으로 판단하며, 염증성 장 질환도 만성 염증 질환으로서 현재로서는 완치보다는 조절된 상태를 잘 유지해야 하는 질환으로, 대부분은 평생 관리가 필요한 질환이다.”―염증성 장 질환이 완치가 어려운 이유는 무엇인지?“원인을 정확하게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염증성 장 질환은 유전, 환경, 면역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기 때문에 이를 완전히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하지만 꾸준하고 적극적인 치료와 관리를 통해 일반인과 같이 건강한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 ―염증성 장 질환의 치료 과정은 어떻게 되는지?“약물 치료가 가장 기본적이고, 심할 경우 수술 치료를 진행한다. 하지만 수술 치료만으로 완치할 수 있는 질환이 아니므로 수술적 치료 후에도 지속적 약물치료와 관리가 필요한 경우가 많아서, 큰 염증의 경우 수술로 조절한 후 나머지는 약물 치료를 진행하기도 한다. 다행히 염증성 장 질환은 과거에 비해 현재 다양한 치료제가 많이 개발돼 사용되고 있다.”―염증성 장 질환의 예방법은?“조기 발견과 적절한 치료가 가장 중요하다. 염증성 장 질환의 유전적 소인, 질환 전 단계 등 과정 등에 대해서는 아직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고 아직 명확한 예방법이 많지 않기 때문에 조기 발견과 꾸준하고 적극적인 약물 치료와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염증성 장 질환 자가 진단 체크 리스트△장 증상―꽤 오래전에 시작된 설사 또는 무른 변이 하루 3회 이상 있다. ―대변에 피가 묻어 나온다.―만성적이고 반복되는 통증이 있다.―밤에 복통, 설사 때문에 잠을 깬다―항문질환(치루 또는 농양의 진단, 항문에서 고름이 나오거나 통증이 있는 경우)이 있다.△장 외 전신 증상―이유 없이 체중이 빠진다. (체중의 5% 이상 감소)―이유 없이 피곤하다.―열이 나거나 밤에 베개가 젖을 정도로 식은땀이 난다. ―혈액검사에서 빈혈이 있다.―가족 중에 염증성 장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이 있다. 위와 같은 증상이 3개월 이상 지속될 경우, 염증성 장 질환을 의심해 볼 수 있으니 전문의에게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합니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차세대 헬스케어 스타트업을 한데 모으는 ‘스타인테크 헬스케어 시즌1’의 TOP5가 선정됐다.더컴퍼니즈(대표 문경미)는 진단·의료기기 분야 멘토와 함께 협업하며 성장할 다섯 팀을 7일 공개했다. △더블유닷에이아이(대표 김재홍·인공 유방 보형물 진단 인공지능 솔루션) △옵토레인(대표 이도영·디지털 유전자 증폭 진단 장비) △인핸드플러스(대표 이휘원·인공지능 원격 환자 모니터링 시스템 기반 모니터링과 디지털 치료제) △위뉴(대표 황보율·헬스케어 지식 플랫폼) △페블아이(대표 김수홍·시니어 특화 진단과 의료 로봇) 등이 선정됐다.TOP5는 10일(금) 오후 서울 코엑스 컨퍼런스룸 300호에서 ‘바이오 코리아 2024(BIO KOREA 2024)’의 부대 세션 중 하나로, 벤처캐피털 심사위원 대상 최종 라운드 IR을 할 계획이다. 바이오 코리아 2024는 국내 최대 바이오산업 행사로, 8∼10일 코엑스에서 열린다.해당 행사는 바이오 코리아 2024 참관인이라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으며, 이벤터스 페이지를 통해서도 신청할 수 있다. 당일 현장은 ‘스타인테크’ 및 ‘법무법인 디엘지’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된다. 심사위원은 현장에서 각 팀의 발표를 듣고 최종 선택을 공개할 예정이다. 스타인테크 헬스케어 시즌1 심사위원에는 강지수 BNH인베스트먼트 전무, 김치원 카카오벤처스 상무·파트너, 박대훈 SV인베스트먼트 수석팀장이 함께한다. TOP5의 멘토를 맡은 김후식 뷰웍스 대표, 남학현 아이센스 대표, 손미진 수젠텍 대표, 안성환 지노믹트리 대표, 최의열 바디텍메드 대표 등은 이날 현장에 참가해 응원의 메시지를 전달할 예정이다.TOP5와 멘토사에는 더블유닷에이아이 – 뷰웍스, 옵토레인 – 지노믹트리, 인핸드플러스 – 아이센스, 위뉴 - 수젠텍, 페블아이 – 바디텍메드가 매칭됐다. 문경미 더컴퍼니즈 대표는 “올해 처음으로 진단 및 의료기기 분야의 멘토 기업들이 스타인테크와 함께한다”라며 “각 멘토는 해당 분야에서 해외 진출 경험이 풍부하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의료 영역은 단순하게 제품 개발과 생산뿐 아니라, 나라별로 허가라는 장벽과 함께 보험이라는 더 높은 장벽을 뛰어넘어야 검증될 수 있다”라며 “관련 산업에서의 세계 시장은 선택이 아닌 필수인 만큼, 멘토와의 협업이 의미 있는 결합이 되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스타인테크의 공동주최를 맡은 조원희 법무법인 디엘지 대표변호사는 “법무법인도 스타트업 생태계의 구성원이라는 생각으로 스타인테크 행사에 함께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시즌에 참가하는 헬스케어 분야 기업에는 특허나 기술 보호가 특히 중요하다”라며 “글로벌 진출이 필수적이라, 디엘지가 보유한 역량을 기반으로 최대한 지원하겠다”라고 덧붙였다.스타인테크 헬스케어 시즌1은 더컴퍼니즈가 주관하고, 법무법인 디엘지와 더컴퍼니즈가 공동 주최를 맡았다. 파트너에는 한국 체외 진단 의료기기협회와 한국벤처캐피탈협회 등이 함께 한다. 스타인테크는 기술 기반 스타트업을 위한 ‘오픈 엑셀러레이팅 플랫폼’으로, 멘토사와의 결합이 가능할 TOP5를 찾고, 이들의 성장에 필요한 홍보 및 법률 자문 등을 지원한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