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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가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결승에서 ‘야구 종주국’ 미국과 맞붙는다. 베네수엘라는 17일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론디포파크에서 열린 대회 4강전에서 이탈리아에 4-2로 역전승했다. 8강에서 ‘디펜딩챔피언’ 일본을 8-5로 제압하는 파란을 일으킨 베네수엘라는 조별리그에서 미국을 꺾는 이변을 일으키며 사상 첫 준결승 무대에 오른 이탈리아의 돌풍을 잠재웠다. 사상 처음 WBC 결승에 진출한 베네수엘라는 18일 오전 9시 같은 장소에서 미국과 격돌한다.두 나라의 대결은 ‘마두로 더비’로 부를 수 있다. 미국은 1월 군사 작전으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축출해 미국으로 압송했다. 이후 양국의 정치적 갈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양 팀 선수들은 국가를 대표해 맞붙는다. 다만 베네수엘라 선수단은 정치적 상황에 대해서는 최대한 언급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오마르 로페즈 베네수엘라 감독은 이날 경기 전 “나는 야구를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정치 상황과 관련된 질문에 대해서는 답하지 않겠다”고 잘라 말했다. 로페즈 감독은 경기 후엔 “지금 베네수엘라에서는 모두가 야구만 보고 있다. 우리를 보고 기뻐하고 승리를 바라고 있다. 계속 고국에 기쁨을 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승 후보로 꼽혀온 미국의 우위가 점쳐지는 가운데 베네수엘라 역시 만만치 않은 전력을 과시하고 있다. 베네수엘라의 30명의 출전 선수 명단 가운데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뛰는 선수가 27명이나 된다. 이는 미국과 도미니카공화국(이상 28명)보다 1명 적은 숫자다. 베네수엘라는 이탈리아와의 4강전에서도 2회 먼저 두 점을 내주며 0-2로 끌려갔으나 4회 에우헤니오 수아레스(35·신시내티)의 솔로포로 한 점을 따라붙은 뒤 7회 2사 후 4연속 안타를 뽑아내며 단숨에 경기를 뒤집었다. 1~3번 타순에 배치된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29·애틀랜타)와 마이켈 가르시아(26·캔자스시티), 루이스 아라예스(29·샌프란시스코)가 이탈리아 투수 마이클 로렌젠(34·콜로라도)을 상대로 연속 타점을 뽑아냈다. 2023년 내셔널리그에서 만장일치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아쿠냐 주니어는 “이런 선수들과 함께 경기하는데 자신감이 없을 수가 없다”라며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뭉친 덕에 결승진출을 이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가르시아 역시 “결승에 처음 올라서 너무 기쁘다. 미국과 경기하는 것도 정말 기대된다. 일본, 이탈리아전에서 그랬듯 베네수엘라가 어떤 팀인지를 세상에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베네수엘라는 18일 경기 선발로 왼손 투수 에두아르도 로드리게스(33·애리조나)를 예고했다. 미국 선발 투수는 신예 놀란 맥클린(25·뉴욕 메츠)이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종윤아, 약속 지켰다.” 박민호(27·국군체육부대)는 15일 열린 2026 서울마라톤 겸 제96회 동아마라톤에서 국내 선수 중 가장 먼저 결승 테이프를 끊은 뒤 이렇게 외쳤다. 35km 지점까지 대회 3연패에 도전하던 김홍록(24·한국전력공사)과 엎치락뒤치락 선두 다툼을 한 박민호는 레이스 막판 홀로 치고 나와 결승선까지 약 7km를 독주한 끝에 2시간11분5초의 기록으로 우승했다. 2023년 이후 3년 만에 국내 남자부 1위에 복귀한 박민호는 “오늘 분명 종윤이가 옆에 있었다”고 말했다.‘종윤이’는 지난해 11월 충북도 시·군대항 역전마라톤대회 도중 주로에서 벌어진 교통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김종윤(2000∼2025·사진)이다. 김종윤은 지난해 충북 역전마라톤을 마친 후 코오롱 마라톤 팀에 입단할 예정이었다. 코오롱 소속이던 박민호가 올해 1월 국군체육부대에 입대했으니 사실상 팀 동료나 마찬가지였다. 박민호는 “종윤이와 ‘2026 서울마라톤에서 함께 신나게 달리자’고 약속했었다”고 돌아봤다. 김종윤은 지난해 서울마라톤에서 개인 최고 기록(2시간14분43초)을 세우며 국내부 남자 3위를 했다. 하지만 김종윤은 충북 역전마라톤에서 선두로 달리던 중 주로에 침입한 트럭에 받히는 황망한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박민호는 “종윤이랑 한 번도 대회를 같이 못 뛰어 봤다. 저도 많이 좋아했던 후배여서 기대를 많이 하고 있었다. 그래도 종윤이가 하늘에서 오늘 대회를 잘 보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며 “(경기 중) 종윤이를 생각할 때마다 회복이 됐고 신이 났다. 옆에 있어 줘서 너무 고맙다. 약속 지켰으니 하늘에서도 편하게 잘 지냈으면 좋겠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김종윤의 큰누나 김지유 씨(34)는 이날 시상식장을 찾아 박민호를 비롯한 선수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김 씨는 “동생이 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 많은 선수분들이 응원해 주셨다. 거기에 비하면 오늘 제가 한 건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 씨는 또 “주로에서 응원만 하고 가려 했는데 박민호 선수가 (우승 후) 인터뷰에서 종윤이 얘기를 해주셨다고 들어서 시상식장을 찾아 고맙다는 말씀을 드렸다”며 “동생을 보고 싶은 마음에 오기도 했다. 동생이 가장 중요하게 준비했던 대회 중 하나가 서울마라톤이었다”고 했다.박민호는 이날 우승으로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출전이 유력해졌다. 아시안게임에는 작년 9월부터 올해 4월 30일까지 국내외 공인 기록 중 기록이 가장 좋은 선수 2명이 출전권을 얻는다. 박민호는 현재 국내 선수 중 최고 기록을 가지고 있다. 박민호는 “쌓아온 시간은 절대 배신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2시간9분대에 한 번만 들어간다면 한국기록(2시간7분20초·이봉주)까지 근접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당장 기록이 나오지 않는다고 해서 흔들리기보다는 내가 감당하고 할 수 있는 것들만 집중해서 준비한다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호는 2023년 서울마라톤에서 2시간10분13초로 우승한 뒤 그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나섰다. 케냐 출신 귀화 선수 오주한을 제외하고 한국 선수가 2시간10분대를 기록한 건 12년 만이었다. 이날 풀코스 출발지점엔 오세훈 서울시장과 육현표 대한육상연맹 회장, 마커스 모렌트 아디다스코리아 사장, 박철호 동아오츠카 사장, 강태선 서울시체육회장, 김재호 동아일보 회장 등이 참석해 참가자들을 응원했다. 10km 출발 및 골인지점에선 천광암 동아일보 논설주간 상무, 박현진 스포츠동아 대표이사가 참가자들에게 박수를 보냈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임종언이 시니어 첫 시즌의 시작과 끝을 모두 금메달로 장식했다. 임종언은 14일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2025~2026 쇼트트랙 세계선수권 남자 1500m에서 우승했다. 이 종목은 체력이 강한 임종언의 주종목이다. 임종언은 지난달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겨울올림픽에선 이 종목 준준결선에서 넘어져 결선에 오르지 못했다. 하지만 올림픽 직후이자 이번 시즌 마지막으로 열린 대회에서 우승하면서 ‘고교생 국가대표 선발전 1위’ 신드롬을 일으키며 시작한 이번 시즌의 피날레를 금빛으로 장식했다. 임종언은 2025~2026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투어 1차 대회에서도 이 종목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시니어 무대에 ‘핫 데뷔’를 했는데 세계선수권에서도 이 종목 챔피언에 오르며 1500m 차세대 최강자로 자신의 이름을 제대로 알렸다.여자부에서는 김길리가 1000m에서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젠드라 벨제부르(네덜란드)를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길리는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겨울올림픽에선 이 종목 동메달을 땄다.벨제부르는 “금메달을 정말 아쉽게 놓쳤다. 하지만 김길리의 마무리가 정말 좋았다. 나도 이렇게 높은 수준의 경기를 함께할 수 있어서 기쁘다”고 말했다.김길리는 “몬트리올과 잘 맞는 것 같다. 그래서 더 자신감 있고 과감한 레이스를 할 수 있었다”며 “내 별명이 ‘람보르길리’라서 그 별명에 걸맞게 빠르고 파워풀한 레이스를 하고 싶다. 별명덕분에 더 빨라진 것 같기도 하다”고 했다. 올림픽 여자 1500m, 3000m 계주에서 2관왕에 오르며 한국선수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던 김길리는 “기분이 좋아 더 신나게 훈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길리는 16일 같은 장소에서 1500m 금메달 추가에 도전한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9·한화)이 한국의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4강 진출 도전 선봉에 선다. 류현진은 14일 오전 7시 30분 열리는 8강전에 ‘스타 군단’ 도미니카공화국을 상대로 선발 등판한다. 류지현 한국 대표팀 감독은 8강전 장소인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파크에서 13일 열린 대회 공식 훈련이 끝난 뒤 류현진을 선발 투수로 예고했다. 류 감독은 “류현진이 류현진이기 때문에 선발 투수로 냈다. 가장 믿을 수 있는 카드”라고 말했다. 류현진은 이번 대회 한국 대표팀 30명 가운데 유일하게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올스타전 출전 경험이 있다. 또 MLB 팀 마이애미가 안방으로 쓰는 이 돔구장에서 공을 던져 본 한국 대표팀 투수도 류현진과 데인 더닝(32·시애틀)뿐이다. 류현진은 선수 생활 내내 돔구장에서 애를 먹었지만 론디포파크에서는 두 경기에 나와 1승 1패, 평균자책점 2.70으로 나쁘지 않았다. 류현진은 MLB 시절 돔 구장에서 통산 평균자책점 5.81을 남기는 데 그쳤다.8일 도쿄콤에서 열린 조별리그 대만전에서 3이닝 동안 3피안타(1홈런), 3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던 류현진은 “도미니카공화국전이 (이번 대회) 마지막 경기가 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류현진은 LA 다저스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매니 마차도(34·샌디에이고) 등과 이날 훈련 도중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마차도를 비롯해 도미니카공화국 대표팀 타자 15명 가운데 9명이 MLB 올스타 출신이다. D조 1위로 8강에 오른 도미니카공화국은 이번 대회 조별리그 네 경기를 치르면서 팀 타율(0.313)과 홈런(13개), 득점(41점)에서 모두 1위를 기록했다. 팀 OPS(출루율+장타율)도 1.130으로 1위였다. 더닝은 “도미니카공화국은 사실상 ‘어벤져스’다. 하지만 우리가 여기까지 올 거라고 생각한 사람도 많지 않았다. 최대한 멀리 가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어머니가 한국계인 더닝은 왼팔에 한글로 ‘같은 피’라고 문신을 새길 정도로 한국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고 있다. 한국 대표팀 주장 이정후(28·샌프란시스코)도 “프로 선수와 고교 선수가 싸우는 게 아니다. 우리 역시 한국을 대표해 모인 같은 프로”라며 “지금 우리 팀엔 좋은 기운이 가득 차 있다. 패기와 기세로 이 자리에 온 것 같다. 이 분위기를 이어 가겠다”고 강조했다. 도미니카공화국에서는 크리스토퍼 산체스(30·필라델피아)가 선발로 등판한다. 산체스는 지난해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투표에서 폴 스킨스(24·피츠버그)에 이어 2위를 했던 왼손 투수다. 다만 이번 대회 결과는 좋지 못했다. 산체스는 조별리그 1차전에 니카라과를 상대로 선발 등판해 1과 3분의 1이닝 동안 3점을 내준 뒤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산체스는 “솔직히 한국 타자 가운데는 샌프란시스코에서 뛰는 그 선수(이정후)만 안다. 한국 타자들 역시 나에 대해 잘 모를 것”이라면서 “우리 팀 타선이 현재 최고라 투수들에게 큰 힘이 된다. 나 역시 팀에 도움이 되는 투구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MLB 통산 홈런 4위(703개) 주인공인 앨버트 푸홀스 도미니카공화국 감독은 “한국 선수들은 경기를 깔끔하게 하고 실수를 잘 하지 않는다”면서 “단기전은 상대 실수를 활용하는 게 중요하다. 우리 팀에도 마차도 등 수비를 잘하는 선수가 많다. 안정적으로 승리하겠다”고 말했다.마이애미=황규인 기자 kini@donga.com마이애미=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9·한화)이 한국의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4강 진출 도전 선봉에 선다. 류현진은 14일 오전 7시 30분 열리는 8강전에 ‘스타 군단’ 도미니카공화국을 상대로 선발 등판한다.류지현 한국 대표팀 감독은 8강전 장소인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파크에서 13일 열린 대회 공식 훈련이 끝난 뒤 류현진을 선발 투수로 예고했다. 류 감독은 “류현진이 류현진이기 때문에 선발 투수로 냈다. 가장 믿을 수 있는 카드”라고 말했다.류현진은 이번 대회 한국 대표팀 30명 가운데 유일하게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올스타전 출전 경험이 있다. 또 MLB 팀 마이애미가 안방으로 쓰는 이 돔구장에서 공을 던져 본 한국 대표팀 투수도 류현진과 데인 더닝(32·시애틀)뿐이다. 류현진은 선수 생활 내내 돔구장에서 애를 먹었지만 론디포파크에서는 두 경기에 나와 1승 1패, 평균자책점 2.70으로 나쁘지 않았다. 류현진은 MLB 시절 돔 구장에서 통산 평균자책점 5.81을 남기는 데 그쳤다.8일 도쿄콤에서 열린 조별리그 대만전에서 3이닝 동안 3피안타(1홈런), 3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던 류현진은 “도미니카공화국전이 (이번 대회) 마지막 경기가 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류현진은 LA 다저스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매니 마차도(34·샌디에이고) 등과 이날 훈련 도중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마차도를 비롯해 도미니카공화국 대표팀 타자 15명 가운데는 9명이 MLB 올스타 출신이다. D조 1위로 8강에 오른 도미니카공화국은 이번 대회 조별리그 네 경기를 치르면서 팀 타율(0.313)과 홈런(13개), 득점(41점)에서 모두 1위를 기록했다. 팀 OPS(출루율+장타율)도 1.130으로 1위였다.더닝은 “도미니카공화국은 사실상 ‘어벤져스’다. 하지만 우리가 여기까지 올 거라고 생각한 사람도 많지 않았다. 최대한 멀리 가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어머니가 한국계인 더닝은 왼팔에 한글로 ‘같은 피’라고 문신을 새길 정도로 한국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고 있다.한국 대표팀 주장 이정후(28·샌프란시스코)도 “프로 선수와 고교 선수가 싸우는 게 아니다. 우리 역시 한국을 대표해 모인 같은 프로”라며 “지금 우리 팀엔 좋은 기운이 가득 차 있다. 패기와 기세로 이 자리에 온 것 같다. 이 분위기를 이어 가겠다”고 강조했다.도미니카공화국에서는 크리스토퍼 산체스(30·필라델피아)가 선발로 등판한다. 산체스는 지난해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투표에서 폴 스킨스(24·피츠버그)에 이어 2위를 했던 왼손 투수다. 다만 이번 대회 결과는 좋지 못했다. 산체스는 조별리그 1차전에 니카라과를 상대로 선발 등판해 1과 3분의 1이닝 동안 3점을 내준 뒤 마운드에서 내려갔다.산체스는 “솔직히 한국 타자 가운데는 샌프란시스코에서 뛰는 그 선수(이정후)만 안다. 한국 타자들 역시 나에 대해 잘 모를 것”이라면서 “우리 팀 타선이 현재 최고라 투수들에게 큰 힘이 된다. 나 역시 팀에 도움이 되는 투구를 하겠다”고 다짐했다.MLB 통산 홈런 4위(703개) 주인공인 앨버트 푸홀스 도미니카공화국 감독은 “한국 선수들은 경기를 깔끔하게 하고 실수를 잘 하지 않는다”면서 “단기전은 상대 실수를 활용하는 게 중요하다. 우리 팀에도 마차도 등 수비를 잘하는 선수가 많다. 안정적으로 승리하겠다”고 말했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2026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12일부터 나흘간 태국 촌부리 아마타 스프링CC(파72)에서 열리는 리쥬란 챔피언십으로 막을 올린다. 올 시즌 KLPGA투어는 총 31개 대회에 역대 최대 규모인 총상금 347억 원을 놓고 경쟁한다. KLPGA투어 사상 처음으로 모든 대회 총 상금이 10억 원을 넘는다. 신생 대회인 리쥬란 챔피언십에도 역대 개막전 중 가장 큰 상금(12억 원)이 걸려 있다.이번 대회에는 2026 KLPGA 정규투어 출전 자격 리스트 상위 90명과 2025 태국여자프로골프투어 상금순위 상위자를 포함한 해외 선수 23명, 그리고 스폰서 추천 선수 7명까지 총 120명이 출전한다. 2025시즌 KLPGA투어 대상 수상자 유현조(21)를 비롯해 상금왕 홍정민(24), 신인왕 서교림(20) 등 지난 시즌에 개인 타이틀을 석권한 선수들이 대거 출전 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대상과 함께 평균 타수(69.93타) 1위에 오른 유현조는 “겨울 동안 쇼트게임과 체력적인 부분의 보완을 위해 노력했다. 전지훈련 직후 열리는 이번 대회에서는 결과와 순위보다 과정에 집중하는 것이 목표다. 이번 시즌엔 지난해 아쉬움이 남았던 다승왕 달성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지난해 3승으로 공동 다승왕에 오른 홍정민은 “이번 전지훈련에서 스윙과 리듬감에 집중하면서 열심히 훈련했기 때문에 당연히 초대 챔피언에 대한 욕심이 난다”면서도 “처음 대회가 열리는 곳이기 때문에 코스와 잔디를 파악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2025시즌 신인상 수상자 서교림은 “지난해 목표한 신인상은 수상했지만 우승이 없어 아쉬웠다. 2026시즌 목표는 우승”이라며 “그러기 위해 이번 훈련에서 쇼트 게임과 100m 이내 거리감에 집중했고 많이 성장했다. 올 시즌 목표인 우승을 개막전에서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아마추어 국가대표 오수민(18)과 박서진(19)은 추천 선수로 출전한다. 통산 19승을 기록 중인 박민지(28)는 이번 시즌 KLPGA투어 최다승에 도전한다. 박민지는 올 시즌 1승만 보태면 고(故) 구옥희, 신지애(38)와 함께 투어 최다승 타이기록(20승)을 세우게 된다. 2승을 하면 통산 최다승의 주인공이 된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체코 투수 온드르제이 사토리아(29)는 3년 전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일본전에서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32·LA 다저스)를 삼진으로 잡아 화제가 됐다. 체코에는 야구 리그가 없는 탓에 선수들은 모두 본업이 따로 있는 ‘사회인야구’ 선수들이다. 사토니아도 본업이 전기제어 엔지니어다. 하지만 사토리아는 당시 오타니뿐 아니라 라스 눗바, 곤도 겐스케, 무라카미 무네타카 등 쟁쟁한 타자들을 모두 삼진으로 잡아내며 야구계를 놀라게 했다.사토니아는 이번 대회에서도 호주전에서 3과 3분의 2이닝을 1피안타로 막았다. 그리고 10일 C조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인 일본전에 선발 등판해 5회 2사 후 교체되기 전까지 4와 3분의 2이닝 무실점 피칭을 했다. 오타니가 이끄는 ‘디펜딩챔피언’ 일본은 이번 대회에서도 가장 유력한 우승 후보다.체코는 이날 일본에 0-9로 패하며 조별리그를 최하위 탈락으로 마무리했다. 하지만 도쿄돔을 가득 채운 만원 관중은 일본을 상대로 고군분투한 사토리아에게 기립 박수를 보냈다. 사토리아는 경기를 마친 뒤 홀로 도쿄돔 그라운드에 나와 자신에게 박수를 보내는 관중들의 모습을 찬찬히 눈에 담았다. 일본 선수단 역시 그에게 함께 박수를 보냈다.이미 3년 전 WBC 때부터 사토니아는 일본에서는 유명 스타가 됐다. 길거리를 지날 때면 사인, 사진 요청에 선물도 받았다. 사토니아는 지난해 오사카에서 두 차례 사인회도 열었다. 사토리아는 “체코에서는 날 알아보는 사람이 없다. 하지만 여기에서는 팬들이 내 사인볼을 받기 위해 기다리고 존중해 준다. 내 야구 인생에 대한 보답을 받은 것 같다”고 했다. 사토리아는 이번 대회를 끝으로 국제대회에서 은퇴한다. 사토리아는 “3년 전에 일본에서 유명해졌는데 여기에서 끝내는 것도 좋은 것 같다. WBC는 우리(체코)가 나설 수 있는 가장 큰 국제무대이기도 하다”고 했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피겨스케이팅 선수들은 올림픽 메달 주인이 결정된 뒤에도 한데 모여 스케이팅을 한다. 승부와 관계없이 인상 깊은 연기를 펼친 선수들은 모두 갈라쇼 무대에 초대받는다. 올림픽이 블록버스터 영화라면 갈라는 스핀오프다. 관중은 선수들이 올림픽에서 보여줬던 무대에 이어 갈라를 보게 된다.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겨울올림픽 피겨 남녀 싱글에서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 꼽혔던 일리야 말리닌과 앰버 글렌은 실전에서 평소 전혀 하지 않던 실수를 연발하며 메달 경쟁도 못 해보고 대회를 마쳤다. 하지만 갈라 무대를 통해 못다 한 이야기를 마저 할 수 있었다. 글렌은 레이디 가가의 ‘That‘s life(그것이 인생)’의 ‘Many times I thought of cutting out but my heart won’t buy it(몇 번이고 그만둘까 했지만 내 맘이 그러질 못해)’ ‘Each time I find myself flat on my face I pick myself up and get back in the race(바닥을 찍을 때마다 나는 다시 도전해)’ 노랫말에 맞춰 연기했다. 쇼트프로그램에서 예상치 못한 실수를 하고 빙판에서 눈물을 쏟았던 글렌이었기에 더 큰 울림을 줬다. 쇼트프로그램 1위였던 말리닌 역시 이번 프리스케이팅에서 커리어 최악의 연기를 하며 포디움에도 오르지 못하는 이변의 희생양이 됐다. 하지만 말리닌은 누구보다 앞장서 갈라 무대를 빛냈고 밀라노 아이스 스케이팅 아레나를 채운 만원 관중은 그에게 기립박수를 보냈다. 4위로 아쉽게 메달을 놓친 한국 남자 싱글 차준환도 송소희의 퓨전 국악 ‘Not a dream(꿈이 아니야)’에 나오는 ‘꿈이 아니야 나의 날 온 거야’라는 노랫말에 맞춰 꿈의 무대에 서게 된 감격을 전했다. 차준환은 여자 싱글 니나 페트로키나의 무대 때는 카메오로 출연해 독살을 당하는 열연을 펼치기도 했다. 이런 모습은 올림픽 본 경기에서는 절대 볼 수 없다. 대회 기간에는 경기 전 환하게 웃는 선수도 찾기 어렵다. 모두가 극도의 긴장 속에서 연기하기 때문이다. 반면 갈라에서는 모두가 200% 올림픽을 즐긴다. 갈라는 메달을 딴 선수건, 그러지 못한 선수건 모두가 환하게 웃으며 떠날 수 있는 유일한 무대다.갈라만큼은 미디어석이 아닌 관중석 쪽에서 본 기자는 이날 3층 객석에서 미국 방송사 스포츠 PD 출신 알렉시스 씨를 만났다. 갈라를 보기 위해 100만 원이 넘는 티켓을 사서 입장한 그는 “다른 종목에서도 이런 걸 해야 한다. 선수들 모두가 행복해하는 표정으로 같이 즐기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다”고 했다. 그의 말처럼 갈라는 어떻게 보면 ‘화합’이라는 올림픽 정신을 가장 잘 보여 줄 수 있는 무대다. 하지만 다른 종목의 경우 여러 국가에서 온 선수들이 한데 모여 어울릴 기회를 찾기 어렵다. 종목을 대표하는 선수들이 같은 기간 한 장소에 모이는 건 올림픽이 아니면 불가능한 일이라는 점에서 아쉬운 일이다. 올림픽이 주는 감동은 꼭 극한의 한계를 넘어서는 초인적 모습에만 있지 않다. 자신의 대기록을 무산시킨 후배에게 기꺼이 박수를 보낸 최민정과 클로이 김(미국), 자신이 메달권에서 밀릴지언정 점프 실수를 한 가기야마 유마(일본)를 향해 응원의 박수를 보내던 차준환이 그랬다. 다른 종목 선수들에게도 올림픽 무대에서 같은 꿈을 꾸는 이들과 함께 행복한 미소를 지을 수 있는 기회의 장이 마련되길 바란다. 임보미 스포츠부 기자 bom@donga.com}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겨울올림픽이 23일 베로나에서 열린 폐회식과 함께 17일간의 열전을 마감했다. 성화가 켜져 있던 동안 미처 전하지 못했던 메달 밖 이야기들을 모았다.● 김치찌개 3인분 먹은 유승은 온통 눈밭인 이탈리아 리비뇨 선수촌에서만 19박 20일을 보낸 스노보더 유승은은 대회 기간 내내 “국밥이 먹고 싶다”고 노래를 불렀다. 개막 이후 대한체육회의 한식 도시락을 먹으며 힘을 냈지만 그래도 충분치 않았나 보다. 유승은은 21일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김치찌개 집으로 직행해 단숨에 3인분을 흡입했다.● ‘아역 배우’ 경력직 차준환 피겨 갈라쇼에서 차준환은 여자 싱글 선수 니나 페트로키나(에스토니아)의 공연에 깜짝 출연했다. 뮤지컬 시카고의 ‘셀 블록 탱고’에 맞춰 페트로키나가 교도소에 수감된 살인마의 사연을 소개하는 대목이었다. 아내가 여섯 명 있지만 총각행세를 한 남자로 출연한 차준환은 독극물이 든 술을 마신 뒤 격렬하게 쓰러지는 리얼한 연기를 펼쳐 관중의 환호를 받았다.● “경기장서 태극기 처음 봤어요” 알파인스키 베테랑 정동현은 이번이 생애 다섯 번째 올림픽이었다. 하지만 메달 가능성이 희박한 종목 특성상 그동안 팬들이나 언론의 관심을 받지 못했다. 이번 대회는 달랐다. 스키 선수 출신 김나미 한국 선수단 부단장(대한체육회 사무총장)은 2시간 반을 운전해 와 결승선에서 기다렸다가 골인하는 정동현에게 태극기를 흔들었다. 정동현은 “2010년 밴쿠버 대회부터 오늘까지 결승선에서 태극기를 본 건 처음”이라며 감격스러워했다.● 코로나 중심지서 코로나를 외치다 2020년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초기 유행 당시 이탈리아 밀라노는 전 세계에서 코로나19 확산 피해가 가장 컸던 곳 중 하나였다. 공교롭게 이번 올림픽 선수촌에서 선수들에게 가장 호평받은 시설 중 하나는 멕시코 맥주 브랜드 코로나가 운영한 부스였다. 광장 중앙에 아늑하게 꾸며놓은 이 공간은 선수들이 가장 좋아하는 쉼터였다.● 마스코트 얻는 법? 메달을 따라 이번 올림픽 공식 마스코트는 개최지 중 하나인 코르티나에서 따온 흰 족제비 ‘티나’다. 워낙 인기가 많아 대회 기간 내내 티나 인형은 품귀 현상을 빚었다. 하지만 선수들에게는 가장 쉽고도 간단한 방법이 있었다. 대회 조직위는 메달을 딴 선수에게 티나 인형을 부상으로 선물했다. 선수들 사이에선 “메달보다 티나 인형 받기가 더 어려웠다”는 말이 돌았다고.● 빅토리 셀피의 달인 메달리스트들이 포디움에서 함께 갤럭시 휴대전화로 ‘셀카’를 찍는 건 올림픽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난도가 높았던 종목은 13명이 함께 시상대에 올랐던 쇼트트랙 여자 계주였다. 그런데 자신 있게 휴대전화를 잡은 코트니 사로(캐나다)는 한 번에 13명의 얼굴을 담는 데 성공했다. 사로는 “내가 한 게 아니다. 선수들이 얼굴을 잘 집어넣었을 뿐”이라며 웃었다. ● 미국 선수단 “의상 교환 안 해” 올림픽에 출전한 각국 선수들은 후원사들로부터 의류를 포함한 ‘대표팀 키트’를 받는다. 가장 고품질 키트를 받은 건 미국 선수들이었다. 미국 대표팀 선수들은 나이키와 랄프로렌, 스킴스까지 세 업체로부터 후원을 받았다. 대회 막판 각국 선수들은 서로 의상 등을 교환하며 우정을 나누곤 한다. 하지만 미국 선수들과 옷을 바꿔 입은 선수들은 많지 않았다고. 미국 대표팀 관계자는 “미국 대표팀 키트가 워낙 인기가 많았다. 몇몇 선수는 돈을 받고 일반인에게 팔기도 했다”고 전했다.밀라노=임보미 기자 bom@donga.com}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겨울올림픽이 23일 베로나에서 열린 폐회식과 함께 17일간의 열전을 마감했다. 성화가 켜져 있던 동안 미처 전하지 못했던 메달 밖 이야기들을 모았다.▲김치찌개 3인분 먹은 유승은O…온통 눈밭인 이탈리아 리비뇨 선수촌에서만 19박 20일을 보낸 스노보더 유승은은 대회 기간 내내 “국밥이 먹고 싶다”고 노래를 불렀다. 개막 이후 대한체육회의 한식 도시락을 먹으며 힘을 냈지만 그래도 충분히 않았나 보다. 유승은은 21일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김치찌개 집으로 직행해 단숨에 3인분을 흡입했다.▲‘아역배우’ 경력직 차준환O…피겨 갈라쇼에서 차준환은 여자 싱글 선수 니나 페트로키나(에스토니아)의 공연에 깜짝 출연했다. 뮤지컬 시카고의 ‘셀 블록 탱고’에 맞춰 페트로키나가 교도소에 수감된 살인마의 사연을 소개하는 대목이었다. 아내가 여섯 명 있는 남자로 출연한 차준환은 독극물이 든 술을 마신 뒤 격렬하게 쓰러지는 리얼한 연기를 펼쳐 관중의 환호를 받았다.▲“경기장서 태극기 처음 봤어요”O…알파인스키 베테랑 정동현은 이번이 생애 다섯 번째 올림픽이었다. 하지만 메달 가능성이 희박한 종목 특성상 그동안 팬들이나 언론의 관심을 받지 못했다. 이번 대회는 달랐다. 스키선수 출신 김나미 한국 선수단 부단장(대한체육회 사무총장)은 2시간 반을 운전해 와 결승선에서 기다렸다가 골인하는 정동현에게 태극기를 흔들었다. 정동현은 “2010년 밴쿠버 대회부터 오늘까지 결승선에서 태극기를 본 건 처음”이라며 감격스러워 했다.▲코로나 중심지서 코로나를 외치다O…2020년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초기 유행 당시 이탈리아 밀라노는 전 세계에서 코로나 19 확산 피해가 가장 컸던 곳 중 하나였다. 공교롭게 이번 올림픽 선수촌에서 선수들에게 가장 호평받은 시설 중 하나는 멕시코 맥주 브랜드 코로나가 운영한 부스였다. 광장 중앙에 아늑하게 꾸며놓은 이 공간은 선수들이 가장 좋아하는 쉼터였다. ▲마스코트 얻는 법? 메달을 따라O…이번 올림픽 공식 마스코트는 개최지 중 하나인 코르티나에서 따온 흰 족제비 ‘티나’다. 워낙 인기가 많아 대회 기간 내내 티나 인형은 품귀현상을 빚었다. 하지만 선수들에게는 가장 쉽고도 간단한 방법이 있었다. 대회 조직위는 메달을 딴 선수에게 티나 인형을 부상으로 선물했다. 선수들 사이에선 “메달보다 티나 인형 받기가 더 어려웠다”는 말이 돌았다고. ▲빅토리 셀피의 달인O…메달리스트들이 포디움에서 함께 갤럭시 휴대전화로 ‘셀카’를 찍는 건 올림픽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난이도가 높았던 종목은 13명이 함께 시상대에 올랐던 쇼트트랙 여자 계주였다. 그런데 자신 있게 휴대전화를 잡은 코트니 사로(캐나다)는 한 번에 13명의 얼굴을 한 컷에 담는 데 성공했다. 사로는 “내가 한 게 아니다. 선수들이 얼굴을 잘 집어 넣었을 뿐”이며 웃었다. ▲미국 선수단 “의상 교환 안 해”O…올림픽에 출전한 각국 선수들은 후원사들로부터 의류를 포함한 ‘대표팀 키트’을 받는다. 가장 고품질 키트를 받은 건 미국 선수들이었다. 미국 대표팀 선수들은 나이키와 랄프로렌, 스킴스까지 세 업체로부터 후원을 받았다. 대회 막판 각국 선수들은 서로 의상 등을 교환하며 우정을 나누곤 한다. 하지만 미국 선수들과 옷을 바꿔 입은 선수들은 많지 않았다고. 미국 대표팀 관계자는 “미국 대표팀 키트가 워낙 인기가 많았다. 몇몇 선수는 돈을 받고 다른 나라 선수에게 팔기도 했다”고 전했다.밀라노=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올림픽 폐막식과 패럴림픽 개막식, 그 사이에 밀라노 패션위크가 있어요. 패션위크가 올림픽의 일부가 된 거죠. 우리는 그래서 이번 패션위크를 ‘올림픽 패션위크’로 부르기로 했습니다.”밀라노 올림픽 23일 폐회식을 끝으로 막을 내렸지만 밀라노는 여전히 분주하다. 24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밀라노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패션 행사 중 하나인 ‘밀라노 패션위크’를 준비하고 있는 카를로 카파사 이탈리아국립패션협회장(68)은 최근 밀라노 상공회의소에서 동아일보와 만나 “패션은 올림픽 가치와 궤를 같이한다”고 강조하며 이렇게 말했다. 카파사 회장은 “패션과 스포츠, 그리고 디자인은 ‘만국의 공통언어’다. 말할 필요가 없이 보기만 해도 즉각적인 상호작용이 가능하다”며 “개막식도 밀라노처럼 굉장히 스타일리시했다. 개막식 무대에서 이탈리아 국기에 들어간 삼색(초록색, 흰색,빨강색)으로 꾸민 아르마니 수트 워킹을 보시지 않았나. ‘이탈리안이란 무엇인가’를 너무 잘 느낄 수 있는 순간이었다. 또 브라질 기수의 몽클레어 롱패딩도 정말 멋졌다. 이런게 다 패션이 스포츠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라고 했다.카파사 회장은 ‘패션의 도시’ 밀라노에서 올림픽을 치르면서 패션과 스포츠가 많은 공통점이 있음을 느꼈다고 했다. 그는 “올림픽 티켓은 다른 상품 ‘세일즈’와 다르다. 선수들이 훈련해 자신의 가치를 높이면서 저절로 ‘보고싶게’ 만들어야 한다. 그러면 티켓은 자연스럽게 동난다”며 “우리가 하는 일도 빗스하다. 스포츠도 늘 새로운 라이징 스타가 나오고 새로운 드라마를 쓰지 않나. 우리도 신진 디자이너들과 적극적으로 협업하고 새로운 혁신에 늘 관심을 갖고 있다. 우리는 한국 디자이너들도 많이 초대하고 콜라보도 한다. 이번에도 한국 브랜드에게 패션위크 기간 전시 공간을 줄 것”이라고 했다.카파사 회장은 올림픽이 늘 새로운 세대의 참여를 독려하는 것처럼 패션위크 역시 새로운 세대에게 새 기회의 장을 마련하려고 노력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패션위크 기간 도심 스크린이 있는 곳이면 어느 곳에서든 패션쇼를 생중계한다. 도심 안에 있으면 자연스럽게 패션위크를 함께 즐길 수 있는 것”이라며 “특히 패션위크는 전 세계에서 2억 만이 보는 메가 이벤트다. 많은 이들이 올림픽과 패럴림픽 사이, 올림픽의 일부처럼 치러지는 이번 밀라노 패션위크를 더 많이 즐길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밀라노=임보미 기자 bom@donga.com}

국악인 송소희가 부른 ‘낫 어 드림(Not a Dream)’의 선율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피겨 프린스’ 차준환(25)이 빙판을 가르기 시작했다. 흰색 상의와 검은색 하의 차림으로 옅은 미소를 머금고 은반 위에 서 있던 차준환은 깔끔한 쿼드러플 점프와 스텝 시퀀스, 스핀 연기를 섞어가며 자유로운 영혼을 표현했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겨울올림픽 피겨스케이팅 갈라쇼가 열린 22일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 스케이팅 아레나. 갈라쇼 2막 네 번째 순서로 등장한 차준환은 섬세하면서도 서정적인 연기로 관중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2018 평창 대회 이후 한국 피겨 선수로는 8년 만에 올림픽 갈라쇼 무대에 오른 차준환은 “처음 스케이트를 시작했을 때 ‘자유로움’의 매력에 빠졌었다. 내가 스케이트를 자유롭게 타는 그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차준환은 이번 대회 피겨 남자 싱글에서 총점 273.92점으로 남자 싱글 4위에 자리했다. 3위 사토 슌(22·일본)에 0.98점 차로 밀려 메달은 놓쳤지만 5위를 기록했던 2022년 베이징 대회에 이어 한국 남자 피겨의 올림픽 최고 순위를 달성했다.‘구름곶 너머 꿈이 아니야/나의 날 온 거야’라는 노랫말처럼 이날 연기에 자신의 이야기를 담아낸 차준환은 갈라쇼를 마친 뒤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에 후회는 없다. 모든 걸 쏟아냈기에 즐겁게 나의 세 번째 올림픽을 마무리했다”고 말했다.여자 싱글에 출전했던 이해인(21)은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K팝 아이돌 ‘사자 보이즈’로 변신했다. 이해인은 3막 다섯 번째 순서로 무대에 올라 검은색 갓과 두루마기를 착용하고 부채를 든 채 ‘저승사자’ 콘셉트를 완벽하게 소화했다. 역동적인 안무를 녹인 흥겨운 연기로 K팝의 매력을 맘껏 뽐냈다. 자신의 첫 올림픽에서 시즌 최고점(합계 210.56점)과 함께 여자 싱글 8위에 오른 이해인은 “재밌었고, 잊지 못할 순간이었다. 많은 사람들에게 행복을 선사한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남자 싱글의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 주목받았지만 점프 실수를 연발하며 시상대에 오르지 못한 ‘쿼드의 신’ 일리야 말리닌(22·미국)은 쿼드러플 토루프 점프에 이어 자신의 트레이드마크가 된 백플립을 선보여 관중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조영우 기자 jero@donga.com밀라노=임보미 기자 bom@donga.com}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겨울올림픽이 23일 이탈리아 베로나에서 열린 폐회식을 끝으로 17일간의 열전을 마쳤다. 한국은 금 3개, 은 4개, 동메달 3개로 종합 13위에 자리했다. 2022년 베이징 대회(14위·금 2개, 은 5개, 동메달 2개)에 이어 2개 대회 연속 ‘톱10’에는 진입하지 못했지만 취약 종목이던 설상에서 3개의 메달(금 1, 은 1, 동메달 1개)이 나오는 등 성과도 적지 않았다.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은 이날 선수단 해단식에서 “저마다 감동과 투혼의 올림픽을 만들어준 선수들에게 감사하다”고 했다.이번 대회에서는 특히 첫 올림픽에 나선 ‘Z세대’(1997∼2012년 출생자)가 맹활약하며 4년 뒤 2030년 프랑스-알프스 대회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프리스타일 스노보드 종목에선 당찬 10대 스타들의 활약이 빛났다. 최가온(18)은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에서 한국에 이번 올림픽 첫 금메달을 안겼다. 동시에 그는 역대 한국 설상 종목 1호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이 메달로 한국은 빙상, 설상, 썰매 등 주요 겨울 종목 세 영역에서 모두 금메달을 보유한 첫 번째 아시아 국가가 됐다. 최가온의 투혼은 많은 이들에게 진한 감동을 안겼다. 결선 1차 시기 도중 파이프에 크게 넘어진 그는 무릎 통증으로 2차 시기도 정상적으로 치르지 못했다. 하지만 마지막 3차 시기에서 각기 다른 도입과 그랩의 다섯 가지 점프를 모두 성공시키며 우상이던 클로이 김(26·미국)을 제치고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최가온에 앞서 스노보드 빅에어 동메달을 목에 건 유승은(18)은 그동안 후원사 없이 선수 생활을 했다. 이번 올림픽 빅에어 결선에도 2023∼2024시즌에 나온 재고 보드를 타고 출전했다. 하지만 백사이드 1440(4회전), 프런트사이드 1440 등 고난도 기술을 연속해 성공하면서 한국 프리스타일 스노보드 선수로는 처음으로 올림픽 메달을 따냈다. 유승은은 “다음 올림픽에선 더 멋진 퍼포먼스를 보여드리기 위해 연습을 더 많이 하겠다”고 했다. 한국에 7개(금 2개, 은 3개, 동메달 2개)의 메달을 안긴 쇼트트랙에서는 여자 대표팀 막내 김길리(22)가 새로운 에이스로 떠올랐다. 김길리는 이번 대회에서 2개의 금메달(여자 1500m, 여자 3000m 계주)과 1개의 동메달(여자 1000m)을 따며 최다 메달을 목에 걸었다. 남자 대표팀에선 쇼트트랙 남자 최연소 선수였던 임종언(19)이 2개의 메달을 목에 걸었다. 임종언은 남자 5000m 계주에서 선배들과 함께 은메달을 합작했고, 남자 1000m에선 동메달을 획득했다. 임종언은 “내가 더 성장하고 단단해지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 이후 24년 만에 ‘빈손’으로 대회를 마친 스피드스케이팅과 5위로 아쉽게 준결승 진출에 실패해 8년 만의 메달 획득에 실패한 여자 컬링의 성적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한편 한국 스포츠 외교는 이번 올림픽을 통해 한 단계 더 위상이 높아졌다. 김재열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회장(58)은 4일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제145차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IOC의 각종 의사 결정을 주도하는 집행위원으로 선출됐다. ‘봅슬레이 파일럿’ 원윤종(41)은 한국 겨울 종목 출신으로는 최초이자 문대성 전 의원(태권도·2008∼2016년), 유승민 대한체육회장(탁구·2016∼2024년)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IOC 선수위원에 당선됐다.밀라노=임보미 기자 bom@donga.com김정훈 기자 hun@donga.com}

“출국하기 전에 (공항에서) 엄마에게 손편지를 받았다. 그 편지가 내게 큰 힘이 됐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겨울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만난 ‘쇼트트랙 여왕’ 최민정(28)은 ‘힘이 되어 주는 것이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당시 그는 올림픽 쇼트트랙 역사상 첫 개인 종목 3연패(여자 1500m)와 8년 만의 여자 3000m 계주 정상 탈환 등에 대한 부담감과 싸우고 있었다.최민정의 세 번째 올림픽은 초반부터 순탄치 않았다. 혼성 2000m 계주 준결선 탈락에 이어 개인전인 여자 500m와 1000m에서도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그럴 때마다 최민정을 다시 일으켜 세운 건 “너는 이미 엄마 인생의 금메달이다”라고 적힌 엄마 이재순 씨(62)의 손편지였다. 이 씨는 편지에 “벌써 네가 올림픽에 세 번째로 출전한다는 게 아직도 믿기지 않아. 여섯 살 때 스케이트를 처음 신던 그 작은 아이가 이렇게 큰 무대에 서다니 그 자체로 엄마는 이미 기적 같아”라면서 “이번이 마지막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엄마는 마음이 울컥해진다. 남들 눈에는 국가대표, 올림픽 선수이지만 엄마 눈에는 그냥 아프면 아프다고 말 못 하고 힘들어도 참고 웃던 내 딸이야”라고 썼다. 최민정은 첫 올림픽이던 2018 평창 대회에서도 엄마의 손편지를 받고 힘을 냈다. 당시 이 씨는 딸에게 편지를 보내면서 “즐겁게 했으면 좋겠다. 항상 그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면서 즐겼으면 좋겠다”고 격려했다. 최민정은 당시 여자 쇼트트랙 2관왕에 올랐다. 이번 올림픽에서도 엄마의 편지는 마법을 부렸다. 최민정은 19일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여자 3000m 계주 결선에서 팀 동료들과 금메달을 합작했고, 21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주 종목인 여자 1500m에선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최민정은 개인 종목 3연패에는 실패했지만 메달을 한 개 더 추가하면서 역대 여름·겨울을 통틀어 한국 선수 올림픽 메달 단독 1위(7개·금 4개, 은메달 3개)에 등극했다. 여자 1500m 은메달로 대기록을 작성한 최민정은 ‘올림픽 은퇴’를 선언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이번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몸과 마음이 많이 힘들었다. 경기가 끝나고 나서 ‘정말 이제 마지막이다’란 생각이 들었다”면서 “팬들이 나를 대한민국 쇼트트랙이 강하다는 걸 계속 보여줬던 선수로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선수 생활 내내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준 엄마에 대한 고마움을 전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최민정은 “엄마의 편지로 마지막 올림픽을 잘 마무리한 것 같다. 정말 큰 힘이 됐다”고 했다. ‘마지막’이라고 했지만 스케이트화를 아예 벗는 건 아니다. 최민정은 “선수 은퇴는 저 혼자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 소속팀과도 조율해야 한다. 당분간 쉬면서 생각해 볼 것”이라고 했다. 한국 여자 계주 대표팀 동료들은 이날 밀라노의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국가대표’ 최민정에게 작별 인사를 전했다. 맏언니 이소연(33)은 “(최)민정이는 누구보다 성실한 선수였다. 조금 더 (올림픽에 출전을) 해도 될 것 같은데”라며 웃은 뒤 “너무 힘들다는 걸 알기에 민정이의 선택을 응원한다. 고생했다고 얘기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2018년 평창 대회 때 불거진 ‘고의충돌’ 논란으로 한때 감정의 골이 깊었던 심석희(29)는 “주장으로서의 책임감이라는 게 많이 부담스럽기도 하고 불편한 부분도 있었을 텐데 정말 많이 노력해줘서 고맙다”고 했다. 이번 올림픽에서 최민정과 심석희는 과거의 앙금을 털어내고 합심해 여자 3000m 계주 금메달을 합작했다. 최민정은 “나도 소연 언니를 보면서 ‘이렇게 나이가 많은 언니도 노력하는데 나도 참아야지’ 하면서 버틸 때가 많았다”고 말해 기자회견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그러면서 그는 “나처럼 소연 언니도 정말 많이 노력했다. 맏언니에게 정말 감사했다는 얘기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힘든 순간을 묵묵히 참아내며 여자 계주 대표팀을 ‘원 팀’으로 만들었던 주장 최민정은 올림픽 무대에서 퇴장하는 순간까지도 자신에게 쏠린 스포트라이트를 동고동락한 팀 동료에게 돌렸다.밀라노=임보미 기자 bom@donga.com}

20년 만에 도전한 금메달은 되찾지 못했다. 하지만 서로를 믿고 모든 걸 쏟았기에 쇼트트랙 남자 5000m 계주 팀은 은빛 레이스를 마친 뒤 오륜기 위에 다함께 모여 서로를 축하하고 격려했다.레이스 직후 오륜기에 모여 한 말“서로 잘 끌어주고 밀어줘서 고맙다. 다같이 믿고 의지했기 때문에 이 자리에 서서 빛날 수 있었다고 말해줬다.”(황대헌)“계주 종목 같이 바라보고 왔는데 좋은 결과 있어서 다들 ‘기쁘다’ ‘축하한다’고 말해줘서 고마웠다.”(임종언)“팀원들과 함께 준비하면서 너무 좋았다. 경기 끝까지 잘 마무리할 수 있게 돼서 감사하다는 마음을 전달했다.”(이준서)“‘마지막 날에 꼭 다같이 웃을 수 잇었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성적이 나서 다같이 웃을 수 있어서 좋다.”(이정민)“저도 가장 많이 한 말이 ‘마지막에 꼭 다 같이 웃을 수 잇으면 좋겠다’였는데 다 같이 웃을 수 있는 상황이 와서 너무 수고했고 즐기자고 얘기했다.”(신동민)모두가 웃으며 마무리쇼트트랙 대표팀은 지난달 30일 밤 늦게 밀라노 선수촌에 입촌해 시차적응도 마치지 않은 다음날 오전 8시 30분부터 올림픽이 열리는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아레나에서 첫 훈련을 했다. 여러 종목 경기를 연달아 치르는 종목 특성상 쇼트트랙 선수들은 한국 뿐 아니라 국가를 불문하고 2026 밀라노 올림픽 개막 약 일주일 전부터 현지 훈련을 시작했다. 그 덕(?)에 밀라노 대표 유적지 두오모에는 각국 선수단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밀라노 첫 훈련을 마친 날부터 두오모에서 인증샷을 찍어 올리는 선수들도 많았다.하지만 개막 전 “두오모는 가봤느냐”는 질문에 임종언은 “선수촌에 남아서 개인훈련을 했다. 월드투어 끝나고 올림픽만 바라보고 있다. 다른 건 경기를 다 마친 뒤에 하겠다”고 했다. 임종언은 21일 남자 계주 대표팀과 밀라노 코리아하우스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계주 종목을 함께 바라보고 왔는데 좋은 결과 있어서 기쁘다”고 했다. 전날 남자 계주 팀은 네덜란드에 이어 남자 5000m 계주 결승선을 두 번째로 통과, 계주 멤버 전원이 은메달을 목에 걸며 이번 대회를 마무리했다.밀라노 도착 3주 만에 선수촌 밖 외출지난달 30일부터 계주 경기를 마치기까지 그간 20박 21일 동안 ‘선수촌-훈련(경기)장’만 무한 왕복했던 선수들은 이제야 밀라노 시내를 걸어볼 수 있게 됐다.황대헌은 “다 끝나서 후련한다. 경기가 끝날 때까지 선수촌에서 나가지 못했는데 이제 이탈리아 문화도 즐겨보고싶고 피자나 파스타도 먹어보고 싶다”고 했다. 임종언 역시 “형들이랑 외식도 해보고 다른 선수들 경기도 현장에서 응원해보고 싶다”며 이날 있을 매스스타트 경기장에 가보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남자팀 주장을 맡았던 이준서도 “시내 구경도 하고 폐막식까지 다 구경하고 싶다”고 했다.대회 기간에는 체중을 조절하느라 입맛대로 다 먹지 못했다는 이정민도 “맛있는 것도 좀 많이 먹고 폐막식도 즐기고 싶다”고 했다. 준결선에서 네덜란드를 꺾고 조1위로 결선을 진출하는 데 힘을 보탠 신동민도 “저도 맛있는 거 먹고 폐막식 가서 형들하고 다같이 즐기고 오겠다”고 했다.안도와 아쉬움, 더 높은 4년 뒤를 꿈꾸며전날 결선에서 한국 남자 계주팀은 이준서-임종언-이정민-황대헌 순으로 레이스를 시작해 후미에서 초반 레이스를 이어갔다. 이후 레이스 중반이 지나 이번 올림픽 ‘인코스 추월 스페셜리스트’ 이정민이 3위에서 2위까지 한 단계 순위를 올리자 대표팀은 4번 주자로 전반부 때 2번 순번을 탔던 임종언을 4번 주자로, 4번 주자를 맡았던 황대헌은 2번 주자로 바꾸는 변칙을 썼다.이준서는 “결선이다 보니 경험이 많은 대헌이 형을 마무리로 배치, 추월이 좋은 정민이가 3번에서 추월하면 종언이가 속도로 거리를 많이 벌리자는 작전을 짰다”며 “(20년 만의 금메달 불발이) 아쉬운 점도 있지만 네덜란드가 저희보다 조금 더 운이 좋았던 걸로 생각하겠다. 4년 뒤에 재도전하겠다”고 새로운 목표를 밝혔다.상향평준화된 국제경쟁력에 대해서는 “아무래도 외국 선수들이 피지컬의 장점을 활용하는 듯한 모습이다. 한국선수들도 외국 선수들이 훈련하는 방식을 배우면서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다음 올림픽 바라보면서 4년 동안 많은 변화를 가져가면서 외국 선수들을 잡을 수 있도록 준비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개인전 출전을 하지 못했지만 5000m 계주에서 승부처마다 인코스 추월로 강한 인상을 남긴 이정민은 “계주는 많은 선수가 타 빙질이 안 좋은 상태에서 탈 때가 많아서 선수들의 실수가 많다. 저희도 탈 때 불안한 감이 있지만 자신있게 얼음을 이겨내고 추월하려고 했다”며 “2030년 알프스 겨울올림픽 때는 이번 경험을 바탕으로 개인전까지 뛰어서 좀 더 나은 성적으로 보답하고 싶다”는 포부를 전했다.결선을 링크 밖에서 지켜본 신동민은 “긴장은 됐지만 형들이 동생들 이끌어주는 게 너무 좋으셔서 의심하지 않고 봤다”며 “신기하게 폐막식 하는 날(22일)이 생일인데 남자팀 다 같이 웃으면서 경기 마무리 할 수 있어서 제겐 최고의 생일이 될 것 같다”고 했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마지막 올림픽을 선언한 한국 쇼트트랙의 리빙 레전드는 마지막 경기를 마친 뒤 한동안 하염없이 눈물을 쏟았다.최민정은 20일(현지시간) 여자 1500m를 끝으로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올림픽에서 여자 계주 금메달을 포함해 역대 한국 올림픽 최다메달리스트(메달 7개) 기록을 작성했다. 마지막 레이스를 마친 뒤 한동안 흐르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한 최민정은 “마지막 올림픽 생각에 눈물이 났다. 후회없는 경기를 해서 정말 후련하다. 기쁨의 눈물”이라고 했다.포디움에 오른뒤 12시간도 지나지 않은 다음날 오전 10시 밀라노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최민정은 ‘선수로서 마지막 밀라노의 추억’에 대해 “어제 1500m 메달 따고 태극기 두르고 인사를 돌면서 밀라노를 느꼈다. 그걸로 충분한 추억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이날 여자 계주 대표팀은 다음 올림픽에는 함께하지 못할 최민정에게 한 명씩 작별의 인사를 전했다.떠나는 최민정에게, 동료들이 전하는 마지막 인사저희 팀 전체 주장으로서 많은 고생했는데 너무 수고 많았고(웃음). 언니한테 이런 말을 하기가 너무 어색한데. 언니랑 이렇게 큰 올림픽 함께 뛸 수 있게 돼서 너무 영광이었습니다. 정말 잊지 못할 추억이 된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고생 많으셨습니다.(김길리)옆에서 지켜봤을 때 정말 너무 열심히 하고 대단하다고 느낄 정도로 열심히 하는 선수다. 어제 눈물을 보일 때 같이 울컥했다. 유독 올해 주장으로서 고생을 많이해서 고생 많았다고 얘기 해주고 싶다. 저도 옆에서 얼마나 열심히 했는지를 알기 때문에 더 응원하게되는데 좋은 결과를 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다. 좀 더 해도 될 것 같은데(웃음). 너무 힘들다는 걸 알기 때문에 민정이의 선택을 응원하고, 고생했다고 얘기해주고 싶다.(이소연)올림픽을 준비하는 데 있어서 개인전 준비하는 데도 바쁠텐데 계주까지 개인전보다 더 많이 생각해줘서 고마웠다. 주장으로서의 책임감이라는 게 많이 부담스럽기도하고 불편한 부분도 있을 텐데 그런 부분까지 정말 많이 노력해줘서 고맙다.(심석희)은퇴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좀 속상한 부분도 있었다. 항상 함께할 줄 알았는데. 그렇게 티를 많이 안 내는 친구인데 울면서 감정을 내비칠 정도로 얘기하는 걸 보면 ‘그동안 많이 힘들었구나’ 싶었다.(노도희)최민정, 이소연 보며 ‘이렇게 나이가 많은 언니도 이렇게 노력하는데…’동료들의 감사 인사를 전해들은 최민정은 맏언니 이소연에게 특별한 감사를 전했다. “소연이 언니가 팀에 도움을 정말 많이 줬거든요. 적은 나이가 아닌데. 저도 소연언니를 보면서 ‘이렇게 나이가 많은 언니도 이렇게 노력하는데 나도 참아야지’ 하면서 버틸 때도 많았고. 제가 개인훈련 할 때마다 소연언니도 항상 웨이트장에서 마주쳐서. 저도 전데 소연 언니도 정말 노력 많이했다. 맏언니로서 정말 감사했다는 얘기 하고싶다.”이소연은 1993년생으로 올해 서른 셋에 처음 올림픽 무대를 밟아 계주 금메달을 목에 걸고 돌아가게 됐다. 이소연은 “되게 늦은 나이에 큰 선물을 받은 것 같아서 너무 감사하다. 이번 시즌 유독 힘들었는데 좋은 성적 거둬서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하다. 이번 시즌 후배들과 정말 힘들게 했는데 마지막 날(여자 1500m)도 (후배들이) 너무 좋은 성적을 내서 제가 더 기쁘고 감사하다”고 했다.우여곡절 끝 8년 만에 세 번째 계주 금메달을 목에 건 심석희도 “올림픽은 때마다 의미가 남다르다. 이번에는 유독 더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많이 노력하고 싶었고 그만큼 많이 보여드리고 싶었다. 개개인이 힘듦을 다 딛고 여러 힘든 상황들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버텨주고 다같이 이겨낸 결과로 다같이 웃을 수 있어서 너무 감사하고 행복했다”고 말했다.마지막 주자로 역전을 완성하며 금메달을 확정지은 김길리는 “이번 시즌 정말 언니들이랑 같이 계주 잘 타보려고 많이 노력했는데 그게 정말 헛된 수고가 되지 않은 것 같아서 정말 다행스럽다. 또 언니들이랑 정말 잊을 수 없는 추억으로 남은 것 같아 행복하다. 벌써 올림픽이 끝났다는 게 믿기지 않고 홀가분하다”며 웃었다.밀라노=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앞에서 만나자.”함께 레이스를 나설 때마다 하던 약속을 올림픽 마지막 경기에서 지켰다. 한국 여자 쇼트트랙을 이끄는 쌍두마차 김길리-최민정이 21일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아레나에서 열린 여자 1500m 결선에서 나란히 1, 2위로 질주하며 금,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림픽을 울면서 시작했던 김길리가 가장 크게 웃으면서 첫 올림픽을 마치게 됐다. 김길리는 이번 올림픽 첫 종목이었던 혼성 계주 준결선에서 앞에서 레이스 하던 코린 스토다드(미국)가 넘어질 때 함께 뒤엉켜 넘어졌고 그렇게 한국의 이 종목 첫 올림픽 메달 도전은 그대로 좌절됐다. 이어 500m에서도 결선에도 오르지 못해 한국 쇼트트랙은 대회 중반까지 노메달의 수몰를 견뎌야 했다.하지만 여자 1000m에서 최민정 없이 홀로 결선에 올라 동메달을 따며 시동을 건 김길리는 19일 여자 3000m 계주에서는 마지막 주자로 나서 이탈리아의 마지막 주자인 아리아나 폰타나를 한번에 추월, 그대로 질주하며 한국의 금메달을 확정지은 뒤 포효했다.이날 여자 1500m 결선은 김길리-최민정 2파전을 기대할 수 있는 무대로 세팅됐다. 준결선에서 2025~2026 국제빙상경기연맹(ISU) 2025~2026시즌 종합랭킹 1위 코트니 사로(캐나다), 이번 대회 개인전 2관왕(500, 1000m)에 오른 잔드라 벨제부르(네덜란드)가 모두 넘어져 허무하게 메달결정전인 파이널 A 합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경계할 대상은 올림픽 직전 열린 유럽선수권 1500m에서 우승하며 건재함을 과시한 아리아나 폰타나 정도였다.실제로 레이스는 예상을 벗어나지 않은 채 전개됐다. 후미에서 힘을 아끼던 두 선수 중 최민정이 먼저 움직였다. 6바퀴를 남기고 2위까지 올라왔다. 그 사이 김길리는 계속 5위에 머물며 힘을 비축, 4바퀴를 남기고서야 인코스로 3위까지 올라섰다. 여전히 선두는 스토다드-최민정-김길리였고 뒤에서 아리아나 시겔-아리아나 폰타나가 뒤따랐다. 하지만 3바퀴를 남기자 사실상 최민정-김길리 두 선수의 독보적인 레이스였다. 후미 그룹과 간격을 벌린 김길리는 막힘 없이 계속해 속도를 끌어올렸고 1500m 2연속 금메달리스트인 최민정을 상대하면서도 간격을 넓혔다. 가속을 멈추지 않은 김길리는 마지막 한 바퀴를 남기고는 랩타임을 8초89까지 끊으며 마지막 바퀴를 남기고 사실상 우승을 확정했고 피니시 앞에서 여유롭게 세리머니를 하며 개인전 첫 금메달의 기쁨을 만끽했다.직전에 열린 여자 3000m 계주 금메달로 통산 메달 최다타이(6개) 기록을 얻었던 최민정은 1500m에서 단일종목 최초 올림픽 3연패 대기록은 놓쳤지만 은메달을 추가하면서 여름, 겨울올림픽을 통틀어 한국에서 역대 가장 많은 메달(7개)을 딴 올림피언이 되며 세 번째 올림픽을 마치게 됐다.밀라노=임보미 기자 bom@donga.com}

가족 같은 팀워크로 뭉쳤지만 진짜 가족을 넘기는 역부족이었다. 한국 남자 계주가 황대헌-임종언의 변주를 앞세워 20년 만의 금메달 되찾기를 노렸지만 옌스-멜러 판트바우트 형제가 철통 방어에 나선 네덜란드에 막혀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한국은 21일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남자 5000m 계주에서 이준서-임종언-황대헌-이정민이 나서 은메달을 확정했다. 한국 남자 계주는 2006년 토리노 올림픽 이후 금메달이 없어 이번 대회 20년 만에 다시 이탈리아에서 열린 올림픽에서 금메달 되찾기에 도전했지만 이번 대회 개인전 전 종목(500, 1000, 1500m)에서 메달(금2, 동1)을 목에 건 옌스 판트바우트가 이끄는 네덜란드를 뚫지 못했다.한국은 레이스 중반부터 레이스의 마지막 마무리를 담당하는 2번 주자를 임종언 대신 황대헌으로 교체한 뒤 이정민-임종언 순으로 릴레이 순서를 재정비했다. 마지막에 2바퀴를 타며 의무적으로 승부를 결정지어야 하는 2번 주자 순서를 바꾼 팀은 한국밖에 없었다. 다른 국가에서는 마지막 승부를 맡길 수 있는 독보적인 ‘에이스’가 한 명이라면 한국은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황대헌-임종언 쌍두마차가 버티고 있었기에 가능한 옵션이었다.각 주자가 두 차례씩만 레이스를 남겨둔 경기 후반부, 한국은 인코스 아티스트 이정민이 다시 치고 나와 1위로 올라선 뒤 임종언이 각 팀에서 가장 빠른 선수들인 2번 주자들보다 ‘한 수 아래’인 상대 4번 주자들을 상대로 간격을 더 벌렸다. 이어 1번 주자 이준서도 간격을 더 벌리면서 2번 주자 그룹에서 각국을 대표하는 실력자들과 박터지는 승부대결을 벌여야 황대헌에게 선두 자리를 넘겼다.하지만 이미 개인전 전 종목에서 입상하며 폼이 물오른 옌스는 자신의 차례가 오자마자 황대헌을 제치고 1위로 나섰다. 이어 옌스는 3번 라인인 친형 멜스를 온 힘을 다해 밀었다. 이어 3번 라인에서 이정민이 멜스와 치열하게 자리싸움을 했지만 순위를 뒤집지는 못했다. 이어 4번 라인 임종언도 주특기인 아웃코스로 추월을 시도했지만 이마저도 여의찮았다.이준서와 터치하는 과정에는 다른 팀 선수들과 뒤엉키면서 한국은 마지막 두 바퀴를 남기고 네덜란드-이탈리아에 이어 3위까지 내려왔다. 마지막 배턴을 이어받은 황대헌은 마지막 코스를 앞두고 이탈리아의 마지막 주자 피트로 시겔을 제쳤다. 하지만 이미 가속을 받아 선두로 내달린 옌스를 붙잡기는 역부족이었다.밀라노=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스케이팅을 증오한다”며 열일곱에 은반을 떠났던 ‘천재 소녀’가 꿈의 무대로 돌아와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얼리사 류(21·미국)가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겨울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챔피언에 올랐다. 류는 20일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프리스케이팅에서 클린 연기를 펼치며 개인 최고점인 150.20점(1위)을 받았다. 쇼트프로그램 3위(76.59점)였던 류는 단숨에 순위를 1위로 끌어올리며 역전 우승에 성공했다. 류는 팀 이벤트(단체전)에 이어 대회 2관왕에 올랐다. 중국계 미국인으로 류메이셴이라는 이름도 쓰는 류는 2019년 미국선수권대회에서 역대 최연소(14세) 우승 기록을 세우며 이름을 떨쳤다. 그러나 3년 후 자신의 첫 올림픽 무대였던 베이징 대회 때 7위에 그쳤다. 메달 강박에 시달리던 류는 ‘번아웃’을 이겨내지 못하고 스스로 스케이트화를 벗었다. 류는 대신 등산화를 신고 히말라야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에 올랐다. 이듬해인 2023년에는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에 입학해 심리학을 배우며 평범한 일상을 만끽했다. 류는 “빙판 밖의 세상이 얼마나 넓은지 알게 된 후 스케이팅이 내 삶의 전부가 아닌 일부라는 사실을 깨달았다”며 2024년 3월 빙판 복귀를 선언했다. 그러고는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 정상에 오르면서 이번 올림픽 금빛 전망을 밝혔다. 류가 이날 프리스케이팅 연기의 배경 음악으로 선택한 노래는 도나 서머가 부른 ‘매카서 파크 스위트’였다. “이 케이크는 내 거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굽는 데 너무 오래 걸리거든요”라는 후렴구로 유명한 노래다. 류는 금메달을 목에 건 뒤 “나는 이 메달이 필요하지 않았다. 내가 필요로 했던 건 무대였고 나는 그걸 얻었다”면서 “오늘 모든 점프에서 넘어졌더라도 나는 이 드레스를 입고 있었으니 괜찮았을 것”이라며 웃었다. 금빛 드레스를 입고 나무의 나이테를 형상화한 탈색 헤어스타일을 한 류는 경기 내내 얼굴에 미소를 띤 채 연기를 펼쳤다. 류는 “나도 나무처럼 매년 나이테 하나를 더하며 성장하고 싶다. 앞으로도 매년 내 머리에 나이테를 하나씩 더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이 20세 6개월 12일인 류는 2006년 역시 이탈리아에서 열린 토리노 대회 챔피언 아라카와 시즈카(당시 25세·일본) 이후 20년 만에 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 챔피언에 오른 20대 선수가 됐다. 미국 선수가 여자 싱글 챔피언에 오른 건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 당시 세라 휴스(41) 이후 24년 만이다. 은, 동메달은 모두 일본 선수에게 돌아갔다. 쇼트프로그램 2위였던 사카모토 가오리(26)가 총점 224.90점으로 2위, 나카이 아미(18)가 총점 219.16점으로 3위를 차지했다. 일본 선수 두 명이 올림픽 시상대 위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 대표로 출전한 이해인(21)이 시즌 최고점인 210.56점으로 8위를 했고, 신지아(18)도 프리에서 개인 최고점(141.02점)을 받으면서 11위(206.68점)로 대회를 마쳤다. 두 선수 모두 이번이 첫 올림픽 무대였다.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밀라노=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이탈리아 국민 가수 밀바의 딸 마르티나 코르냐티 브레라 국립미술원 교수(63)는 출장 중이던 13일(현지 시간) 엄청나게 많은 휴대전화 메시지를 받았다. 지인들이 보내준 영상에서는 차준환(25)이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겨울올림픽 피겨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어머니 ‘밀바’의 목소리에 맞춰 연기를 하고 있었다. 어머니 밀바는 모든 스포츠를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5년 전 신경 혈관 질환으로 별세한 어머니가 이 장면을 봤다면 무척 좋아했을 것 같았다. 특히 시각예술 전문가로 순수미술사를 전공한 코르냐티 교수에게도 차준환의 스케이팅은 연기를 넘어 무용 작품처럼 보였다. 코르냐티 교수는 출장에서 돌아온 다음 날 곧바로 차준환에게 줄 편지와 선물을 챙겨 길을 나섰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이번 대회 기간 대한체육회가 밀라노 현지에 마련한 코리아하우스는 밀바가 살던 공간을 재단 사무실로 만든 건물 바로 옆에 있었다. 19일 기자를 재단 사무실로 초대한 코르냐티 교수는 따뜻한 포옹과 ‘비주(볼 키스)’로 기자를 맞이한 뒤 어머니가 가장 좋아했다던 잔에 에스프레소를 한 샷 내려줬다. 코르냐티 교수는 “편지를 전달하러 간 날이 일요일이라 코리아하우스 앞에 200명 넘는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다. 안전요원에게 ‘밀바 딸’이라며 한국 대표팀 관계자를 만나게 해달라고 했는데 ‘밀바가 누군지 모른다’고 했다. 다행히 옆에 있던 다른 직원이 상황을 파악해서 편지를 전달할 수 있었다”고 했다. 코르냐티 교수는 자신의 편지가 차준환에게 무사히 전달돼 기사로까지 소개됐다는 소식을 듣고는 감격스러워했다. 그는 “이 모든 인연은 거의 ‘기적’이다. 어떻게 차준환이 어머니 목소리에 연기를 하고, 또 코리아하우스가 어머니 생가 바로 코앞에 있을 수 있느냐. 마치 운명과 같다”며 웃었다. 코르냐티 교수는 “어머니는 한국에서 일곱 번이나 공연을 했다. 한국 음식 중에 갈비탕을 무척 좋아하셨다”며 “하늘에 계신 어머니가 정말 감동받았을 것이란 사실을 차준환에게 꼭 말해주고 싶었다”고 했다. 코르냐티 교수는 “어머니는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최고의 가수가 되신 분이다. 다들 재능을 이야기하지만 재능만으로는 그럴 수 없다. 열정과 노력이 남달랐다. 미래 세대에 정말 모범이 될 만한 분인데 차준환의 몸짓이 만든 ‘공통의 언어’로 전 세계 사람들과 어머니를 추억할 수 있어 기쁘다”고 했다.밀라노=임보미 기자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