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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도, 시계도, 사람도 없는 벙커 속에서 살면 몸에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 미국의 과학 전문 기자인 저자는 자연의 빛이 사라졌을 때 인간의 생체시계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를 직접 확인하기 위해 이 같은 실험을 기획했다. 내부 조명마저 생체리듬에 가장 적은 영향을 주는 붉은빛으로 바꾸고, 시간을 짐작할 수 없는 지하 공간에서 일주일을 보낸다. 그 결과 저자는 수시로 아침과 저녁을 혼동했고, 몸의 리듬이 엉망이 되는 경험을 했다. 낮과 밤의 구분이 사라지자 위장과 기분, 수면의 균형이 한꺼번에 무너져 내렸다. 얼핏 극단적 실험으로 보이지만 사실 많은 현대인의 일상이 이 실험과 흡사하다. 대부분이 창 없는 사무실에서 햇빛 없는 낮을 보내고, 밤에는 휴대전화와 가로등 불빛 속에서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환경은 인간의 몸에 매우 위협적일 수 있다. 적절한 빛을 받지 못하면 생체리듬이 파괴되고 불면증, 소화불량, 우울증 등 각종 질병에 쉽게 노출되기 때문이다. 이 책은 빛이 들지 않는 지하 벙커에서 지낸 저자의 체험담을 비롯해 과학자와 의사, 우주비행사 등 낮밤의 경계가 흐린 다양한 직군의 사례를 취재함으로써 인류가 태양과 얼마나 긴밀히 연결된 존재인지를 파헤친다. 인간은 본래 빛의 흐름에 따라 움직이도록 설계됐다. 아침이면 코르티솔이 분비돼 신체 활동을 돕고, 저녁에는 뇌의 송과선에서 멜라토닌이 분비돼 수면 준비를 한다. 하지만 이러한 낮밤의 신호가 희미해지면 24시간을 주기로 반복되는 일주기 리듬이 점점 길어진다. 밤늦게까지 인공조명의 도움을 받으며 넷플릭스를 보거나 친구와 메시지를 주고받는다. 이런 생활은 악순환을 낳는다. 생체시계가 실제 시간보다 시간을 느리게 인식해 쉽게 잠들지 못한다. 아침에는 늦게 일어나 생체리듬에 필수적인 햇빛을 받을 기회가 줄어든다. 오늘날 성인의 하루 평균 수면 시간은 일곱 시간 미만으로, 1940년대보다 약 1시간 줄었다. 수면 부족의 영향은 경제적으로 환산해도 치명적이다. 저자는 “미국에서 한 해 불충분한 수면으로 발생하는 경제적 손실이 4110억 달러에 이른다”고 말한다. 이런 손실은 사회적 계층이나 빈부 격차에 따라서도 다르게 나타난다. 연구에 따르면 흑인이 백인보다 수면의 질과 양이 부족하다. 미국에서 가장 가난한 도시인 디트로이트와 버밍엄에선 성인의 약 50%가 극심한 수면 부족에 시달린다. 교대 근무자들은 충분한 빛을 받지 못해 생체리듬이 파괴되는 대표적인 사례다. 입원 환자 가운데 교대 근무자는 주간 근로자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일 확률이 두 배 이상 높았다. 근거가 부족하다는 단서를 달긴 했지만 세계보건기구(WHO)도 야간 근무를 잠재적 발암 요인으로 지정했다. 새벽배송 등으로 야간 근무자가 늘어나고 있는 한국 사회에서도 주의 깊게 볼 만한 대목이다. 밤낮의 경계가 갈수록 흐려지는 시대, 건강을 되찾기 위해선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 책은 인간이 ‘잃어버린 빛’을 되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아침 햇볕을 적어도 20∼30분 쬐고, 일정한 식사와 수면 시간을 지키는 개인적 노력도 중요하다. 태양의 강한 블루라이트는 전자기기의 그것과 달리 꼭 필요한 빛이니 불필요하게 차단할 필요가 없다. 생체리듬을 되찾기 위한 최신 연구 결과와 함께 실천적인 제안을 함께 담았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귀멸의 칼날’ 열풍… 日애니의 변신극장가 침체 속에서도 개봉 열흘 만에 3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가 있다. 일본 애니메이션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이 그 주인공. 마니아 팬의 전유물에서 글로벌 흥행작으로 떠오른 일본 애니메이션의 변신을 짚어 본다.》지난달 22일 개봉한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의 흥행세가 가파르다. 관객 300만 명을 돌파하는 데 걸린 시간이 불과 10일. 올해 최고 흥행작인 ‘좀비딸’(11일)보다 하루 빠른 속도다.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3일 기준 ‘무한성편’의 누적 관객 수는 약 339만 명, 매출액은 약 366억 원에 이른다. 최근 한국 극장가가 겪고 있는 침체기를 생각하면 놀라운 성적이다. 이른바 ‘오타쿠(おたく)’라 불리는 일부 마니아 팬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일본 만화책 기반의 ‘아니메(アニメ·애니메이션)’가 세계를 주름잡는 글로벌 콘텐츠로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미야자키 하야오(宮崎駿)나 신카이 마코토(新海誠) 감독 등의 예술성이 가득한 애니메이션과 별개로, 종이 만화에서 TV 시리즈와 영화로 이어지는 일본의 ‘만화 콘텐츠’는 주로 서브컬처나 B급 문화로 인식돼 왔다. 하지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가파르게 성장하며 일본 애니메이션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지자 글로벌 시장에서 주류로 진입하는 분위기다. 국내에서도 이런 ‘망가(漫畵) 컬처’를 즐기는 분위기에 대한 거부감이 낮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 만화와 TV, 영화의 삼각편대그런 맥락에서 ‘귀멸의 칼날’은 만화와 TV 시리즈, 영화로 이어지는 일본 식 삼각편대 공식의 전형적인 사례다. 일본 만화가 고토게 고요하루 작가가 2016∼2020년 ‘주간 소년 점프’에서 연재한 원작 만화는 누적 부수가 2억2000만 부를 넘긴 대형 히트작. 혈귀에게 가족을 잃은 소년 탄지로가 혈귀가 된 여동생 네즈코를 인간으로 돌려놓기 위해 ‘귀살대’에 입대해 싸우는 이야기가 뼈대다. 이 작품은 만화가 성공하고 2019년 TV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진 뒤 팬덤이 급격히 커지자 2020년 첫 번째 영화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을 선보였다. 그리고 올해 두 번째 영화 ‘무한성편’은 혈귀의 본거지인 무한성에서 귀살대와 혈귀들이 펼치는 최종 결전 3부작의 첫 번째 작품이다. 이런 공식으로 만들어진 작품이 ‘귀멸의 칼날’이 처음은 아니지만, 이 정도로 엄청난 파급력을 갖는 건 유례가 없다. 일본에선 7월 18일 개봉해 현재 관객 수 2000만 명 돌파를 앞두고 있고, 국내에서도 개봉 전날 사전 예매량만 79만 장에 이르렀다. CGV 관계자는 “N차 관람을 하는 재관람률이 7%로 2∼3%인 다른 영화보다 높은 편”이라며 “초기엔 팬덤에 어필하는 분위기였지만, 점차 그 이상의 대중적 확장성을 가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이 작품이 흥행하면서 국내 개봉한 역대 일본 애니메이션 흥행 순위가 바뀌고 있다. ‘무한성편’은 ‘하울의 움직이는 성’(2004년)의 기록을 뛰어넘으며 4위로 올라섰다. 현재 기세라면 3위 ‘너의 이름은’(2017년)도 곧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극장가에선 ‘넘사벽(넘을 수 없는 벽)’으로 여겨졌던 2위 ‘더 퍼스트 슬램덩크’(2023년)와 1위 ‘스즈메의 문단속’(2023년)에 도전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이처럼 뜨거운 반응은 적지 않은 장애물을 뛰어넘었단 점에서도 이례적이다. 개봉 전만 해도 작품의 배경인 다이쇼 시대가 일본 제국주의 팽창기였다는 점, 주인공 탄지로의 귀걸이가 전범기를 연상시킨다는 점 등으로 ‘극우 논란’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광복절을 앞둔 지난달 9일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의 프로야구 경기에서 귀멸의 칼날 시구 이벤트를 진행하려다가 비판이 커져 취소되는 해프닝도 있었다. 하지만 ‘작품 자체의 완성도는 깔 게 없다’는 입소문을 타며 영화는 승승장구하고 있다. 입체적인 서사를 보여주는 매력적인 캐릭터가 특히 높은 점수를 얻었다. 영화계 관계자는 “빠른 액션과 함께 캐릭터별 사연을 플래시백으로 보여주며 호흡을 조절하는 구조가 영화적 재미를 더했다”는 분석을 내놨다. 특히 악당인 혈귀 아카자의 인간 시절 비극적인 과거가 관객들의 연민과 공감을 얻어냈다. 3차원(3D) 컴퓨터그래픽(CG)으로 구현한 무한성의 배경에 2차원(2D) 작화를 자연스럽게 융합한 점도 호평을 받고 있다. 수입사 애니플러스 측은 “각 캐릭터 고유의 서사가 살아 있는 데다 뛰어난 영상미와 액션, 음악 등이 관객들의 호응을 얻은 것 같다”며 “어느 나라나 공감할 수 있는 ‘가족애’라는 보편적 정서도 인기의 핵심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관객들의 반응은 뜨겁다. 원작 팬인 박모 씨(31)는 “만화책을 봐서 이미 결말을 알고 갔는데도 눈물이 날 정도로 서사가 탄탄했다”며 “곧 재관람하러 갈 것”이라고 말했다. 원작을 잘 모르고 보러 간 윤모 씨(32)도 “몰입감 있는 작화와 생생한 전투신 때문에 시간이 가는 줄 몰랐다”며 “일본 전통 문화가 많이 등장했지만 큰 거부감은 없었다”고 말했다.● 넷플릭스 “구독자 50%, 애니 즐겨”이런 일본 애니메이션의 인기는 ‘귀멸의 칼날’뿐만이 아니다. 올해 3월 개봉한 ‘극장판 진격의 거인 완결편 더 라스트 어택’은 초기엔 다소 조용했으나 최근 역주행하며 100만 명 돌파를 앞두고 있다. 지난달 개봉한 ‘명탐정 코난: 척안의 잔상’도 누적 관객 73만 명을 달성했다. 이달 24일 개봉 예정인 ‘극장판 체인소 맨: 레제편’도 벌써부터 관심이 적지 않다. ‘그들만의 리그’처럼 여겨지던 일본 만화영화들이 국내 극장가에서 이처럼 힘을 발휘하는 이유는 뭘까. 과거에도 일본 만화는 마니아들의 인기를 누렸지만, 이처럼 대중적인 흐름을 타진 못했다. 이는 일본 문화에 대한 젊은 세대의 정서 자체가 달라 사회적 분위기가 바뀌었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정지욱 영화평론가는 “지나친 왜색은 다소 꺼렸던 과거 세대들과 달리, 요즘 2030 관객들은 민족적인 감정을 갖고 영화를 보지 않고 다양한 문화를 향유하려는 경향이 있다”며 “종이 만화로 접한 뒤 TV 시리즈, 영화로 이어서 즐기는 일본 망가 문화에 익숙해진 상황이라 받아들이는 작품의 폭도 점차 넓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2020년대 이후의 OTT 확산은 K콘텐츠의 성공에도 공을 세웠지만, 일본 애니메이션의 글로벌 대중화에도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일본 현지 방송에서 방영했던 TV 시리즈를 OTT를 통해 이전보다 훨씬 편하게 볼 수 있게 됨으로써, 극장판 영화도 자연스럽게 찾아보게 만든 것이다. 한마디로 OTT는 이런 ‘접근의 제약’ 문제를 해결해 버린 셈이다. 실제로 넷플릭스는 올 7월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린 ‘일본 애니메이션 박람회’에서 “구독자의 50% 이상인 3억 명이 애니메이션을 시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5년 동안 약 3배가 증가한 수치다. 국내에서도 애니메이션 전문 OTT 플랫폼인 ‘라프텔’의 유료 결제 이용자가 2022년 17만 명에서 2024년 28만 명으로 약 64% 증가했다. 월간활성이용자(MAU) 또한 올 7월 100만 명을 돌파했다.● “日 아니메 시장, 30조 원 넘어”아무리 쉽게 접근할 수 있어도 재미가 없으면 보지 않는다. 바로 이 대목에서 일본 만화영화는 오랜 역사와 저력을 축적해 왔다. 종이 만화를 바탕으로 영화까지 이어지는 제작 시스템에는 일본 특유의 장인 정신이 담겨 있다. 일본은 원작 만화를 토대로 TV 시리즈, 극장판, 굿즈로 이어지는 ‘원소스 멀티유스(OSMU)’ 시스템을 일찌감치 구축한 나라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일본에는 ‘제작위원회 시스템’이란 독특한 문화가 있다. 출판사와 방송사, 제작사, 광고사가 함께 자금을 모아 리스크를 분산시키는 일본만의 방식이다. 이를 바탕으로 1990년대 이후 일본 만화영화 산업을 크게 확장시켰다. 이러한 구조는 미국이나 한국과는 상당히 다르다. 미국은 마블의 사례에서 보듯, 초인 중심의 코믹스(만화)를 실사 블록버스터로 발전시켰다. 후발주자라고 할 수 있는 한국의 경우엔 최근 웹소설이 인기를 끌면 웹툰으로 만들고, 이를 바탕으로 드라마나 영화로 실사화하는 OSMU 시스템이 정착화됐다. 여기서 가장 큰 차이점은 일본은 만화에 집중한다는 점이다. 만화는 애니메이션으로 만드는 게 가장 적합한 표현 매체라는 시각을 고수한다. 이는 여러 실사 영화나 드라마들이 원작 팬덤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도 기인한다. 실제로 일본 만화는 실사화한 작품이 성공한 사례가 ‘데스노트’ 정도를 제외하면 극히 드물다. 만화 특유의 과장된 표현을 디테일하게 구현하려다 보니 부자연스럽게 보인다는 평가가 많았기 때문이다. 윤성은 영화평론가는 “일본은 만화에서 시작된 팬덤을 유지하기 위해 각색을 최소화하는 경향이 있다”며 “각색할 때도 팬들을 존중하면서 기본적인 팬덤을 유지하기 때문에 애니메이션 영화로 만들어졌을 때 흥행 잠재력도 더 크다”고 설명했다. 산업 규모도 성장세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일본 애니메이션 산업 동향’에 따르면 2023년 일본 애니메이션 시장 규모는 3조3465억 엔(약 30조5177억 원)으로 2022년보다 14.3% 증가했다. 특히 주목할 대목은 과거 ‘내수용’이라 평가받던 일본 애니메이션이 이젠 자국 시장(1조6243억 엔)보다 해외 시장(1조7222억 엔) 규모가 더 커졌단 점이다. 성장 속도도 점점 빨라지고 있다. 2002년 시장 규모가 1조 엔을 돌파한 뒤 2조 엔을 넘을 때(2017년)까지 15년이 걸렸다. 하지만 3조 엔 돌파(2023년)는 불과 6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진흥원관계자는 “저출산 고령화로 인한 인구 감소의 영향으로 일본 애니메이션 시장 규모는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며 “하지만 청소년이 성인이 된 뒤에도 애니메이션을 좋아하고 소비하는 1세대(1958년 전후 출생)가 지속적으로 소비를 이어가고 있어 ‘실질적인 소비 인구’는 줄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이제 세상은 내가 좋아하는 취향에 어울리는 콘텐츠를 선택해서 보는 시대”라며 “일본 애니메이션뿐만 아니라 드라마나 음악 등 전반적 문화에 대한 소비층이 늘어나는 추세다. 과거처럼 단순한 국가주의적인 시각에서 ‘일본 애니메이션의 침공’ 같은 식으로 해석하면 지금 현상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한국과 일본을 위해 저만이 할 수 있는 뭔가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일본 창작 오페라 ‘더 라스트 퀸’의 기획과 제작, 주연을 동시에 맡은 재일교포 2세 오페라 가수 전월선 씨(67·사진)가 11월 서울 공연을 앞두고 한국을 찾았다. 2015년 한일 수교 50주년을 맞아 일본에서 초연됐던 이 작품이 한국에서 공연되는 건 처음이다. 오페라 ‘더 라스트 퀸’은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태자 영친왕(1897∼1970)의 비(妃)이자 일본 왕족 출신인 이방자 여사(1901∼1989)의 일대기를 그린 오페라. 일본 도쿄 신국립극장에서 초연된 뒤 현지에서 큰 호평을 받았다. 올해 양국 수교 60주년을 맞아 서울 공연도 성사됐다. 전 씨는 4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쓰라린 역사지만 인간으로서 운명을 받아들이면서 진정한 사랑을 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세계를 무대로 활동해 온 오페라 가수인 전 씨는 한일 문화교류를 위해서도 적극 활약해 왔다. 일본 대중음악이 아직 개방되지 않았던 1998년 서울에서 공식적으로 일본 노래를 불렀다. 2002년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가 주최한 김대중 대통령 환영공연에서 독창을 하기도 했다. 지난해 재일교포 예술인 최초로 일본 정부가 주는 훈장도 받았다. 전 씨는 “세계 각국에서 공연하면서 음악이 국경을 넘나드는 걸 봐 왔다”며 “늘 어머니와 아버지의 고향인 한국을 잊은 적이 없다”고 했다. 이 여사는 1920년 일본에 볼모로 와 있던 영친왕과 정략 결혼을 했고, 광복 뒤 일본 왕족에서 제명되는 등 불행을 겪었다. 1962년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해 장애인 사업 등 복지 활동에 전념했고, 1981년 대한민국 정부로부터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았다. 11월 19, 20일 한 차례씩 서울 강남구 광림아트센터 장천홀에서 공연된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사진)가 ‘오징어 게임’ 시즌1을 제치고 역대 넷플릭스 콘텐츠 중 가장 많이 본 작품이 됐다. 3일 넷플릭스 공식 사이트 투둠에 따르면 케데헌의 누적 시청 수는 2억6600만 회로 집계됐다. 이는 종전까지 역대 1, 2위였던 ‘오징어 게임’ 시즌1(2억6520만 회)과 ‘웬즈데이’ 시즌1(2억5210만 회)을 넘어선 기록이다. 이로써 케데헌은 넷플릭스에서 영화와 쇼 부문 등을 통틀어 가장 많이 시청한 작품으로 등극했다. 케데헌의 역대 1위 기록은 당분간 깨지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넷플릭스는 작품을 공개한 뒤 91일간의 누적 시청 수를 집계해 이용자가 가장 많이 본 영화와 쇼를 선정한다. 올해 6월 20일 선보인 케데헌은 집계 기간이 아직 2주나 더 남아 있어 누적 시청 수는 3억 회를 넘어설 수도 있다. 케데헌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의 인기도 여전하다. 미국 빌보드는 2일(현지 시간) 차트 예고 기사를 통해 ‘골든(Golden)’이 전주와 마찬가지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 1위에 올랐다고 밝혔다. 이로써 골든은 비연속으로 통산 3주째 1위를 차지했다. 지난주 기준 빌보드 핫 100에 들어간 K팝은 모두 12곡이었다. 골든을 비롯해 ‘유어 아이돌’(4위), ‘소다 팝’(5위), ‘하우 이츠 던’(10위) 등 케데헌 OST만 8곡이었다. 이번 주엔 스트레이 키즈의 ‘세리머니(CEREMONY)’가 핫 100에 52위로 진입해 해당 차트의 K팝은 13곡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골든’을 부른 가수들은 미 대중음악 시상식에도 초대됐다. 2일 ‘2025 MTV 비디오 뮤직 어워즈(VMA)’의 공식 X 계정에 따르면 영화 속 걸그룹 ‘헌트릭스’의 노래를 맡은 가수 이재와 레이 아미, 오드리 누나는 7일 미 뉴욕 UBS아레나에서 열리는 VMA 시상식에서 시상자로 무대에 오른다. 이재는 VMA가 게시한 영상에서 “우리가 출연하게 돼 무척 기쁘다”며 “다들 시상식에서 만날 수 있길 바란다”고 했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사지원 기자 4g1@donga.com}

충북 영동군과 국립국악원 영동분원 설립 추진위원회가 1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간담회를 열고 “국립국악원 분원을 영동군에 유치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위원회 등은 이날 간담회에서 “충북 영동군은 조선 초 국악의 체계를 확립해 우리나라 3대 악성으로 추앙받는 난계(蘭溪) 박연(朴堧)의 고장”이라며 “국립국악원 분원을 영동군에 유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동군에 따르면 군은 243개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 군 단위 최초로 ‘난계군립국악단’을 창단했다. 공연감상과 숙박이 가능한 국악 체험공간시설인 ‘영동국악체험촌’도 2015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영동군은 “군은 수십 년간 국악 인프라를 구축해 왔다”며 분원 유치에 유리하다는 점을 강조했다.영동군은 또 12일부터 다음 달 11일까지 ‘2025 영동세계국악엑스포’를 개최한다. 이는 엑스포 사상 처음으로 국악을 주제로 한 것이다. 주재근 영동세계국악엑스포 기획운영감독은 이날 ‘국립국악원 영동분원 설립의 당위성 및 시대적 역할’이란 기조 발제에서 “△국악기의 현대화 등 악기연구 중심센터 △조선조 세종조 궁중음악의 본산 △중부권 국악 등 문화예술교육 거점 △ k-컬쳐 체험과 확산의 중심지 △영동 분원 설립시 이점 및 효율적 운영 등”을 분원 유치의 장점을 강조했다. 주 감독은 “국립국악원 분원이 영동군에 들어서면 엑스포와 함께 중부권의 국악 거점이 구축되면서 교육, 연구, 창작, 공연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갖추게 된다”고 말했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가 ‘오징어 게임’ 시즌1을 제치고 역대 넷플릭스 콘텐츠 중 가장 많이 본 작품이 됐다.3일 넷플릭스 공식 사이트 투둠에 따르면 케데헌의 누적 시청 수는 2억6600만회로 집계됐다. 이는 종전까지 역대 1, 2위였던 ‘오징어 게임’ 시즌1(2억6520만 회)과 ‘웬즈데이’ 시즌1(2억5210만 회)을 넘어선 기록이다. 이로써 케데헌은 넷플릭스에서 영화와 쇼 부문 등을 통들어서 가장 많이 시청한 작품으로 등극했다.케데헌의 역대 1위 기록은 당분간 깨지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넷플릭스는 작품을 공개한 뒤 91일간의 누적 시청 수로 이용자가 가장 많이 본 영화와 쇼를 집계한다. 올해 6월 20일 선보인 케데헌은 집계 기간이 아직 2주나 더 남아있어, 누적 시청 수는 3억 회를 넘어설 수도 있다.케데헌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의 인기도 여전하다. 미국 빌보드는 2일(현지 시간) 차트 예고 기사를 통해 ‘골든(Golden)’이 전주와 마찬가지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에 올랐다고 밝혔다. 이로써 골든은 비연속으로 통산 3주째 1위를 차지했다.지난주 기준 빌보드 핫 100에 들어간 K팝 곡들은 모두 12곡이었다. 골든을 비롯해 ‘유어 아이돌’(4위), ‘소다 팝’(5위), ‘하우 잇츠 던’(10위) 등 케데헌 OST만 8곡이었다. 이번주엔 스트레이 키즈의 ‘세리머니(CEREMONY)’가 핫 100에 52위로 진입해 해당 차트의 K팝은 13곡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졌다.‘골든’을 부른 가수들은 미 대중음악 시상식에도 초대됐다. 2일 ‘2025 MTV 비디오 뮤직 어워즈’(VMA)의 공식 X 계정에 따르면 영화 속 걸그룹 ‘헌트리스’의 노래를 맡은 가수 이재와 레이 아미, 오드리 누나는 7일 미 뉴욕 UBS 아레나에서 열리는 VMA 시상식에서 시상자로 무대에 오른다. 이재는 VMA가 게시한 영상에서 “우리가 출연하게 돼 무척 기쁘다”며 “다들 시상식에서 만날 수 있길 바란다”고 했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사지원 기자 4g1@donga.com}

올해 데뷔 35주년을 맞은 ‘발라드의 황제’ 신승훈이 2015년 이후 10년 만에 정규 앨범(사진)을 낸다. 신승훈 소속사 도로시컴퍼니는 “신승훈의 12번째 정규 앨범 ‘신시얼리 멜로디스(SINCERELY MELODIES)’ 가운데 ‘쉬 워즈(She was)’ 음원을 10일 오후 6시 선공개한다”고 1일 밝혔다. 앨범은 23일 발매한다. 소속사는 신승훈이 다른 사람과 공동 작곡·작사한 ‘쉬 워즈’에 대해 “35년 동안 변함없는 사랑과 응원을 보내준 팬들에게 헌정하는 곡”이라고 설명했다. 새 앨범은 제목처럼 ‘마음으로부터 완성된 멜로디’라는 의미를 담아 신승훈이 작업 전반을 진두지휘한 것으로 전해졌다. 1990년 ‘미소 속에 비친 그대’로 데뷔한 신승훈은 누적 음반 판매량이 1700만 장을 넘는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믿기지 않고 얼떨떨하다. 영광스럽고 신기하기도 하다. 저희 음악을 사랑해 주시는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K팝 보이그룹 ‘스트레이 키즈’(사진)가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차트인 ‘빌보드 200’에서 7번째로 정상을 차지했다. 21세기 들어 전 세계 음악그룹 가운데 가장 많은 횟수다. 빌보드가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발표한 차트 예고 기사에 따르면 스트레이 키즈는 지난달 22일 발매한 네 번째 정규앨범 ‘카르마(KARMA)’가 발매 첫 주에 빌보드 200 1위에 올랐다. 이전까지 이 기록은 스트레이 키즈와 방탄소년단(BTS), 린킨 파크, 데이브 매슈스 밴드가 6번으로 공동 1위였다. 멤버 방찬 리노 창빈 현진 한 필릭스 승민 아이엔으로 구성된 스트레이 키즈는 2022년 미니 앨범 ‘오디너리(ODDINARY)’로 처음 빌보드 200 1위을 차지한 뒤 지금까지 발매한 앨범 7장이 모두 해당 차트의 정상에 올랐다. 이 차트에 진입한 모든 앨범이 계속해서 정상을 차지한 건 빌보드 역사상 스트레이 키즈가 유일하다. 스트레이 키즈는 이번 주 차트에서 31만3000장에 해당하는 앨범 유닛(UNIT)을 기록했다. 빌보드 200은 실물 앨범 판매량과 스트리밍 횟수, 디지털 음원 다운로드 횟수 등을 종합해 유닛으로 환산한다. 스트레이 키즈가 2년 2개월 만에 발표한 정규앨범 ‘카르마’는 타이틀곡 ‘세리머니(CEREMONY)’를 포함해 11곡이 담겼다. 소속사 JYP엔터테인먼트는 “멤버들은 내외부의 갈등과 압박에 흔들리지 않고 스스로의 길을 개척한 성장 서사를 앨범에 풀어냈다”고 설명했다. 한편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 앨범은 빌보드 200에서 5주 연속 2위를 기록했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너무 기뻐서) 기절할 거 같아요(I am beyond shock).” 지난달 6일(현지 시간) 미국 대중음악 시상식 ‘MTV 비디오 뮤직 어워즈(VMA)’ 후보들이 발표되자 블랙핑크 로제는 감격에 겨워했다. 무려 8개 부문에 이름을 올린 그는 곧장 인스타그램에 올린 짧은 영상에서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감사했다.7일 미 뉴욕 UBS아레나에서 열리는 올해 VMA 시상식에 로제가 대거 후보로 오른 건 K팝 역사에서도 의미가 크다. 한국 가수가 8개 부문 동시 후보가 된 것도 처음이지만, 대상 격인 ‘올해의 비디오(Video of the Year)’ 부문에 노미네이트됐기 때문이다. 브루노 마스와 협업한 ‘아파트(APT.)’로 세계적인 돌풍을 일으킨 로제는 솔로 가수로서도 레이디 가가(12개 부문)와 켄드릭 라마(10개 부문), 사브리나 카펜터(8개 부문) 등 명실상부한 글로벌 스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셈이다.● 대상 ‘올해의 비디오’ 후보는 K팝 최초 1984년 시작된 VMA는 그래미,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 빌보드 뮤직 어워즈와 함께 미 4대 대중음악 시상식으로 꼽힌다. 특히 ‘보는 음악’을 강조하는 무대를 선보이며 시대를 대표하는 장면들을 남겨 왔다. 첫 시상식에서 마돈나가 웨딩드레스를 입고 무대를 뒹굴며 부른 ‘라이크 어 버진(Like a Virgin)’은 지금도 명장면으로 회자된다. 특히 로제는 K팝 아티스트 처음으로 VMA ‘올해의 비디오’ 부문 후보에 오르며 새로운 역사를 썼다. K팝은 세계적인 인기 덕에 2019년 ‘베스트 K팝’ 부문이 신설되면서 방탄소년단(BTS)과 블랙핑크, 스트레이 키즈 등이 꾸준히 무대에 오르며 상도 받았다. 하지만 아직 대상이라 할 수 있는 ‘올해의 비디오’는 물론 주요 상인 ‘올해의 노래(Song of the Year)’, ‘올해의 아티스트(Artist of the Year)’ 등을 수상한 적은 없다.지금까지 K팝의 VMA 수상은 영미권 가수들이 약세인 ‘그룹’ 위주로 한정돼 왔다. 2019∼2022년 4년 연속 BTS가 ‘올해의 그룹’ 상을 수상했고, 블랙핑크(2023년)와 세븐틴(2024년)도 받았다. 2020년 BTS가 ‘다이너마이트(Dynamite)’로 ‘올해의 노래’ 후보에 올랐지만 아쉽게도 수상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만약 로제가 ‘올해의 비디오’나 ‘올해의 노래’ 등에서 트로피를 들어 올린다면, 이는 K팝에 또 다른 이정표를 세우는 쾌거가 된다. 다만 경쟁은 워낙 치열하다. ‘올해의 비디오’ 부문은 슈퍼볼 무대로 폭발적 반응을 얻은 켄드릭 라마의 ‘낫 라이크 어스(Not Like Us)’, 레이디 가가와 브루노 마스의 ‘다이 위드 어 스마일(Die with a Smile)’, 빌리 아일리시의 ‘버즈 오브 어 페더(Birds of a Feather)’ 등 후보들이 막강하다.● 글로벌 파급력은 누구 못지않아 하지만 세계적인 영향력을 따지면 로제도 강력한 후보인 건 틀림없다. 지난해 10월 발표한 ‘아파트’는 지금도 빌보드 등 세계 여러 차트에서 순위에 머무르고 있다.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 100’에서 K팝 여성 아티스트로는 역대 최고 순위인 3위를 기록했으며, 이후 41주 연속 차트 진입이라는 대기록도 세웠다. 이런 신드롬을 바탕으로 로제는 올 4월 미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올해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들기도 했다. 한 연예기획사 관계자는 “로제가 이번 VMA에서 여러 부문을 수상한다면, K팝의 위상을 한층 더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민재 대중음악평론가는 “VMA는 인기를 기준으로 움직이는 시상식이다. 로제가 8개 부문에 오른 건 그만큼 글로벌 시장에서 호응을 얻었다는 의미”라며 “다만 주요 부문에 쟁쟁한 곡이 많아 결과를 쉽게 단정하긴 어렵다”고 말했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세상의 처연함을 다 끌어안은 듯한 해금 소리. 긴장감을 조여 오는 거문고와 부드럽지만 단단한 힘을 품은 가야금이 잇따라 울린다. 세 국악기가 서로의 숨결을 섞으며, 어둡고도 몽환적인 ‘다크 판타지’를 표현한다. 박소민(32·해금)과 조요인(31·가야금), 김예림(30·거문고)이 2020년 결성한 국악 여성 트리오 ‘힐금’은 비주얼부터 강렬하다. 최근 세계적으로 히트 친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주인공인 3인조 걸그룹 ‘헌트릭스’를 연상시킨다. 2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연습실에서 힐금을 만나봤다.● “우리의 소리를 세상에 울려 낸다” 힐금은 스스로의 음악을 “주변 공기의 흐름을 그들만의 연기로 물들이는 축축하고 매캐한 ‘스모키 사운드’”로 정의한다. 진한 스모키 화장과 화려한 의상, 그리고 좌중을 압도하는 날카로운 눈빛까지 무대 위에서의 아우라는 ‘쇠맛 걸그룹’ 못지않다. 하지만 막상 실제로 만난 이들은 작은 농담에도 소탈하게 웃는 평범한 청춘이었다. 멤버들은 “일부러 어두운 음악을 만들겠다고 정한 건 아니다”며 “셋 모두가 좋아하는 취향을 모으다 보니 이렇게 흘러왔다”고 했다. 멤버 3명은 모두 한국예술종합학교 14학번 동기. 석사 졸업 공연을 준비하다가, 음악 이야기를 나누며 가까워져 팀을 결성했다. 팀명 ‘힐금’은 소리 울릴 ‘힐(肹)’ 자에 거문고 ‘금(琴)’ 자를 합쳤다. “세상에 우리의 소리를 울려 내겠다는 마음을 담았어요. 갓 졸업한 대학원생의 패기니까 할 수 있었죠.”(박소민) 이후 힐금은 자신들만의 색을 꾸준히 다져왔다. 2022년 12월 발표한 첫 정규 앨범 ‘유토피아(Utopia)’는 내면의 감정들을 몽환적으로 표현했다. 각 노래들은 단편소설처럼 짧고 강렬한 서사를 담았다. 지난해 12월엔 내면의 상실을 황무지로 형상화한 두 번째 앨범 ‘웨이스트랜드(WASTELAND)’를 선보였다. 이번엔 마치 장편소설처럼 곡과 곡 사이의 연결성이 확장됐다. 조요인은 “스모키하고 거칠면서도 그 안의 정교한 호흡으로 만들어지는 긴장감이 힐금만의 장르”라고 설명했다. 힐금의 정체성을 가장 뚜렷하게 만드는 건 해금이다. 가야금과 거문고는 종종 함께 연주되지만, 해금은 특유의 음색과 연주법 때문에 앙상블로 묶기 어렵다. 박소민은 “해금이 두 악기와 조화를 이루면서도, 해금만의 에너지를 잃지 않도록 많이 고민했다”고 했다. 김예림의 거문고는 여리면서도 단단한 울림을 내고, 조요인의 가야금은 곡 전체의 중심을 잡으며 안정감을 더한다.● “강렬한 비주얼로 호기심을” 힐금이 무대 위 비주얼에 공을 들이는 건 나름의 이유가 있다. 국악이 생경한 관객에게 낯섦 대신 호기심을 주고, 더 넓은 층에게 어필하기 위해서다. 2집 앨범 재킷 촬영 땐 직접 사진작가를 섭외하고, 영화 ‘판의 미로’ 등 황무지를 표현할 참고 자료를 잔뜩 준비했다. 붉은 사막과 푸른 나비가 공존하는 초현실적인 재킷이 나올 수 있던 배경이다. 이들의 독창적인 스타일은 공연 현장에서 더 빛을 발한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신나는 예술여행’ 프로그램으로 전국의 문화 소외 지역을 돌며 공연한 경험은 멤버들에게 잊을 수 없는 기억이다. “저희가 옷도 맞춰 입고, 마치 아이돌처럼 하고 있으니까 학생들이 사인을 받으려고 줄을 서더라고요. 누군지도 모르면서. 신선한 경험이었어요.”(조요인) 힐금은 29∼31일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에서 열리는 ‘ACC 엑스(X) 뮤직 페스티벌(XMF)’ 무대에 선다. 올해 10주년을 맞은 이 축제는 실험적 사운드와 미래적인 무대를 추구하는 라인업으로 유명하다. 힐금은 영국 재즈 보컬리스트이자 바이올리니스트인 앨리스 자바츠키와의 협업 무대를 펼친다. “보컬은 물론이고 바이올린, 타악기까지 다재다능하신 분이거든요. 색깔이 다른 아티스트와 함께할 때 어떤 시너지가 생길지 기대돼요.”(김예림) 결성 6년 차를 맞은 힐금은 단순히 ‘실험적인 국악팀’으로 멈출 생각이 없다. 앞으로 자신들만의 세계를 구축해 더 많은 이들에게 음악을 들려주고 싶다. “국악기로 낼 수 있는 실험적인 사운드를 계속 연구하면서 새로운 음악을 만들고 싶어요. 또 듣는 것뿐 아니라 보고 느끼면서 체험할 수 있는 공연을 만들고 싶습니다.”(박소민)사지원 기자 4g1@donga.com}

이젠 ‘애완견’이 아니라 ‘반려견’이라는 표현을 쓰는 시대다. 과거 소유물로 여겨졌던 개의 지위가 인간의 동반자로 격상됐음을 보여주는 변화다. 반려견과 함께 휴가를 떠나거나 사진을 찍는 등 친밀한 시간을 보내는 사람이 늘면서, 반려견을 어떻게 더 잘 키울 수 있을지 고민하는 이들도 많아졌다. 미국 듀크대에 ‘강아지 유치원’을 세우고 강아지 행동을 과학적으로 분석한 이 책은 그런 고민에 대한 하나의 해답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동물 인지 능력을 연구하는 저자들은 강아지의 뇌가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생후 8∼18주를 연구한다면 강아지의 마음에 근접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유치원생 강아지들은 대학 캠퍼스 곳곳을 누비며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 성장한다. 인지 능력을 측정하기 위해 개발된 여러 과제를 수행하는 강아지들의 여러 사례는 흥미롭다. 책의 메시지는 “같은 강아지는 한 마리도 없다”는 것이다. 대부분 리트리버 교배종이었지만, ‘충성스럽고 똑똑하다’는 리트리버에 대한 통념은 모든 강아지에게 통하지 않았다. 위풍당당하지만 고분고분하지 않았던 웨스턴, 특유의 슬픈 표정으로 수의사에게 진료받던 잉, 늘 침착하지만 엉뚱하게 똥을 먹던 잭스까지…. 이들은 “모두 다르게 천재적”이었다. 적절한 사회적 접촉의 정도, 자제력이 발달하는 시기 등 반려견을 더 깊이 이해하고 싶은 이들에게 유용한 정보가 가득하다. 뭣보다 후반부에 수록된 귀여운 강아지들의 풀컬러 사진은 읽는 내내 미소를 짓게 한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궁금한 걸 참을 수 없거든요. 그런데 그걸 과학이라고 부르고, 실험이라고 부르더군요.” 서울 강남구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네 번째 시즌이 공연되고 있는 뮤지컬 ‘마리 퀴리’는 제목이 소재이자 주제다. 누가 봐도, 원소 라듐을 발견한 과학자 마리 퀴리(1867∼1934)의 삶을 그린 작품이다. 여성 최초의 노벨상 수상자이자 프랑스 소르본대 최초의 여성 교수였던 그는 흔히 위인으로 기억된다. 그렇다고 작품마저 ‘영웅 찬가’로 흘러갔다면 재미 없을 터. 뮤지컬에서 마리는 가상의 여성 ‘안느 코발스카’와의 우정을 통해 보다 입체적인 면모를 보여준다. 특히 이번 시즌은 이전 대학로 홍익대 아트센터에서 광림아트센터 BBCH홀로 무대를 옮기며 한층 스케일이 커졌다. 극은 소르본대 입학을 위해 파리로 향하던 마리가 동향인 폴란드에서 온 안느를 만나면서 시작된다. 약소국인 폴란드인이자 여성이었던 두 사람은 금방 친구가 된다. 남편과 함께 라듐을 발견한 마리는 특허를 내지 않고 무상으로 기술을 제공하고, 안느는 마리의 소개로 라듐 시계 직공으로 취업한다. 그러나 ‘라듐 파라다이스’를 꿈꾸며 들어간 공장에선 계속해서 직공들이 목숨을 잃는다. 당시 과학자들은 새롭게 발견한 라듐의 좋은 점만 인식했지만, 실은 남용하면 인체를 망가뜨릴 수 있는 무서운 물질이었기 때문이다. 1920년대 미국에서 시계 야광판을 만들던 직공들이 피폭당한 ‘라듐걸스 사건’을 녹여 드라마틱한 요소를 극대화했다. 해당 뮤지컬의 가장 큰 미덕은 역시 마리를 박제된 위인전 속 인물이란 단선적 이미지로 소비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당대 드물었던 여성 과학자로서 겪는 차별과 갈등, 또 한 인간으로서 호기심과 윤리적 책임 사이에서 고민하는 모습은 깊은 울림을 준다. 마리가 연구에 매진하는 모습을 노래한 넘버 ‘두드려’는 독특한 피아노 연주와 강렬한 보컬이 잘 어우러진다. 또 다른 넘버 ‘또 다른 이름’의 폭발적인 고음은 라듐의 정체를 알고 싶어 하는 절박함을 드러냈다. ‘마리 퀴리’는 해외에서도 관심이 큰 작품. 2022년 폴란드 바르샤바 뮤직가든스 페스티벌에서 최고상인 ‘황금물뿌리개상’을 수상했다. 2023년 일본 도쿄와 오사카에서 라이선스 초연도 펼쳤다. 지난해 한국 뮤지컬 최초로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장기 공연을 올렸다. 이번 시즌은 기존에 출연했던 배우 김소향, 옥주현과 더불어 박혜나와 김려원이 마리로 합류했다. 안느 역은 강혜인 이봄소리 전민지가, 마리의 남편이자 동반자인 ‘피에르 퀴리’ 역은 테이와 차윤해가 맡았다. 10월 19일까지.사지원 기자 4g1@donga.com}

방탄소년단(BTS) 정국(사진)의 솔로곡 ‘세븐(Seven)’이 세계 최대 음원 플랫폼인 스포티파이 25억 회 재생 기록을 세웠다. 21일 BTS 소속사 빅히트뮤직에 따르면 스포티파이에서 K팝 노래가 스트리밍 25억 회를 달성한 건 ‘세븐’이 처음이다. 이 노래는 따뜻한 어쿠스틱 기타와 UK개러지(1990년대 초 영국에서 인기를 끈 전자음악) 장르의 리듬이 어우러진 곡으로, 사랑하는 사람과 일주일 내내 함께하고 싶다는 마음을 표현했다. ‘세븐’은 2023년 7월 발매 당시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인 ‘핫 100’에 1위로 진입했다. 스포티파이 역사상 가장 짧은 기간인 108일 만에 스트리밍 10억 회를 달성했다. 현재도 빌보드의 또 다른 차트인 ‘글로벌 200’과 ‘글로벌(미국 제외)’ 차트에서 각각 108주, 109주째 순위에 머물고 있다. 정국은 솔로 곡들의 누적 스트리밍이 94억 회를 넘어서기도 했다. K팝 솔로 가수 가운데 가장 많은 스트리밍 기록이다. 2023년 11월 발매된 첫 솔로 정규 앨범 ‘골든(GOLDEN)’은 누적 재생 수 60억 회 돌파를 앞두고 있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방탄소년단(BTS) 정국의 솔로곡 ‘세븐(Seven)’이 세계 최대 음원 플랫폼인 스포티파이 25억 회 재생 기록을 세웠다. 21일 BTS 소속사 빅히트뮤직에 따르면 스포티파이에서 K팝 노래가 스트리밍 25억 회를 달성한 건 ‘세븐’이 처음이다. 이 노래는 따뜻한 어쿠스틱 기타와 UK개러지(1990년대초 영국에서 인기 끈 전자음악) 장르의 리듬이 어우러진 곡으로, 사랑하는 사람과 일주일 내내 함께하고 싶다는 마음을 표현했다. ‘세븐’은 2023년 7월 발매 당시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인 ‘핫 100’에 1위로 진입했다. 스포티파이 역사상 가장 짧은 기간인 108일 만에 스트리밍 10억 회를 달성했다. 현재도 빌보드의 또 다른 차트인 ‘글로벌 200’과 ‘글로벌(미국 제외)’ 차트에서 각각 108주, 109주째 순위에 머물고 있다. 지난해 빌보드가 발표한 ‘2024 인터내셔널 파워 플레이어스’에서 미국을 뺀 200여 개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곡으로 선정되기도 했다.정국은 솔로 곡들의 누적 스트리밍이 94억 회를 넘어서기도 했다. K팝 솔로 가수 가운데 가장 많은 스트리밍 기록이다. 2023년 11월 발매된 첫 솔로 정규 앨범 ‘골든(GOLDEN)’은 누적 재생 수 60억 회 돌파를 앞두고 있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궁금한 걸 참을 수 없거든요. 그런데 그걸 과학이라고 부르고, 실험이라고 부르더군요.”서울 강남구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네 번째 시즌이 공연되고 있는 뮤지컬 ‘마리 퀴리’는 제목이 소재이자 주제다. 누가 봐도, 원소 라듐을 발견한 과학자 마리 퀴리(1867~1934)의 삶을 그린 작품이다. 여성 최초의 노벨상 수상자이자 프랑스 소르본대 최초의 여성 교수였던 그는 흔히 위인으로 기억된다. 그렇다고 작품마저 ‘영웅 찬가’로 흘러갔다면 재미 없을 터. 뮤지컬에서 마리는 가상의 여성 ‘안느 코발스카’와 우정을 통해 보다 입체적인 면모를 보여준다. 특히 이번 시즌은 이전 대학로 홍익대 아트센터에서 광림아트센터 BBCH홀로 무대를 옮기며 한층 스케일이 커졌다.극은 소르본대 입학을 위해 파리로 향하던 마리가 동향인 폴란드에서 온 안느를 만나면서 시작된다. 약소국인 폴란드인이자 여성이었던 두 사람은 금방 친구가 된다. 남편과 함께 라듐을 발견한 마리는 특허를 내지 않고 무상으로 기술을 제공하고, 안느는 마리의 소개로 라듐 시계 직공으로 취업한다. 그러나 ‘라듐 파라다이스’를 꿈꾸며 들어간 공장에선 계속해서 직공들이 목숨을 잃는다. 당시 과학자들은 새롭게 발견한 라듐의 좋은 점만 인식했지만, 실은 남용하면 인체를 망가뜨릴 수 있는 무서운 물질이었기 때문이다. 1920년대 미국에서 시계 야광판을 만들던 직공들이 피폭당한 ‘라듐걸스 사건’을 녹여 드라마틱한 요소를 극대화했다. 해당 뮤지컬의 가장 큰 미덕은 역시 마리를 박제된 위인전 속 인물이란 단선적 이미지로 소비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당대 드물었던 여성 과학자로서 겪는 차별과 갈등, 또 한 인간으로서 호기심과 윤리적 책임 사이에서 고민하는 모습은 깊은 울림을 준다. 마리가 연구에 매진하는 모습을 노래한 넘버 ‘두드려’는 독특한 피아노 연주와 강렬한 보컬이 잘 어우러진다. 또 다른 넘버 ‘또 다른 이름’의 폭발적인 고음은 라듐의 정체를 알고 싶어하는 절박함을 드러냈다.‘마리 퀴리’는 해외에서도 관심이 큰 작품. 2022년 폴란드 바르샤바 뮤직가든스 페스티벌에서 최고상인 ‘황금물뿌리개상’을 수상했다. 2023년 일본 도쿄와 오사카에서 라이선스 초연도 펼쳤다. 지난해 한국 뮤지컬 최초로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장기 공연을 올렸다. 이번 시즌은 기존에 출연했던 배우 김소향, 옥주현과 더불어 박혜나와 김려원이 마리로 합류했다. 안느 역은 강혜인 이봄소리 전민지가, 마리의 남편이자 동반자인 ‘피에르 퀴리’ 역은 테이와 차윤해가 맡았다. 10월 19일까지.사지원 기자 4g1@donga.com}

“이머시브 공연(Immersive Theater)은 단순한 공연이 아니라 하나의 세상을 만드는 것입니다.” 셰익스피어의 ‘맥베스’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이머시브 공연 ‘슬립노모어’의 연출가 필릭스 배럿은 이머시브 공연을 이렇게 정의했다. 영국 제작사 ‘펀치드렁크’ 창립자이기도 한 그는 20일 서울 중구 옛 대한극장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21일 정식 개막하는 공연을 소개했다. 슬립노모어는 무대와 객석의 경계를 허물고 관객이 극 속으로 들어가 이야기를 체험하는 독특한 형식을 갖고 있다.● 관객이 ‘가상의 호텔’ 돌아다녀 이 공연은 2003년 영국 런던에서 처음 공개된 뒤 2011년부터 미국 뉴욕에서 오픈런으로 장기 흥행했다. 2016년 아시아 최초로 중국 상하이에서 선보였으며, 한국 제작사 미쓰잭슨과 협업해 서울에 상륙했다. 상하이 공연은 중국 설화가 포함되는 등 ‘현지화’를 거쳤지만, 한국 공연은 뉴욕의 오리지널리티를 그대로 경험할 수 있다. 박주영 미쓰잭슨 대표는 “2013년 뉴욕에서 이 공연을 보고 받은 충격과 감동을 열정적인 한국 관객과 꼭 나누고 싶었다”고 했다. 옛 대한극장은 이번 공연을 위해 1930년대 스코틀랜드를 배경으로 한 가상의 ‘매키탄 호텔’로 완전히 재창조됐다. 7층 규모의 건물은 100개가 넘는 방으로 나뉘어 각각의 서사가 담겨 있다. 관객 400여 명은 배우들을 자유롭게 따라다니며 원하는 순서로 호텔을 탐험할 수 있다. 공연의 스토리는 맥베스가 마녀의 예언을 받은 뒤 인간성을 잃고 파멸하는 셰익스피어 희곡이 기본 뼈대. 하지만 ‘서스펜스의 대가’로 불리는 앨프리드 히치콕 감독의 영화에서 차용한 장면들도 곳곳에 배치됐다. 슬립노모어는 관객이 어떤 배우를 선택해 따라가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경험을 할 수 있는 게 가장 큰 매력. 배럿은 “관객들은 주변 인물, 환경 등 뭐든지 따라다닐 수 있다”며 “정답은 없다”고 말했다. 공동 연출 겸 안무가 맥신 도일도 “맥베스 외에도 18개의 다양한 드라마가 건물 전체에 걸쳐 전해진다”고 소개했다. 슬립노모어 전용 공연장이 마련된 만큼 서울 공연은 오픈런으로 진행된다. 박 대표는 “초기 투자 비용만 250억 원이 들었다”며 “관객의 호응과 입소문이 흥행을 좌우할 것”이라고 했다. ● “일대일 퍼포먼스를 노려보라”“이 호텔에선 침묵과 예의를 지켜주세요.” 호텔 입구에서 배우가 관객에게 이렇게 안내한다. 대사가 없는 ‘논버벌(non-verbal)’극이라 관객도 모두 흰색 가면을 착용하고 침묵을 지켜야 한다. 러닝타임은 약 3시간으로, 1시간 단위로 동일한 공연이 세 번 반복된다. 그 때문에 각 회차에서 얻은 단서를 맞춰 스토리를 짐작할 수 있다. 유산소운동처럼 계단을 계속 오르내리려면 편한 복장은 필수다. 처음엔 주연 배우 1명을 정해서 따라다니는 게 공연의 전체 맥락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프리뷰에서 본 첫 번째 회차에선 마녀의 예언을 들은 맥베스가 레이디 맥베스의 부추김에 따라 살인을 저지르는 장면이 눈앞에서 펼쳐졌다. 두 번째 회차에선 광기에 휩싸여 정신병동에서 괴로워하는 레이디 맥베스를 목격했다. 이렇게 퍼즐처럼 파편화된 장면들을 이어 맞추는 과정이 결국 공연의 서사가 된다. 혹시 배우를 놓쳤더라도, 음악 소리가 크게 들리는 곳을 쫓아가면 금방 흐름을 따라잡을 수 있다. 주연에게 많은 사람이 몰릴 경우엔, 상대적으로 한산한 조연 배우들을 노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특정 순간에 배우가 관객을 한 명 골라 일대일로 퍼포먼스를 펼치기 때문이다. 레이디 맥베스를 돌보던 간호사를 따라갔더니, 방으로 데려가 독무를 보여줬다. 그리고 배우는 속삭였다. “여기서 본 것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마.”사지원 기자 4g1@donga.com}

K팝을 소재로 한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사진)’의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 세 곡이 동시에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 10위 안에 들었다. 특정 영화의 OST 3곡이 ‘핫 100’ 차트에 동시 진입하는 것은 1996년 이후 29년 만이다. 18일(현지 시간) 빌보드 차트 예고 기사에 따르면 지난주 1위였던 ‘골든(Golden)’은 2위를 차지했다. 이어 ‘유어 아이돌(Your Idol)’이 4위, ‘소다 팝(Soda Pop)’이 각각 10위를 기록했다. 영화에서 저승사자 보이그룹인 ‘사자보이즈’가 노래한 ‘유어 아이돌’은 지난주 8위에서 순위가 네 계단 올랐다. 역시 사자보이즈의 노래인 ‘소다 팝’은 지난주 14위를 기록한 뒤 처음으로 톱 10 안에 들었다. 걸그룹 헌트릭스가 부른 ‘골든’은 이번 주에 한 계단 순위가 하락했다. 한 영화의 OST에서 여러 곡이 빌보드 싱글 차트에 진입하는 건 흔치 않은 일이다.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케데헌’은 1996년 영화 ‘사랑을 기다리며(Waiting To Exhale)’ 이후 처음으로 3곡이 동시에 ‘핫 100’ 톱 10에 든 영화가 됐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K팝을 소재로 한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의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 세 곡이 동시에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 10위 안에 들었다. 특정 영화의 OST 3곡이 ‘핫 100’ 차트에 동시 진입하는 것은 1996년 이후 29년 만이다. 18일(현지 시간) 빌보드 차트 예고 기사에 따르면 지난주 1위였던 ‘골든(Golden)’은 2위를 차지했다. 이어 ‘유어 아이돌(Your Idol)’이 4위, ‘소다 팝(Soda Pop)’이 각각 10위를 기록했다.영화에서 저승사자 보이그룹인 ‘사자보이즈’가 노래한 ‘유어 아이돌’은 지난주 8위에서 순위가 네 계단이 올랐다. 역시 사자보이즈의 노래인 ‘소다 팝’은 지난주 14위를 기록한 뒤 처음으로 톱 10안에 들었다. 걸그룹 헌트릭스가 부른 ‘골든’은 이번 주는 한 계단 순위가 하락했다.한 영화의 OST에서 여러 곡이 빌보드 싱글 차트에 진입하는 건 흔치 않은 일이다.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케데헌’은 1996년 영화 ‘사랑을 기다리며(Waiting To Exhale)’ 이후 처음으로 3곡이 동시에 ‘핫 100’ 톱10에 든 영화가 됐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

“아빤 너를 보면 에너지 풀 충전이야!” 반복된 출근과 퇴근, 그리고 육아. 부모들은 빠듯한 일상에 지치다 보면 가끔씩 놓치는 게 있다. 바로 가족 간의 사랑이다. 누가 그걸 모르냐 싶지만, 삶은 맘처럼 흘러가질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달 서울 이화여대 ECC 영산극장에서 개막한 가족 뮤지컬 ‘건전지 아빠’는 무심히 흘려보냈던, 하지만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들을 다시 바라보게 만드는 작품이다. 전승배 강인숙 작가의 애니메이션과 그림책이 원작인 이 작품은 ‘장수탕 선녀님’과 ‘알사탕’ 등 가족극을 연출해 온 홍승희 연출과, 이소은 정준일 등 여러 아티스트의 공연을 제작해 온 오선화 프로듀서가 함께 만들었다. 6일 극장에서 만난 두 사람은 “가족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따뜻한 공연”이라고 입을 모았다.‘건전지 아빠’가 뮤지컬로 무대로 옮겨진 계기는 오 프로듀서의 개인적 경험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오 프로듀서는 “2021년 일을 쉬며 육아를 하던 시기에 이 책을 읽고 큰 울림을 받았다”며 “우울감이 클 때였는데 ‘공연으로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홍 연출 역시 “이야기가 단단한 작품을 좋아하는데 ‘건전지 아빠’가 그랬다”며 “제안을 받자마자 바로 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무대의 주인공은 여섯 살 아이 동구네 가족과 건전지 가족들이다. 해맑게 놀고 싶어 하는 동구, 맞벌이를 하며 아이를 돌보는 부모의 모습은 평범하면서도 친근하다. 힘세고 든든한 아빠인 더블에이(AA) 건전지는 집안의 도어록과 장난감, 리모컨을 움직이며 가족의 일상을 묵묵히 지탱한다. 아이인 트리플에이(AAA)는 방전된 아빠에게 다시 힘을 충전해 주는 존재다. 작품에는 현실 육아의 디테일이 곳곳에 녹아 있다. 엄마 아빠가 ‘육퇴’ 후 치킨을 시키고 ‘나는 솔로’를 보는 장면, 아침에 아이에게 양치는 시키지만 세수는 깜빡하며 “어차피 아무도 몰라”라며 넘어가는 장면은 부모 관객에게 웃음을 안긴다. 반면 동구가 일에 바쁜 아빠를 그리워하는 장면처럼 코끝이 찡해지는 대목도 적지 않다. 오 프로듀서는 “공감할 수 있는 디테일을 살리기 위해 제작진이 육아 서적들을 읽고, 대본 회의도 10번가량 했다”고 설명했다. 관객 참여형 연출도 눈길을 끈다. 아이들은 모기를 잡기 위해 객석에서 손뼉을 치거나, 입구에서 나눠준 손전등을 켜 동구와 아빠를 도우면서 극에 몰입한다. 공연 도중 배우들이 유도해 부모와 자녀가 포옹을 나누고, 배우들이 객석으로 내려와 아이들 한 명 한 명과 하이파이브를 하는 장면은 애정을 충전하는 순간처럼 다가온다. 홍 연출은 “가만히 앉아서 보는 것보다 내가 ‘살아 있고, 같이 참여한다’는 느낌을 선물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웃고 즐기는 장면 뒤에는 따뜻한 메시지도 담겼다. 홍 연출은 “육아가 힘들기도 하지만 사랑을 충전하면서 힘듦이 사라지기도 한다”며 “극을 보고 관객들이 가족에 대한 사랑을 얻어 가길 바란다”고 전했다.“가족 뮤지컬 중에서 이렇게 우리의 ‘진짜 일상’을 이야기하는 작품은 없다고 자신합니다. 가족이 함께 오셔서 풍요로움을 얻어 가시면 좋겠어요.”(오 프로듀서)사지원 기자 4g1@donga.com}

걸그룹 블랙핑크(사진)가 올해 11월 3년 만에 새로운 앨범으로 컴백할 전망이 높아지고 있다. 블랙핑크가 연말에 새 앨범을 내게 되면 2022년 9월 정규 2집 ‘본 핑크(Born Pink)’ 이후 3년여 만이다. YG엔터테인먼트 양현석 총괄프로듀서는 18일 공식 블로그에 게재한 영상에서 “늦어도 11월엔 앨범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피력하고 있다”며 “(블랙핑크) 멤버들과 담당 프로듀서들 모두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블랙핑크는 지난달 경기 고양시 공연을 시작으로 월드투어 ‘데드라인(DEADLINE)’을 진행하고 있다. 미국과 프랑스 등을 거쳐 15, 16일(현지 시간) ‘팝의 성지’로 불리는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도 공연을 펼쳤다. K팝 걸그룹이 웸블리에서 단독 공연을 연 건 처음이다. 한편 지난달 11일 발표한 신곡 ‘뛰어(JUMP)’는 영국 오피셜 싱글 차트 ‘톱 100’과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에서 여전히 순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