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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경기에 앞서 훈훈한 장면이 연출됐다. 안방팀 한화 선수들과 방문팀 LG 선수들이 모여 올 시즌 후 은퇴를 하는 박용택(41·LG)의 마지막 한화생명이글스파크 방문 행사를 치러준 것. 한화 주장 이용규와 최원호 감독대행이 박용택에게 직접 꽃다발을 전달해줬고 양 팀 선수단이 모여 기념 촬영을 했다.비슷한 장면은 8일에도 연출됐다. 박용택의 마지막 광주KIA챔피언스필드 경기를 기념해 KIA구단에서 기념행사를 치러준 것. 윌리엄스 KIA 감독 부임 이후 상대팀 감독과 기념품 교환 행사를 했던지라 당시만 해도 올 시즌 ‘이벤트 장인’이 된 KIA의 단발성 행사 정도로 여겨졌다. 하지만 16일 박용택의 한화전 마지막 방문경기를 앞두고 한화 선수단에서 움직임을 보이며 전격적으로 박용택의 은퇴 행사가 치러졌다.사실상 박용택 은퇴투어의 시작이다. 지난달 박용택은 자신을 둘러싸고 은퇴투어 논란이 일자 먼저 나서 이를 고사했다. 당시 그는 “은퇴투어 대신 한국시리즈 우승 후 헹가레를 받는 우승투어를 하고 싶다”며 논란을 잠재웠다. KBO리그 통산 최다안타의 주인공이지만 이승엽, 이호준 등 은퇴투어를 치른 다른 전설들과 같은 우승 경험이 없고, 2009시즌 타율왕(타율 0.372) 타이틀을 차지할 당시 자신의 기록을 ‘관리’하려던 모습이 팬들의 빈축을 샀다.하지만 한국야구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거물의 은퇴를 앞두고 하나 둘씩 그의 마지막 길에 예우를 보내고 있다. 박용택 또한 여느 노쇠한 선수들의 은퇴 전답지 않게 ‘3할 대’ 타율로 투혼을 불사르고 있다. 24, 25일 창원NC파크에서 2연전을 앞두고 있는 NC는 “아직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KIA의 행사 직후 다음 박용택의 방문경기 상대가 됐던 한화도 처음에는 같은 입장이었다.김배중 기자wanted@donga.com}

‘2020 서울마라톤 언택트 레이스’ 버추얼 레이스가 지난주로 끝났다. 4주간 주어진 미션을 통과한 참가자들에게 남은 건 다음 달 서울 잠실운동장에서 열리는 10km 오프라인 레이스(날짜 미정)다. 4개 미션을 모두 성공한 참가자들은 16일부터, 1∼3개 성공한 참가자들은 17일부터 오프라인 레이스 참가를 신청할 수 있다. 선착순 2500명만 가능하다. 5주 차 훈련은 오프라인 레이스 거리만큼 실제로 달리는 것이다. 먼저 ‘20분 기초 러닝’(5분 걷기-10분 조깅-5분 걷기)으로 몸을 풀어준다. 14, 15일 기초 러닝 후 16일 휴식, 다시 17일 기초 러닝 후 18일 휴식하는 방식으로 19일 핵심훈련으로 진행할 10km 롱런에 적합한 몸을 만들어준다. 5주 동안 진행된 훈련 중 가장 긴 거리를 달리는 10km 롱런의 핵심은 기록과 페이스에 신경 쓰지 않고 완주를 목표로 ‘지속적으로’ 달리는 것이다. 도중에 걷거나 쉬면 안 된다. 장호준 코치는 “풀코스에서 40km까지 1등으로 달린다고 해서 1등으로 골인한다는 보장이 없다. 지치지 않고 결승선에 도달한다는 생각을 하면 된다”고 말했다. 롱런은 마라톤에 필요한 지구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풀코스를 목표로 하는 선수들도 필수로 하는 훈련 프로그램이다. 멀리 달리며 심폐지구력, 근지구력 등 자신의 한계를 시험해볼 수 있다. 오프라인 레이스에 도전할 참가자들은 실제 코스(10km)만큼 달리며 실전 적응을 해볼 수 있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막바지 순위 싸움이 치열하게 전개 중인 프로야구 순위표에 팬들이 고개를 갸웃할 만한 장면이 나오기 시작했다. 10일 현재 순위표를 보면 2위 LG가 3위 키움에 0.5게임 차로 뒤져 있다. 이는 한국야구위원회(KBO)가 팀 순위를 ‘승차’가 아닌 ‘승률’로 정하기 때문이다. 승률 계산법은 한 팀의 승수를 팀 총 경기 수에서 무승부를 뺀 수로 나누는 것이다. 이날 현재 LG의 승률은 0.584, 키움의 승률은 0.583이었다. 승차에서는 뒤졌지만 승률에서 1리 차로 앞선 LG가 2위가 된 것이다. 하지만 11일 두 팀의 맞대결에서 키움이 8-2로 완승을 거두면서 순위가 다시 바뀌었다. 키움은 승차는 물론 승률에서도 앞서며 ‘정상적’으로 2위에 복귀했다. 키움은 에이스 브리검이 5이닝 2실점으로 호투했고, 타선도 2회초 7안타로 대거 7득점하며 일찌감치 승부를 갈랐다. 하지만 승률을 기준으로 순위를 정하는 규정에 따라 앞으로도 승차에서 뒤지면서도 순위에서는 앞서는 일이 종종 나올 수 있다. 승차와 순위의 엇박자는 ‘승점’으로 순위를 매기는 프로배구에서도 가끔 일어난다. 프로배구에서는 세트스코어 3-0 또는 3-1로 이길 경우 이긴 팀에만 승점 3점을, 3-2로 이길 경우 이긴 팀에 승점 2점, 진 팀에 1점을 준다. 1승 또는 1패의 가치가 조금 다른 것. 2017∼2018시즌 프로배구 남자부 정규리그에서 현대캐피탈, 삼성화재, 대한항공은 나란히 22승 14패(승차 없음)를 거뒀는데, 이길 때 확실히 이겼던 현대캐피탈(승점 70)이 삼성화재와 대한항공(이상 승점 61)을 승점 9 차로 제치고 압도적으로 우승했다. 프로축구 K리그에서는 승점으로 순위를 정한다. 이기면 3점, 지면 0점이다. 무승부를 기록하면 1점을 얻는다. 무승부가 없는 프로농구에서는 승률에 따라 순위를 매긴다. 동률일 경우 상대 전적-동률 팀 간 골득실-동률 팀 간 다득점 순으로 순위를 가린다.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시카고 화이트삭스에서 활약하는 한국계 2세 데인 더닝(26)이 꿈의 메이저리그(MLB)에서 첫 승리를 거뒀다. 더닝은 10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PNC파크에서 열린 피츠버그와의 방문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3피안타 1볼넷 3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팀의 8-1 승리에 앞장섰다. 4번째 도전 만에 따낸 승리였다. 앞서 선발로 나선 3경기에서는 팀이 이기고도 승리를 챙기지는 못했다. 지난달 20일 디트로이트를 상대로 치른 빅리그 데뷔전에서는 4와 3분의 1이닝(3실점)으로 승리 투수 요건인 5이닝을 채우지 못했고, 지난달 31일 캔자스시티와의 경기에서는 5이닝 무안타 무실점으로 완벽한 투구를 했지만 불펜이 동점을 허용했다. 5일 캔자스시티전에서는 4와 3분의 2이닝(5피안타 3실점)으로 또 승리 요건을 채우지 못했다. 팔꿈치 수술 경험이 있는 그의 몸 관리를 위해 코칭스태프가 투구 수를 80개 이하로 조절했기 때문이다. 10일에는 6회까지 공 78개를 던지며 무난히 승리를 챙겼다. 4경기 1승 무패에 평균자책점 2.70. 한국인 어머니 미수 더닝(한국명 정미수·57)과 미국인 아버지 존 더닝(57)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2016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29순위로 워싱턴에 입단했고 몇 달 뒤 화이트삭스로 트레이드됐다. 마이너리그에서 활동하다 지난해 팔꿈치 수술을 받고 한 시즌을 통째로 쉬었다. 키 193cm의 장신 투수다. 그의 형인 제이크 더닝(32)도 빅리그 출신이다. 2013년 샌프란시스코 소속으로 추신수(당시 신시내티)와 투타 맞대결을 벌여 국내 팬들에게 이름이 알려졌다. 2018년까지 마이너리그, 독립리그 등에서 활약하다 은퇴했다. 형은 2013년 당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한국 대표팀으로 출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동생도 한국 대표팀에서 뛰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2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LG와 키움이 외나무다리에서 만났다. LG가 먼저 웃었다. LG는 1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연전 첫 경기에서 키움을 6-1로 눌렀다. 승부는 7회에 갈렸다. LG가 3-1로 앞선 7회말 1사 1루에서 키움 유격수 러셀이 김현수가 친 평범한 땅볼 타구를 놓쳤고(1사 1, 2루), 이어진 2사 1, 2루에서 이천웅이 3점 홈런을 치며 점수 차는 5점까지 벌어졌다. 러셀이 더블플레이로 연결했더라면 나오지 않았을 상황. 의욕이 꺾인 키움은 추격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최근 2연패로 3위로 밀려났던 LG(59승 42패 3무·승률 0.584)는 키움(63승 45패·승률 0.583)에 승률 ‘1리’ 앞서며 2위를 되찾았다. 9위 SK는 10위 한화를 5-1로 꺾고 팀 창단 최다 타이인 11연패의 사슬을 끊었다. 0-1로 뒤진 5회초 최정이 터뜨린 3점 홈런에 힘입어 역전승을 거뒀다. SK 선발 투수 박종훈은 7이닝을 5피안타 1실점으로 막고 한화전 15연승을 기록했다. SK와 한화의 승차는 2.5경기가 됐다.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맡겨만 주시면 자신 있게 막겠다고 했어요.(웃음)” 전국 무대를 호령한 16세 소년의 얼굴에는 여유가 넘쳤다. 지난달 31일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장기 결승전에서 덕수고의 우승을 이끈 오른손 투수 심준석(1학년)이다. 이날 그는 세광고를 상대로 6이닝 5안타 3볼넷 12삼진 1실점으로 맹활약했다. 시속 150km 안팎의 패스트볼을 꾸준히 던지는 위력적인 모습을 보여 프로 스카우트들의 시선을 사로잡기도 했다. 고교 새내기의 괴물 투구에 힘입어 덕수고는 2017년 황금사자기 우승 이후 3년 만에 전국 대회 타이틀을 안았다. 8일 덕수고 교정에서 만난 심준석은 “컨디션을 잘 유지해 졸업할 때까지 덕수고를 몇 번 더 우승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를 통해 고교야구에 데뷔한 그는 결승전까지 6경기 모두 나서 3승 무패, 평균자책점 1.20을 기록했다. 눈부신 투구로 팀 선배인 3학년 장재영, 나승엽(이상 18) 못지않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경기 수원 일대에서 사회인야구를 취미로 하는 아버지를 어린 시절부터 따라다니다 야구를 시작한 심준석은 중학교 시절까지 공은 빠르지만 ‘영점이 안 잡히는’ 선수였다. 심준석을 스카우트한 정윤진 덕수고 감독은 “유연하고 체구가 좋은데 공을 패대기치거나 타자에게 던지는 모습이 눈에 밟혔다”고 처음 심준석을 본 때를 떠올렸다. 덕수고 진학을 확정한 뒤 겨울 내내 정 감독으로부터 일대일 지도를 받은 심준석은 하체 이동법을 배우고 투구 폼을 교정하며 제구가 가능한 강속구 투수로 진화했다. 직전 대회까지 심준석을 아낀 정 감독은 이번 대회에 맞춰 그를 ‘비밀 병기’로 내세웠는데, 감독의 기대에 제대로 부응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투수인 재영이 형에게 타자 상대하는 법을 배웠어요. 야수인 승엽이 형은 제가 마운드에서 실점을 하더라도 타석에서 만회해 줘요. 든든한 형들에게 많이 배우고 있어요.” 키 194cm에 몸무게 98kg으로 KBO리그를 통틀어도 눈에 띄는 당당한 체구를 가진 심준석은 올해 최고 구속 153km를 기록해 최근 키움에 1차 지명된 장재영의 1학년 때 못지않다는 찬사를 듣고 있다. 정 감독은 “선동열 전 야구대표팀 감독의 현역 시절이 떠오를 만큼 몸이 유연하다. 부상만 없다면 성장 가능성은 무한하다”고 말했다. 고교 생활의 목표는 ‘더 많은 우승컵’ 외에도 패스트볼 최고 구속을 160km까지 끌어올리는 것과 메이저리그(MLB) 스카우트들이 주목할 만큼 기량을 닦는 것이다. 지난해 MLB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수상자인 제이컵 디그롬(32·뉴욕 메츠)이 롤 모델이라는 심준석은 “고교 최고 선수인 재영이 형과 같이 야구를 하고 싶어 덕수고에 진학했다. 어른이 되면 디그롬 삼촌과 야구를 해보고 싶다”며 씩 웃었다.::심준석은…::△생년월일: 2004년 4월 9일△키, 몸무게: 194cm, 98kg△포지션: 우완투수 △출신교: 한일초(수원 권선구 리틀야구단)-매향중-덕수고(1학년) △시즌 성적: 6경기 3승 무패, 평균자책점 1.20 △주요 수상: 대한야구소프트 볼협회장기 전국고교야구대회 우수투수상 △최고 구속: 시속 153km △목표: 메이저리그, 최고 구속 160km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야구계에 전대미문의 ‘이도류(二刀流)’가 떴다. 야구선수로 낮에는 훈련장에서 프로 꿈을 꾸며 구슬땀을 흘리는, 밤에는 소설가로 책상 앞에서 글을 쓰는…. 고려대 4학년에 재학 중인 강인규(23)는 3일 야구소설 ‘스트라이크 아웃 낫아웃’(북레시피·1만5000원)을 출간하며 국내 야구사에는 없던 ‘선수 겸 소설가’로 이름을 올렸다.야구 명문 덕수고 출신으로 2016년 제70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홈런왕, 청룡기 전국고교야구대회 최우수선수(MVP), 홈런, 타점왕에 오르기도 했던 잘 나가던 선수가 소설을 쓴 이유는 엉뚱하다. ‘야구가 싫어서’였다. 강인규는 “고교 졸업반 당시 전국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는데 프로 미지명이라는 결과물을 받아들이게 돼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대학에 진학해 계속 야구를 할 수 있게 됐지만 야구에 대한 흥미를 잃었다. 그렇게 방황하던 때에 국어교사인 아버지가 ‘야구했던 경험을 살려 소설을 써보자’고 제안해 1학년 때부터 틈틈이 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야구선수가 직접 전하는 야구 이야기. 야구를 늦게 시작해 비주류로 살아왔던 주인공 강파치가 얼떨결에 야구명문 태산고에 진학한 뒤 끊임없는 노력으로 쟁쟁한 선수들 사이에서 주목받는 선수로 커나가는 성장드라마다. 실제 또래들보다 한참 늦은 중1 말에 정식으로 야구를 시작, 아마추어 최고 선수들이 모이는 덕수고로 진학한 뒤 3학년이던 2016년 전국대회 상을 쓸어 담던 강인규 자신의 이야기이기도 하다.힘들지만 행복했던 과거를 복기해보는 작업은 꽤 의미가 있었다. 잊고 있던 시절, 과거의 추억들이 떠오르며 다시 야구에 대한 애정이 생긴 것. 야구가 슬슬 재미있어지자 대학교 2학년 때 나락(시즌 타율 0.218)으로 떨어졌던 성적도 오르기 시작했다.“글쓰기가 어렵지 않았냐”고 묻자 강인규는 야구를 하기로 결심했던 1학년 당시 반 년 동안 반대했던 부모님을 설득한 일화를 공개했다. “낮에 야구 훈련에 집중하되 집에 와서 반드시 공부를 하겠다”고 약속했다고 한다. 중학교 시절부터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매일 집에 돌아와 그날 학교 수업을 복습하고 동아일보 등 주요일간지를 구독하며 그날 가장 인상 깊다고 생각한 칼럼은 필사(筆寫)까지 했다. 또한 ‘야구일지’를 작성해 그날 못한 일을 기록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나름의 노력도 했다고 한다. 강인규는 “힘들어서 졸려 죽겠는 때도 있었는데, 행여 공부를 안 하면 야구를 못할까봐 정말 열심히 했다”고 말했다.피나는 노력은 지금도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대학 입학 이후 학점은 1학년부터 지금까지 계속 4.3(만점)이다. 학점이 높아 장학금도 놓치지 않았다. 글쟁이들의 글을 필사까지 했던 이력이 있어 소설 쓸 때도 즐거웠다고 한다. “후속작을 쓸 기회가 주어진다면 이번이 ‘고교시절’이야기였으니 다음에는 야구를 시작한 중학교 시절을 배경으로 하고 싶다”고 말한다.지금 같은 선수 겸 소설가라는 타이틀을 유지하기 위해 중요한 조건이 있다. 바로 프로지명. 한 차례 아픔을 경험했던 강인규는 “고교시절 나와 지금의 나는 다르다”고 말한다. 대학무대에서도 여전히 매서운 방망이 실력(올 시즌 타율 0.413)을 자랑하고 있는 강인규는 대학시절 내내 웨이트 트레이닝을 소홀히 하지 않으며 키 180cm에 몸무게 96kg의 거구임에도 날씬해 보이는 몸을 유지하고 있다. 수비에서 유랑하던 시기를 청산하고 붙박이로 든든하게 1루를 지키고 있다.손아섭(롯데), 최원준(두산) 등 개명한 뒤 승승장구하는 선배들의 기운을 잇고 싶어 강준혁에서 강인규로 개명도 했다. 강인규는 “어질게(仁) 살고 노끈을 꼬듯(糾) 인생을 차근차근 개척하자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21일 열리는 신인드래프트에서 그의 현역연장 여부가 갈린다.소설 제목 스트라이크 아웃 낫아웃은 야구에서 2스트라이크 상황에서 타자가 헛스윙한 공을 포수가 놓친 상황으로, 기록상 삼진이지만 공보다 먼저 1루에 도달하면 살아남는다. 강인규는 전화위복(轉禍爲福), 상전벽해(桑田碧海)라는 사자성어와 이 상황이 잘 어울린다고 설명한다. 프로 미지명이라는 설움을 딛고 지난 4년 동안 단단해진 강인규가 1루를 밟고 활짝 웃길 기원한다.김배중 기자wanted@donga.com}

5월 31일 이후 100일 넘게 이어진 프로야구 한화의 꼴찌 탈출이 현실이 될까. 한화가 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의 더블헤더 경기에서 1차전 4-4 무승부를 거둔 뒤 2차전에서 7-0 완승을 거뒀다. 전날 삼성에 4-2로 승리해 패전 없이 2승을 추가한 한화는 이날 키움에 4-13으로 대패하며 11연패에 빠진 SK와의 승차를 1.5경기로 줄였다. 마운드에서 한화 영건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1차전 선발로 나선 김민우(25)는 6이닝 3실점을 기록했다. 9월 2차례 등판에서 모두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 투구)다. 삼성은 에이스 뷰캐넌이 8이닝 4실점으로 준수한 활약을 펼쳤지만 승리를 챙기지 못해 뼈아팠다. 2차전에는 김진욱(20)이 선발로 나서 6이닝 무실점으로 삼성 타선을 봉쇄했다. 동갑내기이자 삼성의 미래이기도 한 원태인(3과 3분의 1이닝 6실점)과의 맞대결에서도 완승을 거뒀다. 한화 베테랑 최진행은 1-0으로 앞선 1회초 2사 1, 2루에서 3점 홈런을 치며 김진욱을 신나게 해줬다. 키움과 경기를 펼친 SK는 실책 4개로 자멸했다. 내야에서 2루수 최항을 제외하고 1루수 로맥, 유격수 김성현, 3루수 최정, 포수 이재원이 돌아가면서 실책 릴레이를 펼쳤다. 수비가 흔들리자 가뜩이나 초반부터 불안했던 마운드는 와르르 무너졌다. 키움 타자들에게 볼넷만 16개를 헌납했다. SK의 자멸 속에 키움 타선은 ‘선발 타자 전원 볼넷’이라는 진기록을 세웠다. KBO리그 통산 ‘2호’ 기록. 첫 기록은 12년 전인 2008년 5월 29일 잠실 라이벌전에서 나왔다. 당시 두산은 LG 마운드로부터 15개의 볼넷을 얻으며 선발 타자 전원 볼넷 기록을 세웠다. 키움은 두산보다 볼넷 하나를 더 얻으며 한 팀 최다 볼넷 기록까지 경신했다. SK는 이날 8회초 무사 만루에서 마운드에 올라와 1군 데뷔전을 치른 양선률이 키움 전병우에게 첫 타자 만루홈런(KBO리그 통산 3호)을 허용하는 등 여러모로 불운했다.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9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는 해외 출신 선수 및 중퇴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KBO 신인 드래프트 트라이아웃’이 열렸다. 당초 7일 예정됐지만 태풍 하이선의 영향으로 이틀 늦게 열렸다. 비 예보가 있었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등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도 프로 지명을 목표로 참가한 8명의 선수는 10개 구단 스카우트의 눈도장을 받기 위해 이를 악물었다. 과거 이 자리에서는 이학주(삼성), 하재훈(SK) 등 ‘해외 유턴파’나 한선태(LG) 등 ‘비선수 출신’이 관심을 모았다. 올해는 KBO리그 전설의 ‘2세’들이 눈길을 끌었다. 김기태 전 KIA 감독의 아들 김건형(24)과 ‘홈런 타자’ 심정수의 아들 심종원(23)이 주인공. 어린 시절 미국으로 건너가 12월 대학 졸업을 앞둔 두 선수는 아버지의 뒤를 잇기 위해 이번 행사의 문을 두드렸다. 현역 시절 두 아버지는 거포로 명성을 떨쳤다. 김 전 감독은 쌍방울에서 활약하던 1994시즌 25홈런으로 좌타자 첫 홈런왕에 올랐다. ‘홈런왕’ 이승엽과 라이벌 관계를 형성했던 심정수는 통산 328개의 홈런(KBO리그 역대 7위)을 때렸다. 아버지들과 달리 두 선수는 빠른 발이 장점으로 꼽힌다. 김건형은 미국 대학 서머리그에서 2시즌 동안 타율 0.293을 기록했는데 76경기에서 40도루를 올렸다. 심종원도 84경기에서 타율 0.324, 9홈런, 18도루를 기록했다. 빠른 발은 이날 테스트에서도 돋보였다. 외야수 김건형은 수비 테스트 때 2루 베이스 뒤쪽으로 높게 뜬 타구를 전력으로 쫓아가 다이빙하며 공을 잡아내 현장 관계자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고교 시절 미식축구 쿼터백 제안을 받기도 했다는 심종원도 주루 테스트에서 남다른 스피드를 과시했다. 심종원은 “(헤라클레스라는 별명으로 불린) 아버지처럼 50홈런을 칠 수 있는 타자는 아니다. 하지만 노력하면 15∼20개 정도는 칠 수 있다고 자신한다”고 말했다. 두 선수는 왼쪽 타석에서 치고 오른손으로 공을 던지는 ‘우투좌타’ 외야수다. 그런데 우투좌타가 된 사연은 다르다. 지금은 키가 182cm지만 어린 시절 체구가 작았다는 김건형은 아버지처럼 왼손잡이로 태어났다. 하지만 내·외야 어느 곳이든 제약 없이 수비를 하기 위해 오른손으로 공을 던졌단다. 반대로 오른손잡이인 심종원은 빠른 발의 장기를 살리려 우타자보다 1루까지 거리가 짧아 유리한 좌타자가 됐다. 이종범 일본프로야구 주니치 2군 코치의 아들로 프로야구 키움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우투좌타 외야수 이정후(22)를 롤모델로 삼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집을 나서기 전 김건형은 아버지와 집에서 하이파이브를, 심종원은 미국에 머물고 있는 아버지와 영상통화를 하며 ‘기운’을 받아 최선을 다했다고 했다. 한 수도권 구단 스카우트는 “둘 다 발이 빠르고 공을 맞히는 능력이 있는 것 같다. 상위 순번은 아닐 수 있겠지만 충분히 지명할 가치는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타고난 운동 감각을 지닌 이들은 21일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아버지의 뒤를 이어 유니폼을 입을 수 있을까. 수원=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악의 제국’을 마주하면 볼 끝이 가벼워지는 것일까. 토론토 에이스 류현진(33)이 뉴욕 양키스와의 악연을 떨쳐내지 못했다. 류현진은 8일 미국 뉴욕주 버펄로 세일런 필드에서 열린 양키스와의 안방경기에서 5이닝 6피안타(3피홈런) 5탈삼진 1볼넷 5실점으로 부진하며 4승 도전에 실패했다. 전날까지 류현진에게 통산 2경기 2패의 ‘징크스’를 안겨준 양키스 타선은 초반부터 류현진을 압박했다. 1회초 1사에서 루크 보이트, 에런 힉스가 류현진으로부터 연속 타자 홈런을 뽑아낸 것. 보이트에게 던진 첫 번째, 힉스에게 던진 다섯 번째 시속 145km짜리 밋밋한 패스트볼이 화근이었다. 타자들의 방망이는 힘차게 돌았고 맞는 순간 야수가 타구 쫓기를 포기한 공은 둘 다 세일런 필드 왼쪽 관중석으로 훌쩍 넘어갔다. 이후 수비 실책 등에도 평정을 잃지 않던 류현진은 2, 3회를 무실점으로 넘겼지만 4회 1사 이후 다시 홈런을 맞았다. 미겔 안두하르는 한가운데로 몰린 류현진의 2구째 시속 141km짜리 슬라이더를 왼쪽 담장 밖으로 넘겼다. 류현진이 1경기에서 홈런 3개를 내준 건 2019년 8월 24일 이후 381일 만이다. 공교롭게도 당시 상대 역시 양키스였다. 홈런 3방으로 체면을 구긴 류현진은 5회초 안타 3개를 맞으며 2점을 더 내줬다. 이날 류현진의 패스트볼 최고구속은 시속 145.5km(90.41마일), 평균구속은 142.7km(88.7마일)였다. 모두 올 시즌 최저 수치. 올 시즌 류현진의 패스트볼 최고구속은 148km(92마일), 평균구속은 145.4km(90.35마일)였다. 류현진의 통산 양키스 상대 평균자책점은 8.71에서 8.80(15와 3분의 1이닝 15자책)으로 더 올라갔다. 2.51까지 떨어뜨렸던 올 시즌 평균자책점도 3.19로 크게 올랐다. 유일한 위안은 양키스를 상대로 패전 기록을 추가하지 않은 것이다. 수비에서 1, 2회 각각 실책을 범하며 류현진을 곤혹스럽게 만들었던 토론토 야수들은 2-6으로 뒤진 6회말에만 대니 잰슨의 만루홈런을 포함해 안타 5개, 볼넷 4개, 실책 1개를 얻어내 대거 10득점하며 화끈하게 경기를 뒤집었다. 토론토는 12-7로 역전승했다.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에서 2위 경쟁을 벌이고 있는 양키스와의 승차도 2경기로 벌렸다. 이날 워싱턴에 1-6으로 패한 지구 1위 탬파베이와의 승차는 4.5경기로 줄어들었다. 경기 후 류현진은 아쉬운 표정으로 “다음부터 잘 던지겠다. 내가 초반에 실점하며 어려웠는데 동료들이 역전했다”고 말했다. 토론토는 정규리그 19경기를 남겨두고 있는데 양키스와는 9차례나 더 상대해야 한다. 그만큼 류현진에게도 설욕 기회는 남아있다.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누가 이들을 약체라고 할까. 류현진(33)이 에이스로 활약 중인 토론토가 메이저리그 아메리칸리그(AL) 동부지구 단독 2위로 올라섰다. 토론토는 7일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펜웨이파크에서 열린 보스턴과의 방문 경기에서 안타 25개를 주고받는 난타전 끝에 10-8 승리를 거뒀다. 2연패를 끊어낸 토론토는 시즌 22승 18패로 이날 볼티모어에 1-5로 패한 뉴욕 양키스(21승 19패)와 3일간의 ‘공동’ 생활을 끝내고 단독 2위로 올라섰다. 최지만(29)이 활약 중인 지구 1위 탬파베이(28승 13패)와의 승차는 5.5경기다. 토론토와 양키스는 8∼10일 열리는 3연전에서 진정한 지구 2위 자리를 가른다. 한 팀이 연승을 할 경우 경쟁 팀을 확실하게 3위로 밀어내고 선두를 바짝 추격할 힘을 얻을 수 있다. 8일 열리는 3연전 중 첫 경기에는 류현진이 선발 등판한다. 시즌 3승 1패 평균자책점 2.51을 기록 중인 류현진은 8월 5경기에서 2승 무패 평균자책점 0.96의 압도적인 모습을 보였다. 9월 첫 경기에서도 호투(마이애미전 6이닝 1실점 승리)하며 AL 평균자책점 4위에 올라있다. 애런 분 양키스 감독은 이날 패배 후 “내일 마주할 류현진과의 경기가 걱정”이라고 말했다. 류현진이 상대할 양키스 선발은 왼손 투수 조던 몽고메리(28)다. 올 시즌 6경기에 선발로 나서 2승 2패 평균자책점 5.76을 기록 중이다. 직전 등판인 3일 탬파베이전에서는 3분의 2이닝 4실점으로 부진했다. 뉴욕 지역 매체 뉴욕데일리는 “양키스와 토론토가 앞으로 18일간 10차례 맞대결을 벌인다. 양키스는 현재 플레이오프 시드가 주어지는 6개 팀(지구 2위까지) 밖인 와일드카드 위치에 있다”며 라이벌 관계를 부추기고 있다. 전통의 강호로 불린 양키스로서는 자존심에 상처가 나 있는 셈. 지난겨울 4년 8000만 달러(약 951억 원)를 주고 데려온 류현진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토론토가 양키스와의 2위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까.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최근 8경기에서 7승을 거두며 2위까지 내달린 LG와 6연승으로 4위에 오른 KT에는 다른 팀에서 보기 힘든 존재가 있다. 코치를 해도 어색하지 않은 나이에 맹타를 휘두르고 있는 베테랑들이다.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박용택(41)은 현역 선수 연장을 발표해도 괜찮을 만큼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1일 시즌 마수걸이 홈런을 기록한 박용택은 LG의 연승 행진에 제동이 걸릴 뻔한 3일 NC전에서 3-5로 뒤진 8회, 짜릿한 3점 홈런으로 역전승을 이끌었다. 시속 140km 이상의 패스트볼을 던지던 NC 문경찬이 한가운데로 던진 시속 139km짜리 밋밋한 패스트볼을 놓치지 않고 잠실구장 오른쪽 관중석으로 날린 것. 9월 5경기에서 타율 0.474(19타수 9안타)의 맹타를 휘두른 박용택은 8월까지 2할대(0.299)였던 시즌 타율을 3할대(0.319)로 끌어올렸다. 박용택을 앞세워 선두권 판도를 뒤흔든 LG는 선두 NC마저 1.5경기 차로 따라붙었다. 창단 첫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리는 KT의 6연승 순간에는 유한준(39), 박경수(36) 두 베테랑의 활약이 있었다. 6일 키움과 6-6으로 팽팽히 맞선 8회 2사 2루. 키움 벤치는 타석에 선 KT 강백호(21)를 자동 고의사구로 거르고 유한준과의 승부를 택했다. 타율이 3할이 넘는 젊고 까다로운 타자를 상대하기보다 전성기가 지났다는 평가를 듣던 유한준과의 승부가 유리하다는 판단에서였다. 오판이었다. 풀카운트 승부를 벌인 유한준은 중견수 쪽으로 결승 적시타를 날렸다. ‘큰형님’이 한 건 하자 ‘둘째 형님’도 가만있지 않았다. 후속 타자로 나선 박경수도 중견수 앞 안타로 쐐기 타점을 기록하며 KT의 8-7 승리를 만들었다. 두 고참이 합작한 2점이 없었다면 상승세가 꺾일 수도 있었다. 7일 현재 유한준의 시즌 타율은 0.287, 박경수는 0.276. 전성기에 비하면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가을로 접어드는 9월에 유한준은 타율 0.389, 박경수는 0.438의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1군 활동 햇수만 합쳐 ‘반백 년’(49시즌)인 박용택, 유한준, 박경수의 공통점은 한국시리즈(KS) 우승 경험이 없다는 것이다. 2000년대 초반 왕조를 구축했던 현대 출신 유한준은 그의 1군 데뷔(2005시즌) 때부터 현대가 하향세로 접어들면서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박경수는 아예 포스트시즌 무대에 서 본 적도 없다. 최근 ‘은퇴 투어’가 무산돼 아쉬움을 삼켜야 했던 박용택은 “은퇴 투어보다 KS 우승을 하고 헹가래를 받는 ‘우승 투어’를 하고 싶다”며 얼마 남지 않은 선수 생활을 보내며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경험 많은 이들의 활약이 팀의 고공비행을 이끄는 윤활유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팀의 상승세와 더불어 평생 꿈꿔온 우승 소원을 이룰지 관심이 쏠린다. 한편 LG의 8연승은 좌절됐다. 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경기에서 롯데는 2회까지 10점을 뽑은 타선의 활약에 힘입어 LG에 12-6으로 승리했다. LG 라모스는 3회 2점 홈런(시즌 31호)을 터뜨리며 1999년 이병규가 세운 한 시즌 팀 최다홈런 기록(30개)을 넘어섰다.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어쩌면 선두 등극도 꿈이 아니다. 2위 LG가 파죽지세의 7연승으로 선두 NC와의 승차를 1경기로 좁혔다. LG는 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경기에서 선발 임찬규(28)의 6이닝 1실점 호투와 타선의 고른 활약, 그리고 상대 수비의 실책에 힘입어 7-1로 승리했다. 지난달 26일 삼성전에서 승리할 당시만 해도 4위였던 LG는 두산과 키움을 넘어선 데 이어 선두 NC 자리까지 넘보고 있다. 선취점은 롯데 수비진의 실책 2개에 힘입어 쉽게 얻었다. 3회 선두 타자 신민재가 중견수 앞 안타로 출루한 뒤 롯데 3루수 한동희가 정주현이 친 땅볼 타구를 제대로 못 잡아 무사 1, 2루가 됐다. 이어 홍창기가 희생번트를 댔는데 공을 잡은 투수 샘슨이 2루로 던진 공이 외야로 흘러간 사이 신민재가 홈인했다. 그 사이 정주현은 3루, 홍창기는 2루를 밟았다. 정주현이 후속 오지환의 2루수 앞 땅볼 때 홈을 밟으면서 2-0이 됐다. 롯데가 5회 1점을 추격하자 LG는 7회부터 실력으로 점수를 벌리기 시작했다. 7회 2사에서 홍창기가 중견수 쪽으로 큰 안타를 치며 출루한 뒤 오지환이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홈런을 쳤다. 8회에도 2점을 낸 LG는 9회 이형종이 쐐기 솔로 홈런을 치며 승리에 마침표를 찍었다. 임찬규는 시즌 9승(5패)째를 거뒀다. 반면 NC는 삼성에 3-5로 패하며 최근 3연패에 빠졌다. 그간 키움의 끈질긴 추격을 잘 뿌리쳐 왔던 NC는 이번엔 LG라는 강력한 도전자를 맞게 됐다. 4일 올 시즌 첫 4위(두산과 공동)로 올라선 KT도 한 번 잡은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같은 날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의 경기에서 팽팽한 승부 끝에 8-7로 승리하며 6연승을 달렸다. 팽팽했던 승부는 KT 베테랑들의 손끝에서 갈렸다. 6-6으로 맞선 8회 2사 1 ,2루에서 유한준(39), 박경수(36)가 연속 안타를 치며 단숨에 2점을 올렸다. KT의 상승세를 꺾지 못한 키움은 3연패를 당했다. 두산은 SK를 10-0으로 완파하며 KT와 4위 동행을 이어갔다. 1일 건강을 회복하고 다시 지휘봉을 잡은 염경엽 SK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다시 자리를 비웠다. SK는 “염 감독이 몸이 좋지 않아 다시 병원 검진을 받기로 했다. 박경완 수석코치가 감독 대행을 맡는다”고 알렸다. 뒤숭숭해진 분위기 속에 SK는 9연패의 수렁에 빠졌다.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2020 서울마라톤 언택트 레이스’ 버추얼 레이스가 마지막 주 차에 접어들었다. 7일부터 4주 차에 돌입한다. 3주 차 때 처음보다 마지막에 빨리 달리는 ‘빌드업’을 통해 페이스를 끌어올렸다면 이제 마라톤 실전에서 맞닥뜨릴 다양한 문제에 적응할 수 있는 몸을 만든다. 빠르게 달리다가 느리게, 그리고 다시 빠르게 달리는 ‘변속 트레이닝’이다. 7일엔 빠른 러닝, 8일에는 기초 러닝으로 가볍게 몸을 풀어준다. 이후 9, 10일 이틀 동안 푹 쉬면서 변속 트레이닝에 몰입하기 좋은 몸을 만든다. 변속 트레이닝의 핵심은 총 5km 구간을 2km, 2km, 1km 셋으로 나눠 달리며 속도를 바꾸는 것이다. 초반 2km 구간은 자신의 3km 최고기록 평균 속도로, 이후 2km 구간은 3km 최고 평균에 60초를 더한 속도로 달린다. 가령 1km를 평균 6분에 달렸다면 7분 페이스로 달리는 것이다. 이후 마지막 1km 구간은 첫 2km 때의 평균 속도로 달린다. 변속 트레이닝은 실전에서 자주 생기는 ‘오버페이스’를 극복하기 위해 선수들이 사용하는 훈련법이다. 빠르게, 느리게 달려 보며 전체 레이스를 일정한 속도로 달리게 도와준다. 또한 일부러 속도를 조절해서 달리며 몸 상태를 체크해볼 수 있다. 가령 마지막 1km 구간에서 초반 속도를 회복하지 못한다면 스피드, 체력이 부족한 상태로 이를 보완하기 위한 집중훈련이 필요하다. 4주 차 훈련 기간인 13일까지 버추얼 레이스 4주 차 미션(8km 60분 이내 달리기) 도전은 스트라바(STRAVA)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언제든 가능하다. 다음 달 26, 27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10km 오프라인 레이스 참가를 위한 마지막 기회. 4개 미션 중 1개 이상 성공한 참가자들 중 선착순 2500명만 출전할 수 있다.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올해 프로야구 최하위에 처져 있는 한화에는 ‘설상가상(雪上加霜)’이라는 말이 딱 어울린다. KBO리그 역대 최다 연패 타이 기록인 18연패를 기록하며 감독이 중도 사퇴하고 강제 세대교체에 돌입한 한화에서는 최근 국내 프로스포츠 최초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2군 선수 중 추가 확진자가 1명 더 나오는 데 그쳐 리그 전체 파행이라는 최악의 상황은 면했지만 한화는 구단 운영에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선수 50명과 코치 7명이 밀접 접촉자로 분류돼 2주간의 자가 격리에 들어갔기 때문. 여기에는 컨디션 회복을 위해 2군에 내려가 있던 팀의 주축 김태균과 정은원, 그리고 둘을 대신해 1군에 올라간 선수 2명도 포함됐다. 이들은 빨라야 11일부터 격리에서 해제된다. 2군에서 선수 수급이 불가능해진 한화 1군은 당분간 다른 팀보다 2명 적은 31명으로 경기를 치러야 한다. 행정상의 미숙함도 드러났다. 구단 대표이사가 어려워진 상황을 타개해 보려 직접 나서 방역당국에 확진자가 나온 육성군 외 선수단의 격리해제 가능 여부를 문의했다가 거절당했다. 이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며 논란이 일자 자진 사퇴했다. 안되는 집안에서 생기는 전형적인 악순환이다. 현재 27승 1무 71패를 기록 중인 한화는 사상 첫 ‘시즌 100패’도 당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연이은 악재에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야 이해는 된다. 하지만 아무리 갈 길이 바빠도 방역에 예외나 ‘봐주기’란 있을 수 없다. 잠시 느슨해진 틈을 노려 대유행 위기감을 일으켰던 게 코로나19가 보여준 냉정한 위력이 아니던가. 더구나 한화는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시즌 개막 전 마련한 ‘유증상자 즉시 보고’ 지침까지 어겼다. 자칫 1군 선수단에게까지 코로나19가 번졌을 경우 리그 전체 파행의 주범이라는 꼴찌보다 더 불명예스러운 꼬리표를 달 뻔했다. 남은 시즌 방역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건 한화뿐 아니라 모든 프로야구팀의 최우선 과제인지 모른다. ‘나 하나쯤이야’라는 안이한 태도가 야구장을 지키던 방역의 제방을 무너뜨릴 수 있다. 야구선수 확진자 발생 직후 일부 팀에선 마스크를 끼고 경기를 하는 선수들이 생겼고 이는 곧 리그 전체로 번져갔다. 3일부터 마스크를 착용한 채 타석에 들어선 KIA 최형우는 이후 4경기에서 19타수 9안타(3홈런)의 맹타(타율 0.474)를 휘둘렀다. 숨이 차도 열정적으로 치고 달리는 모습에 환호가 쏟아졌다. 한화도 코로나19를 넘어 희망을 찾기를 팬들은 바라고 있다. 사기마저 꺾여선 안 된다. 부상 중인 한화 베테랑 안영명(36)은 “던질 수 있다”며 1군의 빈자리를 채웠다. 한화 영건 김민우(25)는 키움전에서 최근 가장 좋은 모습(6이닝 1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비 온 뒤에 땅도 단단히 굳을 수 있다.김배중 스포츠부 기자 wanted@donga.com}

미국프로농구(NBA) 휴스턴의 제임스 하든(오른쪽)이 3일 미국 올랜도 어드벤트헬스 아레나에서 열린 서부콘퍼런스 플레이오프 1라운드 7차전에서 103-102로 앞선 4쿼터 막판 오클라호마시티의 루겐츠 도트의 3점슛을 블록하고 있다. 하든은 이날 17득점, 3리바운드, 9도움으로 평소보다 부진했지만 스틸 2개, 블록슛 3개 등 수비에서 기여하며 팀 승리(104-102)를 이끌었다. 2라운드에 오른 휴스턴은 5일부터 LA 레이커스와 콘퍼런스 결승 진출을 놓고 7전 4선승제의 승부를 펼친다. 레이크부에나비스타=AP 뉴시스}

프로야구 선두 NC는 선발 전원 안타로 LG 마운드를 압박했다. 하지만 승부를 결정지어야 할 경기 후반 결정적인 실책이 2개나 나왔다. 그리고 LG에는 상대의 빈틈을 놓치지 않는 백전노장 박용택(41)이 있었다. LG가 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NC와의 경기에서 3-5로 뒤진 8회말 2사 1, 3루에서 터진 박용택의 역전 3점 홈런에 힘입어 NC에 6-5, 1점 차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기적 같은 역전승으로 6연승을 달린 3위 LG는 NC를 2경기 차로 압박했다. NC로서는 8회말 수비에서 나온 실책 2개가 패배의 빌미가 됐다. 5-3으로 앞선 8회 1사 후 NC 투수 문경찬은 2볼 2스트라이크에서 김현수를 상대로 헛스윙 삼진을 유도했다. 하지만 이 공을 포수 김형준이 뒤로 빠뜨린 사이 김현수는 스트라이크 아웃 낫아웃으로 1루를 밟았다. 문경찬은 다음 타자 양석환을 포수 뜬공으로 잡아내 위기를 벗어나는가 했다. 하지만 2사 1루에서 유강남이 친 평범한 내야 뜬공을 유격수 노진혁이 놓치면서 단숨에 주자 1, 3루 상황이 됐다. 다음 타석에 선 박용택은 공 2개를 신중하게 고른 뒤 3구째부터 방망이를 휘두르기 시작했고 문경찬의 4구째 시속 139km짜리 한가운데 패스트볼을 잠실구장 오른쪽 관중석으로 넘겨 버렸다. 1일 SK전에서 시즌 마수걸이 홈런을 친 박용택은 2경기 연속 홈런을 터뜨리며 현역 생활의 막바지를 화려하게 수놓았다. 불의의 일격을 당한 NC는 같은 날 한화에 6-5로 승리한 2위 키움에 0.5경기 차로 쫓기는 신세가 됐다. 8월 평균자책점 1위(1.57)에 오른 KT ‘슈퍼 루키’ 소형준(19)은 4연승을 거둔 지난달의 기세를 9월 첫 경기에서도 이어갔다.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서 5이닝 6피안타 4볼넷 2삼진 2실점으로 팀의 6-2 승리를 이끌었다. 시즌 9승째(5패)를 거둔 그는 고졸 신인 데뷔 10승에 1승만을 남겨뒀다. KBO리그에서 고졸 신인이 10승 이상을 거둔 건 2006시즌 한화 류현진(현 토론토)의 18승이 마지막이다. 데뷔 후 5경기에서 4승 1패를 거두며 승승장구했던 소형준은 이후 내리 4연패를 당했지만 7월을 전후로 두 차례의 휴식기를 가진 뒤 완벽히 살아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KIA는 1회 선제 솔로 홈런 포함 3안타 2타점을 올린 최형우의 활약을 앞세워 롯데를 4-3으로 꺾었다. 삼성은 26개의 안타를 주고받는 난타전 끝에 두산에 11-10으로 역전승했다.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지난 시즌 KT 소속으로 11승을 거둔 두산 알칸타라(28·사진)가 올해도 11승을 달성했다. 하지만 여정은 힘들었다. 7월 21일 키움전에서 7이닝 무실점으로 10승 고지에 오른 뒤 승수 하나를 추가하기까지 42일이 걸렸기 때문. 그 사이 6번 도전에 나서 매 경기 평균 6이닝 이상을 던지며 승리를 노렸지만 좌절됐다. 앞선 상황에서 교체됐으나 불펜이 승리를 날린 적도 있고, 팀 타선의 침묵 속에 동점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가기도 했다. 그 사이 단 한 번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 투구·QS)에 실패한 날(지난달 26일 KIA전)엔 패전을 떠안기도 했다. 6전 7기 끝에 알칸타라는 1일 한화를 상대로 7이닝 무실점 투구를 펼치며 시즌 11승을 거뒀다. 시즌이 약 3분의 2가 지난 시점에서 지난해 자신의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한 것이다. 알칸타라에게 ‘진화’라는 단어는 매우 중요하다. 지난 시즌 준수한 활약에도 KT와의 재계약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KT는 쿠바 국가대표 출신의 데스파이네(33)를 영입하며 그를 포기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디펜딩 챔피언 두산 유니폼을 입은 알칸타라는 이용찬(31)으로부터 포크볼을 전수받는 등 한 단계 더 올라서기 위해 와신상담했다. 올 시즌 개막전에서 패한 알칸타라는 이후 10연승을 질주했다. 하지만 지난 시즌 기록이었던 11승 앞에서 지독한 아홉수를 겪듯 좌절했다. 그 사이 다승왕 경쟁에서도 밀려났고, 그를 밀어냈던 데스파이네(12승 6패 평균자책점 4.19)도 앞서 나갔다. 11승을 거두며 마음의 부담을 덜어낸 알칸타라의 남은 시즌은 이제 모든 게 ‘커리어 하이’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2.88(리그 4위)로 지난시즌(4.01)보다 한참 낮고, 탈삼진(119개·리그 2위)은 벌써 지난해(100개)를 넘어섰다. 안정적인 선발의 지표인 QS도 리그 1위(18개)에 올라 있다. QS 비율이 85.7%에 이른다. 다승 1위(13승) NC 루친스키도 안정성 측면(QS 16개·80%)에서 알칸타라에게 미치지 못한다. 알칸타라는 시즌 초 “개인 타이틀 경쟁에서 이기고 싶다”며 욕심(?)을 드러낸 적이 있다. 한껏 어깨가 가벼워진 알칸타라가 개인 트로피를 향한 ‘행복회로’를 돌릴수록 올 시즌 4위로 다소 고전 중인 두산도 좀 더 높은 곳을 바라볼 수 있다.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올 시즌 메이저리그(MLB)에 데뷔한 한 32세 ‘베테랑 신인’의 최근 활약이 대단하다. 내셔널리그(NL) 신인왕에 오를 만하다는 분위기도 점점 조성되고 있다. KBO리그에서 13시즌 활약한 뒤 미국으로 건너간 ‘KK’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얘기다. 김광현은 2일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에서 열린 신시내티와의 방문경기에 선발로 나서 5이닝 3피안타 2볼넷 4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2승째를 거뒀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0점대’(1.08→0.83)로 떨어졌다. 신시내티는 NL 중부지구 4위(16승 20패)의 약체지만 이날 선발은 5승 1패로 NL 다승왕 경쟁을 벌이고 있는 에이스 서니 그레이(31)였다. 이날 경기 전까지 평균자책점 1.94로 MLB 전체 6위에 올라 있었다. MLB 선발 4경기째를 맞는 루키 김광현과 비교할 때 중량감 있는 상대였다. 하지만 세인트루이스 타선은 경기 초반부터 화끈한 화력으로 김광현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직전 2경기에서 평균 7점을 낸 세인트루이스는 그레이가 1회초 아웃카운트 2개를 잡는 동안 안타 5개, 볼넷 3개를 얻어내며 6점을 뽑아 조기 강판시켰다. 김광현이 마운드를 지킨 5회까지 11점을 낸 세인트루이스 타선은 이후에도 5점을 추가한 끝에 16-2의 대승을 거뒀다. 올 시즌 세인트루이스가 기록한 한 경기 최다 득점이었다. 이 덕에 5회까지 85개의 공을 던진 김광현은 더 이상 무리하지 않고 마운드에서 내려가 6회부터 느긋하게 더그아웃에서 경기를 지켜봤다. 지난달 18일 시카고 컵스전부터 선발로 전환한 김광현은 이후 괴물 같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첫 등판 당시 컵스의 이언 햅에게 4회말 홈런(1점)을 맞아 실점한 뒤 이날까지 17과 3분의 2이닝 동안 무자책 행진을 벌이고 있다. 선발 평균자책점은 0.44(20과 3분의 2이닝 1자책)에 불과하다. 김광현의 ‘필살기’로 꼽히는 슬라이더가 경기를 거듭할수록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평가다. 구원 포함 5경기에서 김광현이 던진 324개의 공 중 32.4%인 105구가 슬라이더였다. 이날도 평균보다 높은 32.9%의 슬라이더(85구 중 28구)를 구사했다. 삼진 4개를 잡을 때 결정구는 모두 슬라이더였는데, 전부 헛스윙을 유도했다. MLB 야구 통계업체 스태츠 바이 스태츠는 “평균자책점을 공식 기록으로 인정한 1913년 이후 김광현의 데뷔전 포함 선발 4경기 성적은 1981년 페르난도 발렌수엘라의 0.25 이후 가장 좋은 좌완의 기록이다”라고 밝혔다. 당시 LA 다저스 소속이던 발렌수엘라는 데뷔전을 포함한 첫 4경기에서 완봉승 3번, 완투승 1번을 기록했다. 그해 13승 7패 평균자책점 2.48로 시즌을 마친 발렌수엘라는 NL 신인왕은 물론이고 사이영상까지 차지했다. 선발로 맹활약을 펼친 김광현이 전설의 발렌수엘라까지 소환한 셈이다. 팀 내에서도 의미 있는 기록 하나를 세웠다. 역대 세인트루이스 선발 투수 가운데 처음으로 데뷔전을 포함해 4경기에서 연속 1실점 이하 투구를 펼쳤다. 경기 후 김광현은 “지금까지는 운이 좋았다. 신인왕은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덧붙여 “팀이 좋은 성적을 냈으면 좋겠다. ‘KK가 등판하면 이길 수 있다’는 공식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광현의 소박한 바람대로 올해 김광현이 나선 5경기에서 세인트루이스는 시즌 승률(0.519·14승 13패)보다 높은 4승 1패(승률 0.800)를 거두고 있다.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초반 분위기를 내준 게 많이 아쉽네요.”31일 횡성 베이스볼테마파크에서 열린 ‘2020 대한야구소프트볼 협회장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결승전에서 덕수고를 상대로 13-6으로 패해 준우승한 세광고의 김용선 감독은 경기 후 덤덤히 소감을 밝혔다. 1983년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 결승 이후 37년 만에 전국대회 결승에 오른 세광고는 ‘야구명문’ 덕수고의 벽 앞에 1982년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이후 두 번째 우승은 다음으로 미뤄야 했다.김 감독의 평가처럼 초반이 아쉬웠다. 0-1로 뒤진 2회초 2사까지 잘 막은 세광고는 이후 볼넷, 안타로 2사 2, 3루 위기를 맞은 뒤 포수의 포구실책으로 2점을 헌납했다. 풀이 죽은 세광고는 이후 실책으로 1점을 더 내줬고 기세가 오른 덕수고는 1학년생 심준석의 6이닝 1실점 호투 속에 6회까지 9점을 내며 9-1로 여유롭게 앞섰다.세광고에게 ‘졌지만 잘 싸웠다’는 표현이 어울렸던 이유는 경기 후반 모습 때문이다. 우승이 코앞으로 다가온 덕수고는 9회말 1사 이후 에이스 장재영(3학년)을 마운드에 올렸다. 에이스가 우승을 확정짓는 순간 포수와 활짝 웃으며 포옹하는 모습은 여느 우승팀들이 그리는 가장 아름다운 그림이다. 또한 ‘서울지역 1순위’로 키움의 1차 지명을 받은 장재영으로서도 우승을 눈앞에 둔 순간 명성에 걸 맞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었다.하지만 이날 장재영의 체면은 제대로 구겨졌다. 첫 타자에게 안타를 맞은 직후 150km가 넘는 공을 앞세워 삼구삼진을 잡았지만, 2사 2루에서 연거푸 장타 2방을 맞으며 순식간에 2점을 내줬다. 세광고 2학년생 류주열이 장재영으로부터 뽑아낸 안타는 야구장 왼쪽 담장 상단을 직접 때릴 정도로 큰 타구였다. ‘기세’가 경기를 좌지우지하는 고교야구의 특성상 세광고가 초반부터 이런 모습을 보여줬다면 트로피의 주인은 바뀌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만큼 세광고의 막판 기세는 ‘갑자기’ 달아올랐다.송진우, 장종훈 등 KBO리그를 대표하는 불세출의 스타를 배출한 세광고는 2000년대 이후 최근 한화에서 은퇴한 송창식이 활약하던 시절(2002~2003년)을 제외하면 전국대회에서 이렇다할 성적을 못 내 전국대회에서 늘 약체로 꼽혔다. 하지만 김형준(NC), 김유신(KIA), 조병규(키움) 등 1999년생 ‘슈퍼재능’들이 잠재력을 터뜨린 2017년 고교야구 주말리그(충청권)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충청 지역에서 ‘가고 싶은 학교’로 꼽히며 매년 전력이 좋아지고 있다고 한다. 지역 주말리그에서는 올해까지 4년 연속 우승을 놓치지 않고 있다.이번 대회에서 감투상을 받은 3학년생 우완 조병현이 마운드의 에이스 노릇을 톡톡히 하며 결승행을 이끌었고 키 190cm, 몸무게 95kg의 2학년생 우완 박준영은 벌써부터 시속 150km의 공을 던지며 프로 스카우트들의 눈을 사로잡고 있다. 1학년 막내들은 지난해 세광중의 전국소년체육대회 우승을 이끈 주축들이다. 재능 있는 선수들이 모여 선의의 경쟁을 벌이고 있는 ‘환상의 조합’은 올해 청룡기 전국고교야구대회 4강을 합작하는 등 만만찮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김 감독은 “올해 4강에도 올랐고 준우승도 했다. 이제 남은 목표는 우승이다. 남은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10월 17일~11월 2일)에서는 선수들과 좋은 추억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고교최강 장재영을 움찔하게 했던 ‘촌놈’들의 패기라면 세광고가 38년 동안 손에 꼽아온 전국대회 우승이라는 목표는 당장이 아니라도 곧 달성될 것 같아 보인다.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