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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카드업계 1위 신한카드가 주축 사업인 카드 상품을 전면 재구성한다. 신한카드는 9월 안에 현재의 신용·체크카드 상품을 재검토한 뒤 새로운 주력 브랜드 시리즈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9일 밝혔다. 브랜드가 새로 만들어지면서 기존 카드들은 이에 따라 명칭이 바뀌는 등 옷을 갈아입게 될 것으로 보인다. 고객의 새로운 수요에 따라 카드 가짓수를 줄여 할인 혜택 등 상품 관리를 강화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신한카드가 이같이 기존 카드 사업에 대대적으로 칼을 대는 것에는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57)의 의중이 담겨 있다. 임 사장은 3월 취임 직후 “정체되면 도태된다”며 강한 혁신을 주문했다. 이에 따라 신한카드는 4월에 전 부서에서 인력을 차출해 혁신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기존 사업부터 수술대에 올렸다. 임 사장은 “카드 상품 종류만 400개가 넘더라. 고객들이 좋아하는 상품에는 혜택을 더 주고, 아닌 것은 쳐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카드 구조조정 계획을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임 사장의 이 같은 공격적인 경영을 두고 기존 사업은 혁신하고 신(新)사업은 확대하는 ‘양손잡이 경영’이라 부르고 있다. 카드 상품 구조조정과 더불어 신한카드가 공들이는 분야는 빅데이터 사업이다. 2014년 카드사 최초로 빅데이터 센터를 구축하며 흐름을 선도했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게 신한카드의 판단이다. 신한카드는 기존에 사업 보조수단, 마케팅용으로 주로 활용했던 빅데이터를 회사의 수익 모델로 바꾸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일부 성과도 나오고 있다. 신한카드는 올해 초 국내 한 대형 건설사로부터 빅데이터 분석을 의뢰받았다. 현재 짓고 있는 주상복합 아파트에 상가를 어떻게 배치할지 포트폴리오 구성을 도와 달라는 것이었다. 신한카드는 3개월간 인기 주상복합 상가와 인근 거주자 소비 패턴 등을 분석했다. 또 해당 건설사가 짓고 있는 아파트의 인근 상권과 소비 형태도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조사했다. 이 건설사는 신한카드의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상가를 조성하고 있다. 이런 전략이 입소문이 나면서 벌써부터 다양한 회사로부터 빅데이터 분석 요청이 들어오고 있다. 유동인구 빅데이터 분석을 활용해 옥외광고 간판을 새로 설치한 게 대표적인 사례다. 국내 유명 유통업체는 신한카드의 고객 빅데이터 분석을 토대로 매장 내 물품 진열 구성을 재조정 중이다. 위치기반 기술을 토대로 고객 위치에 따라 제휴사들의 혜택 정보를 알려주는 ‘지오펜싱 서비스’도 눈에 띈다. 신한카드가 9일 단행한 조직 개편에도 디지털과 신사업을 강화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신한카드는 신성장BU(Business Unit) 부서를 신설하고 그 밑에 리스·렌털팀과 할부영업팀을 뒀다. 빅데이터(BD) 조직은 키워 BD분석팀, BD마케팅팀, 신한트렌드연구소 등을 해당 조직 안에 두게 했다. 디지털과 해외 사업은 분리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NH농협금융지주가 2020년까지 순익 1조6500억 원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농협금융은 7일 ‘농협금융 2020 경영혁신 토론회’를 열고 이 같은 방안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고 9일 밝혔다. 농협금융은 이를 위해 자산관리 사업을 강화하기로 했다. NH농협은행, NH투자증권, NH아문디자산운용 등이 참여하는 고객자산가치제고협의회를 만들어 고객들에게 제시할 최적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계획이다. 농협은행과 농협카드는 업계 3위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내놓았다. 농협은행은 고객을 직접 찾아가는 ‘아웃도어 세일즈’ 팀을 모든 영업점에 배치한다. 대면 거래와 비대면 거래를 융합하는 ‘통합 옴니채널 전략’도 추진한다. 상대적으로 약체 평가를 받은 카드 사업도 키운다. 자율성을 부여해 농협카드를 업계 3위까지 성장시키겠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농협카드는 농협은행의 사업부문인 ‘NH카드분사’가 맡아왔다. 이를 상품이나 예산, 조직 등을 자율적으로 짤 수 있도록 권한을 확대해 독립 법인과 비슷한 수준으로 자율성을 보장한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금융권 일자리가 2009년 이후 최저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모바일 등을 통한 비(非)대면 거래가 늘면서 금융회사들이 점포와 인력을 축소한 것이 원인으로 풀이된다. 6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5월 금융·보험 관련 취업자 수는 76만7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2만 명 줄었다. 이는 2015년 10월(전년 동기 대비 2만7000명) 이후 1년 7개월 만에 최대 감소 폭이다. 5월 금융·보험 관련 취업자 수는 2009년 10월(76만6000명) 이후 7년 7개월 만에 최저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2007년 10월 83만8000명으로 고점을 찍은 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하락세를 보였다. 2013년 6월 한때 88만9000명으로 늘어나는 듯했지만 이후 줄곧 줄면서 최근 4년 새 12만여 명이 줄었다. 금융권 일자리 감소의 주원인은 핀테크(기술 금융)의 등장이다. PC·모바일 활성화로 비대면 거래가 크게 늘어나면서 금융권이 점포 수를 줄이기 시작했다. 임형석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비대면 거래가 늘면서 장기적으로 이런 추세는 이어질 것”이라며 “다만 모바일·인터넷뱅킹만으로 수익 확보가 힘들기 때문에 일자리가 급격하게 줄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3일 경기 성남시 판교역로에 위치한 H스퀘어 카카오뱅크 본사 사무실. 반바지와 슬리퍼 차림의 사람들이 드나들어 잘못 왔나 싶었다. 사무실 방마다 ‘프랑’ ‘과라니’ ‘헤알’ 등 다양한 외국 화폐 단위가 쓰여 있었다. 카카오 캐릭터인 ‘라이언’도 보였다. 이용우 카카오뱅크 대표는 “복장만큼이나 일하는 방식도 자유로운 분위기”라며 “카카오뱅크의 서비스도 기존 금융회사들과 확연하게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달 중 인터넷전문은행 2호 ‘카카오뱅크’가 문을 연다. 직원들은 막바지 영업 준비 작업에 한창이었다. 사무실 곳곳에 3, 4명이 옹기종기 모여 회의를 하고 있었다. 방문객 리스트는 매시간 빼곡하게 채워져 있었다. 막바지 테스트 등 준비작업이 한창인 카카오뱅크의 이용우·윤호영 공동 대표를 본사에서 만났다.○ 해외송금 서비스 ‘비장의 무기’ 이들이 가장 공을 들인 건 단연 애플리케이션(앱)이다. 윤 대표는 “앱으로는 대출과 예금, 해외송금 서비스 등이 가능하다”며 “앱을 써보면 서비스 처리 속도가 빨라 놀랄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뱅크의 회원 가입과 계좌 개설까지 걸리는 시간은 7분 남짓이다. 1호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에선 계좌를 개설하는 데에만 아직도 15분 이상이 걸린다. 이 대표는 “시범적으로 대출을 받아 원래 있던 마이너스통장을 채워봤는데 그 과정이 10분도 안 걸렸다”고 자랑했다. 앱을 쓰기 쉽게 만든 것도 이들이 내건 장점 중 하나다. 윤 대표는 “나이 든 분들도 한두 번만 해보면 편하게 쓸 수 있게 만들자는 목표로 쉽게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이 대표는 동원증권 전략기획실장, 한국투자신탁운용 최고투자책임자 등을 지낸 금융 전문가이고, 윤 대표는 ERGO다음다이렉트 경영기획팀장, 다음커뮤니케이션즈 경영지원부문장, 카카오 모바일뱅크 부사장 등을 거친 모바일 전문가다. 두 사람의 시너지가 기대되는 이유다. 해외송금 서비스는 카카오뱅크가 꼽는 ‘비장의 무기’다. 수수료가 시중은행 10분의 1 수준이다. 시중은행이 관심을 두지 않는 틈새시장을 공략해 고객을 확보한 뒤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을 계획이다. 이 대표는 “해외송금 서비스는 속도가 빠르고 간편하다. 처음에 몇 가지만 입력하면 이후에는 송금에 1분도 안 걸린다”고 자랑했다. ○ 모바일 완결성 갖춘 ‘모바일전문은행’ 윤 대표와 이 대표가 요즘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은 카카오뱅크가 케이뱅크나 시중은행 모바일뱅킹과 어떤 차별성에 갖고 있느냐는 것이다. 이들은 이에 대해 ‘모바일 완결성’을 꼽았다. 카카오뱅크의 모든 서비스가 모바일로 시작해서 모바일로 끝날 수 있다는 것이다. 윤 대표는 “모든 금융 활동을 모바일로 가능하게 한 것은 카카오뱅크가 처음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카카오뱅크는 모바일에서만 쓸 수 있다. 보안을 위해 한 사람당 한 기기에서만 이용할 수 있게 한 것도 특징이다. 이들은 모바일 금융이 완전히 새로운 시장을 만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대표는 “기존 계좌를 모바일로 연동해 쓰는 것과 처음부터 모바일에서 계좌를 만들어 금융 활동을 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영역”이라며 “카카오뱅크는 그 시장을 개척하고 있고 시중은행은 뒤늦게 강화하기 시작하는 추세”라고 강조했다. 정보통신기술(ICT)을 덧입혀 카카오톡 등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은행이라는 큰 맥락을 유지하면서 고객들이 편리함을 느낄 수 있게 각종 서비스를 모바일을 통해 연결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윤 대표는 “카카오톡 친구 리스트를 카카오뱅크에 가져오거나 은행 상담을 카카오톡으로 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e모바일을 기반으로 한 서비스를 구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내 은행산업이 정체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이들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인터넷전문은행이 등장하는 등 시장이 변화하면 전체 파이를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은행들이 연간 수천억 원의 인건비를 쓰고도 1조 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올리고 있다”며 “여기에 모바일·인터넷 금융 시장이 열리고 다른 사업과의 융합이 확대될수록 시장은 팽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동전은 포인트로 적립해드렸어요.” 지난달 29일 오후 서울 롯데마트 은평점. 음료 몇 개를 골라 계산대에 섰다. 모니터에 가격 2만3250원이 떴다. 점원에게 5만 원짜리 지폐를 내밀었다. 모니터에 ‘750원 포인트 적립 또는 250원 포인트 결제가 가능합니다’라는 문구가 나왔다. 동전은 엘포인트로 적립해달라고 했다. 남은 금액 2만6000원은 지폐로 받아 지갑에 넣었다. 이곳은 한국은행이 올해 4월 시작한 ‘동전 없는 사회’ 시범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이는 동전 여러 개를 지니고 다녀야 하는 불편을 줄이고 동전 유통·관리 비용을 절감하자는 취지에서 기획됐다. 고객이 물건을 살 때 남은 거스름돈을 교통카드나 제휴카드사 포인트로 받도록 하는 방식이다. 이 사업에는 롯데마트와 이마트, 씨유, 세븐일레븐, 위드미의 전국 점포 2만3000여 곳이 참여하고 있다. 기자가 거스름돈을 포인트로 되돌려 받는 등 동전 없는 사회를 체험한 결과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지폐만 쓰게 된다면 현금을 다시 써도 되겠다’는 것이었다. 기자는 물건을 살 때 주로 신용카드를 이용한다. 동전이 생기면 갖고 다니기 불편해서였다. 주머니에서 ‘짤랑’ 동전들이 부딪치는 소리가 나는 것도 신경 쓰였다. 하지만 동전에 대한 이런 불편이 해소된다면 현금을 사용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초기 단계인 만큼 미숙함도 여럿 보였다. 포인트 적립 방법을 모르는 직원들도 있었다. 이날 기자가 씨유 편의점에서 물건을 사고 티머니로 동전 잔액을 적립해달라고 하자 점원이 머리를 긁적였다. “어떻게 하는지 배웠는데 안 써봐서 까먹었다. 적립해달라는 사람은 고객님이 처음”이라고 했다. 뒤에 기다리는 손님이 눈치 보여 결국 동전을 받았다. 한은에 따르면 5월 한 달 동안 이 서비스의 하루 평균 이용 건수는 3만5000여 건에 불과했다. 매장당 하루 1.5건에 그친 것이다. 적립 수단이 참여 업체마다 다르다는 점도 풀어야 할 숙제다. 직장인 송유리 씨(31·여)는 “마트에서 티머니 카드로 적립되는 줄 알고 포인트 적립을 시도했다가 포기했다. 표준화된 적립 수단이 마련되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은 관계자는 “홍보와 현장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은행 계좌로 잔돈을 직접 적립해주는 방법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한은이 동전 없는 사회를 추진하는 건 막대한 동전 제작비를 줄여보기 위해서다. 한은에 따르면 2015년 한 해 동전 발행액은 1032억 원이었다. 이 중 환수액은 137억 원에 그쳤다. 동전 100개를 만들었지만 13개만 회수된 셈이다. 반면 지폐 환수율은 60% 정도다. 기자처럼 ‘동전 귀차니즘’을 느끼는 사람이 많다는 점도 고려됐다. 동전 없는 사회가 상당 부분 정착된 나라들도 있다. 스웨덴과 덴마크는 2030년까지 현금 없는 사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스웨덴은 소매점이 현금 결제를 법적으로 거부할 수 있다. 버스나 지하철 요금도 신용카드나 모바일로만 결제할 수 있다. 덴마크 중앙은행은 올해 1월부터 동전과 지폐 생산을 중단했다. 필요한 화폐는 위탁 생산하고 장기적으로 전자화폐인 ‘e크로네’를 도입하기로 한 것이다. 심지어 노숙인도 모바일로 기부를 받기 시작했다. 카드·전자결제가 크게 늘면서 동전뿐만 아니라 ‘현금 종말 시대’가 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재래시장을 비롯해 현금 거래를 주로 하는 영세업자 때문에 ‘현금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어찌됐든 금융 산업에도 디지털 공습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데에는 공감할 것이다. 한은은 이달 중 시범사업에 참여할 유통 사업자를 추가 모집하고 약국 등으로도 이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가상화폐 거래소를 열 때 인가를 받도록 하고, 가상화폐 양도로 발생하는 소득에 대해서는 세금을 물리는 방안이 추진된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같은 내용의 가상화폐에 관한 법령 개정안을 이달 중 발의할 예정이라고 3일 밝혔다. 개정안에 따르면 전자금융거래법에 ‘가상화폐 판매·구입·매매중개·발행·보관·관리 등 영업활동을 하는 자나 국내에서 영업으로 거래하고자 하는 자는 금융위원회의 인가를 받아야 한다’는 조항이 신설된다. 인가 조건도 만들어진다. 인가를 받으려면 5억 원 이상의 자본금을 보유해야 하고 전문 인력과 전산설비 등을 갖춰야 한다. 무분별한 투자를 막기 위해 방문판매나 전화권유판매, 다단계판매는 금지된다. 가상화폐 양도로 발생하는 소득에 대해서는 세금도 부과된다. 과세를 위해 가상화폐 발행·매매·중개관리·교환거래와 관련된 구체적 사항과 지급명세서 제출은 의무화된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직장인 서민원 씨(30)는 회사 일 때문에 올해 여름휴가는 포기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급작스럽게 8월 휴가를 갈 수 있게 됐다. 그는 스페인 등 유럽을 가고 싶었지만 비행기 티켓, 호텔 숙박비가 만만찮았다. 미리 예매를 해두지 않아 가격이 많이 올라버린 것이다. 하지만 서 씨의 고민은 국내 카드사들 홈페이지를 열면서 해결됐다. 그는 “휴가철마다 카드사들이 제공하는 혜택이 쏠쏠할 때가 많다. 이를 공략하면 조금이라도 저렴하게 여행 준비를 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최근 국내 카드 업체들이 여름휴가철을 앞두고 다양한 여행 관련 혜택들을 쏟아내고 있다. ‘알뜰 휴가’를 위해 카드 혜택부터 꼼꼼하게 따져볼 것을 추천한다.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BC카드를 주목할 만하다. BC카드는 ‘여행엔BC’ 이벤트를 진행한다. 기존 VIP등급 고객들에게 제공했던 여행 관련 혜택들을 BC카드의 모든 고객에게 제공한다. BC카드는 올해 말까지 매주 월요일에 BC투어 인터넷 홈페이지 및 인터파크 홈페이지·애플리케이션(앱)에서 항공권을 구매하는 고객들에게 최대 17%까지 항공권을 할인해준다. 또 매주 월요일 대한항공 홈페이지나 앱을 통해 항공권을 구매하는 고객들에게 전체 노선의 항공권을 3% 할인해 주는 이벤트(월요일 결제 완료된 건에 한함)도 진행한다. 특히 해외 인기노선은 선착순으로 특가에 제공한다. 올해 말까지 매월 첫 번째 월요일에 해외 인기 노선을 선정해 선착순 고객을 대상으로 항공권을 특가에 판매한다. 티켓은 매월 첫 번째 월요일 오전 10시부터 BC투어 홈페이지 및 인터파크 홈페이지·앱에서 살 수 있다. 우리카드도 8월 말까지 매주 월요일마다 대한항공 홈페이지 및 모바일 앱에서 항공권 구매 시 3% 청구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이 기간 미주 항공권을 우리카드로 결제하면 3% 할인 쿠폰이 지급된다. 우리카드에서 마스터카드로 발급받은 신용카드로 7월 말까지 해외에서 300달러 이상 결제하면 최대 3만 원까지 할인도 받을 수 있다. 호텔을 알아보고 있다면 롯데카드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롯데카드는 내년 2월 21일까지 호텔 예약사이트 아고다를 통해 프로모션 상품을 구입하거나 할인코드 사용 가능 호텔을 예약한 뒤 결제하면 일반 카드는 5%, 플래티넘 카드 이상 회원은 7% 할인해준다. 또 올해 말까지 호텔스닷컴에서 제휴 호텔을 예약하고 롯데카드로 결제하면 8% 할인받을 수 있다. 국내 여행 관련 혜택들도 있다. 신한카드는 원마운트 등 국내 워터파크 이용권을 최대 40% 할인한다. 웅진 플레이도시 최대 25% 할인, 곤지암 패밀리 스파 10% 할인, 강원 오션월드 최대 30% 할인 등 전국 제휴 워터파크에서 할인 서비스를 제공한다. 신한카드는 다음달 7일까지 신한카드 올댓여행을 통해 하나투어, 모두투어 등 여행사에서 7∼9월 출발하는 해외여행 패키지를 예약하고 결제하면 자녀 동반 고객에게 최대 5%를 할인해준다. BC카드도 다음 달 22일부터 8월 15일까지 오션월드나 캐리비안베이 야간 입장권을 구매하면 동일 티켓 한 장을 더 지급하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현대카드는 에버랜드, 캐리비안베이, 서울랜드에서 자유이용권 현장 및 온라인 결제 시 매일 50%까지 M포인트를 쓸 수 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우리카드는 최근 직장인들에게 특화된 ‘위비 Five’ 체크카드를 선보였다. 상품명의 ‘Five’는 정해진 5시간 동안 특별한 할인을 제공한다는 의미다. 여기에 5% 할인이나 캐시백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뜻도 담고 있다. 먼저 퇴근 후 약속이나 야근 등으로 카드 사용이 많은 직장인을 위해 오후7시부터 밤 12시까지 5시간 동안 모든 음식점, 주점, 노래방에서 사용 금액의 5%를 할인해준다. 직장인들이 시간이나 거리 제약으로 매장 방문이 힘들고 간단한 쇼핑은 사무실 근처의 편의시설을 이용한다는 점에 주목해 맞춤형 쇼핑 혜택도 담았다. 위비마켓, G마켓, 11번가, 쿠팡, 티몬 등 온라인 쇼핑몰과 CU, GS25, 올리브영, 왓슨스 등 편의점·드러그스토어에서 5%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해외 가맹점이나 구글 플레이·애플 앱스토어를 통해 유료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할 때도 이용금액의 5%가 캐시백된다. 대중교통 할인도 있다. 버스, 지하철, 택시를 이용하면 5%를 할인해준다. 주유 시에는 SK주유소를 이용하면 5% 할인받을 수 있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소셜 빅데이터 분석 및 소비자 조사를 통해 ‘직장인의 하루’를 책임질 수 있는 상품을 개발하는 데 집중했다”고 밝혔다. 해당 카드는 전국 우리은행 영업점, 우리카드 홈페이지, 모바일 앱에서 발급받을 수 있다. 상품과 관련한 이용조건, 할인한도 등 자세한 내용도 확인할 수 있다. 연회비는 없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현대카드가 대표 인기 상품인 ‘현대카드ZERO’의 라인업을 확장했다. 현대카드는 최근 제한 없이 포인트를 적립해주는 ‘현대카드ZERO 포인트형’과 온라인 쇼핑에 특화된 ‘현대카드ZERO MOBILE’ 2종 등 총 3가지 신상품을 선보였다고 밝혔다. 2011년 현대카드가 선보인 현대카드ZERO는 지금까지 130만여 장이 발급됐다. 현대카드ZERO 포인트형 상품의 가장 큰 특징은 상품설명서가 필요 없을 정도로 서비스가 명확하고 간단하다는 것이다. 전월 카드사용 실적, 혜택 한도 등의 복잡한 조건 없이 모든 가맹점에서 카드 이용금액의 1%를 M포인트로 쌓아준다. 일반음식점과 커피전문점, 대형할인점, 편의점, 버스·지하철·택시 등에서 카드를 사용하면 1%의 M포인트를 더 준다. 여기에 선결제를 하면 0.5%를 추가로 적립해 최대 2.5%까지 M포인트를 적립 받을 수 있다. 고객들은 적립한 포인트를 레스토랑, 카페, 편의점, 극장, 서점, 항공마일리지 교환 등 전국 3만7000여 곳 가맹점에서 쓸 수 있다. 현대카드는 이와 함께 온라인 쇼핑에 특화된 현대카드ZERO MOBILE 2종도 내놓았다. 신상품은 포인트 적립 혜택을 제공하는 ‘포인트형’과 청구할인을 해주는 ‘할인형’ 두 종류다. 고객은 카드를 발급받을 때 원하는 방식을 고를 수 있다. 현대카드ZERO MOBILE 고객은 카드 이용금액의 1%를 M포인트로 적립 받거나 0.7%를 청구할인 받는다. 특히 국내 18개 온라인 쇼핑 제휴처에서 이 카드를 쓰면 1.5% M포인트를 추가로 적립(할인형은 0.8% 추가 할인)해준다. 사용 금액을 카드 이용 후 5일 안에 선결제하면 포인트형은 0.5% M포인트 적립, 할인형은 0.3% 추가 할인이 적용된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복잡한 조건이 없는 것이 현대카드ZERO의 가장 큰 장점이다. 온라인 쇼핑을 즐기는 회원들에게 큰 혜택이 돌아가도록 라인업을 강화했다”고 말했다. 이 상품들의 연회비는 국내전용은 5000원, 국내외겸용(VISA)은 1만 원이다. 상품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현대카드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BC카드는 여행 관련 혜택을 강화한 ‘여행엔BC’ 행사를 진행한다. 기존 VIP등급 고객들에게만 제공했던 여행 관련 혜택들을 BC카드의 모든 고객에게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항공권 최대 17% 할인, 인기노선 선착순 특가, 휴가 및 연휴 기간 내 전세기 운영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 항공권을 구입하려면 월요일을 공략하면 좋다. BC카드는 올해 말까지 매주 월요일에 BC투어 인터넷 홈페이지 및 인터파크 홈페이지·애플리케이션(앱)에서 항공권을 구매하는 고객들에게 최대 17%까지 항공권을 할인해준다. 또 매주 월요일 대한항공 홈페이지나 앱을 통해 항공권을 구매하는 고객들에게 전체 노선의 항공권을 3% 할인해주는 이벤트(월요일 결제 완료된 건에 한함)도 진행한다. 여름 휴가철 성수기부터 10월 황금연휴까지 전세기도 운영한다. BC카드는 7월부터 올해 10월까지 태국 크라비(7회), 베트남 다낭(3회) 등 동남아행 직항 전세기를 운영할 계획이다. 티켓은 인터파크 홈페이지와 앱에서 판매 중이다. 해외 인기노선은 선착순으로 특가에 제공한다. 올해 말까지 매월 첫 번째 월요일에 해외 인기노선을 선정해 선착순 고객을 대상으로 항공권을 특가에 판매한다. 티켓은 매월 첫 번째 월요일 오전 10시부터 BC투어 홈페이지 및 인터파크 홈페이지·앱에서 살 수 있다. BC투어 홈페이지를 통해 여행 관련 상품을 결제하면 2∼5개월 무이자 할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하나투어, 모두투어, 한진관광, 롯데관광 등 해외여행 패키지 상품을 구매할 경우 5% 할인 혜택도 제공된다. 이외에도 비씨카드로 오션월드나 캐리비안 베이 야간 입장권을 구매하면 동일 티켓 한 장을 더 지급하는 이벤트도 진행한다.(7월 22일∼8월 15일까지) 다음 달 1일부터 8월 말까지 오션월드나 캐리비안베이 주간 입장권은 최대 30%까지 할인해준다. 이 기간 아쿠아월드, 블루캐니언 등 전국 20여 개 워터파크의 입장권을 최대 60% 할인된다. 김진철 BC카드 마케팅본부장은 “여행엔BC 이벤트가 BC카드 고객들을 위한 특별한 여행 서비스로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최근 대대적으로 조직을 개편한 신한금융이 미국의 ‘온라인 공룡’인 아마존과 손을 잡았다. 디지털 부문을 핵심 사업의 축으로 삼겠다고 선언한 가운데 신한금융은 자사의 금융 사업에 아마존의 다양한 사업 분야를 덧대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신한금융은 미국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과 디지털 혁신을 위한 전략적 협력 계약을 맺었다고 28일 밝혔다. 국내 금융사가 아마존과 손을 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두 업체는 올해 안에 인공지능(AI)과 블록체인, 클라우드 등 차세대 디지털 기술 적용을 위한 로드맵을 구상한다. 또 향후 3∼5년간의 디지털 기술 적용 대상과 규모에 대해서도 논의한다. 신한금융은 아마존의 사업 포트폴리오가 유통, 광고, 클라우드 등으로 다양하다는 점에 주목해 이번에 협력하기로 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핀테크(기술금융)뿐만 아니라 4차 산업혁명에 맞게 금융뿐 아니라 비(非)금융 분야와의 시너지 창출 방안을 고민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금융과 아마존은 디지털 인재 양성을 함께 추진한다. 신한금융은 아마존 클라우드 교육과정을 통해 디지털 인재를 키우고 아마존도 금융 분야에 디지털 분야를 어떻게 접목할지 함께 머리를 맞대기로 했다. 신한금융은 해외진출 법인의 아마존 클라우드 서비스 도입도 확대할 계획이다. 올해 3월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 취임 후 신한금융의 디지털 강화에 가속도가 붙었다. 조 회장은 취임 직후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업체들과 접촉해왔다. 디지털 혁신을 위해서는 우수 해외 사례를 벤치마킹하고 디지털 인력을 양성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이 과정에서 아마존과 논의를 시작해 이번에 협력 계약을 맺게 됐다. 신한금융은 디지털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조직 개편을 마친 상태다. 신한금융은 지주와 각 계열사에 최고디지털총괄임원(CDO)을 만들고 ‘CDO 협의회’ 운영을 시작했다. 그룹 차원에서 디지털 사업의 의사결정을 하겠다는 의지다. 조 회장은 “금융의 디지털화가 금융회사의 미래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며 “아마존과 협력을 확대해 금융산업의 혁신을 이끌어 가겠다”고 말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 신한금융그룹이 2020년 아시아의 리딩 금융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한 전략이 나왔다. 올해 3월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60)이 취임 후 첫 일성으로 발표한 ‘2020 프로젝트’의 윤곽이 나온 것이다. 신한금융은 자본시장과 글로벌, 디지털 등 3가지 사업부문을 미래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보고 이에 맞춰 조직을 확대 개편하기로 했다. 계열사별로 흩어져 있는 사업부문을 지주사 중심으로 통합 관리해 시너지를 높인다는 게 핵심이다. 저금리 등으로 국내에서 수익을 내기 어려워지자 해외 사업을 적극 공략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 신한금융은 27일 이사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경쟁력 강화 방안을 확정해 발표했다. 조 회장은 올해 3월 취임 직후 “신한금융을 2020년까지 아시아 리딩 금융그룹으로 도약시키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신한금융은 곧바로 그룹 차원의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이번에 결과물을 내놓았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사업부문의 계열사 간 통합이다. 지주, 은행, 카드, 금융투자(금투), 생명 등 5개 계열사들을 묶고 자본시장, 글로벌, 디지털 사업부문을 총괄하는 부문장을 신설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계열사별로 복수의 사업을 하는 등 비효율이 발생하는 경우가 꽤 많았다. 이를 통합하면 고객들에게도 더 좋은 상품을 내놓을 수 있다”고 말했다. 자본시장 부문에서는 계열사 간 통합으로 자금력을 키워 대규모 기업투자(IB)에 뛰어드는 것이 가능해졌다. 기업투자금융(CIB) 사업부문에 글로벌을 더해 그룹&글로벌 IB(GIB) 사업부문을 만들었다. 기존에 은행과 금투 중심으로 소극적으로 국내 사업을 하던 것에서 벗어나 굵직한 해외 사업까지 노린다는 계획이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말 그룹 손익의 8%에 그쳤던 자본시장 비중을 2020년 14%까지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글로벌 사업부문도 대대적으로 칼을 댔다. 먼저 글로벌 사업부문을 매트릭스 체제로 구축했다. 계열사들을 총괄하는 글로벌 사업부문장을 선임한 동시에 계열사들이 진출한 국가에 ‘통합 수장(Country Head)’ 자리를 만들었다. 책임과 관리, 계열사 간 시너지 등 ‘세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겠다는 계획이다. 조 회장은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말 7%인 해외사업 손익 비중을 2020년 20%로 높인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는 “현재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일본 등 아시아 13개국에 139개 지점과 법인 등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들을 연결하면 ‘아시아 벨트’가 된다”며 “이미 일본에서 지난해 500억 원이 넘는 수익을 올리기도 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디지털도 주요한 사업 축으로 삼기로 했다. 지주와 각 계열사에 최고디지털총괄임원(CDO)을 만들었다. ‘CDO 협의회’를 운영해 그룹 차원에서 디지털 사업의 로드맵을 마련할 예정이다. 또 디지털 전문가 조직으로 구성된 디지털혁신센터와 디지털 연구실도 만들어 인공지능(AI), 블록체인, 클라우드 등 디지털 핵심 분야를 연구하기로 했다. 금융업계는 “신한금융과 KB금융의 경쟁이 본격화됐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최근 신한금융과 KB금융은 ‘1등 자리’를 두고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2분기(4∼6월) KB금융은 7850억 원의 순이익을 거둬 신한금융(6220억 원)을 앞설 것으로 전망됐다. 분기 순이익 기준으로 KB금융이 신한금융을 제치는 것은 2015년 1분기 이후 2년여 만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신한금융이 각 사업부문에 책임자를 앉히고 시너지를 강구하게 했다”며 “촘촘한 그물망을 짜서 수익을 최대한 건져 올리는 전략으로 국내외에서 리딩 금융회사의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지”라고 분석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 어른들 모두 처음에는 어린이였다.―‘어린왕자’(생텍쥐페리·더스토리·2016년) 》 이달 초 찾은 서점에서 초판본 디자인으로 재발간한 책 ‘어린왕자’가 눈에 띄었다. 수첩만 한 크기여서 ‘출퇴근길에 볼 수 있겠다’는 가벼운 심정으로 책을 골랐다. 하지만 한 번 잡은 책에서 좀처럼 눈을 떼기 어려웠다. ‘네가 오후 네 시에 온다면 나는 세 시부터 행복해질 거야’라는 문장을 포함해 몇몇 문구에선 바쁜 일상에 잊고 지냈던 가벼운 설렘마저 느낄 수 있었다. 줄거리는 간단하다. 소행성에서 장미꽃을 돌보다 꽃의 까다로운 성격에 지친 어린왕자가 다른 별로 여행을 떠난다. 그는 별에서 왕(권력형), 허영쟁이(자기과시형), 술꾼(자포자기형) 등을 만난다. ‘어른들은 이상해’라고 말한 어린왕자는 마지막 별인 지구에서 만난 여우의 말에 깨달음을 얻는다. “네가 길들인 것에 책임이 있으니까 너의 장미는 네가 책임져야 해.” 초등학교 시절부터 몇 차례 읽었던 어린왕자였지만 이전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 들었다. 책의 화자인 비행기 조종사 모습에 작가 생텍쥐페리가 겹쳤다. 실제로 생텍쥐페리는 비행기 조종사였고, 리비아 사막에 불시착해 닷새 만에 구조됐다. 소설 속 조종사도 사고로 사막에 불시착해 어린왕자를 만난다. 어린 시절 코끼리를 통째로 삼킨 보아뱀을 그리며 화가를 꿈꾼 조종사. 그는 사람들이 자신의 그림을 이해하지 못하자 꿈을 포기한다. 그렇게 세월이 흘러 그 역시 정치와 넥타이를 이야기하는 어른으로 살아간다. 어린왕자를 만나 어릴 적 자신의 순수한 모습을 되찾기 전까지는. 어쩌면 소설 속 조종사가 만난 어린왕자는 비행기 추락사고 후 죽음의 문턱에서 떠올린 자신 속에 잠재돼 있던 ‘어린시절의 자신’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생전 마지막 작품이었던 어린왕자를 쓴 생텍쥐페리 자신이 되찾고 싶었던 순수한 시절의 모습일 수도 있다. 그냥 목차만 훑어보려던 책을 마지막 장까지 넘기고 말았다. ‘어른들 모두 처음에는 어린이였다’는 문장이 오랫동안 머릿속에 남았다. 지금 나는 지난 어린 날의 나를 잊고 사는 건 아닌가라는 생각 때문이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물건 고를 때 무엇부터 먼저 생각하시나요. 요즘 대다수 사람들은 ‘가용비(價容比)’부터 따진다고 합니다. 가격과 대비해 용량이 많은 것을 찾는다는 뜻인데요. 그만큼 사람들 주머니 사정이 팍팍해진 듯 합니다. 신한카드가 이와 관련된 조사를 최근 내놨습니다. 신한카드 트렌드연구소가 2014년 1분기(1~3월)와 올해 1분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언급된 가용비 관련 단어 이용량을 조사해보니 대용량과 무한리필이 각각 194%, 165%가량 늘었다고 합니다. 또 대형마트보다 대용량 구매를 유도하는 창고형 마트에서의 지출도 커져 고객들의 알뜰 소비 패턴이 강화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신한카드에 따르면 무한리필 관련 식당 매출은 2014년 145억 원에서 2015년 179억 원으로 늘더니 지난해 398억 원까지 껑충 뛰었습니다. 특히 20대의 무한리필 음식점 이용이 크게 늘었습니다. 이용 건수가 2013년부터 매년 87%씩 증가하고 있답니다. 업계는 경기가 크게 좋아지지 않는 한 이 같은 ‘불황형 소비’는 당분간 계속될 것 같다고 전망합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KB국민카드 정규직이 임금을 동결하고 사내 하청업체 직원들을 돕는 데 합의했다. 국민카드는 정규직 1500명의 지난해 임금을 동결하는 내용을 담은 노사 잠정합의안이 21일 표결에서 75%의 찬성으로 통과됐다고 밝혔다. 이날 투표에는 노조원 1400여 명 중 86%가 참여했다. 국민카드는 이번에 임금 동결로 마련한 재원 25억 원가량을 하청업체 직원들의 처우 개선에 쓸 계획이다. 국민카드 관계자는 “하청업체 직원 지원 방법은 추가 논의해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민카드 노사는 임금협약을 두고 지난해 하반기(7∼12월)부터 진통을 겪었다. 사측은 임금 동결로 마련한 재원으로 콜센터 등 하청업체 직원 2500여 명의 처우를 개선하겠다며 노조를 설득했다(본보 21일자 A1·5면 참조). 노조가 이에 동의해 이달 19일 노사가 잠정합의안을 마련했고 21일 다수의 정규직이 표결에서 찬성에 도장을 찍었다. 국민카드 노사 사례는 대기업 정규직 노조가 양보해 하청업체 근로자 처우를 개선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만큼 다른 기업들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원청-하청업체가 상생하는 모범 사례가 나와서 눈여겨보고 있다. 하청업체 직원 처우 개선안을 마련할 때 참고하겠다”고 말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KB국민카드 노사의 잠정 합의안은 원청회사(대기업) 정규직 노조가 양보해 하청업체 근로자의 처우를 개선했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하청업체 직원들은 ‘그림자 비정규직’으로 불린다. 대기업 비정규직보다 처우가 열악하지만 목소리를 내기는 더 어렵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공공 부문의 비정규직 제로 선언 이후 국민카드가 하청 근로자 문제에 대한 해법을 일정 부분 제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 하청 근로자 대우해 회사 경쟁력 높여 국민카드가 하청업체 근로자 처우 개선에 나선 것은 카드, 은행 등 금융권에 비(非)대면 거래가 활성화되면서 콜센터 직원 관리가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고객과의 접점에서 활동하는 콜센터 직원들을 잘 대우해야 회사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금융권 콜센터 직원들은 하청업체에 고용됐다는 이유로 지나치게 적은 임금을 받고 있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국민카드에는 현재 2500여 명의 하청업체 직원들이 콜센터 등에서 일하고 있다. 이들이 받는 평균 임금은 정규직 직원 평균 임금의 절반 수준으로 알려졌다. 국민카드 노사는 이번 합의에 이르기까지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을 시작한 지난해 12월부터 6개월간 진통을 겪었지만 결국 한발씩 양보했다. 사측은 성과급의 일종인 초과이익분배금(PS) 지급 기준을 깐깐하게 고치려던 계획을 철회했다. 노조는 ‘상생’의 취지를 받아들이고 임금을 동결했다. 사측은 절약한 25억 원을 하청업체 직원들 처우 개선에 쓰기로 했다. 25억 원은 국민카드 정규직 임금을 지난해 금융권 평균인 2% 인상했을 때 들어가는 비용이다. 국민카드 노사의 잠정합의안이 21일 표결을 통과하면 국민카드는 복지포인트. 상품권 등 하청업체 직원들의 지원 방안을 짤 계획이다. 고용 계약상 국민카드가 이들에게 직접 임금을 줄 수 없는 만큼 우회 수단으로 지원하려는 것이다. 다만 “하청업체 직원을 왜 우리가 도와야 하느냐”는 일부 노조원들의 반발로 표결이 부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민카드 노조 관계자는 “하청업체 지원의 취지에는 찬성하지만 보여 주기식의 지원이 되지 않으려면 공감대 형성이 더 돼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카드 관계자는 “정규직이 한발 양보해 비정규직을 돕는 것은 금융권에서 이번이 처음”이라며 “힘들게 합의한 만큼 좋은 선례로 남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 “정부 의식한 일회성에 그쳐선 안 돼” 금융계는 국민카드의 노사 합의가 동종업계와 산업계로 확산될지 주목하고 있다. 독일과 네덜란드 등 실업률이 비교적 낮은 국가들의 경우 노사 대타협을 바탕으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준모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국민카드 사례는 고용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 노조가 양보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국민카드 노사는 합의한 내용을 시스템화하고, 다른 회사들도 산업별로 하청업체들을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노사 합의가 정부의 일자리 코드를 의식한 일회성 이벤트에 끝나선 안 된다고 경계했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이명박 정부의 고졸 채용, 박근혜 정부의 시간제 일자리처럼 이번 ‘비정규직 제로’ 논의도 단기 성과를 내는 선에서 끝나선 안 된다”고 말했다.김성모 mo@donga.com·강유현 기자}
KB국민카드 노사가 사내 하청업체 직원을 지원하기 위해 정규직의 임금을 동결하기로 합의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선언으로 이른바 ‘간접고용’ 직원들의 처우 개선이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국민카드의 상생 사례가 다른 기업에도 확산될지 주목된다. 국민카드는 정규직 1500명의 지난해 임금을 동결하는 내용을 담은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 노사 잠정합의안을 19일 마련했다고 20일 밝혔다. 금융권에서 정규직 직원이 하청업체 직원의 처우 개선을 위해 양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민카드 정규직은 지난해 임금 인상분인 25억 원가량을 콜센터 등 하청업체 직원 2500여 명을 지원하는 데 쓸 계획이다. 이 경우 하청업체 직원들은 복지포인트와 상품권 등으로 1인당 최대 100만 원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카드는 하청업체 직원을 위해 회사가 추가 재원을 투입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윤웅원 국민카드 사장은 “정규직과 하청업체 직원들의 임금 격차가 커서 상생 차원에서 하청업체 지원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금융계에서는 국민카드가 원청회사(대기업) 비정규직보다 처우가 열악한 하청업체 근로자와의 상생 해법을 도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민카드 노조는 노사 잠정합의안을 21일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발목에 차고 있던 모래주머니를 푼 것 같았다. 계좌 조회부터 이체까지 은행 업무를 보는 내내 막힘없이 화면을 넘나들었다.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 않아 종종 ‘×’를 눌러야 했던 다른 시중은행 인터넷뱅킹과 차이를 보였다. 한국씨티은행이 이달 15일 선보인 ‘무(無)인증서’ 인터넷뱅킹을 직접 사용하는 내내 든 생각이다. 기자는 18일 새 씨티은행 인터넷뱅킹으로 계좌 조회, 이체 등을 해봤다. 씨티은행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인터넷뱅킹에서 공인인증서와 액티브엑스를 없앴다. ‘인증서 족쇄’가 풀리면서 크롬, 사파리 같은 익스플로러 이외의 브라우저에서도 쓸 수 있게 됐다. 크롬 창을 열고 씨티은행 인터넷뱅킹에 접속했다. 시작하자마자 김이 샜다. 로그인을 누르자 ‘공인인증 프로그램을 설치해야 한다’는 문구가 뜨더니 오류가 발생했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공인인증서가 아니라 보안 프로그램 안내창이다. 문구를 수정 중”이라고 말했다. 또 “인터넷뱅킹 개편으로 특별금리 이벤트를 하고 있는데 접속자가 갑자기 늘면서 일시적으로 오류가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몇 번 재접속 끝에 로그인에 성공했다. 첫 화면이 인상 깊었다. ‘참똑똑한A+통장’ 등 보유한 통장과 총잔액 ‘10만130원’이 나왔다. 김민권 디지털뱅킹부 부서장은 “고객들 인터넷뱅킹 중 90%는 계좌 조회라 첫 화면을 계좌 조회로 만들었다. 고객 중심으로 사이트를 최대한 단순하게 꾸몄다”고 말했다. 이체를 해봤다. ‘즉시/예약 이체’를 눌렀다. 보낼 계좌를 적고 이체 금액 5만 원을 눌렀다. 내용을 확인하고 보안카드 번호 두 개를 입력했다. 30초도 안 걸려 이체가 끝났다. ‘자주 쓰는 입금계좌’를 등록하니 더 편했다. 보안카드 번호를 누르지 않고 로그인만으로 이체가 가능했다. 단, 하루 500만 원이 넘으면 보안카드가 필요하다. 김 부서장은 “공인인증서와 액티브엑스를 없애 사이트가 가볍고 빠르다. 기존 인터넷뱅킹을 이용하며 느꼈던 답답함이 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씨티은행이 새 인터넷뱅킹을 내놓자 보안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씨티은행은 사전 감시와 사후 책임을 강화해 공인인증서의 빈자리를 보완할 계획이다. 김 부서장은 “정부 인증 보안회사의 점검을 마쳤다. 씨티그룹은 이상 거래를 포착하는 글로벌 사기 예방 모니터링 시스템도 구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씨티은행은 개인별로 공인인증서 사용, 해외 인터넷주소 차단 등을 선택할 수 있게 했다. 사실 시중은행이 쓰는 인터넷뱅킹 공인인증서는 ‘면피용’이란 주장도 있다. 보안이 뚫렸을 때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것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이 사고에 대비해 보험을 드는데 공인인증서를 사용하면 연간 보험료 몇 억 원으로 사고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다. 면책 여부 등을 고려하면 보안 시스템을 바꿀 유인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 씨티은행의 급격한 변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씨티은행은 지점의 80%를 축소하는 동시에 디지털을 강화하고 있다. 인터넷뱅킹을 개편한 것도 이의 일환이다. 이에 따라 디지털 변화에 취약한 고령 고객이 더 불편해지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박진회 씨티은행장은 이에 대해 “어르신들이 카카오톡을 배워서 쓰는 것처럼 은행 업무도 모바일·인터넷으로 할 수 있도록 쉽고 편하게 만들려고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계속 이 문제를 고민하고 있다. 60세 이상 고객에게는 수수료를 면제하는 등 혜택을 드리고 있고, 다른 혜택에 대해서도 논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가상화폐는 사이버상에서 거래되는 전자화폐다. 중앙은행이 발행하고 정부가 보증하는 일반 화폐와 달리 암호화한 기법을 바탕으로 운영된다. 현존하는 가상화폐는 700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비트코인’이다. 그 밖에 이더리움, 리플, 라이트코인 등도 비교적 활발히 거래된다. 최근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가치는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그만큼 가상화폐는 새로운 투자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과열 양상으로 보이는 만큼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버블’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가격 변동성이 크다는 것은 그만큼 돈을 잃을 가능성도 높다는 의미다. 수익성을 꼼꼼히 따져보고 분산투자를 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관된 조언이다. 비트코인 거래소가 해커들의 지속적인 범죄 대상이 된다는 점도 경계해야 한다. 4월 국내 비트코인 거래소 중 하나인 야피존이 해킹을 당해 비트코인에 투자한 소비자들은 55억 원의 피해를 봤다. 거래소들이 해킹을 당할 때마다 비트코인 가격은 휘청거리며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2014년 2월 당시 최대 비트코인 거래소였던 마운틴곡스는 해킹으로 5억 달러어치의 비트코인이 사라졌다. 당시 비트코인 가격은 10분의 1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가상화폐 거래소들은 해킹에 대비해 다양한 보안장치를 갖추고 있긴 하다. 하지만 법적 의무사항이 아닌 데다 확실한 방어벽이 없어 보안이 취약하다는 전문가 의견도 나온다. 현재 가상화폐 거래소는 사업자 신고만 하면 영업이 가능한 통신판매업자로 분류돼 있다. 금융회사 수준의 보안 요건을 갖추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가상화폐를 이용한 범죄가 증가하자 금융당국도 소비자 보호 및 제도화 필요성에 대해 고심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금융위원회는 가상화폐를 제도화하는 육성 방안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발표 후 세계적으로 가상화폐를 악용한 범죄가 급증하자 보수적인 입장으로 돌아선 상태다. 금융당국은 가상화폐의 지위 인정 여부에 매우 신중한 입장이다. 가상화폐의 지위를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금융당국의 관리 감독 및 제재 수위가 달라진다. 가상화폐 거래소와 지갑 등을 운영하는 취급업체들은 “금융당국이 라이선스를 발급해 법적 지위를 인정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세계에서 가상화폐의 지위를 인정하는 곳은 사실상 일본과 미국 뉴욕주뿐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가상통화는 통화로 보기도 어렵고, 금융 투자 상품으로 보기도 어렵다”며 “온라인상에서 거래되는 ‘디지털 재화’에 대해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다방면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소비자 보호 방안과 관련해 투자자가 맡긴 금액의 일부를 제3의 기관에 예치하는 방법 등도 업계에서 거론된다. 자금세탁 방지 준수 의무를 부과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가상화폐는 위험한 투자 대상이 될 수 있어 투자자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수정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국제 자금 결제가 늘고 정보통신기술(ICT)이 성장하면 가상화폐의 사용 빈도가 늘어날 순 있다. 하지만 최근 나타난 시세 변화는 투기 버블에 가깝다”고 경고했다. 이어 “(장기적인 투자를 하려면) 가치가 안정적으로 유지돼 차세대 통화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김성모 mo@donga.com·최지연 기자}

한국씨티은행 인터넷뱅킹에서 공인인증서가 사라진다. 인증서 없이 계좌 조회나 이체 등을 할 수 있는 ‘무(無)인증서’ 인터넷뱅킹을 시중은행 중 처음으로 선보인 것이다. 다른 은행의 인터넷뱅킹 서비스도 인증서 족쇄를 풀지 주목된다. 박진회 씨티은행장(60)은 15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공인인증서를 쓰지 않는 새 인터넷뱅킹을 소개했다. 이 서비스는 고객들이 불편해했던 공인인증서, 액티브엑스를 없앤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아이디(ID)와 비밀번호로 인터넷뱅킹 계좌에 로그인해 500만 원까지 이체 등을 할 수 있다. 500만 원 이상의 거래에는 일회용비밀번호(OTP)나 보안카드가 필요하다. 이때도 공인인증서는 필요 없다. 단, 고객이 원하면 공인인증서도 쓸 수 있다. 공인인증서의 족쇄가 풀리면서 쓰임새도 훨씬 넓어졌다. PC나 스마트폰 등 다양한 매체나 크롬, 사파리 같은 익스플로러 이외의 브라우저에서도 편하게 인터넷뱅킹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문제는 보안이다. 씨티은행은 사전 감시와 사후 책임을 강화해 공인인증서의 빈자리를 보완할 계획이다. 김민권 씨티은행 디지털뱅킹부 부서장은 “정부가 인증하는 보안회사의 점검을 마쳤다. 씨티그룹은 이상 거래를 포착하는 글로벌 사기예방 모니터링 시스템도 구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개인별로 공인인증서 사용, 해외 인터넷주소 차단 등을 선택할 수도 있다. ‘무(無)인증서 전략’은 씨티은행의 디지털 전략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이 은행은 지점 80%를 축소하는 대신 대형 점포를 열고 디지털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말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새로 내놓은 데 이어 이번에 인터넷뱅킹까지 손질했다. 박 행장은 “한국의 모바일·인터넷뱅킹 이용률이 지난해 52%로 세계 1위였고 급속도로 늘고 있다. 올해 1분기 지점 이용은 5%였다”라고 말했다. 씨티은행 노조는 이 같은 변화에 부정적이다. 노조 측은 “지점을 줄이고 콜센터로 직원을 보내는 것은 인력 구조조정을 하겠다는 의미”라며 반발했다. ‘결국 한국에서 사업을 접는 것 아니냐’는 철수설도 나온다. 이에 대해 박 행장은 “인력 구조조정은 없다. 노조와 계속 대화하고 있다. ‘철수가 아니다’라고 몇 번이고 말할 수 있다”고 답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