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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김호경 팀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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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논술전형 경쟁률 381대 1까지 치솟아

    대학입시 수시모집 논술전형에서 처음으로 경쟁률 300 대 1을 넘는 학과가 나왔다. 26일 동아일보가 종로학원하늘교육에 의뢰해 2015∼2019학년도 대학 학과별 논술경쟁률을 분석한 결과 10명을 선발하는 인하대 의예과 논술전형에 3814명이 지원해 경쟁률 381.4 대 1을 기록했다. 올해 수시모집을 실시한 4년제 대학 198곳 중 실기 위주로 뽑는 일부 예체능 학과를 제외하면 논술·학생부 종합전형, 학생부 교과전형을 통틀어 가장 높은 경쟁률이다. 종전까지 가장 높았던 경쟁률은 2017학년도 성균관대 의예과의 논술전형(288.8 대 1)이었다. 인하대 의예과 논술 경쟁률이 유독 높은 것은 지난해 폐지됐다가 올해 논술이 부활했고 성균관대 의예과 논술이 폐지되면서 의대 지원자가 몰렸기 때문이다. 올해 전체 대학의 논술 평균 경쟁률도 39.25 대 1로 2015학년도 35.11 대 1보다 높다. 학생부 교과전형, 학생부 종합전형,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위주 정시 경쟁률이 10 대 1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3배 이상 높은 경쟁률이다. 전문가들은 수능 전형 비율은 줄고 학생부 위주 전형이 늘어난 ‘풍선효과’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수능 전형 비율은 2015학년도 전체 대학 선발 인원의 34.8%였지만 2019학년도에는 23.8%로 10%포인트 이상 줄었다. 반면 학생부 위주 전형은 같은 기간 55%에서 65.7%로 늘었다. 학생부 위주 전형 당락은 내신 성적에 좌우된다. 특히 일반고에서는 내신 1, 2등급 미만이면 중상위권 대학의 학생부 위주 전형에 합격하기가 매우 어렵다. 서울 문일고 김혜남 진학지도 담당 교사는 “학생부 교과는 물론이고 학생부 종합전형도 내신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 내신이 안 좋은 학생들은 교과, 학종 모두 갈 수 없다 보니 논술로 중상위권 대학을 노리는 것”이라고 했다. 내신이 안 좋은 학생에게 도전할 기회를 준다는 긍정적인 측면에도 불구하고 교육부는 2022학년도 대입 개편안에서 논술전형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겠다고 지난달 밝혔다. 충남 서령고 최진규 교사는 “학교 수업만으로 논술 대비가 쉽지 않다”며 “사교육 유발 효과가 가장 큰 전형”이라고 했다. 논술 시험은 계열별로 치러진다. 인문사회계열에서는 문학, 철학, 경제 등 국어와 사회탐구 분야 제시문을 분석하고 자신의 생각을 서술해야 한다. 자연과학계열에서는 수학, 과학 관련 서술형 문제를 풀어야 한다. 대학마다 논술 시험이 다른 데다 해가 거듭할수록 문제가 어려워지면서 “대학생, 현직 교사도 풀지 못한다”는 비판이 커졌다. 논술 시험 일정이 대학마다 다른 점도 수험생에겐 큰 부담이다. 올해 논술 시험은 다음 달 7일부터 수능 직후까지 이어진다. 수능과 논술을 동시에 대비해야 한다. 논술 시험이 겹치는 경우가 많아 매년 수험생이 ‘퀵서비스 오토바이’를 타고 대학을 이동하는 아슬아슬한 풍경이 연출되곤 한다. 교육부의 단계적 논술 폐지 방침에 교육계는 “근본대책이 아니다”라고 평가한다. 대학이 논술 비율을 줄일 경우 다른 전형을 늘려야 하는데 이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아직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비정상적인 논술 경쟁률은 내신 3∼5등급 학생들이 도전할 전형이 점차 줄었기 때문”이라며 “논술을 줄인 만큼 수능 비율이 늘지 않는다면 내신이 안 좋은 학생이 갈 곳이 없어지는 문제점은 그대로 남는다”고 했다.김호경 kimhk@donga.com·박은서 기자}

    • 2018-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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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간소한 차례상 큰 공감… 교과서에도 실어달라” “추석 차례 안 지낸다는 퇴계 종손 신선한 충격”

    동아일보가 창간 98주년을 맞아 기획 연재한 ‘새로 쓰는 우리예절 신예기(新禮記)’는 추석 연휴 내내 뜨거운 화제였다. 신예기 시리즈는 불합리한 관습과 예법을 바꿔 나가자는 취지로 올 초부터 이달 17일까지 30회 연재됐다. 시리즈의 대단원을 장식한 추석 명절편(22일자 1, 2면)에서는 추석 연휴 첫날인 22일에 맞춰 “추석 상을 안 차리고 벌초도 대행에 맡겼다”는 퇴계 이황의 17대 종손인 이치억 성균관대 유교철학문화콘텐츠연구소 연구원의 인터뷰를 실었다. 이와 함께 다른 유교 전문가들이 지적한 우리가 잘못 알고 있던 명절 예법도 다뤘다. 본래 유교에서는 기제사(고인이 돌아가신 날 지내는 제사)만 지낼 뿐 명절엔 제사를 지내지 않고, 제사상에도 전 같은 기름 쓰는 음식을 올리지 않는 점 등 그동안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던 명절 예법이 실제 유교 예법과 다르다는 점을 꼬집은 내용이었다. 많은 사람이 ‘신선한 충격’이었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 기사의 네이버, 다음 등 주요 포털사이트 조회 수는 345만 건, 댓글은 8516건이 달리는 등 많은 공감을 얻어냈다. 한 포털사이트에서는 “명절 내내 기사 내용을 TV로 방송해 달라”는 댓글이 가장 많은 공감을 얻어 베스트 댓글에 올랐다. 허례허식에 얽매이기보다는 시대 변화에 맞게 명절 풍습을 바꾸자는 제안도 나왔다. 한 누리꾼은 “생전에 즐겨 드시던 한두 가지 음식과 과일만으로도 차례상은 충분하다고 본다”며 “명절에는 다른 사람들 시선에 관계없이 다들 마음 편하고 즐겁길 바란다”고 덕담을 남겼다. 명절 음식을 도맡아 하는 며느리들은 기사 내용에 특히 적극 공감했다. “우리 시어머니가 읽었으면 좋겠다” “제사가 1년에 10번이나 된다. 이러려고 결혼했나 싶다”는 댓글이 줄지었다. 이 밖에 “교과서에도 실어 달라” 등의 댓글도 있었다. 동아일보 디지털뉴스팀이 기사 내용을 이해하기 쉽게 제작한 동영상도 큰 인기를 끌었다. 유튜브에서 동영상을 시청한 횟수는 12만 건, 가족이나 친지들에게 보여주려고 동영상을 공유한 횟수도 319회나 됐다. 정치권에서도 신예기 시리즈는 화제였다.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사무총장은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26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추석 민심을 이야기하다 동아일보의 신예기 시리즈를 거론했다. 윤 총장은 “이번 명절은 과거보다 분위기가 조금 더 실질적이고 합리적이었던 것 같다”고 운을 뗀 뒤 “퇴계 이황 17대손의 ‘추석 차례를 지내지 않는다’는 인터뷰가 퍼지면서 허례허식에 매달리기보다는 온 가족이 함께 즐기고 나누는 명절을 만들어야 하는 게 아닌가라는 이야기가 많았다”고 말했다. 윤 총장은 간담회 후 본보와의 통화에서 “나 같은 경우도 큰돈을 들여 차례상을 차려놓고 정작 식구들이 잘 먹지 않고 버리는 경우도 있는데, 다음 명절부터는 가족들이 즐겨 먹는 것들 위주로 차례상을 차리기로 했다”고 전했다. 자유한국당 윤영석 수석대변인은 “추석 명절에 지역구인 경남 양산 주민들을 만났을 때도 동아일보의 신예기 기사 이야기가 많이 나왔다”며 “우리의 혼을 지키면서도 현대적으로 관습을 다듬어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김호경 kimhk@donga.com·유근형·홍정수 기자}

    • 2018-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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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용대란… 교권 하락… 교대 경쟁률 뚝 떨어졌다

    “저희도 ‘멘붕’입니다.” 지방의 한 교대 관계자는 지난주 마감된 2019학년도 수시모집 원서접수 결과를 보고 충격에 빠졌다. 2년 전만 해도 12 대 1이 넘었던 수시 경쟁률이 올해 반 토막 났기 때문이다. 국내 초등학교 교사를 배출하는 교대와 대학 총 13곳 중 10곳의 2019학년도 수시 경쟁률이 전년도보다 떨어졌다. 13곳 전체 경쟁률은 4년 연속 내리막길이다. 2010년 무렵 ‘SKY(서울대 고려대 연세대)’와 ‘서성한(서강대 성균관대 한양대)’ 다음으로 인기였던 교대 경쟁률이 왜 이렇게 된 것일까. ○ 갈수록 좁아지는 초등 교사 임용문 대학과 교육계 관계자들은 학령인구가 줄면서 신규 교사 채용도 줄었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2015학년도까지 연간 7000명 이상을 초등 신규 교사로 선발했다. 하지만 이후 매년 임용 규모가 줄어 2019학년도에는 4032명만 뽑는다. 교육부는 내년부터 2030년까지 매년 30∼100명씩 임용 규모를 더 줄일 계획이다. 특히 지난해 ‘임용대란’을 계기로 앞으로 교대를 졸업해도 임용되지 못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커졌다. 당시 서울시교육청은 초등 교사 신규 임용 인원을 전년의 8분의 1 수준으로 뽑겠다고 예고하자 교대생들이 집단 반발에 나섰다. 한 교대 관계자는 “실제 사전예고 때보다 3배 많은 382명을 신규 교사로 뽑았지만 앞으로 교사 되기가 더욱 힘들어질 것이라는 위기의식에 불을 지핀 것 같다”고 했다. 일반대학 사범대와 달리 교대는 초등학교에서 가르치는 국영수와 예체능 과목을 짜여진 시간표대로 배우다 보니 졸업 후 교사가 아닌 다른 직업을 준비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렇다 보니 임용 규모가 교대 진학 여부를 결정하는 최대 변수일 수밖에 없다. ○ 교사 불신 높고 교권 침해 늘어 교사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커지면서 교대 경쟁률이 하락했다는 분석도 있다. 교사가 과거처럼 학부모나 학생들에게 존경받지 못하고 오히려 욕설, 폭행을 당하는 요즘 세태가 반영됐다는 얘기다. 한국교총이 집계한 교권침해 상담 건수는 지난해 508건으로 10년 전(204건)보다 2배 이상 늘었다.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교사의 방학을 없애 달라’는 관련 청원이 수십 건 올라오기도 했다. 교사들이 연수를 명분으로 방학 동안 일하지 않고 임금을 받는 건 문제라는 주장으로 ‘교사의 방학’이 적폐라는 말까지 나왔다. 김재철 한국교총 대변인은 “교사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수업 외 잡무가 많아지면서 현장에서 교사로서 보람을 찾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며 “교사 스스로도 ‘교육자’로서의 사명감보다 생계수단으로 여기는 분위기가 커지고 있다”고 했다. 교사 처우도 그리 좋은 편이 아니다. 지난해 기준 국내 초임 초등 교사 연봉은 약 3400만 원이다. 지난해 대기업 신입 평균 연봉(3950만 원)과 중소기업 평균 연봉(2690만 원)의 중간쯤이다. 4년 차 초등 교사 한모 씨(31)는 “교사가 좋아 택한 길이지만, 일반 대학을 졸업하고 기업이나 공기업에 다니는 고교 동창들에 비해 월급이 적은 편이다”고 말했다. 20년 차 초등 교사인 박모 씨(48)는 “서울에서 홀로 가족을 부양하기엔 빠듯한 금액”이라며 “월급만 보면 자괴감이 든다”고 밝혔다. 교대 경쟁률은 계속 줄어들까. 종로학원하늘교육 임성호 대표는 “교대 졸업생 임용이 불확실해진다면 교대로서는 치명적인 타격을 받을 것”이라며 “일부 교대 경쟁률은 앞으로도 더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교원대 관계자는 “그동안 중상위권 수험생들이 성적에 맞춰 교대와 사범대를 지원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앞으로 임용이 어려워지면서 소신 지원하는 수험생만 남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 2018-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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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은혜 “단순실수, 고의 아니다” 피해가… 딸 위장전입만 “사죄”

    19일 열린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 국회 인사청문회는 현역 의원 ‘불패 신화’를 깨겠다던 야당의 호언과 달리 싱겁게 끝났다. 야당 의원들은 유 후보자 아들의 병역 기피 의혹, 남편 근무 업체 일감 특혜 의혹 등을 추궁했지만 번번이 유 후보자의 해명에 가로막히며 결정타를 날리지 못했다. 이날 유 후보자는 각종 의혹 가운데 딸의 위장전입 의혹에 대해서만 “진심으로 사죄한다”며 공개 사과했다. 반면 나머지 의혹에 대해서는 “단순 실수였다”거나 “고의가 없었다”며 피해 갔다. 또 “혹시라도 제가 첫 여성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여서 (야당의) 타깃이 된 게 아닌가 싶다”며 야당 의원들을 향해 역공을 날리기도 했다. 유 후보자는 남편 장안식 씨가 운영하는 천연농장의 이사인 오모 씨를 자신의 보좌진으로 채용한 데 대해 “(천연농장은) 실제 매출이 없는 회사라서 겸직이 문제인지 몰랐다”고 해명했다. 2016년 총선 때 인쇄업체 P사에 홍보물 인쇄를 맡긴 뒤 남편 장 씨의 월급 형식으로 리베이트를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P사는 오래전부터 거래해온 회사다. 남편이 받은 돈은 잡지 인쇄물 일감을 연결해주고 받은 영업수당”이라고 밝혔다. 아들의 병역 면제 의혹에 대해서는 “당연히 군대를 갈 거라 생각했는데 면제 판정을 받았다”고 했다. 야당 의원들은 유 후보자가 2020년 총선에 출마할 경우 ‘1년짜리 장관’이 될 것이라며 “(총선 불출마) 결단을 내리라”고 요구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도 “1년짜리 장관이라는 지적은 뼈아프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했다. 이에 유 후보자는 “국무위원 임기는 인사권자가 결정하는 것이다. 장관직에 최선을 다하지 못하면 제게 총선이란 기회가 주어질지도 의문”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여당 의원들은 문재인 정부 2기 개각의 핵심인 유 후보자를 엄호하기 위해 총력전을 폈다. 유 후보자 남편 회사의 매출 축소 신고 의혹에 대한 야당 공세에는 유 후보자 대신 회계사 출신 민주당 박찬대 의원이 ‘대리 방어’를 하는 장면도 수차례 연출됐다. 이에 한국당 김현아 의원은 “여당의 스마트한 의원님들이 유 후보자를 잘 방어해 주셔서 부럽다”고 비꼬았다. 바른미래당 소속 이찬열 교육위원장도 “너무 과보호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유 후보자는 이날 모두발언에서 고교 무상교육 등 교육비 부담 절감, 입시 위주 교육 탈피 등 교육정책 방향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 그는 “여전히 입시 중심 교육으로 과도한 성적 경쟁을 하고 있고 교육 기회 불평등은 심화돼 교육이 계층 이동의 사다리가 될 수 있다는 국민 희망마저 사라지고 있다”며 “국가 투자를 확대해 교육비 부담을 줄이겠다”고 강조했다. 또 “유아부터 초등 저학년까지 국가 책임 교육을 실현하고 온종일 돌봄 체계를 구축해 자녀 양육에 대한 국민 부담을 덜겠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 공약인 고교 무상교육에 대해 유 후보자는 “내년 전면 시행할 방안을 찾겠다”고 했다. 당초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시행할 예정이었는데 이를 앞당길 수 있다는 것. 대학수학능력시험 비율을 소폭 늘리기로 한 2022학년도 대입 제도 개편안이 대통령 공약인 수능 절대평가와 배치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방향이 반대는 아니고 (공약 이행) 속도가 더뎌진 것”이라고 말했다. 장관석 jks@donga.com·김호경 기자}

    • 2018-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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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오면 붕괴위험’ 알고도 조치 없었다

    6일 붕괴된 서울 동작구 상도유치원 붕괴 사고를 일으킨 공사업체 관계자들이 비가 내리면 유치원이 붕괴될 위험이 있다는 사실을 사고 전날 알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럼에도 이들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관할 구청과 교육청도 소극적으로 대처하면서 막을 수 있었던 사고를 방관한 셈이다. 상도유치원 붕괴 사고대책본부를 운영하고 있는 서울시교육청은 13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사고 이틀 전인 4일 상도유치원 건물 내외에서 30mm 크기의 균열을 발견한 유치원장이 시공업체, 동작관악교육지원청, 동작구청에 긴급 대책회의 개최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다음 날 동작구청 관계자가 불참한 가운데 긴급 대책회의가 열렸다. 시교육청이 일부 공개한 회의록에 따르면 현장 소장과 설계 감리사는 유치원장과 교육지원청 관계자들에게 “당장 붕괴될 정도는 아니다”라고 했다. 이들은 “이미 터파기 작업이 끝나 더 이상의 균열이 일어날 가능성은 없다”며 “건물 균열 허용범위는 70mm 정도인데 이에 못 미치기 때문에 보완 조치를 하면 붕괴 위험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비가 오면 토사가 유실돼 위험할 수 있다”며 “비가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5일 서울에는 비가 내리지 않았지만 이틀 뒤인 7일부터 서울에 비가 내린다고 예보된 상황이었다. 이틀 뒤 비가 와 붕괴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은 것이다. 예보와 달리 6일 저녁부터 비가 내렸고 옹벽을 받치던 토사가 무너지면서 유치원 건물이 붕괴됐다. 유치원장은 “붕괴 위험이 없다”는 공사업체 관계자들의 말을 믿고 휴업을 하지 않았다. 3월 공사 시작 전부터 안전 문제를 계속 제기했던 유치원장은 5일 대책회의에서 공사업체 관계자들에게 휴업을 해야 할 상황인지 여러 차례 물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전문가인 공사업체 관계자들의 의견과 휴업 시 맞벌이 가정 자녀의 돌봄 공백이 발생한다는 점을 고려해 휴업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교육당국은 올 4월부터 사고 직전까지 줄곧 소극적으로 대응했다. 4월 관할 교육지원청 시설 담당자가 유치원장의 요청으로 공사 현장을 방문했지만 공사업체에 방수포를 잘 덮으라고 얘기한 게 전부였다. 5월 유치원장이 정밀 안전진단을 위한 예산을 신청했지만 교육지원청은 “원인을 제공한 시공사가 부담해야 한다”며 거절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실제 건물에 위험 징후가 나타났다면 당연히 예산을 지원했을 텐데 당시 공사 시작 전이라 그럴 만한 상황이 아니었다고 판단했다”고 해명했다.김호경 kimhk@donga.com·조유라 기자}

    • 2018-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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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년 공립 유치원 교사, 예고보다 2배 더 뽑는다…총 1018명

    국공립 유치원 확대에 발 맞춰 내년 전국 공립 유치원 교사 선발인원이 6월 사전예고의 2배 수준인 1018명으로 결정됐다. 초등학교 교사도 사전예고 때보다 366명 늘어난 4032명을 뽑는다.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은 13일 교사 선발 인원을 포함한 ‘2019학년도 공립 유치원·초등학교·특수학교 교사 임용후보자 시험 시행계획’을 공고했다. 시도교육청은 통상 사전예고를 한 뒤 9월 최종 선발인원을 확정한다. 가장 크게 달라진 건 유치원 교사 수다. 사전예고 때 선발인원은 499명이었다. 당시 각 시도교육청이 자체적으로 내년에 필요한 교사 수요를 추정해 발표했다. 하지만 교육부가 최근 국공립 유치원 확대로 유치원 교사 정원을 늘리기로 하면서 선발인원이 1018명으로 크게 늘었다. 서울은 사전예고 때(62명)보다 108명 많은 170명의 유치원 교사를 새로 뽑기로 했다. 나머지 16개 시도교육청도 사전예고 때보다 선발인원을 늘렸다. 특히 경남은 사전예고 때보다 133명 많은 150명을 선발한다. 지난해(1460명)와 비교하면 유치원 신규 교사 선발인원은 432명 줄었다. 권지영 교육부 유아교육정책과장은 “지난해는 비정규직인 기간제 유치원 교사를 정규직으로 전환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한시적으로 800명을 더 뽑았다”며 “통상 400~700명 수준이던 신규 유치원 교사 선발인원이 1000명을 넘긴 건 의미 있는 변화”라고 했다. 전국 초등학교 교사 선발인원은 4032명으로 4088명을 선발한 지난해와 비교하면 56명 줄었다. 지난해 ‘임용 대란’ 혼란을 겪었던 서울은 사전예고 때와 같은 370명의 초등학교 교사로 새로 뽑는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지난해보다 15명 줄었지만 학령인구 감소를 고려하면 불가피한 결정이다”고 했다. 감소폭은 크지 않아 지난해와 같은 임용 대란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8월 서울 초등학교 교사 선발인원이 전년도의 8분의1 수준인 105명으로 예고되자 교대 학생들이 집단 행동을 벌이며 반발했다. 이후 시교육청은 최종 선발인원을 385명으로 늘렸다. 내년 대구(60명) 광주(10명) 충남(400명) 전북(106명) 초등교사 선발 인원은 사전예고 때와 같다. 나머지 11개 시도는 소폭 늘었다. 임용 시험 원서접수는 다음달 1일부터 5일까지다. 최종 합격자는 내년 1월 말 발표한다.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 2018-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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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사 1인당 학생 수 OECD 평균에 근접… 교육 여건도 나아졌나

    “올해 졸업생이 50명도 안 돼요.” 올해 초 서울의 한 초등학교 교사인 지인의 얘기였다. 기자는 30대 초반이지만 한 반 학생이 약 60명이었던 초등학교를 다녔다. 부모 세대가 겪은 ‘콩나물 교실’을 경험한 만큼 지인의 얘기가 꽤 충격적이었다. 요즘 이런 콩나물 교실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과거보다 학교와 교사 수가 늘면서 교육 여건이 개선됐다. 하지만 교육 여건이 ‘얼마나’ 나아졌는지에 대해서는 “이젠 충분하다”는 주장부터 “아직 멀었다”는 반론까지 의견이 갈린다.○ 교사 1인당 학생 수 vs 학급당 학생 수 어느 쪽의 말이 맞는지 따지려면 우선 ‘교사 1인당 학생 수’와 ‘학급당 학생 수’를 봐야 한다. 전자는 국내 교육의 소프트웨어, 후자는 하드웨어 측면을 보여주는 양대 지표다. 11일 공개된 ‘2018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교육지표’를 보면 2016년 국내 교사 1인당 학생 수는 △초등학교 16.5명 △중학교 14.7명 △고교 13.8명으로 OECD 평균보다 1, 2명 많다. 반면 학급당 학생 수는 △초등학교 23.2명 △중학교 28.4명으로 OECD 평균보다 최대 5명 이상 많았다. 교사 1인당 학생 수를 보면 OECD 수준에 근접했지만, 학급당 학생 수는 아직 OECD 평균에 못 미친다는 판단이 가능하다. 올 4월 교육부가 중장기 교원수급계획을 발표하자 교사 단체가 반발한 것도 이 때문이다. 당시 교육부는 2022년까지 교사 1인당 학생 수를 OECD 평균에 맞춘다는 목표 아래 교원 수급을 짜겠다고 했다. 저출산으로 학령인구가 계속 줄고 있어 교사를 많이 뽑지 않아도 달성 가능한 목표다. 목표 달성 후에도 학생이 줄면 교사를 더 줄일 수도 있다. 교사 단체들은 학급당 학생 수를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반발했다. 학생이 줄어도 학급 수가 그대로면 필요한 교사 수는 변하지 않는데, 학생 수에 비례해 교사를 줄이면 교육의 질이 떨어진다는 주장이다. 한 교육계 전문가는 “양쪽 다 일리가 있다”며 “학생 수만 보면 실제 필요한 교사보다 과소 추정을 하고, 학급 수만 보면 과대 추정하게 된다. 두 지표를 균형 있게 봐야 한다”고 했다. ○ 통계마다 다른 ‘교사’ 정의 확인해야 교사 1인당 학생 수를 볼 때에는 특히 교사의 정의를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OECD 기준상 교사는 수업이 주 업무인 교사다. 교장과 교감은 제외되며, 휴직 교사와 기간제 교사가 모두 포함된다. 휴직 교사를 대체하기 위해 기간제 교사를 뽑으면 이를 교사 2명으로 계산한다. 현장에서 실제 근무하는 교사보다 통계가 부풀려진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교육부가 매년 발표하는 ‘교육기본통계’도 이런 한계에서 자유롭지 않다. 교육기본통계상 교사의 정의도 휴직 및 기간제 교사가 모두 포함된다. 교육기본통계 기준에 따라 교원 1인당 학생 수를 산출할 때에는 OECD 기준에서 제외했던 교장과 교감, 보건·영양·사서 교사까지 망라한다. 교육기본통계상 교원 1인당 학생 수가 OECD 교육지표보다 항상 적게 나오는 이유다. 양창완 교육부 교육통계과장은 “교육기본통계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국제 비교를 위해 OECD 기준에 맞춰 가공한 게 OECD 교육지표”라며 “통계 특성에 맞춰 활용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 2018-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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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력별 임금 격차 갈수록 심화…고졸 취업 장려 정책 실효성 떨어지나

    고교 졸업자와 대학 및 대학원 졸업자 간 임금 격차가 더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고졸 취업을 장려하며 예산을 적극 투입하고 있지만, 학력에 따른 임금 양극화가 더욱 심화되면서 정책 실효성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1일 교육부가 발표한 ‘2018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교육지표’에 따르면 2016년 기준 국내 25~64세 성인 대졸자의 상대임금은 149%, 대학원 이상 졸업자는 198%로 2015년보다 각각 4%포인트, 8%포인트 올랐다. 상대임금은 고졸자 임금을 기준으로 얼마나 더 받는지를 비율로 표시한 수치다. 숫자가 클수록 고졸자보다 더 많이 받는다는 뜻이다. 2016년 고졸자가 100만 원을 받을 때 대졸자는 149만 원, 대학원 이상 졸업자는 198만 원을 벌었다는 셈이다. 국내 대졸자 상대임금은 2013년 150%에서 2014, 2015년 145%로 감소했다가 2016년 149%로 반등했다. 같은 기간 대학원 이상 졸업자 상대임금은 200%(2013년)→196%(2014년)→190%(2015년) 2년 연속 감소하다 2016년 다시 올라갔다. OECD가 대졸자와 대학원 이상 졸업자 상대임금을 따로 집계한 2013년 이래 국내 학력별 임금 격차가 OECD 평균을 넘어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2013년 OECD 평균 대졸자 상대임금(157%)은 국내보다 높았지만 2016년에는 144%로 떨어졌다. OECD 평균 대학원 이상 졸업자 상대임금 역시 2013년 214%에서 2016년 191%로 줄었다. 전문가들은 2016년 이후에도 학력별 임금 양극화가 더 심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고졸 취업 전문가인 박상현 한국고용정보원 연구위원은 “청년들이 고졸 취업을 꺼리는 가장 큰 이유가 임금 격차와 고용안전성”이라며 “정부의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사회 양극화와 맞물려 학력은 물론 중소기업과 대기업 간 임금격차가 심해지고 있다”고 했다. 이어 “고졸 취업자을 지원하는 정부의 ‘일-학습병행제’나 ‘선취업 후진학’ 정책이 효과를 내려면 이런 격차를 줄이는 게 급선무”라고 덧붙였다. OECD 교육지표는 OECD 회원국 35개국과 비회원국 11개 등 총 46개국 정부가 제출한 자료를 토대로 작성된다. 자료 취합에 시간이 걸리다보니 통상 1~3년 전 자료를 발표한다. 김호경기자 kimhk@donga.com}

    • 2018-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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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학교주변 공사장, 안전여부 전수조사

    6일 붕괴된 서울 동작구 상도유치원의 파손된 부분에 대한 철거작업이 10일 마무리됐다. 일부 유치원생은 이날 유치원 대신 인근 상도초등학교로 등원했다. 전날 철거 작업 중 먼지가 발생해 주민들이 반발하면서 작업이 중단되기도 했기 때문에 동작구는 이날 등·하교 시간과 점심시간에는 철거 작업을 중단했다. 상도초는 이날 임시 휴업했지만 상도유치원 원생을 대상으로 한 돌봄교실은 운영했다. 다만 공사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돌봄교실 대상인 원생 58명 가운데 10명만 상도초로 등원했다. 오전 딸의 등원을 위해 상도초를 찾은 A 씨는 “아이가 낯선 환경을 두려워하진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은 10일 조희연 교육감 주재로 긴급 안전점검대책회의를 열고 서울시내 초중고교와 유치원 인근 공사장에 대한 합동 안전조사를 서울시에 요청하기로 했다. 조사는 이르면 17일부터 시작된다. 시교육청은 재건축과 재개발이 한창인 서울 강남 지역 유치원과 학교를 중점적으로 살피기로 했다.홍석호 will@donga.com·김호경 기자}

    • 2018-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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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민국 위한 큰 걸음… 영광의 얼굴들

    《재단법인 인촌기념회와 동아일보사는 6일 인촌상 수상자를 발표했다. 32회를 맞은 올해 인촌상은 교육, 언론·문화, 인문·사회, 과학·기술 4개 부문에서 탁월한 업적을 이룬 4명을 수상자로 선정했다. 심사는 부문별로 권위 있는 외부 전문가가 4명씩 참여해 7월 초부터 8월 말까지 진행했다. 수상자들의 소감과 공적을 소개한다.》 ▼ 절망 딛고 교육현장 폭력추방 앞장… “버팀목 되어준 시민들 덕분에 가능” ▼[교육] 김종기 푸른나무 청예단 설립자“상 받으려고 일한 건 아닌데….” 김종기 ‘푸른나무 청예단(청소년폭력예방재단)’ 설립자 겸 명예이사장(71)은 수상 소감을 말하다 잠시 말을 멈췄다. 세상을 먼저 떠난 외아들 생각에 잠긴 듯했다. 그는 회사에서 촉망받던 직장인이었다. 해외 출장 중이던 1995년 6월 어느 날, 고등학교 1학년이던 아들 대현 군이 학교폭력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비보를 접했다. 학교는 쉬쉬했고, 가해 학생 부모들은 제 자식을 챙기는 데 급급했다. “세상도, 신도 원망스러워 한국을 떠나려고 했습니다. 왜 살아야 하는지 회의감과 자괴감이 밀려왔습니다.” 절망에서 그를 일으켜 세운 건 아들에 대한 죄책감이었다. “아들을 지키지 못한 죗값을 치러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먼저 학교폭력의 심각성을 사회에 알리기 위해 언론 인터뷰를 자청했다. 더 나아가 학교폭력으로 자녀를 잃는 부모가 더 이상 나오지 않도록 체계적인 학교폭력 예방 활동을 구상했다. 회사를 그만두고 자비로 서울 마포구에 조그만 오피스텔을 빌렸다. 청예단의 시작이었다. 그는 “맨땅에 헤딩하는 것보다 힘들었다”고 회상했다. 빠듯한 운영비로 매달 직원 월급을 걱정해야 했다. 무엇보다 정부의 냉대와 무관심이 그를 힘들게 했다. 교육부 공무원들은 그가 찾아가면 피하기에 급급했다. “학교폭력이라는 것 자체를 인정하지 않을 때였습니다.” 이때 버팀목이 되어준 게 시민들이었다. 전국 각지에서 후원금이 모였다.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제정을 위한 서명 운동에 시민 47만 명이 동참했다. 그 결실로 2004년 법이 제정됐다. “모든 게 선한 시민들 덕분이었습니다. 정부와 기업이 하지 못한 걸 시민사회의 힘으로 이룬 기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직원이 5명이던 청예단은 지금 전국 14개 지부에서 직원 약 330명이 일하고 있다. 연간 학교폭력 관련 상담 건수가 6만 건이 넘는다. 아들의 이름을 딴 ‘대현장학회’를 만들어 학교폭력 피해자나 가정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에게 장학금도 주고 있다. 그는 4년 전 명예 이사장으로 일선에서 물러났지만 여전히 쉬지 않고 학교폭력 예방 강연과 모금 활동을 벌이고 있다. 그는 “우리 사회의 극심한 갈등이 학교에서 나타나는 게 학교폭력이며, 이걸 줄이는 게 우리 기성세대의 책임”이라면서 “청예단이 설립정신 그대로 100년 이상 가는 게 제 꿈”이라며 입가에 시원한 팔자주름을 지으며 웃었다. 청예단 사무실에 걸린 사진 속 아들 대현 군과 꼭 닮은 웃음이었다. ● 공적삼성전자와 신원그룹에서 20년간 근무했다. 1995년 학교폭력으로 외아들을 잃고 난 뒤 직장을 그만두고 학교폭력 예방 활동에 뛰어들었다. 자비로 ‘푸른나무 청예단(청소년폭력예방재단)’을 설립하고, 국내 최초로 학교폭력 문제를 공론화했다. 특히 학교폭력을 일부 ‘문제아’의 일탈 행동으로 치부하던 정부의 인식을 바꾸는 데 앞장섰다. 청예단은 연간 6만여 건의 학교폭력 상담과 학교폭력 피해 학생을 위한 장학사업 등을 벌이고 있다. 유엔경제사회이사회 특별협의 지위를 인증 받아 유엔 이사회 등 공식 모임에 참가하고 있다. ▼ 인간 내면 파고든 연출로 깊은 울림 “뜻밖의 큰상 놀라워… 부담감 크다” ▼[언론·문화] 한태숙 연극연출가“인촌상은 연극 분야와는 상관이 없는 상이라고 생각했는데, 뜻밖에 이렇게 큰 상을 받게 되다니 무척 놀랍습니다. 부담감으로 스스로를 되돌아보게 됩니다.” 한태숙 연출가(68)는 인간을 집요하게 파헤친 묵직한 연극을 통해 섬세하고 독창적인 연출 세계를 구현한 연출가로 꼽힌다. 40년 동안 연극 ‘레이디 맥베스’ ‘오이디푸스’ ‘서안화차’ ‘단테의 신곡’ 등 깊은 울림을 주는 작품을 선보였다. 인간 내면의 흐름을 심도 있게 표현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한 연출가는 “심연의 바닥까지 내려가 봐야 비로소 ‘우리가 누구인가’란 질문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다고 믿는다”고 했다. 이런 믿음은 작품을 선택할 때 적용하는 그만의 철칙이자 기준이다. 인간이 가진 깊은 불안과 그로테스크한 부분들에 대한 끊임없는 탐구가 그의 작품에 담겨 있다. 그는 “자칫 고지식할 수 있는 이런 자세를 연극과 무대가 허락해 준다”며 “비록 참혹하게 무대에서 깨질지언정 그 지점까지 가는 것이 연극이 주는 힘이라는 것에 관객들도 공감을 해준 덕분”이라고 말했다. 한 연출가는 차분하면서도 강단 있는 카리스마로 배우들에게 엄청난 연습을 요구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연극은 시간과 함께 지나가는 ‘현재의 예술’인 만큼 그 생명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필사적인 사투가 불가피하다는 신념 때문이다.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으로는 1998년 초연한 ‘레이디 맥베스’를 꼽았다. 그는 “오브제를 부각시키기도 하고 창극으로도 해봤지만 다른 실험도 가능했을 것 같다”며 “무대에 올린 지 20년이 됐으니 다시 해본다면 음악이나 미술적인 실험을 통해 더 일을 저지를 수 있지 않을까 상상하게 된다”고 말했다. 2003년 초연한 연극 ‘서안화차’는 제40회 동아연극상 작품상 연출상을 비롯해 9개 연극상을 휩쓴 수작으로, ‘레이디 맥베스’와 함께 대표작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한 연출가는 ‘레이디 맥베스’를 비롯해 창극 ‘장화홍련’ 등 여성 중심 서사에 강점을 보여 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사회적으로 약자인 여성이 작품 속에서 자기 목소리를 내는 강한 여성으로 새롭게 창조되는 것에서 가치를 느낀다”며 “특히 요즘은 연극계 여장사들의 존재감을 실감하고 있어 흐뭇하다”고 말했다. 한 연출가는 “연극은 언제나 시대정신이 중요하다”며 “큰 이야기를 하려는 연극인들의 투지가 문화 정책이나 환경의 사소한 불편 때문에 소모되지 않았으면 한다”는 바람도 내비쳤다. ● 공적1976년 연극 ‘더치맨’으로 연출가로 데뷔한 뒤 1999년부터 극단 ‘물리’를 창단해 대표를 맡고 있다. ‘오이디푸스’ ‘리처드 3세’ ‘세일즈맨의 죽음’ ‘단테의 신곡’ 등 독창적이면서도 섬세한 연출로 인간 심연을 파헤친 무게감 있는 작품들을 주로 발표해 왔다. 철학적이고 사회성 짙은 문제를 다루면서도 극의 긴장과 묘미를 놓치지 않는 연출로 평단과 관객으로부터 두루 사랑 받는 작품을 배출해냈다. 특히 연극 ‘레이디 맥베스’와 아동극 ‘엄마 이야기’, 위안부 피해자 이야기를 다룬 연극 ‘하나코’ 등 여성 중심의 다양한 서사를 다룸으로써 양성평등과 여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제고하는 데 기여해 왔다는 평을 받았다. 동아연극상 연출상, 대한민국 연극대상 연출상, 한국여성연극인상 연출상, 이해랑연극상, 올해의 양성평등문화상 등을 받았다. ▼ 한국 근현대 정치사 연구 초석 마련… “사실 먼저 규명하는 게 학자의 자세” ▼[인문·사회] 이정식 펜실베이니아대 명예교수이정식 전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정치학과 교수(87)가 쓴 ‘한국 공산주의 운동사’ 한국어판이 1970년대 서울에서 번역 출판됐을 때 한국 사회가 발칵 뒤집혔다. 서울의 한 대학에서 근무하던 동명이인 교수는 이 책의 저자로 오인돼 경찰 조사까지 받았다. 이 교수는 “차이콥스키의 음악조차 러시아 작곡가라는 이유로 다방에서 틀지 못하게 했다는 말이 나오던 시대였다”며 “혼돈의 한국 정치사를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일이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 교수는 20세기 격변기에 청소년기를 중국에서 보내며 중일전쟁, 제2차 세계대전, 국공내전을 겪었다. 해방 후 돌아온 조국에선 6·25전쟁의 참화를 목격했다. 한국과 동아시아의 혼돈기를 직접 경험한 그는 엄격한 사실과 구체적인 증거에 입각해 서재필 이승만 김구 김규식 여운형 박정희 등 한국 근현대사 핵심 정치 지도자들의 자취를 추적하고 불모지나 다름없던 한국 현대 정치사와 정치 인물 연구의 주춧돌을 놨다. 그는 “혼돈이 정리되면 시스템이 움직이지만 세상이 어지러울 때는 지도자들의 역할이 각별히 크다”며 “해방 후 혼란기에 지도자들의 한마디, 행동 하나가 큰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인촌 김성수 선생의 이름으로 주는 상이어서 영광입니다. 한국의 근대화와 독립운동 등 여러 면에서 인촌의 숨은 공로가 많습니다만 특히 중앙학교와 보성전문학교를 세워 한국 근대화에 큰 공헌을 했습니다.” 한국 근현대 정치 인물 연구의 대가인 그는 “훌륭한 스승 없이는 인재도, 나라의 미래도 없다”며 “인촌이 일본 유학에서 돌아와 학교부터 세운 건 아주 대단한 일이었다”고 인촌상 수상 소감을 밝혔다. 이 교수는 “중국 만주에서 15세에 부친을 잃고 소년 가장이 돼 하루 12시간씩 공장에서 일했고 평양에서는 19세까지 쌀장사를 했다”며 “내 삶이 여기까지 온 것은 기적”이라고 말했다. 동아시아 연구의 석학인 로버트 스칼라피노 전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버클리) 교수와의 인연을 거론하며 “훌륭한 스승을 만나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UC버클리에서 스칼라피노 교수의 연구 조교로 들어가 12년간 ‘한국 공산주의 운동사’를 함께 저술했다. 이 교수는 “독립운동, 해방 후 남북 관계 등 한국 현대사는 조금 깊이 들어가면 자료가 많지 않다”고 아쉬워했다. 후학들에게 당부도 잊지 않았다. 그는 “없는 자료를 갖고 무슨 이론, 추론을 앞세우면 사실 수집이나 해석이 왜곡되기 십상”이라며 “역사의 진실을 추적하는 탐정처럼 사실을 규명하는 걸 우선하고 다음에 해설을 하는 것이 학문하는 자세”라고 말했다. ● 공적 6·25전쟁 중인 1951년 부산에서 미군의 중국어 통역으로 일하며 신흥대(경희대의 전신)를 다니다가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에서 정치학을 전공하고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 버클리)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한국과 동아시아 근현대 정치사 연구에 매진했다. 동아시아 연구의 석학인 로버트 스칼라피노 교수와 함께 일제강점기 민족해방운동과 북한 체제를 분석한 ‘한국 공산주의 운동사’로 아시아계 학자 최초로 미 정치학회가 그해 최고 저작물에 주는 ‘우드로 윌슨’상을 탔다. ▼ 반도체 외길… 연구년에도 후학 지도 “인재 양성 사명감에 준 상이라 믿어” ▼[과학·기술] 황철성 서울대 교수“황 교수, 한 우물 파는 건 좋은데 전체의 5% 정도는 반도체 말고 다른 유행 분야를 해보는 건 어때? 그래야 남들처럼 ‘네이처’나 ‘사이언스’ 같은 학술지에도 이름을 올리지.” 황철성 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54)는 몇 해 전 총장으로부터 이런 권유를 받았다. 우직하게 반도체, 그것도 가장 ‘정통’이라고 할 수 있는 메모리와 로직(논리회로) 반도체 연구만 30년째 고수하고 있는 황 교수를 안타깝게 여긴 선배의 조언이었다. 반도체는 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잘하는 대표적 분야지만, 기업들이 첨단 연구와 제품화까지 온갖 과정을 좌지우지한다. 대학에서 제자 수십 명을 데리고 연구하며 두각을 나타내기엔 불리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황 교수는 그 말을 들을 수 없었다. “메모리 반도체만 해도 해야 할 연구가 너무 많거든요.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지금도 뉴로모픽(신경모방) 등 새로운 반도체 소자와 함께, 제가 초창기부터 해오던 D램 연구를 병행하고 있습니다.” D램에 아직도 연구할 게 남았냐는 질문에 그는 “모르는 소리”라며 “선폭을 줄이고 효율성을 높이는 등 해야 할 일이 넘쳐난다”고 답했다. 황 교수는 “우물을 파면 아래에 지하수가 보이고, 더 파면 지하수가 거대한 강을 이룬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며 “반도체도 이와 닮아서, 어렵더라도 누군가는 우직하게 계속 파내려가야 더 큰 세상이 열린다”고 강조했다. 인터뷰 내내 그는 “악에 받쳐 연구하고 있다”는 말을 여러 번 했다. 대한민국 수출의 약 20%를 담당하는 반도체 분야 석학의 말로는 의외였다. 하지만 가장 밝은 곳에 가장 깊은 그늘도 있다는 말처럼, 적어도 지금 학계에서는 최신 유행하는 분야에 비해 반도체가 주목을 덜 받고 있는 게 사실이다. 많이 발전한 분야들이 그렇듯, 새로운 연구를 하기가 만만치 않다. 연구를 해도 소위 ‘티’가 덜 난다 황 교수는 이렇게 까다로운 반도체 판에서 무려 545편의 논문을 써 왔다. 11명의 제자 교수 등 후학도 많이 길렀다. 올해가 연구년인데도 국내에 머무르며 일주일에 이틀은 삼성종합기술원에 나가 강의하고, 나머지 시간은 55명의 대학원생을 지도한다. 학계와 산업의 괴리가 커져 ‘전자산업의 쌀’ 반도체의 대가 끊길까 염려돼서다. 그는 “반도체가 멈추면 자동차, 미사일 모두 멈춘다”며 “지금 기업들이 잘해주고 있지만, 대학에서 뒷받침할 인력을 키우지 못하면 반도체의 미래는 불투명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인촌상은 나의 이런 사명감에 준 상으로 믿는다”며 “더욱 우직하게 반도체라는 한 우물을 깊게 파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 공적서울대에서 학사와 석사, 박사를 모두 마친 보기 드문 ‘토종’ 공학자다. 1994년 삼성전자 반도체연구소 선임연구원을 거쳐 1998년부터 서울대 재료공학부에서 강의와 연구를 병행하고 있다. 국내 반도체 산업을 견인한 D램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소재와 함께, 새로운 메모리 소자인 저항 스위칭 메모리의 작동 원리를 연구해 미래 메모리 소자 분야를 개척하고 있다. 2014년 영국왕립학회 펠로로 선정됐고 2014∼2015년에는 대한민국 반도체 연구의 산실인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장을 지냈다. 2004년 제7회 젊은과학자상 대통령상, 2016년 과학기술진흥 대통령표창, 2018년 제2회 강대원상 등 굵직한 상을 수상했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윤신영 동아사이언스 기자 ashilla@donga.com ※ 제32회 인촌상 심사위원 ▽교육 △위원장 정진곤 한양대 명예교수 △위원 김경성 서울교대 총장, 김성훈 동국대 교무부총장, 신현석 고려대 사범대학장▽언론·문화 △위원장 윤영철 연세대 원주부총장 △위원 왕은철 전북대 교수, 우찬제 서강대 교수, 최맹호 전 동아일보 부사장▽인문·사회 △위원장 박찬욱 서울대 총장직무대리 △위원 김준영 전 성균관대 총장, 이재열 서울대 교수, 주경철 서울대 교수▽과학·기술 △위원장 국양 서울대 명예교수 △위원 김승환 포스텍 교수, 유명희 KIST 책임연구원, 전호환 부산대 총장}

    • 2018-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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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수학교 모욕적 합의 철회”… 무릎 호소 학부모들 또 울분

    “너무 참담해 울고 싶습니다.” 지난해 9월 5일 서울 강서구에 장애학생 특수학교(서진학교)를 세우는 데 반대하는 지역주민들에게 학교 건립을 간청하며 ‘무릎 호소’를 했던 장애학생 학부모들이 꼭 1년 만인 5일 또다시 거리에서 울분을 토했다. 이들은 전날 서울시교육청이 서진학교 건립을 반대하는 지역주민,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서울 강서을)과 ‘대가성 합의’를 했다는 데 분노했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서울특수학교학부모협의회, 전국통합교육학부모협의회 회원과 장애학생 학부모 등 80여 명은 이날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모욕적인 합의를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이 이토록 분노한 건 시교육청이 서진학교 건립에 반대하는 지역주민과 김 의원을 설득하기 위해 이들의 요구를 대거 수용했기 때문이다. 4일 시교육청과 지역주민, 김 의원이 공동으로 발표한 합의문에는 시교육청은 앞으로 지역 숙원사업인 ‘국립한방병원’ 건립에 협조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장애학생 학부모들은 “의무교육기관인 특수학교는 결코 기피시설이 아닌데도 ‘대가성 합의’를 맺어 기피시설인 것처럼 인식됐다. 나쁜 선례를 남겼다”고 항변했다. 장애학생 학부모들은 1년 전 무릎 호소 당시 상처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김남연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서울지부장은 “당시 평생 들을 욕을 먹으며 특수학교를 짓게 해달라고 무릎을 꿇고 사정했다. 시교육청이 특수학교 건립 대가를 제공하다니, 이게 무슨 날벼락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시 욕설을 서슴지 않았던 지역주민과 특수학교 건립을 방해한 김 의원에 대한 분노도 여전했다. 이은자 강서장애인가족지원센터장은 “지난달 서진학교 공사가 시작됐지만 혹시라도 주민 눈에 띌까 봐 공사 현장에 마음 놓고 가지도 못했다”며 “김 의원에겐 애초에 그 어떤 기대도 하지 않았는데 어떻게 그런 사람과 합의를 할 수가 있냐”고 했다. 장애학생 학부모들의 감정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합의 문구가 이들을 더욱 분노케 했다. 합의문에는 ‘중재와 조정의 노력을 다해주신 김성태 의원께 미안함과 감사의 마음을 표한다’는 문구가 들어가 있다. 조희연 교육감은 기자회견을 마친 장애학생 학부모들과 30분간 진행한 비공개 면담에서 “장애학생 학부모들은 (이번 합의에 대해) 환영할 줄 알았다”고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애학생 학부모들에게 사전에 합의 추진 사실을 알리지 않은 점에 대해 사과했다. 이어 시교육청이 주최한 ‘특수학교 혁신을 위한 간담회’에서도 조 교육감은 “실무진에서 충분히 소통이 되는 줄 알았지만 그렇지 못해 너무 죄송하다”며 “전적으로 제 책임”이라고 거듭 사과했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 2018-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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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역민원과 맞바꾼 특수학교 건립

    서울 강서구 특수학교(서진학교) 건립을 둘러싼 서울시교육청과 지역주민 간 갈등이 가까스로 봉합됐다. 지난해 9월 서진학교 건립을 간청하는 장애학생 부모들의 ‘무릎 호소’가 있은 지 1년 만이다. 하지만 시교육청이 학교 건립에 반대한 지역주민과 국회의원의 협조를 이끌어 내고자 이들의 요구사항을 대거 수용해 ‘나쁜 선례’를 만들었다는 비판이 나온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과 강서을이 지역구인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손동호 강서특수학교 설립 반대 비상대책위원장은 4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특수학교 설립을 둘러싼 오해와 갈등을 소통과 협력을 통해 아름답게 마무리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날 합의에 따라 시교육청은 서진학교가 들어서는 옛 공진초등학교(2013년 폐교) 건물 일부를 주민복합문화시설로 조성하기로 했다. 서진학교에는 강서구에 사는 장애학생을 우선 배정하기로 했다. 내년 9월 개교하는 서진학교에는 지적장애 학생 140명이 다닐 예정이다. 공사는 이미 지난달 시작됐다. 서울에서 특수학교를 새로 짓는 건 17년 만이다. 지역주민들이 학교 건립에 협력하는 대신에 시교육청은 이들의 숙원사업인 ‘국립한방병원’ 건립에 협조하기로 했다. 시교육청은 “앞으로 학교 통폐합으로 학교 부지가 남을 경우 국립한방병원 건립에 최우선적으로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국립한방병원 건립은 2016년 4월 총선 당시 김 원내대표의 선거 공약이다. 이때 지역주민들에게 약속한 병원 자리가 공진초 부지였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국립한방병원이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주무부처 및 교육청과 협조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1년 전 무릎 호소를 한 장애학생 부모들은 “나쁜 선례를 남겼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자폐성 장애 자녀를 둔 A 씨(51·여)는 “한방병원 건립에 협조하기로 한 게 마치 특수학교 건립에 대한 대가로 비칠 수 있다”며 “앞으로 특수학교를 더 지어야 하는데 그럴 때마다 주민들이 비슷한 요구를 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무릎을 꿇으면서까지 특수학교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바꿔보려 했는데, 오히려 이번 합의로 특수학교가 기피 시설이라는 선입견만 더 심어준 것 같아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 서진학교 건립에 힘써 온 이은자 강서장애인가족지원센터장은 “시교육청은 이번 합의를 장애학생 부모들에게 전혀 알리지 않았다”며 “시교육청이 왜 합의를 추진했는지 납득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장애학생 부모들은 5일 이번 합의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로 했다. 이번 합의는 시교육청이 먼저 제안했다. 이를 두고 시교육청이 특수학교 건립을 위해 지역주민과 국회의원에게 굴복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교육청 소유인 학교 용지는 법적으로 오로지 학교를 짓는 데만 쓸 수 있다. 어떤 학교를 세울지는 전적으로 교육감 권한이다. 애초에 합의할 대상이 아니라는 얘기다. 법적으로 불필요한 합의를 자청한 셈이다. 합의 주체가 김 원내대표인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지역주민들이 특수학교 건립에 강하게 반대한 것은 김 원내대표의 공약대로 특수학교 부지에 국립한방병원이 들어설 것이란 기대감이 컸기 때문이다. 김 원내대표의 공약이 특수학교 반대 여론의 불씨가 된 셈이다. 김 원내대표는 지난해 9월 무릎 호소가 있던 토론회에 참석해 특수학교 건립 반대 주장을 편 뒤 먼저 퇴장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 2018-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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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학 시간강사도 교원 지위… 1년이상 임용”

    이르면 내년 1월부터 대학 시간강사도 교원 지위를 인정받는다. 임용 기간은 1년 이상으로 보장받고, 방학 중에도 임금을 받는다. 교육부 자문기구인 ‘대학 강사제도 개선 협의회’는 3일 이런 내용을 담은 대학 강사제도 개선안을 발표했다. 2011년 강사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 고등교육법 개정안(일명 ‘시간강사법’)이 국회에 통과됐지만 대학과 강사들이 반발해 4차례나 시행이 유예됐다. 이번 개선안은 내년 1월 강사법 시행을 앞두고 대학과 강사 대표로 구성된 협의회가 처음으로 도출한 합의안이다. 개선안에 따르면 현행 고등교육법상 교원 종류에 강사를 추가하기로 했다. 현행법상 교원은 교수, 부교수, 조교수로만 정의하고 있어 강사는 비정규직에 불과했다. 강사의 임용 기간은 최소 1년을 원칙으로 하되, 1년 미만 임용이 가능한 예외 사유는 법에 명시하기로 했다. 재임용 심사는 3년까지 보장받는다. 특별한 결격 사유가 없다면 한 대학에서 3년간 강의할 수 있다는 뜻이다. 또 임용 기간에는 강사의 의사에 반해 면직하거나 사직을 권고할 수 없다. 현재 강사들은 강의시간에 비례해 임금을 받고 있다. 앞으로는 방학 중에도 임금을 받는다. 채점이나 강의 준비로 방학에도 사실상 근로를 한다는 강사 측 요구를 반영한 것이다. 또 대학이 일부 강사에게 강의를 몰아주는 것을 막고자 강사 1인당 강의시간은 매주 9시간까지만 허용한다. 퇴직금도 지급한다. 다만 교육공무원법, 사립학교법, 사학연금법 적용 시에는 강사를 교원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교원연금(국공립대 교수들이 받는 연금)이나 사학연금은 지급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교육부는 이번 개선안을 토대로 올해 안에 의원 입법을 통한 강사법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 2018-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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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육부는 적폐’ 인식… 대입제도 개편엔 구체적 입장 안밝혀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56)에 대한 교육계 안팎의 평가는 엇갈린다. 그는 2012년 19대 국회에 입성한 뒤 줄곧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6년간 활동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교육 현장 경험이 없다”거나 “교육 철학을 잘 모르겠다”는 비판도 나온다. 동아일보 취재팀은 교육 현안과 관련한 유 후보자의 생각과 철학을 파악하기 위해 6년간의 국회 교문위 회의록 발언을 전수 조사했다.■ 비정규직 개선 요구 유 후보자는 노동운동을 하다 정치에 입문한 만큼 교육계 비정규직 처우 문제를 꾸준히 제기했다. 야당 의원 시절이던 2013년 비정규직인 초등 돌봄교사와 스포츠 강사가 해고 위기에 처해 있자 교육부에 “실태 조사를 하고, 더 이상 학교 비정규직이 피눈물 나지 않게 대책을 세워 달라”고 주문했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이후인 지난해 9월 일부 교육청이 학교 내 비정규직 전환에 소극적으로 대응하자 “각 시도교육청이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제대로 이행하는지 점검해 달라”고도 했다. 유 후보자는 사학 비리 문제도 꾸준히 제기했다. 그는 오랜 기간 사학 비리로 내홍을 겪은 상지대와 관련해 “교육부가 아무 조치를 취하지 않는 건 직무유기”, “상지대는 사학 비리 전형으로 엄단해야 한다”며 교육부의 적극적인 개입을 요구했다. ■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그는 박근혜 정부 시절 역사 교과서 국정화 반대에 앞장선 대표적인 야당 의원이다. “국가가 지정한 하나의 단일 역사를 주입하는 건 반헌법적, 반교육적”이라는 이유에서다. 교육부가 당초 국정 교과서 전면 도입에서 ‘연구학교’ 일부 도입으로 한발 물러선 뒤에도 “승진과 연구비 지원을 빌미로 학교와 교사를 매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정화 반대 시국선언에 참가한 교사를 교육부 포상에서 제외한 것에 대해서도 “비열하고 반교육적”이라고 꼬집었다.■ 자사고 폐지 주장 그는 자율형사립고(자사고)에 대해서는 “우리 교육의 근본 문제”라는 입장이다. 이런 학교들이 입시 위주의 경쟁 교육을 만드는 주범이라는 인식에서다. 그는 2013년 “자사고와 국제중 문제는 그 자체로 경쟁 교육이며, 이런 문제가 우리 공교육을 약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에도 “입시 위주 경쟁 교육에서 협력과 배려, 공동체 교육으로 바꾸려면 대학입시 정책과 자사고 정책부터 전환돼야 한다”고 했다.■ 교육부는 적폐 시각 교육부를 적폐로 보는 시각도 강했다. 2년 전 나향욱 전 교육부 정책기획관의 ‘민중은 개돼지’ 발언 당시 그는 “교육부 고위 공직자들의 기강이 무너질 대로 무너졌다”고 개탄했다. 유 후보자는 “국가공무원 징계 현황 결과 경찰청에 이어 교육부가 두 번째로 많았고, 공공기관 청렴도 평가에서는 꼴찌”라고 지적했다. 여직원을 성희롱한 교육부 과장이 직위 해제되지 않고 국립대학으로 발령 난 것에 대해서도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고 교육부의 기강 해이를 질타했다. ■ 대입제도 원론적 입장 교문위 회의에서 유 후보자는 대입제도에 대해 구체적인 정책을 제시하진 않았다. 종종 교육부 측에 ‘학종 공정성을 강화하고 대입전형을 단순화할 종합적인 안을 구체적으로 밝혀 달라’고 원론적인 주문만 했을 뿐이다. 다만 유 후보자는 지난해 초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중심이 돼 개최한 ‘2017년 이후의 대한민국―대선 핵심 아젠다’ 토론회에서 “수시모집의 50% 이상을 반드시 학생부내신(교과)전형으로 뽑도록 하자” “학생부 자기소개서를 폐지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무상교육 지지 유 후보자는 박근혜 정부 시절 여야가 어린이집 누리과정(만 3∼5세 공통교육) 예산 분담 비율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할 당시 “누리과정 예산은 반드시 국고에서 반영해야 한다”며 “유보통합까지 포함해서 어떻게 해결할 건지 근본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상보육에 필요한 비용을 중앙정부가 책임져야 한다는 취지였다. 그는 이 밖에 “(중앙정부가 각 시도교육청에 내려보내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중 내국세 비율을 인상해야 한다”, “국민들에게 무상교육을 말하면서 더 이상 선언적이거나 형식적인 입법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등 교육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지속적으로 강조해 왔다.김호경 kimhk@donga.com·박은서·조유라 기자}

    • 2018-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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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성 없이 처벌만… ‘학폭위’에 학교가 멍든다

    “2년 전부터 생긴 습관입니다.” 이달 초 지방의 한 카페에서 만난 10년 차 교사 박모 씨(39)는 인터뷰 내내 자꾸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누군가 자신의 대화를 몰래 녹취하거나 엿듣지 않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2년 전 그가 생활지도부장으로 근무한 학교에서 한 학생이 다른 학생을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퇴학 처분이 불가피해지자 가해 학생 학부모는 어떻게든 퇴학을 막기 위해 병원에 입원한 피해 학생을 찾아간 박 씨의 대화를 몰래 녹취했다. 피해 학생 학부모의 식사 권유를 “다음에 하자”며 완곡하게 거절한 걸 마치 접대를 요구한 것처럼 편집해 박 씨를 비리 교사로 몰았다. 가해 학생 학부모는 학교와 교육청에 민원을 넣었고 경찰에도 뇌물 혐의로 박 씨를 고발했다. 박 씨는 1년의 소송 끝에 억울함을 풀었지만 후유증으로 현재 우울증과 불면증 약을 먹고 있다. 그의 휴대전화에는 녹취 파일이 가득했다. “그때 이후 학교폭력과 관련된 것이라면 학생과의 대화, 학부모와의 전화 통화까지 모두 녹취합니다.” 심한 스트레스로 그는 2학기 휴직을 신청했다. ○ 사소한 말다툼에도 “학폭위 열자” 학교폭력을 예방하기 위해 만든 현행 학교폭력예방법이 학교 현장을 멍들게 하고 있다. 처벌 위주의 현행법에 가해 학생과 학부모들은 “가혹하다”며 소송을 불사하고, 피해 학생과 학부모들은 “제대로 보호받지 못했다”고 억울해한다. 교사들은 학교폭력으로 인한 온갖 민원과 소송에 힘겨워하고 있다. “학교에서 아이들을 잘 가르치는 것보다 학교폭력 처리가 더 중요해졌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현행법상 학교폭력 피해가 신고되면 반드시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학폭위)를 열어야 한다. 교사가 사소한 갈등이라고 자체적으로 판단해 학생들을 화해시켰다간 오히려 학교폭력을 은폐했다고 처벌을 받는다. 그러다 보니 사소한 말다툼도 학폭위 개최로 이어진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최근 한 초등학교에서는 엘리베이터에서 자신을 째려봤다고 학교폭력으로 신고해 학폭위가 열렸다”고 했다. 학폭위 건수는 2013학년도 1만7749건에서 2017학년도 3만993건으로 4년 만에 1.7배로 늘었다. 교사들은 자괴감을 호소한다. 학교폭력 사안 1건을 처리하는 데 교사가 작성해야 하는 공문은 50∼60개나 된다. 절차를 하나라도 허투루 여겼다간 소송의 빌미가 된다. 교사가 학생 진술을 듣고 사안을 조사하는 사실상 ‘경찰’ 역할을 해야 하는데 수사권은 없다 보니 엇갈리는 진술을 확인하려고 따져 묻거나 훈계조로 얘기하는 것도 강압조사나 학생 인권침해로 몰린다. 2년 차 교사 김모 씨(33)는 “학교폭력 업무를 맡으면 수업 준비는 아예 못 한다”며 한숨을 쉬었다. 소송 당할 위험이 큰 생활지도부장은 교사들 사이에서 기피 1순위다. 최근 학교폭력 관련 소송을 겪은 서울 강남의 한 중학교 교장은 심한 스트레스로 명예퇴직을 신청했다.○ 전문성 없는 학폭위에 학부모들도 불만 학부모들도 학교폭력 처리에 불만이 많다. 학폭위에서 가장 가벼운 처분(서면사과)을 받아도 학교생활기록부에 남는다. 입시에 불리할 수 있는 사실상의 ‘빨간줄’이다. 학폭위 위원 절반 이상이 학부모다. 가해 학생 학부모들은 전문가가 아닌 이들이 내린 처분 결과를 인정하지 않는다. 학생부 기재를 막으려 변호사를 앞세워 학교, 교사를 상대로 소송까지 불사한다. 소송이 시작되면 피해 학생의 보호는 뒷전으로 밀려나기 일쑤다. 최희영 청소년폭력예방재단 SOS지원센터장은 “가장 중요한 건 피해 학생 보호”라며 “학교 현장이 학교폭력 사건을 법대로 처리하는 데 매몰되다 보니 정작 피해자 보호, 피해·가해 학생 간 관계회복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서울시교육청은 가벼운 학교폭력은 학폭위를 열지 않고도 교사와 학교장이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개선 방안을 지난해 교육부에 제안했다. 교육부는 이번 주 학교폭력 개선 방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이상돈 교육부 학교생활문화과장은 “다음 달부터 정책숙려제를 통해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했다.김호경 kimhk@donga.com·조유라 기자}

    • 2018-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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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릴레이 얼음물 샤워 루게릭병 관심 이끌어

    루게릭병 환자를 돕기 위한 캠페인인 아이스버킷챌린지는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알려진 ‘퍼네이션(Fun+Donation)’ 사례다. 2014년 미국 루게릭병협회가 루게릭병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기부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시작했다. 얼음물에 닿을 때처럼 근육이 수축되는 루게릭병 환자들의 고통을 잠시나마 느껴보자는 취지로 1명이 얼음물을 뒤집어쓰고 다음 차례로 3명을 지목하는 릴레이 방식으로 진행된다. 특히 아이스버킷챌린지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세계적인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국내외에서 연예인, 운동선수, 정치인 등 유명인들이 동참했다. 국내에서는 루게릭병에 걸린 농구선수 출신 박승일 씨와 가수 션이 공동 대표로 있는 ‘승일희망재단’이 루게릭 요양병원 건립을 목표로 캠페인을 이끌고 있다. 건립에 필요한 80억 원 중 약 40억 원을 모금했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 2018-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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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적기업 ‘이지앤모어’ 안지혜 대표 “생리대 없어서 학교 못 가는 아이들 더는 없어야죠”

    광고에서는 ‘마법에 걸리는 날’이라고 포장했지만 저소득층 여자아이들에게 ‘그날’은 두려움 그 자체다. 2년 전 ‘깔창 생리대’ 이슈가 터지기 전까지 돈이 없어 생리대를 사지 못하는 아이들이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27일 서울 강남구 개포디지털혁신파크에서 만난 ‘이지앤모어’의 안지혜 대표(32)도 그런 사람 중 한 명이었다. 2016년 3월 설립된 이지앤모어는 생리대 전문 쇼핑몰로 저소득층 여자아이들에게 무상으로 생리대를 지원하는 사회적기업(취약계층에게 일자리 제공 등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면서 수익을 창출하는 조직)이다. 지난해 일회용 생리대 위해성 논란이 불거지면서 대용품으로 주목받은 생리컵을 국내에 처음으로 들여오면서 널리 알려졌다.○ 단골식당과 남편의 한마디가 터닝포인트 안 대표는 4년 전까지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에서 마케팅 업무를 담당했다. 평범한 직장인이었던 그의 인생은 단골식당을 찾다 바뀌었다. 아시아 요리 전문점인 단골식당은 베트남, 태국 출신 이주여성이 직접 요리하는 곳이었다. “그 식당은 결혼이주여성들의 자립을 돕는 사회적기업 ‘오요리아시아’가 운영하는 곳이었어요. 사회적기업이 있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됐죠. 때마침 사람을 모집한다길래 덜컥 지원했습니다.” 오요리아시아에서 기획업무를 맡은 그의 연봉은 전 직장보다 반으로 줄었지만 얻은 건 더 많았다. 낯선 나라에서 열악한 생활을 하던 결혼이주여성들이 식당에서 일하며 자립하는 과정을 보면서 성취감을 느꼈다. 사회를 바라보는 눈도 달라졌다. “여보, 원래 생리대가 이렇게 비싸?” 어느 날 남편이 물었다. 너무 익숙해서 낯선 질문이었다. 생리대는 가격을 따져 살지 말지 고민하는 물건이 아니었다. 남편의 질문에 대한 답을 찾으려 인터넷을 뒤졌다. 실제 국내 생리대 평균 가격(18개)은 약 6000원으로, 2010∼2017년까지 8년간 생리대 가격 인상률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2배에 달했다. 해외보다 최대 1.8배 비쌌다. 일주일 뒤 창업을 결심했다. “비싼 생리대는 모든 여성이 겪어야 하는 사회문제잖아요. 사회적기업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고 싶었습니다.” 신생 기업이 수익을 내는 데 모든 인력과 역량을 집중해도 벅찼을 텐데 왜 사회적기업이었을까. “저소득층 여자아이들에게 생리대를 지원하는 게 창업 목표였어요.” ○ “이젠 ‘그날’에도 학교에 갈 수 있어요” 안 대표가 구상한 사업 모델은 생리대와 마스크팩 등 여성용품이 들어 있는 상자 하나를 사면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똑같은 상자가 기부되는 방식이었다. 2016년 4월 270만 원을 목표로 크라우딩 펀딩에 도전했다. 여성은 물론이고 남성들까지 선뜻 지갑을 열었다. 한 달 만에 목표액을 채웠고, 150명의 아이들에게 상자를 기부했다. 며칠 뒤 깔창 생리대 이슈에 힘입어 더 많은 관심을 받았다. 첫 펀딩에 성공하고 7개월 뒤 기부 방식을 바꾸었다. 펀딩 방식으로는 매달 필요한 생리대를 지속적으로 기부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지금은 인터넷 쇼핑몰에서 상품을 구입할 때마다 자동으로 기부 포인트가 아이들에게 제공된다. 아이들은 이 포인트로 월 최대 1만2000원어치의 상품을 구입한다. 이지앤모어가 돕고 있는 여자아이는 현재 560명으로 늘었다. 사회공헌단체와 지역아동단체가 소개해준 아이들이다. 이들은 생리대를 살 형편이 안 되지만 기초생활수급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정부의 무상 생리대 지원 사업의 혜택도 받지 못하고 있었다. 지금까지 아이들에게 기부한 생리대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1억5000만 원이 넘는다. 이지앤모어는 아이들에게 생리대 사용법과 교체 주기를 알려주기 위한 출장 성교육도 하고 있다. “조손가정 또는 부모와 따로 사는 아이들이라 성교육을 받거나 물어볼 데가 없거든요.” 사회적기업가로서 가장 보람찼던 때가 언제인지 묻자 그는 한 여고생 이야기를 들려줬다. “생리대 살 돈이 없어 ‘그날’이면 학교에 가지 않던 아이였어요. 생리대를 지원받으면서 학교에 마음 놓고 갈 수 있게 됐다며 고마워했어요.” 그가 기부하는 건 생리대에 불과하지만, 달라지는 건 아이들의 인생이었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 2018-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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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날’에도 학교 갈 수 있어요”…‘깔창 생리대’ 슬픔 이제 그만!

    광고에서는 ‘마법에 걸리는 날’이라고 포장했지만 저소득층 여자 아이들에게 ‘그날’은 두려움 그 자체다. 2년 전 ‘깔창 생리대’ 이슈가 터지기 전까지 돈이 없어 생리대를 사지 못하는 아이들이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27일 서울 강남구 개포디지털혁신파크에서 만난 ‘이지앤모어’의 안지혜(32·여) 대표도 그런 사람 중 한명이었다. 2016년 3월 설립된 이지앤모어는 생리대 전문 쇼핑몰로 저소득층 여자 아이들에게 무상으로 생리대를 지원하고 있는 사회적 기업(취약계층에게 일자리 제공 등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면서 수익을 창출하는 조직)이다. 지난해 일회용 생리대 위해성 논란이 불거지면서 대용품으로 주목받은 해외 생리컵을 국내에 처음으로 들여오면서 널리 알려졌다. ● 단골 식당과 남편의 한 마디가 터닝 포인트 안 대표는 3년 전까지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에서 마케팅 업무를 담당했다. 평범한 직장이었던 그의 인생은 단골식당을 찾다 바뀌었다. 아시아 요리 전문점인 단골 식당은 베트남, 태국 출신 이주여성이 직접 요리하는 곳이었다. “그 식당은 결혼이주여성들의 자립을 돕는 사회적 기업 ‘오요리아시아’가 운영하는 곳이었어요. 사회적 기업이 있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됐죠. 때마침 사람을 모집한다길래 덜컥 지원했습니다.” 오요리아시아에서 기획업무를 맡은 그의 연봉은 전 직장보다 반으로 줄었지만 얻은 건 더 많았다. 낯선 나라에서 열악한 생활을 하던 결혼이주여성들이 식당에서 일을 하며 자립하는 과정을 보며 성취감을 느꼈다. 사회를 바라보는 눈도 달라졌다. “여보, 원래 생리대가 이렇게 비싸?” 어느 날 남편이 물었다. 너무 익숙해서 낯선 질문이었다. 생리대는 가격을 따져 살지 말지 고민하는 물건이 아니었다. 남편의 질문에 대한 답을 찾으러 인터넷을 뒤졌다. 실제 국내 생리대 평균 가격(18개)은 약 6000원, 2010~2017년까지 7년간 생리대 가격 인상률은 소비자물가상승률의 2배에 달했다. 해외보다 최대 1.8배 비쌌다. 1주일 뒤 창업을 결심했다. “비싼 생리대는 모든 여성들이 겪어야 하는 사회 문제잖아요. 사회적 기업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고 싶었습니다.” 신생 기업이 수익을 내는 데 모든 인력과 역량을 집중해도 벅찼을 텐데 왜 사회적 기업이었을까. “저소득층 여자 아이들에게 생리대를 지원하는 게 창업의 목표였어요.” ● “이젠 ‘그날’에도 학교에 갈 수 있어요.” 안 대표가 구상한 사업 모델은 생리대와 마스크팩 등 여성 용품이 들어있는 상자 하나를 사면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똑같은 상자가 기부되는 방식이었다. 2016년 4월 270만 원을 목표로 크라우딩 펀딩에 도전했다. 여성은 물론 남성들까지 선뜻 지갑을 열었다. 1개월 만에 목표액을 채웠고, 150명의 아이들에게 상자를 기부했다. 며칠 뒤 깔창 생리대 이슈에 힘입어 더 많은 관심을 받았다. 첫 펀딩이 성공하고 7개월 뒤 기부 방식을 바꾸었다. 펀딩 방식으로는 매달 필요한 생리대를 지속적으로 기부하기 어렵다고 판단에서다. 지금은 인터넷 쇼핑몰에서 상품을 구입할 때마다 자동으로 기부 포인트가 아이들에게 제공된다. 아이들은 이 포인트로 월 최대 1만2000원 어치의 상품을 구입한다. 이지앤모어가 돕고 있는 여자 아이들은 현재 560명으로 늘었다. 사회공헌단체와 지역아동단체들이 소개해준 아이들이다. 이들은 생리대 살 형편이 안 되지만 기초생활수급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정부의 무상 생리대 지원 사업의 혜택도 받지 못하고 있었다. 지금까지 아이들에게 기부한 생리대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1억5000만 원이 넘는다. 이지앤모어는 아이들에게 생리대 사용법, 교체주기를 알려주기 위한 출장 성교육도 하고 있다. “조손가정이거나 부모와 따로 사는 아이들이라 성교육을 받거나 물어볼 데가 없거든요.” 사회적 기업가로서 가장 보람찼던 때가 언제인지 묻자 그는 한 여고생 이야기를 들려줬다. “생리대 살 돈이 없어 ‘그날’이면 학교에 가지 않던 아이였어요. 생리대를 지원받으면서 학교에 마음놓고 갈 수 있게 됐다며 고마워했어요.” 그가 기부하는 건 생리대에 불과하지만, 달라지는 건 아이들의 인생이었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 2018-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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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주엔 변변한 기업 없어 대학이 버팀목인데” 상인들 한숨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죠.” 23일 강원 원주시에 있는 한라대 남재성 기획처장은 교육부에 제출한 보고서를 만지작거리며 깊은 한숨을 쉬었다. 기획처장 사무실 책장과 책상은 이미 말끔히 정리돼 있었다. 그는 이날 오후 2시 ‘대학 살생부’로 불리는 교육부의 대학 기본역량 진단 결과가 나오자 보직 사퇴 의사를 밝히고 짐을 쌌다. 한라대는 이번 평가에서 자율개선대학에 들지 못했다. 자율개선대학에서 탈락한 일반대(4년제) 40곳은 앞으로 정원을 줄이고 정부의 재정 지원과 학자금 대출이 제한된다.○ 원주 5개 대학 중 4곳이 정원 감축해야 원주시는 대학 기본역량 진단 결과의 직격탄을 맞았다. 강원도 소재 4년제 대학 8곳 중 5곳이 원주에 있다. 이 중 강릉원주대 원주캠퍼스를 제외한 경동대 메디컬캠퍼스, 상지대, 연세대 원주캠퍼스, 한라대 등 4곳이 정원 감축 대상에 포함됐다. 해당 대학뿐만 아니라 지역사회도 충격을 받았다. 이 중 한라대는 역사가 짧아 인지도는 낮지만 모기업인 한라그룹의 탄탄한 지원에 힘입어 빠르게 성장했다. 강원도 거주 신입생 비율이 43.6%로 강원도 대학 중 가장 높다. 졸업생의 22%가 한라그룹 계열사나 협력사 등 지역 기업에 취업한다. 남 처장은 “교육부가 지역별, 대학별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인위적 구조조정에 나선 것 같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원주에서 규모가 가장 큰 연세대 원주캠퍼스도 실망한 기색이 역력했다. 올 6월 1단계 평가에서 ‘예비자율개선대학’에서 탈락한 뒤 부총장 이하 보직교수가 일괄 사퇴하며 2단계 평가에 사활을 걸어온 만큼 충격이 더 커 보였다. 이달 초 취임한 윤영철 부총장은 “원주캠퍼스 의공학부는 신촌캠퍼스엔 없는 학과로, 원주 의료기기 테크노밸리에 인재를 공급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대학의 정원을 줄이면 대학뿐 아니라 지역경제에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정원 감축 시 학내 갈등 불 보듯 이 대학들은 당장 다음 달 시작하는 수시 모집부터 걱정이다. 부실 대학이라는 낙인 효과로 수험생들이 지원을 기피할 가능성이 크다. 이번 평가에서 ‘재정지원제한대학Ⅰ’ 등급을 받은 상지대 관계자는 “신입생 수 감소가 등록금 수입 감소로 이어져 ‘빈곤의 악순환’을 가져올 수 있다”며 “평가 결과가 나오기 전부터 재학생과 학부모들이 수시로 평가 결과를 물어왔다. 재학생 중 이탈하는 학생도 나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무엇보다 가장 큰 걱정은 정원 감축이다. 대학별로 앞으로 3년간 10∼35% 정원을 줄여야 한다. 정원 감축 논의 과정에서 어느 학과에서 몇 명을 줄이느냐를 두고 학내 갈등이 터져 나올 개연성이 매우 크다. ‘빈곤의 악순환’에 ‘학내 갈등 폭발’까지 더해지면 해당 대학들은 더 빠르게 내리막길을 걸을 수 있다. 이에 연세대는 본교 총장 직속 원주혁신위원회를 통해 향후 대책을 논의할 계획이다. 한라대 역시 이번 주에 전체교수회의를 열기로 했다. 상지대는 같은 재단이 운영하는 상지영서대와의 통폐합을 통한 정원 감축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원주 외에도 강원 고성과 경기 양주에 캠퍼스가 있는 경동대의 경우 정원 감축 충격이 상대적으로 덜할 것으로 보인다.○ 지역 경제에도 ‘빨간불’ 원주 인구는 34만 명이다. 서울 경기 등 수도권과의 접근성이 좋아 인구 규모에 비해 대학이 많은 편이다. 변변한 공장이나 회사가 없고 관광자원이 많지 않은 원주에서 대학은 지역 경제를 지탱하는 한 축이다. 원주 소재 대학 5곳의 재학생은 총 2만3000여 명으로 앞으로 3년 뒤 정원 감축이 마무리되면 1만9000명대로 줄어든다. 대학가 인근 상인들은 “걱정스럽다”고 입을 모았다. 연세대 원주캠퍼스 정문 맞은편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어지영 씨(44·여)는 “손님의 90%가 학생이라 방학 때는 대다수 가게가 문을 닫는다. 오늘도 테이블 하나를 받았다”며 “이런 와중에 학생이 더 줄면 어떻게 되겠느냐”고 했다. 실제로 이날 캠퍼스 인근에는 문을 연 가게보다 문을 닫은 가게가 더 많았다. 이곳 주변 원룸촌에는 공실이 200개를 넘는다. 부동산중개업소를 운영하는 박창덕 씨는 “이미 초과 공급이다. 6월 예비자율개선대학에서 탈락한 뒤 임대사업자들이 매물을 내놓기 시작했다”고 우려했다. 이는 원주만의 얘기가 아니다. 자율개선대학에서 탈락한 전국 40개 대학의 재학생은 20만 명이 넘는다. 이들은 지방 상권의 버팀목이다. 정원 감축에 이어 폐교로 이어지면 학교 주변 상권은 아예 사라진다. 3년 전 대학평가에서 최하 등급을 받은 대학 5곳 중 3곳이 문을 닫아 폐교는 먼 미래가 아니다. 교육부는 자진 폐교하는 대학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학생과 교직원 피해를 줄이는 데만 초점이 맞춰져 있어 지역경제는 충격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원주=김호경 kimhk@donga.com·박은서 기자}

    • 2018-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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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국 유치원-초중고교 7835곳 24일 휴업

    제19호 태풍 ‘솔릭’의 한반도 상륙으로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교 10곳 중 4곳이 24일 일제히 휴업에 들어간다. 23일 교육부에 따르면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교(2만938곳)의 37.4%인 7835곳이 24일 휴업한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날 유치원 889곳, 초등학교 601곳, 중학교 383곳, 특수학교 27곳 등 총 1900곳에 일괄 휴업을 명령했다. 정규 수업과 학생의 등교가 정지되지만 교직원은 출근해야 한다. 고교 136곳은 학교장 재량으로 휴업을 결정했다. 인천, 경남지역 유치원과 초등·중학교도 24일 휴업한다. 가장 큰 피해가 우려되는 충북 지역에서는 유치원, 초등·중학교뿐만 아니라 고교까지 일괄 휴교한다. 휴업과 달리 휴교 결정이 내려지면 학생 등교는 물론이고 교직원 출근까지 정지된다. 세종, 강원, 전북 지역은 유치원부터 고교까지 휴업한다. 대전은 유치원과 초등학교는 휴업하되, 중고교는 학교장 재량에 맡겼다. 충남은 모든 학교의 등교시간을 오전 10시로 조정했다. 제주와 부산, 대구, 광주, 울산지역에는 휴업하는 학교가 없다. 보건복지부는 어린이집은 운영하되 지방자치단체에 “부모들이 등원을 자제시키도록 해달라”는 권고 공문을 보냈다. 산업계도 태풍 진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항공사들은 비정상운항 대응팀을 운영하며 수시로 결항 항공편을 확인 중이다. 23일 기준 대한항공 제주 출발·도착 전편이 결항 조치됐다. 국내선 95편, 국제선 5편이 결항된 것이다. 이날 아시아나항공도 국내선 94편이 결항했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사들은 비상대응 인력을 동원해 태풍 피해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롯데월드타워를 운영·관리하는 롯데물산은 21일부터 이틀간 차수판과 배수로 등 시설물을 점검했다. 네이버 연구법인 네이버랩스는 24일을 임시휴무일로 지정했다. 김호경 kimhk@donga.com·신동진 기자}

    • 2018-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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