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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이 매달 5000원을 내면 18개월 뒤 잔여 할부금 없이 최신 휴대전화로 기기 변경을 해주는 ‘프리미엄 클럽’을 출시했다. 비슷한 서비스인 삼성전자의 ‘갤럭시 클럽’을 이용하면 2개 기종만 최신 휴대전화로 바꿀 수 있지만 프리미엄 클럽 이용자는 6개 기종을 새 것으로 바꿀 수 있다. SK텔레콤은 프리미엄 클럽에 가입하면 갤럭시 S7·S7엣지뿐만 아니라 갤럭시노트5, 아이폰6S·6S플러스, G5 등 최신 프리미엄 스마트폰 6종을 새 휴대전화로 바꿔준다고 11일 밝혔다. 18개월 동안 월 5000원의 보험료와 스마트폰 할부금을 납부한 뒤 중고 휴대전화를 반납하면 잔여 할부금은 면제해주고 새 휴대전화로 기기 변경을 해준다. 단, 30개월 할부로 휴대전화를 구입해야 한다. 신규 가입 혹은 기기 변경 시 7일 이내에 가입해야 하고 6월 30일까지 가입 가능하다. 예를 들어 출고가 90만 원인 스마트폰을 단말기 보조금 15만 원을 받고 할부 원금 75만 원에 구입했다 치자. 프리미엄 클럽에 가입하면 이를 30개월 동안 분할 납부하면서 18개월 동안 매월 5000원, 총 9만 원의 보험료를 내야 한다. 18개월 뒤 최신 휴대전화로 바꿀 때 기존 휴대전화를 반납하면 남은 12개월 치 잔여 할부금 30만 원은 면제돼 새 휴대전화 비용만 내면 된다. 앞서 삼성전자가 선보인 갤럭시 클럽은 S7 및 S7엣지 모델에만 적용되며 월 보험료가 7700원으로 비싸다. 하지만 삼성카드를 삼성페이에 등록해 월 30만 원 이상 사용하면 보험료 7700원이 할인돼 사실상 보험료가 공짜다. 또 30개월이 아닌 24개월 할부 기준으로 1년만 사용하면 잔여 할부금 없이 최신 갤럭시 스마트폰으로 바꿀 수 있는 점도 갤럭시 클럽의 장점으로 꼽힌다.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회사원 윤모 씨(36)는 최근 스마트폰을 최신모델로 바꿨다. 혹시나 보조금 차이가 날까 싶어 두세 군데 매장을 돌아봤지만 보조금은 같았다. 매장 직원들은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도입 이후 어딜 가든 보조금이 쥐꼬리”라며 “차라리 선택약정 할인을 받으라”고 권했다. 실제 윤 씨가 고른 스마트폰에 지급되는 보조금은 13만7000원(월 요금제 6만 원대·기기변경 기준). 반면 월 기본요금의 20%를 할인해 주는 선택약정(24개월 기준)에 들면 총 31만6800원을 할인받을 수 있었다. 윤 씨는 ‘보조금은 안받았지만 선택약정할인으로 90만 원짜리 단말기를 60만원에 샀으니 잘 산 셈’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는 오해다. 엄밀히 말해 김 씨는 90만원짜리 단말기를 60만원이 아닌 90만원에 산 것이다. 선택약정은 높은 요금제(6만 원대)를 오래 유지(24개월)하는 대가로 이동통신사가 월 기본요금에 대해 제공하는 할인 혜택일 뿐 단말기 할인과는 무관하다. 현 단통법 시스템 아래에선 단말기 구입 때 보조금과 선택약정 혜택을 동시에 받을 수 없기 때문에 둘 중 하나를 골라야 한다. 하지만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는 방법이 있다. 최근 통신사들이 앞 다퉈 내놓고 있는 제휴카드를 활용하는 것이다. 이동통신사 관계자는 “과다 보조금 지급은 불법이지만 제휴카드를 통한 할인은 얼마든 합법”이라며 “이동통신사들이 경쟁적으로 제휴카드 혜택을 강화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게 지난달 SK텔레콤이 내놓은 ‘T삼성카드2’이다. 갤럭시S7 또는 S7엣지 구매고객만 가입할 수 있는 이 카드는 해당카드로 단말기 할부금을 낼 경우 전월 실적 30만원 이상시 1만5000원, 70만원 이상시 2만원을 매달 할인해준다. 즉, 24개월 할부기준 최고 48만원을 싸게 단말기를 살 수 있는 것이다. KT도 이달 들어 현대·신한·우리·KB카드와 손잡고 ‘슈퍼 할부 카드’를 내놓으며 단말기 값 부담 덜기에 나서고 있다. 슈퍼 할부 카드는 30만원 이상 사용시 1만원, 70만원 이상 사용시 1만5000원을 할인해준다. LG유플러스도 지난 2월 현대카드와 ‘현대카드M 에디션2 라이트할부형’을 선보이며 비슷한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제휴카드 할인은 보조금을 받았거나 선택약정 할인을 받은 경우에도 추가로 중복 할인을 받을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매력이다. 다만 일부 카드는 단말기를 구입하고 14일 이내에만 만들 수 있고, 대부분 연 1~2만원의 높은 연회비를 내야 한다. 일정 사용액 이상이어야 혜택을 볼 수 있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 출범을 준비 중인 별도 법인인 한국카카오의 첫 경력 공채 경쟁률이 30 대 1에 육박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8일 카카오에 따르면 한국카카오가 당초 두 자릿수 인원을 뽑기 위해 추진한 경력공채에 총 3000여 명의 지원자가 몰렸다. 지난달 30일부터 4일까지 진행된 이번 공채는 금융 및 정보기술(IT) 분야 총 21개 직군에 대해 이뤄졌다. 총 경력이 5년 이상이면서 개별 해당 업무 경력이 3년 이상인 사람들만 지원할 수 있었다. 카카오 관계자는 “3000여 명의 지원자 가운데 3분의 2는 금융 쪽, 나머지는 IT 쪽 인재들”이라며 “보수적인 금융권 분위기에서 새로운 도전을 해보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채용 공고 등을 통해 △기존 은행과 차별화되는 수평적 기업문화 △모바일 금융 혁신을 위한 열정과 도전 △동종 업계에 뒤지지 않는 연봉 등을 강조한 것이 지원자들에게 어필한 것 같다고 카카오 측은 설명했다. 현재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사업자 인가를 받고 사업을 추진 중인 한국카카오는 올해 말까지 본인가를 받아 정식으로 카카오뱅크 서비스를 시작하는 게 목표다. 카카오 관계자는 “본인가 획득 요건 중에는 인력 구성도 포함돼 있다”며 “이를 위해 총 200명의 직원을 꾸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한국카카오에는 대주주인 한국투자금융지주와 KB국민은행에서 70여 명의 인력이 넘어와 태스크포스(TFT)를 꾸린 상태다. 130명을 추가로 채용해야 하지만 이번 공채를 통해 뽑는 인원은 세 자릿수까지 가진 않을 예정이어서 최대 99명을 뽑는다 해도 경쟁률은 30 대 1에 이른다. 카카오 측은 “이렇게까지 많은 인원이 지원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는데 너무 많은 사람이 몰려 당황했다”며 “한국카카오가 아직 인사조직을 갖추지 못해 지원 서류를 취합하는 데만도 며칠이 걸렸을 정도”라고 전했다. 실제 카카오는 3000여 명의 지원서를 일일이 손으로 취합해 서류전형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서류 심사를 통과한 지원자는 실무자 및 임원 인터뷰를 거쳐 입사가 확정된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 출범을 준비 중인 별도 법인인 한국카카오의 첫 경력 공채 경쟁률이 30대1에 육박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8일 카카오에 따르면 한국카카오가 당초 두 자릿수 인원을 뽑기 위해 추진한 경력공채에 총 3000여명의 지원자가 몰렸다. 지난달 30일부터 4일까지 진행된 이번 공채 모집은 금융 및 정보기술(IT) 분야 총 21개 직군에 대해 이뤄졌다. 총 경력이 5년 이상이면서 개별 해당 업무 경력이 3년 이상인 사람들만 지원할 수 있었다. 카카오 관계자는 “3000여명의 지원자 가운데 3분의2는 금융 쪽, 나머지는 IT쪽 인재들”이라며 “보수적인 금융권 분위기에서 새로운 도전을 해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채용 공고 등을 통해 △기존 은행과 차별화되는 수평적 기업문화 △모바일 금융 혁신을 위한 열정과 도전 △동종업계에 뒤지지 않는 연봉 등을 강조한 것이 지원자들에게 어필한 것 같다고 카카오 측은 설명했다. 현재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사업자 인가를 받고 사업을 추진 중인 한국카카오는 올해 말까지 본인가를 받아 정식으로 카카오뱅크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게 목표다. 카카오 관계자는 “본인가 획득 요건 중에는 인력구성도 포함돼 있다”며 “이를 위해 총 200명의 직원을 꾸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한국카카오에는 대주주인 한국투자금융지주와 KB국민은행에서 70여명의 인력들이 넘어와 태스크포스팀(TFT)을 꾸린 상태다. 130명을 추가로 채용해야 하지만 이번 공채를 통해 뽑는 인원은 세 자리 수까지 가진 않을 예정이어서 최대 99명을 뽑는다 해도 경쟁률은 30대1에 이른다. 카카오 측은 “이렇게까지 많은 인원이 지원할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는데 너무 많은 사람이 몰려 당황했다”며 “한국카카오가 아직 인사조직을 갖추지 못해 지원서류를 취합하는 데만도 며칠이 걸렸을 정도”라고 전했다. 실제 카카오는 3000여명의 지원서를 일일이 손으로 취합해 서류전형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서류 심사를 통과한 지원자는 실무자 및 임원 인터뷰를 거쳐 입사가 확정된다.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KT는 삼성전자와 함께 가전제품과 연동되는 ‘GiGA IoT 홈매니저’ 서비스 4종을 추가하며 ‘홈 IoT(Internet Of Things)’ 확산을 위한 협력을 강화한다고 8일 밝혔다. 이번에 연동되는 4종의 가전제품은 냉장고, 로봇청소기, 세탁기, 오븐. 두 회사사의 IoT 플랫폼을 연동해 이용자 가정 내 와이파이(WiFi)로 연결된 무선 공유기(AP)를 통한 호환이 가능하여 보다 편리한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게 됐다. KT와 삼성전자는 기존에 나온 2종의 제품(에어컨, 공기청정기)과 함께 6종 가전 별로 기기 상태 확인, 원격 제어, 상태 통보 기능을 제공한다. 다만 ‘오븐’ 의 경우 4월 내로 연동이 완료될 예정이다. 와이파이 기능이 있는 삼성 생활가전 6종 연동은 KT가 최초다. 서비스를 원하는 고객은 삼성전자 디지털플라자 등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제품을 구입한 후, 삼성 스마트홈 계정을 가진 고객이 KT ‘GiGA IoT 홈매니저’ 서비스에 가입하면 된다. 생활가전 6종 가운데 보유 중인 삼성전자 생활가전 기기를 추가하는 방식으로 ‘GiGA IoT 홈매니저’ 이용이 가능하다. 올해 말까지 삼성가전 연동 서비스 사용에 대한 기기 추가 시 발생하는 1100원의 이용료(부가세 포함)를 기본으로 제공해 추가 요금이 부과되지 않는다. 또한 KT는 ‘GiGA IoT 홈매니저’ 서비스로 댁내 IoT 기기들을 고객 상황이나 라이프 스타일에 맞게 자동으로 복합제어 할 수 있도록 설정을 도와주는 서비스인 ‘홈 IoT 기기 레시피’ 기능을 제공 중이다. KT IoT사업개발담당 김근영 상무는 “KT와 삼성전자 간 홈 IoT 사업협력으로 편리하고, 차별화된 가전-통신 융합형 서비스를 선보이게 됐다”며, “고객들이 더욱 윤택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삼성전자와의 협력 외에도 다양한 홈 IoT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김성규기자 sunggyu@donga.com임우선기자 imsun@donga.com}

‘120억 원대 주식 대박’ 파문으로 사표를 낸 진경준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49·사법연수원 21기)이 2005년 넥슨 비상장주식을 함께 나눠 산 김상헌 네이버 대표(53)를 넥슨 창업주 김정주 대표에게 소개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2005년 당시 넥슨 주식은 김정주 대표가 승인한 사람에게만 팔 수 있었는데도 넥슨과 별다른 관련이 없는 진 본부장과 김상헌 대표가 주식을 구입할 수 있었던 이유가 김정주 대표와의 친분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진 본부장은 2005년 이전에 서울대 86학번 동기인 김정주 대표에게 서울대 법대 4년 선배인 김상헌 대표를 소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5년 당시 진 본부장은 김정주 대표 등 여럿과 함께 만난 자리에서 김상헌 대표를 김정주 대표에게 소개한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김상헌 대표는 당시 LG에서 법무 업무를 맡고 있었다. 진 본부장과 김상헌 대표는 부부끼리도 절친한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김정주 대표가 김상헌 대표를 이해진 네이버 의장에게 소개했고, 그 인연으로 김상헌 대표가 네이버로 이직했다는 것이다. 김상헌 대표는 판사로 근무하다 1996년 LG에 몸담았으며 2007년 네이버로 이직했다. 2005년 당시만 해도 넥슨 주식은 김정주 대표가 “주식은 내부 직원들끼리만 거래하라”고 지시해 외부 거래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고, 주식을 사고팔려면 대표의 승인을 받아야 했다. 넥슨 초창기 멤버인 A 씨는 “2004년 8, 9월 회사를 나오면서 넥슨 주식 6.7%를 처분하려 했는데 김정주 대표가 자신에게 팔라고 해 주당 3만 원 이하에 팔았다”며 “일부 주식은 김정주 대표가 직원들에게 스톡옵션으로 나눠 줬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박모 씨(49)는 2005년 유명 외국계 컨설팅사에서 일하며 진 본부장과 김상헌 대표,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이모 씨 등 3명과 함께 넥슨 주식 4만 주를 1만 주씩 나눠 산 것으로 알려졌다. 박 씨는 2007∼2010년 김정주 대표가 소유한 위젯(현 엔엑스프로퍼티스)에서 감사를 지냈고 2009년 12월부터 넥슨과 공동 창업한 교육사업 관련 회사를 운영하고 있을 만큼 넥슨과 가깝다. 넥슨 주식을 함께 산 박 씨와 진 본부장, 김상헌 대표는 모두 ‘서울대-하버드대’ 출신이란 점도 눈길을 끈다. 진 본부장과 박 씨는 서울대 86학번 동기이고 김상헌 대표는 서울대 82학번이다. 박 씨는 하버드대 생물물리학 박사 출신이고 진 본부장은 1998∼99년, 김상헌 대표는 1999∼2000년 하버드대 로스쿨에서 공부했다. 2005년 당시 넥슨 주식 보유자와 가까웠던 박 씨가 서울대-하버드대 출신 지인들에게 일반인은 사기 어려웠던 넥슨 주식의 공동 구매를 제안했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다. 진 본부장과 주식을 함께 샀던 인물이 김상헌 대표라는 사실이 5일 밝혀지면서 진 본부장이 넥슨 주식을 구입한 경위를 둘러싼 의혹이 더욱 커지고 있다. 진 본부장은 ‘컨설팅회사에서 일하던 대학 친구의 소개로 친구들과 주식을 나눠 샀다’고 해명했지만 김 대표는 진 본부장보다 네 살이 많아 친구라고 말하기 어렵다. 또 2005년 당시엔 LG에서 일하고 있어 넥슨과 별다른 연관도 없었다. 한편 박 씨가 2005년 당시 넥슨 주식 보유자에게서 매입을 권유받은 넥슨 주식 4만 주를 모두 사려면 18억여 원(주당 4만2500원에 거래)이 필요한데 혼자 사기엔 자금이 넉넉지 않아 진 본부장을 포함한 지인 3명에게 공동 구매를 권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주식 구매와의 연관성은 확인되지 않지만 박 씨는 2005년 6월 서울 강남구 도곡동 자택을 담보로 2억 원가량을 대출받은 기록이 있다.조동주 djc@donga.com·권오혁·임우선 기자}
카카오, 셀트리온, 하림, 한국금융지주, SH공사, 금호석유화학 등 새롭게 대기업 집단으로 지정된 6개 기업 중 가장 눈에 띄는 곳은 카카오다. 카카오는 공격적인 서비스 개발과 인수합병(M&A)으로 창업 10년 만에 국내 순수 정보기술(IT) 기업 가운데 가장 먼저 ‘대기업’ 반열에 올라섰다. 하지만 대기업으로 지정되면 규제와 감시가 크게 늘어나는 만큼 향후 사업 확장에 발목을 잡힐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2010년 출시한 카카오톡이 ‘국민 메신저’로 대박이 나면서 성장 기반을 마련한 카카오는 2014년 다음커뮤니케이션과 합병하며 2000억 원대 자산을 2조 원대로 급격히 늘렸다. 카카오가 대기업 집단이 된 데는 올해 1월 ‘멜론’ 운영사인 로엔엔터테인먼트(1조8743억 원)를 인수한 것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덕분에 카카오는 총자산이 5조830억 원으로 늘었고, 김범수 카카오 의장은 IT업계 최초로 45개 계열사를 거느린 ‘대기업 총수’가 됐다. 대기업 집단으로 지정되면서 카카오가 추진 중인 인터넷은행 사업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란 시각도 많다. 대기업 집단이 되면 인터넷은행에 대한 금산분리 규제가 완화되더라도 그 혜택을 누릴 수 없고, 이럴 경우 카카오가 카카오뱅크의 최대주주(현 지분 10%)가 되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카카오 측은 “현행법에 근거해 카카오뱅크 출시를 준비해 왔다”며 “인가를 받고 서비스를 시작하는 데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1991년 설립된 제약사 셀트리온은 바이오 벤처기업 가운데 처음 대기업에 지정돼 주목을 받았다. 셀트리온은 국산 1호 바이오시밀러(복제 바이오 의약품) 관절염 치료제인 램시마가 큰 성공을 거두면서 4조8000억 원이었던 총자산이 5조9000억 원으로 늘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의약품의 특성상 판매를 다른 회사에 맡기기 어려운데 현재 자회사를 통해 판매하고 있어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받을까 걱정”이라며 “이번 지정을 계기로 정부가 바이오 기업의 특수성을 고려해 규제를 완화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병아리 10마리’로 시작한 하림그룹은 지난해 2월 해상운송업체인 팬오션(4조2000억 원)을 인수하면서 설립 30년 만에 축산업계 최초로 대기업 집단이 됐다. 한국금융지주는 사모투자펀드(PEF) 업체 이큐파트너스를 자회사로 편입해 자산 규모가 늘었다. SH공사는 새로 출범한 금융 계열사 ‘서울리츠’ 자산이 공사 자산에 포함되면서, 금호석유화학은 금호아시아나에서 계열 분리되면서 대기업 집단에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임우선 imsun@donga.com·최혜령 기자}

낮은 출산율로 점점 경제활동인구가 줄어드는 한국. 새로운 경제성장 동력을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궁극적으로는 출산율을 높여 인구를 확보하는 것이 내수시장 활성화를 위한 답이다. 그러나 출산율 제고의 효과는 당장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이 때문에 기존 인적 자원의 효율적인 활용을 먼저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최근 산업연구원은 한국무역협회의 용역을 받아 ‘중소기업 성장방안 모색을 위한 인력분야 정책과제’ 보고서를 펴냈다. 이 보고서는 고급 인력, 특히 연구 및 기술개발 인력의 대기업 ‘쏠림’ 현상이 심각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국의 연구개발(R&D) 분야 인력은 2012년 현재 40만2000명이다. 이 가운데 공공연구기관이나 대학이 아닌 일반 기업체에서 일하는 연구원 수는 27만6000명으로 전체의 68.7%다. 그런데 전체 기업체 연구 인력의 절반이 넘는 14만2000명(51.4%)이 대기업에서 근무하고 있다.○ 고급 인력의 ‘불균형 분배’ 심각 중소기업 R&D 인력은 7만 명(25.4%), 벤처기업 R&D 인력은 6만4000명(23.2%)에 불과하다. 특히 박사 학위 소지자가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비율은 4.2%에 머물렀다. 미국의 경우 박사 학위 소지자의 47.8%가 직원 수 500명 미만의 중소 기업체에 근무하고 있다. R&D 인력을 ‘상근 상당 연구원 수’(R&D 활동에 100% 참여한 인원수)’로 환산한 결과 경제활동인구 1000명당 한국의 상근 상당 연구원 수는 12.4명이었다. 이는 일본(10.0명)이나 미국(9.1명)보다 높은 수준이다. 한국이 세계 최고 수준의 R&D 인력 자원을 보유하고 있지만 적절한 분배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노민선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단순한 금전적 보상으로 고급 인력을 끌어들이려면 중소기업은 대기업을 이길 수 없다”며 “핵심 인력이 회사와 같이 발전할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부의 지원 정책도 필요하다. 산업연구원 조영삼 수석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R&D 인력의 경력 개발에 초점을 맞춰 정부가 지원한다면 중소기업과 R&D 인력이 함께 성장해갈 수 있다”며 “연구 인력의 역량 향상 실적을 평가 지표로 삼아 중소기업의 R&D를 지원하는 등의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여성 경제활동 참가율을 높여야 여성 인력의 효율적인 활용도 관건이다. 올해 6월 통계청이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현재 국내 고용률은 남성 71.8%, 여성 50.4%다. 선진국에 비해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가 특히 저조한 편이다. 여성 인력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직장 여성의 보육 환경이 열악하기 때문이다. 아이를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영아 보육시설이 많지 않은 가운데 민간 베이비 시터 고용 비용은 월 150만∼200만 원에 이른다. 야근 등 직장여성의 돌발 상황에 대응 가능한 보육 프로그램도 거의 없다. 한국경제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고학력 엄마’일수록 자녀의 연령대가 올라가더라도 경제 활동에 복귀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졸 이하 또는 고졸 여성의 경우 자녀가 유치원생일 때 직장에 다니는 비율은 20.1%, 29.7%에 그치다가도 자녀의 연령대가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로 올라가면 그 비율이 40∼50% 수준으로 급상승한다. 하지만 대학교 이상의 학업 과정을 마친 여성들은 자녀의 연령대에 관계없이 고용률이 30% 이하를 맴돌았다. 학력이 높을수록 자녀에 대한 교육열이 더 높아 자신의 커리어보다는 아이의 교육을 선택하는 경우가 더 많다는 분석이 있다. 국내 여성 취업지원정책이 취약한 계층을 중심으로 이뤄지면서 상대적으로 고학력 여성들의 경력 단절 문제를 소홀히 한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 고령화 문제, 역으로 활용도 가능 세계에서 가장 빠른 한국의 고령화 문제를 역으로 활용하는 것도 인력 재분배의 해결책이 될 수 있다는 제안도 나온다.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정년 연장 외에도 노인 인력을 잘 활용하는 해외 선례를 찾아 양질의 노인 일자리 확대에 활용해야 한다”며 “한국은 노인 활용이 세계 어느 나라보다 다급한 실정이지만 아직까지 이와 관련한 좋은 사례 발굴은 어려운 수준”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경우 고용에 관한 연령차별금지법이 제정돼 있어 연령에 따른 고용차별이 없다. 이에 더해 기업 이미지를 고려한 대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노인 인력을 채용하고 있다. 맥도날드는 미국 주 정부와 계약을 맺고 55세 이상 은퇴자들을 대상으로 기술교육을 실시해 파트타임 근무자로 활용하고 있다. 미국 전역의 모텔체인업체인 ‘데이즈 인’은 1986년부터 통신센터에 고령 근로자를 고용함으로써 기존 청년 전화접수 업무 담당자들의 잦은 이직 문제를 해결했다. 일본도 재고용 문화가 활발하다. 일본의 농업협동조합은 아침 잠 없는 노인들을 오전 4시부터 해뜨기 전까지 작업에 투입해 생산성을 높이고 있다. 건설기계 부품제조업체인 고지마제작소 역시 노인들이 일하기 좋은 근로환경을 마련해 전체 직원의 20%가량을 정년을 넘긴 60세 이상 직원들로 구성하고 있다.주성원 swon@donga.com·임우선 기자}

“한국은 역사상 가장 급격한 인구 감소를 겪을 것이다. 대책을 벤치마킹할 나라조차 없다. 누구도 가보지 않은 유례없는 길을 가야 한다.” 최근 한국의 2100년 미래 인구를 예측해 보고서를 작성한 이삼식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의 경고다. 이 연구위원이 시뮬레이션을 해 본 결과 1.2∼1.3명에 불과한 현재 초저출산율이 계속 이어질 경우 86년 뒤인 2100년 한국의 인구는 현재의 절반도 안 되는 2222만 명으로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1071만 명(48.2%)이 65세 이상 노인일 것으로 분석됐다. 불과 56년 뒤인 2070년 한국의 ‘생산가능인구’(15∼64세)는 1668만 명으로 약 3600만 명 수준인 지금의 절반이 안 되는 정도까지 줄게 된다. ○ ‘인구’ 줄어드는 한국…장기적 안목의 대책 필요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한국처럼 13년이나 초저출산율이 계속된 나라는 세계 어디에도 없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는 헝가리만이 2010년과 2011년, 2년에 걸쳐 지속됐을 뿐이다. 전문가들은 모든 경제의 성장동력은 결국 ‘사람’인 만큼 한국 사회가 미래 인력을 확보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국이 유례없는 인구 감소를 겪을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대책 역시 전례 없이 파격적이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특히 인구 고령화의 파급효과는 수십 년에 걸쳐 지속되기 때문에 ‘장기적인 시계(long-term horizon)’를 바탕으로 하는 사전적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인구 고령화가 국가의 잠재성장률부터 재정건전성, 노동공급, 소득분배 등 다양한 측면에서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변화를 초래한다. 이 같은 인구 고령화에 따른 부정적 영향은 사후적으로 단기간에 해결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사전적 선제적 정책 개입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인력을 어떻게 확보할 수 있을까. 경제활동이 가능한 인력을 확보하는 데는 두 가지 방안이 요구된다. 하나는 출산율을 높이거나 이민 인구를 늘리는 등 장·단기적으로 한국인의 ‘수’ 자체를 늘리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현재 인력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2045년까지 합계출산율을 2.1명으로 끌어올려 유지한다면 한국의 인구 구조는 한결 나아질 수 있다. 장기적으로 한국 인구가 4300만 명 안팎에서 안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생산가능인구도 장기적으로 2300만 명 선에서 안정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 경제의 한 축이 될 이민자 그러나 당장 출산율을 높이는 데는 한계가 있다. 양육비 지원 같은 단편적 재정지원책 외에 획기적이라고 볼 만한 정부의 저출산 대책도 나오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민 유입’을 확대하는 것도 경제활동이 가능한 인구를 늘리는 방법이다. 장석인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030년대에 들어서면 일할 사람이 없어 지금의 산업구조를 지탱하기 어렵다”며 “외국인 이민을 적극 받아들여 기업과 산업구조의 급격한 쇠락을 막아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민 정책을 통한 성장동력 제고에 가장 성공한 나라는 미국이다. 미국 벤처캐피털협회가 펴낸 ‘아메리카 메이드 2.0’ 보고서는 “고도성장을 지나 침체기를 겪었던 미국 경제가 이민자들의 기업가정신 덕에 새로운 동력을 찾았다”고 평가했다. 이민 기업가들이 미국에 세운 상장사들의 시장가치는 지난해 기준 9000억 달러(약 950조 원)에 달한다. 최근 8년간 이 기업들은 6만 명이 넘는 미국인을 고용했다. 한국이 미국처럼 성공적으로 이민 인력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이민 정책을 완화하는 것 이외에도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영어와 스페인어가 거의 동시에 통용되는 미국처럼 한국도 다국어 사용을 늘리는 사회 환경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외국 문화에 대한 포용력을 더 높여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임우선 imsun@donga.com·김지현 기자}
“교육이 변해야 한국의 산업이 산다.” 한국의 산업인력 대책이나 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인구부족 문제를 다룰 때 교육이 수면 위로 부상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그러나 국가 대혁신 차원에서 산업 인력 문제를 들여다볼 때 가장 먼저 변해야 할 부문은 교육이라고 경제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무엇보다 한국의 미래 성장동력을 갉아먹는 저출산·인력 부족 문제를 일으키는 가장 큰 요인이 바로 왜곡된 입시경쟁과 사교육비 부담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교육을 받고 고학력자가 돼도 정작 전문지식이나 외국어 능력은 부족해 일자리 ‘미스 매칭’이 벌어지는 경우도 많다. 50세 이상 고령층의 고용은 느는데 청년층 고용은 뒷걸음질치는 아이러니한 상황도 비효율적 교육제도에서 비롯된다는 지적이 많다. 이 때문에 경제전문가들은 ‘외국어교육’과 ‘직업교육’만큼은 사교육 없이 공교육만 받아도 누구나 일정한 역량을 갖추도록 교과과정을 혁신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한 기업 관계자는 “앞으로는 인구가 급감해 내수시장 또한 급격히 줄 것이기 때문에 한국 기업과 인재는 반드시 해외로 나가야 한다”며 “중국어와 영어 정도는 모든 인재들이 구사할 수 있는, 그런 다국어 교육 환경이 하루 빨리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젊은 인재들이 대학을 졸업하지 않고도 빨리 일자리를 찾아 산업 인력에 활용되도록 직업교육이 마련돼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세계에서 가장 풍부한 직업 교육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는 독일의 청년 고용률(46.6%)은 한국(24.2%)의 2배에 이른다. 김성원 전국경제인연합회 경제본부 연구원은 “독일 어린이들은 10∼12세에 이미 자신의 진로와 적성을 찾아 실습 교육을 받는다”며 “이런 탐색을 통해 청년의 절반 정도가 대학 진학 대신 3년 과정의 직업교육을 받고 바로 취업을 한다”고 전했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경북 문경시 동로면 문경오미자밸리. 문경 시내에서도 한참 떨어진 산골 마을이다. 자연으로 둘러싸인 이곳에서 한 농가의 꿈이 영글고 있었다. 한국 오미자를 세계에 알리겠다는 꿈. 세계 시장 수출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사람은 문경오미자밸리 영농조합법인을 이끄는 박종락 대표다. 박 대표는 문경지역 오미자를 오미자 원액(엑기스) 같은 가공식품으로 만들어 호주와 싱가포르 등에 수출하고 있다. 박 대표는 2005년부터 이 지역에서 오미자 농사를 지으며 가공식품을 만들었다. 본격적으로 수출한 것은 올해 초부터다. 그러나 오미자 수출에 대한 관심은 몇 년 전부터 갖고 있었다. 박 대표는 오미자 농사를 시작한 뒤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2007년 대형 펜션을 짓고 오미자 체험단지를 운영했다. 120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이 체험단지에서는 오미자를 수확하고 오미자 원액을 직접 담가볼 수 있다. 이곳은 학생뿐 아니라 문경지역을 찾은 일본, 중국 관광객들이 한 번쯤 들르는 코스가 됐다. 박 대표는 “체험단지를 운영해 보니 오미자라는 것이 한국인뿐 아니라 일본, 중국 사람들 입맛에도 참 잘 맞는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막연히 해외 시장에 가지고 나가 보면 어떨까 생각하다 결정적인 계기를 맞았다. 2010년 오미자 원액과 와인을 만드는 공장을 짓고 대량생산에 들어갔지만 생각만큼 물건이 팔리지 않았던 것이다. 판로를 고민하다 불현듯 체험단지를 다녀갔던 관광객의 반응이 생각났다. 수출을 해보자는 마음으로 2011년 3월 중국에서 열린 국제 무역 전시회에 참가했다. 박 대표는 “박람회에 선보이려고 오미자 시음 샘플을 가지고 나갔는데 3일 만에 동날 정도로 인기가 있었다”며 “오미자도 해외에서 통할 수 있다는 자신이 생겼다”고 말했다. 박람회 현장에서 중국 바이어들과 수십 장의 계약서를 썼다. 박 대표는 “이제 됐다”고 기뻐했지만 나중에 알고 보니 현실은 달랐다. 중국에서 오미자는 식품이 아니라 보건식품(기능성 식품)이어서 수출을 하려면 식품보다 훨씬 많은 인증과 법적 준비가 필요했다. 이 문제가 풀리지 않으면 계약서는 휴지 조각과 다름없었다. 김동유 KOTRA 수출 전문위원은 “최근 중국 등 해외 국가들은 무역자유화를 앞세워 관세장벽은 낮추는 대신 인증과 같은 비관세장벽을 쌓고 있다”고 말했다. 이후 일본 프랑스 등 세계 시장의 수출 박람회를 두루 다녔지만 법적 절차를 해결하기는 쉽지 않았다. 그러다 올해 2월 KOTRA가 주관하는 ‘경북 대양주 농축산특화 무역사절단’에 참가해 호주와 뉴질랜드의 바이어와 연결되면서 비로소 수출의 물꼬를 텄다. 실무 진행 과정에서 KOTRA 지원을 받은 것이 도움이 됐다. KOTRA 측은 “호주, 뉴질랜드 지역은 법적인 진입 장벽이 낮은 데다 한인 교포가 많아 시장성이 좋다”고 설명했다. 호주와 뉴질랜드 외에도 싱가포르 등에 수출한 액수가 5억 원 정도. 현재 진행 중인 상황을 보면 연말까지는 미국과 캐나다 등에도 수출이 이뤄질 예정이어서 수출 성과는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표는 “수출 과정에서 이동KOTRA를 통해 바이어와 계약 추진 사항을 점검하고 맞춤형 수출지원사업 정보를 제공받은 것이 큰 힘이 됐다”며 “현재 전체 오미자 가공식품 생산량의 5%가량인 수출 비중을 앞으로 40%까지 올리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문경=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근로시간을 단축해 삶의 질은 개선하되 임금 삭감은 안 된다.”(노동계) “법정 근로시간을 줄이면 인건비 부담으로 도산하는 기업이 속출할 것이다.”(재계) 2000년 5월 당시 최선정 노동부 장관이 “법정 근로시간을 주 44시간에서 40시간으로 단축하도록 근로기준법을 개정하겠다”고 밝히자 노사는 찬반 공방을 벌였다. 논쟁은 종교계에까지 번졌다. 불교계는 “산사(山寺) 순례생활을 하는 신도가 늘 것”이라며 환영했지만 기독교계는 “주말에 여행을 가는 등 교회에 오는 신도가 줄어든다”며 반대했다. 나라 전체가 3년 넘게 홍역을 앓은 끝에 2003년 8월 ‘주5일 근무제(주5일제)’의 근거가 된 정부의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됐다. 그리고 2004년 7월, 마침내 주5일제가 시행됐다. 정부는 근로자의 삶의 질이 향상되고 문화 관광 레저 등 새로운 내수산업이 발전할 것으로 기대했다. 근로시간이 줄면 추가 고용이 5.2% 증가할 거라는 장밋빛 전망도 나왔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에 따르면 주5일제가 본격적으로 자리 잡기 시작한 2005년 레저시장 규모는 37조9815억 원으로 전년(34조5140억 원)에 비해 10.5% 증가했다. 전해 ―0.1%로 뒷걸음질친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이후 레저시장 규모는 꾸준히 커져 지난해 57조1813억 원 규모에 이르렀다. 2004년과 비교하면 65.7%나 높아진 수치다. 주5일제가 시행된 지 10년. 우리의 삶은 어떻게 변했을까.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취업자의 주당 근로시간은 2003년 49.1시간에서 지난해는 43.1시간으로 6시간이나 줄었다. 근로문화도 오랜 시간 일하는 ‘양’ 중심에서 정해진 시간 내에 효율적으로 일하는 ‘질’ 중심으로 탈바꿈했다.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는 광고 카피가 실감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주5일제가 대한민국 사회에 불러온 변화를 구석구석 살펴봤다. ▼ 회식은 木요일, 동창회는 金요일… 주말은 가족과 ▼레저의 재발견유흥가 대목 ‘金-土’서 ‘木-金’으로… 가족 단위 나들이 크게 늘어2014년 캠핑인구 300만명 예상… 4년만에 5배로 크게 늘어“신토불이!” 2000년대 초 한 TV 예능프로그램 ‘천생연분’의 진행자 강호동이 오프닝 때마다 이렇게 외쳤다. ‘우리 게 소중한 것’이라는 의미가 아니다. “신나는 토요일 불타는 이 밤”의 줄임말이다. 당시 토요일 밤은 일주일의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었다. 직장인 회식이 많았던 금요일과 함께 토요일은 유흥가의 대목이었다. 지금은 어떨까. 일주일 내내 손꼽아 기다리던 ‘신나는 토요일’은 ‘불타는 금요일(불금)’에 자리를 내줬다. 직장인의 회식자리는 자연스럽게 금요일에서 목요일로 당겨졌다. 주말에 이틀을 온전히 쉴 수 있게 되면서 1박 2일, 2박 3일로 떠나는 캠핑이 여가활동의 대세로 자리 잡았다. 주 5일근무제 시행 10년이 가져온 변화다.목요일은 ‘회식 데이’ 6일(목) 오후 7시경 서울 종로구 청계천로 BBQ종로관철점. 제너시스BBQ 본사 직원 6명이 모였다. 이날은 한 달에 두 번 열리는 ‘호프(Hope)데이’다. 주로 3년차 이하 주니어급 직원들의 소통을 위해 만든 자리다. 호프데이 회식은 언제나 목요일에 열린다. 금요일 회식은 10년 이상 회사를 다닌 고참들의 추억 속에만 남아있다. 제너시스BBQ 운용본부 선한성 주임(30)은 “지금은 목요일 회식이 대세”라며 “금요일에 정상근무를 하다 보니 회식 자리도 길지 않고 술도 덜 마시는 게 목요일 회식의 특징이다”라고 전했다. 식당과 술집의 풍경도 바뀌었다. 1996년부터 서울 광화문에서 한식당을 운영해온 김시영 씨(55)는 “딱 금요일 점심까지만 손님이 많다”며 “금요일 단체회식 예약을 받아도 막상 오는 손님을 보면 예약한 숫자보다 적을 때가 다반사”라고 말했다. 요즘 택시기사들이 가장 바쁜 날도 목요일이다. 2년째 택시를 몰고 있는 김모 씨(59)는 “지난해 택시비가 인상된 뒤 전체적으로 손님이 줄었지만 그나마 목요일에는 돈을 좀 번다”며 “목요일 밤에는 직장인이 많은 여의도와 강남에서 수입이 특히 짭짤하다”고 전했다.뜨거운 ‘불금’ 7일(금) 오후 6시경 서울 강남구 지하철 3호선 신사역 8번 출구 앞. 이제 막 퇴근한 직장인들의 발길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이들이 향하는 곳은 가로수길. 오후 7시경 일대 식당마다 사람들이 들어차기 시작하더니 8시를 넘자 대부분 식당에서 빈 자리를 찾기 어려웠다. 한 족발가게에서 만난 30대 남성 직장인 3명은 일주일의 스트레스를 한꺼번에 날리려는 듯 와이셔츠 단추까지 풀어헤친 채 건배를 했다. 용산구 이태원도 ‘불금(불타는 금요일)’이 낳은 명소 가운데 한 곳이다. 매주 금요일 밤 이태원역 2번 출구로 나와 골목으로 걸어가면 나오는 세계음식 문화거리는 20, 30대 직장인들과 외국인들로 넘쳐난다. 근처 경리단길, 해방촌도 불금이면 뜨겁게 달아오르는 명소가 됐다. 광화문 근처 회사의 4년차 직장인 전모 씨(27·여)는 “불금에는 직장 동료보다 친구들을 만나 즐긴다. 회사 근처에 약속을 잡으면 혹시라도 직장상사와 마주칠 수 있어 부담스럽다. 기왕이면 분위기 좋은 카페, 술집이 몰려 있는 이태원이나 가로수길을 자주 찾는다”고 말했다. 지난해 가로수길에 일본식 선술집을 낸 최모 씨(33·여)는 “금요일 저녁이면 평소보다 3배 이상의 손님이 몰린다”며 “금요일 장사는 토요일 오전 4시 넘어서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주말은 ‘가족 데이’ 주5일제가 시행되면서 가장 큰 특수를 누리는 곳은 레저업계다. 이틀간의 휴일이 주어지면서 선택의 폭이 넓어진 덕분이다. 여가활동의 대세로 자리 잡은 것은 바로 ‘캠핑’.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2010년 60만 명이었던 캠핑인구가 올해 3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1박 2일’ ‘아빠. 어디가’처럼 짧은 여행을 소재로 한 TV 예능프로그램은 시청률 보증수표가 됐다. 석영준 대한캠핑협회 사무총장은 “과거 캠핑족들이 주로 40대 남성이었다면 최근에는 가족 단위 캠핑족이 대부분으로 캠핑족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8일 오후 취재진이 찾은 경기 가평군 자라섬 캠핑장에도 가족 단위 캠핑객이 대부분이었다. 이곳은 서울에서 멀지 않고 면적이 넓어 대표적인 가족 친화형 캠핑장으로 불린다. 이날도 아이는 폴대를 들고 아빠는 망치를 두드리며 텐트를 설치하는 모습을 쉽게 목격할 수 있었다. 캠핑장 내 설치된 100여 개의 텐트 중에서 커플족의 텐트는 다섯 손가락에 꼽을 정도였다. 캠핑 2년차인 이상원 씨(40) 가족은 이제 한 달에 두세 번 짐을 꾸려 떠날 정도로 캠핑의 매력에 푹 빠져 있다. 이날도 온 가족이 힘을 합쳐 텐트를 설치한 뒤 작은 모닥불을 피워놓고 도란도란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이 씨의 아내인 박정선 씨(40)는 “콘도나 펜션으로 휴가를 떠나면 (집에 있는 것처럼) TV만 보다 오는 경우가 많았다”며 “캠핑은 자연 속에서 가족이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직장인과 가족의 문화를 바꿔놓은 ‘주 5일제의 힘’이었다. ▼ 근무시간 줄었지만… 기업 생산성은 되레 높아졌다 ▼근로의 재발견법정근로 週 44시간서 40시간으로… 연공서열 대신 직급 파괴 늘고현장 출장은 화상회의로 대체… 양보다 질 ‘똑똑한 근무’ 확산SK텔레콤은 2007년 국내 기업 중 처음으로 직급서열을 파괴한 ‘매니저 제도’를 도입했다. ‘사원-대리-과장-차장-부장’으로 나뉘던 직급을 폐지하고 ‘매니저’라는 호칭으로 바꿨다. 수직적 서열에 따른 경직된 조직문화를 업무 중심의 수평적 문화로 바꿔 보자는 취지였다. 이 회사는 능력 위주로 선발한 팀장이 각 업무를 책임지면서 업무 효율화까지 꾀했다. SK텔레콤이 이런 변화에 나선 건 10년 전 주5일 근무제를 도입한 게 결정적이었다. 업무시간이 줄면서 보다 효율적으로 조직을 운영해야 할 상황이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기존의 연공서열 중심의 조직으로는 과거와 같은 성과를 기대하기 힘들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장기 근로’에서 ‘효율적 근로’로 주5일제가 시행된 지 10년이 되면서 국내 대기업의 조직문화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있었다. 업무시간이 주44시간에서 주40시간으로 줄어 짧은 시간에 효율적으로 일해야 하는 현실적 필요성이 생긴 것이다. 이 때문에 매니저 제도 같은 다양한 인사 시스템뿐 아니라 정보통신기술(ICT)을 적극 활용하는 ‘스마트워크’ 시스템도 일반화됐다. 예컨대 해외 출장 업무가 발생해도 반드시 현장을 방문할 필요가 없으면 화상회의나 콘퍼런스 콜(여러 명이 동시에 하는 전화회의)로 진행하는 기업이 부쩍 늘었다. 주5일제 도입 전에는 한국경영자총협회를 중심으로 한 재계의 우려가 많았다. 재계는 “주5일제 도입은 단순한 근로시간의 단축이 아닌, 나라 전체의 근무일수가 하루 줄어드는 대단히 크고 근본적인 변화”라며 “기업 생산성 저하 문제 등 사회적 비용이 매우 크다”고 걱정했다. 또 “근로시간 단축으로 소득이 줄고 자유시간이 늘어난 근로자들은 줄어든 소득을 보전하기 위해 다른 직업을 갖거나 파트타임 자리를 알아봐야 할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신규 고용창출은 물론이고 삶의 질 향상도 물거품이 될 것”이라고 반발했다. 그러나 스마트워크가 보편화되면서 기업의 생산성은 떨어지지 않았다. 원격기술을 활용해 ‘언제 어디서나’ 가능한 업무 시스템이 일터에서의 근무시간을 줄였다. 다만 실질적인 근로시간은 줄이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기업의 한 직원은 “쉬는 날에도 스마트폰으로 간단한 업무 처리가 가능해 업무와 관련한 연락이 오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토로했다. 영세기업에 주5일제는 ‘그림의 떡’ 다만 중소기업의 경우 주5일제로 인한 영향은 업종과 규모에 따라 편차가 있다. 제도가 2004년부터 2011년까지 업종과 규모에 따라 단계적으로 시행된 탓이다. 주5일제 도입 당시에는 중소기업이 더 큰 피해를 볼 거라는 분석도 나왔다. 당시 전국경제인연합회가 기업인 126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주5일제 시행으로 기업의 인건비 부담은 9% 정도 늘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중소기업중앙회가 1820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인건비 복리후생비 등 제반 비용이 평균 20% 상승하고, 제품 단가도 16% 정도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이때 대기업에 비해 자금과 인력이 충분치 않은 중소기업들은 “대기업은 추가 인력을 고용해서라도 생산량을 달성할 수 있지만 중소기업은 하루 생산량을 늘리자고 추가 인원을 뽑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중소기업의 구인난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런 일부 중소기업의 걱정은 기우에 그쳤다. 부품소재 전문 중소기업인 SJ테크의 경우 2006년 매출액이 주5일제 도입 이전에 비해 50% 이상 늘었다. 유창근 SJ테크 대표는 “2004년 개성공단에 입주해 생산기지로 활용하고 국내 본사 인력의 자기 계발을 지원하면서 관리와 기술개발 역량을 끌어올린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주5일제를 비판적으로 보는 중소기업도 있다. 건설 장비를 제조하는 중소기업인 B사는 직원 복지와 기업의 생산성 향상을 기대하며 주5일제를 앞장서 시행했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오히려 직원들이 노는 시간만 늘어난 게 아닌지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이 회사의 김모 대표는 “주5일제에는 찬성하지만 아직 한국 사회가 제도의 취지를 충분히 살릴 만큼 성숙하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규모가 작은 영세기업에 주5일제는 먼 나라 얘기”라는 지적도 나온다. 인력이 충분하지 않은 데다 생산량이 유동적이어서 주5일 근무를 보장해 주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주5일 근무로 부족해진 일손을 메우려면 사람을 더 뽑거나 설비를 새로 들여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쉽지 않기 때문이다. 직원이 50여 명인 대구의 한 중소 금속기계 제조업체에 다니는 이모 씨는 “지금도 2주에 한 번만 주5일 근무를 한다”며 “애초부터 대기업을 위한 제도였다”고 푸념했다. 근로조건이 열악한 회사의 사무직은 생산직보다 주5일 근무에 따른 불만이 더 크다. 생산직은 주말에 출근하면 수당을 받지만 연봉제인 사무직은 아무런 대가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샘물 evey@donga.com·강홍구·임우선·최고야·정세진·김호경·김창덕 기자}

사람들은 나를 ‘장의사’라고 부른다. 정확히 말하면 그냥 장의사가 아니라 ‘디지털 장의사’가 내 호칭이다. 내가 하는 일은 디지털, 그러니까 인터넷 세상에 떠돌아다니는 누군가의 정보를 찾아 장례를 지내는, 즉 없애는 것이다. 인터넷상 자기 정보를 없애길 원하는 이는 너무나 많다. 옛 연인과의 섹스 동영상이나 자신의 누드사진처럼 성적(性的)인 정보에서부터 과거 블로그 기록, 카페 활동 기록, 정치성향을 담은 댓글 등에 이르기까지…. 2011년 이 일을 시작하며 난 ‘국내 1호 디지털 장의사’라는 수식어를 갖게 됐다. 그 전까지는 뭘 했냐고? 의외겠지만 난 잘나가는 광고 모델 에이전시 대표였다. 20년 동안 광고 모델 사업을 한 내가 디지털 장례를 본업으로 삼게 되다니. ○ 잘나가던 모델회사 사장이 왜? 소개가 늦었다. 내 이름은 김호진. ‘산타크루즈 캐스팅 컴퍼니’라는 다소 긴 이름의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디지털 장례업체 이름치고는 다소 생뚱맞다. 1999년 창업한 모델 에이전시 이름을 계속 쓰다 보니 그렇게 됐다. 서울예전(현 서울예대) 연극영화과 88학번인 나는 대학 시절 아르바이트로 모델회사에서 모델 캐스팅 일을 하다 모델사업에 뛰어들었다. 난 사람을 찾고, 연결하고, 파는 직업인 광고 모델 사업에 제법 소질이 있었다. 송혜교, 전지현, 차승원 등 요즘 내로라하는 톱스타들이 모두 우리 에이전시를 통해 광고 모델로 데뷔했다. 돈도 많이 벌었다. 모델업계에서 일한 20년 동안 27억 원 정도 벌었으니 그만하면 수입도 짭짤한 편이었다. ○ 12세 소녀 모델의 눈물 하지만 인생의 변화는 늘 예상치 못한 곳에서 시작된다. 내 삶을 바꾼 건 2008년 만난 한 초등학교 5학년 여학생 모델이었다. 당시 우리 회사는 유명 시리얼 회사의 광고 모델 섭외 의뢰를 받고 모델을 물색 중이었다. 시리얼 회사가 원한 모델은 ‘건강하고 익살스러운 이미지의 여학생’이었다. 마침 통통하고 생기발랄한 이미지의 여학생이 있어 모델로 낙점했다. 그런데 광고가 나가자마자 문제가 터졌다. 여학생 모델에 대한 ‘악플’이 쇄도했던 것이다. ‘뚱돼지야, 꺼져라’ ‘너 같은 애가 연예인이면 이 세상에 연예인 아닐 사람이 없다’…. 하루에 300개가 넘는 악플이 붙는가 하면 안티카페와 블로그까지 생성됐다. 여학생의 엄마는 “우리 애가 악플을 다 봤는데 ‘나는 죽어야 될 사람 같다’는 말을 반복한다”며 “학교도 못 가고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는데 어떻게 하면 좋냐”고 울먹였다. 난 뭐라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마침 회사에 인터넷을 잘하는 직원이 있어 ‘개인정보 침해, 초상권 침해 등을 들어 포털에 악플 삭제 요청을 하라’는 특명을 내렸다. 천만다행으로 문제는 1주일 만에 대부분 해결됐다. 그 뒤로 우리는 광고 업무를 맡을 때마다 광고가 나간 뒤 광고와 광고 모델에 대한 악플을 모니터링하는 작업을 함께했다. ○ 부업이 본업으로 그런데 2010년 들어 상황에 변화가 생겼다. 인터넷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이런 식의 ‘수작업 관리’가 불가능해진 것이다. 한 예로 당시 광고 모델이었던 A 씨는 광고를 찍고 얼마 뒤 여자 문제가 터져 하루에 약 6만 개의 악플이 생겼다. 사행성 논란에 휩싸였던 B 기업은 어림잡아 700만 건의 악성 글에 노출돼 있었다. 직원 몇 명이 달라붙어 손으로 대응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2011년 3월 나는 인터넷 악플에 대응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기로 마음먹었다. 연기를 전공하고 20년간 엔터테인먼트 사업만 해온 나 같은 놈이 프로그램 따위를 알 리가 없었다. 무작정 개발 업체들을 두드렸다. 그중 가장 괜찮아 보였던 건 정부의 인터넷 모니터링 프로그램을 개발했던 회사였다. 이 회사가 만든 모니터링 프로그램은 70억 원짜리였다. 이 가운데 일부를 9억 원에 샀다. 그리고 자체 개발자들을 고용해 개조에 들어갔다. 개발은 쉽지 않았다. 제일 큰 문제는 ‘아 다르고 어 다른’ 한국어였다. 광활한 인터넷상 정보 중 내가 원하는 대상과 관련된 ‘비난’만 분류해 내길 원했다. 그런데 프로그램이 ‘비난’에 해당된다고 분류한 수백만 건의 데이터 중 일부는 비난이 아닌 ‘비판’이었다. 그리고 이건 사람이 읽어봐야만 판단할 수 있었다. 이런 부분에서 프로그램의 정확성을 높이는 데 가장 많은 비용과 시간이 소모됐다.○ 연예인 디지털 장례비는 3억 원 호가 그 사이 벌어놓은 돈은 술술 빠져나갔다. 이전까지 모은 27억 원은 언제 내 돈이었냐는 듯 한 달에 1억 원꼴로 사라져갔다. 나의 재산목록 1호였던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한양아파트는 불과 십수 개월 만에 빚 담보로 전락했다. 후회가 밀려왔다. 그래도 아내는 내게 힘을 줬다. 당신 주변의 많은 연예인이 인터넷 악플로 고통받고 있지 않느냐고. 인터넷이 사람도 죽이는 세상 아니냐고. 마침내 2013년 3월 원하던 프로그램이 완성됐다. 개발을 시작한 지 꼬박 1년 4개월 만이었다. 특허를 신청해 올 초 특허도 따냈다. 그즈음 언론도 나를 주목했다. 기업, 연예인부터 일반인에 이르기까지 ‘고객’들 문의도 쏟아졌다. 결국 디지털 장의사라는 기괴한 수식어는 내 직업이 됐다. 현재 38명이 일하는 우리 회사 매출은 대략 50%가 기업, 30%가 연예인, 20%가 일반인에게서 나온다. 기업은 연 단위로 평판 관리 계약을 한다. 1년에 1억 원에서 1억5000만 원 정도를 받는다. 소위 A급이라 불리는 유명 연예인은 2억 원 수준이다. 사회적으로 문제가 됐던 연예인의 관리비용은 3억 원을 호가하기도 한다. 일반인은 삭제 대상의 수준이나 범위에 따라 다르지만 3개월 관리에 보통 1500만 원 정도가 든다.○ 청소년 문의 급증…인터넷 테러에 자살도 수익구조에서 일반인 의뢰가 차지하는 비중은 많지 않지만 건수로 보면 일반인 의뢰 건수는 압도적으로 많고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매일 20∼30건씩 삭제 요청이 밀려든다.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일반인 의뢰의 60%가량이 청소년이라는 점이다. 13∼15세 학생들이 ‘인터넷에 떠도는 내 누드사진을 지워 달라’ ‘내가 나오는 야동(섹스동영상)을 지우고 싶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라온 글과 사진을 지워 달라’며 간절함을 호소해 온다. 아이들의 사연은 이런 식이다. ‘같은 반 친구랑 사귀기로 했는데 남자 친구가 벗은 몸을 보고 싶대서 사진을 보내줬어요. 근데 얘가 제 사진을 단체 카톡방에 공유하고 SNS에도 올렸어요. 죽고 싶어요.’ 나는 매일 본다. 사춘기 시절, 이성에 대한 폭발적 호기심과 철없는 남자 아이들의 자랑심리가 인터넷과 SNS를 만나 사람을 잡는 현장을. 잊을 수 없는 기억도 많다. 지난해 10월 밤늦게 걸려왔던 전화도 그중 하나다. 아무 말 없이 툭 끊어졌던 전화, 다시 걸어도 받지 않던 전화. 다음 날 울면서 다시 전화한 사람은 14세 소녀였다. 자신의 알몸 사진과 동영상이 퍼졌다고, 지우고 싶다고. 그런데 최선을 다해 지워보기로 한 뒤 연락이 없어 전화해 보니 아이의 엄마가 전화를 받아 이렇게 말했다. 우리 애는 왜 찾느냐고, 우리 애는 세상을 떠났는데…. 그 부모는 아마도 왜 자신의 아이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는지 끝내 알지 못했을 것이다.○ 망각이 없는 잔혹한 세계…법 제정 시급 이 일을 하며 나는 일반 사용자였을 때에는 몰랐던 인터넷 속 악마의 얼굴을 너무나 많이 본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하지만 인터넷 세상에는 망각이 없다. 아무리 지우고 또 지워도 계속해서 확대 재생산된다. 평생을 따라다니는, 끝이 없는 싸움이다. 나는 이런 일들을 지켜보며 적어도 아이들에게만큼은 돈을 받지 않고 이 일을 하겠다고 결심했다. 그래서 우리에게 들어오는 미성년자들의 모든 삭제 요청은 무료다. 최근 국내외에서 ‘잊혀질 권리’에 대한 논쟁이 뜨겁다. 디지털 장의사로서 나는 하루빨리 관련 법이 제정되고 가동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삭제 대상을 명확히 판단해 신속히 대응할 수 있게 해주는 법이 필요하다. 한국인들은 커뮤니티를 너무나 좋아하고, SNS 등 인터넷을 통한 감정 해소가 다른 어떤 나라보다 많기 때문이다. 오늘도 망각이 없는 인터넷 세상에서 괴로워하는 이들이 너무나 많다. 죽어도 끝나지 않을 싸움에 지쳐가는 이들을 위해 나는 오늘도 디지털 장례를 지낸다.▼ 디지털 장의사 김호진 씨가 말하는 인터넷 사용 주의점 ▼① 본인의 야한 동영상이나 사진을 이성친구와 절대 공유하지 마라. 특히 아이들은=나는 올해 15세인 딸에게 늘 말한다. 인터넷을 조심하라고, 남친을 만나도 문제 될 내용은 절대 보내지 말라고. ② 문제가 될 영상이나 사진이 인터넷에 떴다면 즉시 대응하라=초기에 대응하면 파일명과 파일정보, 동영상 내 영상패턴 등을 분석해 필터링 처리를 할 수 있다. 이렇게 하면 인터넷은 물론이고 개인 간 공유(P2P) 사이트 검색도 막을 수 있다. ③ 콘텐츠를 없애겠다고 계정을 삭제해버리면 절대 안 된다=ID를 없애면 삭제 권한도 없어져 더 문제가 된다. 계정을 없애기 전에 반드시 콘텐츠부터 삭제하고 탈퇴해야 한다.④ 인터넷에 사진이나 글을 올릴 땐 항상 30% 법칙을 생각하라=사람들이 인터넷에 올린 콘텐츠 중 30%는 반드시 나중에 지우고 싶은 기록이 되거나 문제가 된다는 것이다.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 LG전자 6모션 세탁기 전세계 2000만대 판매 LG전자의 세탁기 대표 제품인 ‘6모션’ 세탁기(사진)가 글로벌 판매 2000만 대를 돌파했다. 4일 LG전자에 따르면 6모션 세탁기는 2009년 10월 드럼세탁기에 적용된 이후 2013년 10월 말 누적 판매량 1000만 대를 돌파했고 출시 5년 만인 이달 초 2000만 대 판매를 넘어섰다. LG전자는 “이는 전 세계에서 8초에 1대씩 판매됐다는 뜻”이라며 “현재 160여 개국에서 6모션 세탁기를 판매 중인데 특히 미국 러시아 중국에서 인기가 높다”고 전했다. 6모션은 LG전자만의 독자적인 모터 기술을 기반으로 여섯 가지 세밀한 손세탁 동작을 구현해 붙여진 이름이다.■ 신세계百, 동양미래대와 산학협력 협약 신세계백화점은 5일 동양미래대(서울 구로구 경인로)와 산학협력 협약을 맺고 앞으로 2년 동안 유통전문가를 공동 육성하기로 했다고 4일 밝혔다. 이에 따라 동양미래대에는 내년 1학기부터 ‘신세계 유통실무’(3학점)와 ‘여름학기 현장실습’(2학점)이 2학년 정규과목으로 개설된다. ■ 살로몬 가두매장 10월 1억5000만원 매출 스포츠 아웃도어 브랜드 살로몬은 9월 문을 연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의 가두매장(플래그십 스토어)의 10월 매출이 1억5000만 원을 돌파했다고 4일 밝혔다. 살로몬 관계자는 “당초 월 매출 목표액의 150%를 달성한 것”이라며 “고객들이 직접 제품을 체험해볼 수 있는 매장으로 구성한 점이 어필한 것 같다”고 말했다.}
2일 발생한 아이폰6 불법 보조금 사태가 또 다른 소비자 피해로 번지고 있다. 판매점들이 불법 보조금을 받은 가입자 중 순번이 늦어 아직 개통되지 않은 사람들의 계약을 임의로 취소하고 나섰다. 불법 보조금 지급과 관련해 개통 취소까지 이어진 건 처음이다. 3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2일 10만∼20만 원대에 아이폰6를 사는 조건으로 이동통신 서비스에 가입한 소비자 중 일부는 판매대리점으로부터 ‘정상가(출고가에서 공시 보조금을 뺀 가격)가 부과되거나 이를 원하지 않을 경우 개통이 취소될 것’이라는 통보를 받았다. 이에 따라 할인된 휴대전화 할부금을 미리 낸 소비자는 할부금을 추가로 더 내야 한다. 또 개통 후 불법 보조금을 현금으로 지급받는 ‘페이백’ 방식으로 보조금을 받기로 한 가입자는 이를 받지 못하게 된다. 판매대리점의 일방적 계약 취소는 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이 이날 방통위 월례조회에서 “모든 방법을 강구해 후속조치를 하겠다”며 강력한 제재 방침을 밝힌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방통위 제재를 받지 않기 위해 보조금 상한선 위반 건수를 줄이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방통위 관계자도 “불법 보조금에 대한 처벌이 ‘위반 건수’를 기준으로 집계되다 보니 건수를 줄이기 위해 계약 취소 통보를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싸게 구입하는 것’은 불법이 아닌데도 피해를 보게 됐다는 불만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주말에 아이폰6를 싸게 사기 위해 새벽부터 발품을 팔았던 한 가입자는 “법에 따라 이통사를 처벌하는 건 모르겠으나 소비자가 피해를 봐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방통위도 당황하는 기색이다. 계약 취소와 관련해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한 법규가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계약을 했다가 이용자 동의 없이 취소하는 행위 역시 불법인 건 마찬가지지만 이를 제재해야 할지는 고민”이라고 말했다.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에서 엄금하고 있는 불법 보조금을 안 줬다고 추가로 처벌하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미래창조과학부 관계자는 “계약 취소 행위가 위법성이 있어 보이지만 제재 여부는 법적 검토를 한 후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보조금 살포 사태에 결국 영세 상인들만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통사가 판매대리점에 지급하는 판매 장려금에 대한 정확한 가이드라인 없이 판매점이 소비자에게 지급하는 보조금 규모만 정하다 보니 이통사는 불법 보조금 처벌 대상에서 한발 비켜나는 것이다. 미래부와 방통위는 그동안 단통법 시행 이후 보조금이 낮아졌다는 불만이 나올 때마다 ‘제도 시행 초기의 문제점으로 시간이 지나면 나아질 것’이라는 입장을 밝혀왔다. 윤종록 미래부 2차관은 아이폰6 불법 보조금 사태 불과 하루 전 “단통법으로 여러 긍정적 수치가 나타나고 있다”며 “(단통법 개정 논의는) 너무 성급하다”고 말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단통법에 대한 원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요금과 단말기 가격 인하, 소비자 차별 해소 등 세 가지를 단통법으로 다 잡으려 하다 보니 어느 하나도 제대로 이루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황태호 taeho@donga.com·임우선 기자}
전통시장 등 중소상권 활성화를 위해 대형마트 의무휴업이 도입됐지만 정작 그 효과는 거의 없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최근 소비자 800명을 대상으로 ‘대형마트 의무휴업 효과 소비자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3일 밝혔다. 조사 결과 소비자들은 대형마트가 휴점해 전통시장에 간 횟수가 ‘연평균 0.92회’에 불과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한 번도 증가하지 않았음’이 64.3%로 가장 많았다. △1, 2회 증가(23.1%) △3, 4회 증가(8.8%) △5, 6회 증가(2.3%)가 그 뒤를 따랐다. 대형마트 휴점에도 전통시장을 찾지 않는 이유(복수 응답)로는 △카드 결제의 어려움(55.2%) △주차장 시설 없음(43.9%) △교환 및 환불 어려움(37.1%)이 꼽혔다. 소비자들은 대형마트가 문을 닫으면 주로 △동네 중대형 슈퍼마켓(38.0%)이나 △다른 날 대형마트를 이용(24.0%)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네 소규모 점포나 전통시장에 간다는 응답은 각각 11.1%와 9.4%로 낮은 편이었다. 대형마트 의무휴점일이 오히려 전체적인 민간 소비경제만 위축시킨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설문 조사 결과 대형마트 휴점일이 늘면서 소비자 1인당 장바구니 쇼핑금액이 연평균 6만8000원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기 때문이다. 전경련은 “대형마트 의무휴업 정책을 재검토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중국이 완제품뿐 아니라 중간재 생산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면서 세계 산업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10대 산업 중 3개 산업을 갖게 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한국은 중국의 중간재 파워에 가장 많은 영향을 받는 나라로 분석됐다. 3일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국제 산업연관관계의 심화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의 공장’이라 불리던 중국은 이제는 조립과 같은 최종재 생산에서뿐만 아니라 중간재 분야에서도 세계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보면 중국은 1995년까지만 해도 세계 10대 산업(국제 산업 연관관계 기준) 가운데 1개 산업도 갖고 있지 못했다. 당시 세계 산업의 연관관계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산업은 △미국 기업서비스 △독일 화학 등 주로 선진국 산업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11년 세계 산업에 가장 큰 영향을 행사하는 10대 산업에는 △중국 전기전자 △중국 금속 △중국 화학 등 3개 중국 산업이 포함됐다. 중국의 중간재 파워가 강해지면서 한국은 가장 큰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산업에 미치는 한국 수요의 영향은 미국과 일본을 합친 수치를 능가할 정도로 크다. 다시 말해 한국의 중국산 중간재 수입의존도가 그만큼 비약적으로 높아졌다는 뜻이다. 산업연구원은 “한중 간 산업의 연관관계가 심화되면서 양국이 서로 산업 발전을 이루긴 했지만, 적어도 양적인 측면에서는 중국에 더 이득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고 전했다.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전통시장 등 중소상권 활성화를 위해 대형마트 의무휴업이 도입됐지만 정작 그 효과는 거의 없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소비자들은 대형마트가 문을 닫으면 아예 쇼핑을 다음으로 미루거나 대안으로 전통시장이나 소규모 점포보다 중대형 마트를 찾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전체적인 소비경제 규모만 오히려 줄어들었다는 지적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최근 소비자 800명을 대상으로 '대형마트 의무휴업 효과 소비자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3일 밝혔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형마트가 24회 휴점하는 동안 이로 인한 전통시장 방문 증가 횟수는 연 평균 1회도 미치지 못하는 0.92회로 나타났다. 응답별로는 △한 번도 증가하지 않았음이 64.3%로 가장 많았고 그 뒤를 △1~2회 증가(23.1%) △3~4회 증가(8.8%) △5~6회 증가(2.3%)가 이었다. 대형마트 휴점에도 불구하고 전통시장을 찾지 않는 이유(복수응답)로는 △카드 결제의 어려움(55.2%) △주차장 시설 없음(43.9%) △교환 및 환불 어려움(37.1%) 이 꼽혔다. 소비자들은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에 쇼핑 대체 방안으로 △동네 중대형 슈퍼마켓(38.0%)과 △다른 날 대형마트 이용(24.0%)을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8.0%, 24.0%로 가장 많았다. 동네 소규모 점포나 전통시장에 간다는 응답은 각각 11.1%와 9.4%로 낮았다. 소비자들은 대형마트 휴점일이 늘면서 장바구니 쇼핑에 드는 쇼핑금액이 월 평균 5700원, 연 평균 6만8000원 줄었다고 답했다. 전경련은 "대형마트 의무휴업의 정책적 효과가 적고 오히려 민간소비만 위축시킨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소비자들은 10명 중 6명이 대형마트 의무휴업 제도를 폐지 또는 완화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현행 유지는 28.3%, 규제 강화는 10.2% 순이었다.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그동안 각종 법령과 규제 때문에 상용화가 쉽지 않았던 신기술·신제품·신사업을 보다 빨리 세상에 나올 수 있게 해주는 특별법 제정이 추진된다. 29일 재계와 국회에 따르면 창조경제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이한구 새누리당 의원은 다음 달 초 ‘신시장·신산업 창출을 위한 시범사업 특별법’(가칭)을 대표 발의할 예정이다. 이 법은 현행 법령상 규제가 있더라도 전담 위원회 심의를 통해 타당성이 인정되는 신산업에 대해서는 시범사업이 가능하도록 제도적으로 보장해 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예컨대 최근 삼성전자는 국내용 ‘갤럭시 노트4’에 혈중 산소포화도 센서를 탑재하지 못했다. 국내법상 해당 센서를 탑재하면 갤럭시 노트4가 의료기기로 분류되기 때문이었다. 이렇게 되면 출시 심사가 6개월 이상 늦어지고 판매도 이동통신대리점이 아닌 의료기기전문 유통점을 통해야 한다. 재계 관계자는 “법안이 제정되면 이런 문제가 훨씬 쉽게 풀릴 것”이라며 “법과 규제가 기술과 시장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데서 오는 부작용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했다. 법안 내용을 보면 앞으로 사업자들은 기존 제도 및 법령과 상충되는 신기술의 시장 출시에 대해 누구든지 소관 중앙행정기관장에게 시범사업 승인을 신청할 수 있다. 해당 기관장은 신청을 받은 날로부터 3개월 안에 승인 여부를 사업자에 통지해줘야 한다. 지금보다 훨씬 빠른 행정절차 진행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다만 국민의 안전·건강·보건 및 환경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 계획 변경이나 보완을 요청할 수 있다. 승인 과정에서 기관장은 ‘시범사업 심의 위원회’의 심의를 받아 승인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위원장은 국무총리와 대통령이 임명하는 경제단체장 또는 기업인 등 민관 2인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위원회 간사는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이 맡는다. 위원은 중앙행정기관장 및 전문가 등 총 30인으로 구성된다. 행정기관장이 심의를 거쳐 신사업을 시범사업으로 지정하면 신기술 개발회사는 최장 8년 동안 허가받은 지역 내에서 해당 기술을 시험 운영해 시장 가능성을 타진할 수 있다. ▼ 건강체크 센서 탑재한 스마트폰 출시 가능 ▼신기술 상용화 특별법… 최장 8년간 시범사업 운영산업계는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중견 벤처기업에도 꼭 필요했던 법안”이라며 반기고 있다. 특히 그간 규제로 인해 실제 사업성 타진이 힘들었던 △무인자동차 △의료기기 연계 스마트폰 △무인항공기(드론) △IT기반 금융 서비스 등이 날개를 달 것으로 기대했다. 김태윤 전국경제인연합회 미래산업팀장은 “무인자동차만 봐도 국내에서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현대자동차 등이 기술을 개발 중이지만 도로 주행이 불가능해 연구원 앞마당만 달리고 있는 실정”이라며 “이번 특별법이 시행되면 대덕연구단지 등 시범특구 내에서 실제 주행 테스트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건강 상태 측정 센서를 탑재한 스마트폰도 별도 의료기기 인증이나 유통망 구축 없이 시범 출시가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행 금융과 산업 분리 규정 때문에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는 정보기술(IT) 업체들의 금융업 진출도 보다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주성원 swon@donga.com·임우선 기자}
국내 30대 공기업이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직원 자녀에게 지급한 학자금이 42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기간 해당 기업들의 부채 비율은 144%에서 199.1%로 55.1%포인트 높아졌다. 29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업체 CEO스코어에 따르면 국내 30대 공기업이 이 기간 지급한 학자금은 총 4203억 원이었다. 무이자로 빌려준 융자금까지 합치면 학자금 지원액은 7400억 원에 육박했다. 이들 공기업 직원들은 지난해 1인당 평균 299만 원의 학자금을 받았다. 대학생 자녀를 둔 직원들의 경우 1인당 평균 663만 원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학자금 무상 지원 규모가 가장 큰 곳은 한국전력공사로 5년간 1302억 원이었다. 1인당 대학 학자금 지원액이 가장 많은 곳은 한국동서발전으로 1인당 평균 지원액이 1400만 원이나 됐다. CEO스코어는 “자체 공시한 학자금 지원 기준과 실제 지원액이 다른 곳도 10곳이나 됐다”고 설명했다.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