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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은 최근 내놓은 ‘스마트빔 아트’ 제품을 통해 소비자들로부터 디자인과 성능 모든 면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스마트빔 아트는 스마트폰에 연결하면 스마트폰 영상을 밖으로 투사해 볼 수 있는 초소형 빔 프로젝터. 제품 한 변의 길이는 4.6cm, 무게는 130g으로 매우 귀여운 정육면체 모양을 하고 있다. 하지만 성능은 강력하다. 스마트빔 아트는 일반 빔 프로젝터 대비 약 20% 밝아진 최대 40루멘의 화면 영사가 가능하고 스피커 성능도 뛰어나다. 또 한 번 충전으로 최대 120분가량 영상 연속 재생이 가능하고 특별한 조작을 하지 않아도 선만 연결하면 구동이 가능하다. SK텔레콤은 “스마트빔 아트의 디자인은 근대 미술사에 한 획을 그은 네덜란드의 추상화가 피터르 몬드리안의 작품 ‘노랑, 파랑, 빨강의 구성’을 모티브로 했다”며 “선명한 색감의 큐브형 외관이 여성과 어린이 고객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스마트빔 아트는 글로벌 전자제품 전시회인 ‘홍콩전자전(HKEIA)’에서 디자인, 크기, 이동성을 중점적으로 보는 ‘포터블(Portable)’ 분야에 출시돼 출품된 3만여 개의 제품 가운데 빅5에 선정됐다. 또 세계 3대 디자인 대회인 독일 ‘iF 디자인 어워드’에서 제품 디자인 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SK텔레콤은 “스마트빔 아트를 실외에서 활용하면 야외 영화관 같은 느낌을 준다”며 “6조4000억 원 규모로 성장한 국내 캠핑시장 및 야외 레저 활동 시장에서 새로운 문화 코드로 각광받고 있다”고 전했다. 스마트빔 아트는 작고 예쁜 디자인과 활용도 높은 성능을 적극 어필해 독일, 일본, 홍콩 등 해외 시장에도 수출되고 있다. 한편 인터넷TV(IPTV)와 주문형비디오(VOD)는 물론 고화질 영상 통화, 홈 모니터링, 가족 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클라우드 서비스 등 통합 기능을 제공하는 홈 허브(hub) 기기 ‘B박스’도 디자인으로 호평 받는 제품이다. B박스는 사용자의 미디어 이용 패턴을 반영해 기본 홈 화면을 위젯 방식으로 구성해 고객이 원하는 기능을 원하는 모양으로 배치하게 한 게 특징이다. TV를 켜자마자 즐겨 보는 실시간 채널이 나오게 하는 것은 물론 오늘의 날씨, 회사까지의 교통정보, 주가 및 환율정보, 주요 뉴스 등 개인에게 필요한 정보를 매일 홈 화면에서 자동으로 받아볼 수 있다. 콘텐츠 시청방법도 편리하다. 실시간 TV의 경우 ‘다이내믹 채널’ 기능을 통해 최대 12개 채널을 한 화면으로 볼 수 있다. 리모컨도 사용자에게 익숙한 터치패드와 천지인 키보드를 적용했다. SK텔레콤은 “B박스는 올해 ‘iF 디자인 어워드’ 상품 디자인 부문에서 위너(winner)를 수상했다”고 전했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스마트폰 속 화면을 TV로 구현하기 위한 정보기술(IT)업계의 경쟁이 뜨겁다. 전화, 메시징 같은 통신뿐 아니라 동영상, 사진, 인터넷 검색 등 모든 콘텐츠와 서비스가 스마트폰으로 집결되면서 수세기 동안 거실의 주인공이었던 TV가 스마트폰의 ‘주변기기’로 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유통업계에 따르면 14일 구글이 한국에 출시한 ‘크롬캐스트’(사진)는 출시된 지 한 달도 안돼 판매량이 2만 대에 육박할 정도로 ‘대박’이 났다. 크롬캐스트는 마치 USB처럼 생긴 길이 5.1cm의 작은 기기다. 가격도 4만9900원으로 저렴한 편이다. 그런데 이 기기를 TV의 HDMI 단자에 꽂기만 하면 스마트폰으로 보던 각종 온라인 동영상을 TV로도 볼 수 있다. 일반 TV가 순식간에 스마트 TV로 변신하는 것이다. 크롬캐스트는 유튜브, 구글 플레이 무비, 티빙, 호핀 등 그간 주로 스마트폰이나 PC로 즐겼던 동영상 스트리밍 사이트의 동영상을 TV로 볼 수 있게 해준다. 화면은 TV 모니터로 크게 보면서 검색이나 화면 제어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로 하는 방식이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크롬캐스트 사업을 담당하는 구글 본사의 김현유 상무는 “크롬캐스트는 앞서 출시된 미국에서도 아마존닷컴 전자제품 판매 1위를 차지할 정도로 큰 인기”라고 전했다. 한편 이처럼 스마트폰 속 콘텐츠를 TV로 보고 싶어 하는 이용자들의 욕구가 커지면서 SK텔레콤 등 국내 사업자들도 자체 기기 제작에 나서고 있다. SK텔레콤은 28일 ‘스마트 미러링’을 론칭했다. 스마트 미러링은 크롬캐스트가 스트리밍 방식 동영상만 TV로 구현하는 것과 달리 스마트폰 안에 저장된 형태의 동영상이나 사진까지도 모두 TV로 구현한다.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27일 고용노동부 주최로 서울 중구 세종대로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제14회 남녀 고용평등 강조 기간 기념식’에서 ‘남녀 고용평등 우수기업 국무총리상’을 수상했다고 밝혔다.■ KT가 27일 숙명여대에 사물인터넷 기반의 스마트 캠퍼스를 구축했다. 스마트 캠퍼스는 스마트폰 앱으로 출석 등록 및 건물 출입, 열람실 좌석 예약을 모두 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요즘 미국에서 ‘아마존’이 난리다. 여기서 아마존은 월드컵이 열리는 나라에 있는 그 아마존이 아니고, 컴퓨터를 켜면 나타나는 아마존이다. 맞다. ‘없는 것 빼고 모든 것을 다 판다’는 수식어를 갖고 있는, 세계 최대의 온라인 마켓 아마존닷컴이 미국 언론의 집중 포화를 맞고 있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아마존을 ‘온라인 종합상점’쯤으로 알고 있지만 사실 아마존은 1995년 ‘온라인 서점’에서 출발한 사이트다. 언제 어디서나 온라인으로 책 주문이 가능한 아마존의 시스템은 워낙 넓은 땅덩어리 탓에 책 구입이 불편했던 미국에서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다. 여기에 아마존은 2007년 전용 전자책 단말기 ‘킨들’을 내놓아 책 시장 판도를 전자책 쪽으로 완전히 뒤바꿨다. 그 덕분에 오늘날 미국 출판업계는 아마존 없이는 돌아가지 않을 정도로 영향력이 막강해졌다. 그런데 이 아마존의 횡포가 심각한 수준인가 보다.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최근 아마존은 책시장에서의 강력한 영향력을 바탕으로 출판사에 ‘마피아에 가까운’(뉴욕타임스) 행태를 보이고 있다. 미국 출판사들은 아마존에 책을 입점시키고 전자책을 출판하는 과정에서 수수료 협상을 하는데 여기서 아마존이 원하는 만큼의 수익을 내놓지 않으면 해당 출판사 책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괴롭힘을 당하게 된다는 것이다. 출판사가 항복할 때까지 해당 책의 ‘구매(buy)’ 아이콘을 없애버리거나, 보통 이틀이면 가능한 책 배송을 일부러 3주나 걸리게 하는 수법이 대표적인 예다. 미국뿐 아니라 프랑스와 독일의 출판사들도 이런 일을 당했다. 외신들은 “문인사회가 충격과 공포에 휩싸였다”며 “아마존이 수세기에 걸쳐 형성된 출판시장을 단숨에 파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프라인상의 ‘갑을 관계’에서도 흔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지만, 그렇게 대수롭지 않게 넘길 일이 아니다. 인터넷 세계에서는 한 사람, 또는 하나의 기업이 전 세계를 장악하는 극단적인 형태의 독점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이 같은 포악함이 오프라인에서처럼 눈에 잘 드러나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 있다. 입증도 쉽지 않다. 예를 들어 ‘왜 내 책의 ‘구매’ 버튼을 없앴냐’는 항변에 구매 버튼을 살짝 되살려놓고 ‘안 그랬는데?’라고 하면 딱히 할 말이 없다. 검색기업들이 가장 즐겨 쓰는 ‘우린 검색 결과를 조작하지 않는다. 결과는 알고리즘에 따른 것’이라는 해명도 마찬가지다. 개인 이용자가 무슨 수로 그 복잡한 알고리즘의 부당성을 증명하겠는가? 인터넷 업계에 따르면 아마존과 알리바바 등 해외의 디지털 유통 공룡들이 곧 한국 시장에 진입할 계획이라고 한다. 국내 이용자가 외국계 기업과 싸워 이기기란 더더구나 어려운 일이다. 정부도 믿을 수 없다. 불행히도 국내 규제기관들은 유독 외국계 기업 앞에서는 힘을 못 쓰는 모습을 여러 차례 보여 왔기 때문이다. 갈수록 글로벌 기업의 각축장이 되고 있는 국내 온라인 시장에서 더 나은 이용자 보호 방법이 무엇일지 고민해야 한다. 임우선 산업부 기자 imsun@donga.com}

“갑작스러운 청첩에도 불구하고 다음과 카카오의 ‘결혼’을 선포하는 자리에 참석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과 카카오는 ‘다음카카오’가 돼 대한민국 정보기술(IT)-모바일의 역사를 새로 쓰려 합니다.” 최세훈 다음커뮤니케이션 대표와 이석우 카카오 대표가 웃으며 서로의 어깨를 껴안았다. 26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다음카카오 출범 기자간담회 자리에서다. 네이버에 한참 뒤처진 국내 포털 2위와, 국내 메신저 시장에서는 1위지만 글로벌로는 네이버에 역전당한 위기의 두 회사가 도약을 위해 손을 맞잡는 순간이었다.○ 4조2000억 원 공룡 IT 기업 탄생 이날 오전 양사는 공시를 통해 다음카카오 출범을 공식 선언했다. 다음은 “양사가 23일 각각 이사회를 열어 합병에 대해 결의하고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합병에서 다음의 주식 가치 기준은 1주에 7만2910원으로, 카카오는 11만3429원으로 계산됐다. 이에 따라 다음은 합병 대상 법인인 카카오의 주식을 1 대 1.556의 비율로 발행신주와 교환해 합병을 진행할 예정이다. 양사의 합병은 외형적으로는 다음이 카카오를 인수하는 형태를 띠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비상장사인 카카오가 상장사인 다음을 인수해 우회상장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 다음의 시가총액은 1조591억 원인 데 비해 카카오의 기업가치는 3조2000억 원 수준으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인터넷 업계에선 “IT 업계의 대세가 모바일로 넘어간 것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번 합병에서 김범수 카카오 의장은 다음카카오의 지분 38.9%를 확보해 다음카카오의 최대주주로 등극했다. 다음의 최대주주였던 이재웅 다음 창업자의 지분은 3.4%에 그쳐 사실상 경영권을 넘기게 됐다. 양사는 8월 주주총회 승인을 얻은 뒤 10월 1일자로 합병을 완료할 계획이다.○ 다음 ‘콘텐츠·인력’-카카오 ‘모바일’ 맞교환 그간 다음은 날로 좁아지는 포털 시장에서의 입지와 모바일 시장에서의 부진이, 카카오는 카카오톡에 얹을 새로운 콘텐츠 및 성장동력 고갈이 문제였다. 양사는 이런 고민을 합병을 통해 해결하려 했다. 우선 카카오는 다음을 통해 크게 △돈 △시간 △콘텐츠 △인력을 얻게 됐다. 다음을 통해 우회상장을 하게 되면 해외시장 마케팅 등에 필요한 ‘실탄(자금)’을 확보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당초 내년에 기업공개를 할 예정이었지만 속도가 느린 게 문제였다”며 “해외 경쟁자들은 발 빠르게 움직이는 상황에서 다음과의 합병으로 (자금 확보) 시간을 단축하는 게 중요했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콘텐츠 및 인력수급 걱정도 덜었다. 현재 카카오의 국내외 가입자는 1억4500만 명에 이르지만 직원은 550여 명에 불과하다. 카카오 게임 외 성공적인 수익모델도 찾지 못했다. 포털 업계 관계자는 “이번 인수합병으로 카카오는 2600명에 이르는 다음 직원과 다음 포털 내 방대한 콘텐츠를 카카오톡에 활용할 수 있게 됐다”며 “다음의 개발자들은 그간 신규 서비스 개발에 어려움을 겪던 카카오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IT 업계는 카카오가 다음의 메일, 카페, 뉴스, 게시판 등 다양한 콘텐츠를 카카오톡에 접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음은 카카오를 통해 국내 1위 모바일 플랫폼을 얻었다. 현재 다음의 검색 점유율(약 20%)은 네이버(약 75%)의 3분의 1에도 못 미친다. 모바일 검색 시장에서는 네이버와 구글의 압박을 동시에 받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번 합병을 통해 다음이 카카오톡에 접목되면 모바일 검색 시장에서의 입지가 단숨에 상승할 수도 있다.○ ‘다음과 카카오는 연애결혼’ 양사는 오랜 시간에 걸쳐 합병 공감대를 키운 것으로 전해졌다. 최 대표는 “다음과 카카오는 예전부터 항상 ‘같이할 수 있는 게 없을까’ 고민하던 사이”라며 “경영진이 워낙 잘 알고 지내왔던 만큼 이번 합병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추진된 ‘연애결혼’이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 관계자는 “김범수 카카오 의장과 이재웅 다음 창업자를 포함한 극소수 경영진이 이번 합병을 논의해 왔다”며 “23일 밤늦게 이사회가 열렸고 이 자리에서 극적으로 합병이 결정됐다”고 말했다. 다음과 카카오는 합병 후에도 일단 조직 구조조정이나 서비스 통폐합 없이 현 체제를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경영 역시 각 사의 현 대표가 공동대표 체제로 맡게 된다. 이 대표는 “조직원들의 화학적 결합을 도모하고 새로운 인재를 충원하는 데 신경 쓸 것”이라고 말했다. 합병 후 다음카카오의 직원은 약 3200명으로 늘게 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양사 합병에 따른 시너지가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국내 인터넷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라 해외에서 답을 찾아야 하지만 카카오와 다음 모두 해외 사업에서 성공적이었던 기업은 아니라는 것이다. 인터넷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글로벌 기업들의 인터넷 시장 공세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대형 국내 기업이 탄생한 것은 반길 일”이라며 “그러나 다음카카오가 국내외 시장에서 네이버급 이상으로 성장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임우선 imsun@donga.com·서동일 기자}
국내 1위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을 운영하는 카카오와 국내 2위의 포털업체인 다음커뮤니케이션이 합병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가 합병할 경우 기업가치는 3조 원이 넘는다. 두 회사가 손을 잡으면 한동안 인수합병(M&A)이 주춤했던 국내 정보기술(IT)업계에 강력한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포털과 메신저를 넘나들며 성장동력을 마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업 시너지도 상당할 것이란 전망이다. 25일 투자은행(IB) 업계와 인터넷 업계에 따르면 최근 양사는 구체적인 합병 방식과 조건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인터넷 업계 관계자는 “지난달부터 카카오-다음 합병설이 IB 업계의 수면 위로 떠올랐다”며 “합병은 카카오가 다음을 품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다음의 시가총액은 1조591억 원(23일 종가 기준)이다. 카카오는 아직 상장을 추진 중이지만 올 초 말레이시아 버자야그룹이 주당 9만 원에 카카오 지분을 매입했던 것을 고려하면 카카오의 시가총액은 최소 2조3500억 원 이상으로 분석된다. 양사는 주말 동안 치열한 합병 논의를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합병설과 관련해 카카오와 다음의 공식 입장은 “아는 바 없다”이지만 다음 최세훈 대표는 26일 직원들을 대상으로 ‘중대 발표’를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SK텔레콤은 자사가 보유한 첨단 통신기술을 기반으로 아이들과 노인들의 안전을 지킬 수 있는 여러 서비스를 개발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달 자녀들이 집 밖에 있을 때 혹시 모를 안전사고를 우려하는 부모들의 걱정에 착안해 ‘스마트 초록버튼’ 서비스를 출시했다. 스마트 초록버튼은 어린이나 여성 등 사용자가 위기 상황에서 스마트폰과 연동된 기기의 버튼 하나만 누르면 미리 지정한 보호자의 휴대전화에 긴급 응급호출을 할 수 있는 서비스다. 호출 시에는 어린이의 위치 정보도 자동으로 보호자에게 전송되며 응급호출을 받은 보호자는 사용자의 현장 상황음을 실시간으로 청취할 수도 있다. 또 통화 중 상태에서 ‘*’ 또는 ‘#’ 버튼을 눌러 112센터로 신고할 수도 있다. 이때 현장 상황음은 서버에 자동 기록되고 사용자와 보호자, 경찰 간 3자 통화도 가능하다. SK텔레콤은 “스마트 초록버튼은 출시 한 달 만에 4000여 개가 팔릴 정도로 부모들 사이에서 인기”라며 “정말 다급한 상황에서는 아이들이 스마트폰을 꺼내 신고버튼을 누르기가 어렵다는 점을 고려해 조그만 버튼 하나만 누르면 되게 한 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SK텔레콤이 제공하는 ‘T 청소년 안심팩’ 애플리케이션도 아이들의 안전을 지키는 데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무료로 이용 가능한 이 안심팩에는 △자녀 위치확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마트 아이코치’ △스마트폰으로 인터넷 이용 시 유해 정보를 자동 차단해주는 ‘T 청소년 안심 서비스’ △아이의 휴대전화에서 학교폭력 의심 문자나 메신저 대화를 자동으로 골라 부모의 휴대전화로 전달해 주는 ‘학교폭력 지킴이’ 서비스 등 3개의 ‘안전 앱’이 포함돼 있다. 한편 연로한 부모님의 건강과 안전이 염려된다면 ‘안부 자동 알림’ 서비스, ‘T 안심버튼’ 등이 탑재된 ‘T 안심폰’ 사용을 고려해볼만 하다. ‘안부 자동 알림’ 서비스는 홀몸노인이 12시간, 하루, 이틀, 사흘간 휴대전화 폴더를 열지 않을 경우 이 때마다 자동으로 보호자에게 경고 문자가 발송되는 서비스다. ‘T 안심버튼’은 노인이 혼자 외출했다가 길을 잃었을 때 길게 누르면 노인의 현재 위치를 미리 지정된 보호자에게 문자로 보내준다. SK텔레콤은 “‘T안심폰’은 어르신이나 어린이들의 안전을 위한 기능이 강화된 3G 피처폰”이라며 “지난해 12월 출시돼 4개월 만에 12만여 대가 팔렸을 정도로 반향이 크다”고 전했다.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25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단대부고에서 고졸공채를 위한 삼성직무적성검사(SSAT)를 마친 응시생들이 나오고 있다. 삼성은 이날 고졸공채 및 전역장교 채용을 위한 SSAT를 전국 각지에서 실시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갤럭시노트3를 단돈 10만 원에 샀네요. 너무 기분이 좋아요. 오예∼!’ ‘온다, 온다 하더니 결국 왔네요. 너무 금방 끝나서 아쉽지만요. 정부가 바로 통신사 담당자들 불러들여 제지했다네요.’ 이달 23일 이동통신업계에 또 한 번 보조금 태풍이 불었다. 이른바 ‘5·23 대란’이다. 이날 보조금 태풍은 단 몇 시간 만에 끝이 났지만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는 한동안 ‘5·23 대란’이 상위권에 랭크됐다. 주요 휴대전화 관련 사이트와 블로그 등에는 휴대전화 구매에 성공한 이들의 구매기가 올라와 대란에 동참하지 못한 이들의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이날 보조금은 90만 원대에 육박했다. 출고가가 106만7000원인 갤럭시노트3는 10만 원대에 살 수 있었다. G2는 공짜, 갤럭시S5도 10만 원대까지 떨어졌다. 기자가 불과 하루 전인 22일 매장에서 상담을 받았을 때만 해도 최소 30만∼50만 원은 줘야 살 수 있었던 휴대전화들이 순식간에 거의 ‘공짜 폰’이 된 것이다. 이날 이동통신사들은 방송통신위원회 단속을 피하기 위해 ‘페이백’ 등 다양한 수단을 동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페이백은 정상적인 가격으로 휴대전화를 개통한 뒤 추후 가입자 통장으로 보조금에 해당하는 현금을 송금해 주는 업계 용어다. 불법 보조금을 근절하겠다며 정부가 45일씩이나 이동통신 3사의 영업을 정지시켰는데도 불과 3일 만에 다시 ‘대란 소동’이 일어나자 소비자들은 정부에 대한 실망감을 토로하고 있다. 최근 70만 원 가까운 돈을 내고 최신 휴대전화를 산 정모 씨는 “이제 옛날 같은 보조금 살포는 없다는 말만 믿고 전화기를 바꿨는데 한 달도 안 돼 공짜 폰이 등장하니 바보가 된 느낌”이라며 “일반인들에게 아무 득도 없는 영업정지 처벌을 내리느니 차라리 모두가 보조금을 받게 보조금 규제를 없애버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용자들은 ‘실제 이용자에게 이득이 되는’ 정부의 정책을 원하고 있지만 여전히 방통위의 이동통신사 규제안은 과징금 부과나 영업정지 처벌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한 이동통신사 임원은 “영업 재개 후 이동통신 3사 실무 담당자들이 모두 방통위에 불려가 매일 상주하고 있다”고 전했다. 과열 조짐이 보이면 바로 제재하겠다는 의지인 건 이해하지만 세계 어디서도 보기 힘든 후진적인 광경임엔 틀림없다. 이동통신 기업을 대하는 방통위의 모습을 보면 마치 초등학생을 불러 혼내는 선생님 모습이 떠오른다. 초경쟁 시장에서 온갖 수단을 동원하는 이동통신 기업들을 과연 그런 식으로 잡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용자에게도 득이 되고 시장 효과도 확실한 정책은 언제쯤 기대할 수 있을까. 임우선·산업부 imsun@donga.com}
■ 미래창조과학부는 교육부와 함께 ‘제2회 청소년 기술창업올림피아드’를 개최한다. 고등학생이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 관련 서류는 7월 18일까지 창조경제타운 홈페이지(www.creativekorea.or.kr/contest/150)에 제출하면 된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출판자회사 FKI미디어는 시장경제와 기업가정신의 가치를 알리기 위해 ‘파이팅 대한민국! 파이팅 한국경제!’라는 슬로건을 걸고 ‘제1회 한국경제 콘텐츠·기획 공모전’을 개최한다. 출판콘텐츠(원고)와 출판기획(기획안) 두 부문으로 진행된다. 총 상금은 2000만 원이다.■ 한국GM은 반조립제품(CKD·수출 때 완성차에 붙는 국가별 관세를 줄이기 위해 절반만 조립한 채로 수출하고 현지에서 조립해 판매하는 것) 누적 수출량이 이달 말 1000만 대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25일 밝혔다.■ SK플래닛은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기업가에게 교육, 참가자 간 팀 구성, 업계 전문가 멘토링 기회를 제공하는 무료 프로그램인 ‘인사이더 2014’의 참가자를 모집한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여론 형성이 본격적으로 관심을 끈 시기는 2010년 말 ‘아랍의 봄’ 이후부터다. 당시 SNS는 아랍의 민주화에 기폭제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여론 형성의 도구로서 긍정적인 가치를 인정받았다. 하지만 SNS가 갖는 선동적인 여론 형성의 문제점도 곧바로 노출됐다. 2011년 8월 영국에서는 흑인 청년 마크 더건 사망에 대한 진상 규명 요구에 온갖 확인되지 않은 루머가 더해지면서 시위가 폭동으로 확대됐다. 극우단체인 영국수호동맹이 폭동을 부채질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단체는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통해 일자리를 찾지 못한 청년과 저소득층, 이민자들을 적극적으로 폭동에 끌어들여 불만을 터뜨리도록 유도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검증되지 않은 정보가 넘쳐나는 것은 SNS의 고질적인 문제로 꼽힌다. SNS의 여론 형성을 옹호하는 측에서는 사용자들이 집단지성을 발휘해 결국 거짓이 드러나기 때문에 문제가 걸러진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일단 피해를 본 당사자들은 나중에 사실이 확인돼도 한 번 입은 상처를 치유받을 수 없다고 반박한다. 최근 세월호 참사에서도 SNS를 통해 숱한 루머로 유가족은 큰 상처를 입었다. 참사 직후 SNS에서는 생존자가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라며 “살아있다. 구해 달라”는 내용이 빠르게 전파됐다. 수사 결과 이 메시지는 초등학교 5학년생의 장난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생존에 대한 실낱같던 기대감이 깨지면서 유가족은 더욱 큰 충격을 받았다. SNS가 독재와 같은 ‘절대 악’에 저항하는 여론을 모으는 데는 긍정적이지만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듣지 않으려는 경향을 굳힌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의 19대 총선 뒤 젊은층의 SNS 사용에 대한 한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77.5%는 ‘정치적 견해가 다른 친구에 대해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3.5%는 ‘친구 관계를 끊는다’고 응답하기도 했다. 트위터나 페이스북에서 정치적 성향이 비슷한 집단끼리만 정보를 교환하고 토론을 하면서 오히려 자신의 생각만을 재확인하고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SNS가 찬반이 분분한 사안에서는 오히려 여론 양극화를 부추길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임우선 imsun@donga.com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

이동통신 3사가 모두 정상 영업을 펼친 20일 하루 동안 이동통신 3사의 번호이동 가입자 수가 5만 명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번호이동 가입자 수는 본래 속해 있던 통신사를 떠나 다른 통신사로 옮긴 가입자 수를 집계한 숫자로 이동통신 시장의 과열 정도를 판단하는 주요 지표다. 정부는 이동통신업계에 대한 영업정지 조치가 끝나면서 통신시장에 다시 마케팅 경쟁이 불붙을 것으로 보고 시장 변화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SK텔레콤의 반격 21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20일 하루 동안 국내에서는 5만7154건의 번호이동(알뜰폰은 제외)이 있었던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방송통신위원회가 시장 과열 기준으로 삼는 2만4000건의 2배를 넘는 수치다. 이동 내용을 보면 20일 정상 영업을 재개한 SK텔레콤으로의 이동이 가장 많았다. 이날 SK텔레콤은 KT로부터 1만7650명, LG유플러스로부터 1만1839명의 가입자를 유치해 총 3만 명에 육박하는 타사 가입자를 끌어들였다. SK텔레콤에서 타사로 이동한 가입자 수를 뺀 ‘순증 가입자 수’는 1만944명으로 집계됐다. 반면 KT와 LG유플러스는 이날 각각 1만21명, 923명의 가입자가 순감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한때 ‘SK텔레콤이 인기 휴대전화기 모델에 70만 원대 보조금을 뿌리고 있다’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동통신업계는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이 영업 재개와 동시에 대대적인 반격에 나선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은 최근 KT가 단독 영업에서 선전하면서 자사 점유율 50%대를 무너뜨린 것을 만회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당분간 업체 간의 뺏고 뺏기는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앞다퉈 휴대전화기 출고가 인하… 정부 “주시” 즉시 가입자를 끌어들이는 데에는 보조금 제공만 한 것이 없지만, 27만 원 이상 불법 보조금에 대한 정부의 감시가 강화되면서 이동통신사들은 일단 제조사들과의 협상을 통한 휴대전화기 출고가 인하에 공을 들이는 모양새다. SK텔레콤의 공세를 받게 된 KT는 21일 애플 ‘아이폰 5C’의 출고가를 70만4000원에서 59만9500원으로 인하하는 등 이날까지 이동통신 3사 중 가장 많은 총 11종의 휴대전화기 출고가를 인하했다. SK텔레콤은 20일 삼성전자의 ‘갤럭시S4 액티브’ 등 총 7종의 휴대전화기 출고가를 인하했다. LG유플러스는 LG전자 ‘G2’ 등 4종의 휴대전화기 출고가를 내렸다. 21일에도 이동통신 3사는 타사보다 많은 출고가 인하 모델을 확보하기 위해 휴대전화기 제조사들과 치열한 물밑 협상을 벌였다. 한편 이동통신 시장의 재과열을 우려하고 있는 방송통신위원회는 업체들에 ‘시장 혼란을 주도하는 사업자는 강력 대응한다’는 메시지를 계속 보내고 있다. 방통위는 영업정지 처벌 종료를 앞두고 15일 긴급회의를 개최한 데 이어 19일에도 이동통신 3사 마케팅 담당 부사장을 소집해 통신시장 안정화 노력을 요청했다. 미래창조과학부 역시 20일 김주한 통신정책국장 주재로 이통사 대외협력활동 총괄 담당 부사장들과 간담회를 갖고 시장 발전 방안을 논의했다. 방통위 관계자는 “시장 과열 정도가 심하다고 판단될 경우 실태점검이 아닌 사실조사에 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실태점검이 일상적인 감시 활동이라면 사실조사는 과징금이나 영업정지 등 제재를 염두에 둔 절차다.임우선 imsun@donga.com·정호재 기자}
“KT는 대한민국의 통신역사를 써 온 국가대표 통신기업입니다. 육해공을 넘나드는 국내 최고 유무선 통신 인프라도 갖추고 있습니다. 문제는 우리 안에 있는 이 값진 보석들을 그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는 겁니다. 앞으로 KT는 ‘기가(GiGA)’와 ‘융합’이란 전략 아래 ‘1등 KT’로 거듭날 것입니다.” 황창규 KT 회장이 20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KT 올레스퀘어에서 기자들 앞에 섰다. 1월 27일 KT 회장에 취임한 뒤 꼬박 114일 만이다. 황 회장은 취임 직후 자회사인 KT ENS 대출 사기 사건,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동통신사 영업정지, 대규모 구조조정 등 많은 악재를 겪었다. 여기에 세월호 참사까지 더해지면서 회장이 된 지 4개월이 다 돼서야 취임 기자간담회를 갖게 됐다. 황 회장은 “KT에 오고 나서 업무보고를 45일간 받았는데 그중 30일 정도는 밤에 잠을 못 잤을 정도로 (조직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며 “하지만 알면 알수록 숨겨진 강점이 많은 기업이었고 충분히 1등 기업, 글로벌 기업이 될 희망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날 황 회장은 1등 KT가 되기 위해 추구할 미래 목표로 ‘융합형 기가 시대 구현’을 제시했다. 황 회장은 “앞으로 3년간 4조5000억 원을 투자해 지금보다 최대 10배 빠르고 안정적인 ‘기가급’ 통신 인프라를 구축할 것”이라며 “이 인프라를 바탕으로 다양한 융합 서비스를 선보여 KT 고객만을 위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황 회장이 지목한 5대 융합서비스는 △스마트 에너지 △통합 보안 △차세대 미디어 △헬스케어 △지능형 교통관제다. 이 밖에도 황 회장은 기가급 인프라를 바탕으로 △DMB보다 10배 선명하게 동영상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는 올레파워라이브(eMBMS) 6월 확대 적용 △고화질(HD)TV보다 4배 선명한 ‘기가 TV’ 10월 상용화 △사물인터넷(IoT) 국제 표준화 주도 등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기술 중심의 KT를 만들기 위해 미래융합전략실과 융합기술원도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는 조직’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황 회장은 “보조금 경쟁이 난무해 온 통신시장의 판을 완전히 바꿀 것”이라며 “차별화된 기술과 상품, 서비스 품질로 정도 경영이 무엇인지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KT는 고객 중심 경영을 위해 △365일 개통 시스템 △24시간 내 애프터서비스(AS) △바로 응대하는 콜센터의 가동에 들어갔다.▼ ‘PT 달인’의 귀환 ▼마이크 얼굴에 붙이고 1시간 술술작년말 회장후보로 면접 볼때도 PT로 추천위원들 마음 사로잡아‘‘황의 PT(프레젠테이션)’가 돌아왔다.’ 황창규 KT 회장은 20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자신의 사업구상을 담은 PT를 직접 발표했다. 뮤지컬 배우들이 즐겨 쓰는 초소형 마이크를 얼굴에 붙인 채 나타난 황 회장은 27분간 KT의 미래에 대해 막힘 없는 견해를 쏟아냈다. 기자들의 질의응답 시간까지 포함하면 장장 1시간에 걸쳐 직접 PT를 진행한 것이다. 곤란한 질문을 받았을 땐 유머로 순발력 있게 응대해 장내에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황 회장은 삼성전자 사장 시절부터 ‘PT맨’으로 유명했다. 2001년 9월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가 사상 첫 영업적자를 냈을 때 경영간부 500명을 소집해 4시간 동안 연설한 일은 유명하다. 황 회장은 지식경제부 연구개발(R&D) 전략기획단장으로 일하는 3년 동안도 직접 미래 비전에 대한 PT를 즐겨 발표했다. 지난해 말 KT 회장 후보로 KT CEO 추천위원회의 면접을 볼 때에도 PT로 위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황 회장은 “면접 처음엔 질문이 굉장히 시니컬했는데 PT후 40분쯤 지나자 분위기가 바뀌었다”고 회상했다.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국내 대학에 재학 중인 여대생 A 씨는 구글이 늘 불안하다. 구글 검색창에 자신의 이름을 넣으면 과거 고등학교 시절 찍은 사진이 검색되기 때문이다. A 씨는 “그때 사진이 큰 콤플렉스라서 구글 측에 삭제 요청까지 했지만 불가능하다는 답만 들었다”고 말했다. 구글은 “원본 사진이 삭제되지 않는 이상 구글 검색에서 사진 링크가 나오지 않게 할 순 없다”는 입장이다. A 씨는 “사진 속 주인공이 난데, 나에게 아무 권한이 없다는 게 너무 답답하다”고 말했다. 13일(현지 시간) 유럽사법재판소(ECJ)가 내린 일명 ‘잊혀질 권리(right to be forgotten)’ 판결은 구글이 이 같은 이용자들의 개인정보 침해 불만이 접수될 경우 당위성을 따져 필요시 해당 콘텐츠를 검색결과에서 삭제해야 한다고 명시한 판결이다. 이 판결은 유럽 내 28개국에서만 유효한 판결이지만 파장은 전 세계적으로 일고 있다. 인터넷상 정보에 대한 개인의 삭제 권리를 인정한 첫 판결이기 때문이다. 개인정보 보호 옹호론자들은 “인터넷 기업들의 무차별적인 개인정보 수집과 이용자 동의 없는 활용이 갈수록 범람하는 상황에서 경종을 울린 판결”이라며 크게 환영한다. 반면 인터넷 자유 옹호론자들은 “개방과 표현의 자유는 인터넷의 기본 정신”이라면서 “이번 판결은 각종 부작용을 낳아 결과적으로 인터넷 사회의 발전을 저해할 것”이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인터넷의 뇌관 ‘개인정보’ 개인정보 이슈는 인터넷 업계에서 ‘뜨거운 감자’다. 미래 인터넷 발전의 최대 장애물은 기술이 아니라 ‘개인정보와 보안 이슈’라는 말까지 있을 정도다. 실제 세계에서 가장 큰 인터넷 기업인 구글은 이번 ‘잊혀질 권리’ 논란 외에도 G메일을 통한 개인정보 수집 및 일명 ‘스트리트 뷰 스캔들’과 관련해 세계 각지에서 여러 건의 소송에 얽혔다. 스트리트 뷰 스캔들은 구글이 스트리트 뷰 지도 서비스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불법으로 세계 각국의 개인정보를 무단 수집해 논란이 된 사건이다. 지난달 이탈리아 정부는 이와 관련해 구글 측에 총 100만 유로(약 14억 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한국 정부도 올 초 구글에 같은 건으로 2억1230만 원의 벌금을 부과한 바 있다. 페이스북 역시 개인정보 침해와 관련한 논란에 시달리고 있다. 미국에서는 페이스북이 이용자 동의 없이 이용자의 온라인 활동 기록을 광고주들에게 제공했다는 이유로 이용자와 페이스북 간에 소송전이 벌어졌다. 문제를 제기한 이들은 “페이스북은 이용자들에게 약속한 정보보호정책과 다르게 이용자들이 광고를 어떻게 클릭하고 어떻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하는지 파악해 이를 활용했다”며 “SNS가 자동적으로, 또 은밀하게 고객들의 정보를 노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외신들은 “구글과 페이스북이 새로운 서비스를 경쟁적으로 출시하는 과정에서 이용자 보호는 간과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용자들이 갈수록 인터넷의 개인정보 이슈를 인식하고 있는 만큼 분쟁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발 정보 싹쓸이에 유럽 민감 반응 특히 미국보다 사생활 존중 문화가 강한 유럽에서는 글로벌 기업, 정확히는 미국 인터넷 기업의 개인정보 수집에 대한 반감이 더욱 거세다. 현재 유럽의 인터넷 검색 시장은 90% 이상을 미국 기업인 구글이 장악하고 있다. 유럽인들이 가장 많이 쓰는 e메일도 G메일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도·감청 사건이 터지자 유럽인들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인터넷상 개인정보 문제가 단순한 ‘기업과 개인’ 간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와 국가’ 간 정보 주권 문제로까지 발전된 것이다. 유럽의 개인정보 보호 및 정보주권 문제를 가장 앞장서서 이끄는 나라는 독일이다. 독일에서는 지난해 앙겔라 메르켈 총리에 대한 NSA의 도·감청 시도가 알려지면서 전 국가적 파문이 일었다. 이후 독일 최대의 통신기업인 도이치텔레콤을 비롯한 유럽의 정부·기업들은 ‘유러피안 클라우드’라는 프로젝트를 통해 유럽의 인터넷 데이터가 유럽 대륙 밖에 있는 서버로 나가는 것을 금지하자는 아이디어를 내놨다. 유럽의 정보를 미국에 내주지 않겠다는 속내다. 독일 함부르크 주에서는 구글의 광범위한 이용자 데이터 수집 관행에 제동을 거는 규제안이 추진되고 있다. 해당 규제안 관계자들은 “구글은 (G메일, 유튜브, 구글 지도 등) 여러 서비스를 통해 이용자들의 개인정보를 수집하는데 이를 종합하면 한 개인의 깊고 내밀한 정보까지 알 수 있다”며 “구글이 독일인들의 데이터를 다루는 관행을 바꾸도록 지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외신들은 “구글이 이를 따르지 않는다면 벌금을 물 수도 있다”며 “유럽은 개인정보 보호 규정을 어긴 인터넷 기업에 최고 1억 유로 또는 해당 기업의 글로벌 연매출 5%를 벌금으로 부과하는 법안 마련도 추진 중”이라고 보도했다. 디지털 국경·디지털 보호무역 분쟁 점화 이에 대해 미국 언론들은 날 선 반응을 내놓고 있다. 이번 ‘잊혀질 권리’ 판결을 포함한 유럽 지역의 개인정보 보호 조치들이 사실은 사생활 보호를 앞세워 미국 인터넷 기업을 견제하려는 꼼수라는 것이다. 미국의 일부 인터넷 전문가는 “유럽이 개인정보 보호를 명목으로 ‘디지털 보호무역’을 펼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인터넷은 글로벌 경제 성장에 큰 기여를 하는 동력”이라며 “이번 판결로 미국과 유럽의 경제 동맹이 약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인터넷 자유론자들은 좀 더 본질적인 차원에서 이번 판결에 반발한다. 개인의 요청에 따라 검색 결과를 삭제하도록 한 결정은 인터넷의 열린 생태계를 종식시키려는 발상으로 결국 인간의 알 권리를 침해한다는 것이다. 인터넷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치인이나 범죄자, 기업들이 자신의 더러운 과거를 지우기 위해 삭제를 요청한다면 이건 누구를 위한 것이냐”며 “이번 판결은 힘 있는 자들이 ‘역사의 진실’을 바꾸는 도구가 될 수도 있다”고 경계했다. 대표적인 오픈 인터넷 지지자이자 개방과 공유를 통한 집단지성 구축을 지향하는 ‘위키피디아’의 창립자 지미 웨일스는 이번 판결 이후 연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웨일스는 “이번 판결은 비단 구글만의 이슈가 아니라 저널리즘과 자유로운 정보의 흐름에 대한 것이다” “신문은 계속 출판되는데 그 결과를 구글에서 볼 수 없도록 검열한다면 그건 곧 신문에 대한 검열이다” 등의 의견을 트윗했다.‘잊혀질 권리’ 실행까진 난관 산적 논란은 여전하지만 구글은 어떤 식으로든 유럽지역에서 ECJ의 결정을 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ECJ는 유럽연합(EU)의 최고 법원이라 항소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 이 결정을 적용하기까지는 숱한 난관이 예상된다. 당장 유럽 이용자들의 삭제 요청을 어떤 조직을 통해 어떻게 접수하고 처리할지부터가 문제다. 삭제 요청을 접수한 뒤엔 해당 콘텐츠를 해당 국가의 구글 사이트에서만 삭제할지, 전 세계 구글 검색결과에서 없앨지 등 미시적인 논쟁거리도 남아있다. 외신들은 “이 같은 논쟁 과정에서 인터넷 세상의 ‘디지털 국경(digital border)’ 이슈가 뜨거워질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삭제에 들어가는 비용을 누가 얼마나 부담할 것이냐도 문제다. 유럽지역의 구글 이용자들은 대략 5억 명에 이르는 만큼 이들이 한 사람당 한 개씩만 삭제 요청을 해도 천문학적인 시간과 공력이 필요할 수 있다. 이미 지난 한 주 동안 구글에 접수된 저작권 침해 관련 링크 삭제 요청은 530만 페이지나 된다. 만약 유럽 외 다른 지역에서도 ‘잊혀질 권리’에 대한 소송이 제기될 경우 그 비용은 더욱 폭발적으로 증가할 수 있다. 무엇보다 큰 문제는 기술적 한계다. 현재 구글 같은 전 세계의 검색엔진은 ‘크롤링(crawling·긁어오기)’이라는 수집 기술을 사용해 짧게는 4시간에서 길게는 24시간 주기로 전 세계 인터넷상 정보들을 자동으로 긁어간다. 쉽게 말해 한번 인터넷에 올라간 정보는 각종 검색엔진을 통해 하루 만에 세계 각지로 퍼져나가게 되는 것이다. 이경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이렇게 퍼져나간 정보를 완벽하게, 모든 인터넷에서 지울 수 있는 기술은 현재로선 없다”며 “이용자가 문제 제기한 링크를 말끔히 지울 수 있는 기술적 대안이 마땅치 않고 이를 개발하는 데 드는 비용도 워낙 크다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국내 대안은 ‘블라인드’ 제도-역차별 논란도 현재 국내에서는 인터넷에 올라간 개인정보에 대해 당사자의 문제 제기가 있을 경우 해당 콘텐츠를 일단 보이지 않게 처리하는 일명 ‘블라인드 제도’가 정보통신망법에 따라 운영되고 있다. 예컨대 어떤 이의 네이버 블로그에 나의 저작권을 침해하는 콘텐츠가 들어있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이 담겨있을 경우, 또는 초상권이나 사생활을 침해하는 무언가가 있을 경우 해당 게시물의 게재를 임시로 중단해 달라고 요청할 수 있는 게 블라인드 제도다. 해당 콘텐츠가 실제로 문제가 있는지는 방송통신위원회 등 적법한 자격을 갖춘 기관이 판단하지만 그 결론이 나기 전까지는 임시 조치로 검색결과에서 ‘보이지 않도록’ 조치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규정은 구글이나 페이스북, 트위터 같은 외국계 서비스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구글코리아 관계자는 “네이버나 다음은 포털 서비스고 구글은 검색엔진 사이트란 점에서 출발부터가 다르다”며 “구글은 해당 규정의 적용 대상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구태언 테크앤로 대표 변호사는 “포털이냐 검색엔진이냐가 문제가 아니라 구글이 미국 기업인 게 이슈인 것”이라며 “정보통신망법은 서비스 형태를 구분하지 않고 임시 조치를 명시하고 있지만 미국 기업인 구글이 국내법을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에 차이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인터넷 업계의 한 관계자는 “외국계 서비스의 경우 국내 기업만큼의 이용자 보호 부담을 지지 않는 것이 사실”이라며 “블라인드 제도 또한 전형적인 국내 인터넷 기업에 대한 역차별 규제”라고 꼬집었다.망각이 사라진 시대-‘세 살부터 교육’ 필요 지역과 기업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인터넷 세상에서 중요한 단 하나의 진실은 인터넷이란 곳에 한번 올라간 ‘나’는 완벽히 지울 수 없다는 것이다. ‘완벽히’가 아니라 ‘거의 완벽히’ 지우는 데만도 아주 많은 에너지가 필요한 것이 현실이다. 인터넷이 없던 과거 세상에서는 시간이 지나면 ‘잊혀지는 게’ 가능했지만 인터넷 검색의 시대에선 그렇지 않다. 검색만 하면 수십 년 전의 ‘나’도 오늘의 눈앞에 나오는, 망각이 없는 시대를 우리는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터넷 이용자 개개인의 신중한 태도다. 자신의 정보, 사진, 의견을 인터넷에 올리는 순간, 해당 정보가 언제 어디서든 남에게 보일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카카오스토리나 페이스북에 아무 생각 없이 올린 글 한 줄, 사진 한 장이 수십 년 뒤 한 개인의 인생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이 교수는 “부모와 학교는 아이들이 아주 어릴 때부터 인터넷을 사용할 때 신중을 기하도록 교육해야 한다”며 “교통사고의 위험성에 대해 알려주는 것만큼이나 SNS 사용에 대해 진지하고 반복적인 교육을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최근 KT의 인기는 ‘저가 단말기 전략’과 ‘현장 영업망 확충’이 통했기 때문이다. 영업점 직원들은 거리에서 ‘눈물 젖은 빵’과 우유까지 나눠주며 가입을 호소했다. 불법 보조금 살포 같은 반칙을 통해 얻은 결과가 아니다.”(임헌문 KT 커스터머부문 부사장) KT가 12일 예정에 없던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경쟁사들이 제기한 불법 보조금 영업 및 고의적 개통 지연 논란에 대해 적극 해명했다. 지난달 27일부터 이동통신 3사 중 홀로 영업을 하고 있는 KT는 12일 현재까지 매일 평균 1만1000명 수준의 번호이동 가입자를 유치하며 인기를 얻고 있다. 앞서 단독 영업을 벌였던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각각 일평균 7000명, 8000명 수준의 번호이동 가입자를 유치했던 것에 비하면 크게 높은 성과다. 이와 관련해 LG유플러스 등 경쟁사들은 “KT가 불법 보조금을 살포하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또 최근 KT의 신규고객 휴대전화 개통이 늦어지고 있는 것도 KT의 주장대로 전산장애 때문이 아니라 개통을 늦춰 일별 가입자를 분산시키고 방송통신위원회의 제재를 피해 보려는 꼼수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임 부사장은 “KT는 영업 재개와 동시에 단말기 출고가 자체를 낮췄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불법 보조금 없이도 부담 없이 선택할 수 있는 단말기 기종이 많다”고 말했다. 번호이동을 통해 KT로 온 가입자 중 43.1%가 저가 휴대전화를 선택했다는 것이다. 또 “236개의 지사를 79개로 광역화하고 181개 지점을 신설해 현장 영업력을 높였다”며 “이 같은 변신이 가정의 달 특수와 만나 가입자 유치로 이어진 것”이라고 강조했다.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할머니! 어디 계세요? 편지 왔어요∼.” 지난달 17일 강원 영월군 북면 공기리. 영월시내에서 차로 20여 분을 달린 뒤 또 흙먼지 날리는 비좁은 산길을 한참 올라 겨우 다다른 한 오래된 농가에 이종호 집배원의 우렁찬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도대체 인기척이라곤 느껴지지 않는 적막한 산속. 그런데 이 집배원이 몇 번 더 할머니를 외치자 100m쯤 떨어진 산속 밭에서 거짓말처럼 한 할머니가 나타났다. 이 집 주인 엄모 할머니(85)였다. 엄 할머니는 혼자 산다. 영월지역에 사는 다른 많은 할머니, 할아버지들처럼. 이 집배원에 따르면 그가 우편물을 배달하는 집 중 절반 이상이 노인가구고 그중 또 절반이 홀몸노인 가구다. 이들에게는 집배원이 유일한 방문객이다. 엄 할머니는 “일주일 내내 우리 집에 오는 이는 이이(이 사람)밖에 없다”며 “제일로 그리운 게 사람인데 말벗을 해주니까 그게 제일 고마워”라고 말했다. 이날 엄 할머니에게 도착한 우편물은 KT의 전화요금 고지서. 엄 할머니는 “한글이라고는 이름 석 자밖에 모르고 눈마저 어두우니 글씨도 대신 읽어주고 그런다”며 “걸음이 불편하니 돈을 주면 전화비와 전기요금도 이이가 대신 내 준다”고 말했다. 할머니가 집 밖에 멀리 나가는 건 1년에 딱 12번, 한 달 치 약을 받으러 병원에 갈 때뿐이다. 엄 할머니는 “내 걸음으로 버스정류장까지 걸어가려면 꼬박 2시간이 걸리는데 그나마 버스가 하루에 네 번뿐이라 자칫 놓치면 맥없이 다시 2시간을 걸어 올라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 집배원은 이 문제도 해결해줬다. 힘겹게 병원에 다니는 엄 할머니를 보고 영월군에 연락해 복지관에서 제공하는 차량을 연계해 준 것이다. 우정사업본부에 따르면 이 집배원처럼 배달 지역 내 소외계층을 점검하는 집배원은 전국적으로 8772명에 달한다. 우정사업본부는 “지난해 9월 안전행정부와 ‘행복배달 빨간 자전거’ 사업 협약을 체결한 뒤 145개 우체국이 이런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빨간 자전거 활동에 참여하는 집배원들은 최근 반년간 150건이 넘는 소외계층 사례를 발견해 사회복지망에 연계했다. 사례 중에는 △병든 아버지와 쓰레기더미와 함께 살던 지적장애아 △치매로 모기와 파리가 그득한 밥을 먹고, 춥다며 방안에 불을 지르던 할머니 △홀로 집에서 쓰러져 있거나 숨져 있던 노인 등 안타까운 사연이 많다. 우정사업본부 관계자는 “농촌지역에는 지금의 사회복지제도가 놓치고 있는 사람이 여전히 많다”며 “더 촘촘한 사회안전망을 구축하기 위해 부처 간 협력과 사람들의 관심이 절실하다”고 말했다.영월=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라인(Line·네이버의 모바일 메신저)은 일본에서 붉은 뺨을 가진 웃는 얼굴의 캐릭터 ‘문’을 선보여 수천만 명의 사용자를 얻었다. 하지만 브라질 사용자들은 문을 좋아하지 않았다. 그러자 라인은 문의 미소를 없애고 몸통을 크게 만들고 말풍선에 현지 속어를 추가해 문을 남성적으로 변신시켰다. 그러자 인기가 치솟았다. 브라질에서 문의 변신은 스마트폰을 지배하려는 세계적 경쟁에서 왜 라인이 미국 와츠앱, 중국 위챗에 대항할 도전자인지 잘 보여준다.’(월스트리트저널) 최근 글로벌 가입자 4억2000만 명을 돌파하며 세계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는 네이버 라인의 핵심 경쟁력으로 ‘캐릭터의 힘’이 꼽히고 있다. 라인은 ‘스티커’라 불리는 수만 가지 디자인의 라인 전용 이모티콘(캐릭터)을 가지고 있다. 다양한 상황과 감정 표현을 대신할 수 있도록 제작된 귀여운 디자인의 이 스티커들은 보통 40개들이 한 세트에 1달러 정도. 라인은 지난해 전체 매출의 20%에 해당하는 약 1155억 원을 이 스티커 판매로 벌었다. 다양한 캐릭터 스티커는 특히 일본과 동남아, 중남미 지역에서 라인이 다른 경쟁 메신저에 비해 높은 인기를 누리는 주요 원인이다. 귀여운 캐릭터를 선호하거나 감정 표현에 적극적인 이들 문화권에서는 북미 특유의 단순한 기능성을 앞세운 와츠앱보다 캐릭터를 통해 다양한 표현이 가능한 라인이 훨씬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라인은 세계 각지 이용자들의 취향에 맞게 캐릭터 현지화 작업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 이슬람 국가에서는 라마단 행사에 맞춰 라마단 특별 스티커를 제공하고 기독교 국가에서는 부활절에 맞춰 부활절 스티커를 선보이는 식이다. 현재까지 라인은 브라운(곰) 코니(토끼) 문(사람) 샐리(병아리) 등 다양한 특징을 가진 오리지널 캐릭터 9종을 출시했다. 이들을 활용한 스티커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각종 인형이나 문구류 제작도 활발하다. 최근 국내 롯데백화점 본점에 정규 캐릭터 매장이 생긴 것을 비롯해 일본의 유명 유통체인 ‘도큐핸즈’ 등에도 라인 캐릭터 코너가 마련됐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라인 캐릭터 매장의 주요 고객은 한국을 찾은 외국인들”이라며 “종전 입점 매장 대비 매출액이 3배 이상 높다”고 귀띔했다. 라인 캐릭터는 TV 애니메이션, 모바일 게임, 각종 기업과의 협업 제품 출시 등 다방면으로 확장되고 있다. 일본에서는 라인 캐릭터를 활용한 애니메이션이 제작돼 TV에 방영된 뒤 말레이시아, 대만, 태국 등에도 수출돼 현지 TV에서 방영됐다. 라인 캐릭터가 주인공인 게임 ‘라인 쿠키런’과 ‘라인 레인저스’는 태국에서 ‘국민 게임’으로 통한다. 라인이 최근 출시한 스마트폰 꾸미기 앱 ‘라인 데코’는 일본, 대만,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투르크메니스탄 등지에서 iOS(애플의 운영체제) 무료 앱 랭킹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과의 협업도 다양하게 진행된다. 라인은 일본의 유명 의류 브랜드 ‘유니클로’와 협업해 라인 캐릭터가 들어간 티셔츠를 제작해 대만과 일본에서 큰 인기를 누렸다. 태국의 은행 ‘K뱅크’는 라인과 손잡고 라인 캐릭터를 카드 전면에 새긴 신용카드를 출시하기도 했다. 라인의 인기가 높은 동남아 지역에서는 치약(콜게이트) 포장에까지 라인 캐릭터가 인쇄되고 있을 정도다. 네이버 관계자는 “라인이 세계 시장에서 선전하면서 전 세계 주요 도시에서 오프라인 매장 오픈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며 “앞으로 다양한 글로벌 기업과 협업해 라인 캐릭터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상헌 네이버 대표는 8일 전화회의(콘퍼런스콜)를 통해 “라인의 선전에 힘입어 올 1분기(1∼3월) 해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92.6% 성장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네이버 전체 매출에서 해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8%로 늘었다.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지난달 16일 오전 9시 28분. 선장은 팬티 차림이었다. 물에 빠질 때에 대비한 것일까. 그는 신발까지 벗고 배 위에서 대기하다 구조선이 다가오자 제일 먼저 뛰어올랐다. 국내외 선박 사고 역사상 유례가 없는 일로 선장이 ‘1호 탈출자’가 되는 순간이었다. 이어 배 안의 사람들이 속속 구조선에 올랐다. 나중에 알려진 사실이지만 이들은 모두 선원이었다. 사고 13일 만에 해경이 공개한 구조 동영상에 적나라하게 잡힌 이준석 선장을 비롯한 세월호 선원들의 모습에서 승객들을 끝까지 지키고 책임져야 할 ‘시맨십(seamanship·뱃사람 정신)’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시맨십 실종의 참극 국내외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이번 참사는 결국 선장과 선원들의 시맨십 결여에서 비롯됐다”고 진단한다. 본래 시맨십의 사전적 정의는 배를 모는 ‘기술’을 의미한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의미가 넓어져 기술뿐만 아니라 선원이 마땅히 갖춰야 할 태도와 정신까지 아우르는 표현이 됐다. 일본에서는 시맨십의 조건으로 △예지력 △확실성 △신속성 △절도 △스파르타 △모험심을 꼽기도 한다. 시맨십에 대한 명확한 정의는 없지만 선원으로서 ‘배와 배에 탄 사람들의 안전을 책임지려는 의식’을 의미하는 셈이다. 하지만 이번 세월호 선원들에게 이런 시맨십은 없었다. 왜 매뉴얼대로 승객들을 구하지 않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세월호 조타수는 “지킬 상황이 안 되잖아요. (배가 침몰하는데) 객실에 어떻게 갑니까. 진짜 이 양반들 희한한 양반들이네”라며 도리어 역정을 냈다. 이 선장은 승객들을 버리고 홀로 탈출한 것도 모자라 뭍에 내려 자신의 신분을 숨기고, 통곡하는 실종자 가족을 뒤로한 채 물에 젖은 돈을 말리는 파렴치한 모습을 보였다. 세월호 선장과 선원에게 시맨십은 고사하고 직업을 막론하고 사람이라면 마땅히 갖춰야 하는 인간으로서의 윤리조차 찾아보기 힘들다는 지적이 많다. 사람을 살려야 한다는, 아이들을 구해야 한다는 그 ‘기본’이 세월호 선원들에게는 없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의 원인을 세월호 선원 개인에게서 찾지 않는다. 오히려 반복적인 훈련 및 교육이 부재(不在)했기 때문에 생긴 결과라고 지적한다. 모든 사람이 리더십의 교본인 어니스트 섀클턴 경 같은 높은 책임감과 고매한 희생정신을 가질 순 없기 때문이다. 섀클턴 경은 영국인으로 20세기 초 남극탐험시대의 영웅. 남극 대륙에서 배가 난파했으나 그는 대원 27명을 이끌고 혹독한 추위 속에 무려 634일 동안 스스로 구조의 길을 개척해 모두 살려 냈다. 그러나 모든 선원이 이럴 수는 없기에 결국 끊임없는 교육과 훈련으로 시맨십을 길러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나은영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시험을 보면 답변을 할 수 있을 정도로 매뉴얼을 아는 사람이더라도 위급한 상황에서는 머리나 논리가 아닌, 몸의 반사신경대로 행동하는 게 인간의 습성”이라며 “비상 매뉴얼을 몸으로 익혀 머리보다 몸이 저절로 움직이게 훈련을 했어야 했다”고 말했다.시맨십 기르기엔 국내 여건 열악 국내 여객선사들은 법에 따라 비상대응 매뉴얼을 마련해 주기적인 훈련을 진행한다고 주장한다. 이번 참사를 야기한 청해진해운조차 매뉴얼상으로는 꽤 그럴싸한 대응 체계를 갖추고 있었다. 문제는 이런 매뉴얼을 실행에 옮기기 위한 국내 여객선사들의 실전훈련이 어쩌다 가끔, 그나마 형식적으로 이뤄진다는 점이다. 국내 D여객선사 관계자는 “현재 (인명사고 관련) 대응훈련은 6개월마다 하고 있다”며 “실제 훈련이라기보다는 가상으로 상황을 설정해 진행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여객선사 관계자는 “교육은 외부 교육, 훈련은 자체 훈련으로 알아서 진행한다”며 “법이 그렇게 돼 있다”고 주장했다. T여객선사 사장은 재무제표에 드러난 교육비가 적다는 지적에 “해운조합에 조합비를 내고 위탁교육을 하기 때문에 회계상 교육비가 잡히지 않는 것뿐이지 교육을 안 하는 선사는 없다. 교육을 안 받으면 선원이 될 수 없다”고 항변했다. 하지만 해운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국내 선원들은 선원이 될 때 한국해양수산연수원에서 5일간 기초안전교육을 받고 이후에는 5년마다 한 번씩만 훈련을 받는다”며 “그나마 두 번째 훈련부터는 교육기간이 2일로 줄어든다”고 귀띔했다. 실제 검찰 조사 과정에서 세월호 일부 선원은 “안전훈련을 받은 적이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안전훈련이 문서로, 머리로만 진행되는 현실에서 시맨십 함양은 요원한 일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나 교수는 “시맨십은 타고나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 길러지는 것”이라며 “반복적인 실제 훈련을 통해 시맨십을 몸으로 익혀야 한다”고 강조했다.해외의 시맨십 훈련 미국 등 해외 선진국의 안전훈련 시스템은 한국과는 크게 다르다. 해외 대형 여객선사들의 경우 세월호보다 작은 규모의 배에서조차 비상대피훈련을 출항 때마다 반복해 실제로 진행한다. 이 비상대피훈련은 배의 출항에 있어 가장 중요한 과정의 하나로 선장과 선원뿐 아니라 승객까지 배에 탄 모든 이가 참여한다. 한 예로 미국의 여객선사인 카니발 크루즈 라인의 비상훈련 과정은 해외 여객선사들이 얼마나 안전훈련을 중요하게 여기는지를 잘 보여준다. 이 선사의 여객선은 일단 승객들이 모두 배에 탑승하면 출항과 동시에 선장의 지휘 아래 배에 탄 모든 사람이 참여하는 선상 비상훈련을 시작한다. 승객들은 사이렌 소리가 울리면 각자의 객실 내에 비치된 구명조끼를 입고 갑판 위에 지정된 장소로 모여야 한다. 아이들이라도 예외는 없다. △선박 내 구명정 위치 △객실에서부터 구명정까지의 이동경로 △구명정 펼치는 법은 필수 교육 내용에 해당한다. 승무원들은 비상 상황에서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또 승객들을 어디로 이동시켜야 하는지 등을 정확히 알고 있다. 어떤 루트로 가야 가장 빠르고 원활하게 탈출할 수 있는지 매뉴얼대로 승객들을 인도한다. 배에 탄 이들, 특히 선원들은 출항 때마다 반복적으로 이어지는 30분짜리 이 훈련을 통해 시맨십을 몸으로 체득한다. 업계에 따르면 이 같은 해외 여객선사들의 안전훈련은 2012년 콩코르디아호 좌초 사고 이후 더욱 강화됐다. 콩코르디아호 사고는 선장이 여객선을 버리고 도주해 2687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은 것으로 유명하다. 이 사고 이후 유럽을 중심으로 한 해외 여객선 업계는 실전을 방불케 하는 훈련을 스스로 의무화했다. 실전훈련 반복해 시맨십 키워야 전문가들은 만약 이 같은 훈련이 세월호에서도 매번 실제로 진행됐다면 선장의 직접적인 퇴선 명령이 없었더라도 선원들이 자체적으로 판단해 일단 승객들을 갑판 위로 대피시켰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하지만 승무원들조차 평소 이런 훈련을 제대로 받지 못했기 때문에 세월호에서는 그저 “움직이지 말고 기다리라”는 방송밖에 나올 수 없었다. 세계여객안전협회의 로베르타 웨이스브로드 이사는 “배 안에 물이 들어차는 상황은 즉각적인 퇴선이 필요한, 극히 위험한 상황”이라며 “이는 선장뿐 아니라 모든 선원에 대한 기본교육에서 다뤄지는 내용”이라고 전했다. 반복적인 비상대응훈련이 시맨십 함양에 필수적이라는 것은 매년 14.5시간을 투자해 실전 같은 훈련을 펼치는 항공업계의 사례에서 확인된다. 지난해 아시아나 항공기의 샌프란시스코 공항 불시착 사고 당시 승객을 구조하는 활약을 펼쳐 화제가 된 여승무원은 “비상 상황에 대한 훈련을 매년 받기 때문에 훈련받은 대로 비상탈출을 실시해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며 “(나 자신의) 위험에 대해서는 생각할 틈이 없었다”고 말했다. 박영수 한국해양대 해사수송과학부 교수는 “최근 개정된 국제협약들은 선장과 선원들의 정신력 강화 교육을 위한 교과목 신설 및 훈련 실시를 제시하고 있는 만큼 우리도 이 같은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임우선 imsun@donga.com·장원재부산=조용휘 기자 }

재작년 할머니가 100세를 일기로 돌아가셨다. 할머니는 유독 총기가 남달랐던 분이다. 1913년이라는, 1980년대생인 내겐 당최 현실감 없는 연도에 태어나셨지만 타고난 성격이 완벽주의자인 데다 그 시절 흔치 않았던 좋은 교육도 받으셔서 할머니스럽지 않은(?) 지적 능력과 판단력을 자랑하셨다. 그런데 그런 할머니도 세월을 이기지 못했다. 아마도 90대에 들어서면서부터였을 것이다. 점점 집안 기기 다루는 걸 어려워하셨다. 치매는 아니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퇴화하기 시작한 할머니의 ‘학습능력’과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기술 발전’ 사이에 간극이 생겼던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TV였다. 생각해보면 할머니는 TV란 물건이 전혀 없던 시절에 태어나 흑백 TV, 컬러 TV를 거쳐 배불뚝이 TV, 액정표시장치(LCD) TV, 발광다이오드(LED) TV까지 끊임없이 변하는 기술과 제품에 적응하며 수십 년을 사셨다. 하지만 막판 적응은 쉽지 않았다. 새로 나오는 TV 디자인들이란 워낙에 ‘미끈하게 빠진’ 탓에 전원버튼이 어디 있는지조차 알기 쉽지 않는 게 현실이었다. 리모컨은 또 어떤가. 요즘 웬만한 집 거실 테이블 위엔 리모컨이 3개씩은 있다. 각각의 리모컨에는 또 대략 30개의 버튼이 있다. 2000년대 들어 할머니에게 TV란 꽤나 어려운 물건이 됐다. 조그만 버튼 글씨를 대신해 임시방편으로 전원과 채널버튼에만 스티커를 붙여 드렸지만 할머니는 결국 리모컨을 포기했다. 끄지 않으면 할머니 방 TV는 새벽까지 혼자 돌아가기 일쑤였다. 모든 것이 그런 식이었다. 화덕에서 가스레인지, 그리고 인덕션으로, 또 기계식 전화기에서 다이얼식 전화기, 터치식 전화기로…. 그 빠른 변화 속에서 할머니는 아마도 꽤 불편했을 것이다. 가스 불을 켜달라고, 전화 좀 걸어달라고 자식, 손주에게 부탁할 때마다 서글펐을 것이다. 할머니를 배려한 제품과 기술이 있었다면 모두 할머니 스스로 하실 수 있었던 일이다. 어버이날이다. 그리고 100세 시대다. 우리의 어버이가 100세가 됐을 때 이런 문제를 겪지 않을 것이라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어버이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는 모두, 반드시 늙는다. 기술과 제품의 진화는 갈수록 가속도가 붙기 때문에 할머니, 어버이 세대에 비해 우리의 미래는 더 곤란한 모습일지 모른다. 특히 강박에 가까울 만큼 신제품, 신기술을 선호하는 한국에서는 조금만 방심하면 노인 따윈 소외되기 십상이다. 노인들을 돌아보고 이들을 위한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는 것은 그래서 중요하다. 그건 우리 스스로를 위한 일이고 좀더 거창하게 말하면 고령화시대에 직면한 세계 인류를 위한 길이기도 하다. 질주하는 기술과 제품 혁신 속에서 잠시 숨을 멈추고, 불필요한 것을 빼고, 단순화해서 이를 저렴한 값에 공급하려는 기업들의 철학이 절실하다. 오늘도 매장엔 최신식을 자랑하는 기기가 넘쳐나지만 이들 중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선물할 만한 것은 딱히 눈에 띄지 않는다. 어버이날 선물 고민을 해결해 줄, 노인의 삶을 생각하는 기업이 나온다면 난 기꺼이 지갑을 열겠다. 임우선 산업부 기자 imsun@donga.com}

“LG전자가 못 팔았다기보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예상보다 훨씬 더 빠르게 치고 올라왔다.” 최근 글로벌 시장조사기관들이 내놓은 1분기(1∼3월) 세계 스마트폰 시장 성적표에 대한 국내 전자업계 관계자의 반응이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와 IDC가 최근 발표한 시장점유율 순위는 삼성전자, 애플, 화웨이(華爲), 레노버, LG전자 순이다. 1년 전 삼성전자, 애플에 이어 3위였던 LG전자가 5위로 두 계단 하락하고 중국 화웨이와 레노버가 각각 한 계단씩 올랐다. IDC 조사 결과 LG전자의 올해 1분기 시장점유율은 4.4%다. 지난해 동기의 4.7%보다 0.3%포인트 줄었다. 반면 화웨이는 4.9%로 1년 전보다 0.6%포인트 늘려 4위에서 3위로, 레노버는 같은 기간 3.6%에서 4.6%로 1.0%포인트 늘려 5위에서 4위로 올랐다. 이런 순위 변화는 그동안 중국 내수 시장에 치중하던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지난해부터 유럽과 러시아 등 해외로 사업 범위를 넓혔기 때문이다. 판매량 변화는 중국업체들의 선전을 뚜렷이 보여준다. SA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 LG전자의 판매대수는 1030만 대로 레노버(840만 대)보다 약 200만 대를 더 팔았다. 올해 1분기에도 LG전자는 전년 동기보다 200만 대가 더 많은 1230만 대를 팔았다. 하지만 올해 1분기 레노버는 전년 동기보다 무려 약 500만 대가 증가한 1330만대를 팔며 LG전자를 100만 대 차이로 따돌렸다. 특히 올해 초 모토로라 스마트폰 사업부문을 인수한 레노버가 조만간 여러 국가에서 판매에 들어가면 이런 기세는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IDC는 “레노버는 제조사 가운데 가장 높은 연간 성장률을 보였다”고 평가하며 “모토로라 인수 작업이 마무리되면 그동안 별다른 실적을 내지 못했던 북미와 서유럽 시장에서도 인상적인 발자취를 남길 것”이라고 봤다. SA 역시 “모토로라를 품은 레노버는 하반기(7∼12월) LG전자뿐 아니라 삼성전자와 애플에도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두 조사기관 발표에서 삼성전자와 애플은 올해 1분기 점유율 1, 2위를 굳건하게 지켰지만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점유율이 각각 소폭 감소했다. 화웨이도 기세등등하기는 마찬가지다. SA는 보고서에서 “화웨이는 유럽에서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고 전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 ‘샵N’ 접는 네이버… 치고 들어오는 알리바바-아마존 ▼네이버, 내달 오픈마켓 철수하고… 상품DB 형태 ‘스토어팜’ 론칭업계 “국내시장 글로벌기업 천하”세계 온라인 쇼핑(오픈마켓) 시장의 최강자로 꼽히는 중국 알리바바와 미국 아마존이 올 하반기(7∼12월) 한국 시장에 진출할 것으로 확실시되는 가운데 그간 ‘샵N’을 통해 오픈마켓 사업을 벌여온 네이버가 다음 달 1일부로 샵N 사업을 철수한다고 2일 밝혔다. 대신 네이버는 다음 달 2일부터 ‘스토어팜’이라는 상품 등록 플랫폼을 선보이기로 했다. 스토어팜은 샵N과 달리 판매 수수료를 낼 필요가 없는 오픈마켓이어서 판매자들이 훨씬 자유롭게 상품 판매를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2012년 3월 출시된 네이버 샵N은 개인이 블로그를 구축하듯 네이버 안에 자신의 쇼핑몰을 손쉽게 만들 수 있는 서비스다. 네이버는 2011년 당시 국내 오픈마켓 점유율 1위였던 이베이코리아(G마켓·옥션 운영)가 일방적으로 네이버에 상품 데이터베이스(DB) 제공을 철회하자 샵N 서비스 구축에 나섰다. 당시 이베이는 자사의 가격비교 사이트인 ‘어바웃’을 론칭하면서 네이버에서는 자사 상품이 검색되지 않도록 조치했다. 이에 네이버는 외부의 영향을 받지 않는 자체적인 오픈마켓 구축에 나섰다. 하지만 샵N은 물건을 팔 때마다 판매자들로부터 건당 매출의 5∼12%를 수수료로 받아 영세 사업자의 부담이 크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또 네이버에서 상품 검색 시 샵N 제품이 검색 결과에 우선 노출된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네이버는 “의혹에 대해 여러 차례 해명했지만 오해가 해소되지 않아 샵N 철수를 결정했다”며 “네이버의 목적은 판매 수수료 확보가 아니라 정보 유통 플랫폼으로서 상품 DB를 강화하는 데 있기 때문에 판매 수수료 없는 스토어팜을 통해 자유롭고 개방적인 상품 정보 유통이 이뤄지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현재 국내 오픈마켓 시장 점유율은 미국계인 이베이코리아가 62%로 1위고 SK플래닛(11번가·30%), 네이버(샵N·5%), 인터파크(3%)가 그 뒤를 잇는 것으로 추정된다. 오픈마켓 업계 관계자는 “샵N이 빠지고 알리바바와 아마존이 들어오면 국내 오픈마켓은 사실상 글로벌 기업 차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알리바바와 아마존의 지난해 연매출은 각각 약 170조 원, 77조3000억 원으로 이베이(약 16조6000억 원)나 네이버(2조3119억 원)를 압도한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