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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훈련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위해 훈련병들의 기본권을 침해했다는 논란이 커지자 국가인권위원회가 육해공군 및 해병대 훈련소의 실태조사에 나섰다. 인권위는 “훈련병의 식사와 위생, 의료 등 훈련 환경과 코로나19 대응체계, 격리병사 관리 현황 등 전반적인 인권상황을 조사하겠다”며 “군 훈련소에서 교육 및 방역을 명목으로 훈련병의 기본권을 제한하고 있지 않은지 등을 중점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라고 29일 밝혔다. 실태조사는 인권위와 연구용역 계약을 체결한 외부 전문기관이 인권위 조사관과 함께 훈련소를 방문해 조사한다. 하지만 군인권센터는 같은 날 인권위에 “방역을 빌미로 훈련소에서 인권침해가 벌어지는지 조사해 달라”며 직권조사를 요청했다.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주한 벨기에대사의 부인이 한 옷가게 직원을 폭행해 논란이 커진 가운데 피해자 측이 사건 영상을 공개했다. 피해자 측은 피터 레스쿠이에 대사의 부인인 A 씨가 9일 옷가게 직원 2명과 다투는 모습이 담긴 가게 폐쇄회로(CC)TV 영상을 20일 공개했다. 영상에 따르면 A 씨는 계산대 안으로 찾아와 그를 말리던 직원의 얼굴을 때렸다. 또 다른 직원의 뒤통수도 폭행했다. 당시 A 씨는 이 가게 상품과 같은 옷을 입고 있었다. 이후 A 씨가 밖으로 나가자 점원이 옷을 입고 그냥 나간 것으로 착각하고 뒤따라갔다가 시비가 붙었다. 피해자 측은 “오해가 생겨 크게 사과했다”는 입장이지만, A 씨는 가게로 다시 찾아와 폭력을 행사했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A 씨를 폭행 혐의로 입건해 수사를 진행 중이나 출석 요구에 명확한 답변이 없다”고 전했다. 벨기에대사관 측은 “A 씨는 병원에 입원한 상태로 건강을 회복하면 경찰 조사에 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에게는 면책특권이 적용된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일단 예약은 4명으로 해놓고, 당일 2∼3명 더 이용하는 건 상관없어요.” 경기 가평에서 펜션을 운영하는 A 씨는 18일 오후 2시경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6명 이상도 예약할 수 있느냐”는 물음에 이렇게 답했다.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조치가 전국 숙박시설에도 적용되고 있지만, 오히려 A 씨는 “문자메시지로 숙박인원을 확인할 때에만 저희 쪽에 ‘4명’이라고 답하면 된다. 그렇게 하면 우리는 모르는 일이 되지 않느냐”고 말했다. 제주 서귀포시의 한 숙박시설은 전화로 예약을 문의하자 “직계가족이 아니더라도 6명 이상 한 방을 잡아주겠다”며 대놓고 호객행위를 하기도 했다.○ “절대 안 걸린다”…고삐 풀린 방역 의식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15일부터 나흘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600명을 넘어섰다. 1주간 평균 확진자가 629명일 정도로 확산세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 하지만 봄철 나들이객이 몰리는 관광지와 공항 등에선 최소 1m 이상 거리를 띄우는 기본 방역수칙마저 지켜지지 않았다. 여행객들은 물론 관광지 인근 숙박시설조차 5인 이상 사적 모임을 금지하는 수칙을 위반하고 있다. 이 때문에 봄철 ‘방역 의식’이 집단적으로 느슨해졌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일부 숙박시설에서는 업주가 먼저 여행객에게 “절대 걸릴 일 없다”며 단체 예약을 받아내기도 했다. 군 입대를 앞두고 친구 6명과 가평의 한 펜션을 빌려 여행을 다녀온 박모 씨(20)는 “오히려 펜션 사장이 먼저 ‘SNS에 후기만 안 올리면 된다. 현금 결제하면 걸릴 일 없다’고 예약을 안내해줬다”고 말했다. 펜션 내부엔 방문한 이들의 연락처를 적어두는 출입명부조차 없었다고 한다. 이는 감염병예방법 위반에 해당한다.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방역수칙을 위반한 업주에게는 최대 300만 원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예약 인원을 속이는 등 방역수칙을 위반했다가 뒤늦게 확진자가 나올 경우 역학조사 등 감염경로 파악에 애를 먹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1m 거리두기 안 지키고 줄 서 제주 여행객 등 나들이 인파가 몰린 공항은 주말 내내 발 디딜 틈 없이 붐볐다. 17일 오후 2시 40분경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국내선 3층 출발장. 입구 두 곳을 합쳐 200명 넘는 인파가 다닥다닥 붙은 채 길게 줄을 서 있었다. 적어도 1m 이상 거리를 두라는 방역수칙조차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모습이었다. 특히 공항 2층 외부에 마련된 흡연실에선 16명이 서로 한 발자국 떨어져 마주 보며 담배 연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실내 흡연실을 이용할 때에도 2m 거리를 두고 접촉을 최대한 피해야 한다는 방역수칙은 인파가 몰리자 무용지물이 됐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봄철 나들이 특별방역대책’을 세워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30일까지 전국 주요 자연공원과 휴양림, 수목원, 놀이공원 등 집중점검에 나섰다. 중대본은 “봄철 나들이 여행은 가까운 곳으로, 단체여행보단 가족끼리 소규모로 가급적 당일 개인 차량을 이용해 다녀오는 걸 권장한다”고 밝혔다.유채연 ycy@donga.com·이기욱·이소연 기자}

2016년 탄핵 정국에서 촛불집회에 앞장섰던 시민사회단체와 종교계 인사들이 “문재인 정부는 뼈를 깎는 반성과 읍참마속(泣斬馬謖)으로 인적 쇄신하라”고 요구했다. 정지강 희망제작소 이사장과 김근상 전 대한성공회 대주교, 이충재 전 한국YMCA 사무총장, 채수일 전 한신대 총장 등 재야인사 100여 명은 13일 ‘쇄신과 촛불 개혁을 위한 범시민전국연대’ 명의로 발표한 긴급 성명서에서 “현 정부는 기득권을 내려놓고 겸손과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청렴강직하고 개혁적인 인물들을 발탁해 배치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도 “매서운 민심의 회초리를 맞았는데도 4·7 재·보선 결과에 반성하고 쇄신하고자 하는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어물쩍 요행만 바라지 말고 당과 정권 입장에서 벗어나 나라와 국민을 생각하라”고 지적했다. 정 이사장은 동아일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민주당이 선거 참패에도 반성하지 않고 우왕좌왕하고 있다”며 “새롭고 청렴한 인사들을 찾아야 희망이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청와대 경비를 담당하는 서울경찰청 101경비단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하며 확진자가 11명으로 늘어났다. 경찰에 따르면 101경비단은 8일 첫 경찰 확진자가 발생하자 소속 경찰 및 직원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전수 검사를 실시했다. 이 과정에서 9일 2명과 10일 1명이 추가 확진된 뒤 11일 7명이 더 확진 판정을 받았다. 경찰 관계자는 “관련 시설을 방역하고 확진자와 접촉한 직원을 모두 자가 격리하도록 조치했다”고 전했다. 방역당국은 101경비단에 근무하고 있는 한 미화원을 감염 경로로 추정하고 있다. 해당 직원은 5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당초 확진자와 밀접접촉자로 분류됐던 직원 10명은 음성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집단감염에도 청와대 경비에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는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당직 근무 등을 서면서 같은 장소에서 시설을 함께 이용하는 과정에서 감염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자가 격리자가 생기긴 했지만 근무 인력 운영에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101경비단과 202경비단은 청와대 내·외부 경비를 담당한다. 서울경찰청 산하 조직이지만 대통령경호처의 지휘를 받는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지난해 12월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한 고급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발생한 ‘테슬라 전기차 충돌 화재 사건’을 경찰이 수사 약 4개월 만에 대리운전기사의 조작 미숙으로 인한 사고로 결론 내렸다. 하지만 사고 차량의 사고기록장치(EDR)를 분석하지 못한 데다 테슬라에서 제공한 자료를 바탕으로 한 결과라 전문가들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대리기사 A 씨(60)의 조작 미숙을 사고 원인으로 판단해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1일 밝혔다. 경찰은 최근 사고 원인을 밝힐 핵심 단서로 지목돼 왔던 EDR가 손상돼 분석이 어렵다고 판단했다. 앞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해외에서 테슬라의 기록 정보를 추출하는 전용 장비까지 들여왔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결국 경찰은 지난해 12월 테슬라에서 제공한 ‘텔레매틱스(차량 무선인터넷 서비스) 운행 정보’를 토대로 사고 정황을 분석했다. 테슬라는 자사 차량의 운행 정보를 원격으로 수집해 빅데이터 등으로 활용한다. 이에 따르면 사고 차량은 충돌 직전까지 브레이크가 작동되지 않았다. 가속페달만 작동된 기록이 남아있었다. 국과수의 검사에서도 제동장치는 기계적 결함이 없었다고 한다. 경찰은 “차량이 벽에 충돌하기 10초 전부터 가속을 시작했고 4초 전부터 가속페달이 최대치로 작동돼 시속 95km의 속도로 충돌했다”며 “폐쇄회로(CC)TV 영상에서도 브레이크 등이 점등되지 않았으며, 추정 속도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텔레매틱스 운행 정보에 대한 신뢰성에 의문을 표하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텔레매틱스 정보는 EDR 기록보다 정밀하지 않다. 판단 근거가 된 자료의 원본을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충돌 전 ‘10초 동안’ 가속페달을 밟았다는 것도 논란이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테슬라 모델X는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에 이르는 시간)이 3초 남짓이다. 이미 운행하던 차량에서 가속페달을 4초나 최대로 밟았다면 시속 100km를 넘겨야 맞다”고 했다. 김 교수도 “경험 많은 기사가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기는커녕 최대치로 밟았다는 건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차량이 급발진하며 전류가 과도하게 흘러 브레이크 등이 작동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대리기사 A 씨도 “차량이 급발진해 사고가 났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교통사고 전문인 한문철 변호사는 “이해관계에 얽힌 제조사에서 제공한 자료가 법정에서 효력을 인정받을 수 있을지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했다.박종민 blick@donga.com·이기욱 기자}

지난해 12월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있는 한 고급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발생한 ‘테슬라 전기차 충돌 화재 사건’을 경찰이 수사 약 4개월 만에 대리운전기사의 조작 미숙으로 인한 사고로 결론 내렸다. 하지만 사고 차량의 사고기록장치(EDR)를 분석하지 못한 데다 테슬라에서 제공한 자료를 바탕으로 한 결과라 전문가들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충돌 전 가속페달 최대치로 밟아” 서울 용산경찰서는 “차량을 운전한 대리기사 A 씨(60)의 조작 미숙을 사고 원인으로 판단해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1일 밝혔다. 경찰은 최근 사고 원인을 밝힐 핵심 단서로 지목돼왔던 EDR이 크게 손상돼 분석이 어렵다고 판단했다. 앞서 국립과학수사연구소가 해외에서 테슬라의 기록 정보를 추출한 전용 장비까지 들여왔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한 자동차 전문가는 “EDR에는 차량의 속도나 가속페달 및 브레이크 작동 여부, 핸들 각도 같은 정보가 담겨 있다”고 말했다. 결국 경찰은 지난해 12월 테슬라에서 제공한 ‘텔레매틱스(차량 무선인터넷 서비스) 운행정보’를 토대로 사고 정황을 분석했다. 테슬라는 자사 차량의 운행정보를 원격으로 수집해 빅데이터 등으로 활용한다. 이에 따르면 사고 차량은 충돌 직전까지 브레이크가 작동되지 않았다. 가속페달만 작동된 기록이 남아있었다. 국과수가 차량을 검사했을 때도 제동장치에는 기계적 결함이 없었다고 한다. 경찰은 “차량이 벽에 충돌하기 10초 전부터 가속을 시작했고 4초 전부터는 가속페달이 최대치로 작동돼 시속 95km의 속도로 충돌했다”며 “폐쇄회로(CC)TV 영상에서도 브레이크 등이 점등되지 않았으며, 추정 속도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텔레매틱스 정보도 EDR 기록 못지않게 신뢰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아울러 CCTV와 사고재현프로그램 등을 활용해 다각도로 분석을 거쳤다”고 말했다.●“최대치 밟으면 시속 100km 넘어야”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러한 결론에 몇 가지 문제점이 드러난다고 지적했다. 일단 텔레매틱스 운행정보를 믿을 수 있느냐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텔레매틱스 정보는 EDR 기록보다 정밀하지 않다. 판단 근거가 된 자료의 원본을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리기사가 충돌 전 ‘10초 동안’ 가속페달을 밟았다는 것도 논란이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테슬라 모델X는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에 이르는 시간)이 3초 남짓이다. 이미 운행하던 차량에서 가속페달을 4초나 최대치로 밟았다면 시속 100km를 넘겨야 맞다”고 했다. 김 교수도 “경험 많은 기사가 10초나 가속페달을 밟았다는 건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기록이 텔레매틱스 정보가 그만큼 세밀하지 못하단 반증이라고 봤다. 이 교수는 “차량이 급 발진하며 전류가 과도하게 흘러 브레이크 등이 작동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배제해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대리기사 A 씨도 “차량이 급 발진해 사고가 났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교통사고 전문인 한문철 변호사는 “이해관계에 얽힌 제조사에서 제공한 자료가 법정에서 효력을 인정받을 수 있을지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했다.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1. 대학생 정예진 씨(23·여)는 지난해 12월 수도권에 있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청년임대주택에 입주했다. 보증금 100만 원에 월세 30만 원. 부산에 사는 부모님 역시 ‘월세살이’라 손 벌릴 여유가 없다. 정 씨는 여기서 계약 기간 6년을 꽉 채울 예정이다. 문제는 6년 뒤다. 정 씨는 “아무리 머리를 굴려 봐도 ‘넥스트 플랜’이 떠오르질 않는다”며 한숨지었다. #2. 미국 유학생인 강모 씨(22·여)는 지난해 11월 울산에서 20평대 아파트를 분양받았다. 분양가 1억8000만 원은 직접 주식으로 벌어들인 수익으로 마련했다. 물론 종잣돈 5000만 원은 부모님이 줬다. 하지만 그걸 4배 가까이 불린 건 강 씨다. 준공이 1년 정도 남은 아파트는 현재 분양가보다 7000만 원 오른 것으로 평가받는다.○ 생존의 공간 vs 투자의 대상 “서른 살까지 빠듯하게 모아봤자 1억 원 아니겠어요. 요즘 서울 평균 아파트 값이 10억 원이라는데 부모 도움 없이 내 힘으로 대출 받으면 9억 원을 받아야 하는 거네요. 60년 상환을 해야 하나…. 죽기 직전까지 집값만 갚으란 소리네.”(박모 씨·26) 청년들에게 ‘집’은 참 힘겨운 존재다. ‘청년과 청년이 만나다’에서 만난 청년 10명은 진보와 보수를 가릴 것 없이 주택에 대한 고민이 컸다. 하지만 집을 대하는 자세는 청년마다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정순둘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집을 사는 곳으로 보느냐 투자처로 보느냐에 따라 부동산정책을 대하는 자세도 달라졌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집을 살 곳이라고 인식한 청년들에게 집은 ‘기본권’이란 인식이 강했다. 공공임대주택 확대 정책 등으로 주택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반면 집을 ‘투자처’로 바라보는 청년들은 부동산정책이 투자 규제 완화 쪽으로 나가야 한다고 봤다. 요즘 직장인 박용화 씨(32)의 최대 관심사는 ‘기승전 주식’이다. 박 씨는 “2018년에 내 집 마련을 준비하면서 주식시장에 월급의 절반가량을 붓고 있다”며 “적금으로는 부족하다. 이제는 공격적인 투자로 자산을 불리지 않으면 집값의 오름세를 따라잡을 수 없다”고 했다. 정 교수는 “집을 기본권으로 인식하는 청년들은 부동산 시장에서 보다 큰 정부를 원했고, 집을 투자처로 인식하는 청년들은 ‘투자 공부’ 등 스스로 해법을 찾으려 한다”고 분석했다.○ “우린 모두 부동산정책의 피해자” “집값요? 신이 재림해도 해결 못 할걸요.” 조모 씨(30)는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다 지난해 고향 강원도로 돌아왔다. 도저히 서울에서 자가를 마련하기 어렵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는 현재 전세로 살며 내 집 마련을 준비 중이다. 하지만 지방도 요즘엔 녹록지 않아 답답함은 여전하다. 청년 10명의 인터뷰 텍스트에서 드러난 특징은 다른 대목에서 발견됐다. 집에 대한 인식의 차이, 진보와 보수의 격차가 아니라 오히려 그 경계가 흐려지고 있다는 점이다. 부동산정책에 대한 실망과 시장에 외면당했다는 피해의식이 공통적으로 자리 잡고 있었다. 오죽하면 청년 10명이 공통적으로 한 말은 “내 집 마련만 생각하면, 답이 없다”였다. 청년임대주택에 거주하는 정예진 씨마저 “공공주택이 지금 당장 필요하긴 하지만, 여기에 발을 묶이는 기분이 들지 더 나은 미래를 꿈꾸게 해주지는 않는다”고 털어놨다. 전문가들은 청년 세대가 스스로를 부동산정책의 ‘공동 피해자’로 인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장덕진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진보와 보수를 막론하고 청년들은 현 정부의 부동산정책을 말할 때 ‘실패’라는 단어를 공통으로 사용했다”며 “집값이 안정화될 거라는 기대는 애초에 접었고 정책 입안자인 86세대에게 요구하거나 주문하지 않는다. 어차피 말해봤자 듣지 않을 거라는 불신이 팽배하다”고 우려했다. “왜 하필 우리 세대에 와서 이러는 걸까요. 우리가 무슨 잘못을 한 걸까요.” 울산에 자기 집을 가진 강 씨조차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는 건 여러모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청년들의 눈에 기성세대는 이미 부동산으로 자산 증식을 실컷 누렸으면서, 자신들 세대에게선 그 기회조차 빼앗고 있다는 분노가 배어 있었다. 장 교수는 이에 대해 “이미 부동산 막차를 놓쳐버렸다는 박탈감은 청년의 일생을 따라다닐 후유증을 남겼다”며 “적어도 부동산정책을 논할 때 청년 세대는 더 이상 극과 극이 아닐 수 있다. 같은 아픔을 공유한다는 점에서 오히려 극과 극은 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이소연 always99@donga.com·이기욱 기자 ※ 동아닷컴 이용자들은 위의 링크를 클릭하여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이슈에 대한 본인의 성향을 측정해 볼 수 있습니다.네이버·다음 이용자들은 URL을 복사하여 검색창에 붙여넣기 하시면 됩니다.}

지난해 12월 서울 용산구 한남동 고급아파트 지하주차장 벽을 들이받은 테슬라 전기차에서 불이 나 대형 로펌 변호사가 숨진 지 4개월 가까이 지난 지금까지 사고 원인의 실마리를 풀지 못하고 있다. 사고 원인을 밝힐 결정적 단서로 꼽혔던 차량의 사고기록장치(EDR)가 해외에서 들여온 전문 장비로도 풀리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 서범수 의원실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경찰로부터 사고 차량 분석을 의뢰받은 국과수는 기존 장비로는 EDR의 분석이 어려워 지난달 3일 테슬라의 기록 정보를 추출할 전용 장비를 해외에서 들여왔다. 대당 580만 원가량 하는 이 장비는 모든 테슬라 차종의 EDR 기록 정보를 추출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장비 도입도 현재까진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국과수는 이달 중순 서울 용산경찰서에 “EDR 분석에 난항을 겪고 있다”는 취지의 공문을 보내왔다. 서 의원실이 제출받은 자료에서 국과수는 “사고로 인해 EDR이 크게 손상돼 기록을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 다른 정보 확인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동차 전문가들에 따르면 차량의 사고 원인을 분석하는 데 EDR은 가장 중요한 열쇠다. 한 전문가는 “EDR 기록 정보에는 차량의 속도나 가속페달 및 브레이크 작동 여부뿐만 아니라 엔진 회전 수나 핸들의 각도 같은 세세한 내용도 담겨 있다”며 “사고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할 근거가 된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EDR은 사고로 경미한 손상을 입더라도 일부 정보는 추출이 가능하다고 한다. 하지만 사고 차량의 EDR은 화재로 큰 손상을 입어 정보 확인이 거의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모든 테슬라 차량은 원격 송수신 기능을 탑재해두고 있다. 테슬라 측에서는 이미 원격으로 사고 차량의 EDR 정보를 확인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만약 국과수가 사고 차량 분석에 실패할 경우 경찰은 테슬라 측에서 제공하는 자료에만 의존해 수사를 진행할 수밖에 없다. 현재 테슬라 측은 “사고 차량에 기계적 결함은 없었다”란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아무래도 자동차 제조사로선 자사 제품의 평판 때문에 자신들에게 유리한 정보만 제공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국과수 자체 분석이 실패로 돌아간다면 테슬라 측이 제공하는 일방적인 정보를 토대로 진행한 수사 결과에 객관성 우려가 제기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테슬라코리아 측은 이와 관련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이기욱 71wook@donga.com·박종민 기자}
일부 기초의원이 가족 명의로 토지 개발 예정지 인근에 있는 땅을 매입한 사실이 드러났다. 서울 경기 등 수도권 기초의원과 지방자치단체 산하기관장은 10명 중 6명꼴로 토지를 보유했다. 광역자치단체 등이 25일 공개한 ‘2021년 정기 재산변동 신고사항’에 따르면 전북 장수군의회의 A 의원의 배우자는 2019년 9월 경기 화성시 송산면 독지리의 임야 1626.63m²를 샀다. 한 부동산업체가 3개월 전 36억455만 원에 매입한 토지(4만7842m²)의 일부 지분을 A 의원 배우자가 다시 산 것이다. 이 토지는 2026년 이후 분양 예정인 화성 송산그린시티 신도시 서측 지구와 맞닿아 있다. A 의원 배우자는 2019년 9월 경기 고양시 내곡동의 임야 63.38m²도 매입했다. 이 땅은 3기 신도시 경기 고양창릉지구에서 약 3km 떨어져 있다. A 의원 배우자를 포함해 모두 357명이 지분을 쪼개 보유했다. A 의원은 “배우자의 투자를 재산 등록 전에는 몰랐다. 친구 소개로 산 것으로 안다”고 해명했다. 전남 영광군의회 소속인 B 의원의 배우자는 경기 시흥장현 공공주택지구와 1km 정도 떨어진 임야 1008m²를 2016년 9월 매입했다. 이듬해 1월에는 3기 신도시인 경기 하남교산지구 인근인 하남시 배알미동의 임야 3306m²도 지분 쪼개기 형태로 매입했다. B 의원 배우자는 “투자업체의 소개로 산 땅으로, 개발 관련 정보는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기초의원과 지자체 산하기관장 1016명의 재산 신고 내용을 종합하면 608명(59.8%)이 토지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종시는 “지역 내에서 2곳 이상 토지를 보유 중인 부동산 중개법인 95곳에 대한 위법 행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25일 밝혔다. 20명 이상이 공동 소유자로 돼 있는 토지 381필지를 보유한 중개법인 13곳을 기획부동산으로 판단해 경찰청과 국세청에 통보했다.지민구 warum@donga.com·이기욱·유채연 기자}

25일 국회공직자윤리위원회가 공개한 ‘2021년 정기재산변동 신고사항’에서는 다수의 지역구 토지를 보유한 국민의힘 강기윤 의원 가족이 또 다른 농지도 보유한 사실이 드러났다. 강 의원의 장남이 해당 지역에 있는 개발제한구역의 농지를 지난해 매입한 것이다. 정기재산변동 신고사항에 따르면 강 의원의 장남이자 변호사인 강모 씨(33)는 지난해 10월 경남 창원시 성산구 삼정자동에서 농지 2필지(1141m²)를 3억6500만 원에 매입했다. 강 씨가 토지를 매입한 삼정자동은 주로 임야와 농지 등으로 이뤄져 있고 대부분 개발제한구역에 묶여 있다. 경작 외에는 별 다른 활용 가치가 없는 데다 건물을 짓거나 개발할 수도 없어 거래 자체가 거의 없는 지역이다. 실제로 강 씨가 해당 토지를 산 건 삼정자동에서 2년 만에 처음 있는 거래였다. 지역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삼정자동은 아파트 밀집지역과 그리 멀지 않아 규제만 풀린다면 가치가 매우 커질 가능성이 크다”며 “최근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주도로 복지시설이 들어설 거란 얘기가 돌고 있다”고 전했다. 강 씨가 매입한 토지의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해당 땅은 채권최고액 2억6400만 원으로 근저당 설정돼 있다. 담보로 2억1000만 원을 대출받았다는 뜻이다. 강 의원 측은 24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장남인 강 씨가 주말마다 직접 농사를 짓기 위해서 산 땅”이라며 “시세 차익을 노린 투기 행위와는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정기재산변동 신고사항에는 지역구 토지 매입으로 또 다른 논란이 됐던 더불어민주당 김한정 의원 측의 토지 매입도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김 의원의 부인은 지난해 7월 남양주시 진접읍 팔야리의 농지 3540m² 가운데 765.29m²를 8억8000만 원에 매입했다. 김 의원 부인을 포함한 공동 소유주 5명의 전체 매입 가격은 43억9100만 원이다. 민주당 윤리감찰단은 김 의원 부인의 토지 매입 경위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지민구 warum@donga.com·이기욱 기자}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경찰 수사를 받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일부 직원들이 “내부 정보를 이용하지 않았다”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남부경찰청은 22일 투기 의혹으로 입건된 LH 전·현직 직원 3명을 불러 조사했다. 2019, 2020년 경기 시흥시 과림동에 있는 토지를 다른 직원 등과 공동 매입한 현직 직원 A 씨(53)는 10시간가량 조사받고 귀가했다. A 씨는 ‘내부 정보를 활용했느냐’ 등의 질문에 “사실이 아니다. 경찰 조사에서도 다 부인했다”라고 답했다. 지난주 조사받은 또 다른 직원 B 씨도 혐의를 대부분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북경찰청은 이날 “오전 8시부터 10시 45분까지 LH 전북지역본부와 소속 직원 2명의 자택 및 차량을 압수수색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관련 서류와 해당 직원들의 컴퓨터, 휴대전화 등을 확보했다. 청와대 자체 조사에서 광명·시흥지구 토지를 매입한 사실이 밝혀진 대통령경호처 과장급 직원 C 씨에 대한 수사 의뢰도 이날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에 접수됐다. C 씨의 친형은 전북지역본부 근무 경력이 있는 현직 LH 직원으로 원정 투기 의혹이 일고 있다. 국수본은 전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청장에 대한 내사에도 착수했다.수원=이기욱 71wook@donga.com / 전주=박영민·지민구 기자}

2017년 7월경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신규 신도시 후보지 추진에 따른 보안 및 언론보도 관리 철저’라는 제목의 문건을 관련 부서에 돌렸다. 사업계획실에서 작성한 해당 문서는 관내 개발 가능 후보지 발굴을 하는 지역본부 등에 대해 관련 정보가 유출되지 않도록 주의하라는 내용이었다. 당시 광명시흥지구는 신도시 후보지 중 한 곳이었다. 문서가 배포된 지 약 한 달 뒤인 같은 해 8월 30일 경기 광명시 옥길동의 국방부 소유 토지 526m²가 공매를 통해 LH 직원 A 씨에게 넘어갔다. 이곳은 지금까지 LH 직원들의 투기 의혹이 불거진 광명시흥지구 필지 12곳 가운데 가장 이른 시점에 거래된 땅이다. 2019년부터 과천사업단에서 근무한 것으로 알려진 A 씨는 최근까지 과천의왕사업단에서 보상 담당자로 일했다. 1989년 LH의 전신인 한국토지공사에 입사한 A 씨는 토지 분양 관련 상담 업무를 오래 맡아 LH 내부에서도 토지 주택 분야 전문가로 통한다. 투기 의혹을 받는 A 씨는 현재 대기발령 상태다. A 씨가 매입한 옥길동 토지는 도로와 인접된 면이 전혀 없는 ‘맹지’다. 가장 가까운 도로로부터 논길을 따라 30m가량 걸어 들어가야 하는 곳이다. A 씨는 이 땅을 평당 약 115만 원을 주고 샀다. 인근 토지 시세가 평당 70만 원 정도였다. 부동산 업자는 “개발이 될 거라고 확신하지 않으면 쉽게 할 수 없는 투자”라고 말했다. A 씨는 옥길동 토지에 용버들을 빽빽하게 심어두고 1년에 한두 차례 찾아와 살폈다고 한다. 한 토지 전문 감정평가사는 “용버들과 같은 버드나무 종류는 촘촘히 심어도 잘 자라기 때문에 그루당 책정되는 보상액을 높이는 데 유리하다. 비교적 싼값에 심을 수 있고 관리가 많이 필요하지 않다는 점도 고려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민과 부동산 업자들은 스스로를 ‘직장인’이라고 소개한 A 씨를 “○ 선생님” 또는 “○ 사장님”으로 불렀다고 한다. 이후 A 씨는 2018년 4월 경기 시흥시 무지내동 땅을, 2020년 2월에는 시흥시 과림동 땅을 다른 LH 직원들과 공동으로 매입했다. A 씨는 3군데 땅을 매입하며 근저당 약 13억 원을 설정했다. 조응형 yesbro@donga.com / 광명=박종민 / 이기욱 기자}
“주인이 있는지도 몰랐어요. 쓸모없는 ‘맹지(盲地)’를 사서 뭘 하려나 싶었죠.” 5일 오후 경기 광명시 노온사동 산중턱에 있는 토지(3174m²). 임야로 분류된 이 땅은 여러 공장과 철망에 둘러싸인 데다 도로에서 100m 이상 떨어진 완벽한 맹지다. 주변 공장 직원은 “이런 토지도 투자를 하는지 몰랐다”고 했다. 지역 부동산 관계자 역시 “‘맹지를 사면 망한다’는 부동산 격언이 있다. 딱 그 말이 들어맞는 땅”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땅의 가치를 누군가는 알고 있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광주전남지역본부의 직원 A 씨 등 6명이 2018년 1월 3억 원을 주고 이 땅을 공동으로 매입했다. 이 토지는 광명·시흥 신도시 조성 예정지로, 국토교통부 등이 3일 LH 직원들의 보유를 추가 확인한 4개 필지 가운데 하나다. 5일 동아일보가 지역 부동산중개사무소 등과 함께 확인해본 결과, 이 4개 필지는 모두 사실상 맹지였다. 3개 필지는 도로에서 한참 떨어져 있었고, 나머지 1개 필지는 도로에서 그리 멀진 않지만 비닐하우스 등에 가로막혀 맹지나 다름없었다. 한 부동산중개업자는 “누가 투자하라고 했다면 사기꾼인 줄 의심할 정도다. 확실한 개발 정보가 없다면 절대 매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LH 전북지역본부 소속 직원 B 씨가 가족과 2019년 12월 6억5000만 원에 매입한 노온사동의 다른 토지(4298m²)도 상황은 비슷했다. 주변에 민가 등이 있긴 했지만 이 토지에만 별다른 건물이 올라가지 않은 채 도로와 한참 떨어져 있었다. 이 토지는 인근에 사는 한 농민이 세를 주고 마늘 농사 등을 지어왔다고 한다. B 씨가 땅을 매입한 뒤에도 해당 농민은 계속 농사를 지었다고 한다. 인근 부동산중개사무소는 “신도시 계획이 나오기 전이라 땅 주인이 바뀐 뒤에는 가건물을 지어 농사를 짓는 주민이나 주변 공장 창고 용도로 세를 주려는 줄 알았다”고 전했다. 정부 조사 대상에 포함된 노온사동의 한 밭(992m²)도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곳이다. 왕복 6차로에서 70m 떨어져 있고 비닐하우스로 둘러싸여 차량이 가까이 갈 수 없었다. 이 밭은 LH 경기사업본부 소속 직원 C 씨가 2018년 2월 가족과 함께 3억1500만 원에 사들였다. LH 과천사업단에서 근무했던 D 씨는 국토부 조사 결과 시흥시 과림동, 무지내동 외에도 광명시에 위치한 옥길동의 농지 526m²를 2017년 8월에 샀다. 주변은 허허벌판으로 가까이 접근하기도 어려웠지만, D 씨가 소유한 토지엔 용버들이 심어져 있었다.광명=박종민 blick@donga.com·이기욱 / 지민구 기자}

“거래 금액이 굉장히 크고 (의혹 당사자들이) 상당 부분을 대출받았습니다. 확신이 없었다면 감행하기 어려웠을 겁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민생경제위원회와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가 2일 연 기자회견에서 이강훈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실행위원(변호사)은 이렇게 말했다. 이 위원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경기 광명·시흥지구 투기 의혹을 제기하며 “확실한 정보를 가지고 한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특히 이들 단체는 의혹이 제기된 10개 필지에 대해 “제보를 받아 하루 동안 조사한 내용”이라며 “(보다 광범위한 투기가) 더 있을 수밖에 없다. 전수조사를 하면 더 많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 “대출 받아가며 농지 대거 사들여” 지난달 24일 정부는 2·4공급대책에 따라 광명·시흥지구(1271만 m²)를 ‘3기 신도시’로 추가 선정했다. 광명시의 광명동 옥길동과 시흥시의 과림동 등에 아파트 7만 채가 들어설 예정이다. 3기 신도시로 발표된 지구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크고 주목받은 지역이다. 사실 광명·시흥지구는 2018년 첫 번째 3기 신도시 지정 당시엔 대상에서 제외됐다고 한다. 지역사회가 신도시 지정을 반대하는 등 협의에 어려움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후 지역 여론이 바뀌면서 지정 대상에 들어갈 수 있었다. 시흥시는 지난해 4월 해당 지구를 통합 개발해 달라는 성명서를 내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민변 등이 밝힌 LH 전·현직 임직원 등의 토지 매입 시기도 이때쯤이라고 한다. 2019, 2020년 등은 지역사회 여론이 움직일 때여서 직원들이 이 같은 지역사회 기류나 정부 방침 등을 미리 파악하고 땅을 매입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히 민변 등은 “약 58억 원을 대출 받은 것으로 추정되며 건당 6억∼22억 원에 이르는 자금을 댔다”며 “가능성만으로 농지를 사들였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주장했다. LH 임직원 등이 사들인 토지가 대부분 농지라는 점도 석연치 않다고 봤다. 농지법에 따르면 농지를 사려면 농업경영계획서를 제출해야 한다. LH 직원이 계획서를 과장되게 제출하는 방식으로 땅을 사들였을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다.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실행위원인 이강훈 변호사는 “정보 유출인지는 향후 조사가 필요한 부분”이라면서도 “금액 단위가 개인이 대출까지 받아야 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신뢰 훼손” 다만 광명·시흥지구는 첫 3기 신도시 발표 때에도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돼 내부 정보가 아니라도 장기 투자 목적으로 매입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이 때문에 LH 임직원 등이 토지 매입 과정에서 사전에 파악한 내부 정보를 활용했는지를 밝히는 것이 투기 여부를 가릴 핵심으로 지적되고 있다. 민변 등은 투기 의혹이 제기된 임직원뿐만 아니라 LH와 국토교통부의 관리 감독에 대한 직무 유기에 대해서도 감사를 청구했다. 이들이 땅을 사들인 시기는 변창흠 국토부 장관이 LH 사장으로 재직하던 시절과 일부 겹치기도 한다. 감사 결과에 따라 의혹이 사실로 밝혀지면 의뢰를 통해 경찰 수사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공공주택 특별법에 따르면 국토부 또는 관계 기관의 전·현직 직원이 업무 처리 중 알게 된 정보를 목적 외에 사용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LH가 자체 조사를 통해 직무에서 배제시킨 현직 직원의 상당수는 서울 경기 등 수도권 지역 소속으로 토지 보상 관련 업무를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는 현재 광명·시흥지구 토지 소유자 전체를 LH 직원 명단과 대조하는 전수조사에 들어갔다. 변 장관은 이날 국토부 산하 공공기관 간담회에서 “광명·시흥지구에서 임직원들이 사전 투기를 했다는 의혹이 언론에 보도됐다”며 “올해 강도 높은 청렴대책을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권기범 kaki@donga.com·이새샘·이기욱 기자}

3·1절인 1일 서울에서는 오전부터 비가 내렸으나 도심 80여 곳에서 집회가 개최됐다. 몇몇 집회는 진행 도중 수십 명씩 모여들어 경찰의 제지를 받기도 했으나 별다른 충돌 없이 마무리됐다. 이날 이전까지 서울에서 개최를 신고한 집회와 기자회견이나 1인 시위 형식을 빌려 예고된 집회는 모두 1670여 건에 이르렀다. 하지만 오전 일찍부터 서울 전역에 비가 내리며 대다수 집회는 열리지 않았다. 서울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집회 및 차량시위 62건, 기자회견 16건, 1인 시위 7건 등이다. 종로구 광화문광장과 보신각 일대, 청와대 분수 앞 광장 등에선 주로 기자회견 형식으로 개최됐다. 일부 집회는 기자회견으로 시작했다가 주위에서 수십 명이 몰려들며 집회 형태로 바뀌기도 했다. 오후 2시 50분경 보신각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한 보수단체는 처음엔 방역수칙에 맞춰 9명으로 시작했으나 이후 주변에서 합세하며 40명을 넘어섰다. 경찰은 즉시 “이곳은 지방자치단체에서 집합금지 명령을 내렸다.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처벌될 수도 있다”고 안내방송을 하며 해산을 명령했다. 이에 일부 참가자는 “구경만 할 뿐인데 왜 제지하느냐”며 강하게 반발했다. 집회를 제지하는 경찰들과 가벼운 몸싸움을 벌였고, 청와대 방향으로의 이동도 시도했다. 경찰은 이를 미신고 집회와 행진 시도로 보고 사법 처리를 검토할 예정이다. 일부 집회에선 참가자들이 마스크를 벗고 발언을 하다가 경찰의 제지를 받았다. 오전 11시경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한 보수단체가 개최한 기자회견에선 마이크를 잡은 발언자들이 계속 마스크를 벗었다. 경찰이 “마스크를 착용해 달라”고 수차례 권하자 “야외에선 한두 명 안 써도 괜찮다”며 반발하는 이도 있었다. 서울 도심 150곳에서 ‘쪼개기 집회’를 열겠다고 신고했던 우리공화당은 중구 명동 등 곳곳에서 집회를 개최했다. 명동에선 100여 명이 모여 행사를 지켜보기도 했다. 다만 방역당국이 우려했던 대규모 집회로 번지지는 않았다. 이날 도심에서 열린 집회와 기자회견은 대부분 참석 인원 9인 이하 수칙이 지켜지는 모양새였다. 참가자들보다 스마트폰 등을 이용해 현장을 촬영하는 유튜버들이 더 눈에 띄기도 했다. 대부분 보수 성향으로 추정되는 유튜버들은 광화문 곳곳에서 ‘정부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를 통제 수단으로 삼고 있다’ 등의 주장을 펼쳤다. 법원이 집회 금지 조치에 대한 집행정지 신청을 일부 인용해 광화문광장 주변 집회금지구역에서 개최가 가능해졌던 집회들도 별문제 없이 끝났다. 경찰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인근에 안전 펜스를 설치하고 주변에 경찰 병력을 배치하기도 했다. 지민구 warum@donga.com·김윤이·이기욱 기자}

“5명 이상 모여 계시면 안 돼요. 2m 이상 떨어지세요.” 기온이 16도까지 오른 27일 토요일 오후 3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한강공원. 중학생 10명이 돗자리 3개를 붙여 앉아 음식을 나눠 먹는 걸 본 함기철 서울시 한강사업본부 방역단속반장이 다급하게 주의를 줬다. 함 반장이 방역 수칙 위반을 지적하자, 학생들은 “그것 봐, 붙어 있으면 안 된다고 했잖아”라며 돗자리를 띄우기 시작했다. 3·1절까지 이어지는 사흘 연휴를 맞아 야외 나들이에 나선 시민들이 급격하게 증가했다. 그런데 날씨까지 따뜻해진 탓인지 다소 방역수칙 준수에 느슨해진 모습들도 함께 늘어나고 있다. 27일 하루 여의도한강공원에서만 단속반의 계도 조치에 걸린 사례가 400건을 넘었을 정도다. 마스크 미착용이 310건이었고, 5인 이상 모임도 118건이었다. 일단 공원을 찾는 시민의 숫자 자체가 워낙 많아졌다. 여의도한강공원은 지난주 토요일인 20일 2만9330명이 방문했으나, 27일엔 5만3950명으로 늘어났다. 인근에 있는 지하철 5호선 여의나루역은 오후부터 개찰구를 빠져나가려면 긴 줄을 서야 할 정도로 인파가 몰렸다. 공원 측은 1시간 간격으로 방역수칙 주의사항을 방송하고, 방역단속반이 지속적으로 순찰을 벌였지만 역부족이었다. 오후 3시경 약 1시간 정도 단속반과 동행했더니, 현장에서 마주한 수칙 위반이 10건 이상이었다. 어른 3명과 아이 6명이 모여 있던 이들은 “직계가족이 아니면 5인 이상 모일 수 없다”고 안내하자 “야외에선 가능하지 않느냐”며 불만을 내비치기도 했다. 여의도한강공원의 황인견 안내센터팀장은 “방역수칙을 잘못 알고 계신 분들이나 은근슬쩍 수칙을 따르지 않는 분들도 보였다”며 “코로나19 장기화로 피로감이 쌓인 시민들이 많다는 점을 고려해 (과태료 부과보단) 최대한 협조를 구하는 방식으로 순찰을 돌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를 이용해 주변 시민들조차 눈살을 찌푸리는 일들이 벌어지기도 했다. 28일 정오경 광진구에 있는 뚝섬한강공원에서는 성인 11명이 마스크도 쓰지 않은 채 음식을 나눠 먹었다. 심지어 술에 취해서 고성을 지르기도 했다. 한강공원이 아닌 다른 지역에서도 방역수칙이 느슨해진 광경은 자주 드러났다. 마포구 경의중앙선 홍대입구역 인근에 있는 경의선숲길 야외 잔디밭 등에선 휴일에 오후 10시가 넘어서자 서너 명씩 술자리를 갖는 청년들이 많아졌다. 인근 주민 차모 씨(48)는 “마스크도 쓰지 않고 몰려 앉아 있는 이들이 많아 감염이 발생할까봐 불안하다”고 말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야외에서도 많은 인원이 가까이 모여 대화를 하면 코로나19 감염 위험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며 “나들이를 가더라도 소수의 인원이 음식물 섭취를 자제하는 방식으로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김윤이 yunik@donga.com·이기욱·지민구 기자}

“5명 이상 모여계시면 안 돼요. 2m 이상 떨어지세요.” 기온이 16도까지 오른 27일 토요일 오후 3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한강공원. 중학생 10명이 돗자리 3개를 붙여 앉아 음식을 나눠 먹는 걸 본 함기철 서울시 한강사업본부 방역단속반장이 다급하게 주의를 줬다. 함 반장이 방역 수칙 위반을 지적하자, 학생들은 “그것 봐, 붙어 있으면 안 된다고 했잖아”라며 돗자리를 띄우기 시작했다. 3·1절까지 이어지는 사흘 연휴를 맞아 야외나들이에 나선 시민들이 급격하게 증가했다. 그런데 날씨까지 따뜻해진 탓인지 다소 방역수칙 준수에 느슨해진 모습들도 함께 늘어나고 있다. 27일 하루 여의도 한강공원에서만 단속반의 계도 조치에 걸린 사례가 400건을 넘었을 정도다. 마스크 미착용이 310건이었고, 5인 이상 모임도 118건이었다. 일단 공원을 찾는 시민의 숫자 자체가 워낙 많아졌다. 여의도한강공원은 지난주 토요일인 20일 2만9330명이 방문했으나, 27일엔 5만3950명으로 늘어났다. 인근에 있는 지하철5호선 여의나루역은 오후부터 개찰구를 빠져나가려면 긴 줄을 서야할 정도로 인파가 몰렸다. 공원 측은 1시간 간격으로 방역수칙 주의사항을 방송하고, 방역단속반이 지속적으로 순찰을 벌였지만 역부족이었다. 오후 3시경 약 1시간 정도 단속반과 동행했더니, 현장에서 마주한 수칙 위반이 10건 이상이었다. 어른 3명과 아이 6명이 모여 있던 이들은 “직계가족이 아니면 5인 이상 모일 수 없다”고 안내하자 “야외에선 가능하지 않느냐”며 불만을 내비치기도 했다. 여의도한강공원의 황인견 안내센터팀장은 “방역수칙을 잘못 알고 계신 분들이나 은근슬쩍 수칙을 따르지 않는 분들이 상당히 많았다”며 “코로나19 장기화로 피로감이 쌓인 시민들이 많다는 점을 고려해 (과태료 부과보단) 최대한 협조를 구하는 방식으로 순찰을 돌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를 이용해 주변 시민들조차 눈살을 찌푸리는 일들이 벌어지기도 했다. 28일 정오경 광진구에 있는 뚝섬한강공원에서는 성인 11명이 마스크도 쓰지 않은 채 음식을 나눠먹었다. 심지어 술에 취해서 고성을 지르기도 했다. 주민 강모 씨(61)는 “여전히 하루 수백 명씩 확진자가 나오는데 저렇게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는 건 크나큰 민폐”라고 지적했다. 한강공원이 아닌 다른 지역에서도 방역수칙이 느슨해진 광경은 자주 드러났다. 마포구 경의중앙선 홍대입구역 인근에 있는 경의선숲길 야외잔디밭 등에선 휴일에 오후 10시가 넘어서자 서너 명씩 술자리를 갖는 청년들이 많아졌다. 인근 주민 차모 씨(48)는 “마스크도 쓰지 않고 몰려 앉아 있는 이들이 많아 감염이 발생할까봐 불안하다”고 말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야외에서도 많은 인원이 가까이 모여 대화를 하면 코로나19 감염 위험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며 “나들이를 가더라도 소수의 인원이 음식물 섭취를 자제하는 방식으로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윤이기자 yunik@donga.com이기욱기자 71woo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