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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같은 특별한 시간이 저에게 또 찾아올까요?” 프로배구 선수로 6번째 시즌을 앞둔 1998년생 세터 안혜진(23·GS칼텍스)에게 2021년의 의미를 묻자 이 같은 답변이 돌아왔다. 여자부 역대 첫 트레블(한 시즌에 컵 대회, 정규리그, 챔피언결정전 동시 석권)에 2020 도쿄 올림픽 4강 진출까지 남들은 평생 하나도 하기 어렵다는 성과를 그것도 한 해에 일궈 낸 자신감이 얼굴에 뚝뚝 묻어났다. 이내 “새 시즌이 끝나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으니 더 달려야 한다”는 말에서 팬들이 붙여준 별명(돌아이몽)다운 재치가 느껴졌다. 17일 경기 가평군 GS칼텍스 체육관에서 만난 안혜진에겐 여전히 올림픽 열기가 느껴졌다. 이달 중순 대표팀 동료들과 인기 예능프로그램(SBS ‘런닝맨’) 촬영을 했다는 안혜진은 “종이와 펜을 안 챙겨서 연예인 사인을 못 받았다”며 아쉬워하면서도 지금의 상황이 모두 믿기지 않는다는 듯 기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자신의 인스타그램 팔로어도 약 2만 명에서 5만여 명으로 늘었다. 올림픽 기간에 원 포인트 서버로 주로 기용된 안혜진은 5세트 극적인 역전승을 일궈낸 일본전에서도 숨은 역할을 했다. 13-14 상황에서 서버로 투입돼 상대의 리시브 라인을 흔들며 16-14 역전승의 발판을 놨다. 서브 범실 하나면 그대로 경기가 끝날 수 있는 상황에서도 안혜진은 “‘모 아니면 도’라는 생각으로 선수와 선수 사이를 공략했다. 이상하게 질 것 같은 기분이 안 들어 점점 더 자신 있게 서브를 때려볼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다. 당시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과 코치진의 의사소통 실수로 후위의 서버 자리가 아닌 전위 세터 자리로 잘못 들어갈 뻔했던 비하인드 스토리도 전했다. 올림픽에선 주로 코트 밖에서 경기를 바라봐야 했지만 그것만으로도 큰 공부가 됐다. 안혜진은 “외국인 날개 공격수를 주로 쓰는 V리그와 달리 세계적인 세터들은 ‘센터로 시작해 센터로 끝난다’고 할 정도로 센터의 공격 비중이 높았다. 센터 활용을 최대한 높이는 등 다양한 공격 옵션을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GS칼텍스의 2021∼2022시즌에도 해당한다. 당장 삼각편대 중 이소영(KGC인삼공사 이적), 외국인 선수 러츠(일본 리그 진출)가 떠난 만큼 변화가 불가피하다. 빈자리는 유서연(22)과 카메룬 출신의 새 외국인 선수 모마(28)가 채워야 한다. 안혜진은 “지난 시즌 고민이었던 경기 중 기복 있는 플레이는 연습이 유일한 해결 방안이라고 생각한다. 스스로 위축되기보다는 연습을 통해 실수에 갇혀 있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평소 스트레스는 떡볶이, 도넛 등 좋아하는 음식을 마음껏 먹고, 잡생각이 들지 않도록 힘껏 달리거나 경기 영상 돌려보기 등을 통해 해소한다. 예비 FA로 새 시즌을 맞는 소감도 남다르다. 그는 “(올림픽 등으로) 어느 때보다 준비 기간이 짧았지만 남은 시간 잘 준비해서 지난 시즌보다 성장한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이 목표다. 무엇보다 새 시즌에는 경기장에서 팬들과 같이 호흡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GS칼텍스는 10월 16일 안방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흥국생명과 공식 개막전을 치른다.가평=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중위권 싸움 중인 키움이 최하위 한화와의 대결에서 극적인 무승부를 따냈다. 키움은 1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한화와의 안방경기에서 7회까지 2-8로 뒤지다가 8회, 9회말 각각 3득점을 하며 8-8로 경기를 마쳤다. 이날 경기는 키움 요키시와 한화 카펜터의 외국인 선발 자존심 대결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요키시가 5이닝 8실점(4자책점)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한 반면에 한화 카펜터는 6이닝 4피안타 1볼넷 9탈삼진 2실점(1자책점)으로 키움 타선을 틀어막았다. 패색이 짙던 키움은 경기 막판 시동을 걸었다. 8회말 김혜성, 대타 김웅빈의 적시타에 이어 2사 1, 2루 상황에서 나온 한화 3루수 송구 실책으로 3점을 추가했다. 9회말에도 다시 한 번 김혜성의 적시타에 이어 김웅빈이 2사 1, 2루에서 2타점 적시 2루타를 치며 기어이 동점을 만들었다. 후속 적시타가 터지지 않아 경기를 뒤집진 못했지만 패배를 면할 수 있었다. 김웅빈은 이날 2타수 2안타 3타점 만점 활약을 했다. 홀드 1위 KIA 장현식(26)은 타이거즈 구단 최다 홀드 신기록을 썼다. 이날 삼성과의 대구 방문경기에서 5-2로 앞선 8회말 팀의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한 장현식은 1이닝 동안 1피안타(1피홈런) 1실점으로 시즌 22홀드를 기록했다. 삼성 피렐라에게 시즌 26호 홈런(1점)을 내주긴 했지만 리드를 지키며 결국 6-5 승리의 발판을 놨다. 2015년 심동섭이 세운 KIA 투수 한 시즌 최다 홀드 기록을 넘어섰다. KBO리그에서 홀드는 KIA 전신인 해태의 마지막 해였던 2000년부터 공식적으로 집계하기 시작했다. KIA 선발 임기영은 7이닝 4피안타(1피홈런) 2볼넷 6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하며 시즌 3승째(7패)를 올렸다. 임기영은 5회말 1사 이후에야 이날 첫 피안타를 내줄 정도로 삼성 타선을 틀어막았다. NC는 LG에 2-0으로 승리하며 5연승을 달렸다. NC는 이날 승리로 승차 없이 승률(0.515)에서 앞서 키움(0.514)을 제치고 4위가 됐다. NC 선발 송명기는 6이닝 2피안타 2볼넷 7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시즌 7승째(7패)를 수확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올 추석 연휴에도 풍성한 스포츠 경기들이 쏟아진다. 연휴 첫날인 18일 오전 8시 7분에는 메이저리그(MLB) 토론토의 에이스 류현진(34)이 미네소타와의 안방경기에 선발 등판한다. 직전 등판인 12일 볼티모어와의 경기에서 2와 3분의 1이닝 동안 8피안타 7실점했던 부진을 떨쳐버리고 다시 한 번 개인 최다 타이인 시즌 14승에 도전한다. 같은 날 오후 10시 30분에는 독일 분데스리가 마인츠와 프라이부르크의 경기가 열린다. 마인츠 이재성(29)과 프라이부르크 정우영(22)의 선발 맞대결 성사 여부가 관심을 모은다. 23일에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의 손흥민(29)과 울버햄프턴의 황희찬(25)이 카라바오컵에서 맞붙을 예정이다. 손흥민은 20일 첼시와의 EPL 경기에서는 부상 여파로 출전이 불투명하다. 세계적인 축구 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6)와 리오넬 메시(34)도 각각 출격을 기다리고 있다. 호날두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19일 웨스트햄과, 메시의 파리 생제르맹은 20일 올랭피크 리옹과 각각 자국 리그 경기를 치른다. 지난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메이저대회 KB금융 스타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장하나(29)는 19일 끝나는 박세리 인비테이셔널에서 2주 연속 우승이자 시즌 3승에 도전한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 2021∼2022시즌 개막전인 포티넷 챔피언십의 우승자는 20일 오전에 결정될 예정이다. 한국 선수 중에는 김시우와 강성훈, 노승열 등이 출전한다. K리그와 KBO리그의 순위 싸움도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K리그 선두 울산은 21일 포항과 ‘동해안 더비’를 치른다. 18일에는 한국농구연맹(KBL) 컵대회 결승이 열려 우승 팀을 가린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2021∼2022시즌 프로배구 V리그 개막이 30일 앞으로 다가왔다. 10월 16일 남녀부 모두 대장정의 막을 올린다. 특히 2020 도쿄 올림픽 4강 진출 역사를 이뤄낸 여자배구는 올림픽의 열기가 V리그 안방으로도 이어지길 고대하고 있다. 2020∼2021시즌 기록했던 여자부 최고 시청률(평균 1.23%) 등을 넘어설지 기대가 뜨겁다. 부푼 기대 속에서도 고민이 깊은 구단도 있다. 지난 시즌 일명 ‘흥벤져스’로 불렸던 흥국생명이다.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 준우승을 했던 흥국생명은 주장이자 레프트 김연경(33)이 중국리그(상하이 광밍)로 이적한 것을 비롯해 레프트 이재영, 세터 이다영 자매(이상 25)가 미등록, 센터 김세영(40)이 은퇴, 레프트 이한비(25)가 신생팀 AI 페퍼스의 지명으로 유니폼을 갈아입으면서 주요 선수 5명이 팀을 떠났다. 올 시즌 쉽지 않은 순위싸움이 전망된다. 이런 와중에 돌아온 기둥이 있다. 한 시즌 만에 팀으로 복귀한 ‘디그여왕’ 리베로 김해란(37)이다. 2019∼2020시즌 뒤 출산을 위해 은퇴를 선언했던 김해란은 지난해 12월 아들 조하율 군을 낳은 뒤 올 4월 팀으로 돌아왔다. 은퇴 후에도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과 꾸준히 연락을 이어온 김해란은 팀 합류를 위해 출산 과정에서 약 20kg 늘어난 체중을 줄이며 구슬땀을 흘렸다. 올 7월에는 왼쪽 팔꿈치 뼛조각 제거수술을 받기도 했다. 15일 경기 용인시 흥국생명 체육관에서 만난 김해란은 “솔직히 선수 복귀는 하나도 생각하지 않고 있었다. 구단에서 ‘왜 은퇴식 연락이 없지’란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도리어 복귀는 안 될 거란 말이 의지를 채찍질했다. 김해란은 “아이가 배 속에 있을 때 2012년 런던 올림픽 대표팀 멤버들이 모여 식사를 하는데 ‘나이가 적지 않아 복귀는 힘들 것’이란 말을 들었다. 그 말이 오히려 오기를 갖게 했다. 주변에서 안 된다는 말이 나올 때마다 복귀 생각을 했다”며 “(구단에서) 나를 찾아줄 때 가지 않으면 다시 기회가 오지 않을 것이란 생각에 복귀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더 이상 네가 아파하는 걸 못 보겠다’며 은퇴를 권유했던 어머니도 딸의 강한 의지에 외손주를 맡아주겠다고 나섰다. 서른여섯의 나이에 안게 된 아들의 존재는 그 자체로 동기부여가 됐다. 김해란은 “처음에는 ‘내게 모성애가 없나’ 싶을 정도로 아이가 그저 신기하더니 점점 더 사랑스럽고 책임감이 생긴다. (구단 체육관으로) 출근하는 길마저 행복하다”고 말했다. 김해란은 체육관 벽 자신의 시즌 목표를 적는 게시판에 세 번째 목표로 ‘하율이에게 자랑스러운 엄마 되기’라고 적었다. 김해란은 세대교체가 불가피한 팀의 어미 새 역할도 맡아야 한다. 특히 1971년 태광산업 배구단으로 출범한 흥국생명은 올해 창단 50주년을 맞아 현재 인천 삼산체육관으로 안방 이전을 추진하는 등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꿈꾸고 있다. 김해란은 “(주전 교체로) 팀이 약해질 수도 있겠지만 선수들이 잘 준비하고 있다. 적어도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김해란 개인으로서도 올 시즌 V리그 역대 첫 1만 디그 성공이라는 대기록을 눈앞에 두고 있다. 현재 9819개를 기록 중이다. 기회만 된다면 태극마크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각오다. 지난해 1월 도쿄 올림픽 아시아최종예선까지 뛰었던 김해란은 “도쿄에 내가 간다는 보장도 없었지만 올림픽 경기를 보면서 마음 한구석이 허전했던 것도 사실이다. 좋은 리베로 후배들이 많아진 만큼 나도 열심히 몸 컨디션을 올릴 생각”이라고 말했다. 용인=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가을야구의 청신호가 켜졌다. 류현진(34)의 소속 팀인 메이저리그(MLB) 토론토가 아메리칸리그(AL) 와일드카드 선두로 치고 나섰다. 토론토는 13일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오리올파크 앳 캠던야즈에서 열린 볼티모어와의 방문경기에서 홈런 5개 포함 19안타를 몰아치며 22-7 대승을 거뒀다. 3연승을 달린 토론토는 80승 63패(승률 0.5594)로 보스턴(81승 64패·승률 0.5586)을 승률 소수점 셋째 자리에서 제치며 AL 와일드카드 선두가 됐다.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희망도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60경기 체제로 축소 운영됐던 지난 시즌에는 리그별로 각 지구 1, 2위 팀에 와일드카드 2팀까지 총 8팀이 포스트시즌에 출전했다. 162경기 체제로 복귀한 올 시즌에는 예년처럼 리그별로 각 지구 1위 팀에 와일드카드 2팀 등 총 5팀만이 초대를 받는다. 토론토가 올 시즌 가을야구 진출에 성공할 경우 류현진은 LA 다저스 시절 포함 4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출전한다. 지난달 말까지 와일드카드 4위였던 토론토는 화끈한 타격쇼에 힘입어 최근 10경기에서 9승 1패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특히 전날 볼티모어와의 더블헤더 2차전 7회초 11득점에 이어 이날 경기 1∼3회에도 16득점을 하면서 4이닝 연속 최다 득점 신기록(27점)을 갈아 치웠다. 종전 기록은 4이닝 최다 25득점으로 지금까지 세 차례 나왔다. 간판타자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22)는 이날 3번 지명타자로 출전해 2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상대 선발 잭 라우서를 상대로 좌측 담장을 넘기는 시즌 44호 홈런(1점)을 치며 LA 에인절스의 오타니 쇼헤이(27)와 나란히 공동 홈런 1위에 등극했다. 게레로 주니어는 이 밖에 AL 타율 1위(0.319), 타점 공동 3위(102점)로 타격 3관왕 등극 가능성도 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14일은 KBO리그 전설 최동원(1958∼2011)이 세상을 떠난 지 꼭 10년이 되는 날이다. 금테 안경을 번뜩이며 보여주던 승부사 기질과 함께 마운드 아래에선 누구보다 푸근한 미소를 짓던 그의 얼굴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롯데 시절인 1984년 한국시리즈 4승 기록을 비롯해 그가 보여주었던 혼신의 역투는 여전히 뜨거운 감동을 준다. 롯데는 12일 부산 사직구장 최동원상 앞에서 10주기 추모 행사(사진)를 진행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서요섭(25·DB손해보험·사진)이 2개 대회 만에 다시 우승 트로피를 안으며 시즌 첫 다승자가 됐다. 서요섭은 12일 인천 서구 베어즈베스트 청라GC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신한동해오픈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6개, 보기 2개, 더블보기 1개로 2타를 줄이며 최종합계 15언더파 269타로 우승 상금 2억5200만 원을 챙겼다. 이날 이븐파를 기록한 고향(대구) 선배 조민규(33)를 1타 차로 따돌렸다. 지난달 KPGA 선수권대회에 이어 2개 대회 만에 시즌 2승이자 통산 3승을 챙겼다. 2019년 평균 드라이브 거리 부문 1위(약 303야드·277m)에 오른 서요섭은 ‘한국의 (브룩스) 켑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KPGA 선수권대회 최종 라운드와 같은 차림(분홍색 상의, 흰색 바지)으로 경기에 나선 서요섭은 2번, 6번홀(이상 파5)에서 버디를 따내며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이후 15, 16번홀(이상 파4) 연속 버디로 승기를 잡았다. 특히 16번홀에서 호수와 수풀로 시야가 제한된 상황에서 곧바로 핀을 겨냥하며 세컨 샷을 홀 약 2m 거리에 붙여 버디를 따냈다. 선두 경쟁을 했던 조민규는 그 홀에서 보기를 범하며 차이가 3타까지 벌어졌다. 그 결과 서요섭은 18번홀(파4)에서 보기를 하고도 정상에 섰다. 4년 만에 이 대회에 출전한 배상문(35)은 최종 합계 9언더파 275타로 공동 6위에 올랐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가을의 여왕’ 장하나(29·BC카드·사진)가 가을로 접어드는 길목에 열린 메이저대회에서 통산 15승의 기쁨을 맛봤다. 장하나는 12일 경기 이천 블랙스톤 이천CC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2021시즌 네 번째 메이저대회인 KB금융 스타챔피언십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3개, 보기 2개로 1타를 줄이며 최종합계 10언더파 278타로 정상에 섰다. 1라운드부터 선두를 놓치지 않는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이었다. 2위 박현경(21·한국토지신탁)과 7타 차이가 날 정도로 압도적인 승리였다. 6월 롯데 오픈에 이어 3개월 만의 우승. 2012년 10월 열린 이 대회에서 생애 첫 우승의 기쁨을 안았던 장하나는 투어 개인 통산 15승 중 절반이 넘는 8승을 9, 10월에 따낼 정도로 유독 가을에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회 뒤 “그런 수식어를 갖는 것도 영광이다. 이번 우승을 통해 가을의 시작을 알린 것 같아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우승 상금 2억1600만 원을 챙긴 장하나는 시즌 상금 7억5239만 원으로 박현경(7억781만 원)을 제치고 이 부문 2위에 올랐다. 대회 참가자 중 단 5명만이 최종합계 언더 파를 기록할 정도로 코스 난이도가 높았던 가운데 장하나는 이번 대회 내내 페어웨이를 지키는 데 주력했다. 1라운드에서는 92.86% 페어웨이 안착률을 기록했다. 최종 4라운드에서도 페어웨이 안착률 78.57%에, 그린 적중률 72.22%를 기록했다. 장하나는 “이번 대회 우승이 새로운 시작을 알릴 수 있는 우승이 된 것 같다. 지금 특별히 골프 쪽의 고민은 없다. 다만 운동에만 몰두해서 결혼은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며 웃음을 터뜨렸다. 그는 또 “2017년 (미국 무대에서) KLPGA투어로 복귀한 이후 기록에 대한 욕심은 크게 없었다”면서도 “(국내에서) 신인왕과 최저타수상만 못 받아봤다”며 최저타수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장하나는 현재 평균 타수 69.71타로 1위를 달리고 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KBO리그 전설 최동원(1958∼2011)의 기록까지 넘어설 수 있을까. 올 시즌 탈삼진 1위 두산 에이스 미란다(32·쿠바)의 삼진 페이스가 뜨겁다. 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키움과의 안방경기에 선발 등판한 미란다는 6과 3분의 2이닝 동안 5피안타 1볼넷 9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하며 팀의 7-1 승리를 이끌었다. 시즌 12승(4패)째. 이날 9탈삼진을 추가한 미란다는 164탈삼진으로 이 부문 공동 2위 SSG 폰트, 한화 카펜터(이상 131개)와의 격차를 더 벌렸다. 지금 페이스를 이어간다면 시즌 종료 때까지 산술적으로 약 243탈삼진을 기록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1984년 롯데 최동원이 기록한 단일 시즌 최다 탈삼진(223개)을 넘어설 수 있다. 1984년에는 현재(팀당 144경기)보다 훨씬 적은 100경기를 치러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분명 의미 있는 숫자다. 이날 총 118개의 공을 던진 미란다는 최고 시속 150km의 패스트볼에 포크볼, 슬라이더 등을 섞어 던졌다. 직전 등판인 9월 1일 KIA전에서는 9회 2사까지 노히트 노런을 이어가던 끝에 안타를 내주며 개인 첫 완봉승을 수확하기도 했다. 최하위 한화는 창원NC파크에서 NC를 3-1로 꺾었다. 한화 선발 킹험(30)은 7이닝 6피안타(1피홈런) 1볼넷 10탈삼진 1실점 호투로 시즌 8승째(5패)를 챙겼다. 최근 1군에 복귀한 노수광(31)이 2회말 무사만루에서 우익선상으로 빠지는 2타점 적시 2루타를 치면서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다. 한편 삼성 왼손 투수 백정현(34)은 이날 데뷔 14년 만에 생애 첫 월간 최우수선수(MVP)의 영광을 안았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백정현이 기자단 및 팬 투표 결과 가장 높은 총점 70.23점을 받아 7∼8월 MVP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백정현은 이 기간 동안 5승, 평균자책점 1.16을 기록했다.▽ 8일 전적키움 1-7 두산한화 3-1 N C롯데 5-4 삼성KIA 5-5 K TL G 3-5 SSG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해외 여행길이 좁아지면서 국내 골프 시장의 호황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이른바 MZ세대(밀레니얼+Z세대) 및 여성 고객이 크게 늘면서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는 골프 의류 시장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6월 ‘골프매거진 코리아’ 발표에 따르면 국내 여성 골프 인구는 2018년 16만7746명에서 지난해 27만6709명으로 약 65% 늘었다. 풋조이(FJ) 어패럴의 여성 구매 비율도 올 봄여름(SS) 시즌 전체의 55%에서 가을겨울(FW) 시즌 초반 64%로 꾸준히 늘고 있다. 골프 의류 업체들에 한국 시장의 성패는 중요한 가늠자다. 국내 고객들이 디자인과 소재 등 여러 부문에서 까다로운 안목을 갖추고 있고 작은 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설명이다. 이에 FJ는 전 세계 지사 중 유일하게 국내에 어패럴 개발팀을 별도로 구성해 3년간 대규모 조사 및 포커스 그룹 인터뷰(FGI) 등을 통해 국내 시장에 대처해 왔다. 선수들의 피드백을 직접 듣고 개발에 반영하는 ‘투어 밸리데이션’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등 어패럴 개발팀이 직접 기획·디자인·생산 등 전 제작 과정에 참여했다. 지난달 출시된 FW 신제품 ‘프리미어 시리즈 빅체크 아노락 재킷’이 대표적인 성공 사례라는 설명이다. 이 제품은 지난달 27일 한 골프방송 프로그램에 노출된 이후 사흘 만에 완판되며 자체 최단기간 완판 기록을 경신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FJ 어패럴의 매출을 367%나 끌어올렸다. 올 1∼8월 FJ 어패럴의 누적 매출 또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6% 성장했다. FJ 브랜드스토어(골프화, 의류, 액세서리 등 동시 판매 매장)도 지난해 8월 63개에서 올 8월 80개로 늘리며 전국적인 유통망을 확충하고 있다는 평가다. FJ 관계자는 “코로나19에 따른 골프 호황에 FJ 어패럴만의 트렌디한 디자인으로 브랜드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대기만성(大器晩成)’이란 이럴 때 쓰는 말일까. 삼성 왼손 선발투수 백정현(34)이 데뷔 14년 만에 생애 첫 월간 최우수선수(MVP)상의 영광을 안았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8일 백정현이 기자단 투표 총 32표 중 29표(90.6%), 팬 투표 32만807표 중 15만9851표(49.8%)를 획득해 총점 70.23점으로 리그 7~8월 MVP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2위 롯데 김원중(11.15점)과 압도적인 점수 차다. KBO는 올림픽 브레이크 등을 포함 해당 기간 약 4주간 경기가 편성되지 않았던 점을 감안해 두 달 성적을 합산해 월간 MVP를 선정했다. 6월 MVP 투표 결과 5위를 받았던 백정현은 7, 8월 더 압도적인 성적을 거뒀다. 6차례 등판해 5승을 따내며 이 기간 동안 다승 부문 1위를 달렸다. 기간 평균자책점도 1.16으로 한화 카펜터(0.30)에 이어 2위를 했다. 7월 2일 NC전부터 8월 18일 한화전까지 4경기 동안 25와 3분의 2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기도 했다. 앞서 5~6월 자신이 세웠던 28과 3분의 2이닝 연속 무실점에 이어 시즌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대구상원고 출신인 백정현은 2007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8순위로 삼성에 지명된 후 줄곧 같은 유니폼을 입었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열리는 스프링캠프 때마다 좋은 활약을 펼치며 LA 다저스의 왼손 에이스 클레이턴 커쇼의 이름을 따 ‘오키나와 커쇼’로 불리기도 했지만 매 시즌 조금씩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2017년 당시 개인 최다인 8승을 수확하며 이듬해부터 붙박이 선발 역할을 맡기 시작했다. 2019년에는 생애 첫 완봉승을 거뒀다.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40km대 초반이지만 안정된 투심 패스트볼 제구에 체인지업, 슬라이더 구사가 뛰어나다는 평가다. 백정현은 올여름 뜨거운 활약에 힘입어 현재 시즌 다승 공동 3위(11승), 평균자책점 4위 (2.54) 등에 올라있다. 지금의 페이스를 끝까지 유지할 경우 생애 첫 타이틀을 품에 안을 수도 있다. 지난해 왼쪽 팔꿈치 통증 등으로 7월 일찌감치 시즌을 마무리하며 자유계약선수(FA) 자격 취득을 1년 미뤘던 백정현으로선 보다 다양한 선택지를 가질 수 있다. 무엇보다 시즌 전 5선발 후보로 꼽혔던 백정현의 에이스급 활약에 사자군단 삼성도 마운드 운용에 숨통을 틔었다. 6년 만의 가을야구 꿈에 조금씩 다가서고 있다. 삼성은 앞서 4월 MVP로 선정된 원태인에 이어 올 시즌에만 두 명의 월간 MVP를 배출했다. 7~8월 MVP로 선정된 백정현에게는 상금 200만 원과 75만 원 상당의 신한은행 골드바가 부상으로 주어진다. 신한은행의 후원으로 모교 대구중학교에 백정현 명의로 100만 원의 기부금도 전달된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기대했던 만큼의 신생팀 창단 효과는 없었다. 7일 열린 2021∼2022시즌 한국배구연맹(KOVO) 여자부 신인 드래프트를 한 줄로 요약하면 이렇다. 이날 서울 강남구 리베라호텔에서 비대면으로 드래프트를 실시한 가운데 44.19%의 지명률(참가자 43명 중 19명)을 기록했다. 지난 시즌 기록한 역대 최소 지명률(33.33%)보다는 높았지만 2년 전 2019∼2020시즌(48.57%)보다는 낮았다. 올 시즌을 앞두고 신생팀 AI 페퍼스가 창단하면서 배구계는 그 어느 때보다 신인 드래프트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실제로 IBK기업은행이 창단해 처음으로 참가한 2010∼2011시즌에는 역대 가장 높은 90.47%(21명 중 19명)의 지명률을 기록했다. 신생팀 창단에 따라 팀당 정규리그 경기도 30경기에서 36경기로 늘어나는 만큼 지명률이 크게 뛸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 흥국생명의 경우 김연경(33·상하이 광밍) 등 지난 시즌 주전 5명이 전력에서 이탈하기도 했다. 신생팀 창단 지원으로 6명 우선 지명 권한이 있었던 AI 페퍼스는 1라운드 5명을 포함해 5라운드 1명, 수련선수 1명 등 이날 가장 많은 7명을 지명했다. KGC인삼공사가 가장 적은 1명을 지명했다. 한 배구계 관계자는 “기존 선수들을 정리할 정도로 눈에 띄는 1라운드급 유망주들이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특히 올 시즌에는 키 180cm 이상 선수가 4명에 그칠 정도로 신체 조건이 뛰어난 신인도 많지 않았다. 실업팀 수원시청 출신 리베로 문슬기(29)와 세터 이윤정(24)이 각각 1라운드 6순위로 AI 페퍼스, 2라운드 2순위로 도로공사 유니폼을 입은 게 눈길을 끈다. 전체 1라운드 1순위의 영광은 대구여고 세터 박사랑(18·사진)이 안았다. 대구여고는 이번 시즌 전까지 신인 드래프트에서 통산 네 번째로 많은 21명을 배출했지만 전체 1순위로 지명된 건 박사랑이 처음이다. 키 175cm의 박사랑은 세터로서 토스와 블로킹 높이가 높고 발이 빠르다는 평가다. 박사랑은 “창단 팀에 가게 돼 영광이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세터가 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형실 AI 페퍼스 감독은 기존 세터 자원인 구솔과의 경쟁 체제를 예고하기도 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축구 신’의 등번호를 물려받을 자 누구인가. 리오넬 메시(34)가 떠나며 그가 12년간 달았던 등번호 10번을 누가 달지 관심이 치솟았다. 선택을 받은 건 2002년생 공격수 안수 파티(19)였다. 구단 역사상 최연소 리그 득점 신기록(16세 304일)을 세우는 등 기록 제조기로 불리는 유망주다. 여전히 자격 논란이 뜨겁지만 저 19세의 선수는 이미 알고 있는 듯하다. 역사란 새로 쓰이기 위해 존재한다는 것을.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저도 제 미래가 너무 궁금해요.” 17년 동안 정들었던 태극마크를 내려놓은 ‘배구 여제’ 김연경(33·상하이 광밍·사진)의 목소리에선 아쉬움보다 새로운 도전에 대한 설렘이 읽혔다. 자신이 언급한 지도자, 행정가, 방송인 세 갈래 길을 모두 도전해 보는 것이 어떠냐는 사회자의 물음에 그는 “몸이 세 개는 돼야 할 것 같다”며 특유의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2020 도쿄 올림픽 한국 여자 배구 4강 진출의 주역 김연경이 6일 온라인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달 국가대표 은퇴 선언 후 첫 공식 석상에 섰다. 회복 훈련과 TV 출연 등을 병행한 김연경은 “최근에 보쌈집을 갔는데 누군가 계산하고 가셨다. (배구 팬들의 관심에 대해) 많이 실감하고 감사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현역 선수 생활에 대한 의지는 여전히 뜨겁다. 올 시즌 중국 리그에 재진출하는 김연경은 최근 새로 출범한 미국 리그, 이탈리아 리그 등 그동안 가본 적이 없는 무대에 대한 꿈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연경은 “(미국의 도쿄 올림픽 금메달을 이끌며 최우수선수(MVP)로 뽑힌) 조던 라슨이 미국에서 뛸 생각이 없냐고 묻더라. 유럽도 몇 개 구단에서 얘기가 있지만 결정된 것은 없다. 중국 리그가 끝난 다음에 생각할 것”이라고 했다. 라슨은 김연경의 터키 에즈자즈바시으 시절 동료다. 자신을 비롯해 센터 양효진(32), 김수지(34) 등 베테랑들이 줄줄이 은퇴를 선언한 여자 배구 대표팀의 미래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주니어 육성을 위한 보다 체계적인 시스템이 필요할 것 같다. 청소년 대표가 성인 대표로 잘 성장할 수 있도록 겨울훈련을 지원하는 등 그저 눈앞에 놓인 대회가 아닌 올림픽 같은 큰 대회를 목표로 장기적인 계획을 짜는 것이 중요하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아이언맨’이란 별명다운 강철 체력과 실력을 뽐낸 한 시즌이었다. 한국 남자 골프의 간판 임성재(23·CJ대한통운)가 최다 버디 신기록과 함께 숨 가쁘게 달려온 한 시즌을 마감했다. 세계랭킹 27위 임성재는 6일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이스트레이크 클럽에서 열린 2021시즌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플레이오프 최종전인 투어 챔피언십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5개, 보기 3개로 2타를 줄여 최종합계 4언더파로 공동 20위를 했다. 페덱스컵 랭킹 상위 30인만 출전 자격을 얻는 이 대회는 총 6000만 달러의 상금이 걸린 투어 ‘왕중왕전’ 성격의 대회다. 투어 데뷔 후 3년 연속 이 무대를 밟은 임성재는 대회 최고 성적(2020년 11위)을 거두지는 못했다. 그러나 투어에 의미 있는 발자국을 남겼다. 바로 단일 시즌 최다 버디 신기록(498개)을 쓴 것. 이날 전까지 버디 493개로 2000년 스티브 플레시(미국)와 타이기록을 갖고 있던 임성재는 2번홀(파3)에서 약 6.7m 버디 퍼트를 성공하며 신기록의 주인공이 됐고 이후 버디 4개를 추가하며 최다 기록을 498개까지 늘렸다. 임성재는 3년 연속 투어에서 가장 많은 버디를 기록한 선수(2020년 390개, 2019년 480개) 자리를 지켜오고 있기도 하다. 임성재는 “어제 TV 중계에 나온 걸 보고 (버디 최다 타이기록이라는 걸) 알았다. 오늘 그 기록을 깨보자고 생각했었는데 2번홀에서 기록을 깨서 정말 기분이 좋았다. 앞으로도 이 기록은 내가 계속 유지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2020 도쿄 올림픽에도 출전하는 강행군 속에도 임성재는 올 시즌 투어에서 최다 출전 대회(34개)를 소화했다. 그는 “많이 쉰다고 했는데도 가장 많은 대회에 출전하게 됐다. 이렇게 뛸 수 있는 것만 해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올 시즌에는 우승 없이 톱10에 5차례 진입했다. 총상금 415만7182달러(약 48억 원)로 이 부문 22위를 했다. 임성재는 “초반에 우승 기회를 못 살려서 좀 아쉽지만 마지막 대회인 투어 챔피언십까지 나오게 돼 올 시즌 잘 보냈다는 생각이 든다”고 한 시즌을 되돌아봤다. 임성재는 새로운 시즌인 10월 ‘가을 시리즈’에도 약 5개 대회에 나설 계획이다. 이번 대회 우승은 미국의 패트릭 캔틀레이(29·세계랭킹 4위)에게 돌아갔다. 페덱스컵 랭킹 1위로 보너스 10언더파를 안은 채 출전한 캔틀레이는 최종합계 21언더파 269타로 우승했다. 플레이오프 2차전 BMW 챔피언십에 이어 2주 연속 우승을 차지한 캔틀레이는 세계랭킹 1위 욘 람(스페인)을 1타 차로 따돌리고 페덱스컵 우승 보너스 1500만 달러(약 174억 원)를 받았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저도 제 미래가 너무 궁금해요.” 17년 동안 정들었던 태극마크를 내려놓은 ‘배구여제’ 김연경(33·중국 상하이 광밍)의 목소리에선 아쉬움보다 새로운 도전에 대한 설렘이 읽혔다. 자신이 언급한 지도자, 행정가, 방송인 세 갈래 길을 모두 도전해보는 것 어떠냐는 사회자의 물음에 김연경은 “몸이 세 개는 돼야 할 것 같다”며 특유의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2020 도쿄 올림픽 한국 여자배구 4강 진출의 주역 김연경이 6일 취재진 30여 명과 온라인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달 국가대표 은퇴 선언 후 첫 공식 석상에 섰다. 올림픽 뒤 회복 훈련 외에도 TV 출연과 CF 촬영 등을 이어온 김연경은 “최근에 보쌈 집을 갔는데 누군가 계산하고 가셨다. (배구팬 관심에 대해) 많이 실감하고 감사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동시에 국가대표 은퇴를 했을 뿐이지 현역 선수 생활에 대한 의지는 여전히 뜨겁다. 새 시즌 다시 중국리그로 돌아가는 김연경은 선수로서 적지 않은 나이가 무색하게 최근 새로 출범한 미국 리그, 터키와 함께 세계 최고 리그 중 하나로 꼽히는 이탈리아 리그 등 새로운 무대 진출에 대한 꿈을 드러내기도 했다. 자신을 비롯해 센터 양효진(32), 김수지(34) 등 베테랑들이 줄줄이 은퇴를 선언한 여자배구 대표팀의 미래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김연경은 “주니어 육성을 위한 보다 체계적인 시스템이 필요할 것 같다. 청소년 대표가 성인 대표로 잘 성장할 수 있도록 겨울훈련을 지원하는 등 그저 눈앞에 놓인 대회가 아닌 올림픽 같은 큰 대회를 목표로 장기적인 계획을 짜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도쿄 올림픽에 막내로 출전한 데 이어 지난달 한국배구연맹(KOVO)컵 대회에서 최우수선수(MVP)상을 타며 자신의 뒤를 이을 국가대표 레프트로 지목된 정지윤(20)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김연경은 “자신의 강점인 파워풀한 공격력 외에도 레프트에게 필요한 리시브, 수비까지 다 갖추기는 쉽지 않다. 아직 10 중에 1도 시작하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잘 이겨냈으면 좋겠다”고 응원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자신의 별명 ‘아이언맨’ 다운 강철 체력과 실력을 뽐낸 한 시즌이었다. 한국 남자골프의 간판 임성재(23·CJ대한통운)가 자신의 세 번째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시즌을 마무리했다. 6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 주 애틀란타 이스트 레이크 클럽에서 열린 2021시즌 PGA투어 플레이오프 최종전인 투어 챔피언십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5개, 보기 3개로 2타를 줄이며 최종합계 4언더파 공동 20위를 했다. 페덱스컵 랭킹 상위 30인만 출전 자격을 얻는 이 대회는 총 6000만 달러의 상금이 걸린 투어 ‘왕중왕전’ 성격의 대회다. 투어 데뷔 후 3년 연속 이 무대를 밟는 임성재는 대회 최고 성적(2020년 11위)을 거두지는 못했다. 그러나 투어에 의미 있는 발자국을 남겼다. 바로 단일 시즌 최다 버디 신기록(498개)을 쓴 것. 이날 전까지 버디 493개로 2000년 스티브 플레시와 타이기록을 갖고 있던 임성재는 2번 홀(파3)에서 약 6.7m 길이 버디 퍼트를 성공하며 신기록의 주인공이 됐고 이후 4개 버디를 더 추가하며 기록을 498개까지 늘렸다. 임성재는 3년 연속 투어에서 가장 많은 버디를 기록한 선수(2020년 390개, 2019년 480개) 자리를 지켜오고 있기도 하다. 이날 대회 뒤 임성재는 “어제 TV 중계에 나온 걸 보고 (버디 최다 타이 기록이라는 걸) 알았다. 오늘 그 기록을 깨보자고 생각했었는데 2번 홀에서 기록을 깨서 정말 기분이 좋았다. 앞으로도 이 버디 기록은 내가 계속 유지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임성재는 지난달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남자골프 본선에도 출전하는 강행군 속에서도 올 시즌 투어에서 가장 많은 출전 대회(34개)를 소화했다. 임성재는 “많이 쉰다고 하면서 시합을 뛴 거 같은데 가장 많은 대회에 출전하게 됐다. 이렇게 시합을 뛸 수 있는 것만 해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올 시즌에는 우승 없이 톱10에 5차례 진입했다. 총 상금 415만7182달러(약 48억 원)로 이 부문 22위를 했다. 임성재는 “초반에 우승 기회를 못 살려서 좀 아쉽지만 마지막 대회인 투어 챔피언십까지 나오게 돼 올 시즌 잘 보냈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임성재는 가을 시즌 동안에는 10월 샌더스 팜스 챔피언십, 조조 챔피언십 등 약 5경기에 출전할 계획이다. 한편 이번 대회에서는 미국의 패트릭 캔틀레이(29)가 정상에 섰다. 페덱스컵 랭킹 1위로 보너스 10언더파를 안은 채 이번 대회에 출전한 캔틀레이는 최종 라운드에서 1타를 줄이며 최종합계 21언더파 269타로 우승했다. 플레이오프 2차전 BMW 챔피언십에 이어 2주 연속 우승을 차지한 캔틀레이는 세계랭킹 1위 욘 람(스페인)을 1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 보너스 1500만 달러(약 174억 원)를 받았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게 없었다. KBO리그 선두 KT가 2위 LG와의 경기에서 이틀 연속 대승을 거두며 질주를 이어갔다. 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의 경기에서 전날 11-1에 이어 이날도 11-0 대승을 거두며 두 팀의 승차를 4경기로 벌렸다. 주말 2연전을 쓸어 담으며 KT는 3연승을 이어갔고 LG는 3연패에 빠졌다. LG는 2년 차 왼손 선발 김윤식(21)을 내보냈지만 한껏 물이 오른 KT 타선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KT는 0-0이던 3회초에만 장단 5안타를 몰아치며 8득점으로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1사 만루에서 KT 박경수가 좌중간 담장을 원 바운드로 때리는 싹쓸이 2루타를 치며 김윤식을 마운드에서 내렸다. KT는 이날 총 14안타에 선발타자 전원 득점(시즌 5호)을 기록하기도 했다. 2위 LG는 연패 수렁에 빠졌지만 2위 자리는 지켰다. 전날까지 승차 없이 승률에서 뒤져있던 3위 삼성의 연승행진이 5에서 중단되면서다. 전날까지 공동 7위였던 두산은 이날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의 방문경기에서 6-5 신승을 거두며 4연패에서 탈출했다. 그 중심에는 두산 5번 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전한 양석환(30)이 있었다. 전날 경기 8회초 3점 홈런(시즌 21호)을 치며 타격감을 끌어올렸던 양석환은 이날 삼성 선발 백정현을 상대로 1회초, 3회초 각각 2점 홈런을 치며 전날을 포함해 3연타석 홈런을 쏘아 올렸다. 시즌 23호 홈런으로 이 부문 공동 4위에 이름을 올렸다. 올 시즌 개막 직전 LG에서 두산으로 트레이드 된 양석환은 결과적으로 친정팀의 2위 수성을 돕는 역할을 했다. 양석환은 이날 4타수 3안타(2홈런) 4타점 2득점을 기록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4라운드 마지막 18번홀(파4). 선두에 1타 차 뒤진 2위를 달리던 옥태훈(23)이 약 7.5m 거리에서 절묘한 칩인 버디를 성공시켰다. 승리의 여신은 챔피언 퍼트를 기다리고 있던 선두 강경남(38·유영제약)을 외면하는 듯했다. 50개월 만에 다가온 우승 기회 앞에 베테랑 강경남은 흔들리지 않았다. 파 세이브로 연장으로 승부를 이어간 강경남은 다시 18번홀에서 진행된 1차 연장에서 약 2.5m 거리 버디를 성공하며 파를 기록한 옥태훈을 제치고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2017년 7월 진주저축은행 카이도 남자 오픈 이후 4년 2개월 만에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는 순간이었다. ‘승부사’ 강경남이 5일 전남 나주 해피니스CC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비즈플레이 전자신문 오픈 정상에 섰다. 이날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4개, 보기 1개로 3타를 줄인 강경남은 최종 합계 19언더파 269타로 같은 스코어의 옥태훈과 연장 승부에 돌입했고 1차 연장에서 앞서며 우승 상금 1억2000만 원을 챙겼다. 통산 11승으로 투어 역대 공동 7위이자 현역 선수 중 최다승 고지에 올랐다. 강경남은 앞서 이곳에서 열렸던 2013년 해피니스 광주은행 오픈 등 통산 3승을 고향(광주)에서 가까운 나주지역에서 수확했다. 이날 연장전은 올해 코리안투어에서 나온 첫 연장 승부다. 대회 뒤 강경남은 “캐디에게 농담으로 (18번홀 옥태훈의 칩 인 버디가) 들어갈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상대방이 잘 쳐서 연장을 하러 가는 것은 어쩔 수 없다”며 “이번 우승을 계기로 15승까지 달성하고 은퇴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KG·이데일리 레이디스 오픈에서는 김수지(25·동부건설)가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다. 경기 용인시 써닝포인트CC에서 열린 대회 최종 3라운드에서 버디 5개, 보기 1개로 최종 합계 15언더파 201타로 2017년 데뷔 후 총 115개 대회 만에 첫 정상에 섰다. 1라운드에서 9언더파로 18홀 기준 개인 베스트 스코어를 기록했던 김수지는 첫 우승을 와이어 투 와이어로 장식했다. 김수지의 종전 최고 성적은 6월 BC카드 한경 레이디스컵의 공동 2위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2일 전남 나주 해피니스CC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PGA) 코리안투어 비즈플레이 전자신문오픈 출전자 명단에는 평소 볼 수 없던 이름이 하나 있었다. 2011년 KBO리그 투수 4관왕 출신이자 2008 베이징 올림픽 야구 금메달을 목에 건 윤석민(35·사진)이었다. 통산 77승을 올린 뒤 2019년 은퇴한 윤석민은 주최사 추천 선수 자격으로 참가했다. 공인 핸디캡 3 이하의 투어 추천 선수 자격 요건을 채웠다. 베스트 스코어가 3언더파일 정도로 수준급 실력을 지녔다. 그러나 마운드를 호령하던 야구 스타에게도 프로 골프의 벽은 높았다. 윤석민은 이날 1라운드에서 생애 첫 샷 이글에 버디도 하나 했지만 쿼드러플 보기 1개, 트리플 보기 2개, 더블 보기 2개, 보기 4개를 해 중간합계 15오버파 87타를 기록했다. 7번홀 도중 공이 부족해 실격한 이재경을 제외하고는 148명의 출전 선수 가운데 이규민과 함께 공동 최하위(147위). 이날 OB도 4개를 기록했다. 11번홀(파4)에서는 약 114m를 남겨두고 친 세컨드 샷이 홀로 빨려 들어가며 이글을 잡아내기도 했다. 하지만 이내 16번홀(파4) 트리플 보기, 17번홀(파5) 쿼드러플 보기를 하며 롤러코스터를 탔다. 윤석민은 페어웨이 안착률 64.29%, 그린적중률 33.33%를 각각 기록했다. 드라이버 최대 비거리(3번홀)는 299.3야드(약 274m)였다. 윤석민은 “비가 오는 바람에 옷도, 클럽도 젖고 하니까 당황했다. 이런 악조건에서 언더파를 치는 코리안투어 선수들이 존경스럽다”고 소감을 전했다. 자신의 경기를 야구에 비유해 달라는 질문에 “(6이닝을 던졌다는 가정하에) 1, 2회에 5점을 줬고 5회까지 잘 틀어막다가 6회에 7실점한 것 같다”고 말했다. 샷 이글에 대해서는 “어프로치 이글은 해봤는데 처음이었다. 중계 카메라가 없어 아쉬웠다”고 답했다. 앞서 같은 야구 선수 출신인 박찬호도 올해 코리안투어에 두 차례 도전했다가 모두 최하위로 컷 탈락했다. 윤석민은 “박찬호 선배님이 라이벌은 아니다. 내일은 즐기면서 편하게 하겠다”며 웃었다. 한편 이날 캐나다 교포 저스틴 신(30)이 중간합계 9언더파 63타로 선두로 나섰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