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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후 5시 30분경 서울 용산구의 한 영화관. 양복을 입은 직장인 3명이 영화 관람을 위해 영화관 입구에서 출입자 명부 기록과 체온 측정 등을 하고 있었다. 이날부터 시행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거리 두기 4단계 방역수칙에 따라 오후 6시 이후에는 3명 이상의 사적 모임이 금지됐다. 영화 상영이 2시간 남짓이어서 이들 3명이 영화를 보고 나오면 오후 6시를 훌쩍 넘길 상황이었다. 영화관 관계자는 입장 가능 여부를 두고 혼란스러워하는 이들에게 “입장 시간을 기준으로 사적 모임 제한을 적용한다. 5시 59분 이전에 시작되는 영화는 2명이 넘어도 허용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수도권 거리 두기 4단계의 핵심 수칙인 ‘오후 6시 이후 사적 모임 2명 이하 제한’ 지침이 업종마다 다르게 적용돼 혼선을 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도권 골프장의 경우 오후 6시 이전에 4인 1조 라운딩을 모두 마치도록 하고 있다. 오후 6시 이전에 시작한 라운딩이더라도 시간상 오후 6시를 넘길 것으로 예상되면 2인 초과 금지 규정을 적용한 것이다. 이에 따라 일부 골프장은 마지막 티오프 시간을 오후 3시에서 1시로 당기는 등의 조치를 취했다. 반면 영화관은 “오후 6시 이전 입장이라면 상관없다”는 입장이다. 한 영화관 관계자는 “방역당국에 문의해 정한 지침”이라며 “영화관 내 좌석 간 거리 두기가 이미 돼 있기 때문에 감염 위험도 적다. 다만 영화가 오후 6시 이후에 끝난다면 3명 이상 일행으로 방문한 관객들은 2명씩 나뉘어 퇴관해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일부 뮤지컬 공연 등은 아예 인원과 시간제한이 없다. 서울시내 한 뮤지컬 공연장 관계자는 “두 자리마다 간격을 두고 떨어져 앉기 때문에 일행은 열 분이 오셔도 된다. 오후 6시 이후에 시작하는 공연도 별다른 제한이 없다”며 “다만 공연장 로비 등에 많은 인원이 모이지 않도록 안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12일 오후 5시 30분경 서울 용산구의 한 영화관. 양복을 입은 직장인 3명이 영화 관람을 위해 영화관 입구에서 출입자 명부 기록과 체온 측정 등을 하고 있었다. 이날부터 시행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거리두기 4단계 방역수칙에 따라 오후 6시 이후에는 3명 이상이 모이는 사적 모임이 불가능하다. 영화 상영이 2시간 남짓이어서 이들 3명이 영화를 보고 나오면 오후 6시를 훌쩍 넘길 상황이었다. 영화관 관계자는 입장 가능 여부를 두고 혼란스러워 하는 이들에게 “입장 시간을 기준으로 사적 모임 제한을 적용한다. 5시 59분 이전에 시작되는 영화는 2명이 넘어도 허용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영화관에는 어머니와 딸들로 보이는 가족 3명 등 3, 4인 일행이 여럿 보였다. 하지만 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의 핵심 수칙인 ‘오후 6시 이후 사적 모임 2명 이하 제한’ 지침이 업종마다 다르게 적용돼 혼선을 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도권 골프장의 경우 오후 6시 이전에 4인 1조 라운딩을 모두 마치도록 하고 있다. 오후 6시 이전에 시작한 라운딩이더라도 시간상 오후 6시를 넘길 것으로 예상되면 2인 초과 금지 규정을 적용한 것이다. 이에 따라 일부 골프장은 마지막 티오프 시간을 오후 3시에서 1시로 당기는 등의 조치를 취했다. 새로운 방역 지침에 따르면 오후 6시 이후 야간 라운딩의 경우 캐디를 제외하고 2인까지 가능하지만, 일부 골프장은 아예 야간 라운딩을 없앤 곳도 있다. 반면 영화관은 “오후 6시 이전 입장이라면 영화가 언제 끝나든 상관없다”는 입장이다. 한 영화관 관계자는 “방역당국의 문의해 정한 지침”이라며 “영화관 내에선 좌석 간 거리두기가 이미 돼 있기 때문에 감염 위험도 적다. 다만 영화가 오후 6시 이후에 끝난다면 3명 이상이 일행으로 방문한 관객들은 2명씩 나뉘어 퇴관해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일부 뮤지컬 공연 등은 아예 인원과 시간 제한이 없다. 서울시내 한 뮤지컬 공연장 관계자는 “어차피 공연장에서 좌석이 2자리마다 간격을 두고 떨어져 있기 때문에 일행은 10분이 오셔도 된다. 오후 6시 이후에 시작하는 공연도 별다른 제한이 없다”고 설명했다. 해당 공연장은 평일 기준 오후 7시 30분에 첫 공연이 진행된다. 이 공연장 관계자는 “다만 공연장 로비 등에서 많은 인원이 모여 있는 건 지양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공연이 끝나고 나갈 때도 2명씩 나눠서 나가달라고 부탁드리고 있다”고 설명했다.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서울대 환경미화원 사망 사건과 관련해 직장 내 갑질이 있었다는 노조의 주장을 반박하며 “역겹다”고 발언해 논란이 됐던 구민교 서울대 학생처장이 보직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구 처장은 12일 서울대 보직교수단 회의에서 사퇴 의사를 밝히며 “학교에 누를 끼쳤다. 학교를 둘러싼 잡음이 잘 해결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구 처장은 별도로 낸 입장문에서 “며칠 사이 외부 정치세력의 거친 말에 저도 거친 말로 대응했고 또 다른 갈등의 골이 생겼다. 제가 그 책임을 지고 물러나니 외부에 계신 분들도 한 발짝 뒤로 물러나 달라”고 밝혔다. 구 처장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전날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학교를 찾았고 노조가 성명을 발표하는 등 의도하지 않은 정치적 파장이 생겼다. 저 개인의 발언이 서울대의 공식 입장인 것으로 비치는 것 같아 사퇴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앞서 구 처장은 9일 페이스북에 “한 분의 안타까운 죽음을 놓고 산 사람들이 너도나도 피해자 코스프레 하는 게 역겹다” 등의 글을 올렸다. 발언이 논란이 되자 구 처장은 “정치권을 두고 한 말이다. 다른 유족이나 청소노동자들을 두고 한 말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민노총 등은 “책임을 부정하는 망언”이라며 비판했다. 구 처장은 사표가 수리될 경우 학생처장 보직에서만 물러나고, 행정대학원 교수로 돌아가 강의와 연구 등의 업무를 하게 된다.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손님 없는데 문열면 되레 손해”… 노량진 식당 19곳 무기한 휴점 “곧 6시야, 6시. 이제 3명 같이 못 있어.” 12일 오후 5시 59분 서울 강남구의 유명 프랜차이즈 카페 매장. 일행들과 삼삼오오 테이블에 앉아있던 손님들이 주변을 살피기 시작했다. 중년 여성 3명은 스마트폰으로 시간을 확인하며 자리에서 일어나 매장을 빠져나갔다. 다른 테이블에 있던 직장인 3명은 슬그머니 두 개 테이블로 나눠 앉았다. 이들은 5분도 채 지나지 않아 어색한 듯 서로 간격을 두며 따로 매장을 떠났다. 이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1063명 발생하는 등 대규모 확산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오후 6시 이후 3명 이상 사적 모임을 금지하는 ‘거리 두기 4단계’ 조치가 수도권에 처음 시행됐다. 저녁이면 퇴근길 직장인들로 가득 차던 광화문, 강남, 여의도 일대 거리는 이날 오후 6, 7시경 거리 바닥이 훤히 보일 정도로 한산했다.○ “2명만 받으면 오히려 손해… 차라리 휴업” 이날 광화문, 강남, 여의도 등 번화가는 오후 6시가 되자 풍경이 완전히 달라졌다. 지하철 2호선 강남역은 퇴근하는 직장인들로 붐볐지만 불과 100여 m 떨어진 식당가 골목은 번화가라곤 믿기 어려울 정도로 한산했다. 강남역 일대 길거리를 지나는 사람들 중 3명 이상이 모여서 걷는 경우도 드물었다. 인근 주차장 관리인 김모 씨(64)는 “평소 이 시간이면 3, 4명씩 몰려다니는 사람들도 가득 찬다. 서로 어깨를 부딪치며 걸어야 할 정도로 붐비는 곳인데 사람이 크게 줄었다”고 했다. 오후 6시 1분 여의도한강공원에서는 “3인 이상 집합금지를 지켜주시기 바란다”는 안내방송이 흘러나왔다. 고교 동창 2명과 함께 돗자리를 펴고 앉아있던 황모 씨(19)는 주섬주섬 짐을 싸기 시작했다. 황 씨는 “2주를 기다려온 모임이 한 시간 반 만에 끝났다. 1명만 집에 보내기도 뭐해 어쩔 수 없이 다들 귀가할 것”이라고 했다. 자영업자들은 거리 두기 4단계 도입으로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고 입을 모았다. 거리 두기가 풀릴 때까지 가게 문을 닫는 걸 고려하고 있다는 이들도 많았다. 서울 서초구에서 해산물 식당을 운영하는 유모 씨(39)는 “2명씩 오는 손님은 전체의 10%도 안 된다”며 “아르바이트생 인건비, 재료비 등을 고려하면 차라리 휴업을 하는 편이 낫다. 일주일 정도만 장사를 해보고 매출이 안 나오면 한동안 문을 닫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노량진수산시장 내 상차림 식당들은 이날부터 무기한 집단 휴점에 돌입했다. 식당 23곳 중 19곳이 휴점했다. 시장 상인들이 주로 찾는 4곳만 계속 운영된다. 한 점주는 “손님이 시장에서 산 생선회를 가져와 먹는 상차림 식당들은 1인당 발생하는 상차림 비용과 주류 등으로 매출을 내기 때문에 2명 이하 손님만 받게 되면 영업을 하는 게 오히려 손해”라고 했다. 초복(初伏)이 하루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강남의 한 삼계탕집에는 손님이 한 테이블밖에 없었다. ‘초복’이라는 홍보 문구를 붙인 한 찜닭집 사장은 “그나마 복날이라 절반 정도 테이블이 찼지, 다른 식당을 둘러보니 텅 빈 곳이 대부분”이라고 했다. 강화된 새 방역지침을 두고 혼선이 빚어지기도 했다. 오후 6시 50분경 서울 지하철 신용산역 앞 택시 정류장에선 어린이 둘을 포함한 4인 가족이 택시 운전사와 실랑이를 벌였다. 운전사가 “오후 6시 이후라 2명만 탈 수 있다”고 하자 이들은 “함께 사는 가족이다. 동거 가족은 괜찮다”고 한참 동안 설득해 택시를 탔다. 방역지침에 따르면 동거 가족은 오후 6시 이후 3명 이상이어도 식당에서 식사를 하는 등 모임이 가능하다.○ “출퇴근 외엔 가급적 집에 머물러 달라” 수도권 거리 두기가 4단계로 격상된 이날 정부는 다시 한 번 방역수칙 준수를 당부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4단계의 핵심은 야간에만 나가지 말라는 게 아니라 불필요한 모임과 외출을 줄여 달라는 것”이라며 “출퇴근 외엔 가급적 나가지 말고 안전한 집에 머물러 달라”고 말했다. 손 반장은 또 “방역수칙은 최소한의 강제 조치로 2인끼리의 모임이 증가하면 별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유채연 기자 ycy@donga.com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달 서울대 기숙사 휴게실에서 숨진 채 발견된 청소노동자 이모 씨(59·여)의 유족을 위로하기 위해 11일 서울대를 방문했다. 이날 방문은 “뜨거운 것이 목구멍으로 올라온다”며 이 씨의 죽음에 분노를 표한 이 지사를 향해 서울대 학생처장인 구민교 행정대학원 교수가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는 게 역겹다”고 응수한 뒤 이뤄졌다. 이 지사는 이날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 기숙사 925동을 찾아 이 씨의 유족과 동료 노동자들을 만났다. 이 씨의 사망 이후 유족과 노동조합은 서울대 측이 이 씨 등 청소노동자들에게 과도한 업무 지시 등으로 모욕감과 스트레스를 줬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이 지사는 면담에서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배석한 더불어민주당 홍정민 의원은 “(이 지사가) 7년 전에 여동생이 청소 노동자였는데 화장실에서 돌아가셨다고 한다. 그때 생각이 많이 나서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고 전했다. 925동은 지난달 26일 숨진 채 발견된 이 씨가 청소를 담당했던 곳이다. 이 지사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오늘은 가족분들이 가슴이 아파서 위로의 말씀을 드리러 온 만큼 제가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고 했다. 이 지사는 ‘학생처장이 페이스북 글을 통해 역겹다는 발언을 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분 입장에서는 그렇게 말씀하실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앞서 이 지사는 8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 씨의 죽음을 다룬 기사를 공유하며 “기사 내용이 사실이 아니면 좋겠다”며 “뜨거운 것이 목구멍으로 올라온다”고 밝혔다. 이어 “40년 전 공장에 다닐 때도 몇 대 맞으면 맞았지 이렇게 모멸감을 주지는 않았다”며 “진상이 규명되고 분명한 조치가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런 반응에 구 교수는 9일 페이스북을 통해 “한 분의 안타까운 죽음을 놓고 산 사람들이 너도나도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는 것이 역겹다”고 밝혔다. 논란이 커지자 구 교수는 10일 페이스북에 다시 글을 올려 “어휘 선정에 신중했어야 했는데 이로 인해 불쾌감, 역겨움을 느끼신 분들께는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피해자 코스프레 역겹다’는 부분은 정치권을 두고 한 말”이라고 했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지난달 26일 서울대 기숙사 환경미화원 휴게실에서 숨진 채 발견된 환경미화원 A 씨가 평소 업무와 무관한 영어 시험을 본 뒤 공개적으로 망신을 당하는 등 서울대 측의 갑질에 시달렸다는 주장이 7일 제기됐다. A 씨 유족 등은 이날 서울대 행정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A 씨가 서울대 측으로부터 부당한 갑질에 시달렸고 군대적 업무 지시, 힘든 노동 강도로 인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유족에 따르면 서울대는 지난달 9일 학내 환경미화원들에게 ‘관악 학생생활관’을 영어 또는 한문으로 쓰게 하거나, 기숙사의 첫 개관 시기를 맞히라고 하는 등 업무와 거리가 먼 내용의 시험을 보게 했다고 한다. 서울대 측은 시험을 채점해 환경미화원들에게 나눠준 뒤 점수를 공개적으로 언급하는 등 모욕감을 줬다고 한다. 서울대는 숨진 A 씨 등이 본 시험은 지난달부터 근무를 시작한 팀장급 직원의 제안으로 시작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서울대 관계자는 “원하는 환경미화원에 한해서만 자발적으로 시험이 진행됐고 별다른 불이익도 없었던 것으로 안다”며 “유족 측의 산업재해 신청 조사 과정에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전북의 한 고등학교에서 특정 정치 사안을 예시로 들면서 공직자의 덕목을 서술하라는 문제가 출제돼 논란이 일고 있다. 사실관계가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은 부분을 예시로 들면서 자아 형성이 완성되지 않은 학생들에게 정치 편향성을 심어줬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전북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군산에 있는 한 고교는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2일까지 1학기 2차 고사(기말고사)를 치렀다. 문제는 1일 치러진 2학년 도덕 시험에서 불거졌다. 시험은 객관식과 학생들이 자신의 생각을 서술형으로 써야 하는 서답형 문제로 구성됐는데, 서답형 4번과 5번 문제가 논란이 됐다. 출제자는 서답형 4번 문제에서 교과서 86페이지에 근거해 최근 정치권에서 나온 윤석열 X파일의 장모와 처, 이준석의 병역 비리 등의 쟁점을 염두에 두고 공직자에게 필요한 덕목을 정약용의 목민심서에 근거해 70자 이내로 서술하도록 했다. 이어 서답형 5번 문제에서는 4번 문제와 동일한 예시를 들면서 공직자에게 필요한 덕목을 플라톤의 ‘국가’에 근거해 100자 이내로 적도록 했다. 두 문제 모두 배점은 5점이다. 이 시험은 선택과목이라 2학년 140여 명의 학생 중 70여 명만 봤다. 시험 문제는 정교사가 아닌 기간제 교사 A 씨가 출제했다. A 교사는 올 3월부터 일주일에 세 번 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도덕 과목을 가르치고 있다. 학교 측 관계자는 “도덕 교사가 1명밖에 없어 순회교사를 지원받아 올 3월부터 수업을 하고 있다. 대학 강단에도 섰던 분으로 아이들에게 열심히 수업하는 선생님”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험 범위에 청렴부패 단원이 포함돼 있는데, 학생들과 수업 시간에 예시로 든 부분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받고 이를 토대로 문제를 낸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학교 측은 3일 학업성적관리위원회를 열어 정확한 진상을 파악하고 해당 과목에 대한 재시험을 치를 예정이다. 문제가 제기되자 A 교사는 학교 관계자를 통해 “정치적 중립성을 지켰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 죄송하다”는 말을 전해 왔다. 전북의 한 현직 교사는 “서답형의 경우 성취 기준이라는 게 있다. 성취 기준에 부합하는 답을 요구하는데, 각자의 생각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문제를 낸 것은 적절치 못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군산=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지난해부터 신혼 집들이를 못 했거든요. 드디어 이번 주말 약속을 잡았는데, 다시 미뤄야겠네요.” 서울 양천구에 사는 직장인 윤모 씨(30)는 지난해 말 결혼한 뒤 한 번도 집들이를 못 했다.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가 풀리기를 기다리다 6개월이 넘어버렸다. 하지만 지난달 20일 정부가 ‘새로운 사회적 거리 두기’ 시행을 발표하자 윤 씨 부부는 기대에 부풀었다. 당장 3일 집으로 고교 동창들을 초대하고, 음식 재료도 왕창 사뒀다. 하지만 6월 30일 서울시와 경기도 등이 재개편안 적용을 일주일 미루며 모든 게 무산됐다. 윤 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다시 확산된다니 어쩔 수 없단 생각은 든다. 하지만 열흘도 안 돼 금방 철회할 거면 왜 그리 서둘렀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오락가락하는 정책 혼란만 초래” 1일부터 적용 예정이던 ‘새로운 사회적 거리 두기’ 시행 하루 전날 전격 연기되자 시민들은 당혹스럽단 반응이 컸다. 정부 개편안에 따르면 사적 모임 가능 인원은 4명에서 6명으로 늘고, 음식점과 카페 등의 영업시간도 오후 10시에서 밤 12시로 연장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6월 29일 기준 서울의 코로나19 확진자가 375명으로 크게 증가하고 국내에서도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발견되며 개편안 시행이 미뤄졌다. 개편안에 맞춰 7월 모임을 잡았던 이들은 불쾌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대학원생 황모 씨(25)는 “친구 생일파티를 하려고 6명이 주점을 예약했다. 갑작스러운 발표에 다시 날짜 잡기도 어려워 그냥 제비뽑기로 2명을 빼기로 했다”며 답답해했다. 대학생 이모 씨(23)도 “지난해부터 법학적성시험(LEET·리트) 스터디를 해왔는데 한 번도 모이질 못했다. 1일에 드디어 대면 모임을 갖기로 했는데 취소했다”며 아쉬워했다. 피트니스센터나 필라테스학원 등의 영업이 밤 12시까지 연장돼 여유 있게 운동을 즐기려 했던 시민들도 실망감을 드러냈다. 직장인 박모 씨(30)는 “7월 초부터 집 근처 피트니스센터에서 야간 PT(개인 교습)를 예약했는데 취소해야 할 것 같다. 퇴근 뒤 가려면 오후 10시밖에 시간이 안 돼 기대가 컸는데 속상하다”고 했다. 30일 수도권 운동시설에는 “미리 예약했던 야간 강습을 취소하면 환불받을 수 있느냐”는 문의가 이어졌다고 한다.○ “손님 맞으려 준비한 음식들 모두 버릴 판” “지금까지 받은 7월 초 예약은 절반이 5명 이상인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 일일이 전화해 예약 취소해야 한다고 안내해야 할까요.” 서울 마포구에서 ‘파티 룸’을 운영하는 강모 씨(35)는 30일 눈앞이 캄캄했다. 이달부터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가 풀리게 되자 오랜만에 예약이 늘었는데 상당수가 무산돼 버렸다. 강 씨는 “솔직히 코로나19로 1년 내내 장사다운 장사를 했었겠느냐. 일주일 연기인데 뭔 대수냐고 할 이도 있겠지만, 이제야 숨통이 트이나 싶다가 더 벽에 부딪히는 기분”이라고 하소연했다. 실제로 30일 번화가 등을 둘러보니 실망을 넘어 분노를 표하는 자영업자들도 적지 않았다. 서울 종로구의 한 족발 전문점도 “이번 주말만 대여섯 명의 단체손님이 3건 있는데 다 취소해야 한다. 4명으로 줄여서 오시라고 할 수도 없고…”라며 말을 흐렸다. 최근 날씨가 더워지며 물놀이 고객을 받으려던 수도권 숙박업소들도 차질이 생겼다. 경기 가평에서 펜션을 운영하는 A 씨는 “7일까지 잡힌 예약을 다시 확인하고 있다. 괜히 제한 인원이 초과됐다가 방역당국에 걸리면 큰일”이라며 “본격적으로 여름철 성수기가 시작되는데 올해도 손해만 볼까 봐 불안하다”고 하소연했다. 지난해 4월부터 제대로 운영하기 힘들었던 클럽 등 유흥시설 등은 금전적인 피해를 입기도 했다. 서울 도봉구에서 나이트클럽을 운영하는 김모 씨(72)는 “1일 영업을 재개하려고 직원 60명을 다 불러 깨끗이 청소하고 준비를 마쳤는데 너무 허탈하다”며 “주문해 뒀던 음식도 다 버리게 생겨서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며 속상해했다.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고 3학년 김휘성 군이 하굣길에 연락이 두절된 채 실종돼 경찰의 수색 작업이 엿새째 이어지고 있다. 27일 분당경찰서 등에 따르면 김 군은 22일 오후 4시 40분경 하교를 앞두고 가족에게 “야자(야간 자율학습) 하고 집에 가겠다”는 메시지를 보낸 뒤 연락이 두절됐다. 가족들은 김 군이 밤늦도록 귀가하지 않자 23일 오전 1시경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다.○ 서현역 버스정류장으로 걷던 모습이 마지막 가족들이 제작한 실종 제보 전단 등에 따르면 김 군은 키 180cm에 몸무게 75kg의 건장한 체격이다. 실종 당시 검은색 상의에 회색 교복 바지를 입었고, 흰색 나이키 운동화를 신고 있었다. 경찰이 현재까지 파악한 김 군의 마지막 행선지는 서현역 육교 인근 버스정류장이다. 김 군은 22일 하교 후 학교에서 약 300m 떨어진 대형 서점을 방문했고, 10분가량 머문 뒤 오후 5시 22분 문제집 5권을 사서 나왔다. 그로부터 6분 뒤 김 군이 서현역 인근 육교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는 장면이 엘리베이터 폐쇄회로(CC)TV에 포착됐다. 이 시각 근처를 지나던 버스의 블랙박스에는 김 군이 근처 버스정류장 쪽으로 걸어가는 모습이 잡혔다. 이후 김 군의 행방은 묘연하다. 김 군은 하교 직전 가족에게 “야간 자율학습을 하고 들어가겠다”고 연락하긴 했지만 김 군의 실제 동선은 학교와 다른 방향인 집 쪽으로 향했다. 경찰은 서현역 버스정류장에서부터 김 군의 집까지 약 3km 구간의 CCTV를 확보했지만 김 군의 행방을 담은 영상을 아직 찾지 못하고 있다. 경찰은 김 군이 버스정류장으로 향했던 만큼 버스로 이동했을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 김 군은 실종 당일 하교 후 학교 뒤편 편의점에서 버스카드를 충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버스카드를 사용한 기록은 없다. 김 군이 문제집을 살 때 이용했던 아버지 명의의 신용카드도 이후에 다시 쓴 흔적이 없다. 경찰은 김 군이 현금을 내고 버스를 탔을 가능성도 열어두고 당시 인근을 지났던 버스 블랙박스 영상을 확보해 분석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버스정류장에 정차한 버스 블랙박스를 모두 수거해 분석하고 있다”며 “이동하는 버스에서 찍은 영상이고 화질이 떨어져 김 군의 예상 동선을 이어가는 작업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김 군이 당시 하교하면서 휴대전화를 책상 서랍에 두고 나와 휴대전화를 통한 위치 추적도 어려운 상황이다. 경찰은 김 군의 휴대전화와 노트북을 확보해 포렌식 작업을 했지만 현재까지 범죄나 학교 폭력 등에 연루된 것으로 볼 단서는 나오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김 군이 실종 전날 아버지에게 진로 등과 관련해 꾸지람을 들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며 “가족과 친구 등에 대한 탐문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고 했다.○ 수색에 기동대 180명, 드론, 헬기 동원돼 경찰은 23일 실종 신고 접수 후 이날 오전 10시부터 김 군을 찾기 위해 3개 기동대 180여 명을 현장에 투입했다. 경찰 헬기 1대와 드론 2대, 소방 수색견 등도 동원됐다. 수색 장소는 김 군이 마지막으로 발견된 서현역 주변과 인근 공원, 야산 등이다. 김 군의 가족은 서현역 주변 등지에서 전단을 배포하며 김 군을 찾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과 각종 온라인 사이트 등에도 “김 군의 행선지를 제보해 달라”는 내용의 게시물이 올라오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김 군이 실종 당시에는 검은색 상의에 회색 교복 바지 차림이었지만 체육복으로 갈아입었다면 남색 체육복을 입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 사복을 입으면 성인으로 보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성남=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경기 분당 서현고 3학년 김휘성 군이 하굣길에 연락이 두절된 채 실종돼 경찰의 수색 작업이 엿새째 이어지고 있다. 27일 성남 분당경찰서 등에 따르면 김 군은 22일 오후 4시 40분경 하교를 앞두고 가족에게 “야자(야간 자율학습) 하고 집에 가겠다”는 메시지를 보낸 뒤 연락이 두절됐다. 가족들은 김 군이 밤 늦도록 귀가하지 않자 23일 오전 1시경 경찰에 실종 신고했다.● 서현역 버스정류장으로 걷던 모습이 마지막가족들이 제작한 실종 제보 전단 등에 따르면 김 군은 키 180㎝에 몸무게 75kg의 건장한 체격이다. 실종 당시 검정색 상의에 회색 교복 바지를 입었고, 흰색 나이키 운동화를 신고 있었다. 경찰이 현재까지 파악한 김 군의 마지막 행선지는 서현역 육교 인근 버스정류장이다. 김 군은 22일 하교 후 학교에서 약 300m 떨어진 대형서점에 방문했고, 10여 분 가량 머문 뒤 오후 5시 22분 문제짐 5권을 사서 나왔다. 그로부터 6분 뒤 김 군이 서현역 인근 육교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는 장면이 엘리베이터 폐쇄회로(CC)TV에 포착됐다. 이 시각 근처를 지나던 버스의 블랙박스에는 김 군이 근처 버스정류장 쪽으로 걸어가는 모습이 잡혔다. 이후 김 군의 행방은 묘연하다. 김 군은 하교 직전 가족에게 “야간 자율학습을 하고 들어가겠다”고 연락하긴 했지만 김 군의 실제 동선은 학교와 다른 방향인 집 쪽으로 향했다. 경찰은 서현역 버스정류장에서부터 김 군의 집까지 약 3㎞ 구간의 CCTV를 확보했지만 김 군의 행방을 담은 영상을 아직 찾지 못하고 있다. 경찰은 김 군이 버스정류장으로 향했던 만큼 버스로 이동했을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 김 군은 실종 당일 하교 후 학교 뒤편 편의점에서 버스카드를 충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버스카드를 사용한 기록은 없다. 김 군이 문제집을 살 때 이용했던 아버지 명의의 신용카드도 이후에 다시 쓴 흔적이 없다. 경찰은 김 군이 현금을 내고 버스를 탔을 가능성도 열어두고 당시 인근을 지났던 버스 블랙박스 영상을 확보해 분석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버스정류장에 정차한 버스 블랙박스를 모두 수거해 분석하고 있다”며 “이동하는 버스에서 찍은 영상이고 화질이 떨어져 김 군의 예상 동선을 이어가는 작업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김 군이 당시 하교하면서 휴대전화를 책상 서랍에 두고 나와 휴대전화를 통한 위치 추적도 어려운 상황이다. 경찰은 김 군의 휴대전화와 노트북을 확보해 포렌식 작업을 했지만 현재까지 범죄나 학교 폭력 등에 연루된 단서는 나오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김 군이 실종 전날 아버지에게 진로 등과 관련해 꾸지람을 들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며 “가족과 친구 등에 대한 탐문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고 했다.● 수색에 기동대 180명, 드론, 헬기 동원돼경찰은 23일 실종 신고 접수 후 이날 오전 10시부터 김 군을 찾기 위해 3개 기동대 180여명을 현장에 투입했다. 경찰 헬기 1대와 드론 2대, 소방 수색견 등도 동원됐다. 수색 장소는 김 군이 마지막으로 발견된 서현역 주변과 인근 공원, 야산 등이다. 김 군의 가족은 서현역 주변 등지에서 실종 전단지를 배포하며 김 군을 찾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과 각종 온라인 사이트 등에도 “김 군의 행선지를 제보해 달라”는 내용의 게시물이 올라오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김 군이 실종 당시에는 검은색 상의에 회색 교복바지 차림이었지만 체육복으로 갈아입었다면 남색 체육복을 입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 사복을 입으면 성인으로 보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성남=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제10회 ‘영예로운 제복상’ 대상 수상자로 해군 특수전전단(UDT) 김정호 준위(47)가 선정됐다. 1994년 하사로 임관한 그는 27년 군 생활 동안 2010년 천안함 피격사건 구조작전, 2011년 아덴만 여명작전, 한진텐진호 구출작전 등 군의 여러 주요 작전과 여섯 차례 해외 파병에 지원해 헌신적으로 임무를 완수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 준위는 올해 2월 청해부대 34진 문무대왕함을 타고 아덴만 일대로 이동해 선박 좌초로 막힌 수에즈 운하 대신 희망봉으로 우회하는 우리 선박을 보호하는 임무 등을 수행해왔다. 그는 “개인의 상이 아니며 UDT 전체를 대표해 받은 영예로운 상”이라고 소감을 전했다.청해부대 4번째 파병… “생명 구하는 희생, 본질은 사랑이죠” 大賞 김정호 준위 목숨을 건 잠수였다. 30cm 앞도 보이지 않는 칠흑 같은 어둠과 물속에서 태풍을 맞는 듯한 높은 파고, 몇 분 지나지 않아 저체온증이 오는 3도의 수온. 구조작전은 잇단 강풍에 중단되기 일쑤였다. 2010년 3월 천안함이 침몰한 백령도 해상은 해군 특수전전단(UDT) 김정호 준위(당시 상사)의 말처럼 “잠수를 하기엔 너무나 거친 환경”이었다. 당시 김 준위는 48시간 동안 여섯 차례나 심해로 뛰어들었다. 동료들과 가까스로 천안함 함수에 부표를 설치했지만 그는 함미에서 수중 작업 도중 어지럼을 호소하다 결국 실신한 뒤 감압치료를 받고 깨어났다. 함께 바다로 뛰어들었던 19년 선배 한주호 준위는 끝내 스스로 올라오지 못했다. 작전 중 처음 겪는 동료의 사망은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가 그를 괴롭혔다. 지금도 15년을 동고동락한 한 준위와의 추억이 떠오른다고 한다. 천안함 승무원 구조작전을 마친 그해 휴식 없이 청해부대 6진 파병에 지원한 뒤 김 준위는 2011년 해적에게 피랍된 삼호주얼리호 선원 21명을 전원 구출한 아덴만 여명 작전을 성공적으로 완수했다. 함교를 장악한 뒤 “대한민국 해군입니다”라는 외침에 선원들이 환하게 웃던 그때 그 모습은 뿌듯한 기억으로 남았다. 이후로도 그는 2015년 청해부대 18진, 2017년 25진에 자원해 아덴만 일대에서 해적 퇴치 및 선박 보호 임무를 완수했다. 악명 높은 UDT 훈련 속에서 항상 ‘팀’과 ‘희생정신’을 강조하는 그는 “타인의 생명을 구할 수 있는 희생의 본질은 사랑이라 믿고 있다”고 했다. 청해부대 34진으로 아덴만 일대에서 임무를 수행 중인 그는 4월 27일 위성전화 통화에서 “천안함 구조 때 아찔한 순간들이 정말 많았다”며 “생존해 있을 전우들을 구조해야 한다는 사명감에 구조작전을 멈출 수 없었다”고 말했다. 올해 네 번째 청해부대 문무대왕함에 올라 우리 국민 보호 임무를 수행 중인 그는 8월 중순 귀국한다. 빈틈없는 경계로 밀입국 중국인 2명 적발 지난해 9월 5일 오전 1시 반경. 수 km 밖 해상에 정박된 선박 주변에서 육지로 접근하는 미세한 열점(熱點) 2개가 감시장비에 포착됐다는 보고를 받은 김민석 육군 53보병사단 125연대 4대대장(중령)은 즉각 예상 접안 지역에 병력을 출동시켰다. 열점 형태와 이동 경로를 볼 때 외부 세력의 침투임을 직감한 것. 상부 보고와 해경과의 공조 작전도 거의 실시간으로 이뤄져 밀입국을 시도하던 중국인 선원 2명은 조기에 검거됐다. 김 중령은 “적이 반드시 내 구역으로 침투해 온다는 각오로 부대원들과 대비태세에 구슬땀을 흘린 결과”라고 말했다. 그는 주로 격오지 부대의 지휘관 및 참모를 맡아 작전 성과를 올렸다. 2006년 최전방 경계부대의 중대장으로 근무하면서 북한군이 우리 군에 소초 총격 도발을 했을 때 즉각 응사 및 경고방송을 지시했다. 2015년 북한군의 목함지뢰 도발 때는 군단 지휘통제반장으로 최초 상황 조치에 기여했다. 2007년엔 부대원의 부모를 노린 송금 사기 사건을 발견해 조치한 공로로 표창을 받기도 했다.생활범죄 수사 베테랑… 793건 맡아 922명 검거 ‘우산, 카메라 삼각대, 택배 상자, 자전거….’ 언뜻 보면 특별하지 않지만 누군가에게는 소중한 물건일 수 있다. 강원경찰청 태백경찰서 전욱창 경감(57)은 지난 3년간 이런 물건들을 애타게 찾아다녔다. 전 경감은 앞서 춘천경찰서 생활범죄수사팀장으로 생활범죄 793건을 맡아 총 922명을 검거했다. 전 경감은 30여 년의 경찰 생활 가운데 20년을 형사과에서 일한 베테랑이다. 강력사건을 해결하던 그는 처음 생활범죄수사팀으로 발령받아 피해액 500만 원 이하 소액 사건을 맡자 멋쩍은 기분이 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폐쇄회로(CC)TV를 이 잡듯 뒤져 사라진 물건이나 돈을 찾아주면 활짝 웃는 민원인을 보고 마음가짐이 달라졌다. 대학 캠퍼스에서 33회에 걸쳐 자전거와 전동킥보드 등을 훔친 남성, 영세시장 상가에 침입해 김치 등을 훔친 노인 등. 그가 해결한 사건들은 사소하지만 일상과 가까웠다. 전 경감은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2019년 ‘베스트 형사팀장’으로 선정됐다. 전 경감은 “민원인의 사연이 담긴 소중한 물건을 언제든 찾아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행복드림 상담실’ 제안… 가정학대 예방 앞장 “그늘 속 위기 가정을 발굴해 변화시키는 것이 제가 뛰는 이유입니다.” 올해 5년 차 ‘학대예방경찰관(APO)’인 전북경찰청 전주덕진경찰서 여성청소년과 최은해 경위(47)는 지난해 7명의 아이를 쓰레기더미 집에서 구출했다. 폭력 가해자가 변해야 가정폭력을 끊을 수 있다는 뜻에서 전국 최초로 문을 연 가해자를 위한 ‘화목한(가해자) 상담실’은 2019년 최 경위의 아이디어로 시작했다. 25명의 가해자와 소통했던 최 경위는 적극적 개입을 통해 가정폭력의 재발을 막을 수 있었다. 위기 가정을 직접 찾아가는 이동식 상담소 ‘행복드림 상담실(상담 Car)’도 최 경위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2018년 전북경찰 베스트 APO에 선정된 최 경위는 “당시 구했던 생후 2개월 아기가 아직도 눈에 선하다”고 말했다. 2년 차 APO였던 최 경위는 납치 피해자였던 한 여성에게 생후 2개월 아기가 있다는 것을 알아내 심장이 안 좋은 아기에게 병원을 알아봐주는 등 여러 지원을 물색해 아이를 살렸다. 최 경위는 “APO로서 전문성을 높여 아동학대 없는 사회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1000번 넘게 화재 현장출동… “시민 구조가 천직” 2019년 8월 늦은 밤, 경기 고양시 덕양구의 한 다세대주택에서 불이 났다는 신고가 경기도소방 고양소방서에 접수됐다. 구조2팀장이던 김창수 소방위(41)가 대원들과 함께 도착했을 땐 이미 2층까지 불이 번진 상황이었다. 불길을 잡아가며 현장에 진입해야 했지만 당장 주민들의 안전 확보가 시급했다. 김 소방위는 소화호스를 펼 겨를도 없이 불 속으로 뛰어들었다. 김 소방위와 대원들은 곳곳을 수색해 전신 화상을 입은 채 계단에 쓰러져 있던 80대 어르신을 포함해 주민들을 대피시켰다. 당시 주차장에서 시작된 화재는 4층까지 번졌지만 김 소방위 등의 발 빠른 대응으로 한 명도 목숨을 잃지 않았다. 2004년 소방관이 된 김 소방위는 그동안 1000번이 넘게 현장에 출동해 시민들을 구조해왔다. 수많은 사상자를 냈던 2014년 고양종합터미널 화재와 2018년 고양저유소 화재 때도 김 소방위는 몸을 돌보지 않고 싸웠다. 낙상과 골절 등 수많은 부상을 달고 살았지만 그는 여전히 자신의 천직은 화재 현장을 지키는 것이라고 믿는다.1050억 상당 마약 밀반입 해결한 ‘해경 자존심’ “고향을 위해 일하는 베테랑 형사가 되겠다는 꿈에 점점 가까워져 행복을 느낍니다.” 부산해양경찰서 수사과 지능범죄수사계장 이경열 경감(50)은 제복을 입은 26년 중 무려 20년을 수사와 형사만 담당한 수사 전문가다. 범인 검거에 따른 특진만으로 경감에 이른 이 경감은 해양경찰청의 주요 사건 때마다 현장을 지켰다. 2016년 베트남 선원들이 한국인 2명을 살해한 광현호 살인 사건, 올 2월 발생한 1050억 원 상당의 마약 밀반입 사건 등 해경의 굵직한 사건들을 담당해왔다. 이 경감은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으로 ‘삼호주얼리호 피랍 사건’을 꼽기도 했다. 그는 “선원으로 위장 파견돼 배 위에서 사흘 동안 한숨도 못 자며 조사를 진행했을 때가 떠오른다”며 “당시 현지와의 외교 분쟁 우려로 파견 이틀 전에 관용여권을 일반여권으로 바꿀 정도로 급박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고된 업무였지만 법원에서 직접 작성한 실황조서를 증거로 채택했을 때 정말 뿌듯했다”고 했다.바위섬 동굴 고립 다이버 2명 구하다 순직 통영해양경찰서 구조대 정호종 경장(당시 34세)은 지난해 6월 7일 홍도 인근 해상에서 순직했다. 바위섬 동굴에 고립된 다이버 2명을 구조하려다가 안타까운 목숨을 잃었다. 전날 신고를 받고 출동한 통영해경 구조선은 거친 너울성 파도로 좌우로 크게 흔들려 바위섬에 접안하지 못했다고 한다. 구조대원 2명이 수경과 잠수복, 오리발 등 최소한의 장비만 갖추고 거친 파도를 헤치며 동굴에 들어갔다. 이들은 가까스로 다이버들을 만났지만 들고 갔던 구명줄이 바위에 걸려 움직이지 않아 구조에 실패했다. 정 경장은 포기하지 않고 구명줄을 들고 동굴에 다시 진입했다. 하지만 또다시 구명줄이 바위에 걸려 움직이지 않았다. 그는 물이 빠지는 간조 때 빠져나오기로 판단하고 다이버들을 안심시키면서 곁에 머물렀다. 하지만 체력을 다 쓰고 탈진 증상을 보이던 그는 파도의 힘을 이기지 못해 물속으로 사라졌다. 해경은 지난해 12월 9일 통영 해상교통관제센터(VTS)에서 정 경장의 흉상 제막식을 엄수했다. 순직 당시 순경이던 고인의 업적을 기려 1계급 특진과 함께 옥조근정훈장을 추서했다.의암호 구조활동 중 순직… 음주차량에 큰 부상 강원경찰청 춘천경찰서 소속인 고 이종우 경감(당시 53세)은 지난해 8월 6일 오전 11시경 춘천시 의암호에서 인공수초섬이 떠내려간다는 신고를 받고 순찰정을 조종해 출동했다.이 경감은 인공수초섬 결박을 위해 출동한 춘천시 환경감시선 직원 등을 구하려다가 순찰정이 전복돼 순직했다. 이틀 뒤 사고 지점에서 3km가량 떨어진 하류에서 발견됐다. 동료들은 “자신의 안위보다 주민의 안전을 우선시하던 의로운 경찰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전북경찰청 익산경찰서 조보라 순경(29·여)은 지난해 11월 음주 측정에 불응하는 피의자를 단속하는 과정에서 도주 차량에 매달렸다가 떨어졌다. 얼굴 등을 크게 다쳐 두 차례 수술을 받기도 했다. 입원과 통원치료를 계속했지만 상처는 쉽게 아물지 않았다. 올 1월 조 순경은 치료가 끝나지 않았는데도 현장에 복귀했다. 병가 연장이 가능했지만 경찰로서 시민을 돕는 보람이 그를 이끌었다. 복귀 뒤엔 목표였던 수사경찰이 됐다. 지구대에서 익산서 여성청소년과로 자리를 옮겨 사회적 약자 보호에 앞장서고 있다.자신의 몸 내던져… 인명구조-대민지원 헌신 대구소방안전본부 수성소방서 정석후 소방장(40)은 2018년 6월 20일 수성구의 한 식당 철거 현장에 불이 났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정 소방장은 불이 시작된 식당 배전반에 접근하다가 2만2900V 특고압전기에 감전됐다. 사고로 정 소방장은 신체의 17%에 2∼4도의 화상을 입었다. 1년 이상 입원해 피부 이식, 인대 수술 등 11회에 걸쳐 수술을 받았다. 강원도소방본부 속초소방서 고 김종현 소방교(당시 29세)는 2011년 7월 27일 속초시 교동의 한 건물에서 고양이를 구조하다가 추락해 순직했다. 김 소방교는 대민 지원 도중 사고를 당했다는 이유로 처음엔 국립대전현충원 안장이 거부됐다. 하지만 정식 재판을 거쳐 대전현충원에 안장됐다. 전남소방본부 순천소방서 고 김국환 소방장(당시 29세)은 지난해 7월 31일 구례군 지리산 피아골 계곡에서 피서객이 물에 빠졌다는 신고를 접하고 긴급 출동했다. 물에 빠진 피서객을 발견한 김 소방장은 급히 다가갔으나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 결국 피서객과 김 소방장도 숨을 거뒀다.■ 이렇게 심사했습니다위험 무릅쓰고 국민보호 임무 수행 높이 평가 ‘제10회 영예로운 제복상’ 심사에는 위원장인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백경학 푸르메재단 상임이사, 인요한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양성일 보건복지부 1차관, 이승헌 동아일보 편집국 부국장, 이종훈 채널A 뉴스A에디터가 위원으로 참여했다. 한 심사위원장은 최종 심사를 마친 뒤 “어렵고 힘든 여건에서도 위험을 무릅쓰고 국민을 보호하는 임무를 묵묵히 수행했는지를 중점적으로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회적 약자 보호, 국민 생활 안전 확보 등 국민의 일상과 직결된 업무에서 필요한 제도를 만들고 정비하며 체계화한 노력도 감안했다”고 덧붙였다. 심사위원단은 각 기관에서 추천한 후보자들의 공적 사항을 분석한 뒤 서울 동아미디어센터에서 최종 심사를 진행했다. 국민 위한 헌신-봉사… 수상자 명단동아일보와 채널A가 제정한 ‘영예로운 제복상’ 제10회 수상자가 선정됐습니다. 이 상은 열악한 상황에서도 국민 안전을 위해 자신의 몸을 던지는 군인과 경찰, 해양경찰, 소방공무원 여러분의 노력과 희생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각 소속 기관의 추천을 받아 내외부 전문가로 구성한 심사위원단의 심사를 거쳐 수상자 12명을 선정했습니다. 시상식은 7월 12일 오후 4시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립니다. ○ 대상(상금 3000만 원)김정호 준위(해군 특수전전단)○ 영예로운 제복상(상금 각 2000만 원)김민석 중령(육군 53보병사단)전욱창 경감(강원경찰청 태백경찰서 수사과)최은해 경위(전북경찰청 전주덕진경찰서 여성청소년과)김창수 소방위(경기도소방 고양소방서 119구조대)이경열 경감(부산해양경찰서 수사과) ○ 위민경찰관상(상금 각 1000만 원)고 이종우 경감(강원경찰청 춘천경찰서)조보라 순경(전북경찰청 익산경찰서 여성청소년과)○ 위민소방관상(상금 각 1000만 원)정석후 소방장(대구소방안전본부 수성소방서)고 김종현 소방교(강원도소방본부 속초소방서)고 김국환 소방장(전남소방본부 순천소방서)○ 특별상(상금 1000만 원)고 정호종 경장(통영해양경찰서 구조대)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강승현 기자 byhuman@donga.com 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통영=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춘천=이인모 imlee@donga.com / 익산=박영민 기자 대구=명민준 mmj86@donga.com / 속초=이인모 / 순천=이형주 기자 김현지 기자 nuk@donga.com}

“모임 잡고 여행 계획”, 거리두기 풀리자 시민들 들썩들썩공원-대학가 등 인파 늘어 생기 “해마다 여름이면 대학 동창 네 가족이 여행을 갔는데 지난해는 못 갔거든요. 올해도 어렵겠구나 생각했는데, 이젠 백신도 꽤 맞았고, 모임 제한인원도 좀 풀려 같이 여행 계획을 잡아보기로 했어요. 오늘도 몇 명이 모이기로 했어요.” 21일 오후 서울 강남구의 한 도로에서 만난 교사 A 씨(38)는 전날 정부의 ‘사회적 거리 두기 체계 개편안’ 발표가 무척 반갑다고 했다. A 씨의 친구 모임은 자녀들까지 모두 11명. 그간 코로나19 탓에 여행은커녕 모이기도 어려웠지만 이젠 가능해졌다. 성인 8명 가운데 5명이 백신을 맞아, 전부 다 모여도 6명만 계산하면 되기 때문이다. A 씨는 “물론 마스크도 계속 써야 할 테고 아직 안심할 때는 아니지만 왠지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 기분”이라고 전했다. 같은 날 서울 종로구 종로3가 탑골공원 인근. 예전만큼은 아니어도 최근 부쩍 모여드는 어르신들이 늘어난 이곳에서도 정부 개편안은 최대 관심사였다. 인사를 건네자마자 대뜸 너도나도 휴대전화를 꺼내 들었다. 전화기 뒤에 부착된 ‘2차 접종 완료’ 스티커를 자랑스레 흔들어 보였다. “우린 다 모여도 0명이야, 0명”이라며 껄껄 웃음을 터뜨렸다. “내가 왕년에 좌중을 휘어잡던 춤꾼이란 말이지. 그런데 그놈의 코로나 때문에 1년 넘게 무도장을 밟아보지 못했어. 이제 출입 제한도 풀리고 시간도 늘어난다며? 다 같이 음악에 맞춰 시원하게 스텝 밟으면 소원이 없겠어.”(김모 씨·83) 적막했던 대학가도 다소 분위기가 되살아난 듯했다.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앞에서 만난 최모 씨(20)는 “초중고교는 2학기 전면 등교한다고 들었는데, 대학도 대면 수업이 늘어나지 않겠느냐”며 “1, 2학년들은 대학 생활을 제대로 해본 적이 없다. 다음 달도 여전히 방학이지만 왠지 기대가 커지는 게 솔직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줌맥 끝, 호텔파티” “3대3 미팅 잡자”… 열흘후 ‘일상 컴백’ 기대 “올해 2월 졸업한 동기들이랑 제대로 졸업파티를 못 했어요. 5인 이상 집합금지로 모이기조차 힘들었는데 다음 달 호텔방을 빌리기로 했어요. 한 번밖에 없는 대학 졸업인데 이제라도 조촐하게 할 수 있어 다행이에요.” 강아담 씨(23)는 20일 정부의 사회적 거리 두기 체계 개편안이 발표되자마자 친구들과 서둘러 서울에 있는 한 호텔을 예약했다. 날짜는 다음 달 초 주말. 대학 내내 단짝이던 친구 5명이 다 함께 모이는 건 1년여 만에 처음이라고 한다. 강 씨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탓에 매달 정기모임도 ‘줌맥’(줌 화상회의 켜놓고 집에서 맥주 마시기)으로만 했다. 드디어 친구들과 ‘완전체’로 모인다니 너무 기대가 크다”며 기뻐했다.○ “1년 못 뵌 어머니 모시고 바다 가고파”정부의 방역수칙 완화 발표에 시민들 반응은 예상보다 훨씬 뜨거웠다. 특히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와 다중이용시설의 영업시간 제한 완화에 대한 관심이 컸다. 미뤄뒀던 가족, 친지 모임을 갖겠다는 꿈에 부풀었다. 이미 백신을 맞은 시민들은 정부 발표에 한층 고무된 모습이었다. 경기 구리시에 사는 주부 최모 씨(60)는 “당장 달이 바뀌면 1년 동안 만나지 못했던 친정어머니를 보러 갈 계획”이라고 했다. “코로나19가 거세지자 어머니가 먼저 ‘애들 위험하다’며 못 오게 하셨어요. 속으로 손자들을 보고 싶어 하는 마음을 뻔히 알면서도 괜히 불안해 찾아뵙질 못했죠. 이젠 어머니도, 가족 몇몇도 백신을 맞았으니 어머니가 가보고 싶어하신 바닷가 가서 좋아하시는 해산물 사드리고 싶어요.” 올해 3월 전역한 대학생 이모 씨(23)는 다음 달 제일 해보고 싶은 일로 ‘3 대 3 미팅’을 꼽았다. 비슷한 시기에 군대를 다녀온 친구들끼리 “제대하면 옛날 선배들처럼 꼭 단체 미팅을 해보자”고 했는데 방역수칙 탓에 엄두를 못 냈다. 이 씨는 “이젠 서울에서도 밤 12시까지 술집 등이 문을 여니 눈치 안 보고 신나게 놀 생각”이라고 했다. 초중고교생을 자녀로 둔 학부모들은 2학기 전면 등교 방침에 대해 크게 반색했다. 길어진 코로나19로 돌봄 공백은 물론이고 학업 성적에 대한 걱정이 컸기 때문이다. 초교 5학년 딸이 있는 박모 씨(44)는 “원격수업이 ‘뉴 노멀’이라지만 역시 학생은 교실에서 공부하는 게 제일 좋은 교육”이라며 “당장 7월부터 전면 등교를 하면 안되냐”고 말했다. 하지만 1년 넘게 불규칙적으로 학교를 오갔던 학생들은 전면 등교가 꽤나 부담스러운 눈치다. 10대들이 주로 이용하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고3과 선생님들만 백신을 맞는데 왜 다른 학년까지 무리해서 등교하는지 모르겠다”는 볼멘소리가 올라왔다. 이 게시글에는 찬성 반응이 대다수였다. ○ 벌써부터 ‘다음 달 6인 이하 가능’ 홍보코로나19 장기화로 영업에 차질을 빚어왔던 음식점 등은 벌써부터 다음 달이 기다려진다. 21일 서울 시내를 돌아보니 ‘7월 1일부터는 6인 이하 모임 가능’이란 안내 글을 게시한 업소가 여럿 눈에 띄었다. 거리 두기 완화에 맞춰 할인행사를 열겠다는 프랜차이즈 업체도 적지 않았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던 여행·문화예술 업계도 오랜만에 생기가 돌고 있다.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조만간 정부가 ‘트래블 버블’(여행안전권역)도 발표할 것으로 기대한다. 이미 발 빠르게 해외여행 상품을 준비하는 업체가 많다”고 귀띔했다. 발길이 뚝 끊겼던 영화관이나 공연장도 기대가 크다. 이신영 롯데컬처웍스 홍보팀장은 “영화계 최대 성수기이자 대형 신작이 쏟아지는 ‘7말8초’를 앞두고 거리 두기가 다소 풀려 그나마 다행”이라며 “영화관 수익의 상당 부분은 팝콘 등 음식 판매에서 나온다. 이런 부분도 완화되면 좋겠다”고 말했다.김수현 newsoo@donga.com·김화영·오승준 기자 / 이윤태 oldsport@donga.com·김재희·최창환 기자}

“원래 이번 달 ‘전역 10주년 모임’을 하려 했는데 열흘 정도 기다렸다가 다음 달 하기로 했어요. 안 그래도 입대 동기가 많아 ‘5인 이상 집합금지’에 걸려 고민이었거든요. 며칠만 참으면 맘 편하게 볼 수 있다니 다들 신났습니다.” 2011년 6월 장교로 전역한 A 씨(37)는 20일 일요일인데도 카톡이 난리가 났다고 한다. 2008년 함께 입대했던 동기 7명의 단체 대화방에서 “사회적 거리 두기가 바뀌었대” “미뤘던 모임을 7월에 하자” 등 속속 글이 올라왔다. 차일피일 미뤘던 모임이었는데 부랴부랴 참석 가능 인원을 확인하느라 오후 내내 부산했다. A 씨는 “몇몇은 백신을 맞아서 가족이 함께 모여 1박 2일 여행을 가도 되겠다는 얘기까지 나왔다”며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모임다운 모임을 해본 적이 없다 보니 다들 흥분해 있다”며 웃었다.○ “일상 회복 기대” vs “방역 구멍 우려”정부가 20일 다음 달부터 적용하는 새로운 사회적 거리 두기 안을 발표하자 시민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단계적으로 5인 이상 모임이 가능해지고, 음식점이나 헬스클럽 등 다중이용시설 이용 시간도 늘어나 반가워하는 반응이 상당수였다. 하지만 이제야 끝이 보이기 시작하는 코로나19가 느슨해지는 방역 탓에 다시 악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코로나19로 1년 이상 힘겨운 시간을 겪은 터라 정부 발표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시민들이 확실히 많았다. 대학원생 김찬교 씨(24)는 “평소 연구실에서 나와 집에 가면 오후 9시가 넘는다. 10시면 문을 닫는 헬스클럽에 가기가 힘들었다. 이젠 24시간 운영한다니 맘 편하게 갈 수 있다”며 기뻐했다. 스포츠 경기장 입장 인원이 대폭 늘어나 ‘직관’에 목말랐던 팬들도 신났다. 프로축구 전북 팬인 정모 씨(23)는 “코로나19로 입장 인원이 제한돼 티켓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였다”며 “비수도권은 실외 좌석의 70%까지 가능해진다고 들었다. 친구나 가족과 단체 관람도 할 수 있을 것 같아 벌써부터 들뜨는 기분”이라고 전했다. 일부 시민은 방역수칙이 완화되면 다시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날까 봐 우려했다. 경기 수원시에 사는 주부 B 씨(46)는 “거리 두기 단계가 낮춰지면 사람들이 외부 활동을 더 많이 할 텐데 방역에 구멍이 생길 수도 있어 걱정”이라며 “고교 2학년인 딸을 포함해 아직 가족 중에 아무도 백신을 맞지 못해 더 심란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직장인 회식 문화 살아날까정부 안이 발표되자 직장인들의 최대 관심사는 ‘회식’에 쏠렸다. 온라인과 소셜미디어 등에서는 회식에 대한 기대와 부담이 팽팽하게 맞섰다. 수도권의 한 중소기업에 다니는 한모 과장(40)은 다음 달부터 팀원 6명이 다 함께 모일 수 있어 조만간 회식을 잡을 계획이다. 한 과장은 “그간 팀원 상담 등 한두 명씩 모임을 갖다 보니 주머니 사정엔 오히려 더 부담이 됐다”며 “차라리 한 방에 해결하는 게 편하다”고 전했다. 반면 대기업 사원 C 씨(28)는 “젊은 세대는 상사들과의 술자리를 부담스러워하는 ‘회식 알레르기’가 있다. 코로나19가 끝나도 회식 없이 자기계발에 집중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은 아무래도 방역수칙 완화에 반색하는 입장이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서 음식점을 하는 공해영 씨(44)는 “막상 제한이 풀린다고 하니 믿기지 않는다. 어쨌든 지금보다야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며 “직장인 회식이 늘어나야 매출도 조금은 회복할 수 있지 않겠느냐”며 웃었다. 정부 안이 기대 이하라는 반응도 있었다. 서울 종로구에서 호프집을 운영하는 안모 씨(62)는 “술집은 아무래도 식사를 마친 뒤에 오는 고객들이 많은데, 영업시간이 밤 12시까지면 좀 애매하다”며 “최소 오전 1시까지는 풀어줘야 자영업자들도 숨통이 트일 것”이라며 아쉬워했다.이윤태 oldsport@donga.com·이기욱·오승준 기자}

공군 장교를 양성하는 공군사관학교에 재학 중인 한 생도가 중간고사를 보다가 부정행위를 저질러 징계를 받았다. 공군사관학교는 “3학년 A 생도가 지난달 14일 군사학 과목 중간고사를 치르는 과정에서 휴대전화를 보며 답안지를 작성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9일 밝혔다. 공사에 따르면 공사를 포함해 모든 사관학교들은 전통적으로 별다른 감독 없이 시험을 치른다. ‘남이 보지 않아도 옳은 일을 하자’는 취지라고 한다. 해당 시험 역시 감독관이 배석하지 않았는데 A 생도의 부정행위를 목격한 동료들이 담당관에게 고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사는 고발 접수 뒤 징계위원회에 해당하는 훈육분과위원회를 열어 A 생도에게 ‘장기근신 1급’ 처분을 내렸다. 해당 시험과목은 0점 처리했다. 공사 관계자는 “장기근신 1급은 퇴교 아래 단계의 중징계다. 벌점 60점과 함께 외출 및 외박 제한 12주, 봉사 48회 등이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공사에서 부정행위가 적발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공사는 규정상 생도가 벌점이 120점에 이르면 퇴학을 심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생도 시절에 받은 징계 내용은 임관 뒤 불이익으로 작용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공사 관계자는 “시험에 감독관을 두지 않는 건 이런 과정조차 명예로운 생도를 기르는 일환이란 뜻이 담겨 있다”며 “해당 생도가 잘못을 인정하고 교정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부모님이 오랫동안 장사하셨던 자리예요. 가뜩이나 ‘이태원 집단감염’으로 이미지도 안 좋은데 무슨 개업이냐고 우려하는 분들도 있지만 청년들한테는 ‘위기가 곧 기회’가 될 수 있잖아요.” 6일 서울 용산구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 인근에 있는 한 건물. 1층에 ‘24시간 순댓국집’이란 간판을 단 가게는 일꾼들이 오가며 매우 분주한 모습이었다. 89m²(약 27평) 남짓한 가게는 이미 기존 장식이나 기구는 다 거둬낸 뒤 깔끔한 철제 인테리어 소품 등을 들이고 있었다. 오랜 세월을 함께한 간판을 내리는 과정을 지켜보는 한국민 사장(28)은 감회가 새로운 듯했다. “원래 새벽 시간까지 손님들이 많이 찾던 가게였어요. 하지만 코로나19 탓에 손님이 끊겨버렸어요. 집단감염에 오후 10시 영업제한으로 타격이 컸습니다. 하지만 요즘 분위기에 맞춰 가볍게 술 한잔하는 곳으로 바꿔 창업하려고요. 어떻게든 코로나19도 끝날 테고, 이태원도 살아나지 않겠어요?”○ 청년들이 되살리는 이태원 희망 한때 ‘유령동네’ 소리까지 들었던 이태원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이태원은 지난해 5월 관련 확진자가 300명 가까이 발생하는 클럽발 집단감염으로 홍역을 치렀다. 이후 방문객이 크게 줄자 상인들이 ‘영업제한을 풀어달라’며 연일 집단시위를 벌일 정도로 상권은 존폐 위기까지 겪었다. 하지만 최근 20, 30대 젊은 청년들이 이곳에 터를 잡으며 이태원은 다시 생기가 돌고 있다. 4∼6일 둘러본 이태원은 이제 더 이상 휑한 동네가 아니었다. 몇 발자국마다 최근에 문을 연 세련된 매장을 마주칠 수 있었고, 곧 입점할 업소를 단장하는 공사도 곳곳에서 진행됐다. 대부분 20평(66m²) 안팎의 소담한 가게들이었다. 한 부동산 관계자는 “최근 이태원엔 개성 있는 소규모 업소가 많이 들어서고 있다. 용산구청 뒤편 골목 등은 초창기 이태원 분위기가 물씬 풍길 정도”라고 전했다. 올해 2월 이태원 ‘우사단길’에 디저트카페를 연 박진오 씨(27)는 “코로나19로 전체적으로 유동인구가 줄어든 건 맞지만 알음알음 찾아오는 손님들은 꽤 된다”고 자신했다. 실제로 매장을 찾아간 5일 고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박 씨는 “가게 간판도 없지만 오히려 숨어 있는 느낌을 줘서 찾아오는 분들이 많다”며 환히 웃었다. 올해 초 이태원에 곡물음료를 전문으로 한 ‘B 카페’를 낸 임성엽 씨(33)는 “코로나19로 건강에 관심이 높아진 이들을 타깃으로 했다”며 “일종의 ‘쇼룸’ 성격으로 가게를 내고 온라인 고객들에게 다가설 것”이라고 자신했다. ○ 또다시 청년들 내모는 일 없어야 비싼 상권이던 이태원에 젊은 청년 창업가들이 몰리는 건 왜일까. 역설적이게도 코로나19로 인한 타격 때문이었다. 상권이 무너지며 이 일대 평균 월세가 내려갔고, 권리금 없이 나온 매장이 많았다. 큰 목돈을 마련하기 힘든 청년들로선 ‘도전’해 볼 여지가 생긴 셈이다. 용산구청 인근에 ‘N 카페’를 낸 김건우 씨(29)도 “주변에선 만류했지만 오히려 적은 비용으로 창업할 좋은 기회라 여겼다”고 말했다. 그래서 지금의 이태원 청년 러시는 한때의 불꽃처럼 금방 꺼져 버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금은 급한 불을 끄느라 청년들에게 기회를 제공하지만 상권이 회복돼 다시 월세 등이 올라가면 이 열기를 되살린 청년들은 또다시 밀려날 수도 있다는 뜻이다. 한 이태원 상인도 “과거 이태원만의 개성이 사라졌던 이유도 ‘젠트리피케이션’으로 기존 상인들이 쫓겨났기 때문”이라며 “청년들이 똑같은 아픔을 느낄까 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젠트리피케이션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는 어려워도 시기를 늦출 수는 있다”며 “정부 등이 건물 지분을 매입해 점포가 퇴출되지 못하게 하거나 건물주에게 세제 혜택을 줘서 영세 상인을 내쫓지 못하게 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조응형 yesbro@donga.com·오승준 기자}

“새벽 1시건 2시건 상관없어요. 24시간 ‘밀착 마크’해 줍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대면 접촉이 안 될 뿐 실제 수업량은 더 늘어나도록 보장합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유명 입시컨설팅학원은 최근 전북에 사는 고교 3학년 A 군과 상담하며 이렇게 홍보했다. 이 학원은 A 군 같은 지방 학생들이 적지 않게 등록해 있지만, 학생들이 직접 서울에 오진 않는다. 화상회의 플랫폼 줌(zoom)으로 상담을 받고 강사가 짜주는 자기소개서 작성 등의 수업을 듣는다. 학원 관계자는 “9월 수시모집 마감 때까지 24시간 내내 ‘들들 볶아 주겠다’고 하면 학생들도 반가워한다”고 전했다. 지난해 ‘사교육 1번지’ 대치동 학원가도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었다. 방역수칙에 따라 운영을 중단하는 경우가 잦았다. 하지만 최근엔 “코로나19가 오히려 새로운 시장의 문을 열었다”는 얘기가 나온다. ‘줌 수업’은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없다 보니 지방은 물론이고 해외에서도 수업을 듣는 학생이 많다. 다만 심야 수업은 서울시 조례 위반 소지가 있는 데다 불안한 학부모의 심리를 노린 상품들이 늘어나 주의가 필요하다.○ “새벽 2시에 줌 수업하기도” 동아일보가 1, 2일 줌 수업을 하는 대치동 입시학원과 컨설팅학원 10곳에 문의했더니, 8곳이 “학부모 요청에 따라 오후 10시 이후에도 ‘줌 수업’을 한다”고 안내했다. 한 논술학원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지방 학생은 10%가 안 됐는데 지금은 50%를 넘는다”며 “주로 일대일 방식으로 진행하다 보니 학생과 학부모들의 선호도가 높다”고 전했다. B학원에 따르면 줌 수업 신청자들은 대부분 심야시간을 선호한다고 한다. 직접 가서 듣는 학원이 오후 10시쯤 끝나 그 이후 수업받길 원한다. B학원 관계자는 “자정 이후는 물론이고 새벽 2시에 수업을 듣는 학생도 적지 않다”고 귀띔했다. 코로나19 시대의 새로운 수업 방식에 학부모나 학원 모두 만족하는 눈치다. 중3 자녀를 둔 어머니 김모 씨는 “맞벌이라 아이가 어떻게 공부하는지 확인이 어려웠는데, 심야 줌 수업은 퇴근 뒤 챙겨줄 수 있어 편하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에 사는 또 다른 학부모도 “아이들도 학원을 오가는 불편이 없어 더 좋아한다”고 했다. 한 학원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영업에 지장이 많았다. 줌 수업은 대면 수업이 끝난 뒤 ‘버리는 시간’에도 가능해 학원으로선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전했다. 줌 수업이 인기를 끌며 해외에서 수업을 듣는 학생도 늘어났고, 해외 강사가 진행하는 수업도 많아졌다. 올해 국내 의대에 진학한 A 씨(19)는 “지난해 베트남 국제학교에 다니며 줌으로 대치동 C컨설팅학원 수업을 들은 게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C학원 대표는 “요즘 유학반은 해외에 체류하며 국내 학생을 가르치는 강사가 70%고, 수강생 약 50%가 해외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이라며 “과거에 방학 때 대치동에서 단기 특강을 받던 수요가 온라인으로 옮겨왔다”고 설명했다. ○ “적절한 수업인지 잘 따져봐야” 하지만 온라인이라 해도 심야에 진행하는 수업은 법을 어기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시는 2008년 학생 건강권 보장을 위해 오후 10시 이후 교습을 금지하는 조례를 제정했다. 개인 과외 역시 2017년부터 오후 10시 이후엔 할 수 없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조례 위반으로 보이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직접적인 제보가 없으면 비대면 수업을 일일이 제재할 수단은 마땅치 않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인한 자녀의 학습 부족을 걱정하는 학부모들의 불안을 파고드는 ‘불필요한 수업’도 많다고 조언했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최근 중학생이 컨설팅학원 수업을 받기도 하는데 입시 정책 변화 추이를 볼 때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 입시 전문가는 “줌 수업도 질적으로 천차만별이다. 향후 입시 정책과 자녀 성향 등을 신중하게 판단해 선택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오승준 ohmygod@donga.com·조응형 기자}

실무 수습을 했던 로펌에 갓 취직한 20대 변호사를 수차례 성폭행한 혐의로 고발돼 경찰 조사를 받은 로펌 대표 변호사가 숨진 채 발견됐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26일 오전 4시경 로펌 대표 변호사 A 씨(43)가 서초구에 있는 자신의 사무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이날 밝혔다. 경찰 등에 따르면 A 씨는 자신의 친지에게 극단적인 선택을 암시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고 한다. 친지의 신고를 받고 경찰이 현장에 출동했으나 A 씨는 이미 숨을 거둔 상태였다고 한다. 경찰은 A 씨가 사망함에 따라 해당 사건을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할 예정이다. 피해자 측 법률대리인 이은의 변호사는 “피해자가 열악한 상황에도 힘들게 용기를 낸 사건을 그렇게 끝내선 안 된다”면서 “31일 기자회견을 열어 사건과 관련된 추가 피해자의 존재와 관련 증거 등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심야에 일반도로 공사 현장에서 일하고 있던 남성이 만취 상태로 운전하던 여성의 차에 치여 목숨을 잃었다. 서울 성동경찰서는 “24일 오전 2시경 성동구 지하철 2호선 뚝섬역 인근 교차로에서 음주운전을 하다 A 씨(60)를 치어 숨지게 한 B 씨(30)에 대해 일명 ‘윤창호법’인 특별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위험운전치사)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B 씨가 몰고 가던 벤츠 승용차는 왕복 3차로 도로의 일부를 막아둔 채 작업을 하고 있던 공사 현장을 그대로 덮쳤다. 신고 접수 약 5분 뒤 소방대가 도착했지만 사고를 당한 A 씨는 이미 숨진 상태였다고 한다. B 씨의 차량은 인명피해를 낸 뒤 현장에 있던 기중기를 들이받고 화재가 발생해 대부분 불에 탄 것으로 전해졌다. 숨진 A 씨는 당시 서울교통공사의 도로 옆 방음벽 교체 공사를 위해 일하고 있었다. 공사는 이날 0시부터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공사 현장은 안전을 위해 2명이 형광봉 등을 이용해 교통 안내를 했다고 한다. A 씨 역시 형광 조끼를 착용하고 작업 중이었다. 경찰 조사 결과 B 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B 씨는 사고 당시 상황이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말했다.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실무 수습을 했던 로펌에 갓 취직한 20대 변호사가 대표 변호사로부터 수차례 성폭행 등을 당했다는 고소가 접수돼 경찰이 수사하고 있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간음 혐의 등으로 한 로펌 대표변호사 A 씨를 입건해 수사 중이라고 24일 밝혔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피해자 B 씨는 고소장을 통해 지난해 3월 31일부터 6월 2일까지 로펌 사무실과 A 씨 차량 등에서 A 씨로부터 4번의 성폭행과 6차례의 성추행 등 10차례의 성폭력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B 씨는 지난해 5월 초 사직서를 제출한 뒤 A 씨의 권유에 따라 무급휴직 상태에서 이직을 준비했는데, 휴직 중이던 6월 2일에도 A 씨가 B 씨를 따로 불러내 성폭행했다고 밝혔다. B 씨는 다음 날 서류상 퇴직 처리를 마무리했지만 A 씨가 계속 연락하자 지난해 12월 A 씨를 경찰에 고소했다. B 씨 측은 24일 낸 입장문에서 “6개월간 실무수습을 마친 후 실무수습을 했던 로펌에 취업했고, 6개월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 첫 피해를 입었다”며 “쉽게 신고하지 못한 이유는 피해자와 가해자가 모두 변호사였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A 씨는 고용주인 대표 변호사이자 법조 경력이 많은 선배 법조인이기도 했다”며 “피해자는 변호사인 자신이 업무상 위력 성폭행 피해를 입었음에 자괴감을 느꼈고, 가해자가 변호사라 쉽게 처벌되지 않을 거란 생각에 절망했다”고 했다. 경찰은 지난해 12월 고소장을 접수한 이후 A 씨와 B 씨를 각각 불러 조사했다.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사고 사흘 전인 17일이 누나 생일이었어요. 생일잔치 좋아하던 모습이 아직 눈에 선한데 이렇게 황망하게 갈 줄이야….” 2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의 한 장례식장에서 만난 김선옥 씨는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 전날 금천구 시흥동에서 5t 대형트럭 충돌 폭발사고로 세상을 떠난 과일가게 사장인 누나 김모 씨(62)의 영정 앞에서 넋이 빠진 듯했다. 김 씨는 “비도 오는데 하루쯤 쉬어도 됐을 텐데, 과일 떼러 간다고 아침 일찍 출근하지 않아도 됐을 텐데 싶어 너무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아들 구모 씨도 창백한 표정으로 울먹거렸다. 구 씨는 “어머니는 마냥 착한 분이셨다. 어릴 때부터 온갖 장사를 하시느라 힘드셨는데도 항상 부지런하셨다. 사고 전날 밤 집에서 키우는 반려견이랑 놀아주시던 모습이 잊혀지질 않는다”며 슬퍼했다. “2년 전쯤 임대료를 조금이라도 아끼시려고 집에서 버스로 30분 이상 걸리는 먼 곳에 가게를 잡았어요. 고생을 많이 하셔서 1년 전부터 다른 일을 찾아보려고 가게도 내놓은 상태였습니다. 가게만 정리하면 좀 쉬시게 하면서 제대로 모시려고 했는데….” 경찰은 과일가게에 있다가 숨진 김 씨와 건물 앞을 지나가다 참변을 당한 문모 씨(60)에 대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21일 부검을 의뢰했다. 경찰 관계자는 “숨진 김 씨 등은 일부 외상이 발견돼 정확한 사고 원인을 밝힐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시흥동 폭발사고는 5t 대형트럭이 건물을 들이받기 직전 인근 도로에서 1t 화물차와 충돌한 것이 원인이 됐다. 주변 폐쇄회로(CC)TV 영상에는 1t 화물차가 먼저 중앙선을 침범하며 충돌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이는 화면이 잡히기도 했다. 경찰 측은 “일부 단서들이 나오긴 했으나 예단하지 않고 계속 수사를 벌여나가겠다”고 밝혔다.김태성 기자 kts5710@donga.com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