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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지주의 신임 회장에 윤종규 전 KB금융지주 부사장(59·사진)이 내정됐다. K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22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2가 KB금융 본점에서 4명의 회장 후보를 심층면접한 뒤 윤 전 부사장을 최종 후보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KB금융 내부 출신인 윤 내정자는 이날 막판까지 외부 출신인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과 치열한 경합을 벌인 끝에 새 회장에 낙점됐다. 회추위를 구성하고 있는 9명의 사외이사들은 1차 투표에서 윤 내정자에게 5표를, 하 행장에게 4표를 줬다. 최종 후보는 9표 중 3분의 2 이상을 받아야 한다는 규정에 따라 실시된 2차 투표에서 윤 내정자에게 6표, 하 행장에게 3표가 나와 윤 내정자가 최종 후보로 결정됐다. 윤 내정자는 다음 달 21일 열리는 KB금융 주주총회에서 회장직에 오르게 된다. 이후 그는 이사회에서 사외이사들과 협의를 통해 국민은행장 겸임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윤 내정자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금융지주사와 은행을 두루 경험한 만큼 지주와 은행 사이에 갈등이 생기지 않도록 조직을 이끌어갈 수 있을 것”이라며 “조직을 화합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송충현 balgun@donga.com·정임수 기자}

신한은행은 시간선택제 일자리 창출을 통해 경력단절 여성의 인생 2막을 앞장서서 돕는 은행으로 꼽힌다. 지난해 고용노동부 주관 ‘시간선택제 일자리 채용박람회’에 은행권에서 유일하게 참여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는 당초 채용 계획보다 10% 많은 220명의 시간선택제 직원을 선발해 영업현장에 배치했다. 신한은행은 하반기에도 100명의 시간선택제 직원을 채용할 예정이며 내년과 2016년에도 각각 100명씩을 추가 채용해 총 500개가 넘는 시간제 일자리를 만들 계획이다. 신한은행은 가사, 육아 등을 병행하는 여성 지원자들의 상황을 고려해 채용 면접과 신입직원 연수 등을 오후에 진행해 호응을 얻었다. 신한은행은 또 경단녀들의 생활패턴을 고려해 시간선택제 직원들을 집 근처 영업점에 배치해 고객이 집중되는 오후 시간대에 창구업무를 보도록 하고 있다. 이런 배려에 힘입어 신한은행이 상반기 진행한 시간선택제 채용 경쟁률은 100 대 1에 가까웠다. 신한은행 고객들도 은행의 시간선택제 채용을 통해 혜택을 얻을 수 있다고 은행 측은 설명한다. 방문객이 몰리는 시간에 시간선택제 직원들이 근무하기 때문에 고객들은 대기시간을 줄일 수 있고, 경험 많은 경단녀 직원들로부터 더 나은 고객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시간선택제 일자리가 성공적으로 정착하는 데는 서진원 신한은행장의 지원과 관심이 컸다고 은행 측은 강조했다. 6월 진행된 시간선택제 1기 신입직원 사령장 수여식에서 서 행장은 직원에게 일일이 명찰을 달아주며 “항상 긍정적인 자세로 최선을 다해 다른 직원에게도 신한은행이라는 직장의 소중함을 다시 일깨워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 주길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윤종규 전 KB금융지주 부사장이 KB금융 내부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자산 300조 원, 임직원 2만8000여 명의 거대 금융그룹 ‘KB호(號)’를 이끌게 됐다. 이로써 임영록 전 KB금융지주 회장과 이건호 전 국민은행장의 동반 퇴진을 불러온 ‘KB사태’는 이 전 행장이 5월 금융감독원에 주전산기 교체에 대한 검사를 요청하면서 촉발된 지 5개월 만에 마침표를 찍었다. 금융계는 그동안 KB사태의 근본 원인으로 정부의 ‘낙하산 인사’가 꼽혔다는 점에서 윤 내정자가 조직을 안정시켜 KB금융에 국내 1위 은행 자리를 되찾아줄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특히 KB금융 임직원들은 첫 내부 출신 최고경영자(CEO)의 등장에 큰 기대감을 나타냈다. 윤 내정자는 22일 최종 회장 후보로 선정된 뒤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조직 통합”이라며 “조직 화합을 이루고 고객의 신뢰를 회복해 KB금융을 선두 금융그룹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주전산기 교체를 둘러싼 경영진 내분과 잇따른 금융사고로 1년 넘게 조직이 흔들린 만큼 ‘집안 챙기기’에 집중하며 경영 정상화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윤 내정자는 다음 달 21일 열리는 임시 주주총회에서 회장으로 선임되기 전까지 임시 사무실에서 계열사 대표들로부터 업무보고를 받는 등 향후 경영 구상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 기간에 계열사 대표와 임원들에 대한 재신임도 자연스럽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신임 회장이 선임되는 만큼 국민은행 등 계열사 대표와 임원들에 대한 대대적인 인사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그동안의 경영 공백과 조직 불안을 감안해 초기부터 대규모 물갈이 인사를 단행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KB금융의 핵심 계열사이자 회장의 전략적 파트너인 국민은행장 선임이 어떻게 진행될지도 최대 관심사다. 윤 내정자는 회장과 행장의 겸임에 대해 “겸임과 분리 둘 다 일장일단이 있다. 제도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과 운용의 문제”라면서 “이사회와 협의해 KB에 가장 적합한 형태를 찾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반복돼 온 지주 회장과 행장 간의 갈등을 고려하면 당분간 윤 내정자가 행장 겸임 체제를 유지하다가 경영이 안정되면 새 은행장을 선출할 것이라는 전망이 높다. 이에 따라 국민은행 조직 개편과 부행장 등의 임원 인사도 윤 내정자가 밑그림을 그릴 가능성이 크다. 이 과정에서 은행 내부의 옛 국민은행과 주택은행 출신 간의 해묵은 갈등을 해소하는 것도 윤 내정자가 풀어야 할 과제다. LIG손해보험 인수 등을 통해 비은행 부문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은행의 영업 역량을 재정비해야 한다는 숙제도 안고 있다. 윤 내정자는 “은행과 비은행을 모두 경험했고 KB 내부 인물을 잘 알기 때문에 적재적소에 인재를 배치하고 조직원 사이의 갈등을 잘 조율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은행 노조가 간접적으로 윤 내정자를 지지해 온 만큼 CEO가 교체될 때마다 반복됐던 노조의 출근 저지 등의 갈등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번 회장 선출 과정에서 내부 출신 선임에 대한 노조의 압력이 컸던 만큼 앞으로 윤 내정자가 노조의 입김에 휘둘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또 윤 내정자가 현 정권과 눈에 띄는 연결 고리가 없다는 점에서 ‘낙하산 인사’ 폐해는 적을 것으로 보이지만 금융당국과 엇박자를 낼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정임수 imsoo@donga.com·송충현 기자}
산업은행, 기업은행 등에 대한 국회 정무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21일 여야 의원들은 세월호 관련 계열사들에 대한 은행의 부실 대출을 집중 질타했다. 이상규 의원(통합진보당)은 산업은행이 청해진해운에 대한 대출 100억 원 가운데 세월호 구입자금으로 80억 원을 빌려주면서 선박 실물도 확인하지 않고, 감정평가도 하지 않은 채 부실 대출을 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감정평가는 2013년 1월, 안전검사는 2월에 했지만 대출은 이보다 앞선 2012년 10월 진행됐다”며 “산은이 실물을 보지 않고 서류로만 평가해 80억 원을 대출해준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홍기택 산은금융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은 “관행상 먼저 계약서를 바탕으로 80억 원을 지급하고 뒤에 (세월호 개보수 자금으로) 빌려준 20억 원은 감정평가서가 나오고 나서 지급했다”며 “중고 선박의 경우 이렇게 하지 않으면 배를 가져올 수 없다”고 말했다. 또 김종훈 의원(새누리당)은 “천해지가 담보로 제공한 물건의 감정평가액은 134억 원인데 기업은행은 222억 원을 담보로 인정해 154억 원을 대출했다”고 지적했다. 권선주 기업은행장은 “천해지는 대우조선해양 협력업체로, 상당한 기술력을 보유한 회사로 봤다”며 “대출채권을 매각해 10월 말 이전에 19억 원을 제외한 나머지 대출채권을 회수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기자의 회사 메일함으로는 매일 150통이 넘는 e메일이 들어온다. 금융부문을 맡고 있는 지금은 은행 등 금융회사를 비롯해 금융당국이 보내는 보도자료 e메일이 주를 이룬다. 최근 꽉 찬 e메일함을 정리하다 보니 7월 말부터 ‘기술금융’이라는 단어가 가장 많이 눈에 띄었다. 박근혜 대통령이 ‘금융권 보신주의’를 여러 차례 질타하며 기술금융 활성화를 주문한 뒤 나타난 현상이다. 신상품 자료에도, 은행장의 기업현장 방문 자료에도 기술금융이라는 제목이 붙었다. 기술금융만큼은 아니어도 6월 이후 눈에 많이 띈 단어가 있다. 바로 통일금융이다. 박 대통령이 ‘통일대박론’과 ‘드레스덴 통일구상’을 거듭 강조한 이후 금융권에도 통일 바람이 불기 시작한 것이다. 대표적인 게 은행들이 통일과 연계해 내놓은 예·적금 등 통일금융 상품이다. 가장 먼저 우리은행이 예금 이자나 펀드 수익의 일부를 통일기금으로 자동 기부하는 ‘우리겨레 통일 패키지’ 상품을 6월 말에 선보였다. KB국민은행도 통일희망 메시지를 작성하거나 실향민, 탈북자, 개성공단 입주기업 직원이 가입하면 금리를 더 주는 ‘KB통일기원적금’을 내놨다. 은행 측이 이자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을 기부금으로 출연해 대북사업을 지원한다. NH농협은행이 지난달 말부터 판매하는 ‘NH통일대박 정기 예·적금’도 이자의 1%를 기금으로 조성해 남북 농업협력사업을 지원한다. NH농협카드는 지난주 카드 이용액의 0.01%를 기금으로 만들어 통일단체에 지원하는 ‘통일대박 원코리아 카드’도 내놓았다. 통일금융을 연구하는 전담조직을 세운 은행도 적잖다. IBK기업은행은 ‘IBK통일준비위원회’에 이어 IBK경제연구소에 ‘통일금융 태스크포스’를 꾸렸다. 신한은행도 경영기획그룹장을 위원장으로 한 ‘통일금융연구회’를 운영하고 있다. KDB산업은행과 정책금융공사는 내년 1월 통합을 앞두고 통일금융협의체를 만들었다. 통일 전후를 대비한 경영전략 수립이나 독일 통일금융 사례 연구, 관련 상품 개발이 전담 조직의 업무다. 통일금융 상품을 통해 통일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높이고, 통일 재원 마련에 일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은행들의 이런 움직임은 반갑다. 통일 과정에서 금융의 역할이 중요한 만큼 은행권에서 통일 관련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는 것도 당연히 긍정적이다. 다만, 걱정되는 것은 ‘통일금융’ 열기가 한 차례의 바람에 그치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이명박 정부의 녹색성장에 맞춘 ‘녹색금융’ 열풍이 이번 정부 들어 ‘잊혀진 존재’가 된 것처럼 말이다. 당시 우후죽순 쏟아졌던 녹색금융 상품은 현재 대부분 판매가 중단됐다. 독일의 사례에서 보듯 통일은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올지 모른다. 남북이 오랫동안 서로 다른 경제체제를 이어온 만큼 금융 통합을 위한 사전 연구는 반드시 필요하다. 통일금융이 녹색금융처럼 ‘정부 코드 맞추기’식의 이벤트로 그쳐서는 안 되는 이유다. 통일금융 상품이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하고 금융권의 통일연구가 통일시대를 대비한 초석이 되길 바란다. 통일금융도 제대로 하면 대박이 된다. 정임수 경제부 기자 imsoo@donga.com}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역대 최저인 2%로 내려앉아 ‘실질금리 마이너스’ 시대로 접어든 국내 자산시장에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금융시장은 은행 정기예금 금리 1% 시대가 현실화된 데다 증시마저 다시 침체에 빠지면서 그야말로 시계(視界) 제로 상태다. 이에 비해 부동산시장은 ‘9·1 부동산 대책’에 금리 인하까지 맞물려 수익형 부동산을 중심으로 온기가 확산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재테크 전문가들은 초저금리에 지친 부동자금이 은행 이자보다 조금이라도 수익이 높은 ‘틈새상품’으로 쏠리는 현상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 은행 탈출 자금,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직후 주요 증권사들은 일제히 연 2%대였던 종합자산관리계좌(CMA) 금리를 연 1.8∼1.9%대로 낮췄다. 시중은행도 이르면 이번 주부터 예·적금 금리 인하에 나설 예정이다. 현재 은행이 주력으로 팔고 있는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연 2.0∼2.1% 수준. 0.1∼0.2%포인트만 낮춰도 연 1%대 예금상품이 대세가 되는 셈이다. 물가상승률(1.4%·올해 한은 전망치)과 세금을 빼고 나면 저축하면 돈을 까먹는 실질금리 마이너스가 현실화된다는 뜻이다. 송승영 하나은행 압구정PB센터 PB팀장은 “이미 저금리의 장기화로 많은 고객이 은행 예금에서 돈을 빼내 투자 상품으로 옮겨 탔다”며 “이제 예금 같은 안전자산에 돈을 맡기는 것은 ‘재테크’라고 볼 수도 없다”고 설명했다. 한은이 15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낮췄던 8월부터 지난달까지 은행 정기예금에서 빠져나간 돈은 3조1000억 원. 1%대 예금금리가 현실화되면 다시 한번 대규모 자금 유출이 예상된다. 예금에서 이탈한 뭉칫돈은 원금이 보장되면서 연 4∼5%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주가연계증권(ELS)이나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 채권형펀드 등의 중수익·중위험 상품으로 몰리고 있다. 이진호 신한은행 강남대로PWM센터 PB팀장은 “원금을 까먹을까봐 걱정되거나 시장 상황이 좋아질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투자자들은 3개월짜리 회전식 예금에 돈을 넣어두고 있다”며 “은퇴자 등 이자 생활자들은 비과세가 가능한 즉시연금 등 절세 혜택이 큰 금융상품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수익형 부동산에 관심 쏠려 부동산 업계 전문가들은 기준금리 인하로 상가, 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이 더욱 인기를 끌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대표는 “3년 전만 해도 상가 투자에 대한 기대 수익률이 7∼8%는 됐지만 최근엔 내수 침체 여파로 1∼2%포인트가량 낮아진 상태”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중자금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수익형 부동산으로 쏠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실제 19일 서울 용산구 한강대로에 마련된 ‘덕수궁 롯데캐슬 뜨락’ 상가 분양홍보관에는 상담을 받으려는 방문객들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이 상가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추가 인하 방침이 발표된 15일부터 전화 및 방문 문의가 평소 대비 2배 가까이로 늘었다. 분양대행사인 ‘이삭’ 측이 이 상가가 자리 잡을 중구 순화동 ‘덕수궁 롯데캐슬’ 아파트 및 오피스텔 계약자를 대상으로 18일 연 분양 설명회에는 업체 측 예상보다 많은 약 100명이 참가해 투자 열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문상동 이삭 부장은 “다음 주에 본보기집을 열고 본격적으로 상가 분양에 나서기 전 사전 홍보 기간에 추가 금리 인하 소식이 전해지면서 분양에 대한 관심이 한층 뜨거워졌다”며 “은퇴한 베이비부머는 물론이고 상가가 들어설 순화동 인근 직장인들까지 가세해 유망 업종 및 수익률 등을 묻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고용률, 내수 회복 등 다른 경제지표들이 나아져야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인기가 길게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거시경제 지표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최근 매수자와 매도자 간 눈높이 차이로 가격 조정을 거치고 있는 서울 강남권 재건축 시장이나 토지, 대형 아파트의 분위기를 단번에 반전시키기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임대차 시장에서는 금리 인하로 전세를 월세로 돌리는 속도가 더 빨라지면서 전세난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흘러나오고 있다. 허윤경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집주인 입장에선 매매가가 올라가면 집값 상승분으로 수익을 대체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하면 임대수익(월세)으로 이를 충당하려고 할 것”이라며 “향후 집값이 계속 탄력을 받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정임수 imsoo@donga.com·김현진·김현지 기자}

관피아(관료+마피아) 논란으로 관료 출신들이 움츠러든 사이 정치권 출신 낙하산 인사들이 금융회사 요직을 꿰차고 있다. 처우가 좋으면서 눈에 잘 띄지 않는 감사나 사외이사가 주요 대상이다. 특히 최근에는 금융공기업뿐 아니라 정부나 공공기관이 지분을 가진 민간 금융회사에까지 정치권 출신들이 속속 진출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잇따른 금융사고 예방을 위해 역할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감사 자리에 금융 관련 경험이나 전문성이 없는 ‘정피아(정치권+마피아)’가 임명되면서 금융회사 내부통제가 부실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예금보험공사가 대주주인 우리은행은 10일 친박연대 출신의 정수경 변호사를 상임감사에 임명했다. 2012년 19대 총선 때 새누리당 비례대표 후보에 이름을 올리기도 한 정 감사는 은행이나 감사 관련 업무 경력이 없다. 특히 전임 감사의 임기가 연말까지 남은 상황에서 새로운 감사가 임명돼 정피아 논란이 커졌다. 앞서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대주주인 대우증권은 3월 새누리당 논산-계룡-금산 당원협의회 위원장을 지내고 2012년 총선에 출마했던 이창원 씨를 감사에 앉혔다. 금융공기업에 입성하는 정피아는 더 많다. 수출입은행은 9월 박근혜 대통령 대선캠프 출신의 공명재 계명대 경영학과 교수를 감사로 임명했다. 한국거래소는 7월 2007년 대선 때 새누리당 경남선대위 정책본부장을 지낸 권영상 변호사를 감사로 선임했다. 5월 임명된 조동회 서울보증보험 감사는 2007, 2012년 대선에서 각각 이명박 후보와 박근혜 후보를 지지했다. 1월에 줄줄이 선임된 문제풍 예금보험공사 감사, 정송학 자산관리공사 감사, 박대해 기술보증기금 감사도 모두 새누리당 정치인 출신이다. 예보는 또 서병수 새누리당 의원 후원회의 회계책임자 출신인 최성수 씨를 사외이사로 앉혔다. 국책은행인 IBK기업은행과 계열사 IBK캐피탈, IBK저축은행 등에도 지난해부터 여당 측 정치권 인사들이 감사와 사외이사 자리를 대거 차지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회사 내부통제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데 전문성이 낮은 정치권 출신이 감사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며 “금융사고가 터졌을 때 정치권 낙하산을 금융당국이 엄중히 제재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미국의 금리인상보다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세가 세계경제의 가장 큰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의 경기 하락세가 예상보다 심각하다.” 세계적 금융 석학인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61)는 14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제15회 매일경제 세계지식포럼 참석차 방한한 로고프 교수는 66개국의 금융위기를 분석한 저서 ‘이번엔 다르다’를 펴내 주목을 받았던 ‘경제위기 전문가’다. 로고프 교수는 “향후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7% 밑으로 떨어져 5∼6%대를 이어갈 것”이라며 “중국 경제가 하드랜딩(경착륙)까지는 아니지만 소프트랜딩(연착륙) 할 가능성은 점점 낮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 경기둔화로 중국에 자원을 수출하는 브라질 러시아 등 신흥국이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며 “중국이 가장 큰 수출시장인 한국도 영향을 받긴 하겠지만 미국 등의 수출시장이 받쳐줄 것이므로 큰 우려는 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미국 경제에 대해서는 예상보다 훨씬 강한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미국의 경제성장률을 2.2%로 전망했지만 올해 3.0%에 이어 내년에는 3.3% 달성도 가능하다는 게 로고프 교수의 전망이다. 또 미국의 금리인상 시기가 내년 9월이라는 관측이 많지만 로고프 교수는 이보다 앞당겨진 내년 중반쯤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미국의 경우 고용시장을 비롯해 자동차산업, 서비스산업 등 많은 분야에서 긍정적 신호가 나오고 있다”며 “이에 따라 내년 중반쯤 미국 경제가 전환기를 맞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미국의 금리인상은 신흥국에 직격탄이 되겠지만 펀더멘털(기초여건)이 상대적으로 탄탄한 한국은 차별화된 모습을 보일 것”이라며 “특히 미국의 강한 경기회복은 한국 경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로고프 교수는 또 한국 경제에 대해 “삼성, 현대 같은 대기업이 독식하는 경제로는 미래가 없다. 삼성 입사 시험에 수십만 명이 몰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려면 중소기업, 벤처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시장 환경을 개선하고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8월 한 달 새 금융권 가계대출이 6조2800억 원이나 급증하며 14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가계대출 잔액은 7개월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증가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8월부터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부동산 대출 규제가 완화된 데다 기준금리 인하까지 맞물리면서 주택담보대출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가계대출 증가 속도가 가팔라지면서 올 들어 8월까지 가계대출은 30조 원이나 급증하며 이미 지난 한 해 대출 증가액을 뛰어넘었다. 한국은행이 13일 발표한 ‘예금취급기관 가계대출’에 따르면 8월 말 은행·저축은행·신협·새마을금고 등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 잔액은 717조2360억 원으로 한 달 전보다 6조2800억 원 증가했다. 가계대출 잔액은 1월 말(685조1800억 원) 이후 7개월 연속 사상 최고 행진을 이어갔다. 특히 8월의 월간 증가폭은 부동산 취득세 감면 종료를 앞두고 가계대출이 급증한 지난해 6월(6조5000억 원) 이후 14개월 만에 최대치였다. 8월이 휴가철로 대출 비수기였던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증가세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8월부터 LTV, DTI 규제가 완화된 데다 주택금융공사의 금리조정형 분할상환대출(적격대출) 판매의 영향을 받아 주택담보대출 위주로 가계대출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8월 말 예금취급기관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441조 원으로 한 달 새 5조1000억 원 급증했다. 2012년 12월 5조2000억 원 늘어난 이후 18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다.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이 5조 원 늘어난 데 비해 저축은행, 새마을금고 등 제2금융권의 관련 대출은 1000억 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LTV, DTI 규제 완화로 은행과 제2금융권의 대출한도가 같아지면서 주택담보대출 수요가 대거 제2금융권에서 은행권으로 넘어간 것으로 분석된다. 주택담보대출을 포함한 전체 가계대출도 8월 한 달 동안 은행이 5조 원 늘고 제2금융권은 1조2800억 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은행은 전달(2조8000억 원)보다 증가폭이 2배 가까이 늘어난 반면 제2금융권은 전달(2조7000억 원)보다 증가폭이 오히려 줄어든 셈이다. 문제는 늘어나는 주택담보대출의 상당 부분이 주택 구입보다는 생활비 충당이나 대출 돌려막기, 자영업자 사업자금 등에 쓰였다는 점이다. 국민 신한 우리 하나 기업은행 등 5개 주요 은행이 올해 1∼7월 신규로 빌려준 주택담보대출 51조8000억 원 가운데 27조9000억 원(53.8%)은 주택 구입이 아닌 ‘기타 목적’으로 쓰인 것으로 집계됐다. 8월 제2금융권의 가계대출도 ‘기타 대출’이 1조1000억 원 늘며 생계형 대출이 주를 이뤘다. 이에 따라 정부의 대출규제 완화가 부동산 경기 회복을 통한 경기 활성화보다 국민들의 빚 부담만 늘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내년에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확실시되는 만큼 국내 시중금리가 덩달아 올라가면 변동금리로 대출을 받은 가계의 빚 상환 부담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동부그룹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매물로 나온 동부하이텍의 인수전이 중국 반도체업체 SMIC와 국내 자동차용 반도체업체 아이에이(IA) 컨소시엄 등 3파전으로 압축됐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동부하이텍 공동 매각 주간사인 산업은행과 노무라증권이 이날 오후 3시 본입찰을 마감한 결과 SMIC와 에스크베리타스자산운용-IA 컨소시엄, 국내 투자펀드인 한앤컴퍼니 등 3곳이 참여했다. 동부하이텍 인수에 관심을 보이며 기업실사까지 마쳤던 대만 반도체회사 UMC는 불참했다.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분야에서 세계 5위인 SMIC는 동부하이텍이 가진 아날로그 반도체 기술에 관심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IA는 김동진 전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최대 주주이자 대표이사를 맡고 있으며 현대차에 납품하는 협력회사다. 한앤컴퍼니는 단기 차익을 목적으로 인수전에 뛰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동부그룹이 처분하는 동부하이텍 지분은 37%로 업계에서 예상하는 매각가격은 1500억∼2000억 원 선이다. 이르면 이번 주에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되고, 추가협상과 실사를 거쳐 본계약을 체결한 뒤 연내 계약이 마무리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정임수 imsoo@donga.com·김지현 기자}
예금보험공사는 미국 법원이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차남인 유혁기 씨 부부가 소유한 미 뉴욕 소재의 호화 주택(시가 680만 달러)과 고급 아파트(시가 320만 달러)에 대한 부동산 처분금지 가처분 신청을 9일(현지 시간) 받아들였다고 13일 밝혔다. 이에 앞서 예보는 유 전 회장이 계열사를 통해 2011년 혁기 씨가 대표로 있는 뉴욕의 아해프레스로 약 3263만 달러를 송금한 증거 자료를 확보하고 이를 회수하기 위해 2일 뉴욕남부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소송 제기 이후 후속 조치로 혁기 씨 부부 소유의 부동산에 대한 처분금지 가처분을 신청한 것이다.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지면서 소송 결과가 나올 때까지 유 씨 일가는 부동산을 처분할 수 없게 됐다. 예보가 소송에서 이기면 처분금지 가처분된 재산은 미 법원의 경매나 공매를 통해 팔린 뒤 예보에 회수된다.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65세 이상 고령층은 상해사고로 병원을 가장 많이 찾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치매로 인해 평균 70일을 입원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고령층의 30% 정도만이 생명보험이나 장기손해보험에 가입하고 있어 고령층 전용 보험상품의 활성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3일 보험개발원이 2010~2012년 보험가입자의 의료이용 실태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층은 넘어지거나 교통사고로 인한 골절 등 상해사고로 입원이나 통원을 가장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디스크나 관절병 같은 근골격계 질환으로 병원을 많이 찾았다. 또 고령층의 평균 입원 기간은 치매(정신 및 행동장애)가 70.3일로 가장 길었다. 이어 순환기질환(뇌혈관질환)이 31일, 신경계통 질환이 30.8일 순이었다. 하지만 70세 이상 고령층 가운데 생명보험과 장기손해보험에 가입한 사람은 128만 명으로 보험 가입률은 31.9%에 불과했다. 가입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60대(74.8%)나 20대(84.8%)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보험 가입률이 가장 높은 연령층은 40대(94.7%)였으며 30대와 50대 역시 90%가 넘는 가입률을 보였다. 70세 이상 고령층은 상해보험 가입률이 20.2%로 가장 높았고 질병보험이 9.1%, 암보험 6.8%, 실손보험이 3.6% 등이었다. 이에 따라 고령층의 특성에 맞춘 유병자보험 등 고령층 전용 보험상품이 개발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험개발원 관계자는 "보험상품 가입가능 연령이 60대 초반 정도로 맞춰져 있다 보니 노후 실손보험처럼 특수한 경우가 아니면 고령층의 보험 가입 자체가 어렵다"며 "고령자 특성에 맞춘 유병자보험 개발을 활성화하고 고령자의 경제여건에 맞춰 보장범위를 자유롭게 설계해 고령자의 보험가입률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령층은 주로 거동이 어렵거나 중증질병으로 장기 입원하는 것으로 나타나 간병에 대한 수요가 높다"며 "하지만 현재 장기간병보험은 젊은층을 가입 대상으로 하고 있어 고령자 전용 간병상품 개발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금융감독원이 이달 말부터 이른바 ‘자살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은 생명보험사들을 대상으로 일괄 검사에 나선다. 공정거래위원회도 생보사들이 최근 자살보험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결정하는 과정에서 담합이 있었는지 검토에 들어갔다. 정부 당국 2곳이 동시 조사에 나서면서 최소 2100억 원대의 미지급 자살보험금이 걸린 생보업계는 압박을 받게 됐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자살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은 생보사 16곳을 그룹별로 나눠 이달 말부터 현장검사에 들어갈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주 생보사에 검사하겠다고 통보했으며 관련 자료를 제출받아 분석하고 있다”면서 “미지급 보험금 금액과 상품판매 규모 등을 토대로 현장검사 및 서면검사 대상을 확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번 검사는 자살보험금 미지급 사실이 가장 먼저 적발된 ING생명에 8월 징계를 내린 데 따른 후속 조치다. 금감원은 연내에 검사를 마무리한 뒤 이를 토대로 내년 초 생보사들을 제재할지 결정할 방침이다. 앞서 ING생명은 ‘재해사망 특약 가입 후 2년이 지나 자살하면 재해사망보상금을 지급한다’고 약관에 명시해 놓고도 보험금이 훨씬 적은 일반사망보험금을 지급하다 적발돼 과징금 4억5300만 원을 물었다. 다른 보험사들도 ING생명과 비슷한 약관을 쓰고도 재해사망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은 만큼 대규모 징계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4월 말 현재 ING생명을 포함해 17개 생보사가 미지급한 자살보험금은 2179억 원이며 재해사망 특약이 들어간 보험계약 건수는 281만7173건이다. 이와 별도로 공정위는 최근 생보사들이 금감원에 민원이 제기된 자살보험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결정하는 과정에서 보험사들끼리 담합이 있었는지 살펴보고 있다. 지난달 말 금감원 분쟁조정국이 자살보험금 관련 39건의 민원이 제기된 생보사 12곳에 보험금을 지급하라고 권고했지만 에이스생명과 현대라이프 2곳만 지급 의사를 밝혔다. 삼성 교보 한화 동부 등 나머지 10곳은 보험금 지급을 거부하고 법원에 채무부존재 확인소송을 냈거나 준비 중이다. 이 과정에서 12개 생보사는 지난달 23일 생보협회에서 부서장급 모임을 갖고 업계 차원의 대응책을 논의한 것으로 공정위는 파악하고 있다. 이 논의가 소비자 권익을 침해한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타당성 검토에 착수한 것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담합 여부를 조사할지 검토 단계에 있다”며 “위법한 사실이 발견되면 현장조사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보험사들은 “각 보험사마다 입장이 다르기 때문에 담합할 여지가 없다”며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정임수 imsoo@donga.com / 세종=김준일 기자}

연말을 앞두고 금융권 최고경영자(CEO) 자리를 둘러싼 대규모 ‘인사 태풍’이 몰아치면서 금융계가 술렁이고 있다. KB금융지주의 신임 회장과 국민은행장의 윤곽이 이달 말 드러나고 은행연합회장과 생명보험협회장, 우리금융지주 회장 등의 임기도 올해 끝난다. 장기간 공석인 주택금융공사와 현 사장의 임기가 끝난 서울보증보험의 차기 수장 선출이 본격화되는 등 금융계 CEO들의 교체작업이 줄줄이 이어지고 있다. ‘관피아(관료+마피아) 논란’으로 관료 출신 인사들이 배제되면서 민간 출신 후보들의 과열 양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 회장직을 놓고 현재 7명의 후보가 경합 중이다. 16일 회장후보추천위원회에서는 이들 중 4명의 2차 후보군을 가려낼 예정이다.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이 레이스에 뛰어들면서 KB금융 차기 회장이 누가 될지에 금융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현직 행장이 이례적으로 경쟁 금융지주사 회장 후보직을 받아들이면서 금융권에서는 “금융당국이 하 행장을 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소문이 돌고 있다. 하 행장은 내부 출신으로 신망이 높은 윤종규 전 KB금융 부사장과 외부 출신의 이동걸 전 신한금융투자 부회장 등과 경합을 벌이고 있다. 과거 KB금융에 몸을 담았던 황영기 전 KB금융 회장, 김기홍 전 국민은행 수석부행장, 지동현 전 국민카드 부사장을 비롯해 양승우 딜로이트안진 회계법인 회장 역시 각자의 강점을 내세워 경쟁하고 있다. 차기 회장이 행장을 겸임하지 않는 것으로 결론이 나면 이건호 전 국민은행장의 후임도 정해야 한다. 하나금융도 지배구조의 개편을 눈앞에 두고 있다. 하나금융의 계산대로 내년 초 통합 하나-외환은행이 출범하면 초대 은행장을 뽑아야 한다. 김종준 현 하나은행장은 통합을 전제로 사퇴 의사를 이미 밝힌 데다 금융당국의 중징계를 받았기 때문에 연임이 불가능한 상태다. 이순우 우리금융 회장 겸 우리은행장은 12월 임기가 만료된다. 민영화가 진행 중인 만큼 연임할 것이라는 관측과 우리은행의 새로운 주인을 찾지 못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새 회장이 선임될 것이라는 전망이 맞서고 있다. 내년 3월 임기가 끝나는 서진원 신한은행장은 연임이 유력시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서 행장이 무난하게 은행을 이끌어온 만큼 자리를 보전할 가능성이 높다”며 “1년 또는 2년 임기가 연장될 것”이라고 말했다. 10일 차기 사장 후보 공모를 마친 서울보증보험 사장 자리는 KB금융 회장 인선 과정과 맞물려 돌아가는 양상이다. KB금융 차기 회장 후보로 선정됐던 김옥찬 전 국민은행 부행장이 KB금융 회장 후보에서 사퇴하고 서울보증보험 사장에 도전했기 때문. 김 전 부행장이 차기 사장에 이미 낙점됐다는 얘기가 나오는 가운데 우리은행 부행장 출신인 김희태 전 우리아비바생명 사장이 경합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9개월째 비어 있는 주택금융공사도 10일 사장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사장 후보를 모집하기 위한 공고를 냈다. 새 사장에는 현재 사장 직무대행을 하는 한국은행 출신의 김재천 부사장과 이윤희 전 IBK캐피탈 대표 등이 거론되고 있다. 금융협회장 중에서는 박병원 은행연합회장과 김규복 생보협회장의 임기가 각각 11월 말, 12월 초 끝난다. 전통적으로 관료 출신이 선임돼온 협회장 자리도 민간 출신 인사들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당초 금융권에서 차기 KB금융 회장으로 거론되던 이종휘 전 우리은행장과 조준희 전 기업은행장이 후보군에서 빠지면서 이들이 은행연합회장을 놓고 경합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차기 생보협회장은 이수창 전 삼성생명 사장과 고영선 교보생명 부회장 등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유재동 jarrett@donga.com·정임수 기자}
금융감독원이 TV홈쇼핑을 통해 판매되는 각종 보험 상품의 불완전판매 여부에 대해 대대적인 검사에 착수한다. 금감원은 이달 13∼31일 5개 TV홈쇼핑의 보험상품 불완전판매 등 보험모집 관련 법규 위반 행위에 대한 검사를 실시한다고 12일 밝혔다. 금융위원회와 금감원이 2012년 TV홈쇼핑 등 보험판매 방송에 대한 규제 강화 방안을 마련했지만 올해 상반기에도 홈쇼핑 판매 보험상품의 불완전판매율(0.57%)이 보험설계사 불완전판매율(0.28%)의 2배에 달할 정도로 높은 상황이다. 특히 5개 홈쇼핑사 중 GS, 현대, CJ오쇼핑 등 3개사의 불완전판매율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0.11%포인트, 0.15%포인트, 0.32%포인트 상승했다. 금감원은 TV홈쇼핑이 소비자를 오인케 하는 과장된 표현을 사용하는지, 사실과 다른 설명으로 소비자 피해를 유발하는지 등 홈쇼핑 방송을 통한 과장 광고와 불완전판매를 집중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다. 일정한 조건과 제약이 있는데도 ‘원인에 관계없이’, ‘횟수에 상관없이’, ‘중복보장’ 등 극단적이고 단정적인 표현을 사용하거나 ‘다음 달부터 보험료 인상’ 등 허위 설명을 제시하는 행위 등도 점검 대상이다.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최근 해외시장에서 한국의 은행들이 발행한 외화채권이 잇달아 ‘품절’되고 있다. 한국 채권을 찾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외화채권 금리도 연일 최저치를 갈아 치우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도 중국 등 아시아 중앙은행을 중심으로 원화채권 투자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미국의 금리인상을 앞두고 다른 신흥국 시장이 타격을 받는 가운데 한국 경제의 차별화된 위상이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외환은행은 전날 아시아와 유럽 투자자를 대상으로 3억 달러(약 3200억 원) 규모의 외화 후순위채권을 발행했다. 만기는 10년이며 금리는 미국 국채금리에 1.85%포인트를 가산한 수준에서 결정됐다. 이는 그동안 국내 시중은행이 발행한 외화 후순위채 중 가장 낮은 가산금리다. 예상보다 많은 224개의 해외 기관투자가들이 몰리면서 가산금리가 떨어졌다. 하나은행도 지난달 25일 10년 만기의 3억 달러 외화 후순위채권을 미국 국채금리에 1.95%포인트를 얹어 발행했다. 당시 가산금리도 은행 후순위채 가산금리 중 최저 수준이었는데 외환은행이 약 2주일 만에 기록을 깬 것이다. 농협은행도 지난달 해외 92개 기관이 투자하겠다고 나서면서 그동안 내놓은 글로벌 공모채 가운데 가장 낮은 가산금리로 3억 달러 규모의 5년 만기 달러화채권을 찍었다. 앞서 KDB산업은행은 지난달 초 7억5000만 달러 규모의 달러화채권을 역대 최저금리에 발행했다. 미국 국채금리에 0.825%포인트를 가산한 금리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내 기관이 발행한 외화채권(5년 6개월물 기준) 중 가장 낮았다. 공기업 중에서는 한국서부발전이 지난달 3억 달러 규모의 달러화채권을 발행했으며 한국도로공사, 한국수력원자력 등이 외화채권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수년간 외화채권 발행을 저울질해 왔던 일부 대기업들도 하반기 발행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6월 정부가 사상 최저금리로 외화표시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을 발행하면서 국가신용도를 등에 업은 금융회사와 기업들이 외화채 발행을 서두르는 것으로 분석된다. 김윤경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무엇보다 내년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에 대비해 국내 기관들이 선제적으로 외화채권 발행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내년에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확실시되는 만큼 올 하반기가 사실상 저금리로 달러화 자금을 조달할 ‘적기’라는 것이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한국 채권이 다른 아시아 국가보다 리스크가 적다는 인식이 자리 잡은 데다 최근 홍콩 사태 등으로 한국 채권의 희소가치가 상대적으로 더 높아졌다”고 말했다. 국내 채권시장에서도 외국인들의 투자는 이어지고 있다. 기획재정부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들어 9월까지 외국인은 채권시장에서 3조4980억 원을 순매수했다. 국가별로는 싱가포르가 1조6570억 원으로 가장 많았고, 중국이 1조1890억 원으로 뒤를 이었다. 말레이시아(6150억 원) 대만(4060억 원) 등 다른 아시아 국가도 한국 채권을 많이 사들였다. 특히 중국(13조6980억 원)은 미국(19조2180억 원)에 이어 한국 채권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다. 전통적인 순매수국인 룩셈부르크(12조120억 원)보다 규모가 크다. 기재부 관계자는 “미국의 조기 금리인상 우려가 있지만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여건)이 건전하고 각국 중앙은행 중심의 안정적인 투자수요가 이어지고 있어 급격한 자금 유출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밝혔다.정임수 imsoo@donga.com·김재영 기자}

범정부 차원의 근절 노력에도 불구하고 불법사금융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는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불법사금융의 원천으로 꼽히는 불법 대부광고로 인한 피해는 1년 새 6배로 늘었으며 대출사기로 인한 피해금액은 올해 상반기(1∼6월)에 415억 원을 넘어섰다. 은행 등 제도권 금융회사를 이용할 길이 막힌 서민층이 사금융 시장으로 밀려나고 있지만 이를 구제하고 소비자 피해를 막아야 할 정부의 대책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김정훈 의원(새누리당)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2년 4월 ‘불법사금융 피해신고센터’ 설치 이후 올해 8월까지 접수된 상담 및 피해신고는 23만5461건으로 집계됐다. 2012년 8만5964건에서 지난해에 8만1158건으로 다소 줄었지만 올 들어서는 8월까지 6만8339건이 접수돼 피해신고가 다시 늘고 있다. 약 2년 6개월 동안 신고센터에 접수된 피해 유형은 단순 제도상담(10만400건)을 제외하면 대출사기에 따른 피해가 6만1344건으로 가장 많았다. 대출사기로 인한 피해금액은 2012년 361억 원에서 지난해 876억 원으로 143%나 급증했다. 올 들어서도 상반기까지 415억 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이어 불법 대부광고(3만821건), 피싱 사기(1만4550건), 채권 추심(1만849건)으로 인한 피해가 뒤를 이었다. 특히 불법 대부광고로 인한 피해신고는 2012년 2587건에서 지난해 1만6519건으로 6배 이상으로 급증했다. 올 들어서도 8월까지 1만1715건의 피해가 접수됐다. 불법 대부광고나 대출사기 등 불법사금융에 사용된 전화번호를 즉시 중단시키는 ‘신속이용정지제도’가 올 2월 도입돼 8월 말까지 7385개의 전화번호가 정지됐지만 불법 대부광고로 인한 피해는 줄어들지 않은 셈이다. 대출사기, 피싱 사기 등 각종 금융사기의 ‘숙주’ 역할을 하는 대포통장(타인 명의의 통장)으로 인한 피해도 갈수록 늘고 있다. 금감원이 국회 정무위 김기준 의원(새정치민주연합)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에 금융회사에서 발급된 대포통장은 1만1082건이며 피해금액은 872억 원에 이른다. 지난해 상반기(8157건, 482억 원)에 비해 크게 늘어난 수치다. 김정훈 의원은 “금융당국의 불법사금융 대책과 예방 홍보가 효과적이지 않기 때문”이라며 “국민이 쉽게 접할 수 있는 생활밀착형 홍보 방안을 마련하고 관련 예산을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편 저소득층의 가계부채의 질이 갈수록 악화되면서 제도권 금융회사에서 돈을 빌리지 못하고 사금융 시장으로 밀려나는 금융 취약계층이 늘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은행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소득 하위 20∼40%에 해당하는 2분위 가구의 가처분소득 대비 부채비율은 2010년 101.8%에서 지난해 128.4%로 높아졌다. 지난해 105% 안팎인 다른 소득계층보다 현저하게 높은 수준이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저금리 기조가 계속되면서 국내 은행보다 1%포인트 정도 높은 금리를 주는 중국 위안화예금에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위안화예금의 인기는 예금을 기반으로 한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 등 고위험 고수익 상품으로까지 확대되면서 과열 기미를 보이고 있다. 금융당국은 증권업계에 위안화예금 ABCP 판촉 자제를 요청하는 등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나섰다. 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8월 말 현재 국내 거주자의 위안화예금 잔액은 199억7000만 달러(약 21조3500억 원)로 올 들어 133억 달러(199%) 증가했다. 2012년 말(1억7000만 달러)과 비교하면 1년 8개월 만에 무려 117배로 급증한 규모다. 전체 외화예금에서 위안화예금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2년 말 0.4%에서 지난해 말 13.7%로, 올 8월 말엔 29.1%로 빠르게 커졌다. 국내 증권사들은 위안화예금에 가입한 뒤 이를 담보로 ABCP를 앞다퉈 발행하고 있다. 8월 한 달간 위안화예금 ABCP에 몰린 자금은 4조6000억 원에 이른다. 저금리 기조 속에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국내 부동자금이 위안화예금으로 빠르게 옮겨가는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연 2%대 초중반으로 내려앉은 반면 중국계 은행은 1년 정기예금에 연 3.25%의 이자를 주고 있다. 최근 위안화의 상대적인 강세 기조도 한몫하고 있다. 위안화예금은 원화를 달러로 바꾸고 다시 위안화로 환전해 예금하는 방식인데 이 과정에서 환차익을 챙길 수 있다. 이에 따라 금융감독원은 과도한 쏠림 현상과 홍콩 사태 등 중국 경제의 불안 요인을 우려해 증권업계에 지나친 ABCP 판촉 활동을 자제하고 불완전판매가 없도록 주의할 것을 요청했다. 앞서 환헤지 위험 등 위안화예금의 위험 요인을 점검한 결과에서는 큰 문제점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주요 생명보험사들이 금융당국의 권고에도 불구하고 보험 계약자가 자살했을 때 줘야 하는 이른바 ‘자살보험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결정해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생보사들은 “사회 통념상 자살을 재해로 볼 수 없다”며 소송에 나설 예정이다. 이에 따라 자살보험금 논란은 법정 다툼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자살보험금 관련 주요 내용을 문답으로 정리했다. Q. 자살보험금이 왜 논란이 되나. A. 현재 생보사는 보험 가입 후 2년을 넘긴 고객이 자살하면 일반사망보험금을 준다. 하지만 2010년 4월 표준약관 개정 이전까지 대부분의 생보사가 판 상품에는 ‘자살 때 재해사망보험금을 지급한다’는 내용의 특별약관이 들어있었다. 교통사고, 재해 등으로 사망했을 때 주는 재해사망보험금은 통상 일반사망보험금의 2배 이상이다. 생보사들은 뒤늦게 이를 깨닫고 2010년 약관을 수정했다. 그러면서 과거 약관은 ‘표기 오류’로 간주하고 자살 고객에게 일반사망보험금을 지급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금융감독원의 ING생명 검사 과정에서 이 사실이 적발됐다. ING생명 외에도 16개 생보사에 같은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은 ING생명을 징계한 데 이어 16개 생보사에 재해사망 특약에 맞춰 자살보험금을 지급하도록 지도했다. 이와 별도로 금감원 분쟁조정국은 자살보험금 관련 39건의 민원이 제기된 생보사 12곳에 보험금을 지급하라고 권고했지만 현대라이프, 에이스생명을 제외한 10곳이 이를 거부했다. Q. 생보사는 왜 약관대로 자살보험금을 주지 않나. A. 생보사들은 “자살은 어떤 경우에도 재해로 볼 수 없는 만큼 약관상 표기 오류 때문에 재해사망보험금을 지급할 수는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과거 약관에 나온 ‘재해분류표’의 32개 항목에도 자살은 포함되지 않았다는 게 생보사 설명이다. 또 자살자에게 고액의 재해사망보험금을 줄 경우 사회적으로 자살을 조장하는 부정적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한 생보사 관계자는 “말기 암에 걸린 환자라면 재해사망보험금을 노리고 자살하고 싶지 않겠느냐”며 “이런 부작용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4월 말 현재 17개 생보사가 미지급한 자살보험금은 2179억 원이다. 보험금을 늦게 줄 때 지급해야 하는 지연이자까지 합치면 금액은 더 불어난다. 17개 생보사가 자살 때 재해사망보험금을 줘야 하는 보험계약 건수는 281만7173건이다. 이 가입자 중 앞으로 자살하는 사람이 늘면 지급해야 할 보험금이 최대 1조 원까지 커진다는 분석도 나온다.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는 생보사로선 엄청난 부담이다. Q. 생보사들은 앞으로 어떻게 대응할까. A. 금감원에 민원이 제기된 12개 생보사 중 삼성생명은 지급 여부 결정을 유보한 상황이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8월 자살보험금 지급 청구소송이 들어와 대응하고 있다”며 “재판 결과를 지켜본 뒤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머지 생보사들은 지급해야 할 보험금이 없다는 것을 법원이 확인해 달라며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다. 금감원의 제재를 받은 ING생명은 징계에 불복하는 행정소송을 검토 중이다. 이번 민원에 대해서도 보험금 지급 거부를 밝힌 만큼 행정소송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Q. 소송하면 보험금을 받을 가능성이 높은가. A. 법원은 계약 조건에 따라 엇갈린 판단을 내려왔다. 2007년 9월 대법원은 교보생명과 자살 고객의 다툼에서 고객의 편을 들어줬다. 당시 재판부는 교보생명의 재해특약과 관련해 “고객의 입장에서 보면 2년이 지난 뒤 자살하면 보험금을 준다고 이해할 여지가 충분하다”면서 재해사망보험금을 지급하라고 했다. 반면에 서울고등법원은 최근 이와 비슷한 약관과 관련해 재해사망보험금 지급을 선고한 1심 판결과 달리 자살을 일반 사망으로 간주해 보험금을 일부만 지급하라고 조정했다. 금융당국의 징계가 결정된 만큼 고객에게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고의에 의한 자살은 재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을 법원도 명확히 하고 있어 법정 다툼은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실제 보험금을 받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신민기 minki@donga.com·정임수 기자}

국가부도 위기에 몰린 아르헨티나의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지난주 미국 뉴욕의 유엔총회 연단에 서서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아르헨티나는 ‘국제금융 테러’의 피해자다. 미국 헤지펀드들이 온갖 루머와 음모를 퍼뜨리면서 아르헨티나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 브라질, 멕시코에 이어 중남미 3위 경제국인 아르헨티나가 2001년에 이어 13년 만에 또 디폴트(채무불이행)를 맞은 것은 올해 7월 30일. 2001년 디폴트 후 채무재조정에 합의한 채권단에 이자 5억3900만 달러를 지급하는 날이었다. 미국 헤지펀드 2곳이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채무재조정을 거부하고 “15억 달러의 채무를 모두 갚으라”고 제기한 소송에서 미국 법원이 헤지펀드의 손을 들어준 게 발단이었다. 다른 채권단에 대한 이자 지급을 미룬 채 헤지펀드와 협상을 벌여온 아르헨티나는 협상에 실패하면서 디폴트를 맞았다. 아르헨티나가 ‘벌처펀드’로 불리는 헤지펀드에 당한 측면이 있는 건 사실이다. 벌처펀드는 파산 위기에 처한 기업, 국가의 채권을 싸게 사들인 뒤 소송을 제기해 막대한 이득을 챙긴다. 그렇더라도 한 나라의 대통령이라면 유엔총회 단상에 올라 헤지펀드를 비난하기에 앞서 취약한 경제구조와 포퓰리즘을 앞세운 정책 실패, 무능한 국회 등 아르헨티나를 위기로 내몬 근본 원인부터 짚었어야 했다. 2007년 대통령에 당선됐고 2011년 재선에 성공한 페르난데스 대통령의 재임 기간 중 아르헨티나 경제는 추락을 거듭했다. 2011년 526억 달러였던 외화보유액은 현재 280억 달러로 쪼그라들었다. 경제성장률은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이고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무려 40%다. 공장의 3분의 1은 가동 중단 상태에 놓였고 노동계는 연일 파업을 벌이고 있다. 내년에 국내총생산(GDP)이 콜롬비아에 추월당해 중남미 3위 경제국 자리를 내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경제 상황이 이래도 아르헨티나 정치권은 아랑곳하지 않는 분위기다. 여야는 페르난데스 대통령의 세 번째 연임을 허용하는 개헌안을 둘러싸고 치열한 정치싸움만 벌이고 있다. 게다가 연방하원은 최근 정부가 기업의 생산·판매 활동을 전반적으로 통제하고, 정부 지시를 어기는 기업은 폐업까지 시킬 수 있도록 한 법안까지 통과시켰다. 한국과 아르헨티나를 동일선상에 놓고 비교하긴 어렵다. 하지만 국민 사이에서 ‘국회가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비판이 비등한다는 점은 무척 닮았다. 요즘 한국 경제계에는 아무 일을 하지 않은 국회 때문에 되살아날 기미를 보이던 증시와 부동산 시장의 불씨가 꺼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을 비롯해 관광진흥법, 소득세법 등 경제활성화에 필요한 주요 법안도 여전히 국회에서 ‘낮잠’을 자고 있다. 다행히 세월호 정국에 묶여 있던 한국의 ‘식물 국회’가 151일 만에 정상화됐다. 이제 국회가 경제 살리기에 나설 차례다. “한국 경제의 가장 큰 걸림돌은 국회”라는 말이 더는 나오지 않길 바란다.정임수 경제부 기자 im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