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형

김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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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동아일보에 입사해 경찰, 교육, 외교통일, 정치, 스포츠 분야를 취재했습니다. 2018년부터는 산업 현장을 누비고 있습니다. 중후장대 산업을 취재한 경험 위에서 IT 기업들과 그 속에 담길 한국의 미래를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dodo@donga.com

취재분야

2025-11-07~2025-12-07
경제일반36%
자동차20%
기업8%
건강8%
문화 일반8%
사회일반4%
교육4%
검찰-법원판결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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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큼 다가온 전기차 시대, 가장 큰 적은 탈원전?[김도형 기자의 휴일차(車)담]

    소소하게 요즘 차와 차 업계를 이야기하는 [김도형 기자의 휴일차(車)담] 오늘의 주제는 전기자동차입니다. 주변에서 하늘색 번호판을 단 전기차를 보는 일이 전혀 어색하지 않은 요즘, 전기차는 미래가 아니라 현실이라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제 출입처인 ‘자동차 메이커’의 눈으로 전기차를 바라보는 것은 그래도 조금 단순합니다. 주행거리 길면서 충전 시간은 짧은, 멋진 전기차를 만드는 문제만을 보는 것이죠. 하지만 전기차는 ‘전기’라는 에너지를 이용한다는 점 때문에 복잡한 문제를 거느리고 있습니다. 제가 오늘 하려는 얘기는 ‘전기차 시승기’가 아닙니다. ‘친환경’이라는 이미지 뒤에 가려진 전기차의 약점을 한번 짚어보려고 합니다. 전기차 시대를 만들어가는 일이 그렇게 간단한 일만은 아니라는 얘기와 함께입니다. 탈원전, 신재생 에너지 등과 같은 말들로 대표되곤 하는 에너지 정책을 떼놓고는 전기차를 얘기하기 어렵습니다. 내연기관차가 배출하는 온실가스와 미세먼지는 어느 곳에서 측정해도 거의 동일합니다. 하지만 전기차는 어떤 발전소에서 만든 전기로 충전했느냐에 따라 때로는 별로 친환경적이지 않은 차가 될 수도 있습니다. 휴일차담 다섯 번째 편, 포스코 포항1고로와 자동차 강판 얘기에 보내주신 큰 호응에도 깊이 감사드리면서 오늘의 이야기를 시작해 보겠습니다.https://www.donga.com/news/article/all/20200620/101607085/1https://www.donga.com/news/Series/70010900000002● 전기차 시대가 만드는 한국 재계의 새로운 풍경 최근 자동차 업계는 물론 한국 재계 전체를 뜨겁게 달군 이슈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의 잇따른 전기차 배터리 기업 방문이었습니다. 이른바 ‘빅쓰리’라고 불리는 한국의 배터리 기업은 LG화학, SK이노베이션, 삼성SDI입니다.지난달 삼성SDI를 찾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만난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지난 22일에는 구광모 ㈜LG 대표를 만났습니다. 조만간 최태원 SK그룹 회장과도 직접 만난다고 하니 한국 재계 서열 1위부터 4위의 기업집단이 전기차 배터리를 계기로 협력을 도모하고 이를 위해 총수가 직접 얼굴을 맞대는 모습을 연달아 보여주는 셈입니다.정의선 수석부회장이 구광모 대표를 만날 것이라는 기사는 제가 일찌감치 쓰긴 했습니다만… 그동안 공개 활동이 그리 많지 않았던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잇따른 전기차 배터리 행보가 어떤 의미인지를 정확하게 짚어내는 것은 사실 쉽지가 않습니다. 전기차 배터리의 중요성을 고려한 방문임은 틀림없겠지만. 현대차그룹을 총괄한 지 2년이 가까워오는 시점에 정 부회장이 본인의 활동반경을 넓히는 것일 수도 있고, 이재용 부회장을 만난 이상 현대차그룹의 중요한 파트너인 다른 두 곳의 배터리 기업도 방문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수순일 수도 있습니다. 또 정부의 이른바 ‘그린 뉴딜’ 정책에 적극 호응하는 행보일 수도 있겠지요. 여러 측면에서 볼 수 있는 셈입니다. 아무튼, 그럼에도 불구하고. 틀림없는 사실은 내년에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이용하는 차량을 출시하고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까지 전기차 모델을 내놓으며 ‘전기차 승부수’를 던질 예정인 현대차그룹의 입장에서 지금은 아주 중요한 때라는 점이겠습니다. 정 수석부회장이 직접 움직이면서 현대차그룹의 상황과 전기차 계획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것 아니겠느냐는 해석입니다.자동차 업계에서는 이미 전기차를 둘러싼 치열한 경쟁이 막을 올린 상황입니다. ‘미래’로만 보이던 전기차가 어느 순간 현실이 돼 있고 세계무대에서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경쟁이 한창입니다. 올 1분기(1~3월) 글로벌 전기차 판매를 보면 테슬라(8만8400대),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3만9355대), 폭스바겐그룹(3만3846대), 현대·기아차(2만4116대) 순입니다. 미국, 프랑스-일본, 독일, 한국 등의 순서로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셈입니다. 이 순위에서는 밀렸지만 전기차 영역에서는 중국 역시 강력한 힘을 자랑합니다. 최근 미국의 제너럴 모터스(GM)에서는 내년 후반에 ‘GMC 허머(Hummer) EV’ 픽업트럭을 생산한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볼트 등으로 전기차 사업을 펼쳐온 GM 역시 LG화학을 주요한 파트너로 전기차 경쟁력을 키우고 있습니다. GM은 LG화학과 함께 개발한 차세대 배터리 플랫폼 ‘얼티움(Ultium)’으로 승부수를 띄웠습니다.● 전기차를 바라보는 ‘불편한 시선’ 하지만 이렇게 늘어나는 전기차는 분명한 한계를 지니고 있습니다. 우선, 배터리 가격 때문에 내연기관차에 비해서 비쌉니다. 그래서 세금을 이용한 보조금 없이는 보급이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그나마 배터리와 차량의 단가는 생산이 늘어나고 기술이 발전하면서 점차 낮춰갈 수 있는 영역일 수 있습니다.하지만 규모의 경제나 기술 발전으로는 넘어설 수 없는 이슈가 있으니 바로 ‘충전을 위한 전기는 어떻게 공급할 것이냐’하는 문제입니다. 현재의 전기차 충전비용은 누진세가 적용되는 가정용 전기에 비해 훨씬 싸게 공급되고 있습니다. 지금은 전기차의 비중이 낮으니 전력 체계 전반에 부담이 되지도 않고 좀 싼 값에 공급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전기차가 늘어나면 이런 ‘배려’만을 바라기는 힘이 들어집니다. 이런 전력 공급의 문제는 결국 전기차의 근본을 건드립니다. ‘친환경’이라서 전기차를 이용하는데 실제로는 별로 친환경적이지 않은 차가 될 수 있다는 문제입니다. 2018년에 발표된 국내의 한 연구는 전기차가 1킬로미터를 주행할 때 휘발유차의 절반 정도의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미세먼지(PM10)는 90% 넘는 수준으로 배출한다고 밝혔습니다. 2016년 국내의 전원믹스를 기반으로 한 연구인데요. 한국에서 전기를 만드는 방식을 감안했을 때 발전 과정에서 나오는 온실가스, 미세먼지 때문에 전기차를 ‘무공해’라고 볼 수가 없다는 연구입니다. 최근 한국자동차공학회도 전기차의 생산·운행·폐기 등 전체 생애(LCA)를 기준으로 보면 내연기관차의 70%에 이르는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고 미세먼지 영역(NOx, PM10)에서도 내연기관차와 비슷한 수준의 오염물질을 배출한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전기차와 관련된 최대의 걸림돌이 ‘탈원전’일 수도 있다는 오늘 기사의 제목은 바로 이 지점에서 나왔습니다. 제가 이 제목으로 부각시키고 싶었던 것은 전기차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얼마나 싼 값에,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느냐하는 문제가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는 사실입니다.‘탈원전’하면서 태양광·풍력으로 무공해에 가까운 전력을 아주 충분하게 공급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습니다. 하지만 탈원전은 했는데 신재생 에너지가 충분한 전력을 공급해주지 못하면 문제가 생깁니다. 액화천연가스(LNG)나 석탄화력 발전 등으로 전기를 더 생산해서 전기차를 충전해야 하는데 이러면 내연기관차와 무슨 차이냐는 지적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제가 본 전기차 관련 환경효과 연구에서는 늘 ‘전원 믹스’라는 용어가 전제로 달려 있습니다. 해당 국가 혹은 해당 지역의 화력·원자력·신재생 등 전력 생산 방식 비중을 고려했을 때 이 정도의 환경개선이 기대된다는 전제입니다. BMW 본사 차원에서 내연기관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 전기차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비교한 아래의 사진도 마찬가지입니다. ‘전원 믹스’가 전기차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을 강조했고 같은 전기차(BEV)라도 유럽연합(EU)의 전원믹스를 기반으로 할 때와 신재생 에너지를 기반으로 할 때가 확연히 다르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신재생 에너지만으로 충분히 전체 전력 수요를 감당할 수 있는 일부 유럽 국가라면 전기차의 친환경성은 극대화될 수 있습니다. 반면에 신재생 에너지와는 거리가 멀고 석탄화력 발전만으로 전력을 생산하는 후진국이라면 전기차가 큰 의미를 가지지 못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전기차 충전과 관련된 업계에서는 ‘탈원전’을 걱정 섞인 눈으로 바라보는 듯합니다. 차량의 엔진, 즉 내연기관은 열로 많은 에너지를 낭비합니다. 이보다 더 높은 효율로, 폐열까지 회수하면서 전력을 생산하는 첨단 발전 설비를 생각하면 100% 신재생 에너지가 아니더라도 에너지 효율, 배출가스 문제 등에서 여전히 전기차가 우위에 있는 것만은 틀림없다는 것이 업계의 판단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기차를 위해 대량의 전력 공급이 필요해지면 전력 생산가격이 더 중요해질 수 있다는 점이 업계의 우려입니다. 한국의 자연환경과 전반적인 전력 소비 상황을 감안했을 때 탈원전하면서 경제성 있는 전력 공급이 가능할 것인가, 하는 고민인 것인데요. 물론, 정부가 신재생 에너지의 비중을 키우겠다고 하니 지금 이런 문제의 결론을 내는 것은 쉽지 않겠습니다.● 유류세·보조금 문제 있지만 대세는 전기차 전기차 앞에는 잠복된 이슈도 많습니다. 정부는 유류세로 막대한 세수를 걷습니다. 내연기관차를 운행하는 운전자들이 휘발류·경유를 살 때마다 절반에 가까운 돈을 세금으로 내면서 국고를 채우는 것인데요. 반면에 전기차 운전자들이 충전할 때 내는 전기요금에는 부가가치세 정도가 붙을 따름입니다. 그러니 전기차가 일정 비율까지 늘어나면 세금 형평성 문제 역시 불거질 수밖에 없습니다. 정부 입장에서는 휘발류·경유 수요 감소로 줄어든 세수를 채워야 합니다. 설혹 정부가 이런 세수를 포기하더라도 차 몰면서 도로 쓴다는 이유로 유류세 내서 교통 인프라 구축에 기여하고 있는 내연기관차 운전자들이 가만히 있지 않을 수 있습니다. 앞으로 점점 더 올라갈 전기차 충전 비용에 이런 세금 문제까지 더해지면 전기차는 유지비에서의 경쟁력을 상당 부분 잃게될 수도 있습니다.구매 보조금 문제 역시 언제든 불거질 수 있어 보입니다. 국민 세금 들여서 도대체 어느 나라 기업을 도와주고 있는 것이냐 하는 문제입니다. 외국 기업이 해외에서 생산하기 때문에 국내에 미치는 경제 효과가 전혀 없는 차에까지 꼭 보조금을 줘야 하느냐하는 논란이 일어날 수 있다는 생각인데요. 폭스바겐이 첫 양산형 전기차 ‘ID. 3’ 공개하는 시점에 맞춰 저가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 혜택을 늘린 독일을 보면 우리 정부가 너무 노골적이진 않더라도 좀 약삭빠르게 대응을 할 필요도 있어 보입니다. 이런저런 논의에도 불구하고 전기차 보급에는 이제 탄력이 붙었습니다. 구르기 시작한 수레바퀴는 멈추기 어렵습니다. 누가 무슨 소리를 하든 전기차는 대세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친환경적인 발전원으로 급격히 늘어나는 전기차에 필요한 전력을 충분히 공급할 수만 있다면 대단히 친환경적인 차라는 사실 역시 변함이 없습니다. 설혹 현재로서는 친환경성이 기대에 조금 못 미친다고 하더라도 전기차라는 미래 시장을 공략하려면 정부가 나서서 보조금을 주며 생산과 이용을 늘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정부는 그런 역할을 비교적 잘 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그럼에도 전기차 시대로의 성공적인 진입을 위해서는 여러 측면에서의 준비가 필요하다는 점은 잊지 말아야겠습니다.마지막으로 첨부하는 사진은 BMW가 본사 차원에서 예상하는 미래 자동차 시장의 구도입니다.2013년부터 2050년 정도의 기간으로, △내연기관차는 꾸준히 감소. △순수 전기차는 꾸준히 증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는 조금씩 늘어나다 빠르게 증가한 뒤 감소. △수소차는 2013년이 아니라 그 이후에 시장을 형성해 빠르게 증가. 라는 예측입니다. 미래 예측은 쉽지 않을뿐더러, 각 메이커의 미래 예측에는 그네들 각자의 ‘희망사항’이 섞여 있을 수도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들도 나름대로 미래를 한번 예측해 보시면 재미있지 않을까 합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 2020-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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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현대차 ‘렌터카 협업 모빌리티’ 가속… 내달 국내 서비스 본격 시작

    현대자동차그룹이 국내 렌터카 업체들과 협력하는 모빌리티 서비스 사업을 다음 달 국내에서 시작하고 내년에는 해외로 진출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전기차 사업에서 국내 전기차 배터리 기업들과의 적극적인 협력에 시동을 건 데 이어 또 다른 사업축인 모빌리티 서비스에서도 협업을 통해 영역을 넓히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3일 현대차 등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자동차가 지난해 함께 설립한 모빌리티 전문기업 모션이 다음 달 본격적인 서비스를 시작한다. 모션은 차량 관리를 위한 플랫폼을 만들어 렌터카 업체에 제공한다. 실시간으로 차량의 위치와 상태를 관리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중소 렌터카 업체를 위해 차량에 통신 단말기를 설치하고 △위치 관제·제어 △차량 관리 △블랙박스 연동 서비스 등의 기능을 제공하면서 매달 일정한 이용료를 받겠다는 것이다. 렌터카 업체의 의견을 반영해 이들의 사업관리 업무와 주정차 위반 과태료나 과속 범칙금 납부까지 전산화하는 일종의 상생 모델이기도 하다. 모션은 다음 달부터 우선 5000대로 서비스를 시작해 올해 말까지 2만 대로 늘릴 계획이다. 국내 90만 대에 이르는 렌터카 시장에서 서비스 비율을 높여 차량만 파는 것이 아니라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을 경쟁력으로 키워 가겠다는 것이다. 현대차가 모션 서비스를 통해 궁극적으로 노리는 것은 수십만 대의 렌터카로부터 실시간으로 전해지는 각종 운전 데이터다. 대량의 운행정보를 수집해 앞으로 모빌리티 사업 전용차가 갖춰야 할 특징을 분석하고, 렌터카 등 모빌리티 사업자에 최적화된 맞춤형 차량 개발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김성철 모션 대표는 “모빌리티 사업자가 이용하는 차는 일반 승용차에 비해 연간 주행거리가 2, 3배 이상 길고 필요한 기능과 내구 성능 등이 다르다”며 “개인정보를 삭제한 데이터를 제공받아 어떤 차를 만들어야 할지를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 산업의 구조가 격변하면서 글로벌 모빌리티 서비스 기업이 한 번에 수천, 수만 대의 차를 주문하는 ‘큰손’으로 등장할 가능성을 염두에 둔 ‘큰 그림’이다. 현대차는 모션의 서비스를 응용해 내년에는 글로벌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과의 협업에도 나설 계획이다. 윤경림 현대차 오픈이노베이션전략사업부장(부사장)은 “차에 대해서는 현대차가 가장 잘 안다는 강점을 살려서 차량과 플랫폼을 함께 공급하면서 글로벌 모빌리티 기업과 ‘윈윈’하는 사업 모델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는 이미 그랩, 올라 등 글로벌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에 투자한 상황이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이 자동차 부품소재에서부터 완성차까지 자동차 제조 전반을 그룹 내의 역량으로 해결해온 기존의 수직계열화 전략에서 탈피해 미래차 시장에 걸맞은 새로운 사업전략으로 변신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현대차그룹이 내년에 전기차 분야에서 ‘승부수’를 띄울 것이라는 관측 속에 정 수석부회장은 최근 삼성SDI와 LG화학의 사업장을 직접 찾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광모 ㈜LG 대표를 만났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과 교수는 “내연기관차와 달리 전기차, 모빌리티 서비스 사업은 자동차 기업 혼자 할 수 없다는 점을 잘 아는 것”이라며 “각자 잘할 수 있는 영역에 집중하면서 힘을 모으는 흐름이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 2020-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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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차, 게임 체인저 야심… 배터리 3社와 ‘전기차 드림팀’뜬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과 구광모 ㈜LG 대표가 22일 만나 미래 배터리 시장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두 사람이 사업을 목적으로 공식 회동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정 수석부회장과 구 대표는 충북 청주시에 위치한 LG화학 오창공장에서 만나 전기차 배터리 부문 협력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LG화학은 현대차그룹 경영진에게 빅데이터·인공지능(AI)으로 배터리 성능을 강화하는 시스템 등 최근 집중하고 있는 기술 개발 현황을 설명했다. 현대차그룹 경영진도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 질문을 쏟아내며 활발히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에는 오창공장 배터리 생산라인과 기술 개발 현장을 둘러보고,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함께 하며 의견을 교환했다. 이번 회동에는 현대차그룹에서 알버트 비어만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본부 사장, 김걸 기획조정실 사장, 서보신 상품담당 사장, 박정국 현대모비스 사장 등이, LG그룹에서는 권영수 ㈜LG 부회장,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김종현 전지사업본부장(사장), 김명환 배터리연구소장(사장) 등이 참석했다. 특히 현대차그룹 경영진은 LG화학이 개발 중인 ‘장수명(Long-Life) 배터리’와 ‘리튬황 배터리’ ‘전고체 배터리’ 등 미래 배터리의 기술과 개발 방향성을 듣고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는 “미래 배터리 시장의 중점 사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였다”고 밝혔다.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달 13일 삼성SDI 천안사업장을 찾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전고체 배터리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조만간 최태원 SK그룹 회장과도 만나 SK이노베이션과의 협업에 대한 의견을 나눌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재계에서는 한국 4대 그룹의 ‘전기차 드림팀’이 본격화될 것이란 기대가 나오고 있다. 특히 정 수석부회장이 이례적으로 이목을 끌며 삼성, SK, LG그룹과 협력에 나서는 것은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승부수’에 힘을 싣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기아차는 올 1분기(1∼3월)에는 전기차 판매 글로벌 4위까지 올라선 기세를 몰아 올해 울산공장에 전기차 전용 생산라인도 구축하고, 내년에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 기반의 전기차를 출시할 예정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정 수석부회장의 이번 행보가 특히 미래 배터리 분야에 집중돼 있다”며 “한국 배터리 3사와 현대차그룹이 만나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활용해 전기차 시장의 ‘게임 체인저’로 도약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임현석 lhs@donga.com·김도형 기자}

    • 2020-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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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靑에 생산량 보고하던 용광로와 화살에 뚫린 차 강판[김도형 기자의 휴일차(車)담]

    소소하게 요즘 차와 차 업계를 이야기하는 [김도형 기자의 휴일차(車)담]이 여러분들의 성원 속에 네 번째 주제까지 잘 연재됐습니다. 오늘은 자동차를 만드는 핵심 소재인 철강에 대한 얘기를 좀 풀어볼까 합니다. 최근 제가 다녀온 ‘민족고로’ 포항1고로 이야기와 함께입니다. 이야기의 비중을 놓고 굳이 따져보자면 ‘휴일차(車)담’과 ‘휴일철(鐵)담’이 섞여 있다고 해야 할 듯도 합니다. ‘휴일차담’이라는 제목을 같이 붙이지만 연재물 형태로 소개, 접근되는 기사는 아니기 때문에 자동차 얘기를 기다리고 있는 독자분들의 뒤통수를 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만… 그래도 철강업계에서도 자동차 시장은 얼마나 큰 의미가 있는지, 현대자동차 팰리세이드의 뒷문이 화살에 뚫린 위험천만했던 일을 철강업계에서는 어떻게 보는지 등의 자동차 관련 얘기를 작지 않은 비중으로 같이 풀어보겠습니다. 현대자동차의 모터스포츠 도전에 대해 다룬 휴일차담 네 번째 편에 큰 호응을 보내주신 독자분들께도 큰 감사를 드립니다.● 한국 산업의 최후방 ‘철강업’기자들은 종종 전방산업, 후방산업이라는 말을 기사에 쓰는데요. 일반 소비자에게 가까운 쪽이 전방, 먼 쪽이 후방입니다. 소비자가 직접 구매하는 자동차가 전방이라면 자동차용 부품과 모듈은 후방이 되는 셈입니다.이런 측면에서 많은 산업군에서 가장 후방산업 중 하나인 곳이 바로 ‘철강업’입니다. 자동차를 만드는데도 철강재가 필요하고 건물을 짓는데도 철강재가 필요합니다. 철강재 생산 이전 단계를 생각해보면 철광석을 채굴하는 단계 정도뿐이니 여러 모로 봐도 상당히 후방산업인 셈입니다. 국내에서는 이 철강업의 맏형이라고 할만한 기업이 바로 포스코입니다. 포항제철, 포철 등으로 불렸던 기업이지요. 이 포스코의 양대 사업장은 포항제철소와 광양제철소라고 할 수 있는데 저는 최근에 포항제철소를 다녀왔습니다. 제철소하면 많은 분들이 가장 먼저 떠올릴 법한 포항제철소는 한국 최초의 일관 종합제철소입니다. 다양한 철강제품을 만드는 제철소는 포항제철소 이전에도 곳곳에 있었습니다. 소형 용광로도 없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1973년 6월 9일에 포항제철소의 제1고로에서 쇳물을 생산한 일은 한국 철강업에서 가장 중요한 분기점이 됩니다. 철광석을 녹여서 쇳물을 만드는 ‘고로’ 조업을 비로소 본격적으로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본격적인 산업화 시대에 접어들고 있었던 한국은 이 고로를 통해 우리 손으로 ‘산업의 쌀’이라 불리는 철강재를 본격적으로 만들어내기 시작했습니다. ● 한 대에 쇠 1톤 쓰는 자동차는 철강업 최대 고객첫 쇳물이 나온 지 꼭 47년 만인 지난 6월 9일에 이 포항 1고로를 다녀온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움에 처한 한국 산업의 상황을 종합적으로 살펴보고 또 한국 산업의 뿌리를 다시금 조명해보고 싶어서였습니다. 코로나19 확산은 많은 국민들의 생명과 건강에 큰 위해를 끼치고 있습니다. 그리고 경제와 산업 측면에서도 경제 활동과 이동, 소비가 줄어들고 그에 따라 소득이 감소하고 결국 산업생산이 위축되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타격이 차곡차곡 쌓여서 결국 모이는 곳 중 하나가 제철소입니다. 자동차, 가전, 조선, 건설, 전자 등등. 철강재를 사용하는 모든 산업군의 위축이 결국 제철소의 철강재 판매에 타격을 입힙니다. 그리고 타격이 가장 큰 분야 중 하나가 바로 자동차 관련 시장입니다. 자동차 강판은 판매 비중이 클 뿐더러 가격도 비교적 높게 받을 수 있는 제품입니다. 철강업계에서는 통상 자동차 1대에 철강재 1톤(t)이 들어가는 것으로 셈을 합니다. 최근 수년간 한국에서는 대략 400만 대 안팎의 차량을 생산했습니다. 전 세계로 보면 매년 9000만 대 안팎의 자동차를 생산합니다. 1억 톤 가까운 자동차 강판 소비는 18억 톤을 넘나드는 글로벌 철강 생산량으로 봐도 비중이 결코 작지 않습니다. 국내에서 봐도 연간 400만t의 철강재 수요가 자동차에서 발생한다는 것인데 포스코의 경우 해외에도 자동차 강판을 많이 수출합니다. 연 3500만 톤 가량의 철강재를 생산하는 포스코는 1000만 톤에 조금 못 미치는 자동차 강판을 생산합니다. 이모저모로 봐도 비중이 큰 셈입니다. 그런데 코로나19 확산으로 전 세계 자동차 산업이 완성차 공장을 상당기간 멈췄다가 다시 가동하고 있고 그나마도 수요가 급감해 ‘가다 서다’를 반복하고 있으니 타격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다양한 제품군 가운데 ‘고부가가치’로 꼽히던 자동차 강판의 판매 감소가 지금 한국의 철강업계에는 가장 큰 도전입니다.● 매일 청와대에 생산량 보고하던 포항1고로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지난 9일 찾은 포항1고로에서는 어김없이 뜨거운 쇳물을 생산하고 있었습니다. 높이 84m, 내부 용적 1660m³의 고로에 철광석과 유연탄 덩어리를 밀어 넣고 섭씨 1000도의 열풍을 불어넣으면 내부 온도가 1500도까지 올라가면서 철광석이 쇳물로 녹아 나옵니다. 1고로는 처음으로 불을 집어넣은 1973년 이후 반세기 동안 생명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1993년 2월 고로를 고쳐 짓는 개수 공사 시점을 기준으로 현재 전 세계에서 최장 기간 조업 중인 고로입니다. 반세기 가까운 시간 동안 5000만 톤에 가까운 쇳물이 이 1고로에서 생산됐습니다. 자동차와 조선업을 비롯한 한국 제조업의 성장과 역사를 같이 해 왔다고 봐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생산 시설이 철강업은 물론 한국 산업 모두가 어려움을 겪는 와중에도 여전히 건재한 모습으로 쇳물을 뽑아내고 있는 모습을 보는 소감은 좀 남달랐습니다. 현장에서 들은 일화도 있습니다. 1973년 첫 쇳물을 뽑아냈던 1고로는 당시 매일 생산량을 청와대에 보고했다고 합니다. 쇠가 없으면 다리와 건물을 만들 수도 없고 자동차·선박·가전 제조도 불가능합니다. 한국 산업화의 최후방에서 가장 기초 소재인 철강을 만들어내는 일은 그만큼 의미가 컸던 셈입니다.● 철강 경쟁력은 세계 최고, 한 차종에도 다양한 철강사 제품 사용 1고로에서는 평소 하루 3000t가량의 쇳물을 생산합니다. 포스코는 포항·광양에 모두 9기의 고로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공사 중인 1기를 제외하고 현재 가동 중인 8기의 고로에서 만들어지는 쇳물은 다양한 철강재 생산의 출발점입니다. 이 쇳물에서 불순물을 제거해 ‘선철’을 ‘강철’로 만들고 액체 상체의 강철을 고체 상태로 만든 다음에 고온·고압으로 점점 얇게 펴내는 과정을 거쳐서 철강재가 만들어집니다. 자동차 강판 역시 이런 과정을 거치게 되고 추가적으로 아연 도금 공정을 거치기도 합니다 한국 철강업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꼽힙니다. 포스코는 10년 연속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철강업체 1위로 선정되기도 했는데요. ‘쇳물에서 자동차까지’를 외친 바 있는 현대자동차그룹도 현대제철의 고로 3기에서 쇳물을 뽑아내 자동차 강판을 만들고 있습니다. 자동차 강판은 통상 한 차종에도 여러 회사의 제품이 들어갑니다. 앞문 강판은 포스코, 루프쪽 강판은 현대제철 이런 식으로 여러 회사의 제품이 섞이는 것인데요. 그래도 한 차종의 앞문, 뒷문 같은 각 파트는 한 회사의 제품으로 만드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합니다.● 화살에 뚫린 강판? “안전·구조용 철강재는 내부에”그렇게 철강업 경쟁력이 뛰어난데 최근 현대자동차의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팰리세이드의 뒷문은 왜 화살에 뚫렸느냐, 는 질문도 있을 법합니다. 해당 부위에 어떤 국가의 어느 기업이 생산한 철강재가 쓰였는지는 알기가 어렵습니다만… 아무튼 다행스럽게 인명 피해가 없었던 이 사고에 대해 철강업계에서는 “화살을 막을 수 있는 승용차 외부 강판은 어디에도 없을 것”이라고 얘기합니다.사진으로 알려진 것처럼 120m 거리에서 날아온 화살이 해당 차량의 뒷문을 관통했는데요. 잘 도색해서 차량 외부를 감싸는 강판들은 두께가 모두 1mm 미만이고 비교적 부드러운 철강재가 쓰인다고 합니다. 강도가 뛰어나기보다는 매끄럽게 제작돼 고객들이 눈으로 보기에 좋아야 하고(심미성) 다양한 디자인을 반영할 수 있도록 성형성도 좋아야 하는 강판이라는 것입니다.운전자와 탑승객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진짜 철강재는 차량 내부 보이지 않는 곳에 많이 숨어 있습니다. 포스코가 내세우는 초고장력강판, 이른바 ‘기가스틸’ 등입니다. 차량의 구조 설계에 이런 강판들이 반영되고 충돌 등으로부터 안전을 지키는 역할을 한다는 것입니다.그래서 철강업계에서는 화살이 외부의 강판을 뚫었더라도 내부에서 구조재 역할을 하는 철강재와 맞닥뜨렸다면 관통하지 못했을 것인데 그렇지 않았기 때문에 관통했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차량은 화살 같은 대단히 이례적인 위험보다는 다른 차량과의 충돌 등에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게 설계되기 때문에 강도 높은 구조재를 적절한 자리에 배치하면 된다는 것이죠. 자동차를 대형 빌딩으로 보자면 건물의 구조적 안전을 지키는 H빔 같은 철골 구조물은 차량 내부에 자리 잡고 있고 외부의 강판은 커튼월을 구성하며 외부와 차단하는 역할을 하는 유리 정도에 불과하다고 보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최근 경량화를 위해 알루미늄이나 탄소섬유소재 등도 활용되지만 자동차에서는 여전히 철강재 사용이 훨씬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위기를 넘어서는 것은 사람의 힘 자동차의 기초 소재인 철강재를 간단하게 소개해 본 오늘의 휴일차담은 포항 1고로에서 들은 이야기로 끝을 맺어볼까 합니다. 1993년 2월부터 3대기 조업을 시작한 1고로는 이 때를 기준으로는 28년째 조업하고 있습니다. 고로의 일반적인 설계 수명이 15년인 점을 감안하면 무려 2배 가까운 시간 동안 생산을 하고 있는 셈입니다. 고온·고압에서 24시간 조업이 이어지는 설비가 이처럼 오랫동안 조업을 이어올 수 있었던 배경에는 다양한 노력이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사실 1고로는 포스코의 고로 9기 가운데 가장 크기가 작습니다. 설비가 클수록 효율적이라는 점, 1고로가 설계수명을 넘겼다는 점을 감안하면 언제 불을 꺼도 이상하지 않다는 점이 1고로가 늘 마주하는 ‘위기’입니다. 현장에서는 이런 위기를 극복해 보려는 노력이 바로 자신들의 경쟁력이었다는 얘기합니다. 기본적인 경쟁력이 떨어지기에 2018년 다른 고로에서는 쓰지 않는 저품질 원료를 이용한 쇳물 생산을 시도해 성공시키면서 포스코의 고로 가운데 가장 높은 원가경쟁력을 기록한 바 있다는 것입니다. 또 설계수명인 15년을 훌쩍 넘기는 시간 동안 고온·고압을 견디느라 내부의 내화벽돌이 교체 시점 직전까지 얇아진 문제는 최대한 고로 중심에서 쇳물을 생산하는 기술과 쇠로 된 외피를 물로 직접 냉각시키는 기술로 극복해 왔다고 합니다.코로나19로 산업계 전반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위기를 넘어설 수 있는 것은 결국 사람의 힘밖에 없지 않나하는 것이 현장에서 내린 제 막연한 결론이었습니다. 쉽사리 극복되지 않는 사태에 갈수록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지만 철강, 자동차 그리고 다른 산업들이 모두 내부의 힘을 모아서 이번 위기를 극복하고 그 경험을 미래 경쟁력으로 만들 수 있기를 기원해 봅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현대자동차의 현장 근로자를 대표하는 노동조합에서도 최근 “품질 확보로 위기를 돌파하자”는 목소리를 점점 키우고 있습니다. 위기일수록 산업별로, 기업별로 임직원들끼리 똘똘 뭉치는 노력이 먼 미래를 생각하면 새로운 도약의 발판이 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여기까지가 일반적인 자동차 얘기가 아니라 조금 무거운 산업계 얘기가 많이 들어간 다섯 번째 휴일차담이었습니다. 다음번에는 훨씬 더 흥미로운 자동차 얘기로 돌아올 것을 약속드립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 2020-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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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쌍용차 10년만에 또 매물로… 새 주인 찾는다

    생사의 기로에 선 쌍용자동차가 결국 10년 만에 다시 시장에 매물로 나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경영 상황이 악화되자 신규 투자계획을 백지화했던 대주주 마힌드라 그룹은 본격적으로 지분 매각 작업을 시작하며 철수 작업에 나섰다.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는 최근 삼성증권과 유럽계 투자은행 로스차일드를 매각주간사로 선정해 국내외 잠재 투자자들에게 쌍용차 투자 의향을 타진하고 있다. 로스차일드와 삼성증권은 2010년 마힌드라가 쌍용차를 인수할 당시(인수대금 5225억 원)에도 자문에 응한 바 있다. 매각 대상은 마힌드라 보유 지분 74.65%다. 현재 주가로 산정한 지분 가치는 2500억∼3000억 원 정도이며,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해 가격이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중국의 비야디(BYD)와 지리자동차, 베트남 기업 등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 쌍용차에 2300억 원을 투자할 예정이던 마힌드라는 코로나19 등의 변수가 터지자 4월 투자 계획을 철회하고 400억 원을 지원하는 데 그쳤다. 사실상 이때부터 새 주인 찾기가 시작됐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여기에 정부의 기간산업안정기금 지원까지 무산되면서 매각 쪽으로 더욱 힘이 실렸다. 쌍용차 관계자는 “최대한 빠른 시일 안에 투자자를 찾을 수 있게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장윤정 yunjung@donga.com·김도형·김자현 기자}

    • 2020-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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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항공-해운 등 기간산업 협력업체 5조 대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항공, 해운 등 기간산업 협력업체에 7월부터 5조 원 규모의 운영자금 대출을 공급한다. 자동차 부품업체에는 2조 원 이상의 유동성을 지원하고, 대출 만기를 연장해준다. 정부는 19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중대본)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기간산업 협력업체 운영자금 지원 프로그램’을 추진하기로 했다. 지원 대상은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항공, 해운 등 기간산업의 핵심 협력업체로, 올해 5월 이전에 설립된 중소·중견기업이다. 이번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은행을 통해 신청할 수 있다. 다만 코로나19 사태 이전부터 구조적으로 취약했던 기업은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 대출 자금 용도도 신규 운영자금으로 한정한다. 재원은 기간산업안정기금 1조 원 출자로 만들어진 특수목적기구(SPV)를 통해 조달한다. 정부는 자동차 부품업계를 지원하기 위해 ‘2조 원+α(알파)’ 규모의 금융지원 프로그램도 내놓는다. 우선 국가, 지방자치단체, 완성차 기업이 협력해 2700억 원 규모의 특별보증 프로그램(신용보증기금)을 마련한 뒤 중소·중견 자동차부품 기업에 지원한다. KDB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IBK기업은행,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등은 동반성장펀드, 신용도 무관 지원 등 총 1조6500억 원 이상의 대출을 공급한다. 현대차그룹은 이 중 동반성장펀드를 비롯해 3가지 프로그램에 1200억 원을 출연해 부품사 지원에 힘을 보태기로 했다. 5대 시중은행은 올해 말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중견 자동차 부품 업체의 기준 대출에 대해 최대 1년 만기를 연장해준다.김자현 zion37@donga.com·김도형 기자}

    • 2020-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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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GM 노조 “올 상여금 2000만원 달라”

    한국GM 노동조합이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을 앞두고 회사 측에 기본급 인상과 2000만 원 전후의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기로 했다. 19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금속노조 산하 한국GM지부는 최근 임시대의원대회를 열고 ‘2020년 임단협 요구안’을 확정했다. 노조는 요구안에 생활임금 보장 등을 이유로 기본급을 월 12만300여 원 인상하는 내용을 담았다. 또 통상임금의 400%와 600만 원을 조합원들에게 성과급으로 지급해 달라고도 요구하기로 했다. 성과급 규모는 1인당 평균 2000만 원 안팎으로 추산된다. 최근 2년간 임금 동결로 어려움을 겪었다며 이를 해소하는 차원에서 임금 인상과 성과급 요구에 나선 것이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총연봉에서 기본급과 일정 규모의 성과급이 업계의 관행처럼 굳어진 상황에서 한국GM 임직원들은 2년 연속 성과급을 받지 못해 사실상 임금이 줄어든 셈인 건 맞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초유의 위기를 겪고 있어 노사 간 진통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 2020-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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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결국 10년만에 다시 매물로 나온 쌍용차… “매각 쉽지 않을 것”

    생사의 기로에 선 쌍용자동차가 결국 10년 만에 다시 시장에 매물로 나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경영상황이 악화되자 신규 투자계획을 백지화했던 대주주 마힌드라 그룹은 본격적으로 지분 매각 작업을 시작하며 철수 작업에 나섰다.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는 최근 삼성증권과 유럽계 투자은행 로스차일드를 매각주간사로 선정해 국·내외 잠재 투자자들에게 쌍용차 투자 의향을 타진하고 있다. 로스차일드와 삼성증권은 2010년 마힌드라가 쌍용차를 인수할 당시에도 자문을 맡은 바 있다. 매각대상은 마힌드라 보유지분 74.65%다. 현재 주가로 산정한 지분 가치는 2500억~3000억 원 정도이며,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해 가격이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중국의 비야디(BYD)와 지리자동차, 베트남 기업 등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 쌍용차에 2300억 원을 투자할 예정이던 마힌드라는 코로나19 등의 변수가 터지자 4월 투자계획을 철회하고 400억 원을 지원하는 데 그쳤다. 사실상 이때부터 새 주인 찾기가 시작됐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여기에 정부의 기간산업안정기금 지원까지 무산되면서 매각 쪽으로 더욱 힘이 실렸다. 쌍용차 관계자는 “최대한 빠른 시일 안에 투자자를 찾을 수 있게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시장에선 새로운 대주주 찾기가 녹록치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쌍용차는) 코로나19와 무관하게 계속된 경영난으로 매력적이지 않은 매물”이라며 “가격적인 메리트가 엄청나지 않으면 매각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조가 얼마나 협조할지도 변수다. 쌍용차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이동걸 회장은 “쌍용차가 많은 노력을 들였으면 좋겠는데 지금으로선 충분치 않다”면서 ‘필사즉생 필생즉사’(죽으려고 하면 살 것이고 살려면 죽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사실상 노조도 희생에 동참해달라는 주문이다. 외국계 은행으로부터 빌린 돈도 걸림돌이다. 현재 쌍용차는 마힌드라를 통해 BNP파리바, JP모건 등 외국계 은행으로부터 2000억 원 가량 단기 자금을 빌렸는데 은행들은 마힌드라가 쌍용차 지분 51%를 초과해 보유한다는 조건을 걸었다. 마힌드라가 지분을 매각하면 바로 차입금을 갚아야 해 투자자를 찾는 과정에서 대출 조건 변경도 협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쌍용차 매각과정에 개입하지는 않고, 일단 7월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금 900억 원은 연장해준다는 방침이다. 정부 관계자는 “고통을 분담할 새로운 대주주를 찾는다면 신규지원도 검토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 2020-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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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GM 노조, 기본급 인상과 2000만원 성과급 요구

    한국GM 노동조합이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을 앞두고 회사 측에 기본급 인상과 2000만 원 전후의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기로 했다. 19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금속노조 산하 한국GM지부는 최근 임시대의원 대회를 열고 ‘2020년 임단협 요구안’을 확정했다. 노조는 요구안에 생활임금 보장 등을 이유로 기본급을 월 12만300여 원 인상하는 내용을 담았다. 또 통상임금의 400%와 600만 원을 조합원들에게 성과급으로 지급해달라고도 요구하기로 했다. 성과급 규모는 1인당 평균 2000만 원 안팎으로 추산된다. 최근 2년 간 임금 동결로 어려움을 겪었다며 이를 해소하는 차원에서 임금인상과 성과급 요구에 나선 것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총 연봉에서 기본급과 일정 규모의 성과급이 업계의 관행처럼 굳어진 상황에서 한국GM 임직원들은 2년 연속 성과급을 받지 못해 사실상 임금이 줄어든 셈인 건 맞다. 그러나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초유의 위기를 겪고 있어 노사간 진통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국GM 노조는 지난해 임금협상 과정에서 1개월 넘게 부분·전면 파업을 벌인바 있다. 코로나19로 주요 판로인 미국 수출길이 막힌 한국GM은 올 1¤5월 13만6000여대의 차를 생산하는데 그치며 2005년 1~5월(13만5000여대)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 2020-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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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현대車 정의선-LG 구광모, 22일 ‘배터리 회동’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다음 주 구광모 ㈜LG 대표와 만나 전기차 배터리 협업에 나선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만나 미래 배터리 기술을 논의한 지 한 달여 만이다. 정 부회장은 조만간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만날 것으로 알려져 한국의 4대 그룹이 연합한 ‘전기차 드림팀’이 본격화될 것이란 기대가 나오고 있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정 부회장과 구 대표는 22일 충북 청주시 오창공장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라인을 둘러본 뒤 LG화학 배터리 기술 현황 및 협력 방안에 대한 논의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오창공장은 1분기(1∼3월) 세계 배터리 시장 1위에 오른 LG화학의 핵심 생산기지다. 회동은 비공개로 진행될 예정이다. 지난달 13일 정 부회장은 삼성SDI 천안사업장에서 삼성전자 이 부회장을 만나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배터리 기술 현황을 논의한 바 있다. 재계 관계자는 “정 부회장이 조만간 SK이노베이션도 찾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국의 대표 자동차 기업 총수가 국내 배터리 3사 총수들과 연달아 회동에 나서면서 재계에서는 4대 그룹의 전기차 협업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글로벌 전기차 생산량 4위인 현대차그룹은 울산공장에서 전기차 전용 라인 구축을 추진 중이다. 글로벌 기업들도 최근 미래차 시장인 전기차의 주도권을 쥐기 위해 합종연횡에 나서고 있다.김도형 dodo@donga.com·서동일 기자}

    • 2020-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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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기아차-LG화학 “전기차-배터리 유망 스타트업 공동 발굴”

    현대·기아자동차와 LG화학이 함께 전기차와 배터리 분야의 유망 스타트업 발굴에 나선다. 현대·기아차는 18일 LG화학과 공동으로 전기차·배터리 분야에서 국내외 유망 스타트업을 찾는 프로그램을 가동한다고 밝혔다. 글로벌 스타트업 생태계와 전략 협업하는 기회를 모색하고 미래 핵심 기술 역량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현대·기아차와 LG화학은 이번 ‘전기차&배터리 챌린지’에서 차별적인 기술과 사업모델을 가진 스타트업을 찾아서 기술을 검증한 뒤 전략투자를 검토할 계획이다. 선발된 업체와는 11월 미국 현대크래들 실리콘밸리에서 열리는 워크숍에서 협업 방안을 논의한다. 참여를 원하는 스타트업은 이달 22일부터 8월 28일까지 전용 응모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하면 된다. 응모 분야는 △전기차 주행 거리와 안전성 증대를 위한 차세대 배터리 소재 △배터리 효율과 사용 편의성 증대를 위한 제어 및 유지 보수 △전기차 구동부품 등 7개다. 글로벌 전기차 전문 매체인 EV세일즈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올 1분기(1∼3월) 총 2만4116대의 순수 전기차를 판매해 테슬라,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폭스바겐그룹에 이어 4위를 차지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 2020-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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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블랙 & 레드, 한정판 마세라티가 선보인 ‘럭셔리의 극치’

    외관 색상이탈리안 하이퍼포먼스 럭셔리카 마세라티가 한정판 모델로 눈길을 끌고 있다. 4월 국내에 공식 출시한 ‘기블리 리벨레 에디션(Ghibli Ribelle Edition)’은 흡입력 있는 블랙 컬러로, ‘제냐 펠레테스타 에디션(Zegna Pelletessuta Edition)’은 정교하게 직조된 내장 가죽 시트의 고급스러움으로 관심을 받고 있다.의 이름을 딴 ‘리벨레(Ribelle)’는 반항아를 뜻하는 이탈리아어로 기블리 리벨레 에디션의 스포티하고 도전적인 매력을 나타낸다. 빨려 들어갈 듯한 몰입감을 자랑하는 블랙 컬러의 외관은 강렬한 레드 컬러의 브레이크 캘리퍼와 어우러져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처럼 세련된 보디는 마세라티 라인업 최초로 선보이는 레드&블랙 투톤 인테리어 디자인과 완벽한 궁합을 이루며 통풍 기능이 포함된 최고급 천연 가죽 시트는 럭셔리 세단만의 고급스러움을 보여준다. 또한 운전대와 카본 패들을 비롯해 곳곳에 카본 인테리어 마감이 적용돼 짜릿한 스포츠 감성을 자극한다. 국내에 15대 한정 판매되는 기블리 리벨레 에디션은 블랙&레드 색상의 19인치 프로테오(Proteo) 휠이 짝을 이루는 350마력의 기블리 그란스포트, AWD 시스템과 20인치 우라노(Urano) 휠과 함께 430마력을 자랑하는 강력한 기블리 S Q4 그란스포트 등 두 가지 옵션으로 제공된다. 판매 가격은 △기블리 그란스포트 1억3600만 원 △기블리 S Q4 그란스포트 1억5700만 원이다. 지난달 국내에 공식 출시된 ‘제냐 펠레테스타 에디션(Zegna Pelletessuta Edition)’은 인테리어 디자인 소재에서 이름을 따왔다. ‘펠레테스타(Pelletessuta)’는 잘 짜인 가죽을 뜻하는 이탈리아어로 제냐 펠레테스타 에디션만이 자랑하는 정교하게 직조된 내장 가죽 시트의 고급스러움을 나타낸다. 마세라티와 에르메네질도 제냐의 손을 거친 이번 한정판 에디션은 예술적 특별함을 앞세우고 있다. 고품격 경량 나파 가죽으로 이루어진 펠레테스타는 특수한 설계와 정교한 마감을 통해 제작된 가죽이 사용됐고 얇은 나파 가죽 스트립을 교차 직조한 획기적인 소재이다. 국내에 20대 한정 판매되는 이번 에디션은 르반떼 S 그란스포트와 콰트로포르테 S Q4그란루쏘 등 두 가지 모델로 제공된다. 고급스러운 브론즈 색상이 3중으로 코팅된 외관을 자랑하는 르반떼 S그란스포트 펠레테스타 에디션은 블랙 컬러의 제냐 펠레테스타 스포츠 시트와 최상급 라디카 우드 트림, 블랙 브레이크 캘리퍼와 짝을 이루는 21인치 고광택 헬리오(Helios) 림을 장착했다. 콰트로포르테 S Q4 그란루쏘 펠레테스타 에디션은 그윽하고 세련된 메탈릭 블루 외관 컬러와 다크 브라운 제냐 펠레테스타 시트, 블루 브레이크 캘리퍼와 짝을 이루는 20인치 페르세오(Perseo) 휠이 특징이다. 판매 가격은 △르반떼 S 그란스포트 1억9200만 원 △콰트로포르테 S Q4 그란루쏘 2억1400만 원이다. 한편, 마세라티는 출고되는 전 차종에 첫 1년간 차량 외관 손상 수리비를 보상해주는 ‘마세라티 케어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또 모든 마세라티 최초 구입 고객에게 평생 동안 소모품에 대한 걱정 없이 안전하게 고품격 드라이빙을 즐길 수 있도록 ‘평생 소모품 무상교환 프로모션’도 제공한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 2020-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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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차, 태안에 국내 최대규모 ‘드라이빙 센터’ 짓는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충남 태안군에서 드라이빙 체험 시설과 첨단 주행시험장이 결합된 국내 최대 규모 드라이빙 센터 건립에 나선다. 다양한 고객 가치를 창출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현대차그룹이 향상된 주행성능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운전의 즐거움’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넓히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현대차그룹은 17일 서울 서초구 양재사옥에서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의 지주회사인 한국테크놀로지그룹과 현대차그룹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센터 건립을 위한 상호협약 조인식을 가졌다고 밝혔다. 이날 조인식에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과 조현식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부회장, 토마스 쉬미에라 현대·기아차 상품본부장(부사장), 이수일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사장 등이 참석했다. 이번 협약에 따라 현대차그룹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가 충남 태안군 태안기업도시에 건설 중인 첨단 주행시험장 안에 주행 체험 시설과 고객 전용 건물을 추가로 건설하고 2022년 상반기에 국내 최대 규모의 드라이빙 센터를 개장하게 된다. 현대차그룹 측은 고객에게 새롭고 혁신적인 주행 경험을 제공하고 가족 단위 고객을 위한 브랜드와 신기술 체험·전시 등을 통해 국내 자동차문화를 선도하고 저변을 확대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태안 주행시험장은 터 면적이 축구장 176개 크기인 126만 m²(약 38만 평)에 달하며 총길이 4.6km에 이르는 고속주회로와 다양한 노면의 시험로를 갖출 예정이다. 현대차그룹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센터는 태안 주행시험장의 거의 모든 시험로를 사용하게 된다. 현대차그룹이 추가로 건설할 주행체험 시설은 긴급제동, 마른 노면 핸들링 등 4개의 체험 트랙과 돌발 상황 체험존, 경사로·자갈·모래·수로 등 장애물 체험존 등 총 8개 코스로 구성된다. 현대차그룹은 드라이빙 체험 프로그램을 개발해 드라이빙 기초부터 고난도 드라이빙 기술 등 단계별로 세분화한 주행 기술을 교육하고 전문 드라이버와 함께 탑승하는 한계 주행 체험 등도 마련할 예정이다. 토마스 쉬미에라 부사장은 “고객이 자동차를 통해 삶의 가치와 즐거움을 누릴 수 있도록 최고 수준의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센터로 건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상 2층 9602m²(약 2905평) 규모의 고객 전용 건물에는 최대 300명까지 수용할 수 있는 대형 고객 라운지, 키즈룸을 겸비한 고객 휴게공간, 브랜드·첨단기술 전시공간, 브랜드숍 등 편의시설을 갖출 예정이다. 이수일 사장은 “주행시험장을 현대차그룹과 공유하고 발전시켜 국내 자동차·모빌리티 업계의 역량을 강화하고 나아가 드라이빙 문화까지 한층 더 발전시키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한다”라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가 2016년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프로그램을 시작한 뒤 지난해에는 기아차와 제네시스로 확대해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6300여 명의 고객이 이 프로그램에 참여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 2020-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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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차, 협력업체 사업 포기에 생산차질 우려

    현대자동차 협력업체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영난으로 사업 포기를 결정했다. 현대차는 부품 조달 차질로 팰리세이드 등 주요 차종의 생산이 중단될 우려가 있어 시급히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17일 현대차 노사에 따르면 경북 경주시 소재의 2차 협력업체 명보산업이 경영난으로 사업을 포기하겠다는 공문을 현대차와 1차 협력업체 등에 보냈다. 명보산업은 시트 백커버와 퓨즈박스 등을 생산하는 업체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부품은 팰리세이드, 싼타페, 투싼, 넥쏘 등에 공급된다. 현대차 노사는 해당 부품 재고가 차종별로 최대 이틀 작업할 분량이 남은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부품 공급 중단이 길어지면 완성차 생산라인 역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어 현대차는 현재 대응 방안을 찾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18일 조업은 차질 없이 진행될 것”이라며 “조업을 진행하면서 대체 납품업체 발굴 등 대안을 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2월 현대차는 중국의 자동차 부품업체들이 코로나19로 셧다운되면서, 부품 공급 차질로 국내 공장 가동을 중단한 바 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 2020-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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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차-국방부 손잡고… 軍에도 수소차 투입

    현대자동차가 국방부 산업통상자원부 환경부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 등과 함께 국군의 수소전기차 도입 및 수소충전소 구축에 힘을 모은다. 현대차는 16일 대전 유성구 자운대에서 정세균 국무총리 등을 비롯한 주요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국방부 수소버스 도입 및 수소충전소 구축 추진을 위한 상호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현대차 등은 앞으로 국가 핵심전략산업으로 육성 중인 수소산업 발전을 위해 수소전기차 보급 확대뿐만 아니라 수소충전 인프라 확충 등 수소산업 전반에 걸쳐 협력할 계획이다. 특히 이번 MOU 체결은 수소전기차 보급을 군 영역에까지 확대해 수소산업의 저변을 넓힌다는 의미가 있다. 국방부는 앞으로 자운대 인근 민군 겸용 수소충전소 설치에 협력하고 내년까지 수소전기차 10대를 구매해 시범 운행한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 2020-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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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도 날 멈출순 없어”… 포철 1고로 48년째 쇳물

    이달 9일 찾은 경북 포항시 포스코 포항제철소 제1고로. 높이 84m의 고로는 이날도 바닥의 출선구(쇳물이 나오는 곳)로 시뻘건 쇳물을 뿜어내고 있었다. 내부 용적 1660m³, 긴 항아리 모양의 고로에 철광석과 유연탄 덩어리를 밀어 넣고 섭씨 1000도의 열풍을 불어넣으면 내부 온도가 1500도까지 올라가면서 철광석이 쇳물로 녹아 나온다. 이 고로는 꼭 47년 전인 1973년 6월 9일, 한국 최초의 쇳물을 뽑아낸 바로 그 고로다. 한국 철강업계가 2000년부터 이날을 ‘철의 날’로 지정해 기념할 만큼 포항의 제1고로는 한국 철강업계 역사 그 자체이기도 하다. 제1고로 현장 근로자들은 이 고로를 ‘민족 고로’로 부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수요산업이 위축돼 철강업도 유례없는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한국 산업의 최후방으로 꼽히는 고로에서는 이번 위기를 넘어서려는 싸움이 뜨거웠다. 1고로는 첫 화입 이후 반세기 동안 생명을 이어오고 있고, 1993년 2월 고로를 고쳐 짓는 개수 공사 시점을 기준으로도 현재 전 세계에서 최장 기간 조업 중인 고로다. 정철호 포스코 1제선공장 조업파트장(56)은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등도 겪었지만 철강업계는 지금이 가장 위기다. 하지만 묵묵히 반세기 동안 쇳물을 뿜어낸 1고로가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온 일을 되새기고 있다”고 말했다. 하루 3000t의 쇳물을 생산하던 1고로는 최근 코로나19 사태 탓에 10% 이상 생산량이 줄었다. 1고로의 연간 생산 능력은 150만 t 수준으로 550만 t 규모의 초대형 고로가 여럿인 포스코에서는 가장 작다. 클수록 효율적이라는 점, 1고로가 설계수명을 넘겼다는 점을 감안하면 언제 불을 꺼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다. 1, 2년 안에 ‘종풍(조업 종료)’을 맞을 것이란 말도 나온다. 하지만 현장에서 만난 근로자들은 최대한 ‘민족 고로’를 지키겠다는 각오로 뜨거운 열과 사투를 벌이고 있었다. 조남홍 제1제선공장 고로본체파트장(59)은 “제철소 전체 경쟁력을 감안해 종풍 시점을 판단할 것”이라면서도 “코로나19가 계기가 되어선 안 된다. 현재의 위기 극복에 최대한 힘을 보태고 3∼5년 이상 더 생산할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1고로가 작다는 점이 오히려 ‘테스트 베드’ 역할을 하며 포스코의 경쟁력을 높여왔다고 입을 모았다. 2018년 다른 고로에서는 쓰지 않는 저품질 원료를 이용한 쇳물 생산에 성공하면서 포스코의 고로 9기 가운데 가장 높은 원가경쟁력을 기록한 바 있다. 설계수명인 15년을 훌쩍 넘기는 시간 동안 고온·고압을 견디느라 내부의 내화벽돌이 교체 시점 직전까지 얇아진 곳도 있다. 1고로는 이런 상황을 최대한 고로 중심에서 쇳물을 생산하는 기술과 쇠로 된 외피를 물로 직접 냉각시키는 신기술로 극복해 왔다. 포스코는 코로나19로 자동차, 전자제품 수출이 급감하자 이들 제품에 들어가는 강판을 생산하는 냉연·도금 공장의 일부 휴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2, 3년 전에 수주한 선박을 만드는 조선업의 후판 수요가 큰힘이 되는 가운데 저가의 수입재가 늘어난 열연 분야를 최대한 공략하며 고로의 불꽃을 멈추지 않을 계획이다.포항=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 2020-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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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차 정의선 부회장이 에어컨도 없는 차를 탄 이유[김도형 기자의 휴일차(車)담]

    소소하게 요즘 차와 차 업계를 이야기하는 [김도형 기자의 휴일차(車)담] 네 번째 주제는 모터스포츠입니다. 조금 더 정확하게는 현대자동차의 모터스포츠 도전입니다. 제목으로 달아놓은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의 이야기가 바로 모터스포츠와 관련된 일화입니다. 차분하게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휴일차담 세 번째 편, 독일차 그리고 많은 자동차 브랜드들의 변신에 대한 글에도 많은 관심을 보내주신 독자분들께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오랫동안 쌓은 신뢰를 스스로 무너뜨린 독일차 브랜드들에 대한 비판적인 독자 의견이 적지 않았는데요. 브랜드와 신뢰를 구축하는 일의 어려움과 그것을 스스로 무너뜨렸을 때의 결과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됐습니다. 그런 의견들을 잘 참고하면서 앞으로의 글들을 또 준비해 해보겠습니다.● 팔지도 않을 차에 각별한 관심 보인 정의선 부회장현대자동차는 누가 뭐래도 한국을 대표하는 자동차 메이커인데요. 독자 여러분들은 이 회사에 대해서 어떻게 평가하시나요?불모지와 같았던 한국의 자동차 산업을 세계무대로 올려놓은 기업. 가성비 좋은 차를 만들고 있는 자동차 회사. 공간감과 편의사양이 뛰어난 국산차를 사려고 할 때 찾는 브랜드. 등등. 아주 다양한 평가가 있을 듯합니다. 물론, 이 보다 더 부정적인 평가도 많이 있겠지요.다양한 평가가 있을 듯합니다만, 아무튼. 이런 다양한 평가에도 불구하고, 탁월한 주행 성능으로 탄탄한 기본기를 보여주는 회사라는 류의 평가는 상당히 드물지 않을까 싶습니다.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와 고성능 브랜드 ‘N’으로 새로운 도전에 나섰지만 아직은 주행 성능이라는 자동차의 기본 능력에서 세계 유수의 브랜드를 넘어서지 못했다는 평가가 많기 때문입니다.수년 전, 정의선 부회장이 현대·기아차 연구개발의 총본산인 남양연구소에서 탔다는 에어컨 없는 차는 사실 경주용 차입니다. 현대차가 월드랠리챔피언십(WRC)에 직접 도전하기 위해 준비하던 단계에서 만든 차였다고 합니다. 속도를 내는 일에 모든 것을 집중하는 경주용 차에는 당연히 에어컨이 없습니다.수 만대, 수 십 만대 씩 팔릴 주요 신차를 미리 살펴보는 자리. 시판될 차도 아니고, 내놓을까 말까하다가 뒤쪽에 살짝 놓아둔 차였는데 정 부회장이 올라타더니 셔츠를 땀으로 흠뻑 적실만큼 직접 주행해 봤다고 하는데요.그 때는 수석부회장으로 그룹을 총괄하는 위치에 있진 않았겠습니다만. 시간이 지나면 그룹을 이끌게 될 것이라는 점은 모두가 알고 있었겠지요. 그런 정 부회장이 고위 임직원 모두가 참석한 자리에서 온 몸을 땀으로 적시면서, 시판되지도 않을 차를 직접 몰았던 이유는 무엇일까요.저는 그 이유가 바로 현대차의 기본기 그리고 브랜드 자체에 대한 국내·외의 평가를 어떻게 하면 끌어올릴 수 있느냐하는 점에 대한 고민에서 찾고 싶습니다. 모터스포츠를 통해서 현대차가 충분한 ‘실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세계에 보여줄 필요가 있다는 생각입니다.● 지난해 WRC 첫 우승 차지한 현대차2014년 WRC에 재도전한 현대차는 6년 만인 지난해 마침내 제조사 부문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모터스포츠 팬이라면 상당히 관심 있게 이 소식에 주목했겠지만 그렇지 않은 분들에게는 ‘그게 무슨 의미야?’하고 지나갈 수도 있는 일일 텐데요. 사실 자동차 잘 모르는 기자인 저도 WRC에 대해 들었을 때 ‘무슨 대회지?’라는 생각부터 들었습니다.WRC는 모터스포츠를 잘 모르는 분들도 알 법한 포뮬러원(F1)과 함께 양대 자동차 경주대회로 꼽히는데요. 여러 측면에서 특징이 상반됩니다. F1은 일반차와는 전혀 다른 외관을 가진, 단지 경기만을 위해서만 만들어진 차를 씁니다. WRC는 양산차를 기반으로 만든 차로 대회를 치릅니다. 물론 차 속은 양산차와는 완전히 다릅니다만…F1은 예선 성적을 기준으로 자리를 잡고 동시에 출발해 정해진 숫자만큼 트랙을 돌지만 WRC는 순차적으로 출발해서 구간 통과 시간을 측정합니다. 트랙을 달리는 F1과 달리 WRC는 도로와 산길, 진흙탕길, 눈길 등의 험로를 달린다는 점도 특징입니다.전용 경주장이 아닌 일반적인 길을 달리는 것이 랠리 대회인데 WRC는 그 최고봉으로 꼽힙니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일정이 중단된 상황이지만 WRC는 몬테카를로를 시작으로 세계 각지를 돌면서 금·토·일 사흘에 걸친 레이스를 펼칩니다.한 번의 레이스는 800~1000km 정도를 주행하게 되는데 실제로 기록을 측정하는 구간은 300~400km가량이고 연간 13, 14번의 대회를 누적, 합산해서 제조사 부문과 드라이버 부문 우승을 가려내게 됩니다.● “너희도 이제 한가락 하는구나?”이 우승 소식 뒤에 저는 이 대회 준비와 출전에 수년 동안 정열을 쏟았던 현대차 관계자들의 얘기를 들어 볼 기회가 있었는데요. 이 분들에게 들은 얘기 중에 기억나는 것들 몇 가지로 우승의 의미를 되짚어 보면 어떨까 싶습니다.현대차도 이제 한가락 하는구나, 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게 됐다는 얘기가 있었습니다. 독일은 물론이고 일본의 완성차 브랜드들은 모두 오래 전에 WRC 우승을 거쳐 갔습니다. WRC는 매우 가혹한 조건에서 치열한 레이스를 벌이고 한, 두 번이 아니라 1년 동안 쌓은 성적으로 우승팀이 가려지는 대회입니다.고장과 충격에 따른 부품 파손으로 경기를 포기하는 사례가 속출하는 이 대회는 차 자체의 성능에서 최고 수준의 선을 넘어서지 못하면 우승을 할 수가 없습니다. 이런 우승을 통해 현대차가 “우리도 이제 새로운 리그에 접어들었다”고 한번 외쳐본 것 아니겠느냐는 평가입니다.단순히 대회 한번 우승했다고 크게 달라질 것이 있을까, 하는 의문이 사실 저에게도 있었는데요. 장기간 대회를 준비했던 분들의 얘기는 이렇습니다. 극한 상황에서 최고의 성능을 낼 수 있는 차량의 설계를 직접 연구해 보는, 돈으로 살 수 없는 경험을 축적할 수 있는 계기라는 것인데요.WRC 차량은 대회를 치르고 나면 기술 유출을 막기 위해 완전하게 폐기됩니다. 양산차는 다른 회사의 차를 사와서 뜯어보고 따라해 볼 수라도 있지만 WRC 차량은 그럴 수가 없다는 뜻입니다. 직접 차를 개발해서 WRC에 도전하기로 하면서 현대차의 연구원들은 ‘맨땅에서 헤딩’하듯이 연구를 해야 했다고 합니다.완전히 새로운 차를 만드는 과정에서 조금이라도 힌트가 될 정보를 구하기 위해 구글을 뒤지고 계속 직접 테스트 해보면서 WRC 차에 적합한 스펙을 찾아내야 했다는 것이지요. 무게를 줄이려고 이 부분을 건드렸더니 생각지도 못했던 다른 부분에서 크랙이 발생하더라, 와 같은 경험을 끊임없이 쌓아 가는 과정인 셈입니다.WRC 대회 중에는 각 레이스를 치를 때마다 껍데기만 남기고 차를 다 뜯어서 페인트까지 벗겨내고 크랙을 살펴보고 부품의 상태를 확인합니다. 이런 과정들 전체가 ‘극한 성능’에는 어떤 요소가 필요한 지를 현대차그룹 전체가 익히는 과정일 수 있는 것입니다.물론, 이런 고사양이 양산차에 그대로 적용될 리는 없습니다. 하지만 뭘 알아야 어떤 차량에는 어디까지만 적용하면 된다는 판단도 할 수 있겠지요. 최고 시속이 150km로 제한된 차를 똑같이 만들더라도 시속 300km를 낼 수 있는 기술을 가진 회사와 그러지 못한 회사의 차는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오래 걸릴 일, 질책 대신 격려만2012년말에 유럽에 모터스포츠법인을 설립하고 2013년 한해를 꼬박 준비해서 2014년에 출전. 사실 말이 쉽지 1년 동안 WRC 출전용 차량을 만드는 일은 매우 도전적인 일이었다고 하니 WRC 재도전 역시 이른바 ‘현대속도’로 진행된 것으로 봐야 할 듯한데요.승패와 순위라는 결과가 분명한 대회를 준비하면서 시간까지 쫓기는 이런 상황은 참 쉽지 않았지만 최고경영진의 뒷받침만큼은 확실했기에 큰 힘이 됐다고 합니다.사실 언제 무슨 기사를 쓸지 모르는 기자에서 자신이 다니는 회사의 최고경영자에 대한 나쁜 얘기를 해줄 사람은 없습니다. 얘기 자체를 듣기도 힘들거니와 조금씩 듣더라도 늘 긍정적인 측면의 얘기만 듣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요.그럼에도 불구하고, 모터스포츠와 관련한 정의선 부회장의 얘기는 사실 좀 진심이 느껴지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2014년 첫 출전에서는 모든 출전 차가 완주를 못했는데 이 때를 포함한 모든 상황에서 ‘질책’은 없었다고 합니다. 오래 걸릴 일이고 또 어려운 일이니 늘 격려하고 배려해 줬다는 것인데요. 지난해 첫 우승 뒤에도 팀이 힘들게 국내에 들어와서 세레머니를 하는 것보다는 편안하게 쉬고 2020년 대회를 준비하라고 했다고 합니다.사실 이런 부분은 어떻게 보면 당연하기도 합니다. 현대차 같은 큰 회사는 다양한 조직이 각자의 의견을 내고 이 의견을 통합하면서 운영됩니다. 재무를 관리하는 파트에서 모터스포츠를 바라보면 어떨까요? 100년이 지나도 돈을 벌어올 수 없는 곳에서 밑빠진 독에 물 붓듯이 돈만 쓴다는 시각을 가질 수도 있습니다.열심히 차 설계하고 제조하고 판매하는 부서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한 대라도 더 팔려고 무진장 애를 쓰는데 무슨 ‘모터스포츠’냐는 볼멘소리가 나올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정의선 부회장의 확실한 의지가 없었다면 현대차의 WRC 재도전과 우승은 쉽지 않았을 듯 합니다. 정 부회장은 유럽에서 직접 WRC 차량의 운전대를 잡아보기도 했다고 합니다. WRC는 정해진 트랙을 도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운전자(랠리드라이버) 혼자서 길을 외워서 주행할 수가 없습니다. ‘코드라이버’가 동승해 이번 코너는 얼마나 꺾인다는 식으로 길잡이 역할을 해주지 않으면 제대로 달릴 수가 없는 꽤 위험한 주행입니다. 프로 선수가 옆좌석에서 길잡이 역할을 해줬겠지만 주변에서는 위험하지 않나 걱정도 했을 듯 한데요. 사실 정 부회장의 운전 실력은 수준급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얼마 전 개봉한 영화 ‘포드 v 페라리’도 헨리 포드 2세와 엔초 페라리의 자존심 대결을 보여주면서 모터스포츠는 최고경영진의 의지 없이는 성공을 거두기 힘든 영역이라는 점을 알려준 바 있습니다.● 모터스포츠 팀, 성공한 투자가 될 수 있을까우승을 했지만… 사실 크게 달라진 건 없습니다.현대차가 WRC 제조사 부문 우승 1회의 기록을 남겼지만 세상이 달라진 것은 아닙니다. 코로나19 사태 속에 많은 자동차 회사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주요한 신차를 연이어 출시하며 신나게 팔아야 하는 ‘신차 싸이클’을 맞이한 현대차는 더 애가 탈 수 밖에 없는 시절이기도 합니다. 그런 상황 속에서도 어떻게든 차를 팔고 수익을 내야 하는 한 해가 또 흘러가고 있습니다.그래도 조금 달라진 점은 있습니다. 모터스포츠에서의 성공을 발판으로 현대차는 고성능 브랜드 ‘N’에서 ‘벨로스터 N DCT’ 모델을 내놓는 등 주행성능이라는 측면에서 진화한 차를 선보이려는 모습을 계속 보여주고 있습니다. 중형 세단인 쏘나타도 N 라인의 차량 출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모터스포츠를 통해서 축적한 기술이 이런 차들에 적용되고 있겠지요.이런 노력을 통해 현대차는 더 탄탄한 차를 만들고 또 그런 사실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는 일에 성공할 수 있을까요. 브랜드의 위상을 높이는 일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모터스포츠의 성공 자체를 통해 실력을 인정받는 것은 물론이고 그 과정에서 습득한 기술을 효율적으로 차량에 적용하고 무엇보다도 그런 변화를 전 세계 소비자들에게 널리 인정받아야 합니다.WRC 우승은 몇 년 간의 도전으로 일궈낼 수 있었지만 현대차가 브랜드의 위치를 바꾸는 일은 이보다 훨씬 더 긴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유럽에서는 일요일 자동차 경주에서 승리하면 월요일에 차가 팔린다는 얘기도 있었다고 하지만 이제 모두 과거의 얘기일 뿐입니다.그래도 WRC 재도전을 통해 현대차가 보여준 메시지는 분명합니다. 어렵더라도 그 길을 갈 것이고 기본기를 탄탄하게 하는 정공법을 통해 브랜드의 위상을 높여 보겠다는 것입니다. 모터스포츠 팀을 운영하는 데는 매년 적지 않은 비용이 듭니다. 모터스포츠 팀 운영을 결과적으로 성공한 투자로 만들어 낼 수 있느냐하는 문제는, 세계 곳곳에서 브랜드 파워의 중요성을 경험하고 있는 현대차에게, 보기보다 중요한 과제일 수도 있어 보입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 2020-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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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정원 “사회에 큰 빚… 연내 1조이상 갚을것”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사진)이 11일 두산중공업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대주주로서의 책임경영 의지와 함께 올해 1조 원 이상을 상환하겠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이날 그룹 전체 직원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친환경 에너지로 전환하는 트렌드에 발맞춰 가스터빈과 신재생 에너지를 주축으로 하는 사업 포트폴리오 개편에 힘써 왔지만 발전시장 침체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힘든 상황을 맞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다행히 정부의 관심과 채권단의 지원으로 유동성 문제를 해결할 기반은 마련했지만 금전적인 부채를 넘어 사회적인 부채를 지게 됐다”며 “사회적 파장과 책임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했다. 박 회장은 경영 정상화 계획을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두산중공업이 3조 원 이상 재무구조 개선을 목표로 연내 1조 원 규모 유상증자와 자본 확충을 할 것”이라며 올해 1조 원 이상을 상환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 2020-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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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제철 이어 포스코도 일부 생산설비 가동중단

    포스코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글로벌 철강 경기 악화로 일부 생산설비의 가동을 중단하기로 했다. 가동 중단에 따른 유휴 인력에 대해선 교육이나 유급휴업 등을 실시한다. 8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이르면 16일부터 일부 생산설비의 가동을 멈추는 탄력조업에 들어간다. 열연과 냉연 등 제품 생산 시설이 대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철강재를 주로 소비하는 국내 자동차, 조선, 건설 산업의 침체와 글로벌 철강 경기 악화에 따른 것이다. 아르셀로미탈 등 대부분의 글로벌 철강사들은 이미 고로나 생산설비 가동을 일부 중단하고 감산에 들어간 상태다. 최근 현대제철도 당진제철소 전기로 열연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생산설비 가동 중단 기간이 이틀 이하인 사업장의 직원들은 교육이나 정비 활동을 할 예정이지만 설비가 사흘 이상 멈춘 사업장은 근로기준법에 따라 유급휴업을 시행한다. 포스코는 유급휴업 기간에 평균 임금의 70%를 지급할 방침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고용안정의 중요성을 고려해 희망퇴직 등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며 “노사 간 공감대를 바탕으로 경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 2020-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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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차그룹, 코로나 위기 극복위해 대리점에 운영자금 557억 지원

    현대자동차그룹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핀매 대리점 운영자금 지원에 나선다. 현대차그룹은 8일 현대자동차·기아자동차의 판매 대리점 및 현대모비스의 완성차 부품 판매 대리점에 상생 펀드 조성, 임차료 지원 등을 통해 올해 총 557억 원 규모의 운영자금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지원했던 327억원보다 70% 증가한 액수다. 현대차그룹은 이와 별도로 700억 원 상당의 판매 지원금도 지급하고 있다. 이번 557억 원 지원은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판매 최일선 대리점들의 안정적인 운영을 뒷받침하기 위한 것이다. 지원 대상은 전국에 위치한 총 1860여 개 판매 대리점으로 현대차 및 기아차 판매 대리점 760여 곳과 현대모비스의 부품 판매 대리점 1100여 곳이다. 현대차그룹은 우선 400억 원의 상생펀드를 조성해 판매 대리점이 대리점 운영이나 시설 투자에 필요한 자금을 금융권에서 대출 받을 경우 이자를 지원한다. 금융비용 부담을 줄여 대리점이 재무 건전성을 유지하면서 운영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또 현대·기아차는 대리점이 매월 고정적으로 지출하는 임차료 부담도 경감해 줄 계획이다. 올해 121억 원의 임차 지원금을 완성차 판매 대리점에 지급하기로 했다. 임차 지원금은 대리점별 현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책정되며 현대·기아차 전 대리점에 제공된다. 이와 더불어 현대차그룹은 대리점 노후 시설 개선 등에도 36억 원을 투입한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현대·기아차의 올해 자동차 판매량(1~5월)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2% 감소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경기 침체로 가장 먼저 타격을 입는 일선 대리점에 필요한 실질적 방안에 중점을 뒀다”라며 “대리점과 상생협력을 통해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포함한 포스트 코로나도 함께 대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 2020-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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