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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이 공정거래위원회 퇴직자들에게 돈을 건넨 창구라는 의혹을 받고 있는 한국공정경쟁연합회의 간부가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15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검사 구상엽)는 최근 홍모 연합회 사무국장을 불러 연합회가 공정위 퇴직자들과 기업들을 연결해 주는 창구 역할을 했다는 의혹을 조사했다. 앞서 검찰은 유한킴벌리가 연합회에 용역 계약 비용으로 건넨 1억 원 상당이 공정위 퇴직자 3명에게 자문료 형태로 흘러간 정황을 파악했다. 지난달 20일 연합회를 압수수색하면서 이를 포착한 검찰은 10일 연합회와 유한킴벌리를 동시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이 돈이 사실상 공정위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한 유한킴벌리의 로비 자금으로 보고 있다. 돈을 받은 공정위 퇴직자 3명이 유한킴벌리에 취업하지 않았고, 유한킴벌리가 용역 대금으로 건넨 돈이 연합회에서 자문료 형식으로 결국 퇴직자들에게 넘어갔다는 것이다. 또한 검찰은 퇴직자들이 돈을 받은 대가로 공정위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등 각종 민원 해결을 도왔다고 의심하고 있다. 실제 공정위는 유한킴벌리 대리점주협회의 의회 신고로 유한킴벌리 본사가 대리점별로 판매 목표를 강제로 정하는 등 대리점주들을 상대로 ‘갑질’을 했다는 의혹을 조사했지만, 2016년 2월 무혐의 결론을 내린 바 있다. 유한킴벌리 측은 “연구용역은 시장 환경 변화에 따른 회사의 필요에 의해 진행된 사안”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검찰은 이들이 낸 보고서가 조악한 수준인 점 등으로 미뤄 정상적인 용역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허동준 hungry@donga.com·황형준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국군기무사령부(기무사)의 개혁을 흔드는 세력에 단호히 대처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기무사의 계엄령 검토 문건 사태를 이용해 기무사 개혁을 방해하려는 군과 정치권 일각에 대해 엄중 경고를 한 것으로 풀이된다. 13일 청와대와 군 소식통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11일 인도 방문 기간 중 기무사 문건에 대해 독립 수사를 특별지시하면서 “국방부가 기무사 개혁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를 흔들려고 하는 세력이 있는 것 같다”며 “이 문제도 단호히 대처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군 안팎에선 기무사 개혁이 문건 사태 여파로 흐지부지되지 않을 것이라는 강한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소식통은 “(청와대는) 송영무 국방부 장관 경질설이 제기되는 배경엔 기무사 개혁을 좌초시키려는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계엄령 문건을 국방부와 청와대의 갈등으로 보는 보도가 있는데 그렇지 않다”며 “전형적으로 ‘달을 가리키는데 손가락만 보는 식’”이라고 했다. 청와대 측 인사에 따르면 송 장관은 3월 말 이석구 기무사령관(육군 중장)에게서 해당 문건을 처음 보고받은 후 4월 말 청와대에 기무사 개혁 관련 보고를 하면서 이 문건을 군의 정치적 중립성을 심각히 훼손한 사례로 거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세월호 민간인 사찰과 계엄령 의혹을 파헤칠 특별수사단(단장 전익수 공군 대령)이 해·공군 출신 군 검사 15명 등 약 30명 규모로 13일 발족했다. 수사 1팀(민간인 사찰), 2팀(문건 의혹)으로 나눠 16일부터 공식 수사를 시작한다. 군 특별수사단과 별도로 계엄령 문건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부장검사 진재선)는 지난해 12월 미국으로 출국한 문건 작성 책임자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에 대해 입국 시 통보 조치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문병기·황형준 기자}
이노공 부천지청 차장(48·사법연수원 26기)이 서울중앙지검 4차장검사로 이동하면서 서울중앙지검 첫 여성 차장검사를 맡게 됐다. 법무부는 13일 검찰 중간간부에 해당하는 고검 검사급 인사를 19일자로 발령 냈다. 서인선 법무부 검찰국 공안기획과장(44·31기), 김남순 대검찰청 수사지원과장(45·30기), 김윤희 대검 디엔에이·화학분석과장(43·31기) 등 다른 여검사들도 해당 보직에 처음 발탁됐다. 특히 김윤선 법무부 검찰과 부부장(42·33기)은 검찰국 0순위로 불리는 ‘인사부장’ 자리를 여검사로 처음 맡았다.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운동을 촉발시킨 서지현 창원지검 통영지청 검사(45·33기)는 성남지청 부부장, ‘미시즈 쓴소리’로 불리는 임은정 서울북부지검 부부장(44·30기)은 충주지청 부장검사로 승진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 등 이른바 적폐청산 수사팀장 격인 서울중앙지검 박찬호 2차장검사(52·26기)와 한동훈 3차장검사(45·27기)가 유임되는 등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 사단’은 재신임됐다. 이두봉 4차장검사는 1차장검사로 이동했다. 다스 실소유 의혹을 수사했던 신봉수 첨단범죄수사1부장은 특별수사1부장으로 옮겼다. 신자용 특수1부장은 법무부 검찰국 핵심인 검찰과장으로 영전했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이 한국 정부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 중재신청서를 제출했다. 엘리엇은 올해 4월 정부에 중재의향서를 제기했고, 양측은 90일간 합의에 이르지 못해 석 달 만에 본격적인 소송으로 이어지게 됐다. 13일 법무부 등에 따르면 엘리엇은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승인하는 과정에서 한국 정부가 국민연금 등을 동원해 부당하게 개입해 최소 7억7000만 달러(약 8654억 원)의 피해를 봤다며 중재신청서를 제출했다. 엘리엇이 주장하는 피해액은 석 달 전 중재의향서의 액수보다 1억 달러(약 1124억 원) 늘었는데, 구체적인 산정 근거는 밝히지 않았다. 한국 정부는 “정부가 부당하게 투자자에게 손해를 입히지 않았고, 엘리엇이 구체적인 피해 근거도 대지 않고 있다”며 엘리엇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한국 정부를 상대로 한 ISD는 2012년 론스타, 2015년 하노칼·디야니에 이어 이번이 네 번째다. 앞서 또 다른 미국계 헤지펀드 메이슨 캐피털 매니지먼트가 지난달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 합병 과정에서 엘리엇과 같은 이유로 1억7500만 달러(약 1880억 원)의 피해를 봤다는 ISD 중재의향서를 냈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공정거래위원회 퇴직자의 재취업 특혜 의혹 등을 수사 중인 검찰이 유한킴벌리로부터 공정위 퇴직자 2, 3명에게 수천만 원의 자금이 흘러들어 간 단서를 포착한 것으로 11일 확인됐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검사 구상엽)는 이 같은 정황을 수사하기 위해 전날 서울 강남구 유한킴벌리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압수수색한 자료를 토대로 이 자금의 성격을 분석하고 있다. 유한킴벌리에 재취업한 공정위 퇴직자는 없다. 검찰은 유한킴벌리가 공정경쟁연합회(연합회)와 용역 계약을 한 뒤 연합회가 2015년 하반기 공정위 퇴직자들에게 자문료 등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공정위를 관리하려고 한 것이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이 돈이 사실상 공정위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한 로비 자금일 수도 있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 실시한 연합회 사무실 압수수색 과정에서 유한킴벌리 자금이 연합회를 거쳐 공정위 퇴직자들에게 흘러들어 간 정황이 담긴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한킴벌리가 생리대 폭리 의혹과 관련해 공정위로부터 무혐의 처분을 받은 과정도 검찰이 중점적으로 수사하고 있다. 공정위는 2016년 10월부터 이 회사가 생리대 가격 인상과 관련해 시장 지배적 지위를 남용했는지 등을 조사했지만 올해 4월 무혐의 처리를 했다. 유한킴벌리는 또 올해 2월엔 2005∼2014년 23개 대리점과 함께 135억 원대 정부 입찰에서 담합을 한 혐의에 대해서도 자진신고 감면제도(리니언시)를 활용해 면죄부를 받았다. 검찰은 이 과정에 공정위 퇴직자들이 개입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검찰은 유한킴벌리 외에 다른 기업들도 연합회를 통해 공정위 퇴직자들에게 자문료 등을 지급한 것 아닌지도 수사하고 있다. 검찰은 연합회가 공정위와 기업들을 연결하는 창구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단체는 공정위 규제를 받는 기업들과 대형 로펌 등 200여 개 회원사가 내는 연회비로 운영된다. 교육 과정 등 각종 행사를 통해 공정위와 회원사 관계자들이 교류하고 기업들에 컨설팅하는 역할을 해왔지만 검찰은 이들 간 관계에서 부정한 거래가 있는지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연합회 홍모 사무국장이 공금 수억 원을 빼돌린 정황도 확인하고 홍 씨를 곧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황형준 constant25@donga.com·허동준 기자}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10일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등 관련자 PC에 대한 본격적인 포렌식(디지털 저장매체 정보 분석) 작업에 착수했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1부(부장검사 신자용)는 이날부터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1층에 마련된 별도 사무실에서 임 전 차장 등 관련자들이 사용했던 SSD와 HDD 하드디스크에 대해 이미징(복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특별조사단에서 조사하지 않았던 기획조정실 심의관 2명의 하드디스크도 추가됐다. 검찰은 또 양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 전 법원행정처장이 사용하던 PC 하드디스크도 조만간 법원행정처로부터 제출받아 분석할 예정이다. 이 하드디스크들은 모두 퇴임 전 디가우징(강력한 자력을 이용해 모든 데이터를 완전히 삭제하는 기술)됐지만 검찰은 복구가 가능한지 등을 외부업체를 통해 확인할 계획이다. 하지만 법원행정처가 업무 메신저와 이메일 등 일부 자료 제출을 거부하자 검찰은 김명수 대법원장까지 거론하며 압박에 나섰다. 검찰 관계자는 “대법원장이 수사에 협조하겠다고 말했는데 이런 입장은 다소 이해하기 어렵다”며 “‘문화체육관광부 블랙리스트’ 사건에서도 문체부 내부 업무 메신저를 확보해서 수사한 바 있고 경위와 가담자를 객관적으로 확인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문서 작성 과정에 누가 얼마나 관여했는지, 어떤 지시로 작성됐는지 등을 파악하기 위해 업무 메신저와 이메일 등의 확인이 필수적인 만큼 자료 제출을 거부할 명분이 없다는 것이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69) 일가, 자유한국당 권성동 의원(58), 이채필 전 고용노동부 장관(62), 함영주 KEB하나은행장(62)…. 최근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이 기각된 주요 인사들이다. 이들의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줄줄이 기각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선 법원은 범죄 혐의에 대한 소명 부족을 주요한 기각 사유로 들고 있다. 서울남부지법은 배임, 횡령 등 혐의를 받고 있는 조 회장의 구속영장을 6일 오전 3시 23분경 기각하면서 “피의 사실들에 관해 다툼의 여지가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신병을 구속할 만큼 범죄 사실이 충분히 소명되지 못했기 때문에 피의자의 방어권을 보장하는 차원에서 기각했다는 것이다. 조 회장의 부인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69)에 대해 지난달 두 차례 청구된 구속영장도 혐의 소명 부족 등의 이유로 기각됐다. 강원랜드 채용과 관련해 부정한 청탁을 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다가 5일 기각된 권 의원도 비슷한 경우다. 서울중앙지법은 “범죄 성립 여부에 관해 법리상 의문점이 있고, 현재까지의 수사 진행 경과와 피의자의 주거 등을 고려할 때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은 4일 이 전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 “혐의 소명이 부족하다”고 했고, 서울서부지법은 채용 비리 관여 혐의를 받는 함 행장에 대해 지난달 1일 “피의 사실에 대해 다툴 여지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영장이 줄줄이 기각되자 검찰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제3노총 조직 설립에 필요한 자금을 국가정보원으로부터 받은 혐의를 받는 이 전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검찰은 “일각에서 뭔가 다른 기준과 의도가 작용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며 공개적으로 반박했다. 그 전에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와해 의혹 사건과 관련해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 13건 중 11건이 기각된 것까지 감안한 반응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특히 검찰 내부에선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수사를 받게 된 법원이 영장 심사가 엄정하게 이뤄진다는 점을 부각하며 견제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민노총은 전날 성명에서 “양승태 (전 대법원장) 사법농단에 대한 본격적인 검찰 수사를 앞두고 영장 기각을 통해 자신들이 건재함을 보여주는 시위를 하는 듯하다”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법은 “영장에 대한 불만과 근거 없는 추측을 밝히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고 심히 유감스럽다”고 맞받았다. 법원 내에선 최근 검찰이 불구속 재판 원칙을 무시하고 여론에 기대 무리하게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시각이 많다. 한 부장판사는 “범죄 혐의가 소명되지 않았다는 것은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해 줬는데도 혐의 입증을 제대로 못한 상태에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황형준 constant25@donga.com·고도예 기자}
검찰이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직적인 퇴직자 재취업이 공정위 운영지원과장을 거쳐 위원장에게까지 보고된 정황을 확보하고 수사 중인 것으로 5일 확인됐다. 검찰은 규제 기관인 공정위가 민간기업에 퇴직자 취업을 사실상 강요한 것으로 보고 업무방해죄를 적용해 관련자를 형사 처벌할 방침이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검사 구상엽)는 지난달 20일 세종시의 공정위 운영지원과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퇴직자 재취업이 ‘운영지원과장―사무처장―부위원장―위원장’ 보고 라인을 거쳐 최종 승인됐다는 내용의 내부 문건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검찰은 2010년 이전부터 관행적으로 공정위 운영지원과가 공정위의 감독을 받는 주요 기업들에 채용을 사실상 강요해 퇴직자들을 현대·기아자동차 등 대기업 20여 곳에 재취업시킨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최근 김모 공정위 운영지원과장을 포함해 전·현직 운영지원과장 3명을 소환 조사했다. 검찰은 5일 서울 서초구 현대·기아차 본사를 포함한 현대건설, 현대백화점, 쿠팡 등 4곳을 압수수색해 재취업 퇴직자들과 관련된 자료를 확보했다. 이들 기업에는 공정위 퇴직자들이 고문, 자문역 등으로 취업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공정위 퇴직자들의 재취업이 기업 요청이 아닌 공정위의 강요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공정위 내부 인사 적체를 해소하고 퇴직 후 생계를 보장하기 위해 기업들에 자리를 요구했다는 게 검찰의 시각이다. 검찰은 공정위 재취업에 관여한 기업 관계자들을 대부분 소환 조사했다. 이들은 검찰에서 “공정위로부터 불이익을 받을 게 두려워 어쩔 수 없이 취업을 승인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취업자 대부분이 고문 등의 직함을 달고 공정위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역할을 맡으며 출근도 하지 않고 법인카드 영수증만 제출한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한다. 공정위에서 재취업 과정에 개입해 민간기업의 인사권을 침해한 전·현직 간부들에겐 업무방해죄가 적용된다. 형량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이다. 검찰은 업무방해죄의 공소시효(7년)를 감안해 2011년 이후 공정위에 재직했던 전직 위원장과 부위원장, 사무처장, 운영지원과장 등 10여 명을 형사 처벌 대상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김동수(63) 노대래(62) 정재찬 전 위원장(62)을 포함해 신영선(57) 김학현 전 부위원장(61) 등 전직 고위 간부 여러 명이 수사 선상에 올랐다. 다만 현직인 김상조 위원장(56)은 재취업에 관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 2월 김학현 전 부위원장이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소환돼 운영지원과의 재취업 알선에 대해 진술한 뒤 공정위가 몸을 사리면서 예전처럼 공공연하게 재취업 알선을 하지는 않은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또 검찰은 공정위 퇴직자들이 재취업 과정에서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승인을 받지 않는 등 공직자윤리법을 위반한 혐의를 조사 중이다. 대기업들이 위장계열사를 세운 뒤 주식 소유 현황 등을 공정위에 신고하지 않아 공정거래법을 위반한 것과 관련해 퇴직자들이 공정위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도 살펴보고 있다. 경우에 따라 뇌물 수사가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 검찰은 대기업이 공정위에 영향력을 행사할 목적으로 퇴직자들을 채용했거나 퇴직자가 현직에 있을 때 이를 약속했다면 뇌물죄 성립이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황형준 constant25@donga.com·허동준 기자}
국토교통부에서 항공정책 실무를 총괄해온 구본환 항공정책실장(58)이 4일 사임했다. 진에어 사태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구 전 실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국토부에 인사 적체도 많고 해서 내부 인사순환 차원에서 사표를 썼다”고 했다. 국토부 안팎에선 미국 국적자인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진에어 불법 등기이사 재직과 관련해 관리감독 부실의 책임을 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적지 않다. 구 전 실장은 “진에어와는 무관하다”고 했다. 구 전 실장의 후임으로는 손명수 철도국장(53)이 승진 임명됐다. 새 철도국장은 황성규 종합교통정책관(54)이 맡는다. 한편 대한항공 조종사 노동조합과 대한항공 직원연대,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는 4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69)과 아들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42)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노조 등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대한항공’ ‘KOREAN AIR’와 태극문양 로고 등의 상표권을 2013년 설립된 지주회사 한진칼에 이전한 뒤 지난해까지 1364억1500만 원을 사용료로 냈다. 이에 대해 한진그룹은 “정당한 사용료 수취를 경영층의 사익 편취나 배임으로 주장하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반박했다.박재명 jmpark@donga.com·황형준 기자}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에 이어 또 다른 미국계 헤지펀드 메이슨 캐피털 매니지먼트가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 합병 과정에 한국 정부가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이유로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 절차를 밟기 시작했다. 재계에서는 한국 정부가 이른바 적폐청산 과정에서 해외 투기자본의 표적을 자초한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3일 법무부에 따르면 메이슨은 지난달 8일 한국 정부가 삼성물산 합병 과정에 부당하게 개입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위반했다며 ISD 전 단계인 중재의향서를 한국 정부에 제출했다. 중재의향서는 ISD를 제기하기 전 재판까지 가지 않고 합의할 뜻이 있는지 묻는 절차로 법무부가 이를 거부하면 정식 절차를 밟는다. 법무부 관계자는 “메이슨은 중재의향서에서 두 회사 합병 관련 한국 정부의 조치로 1880억 원(미화 1억7500만 달러) 상당의 손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메이슨의 피해 주장도 엘리엇의 ISD 중재의향서와 유사한 취지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앞서 4월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삼성물산 합병과 관련해 약 7000억 원의 손해배상을 요구하며 중재의향서를 제출했다. 합병 당시 각각 삼성물산 지분 7.12%와 2.2%를 갖고 있던 엘리엇과 메이슨은 합병에 강하게 반대했다. ISD는 외국인 투자가가 상대국 법령 또는 계약 위반 등으로 피해를 봤을 때 국제 중재기관을 통해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는 제도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공정거래위원회 전현직 간부들의 불법 재취업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3일 공정위 김모 운영지원과장을 소환 조사했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검사 구상엽)는 참고인 신분으로 부른 김 과장을 상대로 공정위가 조직적으로 퇴직자들의 대기업, 로펌 등에 대한 취업을 알선했는지, 공정위 고위 직급이 취업 알선에 개입했는지 등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런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 공직자윤리법을 적용해 형사처벌할 수 있다고 보고 수사 중이다. 공정위는 지난 20여 년간 운영지원과 등을 통해 대기업의 요청에 따라 재취업을 희망하는 직원을 소개해왔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김학현 전 공정위 부위원장은 지난해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소환돼 “대기업 측의 요청이 있으면 공정위 운영지원과가 희망하는 직원을 알선하는 역할을 한다. (재취업 과정을) 부위원장과 위원장에게 보고한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지난달 공정위 기업집단국과 운영지원과 등을 압수수색해 이를 뒷받침하는 정황 증거를 상당수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공정위 고위 간부들이 취업 알선을 보고받은 게 사실인지 확인하고 있다. 수십 년간 관행처럼 이어져 온 취업 알선을 고위 간부들이 몰랐을 가능성이 낮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대형 로펌에 주로 재취업한 행정고시 출신 고위 간부들뿐 아니라 비고시 출신 퇴직자들도 공정위 운영지원과를 통해 자리를 소개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의 비고시 출신 A 씨는 운영지원과를 통해 신세계 계열사 신세계페이먼츠에 취업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신세계페이먼츠가 취업 제한 대상 회사가 아니라는 점을 노려 신세계가 A 씨에게 자리를 내줬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로펌과 대기업들이 공정위 퇴직자들을 채용하거나 그들과 자문계약을 맺은 대가로 공정위에서 특혜를 받은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주식 현황 등의 신고 위무를 위반한 대기업들이 대부분 공정위의 고발 등 법적 제재가 아닌 경고 등의 솜방망이 처벌을 받은 게 퇴직자 채용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다. 검찰은 SK, CJ 등 대기업 관계자들을 소환해 공정위 출신을 채용한 대가로 특혜를 받은 게 없는지 조사하고 있다.황형준 constant25@donga.com·허동준 기자}
법무부 검찰 과거사위원회가 이른바 ‘장자연 리스트’ 사건을 본조사 대상으로 선정했다. 과거사위는 2일 “장자연 문건에 명시된 ‘술 접대’ 등 강요가 있었는지, 이와 관련된 수사를 고의로 하지 않거나 미진한 부분이 있는지, 수사 외압이 있었는지 등 의혹을 규명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2009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장 씨는 숨지기 전 직접 쓴 문건에서 기업인과 언론사 고위층 등 유력 인사들에게 술 접대와 잠자리 요구를 강요받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당시 경찰이 장 씨를 자살로 몰고 간 성 접대 의혹을 규명하지 못하고 수사를 마무리하자 외압 의혹이 끊이지 않았다. 본조사를 맡은 대검 진상조사단은 2009년 수사 과정에 허점과 외압이 없었는지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경우에 따라 장자연 리스트에 거론된 유력 인사들을 상대로 검찰의 재수사가 벌어질 수 있다. 앞서 과거사위는 조선일보 기자 출신 A 씨가 장 씨를 강제 추행한 혐의에 대해 검찰 재수사를 권고했고 서울중앙지검은 지난달 A 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과거사위는 장자연 리스트 사건 외에도 △낙동강변 2인조 살인 사건(1990년) △KBS 정연주 전 사장 배임 사건(2008년) △용산지역 철거 사건(2009년)도 본조사 대상으로 선정했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검찰이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가 당시 대한변호사협회(변협) 하창우 회장 수임 명세를 뒷조사한 뒤 일부 내용을 언론에 공개한 정황을 확보해 수사 중인 것으로 1일 확인됐다. 검찰은 또 변협에 광고 삭감 등 불이익을 준 것이 직권남용 혐의로 처벌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이로써 2017년 3월 처음 불거진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은 대법원의 3차례 진상 조사에 이어 검찰 수사까지 받게 되면서 첫 형사 처벌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변협에 대한 보복 기획과 실행 ‘양승태 대법원’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1부(부장검사 신자용)는 지난달 29일 하 전 회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10시간 동안 조사했다. 판사 뒷조사 의혹을 처음 제기한 이탄희 판사도 지난주 조사했다. 이에 앞서 검찰은 26일 대법원 특별조사단으로부터 받은 문건 410건 중 10건에 ‘변협 압박방안 검토’ ‘변협 대응방안 검토’ ‘변협 회장 관련 대응방안’ 등 하 전 회장 개인과 변협을 압박하는 내용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문건은 건당 8∼10쪽으로 구성됐으며 문건 작성자는 차장, 기획조정실, 사법정책실, 사법지원실 등 법원행정처 주요 국실로 기재돼 있었다. 검찰은 하 전 회장에게 대법원이 작성한 문건을 보여준 뒤 실제 압박으로 이어졌는지를 확인하는 데 조사의 초점을 맞췄다. 하 전 회장은 조사 직후 “대법원이 이런 일까지 할 줄은 몰랐다. 정말 치졸하다”고 비판했다. 하 전 회장은 2015년 2월부터 2년간 변협 회장으로 재직할 당시 “상고법원 설치는 명백한 위헌”이라며 당시 양승태 대법원장과 각을 세웠다.○ “A 기자 이용”… 문건에 3, 4차례 등장 검찰은 법원행정처가 보복 조치를 기획한 뒤 실행했다고 보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법원행정처는 법원전산망으로 하 전 회장의 수임 명세를 전수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 전 회장 수임 명세를 국세청에 통보해 탈세 정황을 살펴보는 방안 등도 등장한다. 2016년 11월 서울지방국세청 조사국이 하 전 회장을 세무조사한 점 등이 문건 내용과 관련 있는지도 검찰은 수사 중이다. 문건에는 하 전 회장 수임 명세와 관련해 ‘○○○ 기자 등을 이용해 이미지 손상’ ‘이미지 타격을 가하기 위해 언론을 동원하고…’ 등의 표현이 3, 4차례 등장한다. 중앙 일간지 A 기자는 2015년 5월경 하 전 회장이 취임 전 수임 사건을 변협 사무차장에게 맡겼다는 취지의 기사를 썼다. 하 전 회장은 “당시에도 취재한 게 아니라 누군가로부터 정보를 받았다고 생각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건에는 변협과 함께하는 행사에 대법원장이 불참하고, 변협 산하 법률구조재단에 대한 예산 지원을 대폭 줄이는 등 구체적인 변협 압박 사례가 담겼다. 하 전 회장의 건물 뒷조사, 2016년 총선 야당 후보 출마 가능성 등도 언급됐다.○ 檢, 형사처벌 가능 판단 검찰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 박 정부의 이른바 ‘블랙리스트’ 판결 사례를 집중적으로 분석해 이미 법리 검토를 끝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대법원 자체 조사 때 큰 논란이 됐던 이른바 진보 성향 판사의 뒷조사 문건이 아닌 변협에 대한 대법원의 보복 조치를 검찰은 주요 수사 타깃으로 삼았다. 이는 법원행정처가 작성한 변협 관련 문건 내용 가운데 상당수가 실행됐다는 점 때문이다. 직권남용은 위법 행위에 착수했지만 끝내지 못한 미수범은 처벌하지 않는다는 점 등을 고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검찰은 직권남용 외에도 재산과 수임 명세 뒷조사 과정에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 적용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김현 변협 회장 등 현 집행부는 문건에 적힌 내용의 실행 여부를 자체적으로 조사한 뒤 이번 주 안으로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등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황형준 constant25@donga.com·이호재 기자}
앞으로 데이트폭력 사범은 음주운전과 같은 ‘삼진아웃제’가 적용된다. 이에 따라 데이트 폭력을 세 번 이상 저지르면 원칙적으로 구속 수사를 받거나 정식 재판에 넘어가게 된다. 대검찰청 강력부(부장 권순범 검사장)는 1일 “데이트폭력 범죄의 특성을 고려한 구속 기준 및 사건 처리 기준을 강화해 전국 검찰청에서 2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검찰은 데이트폭력 피해자가 여성이 대다수이고 동일한 피해자에게 단기간 반복적으로 범행이 이뤄진다는 점을 감안했다. 이에 두 번째 폭행이더라도 첫 번째 폭행보다 중한 범행을 저지르거나 처음 수사기관에 입건이 됐더라도 피해자가 3번 이상 맞은 것으로 조사되는 경우 등에도 삼진아웃제가 적용된다. 검찰은 보복범죄 차단 등 피해자 지원도 강화하기로 했다. 대검 관계자는 “피해자에게 위치확인장치(비상호출기) 등 가해자의 접근을 방지할 수 있는 안전장치 제공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2009년 검찰의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 당시 불거진 이른바 ‘논두렁 시계’ 기획 보도 의혹에 대해 무관하다는 입장을 최근 밝힌 이인규 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60)이 ‘국회에서 청문회가 열리면 귀국해 증언하겠다’는 뜻을 추가로 밝혔다. 이 전 부장은 27일 동아일보 기자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조용히 지내려고 했는데 일부 언론과 좌파 인사들이 제가 마치 국가정보원의 사주를 받아 노 전 대통령 논두렁 시계 보도를 기획하고 미국으로 도피한 것처럼 허위 보도해 어쩔 수 없이 사실을 밝히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전 부장은 “노 전 대통령 수사 내용은 국회에서 청문회를 통해 다루는 것이 맞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이 전 부장이 “조사 요청이 오면 언제든지 귀국해 조사를 받겠다”는 입장을 취해 왔던 만큼 국회 청문회가 열리면 귀국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전 부장은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가 미국 버지니아주에 체류 중인 자신의 사진을 공개하면서 “즉각 소환해 수사해야 된다”는 식의 주장을 펴자 25일 “검찰은 개입한 사실이 없고 배후에 국정원이 있다”는 취지의 입장문을 냈다. 또 “시계 수수 사실이 보도되고 난 후 권양숙 여사가 밖에 내다 버렸다”는 등 노 전 대통령의 진술 내용을 처음으로 소개하면서 “이와 같은 조사 내용은 모두 녹화됐고 조서로 작성됐다. 그 조서는 영구 보존 문서로 검찰에 남아 있다”고 밝혔다. 이 전 부장의 입장 발표에 여권은 발끈했다.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대변인은 26일 “이 전 부장이 정말 떳떳하다면 근거 없는 일방적 주장만 가득한 입장문으로 언론 플레이를 할 것이 아니라 귀국해 당당히 조사에 임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2009년 당시 노 전 대통령의 변호인이었던 전해철 의원은 방송 인터뷰에서 “(노 전 대통령의) 그런 진술이 있지 않은 것으로 저는 알고 있다”며 “수사기관 또는 정보기관들에 대한 공작 내지 부적절한 위법 행위에 대해 정확한 사실 규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국정원 적폐청산 태스크포스(TF)는 지난해 10월 국정원의 한 간부가 2009년 4월 이 전 부장을 만나 “고가 시계 수수 건 등을 언론에 흘려서 적당히 망신 주라”고 말한 것을 확인했다. 하지만 국정원 간부가 언론 플레이를 지시하거나 실행한 사실은 발견하지 못했고 공소시효도 지나 검찰이 수사에 나서지 못했다. 다만 현재 활동 중인 법무부 검찰 과거사위원회가 조사 대상으로 추가 선정할 가능성은 있다.워싱턴=박정훈 특파원 sunshade@donga.com / 황형준 기자}

‘언론(KBS)에 시계 수수 사실이 보도되고 난 후 권양숙 여사가 밖에 내다 버렸다.’ 2009년 검찰의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를 주도했던 이인규 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60)이 이른바 ‘논두렁 시계’ 기획 보도 의혹과 관련해 25일 처음 밝힌 검찰 수사 내용이다. 이 전 중수부장은 노 전 대통령이 2009년 4월 30일 검찰 조사에서 이렇게 진술하면서 ‘증거물로 피아제 명품 시계를 제출해 달라’는 검사의 요청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논두렁 시계 보도와 관련해 수사 책임자가 당시 상황을 자세히 공개한 것은 처음이다. 이 전 중수부장은 이날 A4용지 4쪽 분량으로 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소위 논두렁 시계 보도 관련’ 입장문을 법조기자단에 보냈다. 최근 일부 언론이 ‘논두렁 시계 보도’를 기획한 인물로 자신을 지목하자 “검찰은 개입한 사실이 없고 배후에 국가정보원이 있었다”며 거듭 반박한 것이다. 이 전 중수부장은 지난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적폐청산 수사가 시작되자 9월 미국으로 돌연 출국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가 미국 버지니아주에 있던 이 전 중수부장의 사진을 공개하자 온라인에는 “즉각 소환해 수사하라”는 주장이 나왔다. 입장문에 따르면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은 검찰 수사에서 ‘2006년 9월경 노 전 대통령의 회갑을 맞이해 피아제 남녀 손목시계 한 세트를 2억 원에 구입해 노 전 대통령의 형 노건평 씨를 통해 노 전 대통령에게 전달했으며, 그 후 2007년 봄경 청와대 관저에서 노 전 대통령 부부와 함께 만찬을 할 때 노 전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감사 인사를 받았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이 전 중수부장은 “이에 대해 노 전 대통령은 검찰 조사에서 ‘권양숙 여사가 그와 같은 시계 세트를 받은 것은 사실이나, 자신은 KBS에서 시계 수수 사실이 보도된 후에 비로소 그 사실을 알았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전했다. 이 전 중수부장은 “이런 조사 내용은 모두 녹화됐고 조서로 작성됐다”며 “노 전 대통령은 작성된 조서를 열람한 후 서명 날인했으며, 그 조서는 영구보존문서로 검찰에 남아 있다”고 했다. 이 전 중수부장은 “노 전 대통령 수사 당시 검찰은 언론의 치열한 보도 경쟁 속에서 수사 보안을 유지하기 위해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였다”며 “시계 수수 관련 수사 내용이 보도된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나 검찰이 의도한 바가 아님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전 중수부장은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원세훈 당시 국정원장이 직원을 자신에게 보낸 것 외에 임채진 검찰총장에게도 직접 전화를 걸어 ‘노 전 대통령의 시계 수수 사실을 언론에 흘려 망신을 주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제안했다가 거절을 당한 적도 있었다는 정황을 들었다. 또 노 전 대통령 시계 수수 첫 보도가 KBS에 나갈 당시 이 전 중수부장은 국회 전문위원, 행정안전부 차관 등 워싱턴 주미대사관에서 근무할 때 알게 된 다른 부처 공무원들과 서울 종로구의 한 중식당에서 저녁 식사를 하면서 국정원의 행태에 대해 크게 화를 냈던 적이 있다고 전했다. 2009년 5월 13일 SBS는 “권 여사가 노 전 대통령 회갑 선물로 받은 1억 원짜리 시계 2개를 논두렁에 버렸다”고 보도했다. 이후 열흘 뒤인 5월 23일 노 전 대통령은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사저 뒷산에서 투신해 목숨을 끊었다. 이 전 중수부장은 입장문에서 “KBS 보도는 국정원 대변인실이 개입해 이루어진 것을 확인했다”며 “SBS 보도의 배후에도 국정원이 있다는 심증을 굳히게 됐다”고 주장했다. SBS는 이날 “확인되지 않은 주장을 통해 명예를 심대하게 훼손한 데 대해 민형사상 법적 책임을 물을 계획”이라고 밝혔다.황형준 constant25@donga.com·허동준 기자}
검찰과 경찰은 21일 검경 수사권 조정 정부 합의안에 대해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경찰은 공식 입장을 통해 “수사·기소 분리의 사법 민주화 원리가 작동하는 선진 수사구조로 변화하는 데 매우 의미 있는 진전”이라고 환영하며 표정 관리에 나섰다. 반면 검찰은 내부적으로 불만이 들끓었다.○ 검사들 “누더기 합의안” 강력 반발 서울지역 검찰청의 부장검사는 “경찰이 통상 무혐의로 불기소 의견을 내는 경우가 40%였던 만큼 앞으로 40% 사건은 경찰이 결정하는 상황이 됐다”며 “경찰이 사법기관이 된 것 아니냐”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서울중앙지검의 한 부부장검사는 “사건을 수사하다 보면 새로운 혐의가 드러나게 마련인데, 검찰이 수사할 수 없는 혐의가 나오면 그것만 떼어내 경찰에 보내줘야 되는 것이냐”라고 반문했다. 정부 합의안이 구체적이지 않아 혼란이 불가피할 것이란 지적도 나왔다. 한 평검사는 “경찰이 보완수사 요구를 거부할 경우 검찰이 직무배제나 징계 요구를 하더라도 경찰이 안 들어주면 그만”이라며 “조정안에는 실효성을 보장할 구체적인 기준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검사들은 합의안 곳곳에 구멍이 많아 국회에서 대폭 손질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경찰이 검사나 검찰청 직원의 범죄 혐의에 대해 적법한 압수수색·체포·구속영장을 신청하면 검찰은 지체 없이 법원에 영장을 청구해야 한다는 합의문 내용에 대해 검찰에서는 “영장 청구 요건을 따져야 되는데 검사나 검찰청 직원에 대한 영장이라는 이유로 ‘지체 없이’ 청구하는 것은 반헌법적이다”라는 비판이 나왔다. 또 이날 검찰 내부 통신망 ‘이프로스’에 박철환 부산지검 형사1부장이 “합의안 도출 과정에서 의견 수렴 과정이 부족했다”는 글을 올리자 법무부 검찰국의 한 검사는 “나도 합의안을 한 번도 못 봤다”는 댓글을 달았다가 지운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후 문무일 검찰총장은 퇴근길에 “다른 나라들이 부러워할 정도로 국가가 발전하고 민주주의가 성숙됐다. 그만큼 문명국가다운 형사사법체계를 새로이 구축해야 한다”고 합의안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일선 경찰 “선물 보따리 받은 것 같다” 경찰은 이번 합의안을 “견제 균형을 토대로 한 수사제도로의 전환”이라며 반기는 분위기다. 수직적 관계였던 검찰과 경찰이 명목상의 협력 관계로 규정된 데 대해 일선 경찰관들은 “선물 보따리를 받은 것 같다”는 반응이다. 그러면서도 경찰은 영장청구권이 빠진 것에 대한 아쉬움을 나타냈다. 경찰청 수사 관계자는 “수사 지휘를 폐지한다고 했지만 지금도 검사에게 수사 지시를 받는 건 영장 신청 단계에서뿐”이라고 말했다. 황형준 constant25@donga.com·김은지 기자}

검찰이 20일 공정거래위원회와 중소기업중앙회, 한국공정경쟁연합회 등을 전격 압수수색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이번 검찰 조사는 전현직 공정위 부위원장 등이 유관 기관에 불법 취업했는지와 공정위가 대기업들의 법 위반 혐의를 ‘봐주기’ 차원에서 검찰에 고발하지 않았는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 결과에 따라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인 대기업 관련 불공정거래 사건은 물론이고 다른 부처의 퇴직 공무원 전관예우 관행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검찰, 공정위-경제계 유착 여부에 주목 검찰은 20일 공정위 본부와 함께 압수수색을 한 공정경쟁연합회가 공정위와 기업들을 연결하는 창구 역할을 했는지를 들여다보고 있다. 대기업과 대형 로펌 등이 회원사로 있는 경쟁연합회는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한다는 명목으로 공정위 직원과 민간 기업 관계자들이 정기적으로 만나도록 주선해왔다. 더불어민주당 김해영 의원이 공정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경쟁연합회는 지난해 9월 8일부터 11월 24일까지 11주 과정으로 ‘제7기 공정거래법 전문연구과정’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여기에는 공정위 직원과 대기업 및 로펌 관계자 등 59명이 참여했다. 전문적인 현안에 대한 의견을 공유한다는 명목으로 마련된 자리지만 일각에서는 관료와 민간인이 과도하게 유착되는 계기가 됐다고 비판한다. 2박 3일의 해외 워크숍과 1박 2일짜리 국내 워크숍 등으로 운영된 이 프로그램은 조별 활동도 했다. 1조는 서로 다른 대기업 소속 변호사, 차장, 과장, 로펌 전문위원과 공정위 사무관으로 이뤄지는 등 5개 조 모두에 공정위 직원과 대기업 및 로펌 관계자들이 골고루 포진했다. 로펌 전문위원 중에는 공정위 퇴직자도 있었다. 민간 기업인은 회원사인 경우 370만 원, 비회원사인 경우 420만 원의 회비를 냈지만 공무원은 200만 원만 내는 혜택을 받았다. 김상조 공정위원장은 공정위 직원과 외부 관계자들의 불필요한 접촉이 빈번하다는 지적을 받아들여 지난해 10월 ‘외부인 출입 접촉 관리 방안 및 윤리준칙’을 마련했다. 이른바 ‘한국판 로비스트 규정’이다. 대형 로펌 변호사 및 회계사, 자산총액 5조 원 이상의 대기업 직원 등 외부인은 공정위에 출입 사전 등록을 하고 공정위 직원은 사전등록 외부인을 만난 뒤 5일 안에 감사담당관실에 대화 내용 등을 자세하게 보고하도록 하는 규정이다. 하지만 경쟁연합회가 마련한 교육프로그램 참석은 예외였다. 사회 상규상 허용되는 범위라는 이유에서였다. 대기업 직원 접촉을 투명화하도록 한 규정을 만들어놓고서 대면 접촉이 언제든 가능한 프로그램을 예외로 둬 ‘로비스트 규정’이 유명무실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상조 위원장 “조직 차원에서 대응” 공정위는 적극 해명에 나섰다. 김 위원장은 21일 인트라넷에 올린 ‘검찰 압수수색 관련 위원회 직원 여러분에게 드리는 말씀’이라는 글을 통해 “정당한 업무수행에 따른 수사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책임을 지는 일이 없도록 조직 차원에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또 “검찰 조사에 최대한 협조하되 당당하게 조사에 임해 달라”고 당부했다. 공정위의 한 간부는 “위원장이 간부들과 사전 협의 없이 개인적으로 올린 글”이라며 “검찰 압수수색에 대해 직원들의 동요가 커 조직을 안정시키기 위한 취지에서 쓴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세종=김준일 jikim@donga.com / 황형준 기자}
신세계, 다음 등 대기업들이 위장계열사 지분을 차명으로 보유한 정황을 공정거래위원회가 파악하고도 고발을 하지 않은 사실을 검찰이 확인하고 수사에 나섰다. 검찰은 이런 과정에 공정위 전직 간부들이 개입했는지 수사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검사 구상엽)는 20일 정부세종청사 공정위 기업집단국과 서울 여의도 한국공정경쟁연합회 등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검찰 관계자는 “대기업들의 신고자료 제출 등과 관련해 절차상 문제가 있어 자료 확보에 나선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대기업들이 위장계열사를 세운 뒤 주식 소유 현황 등을 공정위에 신고하지 않아 공정거래법을 위반한 것으로 파악했다. 최근 5년 이내에 위반한 사례만 50∼60건에 달하고 10대 그룹 대부분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공정위가 고발을 하지 않고 사건 처리를 고의로 누락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검찰은 또 공정위 일부 전현직 간부들이 재취업 과정에서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승인을 받지 않거나 정식 근로계약을 맺지 않아 공직자윤리법을 위반한 정황도 확보했다. 취업 비리와 관련해 지철호 공정위 부위원장과 김학현 전 부위원장이 수사 대상에 올라 있다.황형준 constant25@donga.com·허동준 기자}

법무부가 19일 윤대진 서울중앙지검 1차장검사(54·사법연수원 25기)를 법무부 검찰국장에 승진 임명하는 등 검사장급 이상 고위 간부 38명에 대한 인사를 단행했다. 검찰 안팎에서는 이번 인사로 검경 수사권 조정과 적폐 청산 수사 지속 등 민감한 문제를 원만하게 풀어나가기 위한 ‘청와대 친정체제’가 구축됐다는 분석이 많다. 검찰의 인사, 예산, 수사를 총괄하면서 청와대, 국회 등과 정책을 협의하는 검찰국장에 윤 차장을 임명한 것이 대표적이다. 윤 차장은 노무현 정부 당시 대통령사정비서관실 특별감찰반장으로 근무해 현 청와대와도 원활한 업무 협의가 기대된다. 윤 차장은 또 문무일 검찰총장과도 가까워 대검 지휘부와 원만한 협조가 가능해 보인다. 청와대, 대검 양쪽과 모두 소통이 잘되는 윤 차장을 검찰국장에 기용한 것이다. 윤 차장은 법무부 검찰국에 근무한 경험이 없고 전임 검찰국장보다 4개 기수 아래인 초임 검사장이어서 ‘파격적인 발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윤 차장과 친밀한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은 유임돼 검찰 안팎에서는 “형제 같은 두 윤 검사장이 법무부와 검찰의 핵심 보직을 차지했다”는 반응이 나왔다. 이번 인사에서는 윤 차장 등 노무현 정부 청와대에 근무했던 검사들이 중용돼 전진 배치됐다. 당시 청와대에서 윤 차장의 후임 특별감찰반장으로 일했던 이성윤 대검 형사부장(56·23기)은 요직인 대검 반부패부장(옛 중앙수사부장)에, 이 부장의 후임 특별감찰반장이었던 조남관 국가정보원 감찰실장(53·24기)은 검사장급인 대검 과학수사부장에 승진 임명됐다. 이 부장은 경희대 법대를 졸업해 문재인 대통령과 동문이다. 법무부는 윤 차장을 포함해 9명을 검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이들의 출신 지역은 △수도권 2명 △충청권 1명 △대구·경북권 2명 △부산·경남권 2명 △호남권 2명 등으로 고루 안배했다. 또 문 총장이 신임하는 간부들이 검사장급 대검 참모로 적극 기용된 점도 눈에 띈다. 문 대통령이 15일 신설을 지시한 대검 인권보호부장에는 권순범 대검 수사정보정책관(49·25기)이 내정돼 직제 개정 전까지 강력부장으로 근무하며 부서 신설 업무를 담당하도록 했다. 김후곤 대검 반부패부 선임연구관(53·25기)은 대검 공판송무부장으로, 이명박 전 대통령 수사에서 다스 수사팀장을 맡았던 문창석 서울동부지검 차장검사(57·24기)는 대검 기획조정부장에 각각 승진 임명됐다. 고검장급에선 김오수 법무연수원장(55·20기)이 법무부 차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김 신임 차관은 국회 등을 상대로 검경 수사권 조정의 창구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조은석 서울고검장(53·19기)은 법무연수원장으로, 박정식 부산고검장(57·20기)은 서울고검장으로 이동했다. 봉욱 대검 차장(53·19기)은 유임됐다. 박균택 검찰국장(52·21기)은 광주고검장으로 승진했다.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 과정에서 외압 논란에 휘말린 최종원 서울남부지검장(52·21기)과 이영주 춘천지검장(51·22기)은 각각 법무연수원 연구위원과 기획부장으로 좌천됐다.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 외압 의혹을 수사하면서 문 총장과 충돌했던 양부남 광주지검장(57·22기)은 문책 없이 의정부지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황형준 constant25@donga.com·허동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