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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구 법무부 차관(사진)의 택시기사 폭행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토요일인 22일 이 차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했다. 지난해 11월 사건 발생 이후 6개월 만에 이 차관은 처음 수사기관의 조사를 받았다. 검찰 사무를 지휘 감독하는 법무부의 현직 차관이 검찰 조사를 받은 것은 이례적인 것이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이동언)는 22일 오전 일찍부터 오후 6시까지 이 차관을 상대로 택시기사 A 씨를 폭행한 경위와 이 차관이 경찰에서 이후 내사 종결을 받은 과정 등을 조사했다. 이 차관 측은 변호사 입회 아래 사법연수원 후배 검사로부터 조사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차관은 A 씨에게 물리력을 행사한 점 등은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관 임명 전 변호사로 활동하던 이 차관은 지난해 11월 초 서울 서초구 아파트 단지 근처에서 술에 취해 잠든 자신을 깨우던 A 씨의 멱살을 잡은 혐의를 받고 있다. 사건 발생 당시 A 씨가 경찰에 신고했지만 경찰은 반의사 불벌죄인 형법상 일반 폭행 혐의를 적용해 내사 종결 처리했다. 하지만 운행 중인 운전자를 폭행했을 때 처벌할 수 있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운전자 폭행 혐의가 적용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며 시민단체가 이 차관을 고발했다. 특가법상 운전자 폭행 혐의는 피해자의 처벌 의사와 상관없이 형사 처벌이 가능하다. 검찰은 당초 이 차관의 혐의를 입증할 영상이 없다던 경찰의 발표와 달리 이 차관이 A 씨의 목을 잡는 30초 분량의 동영상을 확보했으며, 올 1월엔 서울 서초경찰서를 압수수색해 수사 외압 의혹으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검찰은 이 차관을 한 차례 조사한 만큼 이 차관의 특가법상 운전자 폭행 혐의에 대한 기소 여부를 먼저 결정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차관이 기소될 경우 차관 신분을 계속 유지할지 등이 검찰 안팎에서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 수사와 별도로 경찰은 올 1월 24일부터 100일 넘도록 서울경찰청 수사부장을 단장으로 진상조사단을 구성해 경찰의 부실 수사 의혹 전반을 조사하고 있다. 황성호 hsh0330@donga.com·박종민 기자}

“야외라서 5명 이상도 괜찮을 것 같은데….” 22일 오후 인천 중구 을왕리해수욕장 백사장. 서울에서 온 이모 씨는 친구 5명과 함께 술을 마시고 있었다. 마스크도 쓰지 않았고 소주와 맥주를 나눠 마시며 술판을 이어갔다. 서로 어깨동무를 하고 사진도 찍었다. 이날 을왕리해수욕장은 어림잡아도 300명에 가까운 사람이 몰렸다. 곳곳에서 폭죽이 터졌다. 해변에 자리를 잡은 사람들은 일행들과 삼삼오오 모여 앉아 술과 음료를 들이켰다. 마치 축제 현장을 보는 듯했다. 야외 공연이 열린 백사장 한쪽에는 30∼40명이 다닥다닥 붙어 노래를 들으며 흥얼댔다. 노래가 끝나자 일행끼리 술을 권하며 들고 있던 맥주를 마셨다. 바로 옆 ‘코로나19 방역수칙 준수’라고 적힌 현수막이 있었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정부는 21일 사회적 거리 두기를 다음 달 13일까지 3주 더 연장했다. 수도권은 지금의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가 유지되고 5명 이상 사적 모임도 계속 금지된다. 이 씨 일행뿐만 아니라 을왕리해수욕장에서 5명 이상이 함께 있는 모습은 어렵지 않게 목격됐다. 20대 후반으로 보이는 남성 5명은 캠핑용 의자와 아이스박스까지 바리바리 챙겨와 늦은 밤까지 술자리를 이어갔다. 또 다른 남성 3명은 따로 온 여성 일행에게 다가가 잠시 이야기를 나누더니 금세 합석을 하기도 했다. 넓은 해수욕장에서 이들이 방역수칙을 어기고 있음을 알리는 것은 ‘마스크 착용 및 개인 간 2m 거리 두기’ 홍보 현수막 몇 장이 전부였다. 을왕리해수욕장을 관리하는 인천 중구청 관계자는 “희망근로지원사업으로 채용된 어르신들이 평일 낮에 순찰을 하고 구청 직원들이 주말에 나와 단속을 한다”고 해명했다. 정작 인파가 몰리는 평일과 주말 야간에는 단속이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조치가 지난해 12월부터 5개월 넘게 이어지자 시민들은 상대적으로 단속이 느슨한 해변이나 산 같은 야외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같은 날 서울 북한산국립공원에서도 5명 이상 무리를 지어 함께 산을 오르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산 중간중간에서 지친 등산객들이 마스크를 벗고 일행과 이야기를 하며 쉬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60대로 보이는 남녀 일행 8명은 준비해온 간이의자까지 깔고 앉아 음식을 나눠 먹기도 했다. 북한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 구기분소 직원들이 수시로 산행객들에게 “마스크를 착용해 달라”며 알리고는 있지만 그때뿐이었다. 정작 단속 권한을 가진 자치단체 관계자는 현장에서 찾아볼 수조차 없었다. 구기분소 관계자는 “5명 이상 사적 모임을 단속할 권한은 지자체에 있어 할 수 있는 건 계도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5명 이상 모임 금지가 길어지면서 날이 갈수록 방역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사회적 거리 두기 연장이 거듭되며 시민들도 이를 지켜야 할 동력을 잃고 있는 상황”이라며 “방역당국이 고위험군의 백신 접종을 마무리한 뒤에 거리 두기를 완화할 거라면 단속 강화와 같은 실질적인 대안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인천=박종민 blick@donga.com / 유채연 기자}

“야외라서 5명 이상도 괜찮을 것 같은데….” 22일 오후 인천 중구 을왕리해수욕장 백사장. 서울에서 온 이모 씨는 친구 5명과 함께 술을 마시고 있었다. 마스크도 쓰지 않았고 소주와 맥주를 나눠 마시며 술판을 이어갔다. 서로 어깨동무를 하고 사진도 찍었다. 이날 을왕리해수욕장은 어림잡아도 300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몰렸다. 곳곳에서 폭죽이 터졌다. 해변에 자리를 잡은 사람들은 일행들과 삼삼오오 모여 앉아 술과 음료를 들이켰다. 마치 축제 현장을 보는 듯 했다. 야외 공연이 열린 백사장 한쪽에는 30~40명이 다닥다닥 붙어 노래를 들으며 흥얼댔다. 노래가 끝나자 일행끼리 술을 권하며 들고 있던 맥주를 마셨다. 바로 옆 ‘코로나19 방역수칙 준수’라고 적힌 현수막이 있었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정부는 21일 사회적 거리두기를 다음 달 13일까지 3주 더 연장했다. 수도권은 지금의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유지되고 5명 이상 사적모임도 계속 금지된다. 이 씨 일행 뿐 아니라 을왕리해수욕장에서 5명 이상이 함께 있는 모습은 어렵지 않게 목격됐다. 20대 후반으로 보이는 남성 5명은 캠핑용 의자와 아이스박스까지 바리바리 챙겨와 늦은 밤까지 술자리를 이어갔다. 또 다른 남성 3명은 따로 온 여성 일행에게 다가가 잠시 이야기를 나누더니 금새 합석을 하기도 했다. 넓은 해수욕장에 이들이 방역수칙을 어기고 있음을 알리는 것은 ‘마스크 착용 및 개인 간 2m 거리두기’ 홍보 현수막 몇 장이 전부였다. 을왕리해수욕장을 관리하는 인천 중구청 관계자는 “희망근로지원사업으로 채용된 어르신들이 평일 낮에 순찰을 하고 구청 직원들이 주말에 나와 단속을 한다”고 해명했다. 정작 인파가 몰리는 평일과 주말 야간에는 단속이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 조치가 지난해 12월부터 5개월 넘게 이어지자 시민들은 상대적으로 단속이 느슨한 해변이나 산 같은 야외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같은 날 서울 북한산국립공원에서도 5명 이상 무리를 지어 함께 산을 오르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산 중간중간에서 지친 등산객들이 마스크를 벗고 일행과 이야기를 하며 쉬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60대로 보이는 8명의 남녀 일행은 준비해온 간의의자까지 깔고 앉아 음식을 나눠 먹기도 했다. 북한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 구기분소 직원들이 수시로 산행객들에게 “마스크를 착용해달라”며 알리고는 있지만 그때 뿐이었다. 정작 단속 권한을 가진 자치단체 관계자는 현장에서 찾아볼 수조차 없었다. 구기분소 관계자는 “5명 이상 사적모임을 단속할 권한은 지자체에 있어 할 수 있는 건 계도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5명 이상 모임 금지가 길어지면서 날이갈수록 방역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사회적 거리두기 연장이 거듭되며 시민들도 이를 지켜야할 동력을 잃고 있는 상황”이라며 “방역당국이 고위험군 백신 접종 완료를 거리두기 완화 전제로 본다면 단속 강화 등 실질적인 대안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천=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유채연기자 ycy@donga.com}

이용구 법무부차관의 택시 기사 폭행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토요일인 22일 이 차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했다. 지난해 11월 사건 발생 이후 6개월 만에 이 차관은 처음 수사기관의 조사를 받았다. 검찰 사무를 지휘 감독하는 법무부의 현직 차관이 검찰 조사를 받은 것은 매우 이례적인 것이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이동언)는 22일 오전 일찍부터 오후 6시까지 이 차관을 상대로 택시 기사 A 씨를 폭행한 경위와 이 차관이 경찰에서 이후 내사 종결을 받은 과정 등을 조사했다. 이 차관 측은 변호사 입회 아래 사법연수원 후배 검사로부터 조사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차관은 A 씨에게 물리력을 행사한 점 등은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관 임명 전 변호사로 활동하던 이 차관은 지난해 11월 초 서울 서초구 아파트 단지 근처에서 술에 취해 잠든 자신을 깨우던 A 씨의 멱살을 잡은 혐의를 받고 있다. 사건 발생 당시 A 씨가 경찰에 신고했지만 경찰은 반의사 불벌죄인 형법상 일반 폭행 혐의를 적용해 내사 종결 처리했다. 하지만 운행 중인 운전자를 폭행했을 때 처벌할 수 있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운전자 폭행 혐의가 적용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며 시민단체가 이 차관을 고발했다. 특가법상 운전자 폭행 혐의는 피해자의 처벌 의사와 상관없이 형사 처벌이 가능하다. 검찰은 당초 이 차관의 혐의를 입증할 영상이 없다던 경찰의 발표와 달리 이 차관이 A 씨의 목을 잡는 30초 분량의 동영상을 확보했으며, 올 1월엔 서울 서초경찰서를 압수수색해 수사 외압 의혹으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검찰은 이 차관을 한 차례 조사한 만큼 이 차관의 특가법상 운전자 폭행 혐의에 대한 기소 여부를 먼저 결정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차관이 기소될 경우 차관 신분을 계속 유지할지 등이 검찰 안팎에서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 수사와 별도로 경찰은 올 1월 24일부터 100일 넘도록 서울경찰청 수사부장을 단장으로 진상조사단을 구성해 경찰의 부실 수사 의혹 전반을 수사하고 있다.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미성년자 마약사범이 갈수록 늘고 있는 가운데 병원과 약국을 돌며 거짓으로 마약성 진통제를 처방받아 투약한 10대 42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상당수가 고교생인 이들은 교내에서 투약하기도 했으며, 주변 또래들에게 웃돈을 받고 팔기도 했다. 경남경찰청 마약수사대는 “마약성 진통제인 ‘○○○ 패치’를 처방받아 투약한 고교생 A 군(17) 등 41명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혐의로 검거했으며, 마약 매매 등의 혐의도 받고 있는 B 씨(19)는 구속 수감했다”고 2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모두 17∼19세로, 지난해 마약을 투약했을 당시에는 23명이 고교생 신분이었다. A 군 등은 지난해 6월부터 부산과 경남에 있는 병원, 약국 등에서 자신 또는 타인의 명의로 마약성 진통제를 처방받아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마약을 주로 상가나 공원 화장실 등에서 투약했으며, 일부 고교생들은 학교 내에서 투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속된 B 씨는 마약을 주변 미성년자들에게 판매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일반적으로 이 마약성 진통제는 개당 약 1만5000원인데, B 씨는 개당 15만 원 정도에 되팔았다고 한다. B 씨는 이전에도 비슷한 혐의로 적발돼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마약성 진통제는 병원 등에서 오남용 처방 문제가 자주 제기돼 왔다. 식품의약품안전처도 지난달 “의료기관 121곳을 점검해 해당 패치의 오남용 의심이 드는 병원 등 위반 사례 40건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한 의료기관 관계자는 “불법 처방받는 방법이 온라인에 공공연히 떠돌아 10대들도 손쉽게 접근하려 드는 마약류”라고 전했다. 경찰 관계자도 “이 패치를 이용해 투약하는 방법도 많이 알려져 있어 더욱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청소년마저 쉽게 구하는 마약성 진통제지만 잘못 사용하면 매우 치명적이라고 설명했다. 중독치료를 전문으로 해온 천영훈 인천참사랑병원장은 “강력한 마약인 헤로인을 100배 농축한 효과를 지녔다고 할 정도로 ‘진정제의 끝판왕’이라 불리는 마약”이라며 “금단현상도 심하고 용량 이상 투약하면 호흡마비로 사망에 이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이번에 검거된 10대들 가운데 일부는 경찰 수사를 받는 과정에서도 또다시 이 마약성 진통제에 손댈 정도로 심각한 중독 증상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의사·약사회 등에 청소년에게 마약성 의약품을 처방할 때는 절대 주의를 기울여 주길 당부했다”며 “식약처에도 마약성 의약품 처방 시 본인 여부 및 과거 병력의 확인 의무화 등 제도 개선을 요청했다”고 밝혔다.박종민 blick@donga.com / 창원=강정훈 기자}

미성년자 마약사범이 갈수록 늘고 있는 가운데, 병원과 약국을 돌며 거짓으로 마약성 진통제를 처방받아 투약한 10대 42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상당수가 고교생인 이들은 교내에서 투약하기도 했으며, 주변 또래들에게 웃돈을 받고 팔기도 했다. 경남경찰청 마약수사대는 “마약성 진통제인 ‘OOO 패치’를 처방받아 투약한 고교생 A 군(17) 등 41명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검거했으며, 마약 매매 등의 혐의도 받고 있는 B 군(19)은 구속 수감했다”고 2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모두 17~19세로, 지난해 마약을 투약했을 당시에는 23명이 고교생 신분이었다. A 군 등은 지난해 6월부터 부산과 경남에 있는 병원, 약국 등에서 자신 또는 타인의 명의로 마약성 진통제를 처방받아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마약을 주로 상가나 공원 화장실 등에서 투약했으며, 일부 고교생들은 학교 내에서 투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속된 B 군은 마약을 주변 미성년자들에게 판매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일반적으로 이 마약성 진통제는 1개당 약 1만5000원인데, B 군은 개당 15만 원 정도에 되팔았다고 한다. B 군은 이전에도 비슷한 혐의로 적발돼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마약성 진통제는 병원 등에서 오남용 처방 문제가 자주 제기돼왔다. 식품의약품안전처도 지난달 “의료기관 121곳을 점검해 해당 패치의 오남용 의심이 드는 병원 등 위반 사례 40건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한 의료기관 관계자는 “불법 처방받는 방법이 온라인에 공공연히 떠돌아 10대들도 손쉽게 접근하려 드는 마약류”라고 전했다. 경찰 관계자도 “이 패치를 이용해 투약하는 방법도 많이 알려져 있어 더욱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청소년마저 쉽게 구하는 마약성 진통제지만 잘못 사용하면 매우 치명적이라고 설명했다. 중독치료전문의인 천영훈 인천참사랑병원장은 “강력한 마약인 헤로인을 100배 농축한 효과를 지녔다고 할 정도로 ‘진정제의 끝판왕’이라 불리는 마약”이라며 “금단현상도 심하고 용량 이상 투약하면 호흡마비로 사망에 이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이번에 검거된 10대들 가운데 일부는 경찰 수사를 받는 과정에서도 또 다시 이 마약성 진통제에 손댈 정도로 심각한 중독 증상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마약성분인 건 알았지만 병원 등에서 처방받아 위험한 줄 몰랐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의사·약사회 등에 청소년을 상대로 한 마약성 의약품을 처방할 때는 절대 주의를 기울여주길 당부했다”며 “식약처에도 마약성 의약품 처방 시 본인 여부 및 과거 병력의 확인 의무화 등 제도 개선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마약 얻으려고 조건만남까지 “멋모르고 손댔다가 인생을 망쳐버렸어요. 절 이렇게 만든 어른들이 죽도록 미워요.” 학교를 다녔다면 올해 고2였을 A 양(17). 하지만 2월경 그는 부모 손에 이끌려 인천참사랑병원을 찾아왔다. 중학생 때부터 손댄 마약 중독으로 치료가 시급했다. 병원에 따르면 A 양은 아는 언니들을 따라 클럽에서 마약을 접했다. 호기심이었지만 곧 수렁에 빠졌다. 마약을 제공받으려 성인과 조건만남을 가지기도 했다. 약 3개월 치료 뒤 A 양은 자신이 겪은 실상을 전하려 했다. “마약에 빠진 애들이 많다. 현실을 알려주겠다”며 동아일보와 인터뷰를 잡았다. 병원 측은 “많이 호전돼 현재 통원 치료를 받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인터뷰는 성사되지 않았다. A 양은 퇴원 이틀 뒤 유혹을 못 참고 가출해버렸다. 현재 수사기관이 수배에 나섰다. 10대 마약 중독이 심각하다. 경찰청에 따르면 2017년 69명이던 미성년자 마약사범은 지난해 241명으로 늘어났다. 전체 마약사범에서 차지하는 비율로 따져도 2017년 약 0.8%에서 2020년 약 2%로 증가했다.10대 마약사범 3년새 3배이상으로 늘어 마약 얻으려고 조건만남까지올해는 더 나빠졌다. 3월까지 검거된 마약사범 1492명 가운데 10대가 44명이나 된다. 전체 마약사범에서 약 2.9%나 미성년자인 셈이다. 경찰 측은 “최근 소셜미디어 등 구입 경로가 늘어나 쉽게 마약에 빠지고 있다”고 했다. “미성년자라도 돈만 있으면 얼마든지 주변 시선을 피해 마약을 구할 수 있어요. 모바일메신저를 이용하니 잡기도 힘들어요.” 이달 초 강원경찰청은 한 마약판매조직 일당을 잡아들였다. 총책임자 등 16명을 붙잡아 10명을 구속시켰다. 이 조직으로부터 필로폰 등 마약을 사들여 투약한 17명도 검거됐다. 그런데 이 중엔 10대도 섞여 있었다. 어린 청소년들이 마약을 다루는 중범죄자들과 어떻게 접촉했을까. 방식은 예상보다 간단했다. 조직은 익명 모바일메신저로 마약 판매를 전방위로 홍보했다. 10대들은 굳이 만날 필요도 없이 돈만 입금하면 됐다. 판매자들은 특정 장소에 마약을 감춰두고 아이들이 직접 찾아가게 했다. 일명 ‘던지기’ 수법이다. 신뢰가 쌓이면 ‘무인거래소’라 부르는 원룸을 이용해 거래를 일삼았다.○ “처음이니 공짜로 줄게”10대의 마약 중독이 늘고 있지만 실상은 잘 드러나지 않는다. 미성년자라 아이들의 미래를 우려해 공개를 꺼린다. 관련 병원이나 경찰도 극도로 주의한다. 동아일보는 16세에 마약에 빠졌던 A 씨(22)를 수소문 끝에 만났다. 그는 현재 약을 끊고 같은 고통을 겪는 청소년을 도우려 사회복지사를 준비하고 있다. A 씨는 “한 번쯤은 괜찮다는 착각이 얼마나 무서운지 알려주고 싶다”고 했다. “대마초 구하는 건 일도 아니에요. 인터넷을 뒤지면 업자들 아이디를 금방 찾아요. 물론 3g에 몇십만 원인데 부담스럽죠. 근데 말 거는 순간, 이미 늪에 빠지는 거예요. 선뜻 ‘1g 공짜로 주겠다’고 꼬드겼어요.” 그렇게 넘겨받은 대마초. A 씨는 “속이 메스꺼워 다신 안 해야지”라고 맘먹었지만 자꾸만 떠올랐다. 결국 가진 돈을 털어 구입했다. A 씨는 “초반엔 3, 4시간씩 효과가 나타난다. 하지만 갈수록 양을 늘려야만 했다”며 “머릿속에선 약 생각밖에 나지 않았다”고 떠올렸다. 더 큰 돈이 필요했던 A 씨는 피폐해져 갔다. 집안 물건을 내다팔고 가족에게 폭력을 휘둘렀다. 호스트바에서 일하며 성을 제공하고 돈을 마련했다. A 씨 아버지(61)는 “마음을 못 잡고 사고 치는지는 알았지만 마약까지 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자책했다. “빠져나오려 해도 헤어날 수 없었어요. 한 번은 전문기관에서 주선한 중독자모임에 갔어요. 서로 도우며 함께 이겨내려는 취지죠. 그런데 거기 환자를 가장해 잠입한 마약조직이 있는 거예요. 유혹에 못 이겨 필로폰까지 손댔어요. 마약은 두려울 정도로 끈질기게 달라붙어요.” A 씨는 약 2년 전 가족과 병원 등의 도움으로 천신만고 끝에 마약을 끊었다. 하지만 그 과정은 지옥보다 더 고통스럽다. A 씨는 “상당수가 실패하고 인생을 망친다. 딱 한 번도 안 된다. 친구와 가족, 꿈 등 모든 걸 잃는다”고 경고했다.○ “대마초, 10대 뇌에 치명적”10대들이 주로 하는 마약은 비교적 구하기 쉬운 대마 계열(대마초, 해시시오일 등)이 많다. 올해 3월 경찰이 적발한 마약류 통계에 따르면 10대 마약사범의 41.7%가 대마에 손을 댔다. 이는 전체 평균인 19.8%를 크게 웃돈다. 중독치료전문의인 천영훈 인천참사랑병원장은 “대마는 다른 마약보다 약하다는 인식이 있는데, 뇌 성장에 영향이 커 미성년자에게 매우 치명적”이라며 “방어체계를 갖추지 못한 뇌에 폭탄을 터뜨려 충동제어 시스템을 무너뜨린다”고 경고했다. 평범한 학생들마저 마약에 노출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천 원장은 “서울 강남의 유명 학원가에서 10대들을 상대로 장사하는 마약 딜러도 있다고 들었다”며 “더 이상 한국도 10대 마약 청정 국가가 아니란 걸 받아들이고 시급히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생후 16개월 된 입양아 정인이를 학대해 숨지게 한 양모(養母)에게 1심에서 무기징역이 선고됐다. 지난해 10월 정인이가 숨진 이후 7개월 만이다.》 “피고인을 사회로부터 무기한 격리해 범행에 대한 책임을 묻고 잘못을 철저히 참회할 기회를 갖도록 함이 타당하다.” 14일 오후 서울남부지법 306호 법정에서 재판장은 생후 16개월 된 입양아 정인이의 양모(養母) 장모 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하기 직전 이렇게 말했다. 장 씨의 몸이 순간 흔들렸다. 재판부가 장 씨에게 무기징역을, 양부(養父) 안모 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하자 장 씨는 어깨가 들썩일 정도로 호흡이 가빠졌고 눈에는 눈물이 맺혔다. 안 씨도 고개를 푹 숙였다.○ “복부 밟아” 살인 미필적 고의 인정서울남부지법 형사13부(부장판사 이상주)는 지난해 10월 정인이를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살인, 상습아동학대 등)로 재판에 넘겨진 장 씨에 대한 공소사실을 모두 받아들였다. 장 씨 측의 주장과 달리 정인이의 직접적 사망 원인이 된 췌장 절단과 장간막 파열이 장 씨가 정인이를 실수로 떨어뜨리거나 심폐소생술을 하는 과정에서 발생했을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재판부는 “의학 논문 등에 따르면 (장 씨 측의 주장과 달리) 일상적인 높이의 자유낙하로는 췌장 손상 가능성이 거의 없다”면서 “췌장의 절단이나 장간막이 파열될 정도의 외력으로 심폐소생술을 했다면 췌장이나 장간막보다 크기가 더 크고 심장과 거리가 더 가까운 간도 파열되어야 하는데 피해자의 간은 파열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고인이 누워 있는 피해자 복부를 발로 밟는 등 강한 둔력을 가해 췌장 절단과 장간막 파열이 발생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결론내렸다. 재판부는 “장 씨가 피해자의 사망 당일 피해자의 복부를 적어도 2회 이상 발로 밟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사망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어 살해할 확정적 고의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살인의 미필적 고의는 있었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갈비뼈 골절 등 정인이 몸 곳곳에 난 상처도 장 씨의 고의적 학대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판단했다. 법조계에선 장 씨에 대해 아동학대치사 혐의가 아닌 살인 혐의를 인정한 것은 재판부가 장 씨를 과실범이 아닌 고의범으로 판단한 것이어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재판부는 “헌법상 인간이라면 누구에게나 보장된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무참히 짓밟은 비인간적인 범행을 저질렀다”며 장 씨를 강하게 질책했다. 안 씨에 대해서도 “장 씨의 학대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는 납득 못 할 변명만 하고 있다”고 꾸짖었다. 안 씨는 선고 이후 재판부에 “정말 죄송하다. 지은 죄에 대해서는 달게 받겠다. 하지만 첫째를 위해서 2심 전까지는 (구속하지 않고) 살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했지만 재판부는 “도주 우려가 있다”며 안 씨를 법정구속했다.○ “사형선고 했어야” 법원 앞 시민들 눈물서울남부지법 청사 밖에는 정인이 사건의 1심 판결을 지켜보려는 시민들이 아침부터 모여들었다. 부산에서 상경한 박정희 씨(42)는 “아동학대에 대한 사회적 경종을 울릴 만한 엄한 판결이 나오길 바라는 마음에서 왔다”고 했다. 장 씨가 탑승한 호송차가 법원에 도착한 오후 1시 30분경에는 시민 약 200명이 호송차 주위로 모여들어 “사형”을 외치는 목소리가 법원 전체에 울려 퍼졌다. 1시간여 뒤 장 씨에게 무기징역이 선고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초조하게 결과를 기다리던 시민들 중 일부는 울음을 터뜨렸다. 공혜정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대표는 “아쉬운 점이 없지 않지만 법원에서 나름대로 최선의 판단을 했다고 본다”고 말했다.김태성 기자 kts5710@donga.com·박종민 기자}

법원이 시민단체가 북한 김일성 주석의 회고록 ‘세기와 더불어’의 판매를 금지해달라며 낸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고, 소송 비용을 신청인들이 부담하도록 했다. 14일 서울서부지법 민사합의21부(부장판사 박병태)는 “신청인들의 주장과 제출 자료만으로는 이 사건과 관련해 가처분 신청을 할 권리 등이 소명됐다고 볼 수 없다”며 기각했다. 재판부는 “서적의 내용이 신청인들을 직접적인 대상으로 하고 있지 않다”면서 “이 서적이 국가보안법상 형사처벌되는 이적표현물에 해당한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행위가 신청인들의 인격권을 침해해 사전적으로 금지되어야 한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밝혔다. 가처분 신청이 기각되자 NPK 측은 성명문을 내고 “신청인들 가운데는 6·25전쟁 납북자의 직계후손이 있었다”며 “신청인의 가처분 신청 권리를 인정할 수 없다는 판결은 납득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NPK 측은 판결 뒤 납북자 가족들의 개인적인 피해와 권리를 주장하는 가처분 신청서를 법원에 접수했다. 이에 앞서 도서출판 민족사랑방은 지난달 1일 ‘세기와 더불어’를 출간했고, 시민단체 ‘법치와 자유민주주의 연대’(NPK) 등은 그 직후 “김일성 일가를 미화한 이적표현물이 판매되거나 배포되면 헌법이 규정하는 인간의 존엄성과 인격권을 침해할 수 있다”며 해당 서적에 대한 판매 및 배포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된 손정민 씨(22)가 익사한 것으로 보인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결과가 나왔다. 서울경찰청은 13일 “국과수로부터 손 씨의 사인은 익사로 추정되며 머리에 있던 좌열창(뭉툭한 물체로 인해 피부가 찢어지는 상처) 2군데는 사인과 연결짓기 어렵다는 부검 감정서를 받았다”고 밝혔다. 국과수는 이와 함께 손 씨가 음주 뒤에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숨졌다는 소견도 내놓았다. 부검 결과에는 손 씨의 혈중알코올농도도 포함됐으나, 경찰은 유족에게만 통보했다. 아버지 손현 씨(50)는 “경찰이 밝히지 않은 내용이라 알려주기 어렵다”는 입장을 전했다. 경찰 조사 결과 당시 함께 술자리를 가졌던 손 씨와 A 씨는 공원 내 편의점 등에서 3차례에 걸쳐 일반 소주 2병(360mL)과 페트병 소주 2병(640mL), 막걸리 3병과 청주 2병을 구입했다. 경찰 측은 “9병을 산 건 맞지만 모두 마셨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박의우 건국대 법의학교실 명예교수는 국과수 부검 결과에 대해 “시신이 물속에 있던 시간 등을 고려할 때 부검 결과로는 손 씨가 물에 빠질 당시 상황을 완전히 파악하긴 어렵다”며 “목격자 진술이나 관련 영상 등을 통한 재구성이 더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손 씨가 실종됐던 지난달 25일 오전 2시부터 3시 38분까지 손 씨와 A 씨가 공원에 앉아 있거나 누워 있었다는 여러 목격자들의 진술도 나왔다. 경찰 관계자는 “오전 3시 37분경 A 씨가 전화를 하고 있었으며, 손 씨는 옆에 앉아 있었다는 진술이 있다”고 전했다. A 씨는 당시 어머니와 통화하고 있었다고 한다. 경찰은 또 “오전 4시 20분경 A 씨가 한강 쪽 경사면에 누워 잠들어 있었다는 진술도 확보했다”며 “해당 목격자가 가방을 멘 채 잠들어 있던 A 씨를 깨웠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당시 목격자는 술을 마시지 않고 일행을 찾아다니던 도중에 A 씨를 발견했으며, A 씨가 물에 젖은 상태는 아니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A 씨는 12일 참고인 신분으로 경찰과 면담했다. 경찰은 A 씨의 노트북과 어머니 휴대전화에 대한 포렌식 분석을 완료했으며, A 씨의 아버지 휴대전화도 임의 제출받아 포렌식 작업에 들어갔다. 경찰 관계자는 “13일 특수 장비를 보유한 해군의 지원을 받아 실종 당일 분실했다는 A 씨의 휴대전화 수색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조응형 yesbro@donga.com·박종민·오승준 기자}

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된 손정민 씨(22)가 익사로 숨진 것으로 보인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결과가 나왔다. 서울경찰청은 13일 “국과수로부터 손 씨의 사인은 익사로 추정되며 머리에 있던 좌열창(뭉툭한 물체로 인해 피부가 찢어지는 상처) 2군데는 사인과 연결짓기 어렵다는 부검 감정서를 받았다”고 13일 밝혔다. 국과수는 이와 함께 손 씨가 음주 뒤에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숨졌다는 소견도 내놓았다. 부검 결과에는 손 씨의 혈중 알코올 농도도 포함됐으나, 경찰은 유족에게만 통보했다. 아버지 손현 씨(50)는 “경찰이 밝히지 않은 내용이라 알려주기 어렵다”는 입장을 전했다. 경찰 조사 결과 당시 함께 술자리를 가졌던 손 씨와 A 씨는 공원 내 편의점 등에서 3차례에 걸쳐 일반 소주 2병(360ml)과 페트병 소주 2병(640ml), 막걸리 3병과 청주 2병을 구입했다. 경찰 측은 “9병을 산 건 맞지만 모두 마셨다는 단정은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박의우 전 건국대 법의학교실 교수는 국과수 부검 결과에 대해 “시신이 물 속에 있던 시간 등을 고려할 때 부검 결과로는 손 씨가 물에 빠질 당시 상황을 완전히 파악하긴 어렵다”며 “목격자 진술이나 관련 영상 등을 통한 재구성이 더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손 씨가 실종됐던 지난달 25일 오전 2시부터 3시 38분까지 손 씨와 A 씨가 공원에 앉아있거나 누워있었다는 여러 목격자들의 진술도 나왔다. 경찰 관계자는 “오전 3시 37분경 A 씨가 전화를 하고 있었으며, 손 씨는 옆에 앉아있었다는 진술이 있다”고 전했다. A 씨는 당시 어머니와 통화하고 있었다고 한다. 경찰은 또 “오전 4시 20분경 A 씨가 한강 쪽 경사면에 누워 잠들어있었다는 진술도 확보했다”며 “해당 목격자가 가방을 멘 채 잠들어있던 A 씨를 깨웠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당시 목격자는 술을 마시지 않고 일행을 찾아다니던 도중에 A 씨를 발견했으며, A 씨가 물에 젖은 상태는 아니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A 씨는 12일 참고인 신분으로 경찰과 면담했다. 경찰은 A 씨의 노트북과 어머니 휴대전화에 대한 포렌식 분석을 완료했으며, A 씨의 아버지 휴대전화도 임의 제출받아 포렌식 작업에 들어갔다. 경찰 관계자는 “13일 특수 장비를 보유한 해군의 지원을 받아 실종 당일 분실했다는 A 씨의 휴대전화 수색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학생들의 자전거 통학을 무조건 금지하는 학교 규칙은 헌법이 보장하는 자기선택권에 대한 과도한 침해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가 나왔다.인권위는 “학생의 자전거 통학을 일률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헌법 제10조에서 도출되는 자기선택권에 대한 과도한 침해”라며 “A 초등학교장에게 자전거 통학 허용 기준 및 안전대책 등 자전거 통학 운영 방안을 마련해 시행할 것을 권고했다”고 13일 밝혔다.지난해 말 인권위는 A 초교에 다니는 한 학생의 학부모가 “학교가 자전거 통학을 금지해 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는 진정을 내자 조사에 착수했다. A 초교 측은 “학교 주변에 자동차 통행량이 많아 사고 위험이 높다. 교육만으로는 위험 상황에 대처하기 어려워 자전거 통학을 막은 것”이라고 해명했다.인권위는 “학생 안전을 위해 자전거 통학을 제한한 것이 부당하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자전거 통학을 전면 금지한 건 피해최소성의 원칙에 어긋날 수 있다”며 “초등학교는 생활에 필요한 기초 지식을 가르치는 교육기관이다. 학생이 자전거 이용 때 사고 위험성이 있다면 일괄 금지보다는 안전한 운행 방법을 습득하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설명했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헤지펀드 운용사 라임자산운용의 펀드 판매를 위해 우리은행에 로비를 벌인 혐의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진 윤갑근 전 대구고검장(57)이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판사 이상주)는 7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 알선수재 혐의로 기소된 윤 전 고검장에 대해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윤 전 고검장이 로비 대가로 받은 2억2000여만 원에 대한 추징 명령도 내렸다. 재판부는 윤 전 고검장이 2019년 7월 대학 동문인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을 만나 “판매 불가 방침이 세워진 라임 펀드를 다시 판매해 달라”고 청탁했다는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윤 전 고검장이 손 회장을 만나기 전후로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43·수감 중) 등을 만나 ‘펀드 재판매’ 청탁을 받았고, 라임에 대규모 투자를 했던 부동산 시행사인 메트로폴리탄으로부터 2억2000여만 원을 받았다는 공소 사실도 전부 인정했다. 재판부는 “윤 전 고검장은 검찰 고위 간부 출신으로 (라임 펀드 판매의) 위험성을 충분히 알 수 있는 지위에 있었지만 문제가 많은 금융투자 상품을 재판매하도록 알선했다”며 “그 대가로 상당 금액의 돈을 수수했다”고 밝혔다. 이어 “(윤 전 고검장의 범행은) 금융기관의 금융투자 상품 판매 결정에 대한 의사결정을 곡해할 수 있었고, 불특정 다수의 개인투자자들에게 손실을 입힐 위험도 있었다”고 했다. 윤 전 고검장 측은 “판결문을 검토한 뒤 항소하겠다”고 밝혔다.고도예 yea@donga.com·박종민 기자}

헤지펀드 운용사 라임자산운용의 펀드 판매를 위해 우리은행에 로비를 벌인 혐의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진 윤갑근 전 대구고검장(57)이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판사 이상주)는 7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위반 알선수재 혐의로 기소된 윤 전 고검장에 대해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윤 전 고검장이 로비 대가로 받은 2억2000여 만 원에 대한 추징 명령도 내렸다. 재판부는 윤 전 고검장이 2019년 7월 대학 동문인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을 만나 “판매 불가 방침이 세워진 라임 펀드를 다시 판매해달라”고 청탁했다는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윤 전 고검장이 손 회장을 만나기 전후로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43·수감 중) 등을 만나 ‘펀드 재판매’ 청탁을 받았고, 라임에 대규모 투자를 했던 부동산 시행사인 메트로폴리탄으로부터 2억2000여 만 원을 받았다는 공소사실도 전부 인정했다. 재판부는 “윤 전 고검장은 검찰 고위 간부 출신으로 (라임 펀드 판매의) 위험성을 충분히 알 수 있는 지위에 있었지만 문제가 많은 금융투자 상품을 재판매하도록 알선했다”며 “그 대가로 상당 금액의 돈을 수수했다”고 밝혔다. 이어 “(윤 전 고검장의 범행은) 금융기관의 금융투자 상품 판매 결정에 대한 의사결정을 곡해할 수 있었고, 불특정 다수의 개인투자자들에게 손실을 입힐 위험도 있었다”고 했다. 윤 전 고검장 측은 “판결문을 검토한 뒤 항소하겠다”고 밝혔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비트코인은 한 건도 빠짐없이 ‘믹싱’(믹싱 앤드 텀블러·가상화폐를 쪼개고 섞는 행위)하니 걱정 안 하셔도 돼요.” 올해 2월 중순 경찰에 검거된 회사원 A 씨(26)는 이전까지 아무런 전과도 없는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6월 우연히 검색을 통해 불법 마약판매업자를 알게 된 뒤 “모든 거래는 가상화폐로 이뤄져 기록이 남지 않는다”는 말에 혹해 대마초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 하지만 모두 7차례에 걸쳐 마약을 구매한 A 씨는 결국 경찰에 들통나 현재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겨진 상태다. 최근 비트코인 등이 보편화되며 접근 문턱이 낮아지자 일반인들까지 가상화폐와 연루된 범죄에 빠지는 경우가 잦아지고 있다. 범죄 세계에서는 오래전부터 거래 용도로 가상화폐를 악용해 왔는데, 가상화폐가 익명을 보장할 거라 착각한 일반인이 쉽게 꼬임에 넘어가고 있다. 실제로 인터넷이나 모바일 메신저 등에서 마약 관련 은어를 검색하면 가상화폐로 마약 거래가 가능하다는 수많은 게시물을 찾을 수 있다. 범죄자들은 자신들의 가상화폐 지갑 주소나 거래대행업체 등의 정보를 대놓고 공개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아동 성착취 동영상 등을 제작·유통하는 ‘n번방’을 운영한 조주빈이다. 그 역시 n번방의 입장료를 가상화폐로 받았다. 3월에도 경찰은 가상화폐로 마약을 유통한 판매업자(31)를 구속하고 그를 통해 마약을 산 1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가상화폐나 다크웹으로 마약 거래를 하다 적발된 마약사범은 2016년부터 2019년까지 1년 평균 80∼100건대를 유지하다가 지난해 748건으로 9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범죄자들은 가상화폐를 이용하면 흔적이 남지 않는다고 유혹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수사기관이 대행업체를 압수수색하면 판매업자의 가상화폐 지갑으로 입금한 명단을 확보할 수 있다. 허준범 고려대 컴퓨터학과 교수는 “범죄자들이 가상화폐 믹싱 등을 이용해 추적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지만 대부분 추적할 수 있다”며 “특히 거래대행업체를 이용한 가상화폐 입금은 간단하게 확인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비트코인은 한 건도 빠짐없이 ‘믹싱’(믹싱 앤드 텀블러·가상화폐를 쪼개고 섞는 행위)하니 걱정 안 하셔도 돼요.”올해 2월 중순 경찰에 검거된 회사원A씨(26)는 이전까지 아무런 전과도 없는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6월 우연히 검색을 통해 불법 마약판매업자를 알게 된 뒤 “모든 거래는 가상화폐로 이뤄져 기록이 남지 않는다”는 말에 혹해 대마초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 하지만 모두 7차례에 걸쳐 마약을 구매한 A 씨는 결국 경찰에 들통나 현재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겨진 상태다.최근 비트코인 등이 보편화되며 접근 문턱이 낮아지자 일반인들까지 가상화폐와 연루된 범죄에 빠지는 경우가 잦아지고 있다. 범죄 세계에서는 오래전부터 거래 용도로 가상화폐를 악용해 왔는데, 가상화폐가 익명을 보장할 거라 착각한 일반인이 쉽게 꼬임에 넘어가고 있다.실제로 인터넷이나 모바일 메신저 등에서 마약 관련 은어를 검색하면 가상화폐로 마약 거래가 가능하다는 수많은 게시물을 찾을 수 있다. 범죄자들은 자신들의 가상화폐 지갑 주소나 거래대행업체 등의 정보를 대놓고 공개하고 있다.대표적인 사례가 아동 성착취 동영상 등을 제작·유통하는 ‘n번방’을 운영한 조주빈이다. 그 역시 n번방의 입장료를 가상화폐로 받았다. 3월에도 경찰은 가상화폐로 마약을 유통한 판매업자(31)를 구속하고 그를 통해 마약을 산 1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가상화폐나 다크웹으로 마약 거래를 하다 적발된 마약사범은 2016년부터 2019년까지 1년 평균 80∼100건대를 유지하다가 지난해 748건으로 9배 이상으로 늘어났다.범죄자들은 가상화폐를 이용하면 흔적이 남지 않는다고 유혹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수사기관이 대행업체를 압수수색하면 판매업자의 가상화폐 지갑으로 입금한 명단을 확보할 수 있다.허준범 고려대 컴퓨터학과 교수는 “범죄자들이 가상화폐 믹싱 등을 이용해 추적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지만 대부분 추적할 수 있다”며 “특히 거래대행업체를 이용한 가상화폐 입금은 간단하게 확인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고려대가 5일 개교 116주년을 맞아 서울 성북구 고려대 인촌기념관에서 기념식을 개최했다. 고려대는 이날 오전 10시 ‘고려대 개교 116주년 기념식 및 고대인의 날’ 행사를 열었다. 행사에는 김재호 학교법인 고려중앙학원 이사장과 정진택 고려대 총장, 구자열 고려대 교우회장 등이 참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참석자는 100명 이내로 제한하고 사회적 거리 두기 방역수칙을 준수했다. 기념식에서는 ‘자랑스러운 고대인상’ 시상식도 열렸다. 연만희 유한양행 고문(경제학·49학번)과 김상희 한국연예인한마음회 이사장(법학·61학번)이 수상했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문재인 대통령을 비판하는 내용의 전단을 배포한 뒤 문 대통령 측으로부터 모욕죄로 고소당한 시민단체 터닝포인트 코리아 김정식 대표(34)가 문 대통령의 고소 취하 결정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김 대표는 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앞으로 복잡한 근대사를 진영의 이익을 위해 멋대로 재단하며 국격과 국민의 명예, 국가의 미래에 악영향을 미치는 정치적 행위에 대한 성찰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적었다. 이는 청와대 박경미 대변인이 4일 문 대통령의 고소 취소 지시를 공개하며 “이번 일을 계기로 국격과 국민의 명예, 국가의 미래에 악영향을 미치는 허위사실 유포에 대한 성찰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힌 것을 빗대서 반박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 대표는 “대한민국 정부에서 정상적인 이웃 국가의 기업을 ‘극우’ 등의 표현을 빌어 규정짓는 행위는 국격 훼손 및 외교적 마찰의 소지가 있다고 생각하기에 지양할 것으로 당부드린다”고도 했다. 김 대표는 또 “대통령의 선친께서 일제 시절 친일파가 아닌 이상은 불가능한 공무원 신분이었다는 의혹 등에 대한 답을 듣고자 했을 뿐”이라며 “개인의 입장에서는 혐오와 조롱으로 느껴지고 심히 모욕적이었을 수도 있겠다는 것에 동의한다”고 적었다. 이에 앞서 김 대표는 2019년 7월 국회 분수대 부근에서 문 대통령을 비판하는 내용의 전단을 배포했다. 그가 배포한 전단에는 ‘북조선의 개, 한국 대통령 문재인의 정체’라는 내용을 담은 한 일본 잡지의 표지 사진이 담겼다. 문 대통령은 법률대리인을 통해 김 대표를 모욕죄로 고소했고, 경찰은 김 대표를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최근 송치했다. 하지만 “대통령 비판이 신성모독이냐” 등 비판이 커지면서 문 대통령은 고소를 취소했다.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25일 새벽 한강공원 출입구 쪽 도로에 주차했던 분들은 차의 블랙박스 확인을 부탁드립니다.” 4일 서울 서초구 잠원동의 한 아파트단지에는 애절한 호소를 담은 공고문이 붙었다. 공동현관은 물론이고 아파트 건물의 모든 엘리베이터에도 같은 글이 부착됐다. 반포한강공원에서 숨진 채 발견된 손정민 씨(22)를 언급하며 “자식을 잃은 부모의 마음을 헤아려 제보를 부탁한다”는 내용이었다. 손 씨의 아버지 블로그 주소도 함께 담겨 있다. 이 공고문은 손 씨의 유족이 붙인 게 아니었다. 아파트관리실 관계자에 따르면 몇몇 주민이 관리실에 요청한 뒤 직접 일일이 붙인 것이라고 한다. 이들은 손 씨 가족과 아무 관계도 없으며 자발적으로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아파트의 한 50대 주민은 “손 씨 소식을 듣고 비슷한 나이대의 조카가 떠올라 많이 울었다. 꼭 관련 증거를 찾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25일 오전 3시 전후 공원을 방문한 차량의 블랙박스를 전수 조사하고 있다. 실종 5일 만인 지난달 30일 숨진 채 발견된 손 씨에 대한 경찰 수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사건 당일 손 씨의 흔적을 찾아 유족을 도우려는 시민들의 움직임이 일고 있다. 현장 주변 주민들은 네트워크를 활용해 증거가 될 만한 정보들을 모으는가 하면, 온라인에서도 손 씨의 아버지에게 다양한 제보를 보내오고 있다고 한다. 손 씨의 시신을 가장 먼저 발견한 민간구조사 차종욱 씨(54)도 자발적으로 현장에서 무료 봉사를 이어가고 있다. 시민들은 차 씨를 위해 간식 등을 준비하겠다고 나섰으나, 차 씨는 “자칫 오해를 살 수 있다”며 모두 거절했다고 한다. 4일 차 씨는 공원에서 손 씨와 술을 마셨던 친구 A 씨의 것과 같은 기종의 휴대전화를 찾았지만 경찰이 확인한 결과 A 씨의 휴대전화는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5일 다시 한강에 나가 수색하겠다”며 “자원봉사자 20, 30명이 도와주시기로 했다. 오전 9시부터 수중과 잔디밭, 수풀 등을 수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3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온 ‘손 씨의 사인을 밝혀 달라’는 글에는 4일 오후 6시 기준 24만 명이 넘게 동의했다. 인터넷에는 “유족이 최고의 변호사를 선정할 수 있도록 성금을 모으자” “한강 수색을 도울 금전적 지원 수단을 알아보자”는 글들도 올라오고 있다. 시민들의 적극적인 관심은 고마운 일이나 일부에선 허위 제보를 하거나 억측을 부풀려 경찰 수사에 지장을 주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손 씨의 아버지도 4일 동아일보와 만나 “사실을 전혀 모르거나 추측을 바탕으로 제보하는 분들이 많은데, 지푸라기라도 잡으려는 심정인 가족들을 두 번 죽이는 셈”이라고 호소했다. 아버지는 또 “4일 오후 1시경 서울중앙지검에 진정서를 냈다”며 “수사가 미흡한 일이 없도록 해 달라는 요청과 증거 소실 전에 조치를 취해 달라는 내용을 담았다”고 말했다. 관련 가짜뉴스도 범람하고 있다. 익명게시판 ‘에브리타임’에는 “손 씨와 같은 과에 다닌다. 당시 공원에 함께 있었다. 경찰에 제보하겠다”는 글이 올라왔지만 지어낸 얘기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A 씨의 아버지가 강남세브란스병원 의사라거나 퇴직한 강남경찰서장이라는 신상 털기식 게시물들도 쏟아졌다. 역시 모두 사실이 아니었다. 경찰 관계자는 “인터넷의 여러 억측은 진실을 밝히는 데 방해가 될 수 있다”며 “근거 없는 루머를 퍼뜨리면 법적인 책임을 질 수 있으니 주의하는 게 좋다”고 권고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결과는 이달 중순쯤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한 법의학자는 “부검을 통해 시신에 있는 상처의 발생 시점이 언제인지 밝힐 수 있다. 외부 압박이 있었는지도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비교적 약한 힘으로 밀치는 등의 충격은 드러나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조응형 yesbro@donga.com·오승준·박종민 기자}
국가인권위원회가 영·유아용품 생산판매업체가 성별에 따라 상품 색깔을 구분하는 방식을 벗어나야 한다는 의견을 표명했다. 인권위는 “분홍색은 여아용, 파란색은 남아용처럼 성별에 따라 색깔을 구분하고 표기한 행위는 성역할 고정관념을 심어줄 수 있다”며 “이런 방식은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로 영·유아용품 생산업체 대표이사 등에게 의견을 표명했다”고 4일 밝혔다. 이번 의견표명은 지난해 1월 한 시민단체가 “영·유아용품 생산업체 등이 제품 기능과 무관하게 색깔로 성별을 구분해 성역할 고정관념을 강요하고 있다”는 내용의 진정을 인권위에 제기한 데 따른 결과다. 인권위는 업체들이 색깔로 성별을 구분하긴 했지만 소비자가 선택하고 구매하는데 제한이 있진 않다고 보고 해당 진정을 각하했다. 각하는 진정 사건이 인권위 조사대상으로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할 경우 조사하지 않고 돌려보내는 절차다. 인권위는 특정 사건을 각하하더라도 일부 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의견표명을 하기도 한다. 인권위에 따르면 해당 제조사 8곳은 모두 “색깔에 따른 성별 표기를 이미 삭제했거나 앞으로 하지 않겠다”는 답변을 해왔다고 한다. 인권위 측은 “한국사회가 성 중립적인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뜻에서 의견표명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