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지

김은지 기자

동아일보 산업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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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김은지 기자입니다.

eunji@donga.com

취재분야

2026-03-02~2026-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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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원 “강압적 성관계 근거 부족… 피해자 진술 그대로 믿기 어려워”

    14일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53)에 대해 무죄 판결이 나온 것은 재판부가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의 법리를 엄격하게 해석한 결과로 풀이된다. 재판부는 안 전 지사의 수행비서였던 김지은 씨(33)가 위력에 못 이겨 억지로 성관계를 맺었다고 보기에는 진술의 신빙성이 떨어지고 다른 증거도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피해자 진술에 신빙성 떨어져” 재판부는 권력적 상하관계에 있는 남녀가 성관계를 맺었다는 사실만으로 범죄가 성립될 수는 없다고 봤다. 평소에도 상대의 의사를 제압할 정도로 위력이 행사돼야 하고, 특히 성관계를 맺을 당시 상급자가 위력을 동원했다는 점이 입증돼야 된다는 것이 재판부의 판단이다. 김 씨는 검찰 조사와 공판 과정에서 “안 전 지사의 요구에 복종할 수밖에 없었고 수행비서로 할 수 있는 최선의 거부 의사를 밝혔음에도 강제로 성관계를 맺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먼저 김 씨가 성관계 거부 의사를 충분히 표현하지 않았다고 봤다. 두 사람이 첫 성관계를 한 지난해 7월 안 전 지사가 “안아 달라”고 요구하자 김 씨는 바닥을 보며 중얼거리는 방식으로 거절 의사를 표현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면서도 결국 안 전 지사를 살짝 안았다고 했다. 재판부는 “안 전 지사가 위력을 행사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을지 의문이 있다”고 평가했다. 다음 달 서울의 한 호텔에 투숙하게 된 안 전 지사가 김 씨에게 “씻고 오라”고 했을 때 김 씨가 별다른 저항 없이 응한 점, 이후 스위스 출장 당시 김 씨가 전임 수행비서로부터 “안 전 지사의 객실에 들어가지 말라”는 조언을 듣고도 방에 들어간 점 등도 납득하기 어렵다고 재판부는 지적했다. 재판부는 사건 이후 김 씨의 행동도 김 씨의 자유의사가 제압당한 상태에서 성관계가 이뤄졌다고 보기 어려운 근거로 판단했다. 첫 성관계 몇 시간 뒤 김 씨는 안 전 지사가 좋아하는 한식당을 찾아 식사를 하려고 노력했고, 당일 저녁에는 안 전 지사와 함께 와인바를 간 점 등을 예로 들었다. 재판부는 “김 씨가 지인과 지속적으로 안 전 지사를 지지하고 존경하는 마음을 담은 이야기를 주고받았다”며 “피해를 잊고 수행비서 일을 열심히 수행하려 한 것뿐이라는 김 씨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혔다. 마지막 성관계를 맺었던 올 2월, 대전에 있던 김 씨가 밤에 안 전 지사의 연락을 받고 바로 서울의 한 오피스텔로 찾아간 것도 의문이라는 게 재판부의 시각이다. 당시 김 씨는 안 전 지사의 수행비서가 아닌 정무비서 신분이었고, 당시 안 전 지사와 나눈 텔레그램 메시지 대화 내용을 삭제한 점도 납득하기 어렵다고 재판부는 설명했다. 재판부는 김 씨가 과거 안 전 지사의 운전비서로부터 성희롱을 당했을 때 여러 차례 문제를 제기하는 등 성적 주체성과 자존감이 강한 모습을 보였다는 점 등을 거론하며 안 전 지사와의 강압적인 성관계로 인해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받았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동의 안 한 성관계라도 현행법상 처벌 어려워 재판부는 김 씨가 안 전 지사와의 성관계를 거절하려는 내심의 의사가 있었을 가능성은 인정했다. 하지만 현행법상 유죄 여부는 피해자가 어떻게 느꼈는지가 아니라 피고인이 위력을 행사했는지에 달려 있어 가능성만으로 안 전 지사를 처벌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북미와 유럽 등 10개국에서는 상대가 성관계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표현을 했음에도 성관계를 맺은 경우 강간으로 간주하거나(No Means No rule), 상대가 적극적으로 성관계에 동의한다는 의사를 밝히지 않은 상황에서 성관계를 맺은 경우까지 처벌하는(Yes Means Yes rule) 입법례가 있다. 독일에서는 폭행이나 협박이 없는 상황이라도 위계관계에서 발생한 성관계는 무조건 ‘비동의 간음’으로 간주해 처벌한다. 재판부는 “이 같은 새로운 처벌 규정을 도입할지는 입법 정책적 문제이고 근본적으로는 사회 전반의 성문화와 성인식의 변화가 수반되어야 할 문제”라고 밝혔다.이지훈 easyhoon@donga.com·김은지 기자}

    • 2018-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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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희정 “부끄럽다… 다시 태어나도록 노력”

    “다시 태어나도록 더 노력하겠습니다. 부끄럽고 죄송합니다.” 수행비서 김지은 씨(33)를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돼 1심 재판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53)는 14일 법원을 나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달 2일 첫 정식 공판이 시작된 이후 안 전 지사가 법원 포토라인에 서서 입장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그동안 안 전 지사는 취재진의 질문에 “재판에서 모든 것을 밝히겠다”고만 해왔다. 이날도 법원에 출석하면서 선고를 앞둔 심경, 예상 판결 등을 묻는 질문에 “지금은 드릴 말씀이 없다”며 대답을 피했다. 그러나 선고가 끝난 뒤 법원을 나서면서는 양손을 모은 채 침착한 표정으로 말문을 열었다. 안 전 지사는 판결에 대한 소회를 묻는 질문에 “국민 여러분에게 죄송하고 부끄럽다. 많은 실망을 드렸다”고 말했다. 다만 ‘김 씨에게 한마디 해달라’는 요청에는 답을 하지 않았다. 안 전 지사가 “다시 태어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한 것에 대해 여러 해석이 제기됐다. 일각에선 정치적 재기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한 여권 관계자는 “재기가 쉽진 않겠지만 ‘다시 태어나겠다’는 말에 다들 깜짝 놀랐다”고 전했다. 안 전 지사 측은 “철저히 반성하겠다는 뜻”이라면서 “지금 재기를 말하는 것은 국민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고 말했다.김은지 eunji@donga.com·장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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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원 “현행법 처벌 어렵다” 안희정 1심 무죄

    수행비서 김지은 씨(33)를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53)에 대한 1심 재판에서 법원이 무죄를 선고했다. 두 사람이 업무상 상하관계에 있었던 것은 맞지만 강압적인 성관계였다고 볼 근거가 부족하다는 것이 핵심적인 이유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조병구)는 14일 “피해자 진술이 사실상 유일한 증거인데 이를 있는 그대로 믿기 어렵다”며 “피고인이 위력을 행사했다는 증거가 부족한 이 사건에서 (성관계가) 피해자의 진정한 내심에는 반하는 상황이었다고 하더라도 현재 우리 성폭력범죄의 처벌 체계하에서 범죄라고 볼 수 없다”고 무죄 선고 이유를 밝혔다. 검찰은 4월 안 전 지사를 피감독자 간음·강제추행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 공소장에는 안 전 지사가 지난해 7월부터 올해 2월까지 김 씨를 상대로 네 차례에 걸쳐 강압적으로 성관계를 맺는 등 10건의 범행을 저질렀다고 적시했다. 하지만 법원은 모두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의 핵심 쟁점은 안 전 지사가 김 씨와 성관계를 맺는 과정에서 업무상 위력을 동원했는지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차기 유력 대권주자이자 도지사로서 피해자를 임명 또는 면직할 권한을 갖고 있었다”며 두 사람이 업무상 위력관계에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위력에 의한 간음죄가 성립하려면 상대방의 의사를 제압할 정도의 위력이 행사돼 성적 자기결정권이 침해되는 결과가 발생해야 한다”며 “피고인이 위력을 행사했고 피해자가 제압당할 만한 상황이었다고 볼 만한 사정은 드러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안 전 지사가 집무실 등에서 김 씨의 몸을 만지거나 입을 맞추는 등 강제추행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증거가 부족하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안 전 지사는 무죄 판결을 받은 뒤 “다시 태어나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김 씨는 선고 직후 배포한 입장문에서 “굳건히 살아서 안희정의 범죄 행위를 법적으로 증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곧바로 항소 의사를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피해자가 피해 사실을 일관되게 진술했고 여러 증거에 의해 (진술의) 신빙성이 인정된다”고 말했다.김은지 eunji@donga.com·이지훈 기자}

    • 2018-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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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봇이 성범죄 상담… 2차 피해 막는다

    로봇이 성범죄 피해를 상담하고 무인항공기(드론)가 교통사고 현장을 통제하는 ‘첨단 치안 시대’를 앞당기기 위한 기술이 개발된다. 2일 경찰청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앞으로 3년간 120억 원을 투자해 접이식 초경량 방패, 교통사고 현장 드론 등 6가지 첨단 치안 기술을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2020년까지 해당 기술을 치안 현장에 도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기술들은 경찰관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에게도 편의를 제공한다. 성범죄 피해 사실을 다른 사람에게 밝히는 것을 꺼리는 피해자들을 위해 고안된 ‘성범죄 상담 챗봇(Chat-bot)’이 대표적이다. 피해자들이 로봇에게 피해 사실을 이야기하면 로봇이 이를 분석해 적합한 법률 정보를 제공하는 형태다. 교통사고의 경우 현장에 드론을 띄우면 멀리에서도 사고 사실을 알 수 있기 때문에 효율적으로 교통 통제를 할 수 있다. 뒤 차량이 경찰차의 경광등을 보지 못해 생기는 2차 사고도 막을 수 있다. 이 밖에도 △스마트폰 신원 확인 시스템 △더욱 정밀한 휴대전화 위치정보 서비스 △블랙박스 제보 및 자동 분석 시스템 등이 개발된다. 연구진은 현장에서 경찰관과 시민들의 이야기를 듣고 이를 적극 반영하는 ‘리빙 랩(Living laboratory)’ 방식을 도입할 예정이다. 실제 이용자들에게서 피드백을 받음으로써 기술이 현장에 적용될 때 생길 수 있는 예상치 못한 문제점을 최소화하겠다는 취지다. 경찰 관계자는 “연구마다 주제에 맞는 경찰서나 지구대를 매칭해 현장에 적합한 기술을 개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 2018-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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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회식때 상사옆 ‘左男右男’… 폭로자들 따돌림 ‘2차 피해’는 여전

    “요즘에는 좌남우남(左男右男)이 대세예요.” 은행원 김모 씨(28·여)가 전한 요즘 회식 자리의 풍경이다. 김 씨가 입사한 2016년 이후 지난해 초까지 회식에 참석하면 남자 지점장 옆에는 늘 젊은 여직원이 앉았다. 김 씨도 내키지 않지만 분위기 때문에 회식 자리에서 지점장 옆에 앉는 일이 잦았다. 하지만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운동 이후 완전히 달라졌다. 중간급 간부들이 나서서 지점장의 오른쪽, 왼쪽 모두 남자 직원을 앉힌다. 지점장도 ‘여직원이 술시중을 했다’는 이야기가 나올까봐 이런 자리 배치를 선호한다고 한다. ‘2차’로 노래방을 가던 관행이 사라졌고, 오후 9시 이후에는 법인카드 사용을 금지하는 기업도 있다. 대학도 달라지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교수와 학생의 면담이다. 예전에는 교수들이 자기 연구실로 학생을 불러 문을 닫고 대화를 나누는 ‘일대일 밀실 면담’이 보통이었다. 하지만 미투 운동 이후 교수들은 ‘개방 면담’을 선호하고 있다. 서울예대에 재학 중인 박모 씨(23·여)는 1일 “연구실에 상담하러 가서 문을 닫으려고 하면 교수가 ‘열어둬라’고 한다”며 “교수들이 학생들보다 미투를 더 많이 의식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지현 검사(45)가 올해 1월 29일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52)에게서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하면서 한국 사회에 미투 열풍이 분 지 6개월이 흘렀다. 시민들은 일상에서 크고 작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말한다. ●미투 이후…을(乙)의 눈치를보는 갑(甲) 직장 상사, 대학교수 같은 ‘갑(甲)’의 위치에 서 있던 사람들이 먼저 ‘을(乙)’의 눈치를 살피며 조심하는 것이 가장 몸에 와 닿는 변화다. 연극배우 A 씨(27)는 미투 이후 달라진 극단 분위기를 체감하고 있다. 예전에는 발성 지도를 할 때 남자 연출가가 자세를 고쳐준다는 이유로 여배우의 허리춤이나 쇄골 부근에 손을 대는 일이 흔했다. A 씨는 “지금은 모든 연기지도가 ‘터치리스(touchless)’로 이뤄진다”며 “터치가 꼭 필요하면 다른 여배우가 연출가를 대신해서 한다”고 전했다. 연기지도 과정에서 ‘요염해 보여야 한다’ 등 성적으로 민감하게 들릴 수 있는 표현도 사라졌다고 한다. 문제의 소지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 기업들은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회식 자체를 피하는 분위기다. 한 유통업체 회계팀에 재직 중인 3년 차 직장인 B 씨는 “미투 이전에는 1주일에 세 차례 회식을 할 때도 있었는데 지금은 한 달에 한 번꼴로 줄었다”고 말했다. 대기업 계열사에 다니는 한모 씨(26)는 “상사들이 ‘혹시 이런 것도 미투가 되느냐’고 먼저 물어보는 경우가 많아졌다”며 “윗사람들이 말과 행동을 돌아보고 조심하게 된 것만으로도 상당히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성폭력은 감춰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던 피해자들은 용기를 내기 시작했다. 한국여성인권진흥원에 따르면 성폭력 지원 기관인 해바라기센터·여성긴급전화1366에 피해를 상담한 건수는 올 1분기 기준 1만1392건으로 지난해 1분기(8442건)에 비해 약 35% 늘었다.●2차 피해 우려에 위축되는 피해자들 하지만 피해를 폭로한 사람들은 극심한 2차 피해에 시달리고 있다. 여성가족부가 올해 3월 8일부터 7월 16일까지 접수된 직장 내 성희롱·성폭력 사건 266건을 분석한 결과 119건(44.7%)이 ‘2차 피해’ 내용을 포함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2차 피해는 △‘배신자’라는 낙인과 따돌림 △부당전보 및 부당해고 △‘꽃뱀’ 등 악의적 소문 △가해자로부터의 역고소 등 다양한 형태로 이뤄진다. 한 예로 고은 시인은 자신의 성희롱·성추행 장면을 직접 목격했다고 폭로한 최영미 시인(57·여)과 박진성 시인(40)에게 각 1000만 원, 이를 보도한 본보와 동아닷컴, 취재기자 2명에게 10억 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청구했다. 최 시인은 “오래된 악습에 젖어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도 모르는 불쌍한 사람의 마지막 저항이라고 생각한다”며 “최영미와 고은 개인의 싸움이 아니라 노벨상 후보, 문단의 거목이라는 껍데기와 알맹이의 싸움”이라고 말했다. 이어 “민족문화의 수장이라는 후광이 그의 오래된 범죄 행각을 가려왔다”며 “이 재판에는 제 개인의 명예뿐 아니라 이 땅의 사는 여성들의 미래가 걸려있으므로 제 모든 것을 걸고 싸우겠다”고 말했다. 정현백 여성가족부장관은 지난달 27일 국회에서 열린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 소송에 대해 “전형적인 2차 피해”라며 “법률지원을 포함한 다양한 지원을 준비하고 있고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바른미래당 신용현 의원은 “(이번 소송은) 미투 운동으로 용기 내 고발했던 사람들에게 ‘고발하면 큰 코 다친다’는 사인을 줬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직장인 C 씨는 올 4월 1년 넘게 이어져 온 직속 상사의 성추행과 성희롱을 사내 고충처리위원회에 제기했다. 그러나 문제 제기 뒤 다른 부서로 발령이 난 것은 가해자가 아닌 C 씨였다. 부당전보의 근거는 ‘업무 능력이 안 좋고 불성실했다’는 인사평가 내용. 보고서를 작성한 사람은 바로 직속 상사였다. 결국 C 씨는 병가를 내고 휴직했다. 이렇다 보니 ‘피해를 호소했다가는 자칫 나만 다친다’는 인식이 퍼져 성폭력 피해자들을 위축시키고 있다. 한 대기업 사원 조모 씨(27·여)는 “미투를 한 사람들의 일상이 망가지는 걸 보니 ‘폭로를 하면 저렇게 되는구나’ 하는 생각에 무기력해진다”며 “피해자들이 제대로 구제받지 못한다면 미투 운동의 효과가 이어지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지기자 eunji@donga.com}

    • 2018-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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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무현 정부때 기무사, 대통령-국방장관간 통화 감청했다”

    ‘촛불집회 계엄령’ 문건으로 논란에 휩싸인 국군기무사령부가 노무현 정부 시절 대통령과 국방부 장관의 통화까지 감청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기무사 관계자들이 노 전 대통령의 자서전을 ‘불온서적’으로 지칭하는 등 반감을 드러냈다는 증언도 있었다. 군인권센터는 30일 오전 기자회견에서 기무사의 조직 구조와 사찰 방식 등을 공개했다. 이 센터 임태훈 소장은 “(복수 관계자의) 제보에 따르면 기무사는 노 전 대통령과 윤광웅 당시 국방부 장관의 통화를 감청했다”며 “당시 대통령과 장관은 문재인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에 관한 업무를 논의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과 장관의 지휘를 받아야 할 기무사가 지휘권자까지 감시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기무사령관들이 노 전 대통령에 대해 노골적으로 반감을 표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센터는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2년 노 전 대통령의 자서전을 갖고 있던 입학생에게 기무학교 교관이 “이런 불온서적을 읽어도 되느냐”며 추궁했다고 전했다. 노 전 대통령이 서거했다는 소식에 일부 기무사 요원들이 기립박수를 쳤다는 제보도 있었다고도 한다. 또 기무사가 군부대 면회, 군사법원 방청, 군병원 병문안 등으로 군사시설을 방문한 민간인의 개인정보를 취합해 누적 수백만 명의 개인정보를 사찰해 왔다고 이 센터는 주장했다. 감청 의혹과 관련해 윤광웅 전 장관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내가 재직한 기간이 만 2년이 넘는 만큼 한 번쯤은 (노 전 대통령과) 통화를 하지 않았을까 한다”고 밝혔다. 이어 “당시 (기무사가) 감청을 했는지에 대해선 전혀 알지 못한다. 내가 입장을 밝힐 만한 사안이 아니다”고 말을 아꼈다. 군 일각에서는 노 전 대통령과 윤 전 장관이 군용 유선전화로 통화했다면 기무사의 감청이 불법은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통신비밀보호법 제7조 등에는 기무사령관이 작전용 통신인 군용전기통신 등에 한해 국가 안보를 위해 필요할 경우 합법적으로 감청할 수 있는 근거가 명시돼 있다.김은지 eunji@donga.com·손효주 기자}

    • 2018-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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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지은 “안희정 권력으로 성착취, 영혼도 파괴”… 안희정 “지위 가지고 위력 행사한 바 없어”

    27일 서울서부지법 303호 법정. 수행비서 김지은 씨(33)를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53)에 대한 결심공판이 열렸다. 피해자 김 씨는 법정에 나와 최후진술을 했다. 김 씨의 공개 발언은 3월 5일 한 방송에 출연해 미투(#MeToo·나도 당했다) 폭로를 한 이후 144일 만이다. 김 씨는 안 전 지사를 ‘피고인’, ‘피고인 안희정’ 등으로 지칭하며 “당신은 명백한 범죄자”라고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김 씨는 “단 한 번도 피고인에게 이성적인 감정을 느껴본 적이 없다. 처음부터 끝까지 저에게 ‘지사님’이었다. 피고인도 저를 직원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 씨는 “(안 전 지사는) 자신의 권력을 누구보다 잘 알았다. 지위를 이용해 약한 사람의 성을 착취하고, 영혼까지 파괴했다”고 강조했다. 김 씨는 또 “(안 전 지사로부터) ‘너는 나의 그림자다’ ‘마지막 방어선이니 끝까지 나를 지켜라’는 등의 말을 세뇌하듯 듣다 보니 제 생살여탈권을 쥔 피고인의 이중성을 말하기 두려웠다”고 진술했다. 김 씨는 “피고인에게 원치 않는 성적 접촉을 당하고도 숨죽이는 피해자가 여러 명 있어 제가 쓰러지면 그들도 함께 다친다”며 재판부에 처벌을 호소했다. 김 씨는 이 같은 내용의 A4용지 14장 분량 진술서를 33분 동안 읽으며 때때로 책상을 짚고 흐느꼈다. 안 전 지사는 가끔 한손으로 얼굴을 감싸 쥐기도 했다. 법정에서 3m 거리를 두고 앉은 김 씨와 안 전 지사는 재판이 진행된 4시간 30분 동안 한 번도 눈을 마주치지 않았다. 최후진술에 나선 안 전 지사는 “어떻게 지위를 가지고서 다른 사람의 인권을 빼앗습니까. 제가 가지고 있는 지위를 가지고 위력을 행사한 바가 없다”며 김 씨의 주장을 반박했다. 검찰은 안 전 지사에게 징역 4년을 구형했다. 징역 3년까지만 집행유예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사실상 실형을 선고해 달라는 요구였다. 검찰은 “피고인이 10회에 걸쳐 장기간, 다수의 범행을 저질렀지만 반성의 기미를 전혀 보이고 있지 않아 죄질이 나쁘다”고 강조했다. 안 전 지사의 선고 공판은 다음 달 14일 오전 10시에 열린다.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 2018-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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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역 컨베이어 벨트에 손 낀 7세 여아… 시민이 구했다

    지하철역 안 수하물 컨베이어 벨트에 7세 여아의 손이 끼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26일 낮 12시경 서울역 내 공항철도와 지하철 1호선을 잇는 환승통로에서 이모 양(7)의 오른손이 컨베이어 벨트 아래쪽 끝부분 틈에 빨려 들어갔다. 이 양은 손을 크게 다쳐 인대 손상 여부를 검사하고 있다. 서울역 환승통로에는 계단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여행용 가방 등 짐을 편리하게 옮길 수 있도록 컨베이어 벨트가 설치돼 있다. 가족들과 함께 여행을 가던 이 양은 여행용 가방을 벨트에 올려놓고 계단을 내려가다 가방 손잡이를 놓쳤다. 손잡이를 다시 잡으려고 하다가 손을 헛짚으면서 사고가 일어난 것이다. 고무 재질의 컨베이어 벨트와 철제 롤이 연결되는 지점에는 폭 1cm가량의 틈이 있어 어린이의 손이 낄 수 있다. 사고를 목격한 시민 20여 명이 달려들어 일단 컨베이어 벨트가 움직이지 못하도록 손으로 붙들었다. 벨트가 멈춘 뒤에도 아이의 손이 빠지지 않자 쇠꼬챙이 등을 가져와 틈을 벌렸다. 한 남성이 가위로 벨트를 끊어낸 뒤에야 이 양은 겨우 손을 뺄 수 있었다. 컨베이어 벨트의 위아래 끝에는 ‘EMERGENCY(긴급)’라고 쓰인 빨간 비상 버튼이 각각 설치돼 있다. 이 양의 어머니 전모 씨(39)와 목격자들에 따르면 시민들이 아래쪽 버튼을 여러 차례 눌렀지만 벨트가 멈추지 않았다고 한다. 위쪽에 설치된 버튼을 발견한 시민이 누른 뒤에야 벨트가 멈췄다는 것이다. 다만 코레일은 점검 결과 비상 버튼에 기계적 결함은 없었다고 밝혔다. 코레일 관계자는 “비상 버튼을 누르면 컨베이어 벨트가 멈추고, 시계 방향으로 돌리면 버튼이 풀리며 다시 작동하도록 돼 있다”며 “당황한 시민들이 버튼을 돌려서 벨트가 멈추지 않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버튼 위에는 시계 방향으로 흰색 화살표가 선명하게 그려져 있어 처음 보는 사람에게 혼란을 줄 수 있었다. 현장에 있던 한 시민은 “비상 상황에서 버튼을 눌러야 할지, 돌려야 할지 직관적으로 알 수 있도록 명확하게 표시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한유주 인턴기자 연세대 독어독문학과 졸업}

    • 2018-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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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놀이터 vs 생계터… 어촌 레저보트 갈등

    21일 오후 경북 영덕군 구계항. 휴가철을 맞아 소형 레저보트를 실은 트레일러를 끌고 바다를 찾은 시민들은 당황했다. 500kg이 넘는 무거운 동력보트를 띄우려면 바다와 이어진 완만한 경사로(슬립웨이)에서 차량을 후진해 트레일러를 물가에 댄 뒤 보트를 내려야 한다. 그런데 폭 6m 경사로의 초입에 차량이 접근할 수 없도록 두 개의 쇠사슬이 설치되고 끝부분은 자물쇠로 굳게 잠겨 있었다. 결국 시민들은 배를 대지 못해 쩔쩔매다가 항구를 떠났다. 구계항에서 북쪽으로 약 50km 떨어진 경북 울진군 직산항의 사정도 다르지 않았다. 폭 3m의 경사로에 자물쇠로 잠긴 쇠사슬이 걸려 있었다. 이날 낚시를 하려고 1t 소형 보트를 끌고 동해안을 찾은 우모 씨(61)는 결국 출항에 실패했다. 우 씨는 “오전부터 항구 세 곳을 돌았는데 다 막혀 있었다”며 “황금 같은 주말 하루를 이렇게 날리니 황당하다”며 돌아섰다. 본보 취재팀은 이날 휴가철에 레저를 즐기는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은 동해안 항구 6곳을 찾았다. 이 가운데 다섯 곳의 경사로는 자물쇠 장치를 비롯한 불법 구조물, 폐어선, 돌덩이로 가로막혀 있어서 레저를 위해 찾아온 사람들은 이용할 수 없었다. 서해안과 남해안도 사정이 비슷하다고 한다. 경사로를 막는 주체는 어민이다. 낚시 인구가 늘고 동력보트가 대중화돼 바다를 찾는 레저 인구가 늘어나자 어민들로서는 ‘바다 지키기’에 나선 것이다. 어민들은 항구를 열어놓으면 불편이 많다고 주장한다. 수십 명씩 몰려와 아무 데나 주차하고 쓰레기를 버리는가 하면, 바다 위에 작은 배들은 눈에 잘 띄지 않아 사고의 위험이 있다는 이야기다. 어민 박모 씨(47)는 “바다에서 먹고사는 사람들의 생계가 우선”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바다를 찾는 사람들은 어민들의 ‘텃세’가 지나치다고 맞섰다. 보트 낚시를 즐기는 박모 씨(44)는 “세금과 보험료를 내면서 배를 타는데 아예 출항을 막는 것은 곤란하다”고 말했다. 경사로가 막힌 항구를 피해 보트들이 한 곳으로 몰리는 것이 위험하다는 우려도 있다. 어민과 레저인들의 갈등이 커지고 있지만 지방자치단체와 정부는 대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영덕군, 울진군 등 지자체 관계자는 “양쪽 주장에 다 일리가 있어 중재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정부 관계자도 “섣불리 한쪽 편을 들기 힘든 상황”이라며 난감한 기색을 보였다. 이런 문제가 불거지는 근본적 이유는 급증하는 레저 수요를 인프라가 뒷받침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6월 말 기준 동력수상레저기구 조종면허를 취득한 인원은 21만여 명으로 5년 전에 비해 약 47% 늘었다. 등록된 동력수상레저기구는 3만2000여 대에 이른다. 그러나 시설을 제대로 갖춘 마리나항(해양레저시설)은 전국적으로 대여섯 곳에 불과하다. 별도의 레저시설이 아닌 항구에 경사로가 있는 게 갈등의 주원인이다. 정부 관계자는 “해양 레저 인프라를 강화하기 위해 재정당국과 적극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영덕·울진=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 2018-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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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쇠사슬로 굳게 잠긴 항구…휴가철 레저보트 둘러싸고 어민과 갈등

    21일 오후 경북 영덕군 구계항. 휴가철을 맞아 소형 레저보트를 실은 트레일러를 끌고 바다를 찾은 시민들은 당황했다. 500kg이 넘는 무거운 동력보트를 띄우려면 바다와 이어진 완만한 경사로(슬립웨이)에서 차량을 후진해 트레일러를 물가에 댄 뒤 보트를 내려야 한다. 그런데 폭 6m 경사로의 초입에 차량이 접근할 수 없도록 두 개의 쇠사슬이 설치되고 끝부분은 자물쇠로 굳게 잠겨 있었다. 결국 시민들은 배를 대지 못해 쩔쩔매다가 항을 떠났다. 구계항에서 북쪽으로 약 50km 떨어진 경북 울진군 직산항의 사정도 다르지 않았다. 폭 3m의 경사로에 자물쇠로 잠긴 쇠사슬이 걸려 있었다. 이날 낚시를 하려고 1t 소형 보트를 끌고 동해안을 찾은 우모 씨(61)는 결국 출항에 실패했다. 우 씨는 “오전부터 항구 세 곳을 돌았는데 다 막혀있었다”며 “황금 같은 주말 하루를 이렇게 날리니 황당하다”며 돌아섰다. 본보 취재팀은 이날 휴가철에 레저를 즐기는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은 동해안 항구 6곳을 찾았다. 이 가운데 다섯 곳의 경사로는 자물쇠 장치를 비롯한 불법 구조물, 폐어선, 돌덩이로 가로막혀 있어서 레저를 위해 찾아온 사람들은 이용할 수 없었다. 서해안과 남해안도 사정이 비슷하다고 한다. 경사로를 막는 주체는 어민이다. 낚시 인구가 늘고 동력보트가 대중화돼 바다를 찾는 레저인구가 늘어나자 어민들로서는 ‘바다 지키기’에 나선 것이다. 어민들은 항구를 열어놓으면 불편이 많다고 주장한다. 수십 명씩 몰려와 아무데나 주차하고 쓰레기를 버리는가 하면, 바다 위에 작은 배들은 눈에 잘 띄지 않아 사고의 위험이 있다는 이야기다. 어민 박모 씨(47)는 “바다에서 먹고 사는 사람들의 생계가 우선”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바다를 찾는 사람들은 어민들의 ‘텃세’가 지나치다고 맞섰다. 보트 낚시를 즐기는 박모 씨(44)는 “세금과 보험료를 내면서 배를 타는데 아예 출항을 막는 것은 곤란하다”고 말했다. 경사로가 막힌 항구를 피해 보트들이 한 곳으로 몰리는 것이 위험하다는 우려도 있다. 어민과 레저인들의 갈등이 커지고 있지만 지방자치단체와 정부는 대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영덕군·울진군 등 지자체 관계자는 “양쪽 주장에 다 일리가 있어 중재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정부 관계자도 “섣불리 한쪽 편을 들기 힘든 상황”이라며 난감한 기색을 보였다. 이런 문제가 불거지는 근본적 이유는 급증하는 레저 수요를 인프라가 뒷받침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6월 말 기준 동력수상레저기구 조종면허를 취득한 인원은 21만여 명으로 5년 전에 비해 약 47% 늘었다. 등록된 동력수상레저기구는 3만2000여 대에 이른다. 그러나 시설을 제대로 갖춘 마리나항(해양레저시설)은 전국적으로 대여섯 곳에 불과하다. 별도의 레저시설이 아닌 항구에 경사로가 있는 게 갈등의 주원인이다. 정부 관계자는 “해양 레저 인프라를 강화하기 위해 재정당국과 적극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 2018-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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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TX 해고승무원 280명중 180명 12년 투쟁끝 코레일 복직

    21일 오전 4시. 전날부터 시작된 18시간 동안의 밤샘 협상 끝에 코레일 노사 양측은 정규직 전환 및 본사 직접고용을 요구하다 2006년 코레일 자회사에서 해고된 고속철도(KTX) 승무원들을 코레일이 본사 역무직으로 직접채용한다는 내용의 합의서에 사인했다. 12년 동안 이어진 갈등이 A4용지 세 장 분량의 합의서와 부속합의서로 봉합된 순간이었다. 해고 승무원인 전국철도노조 KTX열차승무지부 김승하 지부장은 이날 오후 천막농성을 하던 서울역 서부광장에서 “이 자리는 항상 우리에게 투쟁의 장이었다. 우리가 옳았기 때문에 이것을 이렇게 끝낼 수 없다는 믿음 하나로 버텼다”며 울먹였다. 특별채용 대상은 2006년 해고 승무원 280여 명 가운데 해고 이후 코레일 자회사에 취업한 경력이 없으면서 2008∼2011년 코레일을 상대로 진행한 ‘근로자 지위확인 소송’에 참여한 사람들이다. 코레일 노사는 180명 정도가 이 조건을 만족한다고 보고 있다. 이들은 과거 열차 승무원으로 근무한 경력(2년)을 인정받아 자회사가 아닌 코레일 소속 6급 사무영업직으로 근무하게 된다. 인턴, 채용시험 등의 선발 과정을 거친 뒤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코레일 사원증을 목에 건다. 김 지부장은 22일 통화에서 “아직 실감이 안 난다. 주변 사람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 그제야 기쁜 마음이 들곤 한다”고 했다. 김 지부장이 마냥 기뻐하지 못하는 이유는 이번 합의가 그들에겐 ‘절반의 성공’이기 때문이다. 해고 승무원들은 2004년 코레일 산하 홍익회 소속의 계약직 승무원으로 입사했다. 이후 코레일의 다른 자회사인 한국철도유통 소속으로 신분이 바뀐 뒤 계약 만료 시점을 앞두고 본사 정규직 전환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채 2006년 5월 해고됐다. 이후 이들은 ‘자회사의 고용조건 등은 코레일이 정해서 내려 보낸 것으로 자회사의 실체가 없다’며 코레일을 상대로 소송을 해 1, 2심에서 승소했지만 2015년 대법원에선 해당 건이 파기 환송됐다. 자회사 소속 승무원들은 승객 안전 업무를 수행한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코레일과 직접고용 관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본 것이다. 이들은 이번 협상 과정에서도 코레일이 승무원으로 직접고용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최종 합의서에는 해고 승무원들을 코레일이 고용하지만 승무직이 아닌 일반 사무직으로 근무토록 했다. 코레일 관계자는 “승객 안전 업무와 관계없는 용역 근로자들을 본사가 아닌 자회사의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합의한 인천국제공항공사 등 다른 공기업에까지 혼란을 줄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코레일관광개발 소속 현직 KTX 승무원들과의 형평성 논란도 향후 코레일 노사가 넘어야 할 산이다. 특히 2006년 당시 해고 통보를 받았다가 이후 자회사 소속 승무원으로 개별 복직한 70여 명은 오영식 코레일 사장에게 “자회사 취업 경력이 있으면 특별채용 대상에서 제외되는 방안은 불합리하다”는 내용증명을 발송하는 등 직접고용을 요구하고 나섰다. 김 지부장은 “현직 승무원과 우리 모두 승무 업무를 직접고용 대상으로 바꾸기 위해 한 배를 탔다고 생각한다”며 “이들과 함께 힘을 합쳐 승무원 정규직 채용을 위해 투쟁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코레일이 이번 특별채용을 통해 대법원 판결을 우회적으로 무력화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대법원이 KTX 해고 승무원 판결을 ‘재판 거래’ 수단으로 삼았다는 의혹이 있긴 하지만 이번 본사 특별채용이 사실상 사법부 판결을 일부 부정한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된 것이다. 이에 대해 코레일 관계자는 “대법원 판결문 중 코레일이 승무원을 직접고용해선 안 된다고 규정한 내용은 없다”며 “더구나 이번에 특별채용되는 해고 승무원들은 코레일에 ‘복직’이 아닌 ‘경력직 특별 신규채용’ 형태로 선발되는 데다 승무원이 아닌 일반 사무직으로 근무하는 만큼 대법원 판결을 뒤집는 것이란 비판은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반박했다.강성휘 yolo@donga.com·김은지 기자}

    • 2018-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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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처벌 안받는 ‘무법 10대’… 계획적 폭행-사기 부쩍 늘었다

    ‘보호관찰 2년.’ 지난해 9월 또래 여중생을 피범벅이 되도록 구타하고 이를 촬영한 이른바 ‘부산 여중생 집단폭행 사건’ 당시 만 13세로 촉법소년이었던 공범 A 양에게 최근 내려진 법원의 처분이다. 당시 A 양 등 4명은 부산 사상구의 한 공장 인근으로 피해자를 유인해 1시간 넘게 공사자재, 의자, 유리병 등으로 100여 차례 때렸다. 피를 흘리며 무릎을 꿇고 우는 피해자 사진이 인터넷에 올라오며 공분을 샀다. 하지만 A 양은 촉법소년이라 형사처벌 없이 2년 동안 보호관찰관과 정기 면담만 하면 전과도 남지 않는다.○ 어른 닮아가는 촉법소년 범죄 잔혹한 범죄를 저질러도 면죄부를 받는 10세 이상 14세 미만 촉법소년들의 범죄가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현행법상 이들을 형사 처벌할 수는 없다. 지난달 26, 27일 여고생을 노래방과 관악산으로 끌고 가 집단폭행하고 성추행하는 데 가담한 청소년 10명 중 1명인 B 양(13)도 촉법소년이어서 형사 처벌을 피했다. 경찰에서 바로 서울가정법원으로 송치된 B 양은 향후 보호관찰 처분만 받을 가능성이 높다. 18일 경찰청에 따르면 올 상반기(1∼6월) 촉법소년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7.9%(3167명→3416명) 늘었다. 촉법소년 3416 명 중 65.7%가 범죄를 저질러도 형사 처벌을 받지 않는 마지막 나이인 13세였다. 대부분 중학교 1학년인 13세의 범죄는 지난해보다 14.7% 늘어났다. 범죄 유형은 형사 처벌 대상인 14세 이상 청소년과 점점 비슷해지고 있다. 단순 절도는 지난해보다 2.3% 줄어든 반면 폭력은 21% 늘었다. 인터넷을 이용한 중고물품 판매 사기 같은 지능사범은 33.7%나 증가했다. 촉법소년들의 범죄수법도 성인 못지않게 교묘하다. 수도권에 사는 중학교 1학년 C 양(13)은 4월 같은 학교 여학생의 평소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아 혼내줘야겠다며 치밀하게 계획을 짰다. 자신이 만나자고 하면 거부할 수도 있어 피해자와 친분이 있던 다른 친구를 이용해 전화로 피해자를 지하철역으로 유인했다. 이후 미리 공모한 중1 남학생 3명과 함께 피해자를 인적이 드문 골목길로 끌고 가 마구 때렸다. 가해자 모두 촉법소년이라 형사 처벌을 받지 않았다. 성범죄를 저지른 촉법소년은 올 상반기 179명에 달했다. D 군(13)은 지난달 말 경기도의 한 학원 여자화장실에서 용변을 보는 또래 여학생을 몰래 찍다가 적발됐다. 최현아 경찰청 청소년계장은 “요즘 청소년이 신체와 정신 모두 조숙해지면서 어른의 범죄 방식을 따라하는 연령대가 점차 낮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촉법소년 연령 13세 미만으로 낮춘다 만 9세 이하인 ‘범법소년’의 범죄도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달 14일 인천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2학년 학생이 옆자리 학생을 연필로 찔러 연필이 요추에 5cm 박히는 사건이 벌어졌다. 피해 아동이 발표를 마치고 앉으려는 순간 짝꿍이 옆자리 의자에 연필을 갑자기 갖다댄 것이다. 피해 아동의 아버지는 “입원한 아이가 앉아 있을 수도 없을 만큼 크게 다쳤고 트라우마로 정신건강의학과 치료를 받고 있다”고 호소했다. 하지만 범법소년의 범죄는 아예 사건 접수조차 되지 않아 수사를 할 수 없다. 촉법소년의 잔혹한 범죄가 잇따르면서 법무부는 올해 안에 촉법소년 연령을 14세 미만에서 13세 미만으로 낮추는 내용으로 소년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경찰은 지난해 부산과 강원 강릉에서 벌어진 10대들의 집단 폭행사건을 계기로 청소년 범죄라도 혐의가 중하다면 구속 수사 등 엄중히 다루겠다는 방침을 세웠다.조동주 djc@donga.com·김은지 기자}

    • 2018-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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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드루킹 “노회찬에 4600만원 줬다” 특검서 진술

    허익범 특별검사팀은 ‘드루킹’(온라인 닉네임) 김동원 씨(49·수감 중)로부터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에게 불법 정치자금 4600만 원을 줬다는 진술을 받아낸 것으로 17일 확인됐다. 이는 김 씨가 노 의원에게 돈을 주려고 한 적은 있지만 전달하지 않았다는 기존 진술을 뒤집은 것이다. 앞서 검찰은 2016년 7월 노 의원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에 대해 증거가 없다며 무혐의 처분했다. 김 씨가 진술을 뒤집은 데는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 회원 A 씨의 진술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2차례 특검팀에 비공개 소환돼 조사를 받은 A 씨는 당초 이 같은 진술에 소극적이었다. 그러나 ‘경공모’에서 자금 담당을 한 ‘파로스’ 김모 씨(49)와의 대질신문 끝에 ‘드루킹’ 김 씨에게 돈을 빌려준 사실을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드루킹’ 김 씨는 2016년 경찰 수사를 받을 때 회원들로부터 걷은 4600만 원이 노 의원에게 전달되지 않았다는 증거로 ‘띠지에 묶인 5만 원권 다발’ 사진을 제출했다. “전달하려고 하다가 실패해 현금을 보관 중”이라는 취지였다. 그러나 특검팀 조사에서 돈다발 사진은 A 씨가 빌려준 4200만 원인 것으로 파악됐다. 수사기관을 속이기 위해 허위 증거를 제출한 것이다. ‘파로스’ 김 씨도 노 의원에게 돈이 전달된 사실을 처음엔 부인했다. 그러나 ‘드루킹’ 김 씨의 부인 최모 씨가 돈이 전달된 구체적인 경위를 특검에서 밝히자 기존 진술을 뒤집었다고 한다. 최 씨의 진술이 수사의 핵심 단초가 된 셈이다. 최 씨와 ‘파로스’ 김 씨 등의 진술에 따르면 노 의원에게 전달된 4600만 원 중 2000만 원은 2016년 3월 ‘드루킹’ 김 씨의 사무실이었던 경기 파주시 느릅나무 출판사(일명 ‘산채’)에서 ‘드루킹’ 김 씨가 노 의원에게 직접 전달했다. 나머지 2600만 원은 열흘 뒤 ‘파로스’ 김 씨가 경남 창원시 노 의원의 국회의원 선거사무실에서 노 의원 부인의 운전사 장모 씨를 통해 전달했다. 특검팀은 ‘드루킹’ 김 씨가 자신이 만든 ‘경공모’의 회원 A 씨에게 돈을 빌린 뒤 계좌에 입금해 정치자금 전달 증거를 조작하는 데 관여한 혐의로 김 씨의 변호인이었던 도모 변호사를 이날 새벽 긴급 체포해 조사 중이다. ‘경공모’ 회원인 도 변호사는 김 씨가 김경수 경남도지사에게 오사카 총영사로 추천한 인물이다. 도 변호사는 김 씨가 A 씨의 돈을 빌려 증거를 조작하는 과정에 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노 의원의 고교 동창인 도 변호사가 증거만 조작한 게 아니라 김 씨와 노 의원을 연결해 주는 역할을 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수사 중이다. 노 의원은 “김 씨로부터 불법 자금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부인해 왔다. 한편 특검팀은 김 지사의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으로 ‘드루킹’ 김 씨에게 500만 원을 받은 한모 씨(49)의 집과 차량을 이날 압수수색했다.김동혁 hack@donga.com·김은지·정성택 기자}

    • 2018-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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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휴가 없는 ‘근로자’ 대학원생은 괴로워

    3년 차 대학원생 이연우(가명·25) 씨는 올해도 휴가 없이 여름을 보낼 예정이다. 이 씨가 일하는 연구실은 주 6일·연중무휴 근무가 원칙이다. 휴가도, 주말도 없이 일하는 이 씨에게는 ‘랩(laboratory)실 지박령(특정 장소에서 떠나지 못하는 영혼)’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정현수(가명·24) 씨의 연구실은 명목상 1년에 7일 휴가를 준다. 하지만 정 씨가 지난해에 실제로 쓴 휴가는 딱 하루다. 담당 교수가 연말에 휴가를 가장 많이 쓴 학생을 콕 집어 핀잔을 주기도 했다. 퇴근 후에는 물론이고 쉬는 날에도 업무 지시가 이어져 휴무를 해도 별 의미가 없다. 대학원생들은 ‘우리는 교수의 지도를 받는 학생이자 교수의 지시를 받는 노동자’라고 주장한다. 개인 연구 외에 수업 조교 업무, 교수 출장 보조, 장비 구매와 서류 처리 등 각종 일거리를 도맡기 때문이다. 그러나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어서 법정 휴가를 보장받지 못한다. 외국에서는 학교 차원에서 대학원생의 휴가를 최대 4주(미국 프린스턴대), 최소 3주(미국 캘리포니아공대) 등으로 명문화하기도 한다. 그러나 국내에선 교수들에게 재량권이 있어 제대로 쉬지 못하는 학생이 태반이다. 포스텍 대학원 총학생회는 학생들의 요청을 반영해 ‘휴가 실태조사’를 실시했다. KAIST도 지난해 ‘연구환경실태조사’의 일부로 관련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두 학교대학원생의 1년 휴가일수는 평균 각각 7.7일, 7.28일에 불과했다. 정부는 대학원생들의 ‘근로자적 지위’를 인정해주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정부는 지난해 7월부터 정부 출연 연구기관에서 일하는 대학원생 4000여 명의 근로계약에 착수했고 현재 마무리 단계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개별 대학의 사정이 모두 다르고 교수들의 반발이 있어 확산시키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전국대학원노동조합 관계자는 “우리가 휴가를 가지 못하는 것은 우리의 ‘노동’이 없으면 연구실이 유지되지 않기 때문”이라며 “대학원생이 근로자임을 인정하고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 2018-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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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주원 씨 “김지은, 새벽 4시 부부침실 들어와”

    “부인입니다.” 13일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조병구) 심리로 열린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53) 성폭행 혐의에 대한 5차 공판에 부인 민주원 씨(54)가 처음으로 증언대에 섰다. 재판이 첨예하게 진행되면서 안 전 지사가 부인까지 증인으로 내세운 것이다. 1시간 안팎의 증인신문 때 민 씨는 피고인석의 남편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 안 전 지사도 민 씨와의 시선을 외면했다. 민 씨는 “안 전 지사”라는 직책 대신 “남편” “피고인”으로 지칭했다. 그러나 재판 뒤 안 전 지사의 수행비서였던 피해자 김지은 씨(33)를 돕고 있는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는 “증인들이 김 씨의 이미지를 왜곡하고 있다”며 반발했다. ○ “부부 침실 침입” 주장에 “복도서 대기” 반박 안 전 지사의 변호인단은 김 씨가 부부 침실에 새벽에 침입한 이른바 ‘상화원 리조트 사건’을 집중적으로 물었다. 지난해 8월 18, 19일 1박 2일 일정으로 주한 중국대사 부부를 휴양지인 충남 보령시 상화원 리조트에 초청해 만찬을 한 후 숙소에서 잠든 때였다. 민 씨는 “김 씨는 1층에, 우리 부부는 2층에 묵었다. 잠귀가 밝은데 나무 복도가 삐걱대는 소리가 들려 잠에서 깼다”며 “김 씨가 새벽 4시경 문을 살짝 열고 들어와 침대 발치에서 우리 부부의 자는 모습을 몇 분간 내려다봤다. 같이 잠에서 깬 남편이 ‘지은아, 왜 그래?’라고 묻자 ‘앗’ 하며 뛰어 내려갔다”고 진술했다. 민 씨는 “그전에도 김 씨가 남편을 좋아한다는 건 알았지만 그날은 김 씨가 좀 위험한 사람이란 생각이 들었다”고 증언했다. 민 씨는 “얼마후 피고인에게 ‘당신을 위험에 빠뜨릴 것 같으니 조심하라’고 말했고, 피고인은 ‘지난해 12월에 수행비서를 교체할 예정이니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고 증언했다. 그 뒤 김 씨의 보직은 정무비서로 바뀌었다. 검찰은 반대신문을 통해 민 씨 주장을 반박했다. “상식적으로 비서가 새벽에 들어온다면 깜짝 놀라 ‘무슨 일이냐’고 물어야 하는 것 아닌가. 진실을 말하고 있는 것 맞냐”며 민 씨를 추궁했다. 민 씨는 “몸집이나 머리 모양 등 실루엣을 보고 확신했다”고 재반박했다. 검찰이 “그때 왜 바로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냐”고 따지자 민 씨는 “일방적 사랑이라고 생각했다. 저는 인사권자나 공무원이 아닌 평범한 주부”라고 답했다. 재판부도 양측 주장이 엇갈리자 당시 숙소의 구조와 조명 위치 등을 일일이 확인했다. 재판 뒤 김 씨 측은 “같은 건물에 투숙한 중국 교포 여성이 안 전 지사에게 ‘옥상에서의 2차를 기대한다’고 보낸 문자가 본인에게 와 혹시 모를 상황을 막으려고 방 앞에서 대기한 것뿐”이라는 취지의 반박자료를 냈다. ○ 남편 얘기에 울컥…재판부에 제지당하기도 민 씨는 재판에서 김 씨에 대한 불편한 감정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피해자를 어떻게 알았냐”고 묻자 민 씨는 2017년 7월 처음 만나기 전, 아들을 통해 얘기를 들었을 때부터 피해자의 의도성에 불쾌했다고 했다. 민 씨는 “지난해 7월 말 김 씨가 아침에 ‘지사님’이라고 부르면서 달려오는 모습을 처음 본 적이 있다. 홍조 띤 얼굴이 마치 오랜만에 애인을 만나는 여인 같다는 생각을 했다”고 했다. “여자들은 다 안다. 직감이라는 게 있는데, 뭔가 느낌이 이상했고, 매우 불쾌한 감정이 들었다”고도 했다. 재판부는 곧바로 “감정적인 평가를 자제해 달라”며 민 씨를 제지했다. 민 씨는 안 전 지사를 15년 동안 지지해온 이에게 들은 이야기라며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다가오는 지지자들 중 유독 여성의 접근을 꺼린 것으로 안다. 지지자들 사이에서 ‘마누라비서’로 불렸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주장했다. 민 씨는 “상화원 사건 이후로도 남편을 단 한 번도 의심해 본 적이 없다”고 말할 때 감정이 북받친 듯 갑자기 울먹이기도 했다. 안 전 지사 부부는 대학 1학년 때부터 교제를 시작해 1989년 결혼했고, 안 전 지사가 세 차례나 수감됐을 때도 곁을 지켜 정치권에선 둘의 관계를 ‘정치적 동지’라고 부른다. 카카오톡 대화 기록만 100쪽에 달할 만큼 김 씨와 가깝게 지내온, 안 전 지사 경선캠프에서 청년팀장으로 일한 성모 씨(35)도 증언했다. 그는 “평소에는 김 씨가 자기가 지탱하고 기댈 수 있는 곳이라는 의미로 (안 전 지사를) ‘하늘’로 표현했다”고 주장했다. ‘하늘이어서 거역할 수 없었다’는 김 씨의 방송 인터뷰를 반박한 것이다. 검찰 측 증인 2명은 비공개로 재판이 진행됐으며, 재판부는 “법원의 사실인정은 공개 재판뿐만 아니라 비공개 재판에서 조사된 증거도 종합적으로 검토해 이뤄진다”고 했다. 다음 재판은 16일 오후 2시에 열린다.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 2018-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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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우 원장, 고려대에 1억 기부

    “학창 시절 받은 고마운 마음, 이제 모교에 갚을 때가 된 것 같습니다.” 경기 안산시 김정우외과의원 김정우 원장(55·왼쪽)이 모교인 고려대에 의대 지정기금 1억 원을 쾌척했다. 고려대는 12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 본관에서 기부식을 열었다. 김 원장은 “학창 시절 3년간 받은 장학금이 그때 돈으로 150만 원에 이르는데 한 학기 등록금이 72만 원이던 시절이니 상당히 큰돈이었다. 모교는 나를 만들어 주고 키워준 곳”이라고 밝혔다. 김 원장은 한자리에서만 20년째 병원을 운영 중이다. 갑상샘암 명의로 입소문이 나 전국에서 환자들이 몰려든다. 지금까지 김 원장이 진료한 암 환자만 1800명에 이른다. 염재호 고려대 총장은 “학창 시절 받은 장학금을 떠올리며 후배들을 위해 내어주신 기부금이라 더 의미가 있다”며 “의대의 발전을 위해 (기금을) 소중히 쓰겠다”고 답했다.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 2018-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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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희정 측근 “김지은, 안희정에 격의없이 대해”… 檢 “수행비서 매뉴얼에 81가지 수칙 담겨”

    수행비서 김지은 씨(33)를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53)가 법정에서 눈물을 보였다. 안 전 지사는 증인으로 나온 참모들이 “(안 전 지사는) 경청하는 리더였고 경선 캠프 분위기도 수평적이었다”고 하자 감정이 북받친 듯 방청석을 등진 채 앉아 손수건으로 눈가를 훔쳤다. 11일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조병구) 심리로 열린 4차 공판에서는 신형철 전 비서실장(37) 등 안 전 지사의 핵심 측근들이 증언대에 섰다. 증인들은 “안 전 지사의 (지난해 대통령 선거) 캠프가 수직적이고 폭력적인 분위기였다”는 검찰 측 주장을 의식한 듯 경선 캠프와 충남도 비서실의 분위기가 위계적이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안 전 지사가 부하 직원들에게 지시 사항을 전할 때 ‘하게체’를 썼고 회의도 민주적으로 진행됐다는 것이다. 김 씨가 평소 안 전 지사와 격의 없이 지내며 친밀한 대화를 주고받았다는 증언도 나왔다. 김 씨의 후임 수행비서로 일한 어모 씨(35)는 “김 씨가 회식 자리에서 안 전 지사를 상대로 격의 없이 대거리를 해 놀란 적이 있다. 김 씨가 전임 수행비서와는 달리 회식 자리에서 안 전 지사에게 ‘술을 더 달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증언했다. 김 씨가 지난해 12월 안 전 지사의 수행비서에서 정무비서로 자리를 옮길 당시 수행비서 업무에 애착을 보였다는 주장도 나왔다. 어 씨는 “수행비서직 인수인계를 할 때 김 씨가 너무 울어서 인수인계에 지장을 받을 정도였다. 해외 출장이 걱정된다고 말하자 (김 씨가) ‘가기 싫으면 내가 가도 되고’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안 전 지사 측 증인들의 증언에 대해 “김 씨가 수행비서로 일하는 동안 안 전 지사에 대한 무조건적인 충성과 보안 유지를 요구받으며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고 강조했다. 검찰이 이날 추가로 공개한 ‘충남도 수행비서 매뉴얼’에는 ‘비밀엄수(입눈귀)’, ‘철저히 리더만을 위한 판단’ 등 81가지 수칙이 담겨 있다. 검찰은 또 한 증인이 “김 씨가 일하는 동안 한 번도 피해를 호소한 적이 없고 티도 내지 않았다”고 말하자 “성폭력 피해자들은 어렵게 참다가 나중에 호소하는 경우가 있다”며 반박했다.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 2018-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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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돌아가기 힘들어”… 무단횡단 비극 부르는 ‘횡단보도 200m 룰’

    5일 오전 3시 40분경 부산 부산진구 지하철 서면역 인근 중앙대로에서 한 20대 여성이 서모 씨(24)가 몰던 차량에 치였다. 여성은 중상을 당했다. 사고가 난 곳은 왕복 7차로 도로의 한가운데였다. 제한최고속도는 시속 60km. 경찰은 20대 여성이 무단횡단을 하다 사고를 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주변에 횡단보도는 없었다. 가장 가까운 횡단보도는 사고 현장에서 남쪽으로 355m 떨어져 있다. 그 대신 지하상가가 조성된 지하보도가 있다. 부산의 중심을 통과하는 큰 도로이지만 횡단보도는 없다. 신호등 옆에 ‘무단횡단 사고 잦은 곳’이라는 표지판만 달려 있었다.○ ‘무단횡단’의 유혹이 낳은 비극 10일 경찰청 등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무단횡단 사고 9590건이 발생했다. 562명이 목숨을 잃었다. 꾸준히 줄고 있지만 여전히 하루 1명 이상이 무단횡단을 하다가 숨진다. 무단횡단 사고의 가장 큰 원인은 물론 보행자의 안전 불감증이다. ‘신호를 기다리기 귀찮아서’ ‘돌아가기 힘들어서’ 같은 이유 때문이다. 2, 3개 차로만 건너면 되는 중앙버스전용차로 정류장 부근에서 사고가 잇따르는 이유다. 현재 도심 일반도로에서는 200m 간격으로 횡단시설을 설치해야 한다. 주거지역이거나 특별한 이유가 있으면 간격을 줄일 수 있다. 횡단시설에는 횡단보도뿐만 아니라 육교나 지하보도도 포함된다. 서울 지하철 2호선 강남역 주변의 횡단보도 사이 최단거리는 동서로 610m, 남북으로 650m다. 두 횡단보도 중간의 지하상가가 횡단시설 역할을 해 ‘200m 간격 규칙’을 지켰다. 하지만 이러한 규칙이 오히려 보행자의 안전 불감증을 부추긴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 4월 20대 여성 2명이 숨지거나 다친 광주 무단횡단 사고 당시 횡단보도는 현장에서 각각 210m, 290m 떨어져 있었다. 그 대신 근처에 육교가 있었다. 차량들은 최소 500m 구간을 ‘막힘없이’ 달릴 수 있다. 반면 보행자는 멀리 돌아가야 한다. 또 어린이와 고령자 등 교통 약자는 육교와 지하보도를 건너기가 쉽지 않았다. 운전자의 안전 불감증도 사고를 키우는 원인이다. 광주 사고 당시 두 여성을 친 차량의 운전자는 시속 80km로 달리고 있었다. 해당 구간의 제한최고속도는 시속 60km다. 시야가 좁아지는 야간에 두 여성의 무단횡단을 미리 알아채기 힘든 점이 있지만 운전자가 책임을 피하기 어려운 이유다. 본보가 올해 1∼5월 무단횡단 사고에 대한 법원 판결 214건을 분석한 결과 운전자에게 무죄가 선고된 건 9건뿐이었다. 모두 운전자가 과속하지 않고 차로를 올바르게 주행하는 등 교통법규를 완벽하게 지킨 경우다.○ ‘무단횡단’ 인식부터 바꿔야 도로교통법에서는 보행자가 반드시 횡단시설을 이용해 도로를 건너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농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편도 1차로 도로나 도심의 이면도로처럼 횡단시설이 없는 곳도 많다. 이 경우에는 “횡단보도가 없는 도로에서는 가장 짧은 거리로 횡단하여야 한다”는 조항이 적용된다. 하지만 도로의 규모나 차량 통행 상황 등 구체적인 기준이 없다. 경찰 관계자는 “해당 조항이 왕복 8차로나 10차로짜리 넓은 도로를 보행자가 마음껏 가로지르며 건널 수 있도록 한 건 아니다. 다만 무단횡단에 대해 현행 도로교통법에 불명확한 부분은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무단횡단하면 안 된다’ 교육에만 기댈 수 없다는 의견이다. 가장 필요한 건 횡단시설 확충이다. 정부는 2016년 도로교통법 시행규칙 개정으로 횡단시설 간 간격을 국지도로와 집산도로에는 100m까지 단축할 수 있게 했다. 이 도로들은 주택가와 상업지역처럼 보행자 통행이 잦은 곳과 간선도로를 잇는 왕복 1, 2차로짜리다. 중앙버스전용차로와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처럼 특수한 경우에는 이보다 더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육교와 지하보도 등을 모두 감안해 간격을 정한다. 순수한 횡단보도 확대에 걸림돌이다. 서울 종로와 명동 강남역 등에 횡단보도를 늘리는 것도 고객 감소를 우려한 지하상가 상인의 반발로 좀처럼 이뤄지지 못하는 상황이다. 조준한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중앙분리대처럼 무단횡단 방지 시설을 늘리고 현재 3만 원인 과태료를 인상하는 등의 방법으로 보행자가 무단횡단 유혹을 단념하도록 해야 한다. 운전자가 과속하지 않고 교통법규를 지키는 것이 필요한 만큼 보행자 스스로 무단횡단에 나서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김은지 eunji@donga.com·서형석 기자  공동기획 : 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경찰청 한국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 한국교통연구원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tbs교통방송교통문화 개선을 위한 독자 여러분의 제보와 의견을 e메일(lifedriving@donga.com)로 받습니다.}

    • 2018-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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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습 폭행 혐의’ 한진家 이명희 전 이사장, 불구속 검찰 송치

    한진그룹 임직원들을 상습적으로 폭행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아 온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69)이 10일 검찰에 송치됐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0일 이 전 이사장에게 특수상해, 특수폭행, 상습폭행 등의 혐의를 적용해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송치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구속영장 기각 후 보강수사를 진행했지만 추가로 확인된 피해자들이 진술을 피하고 (이 전 이사장이) 일부 피해자들과 합의한 점 등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이 전 이사장은 출입문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자택 경비원에게 전자가위를 던지고 운전기사를 발로 차 상해를 입힌 혐의 등을 받고 있다. 2014년 8월부터 올 3월까지 이 전 이사장이 저지른 범행은 총 24건, 피해자 수가 11명에 이른다. 경찰은 이 전 이사장이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지난달 4일 법원에서 기각됐다. 6일 구속영장이 기각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69)이 다시 구속의 기로에 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김종오)는 조 회장에 대한 보강 수사를 벌여 이르면 이달 중으로 구속영장 재청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조 회장은 그룹 계열사 건물 관리 업무를 다른 계열사에 몰아주거나 면세품 납품 과정에서 총수 일가가 운영하는 중개업체를 거치며 이른바 ‘통행세’를 받은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 2018-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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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희정 부인, 김지은 연애사 알려달라 요구”

    수행비서 김지은 씨를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53)의 재판에서 안 전 지사의 부인이 김 씨의 사생활 정보를 수집하려 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지난해 안 전 지사 대선 경선캠프에서 자원봉사자로 일한 구모 씨(29)는 9일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3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주장했다. 구 씨는 올 3월 5일 김 씨의 최초 폭로 직후 ‘김지은과 함께하는 사람들’이라는 모임을 꾸려 캠프 내 다른 성폭력 의혹을 제기했다. 구 씨는 이날 법정에서 “3월 (폭로) 방송이 나간 직후 안 전 지사의 부인인 민 여사와 전화 통화를 했다”며 “김 씨의 과거 행실과 평소 연애사를 정리해서 보내달라고 했다”고 증언했다. 구 씨는 “민 여사가 ‘안희정이 정말 나쁘지만 애 아빠니까 살려야지 어쩌겠느냐’면서 이같이 요청했지만 거부했다”고 진술했다. 구 씨는 또 김 씨가 지난해 11월부터 자신에게 어려움을 털어놓기 시작했다고 증언했다. 검찰 수사 결과 김 씨는 이 무렵 해외 출장지에서 안 전 지사와 원치 않은 성관계를 맺거나 성폭력을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구 씨는 “당시 (김 씨가) ‘그림자 같다’, ‘나는 없는 사람인 것 같다’거나 ‘욕이 계속 나오려 하고 가만히 있어도 눈물이 난다’는 말을 했다”고 진술했다. 김 씨가 구 씨와 카카오톡 대화를 하며 ‘(일을 관두면) 한국에서 못 살 것 같다’, ‘못해먹겠다고 하고 나오면 내가 취업이 되겠느냐’고 언급한 사실도 이날 재판에서 공개됐다. 안 전 지사 측은 “김 씨가 지난해 12월 수행비서에서 물러나 정무비서로 자리를 옮겼을 때 지인들에게 ‘버려지는 것 같다’고 말한 적이 있다”며 김 씨가 수행비서직에 애착을 갖고 있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이날 안 전 지사는 재판에 나왔지만 김 씨는 방청석에 나타나지 않았다. 김 씨는 당초 모든 공판을 방청할 계획이었지만 6일 2차 공판에서 13시간에 걸친 증인신문 후 극도의 스트레스와 불안을 호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희정성폭력사건공동대책위(대책위)에 따르면 김 씨는 증인신문 도중 안 전 지사의 ‘헛기침’ 소리에 특히 힘겨워했다고 한다. 김 씨는 수행비서로 일할 당시 안 전 지사가 심기가 불편하거나 필요한 게 있을 때마다 헛기침을 한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2차 공판 당시 법원은 김 씨를 보호하기 위해 안 전 지사가 앉은 피고인석 앞에 가림막을 설치했다. 증인석과의 거리는 2m 남짓이었다.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 2018-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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