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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신차의 ‘품질 리스크’로 어려움에 빠진 현대자동차가 품질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신차 출시 전략을 변경하고 현장에서도 적극적인 품질 개선 활동에 나서는 등 안간힘을 쏟고 있다. 울산공장에서는 근로자의 이른바 ‘조기퇴근’ 관행에 해고 처분까지 내리면서 생산 품질 컨트롤의 고삐를 죄고 있다. 최근 제네시스 GV80이 디젤 엔진 진동 문제로 출고를 중단한 데 이어 신형 그랜저의 대시보드 조립불량 문제 등 내놓은 신차마다 품질 문제가 불거지자 바싹 긴장한 모습이다. 12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통상 디자인 공개 직후 신차를 출시하던 이제까지와 달리 앞으로 신차의 디자인 등을 공개한 뒤에도 최장 한 달 동안 일반도로에서 수십, 수백 대의 차를 테스트한 다음에 차를 시장에 내놓기로 했다. ‘빠른 출시’보다는 ‘제대로 된 품질’이 우선이라는 판단 아래 일반도로 테스트의 기간과 차량 대수를 대폭 확대한 것이다. 현대차의 이 같은 결정은 최근 불거진 품질 문제가 완전히 새롭게 개발된 신차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는 위기감에서 비롯됐다. 실제로 내부 분석에 따르면 신차 출시 초기 3개월 동안 부분변경 모델의 경우 100대당 2, 3대꼴로 품질 문제가 있었지만 완전 신차는 100대당 5대꼴로 더 많았다. 최근 다수의 신차를 잇달아 내놓은 현대차로서는 난감할 수밖에 없다. 이 방침에 따라 현대차는 차체와 엔진·변속기 등을 모두 바꿔 최근 시장에 내놓은 신형 싼타페의 출시 일정을 1개월 늦추고 일반도로 테스트를 진행하면서 품질 문제를 찾아내 개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일반 소비자에 비해 전문성이 있는 현대차 직원이 다수의 차량으로 일정 기간 직접 제품 품질을 점검하면 초기 품질 문제 해결에 상당히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가장 큰 문제가 된 GV80 디젤 엔진 진동의 경우 시내주행 위주의 운전습관에서 발생할 수 있는 카본 누적을 예상하지 못한 결과로 분석된 바 있다. 연구소에서 시행하는 가혹한 조건의 주행 테스트는 통과하고도, 일반도로의 평범한 주행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는 잡아내지 못한 것이다. 일반도로 주행 테스트의 중요성을 알려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현대차는 전국의 생산현장에서도 ‘품질 업그레이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신차 검수 라인 조명의 조도를 높여 자그마한 흠집까지 적극적으로 찾아내도록 했고, 전국 공장에 커피쿠폰을 대거 풀어 문제를 발견한 직원에게 ‘사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울산공장에서는 정해진 근무 시간까지 자리를 지키지 않고 일찌감치 작업장을 벗어나 공장 출입구에서 대기하다 퇴근하는 이른바 ‘조기퇴근’ 관행에 해고라는 중징계를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수년에 걸쳐 상습적으로 조기퇴근하고도 이를 인정하지 않은 직원을 최근 해고 조치한 것이다. 현대차는 함께 적발된 조기퇴근 근로자도 추가 징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측은 근무 기강과 관련한 문제의 일반적인 대응이라는 입장이지만 자동차 업계에서는 최근의 품질 문제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노조 측도 취업규칙을 어긴 사항에 대한 징계에 대해서는 문제 삼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포스코 광양제철소 3고로가 20개월 동안의 대대적인 정비를 거쳐 초대형·스마트 고로로 거듭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철강업이 여전히 어려움 속에 있지만 포스코는 3고로 재가동을 통해 시장 점유율을 지켜내고 최대한의 수익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포스코는 10일 오전 전남 광양제철소 3고로 현장에서 최정우 회장을 비롯한 그룹사 임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2차 개수를 마치고 고로 화입식을 열었다. 개수는 고로의 불을 끈 후 내부의 내화벽돌을 교체하고 관련 설비 일부를 신예화하는 작업으로 고로를 새로 태어나게 하는 작업이다. 실제로 3고로는 이번 2차 개수를 통해 초대형·스마트·친환경 고로로 다시 탄생했다는 것이 포스코의 설명이다. 내부 용적을 기존의 4600m³에서 5500m³로 초대형화해 생산성이 25% 향상됐고 이에 따라 연간 460만 t의 쇳물을 생산할 수 있게 됐다. 초대형화를 바탕으로 적정 출선비(고로 단위 부피당 쇳물 생산량) 조업을 할 수 있게 됨으로써 설비수명의 연장과 탄소배출 저감, 원료비 절감 효과까지 기대된다. 내부 용적이 5500m³ 이상인 초대형 고로는 전 세계에 15기뿐이다. 포스코는 이번 개수로 세계 최대 규모인 광양 1고로(6000m³)를 포함해 총 6기(포항 2기·광양 4기)를 보유하게 됐다. 포스코 측은 3고로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스마트 기술을 도입해 조업과 품질의 안정성을 한 단계 더 높였고 가스청정설비 및 슬래그 수재설비 투자를 통해 고로 분진 제거 효율과 부생에너지 회수율을 높이는 등 친환경 기능도 강화했다고 밝혔다. 이번 개수 공사에는 쇳물 생산을 중단한 5개월을 포함해 총 1년 8개월간 약 4000억 원을 투자하고 연인원 23만 명이 투입됐다. 3고로에서 생산한 쇳물의 수요처를 이미 확보한 만큼 열흘 안에 생산 기능을 100% 끌어올릴 계획이다. 직접 화입봉을 잡은 최 회장은 “광양 3고로는 1990년 12월 첫 화입 이래 29년 3개월 동안 총 9700만 t의 쇳물을 생산해 수요산업 발전의 밑거름이 돼 왔다”며 “이번 화입이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를 조속히 극복하고 대한민국 제조업의 리스타트(Restart)를 알리는 신호탄이 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당초 5월 말 재가동에 들어갈 계획이었던 광양 3고로는 코로나19로 철강재 수요가 급감하면서 화입을 한 달 넘게 늦췄다. 포스코 전체의 쇳물 생산량을 수급 상황을 고려해 조절한 것이다. 하지만 생산량 조절이 쉽지 않은 고로에 다시 불을 집어넣으면서 포스코는 생산 물량을 다시 늘려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철강 수요산업의 개선은 여전히 불확실하고 철강재 가격도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시장에서 필요한 철강재를 적극적으로 공급해 시장 주도권을 놓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최근 신차의 ‘품질 리스크’로 어려움에 빠진 현대자동차가 품질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신차 출시 전략을 변경하고 현장에서도 적극적인 품질 개선 활동에 나서는 등 안간힘을 쏟고 있다. 울산공장에서는 근로자의 이른바 ‘조기퇴근’ 관행에 해고 처분까지 내리면서 생산 품질 컨트롤의 고삐를 죄고 있다. 최근 제네시스 GV80이 디젤 엔진 진동 문제로 출고를 중단한 데 이어 신형 그랜저의 대시보드 조립불량 문제 등 내놓은 신차마다 품질 문제가 불거지자 바싹 긴장한 모습이다. 12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앞으로 신차의 디자인 등을 공개한 뒤에도 최장 한 달 동안 일반도로에서 수십, 수백 대의 차를 테스트한 다음에 차를 시장에 내놓기로 했다. ‘빠른 출시’보다는 ‘제대로 된 품질’이 우선이라는 판단 아래 일반도로 테스트의 기간과 차량 대수를 대폭 확대한 것이다. 현대차의 이 같은 결정은 최근 불거진 품질 문제가 완전히 새롭게 개발된 신차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는 위기감에서 비롯됐다. 실제로 내부 분석에 따르면 신차 출시 초기 3개월 동안 부분변경 모델의 경우 100대당 2, 3대꼴로 품질 문제가 있었지만 완전 신차는 100대당 5대꼴로 더 많았다. 최근 다수의 신차를 잇달아 내놓은 현대차로서는 난감할 수밖에 없다. 이 방침에 따라 현대차는 차체와 엔진·변속기 등을 모두 바꿔 최근 시장에 내놓은 신형 싼타페의 출시 일정을 1개월 늦추고 일반도로 테스트를 진행하면서 품질 문제를 찾아내 개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일반 소비자에 비해 전문성이 있는 현대차 직원이 다수의 차량으로 일정 기간 직접 제품 품질을 점검하면 초기 품질 문제 해결에 상당히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가장 큰 문제가 된 GV80 디젤 엔진 진동의 경우 시내주행 위주의 운전습관에서 발생할 수 있는 카본 누적을 예상하지 못한 결과로 분석된 바 있다. 연구소에서 시행하는 가혹한 조건의 주행 테스트는 통과하고도, 일반도로의 평범한 주행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는 잡아내지 못한 것이다. 일반도로 주행 테스트의 중요성을 알려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현대차는 전국의 생산현장에서도 ‘품질 업그레이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신차 검수 라인 조명의 조도를 높여 자그마한 흠집까지 적극적으로 찾아내도록 했고, 전국 공장에 커피쿠폰을 대거 풀어 문제를 발견한 직원에게 ‘사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울산공장에서는 정해진 근무 시간까지 자리를 지키지 않고 일찌감치 작업장을 벗어나 공장 출입구에서 대기하다 퇴근하는 이른바 ‘조기퇴근’ 관행에 해고라는 중징계를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수년에 걸쳐 상습적으로 조기퇴근하고도 이를 인정하지 않은 직원을 최근 해고 조치한 것이다. 현대차는 함께 적발된 조기퇴근 근로자도 추가 징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측은 근무 기강과 관련한 문제의 일반적인 대응이라는 입장이지만 자동차 업계에서는 최근의 품질 문제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노조 측도 취업규칙을 명백히 어긴 사항에 대한 회사의 징계에 대해서는 문제 삼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요즘 차와 차 업계를 이야기하는 [김도형 기자의 휴일차(車)담] 오늘의 주제는 짜릿한 즐거움을 주는 운전입니다. 최근 현대자동차가 야심차게 출시한 ‘벨로스터N DCT’를 비롯한 고성능차에 대한 경험을 한번 이야기해보려는 것인데요. 저는 가족용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대표 중의 하나인 현대자동차 싼타페 오너입니다. 그리고 고속도로에 올라서기만 하면 자연스레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기능을 켜고 운전에 대한 피로를 크게 줄이는 주행을 선호합니다. 필요에 의해서, 이동의 수단으로 차를 이용하는 평범한 운전자라는 것이지요. 하지만 2년 가까운 기간 자동차 업계를 취재하다보니 이런저런 경험을 하게 됐고 ‘운전의 즐거움’이라는 점에 대해서 조금씩은 알아가는 기분입니다. 운전에서 재미를 찾는 것 역시 다양한 방식이 있겠습니다만 오늘은 고성능차에 대한 경험을 중심으로 얘기해 보겠습니다. 현대자동차의 품질 문제에 대한 지난번 휴일차담에 보내 주신 큰 관심에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현대차의 품질 문제는 소개할만한 내용을 더 찾아서 다음에도 또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https://www.donga.com/news/article/all/20200704/101818117/1https://www.donga.com/news/Series/70010900000002● 비어만이 구석구석 손 댄 벨로스터N DCT… “요란하게 달리는 즐거움” 얼마 전 현대차의 ‘벨로스터N DCT’를 시승했습니다. 고성능 모델인 벨로스터N은 수동변속기 모델이 나온 이후 운전을 즐기는 분들 사이에서 호평이 이어졌던 차입니다. 어떤 성능인지 궁금해 타보고 싶었지만 수동변속기를 능숙하게 조작할 자신이 없어서 못 타본 차이기도 했습니다. 최근 습식 DCT(더블클러치변속기) 모델이 나오면서 수동변속기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었고 시승을 요청하고 제법 기다린 끝에 비로소 차를 몰아볼 수 있었습니다. 하늘색과 비슷한 전용색상 ‘퍼포먼스 블루’ 색상의 차를 시승했습니다. 최고출력 275마력에 최대토크 36.0kgf·m. 시승기를 쓸 때마다 이런 숫자로 성능을 보여주려고 하지만 사실 체감하는 주행성능은 이런 숫자로는 보여주기가 힘이 듭니다. 제가 느낀 벨로스터N DCT를 한 줄로 요약해보자면 “요란하게 달려보는 즐거움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차” 정도가 되겠습니다. 고성능차를 타는 만큼 스포츠 모드 혹은 N 모드로 주로 주행하면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아무래도 소리와 진동이었습니다. 으르렁거리는 엔진소리와 배기음 그리고 빠방빠방 터지는 후연소음. 그리고 이런 소리가 커질 때마다 운전석에는 만만치 않은 진동이 전해졌습니다. 가속 페달을 밟는 대로 우우웅 하는 소리가 울려 퍼지면서 크지 않은 차체가 바로바로 앞으로 치고 나갑니다. 그리고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면 펑펑 터지는 후연소음이 쿵쿵거리는 진동을 함께 전하면서 마음껏 달리는 주행을 이어가 보라고 부추기는 것 같았습니다. 차를 잘 느껴보기 위한 주행은 자유로와 경기 포천시의 여우고개 등으로 이어졌습니다. 한껏 달려보는 자유로 주행에서는 상당한 고속에서도 지치지 않고 빠르게 속도를 더 올릴 수 있다는 점을 여실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고성능 차는 하체를 단단하게 세팅할 수밖에 없습니다. 편안한 승차감을 제공하는 것과는 반대의 길이지만 코너링 능력을 높이려면 당연한 선택입니다. 고속 주행에서는 자동차 자체의 소리, 진동과 더불어 딱딱한 서스펜션을 통해 울퉁불퉁하게 그대로 전해져오는 노면의 질감 역시 전반적인 떨림을 더했습니다. (물론, 이런 노면 상태가 바람직한 것은 아니겠습니다만…) NGS(N Grin Shift) 버튼으로 20초 동안 추가적인 가속력을 얻는 기능은 만화영화 같은 재미를 주기도 했는데요. 속도를 더 빠르게 높이기 위해, 혹은 순간적인 추월을 위해서도 쓸 수 있을 것 같은데 어차피 제한속도가 있는 일반 도로 주행에서는 기존의 주행 능력만으로 충분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NGS 기능을 넣는 것에는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본부장인 알버트 비어만 사장의 생각이 직접 반영됐다고 합니다. 20초라는 한정된 시간이 점차 줄어드는 모습을 동그란 원으로 보여주는 이미지까지 비어만 사장이 구상했다고 하니 고성능차에 비어만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이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는 점을 충분히 알 수 있겠습니다. 여우고개에서의 와인딩에 대해서는 딱히 평가할 말이 없습니다. 제가 몰아보는 정도의 주행에서는 당연히 예상을 전혀 벗어나지 않는, ‘변수 없는’ 코너링으로 자연스러운 주행을 이어갔습니다. 저는 어차피 전문 드라이버가 아니고 여우고개는 서킷이 아니라 공도입니다. 위험한 주행을 시도할 이유도, 그럴 수도 없다는 것이지요. 앞차가 있으면 천천히 주행해서 먼저 보내고 조금 속력을 내보는 식의 산길 주행이었는데 차는 매순간 안정적이었고 차와 몸이 이리저리 쏠리는 느낌을 과격하지 않은 수준에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소리와 진동’으로 운전의 재미 발산하는 고성능차 많은 브랜드가 현대차의 N과 같은 고성능 모델을 훨씬 일찍 내놓았습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AMG, BMW의 M, 미니의 JCW 등입니다. 기존 차량을 기본으로 활용하되 엔진과 변속기 등에 변화를 주면서 동적 성능을 크게 높인 경우가 많습니다. AMG 라인에서 다양한 차량을 갖춘 메르세데스벤츠는 종종 AMG 차량만을 이용한 행사를 열곤 합니다. 저도 지난해에 AMG 라인의 차량 여러 대를 지난해 경기 용인시의 AMG스피드웨이에서 직접 몰아볼 수 있었는데요. AMG 차량들이 서킷에서 시속 200킬로미터를 넘나드는 속도로 달리면서도 과격한 코너링을 자연스럽게 소화할 수 있다는 점을 잘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단거리 직선주로 경주로 가속력을 테스트하는 드래그 레이스 등 서킷에서는 다양한 주행을 통해서 차량의 성능을 보여줄 수 있습니다. 미니의 고성능 라인인 존쿠퍼웍스(JCW)에서도 상당히 재미난 주행 성능을 느껴본 적이 있는데요. 4기통 2.0L 트윈파워 터보엔진으로 231마력의 최고 출력과 32.7kgf·m의 최대 토크를 내는 ‘뉴 미니 JCW 컨버터블’은 작은 몸집으로 경쾌한 후연소음을 즐기는 주행이 주는 즐거움을 잘 보여줬습니다. 6기통 엔진의 AMG 차량들과 미니 JCW, 럭셔리 브랜드 마세라티의 기블리… 고성능을 강조하는 이런저런 차들을 타보면서 느낀 점도 사실 ‘벨로스터N DCT’와 크게 다르지는 않았습니다. 몸이 왈칵거리게 튕겨져 나가는 가속력과 더불어서 온 몸을 두드리는 것은 차들이 가진 특유의 소리와 진동이었습니다. 기블리는 마세라티의 엔트리 카에 해당하지만 ‘중후해서 매력적인’ 엔진음과 배기음이 어떤 것인지를 여실히 느끼게 해줬습니다. 실제 경주용 차량에 조수석을 마련하고 주행을 체험해보는 ‘택시 드라이빙’ 경험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헬멧을 쓰고 자리에 앉는 순간 쿵쿵쿵쿵 온 몸을 울리는 소리와 진동에 압도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전기차 시대, ‘소리와 진동’은 점차 사라질까? 벨로스터N DCT 시승을 마무리 지으면서 저는 이런 ‘소리와 진동’이 앞으로, 특히 전기차 시대에 어떻게 될까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벨로스터N DCT도 전자식 밸브를 작동해 사운드의 톤과 크기를 조절하는 ‘전자식 가변 배기 기술’과 스피커가 동원된 가상의 엔진음 등을 활용합니다. 하지만 고성능 내연기관차이기에 기본적으로는 엔진 소리와 배기음 등 원래 나오는 소리가 주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다양한 진동 역시 차량 주행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것들이고 배기 기술 등은 기존의 소리를 더 멋지게 전달하기 위한 일종의 ‘튜닝’ 개념입니다.하지만 전기차들은 사정이 다릅니다. 배터리의 전류 흐름이 소리를 만들어낼 리가 없고 모터가 돌아가는 소리 정도가 전부입니다. “너무 조용해서 차가 오는지 알아차릴 수 없다”는 이유로 일정한 크기 이상의 소리를 일부러 만들어내야 한다는 규정이 생길 정도입니다. 만들어 지지 않는 소리와 진동을 전기차에서 일부러 만들 필요는 없으니 우리가 수십년 이상 도로에서 들었던 배기음은 점차 사라질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면 조금 더 조용한 도로가 될 수도 있겠습니다. 그렇지만 또 일부에서는 과거의 소리를 그리워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습니다. 벨로스터N DCT의 ‘빠바방’하는 후연소음도 실은 ‘과공급된 연료가 배기관 끝에서 폭발’하는 과거의 진짜 후연소음과는 다른 방식으로 구현되는 소리이지요. 내연기관차 특유의 소리를 그리워하는 사람이 많아진다면 따로 사운드를 만들어내는 노력이 본격화할 수도 있겠습니다. 사실, 전기차 영역에서는 이미 ‘포뮬러 E’라는 자동차 경주 대회가 만들어진 상황입니다. 기존의 F1 경주가 과도한 소음을 만들어내고 환경적으로도 유해하다는 것이 ‘포뮬러 E’의 주장입니다. 포뮬러 E 경주에서는 날카로운 톤으로 ‘위이잉’거리는 소리가 F1과는 전혀 다른 ‘사운드’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이제 이 소리에 적응할 지도 모릅니다. 어찌됐건 아직 저는 내연기관차 시대의 운전자인 듯합니다. 적지 않은 차를 몰아 봤지만 종종 다시 생각나는 차들이 바로 오늘 언급한 차들입니다. 뉴 미니 JCW 컨버터블은 시내주행에서 날렵한 움직임과 민폐가 아닌 것 같은 수준의 팝콘 튀는 후연소음으로 종종 생각나는 ‘펀카’입니다. 이런저런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즐거운 드라이빙을 해보고 싶을 때는 ‘벨로스터N DCT’의 운전대를 잡아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그리고 이런 짜릿한 주행을, 조금 고급스럽게 해보고 싶다면 메르세데스벤츠 AMG 라인의 차들이 생각나겠지요. 운전을 ‘스포츠’로 접근하기에 한국의 여건은 아직 여의치 않은 듯합니다. 하지만 안전하고 재미있게 차를 몰아볼 수 있는 서킷과 프로그램이 조금씩 마련되고 있는 상황이니만큼, 한번쯤은 ‘재미있고 짜릿한 차’에 눈길을 주는 것도 즐거운 경험 아닐까 싶습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기아자동차가 9일 4세대 쏘렌토 가솔린 터보 하이브리드 모델(사진)의 계약을 재개했다. 하이브리드 모델에서만 선택할 수 있는 디자인 차별화 트림 ‘그래비티’도 새롭게 내놓았다. 기아차는 2월 4세대 쏘렌토를 출시하면서 내연기관과 배터리를 함께 활용해 친환경적인 차로 꼽히는 하이브리드 모델을 선보였지만 연비가 정부의 세제 혜택 기준에 미달해 계약을 중단한 바 있다. 기아차 측은 경쟁 하이브리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 대비 높은 연비와 우수한 상품성, 하이브리드 SUV에 대한 시장 수요 등을 감안해 계약 재개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구매할 때의 세제 혜택은 없지만 저공해자동차 제2종으로 배출가스 허용 기준을 충족해 공영주차장(수도권 기준) 및 전국 14개 공항주차장 요금 50% 감면, 지방자치단체별 혼잡통행료 면제 등의 혜택은 받을 수 있다. 1600cc 미만의 배기량으로 비슷한 차급의 차량과 비교했을 때 자동차세가 적다는 것도 장점이다. 쏘렌토 하이브리드 모델은 프레스티지, 노블레스, 시그니처, 그래비티 등 4개 트림으로 구성됐으며 가격은 개별소비세 3.5% 기준 3534만∼4162만 원이다. 그래비티는 검은색을 앞세운 강렬한 느낌의 외장, 볼륨감을 강화한 전용 가죽시트가 특징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친환경차 세제 혜택이 없어졌다는 점을 감안해 차량 가격을 93만 원 인하했다”며 “총 구매 비용은 다소 올라가지만 고객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최고출력 180마력(PS), 최대토크 27.0kgf·m의 스마트 스트림 터보 하이브리드 엔진과 최고출력 44.2kW, 최대토크 264Nm의 구동 모터를 조합해 복합 연비가 L당 15.3km(5인승, 17인치 바퀴, 2륜 구동 기준)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최소 86만에서 최대 13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수 있다.” “같은 기술로 해외에서는 5∼10%의 온실가스를 감축하겠다는데 한국은 45%를 감축하겠다는 것이 과연 타당한가?” 정부가 올해 말까지 유엔에 제출할 ‘2050 장기 저탄소 발전전략(LEDS)’ 수립 과정에 들어간 가운데 2월 관련 민간 포럼이 발표한 권고안에 대해 산업계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8일 철강 석유화학 시멘트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5대 업종협회는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LEDS와 관련한 산업계 토론회를 열었다. 올해 2월 발표된 ‘2050 저탄소 사회 비전 포럼’ 권고안에 대해 산업계 의견을 모아 정부에 제출하기 위한 자리다. 포럼은 2050년 한국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7년 대비 최대 75%에서 최저 40% 감축하는 5개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정부는 민간 포럼 권고안과 사회적 논의 결과 등을 종합해 올 연말까지 LEDS를 수립할 예정이다. 하지만 산업계는 포럼의 제시안은 제조업 비중이 큰 한국의 상황을 감안하지 않아 자칫 산업 구조조정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날 토론에 나선 정은미 산업연구원 본부장은 “감축 수단에 대한 대안 없이 권고안대로 시행되면 2050년 제조업 생산의 최대 44%를 줄여야 하는 상황”이라며 “이는 곧 국내 기업의 위축이나 폐업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정 본부장은 5가지 권고안을 바탕으로 국내 제조업의 전·후방 산업까지 고려한 고용감소 유발효과가 최소 86만 명에서 최대 13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또 한국철강협회는 이미 2050 LEDS를 제출한 유럽연합(EU)과 일본은 철을 만드는 과정에 수소를 쓰는 기술을 통해 각각 5%, 10%의 온실가스만을 줄이겠다고 했는데 포럼은 우리가 선제적으로 45% 감축할 것을 제시했다고 지적했다. 감축 수단에 대한 목표가 현실과 너무 동떨어져 있다는 것이다. 한국석유화학협회도 권고안에서 석유화학 업종의 핵심 감축 수단으로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을 꼽은 데 대해 비판했다. 고부가가치 제품을 만들려면 추가적인 공정이 필요해 온실가스 배출은 오히려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미래 배터리와 신기술 개발 방향성을 공유하는 의미 있는 자리였다.”(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 “현대·기아차가 미래 모빌리티 분야의 선도적 입지를 구축하고 있는 만큼 이번 협력이 양 그룹은 물론이고 한국 경제에도 새로운 힘이 될 것이다.”(최태원 SK그룹 회장) 7일 정 부회장과 최 회장은 SK이노베이션의 충남 서산시 배터리 공장을 둘러보며 이같이 말했다. 이번 회동으로 정 부회장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5월), 구광모 ㈜LG 대표(6월) 회동에서 이어진 현장 행보를 마무리했다. 글로벌 전기차·배터리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4대 그룹 총수들 간 ‘전기차 회동’의 마지막 퍼즐이 맞춰진 것이다.○ 차세대 배터리부터 신소재, 서비스까지 두루 협력이날 배터리 공장 현장에는 정 부회장과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본부 알버트 비어만 사장, 김걸 기획조정실 사장, 서보신 상품담당 사장, 박정국 현대모비스 사장 등이 함께했다. SK그룹에선 최 회장과 함께 최재원 수석부회장,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 장동현 SK㈜ 사장, 지동섭 SK이노베이션 배터리사업 대표 등이 참석했다. 양사 경영진은 서산 공장 안에 있는 배터리 셀 조립 라인을 함께 둘러봤다. 기아차의 니로 전기차에 공급하는 배터리 셀이 생산되는 곳이다. 2012년 준공된 서산공장은 연 4.7GWh(전기차 약 9만4000대 분량) 규모의 배터리 생산 규모를 갖췄다. 현장 점검을 마친 양측은 △고에너지밀도, 급속충전, 리튬-메탈 배터리 등 차세대 배터리 기술 △전력반도체와 경량 신소재 △배터리 대여·교환 등 서비스 플랫폼 전반에 대해 미래 전략 방향을 나눴다. 기존 SK 주유소와 충전소 공간을 활용해 전기·수소차 충전 인프라를 확충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부회장은 이날 일정을 마무리한 뒤 “현대차그룹은 인간 중심의 미래 모빌리티 시대를 열고 인류를 위한 혁신과 진보를 이루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겠다”며 “세계 최고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들과 앞으로도 협업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힘과 지혜를 모아 앞으로의 경영 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함께 높여 나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날 함께 현장을 찾은 최재원 부회장도 양사 간 협력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최 부회장은 SK그룹 내 배터리 사업을 초기 기획 단계부터 지원하는 등 사업 성장을 이끌어 왔다. 정 부회장과는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0’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전시회에서 친분을 쌓은 사이기도 하다.○ 한국 완성차-배터리 업계 ‘어벤져스’ 현실화하나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는 기아차의 니로, 쏘울EV 등에 쓰이고 있다. 특히 현대·기아차는 내년부터 양산에 들어가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E-GMP) 기반 전기차의 1차 배터리 공급사로 SK이노베이션을 선정하면서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E-GMP 기반의 차량에는 성능이 기존보다 대폭 향상된 차세대 고성능 리튬이온 배터리가 활용된다. 업계는 정 부회장의 이번 회동으로 국내 전기차·배터리 시장의 분위기 전환이 이뤄질지 주목하고 있다. 국내에선 삼성SDI, LG화학, SK이노베이션 등 3사가 경쟁 구도를 이어가고 있지만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선 국가별 대항전이 이뤄지고 있다. 도요타와 파나소닉 등이 합작사를 만들고, 미국 테슬라가 일본 파나소닉 물량을 줄이는 식이다. 중국은 정부 차원에서 배터리 산업 지원에 나서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국내 3사의 점유율은 35.3%로 중국(34.2%·5개사)이 뒤를 바짝 쫓고 있다. 한국도 국가대항전에 나서야 할 때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편 최 회장은 이날 공식 일정을 마친 뒤 SK 직원들을 대상으로 서산 육쪽 마늘을 판매 중인 임시 매장에 들러 마늘을 구입하기도 했다. 배터리 공장이 위치한 지역이자 마늘 생산량이 많은 서산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판로가 막혀 어려움을 겪자 SK그룹은 농가의 육쪽 마늘 판로 지원에 나섰다.곽도영 now@donga.com·김도형 기자}

“미래 배터리와 신기술 개발 방향성을 공유하는 의미 있는 자리였다.”(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 “현대·기아차가 미래 모빌리티 분야의 선도적 입지를 구축하고 있는 만큼 이번 협력이 양 그룹은 물론 한국경제에도 새로운 힘이 될 것이다.”(최태원 SK그룹 회장) 7일 정 부회장과 최 회장은 SK이노베이션의 충남 서산시 배터리 공장을 둘러보며 이같이 말했다. 이번 회동으로 정 부회장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5월), 구광모 ㈜LG 대표(6월) 회동으로 이어진 현장 행보를 마무리했다. 글로벌 전기차·배터리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한 4대그룹 그룹 총수들 간 ‘전기차 회동’의 마지막 퍼즐이 맞춰진 것이다.● 차세대 배터리부터 신소재, 서비스까지 두루 협력이날 배터리 공장 현장에는 정 부회장과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본부 알버트 비어만 사장, 김걸 기획조정실 사장, 서보신 상품담당 사장, 박정국 현대모비스 사장 등이 함께 했다. SK그룹에선 최 회장과 함께 최재원 수석부회장,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 장동현 SK㈜ 사장, 지동섭 SK이노베이션 배터리사업 대표 등이 참석했다. 양사 경영진은 서산 공장 안에 있는 배터리 셀 조립 라인을 함께 둘러봤다. 기아차의 니로 전기차에 공급하는 배터리 셀이 생산되는 곳이다. 2012년 준공된 서산공장은 연 4.7GWh(전기차 약 9만4000대 분량) 규모의 배터리 생산 규모를 갖췄다. 현장 점검을 마친 양 측은 △고에너지밀도, 급속충전, 리튬-메탈 배터리 등 차세대 배터리 기술 △전력반도체와 경량 신소재 △배터리 대여·교환 등 서비스 플랫폼 전반에 대해 미래 전략 방향을 나눴다. 이외 기존 SK 주유소와 충전소 공간을 활용해 전기·수소차 충전 인프라를 확충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부회장은 이날 일정을 마무리한 뒤 “현대차그룹은 인간중심의 미래 모빌리티 시대를 열고 인류를 위한 혁신과 진보를 이루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겠다”며 “세계 최고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들과 앞으로도 협업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힘과 지혜를 모아 앞으로의 경영 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함께 높여 나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날 함께 현장을 찾은 최재원 부회장도 양사 간 협력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최 부회장은 SK그룹 내 배터리 사업을 초기 기획 단계부터 지원하는 등 사업 성장을 이끌어 왔다. 정 부회장과는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0’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전시회에서 친분을 쌓은 사이기도 하다.● 한국 완성차-배터리 업계 ‘어벤저스’ 현실화하나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는 기아차의 니로, 쏘울EV 등에 쓰이고 있다. 특히 현대·기아차는 내년부터 양산에 들어가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E-GMP) 기반 전기차의 1차 배터리 공급사로 SK이노베이션을 선정하면서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E-GMP 기반의 차량에는 성능이 기존보다 대폭 향상된 차세대 고성능 리튬이온 배터리가 활용된다. 업계는 정 부회장의 이번 회동으로 국내 전기차·배터리 시장의 분위기 전환이 이뤄질지 주목하고 있다. 국내에선 삼성SDI, LG화학,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3사가 경쟁 구도를 이어가고 있지만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선 국가별 대항전이 이뤄지고 있다. 도요타와 파나소닉 등이 합작사를 만들고, 미국 테슬라가 일본 파나소닉 물량을 줄이는 식이다. 중국은 정부 차원에서 배터리 산업 지원에 나서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국내 3사의 점유율은 35.3%로, 중국(34.2%·5개사)이 뒤를 바짝 좇고 있다. 한국도 국가대항전에 나서야할 때라는 목소리가 그래서 나온다. 한편 최 회장은 이날 공식 일정을 마친 뒤 SK 직원들을 대상으로 서산 육쪽 마늘을 판매중인 임시 매장에 들러 마늘을 구입하기도 했다. 배터리 공장이 위치한 지역이자 마늘 생산량이 많은 서산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판로가 막혀 어려움을 겪자 SK그룹은 농가의 육쪽 마늘 판로 지원에 나섰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고객을 모셔놓고 우리가 잘하고 있다고 자화자찬하는 자리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현실은 충격적인 ‘쓴소리’의 장이었다.” “까다로운 고객 눈높이를 감안한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직접 못 본 부분도 궁금해서 하이라이트 영상을 기다리고 있다.” 5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최근 현대자동차가 고객을 초청해 자동차 품질 품평회를 열고 이를 생중계하자 임직원들 사이에서 이 같은 반응이 나왔다. 지난달 중순부터 최근까지 세 차례에 걸쳐 열린 ‘현대차 품질공감 캠페인’이라는 이름의 행사였다. 현대차의 주요 신차에서 품질 문제가 이슈로 떠오르자 고객과 임원이 소통하는 자리를 만든 것이다. 자동차 기업이 고객의 안전과 직결되는 품질 문제를 강조하는 것은 새로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이번 행사는 품질을 책임지는 사장급 임원까지 나서서 고객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이를 생중계해 전체 임직원이 볼 수 있게 했다는 점에서 새롭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차 관계자는 “사전 각본 없이 임직원 모두가 직접 가감 없는 고객의 목소리를 들어보기 위해 마련된 행사”라고 설명했다. 현대차 품질공감 캠페인은 세 차례에 걸쳐 △현대차 동호회장·인플루언서의 품질 진단과 임직원 댓글을 통한 토론 △울산공장에서의 고객 및 임직원의 10 대 10 간담회 △서보신 현대차 생산품질담당 사장 주관의 동호회장 초청 대담 등으로 진행됐다. 초청 고객들은 “인터넷의 품질 관련 글을 가치 있는 정보로 생각해야 한다” “온라인상 고객 간 소통의 속도가 매우 빠르기 때문에 현대차의 피드백 속도가 더 빨라져야 한다”는 등의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각 행사에서는 최근 현대차의 잇따른 품질 문제에 대한 직설적인 비판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제네시스의 야심작 ‘GV80’이 디젤엔진 진동 문제로 출고를 멈추는 등 최근 일부 신차의 품질 결함으로 곤욕을 치렀다. 이 행사가 생중계되자 현대차 임직원들도 큰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내부에서는 고객들의 날선 지적을 그대로 들으면서 충격을 받았다는 반응과 함께 “스스로 책임을 다하고 있는지 되돌아보는 시간이었다” “일하는 방향과 기준이 달라져야 함을 느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번 행사는 그룹 총괄 수석부회장 승진 2주년을 앞두고 있는 정의선 부회장식 소통 기반 경영의 일환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아버지인 정몽구 회장이 카리스마를 기반으로 한 ‘품질경영’으로 현대차를 세계무대에 올려 놓았다는 평가를 받는다면 정 부회장은 소통과 수평적인 의사결정에 뿌리를 둔 경영으로 자신의 색깔을 내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정 부회장은 지난해 10월 직접 타운홀 미팅을 열고 임직원과 소통에 나서 화제를 모았다. 당시 사회자가 정 부회장을 가리켜 ‘수부님’이라는 친근한 호칭으로 부르기도 했다. 최근에는 남양연구소에서 부사장급 고위 임원이 가발까지 쓴 복고풍 패션으로 온라인 타운홀 미팅에 나서는 등 소통 기반이 조직문화로 확산되는 추세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세계 최초로 수소전기차 양산에 성공한 현대자동차가 7년 만에 수소전기차 판매 1만 대 고지를 넘어섰다. 5일 현대차는 지난달 국내외에서 수소전기차 넥쏘(사진)가 548대 팔려 수소전기차 누적 판매가 1만144대(공장 판매 기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지금까지 국내에서 7740대, 해외에서 2404대의 수소전기차를 팔았다. 현대차는 2013년에 세계 처음으로 수소전기차 양산 체제를 갖추고 1세대 수소전기차인 투싼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수소충전 인프라 부족과 높은 가격 등으로 투싼 수소전기차 판매는 916대에 그쳤다. 이런 상황은 2018년 2세대 수소전기차인 넥쏘가 나오면서 달라졌다. 넥쏘는 첫해에 966대 팔렸고 지난해엔 판매량이 4987대로 급증했다. 올해도 상반기 판매량이 3292대다. 현대차는 넥쏘 단일 모델만으로도 다음 달 누적 판매 1만 대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도요타의 수소전기차 미라이가 지난해 1만 대를 넘어선 이래 두 번째 기록이다. 넥쏘의 흥행 성공에는 정부의 친환경차 보급 확대 정책이 크게 기여했다. 넥쏘의 가격은 7000만 원 안팎이지만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보조금을 받으면 가격이 절반으로 떨어지는 데다 수소충전소 역시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7일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만나 미래 전기자동차 배터리 사업의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글로벌 전기차 및 배터리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묘수를 찾기 위해 5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6월 구광모 ㈜LG 대표를 차례로 만나온 정 부회장의 마무리 현장 행보다. 재계에서는 현대차그룹 중심으로 재계 총수 회동이 정례화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5일 재계에 따르면 정 부회장은 7일 오전 SK이노베이션의 충남 서산시 배터리 공장을 찾는다. 서산사업장은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의 모태 격인 장소이자 국내 생산 거점이다. 2012년 양산을 시작했으며 2018년 제2공장을 추가로 완공해 가동 중이다. 정 부회장은 앞서 삼성SDI 충남 천안사업장, LG화학 충북 오창공장을 살펴봤던 일정과 비슷하게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기술 개발 현황을 듣고, 최 회장과 함께 배터리 생산라인을 둘러본 뒤 오찬을 함께할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 측에서는 최 회장을 비롯해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 지동섭 배터리사업 대표, 이장원 배터리연구소장 등이 참석한다.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0’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전시회에서 정 부회장과 친분을 쌓아 온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도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날 정 부회장과 최 회장은 전기차 외에도 현대차그룹이 미래 신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개인용 비행체(PAV)와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에 들어갈 배터리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 고위 관계자는 “SK그룹과는 전기차뿐만 아니라 미래 친환경 운송 수단으로 꼽히는 PAV, PBV에 들어가는 배터리, 첨단 소재, 반도체, 데이터 기반의 정보통신기술(ICT) 등을 총체적으로 협업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 올해 ‘CES 2020’에선 최재원 부회장과 김준 사장이 PAV 모형이 전시돼 있는 현대차 부스를 방문해 정 부회장, 지영조 현대차그룹 전략기술본부장(사장) 등을 만나 협업의 물꼬를 텄다. 당시 양측은 미래 모빌리티 사업 상용화를 위해 PAV, PBV에 들어가는 가벼우면서도 주행 거리가 긴 배터리와 첨단 소재 개발의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과 SK그룹은 전기차에 배터리를 납품하는 것을 뛰어넘어 넓은 관점에서 미래 모빌리티 사업 전반의 협업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SK이노베이션뿐 아니라 5세대(5G) 이동통신 및 인공지능(AI)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SK텔레콤과도 협업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정 부회장은 5월 삼성SDI 충남 천안사업장에서 이재용 부회장을 만나 주행 거리가 기존 제품보다 2배 이상 길고 폭발 위험은 크게 낮춘 전고체배터리 기술 개발 현황을 청취했다. 지난달에는 충북 청주시 LG화학 오창공장을 방문해 구광모 대표와 장수명(Long-Life) 배터리 및 리튬황 배터리 등 미래 기술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재계에서는 배터리 3사 현장 방문을 마친 정 부회장이 4대 그룹 배터리 협력을 넘어 재계의 경영 현안 및 사업적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총수 정례회의를 추진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정 부회장이 이미 몇몇 주요 그룹 총수에게 이 같은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서동일 dong@donga.com·김도형·곽도영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7일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만나 미래 전기자동차 배터리 사업의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전기차 및 배터리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묘수’를 찾기 위해 5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6월 구광모 ㈜LG 대표를 차례로 만나온 정 부회장의 마무리 현장 행보다. 5일 재계에 따르면 정 부회장은 7일 오전 SK이노베이션의 서산 배터리 공장을 찾을 것으로 전해졌다. 서산사업장은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의 모태 장소이자 국내 생산거점이다. 2012년 양산을 시작했으며 2018년 제2공장을 추가로 완공해 가동 중이다. 정 부회장은 앞서 삼성SDI, LG화학 생산 공장을 살펴봤던 일정과 비슷하게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기술 개발 현황을 듣고, 최 회장과 함께 배터리 생산라인을 둘러본 뒤 오찬을 함께할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 측에서는 최 회장을 비롯해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 지동섭 배터리사업 대표, 이장원 배터리연구소장 등이 참석한다.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0’ 등 글로벌 전시회에서 정 부회장과 친분을 쌓아 온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도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7일 정 부회장과 최 회장은 전기차 외에도 현대차그룹이 미래 신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개인용 비행체(PAV)와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에 들어갈 배터리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 고위관계자는 “SK그룹과는 전기차뿐만 아니라 미래 친환경 운송수단으로 꼽히는 PAV, PBV에 들어가는 배터리, 첨단 소재, 반도체, 데이터 기반의 정보통신기술(ICT) 등을 총체적으로 협업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0’에선 최재원 부회장과 김준 사장이 PAV 모형이 전시돼 있는 현대차 부스를 방문해 정 부회장, 지영조 현대차그룹 전략기술본부장(사장) 등을 만나 협업의 물꼬를 텄다. 당시 양측은 미래 모빌리티 사업 상용화를 위해 PAV, PBV에 들어갈 가벼우면서 주행 거리가 긴 배터리와 첨단 소재 개발의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정 부회장은 5월 삼성SDI 충남 천안시 공장에서 이재용 부회장을 만나 주행 거리가 기존 제품보다 2배 이상 길고 폭발 위험은 크게 낮춘 전고체배터리 기술 개발 현황을 청취했다. 지난달에는 충북 청주시 LG화학 오창공장에 방문해 구광모 ㈜LG 대표와 장수명(Long-Life) 배터리와 리튬황 배터리 등 미래 기술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서동일 기자 dong@donga.com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요즘 차와 차 업계를 이야기하는 [김도형 기자의 휴일차(車)담] 오늘의 주제는 현대자동차의 품질 문제입니다. 제네시스 GV80 디젤 모델에서 발생한 진동 문제 등으로 현대차의 품질 관리가 도마에 오른 상황과 그 앞뒤에 있는 이야기들입니다. ‘강성노조’의 대표로 꼽히는 현대차 노조가 품질 확보에 대한 노력을 강조하고 나서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띕니다. 사실 GV80의 진동 문제는 노조의 책임으로 볼 수는 없는 부분인데요. 어떤 맥락에서 노조도 ‘품질’이라는 이슈에 공을 들이는지도 같이 얘기해 볼까 합니다.전기차 시대, 늘어나는 전력 소비에 어떤 식으로 대응할 것이냐는 문제가 전기차의 친환경성 자체를 좌우할 수도 있다는 점을 얘기해 본 6번째 휴일차담에 보내주신 호응과 의견에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https://www.donga.com/news/article/all/20200627/101712484/1https://www.donga.com/news/Series/70010900000002● GV80 디젤 결함… 연구소 가져갔더니 사라진 증상?“최근 GV80 디젤 모델 중 일부 차량에서 간헐적 진동 현상이 발견됐습니다. 이는 낮은 RPM으로 장기간 운행하실 경우, 엔진 내 카본의 누적 정도에 따라 발생하는 현상입니다. 현재 조치 방안을 마련해 유효성을 검증하고 있으며, 점검 일정이 확정되는 대로 고객님들께 안내를 해드릴 예정입니다. 안전에는 문제가 없으나, 고객님께 불편함을 드린 점 사과 드립니다.” 최근 현대차가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의 첫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GV80의 결함과 관련해 이미 차를 받은 고객들에게 보낸 안내문의 일부입니다. 출시 전부터 관심을 모았고 실제로도 큰 호응을 얻었던 GV80는 3.0L 디젤 엔진 모델에서 이 ‘진동 현상’ 때문에 출고를 멈추고 해결책을 찾고 있는 상황입니다. 제가 이 결함과 관련해 들은 얘기 중 하나는 결함의 원인을 확인하려 차를 남양연구소로 가져갔더니 진동 증상이 다시 나타나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다는 것인데요. 증상이 나타나야 분석을 하는데 연구소에 가져갔더니 증상이 안 나타난다….빨리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입장에서는 당혹스러웠겠습니다만, 지나고 나서 보니 당연한 상황이었을 수 있어 보입니다. 낮은 엔진회전수(RPM)에서 장기간 운행했을 때 발생하는 카본 누적에 따른 진동이었는데 남양연구소로 가는 길은 시내 주행이 아니니 일부 구간에서 고속 주행하면서 문제의 원인인 카본이 날아가 버렸던 것입니다. GV80에 처음 적용된 6기통 3.0L 디젤 엔진은, 디젤에서는 고배기량이라고 봐야할 텐데요. GV80에 고배기량 디젤 엔진을 얹으면서 낮은 RPM만으로도 시내 주행에서는 ‘차고 넘친다’는 점을 제대로 검토하지 않았던 것이 이번 사태의 가장 큰 원인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이야기일 수 있습니다.자동차는 출시 전에 많은 테스트를 거칩니다. 그리고 극한상황을 감안하는 테스트들을 필수적으로 거치게 되는데요. 이번 GV80 진동 문제는 ‘과부하’보다는 ‘저부하’ 상황이 이어지는 실제 주행 상황을 제대로 예측, 테스트하지 않았던 결과인 셈입니다.디젤 엔진은 카본 누적이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종종 고속으로 주행할 필요가 있다는 것은 일반 운전자도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현대차 역시 이런 점을 모르지 않았겠지만 저부하 주행이 장기간 이어질 수도 있다는 점을 간과했다는 건 결국 현대차로서는 ‘경험 부족’을 보여주는 일이기도 합니다. ● 출시 늦추며 품질 체크한 싼타페… ‘감성품질’도 좋지만 다시 기본으로GV80의 진동 문제는 어느 정도 해결책을 찾아가고 있다고 합니다. 논란이 컸던 만큼 이 해결책을 충분히 검증해서 한번의 대응으로 완전히 해결하기 위해 검증을 거치고 있지 않을까 싶은데요.고급차 브랜드인 제네시스에서 발생한 이런 문제는 현대차의 신차 전략 전반에 작지 않은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최근 출시된 신형 싼타페는 지난달에 일찌감치 외관을 공개하고도 곧장 출시를 하지 않았는데요. 공식 출시 전에 다시 한번 품질 문제를 점검하는 과정을 거친 것으로 보입니다.최근 여러 차종에서 이런저런 품질 이슈가 제기되고 특히 GV80에서는 출고를 멈춰야 하는 사태까지 발생한 만큼 비슷한 문제를 최대한 막으려는 노력이겠습니다. 하지만 이미 발생한 일들을 돌이킬 수는 없습니다. 특히,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의 고가 차량에서 발생한 문제 등으로 이미지 손상도 불가피합니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직접적인 안전 문제는 아니고 아직 출고량이 많지 않았다는 점, 해외에서는 아직 판매하지 않았다는 점 등이겠는데요. 물론 입이 여럿이라도 할 말이 없는 현대차에서는 이런 말도 금기시되는 분위기입니다.사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그룹을 총괄한 이후 현대차에서 자주 들을 수 있었던 단어는 ‘감성품질’입니다. 차량 구석구석의 미세한 부분까지도 고객을 만족시키는 가치를 담고 있어야 한다는 것인데요. 지금은 일종의 ‘플러스 알파’라고 할 감성품질에 앞서서 다시 기본을 다져야 할 시점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설계·양산·부품… 다양한 영역에서 품질 이슈다양한 종류의 품질 이슈가 현대차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대부분의 브랜드가 다양한 차종에서 크건 작건 간에 품질 문제를 겪고 있습니다. 신차를 출시한 이후에 경험하기도 하고 많은 차가 출고된 이후에 문제를 발견해 리콜을 결정하기도 하고… 자동차 업계에서는 이런 품질 이슈를 몇 가지 종류로 구분하기도 하는데요.GV80 진동 문제는 일종의 ‘설계 품질’ 문제로 볼 수 있겠습니다. 자동차의 핵심 부품인 엔진이 설계 단계에서 잘못된 것 아니냐는 것입니다. 설계에서 문제가 있었던 차들은 아무리 잘 조립을 해도 그 문제를 없앨 수가 없으니 나중에 리콜 등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고 봐야겠습니다. 설계를 잘 한다고 해서 모든 차에 하자가 없을 리는 없습니다. ‘양산 품질’이라는 이슈도 중요한데요. 처음에 설계한 대로 차를 편차 없이 잘 만들어 내느냐하는 부분입니다. 이 부분은 완성차 조립 공장에서 얼마나 충실하게 차를 만드느냐와 연관될 수 있겠습니다. 자동차의 구성품을 모두 완성차 공장에서 만드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부품 품질’이라는 이슈도 있을 수 있습니다. 협력업체로부터 납품 받는 부품의 품질이 얼마나 훌륭하게 유지되느냐하는 부분입니다.수만 개의 부품을 결합시키는 자동차 생산에서 발생한 문제를 꼭 어느 영역에 해당한다고 칼로 무 자르듯 규정지을 수는 없겠습니다만 생산과 관련해서는 대략 이런 정도로 구분을 해볼 수 있을 듯합니다.● 현대차 노조 “긁힘, 요철, 갭 단차… 충분히 막을 수 있어”이런 여러 측면의 품질 문제에서 요즘 눈에 띄는 점은 현대차 노조가 내는 목소리입니다. 현대차 노조는 불과 이틀 전인 지난 3일에도 내부 소식지를 통해서 ‘품질’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나섰습니다.이날 노조는 GV80 문제는 회사의 기술적 품질 문제라고 지적하면서도 긁힘, 까짐, 먼지, 요철, 갭 단차발생, 도장불량 등 현장에서 조금만 유의하면 막을 수 있는 불량도 많다고 밝혔습니다.이런 불량을 막는 일은 사실 울산공장을 비롯한 현장에서 일하는 조합원들의 몫인데요. 노동조합이 조합원들에게 스스로 ‘양산 품질’ 확보에 나서자고 독려하는 셈입니다. 물론, 노조에서는 조합원들에게 회사가 품질 문제를 악용해 현장을 압박한다면 단호하게 응징하겠다는 말을 함께 합니다. 조합원의 의무를 강조하면서 회사의 편을 들 노조는 어디에도 없으니 당연한 일이겠습니다. 하지만 이번만이 아니라 올해 들어 꾸준히 현대차 노조가 노조 스스로를 향해서 ‘품질 확보’를 외치고 있다는 점은 눈여겨 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달라지는 산업환경… “고객신뢰 얻어야 물량확보·고용안정”조합비 받으며 조합원들의 권익을 지키는 것이 지상의 과제인 노조가 조합원들에게 “품질 생산에 힘쓰자”고 말하는 상황은 왜 일까요. ‘5만 조합원’의 현대차 노조는 간단치 않은 조직입니다. 현장의 힘이 크기 때문에 노조 집행부라고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조직도 아닙니다. 자칫 잘못하면 “어용노조냐”는 비난을 받을 수 있을 듯도 한데 이런 목소리를 내는 이유는 노조의 이날 소식지 안에 함께 담겨 있습니다. 그대로 옮겨보면 이렇습니다.“최근 고객들이 유튜브나 인터넷 카페 동호회 활동을 통해 자동차 구매 및 불량에 대한 정보교환과 카 용품점에서의 개인고객 출고 대행업무가 유행하면서 과거 같으면 통과되었던 아주 작은 단순 불량에도 출고 거부사태가 일어나고 있는 현실이다.결과적으로 품질에 대한 고객들의 눈높이는 높아졌고 완벽 품질을 요구하고 있다. 입장 바꿔서 고객이 8천만 원짜리 고가차를 사면서 완벽 품질을 요구하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며 까다로워진 고객들의 눈높이를 부정해서는 안 된다.즉, 품질의 근본적인 문제가 전적으로 사측에 있다 하더라도 부정할 수 없는 것이 작업현장에서 불량 방지를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통해 고객에 대한 신뢰를 높이자는 것이 노동조합 품질운동의 핵심이다. 품질에 대한 고객 신뢰는 현대차의 경쟁력으로 이러질 것이며 물량확보와 고용안정으로 연결된다.또 높아진 현대차의 위상은 고부가가치 고급차량 집중 생산을 통해 이윤증대로 이어질 것이고 이는 곧 조합원의 임금, 복지 안정으로 연결될 것이다.”저는 이런 겉으로 드러나는 주장이 이번 현대차 노조 집행부의 속마음과 별로 다르지 않다고 봅니다. 자동차 산업을 둘러싼 환경이 빠르게 바뀌고 있고 여기에 부응하지 않으면 현대차 전체가 타격을 입을 수 있는데 노조와 조합원이라고 해서 여기서 자유로울 수 있겠느냐는 것입니다. 실제로 요즘 많은 고객이 신차 출고 대행업체를 활용합니다. 대행업체들은 ‘열심히 일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열심히 새 차의 흠집을 찾아냅니다. 그렇게 해서 인수 거부당한 차들이 늘어나면 현대차로서는 고스란히 비용 부담이 늘 수밖에 없습니다. 회사가 이익을 내야 조합원들도 그 ‘파이’를 누릴 수 있다는 접근은 사실 당연한 상식입니다.2020년의 현대차 노조에게는 “회사가 이익을 조금 더 낼 수 있느냐”하는 사안을 넘어서는 문제도 있습니다. 미래자동차로의 대전환 속에 고용을 어떻게 유지하느냐하는 문제입니다.이미 도래한 전기자동차 시대, 현대차 울산공장에서는 올 여름에 전기차 전용라인이 깔립니다. 전기차 시대가 되면 부품이 줄고 업무량이 줄어들 것이라는 점을 현대차 노조는 스스로의 학습으로 익히고 있습니다.내연기관차 생산은 물론 전기차 생산에서도 최대한 안정적인 품질을 확보하고 고객의 신뢰를 바탕으로 꾸준한 생산 물량을 이어가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가 됐다는 것을 현대차 노조는 알고 있는 것입니다.사실, 이번 노조 집행부는 그동안 현대차 전체의 기업 이미지에서 노조가 일종의 ‘결함’이었을 수 있다는 점까지도 염두에 둔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현대차 노조는 스스로를 ‘5만 조합원’의 노조라고 부릅니다. 노조 활동에도 ‘규모의 경제’가 있을 수 있을까요… 한국 자동차 노조를 대표하는 만큼 급변하는 자동차 산업 환경과 노조에 대한 사회적인 분위기 변화에 가장 민감하고 눈치 빠르게 반응하는 것 같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안전까지 연결되는 품질 문제, 다잡을 수 있을까자동차 담당 기자로 일하다 보니 주변에서 자동차 구매 상담을 해오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저라고 뭘 아는 건 아닙니다만, 그래도 성심성의껏 대답 해드리는데요….내·외관 디자인 다 봤고 가격표 뜯어 봤고 옵션도 직접 골랐고. 옆에서 조언을 해주더라도 고객인 당사자가 선택하는 것이라 다른 것들은 별다른 부담이 없습니다. 하지만 늘 마음에 걸리는 건 역시 품질 문제입니다. 기성품을 고르는 건데도 품질에 하자가 있는 차가 ‘뽑힐’ 지도 모른다는 걱정입니다. 당연히 현대차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어느 브랜드 할 것 없이 다 안고 있는 문제이기도 합니다. 요즘 차들은 다양한 전자장비가 늘어나면서 더 복잡해지고 있다는 점 역시 결함의 가능성을 키웁니다.아무튼, 이런 문제가 더 고민스러운 이유는 품질 문제는 자칫하면 안전 문제와 연결될 수 있다는 점 때문입니다.‘자율주행’에 대한 과신이 심각한 사고로 연결된 바 있는 테슬라, 설계상의 결함으로 화재를 유발한 BMW… 각 브랜드마다의 입장은 있겠지만 결과적으로는 모두 치명적인 사고들로 이어진 사례입니다. 이런저런 결함 소식들이 잦으니 새로 출시되는 차를 사겠다는 지인이 있으면 아무래도 신차는 품질 문제 가능성이 있다는 점부터 얘기하고 보는 요즘입니다. 회사와 노조 모두가 품질에 대해 깊은 고민에 나선 현대차는 물론 모든 브랜드들이 앞으로는 좋은 품질의 ‘양품’만을 제대로 생산해서 출고하길 바래봅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국내 전기자동차 보급이 10만 대를 넘어선 가운데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에 나섰던 민간사업자들이 한국전력공사의 충전기 기본요금 부과 방침에 반발하고 있다. 한전이 7월부터 일괄적으로 충전기 1기당 기본요금을 부과한 데다 전력요금 할인 폭까지 줄이면서 충전요금이 최대 3∼4배 오르는 인상 요인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충전기 사업자들은 아직 전기차 보급 단계여서 충전요금을 그대로 소비자에게 전가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난감해하고 있다. 1일 전기차 충전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전기차 충전 사업은 환경부 등이 주로 구축한 급속충전기 1만여 기와 민간사업자가 구축한 완속충전기 4만여 기로 운영되고 있다. 약 20곳의 민간사업자들의 경우 주로 완속충전기를 운영하면서 사용 요금을 받고 여기서 한전에 전기료로 납부하고 남은 금액을 수익으로 챙기는 구조다. 문제는 그동안 전기차 보급을 위해 전기요금을 할인해 주던 한전이 이달부터 할인율을 기존 50%에서 30%로 줄이고 모든 충전기에 기본요금을 부과하기로 했다는 점이다. 기본요금은 충전용량 7kWh(킬로와트시) 기준 완속충전기가 월 1만 원이다. 민간사업자들은 한전의 전력 요금 현실화에는 대체로 수긍하지만 일괄적인 기본요금 부과는 큰 타격이라고 주장한다. 아직 수익을 기대하기 힘든 사업이고 상당수 충전기가 한 달에 한 번도 사용되지 않는데 매달 기본요금을 부과하면 큰 적자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1만1000기가량의 완속충전기를 운영하고 있는 ‘파워큐브’의 한찬희 대표는 “지금도 충전 사업은 적자인데 이달부터 1기당 1만 원씩, 매달 1억 원 이상을 추가로 지출해야 할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실제로 파워큐브는 충전 사업에서 현재 월 2000만 원 이상 적자를 내고 있다. 1만 기 넘는 완속충전기를 운영하지만 한 달에 20kW(킬로와트) 이상의 충전이 이뤄지는 충전기는 전체의 3분의 1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20kW는 전기차 한 대를 완전 충전하기에도 벅찬 양이다. 여기서 한전에 내는 전기료와 충전기당 월 2500원의 통신료, 24시간 콜센터를 운영하는 데 따른 유지·보수비 등을 감안하면 남는 게 없다는 주장이다. 이런 상황에서 기본요금을 감안하면 현재 kW당 평균 62원 수준인 충전료를 220∼240원으로까지 올려야 한다는 것이 파워큐브 측의 분석이다. 또 다른 전기차 충전 사업체의 대표 A 씨는 “전기차 보급 단계에서 기본요금 부담을 모두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기본료 부과에 따른 손해를 고스란히 감수해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충전 사업자들 사이에서는 조만간 ‘한국전기차충전서비스협동조합’(가칭)을 결성하고 함께 목소리를 내려는 움직임도 있다. 충전 업계 관계자는 “민간사업자가 이미 수만 기의 충전기를 운영하면서 전기차 인프라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데 한전이 일방적으로 요금 체계를 결정하고 있다”며 “기본요금 부과 속도를 늦춰주거나 실제 사용료에 비례해 기본요금을 부과하는 방식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전 측은 예고된 정책을 계획대로 시행하는 것이라는 입장이다. 한전 관계자는 “원래 부과해야 하는 기본요금을 그동안 유예해 왔고 업계 사정을 감안해 부과 시점도 6개월 늦춰 이달부터 시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전은 기본요금을 향후 1년간 50% 부과하고 이후 75%, 100%로 점진적으로 늘려 나간다는 계획이다.김도형 dodo@donga.com·서형석 기자}

국내 전기자동차 보급이 10만 대를 넘어선 가운데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에 나섰던 민간사업자들이 한국전력공사의 충전기 기본요금 부과 방침에 반발하고 있다. 한전이 7월부터 일괄적으로 충전기 1기 당 기본요금을 부과한데다 전력요금 할인폭까지 줄이면서 충전요금이 최대 3~4배 오르는 인상요인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충전기 사업자들은 아직 전기차 보급 단계여서 충전요금을 그대로 소비자에게 전가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난감해하고 있다. 1일 전기차 충전 업계에 따르면 국내의 전기차 충전 사업은 환경부 등이 주로 구축한 급속충전기 1만여 기와 민간사업자가 구축한 완속충전기 4만여 기로 운영되고 있다. 민간사업자들의 경우 주로 완속충전기를 운영하면서 사용요금을 받고 여기서 한전에 전기료로 납부하고 남은 금액을 수익으로 챙기는 구조다. 문제는 그동안 전기차 보급을 위해 전기요금을 할인해주던 한전이 이달부터 할인율을 기존 50%에서 30%로 줄이고 모든 충전기에 기본요금을 부과하기로 했다는 점이다. 기본요금은 충전용량 7kWh(킬로와트시) 기준 완속충전기가 월 1만 원이다. 민간사업자들은 한전의 전력 요금 현실화는 대체로 수긍하지만 일괄적인 기본요금 부과는 는 큰 타격이라고 주장한다. 아직 수익을 기대하기 힘든 사업이고 상당수 충전기가 한달에 한번도 사용되지 않는데 매달 기본요금을 부과하면 큰 적자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1만1000기 가량의 완속충전기를 운영하고 있는 ‘파워큐브’의 한찬희 대표는 “지금도 충전사업은 적자인데 이달부터 1기당 1만 원씩, 매달 1억 원 이상을 추가로 지출해야 할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실제로 파워큐브는 충전사업에서 현재 월 2000만 원 이상 적자를 내고 있다. 1만 기 넘는 완속충전기를 운영하지만 한 달에 20kW(킬로와트) 이상의 충전이 이뤄지는 충전기는 전체의 3분 1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한전에 내는 전기료와 충전기마다 월 2500원의 통신료, 24시간 콜센터를 운영하는 데 따른 유지·보수비 등을 감안하면 남는 게 별로 없다는 주장이다. 이런 상황에서 기본요금을 감안하면 현재 kW당 평균 62원 수준인 충전료를 220~240원까지 올려야 한다는 것이 파워큐브 측의 분석이다. 또 다른 전기차 충전사업체의 대표 A 씨는 “전기차 보급 단계에서 기본요금 부담을 모두 소비자에 전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기본료 부과에 따른 손해를 고스란히 감수해야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충전사업자들 사이에서는 조만간 ‘한국전기차충전서비스협동조합’(가칭)을 결성하고 함께 목소리를 내려는 움직임도 있다. 충전 업계 관계자는 “민간사업자가 이미 수만 기의 충전기를 운영하면서 전기차 인프라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데 한전이 일방적으로 요금 체계를 결정하고 있다”며 “기본요금 부과 속도를 늦춰주거나 실제 사용료에 비례해 기본요금을 부과하는 방식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전 측은 예고된 정책을 계획대로 시행하는 것이라는 입장이다. 한전 관계자는 “원래 부과해야 하는 기본요금을 그동안 유예해 왔고 업계 사정을 감안해 부과 시점도 6개월 늦춰 이달부터 시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전은 기본요금을 향후 1년간 50%를 부과하고 이후 75%, 100%로 점진적으로 늘려나간다는 계획이다.김도형 dodo@donga.com·서형석 기자}

현대자동차의 베스트셀링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싼타페가 2년 만에 대대적으로 변신했다. 현대차는 30일 더 뉴 싼타페를 온라인으로 공개하고 7월부터 판매한다고 밝혔다. 더 뉴 싼타페는 2018년에 나온 4세대 싼타페의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이다. 디자인뿐만 아니라 신규 플랫폼과 파워트레인이 적용돼 신차 수준으로 변신했다는 것이 현대차의 설명이다. 최신 안전·편의사양도 대거 포함됐다. 외관에는 현대차 디자인 정체성인 ‘센슈어스 스포트니스’가 적용됐다. 앞모습에서는 헤드램프 일체형 라디에이터 그릴과 T자형 수직 주간주행등의 대비가 눈에 띈다. 실내는 센터 콘솔 위치가 높아지며 운전자를 감싸는 듯한 구조다. 새로운 플랫폼이 적용되면서 차의 길이가 기존보다 15mm 길어지고 뒷자리 다리공간도 34mm 늘었다. 짐칸에는 골프백 4개가 실린다. 현대차 SUV에서 처음으로 차세대 파워트레인 ‘스마트스트림 D2.2’ 엔진과 ‘스마트스트림 습식 8DCT(더블 클러치 변속기)’를 탑재했다. 최고출력 202마력(PS), 최대토크 45.0kgf·m의 힘을 발휘하며 연비는 복합기준 L당 14.2km 수준으로 기존 싼타페보다 4.4% 개선됐다. 현대차의 최신 첨단 운전자 보조기능과 편의사양도 대거 추가됐다. 차선을 인식해 차로 중앙 주행을 도와주는 ‘차로 유지 보조(LFA)’, 차량 밖에서 스마트 키 버튼으로 주차 및 출차를 돕는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RSPA)’ 등이다. 가격은 디젤 2.2 모델이 3122만∼3986만 원(개별소비세 3.5% 기준, 옵션 제외)이다. ‘스마트스트림 G2.5T’ 엔진을 적용한 가솔린 터보 모델은 하반기에 출시된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한국테크놀로지그룹(옛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에서 최대주주 변경으로 ‘형제의 난’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측이 기존의 형제경영에는 변함이 없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은 30일 “최대주주 변경이 있었지만 형제경영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조양래 한국테크놀로지그룹 회장은 자신의 지주회사 지분을 모두 차남인 조현범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사장(COO·최고운영책임자)에게 매각했다. 이에 따라 장남인 조현식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부회장과 조 사장 사이의 ‘형제의 난’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기존의 공동경영 체제가 유지된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차녀인 조희원 씨가 지난해 말 가족모임을 소집해 조 사장의 퇴임 및 전문 경영인체제 도입을 논의하고자 했지만 조 회장과 조 사장 등의 반대로 보류됐다는 얘기도 흘러나왔다. 이에 대해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측은 조희원 씨가 형제 중 한쪽 편을 드는 입장이 아니라는 의사를 그룹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조 회장은 최근 자신이 보유한 그룹 지분 23.59% 전량을 조 사장에게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매각하면서 차남 승계를 확정했다. 기존에 조 사장이 가진 지분은 19.31%로 형인 조 부회장(19.32%)과 비슷했지만 아버지 지분을 받으면서 42.9%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차녀 조희원 씨는 10.82%를 보유하고 있다. 조희원 씨의 행보에 따라 ‘형제의 난’ 가능성도 점쳐진다. 하지만 회사 안팎에서는 조양래 회장이 지분을 모두 차남에게 넘겨주면서 경영권의 향방에 대한 의사표현을 확실하게 한 상황이라는 분석도 나온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현대자동차는 마을버스와 어린이 통학용 버스 등으로 많이 쓰이는 중형버스를 전기차로 출시했다고 29일 밝혔다. 15∼33인승 중형 전기버스인 ‘카운티 일렉트릭’(사진)으로 15인승을 기준으로 1회 완충 시 최대 주행거리는 250km다. 150kW급 고출력 모터가 탑재된 카운티 일렉트릭은 디젤차보다 가속 성능은 뛰어나면서 유지비가 경제적인 점이 특징이다. 128kWh 용량 배터리를 급속 충전하는 비용은 약 2만8000원으로 디젤버스를 가득 주유했을 때(약 10만9000원)보다 비용이 약 4분의 1로 줄어든다는 게 현대차의 설명이다. 완충에 걸리는 시간은 급속 1시간 12분, 완속 17시간이다. 현대차는 배터리 탑재로 차체가 무거워진 만큼 제동 성능을 높이고 승객, 운전자, 보행자 등의 안전과 편의를 위한 기능도 대거 보강했다고 덧붙였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조양래 한국테크놀로지그룹(옛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회장이 자신의 지주회사 지분을 모두 차남인 조현범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사장(COO·최고운영책임자·사진)에게 매각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의 차남 승계 구도가 유력해졌다. 29일 타이어 업계에 따르면 조 회장은 최근 자신이 보유한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지분 23.59% 전량을 조 사장에게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조 사장은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지분에 아버지 지분을 합쳐 42.9%를 보유한 최대 주주로 올라섰다. 기존에 조 사장이 가진 지분은 19.31%로 형인 조현식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부회장(19.32%)과 비슷했다. 누나 조희원 씨는 10.82%를 보유하고 있다. 조 사장이 아버지 지분을 사들임에 따라 조 부회장과의 승계 경쟁에서 승기를 잡은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을 이끌어온 조 회장은 지난해 3월 모든 계열사의 등기임원에서 물러나면서 3세 경영을 본격화했다. 조 부회장이 그룹 지주사를, 조 사장이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옛 한국타이어) 사장을 맡아 형제경영을 펼쳐왔다. 사업회사이면서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한국타이어 경영을 맡게 된 조 사장이 대규모 투자와 인수합병(M&A), 신사업 추진을 총괄하고 나서자 업계에서는 그동안 차남 승계에 힘이 실린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조 사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위이기도 하다. 그러나 조 사장이 협력업체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된 데 이어 올 4월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으면서 후계자 구도에 다시 관심이 집중됐다. 최근 들어 조 사장이 한국타이어 대표이사 자리를 내려놓으면서 일각에서는 지주사를 이끄는 조 부회장이 다시 유력해진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조 회장이 차남인 조 사장에게 지분을 모두 넘긴 것은 지분을 둘러싼 분쟁 가능성을 줄이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조 사장은 그동안 사업적인 역량과 미래 전략 등의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수년 동안 그룹의 투자 관련 행사 등 주요한 외부 활동에도 직접 나서는 경우가 더 많았다. 조 사장은 독일 타이어 전문 유통업체 등을 적극적으로 인수합병하기도 했다. 다만, 앞으로 조 부회장이 누나와 연합해 동생과 경영권 다툼을 벌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향후 조 부회장의 행보가 주목된다. 그룹이 경영권 분쟁에 휩싸이게 될 경우 7.74%의 지분을 보유한 국민연금이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 재계는 최대 주주로 올라선 조 사장이 ‘조현범 체제’를 공고히 하는 노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한다. 변수는 앞으로 진행될 2심 재판이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은 2012년 9월 지주사와 사업회사로 분할된 데 이어 지난해에는 현재의 사명으로 이름을 바꾼 바 있다.김도형 dodo@donga.com·서형석 기자}
한일 무역갈등으로 1년 전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시작되고 일본차 판매가 크게 줄어들면서 혼다코리아의 연간 영업이익이 10분의 1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닛산이 한국시장 철수를 결정하고 국내에 남은 도요타와 혼다 등은 판매 회복을 위한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28일 혼다코리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혼다코리아의 영업이익은 19억8000만 원으로 그 전년 같은 기간의 196억1000만 원의 10분의 1로 급감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4674억 원에서 3632억 원으로 줄었다. 혼다코리아는 올 들어 지난달까지 판매가 1323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2.9% 줄었다. 일본제품 불매운동으로 한국닛산은 아예 한국시장에서 16년 만에 철수하기로 했다. 닛산과 인피니티 브랜드는 올 들어 지난달까지 판매가 각각 1041대와 222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1%, 77.0%씩 줄었다. 지난해 상반기 일본차 브랜드들은 국내 수입차 시장 점유율 20%를 넘나들면서 판매를 늘리고 있었다. 하지만 불매운동으로 하반기 들어 판매가 급격히 꺾였다. 도요타와 렉서스도 올해 1∼5월 판매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56.7%와 63.5% 감소했다. 다만, 올 하반기에는 이 같은 급격한 판매 감소로부터 점차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불매운동이 지난해 7월 시작돼 판매가 급감한 기저효과를 볼 수 있는 데다 최근 일본차 브랜드가 신차를 내놓고 마케팅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서다. 도요타는 최근 하이브리드차 연비를 홍보하기 위한 ‘연비 레이스’ 행사를 열고 법인 전용 리스 프로그램 등을 출시했다.김도형 기자 dod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