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지

김은지 기자

동아일보 산업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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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김은지 기자입니다.

eunj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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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5-15~2026-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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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승의 성희롱 너무 많아서…” 거리 나온 스쿨미투

    “스승의 성희롱 너무 많아서, 나날이 갈수록 심각해지네….” ‘학생의 날’인 3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파이낸스센터 앞. 교복을 입고 모인 중고등학생 250여 명(주최 측 추산)이 ‘스승의 은혜’를 개사한 노래를 목청껏 불렀다. 청소년페미니즘모임 등 30여 개 단체가 ‘스쿨 미투(#MeToo·나도 당했다)’를 주제로 연 ‘여학생을 위한 학교는 없다’ 집회에서다. 4월 서울 노원구 용화여고에서 있었던 첫 스쿨 미투 이후 학생들이 이를 주제로 광장에 모인 것은 처음이다. 주최 측은 “30개가 넘는 학교에서 스쿨 미투가 일어났지만 교육부나 학교 당국은 일부 가해 교사만을 ‘꼬리 자르기’식으로 징계하고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를 일삼고 있다”며 “학내 성폭력에 대한 전국적인 실태조사를 이행하고 규제와 처벌을 강화하라”고 주장했다. 또 학내 구성원들에게 정기적인 페미니즘 교육을 시행하고, 사립학교법과 학생인권법을 개정할 것 등을 요구했다. 이들은 성희롱·성차별 발언이 적힌 칠판을 부수는 퍼포먼스를 벌이기도 했다. 집회는 주로 스쿨 미투 당사자들이 직접 연단에 올라 발언하거나 이들의 발언문을 대독하는 형태로 이뤄졌다. 학교에서 이뤄지는 남교사·남학생들의 성폭력을 규탄하고 학교 측의 안일한 대처를 지적하는 내용이었다. 연단에 오른 충남 천안의 한 고교생은 “남학생들이 우리를 ‘가슴 달린 원숭이’라고 칭하고 당사자도 모르게 몰래 신체 접촉을 한 뒤 업적인 것처럼 자랑했다고 들었다”고 호소했다. 서울의 한 중학생은 “(교사들이) 예쁜 학생은 무릎에 앉히고 ‘수행평가 만점 주겠다’거나 ‘여자는 아프로디테(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미와 사랑의 여신)처럼 쭉쭉빵빵해야 한다’ 등의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스쿨 미투 폭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의 한 운영진은 “계정을 만든 후 (선생님에게서) ‘허리를 잘 돌리네’ ‘여자는 요염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는 제보들이 들어왔다”고 전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대부분 얼굴을 가리는 흰색 마스크를 착용했다. 서울의 한 고교에 다니는 박모 양(17)은 “우리 학교에서도 미투가 있었지만 학생들은 괜히 피해 사실을 밝혔다가 학생생활기록부에 안 좋은 기록이 남아 수시전형에 불이익을 당할까 봐 말하지 않았다”며 “이번 집회를 계기로 학생의 인권을 존중하는 학교 분위기가 자리 잡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서울시교육청까지 행진해 정문 앞에 ‘위드유(#With you)’가 적힌 현수막을 걸고 해산했다. 2차 집회는 18일 대구 중구에서 열린다.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 2018-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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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승의 성희롱, 갈수록 심각해지네” 교복 입고 ‘미투’ 외친 여학생들

    “스승의 성희롱 너무 많아서, 나날이 갈수록 심각해지네…” ‘학생의 날’인 3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파이낸스센터 앞. 교복을 입고 모인 중·고등학생 250여 명(주최 측 추산)이 ‘스승의 은혜’를 개사한 노래를 목청껏 불렀다. 청소년페미니즘모임 등 30여개 단체가 ‘스쿨 미투(#MeToo·나도 당했다)’를 주제로 연 ‘여학생을 위한 학교는 없다’ 집회에서다. 4월 서울 노원구 용화여고에서 있었던 첫 스쿨 미투 이후 학생들이 이를 주제로 광장에 모인 것은 처음이다. 주최 측은 “30개가 넘는 학교에서 스쿨 미투가 일어났지만 교육부나 학교 당국은 일부 가해교사만을 ‘꼬리 자르기’식으로 징계하고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를 일삼고 있다”며 “학내 성폭력에 대한 전국적인 실태조사를 이행하고 규제와 처벌을 강화하라”고 주장했다. 또 학내 구성원들에게 정기적인 페미니즘 교육을 시행하고, 사립학교법과 학생인권법을 개정할 것 등을 요구했다. 이들은 성희롱·성차별 발언이 적힌 칠판을 부수는 퍼포먼스를 벌이기도 했다. 집회는 주로 스쿨 미투 당사자들이 직접 연단에 올라 발언하거나 이들의 발언문을 대독하는 형태로 이뤄졌다. 학교에서 이뤄지는 남교사·남학생들의 성폭력을 규탄하고 학교 측의 안일한 대처를 지적하는 내용이었다. 연단에 오른 충남 천안의 한 고교생은 “남학생들이 우리를 ‘가슴달린 원숭이’라고 칭하고 당사자도 모르게 몰래 신체 접촉을 한 뒤 업적인양 자랑했다고 들었다”고 호소했다. 서울의 한 중학생은 “(교사들이) 예쁜 학생은 무릎에 앉히고 ‘수행평가 만점 주겠다’거나 ‘여자는 아프로디테처럼 쭉쭉빵빵해야 한다’ 등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스쿨 미투 폭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의 운영진 관계자는 “계정을 만든 후 (선생님에게서) ‘허리를 잘 돌리네’, ‘여자는 요염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는 제보들이 들어왔다”고 전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대부분 얼굴을 가리는 흰색 마스크를 착용했다. 서울의 한 고교에 다니는 박모 양(17)은 “내 학교에서도 미투가 있었지만 학생들은 괜히 피해사실을 밝혔다가 학생생활기록부에 안 좋은 기록이 남아 수시전형에 불이익을 당할까봐 말하지 않았다”며 “이번 집회를 계기로 학생의 인권을 존중하는 학교 분위기가 자리 잡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종로구 서울시교육청까지 행진해 정문 앞에 ‘위드유(#With you)’가 적힌 현수막을 걸고 해산했다. 2차 집회는 18일 대구 중구에서 열린다.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 2018-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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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층간소음 방치” 70대 경비원 마구 때려 의식불명

    층간소음 민원을 해결해 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아파트 경비원을 폭행해 의식불명에 빠뜨린 40대 남성이 구속됐다.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1일 아파트 경비원 A 씨(72)를 폭행해 중상을 입힌 혐의(중상해)로 최모 씨(45·무직)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최 씨는 10월 29일 오전 1시 40분경 자신이 거주하는 서울 서대문구의 한 아파트 초소에서 근무 중이던 경비원 A 씨를 손과 발로 마구 때렸다. 경찰에 붙잡힌 최 씨는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발뺌하다가 “경비원이 층간소음 민원을 해결해 주지 않은 데에 불만을 품고 폭행했다”고 진술했다. A 씨는 폭행을 당하던 중 휴대전화로 112에 전화를 걸긴 했지만 제대로 신고를 하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욕설과 소음이 이어진 뒤 금세 끊긴 신고전화를 받은 경찰이 위치 정보를 토대로 주변을 수색하다가 이날 오전 3시경 아파트 초소에 쓰러진 A 씨를 발견했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를 통해 용의자를 확인한 뒤 집에서 잠을 자고 있던 최 씨를 체포했다. 경찰은 정확한 범행 동기를 조사한 뒤 최 씨를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할 방침이다. 경찰은 “차후 A 씨의 상태에 따라 더 중한 혐의가 적용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 2018-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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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대변화 따른 판결 환영” vs “누군 양심 없어 군대갔나”

    대법원의 1일 양심적 병역거부 무죄 판결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은 크게 엇갈렸다. 개인의 양심의 자유가 국방의 의무보다 중요한지, 대체복무를 어느 수준으로 할지를 두고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병역의 의무가 지켜지지 않는 만큼 납세 또한 거부하겠다’는 격한 반응까지 나왔다. 반면 국가인권위원회에서는 환영한다는 성명을 냈다. ○ “군대 가면 양심 없는 사람이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오후 4시를 기준으로 이번 판결에 반대한다는 글이 80여 건 올라왔다. “누구는 양심이 없어서 국방의 의무를 다했냐” “청춘 보상금 명목으로 양심적으로 세금을 거부한다” 등 내용이다. 병역 의무를 중시하는 사람들은 남북 대치라는 엄연한 현실에서 국민의 4대 의무 중 하나인 병역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군 복무를 마친 회사원 장세영 씨(29)는 “사람을 죽이는 기술을 배우고 싶어 하는 사람은 없다”며 “하지만 남북이 대치하고 있고 강대국에 둘러싸인 우리나라 현실에서 국방력은 필수”라고 강조했다. 육군 일병으로 복무 중인 김모 씨(21)는 “종교가 있지만 국민의 의무이기 때문에 입대했다”며 “이번 판결로 군 복무를 하고 있는 나는 ‘양심 없는 사람’이 됐다. 더 이상 군대에 있기 싫다”고 반발했다. 대학원생 박대근 씨(28)는 “내가 군대를 안 감으로써 남에게 피해를 준다면 그건 개인의 자유로 인정할 수 있는 행위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 “전향적 판결 환영…아픈 역사 중단” 개인의 양심의 자유는 존중돼야 하고 시대가 바뀐 것을 감안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주은혜 씨(23·여)는 “편법으로 악용될 소지는 있지만 전향적 판결에는 환영한다”고 말했다. 안수경 씨(26·여)는 “윤리적 가치와 충돌해서 병역을 거부하는 게 합당하다는 점을 증명할 수만 있다면 당연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카투사 병장인 손모 씨(23)는 “이미 이런저런 이유로 병역에서 빠지는 사람이 많은데 오히려 정당한 절차를 거쳐 법원에서 판단을 한 것이니 나쁘게 볼 건 없다”고 말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병역 거부로) 1950년경부터 현재까지 2만여 명이 형사 처벌된 아픈 역사가 중단되고, 재판 중인 이들의 불안정한 상황을 해소할 수 있게 됐다”고 환영했다. ○ 대체복무 방식도 의견 갈려 대체복무제를 도입할 경우 어떤 방식으로 해야 할지에 대해서도 여러 의견이 있었다. 대학원생 조모 씨(26)는 “군대에 가는 건 목숨을 거는 것인데, 대체복무의 강도를 높이지 않으면 병역 기피 수단으로 쓰일 것”이라며 “지뢰 제거, 수색 등 분야에서 복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양심적 병역거부를 했던 홍정훈 참여연대 활동가(28)는 “군대에서 지뢰제거 작업을 시키거나 하는 식으로 병역거부자를 징벌하는 성격이 돼서는 안 된다”며 “폭력 행위에 가담하지 않게 하는 선에서 복무 형태를 제한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곽성룡 씨(29)는 “‘내가 고생했으니 너희도 고생해라’는 식이어서는 안 되지만 병역거부자도 군말 없이 대체복무 의무를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며 “기존 국방 전력의 빈틈을 채워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윤다빈 empty@donga.com·김은지 기자}

    • 2018-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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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호물품 모자라 끼니 걸러… 정부 “29일까지 전원 귀국”

    초대형 태풍 ‘위투’가 할퀴고 간 사이판에 고립됐던 한국인 관광객 1800여 명 가운데 28일까지 약 600명이 괌으로 이동하거나 한국으로 귀국했다. 하지만 여전히 1200명 안팎의 관광객은 전기가 끊기고 음식조차 구하기 어려운 사이판에 남아 있다. 정부는 29일까지 전원 귀국시킨다는 방침이지만 관광객들의 혼란과 어려움은 계속되고 있다.○ 정전에 음식 재료까지 동나 군 수송기를 이용해 사이판에서 괌으로 이동한 뒤 귀국한 관광객들은 정부의 신속한 조치에 감사의 뜻을 표했다. 28일 새벽 귀국한 임신부 박모 씨(26)는 “사이판에서 군 수송기에 탈 때 군인들이 귀마개를 나눠주며 친절하게 안내해 어려움이 없었다”며 “나는 빠져나왔지만 남은 관광객들은 어떻게 지낼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황모 씨(34·여)는 “괌으로 빠져나왔을 때부터 군 수송기에 탄 사람들은 안도하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28일 아시아나 항공기 편으로 사이판에서 귀국한 이모 씨(39)는 “아이들이 아직 어리고 어머니 심장약을 충분히 챙겨가지 않아서 귀국이 늦어지면 위급한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여전히 사이판에 고립돼 있는 한국인 관광객들은 음식을 구하기 어려운 게 가장 고통스럽다고 하소연했다. 영업을 하지 않는 식당이 많아 문 연 가게를 찾아 길거리를 헤매는 일이 끼니때마다 반복됐다. 일부 호텔은 음식 재료가 떨어져 예약을 받지 않고 현장에서 선착순으로 고객을 받고 있다. 밥값이 부담스러워 끼니를 거르는 관광객도 있었다. 외교부 주(駐)하갓냐 출장소 등에서는 군 수송기를 통해 구호물품을 사이판으로 옮긴 뒤 고립된 관광객들에게 나눠주고 있다. 하지만 관광객 성모 씨(27)는 28일 “전날에는 즉석밥이나 통조림, 과자 등을 1인당 2개씩 받았지만 이날은 1인당 1개로 줄었다”며 구호물품 부족을 호소했다. 관광객들은 언제까지 사이판에 머물러야 할지, 호텔 숙박은 계속 연장할 수 있을지 확실하지 않아 불안하다고 입을 모았다. 관광객 김모 씨(28·여)는 “26일 리조트에서 갑자기 ‘내일 체크아웃을 해야 한다’고 해 밤중에 다른 숙소 4, 5곳을 돌았지만 빈 방을 찾지 못했다. 리조트 쪽에 사정한 끝에 간신히 숙박을 연장했다”고 토로했다. 숙소를 구하지 못해 호텔 로비에서 밤을 지새운 관광객도 있다. 전기 복구가 늦어지면서 더운 날씨에 불편이 커지고 있다. 친구들과 함께 여행 온 전모 씨(20·여)는 “밤에도 기온이 30도에 육박하는데 전기가 끊겨 엘리베이터와 에어컨이 작동하지 않아 힘들다”고 말했다. 최모 씨(39)는 “리조트에 에어컨이 나오지 않아 8세, 3세 아이들의 몸에 두드러기와 발진이 생겼다. 온수도 끊겨 커피포트에 물을 끓여서 아이들을 씻겼다”고 전했다. 도로 사정이 열악하고 휘발유가 부족해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것도 쉽지 않다. 태풍이 물러간 뒤 도로 정비에 들어갔지만 여전히 일부 도로는 쓰러진 야자나무 등으로 통행이 원활하지 못한 상황이다. 관광객 A 씨는 “주유소 앞에 기름을 넣기 위한 차량이 길게 줄을 서고 있어 택시운전사들도 ‘4∼5시간씩 줄을 서야 기름을 넣을 수 있다’고 했다”고 전했다.○ 군 수송기 탑승 놓고 갈등도 정부가 파견한 군 수송기 탑승 기준을 놓고 현지 체류 중인 일부 한국인들 사이에서 갈등이 빚어졌다. 한 체류자는 ‘못에 긁혀 파상풍 주사를 맞았다’며 우선 탑승을 시켜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임신부나 환자·부상자, 고령자는 본인만 탑승 가능하며, 영유아 보호자는 한 사람만 탑승할 수 있다는 기준 때문에 탑승을 포기한 사람도 있었다. 사이판 시내 호텔에 체류 중인 양모 씨(37)는 태풍으로 호텔 유리창이 깨지며 파편에 다리를 베였고 병원에서 치료도 받았다. 부상으로 우선 탑승 대상자가 됐지만 함께 온 6명의 가족을 두고 홀로 귀국할 수 없어 우선 탑승을 포기했다.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확산되며 혼란을 키우기도 했다. 사이판 체류 한국인들이 항공기 운항 관련 정보를 공유하는 오픈 카카오톡 채팅방에서 “여행사를 통해서 온 사람은 군 수송기 탑승 대상에서 빠진다”는 등의 내용이 퍼졌다. 정부가 투입한 군 수송기를 통해 27일 161명의 고립 관광객을 괌으로 옮겼고, 이들은 28일까지 모두 귀국했다. 28일에는 군 수송기가 4차례에 걸쳐 330명을 사이판에서 괌으로 이송했고, 이들도 대부분 귀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28일 아시아나 항공기 편으로 사이판에서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한 258명 중에는 93명이 한국인이었다. 외교부는 “현지 공항 발권 시스템 미비로 현장 판매가 안 됐다. 기존 예약자 중 빠른 일자부터 발권을 진행하다 보니 중국인 탑승객이 더 많았다”고 설명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9일 4편의 국적기가 사이판에서 인천공항으로 운항하고, 군 수송기도 계속 운항할 예정이다. 정부는 괌으로 이동했다가 귀국하는 인원 등을 합치면 29일까지는 사이판 체류 관광객들이 전원 한국에 도착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현지 기상과 공항 사정 등 변수는 남아있다.홍석호 will@donga.com·김은지·신나리 기자}

    • 2018-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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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기 끊기고 재료 부족해 선착순 식사…軍수송기 탑승순서 놓고 갈등도

    초대형 태풍 ‘위투’가 할퀴고 간 사이판에 고립됐던 한국인 관광객 1800여 명 가운데 28일까지 약 600명이 괌으로 이동하거나 한국으로 귀국했다. 하지만 여전히 1200명 안팎의 관광객은 전기가 끊기고 음식조차 구하기 어려운 사이판에 남아 있다. 정부는 29일까지 전원 귀국시킨다는 방침이지만 관광객들의 혼란과 어려움은 계속되고 있다.● 정전에 음식 재료까지 동나 군 수송기를 이용해 사이판에서 괌으로 이동한 뒤 귀국한 관광객들은 정부의 신속한 조치에 감사의 뜻을 표했다. 28일 새벽 귀국한 임신부 박모 씨(26·여)는 “사이판에서 군 수송기에 탈 때 군인들이 귀마개를 나눠주며 친절하게 안내해 어려움이 없었다”며 “나는 빠져나왔지만 남은 관광객들은 어떻게 지낼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황모 씨(34·여)는 “괌으로 빠져 나왔을 때부터 군 수송기에 탄 사람들은 안도하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28일 아시아나 항공기 편으로 사이판에서 귀국한 이모 씨(39)는 “아이들이 아직 어리고 어머니 심장약을 충분히 챙겨가지 않아서 귀국이 늦어지면 위급한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여전히 사이판에 고립돼 있는 한국인 관광객들은 음식을 구하기 어려운 게 가장 고통스럽다고 하소연했다. 영업을 하지 않는 식당이 많아 문 연 가게를 찾아 길거리를 헤매는 일이 끼니때마다 반복됐다. 일부 호텔은 음식 재료가 떨어져 예약을 받지 않고 현장에서 선착순으로 고객을 받고 있다. 밥값이 부담스러워 끼니를 거르는 관광객도 있었다. 외교부 주(駐)하갓냐 출장소 등에서는 군 수송기를 통해 구호물품을 사이판으로 옮긴 뒤 고립된 관광객들에게 나눠주고 있다. 하지만 관광객 성모 씨(27)는 28일 “전날에는 즉석밥이나 통조림, 과자 등을 1인당 2개씩 받았지만 이날은 1인 당 1개로 줄었다”며 구호물품 부족을 호소했다. 관광객들은 언제까지 사이판에 머물러야 할지, 호텔 숙박은 계속 연장할 수 있는 것인지 확실하지 않아 불안하다고 입을 모았다. 관광객 김모 씨(28·여)는 “26일 리조트에서 갑자기 ‘내일 체크아웃을 해야 한다’고 해 밤중에 다른 숙소 4, 5곳을 돌았지만 빈 방을 찾지 못했다. 리조트 쪽에 사정한 끝에 간신히 숙박을 연장했다”고 토로했다. 숙소를 구하지 못해 호텔 로비에서 밤을 지새운 관광객도 있다. 전기 복구가 늦어지면서 더운 날씨에 불편이 커지고 있다. 친구들과 함께 여행 온 전모 씨(20·여)는 “밤에도 기온이 30도에 육박하는데 전기가 끊겨 엘리베이터와 에어컨이 작동하지 않아 힘들다”고 말했다. 최모 씨(39)는 “리조트에 에어컨이 나오지 않아 9세, 3세 아이들의 몸에 두드러기와 발진이 생겼다. 온수도 끊겨 커피포트에 물을 끓여서 아이들을 씻겼다”고 전했다. 도로 사정이 열악하고 휘발유가 부족해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것도 쉽지 않다. 태풍이 물러간 뒤 도로 정비에 들어갔지만 여전히 일부 도로는 쓰러진 야자나무 등으로 통행이 원활하지 못한 상황이다. 관광객 A 씨는 “주유소 앞에 기름을 넣기 위한 차량이 길게 줄을 서고 있어 택시운전사들도 ‘4~5시간씩 줄을 서야 기름을 넣을 수 있다’고 했다”고 전했다.● 군 수송기 탑승 놓고 갈등도 정부가 파견한 군 수송기 탑승 기준을 놓고 현지 체류 중인 일부 한국인들 사이에서 갈등이 빚어졌다. 한 체류자는 ‘못에 긁혀 파상풍 주사를 맞았다’며 우선 탑승을 시켜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임신부나 환자·부상자, 고령자는 본인만 탑승 가능하며, 영유아 보호자는 한 사람만 탑승할 수 있다는 기준 때문에 탑승을 포기한 사람도 있었다. 사이판 시내 호텔에 체류 중인 양모 씨(37)는 태풍으로 호텔 유리창이 부서지며 파편에 다리를 베였고 병원에서 치료도 받았다. 부상으로 우선 탑승 대상자가 됐지만 함께 온 6명의 가족을 두고 홀로 귀국할 수 없어 우선 탑승을 포기했다.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확산되며 혼란을 키우기도 했다. 사이판 체류 한국인들이 항공기 운항 관련 정보를 공유하는 오픈 카카오톡 채팅방에서 “여행사를 통해서 온 사람은 군 수송기 탑승 대상에서 빠진다”는 등의 내용이 퍼졌다. 정부가 투입한 군 수송기를 통해 27일 161명의 고립 관광객을 괌으로 옮겼고, 이들은 28일까지 모두 귀국했다. 28일에는 군 수송기가 4차례에 걸쳐 330명을 사이판에서 괌으로 이송했고, 이들도 대부분 귀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28일 아시아나항공 편으로 사이판에서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한 258명 중에는 93명이 한국인이었다. 외교부는 “현지 공항 발권시스템 미비로 현장 판매가 안 됐다. 기존 예약자 중 빠른 일자부터 발권을 진행하다보니 중국인 탑승객이 더 많았다”고 설명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9일 4편의 국적기가 사이판에서 인천공항으로 운항하고, 군 수송기도 계속 운항할 예정이다. 정부는 괌으로 이동했다가 귀국하는 인원 등을 합치면 29일까지는 사이판 체류 관광객들이 전원 한국에 도착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현지 기상과 공항 사정 등 변수는 남아있다.홍석호기자 will@donga.com김은지기자 eunji@donga.com}

    • 2018-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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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적장애 택배기사 폭행’ 가해자는 친동생

    택배기사가 동료를 일방적으로 폭행하는 동영상이 퍼져 논란이 된 ‘공덕오거리 택배기사 폭행 사건’의 피해자와 가해자가 친형제인 것으로 확인됐다. 18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택배기사 폭행 널리 퍼뜨려 주세요’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글에 첨부된 2분 27초 분량의 동영상에는 서울 마포구 지하철 공덕역 인근에서 C택배회사의 하늘색 유니폼을 입은 A 씨(30)가 동료 남성 B 씨(31)의 뺨, 뒤통수 등을 10여 차례 폭행하는 장면이 담겼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112 신고로 내사에 착수해 A 씨와 B 씨를 특정하고 두 사람이 친형제임을 확인했다고 1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지적장애가 있는 형이 평소 모르는 이에게 담배를 빌리는 등 이상한 행동을 많이 했다”며 “이날 차에 실을 물건을 순서대로 올려달라고 했지만 형이 아무렇게나 올려 화가 나서 우발적으로 폭행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A 씨를 장애인복지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한 상태다. 19일 오전 3시경에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A 씨로 추정되는 인물의 해명 글이 올라왔다. ‘공덕오거리 폭력○○ 택배기사입니다’라는 제목의 게시물에서 글쓴이는 “장애가 있는 어머니, 장애가 있는 형과 함께 살고 있다. 둘을 책임지기 위해 일을 하고 있다”며 “형이 안타깝고 측은하지만 인간인지라 가끔 (형의 이상행동에) 너무 화가 날 때가 있다. 욱해서 폭력을 행사했으며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인 형이 당분간 친척집에서 머무르며 동생과 분리돼 생활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주변인 조사를 통해 평소 상습적인 학대가 있었는지 조사할 예정이다.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 2018-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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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풀 반대” 운전대 놓은 7만명… 시민들 “택시 못잡아 애먹어”

    “택시를 살려내라!” “자가용 불법영업 엄단하라!” 18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 모인 택시운전사들은 ‘카풀 투쟁’이라고 적힌 빨간 머리끈을 두른 채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카카오택시’를 운영하는 카카오모빌리티의 차량 승차공유(카풀) 서비스에 반대하기 위해 운전대를 놓고 집회에 모였다. 모인 인원은 약 7만 명(주최 측 추산). 신고 인원 3만 명의 두 배 이상이었다. 경찰은 집회 참가자들의 통행을 위해 집회가 진행된 1시간 30분 동안 광화문광장 주변 왕복 11개 차로 중 6개를 통제했다. 이날 택시 운행 중단으로 ‘교통 대란’ 우려가 나왔지만 심각한 불편은 없었다.○ 택시운전사들 “거대 기업이 생존권 위협” 집회에 참가한 택시운전사들은 카풀 같은 자가용 유상운송이 허용되면 생존권에 위협을 받는다고 주장했다.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박권수 회장은 연단에 올라 “현행법상 자가용을 운송용으로 제공하거나 임대, 알선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어 카풀은 불법”이라며 “정부는 4차 산업혁명이라는 미명하에 국민과 택시운전사들을 농락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등 4개 단체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대책위)는 “2013년 이후 5년간 요금 인상이 안 돼 최저임금 수준으로 버티고 있다”며 “거대 기업인 카카오가 한 달에 200만 원도 벌지 못하는 택시운전사들의 생존권을 위협한다”고 주장했다. 일부 참가자는 “택시는 합승하면 불법인데 승용차 카풀은 왜 허용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부 참가자는 시위 현장 주변에서 정상 영업을 하는 택시운전사들을 향해 욕설을 하거나 물병을 던지기도 했다. 전북 군산시에서 온 윤모 씨(60)는 “사납금 13만 원을 포기하고 여기까지 오느라 3시간 반이나 걸렸다. 영업하는 택시를 보니 화가 난다”고 말했다. 일부 택시는 이날 오전 4시부터 하루 동안 운행을 중단했다. 국토교통부는 서울 택시운행률이 오전에는 90% 초반, 오후에는 80% 후반이었고, 경기도와 인천은 오전 50∼60%, 오후 60∼70%로 추산했다. 국토부는 국민 피해가 심각하지 않았다는 점 등을 고려해 사전에 휴업 신고를 하지 않고 집회에 참석한 택시운전사들을 처벌하지는 않을 방침이다.○ 국토부 “카풀 하루 2회로 제한” 중재안 냈지만… ‘대란’은 없었지만 평소보다 택시를 잡기 어려워 불편했다는 시민이 적지 않았다. 인천에 거주하는 정인권 씨(33)는 “휴대전화 앱으로 택시를 호출했는데 응답조차 없어서 택시 이용을 포기했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7시 반 서울지하철 5호선 애오개역 인근 택시 정류장에서 출근을 위해 택시를 기다리던 시민 가운데 절반가량은 다른 교통수단으로 발길을 돌렸다. 평소 서울 대치동 학원가에는 오후에 하교한 학생들을 학원으로 실어 나르는 택시가 많지만 이날은 빈차를 찾기 어려웠다. 퇴근길에 서울 광화문에서 택시를 잡으려고 기다리던 40대 남성은 “평소보다 택시 잡기가 훨씬 어렵다”며 “택시 운행이 줄어서인지 교통체증은 덜한 것 같다”고 말했다. 카풀업체와 택시업계 간의 갈등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택시업계는 카풀을 전면 금지하는 여객운수사업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될 때까지 집단행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하지만 카카오모빌리티는 카풀 서비스 출시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국토부는 택시업계와 카풀업계 간 갈등을 중재하기 위해 카풀 서비스를 운전자당 하루 2회로 제한하는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양측은 아직 이를 수용하지 않고 있다.김은지 eunji@donga.com·강성휘 / 인천=차준호 기자}

    • 2018-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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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도로 불쑥 나와 쌩∼ ‘킥라니’ 조심

    16일 오전 서울 지하철 강남역 1번 출구 앞. 전동 킥보드를 탄 20대 남성이 출근 인파가 쏟아지는 인도 위를 아슬아슬하게 달렸다. 인근 역삼초등학교 사거리에서는 30대 남성이 전동 킥보드를 타고 폭이 2m에 불과한 인도에서 곡예운전을 하며 지나갔다. 깜짝 놀란 행인들은 뒤를 돌아보며 불쾌한 기색을 내비쳤다. 도로교통법상 전동 킥보드는 ‘원동기 장치 자전거’에 해당한다. 차도에서 달려야 하고 인도에서 운행하면 불법이다. 하지만 본보 취재팀이 이날 오전 9시부터 10시 반까지 강남역 일대에서 목격한 전동 킥보드 7대 모두 인도에서 50m 이상 주행했다. 전동 킥보드를 타려면 2종 원동기장치자전거 운전면허나 자동차 운전면허가 필요하다. 하지만 역삼초등학교 인근에서 전동 킥보드를 타고 있던 A 씨(19)는 “면허가 없지만 킥보드를 타는 데 지장이 없었다”고 말했다. 경기 고양시에서는 지난달 17일 횡단보도를 건너던 40대 여성이 전동 킥보드에 치여 20일 만에 숨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6월에는 부산 동래구에서 아동용 킥보드를 타던 3세 여아가 전동 킥보드와 부딪쳐 눈가가 찢어지는 사고가 있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동 킥보드·전동 휠 등 개인형 이동수단 교통사고로 124명이 다치고 4명이 숨졌다. 이처럼 전동 킥보드 사고가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지난달 서울 강남구 일대에 전동 킥보드 공유 서비스가 도입되는 등 개인형 이동수단 이용이 늘자 시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한국교통연구원에 따르면 개인형 이동수단 보급 규모는 2016년 6만 대, 2017년 7만5000대(추산)에서 2022년에는 20만 대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학원가와 아파트 단지가 몰려있어 어린이와 노인의 통행이 많은 강남구 대치동 주민들은 인도를 달리는 전동 킥보드에 대한 불안을 호소했다. 아이를 학원에 데려다 주는 길에 인도 위에서 운행하던 전동 킥보드와 마주친 조은정 씨(44·여)는 “사람을 칠 수도 있는데 킥보드가 너무 위험하게 다니는 것 같다. 전동 킥보드를 다 없애버렸으면 좋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강현례 씨(63·여)도 “나이가 있는 사람들은 전동 킥보드가 갑자기 다가오면 대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동 킥보드 운전자들은 비현실적인 제도 때문에 인도에 올라갈 수밖에 없다고 항변한다.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국가기술표준원의 고시에 따라 국내에서 유통되는 전동 킥보드의 최고시속은 25km로 제한돼 있다. 전동 킥보드 동호회에서 활동하는 홍모 씨(29)는 “이 속도로 전동 킥보드를 타고 차도로 달리는 것은 불가능하다. 차들이 뒤에서 경적을 울리거나 욕설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토로했다. 구모 씨(35)는 “전동 킥보드로 차도에서 달리는 것은 너무 위험하다. 인도가 위험하다면 자전거 도로를 이용하게 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범부처 태스크포스(TF)를 꾸려 내년 6월까지 개인형 이동수단의 안전 및 도로 운행 기준을 마련할 계획이다.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 2018-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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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쑥 나타나 인도 위 질주…공포의 ‘전동 킥보드’

    16일 오전 서울 지하철 강남역 2번 출구 앞. 전동 킥보드를 탄 20대 남성이 출근 인파가 쏟아지는 인도 위를 아슬아슬하게 달렸다. 인근 역삼초등학교 사거리에서는 30대 남성이 전동 킥보드를 타고 폭이 2m에 불과한 인도에서 곡예운전을 하며 지나갔다. 깜짝 놀란 행인들은 뒤를 돌아보며 불쾌한 기색을 내비쳤다. 도로교통법상 전동 킥보드는 ‘원동기 장치 자전거’에 해당한다. 차도에서 달려야 하고 인도에서 운행하면 불법이다. 하지만 본보 취재팀이 이날 출근시간대인 오전 9시부터 10시 반까지 강남역 일대에서 목격한 전동 킥보드 7대 모두 인도에서 50m 이상 주행했다. 전동 킥보드를 타려면 2종 원동기장치자전거 운전면허나 자동차 운전면허가 필요하다. 하지만 역삼초등학교 인근에서 전동 킥보드를 타고 있던 A 씨(20)는 “면허가 없지만 킥보드를 타는 데 지장이 없었다”고 말했다. 경기 고양시에서는 지난달 17일 횡단보도를 건너던 40대 여성이 전동 킥보드에 치여 20일 만에 숨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6월에는 부산 동래구에서 아동용 킥보드를 타던 3세 여아가 전동 킥보드와 부딪쳐 눈가가 찢어지는 사고가 있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동 킥보드·전동 휠 등 개인형 이동수단 교통사고로 124명이 다치고 4명이 숨졌다. 이처럼 전동 킥보드 사고가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지난달 서울 강남구 일대에 전동 킥보드 공유 서비스가 도입되는 등 개인형 이동수단 이용이 늘자 시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한국교통연구원에 따르면 개인형 이동수단 보급 규모는 2016년 6만 대, 2017년 7만5000대(추산)에서 2022년에는 20만 대로 늘어날 전망이다. 학원가와 아파트 단지가 몰려있어 어린이와 노인의 통행이 많은 강남구 대치동 주민들은 인도를 달리는 전동 킥보드에 대한 불안을 호소했다. 아이를 학원에 데려다 주는 길에 인도 위에서 운행하던 전동 킥보드와 마주친 조은정 씨(44·여)는 “사람을 칠 수도 있는데 킥보드가 너무 위험하게 다니는 것 같다. 전동 킥보드를 다 없애버렸으면 좋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강현례 씨(63·여)도 “나이가 있는 사람들은 전동 킥보드가 갑자기 다가오면 대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동 킥보드 운전자들은 비현실적인 제도 때문에 인도에 올라갈 수밖에 없다고 항변한다.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국가기술표준원의 고시에 따라 국내에서 유통되는 전동 킥보드의 최고시속은 25km로 제한돼 있다. 전동 킥보드 동호회에서 활동하는 홍모 씨(29)는 “이 속도로 전동 킥보드를 타고 차도로 달리는 것은 불가능하다. 차들이 뒤에서 경적을 울리거나 욕설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토로했다. 이모 씨(35)는 “전동 킥보드로 차도에서 달리는 것은 너무 위험하다. 인도가 위험하다면 자전거 도로를 이용하게 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범부처 태스크포스(TF)를 꾸려 내년 6월까지 개인형 이동수단의 안전 및 도로 운행 기준을 마련할 계획이다.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 2018-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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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극 택하는 아이들 年 40명… 감정기복 심해지면 위험신호

    1일 오후 서울 은평구의 한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A 양(12)이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함께 놓인 A 양의 책가방에서 죽음을 암시하는 내용이 담긴 메모들이 발견된 점 등으로 미뤄 경찰은 A 양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지난해 1월 경기 용인시에서는 학업 문제로 고민하던 B 군(11)이 아파트 10층의 베란다 창문에서 투신해 숨졌다. 사춘기에 접어드는 연령이 낮아지면서 어린이들도 극단적 선택의 위험에 노출되고 있어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0년 이후 스스로 목숨을 끊은 14세 이하 어린이는 한 해 평균 40.5명에 이른다.○ 어른의 눈높이에서는 안 보이는 아이들의 고민 아이들은 충동적 기질이 강하고 자제력이 약해 감정의 동요가 극단적 선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어른들이 보기에는 중요하지 않은 문제가 자살의 계기가 되기도 한다. 경기도교육청 학생위기지원단 안해용 단장은 “사소한 거짓말 등 어른의 눈높이에서 볼 때는 대수롭지 않은 일이 아이들에게는 심각한 문제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자살예방센터 정택수 센터장은 “초등학교 고학년 교실에서 ‘자살을 한 번이라도 생각해 본 적이 있느냐’고 물으면 절반이 넘는 학생이 손을 든다”며 “‘자살송’의 유행에서도 알 수 있듯 자살은 더 이상 아이들에게 낯선 단어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자살송’은 ‘머리를 박고 자살하자’라는 가사가 반복되는 노래로 최근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유행한다는 점이 알려져 논란이 됐다. 전문가들은 학업 스트레스, 가정불화, 교우관계를 어린이 자살의 주요 원인으로 꼽는다. 어릴 때부터 치열한 학업 경쟁을 치르며 무기력과 좌절을 일찍부터 경험하는 것이 어린이 자살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힌다. 캐릭터가 죽고 살아나기를 반복하는 온라인 게임과 오락 매체에 익숙한 아이들이 자살을 일종의 ‘리셋(Reset)’ 과정으로 생각하는 경향도 나타난다고 한다. 정 센터장은 “절망한 아이들은 게임 캐릭터가 죽으면 새로 태어나듯 ‘이번 생은 실패했으니 리셋하겠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아이들은 가까운 사람이나 반려견의 죽음에 쉽게 영향을 받기도 한다.○ “자살 징조 뚜렷한 경우 많아…관심 필요” 아이들은 성인보다 뚜렷하게 자살의 징조를 드러내는 경우가 많아 부모가 끊임없이 관심을 갖고 살펴본다면 비극을 예방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먼저 갑작스러운 감정 변화는 자살의 중요한 징조이므로 아이들의 감정 기복을 단순한 투정이나 사춘기의 전조로 간주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안 단장은 “최근 일주일 사이 아이의 기분이 갑자기 좋아지거나 나빠진다면 뭔가 ‘결단’했다는 신호일 수 있다”고 말했다. 아이가 유독 잠을 설치거나 거식·폭식 증세를 보이는 것도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아이들이 일기장이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 ‘살기 싫다’ 등 죽음을 암시하는 글이나 ‘안녕’ ‘그동안 고마웠어’ 등 삶을 정리하는 듯한 글을 남기는 것도 위험 신호다. 아이에게서 위험 징조가 발견되면 돌려서 묻기보다 직접적으로 ‘자살을 생각하고 있느냐’고 질문하고 상황에 따라서는 상담교사 의사 등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게 필요하다. 또 친밀한 대화와 교감을 통해 아이가 부모와 친밀하다는 점을 느낄 수 있도록 해주거나 밝은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 2018-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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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살송’ 유행한다는 초등교실…어린이 고민, 어른 눈엔 안 보여

    1일 오후 서울 은평구의 한 초등학교의 운동장에서 1일 A 양(12)이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함께 놓인 A 양의 책가방에서 죽음을 암시하는 내용이 담긴 메모들이 발견된 점 등으로 볼 때 경찰은 A 양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지난해 1월 경기 용인시에서는 학업 문제로 고민하던 B 군(11)이 아파트 10층의 베란다 창문에서 투신해 숨졌다. 사춘기에 접어드는 연령이 낮아지면서 어린이들도 극단적 선택의 위험에 노출되고 있어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0년 이후 스스로 목숨을 끊은 14세 이하 어린이는 한 해 평균 40.5명에 이른다. ● 어른의 눈높이에서는 안 보이는 아이들의 고민 아이들은 충동적 기질이 강하고 자제력이 약해 감정의 동요가 극단적 선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때문에 어른들이 보기에는 중요하지 않은 문제가 자살의 계기가 되기도 한다. 경기도교육청 학생위기지원단 안해용 단장은 “사소한 거짓말 등 어른의 눈높이에서 볼 때는 대수롭지 않은 일이 아이들에게는 심각한 문제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자살예방센터 정택수 센터장은 “초등학교 고학년 교실에서 ‘자살을 한 번이라도 생각해 본 적이 있는 사람’을 물으면 절반이 넘는 학생들이 손을 든다”며 “‘자살송’의 유행에서도 알 수 있듯 자살은 더 이상 아이들에게 낯선 단어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자살송’은 ‘머리를 박고 자살하자’라는 가사가 반복되는 노래로, 최근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유행한다는 점이 알려져 논란이 됐다. 전문가들은 학업 스트레스·가정 불화·학업 스트레스·교우관계 문제를 어린이 자살의 주요 원인으로 꼽는다. 어릴 때부터 치열한 학업 경쟁을 치르며 무기력과 좌절을 일찍부터 경험하게 되는 것이 어린이 자살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힌다. 캐릭터가 죽고 살아나기를 반복하는 온라인 게임과 오락 매체에 익숙한 아이들이 자살을 일종의 ‘리셋(Reset)’ 과정으로 생각하는 경향도 나타난다고 한다. 정 센터장은 “절망한 아이들은 게임 캐릭터가 죽으면 새로 태어나듯 ‘이번 생은 실패했으니 리셋하겠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아이들은 가까운 사람이나 반려견의 죽음에 쉽게 영향을 받기도 한다.● “자살 징조 뚜렷한 경우 많아…관심 필요” 아이들은 성인보다 뚜렷하게 자살의 징조를 드러내는 경우가 많아 부모가 끊임없이 관심을 갖고 살펴본다면 비극을 예방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먼저 갑작스러운 감정 변화는 자살의 중요한 징조이므로 아이들의 감정 기복을 단순한 투정이나 사춘기의 전조로 간주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안 단장은 “최근 일주일 사이 아이의 기분이 갑자기 좋아지거나 나빠진다면 뭔가 ‘결단’했다는 신호일 수 있다”고 말했다. 아이가 유독 잠을 설치거나 거식·폭식 증세를 보이는 것도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아이들이 일기장·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 ‘살기 싫다’ 등 죽음을 암시하는 글이나 ‘안녕’, ‘그동안 고마웠어’ 등 삶을 정리하는 듯한 글을 남기는 것도 위험 신호다.아이에게서 위험 징조가 발견된다면 돌려서 묻기보다 직접적으로 ‘자살을 생각하고 있느냐’고 질문하고, 상황에 따라서는 상담교사·의사 등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게 필요하다. 또 친밀한 대화와 교감을 통해 아이가 부모와 친밀하다는 점을 느낄 수 있도록 해주는 것, 밝은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 자살 위험신호 및 대처방법▼△위험 신호-아이가 잠을 잘 못 이루고 거식 또는 폭식 증세를 보인다.-최근 일주일 사이 감정 기복을 심하게 보인다.-심하게 반항하거나 우는 등 북받치는 모습을 보인다.-일기장·SNS에 죽음을 암시하거나 삶을 정리하는 듯한 글을 남긴다.△부모의 대처 방법-돌려 말하지 않고 ‘자살을 생각하고 있느냐’고 묻는다.-아이가 부모와 친밀함을 느낄 수 있도록 충분히 대화하고 소통한다.-아이가 미래에 하고 싶은 일, 삶의 목표를 찾을 수 있도록 돕는다.-경우에 따라 상담교사·상담센터·정신의학과 등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다.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 2018-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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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울타리 없는 체험 동물원, 안전까지 풀어놨나

    “아이들이 오는 곳에 야생동물들을 울타리도 없이 풀어두다니… 아찔하네요.” 지난달 28일 오후 경기도의 A실내동물원. 전시된 동물은 100종이 넘고 주말이면 1000명이 넘는 관람객이 찾는다. 이곳에는 빈투롱(고양잇과 동물) 카피바라(설치류) 등 대형견 크기의 동물을 비롯해 카멜레온 왈라비 고슴도치 등의 야생동물들이 관람객과 채 1m도 안 되는 거리에 울타리조차 없이 전시돼 있었다. 관람객들이 동물을 만지고 쓰다듬었지만 제재하는 직원은 없었다. 서울의 B실내동물원에서는 손도 씻지 않고 긴코너구리 먹이주기 체험에 나선 관람객에게 ‘등을 쓰다듬어라’고 권유하기도 했다. 두 실내동물원을 둘러본 동물자유연대 활동가 장병진 씨(32)는 “빈투롱 같은 동물이 시민을 공격하면 큰 사고가 날 수 있다”며 “특히 면역력이 약한 아이들은 작은 동물에게 물려도 인수(人獸) 공통 감염병에 걸릴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장 씨는 A동물원에서 관람객과 30cm 거리에 있던 카멜레온을 가리키며 “영아들은 파충류를 만지기만 해도 살모넬라균(식중독균)에 감염될 위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대전에서 우리를 탈출한 퓨마 ‘뽀롱이’가 사살된 뒤 동물원 안전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실내동물원의 관리도 부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환경부에 따르면 전국에 등록된 실내동물원은 총 32곳. 대부분 도심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고 야생동물 먹이주기, 만지기 체험을 할 수 있어 가족 단위 관람객들이 많이 찾는다. 그러나 아이들이 많이 찾는 곳임에도 안전장치가 미흡해 사고의 위험이 있다. 실내동물원 관계자들은 “울타리 없이 노출된 동물은 순한 동물들”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장 씨는 “온순한 동물이라고 해도 위협을 느끼면 갑자기 공격성을 띨 수 있다”며 “사람이 자신을 만지는 것 자체가 동물들에게 큰 위협이자 스트레스”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찾은 동물원에서도 스트레스를 받아 정형행동(우리를 빙빙 도는 등 이유 없이 반복하는 행동)을 하는 동물들이 발견됐다. 실제로 안전사고가 일어나기도 한다. 5월 말 경기도에 사는 김모 씨(29·여)는 19개월 된 두 살배기 딸과 함께 C실내동물원을 찾았다. 김 씨의 딸은 먹이를 주려고 우리에 뚫어 놓은 구멍에 손을 넣었다가 토끼에게 물려 왼손 검지를 열 바늘 넘게 꿰맸다. 해당 동물원 관계자는 “토끼는 반려동물로도 키울 만큼 순한 종이고 구멍의 크기가 작아 사고를 예측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실내동물원에서 동물들에게 물리거나 할퀴었다는 글이 종종 올라온다. 영국 호주 등 동물원이 허가제로 운영되는 외국과 달리 우리나라 동물원은 등록제로 운영돼 일정 시설과 인력 기준만 갖추면 누구나 운영할 수 있다. 국제적 멸종위기종의 사육시설을 제외하고는 별도의 시설 규제도 받지 않는다.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 2018-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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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생동물들을 울타리도 없이…” 실내 동물원 안전 관리 실태

    “아이들이 오는 곳에 야생동물들을 울타리도 없이 풀어두다니…아찔하네요.” 28일 오후 경기도의 A 실내 동물원. 전시된 동물은 100종이 넘고 주말이면 1000명이 넘는 관람객이 찾는다. 이 곳에는 빈투롱(고양이과 동물)·카피바라(설치류) 등 대형견 크기의 동물을 비롯해 카멜레온·왈라비·고슴도치 등의 야생동물이 관람객과 채 1m도 안 되는 거리에 울타리조차 없이 전시돼 있었다. 관람객들이 동물을 만지고 쓰다듬었지만 제재하는 직원은 없었다. 서울의 B 실내 동물원에서는 손도 씻지 않고 긴코너구리 먹이주기 체험에 나선 관람객에게 ‘등을 쓰다듬어라’고 권유하기도 했다. 두 실내 동물원을 둘러 본 동물자유연대 활동가 장병진 씨(32)는 “빈투롱 같은 동물이 시민을 공격하면 큰 사고가 날 수 있다”며 “특히 면역력이 약한 아이들은 작은 동물에 물려도 인수(人獸) 공통 감염병에 걸릴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장 씨는 A 동물원에서 관람객과 30cm 거리에 있던 카멜레온을 가리키며 “영아들은 파충류를 만지기만 해도 살모넬라균(식중독균)에 감염될 위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대전에서 우리를 탈출한 퓨마 ‘뽀롱이’가 사살된 뒤 동물원 안전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실내 동물원의 관리도 부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환경부에 따르면 전국에 등록된 실내 동물원은 총 32곳. 대부분 도심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고 야생동물 먹이주기·만지기 체험을 할 수 있어 가족단위 관람객들이 많이 찾는다. 그러나 아이들이 많이 찾는 곳임에도 안전장치가 미흡해 사고의 위험이 있다. 실내 동물원 관계자들은 “울타리 없이 노출된 동물은 순한 동물들”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장 씨는 “온순한 동물이라고 해도 위협을 느끼면 갑자기 공격성을 띨 수 있다”며 “사람이 자신을 만지는 것 자체가 동물들에게 큰 위협이자 스트레스”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찾은 동물원에서도 스트레스를 받아 정형행동(우리를 빙빙 도는 등 이유 없이 반복하는 행동)을 하는 동물들이 발견됐다. 실제로 안전사고가 일어나기도 한다. 5월 말 경기도에 사는 김모 씨(29·여)는 19개월 된 두 살 배기 딸과 함께 C 실내 동물원을 찾았다. 김 씨의 딸은 먹이를 주려고 우리에 뚫어 놓은 구멍에 손을 넣었다가 토끼에게 물려 왼손 검지를 열 바늘 넘게 꿰맸다. 해당 동물원 관계자는 “토끼는 반려동물로도 키울 만큼 순한 종이고 구멍의 크기가 작아 사고를 예측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실내 동물원에서 동물들에게 물리거나 할퀴었다는 글이 종종 올라온다. 영국·호주 등 동물원이 허가제로 운영되는 해외국가와 달리 우리나라 동물원은 등록제로 운영돼 일정 시설·인력기준만 갖추면 누구나 운영할 수 있다. 국제적 멸종위기종의 사육시설을 제외하고는 별도의 시설 규제도 받지 않는다. 장 씨는 “동물원 관리 소홀 문제를 근본적으로 개선하려면 등록제에서 허가제로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 2018-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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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檢 “안희정 1심 재판부 ‘정조’거론 법령 위배”

    수행비서 김지은 씨(33)를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53)의 1심 무죄 판결에 불복해 항소한 검찰이 21일 항소이유서를 서울고법의 항소심 재판부에 제출했다. 본보가 입수한 항소이유서에 따르면 검찰은 1심의 판단이 잘못됐다며 안 전 지사의 유죄를 주장했다. 검찰은 1심 재판부가 △위력의 범위와 간음·추행죄의 성립 범위를 기존 대법원에 비해 좁게 해석했다는 점 △김 씨의 행동이 성폭력 피해자의 모습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잘못 판단했다는 점 등을 항소 이유로 언급했다. 특히 검찰은 1심 재판부가 성폭력 사건 재판에서 지켜야 할 법령을 어겼다고 지적하며 항소심 재판부에 “더 이상 이러한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엄정한 소송지휘권을 행사해 달라”고 촉구했다. 검찰은 1심 재판부가 김 씨에 대한 변호인단의 부적절한 반대 신문을 방치한 점, 재판 과정에서 ‘정조’를 거론한 점, 재판 비공개 요청을 불허해 김 씨가 2차 피해를 겪은 점 등을 문제 삼았다. 검찰 관계자는 “항소심에서는 재판부가 성폭력 재판이 지켜야 할 법령을 제대로 지켜줬으면 하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은 법원이 심리·재판 과정에서 피해자의 인격이나 명예가 손상되거나 사적인 비밀이 침해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검찰이 직접 재판 절차를 문제 삼으며 재판부에 소송지휘권의 엄정한 행사를 요구한 것은 이례적이다. 또한 검찰은 1심 재판부가 김 씨의 ‘피해자다움’을 인정하지 않은 것이 ‘합리적 의심이라 보기 어렵다’며 반박했다. 검찰은 항소이유서에 “원심은 김 씨가 안 전 지사의 비서로서 지시나 부름에 쉽게 거역하기 어려운 상황임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김 씨도 최근 한 기고문을 통해 “피해자다운 것이 업무를 외면하고 현실을 부정하며 사는 것인가”라고 주장했다. 1심 판결에 항소하지 않은 안 전 지사 측은 “1심 판결은 대법원의 기존 판례에 근거한 것”이라며 “재판부가 위력의 범위를 특별히 좁게 해석한 것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안 전 지사의 항소심 재판은 성폭력 전담부서인 서울고법 형사8부(부장판사 강승준)에 배당됐다.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 2018-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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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친 서울 집값에… 부모 얹혀사는 ‘캥거루 신혼’ 는다

    11월 결혼할 예정인 권모 씨(26·여)는 최근 서울 중랑구의 ‘예비시댁’으로 이사했다. 치솟는 서울 집값을 감당할 자신이 없어 예비신랑과 함께 고민을 거듭한 끝에 내린 결정이다. 시부모는 처음에는 난색을 표했지만 두 사람의 생각이 확고하다는 것을 알고는 방 한 칸을 내줬다. 권 씨는 “주변에서 시집살이를 말리는 사람이 많았지만 ‘미쳤다’는 말밖에 안 나오는 서울 집값을 감당할 여력이 없었다”며 “1, 2년 정도 시부모와 함께 살면서 돈을 모으다가 주택 청약에 성공하면 분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단칸방 신혼’은 집들이 생략 서울을 중심으로 집값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결혼 문화가 바뀌고 있다. 자발적으로 시댁·처가에서 결혼생활을 시작하는 ‘캥거루 신혼’이 늘어나는 것이 대표적인 변화다. 12월 결혼 예정인 김모 씨(37·여)는 서울 동작구의 시댁에 신방을 꾸리기로 했다. 시부모와의 마찰이 걱정되기도 하지만 서울은 전세도 너무 비싸 돈을 마련할 수 없기 때문. 결국 김 씨와 예비신랑은 무리하게 빚을 내 전세를 구하느니 부모 집에 얹혀살며 시작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김 씨는 “빨리 돈을 모으고 나간다는 조건으로 시부모에게서 허락을 받아 합가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원룸이나 오피스텔에서 신혼생활을 시작하는 ‘단칸방 신혼생활’이 흔해지면서 신혼 집들이를 생략하는 커플도 많아지고 있다. 서대문구의 33.3m²(10평) 규모 오피스텔에서 신혼생활을 시작한 임모 씨(29·여)는 신혼 집들이를 하지 않기로 했다. 임 씨는 “손님이 적어도 5, 6명은 올 텐데 집이 비좁아 집들이를 할 수가 없다”며 “친척, 친구들에게 ‘거실이 있는 집으로 이사 가면 초대하겠다’고 양해를 구했다”고 말했다. 혼자 자취하던 오피스텔에서 신혼을 시작하기로 한 A 씨(29)는 “새 집으로 이사하지 않고 살던 방에서 시작하는데 구태여 집들이를 하기가 머쓱해 생략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현금 예단=집값 10%’ 공식 깨져 ‘현금 예단=집값의 10%’라는 암묵적인 공식도 깨지고 있다. 신랑이 집을 마련하는 경우 신부는 집값의 10%를 현금으로 시댁에 전달하는 것이 관행이었다. 그러나 집값이 치솟으면서 현금 예단비도 덩달아 오르자 ‘10% 룰’을 포기하고 적당한 선에서 돈을 준비하는 신부가 많다. 내년 초 결혼을 앞두고 있는 예비신부 B 씨는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시부모가 아들의 신혼집으로 내주려고 몇 년 전 3억 원대에 구입한 서대문구 아파트가 최근 6억5000만 원까지 오른 것. ‘집값 10%’ 공식대로라면 3000만 원 선이었던 현금 예단이 두 배가 넘는 6500만 원으로 불어난다. 고민하던 B 씨는 주변 사람들의 조언을 받아 4000만∼5000만 원 선에서 현금 예단을 준비하기로 했다. 예단, 예물, 웨딩 패키지 등을 간소화하는 ‘스몰 웨딩’은 더욱 보편화되고 있다. 부모가 먼저 스몰 웨딩을 권하기도 한다. 올 12월 결혼하는 이모 씨(26)는 “한 푼이라도 아껴 얼른 집을 사라는 양가 부모의 의견대로 예단, 예물은 생략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웨딩 컨설팅 업체 ‘다이렉트 결혼 준비’ 장용준 대표는 “이전에는 양가 부모가 스몰 웨딩에 반대하는 일이 흔했지만 요즘은 ‘생략하고 집값에 보태라’며 먼저 권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부모 집 물려받으려 ‘효도 계약서’까지 이달 말 결혼하는 정모 씨(30)는 최근 전세계약 잔금을 모두 치렀다. 힘들게 전셋집을 구했지만 전세자금으로 대출받은 2억 원을 갚아나갈 생각에 막막하다. 정 씨는 “시작부터 빚을 깔고 앉은 듯한 느낌”이라며 “집값만 아니었어도 훨씬 풍족했을 텐데 빠듯하게 신혼생활을 시작해야 하는 현실이 씁쓸하다”고 말했다. 이렇다 보니 부모의 집을 물려받기 위해 ‘눈치 보기 효도’에 나서는 젊은 부부들이 종종 있다. 집을 물려받을 때 ‘한 달에 2회 이상 부모 방문’, ‘한 달에 2회 이상 부모에게 연락’ 등 조건이 담긴 ‘효도 계약서’를 쓰는 경우까지 있다고 한다. 박정국 KEB하나은행 상속증여센터 세무사는 “법적 효력을 갖는 효도 계약서 작성에 대한 상담 문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계약을 지키지 않으면 부동산이 부모에게 환수된다”고 말했다.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 2018-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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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금 예단=집값 10%’ 공식 옛말…집값 폭등에 바뀌는 결혼문화

    11월 결혼 예정인 권모 씨(26·여)는 최근 서울 중랑구의 ‘예비시댁’으로 이사했다. 치솟는 서울 집값을 감당할 자신이 없어 예비신랑과 함께 고민을 거듭한 끝에 내린 결정이다. 시부모는 처음에는 난색을 표했지만 두 사람의 생각이 확고하다는 것을 알고는 방 한 칸을 내줬다. 권 씨는 “주변에서 시집살이를 말리는 사람이 많았지만 ‘미쳤다’는 말 밖에 안 나오는 서울 집값을 감당할 여력이 없었다”며 “1, 2년 정도 시부모와 함께 살면서 돈을 모으다가 주택 청약에 성공하면 분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늘어나는 ‘캥거루 신혼’… ‘단칸방 신혼’은 집들이 생략 서울을 중심으로 집값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결혼 문화가 바뀌고 있다. 자발적으로 시댁·처가에서 결혼생활을 시작하는 ‘캥거루 신혼’이 늘어나는 것이 대표적인 변화다. 12월 결혼 예정인 김모 씨(37·여)는 서울 동작구의 시댁에 신방을 꾸리기로 했다. 시부모와의 마찰이 걱정되기도 하지만 서울은 전세도 너무 비싸 돈을 마련할 수 없기 때문. 결국 김 씨와 예비신랑은 무리하게 빚을 내 전세를 구하느니 부모 집에 얹혀살며 시작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김 씨는 “빨리 돈을 모으고 나간다는 조건으로 시부모에게서 허락을 받아 합가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원룸·오피스텔에서 신혼생활을 시작하는 ‘단칸방 신혼생활’이 흔해지면서 신혼 집들이를 생략하는 커플도 많아지고 있다. 서대문구의 33.3㎡(10평) 규모 오피스텔에서 신혼생활을 시작한 임모 씨(29·여)는 신혼 집들이를 하지 않기로 했다. 임 씨는 “손님이 적어도 5,6명은 올 텐데 집이 비좁아 집들이를 할 수가 없다”며 “친척·친구들에게 ‘거실이 있는 집으로 이사 가면 초대하겠다’고 양해를 구했다”고 말했다. 혼자 자취하던 오피스텔에서 신혼을 시작하기로 한 A 씨(29)는 “새 집으로 이사하지 않고 살던 방에서 시작하는데 구태여 집들이를 하기가 머쓱해 생략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현금 예단=집값 10%’ 공식 깨져 ‘현금 예단=집값의 10%’라는 암묵적인 공식도 깨지고 있다. 신랑이 집을 마련하는 경우 신부는 집값의 10%를 현금으로 시댁에 전달하는 것이 관행이었다. 그러나 집값이 치솟으면서 현금 예단비도 덩달아 오르자 ‘10% 룰’을 포기하고 적당한 선에서 돈을 준비하는 신부들이 많다. 내년 초 결혼을 앞두고 있는 예비신부 B 씨는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시부모가 아들의 신혼집으로 내주려고 몇 년 전 3억 원대에 구입한 서대문구 아파트가 최근 6억5000만 원까지 오른 것. ‘집값 10%’ 공식대로라면 3000만 원선이었던 현금 예단이 두 배가 넘는 6500만 원으로 불어난다. 고민하던 B 씨는 주변 사람들의 조언을 받아 4000만~5000만 원선에서 현금 예단을 준비하기로 했다. 예단·예물·웨딩 패키지 등을 간소화하는 ‘스몰 웨딩’은 더욱 보편화되고 있다. 부모가 먼저 스몰 웨딩을 권하기도 한다. 올 12월 결혼하는 이모 씨(26)는 “한 푼이라도 아껴 얼른 집을 사라는 양가 부모의 의견대로 예단·예물은 생략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웨딩 컨설팅 업체 ‘다이렉트 결혼준비’ 장용준 대표는 “이전에는 양가 부모가 스몰 웨딩에 반대하는 일이 흔했지만 요즘은 ‘생략하고 집값에 보태라’며 먼저 권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부모 집 물려받으려 ‘효도 계약서’까지 이달 말 결혼하는 정모 씨(30)는 최근 전세계약 잔금을 모두 치렀다. 힘들게 전셋집을 구했지만 전세자금으로 대출 받은 2억 원을 갚아나갈 생각에 막막하다. 정 씨는 “시작부터 빚을 깔고 앉은 듯한 느낌”이라며 “집값만 아니었어도 훨씬 풍족했을 텐데 빠듯하게 신혼생활을 시작해야 하는 현실이 씁쓸하다”고 말했다. 이렇다보니 부모의 집을 물려받기 위해 ‘눈치 보기 효도’에 나서는 젊은 부부들이 종종 있다. 집을 물려받을 때 ‘한 달에 2회 이상 부모 방문’, ‘한 달에 2회 이상 부모에게 연락’ 등 조건이 담긴 ‘효도 계약서’를 쓰는 경우까지 있다고 한다. 박정국 KEB하나은행 상속증여센터 세무사는 “법적 효력을 갖는 효도 계약서 작성에 대한 상담 문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계약을 지키지 않으면 부동산이 부모에게 환수된다”고 말했다.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 2018-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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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화점 VIP로 위장 ‘주차장 카멜레온’

    서울에 사는 이모 씨(37)는 1월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를 통해 A백화점의 ‘VIP 주차 스티커’를 구입했다. 1년 이용권 가격은 45만 원. 적지 않은 금액이지만 이 씨가 구입한 스티커를 붙인 차량은 A백화점의 모든 지점에서 하루 5시간씩 무료 주차가 가능하고 대리 주차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쇼핑과 외식을 위해 주말에 명동과 잠실 일대를 자주 찾는다는 이 씨는 “금액이 만만찮지만 도심 나갈 때마다 주차난에 시달리느니 주차 스티커를 사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극심한 도심 주차난에 일부 시민이 백화점과 시내 면세점의 VIP 주차 스티커를 사서 붙이는 ‘꼼수’까지 동원하고 있다. 백화점 주차 관리의 빈틈을 노려 VIP로 위장한 ‘주차장 카(Car)멜레온’들은 주로 인터넷 중고 사이트를 통해 주차 스티커를 구입한다. 올해 인터넷 중고 사이트에 올라온 주차 스티커 거래 게시물은 수십 건에 이른다. 주로 거래되는 A백화점의 주차 스티커는 등급에 따라 ‘특정 지점·일일 3시간 무료 주차, 대리 주차 미제공’부터 ‘전 지점·영업시간 내내 무료 주차, 대리 주차 제공’까지 4단계로 혜택이 나뉜다. 가장 낮은 등급은 5만∼10만 원, 가장 높은 등급은 75만∼100만 원 선에서 거래된다. 주차권을 산 사람들은 ‘도심 주차 지옥 때문에 마지못해 선택한 방법’이라고 말한다. 도심에 주차하려면 시간이 많이 걸릴 뿐 아니라 주차요금 역시 만만치 않다. 백화점·시내면세점은 도심에 위치한 곳이 많고 VIP 주차 구역이 따로 마련돼 있어 여러모로 편리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일요일인 16일 오후 서울 중구 A백화점 앞에는 지하주차장으로 진입하려는 차량이 줄지어 서 있었다. 만차 상태인 주차장으로 진입하려면 30∼40분을 기다려야 했다. 그러나 지하주차장 입구 옆에 위치한 VIP 주차장 1층은 곳곳이 비어 있었다. 또 백화점에서 도보로 5분 거리에는 면세점 VIP 고객을 위한 주차장이 따로 마련돼 있다. 이곳은 줄을 설 필요 없이 바로 진입이 가능하고 주차 공간도 50대 이상 남아 있었다. 다른 대도시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VIP 주차권을 사려다 실패했다는 부산시민 정모 씨(23)는 “도심부인 서면에서는 백화점 앞에서 주차장까지 내려가는 데 30분이 걸린다”고 토로했다. A백화점은 홈페이지를 통해 2016년부터 ‘우수고객 주차권을 양도하면 회원 자격이 박탈된다’고 공지하고 있다. A백화점 관계자는 “주차권을 양도해선 안 된다고 해마다 알리고 있는데도 좀처럼 근절되지 않아 난감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 2018-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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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VIP 스티커 삽니다”…백화점 주차장 빈틈 노리는 ‘카(Car)멜레온’들

    서울에 사는 이모 씨(37)는 1월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를 통해 A백화점의 ‘VIP 주차 스티커’를 구입했다. 1년 이용권 가격은 45만 원. 적지 않은 금액이지만 이 씨가 구입한 스티커를 붙인 차량은 A백화점의 모든 지점에서 하루 5시간씩 무료 주차가 가능하고 대리 주차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쇼핑과 외식을 위해 주말에 명동과 잠실 일대를 자주 찾는다는 이 씨는 “금액이 만만치 않지만 도심 나갈 때마다 주차난에 시달리느니 주차 스티커를 사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극심한 도심 주차난에 일부 시민들이 백화점과 시내 면세점의 VIP 주차 스티커를 사서 붙이는 ‘꼼수’까지 동원하고 있다. 백화점 주차 관리의 빈틈을 노려 VIP로 위장한 ‘주차장 카(Car)멜레온’들은 주로 인터넷 중고 사이트를 통해 주차 스티커를 구입한다. 올해 인터넷 중고 사이트에 올라 온 주차 스티커 거래 게시물은 수십 건에 이른다. 주로 거래되는 A백화점의 주차 스티커는 등급에 따라 ‘특정 지점·일일 3시간 무료주차, 대리 주차 미제공’부터 ‘전 지점·영업시간 내내 무료주차, 대리 주차 제공’까지 4단계로 혜택이 나뉜다. 가장 낮은 등급은 5만~10만 원, 가장 높은 등급은 75만~100만 원 선에서 거래된다. 주차권을 산 사람들은 ‘도심 주차 지옥 때문에 마지못해 선택한 방법’이라고 말한다. 도심에 주차하려면 시간이 많이 걸릴 뿐 아니라 주차요금 역시 만만치 않다. 백화점·시내면세점은 도심에 위치한 곳이 많고, VIP 주차 구역이 따로 마련돼 있어서 여러모로 편리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일요일인 16일 오후 서울 중구 A백화점 앞에는 지하주차장으로 진입하려는 차량이 줄지어 서있었다. 만차 상태인 주차장으로 진입하려면 30~40분을 기다려야 했다. 그러나 지하주차장 입구 옆에 위치한 VIP 주차장 1층은 곳곳이 비어 있었다. 또 백화점에서 도보로 5분 거리에는 면세점 VIP 고객을 위한 주차장이 따로 마련돼 있다. 이곳은 줄을 설 필요 없이 바로 진입이 가능하고 주차 공간도 50대 이상 남아 있었다. 다른 대도시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VIP 주차권을 사려다 실패했다는 부산시민 정모 씨(23)는 “도심부인 서면에서는 백화점 앞에서 주차장까지 내려가는 데 30분이 걸린다”고 토로했다. A백화점은 홈페이지를 통해 2016년부터 ‘우수고객 주차권을 양도하면 회원 자격이 박탈된다’고 공지하고 있다. A백화점 관계자는 “주차권을 양도해선 안 된다고 해마다 알리고 있는데도 좀처럼 근절되지 않아 난감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 2018-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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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신선 뒤엉킨 ‘기우뚱 전봇대’… 주민 호소에도 1년반 방치

    “전봇대를 이대로 방치하는 것은 미친 짓입니다. 태풍이라도 왔으면 큰일 났을 거예요.” 11일 오후 서울 중구의 한 골목길. 주택과 식당, 호텔이 밀집해 있어 시민들과 외국인 여행객의 통행이 잦은 곳이다. 그런데 골목 길가에는 높이 6m, 밑지름 약 13cm의 전봇대가 오른쪽으로 10도가량 기운 채 서 있었다. 전봇대가 세워져 있는 콘크리트 바닥도 금이 가 있었다. 전봇대를 살펴본 홍준희 가천대 에너지IT학과 교수는 황당하다는 표정이었다. 이 전봇대에는 통신선이 마구 얽혀 있었고 통신선 뭉치는 골목 끝자락까지 100m가량 이어져 있다. 홍 교수는 “전봇대가 넘어지면 행인이나 차량을 덮칠 수 있고 100kg 넘는 선 무더기가 떨어져 골목을 걷던 사람이 다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전봇대에서 각각 60m, 100m가량 떨어진 곳에 설치된 전봇대 2개도 통신선으로 연결돼 있다. 60m 떨어진 전봇대 역시 오른쪽으로 4.5도가량 기울어 있었다. 10도 기울어 있는 전봇대가 넘어진다면 다른 2개의 전봇대도 연쇄적으로 쓰러질 수 있다고 홍 교수는 분석했다. 100m 떨어진 전봇대에는 전기선도 연결돼 있다. 주변 건물의 지붕은 비닐 등 가연성 물질로 덮여 있어 전봇대가 넘어지면 대형 화재와 감전 사고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홍 교수가 “미친 짓”이라는 격한 표현을 쓴 이유다. 골목 주민들은 지난해 4월경부터 지속적으로 중구에 민원을 제기해 왔다. 직접 중구에 민원을 넣었다는 50대 주민 오모 씨는 “전봇대가 너무 많이 기울어 있어 강한 바람이라도 불면 쉽게 쓰러질 것 같아 불안하다”고 말했다. 이어 “구청에 민원을 넣어도 아무 조치가 없다. 상도유치원도 이러다 무너진 것 아니냐”고 불만을 터뜨렸다. 골목과 인접한 충무파출소는 주민들의 민원을 세 차례 구청에 전달했다. 파출소의 한 경찰관은 “특히 태풍 솔릭이 수도권을 지나갈 것이라는 예보가 있었던 8월 말 주민들의 걱정이 커서 구청에 민원을 넣었지만 별 조치가 없었다”고 말했다. 사실 중구는 지난해 1월부터 전봇대의 위험성을 인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 전봇대가 누구 소유인지 불분명하고 사유재산이라 강제로 조치할 권한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 전봇대엔 여러 통신사의 통신 케이블이 거치돼 있는데 소유자가 파악되지 않은 상태다. 중구 관계자는 “민원을 접수한 이후 관내 모든 통신사에 ‘위험 전봇대의 정비 및 안전조치를 요청한다’는 취지의 공문을 보냈지만 ‘전봇대가 우리 것’이라고 나선 통신사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마침내 올 7월 A통신사가 “고객 서비스 차원에서 전봇대를 다시 세우겠다”고 나섰다. A통신사는 기울어진 전봇대를 뽑아서 다시 설치하고, 통신선의 무게를 분산하기 위해 30m 거리에 전봇대를 하나 더 세우기로 하고 중구에서 굴착 허가를 받았다. 그런데 이번에는 새로 세울 전봇대 근처의 호텔이 반대하고 나섰다. 호텔 관계자는 “전봇대가 설치되면 미관상 안 좋은 데다 소음, 진동 때문에 영업에 방해가 된다”며 “충분한 설명과 설득 없이 건물 옆에 전봇대를 세우는 건 곤란하다”고 말했다. A통신사는 난감한 상황이 됐다. 통신선을 땅 아래 매설하는 지중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만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A통신사는 “지중화는 최후의 방안”이라고 말했다. 본보가 취재에 착수하자 중구 측은 11일 다시 현장을 둘러보고 새 전봇대를 설치할 다른 장소를 물색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중구가 전봇대를 강제로 철거하고 새로 세울 권한은 없지만 구에서 적극 나서서 인근 주민들과 조율하면 해결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 2018-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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