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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은 자고 있을 때, 어떤 사람은 깨어 있어야 하지. 그래야 세상이 돌아가는 거 아닌가.’ 햄릿에 나오는 대사다. 산업화가 진행되고 인간의 삶이 더 복잡해지면서 24시간 사회가 됐다. 전기와 전구의 발명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밤을 낮처럼 환히 밝힐 수 있게 되면서 3교대 24시간 근무가 가능해진 것. 우리나라 노동자 10명 중 1명은 야간근무를 하고 있다. 제조업 외에도 방송, 언론, 의료, 접객업 등에도 주야간 교대근무와 불규칙적인 근무가 일상화돼 있다. 주야간 교대근무는 우리 몸의 정상적인 생체리듬을 파괴한다. 야간교대 근무자들은 소화기질환을 흔히 호소하고, 우울증과 심장질환 발병 위험이 2∼3배 높다. 야간교대근무는 일주기리듬을 교란하고 면역력을 약화시켜 암 발병 위험도 높인다. 야간근무를 오래한 간호사, 비행기 여승무원 대상 연구에서 유방암 발병률이 60% 높았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2007년 국제암연구소는 교대근무를 2급 발암물질로 규정하기도 했다. 2013년 대법원은 야간교대근무를 해온 자동차공장 노동자의 수면장애를 산업재해로 인정했다. 또 야간근무, 초과근무에 시달리다가 수면무호흡증으로 사망한 노동자의 산재 신청도 인정했다. 하지만 야간교대근무는 현대사회에서 피할 수 없는 근로형태가 됐다. 이런 근무형태를 가능한 한 줄이는 것이 필요하며, 이와 함께 수면의학의 연구결과를 활용해 교대근무로 인한 건강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 사람의 생체시계는 조금씩 늦어지는 경향을 보이므로 주간근무-저녁근무-야간근무 순서로 순환하는 형태로 근무일정을 짜는 것이 그 반대로 하는 것보다 적응하기 쉽다. 순환하는 형태보다는 3개월 이상의 주기로 주간근무와 야간근무를 교대하도록 하면 몸이 더 쉽게 적응한다. 야간근무시간은 8시간을 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야간근무 중 졸다가 생기는 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는 밝은 조명 아래에서 작업하는 것이 좋다. 또 아침에 퇴근할 때는 선글라스를 착용해 밝은 빛에 노출되는 것을 최소화해야 이어지는 낮 시간 수면을 취하는 데 무리가 없다. 소화기장애를 줄이기 위해서는 지방을 피하고 단백질과 탄수화물 위주의 식단을 짜야하고, 야간근무 후 잠들기 전에는 과식을 피해야 한다. 야간교대근무를 하다 보면 배우자와 자녀들과 접촉하는 시간이 줄면서 고립감을 느끼고 우울증, 불안증 등 정신적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 따라서 2, 3일에 한 번은 반드시 가족과 함께 식사하는 시간을 만들고 여가활동도 가족 중심으로 구성해야 한다. 수면무호흡증, 하지불안증후군과 같은 수면질환이 있으면 교대근무로 인한 불면증과 피로감이 더 심해지므로 적극적인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사업주는 교대 근무하는 노동자의 수면장애를 포함한 건강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한 교육과 근무일정 조정 등에 적극적으로 임해야 한다.신홍범 박사}

요즘 건강한 사람을 더욱 건강하게 만드는 종합건강검진이 다양해서 참 좋아 보입니다. 양전자단층촬영(PET-CT) 등이 포함된 최신 검사의 경우 2박 3일 코스로 수백만 원 하는 VIP 종합검진도 있습니다. 문제는 비쌀수록 방사선에 과다 노출된다는 것입니다. 최근 시민방사능감시센터는 암 정밀 검진과 숙박검진의 경우 일반 기본 검진에 비해 방사선 평균 피폭량이 각각 11.2mSv(밀리시버트), 24.8mSv로 나타났다고 밝혔습니다. 그 주범의 가장 대표적인 것이 컴퓨터단층촬영(CT)입니다. CT는 X-선을 인체에 여러 각도로 투과시켜 이를 컴퓨터로 영상화하는 촬영기법입니다. X-선 발생 장치가 있는 원형의 큰 기계에 들어가서 촬영합니다. CT는 평균 10mSv 양의 방사선을 우리 인체에 쏘는 방사선 기기입니다. 물론 부위마다 달라 복부의 경우 약 8mSv, 흉부는 5∼6mSv, 두부는 1∼2mSv 정도 됩니다. 유전자 변이 등 몸에 나쁜 영향을 주는 방사선 피폭량이 100mSv 이상인 것을 감안하면 위험한 수준은 아니지만 자주 찍는다면 조심해야 됩니다. 흔히 찍은 가슴사진의 방사선량이 0.3mSv 정도이므로 한 번 CT를 찍을 때 무려 33배에 가까운 방사선을 쬐는 것입니다. 더구나 CT검사 시 더 선명한 화질이 보이도록 하기 위해 방사선량을 늘려야만 합니다. 그러나 126 슬라이스, 256 슬라이스라는 것은 CT를 한 번 찍을 때 126장의 영상을 얻거나 256장을 영상을 얻는다는 것으로 그 숫자가 높다고 방사선량이 증가하는 것은 아닙니다. 숫자가 높을수록 영상의 질을 높여 작은 크기의 질환을 발견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다행이 최근엔 많은 CT 업체에서 방사선 피폭량을 대폭 줄인 저선량 CT를 속속 내놓고 있습니다. GE헬스케어의 디스커버리CT750HD, 필립스의 IMR CT 등은 방사선 피폭량은 기존 장비 대비 최대 80%까지 줄이는 동시에 해상도는 오히려 높였습니다. 이는 영상 이미지를 재구성시키는 소프트웨어 덕분입니다. 또 가장 최근에 나온 IMR, 레볼루션 CT는 낮은 선량으로도 심장과 같은 움직이는 장기의 모습을 선명하게 찍습니다. IMR는 국내에 도입했고 레볼루션 CT는 올해 중 도입 예정입니다. 지멘스의 소마톰 데피니션 플래시도 방사선량을 최대 60%까지 감소시켰고 부위별 촬영은 0.6초, 전신촬영은 5초, 심혈관은 0.25초로 빠른 검사가 가능합니다. 도시바 Aquilion ONE도 기존 검사 대비 최대 75%까지 선량을 줄였습니다. 회전 속도를 향상시킨 Aquilion ONE ViSION Edition도 하반기에 도입해 심장혈관검사에 활용할 예정입니다. 그러나 이렇게 좋은 기기들이 속속 나와도 영상진단으로 얻어질 수 있는 이득과 방사선 노출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성을 자세히 따져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 CT를 찍는다면 방사선 노출량이 어느 정도인지를 담당 의료진에게 꼭 물어보시길 바랍니다. 이진한 의사·기자 likeday@donga.com}

수술 없이 자궁 근종을 치료하는 ‘자궁동맥색전술’이 여성들을 자궁적출 공포로부터 해방시켜 주고 있다. 자궁근종은 35세 이상 임신 가능 여성의 20∼40%가 가지고 있는, 여성생식기에서 가장 흔한 종양이다. 자궁근종은 위치, 크기, 개수에 따라서 다양한 증상을 일으키는데 비정상 출혈, 생리통, 골반 불편감, 빈혈, 빈뇨, 변비 등이 오기도 한다. 치료 방법은 약물요법으로 호르몬제를 주로 사용하는데 근본적인 치료는 자궁을 수술로 제거하는 방법이다. 그러나 여성은 자궁 제거가 여성성 상실로 이어지는 것에 두려움을 갖고 있다. 따라서 최근에 자궁을 제거하지 않고 보존할 수 있는 안정적인 비수술적 요법이 각광을 받고 있다. 현재 ‘자궁동맥색전술’이 대표적인 자궁보존시술이다. 이 시술은 먼저 사타구니에 국소마취를 한 뒤 3mm 크기로 피부를 작게 절개한다. 그 부위 혈관에 긴 관을 자궁동맥까지 연결해 작은 알갱이를 이용해 자궁동맥을 막는 치료법이다. 이 시술은 자궁에 발생한 근종을 자체 소멸시키는 시술로 인터벤션(중재)영상의학의 최신 치료기술이다. 자궁동맥색전술은 1995년부터 근종치료에 사용됐으며 2008년부터 ‘국제산부인과학회’에서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방법으로 인정돼 미국은 연간 3만건 이상 시술하고 있다.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강성권 인터벤션 센터장은 “현재 근종 치료의 경우 미국과 유럽은 자궁동맥색전술이 가장 효과적인 치료 방법으로 정착됐다”면서 “국내에도 여러 치료법이 시도되지만 비수술 환자 비율이 늘면서 자궁동맥색전술이 보편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강 센터장은 “최근엔 근종이 클 경우 호르몬 약물 치료로 크기를 줄여서 자궁동맥색전술을 시행하고 있다”며 향후 여러가지 치료 방법을 병행하는 시술이 다양하게 시도될 것으로 전망했다. 기존 비수술적 요법에는 고주파로 태워 없애는 시술과 초음파로 근종을 파괴하는 하이푸 시술이 있는데 고주파 치료법은 다발성 근종일 경우 수차례 시술이 필요해 환자가 힘들 수 있다. 시술비용은 250만 원 정도. 또 하이푸는 효과 검증을 좀 더 지켜봐야 하며 시술비용도 500만 원 이상으로 비싼 점이 단점이다. 자궁동맥색전술은 기존 시술과 달리 근종을 굶겨 없애는 최신 치료법으로 근종으로 가는 영양분과 산소를 차단하여 종양(근종)을 괴사시키는 것이다. 다발성 근종도 한 번의 시술로 제거가 가능하며 재발 가능성도 희박하다. 또한 55만∼60만 원 정도의 저렴한 시술비용과 수면마취로 시술시간이 1시간 내로 짧고 회복기간이 빠르다. 자궁적출 등 물리적 제거가 아닌 혈관조명 장비를 사용한 자체 소멸 색전술이기 때문에 환자의 부담을 덜 수 있다. 무엇보다 가장 큰 장점은 자궁을 제거하지 않고 보존할 수 있어서 여성성 상실감에 대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치료 효과는 3∼6개월 사이에 근종의 크기가 원래 크기의 평균 50%까지 크기가 줄어들면서 증상이 좋아지며 통계를 보면 10명 중 9명은 증상의 호전이 있다. 건강보험정책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5년 사이 자궁근종 환자가 20% 이상 크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20, 30대 가임기 여성 환자 수가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30, 40대 환자 비율도 70%에 달해 여성들의 자궁근종에 대한 관심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이에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은 젊은여성층을 대상으로 자궁근종 예방캠페인을 전개하기로 하고 자궁질환 예방을 위한 식습관과 정기적인 검진 프로그램을 마련해 운영할 계획이다.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우리나라 사람은 ‘피곤해 죽겠다’는 무서운 말을 입버릇처럼 달고 산다. 억지로 시간을 내야만 운동할 수 있고 늦은 시간까지 휴식을 취하지 못하는 우리나라 사람은 늘 피로하다. 항상 피곤하지만 피로가 병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가 소홀히 넘겨버린 피로에는 분명 이유가 있고 그 원인을 찾아 해결하지 않으면 ‘피곤해 죽겠다’는 말은 사실이 될 수도 있다. 노벨의학상 후보를 선정하는 스웨덴 왕립 의대 박사이자 다양한 방송 매체의 의학 패널로 출연 중인 저자는 스웨덴 사람들의 건강한 삶에 주목하고, 스웨덴 건강법의 핵심을 ‘피로를 만들지 않는 삶’에서 찾는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 스스로의 몸 상태를 체크하고 피로의 원인을 찾기 위한 방안에 대해 집중적으로 설명한다. 저자는 오래 사는 것보다 얼마나 건강하게 오래 사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이제 ‘어떻게 해야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는가’에 대한 답을 찾을 차례이다. 이 책은 스웨덴의 의식주와 제도를 통해 그들의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소개하고, 우리나라 사람들이 느끼는 피로의 9가지 원인을 집중분석하며, 피로를 해소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들을 제시한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류머티스 관절염은 폐나 심혈관에 생기는 합병증으로 사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건국대병원 류마티스내과 이상헌 교수는 류머티스 관절염 분야에선 ‘23년간 임상 진료 및 기초 연구를 해온’ 이 분야 전문가다. 그는 21일 “류머티스 관절염은 손과 발 관절에 통증을 일으키는 병으로 알고 있지만 실제로는 온몸 구석 침투해서 폐질환, 심근경색 등 여러 합병증을 불러일으킨다”면서 “관절파괴로 인한 장애 외에도 생명까지 위협할 수도 있는 전신 자가면역질환이다”라고 말했다. 다행히 류머티스 관절염은 예전과는 달리 조기 진단이 가능하다. 이 교수는 “요즘은 류머티스 관절염이 발생할 것을 예측할 수 있는 조기 진단항체 (항CCP항체) 검사라는 혈액검사를 통해 조기 진단이 가능하다”면서 “조기 진단되면 조기 치료로 온몸으로 불이 번지기 전에 미리 끄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이 질환에 걸렸을 때는 어떻게 치료해야 될까? 이 교수는 최근 들어 치료성적이 우수한 약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어 환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어졌다고 말한다. 류머티스 관절약의 가장 대표적인 생물학적 제제로 널리 쓰이는 약제는 ‘TNF 억제제’. 벌써 국내에 도입된 지도 10여 년이 지났을 정도로 대표적인 약이다. 또 최근엔 TNF억제제에서 가장 문제되는 부작용인 ‘결핵’의 발생을 줄인 ‘오렌시아’ 같은 약도 나왔다. 이 약은 자가면역 초기단계에서 활성화되는 T림프구를 타깃으로 하는 표적 치료제로 기존 생물학적 제제에 비해 면역활성 초기단계에 작용해 폭넓은 치료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렌시아는 정맥주사와 피부 밑에 놓는 주사제가 모두 가능해 편의성도 높다. 류머티스 약들은 평생 쓰는 경우가 많지만 경우에 따라 약제 중단이 가능한 경우도 있다고 이 교수는 언급했다. 이 교수는 “환자에게 3년 정도 생물학적 주사제로 치료해보고 잘 조절되면 약을 줄이다가 끊어도 괜찮은 경우도 있다”면서 “약제 중단 후 약 30∼40%에선 재발이 되는데 이 경우엔 약을 사용하면 다시 듣는 경우가 대부분이다”라고 말했다. 다행히 류머티스 약들은 항생제처럼 내성이 생기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류머티스 관절염의 원인으로는 감기나 독감 바이러스, 흡연, 치주염을 일으키는 세균 등이 많이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최근에 미세먼지와 스모그 또는 스트레스도 류머티스 관절염 원인에 상당 부분 관여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최근엔 젊은층에서도 질환이 많이 발생한다. 또 이 교수는 “질환 예방을 위해서는 피곤할 때는 충분히 수면을 취하고 특히 류머티스 환자 중에 치주질환이 있는 경우가 많으므로 평소에 금연뿐 아니라 잇몸관리, 스케일링 등으로 치주질환 예방에 신경을 써야 된다”고 말했다.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호흡기 안전에 비상등이 켜졌다. 질병관리본부는 최근 ‘황사대비 건강수칙’을 발표하고 황사가 심한 날엔 호흡기 질환자와 노약자, 어린이는 외출을 삼갈 것을 권했다. 여기에 지난겨울부터 꾸준히 뉴스에 오르내린 미세먼지, 그리고 곧 이어질 꽃가루까지 호흡기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영유아들은 호흡기 질환에 쉽게 노출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6세 미만 소아의 약 70%가 호흡기계통 질병으로 병원을 내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균, 바이러스 등으로 인한 호흡기 질환들 호흡기 질환은 공기를 들이마시고 내뱉는 과정에서 공기 중에 포함된 알레르기 유발물질로 인해 발생하거나 세균, 바이러스 등이 체내에 침투하면서 염증을 일으킬 때 나타난다. 특히 최근엔 급성 호흡기 바이러스인 메타뉴모바이러스(hMVP)가 유행하고 있다. 메타뉴모바이러스는 주로 면역력이 약한 1∼3세 소아 환자에게 발병하며 목감기와 비슷한 기침, 호흡곤란 등이 주요 증상이다. 이 호흡기 바이러스는 주로 3∼4월에 환자가 가장 많다. 상계백병원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는 3∼4월 바이러스 발생 비율이 평소보다 2배가량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메타뉴모바이러스는 천식성 기관지염이나 영유아 천식과 관련이 있어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기침과 같은 호흡기 증상이 나타나면 염증이 악화되지 않도록 개인위생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이 바이러스는 세균성이 아니기 때문에 불필요한 항생제 치료는 삼가는 게 좋다. 예방백신도 없어 일상생활에서 관리를 철저히 하는 등 주의가 필요하다. 한편 감기로 오인하기 쉬운 바이러스 수막염은 장 바이러스의 일종인 엔테로 바이러스를 통해 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무더운 5∼8월 사이에 유행하며 고열과 두통, 구역질, 후두부 경직, 콧물 등 초기 증상이 감기와 유사하다. 면역력이 약한 영유아들은 바이러스 수막염에 걸리면 열이 나고 잘 먹지 못하며, 구토를 하거나 피부에 발진이 날 수 있다. 발병 시 손과 발, 입에 염증이나 발진 등이 일어나 수족구병을 일으키기도 한다. 일부 환자들 중에는 무균성 수막염, 바이러스성 폐렴, 뇌염 등의 합병증도 나타난다.영유아에게 치명적인 폐렴구균 질환 어린이가 잘 걸리는 폐렴, 뇌막염, 중이염의 가장 흔한 원인인 폐렴구균도 소아 호흡기 질환에서 빼놓을 수 없다. 폐렴구균 질환은 만 5세, 특히 만 2세 이하의 어린이가 주로 걸린다. 조사에 따르면 폐렴구균은 생후 3개월∼55세 소아에게 발생한 침습성 세균 감염 질환 원인의 약 4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폐렴구균은 침투 부위에 따라 다양한 질환을 일으키는데 특히 균이 뇌의 수막이나 혈액 속에 침투했을 때 발생하는 수막염이나 패혈증 같은 침습성 세균 감염 질환은 환자에게 치명적이다. 패혈증의 경우 초기에는 주로 열이 나면서 오한을 느끼고 피부에 이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폐렴구균성 수막염은 뇌나 척수를 둘러싼 얇은 막에 폐렴구균이 침투해 발생하며 영유아 및 소아에게 발병하는 감염 가운데 중증도가 가장 심한 질환 중 하나다. 폐렴구균은 5월부터 무료 국가예방접종 확대 계획에 따라 소아대상 폐렴구균 무료접종이 전면 시행될 예정이다. 무료 접종 대상은 2개월∼5세 미만(59개월 이하)과 만성질환 및 면역저하 상태의 어린이다. 전국지정의료기관에서 주소지에 관계없이 혜택을 받을 수 있다.RS바이러스, 면역력 약한 미숙아와 영유아에 치명적 한편 RS바이러스(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는 면역력이 약한 미숙아나 만성 폐질환 또는 선천성 심장질환 등이 있는 영유아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 현재 2세 이하 유아의 약 95%가 RS바이러스에 감염돼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고 있다. 실제 RS바이러스로 인한 사망률은 인플루엔자 감염 경우보다 1.3∼2.5배에 달한다. 특히 미숙아는 면역체계가 약하고 신체 장기가 미숙한 상태에서 태어나기 때문에 호흡기 질환 감염률도 2배 이상 높아 주의가 필요하다. 신생아학회에 따르면 2012년 미숙아 가운데 34%가 신생아중환자실을 퇴원한 후 1년 내에 호흡기질환으로 재입원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렇다면 예방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될까? 가족이 많거나 자녀 혹은 형제, 자매가 보육 시설을 이용하는 경우, 또는 가족 중 천명자나 흡연자가 있는 경우에 주의가 필요하다. 손발 씻기 양치질 등 개인 위생이 중요하다. RS바이러스는 백신으로 예방이 가능하며 현재 32주 이전에 태어난 미숙아까지는 보험 적용 받을 수 있다. 전경만 삼성서울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세균성 호흡기 질환보다 바이러스로 인한 호흡기 질환의 경우 사실상 치료법이 거의 없다”며 “면역력이 약한 영유아는 개인위생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예방접종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관리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최지연 기자 lima@donga.com}

“암 환자의 30분은 일반인이 느끼는 시간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암 환자가 진단받고 치료하는 시간이 낭비되지 않도록 전 의료진이 혼신의 힘을 다해 노력하겠습니다.” 최근 개원한 연세암병원의 노성훈 병원장(사진)은 20일 “암 환자의 건강과 시간의 소중한 깊이를 의료진이 먼저 깨닫고 먼저 실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연세암병원은 연면적 10만5000m²(약 3만1800평)에 지하 7층, 지상 15층, 510병상 규모. 단일 암병원으로는 삼성서울병원(655병상)에 이어 두 번째로 크다. 그러나 암병원 후발주자여서 우려도 있다. 노 병원장은 “의료환경과 경제가 안 좋아 우려 및 걱정이 많은 것도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환자가 그동안 불편했던 의료관행을 없애면 환자가 먼저 우리 병원을 찾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노 병원장이 말하는 의료관행을 없애는 부분은 입원한 환자의 배려에서 시작된다. 노 병원장은 “중한 환자가 아니면 입원한 암 환자가 오후 10시∼오전 6시 숙면을 취할 수 있도록 밤새 맥박, 체온, X선 등의 검사는 하지 않겠다”면서 “외래환자의 경우도 예약 진료 검사 중에 혹시라도 기다리는 시간이 생기면 다양한 볼거리와 쾌적한 휴게공간을 만들어 지루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 그간 암 환자 통증치료에 대한 연속성과 전문성이 부족했다는 점에 착안해 완화의료센터를 만들어 모든 암 환자가 호소하는 통증의 관리를 전문적으로 제공하기로 했다. 환자와 가족에게 암 치료와 예방에 대한 정보 및 설명을 제공하는 굿닥터팀도 운영한다. 각 병동엔 환자 개인용 냉장고도 설치했다. 입원하지 않고 항암치료만 받는 회복기 환자에 대한 배려도 강화했다. 항암제 치료를 받는 항암약물치료센터에 어른 병상(90개)과 어린이 병상(10개)을 확충해 외래환자의 편의도 높였다. 노 병원장은 “암 생존자 통합관리 프로그램을 운영해 5년 이상 생존해 완치 판정을 받은 사람을 대상으로 재발 전이암에 대한 관리는 물론이고 각종 질환이나 후유증 등을 통합관리하겠다”면서 “앞으로도 환자 중심의 암병원을 만드는 데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이철호 기자 irontiger@donga.com}

《 의료 기술의 발전은 하루가 다르다. 의사 개개인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첨단을 달리는 의료기기 덕분이다. 병원마다 내세우는 첨단 의료기기, 의료기기 트렌드, 의료기기가 인간 생명에 미치는 영향, 의료기기에 얽힌 뒷이야기 등을 소개하는 ‘이진한 의사·기자의 따뜻한 의료기기 이야기’를 연재한다. 》 병원에 가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병마와 싸우는 환자와 가족의 지친 표정, 결코 유쾌하지 않은 약 냄새 등으로 병원 가는 발걸음은 무겁기만 합니다. 하지만 최근 병원의 이런저런 변화를 보면 병원이 환자들을 위한 충전소로 탈바꿈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환자 및 가족을 위한 다양한 건강강좌, 요리교실, 음악회와 미술전시가 열리기도 합니다. 특히 서울아산병원의 갤러리는 유명 화가의 초대전이 끊임없이 열릴 정도로 유명합니다. 이러한 병원의 변화는 진료 외적으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닙니다. 의료진 위주에서 탈피해 환자를 우선으로 생각하고 배려하는 ‘휴머나이징 기술’이 병원 진료를 따뜻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최첨단 의료진단영상기기 기술인 자기공명영상(MRI) 기기의 진화입니다. MRI는 강한 자기장 내에서 인체에 라디오파를 쏘아 되돌아오는 전자기파를 측정한 뒤 이를 영상화하는 진단기기입니다. X선 촬영, 컴퓨터단층촬영(CT)같이 방사선을 이용하는 대부분의 진단과 달리 MRI는 자석을 이용하므로 방사선 피폭이 없다는 것이 큰 장점입니다. 문제는 MRI의 경우 긴 터널 같은 공간에 1시간가량 누워 있어야 하고 ‘휘이잉’ 기계 돌아가는 소음이 너무 커서 진료 시 공포를 느끼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꼼짝 않고 있어야 하므로 몸이 불편한 환자에게는 큰 부담입니다. 특히 기기 안에 몸이 들어가지 않는 고도비만 환자나 손이 심하게 뒤틀린 류머티스 관절염 환자, 아주 어린 소아 환자들은 검사 자체가 불가능한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휴머나이징 의료 기술이 MRI에도 도입됐습니다. 가령 GE헬스케어의 MRI 장비 중 디스커버리 MR750W는 촬영 시 머리가 아닌 발부터 들어가게 돼 있어 환자의 공포를 줄여줍니다. 또 팔이나 다리 등 특정 신체부위만 촬영할 수 있는 기기도 개발돼 폐쇄공포증이 있거나 고도비만 환자 혹은 신체가 불편한 환자들도 편하게 검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지멘스의 마그네톰 스카이라는 출입구를 기존 60cm에서 70cm로 넓혔고 환자가 들어가 검사를 받는 터널 길이를 170cm 정도로 줄였습니다. 어두운 터널에 파스텔톤 조명을 활용해 환자의 긴장감을 줄이려는 배려도 하고 있습니다. 필립스의 ‘아치바 3.0T TX’ 역시 MRI 외관에 안락한 분위기의 조명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헬리콥터와 유사한 소음도 대폭 줄여 가정용 전기믹서보다 낮은 수준까지 낮췄습니다. 어떤 MRI는 검진 중 마이크를 통해 환자가 보호자나 의료진과 대화도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소아 환자나 폐쇄공포증 환자는 MRI 촬영 중 보호자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어 두려움을 극복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줍니다. 하지만 모든 병원이 이런 휴머나이징 기술이 담긴 MRI를 보유한 것은 아닙니다. 만약 환자가 폐쇄공포증이나 고도비만 등으로 불편함이 있다면 본인의 상태에 따라 어떤 병원에 어떤 MRI가 있는지 미리 확인하고 이용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이진한 의사·기자 likeday@donga.com}

건설회사 영업사원인 김용호 씨(43)에게 술자리는 일상이다. 건설회사, 그것도 홍보사원이라는 업무 특성 때문. 주 3, 4회 갖는 술자리는 한 번 시작하면 밤 12시를 넘겨 3차로 이어진다. 지난해 겨울부터 허리가 부쩍 아프기 시작했지만 ‘피곤한 탓이겠지’ 하는 마음에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몇 달을 버텼다. 하지만 올 들어 허리 통증이 가시기는커녕 걷지도 못할 정도로 악화됐다. 결국 찾은 대학병원에서는 골반과 넓적다리뼈를 잇는 고관절이 썩는 ‘무혈성괴사’라는 충격적인 진단과 함께 수술을 권유했다. “수술 대기기간만 4개월”이라는 말과 함께. 고민 끝에 김 씨는 결국 인공관절만 전문으로 수술하는 중소병원에서 수술을 받았다. 가장으로서 최대한 빨리 직장에 복귀해야 했기 때문이다. “대학병원을 놔두고 왜 동네에서 수술을 받느냐”는 주변의 만류도 있었다. 하지만 결과는 기대 이상으로 수술 일주일 만에 회사에 복귀할 수 있었다. 더구나 병원비도 대형종합병원보다 30%가량 저렴했다.○ 빅5보다 수술 더 많이 하는 지역 중소병원 최근 환자들의 의료서비스 이용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이른바 ‘서울의 대형종합병원 쏠림현상’은 여전하지만 일부 전문분야의 경우 해당 서비스만 제공하는 전문 의료기관이나 지방병원으로 환자가 이동하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남윤인순 의원(새정치민주연합)으로부터 본보가 단독 입수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2013년 진료량 평가 결과 보고서’ 자료에 따르면 ‘고관절전치환술(고관절인공관절수술)’ 수술 건수의 경우 상위 10위 권 내에 서울 웰튼병원(3위), 여수애양병원(7위) 등 병원급 의료기관이 2개나 포함돼 있다. 이른바 ‘빅5 병원’이라고 불리는 서울대병원(8위), 서울성모병원(10위)보다도 높은 순위였다. 좁아진 심장동맥을 풍선이나 도관(카테터)으로 넓혀주는 ‘경피적관상동맥중재술(좁거나 막힌 심장혈관 넓히는 시술)’ 시술 순위 역시 마찬가지. 이 분야 전문을 표방한 병원(부천 세종병원)이 상위 5위권 내에 포함됐고 전남대병원(1위), 아주대병원(6위), 충남대병원(8위) 등 10위권 내 6개 병원이 지방에 위치해 있다. 경피적관상동맥중재술이나 고관절전치환술은 필요한 환자에게만 주로 시행하는 치료로 다른 수술에 비해 남용이 적다. 심평원에서는 경피적관상동맥중재술은 연간 151건 이상, 고관절전치환술은 연간 31건 이상 시행하는 의료기관을 1등급으로 선정하고 있다. 남윤 의원은 “이번 보고서를 통해 대형종합병원의 쏠림현상 해결을 위한 지역 중소병원의 발전 가능성을 확인했다”면서 “향후 정부 차원의 지속적인 지원정책으로 보다 균형 있는 의료 서비스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저렴한 진료비, 전문성, 이동거리 장점 이처럼 지역 중소병원이 서울의 쟁쟁한 대형종합병원을 제치고 일부 영역에서 강세를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특정 질환의 경우 대형종합병원과 비교해 의료기술이 크게 떨어지지 않고 무엇보다 의료비나 진료시간, 이동거리를 줄여 경제적이고 효율적인 치료가 가능하다는 장점을 손꼽았다. 특히 일반 가계에 가장 부담이 되는 진료비를 대형종합병원에 비해 30∼60%나 줄일 수 있다. 실제로 심평원 자료에 따르면 대형종합병원에 비교해 병원급 의료기관의 진료비는 고관절전치환술의 경우 최대 462만 원, 경피적관상동맥중재술은 719만 원이나 저렴하게 청구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그간 가속화된 수도권 상급종합병원 쏠림현상을 극복하고 국민 의료비 절감을 위해 의원급, 중소 병원의 역량을 최대한 강화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기존 진료 및 외래 중심의 대학병원(상급종합병원)을 ‘연구중심병원’으로 재편해 중증질환과 의료기술 개발을 전담케 하고 △병원급은 전문병원 및 거점병원으로 육성하고 △동네의원은 만성질환 관리를 전담하는 1차 의료기관으로의 자생력을 키운다는 것. 과도한 의료비 지출을 막아 고령화 등으로 인해 고갈 위험이 제기되는 국민건강보험의 재정 안정도 이뤄낸다는 전략이다. 한 중소병원 관계자는 “지역 중소병원 양성은 의료시장 개방 속에서도 국내 병원 산업의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좋은 대안으로 여겨지고 있다”며 “향후 지역거점 중소병원 활성화에 대한 정부 지원정책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이철호 기자 irontiger@donga.com 이진한 기자·의사 }

“어디 아픈 데 있어요?” 서울 중구 남대문로 세브란스체크업 신체리모델링센터를 방문한 4일, 진료실에 들어서자마자 설준희 신체리모델링센터 자문위원이 물었다. 당당히 “아니요”라고 대답하자 곧장 이런 말이 되돌아 왔다. “목이 약간 앞으로 나와 있네요. 경추가 휘었고 어깨는 오른쪽으로 기울어져 있어요.” 기자는 또래에 비해 몸이 건강한 편이지만 자세엔 자신이 없었다. 평소 노트북을 보며 기사를 쓸 때 몸을 구부정하게 숙이고, 책을 볼 때도 비스듬히 앉는 습관 때문이다. 컴퓨터를 사용하는 직장인들의 전형적인 자세다. 설 위원은 일단 검사를 받아보라고 했다 지난해 5월 문을 연 이 센터엔 지금까지 1200여 명이 방문했다. 이 센터는 신체의 균형 여부를 검사해 말 그대로 몸, 특히 척추를 중심으로 균형을 바로잡아 준다.○ 3차원(3D) 척추모형으로 척추를 보니 정말 척추가 휘었을까? 궁금해하면서 ‘3차원 척추구조분석기’ 검사실로 들어갔다. 등 뒷면을 영상화해서 3D 척추모형을 만들고 척추의 구조상태를 보여주는 곳이다. 설 위원의 말대로 기자의 척추는 휘어 있었다. 목과 연결되는 위쪽 척추는 왼쪽으로 조금 휘어 있었고, 등의 가운데에 있는 척추는 오른쪽으로 약간 휘어 있었다. 혹시 몸의 균형이 어긋난 게 아닌지 궁금해서 ‘3D 체형진단검사’를 받았다. 기기에 올라가 손을 양 옆으로 펴자 날개처럼 달린 부속물이 위아래로 왔다 갔다 하며 몸을 스캔했다. 검사를 마치니 신체의 균형과 각도 등 각종 수치가 나왔다. 기자의 신체 오른쪽과 왼쪽의 무게 차이는 0.5kg이었다. 이곳을 찾았던 사람들은 대개 몸이 아픈 사람들이기 때문에 평균 3kg 이상 차이가 났다고 한다. 1∼2kg 이내면 괜찮은 편이라는 말에 가슴을 쓸어내렸다. 센터 내부는 피트니스센터 느낌이 났다. 걸음걸이 패턴을 분석해 다리 관절과 좌우 균형을 측정하는 보행검사 기기는 트레드밀(러닝머신)과 유사했고 다른 장비도 헬스 장비와 비슷해 보였다. 보행검사, 하지근력검사에선 별 문제가 없다는 결과가 나왔다.○ 집에서 운동만으로 척추 교정 그렇다면 기자의 척추는 왜 휘었고, 어떻게 바로잡아야 할까. 설 위원은 기자에게 “하체 근력은 좋기 때문에 척추 불균형의 원인은 목에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사람의 옆모습을 봤을 때 귀는 어깨의 중심에 위치해야 한다. 기자는 거북목은 아니지만 목이 약간 앞으로 나온 ‘일자목’이었다. 등 뒤로 가방을 메거나 컴퓨터 및 스마트폰을 자주 보면서 고개를 앞으로 내미는 등의 잘못된 습관 때문이었다. 척추의 균형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설 위원은 “자세는 습관이 되어 고치기 어렵다”며 “운동으로 신체를 리모델링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허리디스크는 나이가 들어 생기는 게 아니라 신체 디자인이 잘못돼서 발생하는 것”이라며 “신체 디자인을 어릴 때부터 바로잡으면 통증 치료에 드는 비용을 90%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곳에 온 사람들은 허리디스크가 있더라도 운동요법을 실천하자 3개월 뒤에는 생활에 불편이 없어지고 6개월∼1년이 지나면 통증이 없어졌다고 한다. 무작정 요가나 필라테스를 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설 위원은 “신체 균형이 맞지 않은 상태에서 운동을 하면 그 상태에서 근육이 강화돼 불균형이 악화된다”고 말했다. 운동을 하면 다 좋아질 줄 알고 열심히 했다가 디스크가 악화돼 센터를 찾아온 사람도 있었다. 한국은 세계에서 허리 수술을 가장 많이 하는 나라로 꼽힌다. 설 위원은 “교통사고로 허리를 다친 사람, 통증이 심해서 운동을 하기 어려운 사람 등이 아니면 대개 수술 없이 운동으로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며 “운동을 하면 척추와 근육이 정상으로 되돌아온다”고 말했다. 이 센터에서 여덟 가지 검사와 초진, 외래진료 2회로 구성된 ‘기본 패키지’의 가격은 50만 원. 네 가지 검사를 하는 ‘척추 패키지’는 40만 원이었다.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프랑스인 제레미 뒤푸르 씨(52)는 축구광이다. 하지만 5년 전부터 고관절염과 퇴행성 관절염으로 공을 차기 힘들어졌다. 필드를 나설 때마다 극심한 통증이 뒤푸르 씨를 괴롭혔다. 의사는 “운동을 계속 하면 통증도 더 심해지고 퇴행성관절염이 악화될 수 있으니 조심하라”고 일렀다. 뒤푸르 씨는 좋아하던 축구를 그만둘 수 없었다. 어떻게든 치료를 받아 다시 활기차게 운동장을 누비고 싶었다. 미국에 사는 군인 샘 가드너 씨(26)도 관절염 때문에 고생이 이만저만 아니었다. 농구를 하다 넘어지면서 무릎 십자인대에 손상을 입은 게 화근이었다. 통증이 심해지니 군 생활을 제대로 해내기도 힘들었다. 인대 복원 수술을 받았지만 이후 통증이 더 악화돼 수술을 두 차례나 더 받았다. 미국 병원에서 가드너 씨에게 해줄 수 있는 치료는 주기적으로 뼈주사(스테로이드)를 놓아주는 것이 전부. 스테로이드 주사는 일시적인 통증을 덜어주고 부기를 가라앉혔지만 힘줄이나 연골 같은 조직을 재생시킬 수는 없었다. 축구를 계속 하고 싶은 뒤푸르 씨와 군 생활을 다시 제대로 이어가고 싶은 가드너 씨는 고민 끝에 멀리 한국행을 선택했다. 이들은 관절염 치료 논문을 뒤지고 인터넷을 검색해보던 중 안강병원에서 ‘FIMS’라는 치료가 효과가 좋다는 소문을 듣고 마음을 굳혔다.관절 움직임 돠살리는 FIMS 치료 안강병원 안강 원장의 진찰 결과 뒤푸르 씨와 가드너 씨는 전형적인 퇴행성관절염이었다. 안 원장은 “고관절이나 무릎에 관절염이 있다고 해서 관절의 움직임과 운동을 제한하면 오히려 관절염이 악화될 수 있다”면서 “아프면 쓰지 말아야 한다는 상식은 잘못됐다”고 말했다. 우리 몸은 끊임없이 재생하는 조직이기 때문에 관절염으로 재생능력이 떨어지더라도 운동을 멈추지 말라는 것이다. 평소보다 더 걷고 꾸준히 운동하는 것이 관절에 더 좋다는 말이었다. 안 원장은 두 환자에게 FIMS 치료를 권했다. FIMS 치료법은 관절 주위의 힘줄이나 근육을 풀어줘 관절의 움직임을 좋게 하는 방법이다. 관절의 운동 범위를 넓히고 운동 시 무릎과 무릎 뼈가 움직여 발생하는 통증을 줄여줄 수 있어 관절이 계속 움직여도 무리가 없도록 돕는 치료법이다.관절을 움직여주는 치료, FIMS 치료 뒤푸르 씨와 가드너 씨는 관절운동을 억제해 오히려 관절염이 악화된 경우다. 주변 근육이나 힘줄의 운동이 제한돼 운동범위가 줄어들고 뼈가 자라나 통증이 온 것이다. FIMS 치료는 관절에서 주로 뼈가 자라나는 부위 아래로 바늘을 주입한다. 모터의 힘으로 바늘이 앞뒤로 움직이면서 석회화된 부위를 깬다. 바늘 끝은 연골이나 신경이 손상되지 않도록 특수 설계되어 있다. 가드너 씨는 운동범위보다 연골 주위에 자라난 석회화된 뼈들과 부딪히는 부분을 줄여줘야 했다. 뒤푸르 씨는 관절 안쪽의 운동이 제한된 관절부위에 바늘을 넣어 앞뒤로 움직여 관절의 긴장된 끈(조직)들을 풀어줘 관절이 충분히 움직이도록 해야 했다. FIMS는 관절 무릎 뼈(슬개골)가 잘 움직여지지 않아 발생하는 무릎 통증이나 다리 안팎을 따라 근육이 당겨지면서 발생하는 관절염에 효과적이다. 모든 시술은 첨단 장비로 영상 촬영되므로 0.1mm의 오차도 발생되지 않는다. 연골 손상 수술 없어도 FIMS로 호전 어떻게 찢어지고 없어진 연골이 있는데, 또 뼈가 자라난 부분이 있는데 무릎 통증이 호전될 수 있을까? 신체의 모든 부분은 퇴화한다. 무릎 관절도 예외는 아니다. 하지만 퇴화가 되더라도 잘 적응하면 문제 될 것이 없다. 퇴화를 완만하게 할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무릎 관절이 심하게 퇴화된 경우에도 일상생활에 전혀 지장 받지 않고 잘 살고 있는 사례는 통계나 임상학적 연구 등에서 자주 찾아볼 수 있다는 게 안 원장의 설명이다. 안 원장은 “관절염이라고 움직이지 않으면 결국 염증이 아주 빠르게 진행돼 관절이 완전히 붙어버리는 상황까지 온다”며 “관절염 환자라도 사진상 완전히 관절이 붙은 경우엔 수술을 해야 하지만 그렇지 않는 경우엔 FIMS 치료만 받아도 충분히 호전될 수 있다”고 말했다.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국내 대부분의 보청기는 디지털 보청기이다. 과거부터 지금까지 보청기의 기술발달을 살펴보면 크게 세 분야로 나눈다. 첫째는 음질, 특히 말소리의 명료함을 높이는 기술의 발전, 둘째는 주변 대화를 방해하는 소음을 줄이는 기술의 발전, 셋째는 착용감 및 사용편이를 고려한 기술의 발전이다. 음질, 특히 말소리의 명료도를 높이는 기술을 보면 △소리를 음색에 따라 잘게 나누어 조절하는 기술 △작은 소리와 큰소리를 편안히 모두 들을 수 있게 하는 기술 등이 있다. 또 주변 대화를 방해하는 소음을 줄이는 기술은 △소리의 방향에 따라 들리는 소리를 잡아주고 걸러주는 방향성 마이크의 기술 △보청기 스스로 소음을 인지해 소음을 축소하고 말소리는 더 잘 들리게 하는 기술 △선택적인 소리만을 들을 수 있게 한 기술 등이 해당한다. 마지막으로 착용감 및 사용편이를 고려한 기술로는 △개방형 보청기 개발 기술 △보청기 착용 시 가장 흔히 발생하는 삐익삑 하는 소리(하우링)를 제거하는 기술 등이 있다. 이러한 기능들은 보청기의 가격을 결정하는 요인이 된다. 국내에 수입된 다양한 외국 제품은 대부분 이러한 기술들이 탑재돼 있으나 회사마다 기술 분야에 따라 성능의 차이가 있다. 국내에서 가장 선호하는 귓속형 보청기는 눈에 띄지는 않는 장점이 있지만 보청기가 귀를 막아서 소리의 울림을 심하게 한다. 흔히 보청기를 착용하고 스스로 말하는 소리가 너무 울려서 불편을 호소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따라서 초기 노인성 난청인 경우 보청기 착용으로 귀를 꽉 막게 되면 폐쇄현상을 일으켜 울림의 정도가 심해짐으로써 오히려 보청기 착용이 어려울 수도 있다. 이러한 울림을 해결하기 위해 개방형 보청기를 처방하는데 이때는 소리를 잡아주는 마이크가 귓속형 보청기처럼 귓속에 넣는 것이 아니라 귓바퀴 뒤에 위치하는 것이 단점이다. 즉, 소리를 모아주는 기능의 귓바퀴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이 경우 소음감소 기능은 귓속형 보청기에 비해 미약하다. 일반적으로 내이(內耳)의 달팽이관 속 청각감각세포나 청각신경, 뇌의 청각을 담당하는 부위에 이상이 있는 ‘감각신경성 난청’은 소리를 잘 듣지 못할 뿐만 아니라 말소리를 주변 소음에 대비시켜 정교하게 걸러서 알아들을 수 있게 해주는 기능도 떨어진다. 그래서 감각신경성 난청의 노인성 난청이 오면 주변 소음 때문에 대화가 어렵다고 호소한다. 노인성 난청을 호소하는 76세 이모 씨의 예를 보자. 이 씨는 3년 전 노인성 난청 진단을 받고 당시 귓속형 보청기를 오른쪽에 착용했으나 착용 직후부터 소리가 울려서 고생하다가 1년 뒤 어느 정도 적응했다. 그러나 여전히 만족스럽지 못했고 특히 주변이 시끄러울 땐 오히려 더 불편했다. 그러다가 1년 전 양측 개방형 보청기로 바꿔 착용했으나 그전보다 더 소리가 명료하지 못하고 주변 소음이 너무 크게 들렸다. 김성근 이비인후과에서 이 씨의 청력을 검사한 결과 전형적인 노인성 난청이었다. 말소리는 들리나 무슨 말인지 깨끗하게 들리지 않고 대화 시 주변 소음에 유난히 영향을 많이 받으며 보청기 착용 시 소리울림에 대한 예민도가 아주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씨가 처음 귓속형 보청기 한쪽을 착용했지만 한쪽 귀를 막음으로써 생기는 소리울림이나 주변의 소음에 대한 영향을 해결할 수 없었던 것이다. 또 이후에 개방형 보청기를 양쪽에 착용했지만 귓바퀴의 생리적인 소리모음 효과를 이용할 수가 없어서 소리울림은 어느 정도 해결했을지라도 오히려 소음이 더 들려서 불편을 겪은 셈이다. 이 씨를 위해 우선 양측 귓속형 보청기를 처방했다. 소리울림을 해결하기 위해 보청기 모양을 더 작고 귓속 깊이 들어가도록 했다. 동시에 귀를 막아서 오는 폐쇄감을 없애기 위해 보청기 속에 구멍을 만들어 외부와 통하는 환기관을 최대한 크게 만들도록 제작을 의뢰했다. 이러한 귓속형 보청기를 사용하자 귓바퀴의 생리적인 소리 모음효과를 얻을 수 있었고 양쪽 귀에 착용함으로써 훨씬 자연스럽고 부드러우면서도 또렷한 말소리를 되찾게 됐다. 보청기 모양에 대해 올바르게 처방을 하면 방향성 마이크 기술을 굳이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 이 씨는 현재 즐겁게 노후를 보내고 있다. 이처럼 노인성 난청의 정도가 비슷한 경우라도 개개인의 난청의 특성에 따라 소음의 영향이 다르고 그로 인해 보청기의 효과도 달라진다. 개인별 난청의 특성, 회사별 보청기의 성능 차이를 고려한 상태에서 정확한 청력검사와 전문적 처방이 가장 중요하다.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목에 잡히는 혹 등 아무런 증상이 없는 사람은 건강검진 시 갑상샘(선)암 초음파 검사를 받지 않아도 될 것으로 보인다. 국립암센터 관계자는 “멍울 등 갑상샘암 증상이 없는 사람은 미리 암 초음파 검사를 받을 필요가 없다는 내용을 담은 국가 검진 가이드라인 초안을 6월에 발표한다”고 23일 밝혔다. 국립암센터는 최근 대한갑상선학회 등 관련 학회와 ‘갑상샘암 검진 권고안 제정 위원회’를 구성해서 이 문제를 논의했다. 이 관계자는 “갑상샘 초음파의 효과를 다룬 국내외 논문들을 면밀히 분석한 결과 증상이 없는 사람에게까지 검사 효과가 있다는 결론을 못 냈다”며 “증상이 없는 사람에게 초음파 검진을 권고할 근거가 부족하다고 잠정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갑상샘암은 2009년 이후 전체 암 환자 중 1위를 계속 차지할 정도로 흔한 암. 특히 2011년 한 해에만 인구 10만 명당 81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이를 “전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을 수 없는 기이한 현상”이라고 지적한다. 갑상샘암 환자 급증에 대해 과도한 검진이 큰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일부 의사는 최근 ‘갑상샘암 과다진단 저지를 위한 의사연대’를 구성해 “과다 진단을 방치한 정부의 잘못이 크다”고 지적할 정도. 의사연대는 갑상샘암이 성장 속도가 느린 ‘착한 암’이라고 주장한다. 최근 5년간(2007∼2011년) 통계에 따르면 갑상샘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은 100%에 이를 정도다. 의사연대 측은 “조기 검사를 통해 얻는 것보다는 각종 검사와 외과수술, 평생 호르몬약을 복용해야 하는 손해가 더 크다”고 주장한다. 반면 갑상샘암을 직접 수술하는 외과 의사들의 의견은 다르다. 갑상샘암이 착한 암이라는 점은 동의하나 암은 가만히 놔두면 결국 목숨을 위협한다는 것이다. 윤여규 국립중앙의료원장(외과의)은 “(손으로 확인이 어려운) 3∼5mm 크기에 불과한 미세 갑상샘암도 폐, 뼈 등 다른 장기로 전이될 확률이 최대 20%에 이른다”며 “조기진단을 통해 암 전이를 예방하는 게 환자 안전에 가장 좋다”고 말했다.이철호 기자 irontiger@donga.com 이진한 기자·의사}

“우리동네 착한 병원으로 선정됐습니다.” “우리 병원은 착한 병원이 아닌데요. 괜히 취재하지 마세요.” 유인상 뉴고려병원 의료원장과의 처음 통화는 이렇게 시작됐다. 정중히 거절했던 유 의료원장에게 “착한 병원의 취지는 병원 자체를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병원에 알차게 갖춰진 환자 중심 시스템을 소개하는 것이고, 이를 통해 다른 병원에서도 알토란 같은 시스템을 공유토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득시킨 뒤에야 취재가 가능했다. 2009년 개원한 300병상 규모의 뉴고려병원은 ‘안방 같은 소아과 병동’을 5년째 운영하고 있는 중견병원이다. 2011년엔 중소병원으로는 가장 초창기에 의료기관평가인증원으로부터 인증을 받기도 했다. 그만큼 환자 안전을 우선으로 생각한다.○ 보호자 침상 없앤 안방 같은 소아과 병동 병원 7층에 위치한 소아과 4인실 병동들은 다른 병원과 매우 달랐다. 아니, 전국에서 이 병원만 유일하게 가지고 있는 병동이었다. 딱딱하고 좁은 보호자 침상을 없애고 소아 침대 옆에 널찍한 마루방을 만들었다. 마루방의 크기는 소아 침대의 3배 정도. 그 크기면 엄마와 환아가 편안히 쉬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마루방 바닥엔 열선이 들어와 온돌방처럼 따뜻하다. 15개월 된 아이가 장염 때문에 입원해서 3일째 병동 생활을 하는 주부 신상희 씨(36·경기 김포시 장기동)는 “침대 옆에 마루방이 붙어 있어 아이가 침대에서 떨어질 염려도 없고 애기가 놀 수 있는 공간이 하나 더 생겨 좋다”면서 “공간이 충분해 남편도 퇴근하고 이곳에 오는 것을 더 좋아한다”고 말했다. 주부 최청인 씨(35·경기 김포시 양곡리)는 “아이가 급성후두염 때문에 2일째 입원 중인데 아이 짐도 마루방에 풀어놓고 내 집 안방처럼 사용할 정도로 편안하다”면서 “마루방 온도도 조절할 수 있어 자고 일어나도 피곤함이 덜하다”고 말했다. 부모뿐만 아니라 아이들도 좋아한다. 마루방에서 친구들과 함께 장난감을 갖고 노는 아이도 많다. 소아병동 한쪽엔 병실 하나를 아예 놀이방으로 만들어 놓았다. 이곳에 놀러온 환아 김가온 양(6)은 “놀이방에서 선생님이 풍선으로 강아지를 만들어 줬어요”라고 즐거워했다. 김포에 사는 엄마들의 나눔 카페인 김행나(http://cafe.naver.com/gpfleamarket)에도 이 병원의 마루방이 연일 소개되고 있다. 어떤 계기로 이런 아이디어를 생각했을까? ○ “이틀만 입원해 보세요. 얼마나 피곤한지” “환아가 장염이나 독감으로 입원하면 대개 엄마가 일주일가량 같이 입원실에 있잖아요. 좁은 침상에서 2, 3일만 지내보세요. 아이도 힘들지만 엄마가 더 힘들어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전국의 소아병동을 다 돌아봤어요. 우연히 모 산부인과에서 안방처럼 만든 것을 보고 소아병동에 적용시켰는데 이렇게 엄마들의 호응이 좋네요.”(유 의료원장) 뉴고려병원은 경기 김포신도시 중심에 위치해 있는 관절전문병원이자 종합병원이다. 젊은 부부들이 많이 살고 있어 주변 곳곳에 소아청소년과 의원이 많다. 이 의원들과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서 병원 규모상 적자가 예상되는 소아병동을 만들기는 쉽지 않았다. 그는 “5년 전 처음에 마루방을 만들고 각종 놀이시설을 갖추려면 추가로 수억 원이 더 들어가야 해 고민을 많이 했다”며 “하지만 엄마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면서 소아병동의 인기가 높아졌다”고 전했다. 16개 소아병상에서 시작해 지금은 38개 병상으로 늘렸다. 또 초기 하루 평균 환아가 20명 정도였지만 지금은 40∼50명을 유지하고 있다. 덕분에 소아병동의 적자는 피할 수 있었다. 담당 의사도 1명에서 2명으로 늘렸고 조만간 1명을 더 충원할 예정이다. 이 병원에서 눈여겨볼 것이 또 하나 있다. 중소병원임에도 심뇌혈관 통합센터를 만들어 환자들을 본다는 것이다. 중소병원급에서 심장혈관센터는 흔하지만 인건비, 시설비, 유지비 부담 때문에 뇌혈관센터까지 갖추는 것은 쉽지 않다. 유 의료원장은 “손해를 보더라도 타 병원과 다르게 시작하자는 생각으로 마루방을 만들고 뇌혈관센터도 만들었다”면서 “이러한 차별화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 같다”고 말했다. ▼ [선정위원 한마디]“보호자 배려한 착한 시스템… 널리 확산됐으면” ▼ 뉴고려병원의 안방 같은 소아과병동의 착한 병원 선정에 위원들은 만장일치였다. 전 대한한의사협회 대변인인 장동민 위원은 “이러한 시스템은 보호자를 생각하는 마음 없인 힘든 것”이라면서 “부모의 마음을 잘 이해한 시스템이어서 나의 마음도 따뜻해졌다”고 말했다. 서울시치과의사회 홍보이사인 김세진 위원은 “병동 생활은 당해본 사람만 아는 것”이라면서 “다른 병원에도 이런 시스템이 확산돼 보호자가 조금이라도 편안하게 병동 생활을 보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현장을 취재한 기자로서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환아의 침대는 그냥 두고 보호자 침상만 없앴다는 사실. 이에 대해 환아의 안전을 고려해 아이 침대는 있어야 된다는 것이 그곳 의료진의 판단이었다. 가령 장염 환자, 호흡기 환자 등 감염을 일으킬 수 있는 환아도 있기 때문에 침대를 없애면 다른 환아에게 옮길 우려도 있다는 것이다. 특히 링거 주사를 맞는 경우가 많아 아이가 침대에서 안정을 취하지 않으면 주사가 빠질 위험도 있다고 설명했다.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직장인 김모 씨(30)는 초음파 검사에서 목 갑상샘(선) 부위에 3, 4개의 혹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제일 큰 것은 3cm 내외의 크기였고 나머지는 1cm 이하의 매우 작은 혹이었다. 다행인 것은 2차 검사를 통해 발견된 혹은 모두 암이 아닌 양성으로 판명됐다는 것이다. 김 씨는 고주파절제술로 혹을 제거했다. 물론 악성 결절인 암은 드물다. 갑상샘암을 의심한 환자 중 90% 이상이 양성결절로 판명되고 있다. 대한갑상선학회에 따르면 갑상샘에 혹이 생기는 결절은 성인의 4∼7%에서 임상적으로 만져지고 있다. 여기에 직경 1cm 미만의 작은 혹까지 포함하면 전체 인구의 약 70% 이상에서 나타난다는 보고가 있다. 크기 5mm 이하의 작은 갑상샘 결절은 특별한 검사와 진단을 받을 필요가 없다. 보통 이 정도 크기의 결절은 손으로 잘 만져지지 않아 확인하기 어렵다. 초음파 검사를 통해 발견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직경 2cm 이상의 크기는 가능하면 치료를 받는것이 좋다. 결절이 커지면 식도나 기도를 압박해 숨이 차거나 음식물을 삼키는 것이 매우 어려울 정도의 통증을 유발할 수도 있다. 강북서울외과 이기문 원장은 “대부분 악성인 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은 낮고 양성으로 판명되고 있으니 단순히 걱정만 하는 것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최근에는 고주파치료술의 등장으로 미용상의 문제점을 극복하는 등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고주파절제술은 열을 이용해 결절을 태워 없애는 시술법이다. 초음파를 통해 결절 위치를 파악한 후 매우 가느다란 갑상샘 전용 유도바늘을 삽입한다. 이후 20∼60W의 고주파를 이용해 섭씨 100도의 열로 결절을 태워 없앤다. 매우 높은 열을 발생시키지만 별도로 장착된 냉각시스템 덕분에 다른 조직에 손상이 가지 않고 뜨거움도 느낄 수 없다. 물혹이라 불리는 낭종성 결절은 물을 빼내고 조직을 태워 없애므로 3, 4cm까지도 한 번에 치료가 가능하다. 딱딱한 고형의 혹도 1.5∼2cm까지는 한 번에 치료가 가능하고 그보다 크면 여러 번에 걸쳐 나눠서 치료를 받으면 된다. 치료 후 작은 종양은 거의 완전하게 소실되고 크기가 큰 종양도 원래 크기의 95% 이상 부피가 줄어든다. 갑상샘 결절을 예방하기 위한 정기적 검진도 필수다. 아직까지 갑상샘 결절은 뚜렷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만큼 특별한 예방법이 없다.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아 결절을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최선의 예방법이다. 40세 이전에는 3∼5년마다, 40대 이후엔 1년 간격으로 초음파검사를 통해 갑상샘 결절을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하는 것이 좋다. 갑상샘암과 관련된 가족력이 있다면 40세 이전이라도 매년 정기적인 검진을 받아야 한다.최윤호 기자 uknow@donga.com}

세계적 임상시험기관 ‘셀레리온’ 한국진출세계적 초기 임상시험 수탁기관인 ‘셀레리온’이 3일 서울대병원 임상시험센터에 한국지사를 설립했다. 셀레리온이 아시아 지역에 지사를 설립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계 셀레리온은 40년 이상 운영해 온 임상시험 수탁기관이다. 초기 임상시험 분야에서 단일 회사로는 세계 최고 수준의 경험과 시설을 갖췄다. 전 세계 24개 지역에서 총 750개에 달하는 임상시험 병상을 운영 중이다. 셀레리온 한국지사 개소를 계기로 글로벌 제약기업이 개발 중인 의약품 초기 임상시험이 한국에서 더 많이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병원 측은 “셀레리온의 한국 진출은 국내 제약기업의 신약 개발 능력이 글로벌 수준으로 제고될 수 있도록 초석을 놓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수전 손턴 셀레리온 대표도 “서울대병원의 중개 연구 인프라와 축적된 초기 임상시험 경험 등을 통해 더 성공적인 임상시험을 수행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파킨슨병 한방치료 임상지원자 모집 강동경희대한방병원 한방내과 박성욱(사진) 교수팀은 파킨슨병 임상연구에 참여할 지원자를 모집한다. 파킨슨병 환자들을 대상으로 침 치료와 봉독약침 치료를 시행하여 기능회복을 평가하고 그 기전을 알아보고자 실시하는 연구다. 대상은 최근 4주 이상 복용 약물의 변화 없는 특발성 파킨슨병으로 진단받은 환자이다. 임상연구에 참여하게 되면 시험군, 대조군, 대기군 등으로 배정된다. 12주 동안 매주 2회 침 치료와 봉독약침 치료를 받는데, 무작위 배정에 의하여 자기공명분광법(MRS)과 양전자단층촬영(PET) 검사도 받는다. 참가자에게는 침 치료와 봉독약침 치료 그리고 소정의 참가비가 지급된다. 박 교수는 2012년 9월 뇌신경 분야의 저명 학술지인 ‘Parkinsonism and Related Disorders’지에 게재된 ‘파킨슨병 환자에 있어서 침 치료와 봉독약침 치료의 유효성’ 연구를 통해 파킨슨병의 한방 치료 효과를 입증한 바 있다. 02-440-8558. 최적의 수면 ‘씰리 하이브리드 매트리스’ 침대 전문 브랜드 씰리침대가 최적의 수면 자세를 잡아주는 신제품 ‘씰리 하이브리드 매트리스’를 출시한다고 9일 밝혔다. 씰리 하이브리드 매트리스는 부드러운 탄성을 자랑하는 씰리침대의 기존 제품 ‘씰리 티타늄 SPx 포스처피딕 스프링’과 ‘비스코 엘라스틱 폼’의 장점만을 반영한 한층 업그레이드된 제품이다. 신제품은 신체 어느 부위에든 압력이 30mmHg 이상 가해지지 않게끔 체중이 분산될 수 있게 설계됐다. 체형, 무게, 시간에 따라 받쳐주는 정도를 매트리스 스프링이 알아서 조절해주며 무거운 곳은 더욱 강하게, 가벼운 곳은 더욱 부드럽게 지지해준다. 밤새 골격의 배열, 근육 이완, 건강한 혈액 순환을 돕는 등 최적의 수면 환경을 제공한다. 씰리침대는 수면 시 최적의 자세를 연구해 매트릭스의 지지력, 편안함, 내구성을 고루 갖춘 세계 매트리스 판매 1위 제품이다. 현재 전 세계 5성급 이상 호텔에 매트리스를 제공하는 등 그 기술과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요즘은 3명 중 1명이 암으로 사망하고 암 치료비로 수많은 사람들이 경제적 고통을 받고 있다. 심지어 암으로 죽는 사람보다 암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이 더 많을 정도다. 다큐멘터리 작가인 이 책의 저자는 비타민의 항암 효능에 대해 연구해 온 의학자들의 이야기를 통해 암 치료의 실마리를 찾아간다. 오랫동안 문명 세계와 동떨어져 있었던 히말라야의 훈자 사람들에겐 암이라는 질병이 없었다고 한다. 이를 알게 된 의학자들이 연구한 결과 그들이 즐겨 먹었던 살구씨에 항암 작용을 하는 영양소가 있음을 발견했다. 그리고 이 영양소가 현대인들의 식단에서 사라짐으로써 암을 유발하게 됐다고 결론을 내린다. 그들이 말하는 영양소는 바로 ‘비타민 B17’이고, 암 치료를 위해 이 영양소를 치료제로 개발한 물질이 ‘레이어트릴(Laetrile)’이라는 것이다. 이 이론에 따르면 암은 박테리아나 바이러스 혹은 알려지지 않은 독소보다는 현대인의 식단에서 빠진 한 성분으로 인해 생긴다는 것이다. 이런 주장이 옳다면, 암 치료와 예방은 매우 간단한 문제다. 구하기도 쉽고 비싸지도 않은 영양소를 일상의 식단에 올리면 되기 때문이다. 이 책은 영양학적 암 치료법에 관한 이야기 외에도 제약 카르텔의 상업적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의료과학이 어떻게 휘둘려 왔는지, 그리고 암 치료 세계의 장막 뒤에 감춰진 진실을 밝히기 위해 추적 조사한 다큐멘터리 작가의 이야기도 눈길을 끈다.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5년 연속 건강기능식품 생산액 1위를 차지한 홍삼. 최근 홍삼의 인기는 한국을 넘어 중국, 미국, 중동 등에도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홍삼에 대한 오해가 많은 것도 사실. 이에 건국대 의료생명대학 김시관 교수(현 고려인삼학회 회장)의 도움말로 홍삼의 지표성분의 진실, 정력 개선 여부, 장기간 복용시 중독 여부에 대해 알아본다.홍삼, 지표성분(Rg1+Rb1+Rg3)이 높을수록 효능이 높은가요? NO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홍삼의 건강기능식품 지표성분 기준을 Rg1+Rb1+Rg3의 합이 g당 2.5∼34mg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것은 홍삼의 경우 g당 진세노사이드 성분인 Rg1, Rb1, Rg3 성분이 2.5∼34mg만 함유되어 있으면 홍삼이라는 뜻. 즉 홍삼인지 아닌지를 판별하는 기초적인 표시성분인 것이지, 홍삼의 효능을 나타내는 척도는 아니다. 실제로 홍삼의 약효는 사포닌에 의해서만 좌우되는 게 아니다. 사포닌은 홍삼의 전체 성분 중 3∼6% 정도이며, 비사포닌 계열의 유효성분들을 무시하고 사포닌만으로 홍삼의 효능을 이야기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예컨대 노화에 이르러 성기능이 감퇴된 수컷 흰쥐에게 홍삼을 투여한 결과 정자 생성능이 놀랍게 회복된다는 연구가 발표되었는데, 사포닌만을 투여한 실험군보다 사포닌과 비사포닌 모두 투여한 실험군에서 정자 수, 정자 생성 지수 및 정자의 운동성이 젊은 쥐 수준으로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최근 홍삼의 비사포닌 계열인 산성다당체성분이 대식세포를 활성화해 면역력을 개선시킨다는 연구가 발표되기도 했다. 이처럼 사포닌(진세노사이드)과 비사포닌계 성분의 다양한 물질들이 종합적이고 조화로운 상호작용을 통해 면역력 개선, 기억력 개선, 혈행 개선, 혈액순환 개선, 항산화 등의 기능성을 나타내는 것이므로 특정 성분 함량만을 강조하는 것은 소비자들에게 거짓된 정보를 제공하는 것과 다름없다.남성의 기력증진과 정력에 도움이 된다? Yes 인삼과 홍삼을 섭취하면 혈행 개선에 도움을 줌에 따라 심장과 멀리 떨어져 있는 신체부위의 혈관에까지 혈액이 잘 돌게 한다. 발기부전환자의 경우 피가 음경까지 가는 혈액량을 늘려 발기력을 향상시키도록 도와준다. 최영득 세브란스병원 비뇨기과 교수팀 연구결과에 따르면 발기부전환자 73명을 두 그룹으로 나눠 홍삼의 효능을 8주간 실험한 결과, 홍삼농축액 캡슐을 하루 4알씩 복용한 그룹은 국제발기능력지수(30점 만점)가 17.2점에서 23.2점으로 상승한 반면 가짜약을 먹은 그룹은 17.7점에서 19.6점으로 조금 올랐다. 또 브라질 상파울루대학 비뇨기과 엔리코 박사 연구팀이 발기부전 환자에게 홍삼을 투여하여 긍정적인 결과를 얻었는데, 홍삼이 남성의 발기부전을 치료하는 데 있어 비침투성 대체 의약품으로 효과적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인삼과 홍삼은 많이 먹으면 중독된다? No 홍삼이나 인삼에는 커피의 카페인이나 담배의 니코틴 같이 중독성 있는 성분이 함유되어 있지 않으며, 의존성을 나타내는 성분도 없으므로 장기간 섭취해도 무방하다. 일반 건강용으로는 하루에 홍삼의 적정량을 3∼6g 정도로 추천하지만, 몸이 허약해져서 빠른 시간 안에 약효를 보고 싶을 때는 이보다 10배까지 많은 양도 괜찮다. 특히 서울아산병원 조영걸 박사팀은 면역력 저하로 여러 합병증이 생기는 대표적인 질환인 에이즈 환자가 홍삼만 먹고 20∼25년째 에이즈 발병이 억제되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서울아산병원 천식센터는 20일 오후 2시 동관 6층 대강당에서 ‘방치된 천식과 만성폐쇄성폐질환의 최신 치료’를 주제로 무료 건강 강좌를 연다. 이번 강좌에서는 권혁수 알레르기내과 교수와 이세원 호흡기내과 교수가 천식과 만성폐쇄성질환 진단과 개인별 맞춤 치료법에 대해 강의한다. 02-3010-3051한림대동탄성심병원은 12일 오후 3시 병원 4층 화상회의실에서 ‘암, 알아야 이긴다’라는 주제로 무료 건강 강좌를 연다. 정주영 혈액종양내과 교수가 암 조기검진의 중요성과 검진 방법에 대해 소개한다. 참석자에게는 소정의 기념품도 제공한다. 031-8086-2395을지대병원이 13일 오전 10시 노원구보건지소(월계헬스케어센터) 3층 보건교육실에서 ‘뇌졸중’을 주제로 무료 건강 강좌를 연다. 강규식 신경과 교수가 뇌졸중의 올바른 이해와 관리, 예방법과 위험인자를 조절하는 방법에 대해 설명한다. 02-2116-3116한림대강남성심병원 산부인과는 15일 오전 11시 별관 세미나1실에서 ‘출산준비교실’ 무료 강좌를 시작한다. 이날부터 격주 토요일마다 12월 27일까지 손가현 산부인과 교수 등 의료진이 임신, 출산, 모유 수유, 신생아 관리 등에 대해 강의한다. 강의 신청은 병원 산부인과 외래를 방문하거나 전화로 신청할 수 있다. 02-829-5151}

경기 김포시에 사는 박은희 (가명·64)씨는 얼마 전 받은 줄기세포 치료 덕분에 무릎 통증이 줄어 편안한 생활을 하고 있다. 박 씨는 지난 3년간 무릎이 시리고 아픈 통증에 시달렸고 수시로 붓기까지 해 생활하는 데 크게 불편했다. 병원에서 내린 진단은 무릎 연골 손상이 진행된 퇴행성관절염 중기 상태였다. 의료진과 치료법을 고민하던 박 씨는 시술시간이 짧으며 자신의 연골을 되살릴 수 있는 줄기세포 치료법을 선택했다. 자가지방 줄기세포 치료를 받은 지 1년이 지난 현재, 무릎 통증이 줄고 기능이 회복돼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다. 최근에는 무릎 근력 강화를 위해 하루에 한 시간씩 걷기 운동을 할 정도로 많이 호전된 상태다.중년 무릎통증, 연골손상 퇴행성관절염 주로 50대 이상 중장년층에게 많이 발생하는 퇴행성관절염은 관절을 구성하고 있는 연골과 인대, 근육, 힘줄 가운데 연골이 퇴행돼 닳게 되면서 발생하는 질환이다. 관절 내에 있는 연골은 관절이 마찰 없이 움직일 수 있도록 도우며 충격을 흡수하는 완충작용을 한다. 연골은 혈관이 없는 조직으로, 한번 손상되면 스스로 복원되거나 재생되지 않는다. 또한 신경세포가 없기 때문에 손상돼도 별다른 통증이나 자각증세가 나타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이미 관절염이 어느 정도 진행된 상태에서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 퇴행성관절염은 연골 손상 정도에 따라 초기, 중기, 말기로 나눈다. 연골 손상이 덜한 관절염 초·중기 상태엔 줄기세포를 이용해 연골을 재생시켜 자신의 연골을 그대로 보존하는 것이 가능하다. 하지만 연골 손상이 심하거나, 연골이 완전히 닳아 없어진 상태라면 손상된 연골 대신 인공관절을 넣어줌으로써 통증을 줄이고 무릎 운동범위를 확보해주는 방법을 사용한다.줄기세포, 골수·지방·제대혈에서 추출 줄기세포는 아직 분화하지 않은 세포로, 적절한 조건을 만들어주면 신체 부위를 구성하는 여러 조직 세포로 분화한다. 무릎 관절 병변에 줄기세포를 주입하면, 연골로 분화해 재생을 촉진시킨다. 관절염 치료에 이용되는 줄기세포는 환자 본인의 골수와 지방, 그리고 타인의 제대혈에서 추출한 성체 줄기세포이다. 골수와 지방 줄기세포는 환자의 둔부에서 추출한 줄기세포다. 또 제대혈 줄기세포는 타인의 제대혈에서 추출한 제대혈 유래 중간엽 줄기세포이다. 특히 자가 골수와 지방 줄기세포 치료는 주로 관절 내시경을 이용해 치료하므로 상처를 최소화해서 시술할 수 있고 부작용도 적다. 관절내시경은 초소형 카메라가 부착된 내시경으로 연골 및 인대 손상과 뼈의 마모를 살펴볼 수 있어 정확한 치료가 가능하다. 또 1cm 이하의 매우 작은 구멍만 내어 시행하기 때문에, 절개로 인한 부작용이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더욱이 시술 뒤 상처 회복속도도 빨라 일상생활로의 복귀를 앞당길 수 있다. 또한 고령의 환자들은 수술 이후 나타날 수 있는 합병증으로 인해 수술에 대한 부담을 느끼는 경우가 많은데, 자가 줄기세포 치료는 이러한 환자의 부담을 덜 수 있다. 이 중 자가 지방 줄기세포 치료는 지방에서 추출해 낸 중간엽 줄기세포를 이용하는 방법으로, 지방전체 세포 수의 7∼10%가 중간엽 줄기세포로 이루어져 있어 비교적 많은 양의 줄기세포를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채취가 쉽고 시술시간도 20분 정도로 짧다. 따라서 고령의 환자들도 부담 없이 치료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원래 연골과 가장 비슷한 상태로 회복된다는 장점을 가진다. 엄홍길 휴먼재단, 저소득 줄기세포치료 캠페인 하지만 이러한 줄기세포 치료는 그 비용이 만만치 않다. 무릎 퇴행성관절염 환자들은 치료에 대한 걱정과 함께 경제적인 부담을 받는 것도 사실이다. 실제 퇴행성관절염으로 인해 무릎 통증을 느끼는 환자가 많지만 경제적인 이유때문에 치료를 미루는 환자들가 대부분이다. 이에 엄홍길 휴먼재단(이사장 이재후)은 무릎 퇴행성관절염 환자들을 위한 후원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 엄홍길 휴먼재단은 산악인 엄홍길 대장이 설립한 재단으로, 소외계층에 대한 교육 및 의료 지원 사업을 활발하게 펼쳐나가고 있다. 이번 엄홍길 휴먼재단이 후원하는 캠페인 대상자는 무릎 퇴행성관절염을 앓고 있는 기초생활수급자 및 차상위계층 환자들이다. 이 재단의 엄홍길 상임이사는 “국내 관절염 줄기세포 치료 수준이 세계적으로 높아졌지만 비용 문제로 제대로 치료를 받을 수 없는 퇴행성관절염 환자들이 많아 안타까웠다”며 “이번 후원 캠페인을 통해 많은 어르신들이 퇴행성관절염으로 인한 통증에서 벗어나고 건강한 발걸음을 되찾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후원 캠페인은 전화(02-2272-8849)와 엄홍길 휴먼재단 홈페이지(www.uhf.or.kr)를 통해 신청이 가능하다. 자신이 처한 현재의 어려운 사연을 신청하면 된다. 환자 본인 이외에 가족이나 친인척, 사회복지사 등의 대리인 신청도 가능하다.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