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th&Beauty]‘싱글포트’ 복강경 수술에 3D기술 접목, 생생한 영상 구현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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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한 의사·기자의 따뜻한 의료기기 이야기]
올림푸스-다빈치 기술경쟁

일반인들이 올림푸스의 3D복강경 수술 기구를 체험하고 있다. 올림푸스 제공
일반인들이 올림푸스의 3D복강경 수술 기구를 체험하고 있다. 올림푸스 제공
‘수술’ 하면 흔히 배를 갈라 잘라 내고 꿰매는 모습을 상상합니다. 하지만 이런 개복(開腹) 수술은 오랜 통증과 후유증을 유발하죠. 이 때문에 수년 전부터 의료계에서는 배를 가르지 않고 복부에 구멍을 내어 수술하는 복강경 수술이 주목을 받아왔습니다.

복강경 수술은 개복 수술과 달리 복부에 0.5∼1.5cm 크기의 작은 구멍을 여러 개 내고 그 안으로 각종 수술 도구를 넣어 수술하는 방식인데요. 몇 해 전부터는 단일통로 복강경 수술(LESS)이 개발돼 배꼽 부위의 구멍 하나만을 통로로 삼아 수술 하는 방식이 개발돼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이 방식을 가장 활발히 활용하는 분야는 배꼽과 가까운 부위로 담낭절제술과 대장암수술입니다.

수술 상처가 거의 없고 회복 기간도 짧아 일상생활로 빠르게 복귀할 수 있어 ‘최소 침습 수술’이라고도 불립니다.

다빈치의 싱글포트 로봇팔이 환자의 몸에 장착된 모습. 인튜이티브서지컬 제공
다빈치의 싱글포트 로봇팔이 환자의 몸에 장착된 모습. 인튜이티브서지컬 제공
‘싱글포트’ 혹은 ‘원포트’로도 불리는 이 수술 방식은 복강경 카메라와 수술 기구를 동시에 투입해 진행하므로 숙련된 기술이 요구되기 때문에 사실 의사 입장에서는 부담이 큰 수술입니다.

또 배속을 직접 볼 수 없고 평면으로 표현되는 스크린에 의존해야 하므로 육안으로 보듯 거리감과 깊이감을 느끼기 어려워 수술에 큰 걸림돌이 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의사의 눈 역할을 해 줄 수술 기구가 매우 중요합니다. 이에 의료 기기 제조사들은 실제 육안과 같은 영상을 구현하기 위해서 복강경 카메라에 3차원(3D) 기술을 접목하기 시작했습니다. 3D 복강경 기술은 마치 개복 수술처럼 입체적이고 현실적인 영상을 구현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올림푸스의 엔도아이 플렉스 3D(ENDOEYE FLEX 3D)는 복강경 수술 시 카메라가 의료진의 눈을 대신할 수 있도록 각각 오른쪽 눈과 왼쪽 눈의 역할을 하는 고화질 이미지 센서(CCD) 2개를 탑재해 육안으로 보는 것과 같은 사실적인 3D 영상을 제공합니다. 지난해 12월 국내에 도입됐으며 현재 분당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 등 3곳에서 사용되고 있습니다.

근데 최근 재미있는 현상이 보입니다. 전통적으로 싱글포트 수술에 강한 올림푸스의 영향을 받았을까요, 최근엔 로봇 수술로 많이 알려진 다빈치도 싱글포트를 한다고 합니다. 배꼽 밑에 2∼3cm 크기의 구멍을 내 수술하는데 주로 담낭절제술, 자궁절제술, 난소 및 나팔관 수술 등에 활용되고 있습니다. 현재 강남세브란스병원을 포함해 10여 곳에서 싱글포트 수술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다빈치는 특히 3D 영상으로 리얼한 시야를 확보해 수술 의사들에게 인기가 많았는데 최근 복강경 분야의 강자인 올림푸스가 이러한 3D 영상을 도입한 것입니다. 이들 회사의 이러한 경쟁으로 나온 의료기기들이 결국 환자에게는 따뜻한 의료기기로 받아들여지는 이유입니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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