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적항암제·면역항암제… 암치료의 새지평 열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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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lth&Beauty/첨단의학을 달린다]2014 미국 혈액암학회 연례회의

2014년 미국 혈액암학회 연례회의가 열린 샌프란시스코엔 2만여명의 혈액암 전문가들이 참여해 성황을 이뤄었다.
2014년 미국 혈액암학회 연례회의가 열린 샌프란시스코엔 2만여명의 혈액암 전문가들이 참여해 성황을 이뤄었다.
5∼10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선 2만 여명이 넘는 전 세계 혈액종양내과 전문가들이 참석해 정보 교류 및 학술대회인 2014년 미국혈액암학회 연례회의가 열렸다. 이날 연례회의에선 만성골수성백혈병 치료제로 사용되는 새로운 표적치료제의 항암효과 발표 및 암세포를 주로 공격하는 면역세포 항암제들의 효능들이 발표돼 주목을 끌었다. 학회에서 이목을 끌었던 이들 항암제들에 대해 소개한다.

암만 공격하는 ‘표적항암제’, 치료 완치에 도전

표적항암제는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파괴하는 스마트 치료법이다. 본격적인 표적항암제 개발은 2001년 만성골수성백혈병 치료제 글리벡의 출시로부터 시작됐다. 글리벡 이후 만성골수성백혈병은 약물 치료만으로 충분히 관리 가능한 병이 됐다. 이후 보다 개선된 효능과 안전성을 입증한 타시그나와 같은 2세대 표적항암제들이 사용되고 있다.

이번 연례회의에서도 이러한 2세대 표적항암제들의 우수한 효능이 다시 입증됐다. 만성골수성백혈병 환자 846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6년간의 대규모 임상 연구 결과에 따르면 타시그나 복용군의 경우 2명 중 1명 이상(56%)이 암 유전자가 거의 검출되지 않았다. 기존 약인 글리벡의 경우 33%였다. 암 유전자가 거의 검출되지 않는 상태란 더 이상 약을 복용하지 않고 정기적인 검사를 하면 병을 관리할 수 있는 정도의 완치를 말한다.

또 이번 학회에서 새로운 표적항암제도 주목을 끌었다. 혈액을 만드는 공장이 망가지는 골수섬유증 치료제로 사용되는 자카비가 그것. 이번 학회에서 1144명의 골수섬유증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연구한 결과 이 병의 합병증인 비장의 길이가 커지는 것을 80% 이상 막을 수 있었다. 치료 4주째부터는 임상적으로 삶의 질 개선 효과가 높게 나타났다.

암세포를 때려 부수는 ‘면역항암제’ 등장

이번 연례회의에선 면역세포인 T세포를 활용한 혁신적인 면역항암제의 임상 효능이 속속 발표됐다. 면역항암제는 우리 몸속에서 T세포를 뽑은 뒤 T세포가 암 세포를 직접 공격할 수 인공적으로 만들어 주는 것이다.

면역항암제는 현재 머크의 키트루다, BMS가 개발 중인 옵디보, 노바티스가 개발한 CTL019 세포 치료법 등이 대표적이다. 우선, ‘CTL019’의 경우 2012년부터 39명의 소아백혈병 환자를 대상으로 평가한 임상 연구 결과, 치료 한 달 후 환자의 36명(92%)이 완전 치료 상태로 진단됐다. 6개월 이상의 추적 관찰에서도 25명(69%)은 여전히 백혈병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B세포 비호지킨 림프종, T세포 비호지킨 림프종, 다발성 골수종 및 호지킨 림프종 등 혈액암 환자 82명을 대상으로 BMS가 개발 중인 면역항암제 ‘옵디보’의 효능을 확인하기도 했다.

샌프란시스코=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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