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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 하이브가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대 기업’에 포함됐다. 타임은 27일(현지 시간) 기업을 대상으로 한 ‘타임100(TIME100)’ 목록을 발표했다. 2004년부터 매년 발표한 ‘타임100’은 당초 인물(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만을 대상으로 했다. 올해 처음 시작된 ‘타임100’ 기업은 총 5개 부문(개척자, 리더, 혁신가, 타이탄, 파괴자)으로 나눠 각 부문 별로 20곳씩 뽑았다. 한국 기업 가운데는 삼성(타이탄)과 하이브(개척자) 2곳만 이름을 올렸다. 타임은 하이브에 대해 “2005년 ‘빅히트 엔터테인먼트’로 시작해 경쟁이 치열한 한국 음악 산업에서 약자(underdog)였지만, 세계적인 그룹 방탄소년단의 인기로 급부상했다”며 “이제는 디즈니처럼 지적재산권(IP)을 활용한 제품 등 산업 확장에 눈길을 두고 있다”고 소개했다. 100대 기업에는 애플(리더), 구글(타이탄), 테슬라(파괴자)를 포함해 페이스북, 디즈니, 넷플릭스, 모더나, 존슨&존슨 등이 포함됐다. 식물성 고기를 만드는 ‘비욘드 미트’, 오트밀로 우유를 만드는 ‘오틀리’, 메타버스 기업인 ‘로블럭스’도 이름을 올렸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인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5일 연속 30만 명을 넘는 등 감염 확산세가 걷잡을 수 없는 상황에 이른 가운데 귀국 비행편이 막힌 현지 교민들이 혼란에 빠졌다. 한국과 인도를 오가는 정기 항공편 운항을 지난해 중단시킨 정부가 24일부터 전세기를 포함한 부정기 항공편 운항까지 막았기 때문이다. 추현석 인도 푸네 한인회장(62)은 26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한국과 인도 간 부정기 항공편 중단 소식을 기사로 접했다”며 “인도는 세계에서 확진자가 가장 많은데, 정부가 귀국 항공편을 다 막아버리니 허탈하고 버림받은 자식이 된 기분”이라고 했다. 푸네 한인회는 비정기 항공편 운항 중단이 결정된 후 설문조사를 했는데 5월 말까지 교민 100여 명이 귀국을 원했다고 한다. 외교부에 따르면 인도에는 약 1만1000명의 교민이 있다. 현재까지 확인된 확진자는 114명이다. 현지 한국대사관에서도 외교관 등 직원 11명이 감염됐다. 외교부 당국자는 “재외국민 이송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 제한적으로 항공기 운항 허가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언제 어떤 방식으로 운항할지는 아직 정하지 못한 상황이다. 코로나19 사태 초기인 지난해 1, 2월 정부는 전세기를 띄워 중국 우한에서 교민과 유학생 약 800명을 세 차례에 걸쳐 국내로 데려왔다. 김민 kimmin@donga.com·권오혁 기자}

윤여정의 아카데미 수상 소식에 국내외에서 축하와 호평이 쏟아졌다. 25일(현지 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윤여정이 오스카의 새 역사를 썼다”고 평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미나리’의 화끈한 할머니 윤여정이 손자(앨런 김)뿐 아니라 수많은 이의 마음을 사로잡았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특유의 장난기와 (한국이 겪은) 전쟁과 가난, 고통이 스며든 옛이야기로 딸의 가족에 스며든 순자 역할을 진실되게 보여줬다”고 평했다. ABC뉴스는 트위터에 ‘눈물나게 웃기다’며 수상 소감 영상을 공유했다. NYT의 칼럼니스트 카일 뷰캐넌은 “윤여정, 제발 내년엔 오스카 진행자로 나와 주세요”라고 호응했다. 윤여정이 수상 소감을 말할 때 배우 어맨다 사이프리드가 “정말 좋아(I love her)”라고 말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히자 미국의 한 평론가는 “정확히 내가 느낀 것!”이라고 트위터에 적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26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102년 한국 영화사의 역사를 ‘연기’로 새롭게 썼다는 데 매우 특별한 의미가 있다”며 “끊임없는 열정으로 다른 문화 속에서 살아온 분들에게까지 공감을 준 윤여정님의 연기 인생에 경의를 표한다”며 축하했다. 배우들의 축하도 이어졌다. 전도연은 “모두가 믿어 의심치 않았던 수상 소식이다. 선생님, 멋지고 자랑스럽다”고 축하했다. 이서진은 “상을 꼭 타실 거라 생각해 지난번 뵈었을 때 선생님은 김칫국을 마신다고 뭐라 하셨지만 축하 인사도 직접 건넸다”고 밝혔다. 박서준도 “늘 존경스러운 분이셨다. ‘미나리’ 촬영장에서도 다르지 않으셨을 거란 생각이 든다. 그래서 영화 속 순자 할머니가 더 애틋하기도, 사랑스럽기도 했던 것 같다”고 인사했다. 최우식도 “가장 바라고 또 바랐던 일이었는데 보면서도 울컥했다”고 밝혔다. 한국계 미국 배우들의 축하도 이어졌다. 샌드라 오는 SNS에 “수상을 축하한다”고 올렸다. 아콰피나도 “할머니를 가진 손녀로서, 이번 역사적인 수상은 이루 말할 수 없이 가슴에 와닿는다”고 썼다. 김민 kimmin@donga.com·박효목 기자}

배우 윤여정의 수상 소식이 전해지고 영화 ‘미나리’가 화제가 되자 26일 로이터는 한국에서 미나리 농사를 짓는 한 부부를 인터뷰했다. 경기 시흥에서 2만3000㎡ 규모의 미나리 농장을 운영하는 함병갑 씨(58)와 임미선 씨(55) 부부의 이야기를 로이터는 소개했다. 기사는 “미나리는 수 년에 걸려 뿌리가 서로 얽히면서 자라는 식물로, 영화에서 윤여정이 한국에서 미국으로 건너가 손자들을 돌보며 키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년에 9개월 동안 미나리 농사를 짓는 한국의 한 부부는 전 세계가 지켜보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미나리가 언급됐다는 사실에 기뻐하고 자랑스러워했다”고 전했다. 미나리 농사를 지은 지 30년이 됐다는 함 씨는 “영화 ‘미나리’를 보니 내 이야기를 보는 것 같았다”며 “나도 처음 농사를 지을 때 많은 어려움을 겪었고, 포기하고 싶은 적도 있었지만 아이들과 가족을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배우 윤여정의 수상 소식에 대해서는 “미나리 농부로서, 미나리를 소재로 쓴 독립 영화가 블록버스터 영화들 사이에서 승리를 거둬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함 씨의 아내인 임 씨는 윤여정의 연기를 보며 시어머니를 떠올렸다. 임 씨는 “윤여정과 우리 시어머니가 마음 속 깊이 아이들을 생각하는 모습을 보며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김민기자 kimmin@donga.com}

캐나다와 미국의 국경 지대에서 때 아닌 ‘택시 붐’이 일고 있다. 캐나다에 비행기로 입국하면 의무적으로 해야 하는 호텔 격리를 피하기 위해 택시를 타고 국경을 넘는 사람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25일(현지 시간) 로이터는 미국 택시 업계 관계자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택시 수요가 늘어난 가장 큰 이유는 호텔 격리 비용이다. 캐나다로 입국하는 모든 사람들은 육로든 항로든 3일 이내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2주 동안 자가 격리를 해야 한다. 육로 여행자는 격리 장소를 자신이 정할 수 있지만, 비행기를 이용할 경우 14일 중 3일 은 정부가 지정한 호텔에서 머물러야 한다. 캐나다 여행 업계에 따르면 정부 지정 호텔에서 3일간 머무는 비용은 약 961달러(약 107만 원)다. 이에 비해 국경을 넘는 택시 비용은 200~250달러 선이어서 차라리 택시비를 내는 여행자가 많다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일부는 자택까지 미국 택시를 이용하고, 국경까지만 미국 택시를 타고 간뒤 도보로 국경을 넘어간 뒤 캐나다 택시를 이용하는 이들도 있다. 캐나다 국경 에이전시(Canada Border Services Agency)에 따르면 3월 마지막 주 육로 여행자는 지난해 대비 60% 늘었다. 이에 비해 항공 여행자는 18.8% 증가에 그쳤다. 미국 뉴욕에서 택시 업체를 운영하는 한 관계자는 로이터에 “아침 6시부터 밤 12시까지 전화가 끊이지 않는다”며 “캐나다까지 가달라는 요청이 너무 많아서 일부 거절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코로나19로 택시 업계가 어려움을 겪었는데 새로운 수요 덕분에 집으로 돌아갔던 기사들이 다시 일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다만 이러한 수요가 지속될 지는 의문이다. 캐나다 퀘백과 온타리오에서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총리에게 육로 여행자의 검역도 강화해달라고 요청했기 때문이다. 캐나다 세관·출입국 관리 공무원 조합 대표 장 피에르 포틴은 로이터에 “육로 여행자도 호텔 격리를 의무화하는 등 강화된 조치가 방역에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국경이 너무 넓어 물리적으로 쉽지는 않을 듯하다”고 전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취임 후 줄곧 인권 외교를 강조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미 대통령으로는 40년 만에 20세기 초 터키의 전신 오스만튀르크가 자행한 아르메니아 대학살을 ‘집단학살(genocide·제노사이드)’로 규정했다. 중국, 러시아 등의 인권 탄압을 거세게 비판한 그가 중동 맹주 터키에 대해서도 인류의 보편 가치를 지키고 과거 잘못을 시인하라는 취지로 압박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아르메니아 대학살 추모일인 24일 성명을 통해 “집단학살에서 숨진 모든 아르메니아인의 삶을 기억하고 기린다”며 전 세계 어디서도 잔혹 행위가 일어나지 못하게 하자고 밝혔다. 역대 미 대통령은 매년 4월 24일 성명을 통해 대학살을 추모했다. 1981년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집단학살’ 표현을 쓴 후 후임자들은 터키와의 관계 악화를 우려해 쓰지 않았다. 국제 역사학계는 1915년 4월 24일부터 1923년까지 오스만튀르크가 기독교 아르메니아인이 오스만의 적국 러시아와 손잡을 것을 우려해 군경을 동원해 민간인을 대거 학살하고 추방했다고 본다. 이 과정에서 기아 등까지 더해져 150만 명이 희생됐다. 일부 학자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의 유대인 대학살에 앞선 20세기 최초의 집단학살로 평한다. 이에 대해 터키는 전면 부인하고 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역사학자가 다뤄야 할 논쟁을 ‘제3자’가 정치화하거나 내정 간섭 도구로 이용하면 안 된다”고 반박했다. 터키 외교부 역시 데이비드 새터필드 터키 주재 미국대사를 초치했다. 양측 긴장이 높아지자 미국은 26, 27일 터키 내 외교공관 업무를 중단하기로 했다. 터키는 미국과 함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속해 있다. 냉전 시절 ‘공동의 적’인 옛 소련에 맞섰으나 2003년 집권한 에르도안 대통령의 장기 집권 폐해가 심해지고 러시아 ‘S-400’ 지대공 미사일을 도입하는 등 친러 행보를 보이자 관계가 악화됐다. 부통령 시절 터키를 네 번 방문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뉴욕타임스(NYT)에 “에르도안을 잘 알고 있다. 그는 전제 군주”라고 비판했다. 이번 사태로 터키가 자국 내 미 공군기지 사용을 문제 삼거나 러시아와 더 밀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6월 11∼13일 영국 콘월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도 중국의 신장위구르 인권 탄압을 문제 삼을 것으로 보인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영화 ‘미나리’의 순자(윤여정)를 보며 저는 엄마와 부엌이 생각났습니다.언젠가 엄마는 부엌에 커다란 원목 식탁을 놓고 싶어했습니다. 식구들이 다 모여 밥 먹을 일도 많지 않은데 말이죠. 한동안 온라인으로 식탁을 들여다보고, 또 중고 매물로 나온 테이블도 직접 보러 가보던 엄마는 이리저리 줄자로 치수를 재어보더니 결국 커다란 식탁은 포기했습니다. 그러기엔 부엌이 좁았거든요.식탁뿐인가요. 수납공간, 화구 개수 등등 여러 가지가 성에 차지 않는 부엌입니다. 그래도 엄마는 포기 않고 그곳을 알뜰살뜰 싱싱한 활기가 넘치는 곳으로 만들어 냈습니다. 부엌에 원래 있던 식탁은 어느 날 흰 페인트로 깨끗하게 칠하고 예쁜 식탁보를 깔았고요, 산책하다 주운 꽃도 화병에 꽃아 올려 두었습니다. 단정한 테이블 매트도 기분에 따라 바꿔 놓으시기도 합니다.집 싱크대 앞 작은 창문엔 항상 새싹을 틔운 각종 씨앗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습니다. 먹다 남은 조그만 씨앗도 버리기 아까워하는 엄마가, 일회용 플라스틱 용기를 물그릇 삼아 차린 작은 배양소입니다. 저는 그걸 보면서 작은 것들도 저버리지 않는 엄마의 애정에 놀라곤 합니다.영화 속 순자는 낯선 미국 땅에 가서, 뱀이 나온다고 들어가지 말라고 했던 개울가에 겁 없이 들어가 미나리를 심습니다. 제이콥(스티븐 연)이 ‘안 되는 걸 되게 하라’는 막무가내 정신으로 척박한 땅에 덤벼들었다면, 지혜로운 순자는 흙과 물의 맥락을 읽고 미나리가 싹을 틔우게 했죠.가족은 물론 말 못하는 대상에게도 늘 애정으로 최선을 다하는 엄마의 생명력을 저는 영화 ‘미나리’에서 느꼈답니다. 그리고 미나리를 예쁘게 쓰다듬는 순자의 모습을 보면서 이 그림이 떠올랐습니다.○ 미나리 속 ‘순자’와 베르트 모리조오늘 감상할 그림은 프랑스 인상파 작품입니다. 여러분 인상파라고 하면 보통 모네나 마네, 고흐, 르누아르 같은 작가가 생각나시죠? 이 작품의 작가는 베르트 모리조(1841~1895)입니다. 작가 이야기를 하기 전에 그림부터 먼저 볼까요. 앞치마를 두른 여인이 부엌 한 가운데 서 있는 모습입니다. 과감하게 그어 내린 강렬한 붓 터치가 아주 인상적인 그림이죠. 여성의 다소곳한 포즈를 보면 예쁜 그림이라 착각할 수도 있습니다만, 하나하나 뜯어보면 부엌이라는 공간을 휘어잡고 있는 당당한 여자의 모습이 드러납니다. 먼저 이 그림에서 가장 눈길을 사로잡는 부분이 뭔지 살펴볼게요. 보통 우리의 눈은 무의식 중에 가장 밝은 곳을 바라보게 되어 있는데요, 이 그림에서 가장 밝은 곳은 바로 여성의 앞치마입니다. 하얀 색채의 앞치마를 아주 힘 있는 붓질로 칠해 뻣뻣한 느낌이 들 정도죠. 이 앞치마를 중심으로 작가는 공간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왼쪽 캐비닛을 한 번 볼까요. 사이즈로만 보면 그림 중간의 여인보다 더 크죠? 하지만 눈에 잘 띄지 않습니다. 우선은 어둡게 색채를 죽였고 세부적인 묘사도 줄였습니다. 게다가 아래 부분 수납장을 열어 두고, 그 위에 흰 천을 걸어 가운데로 시선이 흐르도록 했습니다. 눈길은 자연스럽게 오른쪽으로 흐릅니다. 그리고 받침대가 보일락 말락 아슬아슬하게 그려진 테이블이 보이시죠? 의자도 다리 하나가 없어서 움직이는 듯한 리듬을 자아냈습니다. 그리고 과감하게 오른쪽 공간에 짧게 벽을 만들어 시선이 분산되지 않도록 하고 있지요.하이라이트는 여성을 향해 다가가고 있는 강아지입니다. 바닥과 거의 한 몸이 될 정도로 흐릿하게 묘사되어 있지만, 푸른색 선을 활용해 강아지 형체만 간신히 남겨두었구요, 움직이는 듯한 모습을 만들어 역시 가운데 여인으로 시선이 쏠리도록 만들고 있습니다.창문 밖 붉은 집과 여인의 왼쪽 흐릿하게 그려진 프라이팬 또한 이러한 균형을 맞춰주는 오브제들로 볼 수 있겠죠. 이 그림이 재밌는 이유를 눈치 채셨나요? 바로 여성이 모델이나 그림 속 오브제가 아닌 공간의 중심으로 당당하게 자리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보통 인상파 화가들의 작품에서 여성은 그림을 위한 여러 대상 중 하나로 비춰진 경우가 많았어요. 대표적인 것이 드가의 무용수들이죠.물론 드가 또한 발레리나의 신체적 요소를 활용해 절묘한 공간 감각을 보여주었습니다. 다만 남성이 여성을 바라볼 때 가질 수 밖에 없는 한계를 모리조의 그림은 극복하고 있다는 점이 흥미로운 부분입니다.부엌은 당시 남성의 시각에선 ‘여자가 일하는 곳’에 불과했겠지만, 모리조의 그림에선 마치 ‘미나리’속 순자와 어머니의 부엌처럼 활기찬 공간으로 살아나고 있지요. (물론 지금 세대에게 부엌은 여자만의 공간은 아닐 것입니다.) 모리조는 어떤 사람이었기에 이런 그림을 그렸던 걸까요?○ “가장 인상파다운 작가”모리조의 프로필에서 가장 재밌는 건 그녀가 장 오노레 프라고나르(1732~1806)의 조카증손녀라는 사실입니다. 프라고나르는 로코코 시대 프랑스를 풍미했던 화가이고, ‘그네’라는 그림이 잘 알려져 있습니다. 여성인 모리조가 19세기에 그림을 그릴 수 있었던 것도 특권층의 자녀로서 누릴 수 있는 드문 기회였습니다. 그녀의 아버지는 프랑스 셰르의 도지사였고, 어머니가 프라고나르의 조카 손녀였습니다. 당시 상류층 자녀들은 예술 교육을 받곤 했는데, 모리조가 그림을 배우기 시작한 것도 아버지의 생일에 드로잉을 선물하기 위해서였다고 해요. 그러다 다른 자매들은 포기하는 중에도 꾸준히 그림을 그리면서 살롱전에 입상해 전업 화가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됩니다.그런데 모리조는 아카데미 화가의 길을 포기하고, 인상파 작가와 교류하며 1876년부터 1886년까지 매년 인상파전에 출품하며 열정적으로 참여합니다. 당시 인상파 작가들은 아카데미에서 아주 무시하고, 비난 받는 아방가르드였다는 걸 염두에 둔다면 모리조가 얼마나 대담한 선택을 한 것인지 가늠할 수 있겠습니다. 자신을 믿고 밀고 나간 그녀의 선택이 작품도 시대를 넘어 살아남게 만든 것이죠.그녀의 그림에서 느껴지는 공간을 휘어잡는 힘은 어디서 나온 걸까요? 모리조가 장 밥티스트 카미유 코로(1796~1875)에게도 그림을 배웠다는 것을 하나의 근원으로 추측해볼 수 있습니다. 코로는 인체 드로잉에서 시작해 풍경으로 나아가 많은 수작을 남긴 작가로, 역시 자연을 있는 그대로 묘사하는 것을 넘어 그곳의 부는 바람과 기운까지 포착하는 공간을 읽는 작가입니다.모리조의 그림에서도 단순히 사진을 찍듯 부엌을 남긴 게 아니라, 그 공간을 활기차게 휘어잡고 있는 당당한 여인감의 생동감이 느껴지는 것의 근원이 이런 것이 아닐까 추측해보는 것입니다.모리조 스스로도 자신의 능력을 알고 때론 답답함을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1890년 그녀는 자신의 노트에 이렇게 적었다고 해요. “나는 여자를 자신과 동등하게 대하는 남자를 본 적이 없다. 내가 남자보다 못한 것이 없다는 걸 알기에, 내가 원하는 건 그저 동등한 대접일 뿐인데도 말이다.” 미술사가 전하현은 저서 ‘인상주의’(생각의 나무)에서 베르트 모리조를 “사실적 느낌 그대로를 살린 가장 인상파적 기법에 충실했던 작가”라고 설명합니다. “고흐나 고갱은 일본과 남태평양의 영향을 받은 과장된 표현을, 로트렉 드가 기요맹과 모네는 주관성을 강하게 드러낸 자기식의 표현을 했다면 마네와 피사로 모리조는 사물을 있는 그대로 옮기는 정직한 인상파적 표현을 보여줬다”고 말이죠. 그러니, 자신을 억지로 내세우거나 인위적인 무언가를 더하기보다 공간을 읽고, 적재적소에 필요한 요소를 더하는 능력이 바로 모리조가 가졌던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래서 미나리의 순자를 보고 이 그림이 생각이 났던 것이고요.물론 때로는 자아를 강하게 내세우고 주장할 필요도 있지만, 지금처럼 온 지구가 시름시름 앓고 병들어가는 시대엔 주변을 돌아보는 여성의 섬세한 지도력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것 같습니다. 또 그렇다고 모리조가 자신을 숨기거나 체제에 순응하기만 했던 것도 아니구요. 그녀의 그림에서 느껴지는 강인한 힘은, 살롱전 입상을 포기하고 인상파의 가치를 믿고 나아갔던 줏대있는 자아에서 나올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합니다.부엌 한 가운데서 당당히 선 여자, 공간을 휘어잡고 가정의 중심을 세우며 사회의 뿌리가 되고있는 모든 엄마들에게 이 그림을 바칩니다.참고한 자료베르트 모리조 위키피디아 영문 페이지(https://en.wikipedia.org/wiki/Berthe_Morisot)미국 내셔널 갤러리 작품 소개 페이지(https://www.nga.gov/collection/art-object-page.46660.html)베르트 모리조 브리태니커 웹페이지 (https://www.britannica.com/biography/Berthe-Morisot)전하현 저, 인상주의: 인상파 속 숨겨진 진실과 새로운 개척자들(일러스트레이션 세계 예술문화사), 생각의나무, 2011년.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정부가 유럽의 판단을 참고해 러시아 스푸트니크V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도입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22일 브리핑에서 “유럽의약품청(EMA)이 스푸트니크V의 허가 심사에 착수한 지 꽤 됐다”며 “조만간 결론이 나올 것으로 보이는 만큼, EMA 데이터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허가당국의 의견을 참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스푸트니크V 백신 개발 지원과 해외 생산 및 공급을 담당하는 ‘러시아직접투자펀드(RDIF)’는 1월 29일(현지 시간) EMA에 백신 등록 신청서를 제출한 바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날 “외교부에 공문을 보내 재외공관을 활용한 정보 수집을 진행 중”이라며 “혈전 발생 등 이상반응과 관련한 안전성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EMA 결과가 나오면 믿을 만한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어 객관적 검증이 수월하리란 기대가 나온다. 스푸트니크V는 현재 전 세계 61개국에서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멕시코, 인도, 이집트, 몽골 등 개발도상국에서 쓰이고 있고, 유럽 등 선진국에서 사용한 사례는 한 건도 없다. 세르게이 베르시닌 러시아 외교차관은 이날 “5월에 2차 조사가 끝나면 스푸트니크V 백신이 세계보건기구(WHO)의 긴급 승인을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김성규 sunggyu@donga.com·김민 기자}

미국 국방부 인도태평양 안보담당 차관보에 일라이 래트너 국방부 중국 태스크포스(TF) 국장(사진)이 지명됐다. 래트너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상원의원 시절부터 함께 일해온 참모이자 ‘중국통’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이 부통령이던 2015∼2017년 초에는 국가안보 부보좌관을 지내고, 2011∼2012년 국무부에서 중국 및 몽골을 담당했다.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지금까지는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의 중국 분야 특별보좌관으로 펜타곤의 대중 정책 수립에 깊이 관여해 왔다. 오스틴 장관은 성명을 내고 “래트너는 인도태평양 지역에 대한 이해가 깊어 이 지역의 문제에 관한 작전과 전략을 잡아가는 데 귀중한 멤버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행정부는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 견제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달 말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에도 ‘중국통’으로 불리는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주베트남 대사를 지명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플로이드 사건’ 평결 후, 숨진 흑인 조지 플로이드에게 “정의를 위해 목숨을 희생한 데 감사드린다”고 발언해 역풍을 맞았다. 그의 발언이 알려지자 온라인에서는 “플로이드는 자발적으로 희생하지 않았다”며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펠로시 의장은 플로이드를 목조르기로 숨지게 한 전직 백인 경찰 데릭 쇼빈에 대해 20일 배심원단 12명의 만장일치로 유죄 평결이 내려진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발언했다. 그는 “정의를 위해 목숨을 희생한 데 감사드린다. 그 자리에서 가슴 아프게도 어머니를 찾고, ‘숨을 쉴 수 없다’고 외친 데 감사하다”며 “당신과 전 세계 수천, 수백만 명의 사람들 덕분에 당신의 이름은 곧 정의를 의미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워싱턴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30초가량 되는 짧은 발언 영상은 20일 밤부터 온라인에 퍼지면서 논란을 일으켰다. 바버라 랜즈비 일리노이대 교수는 “그는 스스로를 희생한 게 아니라 폭력적으로 생명을 강탈당했다”고 반박했다. 각본가인 랜디 메이엄 싱어는 “펠로시의 발언은 끔찍하고 뜬금없다”며 “그는 전투에서 전사한 군인이 아닌 경찰관에게 살해당한 시민이다”라고 지적했다. 조지아주 하원의원 조시 매클로린은 “펠로시의 발언은 완전히 부적절하고 사과해야 한다”며 “무엇보다 이러한 해프닝은 왜 흑인 의원이 더 필요한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논란이 일자 펠로시 의장은 트위터에서 자신의 발언에 몇 문장을 추가했다. 그는 “플로이드는 오늘 살아있어야 했다. 그는 헛되이 죽지 않았으며 우리는 또 다른 가족이 그 같은 인종차별과 폭력, 고통을 겪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적었다. 그는 논란이 일고 있는 자신의 발언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플로이드 사건’ 평결 후, 숨진 흑인 조지 플로이드에게 “정의를 위해 목숨을 희생한 데 감사 드린다”고 발언해 역풍을 맞았다. 그의 발언이 알려지자 온라인에서는 “플로이드는 자발적으로 희생하지 않았다”며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펠로시 의장은 플로이드를 목조르기로 숨지게 한 전직 백인 경찰 데릭 쇼빈에 대해 20일 배심원단 12명의 만장일치로 유죄 평결이 내려진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발언했다. 그는 “정의를 위해 목숨을 희생한데 감사드린다. 그 자리에서 가슴 아프게도 어머니를 찾고, ‘숨을 쉴 수 없다’고 외친 데 감사하다”며 “당신과 전 세계 수천, 수백만 명의 사람들 덕분에 당신의 이름은 곧 정의를 의미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워싱턴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30초가량 되는 짧은 발언 영상은 20일 밤부터 온라인에 퍼지면서 논란을 일으켰다. 바버라 랜즈비 일리노이대 교수는 “그는 스스로를 희생한 게 아니라 폭력적으로 생명을 강탈당했다”고 반박했다. 각본가인 랜디 메이엄 싱어는 “펠로시의 발언은 끔찍하고 뜬금없다”며 “그는 전투에서 전사한 군인이 아닌 경찰관에게 살해당한 시민이다”고 지적했다. 조지아주 하원의원 조시 맥로린은 “펠로시의 발언은 완전히 부적절하며 사과해야 한다”며 “무엇보다 이러한 해프닝은 왜 흑인 의원이 더 필요한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논란이 일자 펠로시 의장은 트위터에서 자신의 발언에 몇 문장을 추가했다. 그는 “플로이드는 오늘 살아있어야 했다. 그는 헛되이 죽지 않았으며 우리는 또 다른 가족이 그같은 인종차별과 폭력, 고통을 겪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적었다. 그는 논란이 일고 있는 자신의 발언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중국 공산당이 패션 브랜드 H&M, 나이키에 이어 “중국 소비자를 무시했다”는 이유로 전기차 생산 업체인 테슬라를 연일 압박하고 있다. 중국은 전 세계 테슬라 소비자가 두 번째로 많은 시장으로, 지난해 테슬라의 ‘모델 3’는 전기차로 중국 내 최다 판매 기록을 세웠다. 중국 내에서 생산한 SUV 전기차인 ‘모델 Y’도 인기를 끌면서 당국이 견제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테슬라 비난 여론은 19일(현지 시간) 상하이 모터쇼에서 시작됐다. 이 곳에서 테슬라 차주인 장 씨가 ‘브레이크가 고장 났다(刹車失灵)’는 글귀와 테슬라 로고가 적힌 티셔츠를 입고 난동을 피웠다. 문제는 테슬라가 이 여성에 “배후가 있다”고 반응하며 일어났다. 장 씨는 2019년 테슬라 모델3 차량을 구매했으며, 2월 브레이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목숨을 잃을 뻔 했다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자동차 환불을 요구했는데, 테슬라가 제3자 조사를 받자고 하자 시위에 나섰다. 테슬라 측은 이러한 사실을 밝히며 “차량 결함에 대한 책임은 모두 감수하겠으나 비이성적 불만까지 타협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또 테슬라 중국법인 관계자가 인터뷰에서 “그녀의 배후에 누군가가 있을 것”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자 신경보 등 중국 관영 매체에서 비판이 쏟아졌다. 쐐기를 박은 것은 중국 공산당 정법위원회의 논평이었다. 위챗에 공개된 논평에서 정법위는 “중국 내 테슬라의 인기는 소비자들이 보낸 신뢰 덕분인데, 테슬라는 오만함과 소비자를 무시하는 태도로 응답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또 신화통신은 “누가 테슬라에게 ‘타협하지 않는다’는 자신감을 심어주었나?”고 꼬집었다. 그러자 테슬라는 하루만인 20일 “차주의 문제를 신속하게 해결하지 못해 사과한다”며 “정부 조사에 전적으로 협력 하겠다”고 꼬리를 내렸다. 하지만 한 번의 사과도 부족했다. 21일에는 국가시장감독총국이 “기업은 소비자를 위해 우수한 품질을 제공해야 한다”고 나섰다. 이후 테슬라는 두 번째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22일에는 허난성 시장감독국이 차주 장 씨에게 테슬라가 주행 데이터를 제공하라고 명령했다. 온라인에서는 테슬라 불매운동을 하자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사진)이 21일(현지 시간) 95세 생일을 맞는다. 9일 74년을 해로했던 남편 필립 공의 사망 후 홀로 맞은 생일이라 축포, 초상 사진 공개 등 공식 축하 행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텔레그래프 등이 보도했다. 매년 4월 21일 낮 12시 런던탑, 하이드파크 등 런던 주요 명소에서는 여왕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한 총기 축포가 울렸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취소됐고 올해는 필립 공 타계로 2년 연속 축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생일을 기념해 매년 공개했던 초상 사진 역시 올해 대중에게 공개되지 않는다. 일각에서는 왕실이 여왕의 집무실이 있는 런던 버킹엄궁 대신 런던 근교의 윈저성 안뜰에서 왕실 가족 일부가 참석하는 식사 자리를 마련할 것으로 보고 있다. 조부의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현재 거주하는 미국에서 영국으로 잠시 건너왔던 해리 왕손 역시 귀국 일정을 미루고 여왕의 생일을 축하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21일(현지 시간) 95세 생일을 맞는다. 9일 74년을 해로했던 남편 필립 공의 사망 후 홀로 맞은 생일이라 축포, 초상 사진 공개 등 공식 축하 행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텔레그래프 등이 보도했다. 매년 4월 21일 낮 12시 런던탑, 하이드파크 등 런던 주요 명소에서는 여왕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한 총기 축포가 울렸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취소됐고 올해는 필립 공 타계로 2년 연속 축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생일을 기념해 매년 공개했던 초상 사진 역시 올해 대중에게 공개되지 않는다. 일각에서는 왕실이 여왕의 집무실이 있는 런던 버킹엄궁 대신 런던 근교의 윈저성 안뜰에서 왕실 가족 일부가 참석하는 식사 자리를 마련할 것으로 보고 있다. 조부의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현재 거주하는 미국에서 영국으로 잠시 건너왔던 해리 왕손 역시 귀국 일정을 미루고 여왕의 생일을 축하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인도의 한 기차역. 멀리서 기차가 다가오는 가운데 엄마 곁에서 걷던 조그마한 아이가 철로로 떨어진다. 시각장애인인 엄마는 화들짝 놀라 아이를 애타게 찾지만, 앞이 보이지 않아 제자리에서 허공을 향해 팔만 휘젓는다. 키 작은 아이가 플랫폼으로 올라오지 못하는 순간, 멀리서 한 남자가 철로에 뛰어들어 아이를 들어 올리고 자신도 간신히 철로를 벗어난다. 간발의 차이로 두 사람은 기차를 피해 목숨을 구했다. 17일 인도 뭄바이의 방가니역에서 일어난 일이다. 19일 CNN 등 보도에 따르면 이 기차역의 역무원 마유르 셸케가 철로에 떨어진 여섯 살 아이를 극적으로 구조했다. 인도 철도부는 셸케가 아이를 구하는 장면이 담긴 폐쇄회로(CC)TV를 트위터에 공개했다. 철도부는 “셸케 씨가 위험을 무릅쓰고 간발의 차이로 아이를 구했다”며 “직무에 대한 그의 용기와 헌신에 경의를 표한다”고 썼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구조된 아이는 여섯 살 소년이며 엄마는 시각장애인이다. 이 때문에 엄마가 아이를 구하지 못하는 모습을 본 셸케는 “기차에 정지 신호를 보냈지만 시간이 부족하다는 걸 깨달았다”며 “다가오는 기차가 두려웠지만 용기를 내 뛰어들었고 철로에서 벗어난 뒤 15∼20분 정도는 멍하니 아무런 생각이 들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잠시 뒤 아이의 엄마를 비롯한 사람들이 나에게 고마움을 표해 그제야 내가 좋은 일을 했다는 걸 깨달았다”고 덧붙였다. 피유시 고얄 철도부 장관은 성명을 통해 셸케의 영웅적 행동에 찬사를 보냈다. 그러면서 “그의 행동이 돈이나 상에 비할 바가 아니라는 것을 알지만 그의 인간적인 행위에 대한 보상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미국 국무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여행 금지’를 권고할 국가의 수가 전 세계의 80%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모든 성인에게 백신 접종 자격을 부여한 미국이 그렇지 못한 국가들과의 접촉을 최소화해 방역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백신 접종률이 2%대에 불과한 한국의 등급 하향 가능성이 제기된다. 국무부는 19일 성명에서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통지를 반영해 이번 주에 여행 권고안에 대한 업데이트를 시작하겠다. 이번 업데이트로 ‘여행 금지’인 여행경보 4단계 국가 수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며 “전 세계의 약 80%에 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국무부는 북한 러시아 이란 미얀마 아프가니스탄 등 34개국에 여행금지인 4단계 여행경보를 발령했다. 전 세계의 약 16%로 이를 80% 수준까지 늘리면 대상 국가가 160개국 안팎으로 급증할 가능성이 있다. 미국민에 대한 국무부의 여행경보는 4단계로 △일반적 사전주의 △강화된 주의 △여행 재고 △여행 금지 순이다. 현재 한국은 2단계 ‘강화된 주의’다. 지난해 11월 말 ‘여행 재고’인 3단계였으나 이후 한 단계 완화됐다. 중국, 일본, 대부분의 유럽 국가는 여행 재고인 3단계로 평가받고 있다. 등급 재평가 기준에는 코로나19 감염률과 검사 및 치료 능력 여부 등이 반영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무부는 “해당국의 현재 보건 상황에 대한 재평가를 뜻하는 게 아니며 CDC로부터 받는 정보를 반영해 여행경보를 조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이런 권고안이 구속력을 갖지는 않는다. 미국으로의 입국 제한 여부와도 별개다. 국무부가 예고한 이번 조치는 최근 해외로 나가는 미국인 여행객이 다시 늘어나는 가운데 나왔다. 그리스는 이번 주부터 백신 접종 증명서가 있거나 음성 판정을 받은 미국인들의 입국을 허용하고 있다. 미 유나이티드항공 역시 7월부터 그리스와 아이슬란드, 크로아티아에 항공편을 다시 배정하기로 하는 등 해외여행이 활발해지는 분위기다. 이날 조 바이든 미 대통령 또한 16세 이상 모든 성인에게 백신 접종 자격을 부여하며 사회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그간 나이, 기저질환 여부 등에 따라 접종 순위가 달랐지만 16세 이상 성인이 모두 백신을 맞을 수 있게 된 셈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트위터 동영상을 통해 “우리는 (백신이) 충분히 있다. 그러니 백신을 꼭 맞으라”고 강조했다. 그는 21일 미국의 백신 접종 현황에 관한 연설을 한다. CDC에 따르면 19일 기준 미 성인의 절반이 넘는 1억3099만 명(50.7%)이 1회 이상 백신을 맞았다. 2차 접종을 모두 완료한 사람도 33%에 이른다. 현재 미국의 하루 평균 접종량은 320만 회분으로 지난달(250만 회분)에 비해 크게 상승했다. 백신 보유량이 넉넉해 미국은 방역정책의 효과를 높이기 위한 ‘부스터샷’(3차 접종)까지 검토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미 국방부가 쿠바 미 해군기지 내 관타나모 수용소 수감자에게도 모더나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관타나모 기지에 주둔하는 미군을 보호하기 위한 결정이다. 지난해 12월에도 관타나모 수감자에 대한 백신 접종 시도가 있었지만 수감자의 대부분이 9·11 테러 주범이라는 이유로 유가족이 거세게 반발해 연기됐다.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면서 관타나모 수감자도 백신을 맞을 수 있을 만큼 여유가 생겼다는 평가가 나온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김민 기자}

인도의 한 기차역. 멀리서 기차가 다가오는 가운데 엄마 곁에서 걷던 조그마한 아이가 철로로 떨어진다. 화들짝 놀란 엄마는 아이를 애타게 찾지만 키가 작은 아이는 플랫폼으로 올라오지 못한다. 순간 멀리서 한 남자가 철로에 뛰어들어 아이를 들어 올리고 자신도 간신히 철로를 벗어난다. 간발의 차이로 두 사람은 기차를 피해 목숨을 구했다. 17일 인도 뭄바이의 반가니역에서 일어난 일이다. 19일 CNN 등 보도에 따르면 이 기차역의 역무원 마유르 셸케가 철로에 떨어진 6살 아이를 극적으로 구조했다. 인도 철도부는 셸케가 아이를 구하는 장면이 담긴 폐쇄회로(CC)TV를 트위터에 공개했다. 철도부는 “셸케 씨가 위험을 무릅쓰고 간발의 차로 아이를 구했다”며 “직무에 대한 그의 용기와 헌신에 경의를 표한다”고 썼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구조된 아이는 6살 소년이며 어머니는 시각 장애인이다. 이 때문에 사고 당시 엄마는 아이를 애타게 부르기만 했다. 이 장면을 본 셸케는 “기차에 정지 신호를 보냈지만 아이의 엄마가 앞을 볼 수 없어 시간이 부족하다는 걸 깨달았다”며 “다가오는 기차가 두려웠지만 용기를 내 뛰어들었고 철로에서 벗어난 뒤 15~20분 정도는 멍하니 아무런 생각이 들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잠시 뒤 아이의 엄마를 비롯한 사람들이 나에게 고마움을 표해 그제야 내가 좋은 일을 했다는 걸 깨달았다”고 덧붙였다. 피유시 고얄 철도부 장관은 성명을 통해 셸케의 영웅적 행동에 찬사를 보냈다. 그러면서 “그의 행동이 돈이나 상에 비할 바가 아니라는 것을 알지만 셸케 씨의 인간적인 행위에 대한 보상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1977~1981년 미국 민주당의 지미 카터 대통령(97)이 재임할 때 부통령으로 그를 보좌했던 월터 먼데일이 19일(현지 시간) 사망했다. 향년 93세. 1928년 북부 미네소타주에서 태어난 그는 상원의원, 부통령을 거쳐 1984년 민주당 대선후보로 나섰다. 당시 부통령 후보로 제럴딘 페라로(1935~2011) 뉴욕주 하원의원을 선택해 큰 화제를 모았다. 페라로는 미 주요 정당 역사상 최초의 여성 부통령 후보였다. 두 사람은 당시 대선에서 공화당의 ‘로널드 레이건-조지 HW 부시’ 조에 참패했지만 여성의 유리천장을 깨는데 일익을 담당했던 먼데일의 선택은 아직까지도 호평을 받고 있다.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먼데일은 대통령의 부속물 정도로 취급받던 부통령직을 대통령의 국정운영 파트너 급으로 끌어올린 최초의 인물이다. 미 부통령 최초로 대통령이 받는 정보 브리핑에 최초로 동석했고 백악관 밖에 있던 부통령 관저를 백악관 안으로 옮겼다. 빌 클린턴 정권의 앨 고어 전 부통령이 “미국의 부통령은 먼데일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고 평가한 이유다. 카터 전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그는 정치적 기술과 인간적 포용력을 통해 부통령직을 전례 없이 역동적인 자리로 만들었다. 소중한 친구를 떠나보내 슬프다”고 애도했다. 버락 오바마 정권에서 8년간 부통령을 지낸 조 바이든 대통령 또한 “그는 나의 역할 모델”이라고 가세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미얀마 쿠데타를 주도한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이 24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리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특별 정상회담에 참석하기로 했다. 2월 1일 쿠데타 발발 후 18일까지 738명의 민간인 사망자가 발생한 가운데 학살의 최고책임자인 그가 국제사회에서 국가수반 대우를 받는다는 것에 대한 미얀마 민주진영의 반발이 거세다. 18일 아세안 의장국인 브루나이의 하사날 볼키아 국왕은 아세안 10개국 정상이 자카르타에서 만나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미얀마 사태를 논의하기 위한 특별회담을 열자고 제안한 후 지지부진했던 논의가 한 달 만에 구체화했다. 반면 미얀마 민주진영과 소수민족이 연합한 국민통합정부(NUG)의 조 모 우 외교차관은 “아세안이 미얀마 사태에 관해 나서고 싶다면 NUG와 교섭해야 한다. 군사정권을 인정하면 안 된다”고 규탄했다. ‘닥터 사사’로 불리는 NUG 대변인은 “흘라잉은 최고사령관이 아니라 최고 살인자(Murderer-in-chief)”라고 가세했다. 현지 매체 이라와디는 14∼18일 열린 미얀마 최대 명절 ‘틴잔’ 기간에 군경의 유혈 진압으로 최소 26명이 숨졌고, 쿠데타 발발 후 누적 사망자가 738명이라고 전했다. 이 와중에 군부는 18일 국영방송을 통해 집회 현장에서 체포된 시민들이 구타당한 사진을 공개해 비판을 받았다. 총 6장의 사진 속에는 청년 집회 참가자들이 군경에 의해 심하게 고문을 당한 듯 피를 흘리고 얼굴이 부어 있는 모습이 담겼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미얀마 쿠데타를 주도한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이 24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리는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특별 정상회담에 참석하기로 했다. 2월 1일 쿠데타 발발 후 18일까지 738명의 민간인 사망자가 발생한 가운데 학살의 최고 책임자인 그가 국제사회에서 국가수반 대우를 받는다는 것에 대한 미얀마 민주진영의 반발이 거세다. 18일 아세안 의장국인 하사날 볼키아 브루나이 국왕은 아세안 10개국 정상이 자카르타에서 만나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미얀마 사태를 논의하기 위한 특별회담을 열자고 제안한 후 지지부진했던 논의가 1달 만에 구체화했다. 반면 미얀마 민주진영과 소수민족이 연합한 국민통합정부(NUG)의 조 모 우 외교차관은 “아세안이 미얀마 사태에 관해 나서고 싶다면 NUG와 교섭해야 한다. 군사정권을 인정하면 안 된다”고 규탄했다. ‘닥터 사사’로 불리는 NUG 대변인은 “흘라잉은 최고사령관이 아니라 최고 살인자‘(Murderer-in-chief)”라고 가세했다. 현지매체 이리와디는 14~18일 열린 미얀마 최대 명절 ’띤잔‘ 기간에 군경의 유혈 진압으로 최소 26명이 숨졌고, 쿠데타 발발 후 누적 사망자가 738명이라고 전했다. 이 와중에 군부는 18일 국영방송을 통해 집회 현장에서 체포된 시민들이 구타당한 사진을 공개해 비판을 받았다. 총 6장의 사진 속에는 청년 집회 참가자들이 군경에 의해 심하게 고문을 당한 듯 피를 흘리고 얼굴이 부어 있는 모습이 담겼다. 이와 별도로 현지 소셜미디어에는 ’리틀 판다‘로 불리는 20대 청년 지도자 웨이 모 나잉이 군경에 체포된 뒤 심한 고문을 당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진이 돌고 있다.김민기자 kim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