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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사 풀비오 피에르안젤리니(62)의 이력은 특이하다. 로마에서 정치학을 전공한 뒤 1980년 이탈리아의 휴양지 산 빈첸초에 레스토랑 ‘감베로 로소’를 열었다. 감베로 로소가 세계적 권위를 인정받는 미슐랭 가이드에서 별 두 개 등급을 받고, 전 세계 50대 레스토랑 중 12위로 선정된 2008년 그는 갑자기 식당을 폐점했다. 이미 이탈리아 미식가협회가 선정하는 ‘최고의 요리사’에 5년 연속 1위로 선정돼 요리 거장의 반열에 든 뒤였다.갑작스러운 퇴장 이후 그를 수식하는 말은 간결해진다. 그가 4월 이탈리아 피렌체의 사보이 호텔에서 요리를 만들자 외신들은 “‘전설적인(legendary)’ 이탈리아 요리사가 피렌체 호텔에서 근무한다”고 보도했다. 해외 호텔에서 요리 자문에 응할 때마다 “이탈리아의 일급 셰프(top chef)가 우리 지역에 온다”는 기사가 어김없이 등장했다.지난달 22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 ‘10꼬르소꼬모 청담점’에서 피에르안젤리니를 만났다. 그는 의류와 책, 음식을 함께 판매하는 이 복합매장에 모인 40여 명의 한국인 앞에서 자신의 레시피를 선보인 뒤 직접 포모도로(토마토) 스파게티를 만들었다. 정상의 자리에서 스스로 내려온 이탈리아인 요리사에게 좋은 요리사, 그리고 좋은 요리의 조건을 들어 봤다.》 ―명성이 최고에 달했을 때 레스토랑을 폐점했다. 이유가 뭔가? “처음 레스토랑을 열 때는 ‘요리를 하면서 바닷가 석양을 볼 수 있는 곳’만 찾았다. 그래서 큰 도로가 없고 접근성이 떨어지는 어촌 마을에 감베로 로소라는 가게를 열었다. 30년이 지나고 명성을 얻으며 전 세계에서 사람들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미국 유럽은 물론 한국인 고객까지 왔다.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나의 요리에 대해 왈가왈부하기 시작하면서 요리에 대해 가진 초심을 잃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만뒀다.” 피에르안젤리니는 한국에서 지휘자 정명훈(62)의 요리 스승으로도 유명하다. 정명훈은 2003년 내놓은 요리책 ‘마에스트로 정명훈의 Dinner for 8’에서 감베로 로소에서 요리 수업을 받은 내용을 적었다. 정명훈은 당시 이곳을 찾은 가수 안드레아 보첼리(57)에게 직접 만든 수프와 감자 퓌레를 대접하기도 했다. 피에르안젤리니는 정명훈과의 인연에 대해 “(정명훈이) 로마의 오페라 감독으로 일할 때 처음 만났다”며 “내 주방에서 며칠간 요리를 해 보고 싶다고 해 초청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사람에게 추천하는 이탈리아 요리가 있을까? “특정 메뉴를 추천하지는 않는다. 다만 ‘진짜 이탈리아 음식’을 맛보길 권한다. 진짜 이탈리아 요리란 타협이 없는 요리다. 내가 레스토랑 운영을 그만두고 각국 호텔 레스토랑의 컨설팅을 맡게 된 이후 전 세계 손님에게 요리를 내놓는데, 간혹 ‘이건 내가 아는 이탈리아 요리가 아니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미트볼 스파게티를 이탈리아 음식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이탈리아 북부에서 남부까지 어딜 가도 그런 음식은 찾아볼 수 없다. 진짜 이탈리아 음식을 맛보기 위해선 현지에서 그 요리의 유전자(DNA)를 체득한 사람이 만든 요리를 먹어봐야 한다.” 피에르안젤리니는 지난달 23일 40여 명의 한국인에게 자신의 레시피를 선보였다. 또 바질과 토마토가 어우러진 포모도로 스파게티를 만들어 내놓았다. 그는 일상적인 음식일지라도 정성을 담았을 때 훌륭한 요리가 나온다고 강조했다. “재료를 다듬을 때 도구를 사용하는 것보다 손을 사용하는 것이 재료 자체의 특성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며 도구 없이 토마토 껍질을 벗기는 시범을 보이기도 했다. ―한국에서는 최근 유명 요리사들이 등장하는 TV 프로그램이 많다. 이에 대한 생각은? “(TV 출연은) 젊은 요리사들에게 득보다 실이 많은 행동이다. 처음부터 TV쇼에 나가고 유명해지게 되면 요리사라는 직업의 본질을 착각할 수 있다. 요리는 열정과 근면, 희생과 존중이 어우러져야 한다. 재료와 음식을 직접 만지고 느껴야 할 수 있는 일이다. TV쇼의 요리 프로그램은 ‘보여주기’다. 진정한 요리사라면 요리의 맛을 구체화시키는 데 집중하고, 농부들이 길러낸 재료를 손님에게 선보이는 마지막 주자라는 사명감을 가져야 한다. 나 역시 10년 전쯤 TV 프로그램에 출연한 적이 있었지만 곧 그만뒀다.” ―기억에 남는 요리, 그리고 손님을 꼽는다면? “나는 전 세계를 위해 요리하는 요리사다. (웃음)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 등 유명인이 나에게 요리를 부탁한 적은 있지만, 누구를 위한 요리든 나에겐 똑같다. 유명인에게 요리를 내놓고 자랑하는 것이 사업 측면에서 도움이 될 수 있겠지만, 요리는 비즈니스가 아니다. 요리는 자신의 내면에 있는 무언가를 끄집어내는 행위다. 그런 면에서 요즘 젊은 요리사들이 안타까울 때가 있다. 레스토랑을 열고 운영하기 위해서는 많은 돈이 드는 만큼 동업자가 필요한데, 그렇게 되면 자유를 잃게 된다.” ―좋은 요리사는 어떤 사람인가? “많은 사람들이 요리사는 새로운 요리를 만드는 창조자(creator)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 전에 좋은 이행자(executer)여야 한다. 클래식한 요리를 완벽하게 만들어, 손님이 접시에 담긴 요리를 받았을 때 겉모습이 아닌 맛만을 오롯이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손님의 영혼을 살찌우는 요리를 선보여야 좋은 요리사가 된다. 그런 의미에서 좋은 요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타고난 요리 재능과 테크닉을 갖춰야 할 뿐 아니라 해당 요리와 관련한 문화적인 소양까지 쌓아야 한다.” 인터뷰를 마치자 요리사가 아닌 철학자와 장시간 대화를 나눈 느낌이 들었다. 한편으로는 요리 하나에도 철학을 가지고, 초심을 지키기 위해 레스토랑까지 닫는 진지한 자세에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이번이 첫 한국 방문인 피에르안젤리니는 짧은 방한 기간 동안 아침마다 숙소 인근 전통시장을 들러 식재료를 연구했다. 고등어와 굴비로 라비올리(이탈리아식 만두)를 만들고, 한국 단감을 이용한 디저트 레시피도 선보였다. 우리 나이로 환갑이 넘은 이 요리사는 “앞으로 국가나 문화권을 초월해 사람들이 ‘가족’을 떠올릴 수 있는 요리를 만들어 보고 싶다”는 포부를 남겼다. 10꼬르소꼬모를 운영하는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김환중 팀장은 “피에르안젤리니를 시작으로 세계적인 요리사들을 10꼬르소꼬모에 초청하는 행사를 계속 열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4대강 사업으로 확보한 물을 농업용수로 활용하는 사업이 연말부터 본격화된다. 계속된 가뭄으로 일부 지역에서 내년 농작물 재배까지 어려워졌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나온 조치다. 정부와 새누리당은 11일 국회에서 당정협의를 갖고 가뭄 극복을 위해 올해부터 내년까지 총 2036억5000만 원의 예산을 추가 투입한다고 밝혔다. 특히 4대강 사업지인 충남 공주보와 경북 상주보의 물을 인근 저수지에 보내기 위해 747억 원 규모의 도수로(導水路) 공사를 올해 새로 시작하기로 했다. 그동안 정부는 ‘2차 4대강 사업’이라는 논란을 우려해 4대강 보에 모인 물을 농업에 활용하지 못했다. 가뭄이 극심한 충남 서부에서 백제보의 물을 보령댐으로 연결하는 사업이 유일했다. 이번 예산 증액으로 4대강 도수로 사업은 총 3개로 늘었다. 정부는 우선 공주보와 예당저수지를 잇는 31km 공사에 착수하기로 했다. 내년까지 415억 원의 예산을 책정했고 2017년분을 추가 편성해 총 988억 원을 투입한다. 상주보의 물을 화달저수지와 중덕저수지 등 3곳에 나눠 주는 12km 도수로 건설 공사에도 내년까지 332억 원의 예산이 들어간다. 당초 두 사업은 내년 상반기(1∼6월)에 예비 타당성 조사 결과가 나온 이후 예산을 편성할 예정이었지만 내년 봄까지 가뭄이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자 국회 차원에서 예비 타당성 조사를 면제할 계획이다. 박재명 jmpark@donga.com·홍정수 기자}

당정이 11일 2036억5000만 원 규모의 추가 가뭄대책 예산을 편성한 것은 그만큼 이번 가뭄의 피해 정도를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뜻이다. 정부는 이미 지난달 1000억 원 규모의 가뭄대책을 마련했으나 한 달 만에 다시 대책을 내놓았다. 특히 이번에는 그동안 당내에서 거론조차 꺼린 ‘4대 강 사업’ 활용 방안 2건을 포함시킴으로써 4대강 사업의 순기능을 양지로 끌어냈다.○ 극심한 가뭄에 4대 강이 ‘구원투수’로 등장 이번 가뭄대책의 핵심인 충남 공주보∼예당지 도수로(導水路) 공사(31km·415억 원)와 경북 상주보 도수로 공사(12km·332억 원)는 예비타당성조사를 거쳐 일러야 2018년 착공이 가능한 사업이었다. 하지만 3일 고위 당정청 회의를 기점으로 올해 예산을 편성하는 쪽으로 선회했다. 당시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대규모 사업은 예비타당성조사를 마쳐야 예산을 받을 수 있지만 재난 등 긴급 상황에서는 면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10월까지 역대 최대 규모의 가뭄 재해보험비가 나가자 당정은 올해 충남과 인천 등지의 가뭄을 ‘재난급’으로 판단한 것이다. 공주보의 물을 끌어들이는 예당지의 저수율은 현재 24%로 평년의 68%에 크게 못 미친다. 상주보와 도수로로 연결하는 화달지 역시 저수율이 37%에 불과하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올겨울 강수량도 평년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며 “매일 저수량이 5%포인트씩 떨어지는 봄 영농철이 되면 더이상 버티기 힘든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농식품부는 두 곳의 도수로 공사가 최종적으로 끝나는 2017년에는 충남지역 농지 7887ha와 경북지역 농지 798ha에 안정적인 용수 공급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당정은 조만간 4대 강 물을 농업용수로 확보하는 추가 대책을 또 내놓을 방침이다. 그러나 ‘제2의 4대 강’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는 점에서 몸을 숙이는 모양새다. 실제로 새정치민주연합 박수현 원내대변인은 이날 가뭄 대책이 발표되자 “도수로 공사를 하는 데는 동의하지만 가뭄 극복을 핑계로 제2의 4대 강 사업을 하려는 꼼수에는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정부 역시 당장 4대 강 지류·지천 사업을 실행하는 데에는 미온적이다. 당초 이명박 정부의 4대 강 살리기 사업에는 4대 강과 연결된 하천 5557km를 정비하는 방안이 포함돼 있었다. 지류 정비를 해야 ‘거대한 물그릇’으로 표현되는 4대 강 사업이 실제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내년 10월까지 진행되는 4대 강 수자원 활용 개선방안 연구용역 결과에 따라 4대 강 물의 효율적 활용방안을 마련할 것”이라며 시간을 두고 판단할 문제라는 점을 강조했다. 정부는 다만 가뭄 상황에 따라 지방자치단체가 4대 강 물을 활용하는 사업은 지원할 방침이다.○ 저수지 준설, 관정 개발 등 가뭄 예산 대폭 증액 당정은 이날 공주보와 상주보 물을 활용하는 것 외에 다양한 가뭄 대책을 내놓았다. 지금보다 가뭄 피해가 극심해질 것으로 보이는 내년 봄 영농철 가뭄을 대비한 조치다. 예비비 403억 원을 투입해 올해 안으로 저수율이 50%에 미치지 못하는 전국 저수지 178곳(423만9000m³)의 준설 공사를 실시한다. 관정 등 농업용수 확보에도 예산을 대거 투입한다. 당정은 관정과 하천 양수장 등을 만드는 데 쓰이는 가뭄대비 농업용수 확보 예산을 당초 125억 원에서 425억 원으로 300억 원 늘렸다. 또 4대 강 물을 농업용으로 활용한 첫 사례인 보령댐 도수로 건설 예산도 312억5000만 원 증액했다. 국민안전처는 가뭄을 겪는 각 지자체가 자체적으로 관정을 개발하거나 저수지에 물을 대는 것을 지원하기 위해 특별교부세 259억 원을 별도로 지원한다. 주무 부처인 농식품부는 이 같은 조치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의 자발적인 물 절약 노력이 없으면 내년 봄에 가뭄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오경태 농식품부 차관보는 “내년 봄 농사철에 농업용수를 확보하기 위해 이번에 내놓은 다양한 가뭄대책을 연내에 마무리하겠다”며 “농업인 역시 논과 수로에 물 가두기, 모내기 시기 조절 등 물 절약을 위한 활동에 적극 동참해 달라”고 호소했다. 박재명 jmpark@donga.com·이상훈 기자}
초보 귀농인에겐 살 집을 마련하는 것도 쉽지 않다. 농어촌주택에는 세제 혜택이 있기 때문에 비거주자가 이를 사들이는 과정도 까다롭다. 김덕만 귀농귀촌종합센터장에게 자문하여 예비 창농인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농촌주택 구입 노하우를 알아본다. Q. 어떤 주택을 농어촌주택이라고 하는가. A. 농어촌주택은 도시를 제외한 모든 농어촌 지역(읍면 지역)에 있는 주택을 통칭한다. 농어촌주택은 세금 감면 및 면제를 받을 수 있다. 이와 다른 개념으로 농업인주택도 있다. 농업을 하는 사람이 지을 수 있는 주택과 부속시설을 뜻하는데 농지법상 특혜를 받는 집이다. 통상 귀농 초기에는 농어촌주택을 취득하는 경우가 많고, 일정 기간 동안 영농한 후에는 농업인주택을 취득할 수 있다. Q. 어떤 혜택이 있나. A. 농어촌주택을 사서 개량하면 취득세와 재산세 감면 혜택을 받는다. 전용면적 100m² 이하일 경우 취득세가 면제되고, 재산세도 5년 동안 내지 않는다. 농촌 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이 스스로 주택을 개량하면 이 같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또 도시민이 농어촌주택을 사면 기존에 갖고 있던 도시 주택을 팔아도 양도소득세를 내지 않도록 1가구 2주택 특례를 받을 수 있다. Q. 농어촌주택을 살 때 금융 지원은 없나. A. 도시에 살다가 창농 및 귀농을 위해 농어촌으로 이주하면 집을 살 때 귀농 창업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다. 전용 150m² 이하 주택을 대상으로 농촌 창업자금을 지원받게 되는데 읍면 지역만 지원 대상이 된다. 주택을 사거나 신축할 경우에 한해 연 2.7%(만 65세 이상은 2%)의 금리로 돈을 빌릴 수 있다. Q. 농어촌주택을 살 때 유의사항은…. A. 우선 지상권 문제를 확인해야 한다. 농가주택은 토지주와 건물주가 다른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럴 때는 땅을 사더라도 건물의 권리를 주장할 수 없어 추가로 건물을 사들여야 한다. 또 농촌 지역에서는 실제로 도로가 존재하지만 지적도상에는 주변에 도로가 없는 주택도 있다. 이 경우 실제 이용하는 도로가 사유지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럴 경우에는 도로 이용에 문제가 없는지 살펴봐야 한다. 또 농가주택은 텃밭까지 함께 매매하는 경우가 많은데, 외지인에게 농지는 1000m² 이상이 되어야 이전 등기가 가능하므로 크기를 따져봐야 한다. 마지막으로 기둥이나 서까래 등 골조가 튼튼한 집을 사들여야 개조가 쉽다는 점도 유념하면 좋다.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농업에 대해 가지는 편견 가운데 하나가 “농부는 대부분 남성”이라는 생각이다. 농업이라는 단어에서 땀 흘리며 일하는 할아버지나 아버지의 모습을 떠올려 그런 오해가 생겼겠지만, 이미 한국 농업은 여성 없이 지탱할 수 없는 수준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농업인 275만 명 중 절반이 넘는 141만 명(51.3%)이 여성이다. 농촌 고령화가 지속되면서 여성의 농업 분담 비율은 매년 높아지는 추세다. 농업에 제조업과 서비스업을 결합한 6차산업에서도 ‘여풍(女風)’이 불기는 마찬가지다. 11일 농식품부가 국내 544개 6차산업 인증기업의 대표를 전수 조사한 결과 10명 중 3명꼴인 168명(30.9%)이 여성으로 나타났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6차산업 인증기업의 상당수가 식품기업”이라며 “여성들이 전통 장(醬) 등 식품 분야에 관심이 많은 만큼 농촌 창업에 나서는 여성의 수도 계속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6차산업 창업에 성공한 여성들의 이야기를 들어 봤다.○ 3대(代) 가업 승계를 농촌 창업으로 연결 여성 창농인 중에선 가업을 물려받아 6차산업으로 발전시킨 경우가 적지 않다. 경북 문경에서 ‘진남고추장’을 경영하는 김진경 씨(29·여)는 대학 졸업 후 6년 동안 한 인터넷 언론에서 연예부 기자로 일했다. 그러던 중 문경에서 ‘진남매운탕’이라는 식당을 운영하는 어머니 김영희 씨의 전화를 받았다. “진경이 네가 내려와 가업을 이어받았으면 좋겠다.” 외할머니부터 이어온 문경 지역의 전통 있는 식당인 만큼 딸이 물려받아 경영하는 게 좋겠다고 판단한 것이다. 김 씨는 2013년 문경으로 돌아갔다. 이후 단순한 매운탕집이던 가게를 고추장 제조까지 하는 기업으로 바꿔 놨다. 김 씨는 “외할머니와 어머니가 가내 비법으로 매운탕에 들어가는 찌개용 고추장을 만들어 사용해 왔다”며 “고추장을 살 수 있느냐는 문의가 많아 2013년 5월 사업자 등록을 마치고 정식 판매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문을 연 지 56년이나 된 식당에서 담그는 고추장인 만큼 주재료인 고춧가루는 문경 지역에서 나온 것으로 쓴다. 김 씨는 문경이 오미자와 사과 특산지인 점에 착안해 이들 재료를 살린 고추장도 내놨다. 그가 만든 찌개용 고추장과 오미자고추장, 사과고추장 등은 ‘2014 대한민국 신지식인 인증식’에서 인증을 받기도 했다. 3대까지 가업이 내려가면서 가장 달라진 것은 경영 방식이다. 김 씨는 “내가 대표로 취임하면서 ‘진남’이라는 브랜드를 널리 알리겠다는 목표를 가졌다”며 “농식품부의 6차산업 인증은 물론 문경 농특산물 추천업체, 전통식품 품질인증 등 다양한 대외 인증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김 씨는 내년 초 고추장을 만드는 체험관을 완공하고, 전통 장류와 관련된 사업을 더 늘릴 계획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우리 농촌에 6차산업이 퍼지면서 농촌에 돌아오는 젊은 여성도 늘고 있다”며 “이들의 아이디어를 결합할 때 6차산업도 다양한 형태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생활 속 지혜로 무장한 여성 창농인 여성의 6차산업 진출은 가업 승계에 국한되지는 않는다. 기존에 농촌에 살던 여성이나 귀농 여성들도 다양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창업에 나서고 있다. 전북 고창에서 복분자와 블루베리 등을 재배하는 ‘고창n베리팜’의 대표 박재숙 씨(45·여)는 귀농 여성이다. 스스로 “첫 시작은 너무 힘들었다”고 회고하지만, 지금은 연 매출 10억 원의 복분자 농가 및 체험장을 운영하고 있다. 박 씨는 시아버지가 돌아가신 이후 2005년 남편과 함께 귀농했다. 제대로 된 귀농 교육이나 농작물 교육도 받지 않은 채 내려온 것이라 처음에 수확이 제대로 될 리가 없었다. 몇 년 동안 작물 재배에 실패한 뒤 선택한 것이 복분자다. 처음엔 고창군이 밀고 있는 작물이라 심기 시작했지만, 재배하면 할수록 복분자에 매력을 느껴 2008년에는 농촌지역 대학에서 체계적인 공부를 하기도 했다. 그때 가공공장과 체험농장을 함께 설치하는 6차산업의 필요성을 느꼈다. 박 씨는 가공공장을 만든 이후에도 매출이 늘지 않자 인터넷 블로그 마케팅에 나섰다. 방송에 등장하면서 이름을 알리고, 열심히 홍보에 나선 덕에 자발적으로 이곳을 소개하는 ‘베리팜 서포터스’까지 생겼다. 박 씨는 이후 복분자 생산과 가공, 유통, 판매, 체험 휴양까지 할 수 있는 시설을 만들면서 대표적인 6차산업의 성공 사례로 꼽히게 됐다. 박 씨는 “6차산업과 관련해서는 ‘이거다!’ 하는 정형화된 틀이 없다”며 “남들이 한다고 해서 따라 할 게 아니라 자신에게 맞는 일을 선택하는 것이 성공을 위한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여성들이 참여하는 6차산업의 아이디어는 다양하다. 충북 보은의 ‘공식품’은 농촌 여성인 공계순 씨(64)가 대표로 운영하고 있다. 공 씨는 참깨나 들깨를 볶아 기름을 만들면 영양소가 파괴된다는 점에 착안해 볶는 과정 없이 생 깨를 압착한 참기름과 들기름을 만들었다. 이 기름은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등 전국에서 판매되고 있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한국광고총연합회는 10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한국광고대회를 열고 ‘2015 대한민국 광고대상’ 8개 부문 대상을 포함한 49개 수상작을 발표했다. 대상 수상작은 △삼성전자의 ‘생명을 충전한다’(제일기획·디자인부문) △우아한 형제들의 ‘신의 배달-부럽다’(HS애드·라디오부문) △환경부의 ‘쓰레기도 족보가 있다’(이노션 월드와이드·영상부문) △현대자동차의 ‘메시지 투 스페이스’(이노션 월드와이드·옥외 온라인 통합미디어 등 3개 부문) △모나미의 ‘하이라이트’(이노션 월드와이드·인쇄부문) △삼성의 ‘마지막 소원’(제일기획·프로모션 부문) 등이다. 광고인이 뽑은 올해의 광고모델상은 영화배우 유해진 씨가 받았다. 이순동 한국광고총연합회 회장은 개회사에서 “광고가 지적 문화사업으로 제 역할을 다하려면 급변하는 광고 환경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전략을 세워 발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최성준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주요 광고주 등 600여 명이 참석했다.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한국광고총연합회는 10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한국광고대회를 열고 ‘2015 대한민국 광고대상’ 8개 부문 대상을 포함한 49개 수상작을 발표했다. 대상 수상작은 △삼성전자의 ‘생명을 충전한다’(제일기획·디자인부문) △우아한 형제들의 ‘신의 배달-부럽다’(HS애드·라디오부문) △환경부의 ‘쓰레기도 족보가 있다’(이노션 월드와이드·영상부문) △현대자동차의 ‘메시지 투 스페이스’(이노션 월드와이드·옥외 온라인 통합미디어 등 3개 부문) △모나미의 ‘하이라이트’(이노션 월드와이드·인쇄부문) △삼성의 ‘마지막 소원’(제일기획·프로모션 부문) 등이다. 광고인이 뽑은 올해의 광고모델 상은 영화배우 유해진 씨가 받았다. 이순동 한국광고총연합회 회장은 개회사에서 “광고가 지적 문화사업으로 제 역할을 다하려면 급변하는 광고 환경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전략을 세워 발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최성준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주요 광고주 등 600여 명이 참석했다.박재명 기자jmpark@donga.com}

정부가 지난해 축산물 안전관리통합인증 제도를 도입한 이후 이를 인증받은 축산 브랜드가 7개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에는 인증 이후 40% 이상의 매출 상승을 이룬 브랜드도 포함됐다. 9일 축산물안전관리인증원에 따르면 지난해 1월 축산물 안전관리통합인증 제도를 도입한 이후 현재까지 해당 인증을 받은 브랜드는 강원 평창과 영월, 정선축협이 공동으로 내놓은 ‘대관령한우’(쇠고기)를 시작으로 △현대그린푸드의 ‘현대백화점’(식육판매) △무지개영농조합의 ‘진생원 인삼포크’(돼지고기) △계림농장(산란계) △하림(닭고기) △참프레(닭고기, 오리고기) △해밀영농조합의 ‘뜨레난’(산란계) 등 7곳이다. 안전관리통합인증 제도는 사료 공급부터 농장, 도축, 포장, 판매 등 축산물과 관련된 9개 단계에서 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HACCP) 인증을 받은 제품만 취급하도록 한 제도다. 기존 HACCP제도가 단계별로 인증률에서 차이가 크고, 연결체계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새로 도입됐다. 연매출 50억 원 이상의 업체가 신청할 수 있다. 도입 초기에는 제도의 생소함 때문에 소비자 호응이 크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가입 업체의 직접적인 매출 향상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국내 1호 통합인증 브랜드인 대관령한우는 인증 전 153억6500만 원이던 연매출이 인증 후 218억5000만 원으로 42% 이상 늘었다. 인증 업소 역시 인증 당시 46곳에서 63곳으로 늘었다. 대관령한우 관계자는 “축산물과 관련해 안전관리통합인증을 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브랜드 인지도도 상승하고 있다”고 전했다. 축산물안전관리인증원은 올해 안에 해당 인증을 받은 브랜드를 총 10개로 늘릴 계획이다. 김진만 원장은 “안전관리통합인증을 받은 업체 중에서 학교급식 납품량이 늘고 매출이 증가하는 효과가 속속 나타나고 있다”며 “안전관리통합인증을 받은 축산물 공급량을 늘려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찾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정부가 경영난에 빠진 대형 해운업체들의 구조조정을 위해 이들을 계열사로 거느리는 지주회사 성격의 특수목적법인(SPC)을 세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9일 “최근 구조조정과 관련한 정부 내 실무회의에서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의 경영 정상화를 지원할 상위 컨트롤타워를 만들자는 안이 나왔다”며 “SPC의 설립 방식과 운영재원 마련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대 해운사의 정상화를 위해 정부가 직접 나선 것은 지난 수년간의 지속적인 구조조정에도 두 회사의 부실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업계 1위인 한진해운은 2011년부터 2013년까지 3년 연속 적자행진을 지속하다가 작년에 821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업계 2위인 현대상선은 2012년 5100억 원, 2013년 3630억 원, 지난해 2350억 원의 영업적자를 냈으며 부채규모가 6조 원대에 이른다. 이런 이유로 정부 일각에서 두 회사를 인위적으로 합병시키자는 아이디어가 나왔지만 주무부처인 해양수산부가 강력히 반대하면서 일단 카드를 접어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정부가 새로 검토하고 있는 방안은 두 회사의 지주회사 격(格)인 SPC를 만들어 이 회사들의 부실자산을 인수하고 중복된 사업영역을 조절하는 등 실질적인 구조조정 역할을 맡긴다는 계획이다. 이렇게 경쟁력을 끌어올린 뒤 나중에 업황이 나아지거나 경영이 정상 궤도에 복귀하면 다시 본래의 두 회사로 원상 복구시킨다는 구상이다. 문제는 SPC의 설립 재원이다. 해운업 경기가 여전히 바닥이라 민간에서 투자자를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금융당국은 정부기금을 이용하거나 산업은행이 이들 회사의 자산 일부를 인수하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장윤정 yunjung@donga.com·김준일·박재명 기자}
한미약품이 최근 국내 제약업계 사상 최대 금액의 신약 기술을 수출한 데 이어 또 1조 원이 넘는 계약에 성공했다. 일주일 새 이 회사가 체결한 수출 계약액만 6조 원에 달한다. 한미약품은 다국적 제약업체인 얀센과 임상 1상 단계를 끝낸 당뇨 및 비만 치료 신약 ‘HM12525A’의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고 9일 밝혔다. 얀센은 한국과 중국을 제외한 전 세계에서 이 약을 독점 개발 및 상업화하는 대가로 한미약품에 1억500만 달러(약 1197억 원)의 계약금을 주기로 했다. 얀센은 향후 추가 임상과 제품 허가, 출시 등 단계별로 총 8억1000만 달러(약 1조431억 원)를 한미약품에 추가로 지급할 것으로 전망된다. 제품 출시 이후 판매 로열티는 별도다. HM12525A는 고도비만 당뇨 환자를 대상으로 개발된 약이다. 한미약품이 5일 프랑스 사노피에 5조 원 규모로 기술을 수출한 당뇨 신약 3종인 ‘퀀텀 프로젝트’와 마찬가지로 독자 기술인 ‘랩스커버리’가 적용됐다. 이는 의약품의 반감기를 늘려 약을 투여해야 하는 횟수를 줄이는 기술이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이번에 계약을 체결한 신약은 당뇨와 함께 고도비만 환자들의 체중 감량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한미약품의 잇따른 글로벌 대형 계약 체결에는 연구개발(R&D) 투자가 숨어 있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연매출의 20%, 올해 9월까지는 매출 7276억 원의 19%인 1380억 원을 R&D 비용으로 투자했다. 하지만 여전히 완제품 수출이 아닌 기술 수출이라는 한계가 남아 있다. 한미약품은 최근 개발한 신약의 상용화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지만 글로벌 영업과 판매망이 없어 결국 임상 단계에서 수출했다. 자체 영업망을 가진 한국과 중국에서는 한미약품이 HM12525A 판권을 보유한다. 이관순 한미약품 대표는 “임상 개발부터 마케팅에 이르는 다양한 노하우를 축적한 얀센과 신약 개발을 협력해 비만과 당뇨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약품은 2, 3개월 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와 법무부 반독점국이 이번 기술 도입을 승인하면 계약금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한미약품이 최근 국내 제약업계 사상 최대 금액의 신약 기술을 수출한데 이어 또 1조 원이 넘는 계약에 성공했다. 일주일 새 이 회사가 체결한 수출 계약액만 6조 원에 달한다. 한미약품은 다국적 제약업체인 얀센과 임상 1상 단계를 끝낸 당뇨 및 비만치료 신약 ‘HM12525A’의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고 9일 밝혔다. 얀센은 한국과 중국을 제외한 전 세계에서 이 약을 독점 개발 및 상업화하는 대가로 한미약품에 1억500만 달러(약 1197억 원)의 계약금을 주기로 했다. 얀센은 향후 추가 임상과 제품허가, 출시 등 단계별로 총 8억1000만 달러(약 1조431억 원)를 한미약품에 추가 지급할 전망이다. 제품 출시 이후 판매 로열티는 별도다. HM12525A는 고도비만 당뇨 환자를 대상으로 개발된 약이다. 한미약품이 5일 프랑스 사노피에 5조 원 규모로 기술 수출한 당뇨 신약 3종인 ‘퀀텀 프로젝트’와 마찬가지로 독자 기술인 ‘랩스커버리’가 적용됐다. 이는 의약품의 반감기를 늘려 약을 투여해야 하는 횟수를 줄이는 기술이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이번에 계약을 체결한 신약은 당뇨와 함께 고도비만 환자들의 체중 감량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한미약품의 잇따른 글로벌 대형 계약 체결에는 연구개발(R&D) 투자가 숨어 있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연매출의 20%, 올해 9월까지는 매출 7276억 원의 19%인 1380억 원을 R&D 비용으로 투자했다. 하지만 여전히 완제품 수출이 아닌 기술 수출이라는 한계가 남아 있다. 한미약품은 최근 개발한 신약의 상용화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지만 글로벌 영업과 판매망이 없어 결국 임상 단계에서 수출했다. 자체 영업망을 가진 한국과 중국에서는 한미약품이 HM12525A 판권을 보유한다. 이관순 한미약품 대표는 “임상 개발부터 마케팅에 이르는 다양한 노하우를 축적한 얀센과 신약 개발을 협력해 비만과 당뇨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약품은 2~3개월 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와 법무부 반독점국이 이번 기술도입을 승인하면 계약금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박재명 기자jmpark@donga.com}

■ 코오롱그룹, 다문화-이주청소년 멘토링 지원코오롱그룹이 7일 서울 서초구 서초대로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 대회의실에서 다문화 가정 및 이주배경 청소년을 위한 ‘무지개 디딤돌 멘토링’ 결연식을 열었다. 서창희 코오롱사회봉사단 총단장은 이날 행사에서 청소년들을 격려하고 사업비를 이주배경 청소년 지원 재단인 ‘무지개청소년재단’에 전달했다. ‘무지개 디딤돌 멘토링’은 코오롱그룹이 경제적 어려움과 문화 차이로 학교에 적응하기 어려운 다문화 청소년들을 지원하는 일대일 멘토링 사업이다. 멘토 대학생과 멘티 청소년 모두 다문화가정이거나 이주배경을 가진 이들로 구성된다. ■ 뉴스킨코리아, 수포성 표피박리증 환우 후원뉴스킨코리아는 8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월드에서 ‘제13회 수포성 표피박리증 환우 가족 모임’을 열고 환우회에 1000만 원의 기금을 전달했다. 수포성 표피박리증은 경미한 자극에도 피부에 물집과 염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아직 완치 방법이 없다. 뉴스킨코리아는 2003년부터 해당 질환을 앓는 환자들을 돕고 있다. 마이클 켈러 뉴스킨코리아 사장(사진)은 “이번 행사가 희귀병 환자에 대해 올바른 이해를 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올해 하반기(7∼12월) 제과업계의 ‘이슈 메이커’는 오리온이다. 지난해 국내에 수입과자 열풍을 몰고 온 과자류 과대포장(일명 ‘질소과자’ 논란)에 대해 정면 돌파를 선언한 유일한 기업이기 때문이다. 오리온은 8월 말 감자스낵인 포카칩 무게를 10%(개당 60→66g) 늘리면서 가격은 올리지 않았다. 지난달엔 같은 방식으로 초코파이 중량을 11.4%(개당 35→39g) 늘렸다. 기업이 생산원가 상승을 자처해 소비자 이익을 늘린 보기 드문 경우다. 논란의 중심에 선 이경재 오리온 사장(56·사진)에게 그 이유를 들어 봤다. 지난달 28일 서울 용산구 오리온 본사에서 만난 이 사장은 한국의 과자 과대포장 관행에 대해 “그동안 잘못한 것”이라고 인정했다. 그는 “제과업계에서 원가절감 경쟁이 벌어지고 경영환경이 어려워지다 보니 과대포장 문제가 생겨났다”며 “잘못된 점이 있으면 우리가 나서서라도 바로잡겠다는 생각에 시도한 것이 중량 늘리기”라고 말했다. 오리온은 지금까지 8개 제품의 무게를 늘렸다. 회사의 국내 매출 가운데 약 60%를 차지하는 제품군이다. 오리온은 초코파이와 포카칩 증량으로만 연간 70억 원의 추가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혹시 손해가 나지는 않을까. 이 사장은 “8개 제품의 중량을 늘리는 대신 21개 제품의 포장재 원가 절감에 나섰다”며 “이렇게 비용 절감 노력을 해도 원가 상승 때문에 회사 이익이 줄어들거나 적자가 난다면 그건 우리가 감수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오리온은 지난해부터 연간 88t의 외부 포장재 잉크 줄이기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이 사장은 2007년부터 올해 8월까지 8년 동안 베트남 총괄사장을 지냈다. 이 기간에 오리온을 베트남 1위 제과기업으로 만들었다. 해외에서도 질소과자 논란이 있는지 물어봤다. 이 사장은 “해외에 수출하거나 현지에서 생산하는 과자 역시 포장법은 동일하다”며 “다만 한국에서는 제품 가격이 높다 보니 소비자의 불만이 커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오리온의 중량 늘리기가 실적 반전을 위한 ‘쇼’라며 평가절하하는 시각도 있다. 이 사장은 “올해 실적이 좋지 않은 것은 맞다”면서도 “어려울수록 바른 길로 가겠다는 것이지 얄팍한 장삿속으로 난관을 극복하려고 했다면 다른 방법이 얼마든지 있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중량을 늘린 포카칩의 10월 매출이 9월보다 10% 오르는 등 소비자들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는 “최근 다른 회사 사람을 만났을 때 ‘오리온이 살살 좀 해달라’는 말을 들었다”며 “우리가 이런 노력을 그만둘 게 아니라 다른 기업들이 중량 증가에 동참하는 것이 옳은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적어도 대한민국 소비자들이 외면하지 않는 과자를 만들어야 세계 시장에서도 싸울 것 아니냐. 소비자를 이길 수 있는 기업은 없다.” 소비자들의 공분을 산 질소과자 문제에 대해 이 사장이 내놓은 해답이다.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당정청이 가뭄 해소를 위해 최소 1000억 원대 예산 증액을 추진하기로 했다. 3일 청와대와 새누리당, 정부는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고위 당정청 회의에서 내년 봄까지 이어질 가뭄 해소를 위해 4대 강 사업으로 확보된 용수를 활용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새누리당 김정훈 정책위의장은 고위 당정청 회의 직후 브리핑에서 “지금 당장 물이 담겨 있는 곳은 4대 강 댐이나 보인데 여기에 담겨 있는 용수를 활용하자는 방안에 의견이 일치했다”며 “정부에서 가뭄 해소를 위한 사업을 발굴해 내년도 예산에 편성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 정부는 현재 추진 중인 백제보-보령댐 연결 사업을 비롯해 4대 강 사업으로 조성된 금강보와 예당저수지를 연결하는 사업까지 추진하는 방안을 당과 협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밖에도 4대 강 사업으로 조성된 한강, 낙동강, 금강에 저장된 용수와 섬진강 등의 용수를 확보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보령댐 등 거의 바닥을 드러낸 저수지는 준설 사업도 병행한다. 정부는 이를 위해 최소 1000억 원 이상의 추가 예산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당에 전달했다고 한다. 가뭄 극복 대책과 맞물려 4대 강 지천 정비 사업도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김무성 대표는 당정청 회의에서 “당이 특단의 가뭄 대책을 세울 것이고, 정부도 그렇게 하겠다고 했다”며 “지류, 지천과 보 연결 작업을 더욱 적극적으로 하라고 주문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토부 고위 관계자는 “당장 지천 정비 사업이 시작되기보다는 장기 종합 계획을 수립하는 예산이 반영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당정은 다음 주 다시 만나 추가 논의를 이어 갈 계획이다. 김 정책위의장은 “내년 봄 가뭄에 대비해 보와 댐을 연결하는 도수로 사업을 해야 한다”며 “어디에서 얼마만큼 해야 할지, 예산 규모는 어느 정도인지 정부에 파악해서 보고하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야당이 4대 강 지천 정비 사업과 관련한 예산 증액에 반대할 가능성도 있다. 안희정 충남도지사 등 가뭄 피해가 심각한 지방의 자치단체를 중심으로 야당 내에서도 4대 강 댐이나 보에 있는 물을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지만 여전히 ‘4대 강’에 대한 거부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민생 현안과 직결된 사안인 만큼 가뭄 해소를 위한 예산은 야당도 협조해 줄 것으로 본다”라고 희망을 피력했다.강경석 coolup@donga.com·이상훈·박재명 기자}

박근혜 대통령과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가 양자 회담을 통해 쌀과 김치, 삼계탕 등 3개 품목의 대중(對中) 수출을 허용키로 한 데 대해 식품업계는 2일 일제히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줄어드는 식품 수출에 새로운 물꼬를 틀 수 있는 시장이 열리기 때문이다. 가장 반색하는 곳은 김치 제조업체다. 국산 김치는 2010년 5월까지 중국에 수출됐지만 중국 측이 위생 기준(100g당 대장균군 30마리 이하)을 엄격하게 적용하며 수출이 완전히 끊겼다. 중국은 2월 김치와 같은 비멸균 발효제품에 기존 기준을 적용하지 않는 새로운 고시안을 만들었지만 아직 발효되지 않았다. 리 총리는 이번 회담에서 “(새 기준 발효를) 조속히 마무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CJ제일제당은 “수출 규제 완화를 계기로 찐 채소류를 즐겨 먹는 중국인들을 대상으로 간편 김치찜 등 신제품을 내놓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식품기업인 대상 관계자는 “면세점에서 한국산 김치를 사 가는 중국인 수요가 적지 않은 등 시장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국내 김치 수출은 2012년 이후 매년 줄고 있다. 삼계탕은 한류(韓流) 열풍을 타고 중국 내 히트상품이 될 수 있다는 희망도 나온다. 닭고기 생산업체인 하림 관계자는 “최근 중국인 관광객들이 한국에 오면 반드시 삼계탕을 먹고 간다”며 “중국인이 선호하는 ‘고려 인삼’을 넣은 음식인 만큼 수출 기대감이 높다”고 말했다. 처음 중국에 수출하게 되는 쌀과 삼계탕은 수출을 희망하는 기업이 우선 한국 정부에 등록한 뒤, 중국 정부의 위생 관련 실사를 거쳐야 수출할 수 있다. 업계의 기대감과 달리 정부 및 전문가들은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강혜영 농식품부 수출진흥과장은 “쌀과 김치 등은 이미 중국 내 저가형 자체 생산 물량이 많은 만큼 우리 기업들이 확실한 프리미엄 전략을 짠 이후에 시장에 진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오란 이화여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김치나 삼계탕 모두 완제품 위주의 수출을 고집하면 금세 수출 물량이 줄어들 수 있다”며 “김치를 수출하려면 배추나 고춧가루, 생강 등의 한국산 원재료까지 함께 수출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박재명 jmpark@donga.com·김성모 기자}
SK텔레콤이 유선방송 1위 사업자인 CJ헬로비전을 인수하기로 최종 확정했다. SK그룹과 CJ그룹은 콘텐츠 분야에서 적극 협력하기로 해 국내 미디어 업계의 지각변동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2일 SK텔레콤은 이사회를 열고 CJ오쇼핑이 갖고 있는 CJ헬로비전 지분 30%를 5000억 원에 인수하고, 23.9%는 향후 옵션 행사를 통해 사들이기로 의결했다. 이날 CJ그룹 지주사인 CJ㈜와 CJ오쇼핑, CJ헬로비전도 이사회를 열고 CJ헬로비전 지분 53.9%(30%+23.9%)를 1조 원에 SK텔레콤에 매각하기로 했다. SK와 CJ는 또 CJ㈜의 1500억 원 규모 유상증자에 SK텔레콤이 참여해 전략적 제휴 관계를 강화한다고 밝혔다. 이번 인수합병은 두 회사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CJ그룹은 성장이 정체된 유선방송 사업을 접고 CJ E&M 등 콘텐츠 생산 위주로 문화 사업을 재편한다. SK텔레콤은 이번 인수합병을 통해 유료방송 시장 1위인 KT를 바짝 따라붙는 강자로 부상한다. SK브로드밴드 인터넷TV(IPTV) 가입자 수(314만 명)와 CJ헬로비전 케이블TV 가입자 수(416만 명)를 합치면 SK텔레콤은 730만 명의 방송 가입자를 확보하게 된다. KT 가입자 수는 812만 명이다. 두 회사는 앞으로도 콘텐츠 생산(CJ)과 미디어 플랫폼(SK)에서 상호 협력한다. 또 1000억 원을 공동 조성해 국내 콘텐츠 스타트업 기업 지원에 나선다. CJ그룹 관계자는 “이번 제휴로 CJ는 콘텐츠, SK는 플랫폼 분야에 집중하게 됐다”며 “전략적 협력 관계를 유지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KT와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이 통신에 이어 방송까지 독점을 확대했다”며 합병 반대 의사를 밝혔다. 이날 주식시장에서 CJ오쇼핑 주식은 8.8% 오른 19만2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K텔레콤은 1% 하락했다.박재명 jmpark@donga.com·곽도영 기자}

“국민들은 농촌 투자를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고 생각한다.” 농업정책을 주관하는 농림축산식품부 공무원들이 들으면 뜨끔할 만한 표현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돌직구’를 날린 사람은 누구일까요. 외부 기관의 컨설팅 내용 같지만 사실 농식품부 간부들과 산하기관 관계자 등 70여 명이 8월에 모여 토론한 내용 중 일부입니다. 농식품부가 최근 발간한 ‘우리는 어디를 바라보면서 어떻게 일하고 있는가’란 책(294쪽)이 화제입니다. 정책 자료집이지만 8월 토론 내용을 요약해 국민들이 생각하는 농업정책의 문제점을 공무원의 시각에서 고스란히 담았습니다. 몇 가지를 발췌해 보면 발언의 강도가 약하지 않습니다. 농업 부문에서 우왕좌왕하는 정부에 대해 “일반 국민은 물론이고 농업계로부터도 진단과 해법이 없고, 일관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고 썼습니다. 농가 소득을 올리는 직불금 제도와 관련해선 “중소농가의 소득증대 효과가 제한적인 데다 그나마 재정 한계로 늘리지도 못했다”고 혹평했습니다. 정부 부처를 출입하다 보면 공무원들이 ‘공(功)’을 홍보하는 것보다 ‘과(過)’를 숨기는 데 적극적이라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이는 수년 전 기안한 정책에 발목이 잡혀, 정부 교체 뒤 인사 때 ‘물먹는’ 선배들을 지켜본 결과입니다. 그렇다면 농식품부는 왜 이례적인 자아 반성문을 내놨을까요. 이동필 농식품부 장관의 책 머리말이 답이 될 것 같습니다. 이 장관은 서문에 “이 책이 공직자들에게 각자 맡은 바 역할과 책임을 점검하고 분발하는 거울이자 채찍이 되길 바란다”고 썼습니다. ‘채찍’에 무게중심이 실린 발언입니다. 국내 농정 현실은 분명 녹록지 않습니다. 농가 인구는 10년 새 절반으로 줄고, 도시 근로자 대비 농가 소득도 떨어지고 있습니다. 농업 분야 보조금을 빼돌리는 범죄도 줄지 않아 경찰청이 보조금 횡령을 근절해야 할 토착 범죄로 선포할 정도입니다. 농업의 기반이 무너지고 국민의 신뢰까지 잃고 있는 상황에 처한 셈입니다. 비단 책을 내놓지 않더라도, 농정 당국자 스스로 ‘무엇을 할 것인가’를 결정할 시점은 이미 다가왔습니다.박재명·소비자경제부 jmpark@donga.com}
중국의 까다로운 검역에 막혀 있던 한국 쌀과 삼계탕의 대중(對中) 수출길이 열렸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달 31일 박근혜 대통령과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가 지켜보는 가운데 양국이 한국산 쌀과 삼계탕 수출을 위한 검역에 협력한다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1일 밝혔다. 한국은 2009년 중국에 쌀 수입 허용을 요청한 이후 6년 만에 수출 발판을 마련했다. 농식품부는 12월 중국 수출용 쌀 가공공장 신청을 받고 중국 측이 이를 실사하면 내년 상반기(1∼6월)에 첫 수출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발아현미쌀 등 기능성 쌀 위주의 수출 시장이 새로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지난해 쌀 255만7000t을 수입한 세계 최대의 쌀 수입국이다. 삼계탕 역시 2006년 중국에 수출 요청을 한 지 9년 만에 검역 협상이 타결됐다. 중국 측은 그동안 인삼을 식품으로 분류하지 않은 데다 조류인플루엔자(AI) 감염 우려 등을 이유로 삼계탕 검역을 허가하지 않았다. 농식품부는 또 한국산 김치 역시 중국 위생기준 개정에 따라 수출이 재개될 것으로 보고 조만간 수출 진흥 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다.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이동통신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이 케이블TV 업계 1위인 CJ헬로비전 인수를 추진한다. 최종 성사될 경우 방송통신시장에서 사상 유례가 없는 초대형 사업자의 등장으로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통사의 케이블TV 인수는 처음이다. 30일 SK텔레콤 관계자는 “두 회사 사이에 매각, 인수 협상이 구체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면서 “협상이 잘 이뤄질 경우 이르면 다음 달 2일 열릴 예정인 SK텔레콤 이사회에서 CJ헬로비전 인수가 최종 확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CJ그룹 관계자도 “SK텔레콤 이사회가 열리는 날 함께 CJ헬로비전 이사회를 열고 결론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을 인수하려는 것은 케이블TV 인수를 통해 방송에서도 플랫폼 사업자 지위를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SK텔레콤은 올해 초 장동현 사장 취임 이후 “플랫폼 기업으로 재탄생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CJ헬로비전의 시가 총액은 8200억 원 수준으로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하더라도 인수 비용(1조∼1조5000억 원 추정)이 상대적으로 높지 않다는 점도 고려됐던 것으로 보인다. 이미 매물로 나와 있는 케이블TV 업체인 씨앤앰은 가입자 수(약 238만 명)가 CJ헬로비전(약 417만 명)의 절반 수준이지만 가격은 2조5000억 원 정도로 알려져 있다. SK텔레콤이 최종적으로 CJ헬로비전을 인수하게 되면 방송통신시장의 격변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SK텔레콤은 CJ헬로비전 가입자와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의 인터넷TV(IPTV) 가입자(약 302만 명)를 합해 약 719만 명의 유료방송 가입자를 확보하게 된다. 경쟁사인 KT의 경우 604만 명이다. SK텔레콤의 이동통신과 CJ헬로비전의 알뜰폰이 결합해 시너지 창출도 가능해지며 SK텔레콤의 결합상품 포트폴리오가 다양해져 한층 더 경쟁력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CJ그룹은 2012년경부터 CJ헬로비전 매각 방안을 검토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 차원에서 수년째 국내 케이블 방송과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수가 정체된 만큼 가입자를 늘리지 못한다면 오히려 매각이 나은 결정이라는 판단을 한 것이다. CJ그룹은 CJ헬로비전 매각 대금으로 코웨이 인수전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CJ그룹은 2020년까지 세계 10대 문화 기업으로 발돋움한다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콘텐츠를 생산하는 CJ E&M과 영화관 사업을 하는 CGV에 투자가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기용 kky@donga.com·박재명·서동일 기자}

한국 어업계는 명태 복원 외에 연어와 참다랑어 등 고급 어종 양식에도 나선 상태다. 수입에 의존하던 어종을 국산화해 수산업의 부가가치를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다음 달 강원 고성군 앞바다의 가두리 시설에서 기른 연어 1만 마리를 시범 출하한다. 본격 시장 출하는 2016년 11월 이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연어는 광어 다음으로 많이 소비하는 양식 생선이지만 국내에서 양식하기 까다로운 어종으로 꼽혔다. 한국 연해는 최북단인 강원도도 여름철 수온이 23도까지 올라 연어 생육의 최적 수온(17도)보다 높다. 연어를 양식하더라도 폐사하기 일쑤였다. 하지만 최근 부침(浮沈)을 조절할 수 있는 가두리 시설을 도입하면서 연어 양식도 급물살을 탔다. 강원 고성군의 연어 가두리 시설을 여름철에 수심 25m까지 끌어내려 1년 내내 연어를 키울 수 있는 수온을 맞춘 것. 해양수산부는 내년 상반기(1∼6월) 중 이 같은 가두리 시설을 10개 증설해 연어 치어 20만 마리를 추가 양식할 계획이다. 오운열 해수부 어촌양식정책관은 “국산 양식 연어도 연중 양식을 하면 마리당 5∼7kg까지 자라는 외국산 연어와 비슷한 크기로 키울 수 있다”며 “대량 생산을 통해 수입량 일부를 국산으로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국내 연어 수입량은 2만2810t에 달했다. 참다랑어 역시 국내 양식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양식 과정을 △수정란 생산 △치어 생산 △월동 후 육성 △완전 양식 등 4단계로 나눠 봤을 때 현재 3단계인 월동 후 육성까지 성공했다. 여기엔 2013년부터 내년까지 총 586억 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해수부는 지난해 참다랑어 인공 종자 2만 마리를 민간에 분양했다. 이들 참다랑어가 겨울나기에 성공하면서 약 30kg 크기까지 자랐다. 올해 8월에는 양식으로 키운 국산 암컷 참다랑어에서 두 차례 수정란을 채집하기도 했다. 해수부는 올해도 참다랑어 종자 및 육성 기술을 민간에 보급해 조기 완전 양식 정착에 나설 계획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한국은 연구 착수 5년 만에 참다랑어 완전 양식 초기 단계까지 진입했다”며 “이는 양식까지 32년이 걸린 일본이나 연구 착수 20년이 지난 상황에서도 치어 생산 단계에 머물고 있는 호주 스페인보다 빠른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