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지

김은지 기자

동아일보 산업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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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김은지 기자입니다.

eunji@donga.com

취재분야

2026-03-02~2026-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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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수 없는 하루” 후배들 응원에 활짝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15일 오전 8시 5분경. 입실 마감을 5분 남겨두고 서울 중구 이화여자외국어고 정문 앞에 할리데이비슨 오토바이 한 대가 멈춰 섰다. ‘수험생 수송 차량’이라 적힌 흰 종이가 붙은 오토바이에서 헬멧을 쓴 여학생이 내렸다. “태워주셔서 감사합니다!” 운전자 한덕희 씨(53)에게 허리 숙여 인사를 건넨 학생은 서둘러 교문으로 들어섰다. 8년째 ‘지각 수험생’을 수송하는 봉사활동을 하는 한 씨는 할리데이비슨 일렉트라 동호회원이다. 한 씨는 “원래 이런 걸 좋아하기도 해서 (8년째) 하고 있다. 학생이 긴장한 것 같아 오는 내내 ‘시험 잘 볼 수 있다’고 격려해줬다”며 쑥스러워했다. 매년 수능일 아침마다 학교 앞에서 벌어지던 후배들의 응원전은 올해도 어김없었다. 이날 이화여자외고 앞은 보성여고 덕성여고 등 6개교에서 온 학생 70여 명의 응원 열기로 뜨거웠다. 북, 꽹과리, 소형 확성기 등 온갖 종류의 응원도구가 눈에 띄었다. ‘재수 없는 하루 파이팅’ ‘잘 풀고 잘 찍자’ 등이 적힌 팻말을 든 학생들은 목이 터져라 응원 구호를 외쳤다. 제자들을 응원하기 위해 시험장을 찾은 서울 성심여고 3학년 담임교사 김주석 씨(56)는 “최근 긴장해서인지 몸이 안 좋은 아이들이 많은 듯해 걱정”이라고 했다. 올해는 ‘수능 추위’가 없어서 수험생들의 옷차림은 비교적 가벼웠다. 동갑내기 사촌과 나란히 수험장을 찾은 박경택 군(18)은 “시험장에 들어가야 실감이 날 것 같지만 긴장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지난해 규모 5.4 지진이 발생했던 경북 포항지역의 수험생들은 지진에 대한 긴장감 속에서도 차분하게 수능을 치렀다. 9월 포항시 북구 동쪽 29km 지점에서 규모 2.4의 지진이 발생한 이후에는 지진이 일어나지 않았다. 포항 장성고 추동규 군(18)은 “올해는 큰 지진이 없어 별다른 동요 없이 시험 준비에만 매진했고 포항의 다른 수험생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포항 동성고 3학년 수험생 아들을 둔 이소영 씨(49·여)는 “올해도 혹시나 지진이 생기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아무 일이 생기지 않아 다행”이라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날 경찰·소방당국은 전국 수험생 156명을 시험장에 태워다주고 수험표를 찾아주는 등의 수능 도우미 활동을 벌였다. 당국의 도움을 받은 수험생 대부분은 교통정체, 고사장 착오 등으로 제 시간에 고사장에 도착하지 못할 위기에 놓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시험이 끝난 오후 5시경 서울 용산고의 굳게 닫힌 철문이 열리며 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이 쏟아져 나왔다. 수능 부담에서 벗어나 밝은 표정들이었다. 학생들은 “수능 끝났다”고 외치며 달리거나 정문 밖에서 기다리는 부모를 향해 손을 흔들기도 했다. 수험생 학부모 이지연 씨(45·여)는 “그동안 정말 힘들었을 걸 알기에 눈물이 나려고 한다. ‘결과와 상관없이 정말 애썼다’는 말부터 해주고 싶다”고 밝혔다.김은지 eunji@donga.com·이지훈 / 포항=박광일 기자}

    • 2018-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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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각 수험생’ 태운 할리데이비슨 오토바이…수능 시험장 이모저모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15일 오전 8시 5분경. 입실 마감을 5분 남겨두고 서울 중구 이화여자외국어고 정문 앞에 할리데이비슨 오토바이 한 대가 멈춰 섰다. ‘수험생 수송 차량’이라 적힌 흰 종이가 붙은 오토바이에서 헬멧을 쓴 여학생이 내렸다. “태워주셔서 감사합니다!” 운전자 한덕희 씨(53)에게 허리 숙여 인사를 건넨 학생은 서둘러 교문으로 들어섰다. 8년째 ‘지각 수험생’을 수송하는 봉사활동을 하는 한 씨는 할리데이비슨 일렉트라 동호회원이다. 한 씨는 “원래 이런 걸 좋아하기도 해서 (8년째) 하고 있다. 학생이 긴장한 것 같아 오는 내내 ‘시험 잘 볼 수 있다’고 격려해줬다”고 쑥스럽게 말했다. 매년 수능일 아침마다 학교 앞에서 벌어지던 후배들의 응원전은 올해도 어김없었다. 이날 이화여자외고 앞은 보성여고 덕성여고 등 6개교에서 온 학생 70여 명의 응원 열기로 뜨거웠다. 북, 꽹과리, 소형 확성기 등 온갖 종류의 응원도구가 눈에 띄었다. ‘재수 없는 하루 파이팅’ ‘잘 풀고 잘 찍자’ 등이 적힌 팻말을 든 학생들은 목이 터져라 응원 구호를 외쳤다. 제자들을 응원하기 위해 시험장을 찾은 서울 성심여고 3학년 담임교사 김주석 씨(56)는 “최근 긴장해서인지 몸이 안 좋은 아이들이 많은 듯해 걱정”이라고 했다. 올해는 ‘수능 추위’가 없어서 수험생들의 옷차림은 비교적 가벼웠다. 동갑내기 사촌과 나란히 수험장을 찾은 박경택 군(18)은 “시험장에 들어가야 실감이 날 것 같지만 긴장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지난해 규모 5.4 지진이 발생했던 경북 포항지역의 수험생들은 지진에 대한 긴장감 속에서도 차분하게 수능을 치렀다. 9월 포항시 북구 동쪽 29㎞ 지점에서 규모 2.4의 지진이 발생한 이후에는 지진이 일어나지 않았다. 포항 장성고 추동규 군(18)은 “올해는 큰 지진이 없어 별다른 동요 없이 시험 준비에만 매진했고 포항의 다른 수험생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포항 동성고 3학년 수험생 아들을 둔 이소영 씨(49·여)는 “올해도 혹시나 지진이 생기지 않을까 하고 걱정했는데 아무 일이 생기지 않아 다행”이라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날 경찰·소방당국은 전국 수험생 156명을 시험장에 태워다주고 수험표를 찾아주는 등의 수능 도우미 활동을 벌였다. 당국의 도움을 받은 수험생 대부분은 교통정체, 고사장 착오 등으로 제 시간에 고사장에 도착하지 못할 위기에 놓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시험이 끝난 오후 5시경 서울 용산고의 굳게 닫힌 철문이 열리며 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이 쏟아져 나왔다. 수능 부담에서 벗어나 밝은 표정이었다. 학생들은 “수능 끝났다!”고 외치며 달리거나 정문 밖에서 기다리는 부모를 향해 손을 흔들기도 했다. 수험생 학부모 이지연 씨(45·여)는 “그동안 정말 힘들었을 걸 알기 때문에 눈물이 나려고 한다. ‘결과와 상관없이 정말 애썼다’는 말부터 해주고 싶다”고 밝혔다.김은지기자 eunji@donga.com이지훈기자 easyhoon@donga.com}

    • 2018-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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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 딸 수능 보는데, 뭐 줄 거 없냐”…경조사가 된 수능

    직장인 박모 씨(30)는 최근 직속상사에게서 ‘우리 딸이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본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상사는 농담조로 ‘뭐 줄 거 없냐’는 말도 건넸다. 하지만 상사의 평가를 받는 박 씨로서는 상사의 말을 흘려듣기 쉽지 않았다. 박 씨는 서로 부담스럽지 않은 선에서 성의를 전달할 만한 ‘센스 있는’ 선물을 고르기 위해 아내와 머리를 맞대고 고민했다. 결국 지인의 조언에 따라 박 씨는 이달 초 백화점에서 고급 화장품 브랜드의 립스틱을 사서 상사의 딸에게 선물했다. 15일 치러지는 2019학년도 수능이 코앞으로 다가 온 가운데 ‘수능 선물 부담’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직장 동료, 친지 자녀의 수능이 일종의 경조사처럼 여겨지면서 격려의 의미가 담긴 선물을 전달해야 한다는 의무감이 생겼다는 것이다. 경기도내 한 중소기업에 다니는 오모 씨(33·여)는 올 수능에만 4명의 수험생을 챙겨야 한다. 오 씨의 시댁과 친정에 수험생이 한 명씩 있고, 직장상사 두 명의 자녀도 나란히 수능을 치르는데 누구는 챙기고 누구는 안 챙길 수 없어 네 명을 모두 챙기기로 했다. 성의를 보이기 위해 오 씨가 생각한 선물은 한 사람당 3만~5만 원선. 네 명을 합치면 12만~20만 원을 쓰게 된 셈이다. 오 씨는 “지난해에도 주위에 수험생이 있어 챙겼는데 올해는 넷이나 되니 지출이 조금 부담스럽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부모가 인사치레로 주고받는 선물에 응원을 받아야 할 수험생이 도리어 불편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 올해 수능을 치르는 고3 김모 양(18)은 부모님 지인과 친척을 비롯한 7명의 어른들에게서 격려 선물을 받았다. 용돈, 초콜릿뿐 아니라 홍삼, 한약 등 고가의 선물도 있었다. 김 양은 “공부를 충분히 하지 못했는데 잘 모르는 어른들에게서도 선물을 받으니 압박을 느낀다”며 “재수를 하게 되거나 좋은 성적을 받지 못하면 괜히 그분들께 죄송하고 민망할 것 같다”고 토로했다. 고3 황모 양(18)은 “수능 선물이 우리를 위한 것이라기보다 어른들끼리 주고받는 관례적 선물이라고 생각한다”며 “정작 수험생들은 집에 쌓인 초콜릿과 떡이 물려서 잘 안 먹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처럼 수능이 일종의 경조사가 된 것은 대학 진학이 개인은 물론 한 집안에서 가장 중요한 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그렇다 보니 수험생 가족의 지인들도 ‘국민 행사’인 수능을 모른 척 지나치기 쉽지 않다. 수능 시즌에 각 기업이 선물용 제품을 쏟아내면서 선물을 주고받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측면도 있다. 박은아 대구대 심리학과 교수는 “체면과 의례적인 인사치레를 중시하는 우리 문화와 기업의 이윤추구가 결합돼 수능 선물에 대한 부담이 점점 커지는 것”이라며 “물질적·형식적 응원에서 탈피해 전화나 문자메시지로 마음을 전달하는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 2018-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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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번 음주운전 가수 매니저 또… 순찰차 받고 달아나다 체포

    경찰의 음주운전 단속을 피하기 위해 술에 만취한 채 순찰차를 들이받고 도망친 연예인 매니저가 구속됐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등의 혐의로 김모 씨(33)를 구속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1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지난달 28일 오후 서울 마포구 연남동에서 자신의 카니발을 1.5km가량 몰다가 ‘직진을 제대로 못하는 등 음주운전이 의심되는 차가 있다’는 시민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마주쳤다. 김 씨는 음주단속을 하려는 순찰차를 치고 달아나 경찰관에게 전치 2주의 상해를 입히고 순찰차를 파손했다. 김 씨는 차를 몰고 달아나다가 막다른 골목에 이르러서야 경찰에 붙잡혔다. 검거 당시 김 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41%로 면허 취소에 해당하는 수치였다. 가수 매니저로 일하는 김 씨는 업무에 사용하던 본인 명의의 카니발 승용차를 운전하다 사고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김 씨가 음주운전 전력이 4차례나 있는 상습 음주운전자인 점, 공무 집행 방해 혐의로 재판을 받던 중에 반성을 하지 않고 범행을 저지른 점을 감안해 김 씨를 구속했다. 김 씨는 “재판을 받는 중에 음주운전으로 단속되면 중한 처벌을 받게 될 것이 두려워 도주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 2018-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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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지옥 된 고시원… 비상구는 이번에도 없었다

    9일 새벽 서울 종로구 국일고시원 3층에서 불이 나 거주자 7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쳤다. 대부분 일용직 근로자, 기초생활수급자 등 어렵게 생계를 이어가던 피해자들은 5∼10m²(약 1.5∼3평) 남짓한 방에서 자다가 참변을 당했다. 이들이 “불이야”라는 소리에 방 밖으로 나왔을 때 유일한 탈출 통로인 출입구는 불길로 막혀 있었다. 출입구와 가장 가까운 방에서 불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지은 지 35년 된 건물에 비상구는 없었다. 아비규환의 상황에서 완강기는 무용지물이었다. 일부 거주자만 불에 달궈진 가로 60cm, 세로 30cm의 창틀 사이로 빠져나와 배관 등을 타고 탈출했을 뿐이다. 올 1월 종로구 쪽방여관 화재 때도 투숙객들은 자물쇠로 잠긴 비상문과 쇠창살이 설치된 창문에 가로막혔다. 일용직, 퀵서비스 배달원 등 6명이 숨졌다. 이후 저소득층 숙소의 화재 안전이 도마에 올랐지만 10개월 동안 달라진 건 없었다. 소방 당국과 경찰에 따르면 불은 이날 오전 5시경 고시원 301호실에서 시작됐다. 이 방에 사는 박모 씨(72)가 쓰던 전기난로에서 불이 났다. 3층은 폭 1m 남짓의 좁은 복도를 사이에 두고 방 29개가 다닥다닥 붙어 있다. 경찰은 “박 씨가 이불로 불을 꺼보려다 불이 이불로 옮겨붙자 탈출했다. 방문이 열려 있어 확산이 빨랐다”고 밝혔다. 이 고시원 건물에는 스프링클러가 없다. 현행법상 2009년 7월 이전부터 운영된 고시원은 설치 의무가 없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 고시원은 2015년 서울시의 고시원 간이 스프링클러 설치 지원 대상으로 선정됐다. 하지만 건물주가 동의하지 않아 설치가 무산됐다”고 밝혔다. 비상벨은 불길이 가장 거셌던 출입구 쪽에 있어서 아무도 누르지 못했다. 방마다 설치된 화재경보기에서도 경보음이 울리지 않았다고 주민들은 전했다.김은지 eunji@donga.com·구특교 기자}

    • 2018-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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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운전면허 부정 통과’ 시험관·응시자 무더기 적발

    “문맹인(文盲人)으로 시험 신청하세요.” 자동차 운전면허 학과시험에서 번번이 낙방하던 A 씨는 운전면허 브로커 B 씨를 찾아가 10만 원을 내고 ‘비법’을 물었다. B 씨는 문맹인 시험 신청을 하라고 했다. 문맹인은 음성파일로 문제를 들려주는 방식으로 시험을 치르기 때문에 응시 시간이 일반시험보다 40분 더 길다. 시험을 마친 다른 응시생들이 시험장에서 나간 뒤 시험관은 홀로 남은 A 씨에게 다가와 손가락으로 문제의 답을 찍어줬다. A 씨는 무사히 학과시험을 통과했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8일 운전면허 부정 취득을 도운 면허시험관과 안전요원 10명을 입건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2013년 4월부터 올해 2월까지 44명에게서 총 1340만 원을 받고 면허를 부정으로 취득하게 한 혐의(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등)를 받고 있다. 부정 취득을 알선한 브로커 7명도 입건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학과시험의 답을 알려주거나 △안전요원이 기능시험을 대신 치러 주거나 △도로주행시험에서 감점 요소를 무시하는 등의 수법으로 운전면허 부정 취득을 도왔다. 한국말을 전혀 모르는 중국인이 이들을 통해 운전면허를 취득한 사례도 있었다. 운전면허 부정 취득이 적발되면 면허가 취소되고 2년간 운전면허 시험에 응시할 수 없게 된다. 김은지기자 eunji@donga.com}

    • 2018-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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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안 렌즈 모두 가려!” 반창고 붙이는 여성들

    반려견을 기르는 사진작가 장모 씨(37·여)는 3년 전 집안에 중국산 폐쇄회로(CC)TV를 설치했다. 장 씨가 집을 비운 동안 혼자 집에 남아있는 반려견이 걱정돼서다. 외출이 잦은 장 씨는 항상 CCTV를 켜놓는다. 하지만 누군가 CCTV를 해킹해서 훔쳐보지 않을까 불안하다. 그래서 귀가 후에는 손수건으로 렌즈를 덮어둔다. 장 씨는 “옷차림이 가벼운 여름에는 더욱 신경이 쓰여 렌즈를 꼼꼼히 가린다”고 말했다.○ “원격 몰카 두려워” 집안에 놓인 가전제품에 달린 카메라 렌즈가 사생활을 유출하는 용도로 악용될까 우려하는 ‘렌즈 포비아(공포증)’가 확산되고 있다. 정보기술(IT)의 발달로 휴대전화, PC는 물론이고 로봇청소기, 비디오게임기 등 일상에서 쓰이는 각종 전자제품에 렌즈가 포함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이를 악용한 ‘원격 몰카(몰래카메라)’를 걱정하는 사람이 많다. 일부 시민은 장 씨처럼 자기 나름의 자구책을 세우며 원격 몰카에 대비한다. 직장인 조모 씨(27·여)는 평소 스마트폰 액정이 바닥을 향하게끔 뒤집어 놓는다. 주변에서 ‘스마트폰의 전면 카메라는 해킹당하기 쉽다고 하더라’는 확인되지 않은 이야기를 들은 뒤 사생활을 보호하기 위해 생긴 습관이다. 컴퓨터공학을 전공하는 대학원생 김모 씨(24·여)는 수년 전부터 개인용 노트북의 웹카메라에 반창고를 붙여 놓고 사용한다. 전공 특성상 노트북을 열어둔 채 지낼 때가 많은데 혹시나 해킹 피해를 당하게 될까 하는 생각에서다. 이런 걱정은 기우(杞憂)가 아니다. 가전제품 해킹으로 인한 실제 피해 사례가 적지 않다. 경찰은 1일 반려동물을 관찰하기 위한 홈 CCTV를 해킹해 여성 약 5000명의 사생활을 엿보고 불법 촬영한 일당 10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지난해에는 가정·영업용 매장의 IP 카메라 1400여 대를 해킹해 여성이 옷 갈아입는 모습 등을 엿보고 영상을 유포한 일당이 경찰에 적발됐다. 유명인을 특정한 해킹이 일어나기도 했다. 한모 씨(23)는 2015년 아프리카TV 인기 방송진행자(BJ)의 PC 웹카메라를 해킹해 사생활을 훔쳐보고 이를 온라인에 게시한 혐의가 인정돼 징역 1년 6개월이 확정됐다.○ 사물인터넷(IoT) 확산, 가전제품 해킹 가능성↑ 전문가들은 “인터넷에 연결된 모든 기기가 사실상 해킹의 위험에 노출돼 있는 셈”이라고 말한다. 일상에서 사용되는 가전제품도 예외는 아니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와이파이에 연결된 로봇청소기의 동선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거나 냉장고 속 식료품을 체크하는 IoT 기술이 보급됐기 때문이다. 해커들은 보안이 취약한 곳으로 침투해 가전제품에 악성코드와 해킹 프로그램을 심는다. 해킹에 성공하면 기기를 원격으로 조종하거나 렌즈를 통해 이용자의 사생활을 훔쳐볼 수 있다. 보안 전문가들은 수년째 보안 콘퍼런스 등을 통해 가전제품의 해킹이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로봇청소기를 해킹해 촬영한 영상을 외부로 전송하는 장면도 2014년 한 보안 콘퍼런스에서 시연된 바 있다. 그렇기 때문에 가전제품 보안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가정용 인터넷 공유기와 가전제품의 비밀번호를 복잡하게 설정해두는 것이 첫 번째다. 자동으로 설정된 기본값 비밀번호를 바꾸지 않고 그대로 사용하면 해킹당할 위험이 높다. 보안 성능을 높일 수 있도록 제품의 펌웨어를 주기적으로 업데이트하는 것도 해킹 예방이 도움이 된다. 제품을 선택하는 단계에서부터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김승주 고려대 사이버국방학과 교수는 “제품마다 보안 품질에 확연히 차이가 있지만 시민들은 그런 면에 둔감해 저렴한 제품을 선호하는 경우가 많다”며 “시민들이 충분한 정보를 바탕으로 제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정부와 시민단체가 ‘안심 제품’을 선정해 알려준다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 2018-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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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렌즈만 보면 무섭다”…‘원격 몰카’ 된 집안 가전제품

    반려견을 기르는 사진작가 장모 씨(37·여)는 3년 전 집안에 중국산 폐쇄회로(CC)TV를 설치했다. 장 씨가 집을 비운 동안 혼자 집에 남아 남아 있는 반려견이 걱정돼서다. 외출이 잦은 장 씨는 항상 CCTV를 켜놓는다. 하지만 누군가 CCTV를 해킹해 훔쳐보지 않을까 불안하다. 그래서 귀가 후에는 손수건으로 렌즈를 덮어둔다. 장 씨는 “옷차림이 가벼운 여름에는 더욱 신경이 쓰여 렌즈를 꼼꼼히 가린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뒤집어 놓고 노트북 웹카메라에는 반창고 붙여 집안에 놓인 가전제품에 달린 카메라 렌즈가 사생활을 유출하는 용도로 악용될까 우려하는 ‘렌즈 포비아(공포증)’가 확산하고 있다. 정보통신(IT) 기술의 발달로 휴대전화, PC는 물론 로봇 청소기·비디오 게임기 등 일상에서 쓰이는 각종 전자제품에 렌즈가 포함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이를 악용한 ‘원격 몰카(몰래카메라)’를 걱정하는 사람이 많다. 일부 시민들은 장 씨처럼 나름의 자구책을 세우며 원격 몰카에 대비한다. 직장인 조모 씨(27·여)는 평소 스마트폰 액정이 바닥을 향하게끔 뒤집어서 놓는다. 주변에서 ‘스마트폰의 전면 카메라는 해킹당하기 쉽다고 하더라’는 확인되지 않은 이야기를 들은 뒤 사생활을 보호하기 위해 생긴 습관이다. 컴퓨터공학을 전공하는 대학원생 김모 씨(24·여)는 수년 전부터 개인용 노트북의 웹카메라에 반창고를 붙여 놓고 사용하고 있다. 전공 특성상 노트북을 열어둔 채 지낼 때가 많은데 혹시나 해킹 피해를 당하게 될까 봐 하는 생각에서다. 이런 걱정은 기우(杞憂)가 아니다. 가전제품 해킹으로 인한 실제 피해 사례가 적지 않다. 경찰은 1일 반려동물을 관찰하기 위한 홈 CCTV를 해킹해 여성 5000여 명의 사생활을 엿보보고 불법 촬영한 일당 10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지난해에는 가정·영업용 매장의 IP카메라 1400여 대를 해킹해 여성이 옷을 갈아입는 모습 등을 엿보고 영상을 유포한 일당이 경찰에 적발됐다. 유명인을 특정한 해킹이 일어나기도 있다. 한모 씨(23)는 2015년 아프리카TV 인기 방송진행자(BJ)의 PC 웹카메라를 해킹해 사생활을 훔쳐보고 이를 온라인에 게시한 혐의가 인정돼 항소심에서 징역 1년6개월이 선고됐다.● 사물인터넷(IoT) 확산, 가전제품 해킹 가능성↑ 전문가들은 “인터넷에 연결된 모든 기기가 사실상 해킹의 위험에 노출돼 있는 셈”이라고 말한다. 일상에서 사용되는 가전제품도 예외가 아니다. 스마트폰의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와이파이에 연결된 로봇 청소기의 동선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거나 냉장고 안의 식료품을 체크하는 사물 인터넷(IoT) 기술이 보급됐기 때문이다. 해커들은 보안이 취약한 곳으로 침투해 가전제품에 악성코드와 해킹 프로그램을 심는다. 해킹에 성공하면 기기를 원격으로 조종하거나 렌즈를 통해 이용자의 사생활을 훔쳐볼 수 있다. 보안 전문가들은 수년 째 보안 콘퍼런스 등을 통해 가전제품의 해킹이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로봇 청소기를 해킹해 촬영한 영상을 외부로 전송하는 시연도 2014년 한 보안 콘퍼런스에서 시연된 바 있다. 때문에 가전제품 보안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가정용 인터넷 공유기와 가전제품의 비밀번호를 복잡하게 설정해 두는 것이 첫 번째다. 자동으로 설정된 기본값 비밀번호를 바꾸지 않고 그대로 사용하면 해킹을 당할 위험이 높다. 보안 성능을 높일 수 있도록 제품의 펌웨어를 주기적으로 업데이트하는 것도 해킹 예방이 도움이 된다. 제품을 선택하는 단계에서부터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김승주 고려대 사이버국방학과 교수는 “제품마다 보안 품질에 확연히 차이가 있지만 시민들은 그런 데 둔감해 저렴한 제품을 선호하는 경우가 많다”며 “시민들이 충분한 정보를 바탕으로 제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정부와 시민단체가 ‘안심 제품’을 선정해 알려준다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 2018-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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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승의 성희롱 너무 많아서…” 거리 나온 스쿨미투

    “스승의 성희롱 너무 많아서, 나날이 갈수록 심각해지네….” ‘학생의 날’인 3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파이낸스센터 앞. 교복을 입고 모인 중고등학생 250여 명(주최 측 추산)이 ‘스승의 은혜’를 개사한 노래를 목청껏 불렀다. 청소년페미니즘모임 등 30여 개 단체가 ‘스쿨 미투(#MeToo·나도 당했다)’를 주제로 연 ‘여학생을 위한 학교는 없다’ 집회에서다. 4월 서울 노원구 용화여고에서 있었던 첫 스쿨 미투 이후 학생들이 이를 주제로 광장에 모인 것은 처음이다. 주최 측은 “30개가 넘는 학교에서 스쿨 미투가 일어났지만 교육부나 학교 당국은 일부 가해 교사만을 ‘꼬리 자르기’식으로 징계하고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를 일삼고 있다”며 “학내 성폭력에 대한 전국적인 실태조사를 이행하고 규제와 처벌을 강화하라”고 주장했다. 또 학내 구성원들에게 정기적인 페미니즘 교육을 시행하고, 사립학교법과 학생인권법을 개정할 것 등을 요구했다. 이들은 성희롱·성차별 발언이 적힌 칠판을 부수는 퍼포먼스를 벌이기도 했다. 집회는 주로 스쿨 미투 당사자들이 직접 연단에 올라 발언하거나 이들의 발언문을 대독하는 형태로 이뤄졌다. 학교에서 이뤄지는 남교사·남학생들의 성폭력을 규탄하고 학교 측의 안일한 대처를 지적하는 내용이었다. 연단에 오른 충남 천안의 한 고교생은 “남학생들이 우리를 ‘가슴 달린 원숭이’라고 칭하고 당사자도 모르게 몰래 신체 접촉을 한 뒤 업적인 것처럼 자랑했다고 들었다”고 호소했다. 서울의 한 중학생은 “(교사들이) 예쁜 학생은 무릎에 앉히고 ‘수행평가 만점 주겠다’거나 ‘여자는 아프로디테(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미와 사랑의 여신)처럼 쭉쭉빵빵해야 한다’ 등의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스쿨 미투 폭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의 한 운영진은 “계정을 만든 후 (선생님에게서) ‘허리를 잘 돌리네’ ‘여자는 요염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는 제보들이 들어왔다”고 전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대부분 얼굴을 가리는 흰색 마스크를 착용했다. 서울의 한 고교에 다니는 박모 양(17)은 “우리 학교에서도 미투가 있었지만 학생들은 괜히 피해 사실을 밝혔다가 학생생활기록부에 안 좋은 기록이 남아 수시전형에 불이익을 당할까 봐 말하지 않았다”며 “이번 집회를 계기로 학생의 인권을 존중하는 학교 분위기가 자리 잡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서울시교육청까지 행진해 정문 앞에 ‘위드유(#With you)’가 적힌 현수막을 걸고 해산했다. 2차 집회는 18일 대구 중구에서 열린다.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 2018-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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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승의 성희롱, 갈수록 심각해지네” 교복 입고 ‘미투’ 외친 여학생들

    “스승의 성희롱 너무 많아서, 나날이 갈수록 심각해지네…” ‘학생의 날’인 3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파이낸스센터 앞. 교복을 입고 모인 중·고등학생 250여 명(주최 측 추산)이 ‘스승의 은혜’를 개사한 노래를 목청껏 불렀다. 청소년페미니즘모임 등 30여개 단체가 ‘스쿨 미투(#MeToo·나도 당했다)’를 주제로 연 ‘여학생을 위한 학교는 없다’ 집회에서다. 4월 서울 노원구 용화여고에서 있었던 첫 스쿨 미투 이후 학생들이 이를 주제로 광장에 모인 것은 처음이다. 주최 측은 “30개가 넘는 학교에서 스쿨 미투가 일어났지만 교육부나 학교 당국은 일부 가해교사만을 ‘꼬리 자르기’식으로 징계하고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를 일삼고 있다”며 “학내 성폭력에 대한 전국적인 실태조사를 이행하고 규제와 처벌을 강화하라”고 주장했다. 또 학내 구성원들에게 정기적인 페미니즘 교육을 시행하고, 사립학교법과 학생인권법을 개정할 것 등을 요구했다. 이들은 성희롱·성차별 발언이 적힌 칠판을 부수는 퍼포먼스를 벌이기도 했다. 집회는 주로 스쿨 미투 당사자들이 직접 연단에 올라 발언하거나 이들의 발언문을 대독하는 형태로 이뤄졌다. 학교에서 이뤄지는 남교사·남학생들의 성폭력을 규탄하고 학교 측의 안일한 대처를 지적하는 내용이었다. 연단에 오른 충남 천안의 한 고교생은 “남학생들이 우리를 ‘가슴달린 원숭이’라고 칭하고 당사자도 모르게 몰래 신체 접촉을 한 뒤 업적인양 자랑했다고 들었다”고 호소했다. 서울의 한 중학생은 “(교사들이) 예쁜 학생은 무릎에 앉히고 ‘수행평가 만점 주겠다’거나 ‘여자는 아프로디테처럼 쭉쭉빵빵해야 한다’ 등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스쿨 미투 폭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의 운영진 관계자는 “계정을 만든 후 (선생님에게서) ‘허리를 잘 돌리네’, ‘여자는 요염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는 제보들이 들어왔다”고 전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대부분 얼굴을 가리는 흰색 마스크를 착용했다. 서울의 한 고교에 다니는 박모 양(17)은 “내 학교에서도 미투가 있었지만 학생들은 괜히 피해사실을 밝혔다가 학생생활기록부에 안 좋은 기록이 남아 수시전형에 불이익을 당할까봐 말하지 않았다”며 “이번 집회를 계기로 학생의 인권을 존중하는 학교 분위기가 자리 잡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종로구 서울시교육청까지 행진해 정문 앞에 ‘위드유(#With you)’가 적힌 현수막을 걸고 해산했다. 2차 집회는 18일 대구 중구에서 열린다.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 2018-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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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층간소음 방치” 70대 경비원 마구 때려 의식불명

    층간소음 민원을 해결해 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아파트 경비원을 폭행해 의식불명에 빠뜨린 40대 남성이 구속됐다.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1일 아파트 경비원 A 씨(72)를 폭행해 중상을 입힌 혐의(중상해)로 최모 씨(45·무직)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최 씨는 10월 29일 오전 1시 40분경 자신이 거주하는 서울 서대문구의 한 아파트 초소에서 근무 중이던 경비원 A 씨를 손과 발로 마구 때렸다. 경찰에 붙잡힌 최 씨는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발뺌하다가 “경비원이 층간소음 민원을 해결해 주지 않은 데에 불만을 품고 폭행했다”고 진술했다. A 씨는 폭행을 당하던 중 휴대전화로 112에 전화를 걸긴 했지만 제대로 신고를 하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욕설과 소음이 이어진 뒤 금세 끊긴 신고전화를 받은 경찰이 위치 정보를 토대로 주변을 수색하다가 이날 오전 3시경 아파트 초소에 쓰러진 A 씨를 발견했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를 통해 용의자를 확인한 뒤 집에서 잠을 자고 있던 최 씨를 체포했다. 경찰은 정확한 범행 동기를 조사한 뒤 최 씨를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할 방침이다. 경찰은 “차후 A 씨의 상태에 따라 더 중한 혐의가 적용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 2018-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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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대변화 따른 판결 환영” vs “누군 양심 없어 군대갔나”

    대법원의 1일 양심적 병역거부 무죄 판결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은 크게 엇갈렸다. 개인의 양심의 자유가 국방의 의무보다 중요한지, 대체복무를 어느 수준으로 할지를 두고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병역의 의무가 지켜지지 않는 만큼 납세 또한 거부하겠다’는 격한 반응까지 나왔다. 반면 국가인권위원회에서는 환영한다는 성명을 냈다. ○ “군대 가면 양심 없는 사람이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오후 4시를 기준으로 이번 판결에 반대한다는 글이 80여 건 올라왔다. “누구는 양심이 없어서 국방의 의무를 다했냐” “청춘 보상금 명목으로 양심적으로 세금을 거부한다” 등 내용이다. 병역 의무를 중시하는 사람들은 남북 대치라는 엄연한 현실에서 국민의 4대 의무 중 하나인 병역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군 복무를 마친 회사원 장세영 씨(29)는 “사람을 죽이는 기술을 배우고 싶어 하는 사람은 없다”며 “하지만 남북이 대치하고 있고 강대국에 둘러싸인 우리나라 현실에서 국방력은 필수”라고 강조했다. 육군 일병으로 복무 중인 김모 씨(21)는 “종교가 있지만 국민의 의무이기 때문에 입대했다”며 “이번 판결로 군 복무를 하고 있는 나는 ‘양심 없는 사람’이 됐다. 더 이상 군대에 있기 싫다”고 반발했다. 대학원생 박대근 씨(28)는 “내가 군대를 안 감으로써 남에게 피해를 준다면 그건 개인의 자유로 인정할 수 있는 행위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 “전향적 판결 환영…아픈 역사 중단” 개인의 양심의 자유는 존중돼야 하고 시대가 바뀐 것을 감안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주은혜 씨(23·여)는 “편법으로 악용될 소지는 있지만 전향적 판결에는 환영한다”고 말했다. 안수경 씨(26·여)는 “윤리적 가치와 충돌해서 병역을 거부하는 게 합당하다는 점을 증명할 수만 있다면 당연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카투사 병장인 손모 씨(23)는 “이미 이런저런 이유로 병역에서 빠지는 사람이 많은데 오히려 정당한 절차를 거쳐 법원에서 판단을 한 것이니 나쁘게 볼 건 없다”고 말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병역 거부로) 1950년경부터 현재까지 2만여 명이 형사 처벌된 아픈 역사가 중단되고, 재판 중인 이들의 불안정한 상황을 해소할 수 있게 됐다”고 환영했다. ○ 대체복무 방식도 의견 갈려 대체복무제를 도입할 경우 어떤 방식으로 해야 할지에 대해서도 여러 의견이 있었다. 대학원생 조모 씨(26)는 “군대에 가는 건 목숨을 거는 것인데, 대체복무의 강도를 높이지 않으면 병역 기피 수단으로 쓰일 것”이라며 “지뢰 제거, 수색 등 분야에서 복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양심적 병역거부를 했던 홍정훈 참여연대 활동가(28)는 “군대에서 지뢰제거 작업을 시키거나 하는 식으로 병역거부자를 징벌하는 성격이 돼서는 안 된다”며 “폭력 행위에 가담하지 않게 하는 선에서 복무 형태를 제한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곽성룡 씨(29)는 “‘내가 고생했으니 너희도 고생해라’는 식이어서는 안 되지만 병역거부자도 군말 없이 대체복무 의무를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며 “기존 국방 전력의 빈틈을 채워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윤다빈 empty@donga.com·김은지 기자}

    • 2018-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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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호물품 모자라 끼니 걸러… 정부 “29일까지 전원 귀국”

    초대형 태풍 ‘위투’가 할퀴고 간 사이판에 고립됐던 한국인 관광객 1800여 명 가운데 28일까지 약 600명이 괌으로 이동하거나 한국으로 귀국했다. 하지만 여전히 1200명 안팎의 관광객은 전기가 끊기고 음식조차 구하기 어려운 사이판에 남아 있다. 정부는 29일까지 전원 귀국시킨다는 방침이지만 관광객들의 혼란과 어려움은 계속되고 있다.○ 정전에 음식 재료까지 동나 군 수송기를 이용해 사이판에서 괌으로 이동한 뒤 귀국한 관광객들은 정부의 신속한 조치에 감사의 뜻을 표했다. 28일 새벽 귀국한 임신부 박모 씨(26)는 “사이판에서 군 수송기에 탈 때 군인들이 귀마개를 나눠주며 친절하게 안내해 어려움이 없었다”며 “나는 빠져나왔지만 남은 관광객들은 어떻게 지낼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황모 씨(34·여)는 “괌으로 빠져나왔을 때부터 군 수송기에 탄 사람들은 안도하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28일 아시아나 항공기 편으로 사이판에서 귀국한 이모 씨(39)는 “아이들이 아직 어리고 어머니 심장약을 충분히 챙겨가지 않아서 귀국이 늦어지면 위급한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여전히 사이판에 고립돼 있는 한국인 관광객들은 음식을 구하기 어려운 게 가장 고통스럽다고 하소연했다. 영업을 하지 않는 식당이 많아 문 연 가게를 찾아 길거리를 헤매는 일이 끼니때마다 반복됐다. 일부 호텔은 음식 재료가 떨어져 예약을 받지 않고 현장에서 선착순으로 고객을 받고 있다. 밥값이 부담스러워 끼니를 거르는 관광객도 있었다. 외교부 주(駐)하갓냐 출장소 등에서는 군 수송기를 통해 구호물품을 사이판으로 옮긴 뒤 고립된 관광객들에게 나눠주고 있다. 하지만 관광객 성모 씨(27)는 28일 “전날에는 즉석밥이나 통조림, 과자 등을 1인당 2개씩 받았지만 이날은 1인당 1개로 줄었다”며 구호물품 부족을 호소했다. 관광객들은 언제까지 사이판에 머물러야 할지, 호텔 숙박은 계속 연장할 수 있을지 확실하지 않아 불안하다고 입을 모았다. 관광객 김모 씨(28·여)는 “26일 리조트에서 갑자기 ‘내일 체크아웃을 해야 한다’고 해 밤중에 다른 숙소 4, 5곳을 돌았지만 빈 방을 찾지 못했다. 리조트 쪽에 사정한 끝에 간신히 숙박을 연장했다”고 토로했다. 숙소를 구하지 못해 호텔 로비에서 밤을 지새운 관광객도 있다. 전기 복구가 늦어지면서 더운 날씨에 불편이 커지고 있다. 친구들과 함께 여행 온 전모 씨(20·여)는 “밤에도 기온이 30도에 육박하는데 전기가 끊겨 엘리베이터와 에어컨이 작동하지 않아 힘들다”고 말했다. 최모 씨(39)는 “리조트에 에어컨이 나오지 않아 8세, 3세 아이들의 몸에 두드러기와 발진이 생겼다. 온수도 끊겨 커피포트에 물을 끓여서 아이들을 씻겼다”고 전했다. 도로 사정이 열악하고 휘발유가 부족해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것도 쉽지 않다. 태풍이 물러간 뒤 도로 정비에 들어갔지만 여전히 일부 도로는 쓰러진 야자나무 등으로 통행이 원활하지 못한 상황이다. 관광객 A 씨는 “주유소 앞에 기름을 넣기 위한 차량이 길게 줄을 서고 있어 택시운전사들도 ‘4∼5시간씩 줄을 서야 기름을 넣을 수 있다’고 했다”고 전했다.○ 군 수송기 탑승 놓고 갈등도 정부가 파견한 군 수송기 탑승 기준을 놓고 현지 체류 중인 일부 한국인들 사이에서 갈등이 빚어졌다. 한 체류자는 ‘못에 긁혀 파상풍 주사를 맞았다’며 우선 탑승을 시켜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임신부나 환자·부상자, 고령자는 본인만 탑승 가능하며, 영유아 보호자는 한 사람만 탑승할 수 있다는 기준 때문에 탑승을 포기한 사람도 있었다. 사이판 시내 호텔에 체류 중인 양모 씨(37)는 태풍으로 호텔 유리창이 깨지며 파편에 다리를 베였고 병원에서 치료도 받았다. 부상으로 우선 탑승 대상자가 됐지만 함께 온 6명의 가족을 두고 홀로 귀국할 수 없어 우선 탑승을 포기했다.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확산되며 혼란을 키우기도 했다. 사이판 체류 한국인들이 항공기 운항 관련 정보를 공유하는 오픈 카카오톡 채팅방에서 “여행사를 통해서 온 사람은 군 수송기 탑승 대상에서 빠진다”는 등의 내용이 퍼졌다. 정부가 투입한 군 수송기를 통해 27일 161명의 고립 관광객을 괌으로 옮겼고, 이들은 28일까지 모두 귀국했다. 28일에는 군 수송기가 4차례에 걸쳐 330명을 사이판에서 괌으로 이송했고, 이들도 대부분 귀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28일 아시아나 항공기 편으로 사이판에서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한 258명 중에는 93명이 한국인이었다. 외교부는 “현지 공항 발권 시스템 미비로 현장 판매가 안 됐다. 기존 예약자 중 빠른 일자부터 발권을 진행하다 보니 중국인 탑승객이 더 많았다”고 설명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9일 4편의 국적기가 사이판에서 인천공항으로 운항하고, 군 수송기도 계속 운항할 예정이다. 정부는 괌으로 이동했다가 귀국하는 인원 등을 합치면 29일까지는 사이판 체류 관광객들이 전원 한국에 도착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현지 기상과 공항 사정 등 변수는 남아있다.홍석호 will@donga.com·김은지·신나리 기자}

    • 2018-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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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기 끊기고 재료 부족해 선착순 식사…軍수송기 탑승순서 놓고 갈등도

    초대형 태풍 ‘위투’가 할퀴고 간 사이판에 고립됐던 한국인 관광객 1800여 명 가운데 28일까지 약 600명이 괌으로 이동하거나 한국으로 귀국했다. 하지만 여전히 1200명 안팎의 관광객은 전기가 끊기고 음식조차 구하기 어려운 사이판에 남아 있다. 정부는 29일까지 전원 귀국시킨다는 방침이지만 관광객들의 혼란과 어려움은 계속되고 있다.● 정전에 음식 재료까지 동나 군 수송기를 이용해 사이판에서 괌으로 이동한 뒤 귀국한 관광객들은 정부의 신속한 조치에 감사의 뜻을 표했다. 28일 새벽 귀국한 임신부 박모 씨(26·여)는 “사이판에서 군 수송기에 탈 때 군인들이 귀마개를 나눠주며 친절하게 안내해 어려움이 없었다”며 “나는 빠져나왔지만 남은 관광객들은 어떻게 지낼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황모 씨(34·여)는 “괌으로 빠져 나왔을 때부터 군 수송기에 탄 사람들은 안도하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28일 아시아나 항공기 편으로 사이판에서 귀국한 이모 씨(39)는 “아이들이 아직 어리고 어머니 심장약을 충분히 챙겨가지 않아서 귀국이 늦어지면 위급한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여전히 사이판에 고립돼 있는 한국인 관광객들은 음식을 구하기 어려운 게 가장 고통스럽다고 하소연했다. 영업을 하지 않는 식당이 많아 문 연 가게를 찾아 길거리를 헤매는 일이 끼니때마다 반복됐다. 일부 호텔은 음식 재료가 떨어져 예약을 받지 않고 현장에서 선착순으로 고객을 받고 있다. 밥값이 부담스러워 끼니를 거르는 관광객도 있었다. 외교부 주(駐)하갓냐 출장소 등에서는 군 수송기를 통해 구호물품을 사이판으로 옮긴 뒤 고립된 관광객들에게 나눠주고 있다. 하지만 관광객 성모 씨(27)는 28일 “전날에는 즉석밥이나 통조림, 과자 등을 1인당 2개씩 받았지만 이날은 1인 당 1개로 줄었다”며 구호물품 부족을 호소했다. 관광객들은 언제까지 사이판에 머물러야 할지, 호텔 숙박은 계속 연장할 수 있는 것인지 확실하지 않아 불안하다고 입을 모았다. 관광객 김모 씨(28·여)는 “26일 리조트에서 갑자기 ‘내일 체크아웃을 해야 한다’고 해 밤중에 다른 숙소 4, 5곳을 돌았지만 빈 방을 찾지 못했다. 리조트 쪽에 사정한 끝에 간신히 숙박을 연장했다”고 토로했다. 숙소를 구하지 못해 호텔 로비에서 밤을 지새운 관광객도 있다. 전기 복구가 늦어지면서 더운 날씨에 불편이 커지고 있다. 친구들과 함께 여행 온 전모 씨(20·여)는 “밤에도 기온이 30도에 육박하는데 전기가 끊겨 엘리베이터와 에어컨이 작동하지 않아 힘들다”고 말했다. 최모 씨(39)는 “리조트에 에어컨이 나오지 않아 9세, 3세 아이들의 몸에 두드러기와 발진이 생겼다. 온수도 끊겨 커피포트에 물을 끓여서 아이들을 씻겼다”고 전했다. 도로 사정이 열악하고 휘발유가 부족해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것도 쉽지 않다. 태풍이 물러간 뒤 도로 정비에 들어갔지만 여전히 일부 도로는 쓰러진 야자나무 등으로 통행이 원활하지 못한 상황이다. 관광객 A 씨는 “주유소 앞에 기름을 넣기 위한 차량이 길게 줄을 서고 있어 택시운전사들도 ‘4~5시간씩 줄을 서야 기름을 넣을 수 있다’고 했다”고 전했다.● 군 수송기 탑승 놓고 갈등도 정부가 파견한 군 수송기 탑승 기준을 놓고 현지 체류 중인 일부 한국인들 사이에서 갈등이 빚어졌다. 한 체류자는 ‘못에 긁혀 파상풍 주사를 맞았다’며 우선 탑승을 시켜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임신부나 환자·부상자, 고령자는 본인만 탑승 가능하며, 영유아 보호자는 한 사람만 탑승할 수 있다는 기준 때문에 탑승을 포기한 사람도 있었다. 사이판 시내 호텔에 체류 중인 양모 씨(37)는 태풍으로 호텔 유리창이 부서지며 파편에 다리를 베였고 병원에서 치료도 받았다. 부상으로 우선 탑승 대상자가 됐지만 함께 온 6명의 가족을 두고 홀로 귀국할 수 없어 우선 탑승을 포기했다.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확산되며 혼란을 키우기도 했다. 사이판 체류 한국인들이 항공기 운항 관련 정보를 공유하는 오픈 카카오톡 채팅방에서 “여행사를 통해서 온 사람은 군 수송기 탑승 대상에서 빠진다”는 등의 내용이 퍼졌다. 정부가 투입한 군 수송기를 통해 27일 161명의 고립 관광객을 괌으로 옮겼고, 이들은 28일까지 모두 귀국했다. 28일에는 군 수송기가 4차례에 걸쳐 330명을 사이판에서 괌으로 이송했고, 이들도 대부분 귀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28일 아시아나항공 편으로 사이판에서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한 258명 중에는 93명이 한국인이었다. 외교부는 “현지 공항 발권시스템 미비로 현장 판매가 안 됐다. 기존 예약자 중 빠른 일자부터 발권을 진행하다보니 중국인 탑승객이 더 많았다”고 설명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9일 4편의 국적기가 사이판에서 인천공항으로 운항하고, 군 수송기도 계속 운항할 예정이다. 정부는 괌으로 이동했다가 귀국하는 인원 등을 합치면 29일까지는 사이판 체류 관광객들이 전원 한국에 도착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현지 기상과 공항 사정 등 변수는 남아있다.홍석호기자 will@donga.com김은지기자 eunji@donga.com}

    • 2018-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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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적장애 택배기사 폭행’ 가해자는 친동생

    택배기사가 동료를 일방적으로 폭행하는 동영상이 퍼져 논란이 된 ‘공덕오거리 택배기사 폭행 사건’의 피해자와 가해자가 친형제인 것으로 확인됐다. 18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택배기사 폭행 널리 퍼뜨려 주세요’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글에 첨부된 2분 27초 분량의 동영상에는 서울 마포구 지하철 공덕역 인근에서 C택배회사의 하늘색 유니폼을 입은 A 씨(30)가 동료 남성 B 씨(31)의 뺨, 뒤통수 등을 10여 차례 폭행하는 장면이 담겼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112 신고로 내사에 착수해 A 씨와 B 씨를 특정하고 두 사람이 친형제임을 확인했다고 1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지적장애가 있는 형이 평소 모르는 이에게 담배를 빌리는 등 이상한 행동을 많이 했다”며 “이날 차에 실을 물건을 순서대로 올려달라고 했지만 형이 아무렇게나 올려 화가 나서 우발적으로 폭행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A 씨를 장애인복지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한 상태다. 19일 오전 3시경에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A 씨로 추정되는 인물의 해명 글이 올라왔다. ‘공덕오거리 폭력○○ 택배기사입니다’라는 제목의 게시물에서 글쓴이는 “장애가 있는 어머니, 장애가 있는 형과 함께 살고 있다. 둘을 책임지기 위해 일을 하고 있다”며 “형이 안타깝고 측은하지만 인간인지라 가끔 (형의 이상행동에) 너무 화가 날 때가 있다. 욱해서 폭력을 행사했으며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인 형이 당분간 친척집에서 머무르며 동생과 분리돼 생활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주변인 조사를 통해 평소 상습적인 학대가 있었는지 조사할 예정이다.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 2018-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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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풀 반대” 운전대 놓은 7만명… 시민들 “택시 못잡아 애먹어”

    “택시를 살려내라!” “자가용 불법영업 엄단하라!” 18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 모인 택시운전사들은 ‘카풀 투쟁’이라고 적힌 빨간 머리끈을 두른 채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카카오택시’를 운영하는 카카오모빌리티의 차량 승차공유(카풀) 서비스에 반대하기 위해 운전대를 놓고 집회에 모였다. 모인 인원은 약 7만 명(주최 측 추산). 신고 인원 3만 명의 두 배 이상이었다. 경찰은 집회 참가자들의 통행을 위해 집회가 진행된 1시간 30분 동안 광화문광장 주변 왕복 11개 차로 중 6개를 통제했다. 이날 택시 운행 중단으로 ‘교통 대란’ 우려가 나왔지만 심각한 불편은 없었다.○ 택시운전사들 “거대 기업이 생존권 위협” 집회에 참가한 택시운전사들은 카풀 같은 자가용 유상운송이 허용되면 생존권에 위협을 받는다고 주장했다.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박권수 회장은 연단에 올라 “현행법상 자가용을 운송용으로 제공하거나 임대, 알선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어 카풀은 불법”이라며 “정부는 4차 산업혁명이라는 미명하에 국민과 택시운전사들을 농락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등 4개 단체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대책위)는 “2013년 이후 5년간 요금 인상이 안 돼 최저임금 수준으로 버티고 있다”며 “거대 기업인 카카오가 한 달에 200만 원도 벌지 못하는 택시운전사들의 생존권을 위협한다”고 주장했다. 일부 참가자는 “택시는 합승하면 불법인데 승용차 카풀은 왜 허용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부 참가자는 시위 현장 주변에서 정상 영업을 하는 택시운전사들을 향해 욕설을 하거나 물병을 던지기도 했다. 전북 군산시에서 온 윤모 씨(60)는 “사납금 13만 원을 포기하고 여기까지 오느라 3시간 반이나 걸렸다. 영업하는 택시를 보니 화가 난다”고 말했다. 일부 택시는 이날 오전 4시부터 하루 동안 운행을 중단했다. 국토교통부는 서울 택시운행률이 오전에는 90% 초반, 오후에는 80% 후반이었고, 경기도와 인천은 오전 50∼60%, 오후 60∼70%로 추산했다. 국토부는 국민 피해가 심각하지 않았다는 점 등을 고려해 사전에 휴업 신고를 하지 않고 집회에 참석한 택시운전사들을 처벌하지는 않을 방침이다.○ 국토부 “카풀 하루 2회로 제한” 중재안 냈지만… ‘대란’은 없었지만 평소보다 택시를 잡기 어려워 불편했다는 시민이 적지 않았다. 인천에 거주하는 정인권 씨(33)는 “휴대전화 앱으로 택시를 호출했는데 응답조차 없어서 택시 이용을 포기했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7시 반 서울지하철 5호선 애오개역 인근 택시 정류장에서 출근을 위해 택시를 기다리던 시민 가운데 절반가량은 다른 교통수단으로 발길을 돌렸다. 평소 서울 대치동 학원가에는 오후에 하교한 학생들을 학원으로 실어 나르는 택시가 많지만 이날은 빈차를 찾기 어려웠다. 퇴근길에 서울 광화문에서 택시를 잡으려고 기다리던 40대 남성은 “평소보다 택시 잡기가 훨씬 어렵다”며 “택시 운행이 줄어서인지 교통체증은 덜한 것 같다”고 말했다. 카풀업체와 택시업계 간의 갈등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택시업계는 카풀을 전면 금지하는 여객운수사업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될 때까지 집단행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하지만 카카오모빌리티는 카풀 서비스 출시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국토부는 택시업계와 카풀업계 간 갈등을 중재하기 위해 카풀 서비스를 운전자당 하루 2회로 제한하는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양측은 아직 이를 수용하지 않고 있다.김은지 eunji@donga.com·강성휘 / 인천=차준호 기자}

    • 2018-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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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도로 불쑥 나와 쌩∼ ‘킥라니’ 조심

    16일 오전 서울 지하철 강남역 1번 출구 앞. 전동 킥보드를 탄 20대 남성이 출근 인파가 쏟아지는 인도 위를 아슬아슬하게 달렸다. 인근 역삼초등학교 사거리에서는 30대 남성이 전동 킥보드를 타고 폭이 2m에 불과한 인도에서 곡예운전을 하며 지나갔다. 깜짝 놀란 행인들은 뒤를 돌아보며 불쾌한 기색을 내비쳤다. 도로교통법상 전동 킥보드는 ‘원동기 장치 자전거’에 해당한다. 차도에서 달려야 하고 인도에서 운행하면 불법이다. 하지만 본보 취재팀이 이날 오전 9시부터 10시 반까지 강남역 일대에서 목격한 전동 킥보드 7대 모두 인도에서 50m 이상 주행했다. 전동 킥보드를 타려면 2종 원동기장치자전거 운전면허나 자동차 운전면허가 필요하다. 하지만 역삼초등학교 인근에서 전동 킥보드를 타고 있던 A 씨(19)는 “면허가 없지만 킥보드를 타는 데 지장이 없었다”고 말했다. 경기 고양시에서는 지난달 17일 횡단보도를 건너던 40대 여성이 전동 킥보드에 치여 20일 만에 숨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6월에는 부산 동래구에서 아동용 킥보드를 타던 3세 여아가 전동 킥보드와 부딪쳐 눈가가 찢어지는 사고가 있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동 킥보드·전동 휠 등 개인형 이동수단 교통사고로 124명이 다치고 4명이 숨졌다. 이처럼 전동 킥보드 사고가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지난달 서울 강남구 일대에 전동 킥보드 공유 서비스가 도입되는 등 개인형 이동수단 이용이 늘자 시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한국교통연구원에 따르면 개인형 이동수단 보급 규모는 2016년 6만 대, 2017년 7만5000대(추산)에서 2022년에는 20만 대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학원가와 아파트 단지가 몰려있어 어린이와 노인의 통행이 많은 강남구 대치동 주민들은 인도를 달리는 전동 킥보드에 대한 불안을 호소했다. 아이를 학원에 데려다 주는 길에 인도 위에서 운행하던 전동 킥보드와 마주친 조은정 씨(44·여)는 “사람을 칠 수도 있는데 킥보드가 너무 위험하게 다니는 것 같다. 전동 킥보드를 다 없애버렸으면 좋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강현례 씨(63·여)도 “나이가 있는 사람들은 전동 킥보드가 갑자기 다가오면 대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동 킥보드 운전자들은 비현실적인 제도 때문에 인도에 올라갈 수밖에 없다고 항변한다.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국가기술표준원의 고시에 따라 국내에서 유통되는 전동 킥보드의 최고시속은 25km로 제한돼 있다. 전동 킥보드 동호회에서 활동하는 홍모 씨(29)는 “이 속도로 전동 킥보드를 타고 차도로 달리는 것은 불가능하다. 차들이 뒤에서 경적을 울리거나 욕설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토로했다. 구모 씨(35)는 “전동 킥보드로 차도에서 달리는 것은 너무 위험하다. 인도가 위험하다면 자전거 도로를 이용하게 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범부처 태스크포스(TF)를 꾸려 내년 6월까지 개인형 이동수단의 안전 및 도로 운행 기준을 마련할 계획이다.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 2018-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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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쑥 나타나 인도 위 질주…공포의 ‘전동 킥보드’

    16일 오전 서울 지하철 강남역 2번 출구 앞. 전동 킥보드를 탄 20대 남성이 출근 인파가 쏟아지는 인도 위를 아슬아슬하게 달렸다. 인근 역삼초등학교 사거리에서는 30대 남성이 전동 킥보드를 타고 폭이 2m에 불과한 인도에서 곡예운전을 하며 지나갔다. 깜짝 놀란 행인들은 뒤를 돌아보며 불쾌한 기색을 내비쳤다. 도로교통법상 전동 킥보드는 ‘원동기 장치 자전거’에 해당한다. 차도에서 달려야 하고 인도에서 운행하면 불법이다. 하지만 본보 취재팀이 이날 출근시간대인 오전 9시부터 10시 반까지 강남역 일대에서 목격한 전동 킥보드 7대 모두 인도에서 50m 이상 주행했다. 전동 킥보드를 타려면 2종 원동기장치자전거 운전면허나 자동차 운전면허가 필요하다. 하지만 역삼초등학교 인근에서 전동 킥보드를 타고 있던 A 씨(20)는 “면허가 없지만 킥보드를 타는 데 지장이 없었다”고 말했다. 경기 고양시에서는 지난달 17일 횡단보도를 건너던 40대 여성이 전동 킥보드에 치여 20일 만에 숨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6월에는 부산 동래구에서 아동용 킥보드를 타던 3세 여아가 전동 킥보드와 부딪쳐 눈가가 찢어지는 사고가 있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동 킥보드·전동 휠 등 개인형 이동수단 교통사고로 124명이 다치고 4명이 숨졌다. 이처럼 전동 킥보드 사고가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지난달 서울 강남구 일대에 전동 킥보드 공유 서비스가 도입되는 등 개인형 이동수단 이용이 늘자 시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한국교통연구원에 따르면 개인형 이동수단 보급 규모는 2016년 6만 대, 2017년 7만5000대(추산)에서 2022년에는 20만 대로 늘어날 전망이다. 학원가와 아파트 단지가 몰려있어 어린이와 노인의 통행이 많은 강남구 대치동 주민들은 인도를 달리는 전동 킥보드에 대한 불안을 호소했다. 아이를 학원에 데려다 주는 길에 인도 위에서 운행하던 전동 킥보드와 마주친 조은정 씨(44·여)는 “사람을 칠 수도 있는데 킥보드가 너무 위험하게 다니는 것 같다. 전동 킥보드를 다 없애버렸으면 좋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강현례 씨(63·여)도 “나이가 있는 사람들은 전동 킥보드가 갑자기 다가오면 대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동 킥보드 운전자들은 비현실적인 제도 때문에 인도에 올라갈 수밖에 없다고 항변한다.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국가기술표준원의 고시에 따라 국내에서 유통되는 전동 킥보드의 최고시속은 25km로 제한돼 있다. 전동 킥보드 동호회에서 활동하는 홍모 씨(29)는 “이 속도로 전동 킥보드를 타고 차도로 달리는 것은 불가능하다. 차들이 뒤에서 경적을 울리거나 욕설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토로했다. 이모 씨(35)는 “전동 킥보드로 차도에서 달리는 것은 너무 위험하다. 인도가 위험하다면 자전거 도로를 이용하게 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범부처 태스크포스(TF)를 꾸려 내년 6월까지 개인형 이동수단의 안전 및 도로 운행 기준을 마련할 계획이다.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 2018-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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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극 택하는 아이들 年 40명… 감정기복 심해지면 위험신호

    1일 오후 서울 은평구의 한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A 양(12)이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함께 놓인 A 양의 책가방에서 죽음을 암시하는 내용이 담긴 메모들이 발견된 점 등으로 미뤄 경찰은 A 양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지난해 1월 경기 용인시에서는 학업 문제로 고민하던 B 군(11)이 아파트 10층의 베란다 창문에서 투신해 숨졌다. 사춘기에 접어드는 연령이 낮아지면서 어린이들도 극단적 선택의 위험에 노출되고 있어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0년 이후 스스로 목숨을 끊은 14세 이하 어린이는 한 해 평균 40.5명에 이른다.○ 어른의 눈높이에서는 안 보이는 아이들의 고민 아이들은 충동적 기질이 강하고 자제력이 약해 감정의 동요가 극단적 선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어른들이 보기에는 중요하지 않은 문제가 자살의 계기가 되기도 한다. 경기도교육청 학생위기지원단 안해용 단장은 “사소한 거짓말 등 어른의 눈높이에서 볼 때는 대수롭지 않은 일이 아이들에게는 심각한 문제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자살예방센터 정택수 센터장은 “초등학교 고학년 교실에서 ‘자살을 한 번이라도 생각해 본 적이 있느냐’고 물으면 절반이 넘는 학생이 손을 든다”며 “‘자살송’의 유행에서도 알 수 있듯 자살은 더 이상 아이들에게 낯선 단어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자살송’은 ‘머리를 박고 자살하자’라는 가사가 반복되는 노래로 최근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유행한다는 점이 알려져 논란이 됐다. 전문가들은 학업 스트레스, 가정불화, 교우관계를 어린이 자살의 주요 원인으로 꼽는다. 어릴 때부터 치열한 학업 경쟁을 치르며 무기력과 좌절을 일찍부터 경험하는 것이 어린이 자살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힌다. 캐릭터가 죽고 살아나기를 반복하는 온라인 게임과 오락 매체에 익숙한 아이들이 자살을 일종의 ‘리셋(Reset)’ 과정으로 생각하는 경향도 나타난다고 한다. 정 센터장은 “절망한 아이들은 게임 캐릭터가 죽으면 새로 태어나듯 ‘이번 생은 실패했으니 리셋하겠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아이들은 가까운 사람이나 반려견의 죽음에 쉽게 영향을 받기도 한다.○ “자살 징조 뚜렷한 경우 많아…관심 필요” 아이들은 성인보다 뚜렷하게 자살의 징조를 드러내는 경우가 많아 부모가 끊임없이 관심을 갖고 살펴본다면 비극을 예방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먼저 갑작스러운 감정 변화는 자살의 중요한 징조이므로 아이들의 감정 기복을 단순한 투정이나 사춘기의 전조로 간주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안 단장은 “최근 일주일 사이 아이의 기분이 갑자기 좋아지거나 나빠진다면 뭔가 ‘결단’했다는 신호일 수 있다”고 말했다. 아이가 유독 잠을 설치거나 거식·폭식 증세를 보이는 것도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아이들이 일기장이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 ‘살기 싫다’ 등 죽음을 암시하는 글이나 ‘안녕’ ‘그동안 고마웠어’ 등 삶을 정리하는 듯한 글을 남기는 것도 위험 신호다. 아이에게서 위험 징조가 발견되면 돌려서 묻기보다 직접적으로 ‘자살을 생각하고 있느냐’고 질문하고 상황에 따라서는 상담교사 의사 등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게 필요하다. 또 친밀한 대화와 교감을 통해 아이가 부모와 친밀하다는 점을 느낄 수 있도록 해주거나 밝은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 2018-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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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살송’ 유행한다는 초등교실…어린이 고민, 어른 눈엔 안 보여

    1일 오후 서울 은평구의 한 초등학교의 운동장에서 1일 A 양(12)이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함께 놓인 A 양의 책가방에서 죽음을 암시하는 내용이 담긴 메모들이 발견된 점 등으로 볼 때 경찰은 A 양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지난해 1월 경기 용인시에서는 학업 문제로 고민하던 B 군(11)이 아파트 10층의 베란다 창문에서 투신해 숨졌다. 사춘기에 접어드는 연령이 낮아지면서 어린이들도 극단적 선택의 위험에 노출되고 있어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0년 이후 스스로 목숨을 끊은 14세 이하 어린이는 한 해 평균 40.5명에 이른다. ● 어른의 눈높이에서는 안 보이는 아이들의 고민 아이들은 충동적 기질이 강하고 자제력이 약해 감정의 동요가 극단적 선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때문에 어른들이 보기에는 중요하지 않은 문제가 자살의 계기가 되기도 한다. 경기도교육청 학생위기지원단 안해용 단장은 “사소한 거짓말 등 어른의 눈높이에서 볼 때는 대수롭지 않은 일이 아이들에게는 심각한 문제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자살예방센터 정택수 센터장은 “초등학교 고학년 교실에서 ‘자살을 한 번이라도 생각해 본 적이 있는 사람’을 물으면 절반이 넘는 학생들이 손을 든다”며 “‘자살송’의 유행에서도 알 수 있듯 자살은 더 이상 아이들에게 낯선 단어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자살송’은 ‘머리를 박고 자살하자’라는 가사가 반복되는 노래로, 최근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유행한다는 점이 알려져 논란이 됐다. 전문가들은 학업 스트레스·가정 불화·학업 스트레스·교우관계 문제를 어린이 자살의 주요 원인으로 꼽는다. 어릴 때부터 치열한 학업 경쟁을 치르며 무기력과 좌절을 일찍부터 경험하게 되는 것이 어린이 자살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힌다. 캐릭터가 죽고 살아나기를 반복하는 온라인 게임과 오락 매체에 익숙한 아이들이 자살을 일종의 ‘리셋(Reset)’ 과정으로 생각하는 경향도 나타난다고 한다. 정 센터장은 “절망한 아이들은 게임 캐릭터가 죽으면 새로 태어나듯 ‘이번 생은 실패했으니 리셋하겠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아이들은 가까운 사람이나 반려견의 죽음에 쉽게 영향을 받기도 한다.● “자살 징조 뚜렷한 경우 많아…관심 필요” 아이들은 성인보다 뚜렷하게 자살의 징조를 드러내는 경우가 많아 부모가 끊임없이 관심을 갖고 살펴본다면 비극을 예방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먼저 갑작스러운 감정 변화는 자살의 중요한 징조이므로 아이들의 감정 기복을 단순한 투정이나 사춘기의 전조로 간주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안 단장은 “최근 일주일 사이 아이의 기분이 갑자기 좋아지거나 나빠진다면 뭔가 ‘결단’했다는 신호일 수 있다”고 말했다. 아이가 유독 잠을 설치거나 거식·폭식 증세를 보이는 것도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아이들이 일기장·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 ‘살기 싫다’ 등 죽음을 암시하는 글이나 ‘안녕’, ‘그동안 고마웠어’ 등 삶을 정리하는 듯한 글을 남기는 것도 위험 신호다.아이에게서 위험 징조가 발견된다면 돌려서 묻기보다 직접적으로 ‘자살을 생각하고 있느냐’고 질문하고, 상황에 따라서는 상담교사·의사 등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게 필요하다. 또 친밀한 대화와 교감을 통해 아이가 부모와 친밀하다는 점을 느낄 수 있도록 해주는 것, 밝은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 자살 위험신호 및 대처방법▼△위험 신호-아이가 잠을 잘 못 이루고 거식 또는 폭식 증세를 보인다.-최근 일주일 사이 감정 기복을 심하게 보인다.-심하게 반항하거나 우는 등 북받치는 모습을 보인다.-일기장·SNS에 죽음을 암시하거나 삶을 정리하는 듯한 글을 남긴다.△부모의 대처 방법-돌려 말하지 않고 ‘자살을 생각하고 있느냐’고 묻는다.-아이가 부모와 친밀함을 느낄 수 있도록 충분히 대화하고 소통한다.-아이가 미래에 하고 싶은 일, 삶의 목표를 찾을 수 있도록 돕는다.-경우에 따라 상담교사·상담센터·정신의학과 등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다.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 2018-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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