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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현지에서 국산 K-9 자주포와 탄약운반장갑차를 생산하는 공장이 건설된다. 한화디펜스는 8일(현지시간) 호주 빅토리아주 질롱시에서 한화장갑차 생산센터(H-ACE) 착공식을 개최했다. H-ACE는 국내 방산기업이 해외에 건설하는 첫 생산기지로 질롱시에 있는 아발론 공항 내 15만m² 부지에 들어선다. 3만2000m²크기의 생산공장과 1.5km 길이의 주행트랙 및 시험장, 도하 성능시험장, 사격장, 연구개발(R&D) 센터 등이 들어서며, 호주 현지 협력업체 공장들도 입주할 예정이다. 2024년 완공되는 이 공장에선 한국산 K-9 자주포의 호주형 모델인 AS9 헌츠맨(Huntsman) 30문과 AS10 방호탄약운반 장갑차 15대가 생산되며 2027년까지 호주 육군에 납품될 예정이다. 한화디펜스와 호주 정부는 지난해 12월 1조원 규모의 1차 자주포 공급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호주 육군은 2020년대 후반 2차 자주포 도입과 자주포 업그레이드 사업 추진도 검토 중이다. 이와 함께 올해 발표가 예정된 호주 미래형 보병전투장갑차 사업 결과에 따라 한화디펜스가 개발한 레드백(Redback) 장갑차의 대규모 생산도 H-ACE에서 이뤄질 수 있다. 이날 착공식엔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를 비롯해 강은호 방위사업청장, 손재일 한화디펜스 대표이사 등이 참석했다. 모리슨 총리는 현장 연설에서 “인도·태평양지역 안보에서 한국과의 협력은 매우 중요하다”면서 “그런 면에서 오늘 착공식은 양국이 구축해 온 협력을 상징하며 불확실한 시기에 사업협력을 한다는 것은 그만큼 신뢰를 쌓았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손재일 대표이사는 “국내 방산기업 최초로 해외 생산기지를 확보한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며 “K-방산을 이끄는 선두주자로서 글로벌 수출 역량을 강화하고 국격을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질롱=국방부공동취재단,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미국이 신뢰할 만한 대북 억지력을 공언한 가운데 북한의 핵·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 시 가장 먼저 꺼내 들 ‘전략자산 카드’는 괌이나 미 본토 기지의 전략폭격기가 유력하다. 재래식·핵무장이 가능한 미국의 3대 폭격기(B-1B, B-52, B-2)는 북한이 가장 두려워하는 전력이다. 북한 핵·미사일 위협이 정점에 달했던 2017년 10월 ‘죽음의 백조’로 불리는 B-1B 폭격기는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인근까지 올라가 무력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2018년부터 남북 관계에 훈풍이 불면서 한반도 전개는 물론이고 연합훈련에도 불참했다. 핵추진 항모강습단도 핵심 전략자산이다. 5000여 명의 승조원과 최신예 전투기 80여 대를 실은 10만 t급 항모와 3, 4척의 이지스함 등으로 이뤄진 1개 항모강습단은 웬만한 국가의 해공군력과 맞먹는다. 2017년 11월엔 사상 최초로 3척의 항모강습단이 한국작전구역(KTO)에 동시 진입해 우리 해군과 연합훈련을 실시한 바 있다. 핵잠수함도 빼놓을 수 없다. 로스앤젤레스(LA)급 핵추진잠수함은 2500km 밖에서 2, 3m 오차로 표적을 타격하는 토마호크 수십 기와 하푼 미사일 등을 싣고 있다. 2017년 북한 인민군 창건일(4월 25일)에 맞춰 부산항에 입항한 미시간함(오하이오급)은 최대 배수량이 1만8000t에 달하고, 150여 기의 토마호크가 장착돼 있다. 특히 핵탑재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실은 오하이오급 전략핵잠수함은 미국의 최강 핵전력으로 꼽힌다. 이런 가운데 미군 당국은 미니트맨3를 대체하기 위해 개발 중인 신형 ICBM을 ‘센티넬(sentinel)’로 명명했다고 6일(현지 시간) 밝혔다. 신형 ICBM은 2029년 첫 운용에 들어가 2035년까지 배치를 완료할 계획이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미국이 개발 중인 차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명칭을 ‘센티넬(Sentinel·LGM-35A)’로 명명했다. 센티넬은 ‘보초병·감시병’의 의미로 핵폭격기·전략핵잠수함과 함께 미국의 3대 핵전력에 속하는 미니트맨3(LGM-30A) ICBM을 대체하게 된다. 미군 당국은 6일(현재시간) 차세대 ICBM의 명칭이 ‘센티넬(LGM-35A)’로 결정됐다고 밝혔다. 센티넬은 미 공군이 운용 중인 비밀 드론(센티넬·RQ-170)과도 이름이 같다. 당분간 두 무기가 같은 명칭을 사용할 계획이라고 한다. 미 공군은 ‘센티넬’이라는 이름에는 과거와 현재, 미래에 걸쳐 수십 년간 ‘억제(deterrence mission)’를 수행하는 수천 명의 공군 요원들의 자부심과 마음가짐이 담겨있다고 그 의미를 설명했다. 미국은 1960년대 이후 개발된 지상발사용 ICBM에 ‘아틀라스’, ‘타이탄’, ‘미니트맨’, ‘피스키퍼’ 등의 이름을 붙여왔다. 이들 가운데 1962년에 개발된 미니트맨은 1~3형까지 개량돼 반세기 넘게 미국의 주력 ICBM으로 운용되고 있다. 미국은 현재 약 450여기의 미니트맨3를 배치해두고 있다. 미 전략사령부는 연간 3,4차례 정도 미니트맨3를 시험 발사해 북한의 핵위협에 경고하고, 중국·러시아의 군사적 부상을 견제하고 있다. 북한의 핵·ICBM 도발 직후 맞대응 차원의 무력시위로 볼수 있는 시험발사도 여러차례 진행한 바 있다. 미니트맨3는 미 본토 기지에서 쏘면 30분내 평양에 도달할 수 있다. 미국은 핵무기 현대화 사업 일환으로 130조원의 예산을 들여 차세대 ICBM을 개발 중이다. 센티넬은 2029년에 첫 인도돼 2036년경에 배치를 완료함으로써 미니트맨3를 대체할 예정이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북한이 3월 25일 공개한 발사 사진과 영상에 등장하는 화성-17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2020년 10월 당 창건 열병식에서 공개한 4기 이외에 추가로 제작한 것으로 한미 정보당국이 결론을 내렸다. 북한이 최대 10기 이상의 화성-17형을 제작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6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북한이 지난달 25일 공개한 발사 사진과 영상 속 화성-17형은 2020년 10월 열병식에 등장한 화성-17형과 다른 일련번호를 가진 것으로 한미 정보당국이 확인했다. 화성-17형은 2020년 10월 열병식 맨 마지막에 11축(양쪽 바퀴 합쳐서 22개)짜리 초대형 이동식발사차량(TEL)에 실려 총 4기가 나란히 등장했다. 당시 이들 동체에는 ‘ㅈ07220406’, ‘ㅈ03380408’, ‘ㅈ04290912’, ‘ㅈ21260405’의 일련번호가 각각 찍혀있었다. 하지만 북한이 지난달 25일 공개한 사진·영상에 등장한 화성-17형의 일련번호는 ‘ㅈ03031203’이었다는 것. 다만 발사에 사용한 TEL은 2020년 열병식에서 등장한 4대(321~324번) 가운데 1대(321번)로 나타났다. 정부 소식통은 “2020년 10월 열병식에서 공개한 4기 외에 추가로 제작한 화성-17형의 발사 장면을 지난달 25일에 공개한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군은 북한이 2월 27일과 3월 5일 ‘우주발사체’를 가장해 쏜 미사일과 3월 16일 발사 직후 공중 폭발한 미사일 등 3발을 모두 화성-17형으로 보고 있다. 이어 3월 24일에는 2017년 11월 시험 발사했던 화성-15형을 또 다시 쏘고서 그 다음날(3월 25일) 화성-17형의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위장한 것으로 결론을 내린 상태다. 군 소식통은 “북한이 25일 공개한 화성-17형의 발사사진·영상은 2월 27일과 3월 5일, 3월 16일에 쏜 것 중 하나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북한이 최대 10기 이상의 화성-17형을 제작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이 주요 전략·전술무기는 개발 기간을 앞당기기 위해 복수의 연구팀을 가동해 단기간에 다량 생산한 전례가 있다는 점에서 화성-17형도 같은 개발 경로를 밟았을 수 있다는 것이다. 군 안팎에선 북한이 향후 미국 본토 전역을 사정권으로 하는 화성-17형의 완벽한 성공을 위해 추가 발사에 나설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군 관계자는 “한국의 차기 정부가 미국과 미 전략자산 전개를 포함한 대북억지력 강화를 공언한 데 반발해 (북한이) 화성-17형을 비롯한 ICBM의 도발 횟수와 강도를 더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 닷새 뒤인 지난달 29일 미국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와 신형 패트리엇(PAC-3 MSE) 요격미사일의 완전 통합 요격시험에 성공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 육군과 미사일방어청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뉴멕시코주 화이트샌즈 사막에서 사드와 신형 패트리엇 요격미사일의 완전 통합 실사격 시험이 진행됐다. 표적용 미사일의 포착부터 비행궤적 추적·탐지, 요격미사일의 발사 등 모든 과정에서 사드와 패트리엇의 통합 작전 능력이 성공적으로 검증됐다고 한다. 존 힐 미사일방어청장은 “이번 성공은 사드와 패트리엇 통합 작업의 중대 이정표(critical milestone)”라고 평가했다. 기존 요격시험은 사드 레이더가 포착한 적 미사일을 패트리엇 요격미사일로 격추하는 능력을 검증한 수준이었지만 이번엔 사드가 신형 패트리엇의 모든 교전·발사 시스템을 통제하는 동시에 비행 중인 여러 발의 요격미사일을 조종할 수 있는 능력까지 처음 검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사드와 패트리엇 통합 작업을 3단계로 나눠 추진 중이다. 1단계(사드 레이더와 발사대의 원격 운용)와 2단계(사드 레이더를 이용한 패트리엇 미사일 발사) 시험은 이미 성공했고 이번에 3단계(사드와 신형 패트리엇의 완전 통합)까지 성공한 것이다. 사드와 패트리엇을 ‘단일포대’처럼 운용하면 다양한 고도에서 날아오는 적 미사일을 보다 먼 거리에서 더 빨리 포착해 요격할 수 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찾았다!” 2일 오전 11시 10분경 경남 사천시 정동면 사천읍교회 인근 밭. 전날 발생한 공군 훈련기(KT-1) 충돌 사고 현장을 수색하던 공군 조사관이 다급한 목소리로 외치자 공군 간부들이 현장으로 몰려들었다. 조사관의 손에는 짙은 주황색 상자의 형태인 영상·음성기록장치(DVAR), 일명 블랙박스가 들려 있었다. 블랙박스를 살펴보던 조사관은 무전기로 “CVR(조종실 음성정보장치)가 확실합니다. 일련번호를 보니 추락한 전투기의 블랙박스가 맞습니다”라고 상부에 보고했다.○ 블랙박스 2개 모두 회수 공군 훈련기 KT-1 2대가 1일 경남 사천 공중에서 충돌해 조종사 4명이 숨진 후 공군은 훈련기 블랙박스를 찾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블랙박스 안에는 비행고도, 대기속도, 엔진 상황 등이 기록되는 비행기록장치(FDR·Flight Data Recorder)와 조종실 내 대화, 관제기관과의 교신내용이 자동으로 녹음되는 조종실 음성정보장치(CVR·Cockpit Voice Recorder)가 담겨 있다. 2일 공군은 CVR를 발견한 후 주변을 수색해 FDR를 추가로 찾아냈고 옥정마을 인근 야산에 추락한 다른 훈련기 블랙박스도 회수했다. 훈련기 2대의 블랙박스를 이틀 만에 모두 찾아내 원인 규명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공군은 현장에서 수거한 블랙박스에 기록된 자료들을 추출해 정밀 분석에도 착수했다. 공군은 훈련기 두 대가 이륙한 지 5분 만에 공중에서 충돌한 경위와 기체 결함 여부 등을 규명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군에 따르면 사고 당시 훈련기 1대는 맨눈으로 지형지물 등을 파악하는 ‘시계비행’을 연습했고 1대는 계기에만 의존하는 ‘계기비행’을 연습 중이었다. 또 공군은 사고 당시 낙하산을 타고 탈출한 조종사들이 모두 숨진 경위도 규명할 방침이다.○ 4일 부대장으로 영결식… 대전현충원에 영면 이번 사고로 순직한 정종혁(24·공사 69기) 차재영(23·공사 69기) 대위, 이장희(52·공사 40기) 전용안(49·공사 42기) 비행교수의 합동분향소는 2일 사천 제3훈련비행단 체육관에 마련됐다. 공군은 순직한 두 학생조종사의 계급을 중위에서 대위로 추서했다. 이 교수는 30년간 2900여 시간의 비행기록을 보유한 ‘베테랑 조종사’였다. 고인에게 비행교육을 받은 심형석 대위는 “훈련기에 오르기 전 항상 어깨를 토닥이며 제자들을 격려하던 따뜻한 스승이셨다”고 회고했다. 이 교수와 같은 훈련기를 탄 차 대위는 생도 시절 공사 철인3종 대회에 4년 연속 참가해 기록을 매년 단축하는 등 지덕체(智德體)를 겸비한 인재였다고 공군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전 교수는 현역 시절 공군 헬기1호기(대통령 전용헬기)를 조종할 만큼 비행실력이 뛰어났다. 고인의 제자 임택근 대위는 “‘비행은 군더더기 없이 간결해야 한다’던 가르침이 내 비행기량의 밑바탕이 됐다”고 말했다. 전 교수와 같은 훈련기에 탑승한 정 대위는 동료들의 학업을 도와주는 부학술장교이자 남다른 리더십으로 귀감이 됐다고 공군은 전했다. 분향소에는 2, 3일 비행단 동료 등 수백 명의 조문객이 몰렸다. 분향소 밖에선 동료들이 울며 서로를 위로하는 모습이 보였다. 정치권 조문도 이어졌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2일 저녁 조문했고 3일 오전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과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차례로 조문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조화를 보내 애도를 표했다. 영결식은 4일 오전 10시 사천시 공군 제3훈련비행단에서 비공개로 진행된다. 순직자들은 영결식 후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될 예정이다.사천=최창환 기자 oldbay77@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북한이 지난달 24일 평양 순안비행장에서 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실체를 둘러싼 미스터리가 증폭되고 있다. 북한이 발사 다음 날(3월 25일) ‘화성-17형’ 시험 발사가 성공했다면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시험 발사 사진과 영상까지 공개했지만 우리 군은 화성-15형을 쏜 뒤 ‘눈속임’을 한 것으로 사실상 결론을 내린 상태다.이를 두고 화성-17형의 발사 실패를 숨기려는 ‘기만술’이라는 주장이 제기되는 한편으로 한미 정보당국에 혼선을 주기 위한 고도의 ‘역공작’일 수도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과연 북한이 쏜 것은 화성-17형일까, 화성-15형일까.》○ 軍 “화성-17형 실패를 15형으로 위장 만회” 북한이 3월 24일 발사한 ICBM은 역대 최대 고도(6248km)와 최장 비행시간(67분)을 기록했다. 비행 제원만 놓고 보면 2017년 11월에 쏜 화성-15형을 능가하는 역대 최강의 신형 ICBM으로 볼 여지가 충분하다. 북한은 이를 화성-17형이라고 발표했지만 군은 ‘거짓’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한미 정보자산에 포착된 비행 데이터와 관련 정황을 정밀 분석한 결과 화성-15형으로 평가됐고, 미국도 이에 동의했다는 것이다. 지난달 29일 국회 국방위원회에 제출한 자료에선 상승 가속도와 연소 및 단(段) 분리 시간 등 비행 특성이 화성-15형과 유사하다는 구체적인 근거도 적시했다. 발사 전후 화성-15형이 유력한 신호정보(SIGINT·시긴트)도 한미 정보자산에 포착됐다고 한다. 북한이 공개한 사진과 영상은 맑은 날씨이지만 발사 당일 순안 대부분 지역은 흐렸고, 영상 속 김 위원장의 그림자 방향이 실제 발사 시간과 다른 점 등도 ‘눈속임’의 증거라고 군은 분석했다. 발사 당일이 아닌 과거 시험 발사 장면을 ‘짜깁기’한 것이라는 얘기다. 군 소식통은 “110주년을 맞는 김일성 생일(4월 15일)의 ‘축포’로 화성-17형을 활용하려다가 계획이 틀어지자 김 위원장 주도로 ‘위장극’을 펼친 것”이라고 말했다. 군은 북한이 2월 27일과 3월 5일 정찰위성 개발 시험이라면서 ‘우주발사체’로 가장해 쏜 미사일과 3월 16일 발사 직후 20km 이하 고도에서 공중 폭발한 미사일을 모두 화성-17형으로 보고 있다. 특히 2월 27일과 3월 5일 비행거리를 확 줄여서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처럼 보이도록 발사한 것은 차후 화성-17형의 기습 발사 충격을 극대화하려는 의도였다는 것이다. 하지만 3월 16일 발사가 실패하자 8일 뒤 화성-15형을 쏘고서 화성-17형으로 속였다는 게 군의 판단이다. 화성-17형이 공중 폭발해 파편이 비처럼 쏟아진 모습을 평양 주민들이 목격한 상황에서 최단 시간 내 ‘발사 성공’을 선전하고, 한미 등 국제사회에 ICBM 고도화를 과시하려는 이유에서 위장극을 벌였다는 것이다. 북한이 2017년 11월처럼 이번에도 고각(高角) 발사한 점에서 재진입 기술은 여전히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핵탄두가 실린 ICBM의 재진입체(RV)는 대기권 재진입 시 최대 음속의 20배, 섭씨 1만 도의 마찰열과 충격을 견뎌야 한다. 군 당국자는 “화성-15형이든 17형이든, 단탄두이든 다탄두이든 간에 재진입 기술을 갖추지 않고선 사실상 ICBM으로서 효용 가치가 없다”고 말했다.○ 과거에도 北 ‘미사일 기만술’ 논란 북한의 ‘미사일 기만 의혹’이 불거진 것은 처음이 아니다. 2019년 7월 31일 강원도 원산에서 동해로 2발의 발사체를 쐈을 때 군은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인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로 평가했다. 하지만 다음 날 북한 매체가 김 위원장 참관하에 신형 대구경조종방사포를 시험 발사했다면서 관련 사진과 영상을 공개하자 군 정보력 부재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하지만 군은 초기 비행 속도와 궤적 등 비행 특성을 볼 때 KN-23이 거의 확실하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일각에선 북한이 한미 군 당국에 혼선을 주기 위해 사진 합성 등 기만전술을 폈다는 주장이 나왔다. 우리 군의 평가를 ‘간보기’ 하면서 성능을 속이는 수법도 동원됐다. 북한이 올 1월 5일 자강도에서 극초음속미사일 ‘화성-8형’을 쏘자 군은 “속도가 낮고 제 역할도 못 했다”면서 일반적 탄도미사일이라고 했다. 러시아, 중국의 극초음속미사일엔 한참 못 미친다는 평가였다. 하지만 불과 엿새 뒤 마하 10(음속의 10배) 이상으로 발사에 성공해 군이 오판을 한 것이라는 지적이 쏟아졌다. 또 2012년 12월 평안북도 동창리에서 장거리로켓 ‘은하 3호’ 도발 때는 발사 전날까지 발사대에서 미사일을 해체하는 정황을 노출해 한미 정보당국을 안심시킨 뒤 다음 날 오전 기습 발사로 허를 찌르기도 했다. 장거리로켓은 ICBM과 기반 기술이 같아 언제든지 ICBM으로 전용이 가능하다. 군 당국자는 “한미가 정찰위성 등 다양한 감시 수단으로 미사일 동향을 항상 추적 중이라는 점을 간파한 북한으로선 필요에 따라 갖은 수단과 방법으로 혼선과 오판을 초래하는 대응 전술을 구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北 ICBM 실체 최대한 검증해야 반면에 단정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북한이 화성-17형을 발사한 뒤 실체를 숨기고 우리 군에 혼란을 주려는 의도일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 화성-15형을 쏘고서 17형으로 속였다는 우리 군의 발표에 북한 당국이 공식 반응을 하지 않은 것도 석연치 않은 대목이다. 군 소식통은 “무엇을 쐈는지 끝까지 숨겨서 한미 군 당국의 분석 능력을 파악하고 차후 도발에 활용하려는 속셈일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 체제 특성상 ‘최고 존엄’인 김 위원장이 참관한 미사일 발사를 조작했을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도 있다. 북한이 20여 년간 축적한 미사일 기술력을 감안할 때 화성-17형 발사에 성공했을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군 연구기관의 한 관계자는 “비행 특성만 갖고서 화성-15형과 17형을 명확히 구별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화성-17형은 15형보다 엔진 기술이 복잡한 데다 발사 실패 8일 만에 원인을 찾아내 재발사에 성공했다고 보기 힘들다는 군의 평가에 대한 반론도 만만찮다. 북한이 실패에 대비해 복수의 개발팀을 경쟁적으로 운용해 여러 기를 제작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화성-15형의 탄두 중량을 줄이는 방식으로 비행 고도와 시간을 늘려서 화성-17형처럼 보이도록 했다는 일각의 주장도 납득하기 힘들다는 의견도 있다. 조광래 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은 “고도의 정밀도를 요구하는 ICBM의 탄두 중량을 단시일에 고무줄처럼 줄이고 늘리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군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북한 ICBM의 실체에 대한 의구심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만큼 과소·과대평가를 지양하고, 충분한 시간을 들여서 최대한 검증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북한 함경남도 신포조선소에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 준비로 볼 수 있는 정황이 포착됐다. 북한이 미국 본토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에 이어 15일 김일성 생일(태양절)을 전후해 신형 SLBM을 발사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운영하는 북한 전문 사이트 ‘분단을 넘어(Beyond Parallel)’가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공개한 신포조선소 위성사진 8장에는 SLBM을 발사할 수 있는 고래급 잠수함 ‘8·24영웅함’과 예인선, SLBM 시험용 바지선의 움직임이 포착됐다. 지난달 22일 촬영된 사진에는 예인선이 차양막 아래 숨어 있던 8·24영웅함의 선미를 끌고 나오는 모습이 찍혔다. 다음 날인 23일엔 8·24영웅함이 다시 차양막 아래 숨겨진 대신 예인선이 SLBM 시험용 바지선 옆에 정박했다. 8·24영웅함과 예인선, 바지선은 북한의 SLBM 시험 ‘3요소’로 꼽힌다. 북한은 SLBM을 발사할 때 예인선으로 바지선을 인근 해역으로 끌고 나가 수중 발사 실험을 한다. 이에 따라 북한이 ‘북극성-4·5ㅅ(수중)’형 등 신형 SLBM을 실험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은 2020년 10월 열병식에서 ‘북극성-4ㅅ’형, 지난해 1월엔 ‘북극성-5ㅅ’형을 공개했다. 북한이 지난달 16일 신형 ICBM 화성-17형 시험 발사에 실패한 것으로 파악된 가운데 신형 SLBM 발사로 무력을 과시하려 할 수 있다는 것. 군 소식통은 “미 본토 위협용 ICBM 무력 시위에 이어 주한, 주일 미군기지를 조준한 신형 SLBM 도발로 ‘강 대 강’ 대결의 기선 제압 효과를 노릴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북한 함경남도 신포조선소에서 북한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를 준비하는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 포착됐다. 북한이 미국 본토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에 이어 다음달 15일 김일성 생일(태양절)을 앞두고 신형 SLBM을 발사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운영하는 북한 전문사이트 ‘분단을 넘어(Beyond Parallel)’이 30일(현지 시간) 공개한 8장의 신포조선소 위성사진에는 SLBM을 발사할 수 있는 고래급 잠수함 ‘8·24 영웅함’과 예인선, SLBM시험용 바지선의 움직임이 포착됐다. 지난달 24일 촬영된 위성사진에는 북한이 8·24영웅함 수리를 위해 설치한 것으로 추정되는 크레인이 제거됐으며, 이달 22일 촬영된 사진에는 예인선이 차양막 아래 숨겨져 있던 8·24 영웅호의 선미(船尾)를 끌고 나오는 모습이 포착됐다. 하지만 다음날인 23일에는 8·24영웅함이 다시 차양막 아래 숨겨진 대신 예인선이 SLBM시험용 바지선 옆에 정박됐다. 8·24영웅함과 예인선, SLBM시험용 바지선은 북한이 SLBM을 시험할 때 동원되는 ‘3요소’로 꼽힌다. 북한은 SLBM을 발사할 때 예인선으로 바지선을 끌고 나가 수중 발사실험을 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선박을 건조하거나 수리할 때 사용되는 ‘드라이독(dry dock)’이 통상 설치돼 있던 부두를 벗어나 진수대 확장을 위한 공사장 인근으로 옮겨진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은 SLBM 시험발사 준비 움직임을 보였던 지난해 4월에도 같은 위치로 드라이독을 옮긴 바 있다. ‘분단을 넘어’는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8·24영웅함 개조 및 수리 작업이나 위성사진 포착을 염두에 둔 기만전술일 가능성과 함께 다가올 SLBM 실험을 위한 준비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북한이 ‘북극성-4·5ㅅ(수중)’형 등 신형 SLBM을 실험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은 2020년 10월 열병식에서 ‘북극성-4ㅅ’형, 지난해 1월엔 ‘북극성-5ㅅ’형을 공개한 바 있다. 북한이 16일 신형 ICBM인 화성-17형 시험발사를 실패한 가운데 신형 SLBM 발사로 무력을 과시하려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 북한은 신포조선소에서 이들 신형 SLBM 탑재가 가능한 2300t급 잠수함을 건조하고 있다. 군 소식통은 “미 본토 위협용 ICBM 무력시위에 이어 한국·주일미군 기지를 조준한 신형 SLBM 도발로 ‘강 대 강’ 대결의 기선제압 효과를 노릴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국산 무기의 연구개발을 주관하는 국방과학연구소(ADD)는 30일 국내 기술로 개발한 고체추진 우주발사체의 첫 시험발사가 성공했다고 밝혔다. 고체연료 발사체 개발을 제한했던 한미 미사일 지침이 지난해 5월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종료된 이후 10개월 만이다. 이날 시험발사에서 우주발사체의 필수 기술인 대형고체 추진기관, 페어링 및 단(段) 분리, 상단부 자세제어 기술 검증이 이뤄졌다고 한다. 구체적인 비행고도와 시간 등은 보안을 이유로 공개되지 않았다. 군은 향후 추가 검증을 거쳐 실제 위성을 탑재해 발사할 예정이다. 군 관계자는 “개발이 완료되면 소형 위성이나 다수의 초소형 위성을 독자적으로 지구 저궤도에 올릴 수 있는 역량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또 관련 기술이 민간에 이전됨에 따라 국내 우주산업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군이 이날 고체추진 우주발사체의 시험발사 성공 사실을 전격 공개한 것은 최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을 의식한 행보로도 볼 수 있다. 우주발사체와 ICBM은 기반 기술이 같다는 점에서 우리 군도 ICBM급 장거리미사일의 개발 잠재력을 확보했다는 의미가 되기 때문이다. 국방부는 이날 보도자료에서도 “최근 북한이 (핵실험·ICBM) 모라토리엄(중단)을 스스로 파기하는 ICBM을 발사하는 등 매우 엄중한 시기에 고체 추진 우주발사체의 시험발사 성공은 우리 군의 독자적 우주기반 감시정찰 분야의 국방력 강화에 있어 중요한 이정표”라고 적시했다. 이어 “앞으로도 우주 영역이 국가안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핵심 영역임을 인식하고, 고체 추진 우주발사체를 비롯해 합동성에 기반한 국방 우주전력을 조기에 확충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국산 무기의 연구개발을 주관하는 국방과학연구소(ADD)는 30일 국내 기술로 개발한 고체추진 우주발사체의 첫 시험발사가 성공했다고 밝혔다. 고체연료 발사체 개발을 제한했던 한미 미사일 지침이 지난해 5월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종료된 이후 10개월 만이다. 이날 시험발사에서 우주발사체의 필수 기술인 대형고체 추진기관, 페어링 및 단(段) 분리, 상단부 자세제어 기술 검증이 이뤄졌다고 한다. 구체적인 비행고도와 시간 등은 보안을 이유로 공개되지 않았다. 군은 향후 추가 검증을 거쳐 실제 위성을 탑재해 발사할 예정이다. 군 관계자는 “개발이 왼료되면 소형위성이나 다수의 초소형 위성을 독자적으로 지구 저궤도에 올릴수 있는 역량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또 관련 기술이 민간에 이전됨에 따라 국내 우주산업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군이 이날 고체추진 우주발사체의 시험발사 성공 사실을 전격 공개한 것은 최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을 의식한 행보로도 볼수 있다. 우주발사체와 ICBM은 기반 기술이 같다는 점에서 우리 군도 ICBM급 장거리미사일의 개발 잠재력을 확보했다는 의미가 되기 때문이다. 국방부는 이날 보도자료에서도 “최근 북한이 (핵실험·ICBM) 모라토리엄(중단)을 스스로 파기하는 ICBM을 발사하는 등 매우 엄중한 시기에, 고체 추진 우주발사체의 시험발사 성공은 우리 군의 독자적 우주기반 감시정찰 분야의 국방력 강화에 있어 중요한 이정표“라고 적시했다. 이어 ”앞으로도 우주영역이 국가안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핵심 영역임을 인식하고, 고체 추진 우주발사체를 비롯해 합동성에 기반한 국방 우주전력을 조기에 확충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미국 공군이 42대의 F-35A스텔스 전투기를 활주로에 도열하는 일명 ‘엘리펀트 워크’(ElephantWalk·코끼리 걸음) 훈련 장면을 공개했다. 미 공군은 대비태세의 점검 일환이라고 했지만 최근 한국군의 F-35A 엘리펀트 워킹 훈련에 이어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에 대응하는 무력시위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 공군은 25일(현지시간) 알래스카의 앨리슨 공군기지에서 42대의 F-35A 전투기를 동원해 엘리펀트 워크 훈련을 실시했다면서 관련 사진을 29일 공개했다. 사진속에는 기지내 활주로에 F-35A 42대가 일정 간격으로 줄을 맞춰 도열하는 모습이 담겨있다. 엘리펀트 워크 훈련은 최대 무장을 장착한 전투기가 밀집 대형으로 이륙 직전 단계까지 지상에서 활주하는 훈련이다. 통상 전면전이나 유사시를 대비해 최대 무장을 갖춘 전투·폭격기들이 신속하게 출격하는 연습을 하는 것. 미 공군은 이 훈련의 목적이 대비태세 점검 훈련이라고 했지만 최근 북한의 ICBM 발사를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많다. 군 관계자는 “적의 레이더망을 피해 핵심표적을 타격할수 있는 F-35A 스텔스 전투기는 북한이 가장 두려워하는 전력”이라며 “한국 공군에 이어 미 공군까지 대규모 F-35A전투기 도열 훈련을 한 것은 북한에 더 이상의 핵·ICBM 도발을 하지 말라는 경고 의미”라고 말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북한이 24일 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화성-15형으로 한미 정보당국이 잠정 결론을 내리면서 북한이 이를 화성-17형으로 위장한 의도가 주목된다. 우선 한국의 차기 정부를 겨냥한 ‘꼼수’라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이 지난해 말부터 ‘핵실험과 ICBM 발사 모라토리엄(중단)’ 파기 각본을 짜놓고 윤석열 정부 출범 전에 화성-17형 발사, 7차 핵실험의 도발 수순을 기획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화성-17형을 2월 27일과 3월 5일 ‘우주발사체’로 가장해 비행거리를 확 줄여 시험발사한 뒤 3월 16일 첫 고각(高角) 발사를 시도했지만 공중폭발로 실패하자 새로운 계획을 세운 것으로 한미 정보당국은 보고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시한 도발 시나리오를 완결하기 위해 24일 화성-15형을 쏜 뒤 화성-17형으로 발표하는 기만전술을 펼쳤다는 뜻이다. 군 소식통은 “발사 다음 날(25일) 공개된 사진 및 영상도 앞서 두 차례의 비행거리 축소 발사 등에서 촬영한 것을 ‘짜깁기’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사상 처음으로 ‘핵·ICBM 동시 도발’을 염두에 뒀을 수도 있다. 북한이 2020년 10월 당 창건 열병식에서 공개한 화성-17형은 모두 4기였다. 한미 정보당국의 판단대로라면 이 중 3기를 사용했고 1기가 남은 셈이다. 북한이 16일 발사 직후 공중폭발한 원인을 분석해 보완한 뒤 윤석열 정부 출범 직전이나 새 정부의 첫 한미 정상회담을 겨냥해 화성-17형 발사와 7차 핵실험을 동시에 강행할 개연성이 제기된다. 핵실험과 ICBM 발사를 1, 2개월 간격을 두고 진행해온 전례에서 벗어나 같은 날 또는 하루 간격으로 고강도 전략 도발에 나설 경우 그 충격파는 더 클 수밖에 없다. 북한은 한미 당국의 ‘위장’ 분석 발표에 아랑곳하지 않고 ICBM 시험발사 성공 선전에 열을 올렸다. 28일 노동신문은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서 화성포-17형(화성-17형) 시험발사 성공에 공헌한 국방공업부문 일군(일꾼)들과 과학자, 기술자, 노동자들과 기념사진을 찍으시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진정한 방위력은 곧 강력한 공격 능력”이라면서 “누구도 멈춰 세울 수 없는 가공할 공격력, 압도적인 군사력을 갖추어야 전쟁을 방지하고 국가의 안전을 담보하며 제국주의자들의 위협 공갈을 억제하고 통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는 계속하여 강력한 공격 수단들을 더 많이 개발하여 우리 군대에 장비시키게(배치하게) 될 것”이라고도 했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북한이 24일 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화성-15형으로 한미 정보당국이 잠정 결론을 내리면서 북한이 이를 화성-17형으로 위장한 의도가 주목된다. 우선 한국의 차기 정부를 겨냥한 ‘꼼수’라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이 지난해 말부터 ‘핵실험과 ICBM 발사 모라토리엄(중단)’ 파기 각본을 짜놓고 윤석열 정부 출범 전에 화성-17형 발사, 7차 핵실험의 도발 수순을 기획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화성-17형을 2월 27일과 3월 5일 ‘우주발사체’로 가장해 사거리를 확 줄여 시험발사한 뒤 3월 16일 첫 고각(高角) 발사를 시도했지만 공중폭발로 실패하자 새로운 계획을 세운 것으로 한미 정보당국은 보고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시한 도발 시나리오를 완결하기 위해 24일 화성-15형을 쏜 뒤 화성-17형으로 발표하는 기만전술을 펼쳤다는 뜻이다. 군 소식통은 “발사 다음날(25일) 공개된 사진·영상도 앞서 두 차례의 사거리 축소 발사 등에서 촬영한 것을 ‘짜깁기’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사상 처음으로 ‘핵·ICBM 동시 도발‘을 염두에 뒀을 수도 있다. 북한이 2020년 10월 당 창건 열병식에서 공개한 화성-17형은 모두 4발이었다 한미 정보당국의 판단대로라면 이 중 3발을 사용했고 1발이 남은 셈이다. 북한이 16일 발사 직후 공중폭발한 원인을 분석·보완한 뒤 윤석열 정부 출범 직전이나 새 정부의 첫 한미정상회담을 겨냥해 화성-17형 발사와 7차 핵실험을 동시에 강행할 개연성이 제기된다. 핵실험과 ICBM 발사를 1~2달 간격을 두고 진행해온 전례에서 벗어나 같은 날 또는 하루 간격으로 고강도 전략도발에 나설 경우 그 충격파는 더 클 수밖에 없다. 북한은 한미 당국의 ‘위장’ 분석 발표에 아랑곳하지 않고 ICBM 시험발사 성공 선전에 열을 올렸다. 28일 노동신문은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서 화성포-17(화성-17형)형 시험발사 성공에 공헌한 국방공업부문 일군(일꾼)들과 과학자, 기술자, 노동자들과 기념사진을 찍으시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진정한 방위력은 곧 강력한 공격능력”이라면서 “누구도 멈춰 세울 수 없는 가공할 공격력, 압도적인 군사력을 갖추어야 전쟁을 방지하고 국가의 안전을 담보하며 제국주의자들의 위협공갈을 억제하고 통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는 계속하여 강력한 공격수단들을 더 많이 개발하여 우리 군대에 장비시키게 될 것”이라고도 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북한이 24일 평양 순안비행장에서 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실체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북한 매체가 25일 김정은 국무위원장 참관 아래 ‘화성-17형’ 발사를 성공했다면서 관련 사진과 영상을 공개했지만 한미 정보당국은 여러 정보를 종합해 이번에 쏘아올린 미사일을 ‘화성-15형’으로 잠정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발사 당일 평양은 흐렸지만 북한이 공개한 사진과 영상엔 맑은 날 촬영된 것이 포함돼 ‘짜깁기’ 정황이 짙다는 것. 화성-17형의 발사 장면도 24일이 아니라 과거의 테스트 장면을 끼워 넣은 것으로 한미 정보당국은 보고 있다. 미국 북한 전문매체 NK뉴스는 16일 발사에 실패한 화성-17형의 발사 전 장면을 사용했다고 했다. 또 발사 직전에 화성-15형을 뒷받침하는 신호정보가 잡혔고, 발사 이후 정찰위성의 열영상에 포착된 미사일 1단 추진체의 엔진 노즐(배기구)이 화성-15형과 같은 2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화성-17형의 1단 추진체 엔진 노즐은 4개다. 군 소식통은 “화성-15형을 쏘고서 화성-17형 발사로 위장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화성-15형을 탄두의 중량을 줄여서 사상 최대고도(6248km)와 사거리(1090km)로 발사한 뒤 ‘괴물 ICBM’인 화성-17형처럼 보이도록 하는 고도의 기만술을 시도했다는 얘기다. 실제로 한미 정보당국은 지난달 27일과 이달 5일 북한이 ‘우주발사체’로 가장해 쏜 미사일과 16일 발사 직후 공중 폭발한 미사일 등 3개 기종은 화성-17형이지만 24일에 쏜 미사일은 1단 추진체의 연소시간 등 여러 데이터를 정밀 분석한 결과 화성-15형으로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화성-15형은 북한이 2017년 11월 29일 첫 발사에 성공한 뒤 다음 날 관련 사진·영상을 공개했고 석 달 뒤인 2018년 2월 열병식에 모습을 드러냈다. ‘선(先) 성능검증·후(後) 열병식 과시’ 수순을 따른 것이다. 반면 화성-17형은 2020년 10월 열병식에서 먼저 공개한 뒤 1년 4개월이 지나서야 첫 발사를 시도한 정황을 볼 때 아직 미완성 단계라는 분석이 많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북한이 ‘괴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17형 도발로 핵실험·ICBM 발사 모라토리엄(중단)을 파기한 데 이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의 복구 작업에 한층 속도를 내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미 정보당국은 이르면 다음 달 중순에라도 핵실험을 강행할 수 있다는 유력한 징후로 보고 있다. 북한이 한국의 새 정부 출범 전에 핵·ICBM 모라토리엄을 완전히 무시하는 ‘벼랑 끝 전술’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3번 갱도 통하는 ‘지름길’ 뚫어 공사기간 단축 27일 군 당국에 따르면 북한이 2018년 5월 외신을 초청해 ‘폭파 이벤트’를 연출한 풍계리 핵실험장의 3번 갱도에서 새로운 통로를 굴착하는 움직임이 포착됐다. 폭파로 무너져 내린 갱도 입구와 진입로를 보수하는 대신 갱도 내부로 향하는 지름길을 뚫는 작업이 진행 중이라는 것. 앞서 이달 초까지만 해도 3번 갱도의 입구 쪽에서 다수 인력과 장비가 투입돼 복구하는 움직임이 관측됐다고 한다. 하지만 북한은 최근 이를 중단하고 갱도의 옆 방향에서 새 통로를 굴착하는 움직임이 정찰위성 등에 잡혔다고 군 소식통은 전했다. 이를 두고 한미 정보당국은 단기간에 갱도 복구를 완료해 핵실험 태세를 갖추려는 움직임으로 판단하고 있다. 또 다른 소식통은 “현재 작업 속도로 볼 때 빠르면 한 달 정도면 복구가 끝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르면 김일성 생일(4월 15일)이나 인민군 창건일(4월 25일) 전후로 7차 핵실험을 강행할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 3번 갱도의 내부는 진입로를 거쳐 두 갈래로 나뉘는 ‘가지 갱도’ 형태로 알려졌다. 2018년 폭파쇼 당시 입구부터 가지 갱도 직전까지 약 100m 구간이 무너진 것으로 군은 보고 있다. 또 갱도 내부엔 핵실험으로 인한 방사능 잔해물의 유출을 막는 10여 개의 견고한 콘크리트 차단벽이 설치돼 있다. 정부 소식통은 “북한이 여태껏 핵실험을 한 적이 없는 3, 4번 갱도 가운데 더 견고한 3번 갱도를 7차 핵실험 장소로 택한 것 같다”고 말했다.○핵·ICBM ‘시간차 도발’ 강행 가능성 풍계리 핵실험장에는 총 4개의 갱도가 있다. 이 중 1번 갱도는 2006년 1차 핵실험 후 폐쇄됐고, 2번 갱도는 2017년 6차 핵실험 여파로 거의 완파돼 사용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반면 3, 4번 갱도는 95% 이상 온전하게 남아 있는 것으로 한미 정보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두 갱도의 가장 안쪽에 있는 기폭실이 전혀 손상되지 않아서 복구 후 계측장비만 갖다 놓으면 언제라도 핵실험을 재개할 수 있는 상태라는 것이다. 2019년 국정감사에서 당시 박한기 합동참모본부 의장도 “1, 2번 갱도는 현실적으로 다시 살리기 어렵고 3, 4번 갱도는 상황에 따라 (북한이) 다시 보수해서 쓸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미 정보당국도 2km 구간 남짓한 3, 4번 갱도 중 어느 곳이라도 재건 작업만 하면 최대 200kt(킬로톤·1kt은 TNT 1000t의 폭발력)급의 핵실험이 가능한 것으로 판단해 왔다. 역대 북한의 가장 강력한 핵실험은 수소폭탄을 이용한 6차 핵실험(약 150kt 안팎)이었다. 북한이 과거에도 1∼2개월 간격을 두고 핵실험과 ICBM 발사를 진행했다는 점에서 7차 핵실험이 시간문제라는 관측도 나온다. 24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화성-17형을 쏜 것이 7차 핵실험의 예고편이라는 얘기다. 북한은 2012년 은하 3호(장거리 로켓) 발사 두 달 만에 3차 핵실험을 강행했고, 2016년엔 4차 핵실험 한 달 만에 광명성호(장거리 로켓)를 쏜 전례가 있다. 장거리 로켓과 ICBM은 기반기술이 같아 언제든 ICBM으로 전용할 수 있다. 일각에선 북한이 풍계리에서 김 위원장이 작년 초 개발을 지시한 전술핵탄두를 테스트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괴물 ICBM’으로 미국 본토 타격 위협을 과시한 데 이어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 등 단거리미사일에 장착할 수 있는 소형 핵무기를 완성해 대남(對南) 핵타격 위협까지 실증해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만약 북한이 핵실험까지 감행할 경우 한반도 정세는 일촉즉발의 위기 상태까지 치달았던 5년 전으로 되돌아갈 가능성이 크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4년여간 멈춰섰던 북한의 핵·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시계’가 다시 째깍거리면서 대선(大選) 이후 차기 정부 출범을 앞둔 한반도의 안보 정세가 요동치고 있다. 연초부터 미사일 ‘연쇄도발’로 긴장 수위를 끌어올린 북한은 미국의 거듭된 경고에도 불구하고 ‘괴물 ICBM’으로 불리는 화성-17형을 쏴 핵실험·ICBM 모라토리엄(중단)을 파기하면서 끝내 ‘레드라인(금지선)’을 침범했다. 함경북도 풍계리 핵실험장의 복구 징후도 지속적으로 포착돼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7차 핵실험까지 강행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미국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와 극한 대결을 펼치는 가운데 북한이 고강도 전략 도발을 이어갈 경우 새 정부 출범 초기부터 북-미 간 유례없는 강대강(强對强) 대치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5년 전 북-미가 ‘불바다’, ‘화염과 분노’와 같은 험악한 말폭탄을 날리던 시절로 한반도 안보정세가 되돌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 北, 역대 최강 ICBM 도발로 한반도 격랑 북한은 과거부터 한국의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고강도 도발을 강행해왔다. 일련의 핵·ICBM 도발의 ‘주요 타깃’도 5월 10일에 첫발을 내딛는 ‘윤석열 정부’라는 얘기다. 군 관계자는 “다분히 한국의 새 정부를 길들이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핵·ICBM 도발로 기선을 제압하고 향후 대남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려는 포석이라는 것. 24일 미 본토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역대 최강의 ICBM 화성-17형 시험발사에 성공한 북한은 윤 당선인의 취임 직전이나 직후를 ‘디데이’로 잡아서 7차 핵실험까지 강행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북한의 ICBM 도발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에 온 정신이 쏠린 조 바이든 미 행정부를 ‘코너’로 몰아넣으려는 ‘압박전술’로도 풀이된다. 미국의 한반도 및 역내 주도권에 흠집을 내어 북한의 혈맹인 중국에 전략적 균형추가 기울어지게 만들려는 계산이 깔렸다는 것이다. 군 관계자는 “ICBM 발사를 비롯한 북한의 모든 도발은 김정은의 사전 승인하에 철저히 기획된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북한의 도발 수법과 양상에서도 그 정황이 뚜렷하다. 1월 초 극초음속미사일과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 등 대남 타격용 단거리미사일을 연이어 쏴 ‘도발 스타트’를 끊은 북한은 신형 장거리순항미사일에 이어 2월 27일과 3월 5일 화성-17형을 쏘고도 ‘우주발사체’라고 발뺌했다가 24일 시험발사를 전격 강행해 ‘도발 본색’을 드러냈다. 24일 화성-17형 발사까지 올 들어 미사일 도발 횟수도 11차례에 달해 역대 같은 기간 최다 기록을 세웠다. 문제는 향후 남북·북-미 간 대결과 긴장이 고조될수록 북한의 도발 강도가 더 거세질 공산이 크다는 점이다. 군 소식통은 “미국 등 국제사회가 추가 제재에 나설 경우 북한은 더 강력한 위력의 핵탄두 양산과 미사일 개량을 위한 무력도발에 주력할 것”이라며 “새 정부 출범 직후 대비태세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라고 주문했다.○‘K-방산’은 안보·경제의 초석 북한의 도발 위협이 가중될수록 국가안보의 중요성은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낼 강력한 힘을 구현할 초석으로 방위산업의 역할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과거 자주국방을 기치로 미국의 소총을 역조립하는 것으로 ‘걸음마’를 뗀 국내 방위산업은 반세기 만에 전차와 잠수함, 정밀유도무기, 전투기 등을 설계·제작할 정도로 괄목상대할 발전을 이뤘다. 특히 중동·아프리카 지역뿐만이 아니라 서구 선진국에도 주력 무기의 수출에 성공하면서 ‘방산 강소국’의 위상을 전 세계에 깊이 각인시켰다. 최근 국산 명품무기의 ‘수출 낭보’가 줄줄이 날아든 것이 그 증거다. 지난해 12월 한화디펜스의 K-9 자주포와 K-10 탄약운반장갑차 등 1조 원대 규모의 무기 수출 계약이 호주와 체결됐다. 아시아 국가 중 주요 무기체계를 호주에 수출한 첫 사례다. 이어 올 1월에는 LIG넥스원이 아랍에미리트(UAE)와 4조 원대의 ‘천궁-Ⅱ’ 지대공 요격무기 수출 계약에 서명하기도 했다. 이는 단일 무기 수출로는 사상 최대 규모로 기록됐다. 2월에도 이집트가 K-9 자주포 200여 문(2조 원대)의 도입을 확정한 데 이어 3월에는 사우디아라비아가 ㈜한화와 9800억 원 규모의 무기물자 구매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바야흐로 ‘K-방산’, ‘방산 한류’의 르네상스가 열렸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는 각종 수치로도 여실히 증명된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방산 수출은 70억 달러를 기록했다. 30억 달러 안팎에 그쳤던 예년의 2배 이상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사상 처음으로 방산 수출액이 수입액을 추월하는 신기원도 개척했다. 올해는 수출 규모가 ‘100억 달러’를 돌파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한국산 무기에 대한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레드백(Red back) 장갑차는 호주의 차기 장갑차 획득사업 후보로 선정돼 경합을 벌이고 있다. 이 사업을 따낼 경우 5조 원대의 ‘방산 수출 대박’이 예상된다. K-2 흑표 전차도 노르웨이, 오만, 폴란드에서 도입을 적극 검토 중이고, FA-50 경공격기는 중남미 등으로 수출이 추진되고 있다. 한국산 무기가 이처럼 호응을 얻는 것은 가성비와 유지보수 측면에서 강점을 발휘하기 때문으로 평가된다. 방산업체의 한 관계자는 “미국, 유럽 선진국의 경쟁 기종보다 도입 및 운용 유지비가 저렴한데도 성능은 대등하거나 더 뛰어난 한국산 무기가 많다는 점이 널리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 방산시장이 한국 무기의 ‘실력’을 알아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각국이 서방세계와 강대국에 과다하게 의존한 무기 구매처를 다변화하는 과정에서 국가 브랜드와 신뢰도가 높은 한국이 만든 무기에 본격적으로 눈을 돌린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또 한 번의 도약을 위하여 K-방산이 비약적 성과를 달성한 것은 업계와 범정부 차원의 유기적 협력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많다. 주무부처인 방위사업청과 국방부뿐만 아니라 청와대와 다른 부처, 국회 차원의 지원사격이 빛을 발했다는 것이다. 업계와 군 안팎에선 한동안 주춤했던 K방산이 ‘반짝 성장’을 넘어 또 한 번 도약의 신화를 쓰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방위산업이 좁은 내수시장을 벗어나 수출 주력산업으로 탈바꿈할 수 있도록 다각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수요국의 ‘니즈(needs)’를 충족시킬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그 수요를 선도하는 고품질의 무기장비를 생산하는 것이 첩경이다. 과도한 지체상금(납기 지연벌금)과 같은 불합리한 방산 관련 규제를 과감히 철폐하는 한편 청와대를 ‘컨트롤타워’로 하는 범정부 차원의 방산 지원 노력도 더 기울여 나가야 한다. 방산업계의 한 관계자는 “‘K-방산’이 고속 성장할수록 중국 등 경쟁국의 저가공세와 주요 선진국들의 견제는 더 심해질 수밖에 없다”면서 “치열한 세계시장에서 더 큰 성과를 내려면 업계 차원의 노력뿐만 아니라 법적·제도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향후 K-방산의 사활은 수출형 사업으로 얼마나 빨리 전환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는 얘기다. 아울러 방위산업을 사회 모든 분야의 연구 인력과 기술, 역량이 합쳐지는 ‘국가종합산업’으로 변모시키는 정책적 노력도 필요한 시점이다.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드론, 3차원(3D) 프린팅 등 4차 산업혁명의 첨단기술을 방위산업에 적극 접목할 경우 무기장비의 경쟁력 강화는 물론이고 방위산업이 차세대 지식 기반 및 먹거리 산업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북한이 24일 평양 순안비행장에서 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실체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북한 매체가 25일 김정은 국무위원장 참관 아래 ‘화성-17형’ 발사를 성공했다면서 관련 사진과 영상을 공개했지만 한미 정보당국은 여러 정보를 종합해 이번에 쏘아올린 미사일을 ‘화성-15형’으로 잠정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발사 당일 평양은 흐렸지만 북한이 공개한 사진과 영상엔 맑은 날 촬영된 것이 포함돼 ‘짜깁기‘ 정황이 짙다는 것. 화성-17형의 발사 장면도 24일이 아니라 과거의 테스트 장면을 끼워넣은 것으로 한미 정보당국은 보고 있다. 또 발사 직전에 화성-15형을 뒷받침하는 신호정보가 잡혔고, 발사 이후 정찰위성의 열영상에 포착된 미사일 1단 추진체의 엔진 노즐(배기구)이 화성-15형과 같은 2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화성-17형의 1단 추진체 엔진 노즐은 4개다. 군 소식통은 “화성-15형을 쏘고서 화성-17형 발사로 위장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화성-15형을 탄두의 중량을 줄여서 사상 최대고도(6248km)와 사거리(1090km)로 발사한 뒤 ‘괴물 ICBM’인 화성-17형처럼 보이도록 하는 고도의 기만술을 시도했다는 얘기다. 실제로 한미 정보당국은 지난달 27일과 이달 5일 북한이 ‘우주발사체’로 가장해 쏜 미사일과 16일 발사 직후 공중폭발한 미사일 등 3개 기종은 화성-17형이지만 24일에 쏜 미사일은 1단 추진체의 연소시간 등 여러 데이터를 정밀 분석한 결과 화성-15형으로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화성-15형은 북한이 2017년 11월 29일 첫 발사에 성공한 뒤 다음날 관련 사진·영상을 공개했고 석 달 뒤인 2018년 2월 열병식에 모습을 드러냈다. ‘선(先) 성능검증 ·후(後) 열병식 과시’ 수순을 따른 것이다. 반면 화성-17형은 2020년 10월 열병식에서 먼저 공개한 뒤 1년 4개월이 지나서야 첫 발사를 시도한 정황을 볼 때 아직 미완성 단계라는 분석이 많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북한이 ‘괴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17형 도발로 핵실험·ICBM 발사 모라토리엄(중단)을 파기한데 이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의 복구 작업에 한층 속도를 내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미 정보당국은 이르면 다음달 중순에라도 핵실험을 강행할 수 있다는 유력한 징후로 보고 있다. 북한이 한국의 새 정부 출범 전에 핵·ICBM 모라토리엄을 완전히 무시하는 ‘벼량끝 전술’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 3번 갱도 통하는 ‘지름길’ 뚫어 공기(工期) 단축 27일 군 당국에 따르면 북한이 2018년 5월 외신을 초청해 ‘폭파 이벤트’를 연출한 풍계리 핵실험장의 3번 갱도에서 새로운 통로를 굴착하는 움직임이 포착됐다. 폭파로 무너져 내린 갱도 입구와 진입로를 보수하는 대신 갱도 내부로 향하는 지름길을 뚫는 작업이 진행 중이라는 것. 앞서 이달 초까지만 해도 3번 갱도의 입구 쪽에서 다수 인력과 장비가 투입돼 복구하는 움직임이 관측됐다고 한다. 하지만 북한은 최근 이를 중단하고 갱도의 옆 방향에서 새 통로를 굴착하는 움직임이 정찰위성 등에 잡혔다고 군 소식통은 전했다. 한미 정보당국은 단기간에 갱도 복구를 완료해 핵실험 태세를 갖추려는 움직임으로 판단하고 있다 또 다른 소식통은 “현재 작업 속도로 볼 때 빠르면 한 달 정도면 복구가 끝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르면 김일성 생일(4월 15일)이나 인민군 창건일(4월 25일) 전후로 7차 핵실험을 강행할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 3번 갱도의 내부는 진입로를 거쳐 두 갈래로 나뉘는 ‘가지 갱도’ 형태로 알려졌다. 2018년 폭파쇼 당시 입구부터 가지갱도 직전까지 약 100m 구간이 무너진 것으로 군은 보고 있다. 또 갱도 내부엔 핵실험으로 인한 방사능 잔해물의 유출을 막는 10여개의 견고한 콘크리트 차단벽이 설치돼 있다. 정부 소식통은 “북한이 여태껏 핵실험을 한 적이 없는 3,4번 갱도 가운데 더 견고한 3번 갱도를 7차 핵실험 장소로 택한 것 같다”고 말했다. ● 핵·ICBM ‘시간차 도발’ 강행 가능성 풍계리 핵실험장에는 총 4개의 갱도가 있다. 이 중 1번 갱도는 2006년 1차 핵실험 후 폐쇄됐고, 2번 갱도는 2017년 6차 핵실험 여파로 거의 완파돼 사용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반면 3,4번 갱도는 95% 이상 온전하게 남아 있는 것으로 한미 정보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두 갱도의 가장 안쪽에 있는 기폭실이 전혀 손상되지 않아서 복구 후 계측장비만 갖다놓으면 언제라도 핵실험을 재개할 수 있는 상태라는 것이다. 미 정보당국도 2km 구간 남짓한 3,4번 갱도 중 어느 곳이라도 재건 작업만 하면 최대 200kt(킬로톤·1kt는 TNT 1000t의 폭발력)급의 핵실험이 가능한 것으로 판단해왔다. 역대 북한의 가장 강력한 핵실험은 수소폭탄을 이용한 6차 핵실험(약 150kt 안팎)이었다. 북한이 과거에도 1~2개월 간격을 두고 핵실험과 ICBM 발사를 진행했다는 점에서 7차 핵실험이 시간문제라는 관측도 나온다. 24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화성-17형을 쏜 것이 7차 핵실험의 예고편이라는 얘기다. 북한은 2012년 은하 3호(장거리로켓) 발사 두 달 만에 3차 핵실험을 강행했고, 2016년엔 4차 핵실험 한 달 만에 광명성호(장거리로켓)를 쏜 전례가 있다. 장거리로켓과 ICBM은 기반기술이 같아 언제든 ICBM으로 전용할수 있다. 일각에선 북한이 풍계리에서 김 위원장이 작년 초 개발을 지시한 전술핵탄두를 테스트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괴물 ICBM’으로 미국 본토 타격위협을 과시한데 이어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 등 단거리미사일에 장착할 수 있는 소형핵무기를 완성해 대남(對南) 핵타격 위협까지 실증해보일수 있다는 것이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북한이 24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전격 발사해 ‘핵실험·ICBM 발사 모라토리엄(중단)’을 끝내 파기했다. 40여 일 뒤 출범하는 한국의 차기 정부를 길들이는 동시에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와 극한 대치 중인 미국을 ‘코너’로 몰아붙여 향후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려는 강대강(强對强) 전술로 풀이된다.○ 화성-15형처럼 고각(高角)발사, 역대 최강 성능 실증 북한은 이날 평양 순안 일대에서 ICBM을 거의 수직으로 발사했다. 정상 각도로 쏘면 일본 등 주변국 영공을 침범할 수 있기 때문에 2017년 화성-15형처럼 고각발사를 시도한 것. ICBM은 6200km 이상 고도까지 치솟은 뒤 1시간 10분 이상을 날아가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 안에 낙하했다. 비행거리는 1080km로 파악됐다. 2017년 11월 발사된 화성-15형의 정점고도(4475km) 비행거리(950km) 비행시간(53분)을 모두 넘어서는 역대 최강 성능을 실증한 것이다. 군 소식통은 “최대 사거리가 화성-15형(1만3000km)보다 긴 1만5000km 이상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평양에서 쏘면 플로리다주를 비롯한 미 본토 전역이 사정권에 들어가고도 남는다는 얘기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1월 8차 당 대회에서 “1만5000km 사정권 안의 임의의 전략적 대상들을 정확히 타격 소멸하는 명중률을 더욱 제고해 핵 선제 및 보복타격능력을 고도화할 데 대한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일각에선 16일 발사 직후 20km 이하 고도에서 공중 폭발한 ‘괴물 ICBM(화성-17형)’을 다시 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한미 정보당국은 괴물 ICBM과 다른 기종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정밀 분석 중이다. 화성-17형이 미완성 단계여서 화성-15형이나 그 개량형을 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역대 최장고도와 비행시간을 고려할 때 더 많은 탄두를 보다 멀리 날려 보내기 위한 ‘다탄두 ICBM’ 성능 테스트를 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또다시 한계를 드러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각 발사로는 ICBM의 재진입 기술을 검증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핵탄두가 실린 ICBM의 재진입체(RV)는 대기권 재진입 시 최대 음속의 20배, 섭씨 1만 도에 이르는 마찰열과 충격을 견뎌야 한다. 군 당국자는 “2017년 세 차례의 화성-14·15형 도발에 이어 이번에도 고각 발사를 한 것은 재진입 기술이 미흡하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北, 정권교체기 존재감 과시, 7차 핵실험 강행 가능성도북한이 윤석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본격 가동된 직후 ICBM 도발이라는 최고 수위의 무력시위에 나선 것은 새 정부의 대북정책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5월 10일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ICBM 도발로 긴장을 최대한 고조시켜 향후 협상을 선점하기 위한 기선제압 전략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과거 한국의 새 정부 출범 때마다 구사한 ‘벼랑 끝 전술’ 카드를 다시 꺼내 들었다는 것이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선제 핵 타격을 언급하며 강경 대응을 예고한 윤석열 새 정부에 경고장을 날린 것”이라며 “향상된 핵능력 과시로 추후 핵협상에서 핵보유국으로 인정받으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에 손발이 묶인 틈을 노린 측면도 크다. 미국은 자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북한의 ICBM 시험 발사를 ‘레드라인’으로 규정하고 민감하게 반응해왔다. 하지만 북한이 ICBM 도발을 해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차원의 추가 제재는 요원한 상황이다. 미국이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태로 정면대치 중인 데다 중국도 러시아 편을 들고 있다. 중-러가 북한의 ICBM 발사를 묵인하면 안보리에서 추가 제재를 결의할 수 없다. 북한이 4월 중요 국내 정치 일정을 앞두고 고강도 도발을 이어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 위원장은 다음 달 15일 김일성의 110번째 생일 경축행사를 “성대하게 치르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이에 맞춰 1만 명이 넘는 인원이 참석하는 대규모 열병식 개최가 유력시된다. 김 위원장이 열병식에서 집권 10년간의 군사 부문 성과를 과시하는 한편 한국 차기 정부 출범을 전후해 7차 핵실험까지 강행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