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수단이 또 성폭력 논란에 휩싸였다. 대한체육회는 25일 쇼트트랙 남녀 선수 8명씩과 지도자 5명 등 21명 모두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내보내는 중징계를 결정했다. 특정 종목 선수와 지도자가 모두 쫓겨난 것은 국가대표선수촌이 생긴 이래 처음이다. 17일 진천선수촌 웨이트트레이닝 훈련장에 설치된 암벽등반 훈련시설에 오르던 B 선수를 A 선수가 끌어내리려다 B의 바지를 내리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신체 뒷부분 일부가 노출됐다. 여자 선수들까지 보고 있는 상황에서 모멸감을 느낀 B는 코칭스태프에게 이를 알리며 처벌을 요구했다. 이에 장권옥 대표팀 감독은 대한빙상경기연맹에 보고했다. A와 B는 모두 지난해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메달을 딴 스타플레이어다. B는 매니지먼트사를 통해 “암벽에 매달려 있어 손을 못 쓰는 상황이었다. 현재 집에서 안정을 취하고 있으나 당시 충격이 진정되지 않아 밤에 잠을 못 잘 정도다”고 전했다. 연맹 관계자는 “피해를 느낀 선수에게 미안하다. 악의 없이 장난으로 한 행동이 이런 결과를 불러올지 몰랐다. 당사자와 팀원 모두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싶다”는 A의 심경을 전했다. 경위를 보고받은 신치용 진천선수촌장은 25일 선수단 전원 퇴촌 및 ‘1개월 훈련지원 중단’ 결정을 내렸다. 신 촌장은 “가해자 처벌 정도로는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해 지도자까지 징계 대상에 포함시켰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 징계를 놓고 일부에서는 “피해자를 고려하지 않은 일방적인 연대책임 징계”라는 비판을 하고 있다. 가해자뿐만 아니라 피해자, 다른 선수까지 퇴촌 조치를 한 것이 과도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선수촌 관계자는 “그동안 쇼트트랙 선수들이 선수촌을 무단이탈하거나 외출 복귀 시간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 등의 문제도 일으켰다”고 전했다. 빙상연맹 측도 “선수들이 사안의 심각성과 그동안 훈련 기강이 해이해진 점 등을 이해하고 징계를 받아들이는 분위기”라고 했다. 피해 선수는 사안 발생 직후 2월 진천선수촌에 문을 연 인권상담소에서 상담을 받은 뒤 가해 선수와 분리 조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쇼트트랙 대표팀은 올해 초 조재범 전 코치의 성폭행 혐의가 폭로되면서 스포츠계 전반에 걸친 성폭력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2월에는 남자 대표팀 김건우가 여자 선수 숙소에 출입한 사실이 드러나 퇴촌당하는 등 잇달아 물의를 일으켜 왔다. 이처럼 국제대회 효자종목인 쇼트트랙 대표팀은 그동안 사건과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한 빙상인은 “성적지상주의에 따라 문제를 일으켜도 솜방망이 징계로 언제든 복귀할 수 있다는 풍토가 만연해 있다”고 말했다. 연맹의 허술한 관리도 도마에 올랐다. 연맹은 지난해 9월 잇단 사건사고로 인해 문화체육관광부의 감사를 받은 뒤 임원 전원이 해임됐고 관리단체로 지정되면서 유명무실한 존재가 됐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빙상연맹은 다음 주 이번 사건에 대한 징계 수위를 정할 방침이다. 비슷한 사안에 대해 연맹과 체육회가 그동안 여러 차례 제 식구 감싸기 식의 징계를 내려왔기 때문에 이번 징계 절차와 내용도 주목을 받고 있다.이원주 takeoff@donga.com·이헌재 기자}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수단이 또 성폭력 논란에 휩싸였다. 대한체육회는 25일 쇼트트랙 남녀 선수 8명씩과 지도자 5명 등 21명 모두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내보내는 중징계를 결정했다. 특정 종목 선수와 지도자가 모두 쫓겨난 것은 국가대표선수촌이 생긴 이래 처음이다. 17일 선수촌내 웨이트트레이닝 훈련장에 설치된 암벽등반시설에서 훈련을 하던 국가대표 A가 후배 B의 바지를 잡아 내렸다. 여자선수들까지 보고 있는 상황에서 모멸감을 느낀 B는 코칭 스태프에 이를 보고했고 코칭 스태프는 이를 대한빙상경기 연맹에 알렸다.B는 소속 매니지먼트사를 통해 “암벽에 매달려 있어 손을 못 쓰는 상황이었다. 현재 집에서 안정을 취하고 있으나 당시의 충격이 진정되지 않아 밤에 잠을 못 자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A는 연맹 관계자를 통해 “피해를 느낀 선수에게 미안하다. 악의 없이 장난으로 한 행동이 이런 결과를 불러올지 몰랐다. 당사자와 팀원 모두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싶다”고 했다. 코칭 스태프는 두 선수의 화해를 시도했으나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경위를 보고받은 신치용 진천선수촌장은 종목단체의 결정에 앞서 선수단 전원 퇴촌 및 ‘1개월 훈련지원 중단’ 결정을 내렸다. 신 총장은 “단순히 가해자를 처벌하는 정도로는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해 지도자까지 징계 대상에 포함시켰다”고 설명했다. 쇼트트랙 대표팀은 올해 초 조재범 전 코치의 성폭행 혐의가 폭로되면서 스포츠계 전반에 걸친 성폭력 논란을 불러일으켰지만 이후에도 계속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2월에는 남자 선수가 여자 숙소에 출입한 사실이 드러나 퇴촌 당하기도 했다. 연맹은 지난해 9월 잇단 사건사고로 인해 문화체육관광부의 감사를 받은 뒤 임원 전원이 해임됐고 관리단체로 지정됐다. 대한체육회가 구성한 관리위원회가 연맹을 운영하고 있다. 연맹이 정상적인 체제를 갖추지 못한 채 장기간 운영되면서 선수관리에 구멍이 생기고 있다. 엘리트 스포츠개혁을 위한 사회 각계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성폭력 관련 사건이 계속 터져 나온데 대해 선수들의 성폭력에 대한 인식이 아직도 나아지지 않고 있다. 또한 대한체육회를 비롯한 엘리트 스포츠인들이 정부의 합숙소 폐지 등에 대한 스포츠개혁안에 반발하고 있지만 합숙 훈련 도중 계속해서 성폭력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정부와 체육계가 머리를 맞대고 스포츠개혁안을 도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에 앞서 체육계가 먼저 구체적인 재발 방지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연맹과 체육회는 다음 주 중 이번 사건에 대한 징계수위를 정할 방침이다. 비슷한 사안에 대해 연맹과 체육회가 그동안 여러 차례 제 식구 감싸기 식의 징계를 내려왔기 때문에 이번 징계절차와 내용도 주목을 받고 있다.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이헌재 기자 uni@donga.com}

7이닝 6탈삼진 4피안타 2볼넷 무실점. 부산정보고의 에이스 남지민(3학년·사진)은 24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73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16강전에서 고교야구 주말리그 서울권A 1위 경기고를 맞아 ‘올 시즌 최고’의 투구를 펼쳤다. 마지막 105번째 공(한 경기 제한 투구 수)까지 상대 타자의 헛스윙 삼진을 이끌어낼 정도로 공에 힘이 넘쳤다. 패스트볼 최고 시속은 145km였고, 종으로 떨어지는 슬라이더(최고 133km), 왼손타자 바깥으로 살짝 꺾이는 체인지업(최고 127km) 모두 스카우트들의 고개를 끄덕이게 했다. 남지민이 마운드를 내려간 뒤 8회에 이르러 경기고는 기지개를 켰다. 4번 타자 장규빈(3학년)이 1사 2, 3루에서 3점 홈런을 터뜨리며 전세를 역전(3-1)시킨 것. 하지만 기쁨도 잠시 부산정보고는 8회말 경기고 2루수, 투수, 우익수의 3연속 실책을 틈타 4점을 내며 재역전승(5-3)을 거뒀다. 남지민의 ‘인생투’가 팀원들의 ‘승리 DNA’를 일깨운 셈이다. 중학교 때부터 두각을 드러낸 남지민은 지역 명문 경남고, 부산고 진학 대신 선수 층이 얇은 부산정보고 진학을 택했다. 1학년 때부터 많은 출전 기회를 얻으며 실력을 기른 그는 3학년 첫 전국대회에서 투타를 안 가리고 자신의 진가를 제대로 선보이고 있다. 그의 맹활약에 부산·제주권 4위 팀은 세간의 예상도 비웃고 있다. 남지민은 “재역전승을 거둬 우리 모두 큰 자신감을 얻었다. 투수 등판은 (105구 투구로 4일 휴식 후 등판이 가능해) 29일 결승전에서 가능하다. 그 전까지 8강(26일)·준결승전(28일)에서 방망이로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언더도그(우승이나 이길 확률이 적은 팀이나 선수)의 반란’의 주인공은 부산정보고만이 아니었다. 같은 날 충훈고(경기권A 2위)도 우승 후보로 꼽힌 충암고(서울권B 1위)를 4-3으로 꺾고 8강에 올랐다. 충암고가 1회초부터 점수를 내며 낙승이 예상됐지만 충훈고도 끈질기게 따라붙었다. 5회초까지 두 팀이 3-3으로 맞서는 등 팽팽한 승부가 이어졌다. 결정적인 순간 나온 몸에 맞는 공 2개가 양 팀의 균형을 깼다. 5회말 충훈고 선두타자 신의진이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한 뒤 변상우가 번트를 시도했는데, 타구를 잡은 투수 김범준(이상 3학년)이 2루로 던진 공이 이번에는 2루심의 몸에 맞았다. 1사 1루가 될 뻔한 상황이 무사 1, 2루 찬스로 뒤바뀐 뒤 충훈고가 1점을 달아났고, 그대로 결승점이 됐다. 충훈고 포수 원민기(3학년)는 투수의 투구를 받아 2루로 송구해 3루 쪽으로 치우쳐 있던 2루 주자를 2차례 아웃시켰고, 2루로 도루하던 주자도 한 차례 잡는 등 야전 사령관으로 팀 동료들의 기를 제대로 살렸다. 원민기는 “충암고 경기 영상을 보고, 상대해본 다른 학교 친구들로부터 정보를 얻어 충암고 선수들의 성향을 자체적으로 분석했는데 잘 맞았다”며 “대회 전 목표(8강 진출)를 이뤘다. 이제 더 높은 곳을 바라보겠다”고 말했다. 이날 유신고(경기·강원권 1위)만 체면을 지켰다. 성남고(서울권B 3위)와의 대결에서 1학년 박영현의 6과 3분의 2이닝 8탈삼진 1피안타 무실점 호투를 앞세워 4-1로 승리했다. 유신고는 26일 부산정보고와 4강행 티켓을 놓고 대결한다. 김배중 wanted@donga.com·이헌재 기자}

숨어 있던 보석이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를 통해 빛을 발했다. 충훈고 오른손 투수 임주빈(3학년·사진)이 주인공이다. 이날 전까지 임주빈은 프로 스카우트들의 관심을 거의 받지 못했다. 올해 주말리그 성적은 10경기 출전에 승리 없이 1패, 평균자책점 3.00이었다. 4월 20일 야탑고와의 경기에서 3과 3분의 1이닝 동안 67개의 공을 던진 게 시즌 최다 투구였다. 그렇지만 24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충암고와의 대회 16강전 마운드에 선 임주빈은 이전과는 전혀 다른 투수였다. 2-2 동점이던 3회초 1사 1, 2루에 선발 투수 이노아를 구원 등판한 임주빈은 첫 타자 윤영진에게 중전 적시타를 허용하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하지만 다음 타자 심재영을 삼진 처리한 것을 시작으로 9회초 마운드를 내려올 때까지 상대 타선을 압도했다. 임주빈은 이날 최고 구속 141km의 묵직한 직구와 날카롭게 떨어지는 슬라이더를 주무기로 6이닝을 3피안타 5볼넷 7삼진 무실점으로 꽁꽁 틀어막았다. 투구 수 제한(105개)에 근접한 104개를 던지며 승리투수가 됐다. 우승 후보 중 하나로 평가받던 충암고 타선을 무력화시킨 호투였다. 임주빈은 “주말리그 때까지만 해도 스피드가 나지 않았다. 그런데 최근에 힘이 붙으며 자신감을 찾았다. 프로에 못 가면 야구를 그만둔다는 각오로 열심히 한 게 효과를 본 것 같다”고 말했다. 한 수도권 구단 스카우트는 “체격 조건(키 189cm, 몸무게 90kg)이 좋고 마지막까지 구위가 살아있었다. 성장 가능성이 크다”라고 평가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초등학교 3학년이던 2013년 8월 고학년 언니들을 모두 이기고 전국종별학생탁구대회에서 우승했다. 그해 12월에는 아홉 살 많은 대학생 언니를 상대로도 승리를 거뒀다. 잘 자란 ‘탁구 신동’ 신유빈(15·수원 청명중)이 역대 최연소 탁구 국가대표가 됐다. 신유빈은 21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열린 2019 아시아선수권대회 파견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8승 3패로 여자부 3위를 차지했다. 9월 15∼22일 인도네시아 족자카르타에서 열리는 아시아선수권에 출전할 선수를 뽑는 이번 대회는 남녀 3명씩을 평가전 성적에 따라 선발하는데 신유빈은 마지막 티켓을 잡았다. 이번 대회 1, 2위는 양하은(포스코에너지·10승 1패)과 이은혜(대한항공·9승 2패)가 각각 차지했다. 2004년 7월 5일생인 신유빈은 만 14세 11개월 16일의 나이로 태극마크를 달게 됐다. 남녀를 통틀어 한국 탁구 역사상 최연소 국가대표다. 이전까지는 이에리사 전 태릉선수촌장과 유남규 삼성생명 감독이 나란히 만 15세에 국가대표에 선발된 적이 있다. 신유빈은 “국가대표로 뽑혔다는 게 아직도 믿어지지 않는다. 지금부터 시작이라는 생각으로 준비를 잘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9월 아시아선수권에는 국제탁구연맹(ITTF) 세계 랭킹에 따라 자동 선발된 전지희(포스코에너지), 서효원(한국마사회)과 이날 뽑힌 3명, 그리고 협회 추천 선수 1명 등 총 6명이 출전한다. 남자부에선 정영식(미래에셋대우)이 13전 전승으로 1위를 차지했고, 김민혁(한국수자원공사·11승 2패)과 안재현(삼성생명·9승 4패)이 각각 2, 3위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장우진(미래에셋대우)과 이상수(삼성생명)는 세계 랭킹에 따라 이미 자동 선발됐다. 남자도 협회 추천 1명까지 총 6명이 출전한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디펜딩 챔피언’ 광주일고가 2년 연속 우승을 향한 첫걸음을 내디뎠다. 광주일고는 20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73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에서 주말리그에서 같은 조(전라권A)에 속한 화순고를 9-0, 7회 콜드게임으로 완파하고 16강에 진출했다. 공수 양면에서 화순고를 압도했다. 선발 투수 이승훈(3학년)은 정교한 제구를 바탕으로 5와 3분의 1이닝 4피안타 2볼넷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구원 등판한 2학년 왼손 투수 이의리와 3학년 사이드암 투수 김형준 역시 무실점 투구를 이어갔다. 타선에서는 박시원(3학년)의 방망이가 불을 뿜었다. 톱타자로 나선 박시원은 6-0으로 앞선 6회말 화순고 3번째 투수 조승범을 상대로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3점 홈런을 쏘아 올리는 등 4타수 2안타 3타점으로 팀 공격을 이끌었다. 우투좌타 외야수 박시원은 공수주 3박자를 고루 갖춘 선수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 전반기 주말리그에서 13경기에 나서 타율 0.392, 도루 8개를 기록하며 최우수선수(MVP)와 도루왕을 휩쓸었다. 2학년이던 지난해에도 팀에서 가장 많은 33경기에 나서 타율 0.372를 기록한 바 있다. 한 수도권 구단 스카우트는 “정확성뿐 아니라 파워도 갖췄다. 발도 빠르고 수비도 잘한다. 신인 드래프트에서 상위 지명이 유력하다. 프로에서도 몇 년 안에 주전 외야수로 성장할 재목”이라고 말했다. 박시원은 연고 프로팀인 KIA의 유력한 1차 지명 후보로도 손꼽히고 있다. 광주일고 2번 타자 전광진 역시 적시타와 희생플라이 등으로 3타점을 올리며 뒤를 받쳤다. 광주일고는 16강전에서 강호 휘문고와 맞붙는다. 휘문고 역시 이날 강원고를 5-1로 가볍게 누르고 16강에 올랐다. 선발 투수 박주혁이 6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고, 3루수 이재호가 4타수 3안타를 때렸다. 23일 오후 2시 반에 열리는 양 팀의 16강전은 에이스들이 격돌하는 ‘빅 매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광주일고는 20일 에이스 정해영(3학년)을 등판시키지 않고도 완승을 거뒀다. 성영재 광주일고 감독은 “지난해에 그랬듯 우리 선수들의 조직력이 경기를 거듭할수록 좋아질 것”이라며 “23일 휘문고전에는 이날 충분히 힘을 비축한 정해영을 내세워 8강 진출을 노리겠다”고 말했다. 휘문고 역시 17일 개막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1실점(비자책)으로 잘 던진 오른손 강속구 투수 이민호(3학년)를 23일 경기에 등판시킬 예정이다. 서울 지역 넘버 원 투수로 평가받는 이민호는 1순위 지명권을 가진 LG행이 유력하다. 한편 2014년 창단해 올해 처음 황금사자기 무대에 데뷔한 부산정보고는 에이스 남지민(3학년)의 6이닝 무실점 호투를 발판 삼아 광천고를 7-0, 8회 콜드게임으로 꺾고 16강에 올랐다. 선수가 22명밖에 되지 않는 부산정보고는 지난해 11월 열린 롯데기 야구대회에서 지역 야구 명문 부산고와 경남고를 연파하고 우승하는 파란을 일으킨 바 있다. 경기고도 배명고를 5-3으로 이기고 16강에 합류했다. 이헌재 uni@donga.com·이원주 기자}
‘디펜딩 챔피언’ 광주일고가 2년 연속 우승을 향한 첫 걸음을 내딛었다. 광주일고는 20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73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에서 주말리그에서 같은 조(전라권A)에 속한 화순고를 9-0, 7회 콜드게임으로 완파하고 16강에 진출했다. 공수 양면에서 화순고를 압도했다. 선발 투수 이승훈(3학년)은 정교한 제구를 바탕으로 5와 3분의1이닝 4안타 2볼넷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구원 등판한 2학년 왼손 투수 이의리와 3학년 사이드암 투수 김형준 역시 무실점 투구를 이어갔다. 타선에서는 박시원(3학년)의 방망이가 불을 뿜었다. 톱타자로 나선 박시원은 6-0으로 앞선 6회말 화순고 3번째 투수 조승범을 상대로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3점 홈런을 쏘아 올리는 등 4타수 2안타 3타점으로 팀 공격을 이끌었다. 우투좌타 외야수 박시원은 공수주 3박자를 고루 갖춘 선수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 전반기 주말리그에서 13경기에 나서 타율 0.392, 도루 8개를 기록하며 최우선선수(MVP)와 도루왕을 휩쓸었다. 2학년이던 지난해에도 팀에서 가장 많은 33경기에 나서 타율 0.372를 기록한 바 있다. 한 수도권 구단 스카우트는 “정확성 뿐 아니라 파워도 갖췄다. 발도 빠르고 수비도 잘 한다. 신인 드래프트에서 상위 지명이 유력하다. 프로에서도 몇 년 안에 주전 외야수로 성장할 재목”이라고 말했다. 박시원은 연고 프로 팀인 KIA의 유력한 1차 지명 후보로도 손꼽히고 있다. 광주일고 2번 타자 전광진 역시 적시타와 희생플라이 등으로 3타점을 올리며 뒤를 받쳤다. 광주일고는 16강전에서 강호 휘문고와 맞붙는다. 휘문고 역시 이날 강원고를 5-1로 가볍게 누르고 16강에 올랐다. 선발 투수 박주혁이 6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고, 3루수 이재호가 4타수 3안타를 때렸다. 23일 오후 2시 반에 열리는 양 팀의 16강전은 에이스들이 격돌하는 ‘빅 매치’로 펼쳐질 전망이다. 광주일고는 20일 에이스 정해영(3학년)을 등판시키지 않고도 완승을 거뒀다. 성영재 광주일고 감독은 “지난해에 그랬듯 우리 선수들의 조직력이 경기를 거듭할수록 좋아질 것”이라며 “23일 휘문고전에는 이날 충분히 힘을 비축한 정해영을 내세워 8강 진출을 노리겠다”고 말했다. 휘문고 역시 17일 개막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1실점(비자책)으로 잘 던진 오른손 강속구 투수 이민호(3학년)를 23일 경기에 등판시킬 예정이다. 서울 지역 넘버 원 투수로 평가받는 이민호는 1순위 지명권을 가진 LG행이 유력하다. 한편 2014년 창단해 올해 처음 황금사자기 무대에 데뷔한 부산정보고는 에이스 남지민(3학년)의 6이닝 무실점 호투를 발판삼아 광천고를 7-0, 8회 콜드게임으로 꺾고 16강에 올랐다. 선수가 22명밖에 되지 않는 부산정보고는 지난해 11월 열린 롯데기 야구대회에서 지역 야구 명문 부산고와 경남고를 연파하고 우승하는 파란을 일으킨 바 있다. 경기고도 배명고를 5-3으로 이기고 16강에 합류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학벌이 중요한 대한민국에서 고졸이 대졸보다 우대받는 분야가 있다. 바로 프로야구다. 실력 있는 고졸 선수들은 대개 프로에 직행한다. 신인 지명을 받지 못했거나 기량을 다듬을 필요가 있는 선수들은 대학에 간다. 그런데 최근에는 4년제보다 2년제 대학에 대한 선호가 높아졌다. KBO 규정상 고졸 또는 대졸 선수들만 신인 지명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조금이라도 일찍 프로의 문을 두드리기 위해 간판보다 현실적인 선택을 하는 것이다. 이런 야구계에서 서울대는 참으로 애매한 팀이다. 공부로는 한국 최고일지 몰라도 야구로는 보잘것없기 때문이다. 옛날 얘기지만 서울대와의 경기에서 실점을 했다는 이유로 상대 팀 감독이 벤치에서 자기 팀 선수들을 때린 적도 있다. 엘리트 야구 선수 출신이 거의 없는 서울대 야구부는 ‘동네 북’ 취급을 받았다. 서울대의 반란은 지금까지 딱 한 번 있었다. 2004년 9월 1일 열린 전국대학야구추계리그 예선에서 송원대를 2-0으로 꺾었다. 1무 199패 후 거둔 첫 승리였다. 전무후무한 승리를 이끈 사람은 탁정근 감독이었다. 제73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탁 감독은 올해 창단한 세현고의 지휘봉을 잡고 이 대회에 출전했다. 서울 강서구에 있는 세현고는 다른 학교들과는 다르다. 23명의 야구부원은 일반 학생들과 함께 정규 수업을 모두 듣는다. 운동은 7교시가 끝나는 평일 오후 4시 반부터 해가 남아 있는 7시 정도까지만 한다. 목요일 오후에는 훈련 대신 야구 영어나 수학을 배운다. 야간 훈련은 자율이다. 주말 훈련은 당연히 없다. 중학교 때 야구를 잘 못했던 선수, 부상으로 뛰지 못했던 선수들을 주로 뽑았다. 야구를 한 적은 없지만 꼭 하고 싶어 하는 선수도 받아들였다. 조건은 딱 하나였다. “야구를 하되 학교생활은 열심히 한다”는 것이었다. 18일 열린 황금사자기 1회전에서는 광명공고에 콜드게임으로 지며 호된 신고식을 치렀지만 선수들은 즐겁게 야구를 한다. 서울대 야구부는 첫 승리까지 27년이 걸렸다. 하지만 세현고는 주말리그에서 이미 두 차례나 승리를 맛봤다. 탁 감독은 “운동과 공부를 함께하면 긴 인생에서 선택지가 늘어난다”며 “반드시 운동으로만 성공해야 한다는 법은 없다. 어떤 일이든 열심히만 한다면 성공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했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2004년 서울대 야구부의 1승 멤버 중에는 프로야구에서 일하는 사람이 꽤 된다. 박현우와 신동걸은 각각 삼성 라이온즈의 스카우트와 운영팀 직원으로 일하고 있다. 최우석 KT 위즈 운영팀 과장도 서울대 야구부 투수 출신이다. 탁 감독은 “서울대 야구부 때 맺은 인연이 지금도 끈끈히 이어지고 있다. 수십 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서로 도우면서 산다”며 “세현고 제자들에게도 함께 땀 흘렸던 지금이 나중에 좋은 인연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얘기한다”고 했다. 야구는 탁 감독의 인생도 바꿔 놓았다. 야구 명문 장충중-배명고를 다녔지만 한 번도 선수로는 뛰어보지 못했던 그는 감독으로 고교 야구 최고 권위의 황금사자기 무대를 밟았다. 미래는 꿈을 향해 달리는 사람에게 열리는 법이다.이헌재 스포츠부 차장 uni@donga.com}

지독한 불운에 시달리던 SK 에이스 김광현이 거의 한 달 만에 시즌 8승째를 따냈다. 김광현은 19일 열린 KIA와의 광주 방문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8개의 안타와 4개의 볼넷을 허용했으나 점수는 1점밖에 내주지 않았다. 팀이 7-1로 이기면서 승리 투수가 됐다. 김광현은 지난달 21일 LG와의 경기에서 7승째를 올릴 때까지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앞선 4경기에서 잘 던지고도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5월 26일 NC전과 6월 1일 한화전에서는 두 번 모두 7이닝 무실점을 기록하고도 승패를 기록하지 못했다. 7일 삼성전에서는 7이닝 2실점으로 잘 던졌지만 승패 없이 물러났고, 가장 최근인 13일 KT전에서는 6이닝 3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직전 4경기 평균자책점은 1.67이었지만 승리 없이 1패만을 안았다. 하지만 19일 모처럼 타선의 도움을 받았다. 3회초 2점을 먼저 얻었고, 2-1로 앞선 5회초에는 정의윤이 3점 홈런을 터뜨렸다. SK는 선두 자리를 굳게 지켰다. 2위 두산은 NC와의 경기에서 선발 이영하의 6과 3분의 1이닝 무실점 호투와 3회말 터진 정수빈의 결승타에 힘입어 1-0으로 승리하며 SK를 2경기 차로 뒤쫓았다. NC는 5연패.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학벌이 중요한 대한민국에서 고졸이 대졸보다 우대받는 분야가 있다. 바로 프로야구다. 실력 있는 고졸 선수들은 대개 프로에 직행한다. 신인 지명을 받지 못했거나 기량을 다듬을 필요가 있는 선수들은 대학에 간다. 그런데 최근에는 4년제보다 2년제 대학에 대한 선호가 높아졌다. KBO 규정상 고졸 또는 대졸 선수들만 신인 지명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조금이라도 일찍 프로의 문을 두드리기 위해 간판보다 현실적인 선택을 하는 것이다. 이런 야구계에서 서울대는 참으로 애매한 팀이다. 공부로는 한국 최고일지 몰라도 야구로는 보잘것없기 때문이다. 옛날 얘기지만 서울대와의 경기에서 실점을 했다는 이유로 상대 팀 감독이 벤치에서 자기 팀 선수들을 때린 적도 있다. 엘리트 야구 선수 출신이 거의 없는 서울대 야구부는 ‘동네 북’ 취급을 받았다. 서울대의 반란은 지금까지 딱 한 번 있었다. 2004년 9월 1일 열린 전국대학야구추계리그 예선에서 송원대를 2-0으로 꺾었다. 1무 199패 후 거둔 첫 승리였다. 전무후무한 승리를 이끈 사람은 탁정근 감독이었다. 제73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탁 감독은 올해 창단한 세현고의 지휘봉을 잡고 이 대회에 출전했다. 서울 강서구에 있는 세현고는 다른 학교들과는 다르다. 23명의 야구부원은 일반 학생들과 함께 정규 수업을 모두 듣는다. 운동은 7교시가 끝나는 평일 오후 4시 반부터 해가 남아있는 7시 정도까지만 한다. 목요일 오후에는 훈련 대신 야구 영어나 수학을 배운다. 야간 훈련은 자율이다. 주말 훈련은 당연히 없다. 중학교 때 야구를 잘 못했던 선수, 부상으로 뛰지 못했던 선수들을 주로 뽑았다. 야구를 한 적은 없지만 꼭 하고 싶어 하는 선수도 받아들였다. 조건은 딱 하나였다. “야구를 하되 학교생활은 열심히 한다”는 것이었다. 18일 열린 황금사자기 1회전에서는 광명공고에 콜드게임으로 지며 호된 신고식을 치렀지만 선수들은 즐겁게 야구를 한다. 서울대 야구부는 첫 승리까지 27년이 걸렸다. 하지만 세현고는 주말리그에서 이미 두 차례나 승리를 맛봤다. 탁 감독은 “운동과 공부를 함께하면 긴 인생에서 선택지가 늘어난다”며 “반드시 운동으로만 성공해야 한다는 법은 없다. 어떤 일이든 열심히만 한다면 성공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했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2004년 서울대 야구부의 1승 멤버 중에는 프로야구에서 일하는 사람이 꽤 된다. 박현우와 신동걸은 각각 삼성 라이온즈의 스카우트와 운영팀 직원으로 일하고 있다. 최우석 KT 위즈 운영팀 과장도 서울대 야구부 투수 출신이다. 탁 감독은 “서울대 야구부 때 맺은 인연이 지금도 끈끈히 이어지고 있다. 수십 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서로 도우면서 산다”며 “세현고 제자들에게도 함께 땀 흘렸던 지금이 나중에 좋은 인연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얘기한다”고 했다. 야구는 탁 감독의 인생도 바꿔 놓았다. 야구 명문 장충중-배명고를 다녔지만 한 번도 선수로는 뛰어보지 못했던 그는 감독으로 고교 야구 최고 권위의 황금사자기 무대를 밟았다. 미래는 꿈을 향해 달리는 사람에게 열리는 법이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18일 서울 신월구장에서 열린 제73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부산고와 경남고의 맞대결은 스카우트들의 최고 관심사였다. 1982년 KBO리그 출범 이후 경남고가 155명(역대 4위), 부산고가 153명(공동 5위)의 프로선수를 배출했을 정도로 우수한 선수들이 많은 팀인 데다, 부산 지역의 오랜 라이벌이 1회전부터 맞닥뜨렸기 때문이다. 최근 수년간 경남고가 부산고를 압도했지만 올해 4월 고교야구 주말리그 첫 맞대결에서는 부산고가 경남고를 6-4로 꺾으며 전반기 부산·제주권에서 1위(6승)에 오르는 등 전력이 탄탄해져 부산고의 ‘수성’, 경남고의 ‘설욕’ 여부에도 관심이 쏠렸다. 같은 시간 목동구장에서도 1회전 경기가 진행되고 있었지만 10개 구단 스카우트팀장 및 메이저리그(MLB) 스카우트 관계자들이 두 팀의 경기가 열리는 시각에 맞춰 일제히 신월구장으로 몰려 규모가 작은 신월구장은 오랜만에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소문난 잔치’답게 실책 없는 명경기가 펼쳐졌다. 경남고는 롯데의 1차 지명이 유력한 에이스 최준용(3학년)을 앞세웠다. 부산고는 주말리그 첫 경기에서 타도 경남고의 선봉에 섰던 한승주(당시 7이닝 2실점 승리) 대신 최종인, 신용상(이상 3학년)을 1이닝씩 ‘오프너’로 내세우는 전략을 썼지만 결코 경남고에 밀리지 않았다. 양 팀의 ‘0-0’ 균형은 3회말 부산고 에이스 한승주가 마운드에 오른 뒤 깨졌다. 선두타자 이상돈(2학년)에게 볼넷을 내준 한승주는 보크(무사 2루), 번트안타에 이은 1루주자 도루까지 허용해 무사 2, 3루 위기를 맞은 뒤 외야뜬공으로 1점을 내줬다. 하지만 첫 실점 이후 평정을 찾으며 4회부터 8회까지 삼자범퇴 행진을 이어갔다. 에이스가 호투하는 사이 부산고 타선은 5회초 맞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경남고 최준용이 몸에 맞는 공 2개를 내주며 흔들린 틈을 타 홍재민(1번), 정현수(2번·이상 3학년)가 연속 2루타를 치며 3점을 뽑아 역전(3-1)에 성공했다. 이후 다시 투수전 양상이 전개되며 경기는 3-1, 부산고의 승리로 끝났다. 승리, 패전투수로 희비가 갈렸지만 부산 대천중의 원투펀치로 활약했던 각 학교 에이스들은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 부산고 한승주는 7이닝 2피안타 7탈삼진 1실점으로, 경남고 최준용은 7과 3분의 1이닝 4피안타 6탈삼진 3실점으로 호투했다. 김성현 부산고 감독은 “올해부터 경남고를 잡기 시작했다. 이를 계기로 선수들 사이에 해볼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기고 서로에 대한 믿음도 높아졌다”며 “충분히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투수들이 많은 게 우리 팀의 큰 장점이다. 황금사자기 우승에 도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목동구장에서는 ‘약체’로 평가받던 원주고가 전통의 강호 경북고를 6-2로 꺾는 이변을 연출했다. 이날 선발로 마운드에 오른 원주고 이병길(3학년)은 5이닝 동안 경북고 타선을 4피안타 2탈삼진 1실점으로 틀어막으며 승리의 선봉장이 됐다. 타선에서는 7, 9번 타순에 포진한 김재훈, 김영훈(이상 3학년)이 각각 2타점으로 맹활약했다. 인상고는 도개고를 6-3으로, 물금고는 부천고를 5-1로, 배재고도 부산공고를 5-1로 꺾고 2회전에 진출했다. 광명공고는 2004년 서울대 야구부의 최초 승리를 이끈 탁정근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신생팀’ 세현고에 10-3, 7회 콜드승을 거두고 2회전에 올랐다. 이날 예정된 비봉고, 선린인고의 경기는 우천으로 하루 연기됐다.김배중 wanted@donga.com·이헌재 기자}

지난해 2018 평창겨울올림픽을 성공 개최한 대한민국에 또 하나의 레거시(유산)가 생긴다. 서울 송파구 한국체대(총장 안용규)에 문을 여는 올림픽연구센터다. 한국체대는 18일 올림픽연구센터가 19일 개소식을 열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이 센터는 지난해 8월 2일 대체육회로부터 명칭 사용을 승인 받았고, 11월 13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올림픽연구센터 목록에 등재됐다. 1977년 개교한 한국체대는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서 양궁 김진호의 첫 메달을 시작으로 역대 여름, 겨울 올림픽에서 총 113개의 메달을 획득했다. 2017년에는 국제대학스포츠연맹(FISU)으로부터 세계 최고 대학상(Best University)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번 올림픽연구센터 개소로 한국체대는 체육 실기를 넘어 국제 스포츠 경쟁력 강화는 물론 올림픽 연구 및 관련 정보의 축적과 확산에 힘쓸 계획이다. 올림픽연구센터의 초대 센터장에는 장익영 사회체육학과 교수가 선임됐다. 장 센터장은“향후 IOC 산하 40여 개의 올림픽연구센터 및 국제올림픽아카데미, 종목별 경기단체 등과 적극적으로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2017년 한국체대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은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올림픽의 날(6월 23일)을 며칠 앞두고 역사적인 올림픽연구센터의 문을 열게 연 것을 축하한다”며 “이 센터가 한국 내 올림픽 정신을 널리 퍼뜨리는 데 기여하기를 바란다”는 내용의 축전을 보냈다. 19일 개소식에는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조재기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 박인숙 국회의원, 유승민 IOC 위원 겸 평창기념재단 이사장, 홍석만 국제패럴림픽위원회 선수위원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올해 광주동성고는 패배를 모르는 팀이다. 주말리그 전라권B에서 12전 전승을 거뒀다. 17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인천고와의 황금사자기 1회전에서도 난타전 끝에 8-6으로 역전승하며 연승을 ‘13’으로 늘렸다. 광주동성고에는 2019년도 신인 드래프트에서 프로야구 KIA에 1순위로 입단한 김기훈과 같은 확실한 에이스는 없다. 그 대신 공수를 겸비한 야수진이 강하다. 우투좌타 내야수 최지강(18·사진)이 그 중심을 지키고 있다. 이날 4번 타자로 나선 최지강은 7-5로 앞선 6회말 선두타자로 나서 인천고 박시후를 상대로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쐐기 솔로 홈런을 쏘아 올렸다. 1회에는 내야 땅볼로 타점을 올렸고, 3회에는 2타점 적시타를 쳤다. 4타수 2안타 4타점의 맹활약이었다. 중학교 시절까지 빼빼 마른 몸매였던 그는 체계적인 웨이트트레이닝으로 몸을 키웠다. 60kg대였던 몸무게가 83kg으로 늘면서 부쩍 힘이 붙었다. 올해 주말리그에서 홈런을 하나 쳤고, 이날 또 하나의 홈런을 추가했다. 우투좌타 3루수인 그는 “동문인 최주환 선배님(두산)처럼 중요할 때 한 방을 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중장거리형 타자로 평가받는 그는 내년도 프로 지명이 유력하다. 한 수도권 구단 스카우트는 “내야 수비는 보완이 필요하지만 방망이만 따지면 A급이다. 공격력 강화를 원하는 팀들은 매력을 느낄 만하다”라고 평가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신구(新舊) 대결, 역전에 재역전, 9회말 홈런. 짜릿한 명승부가 개막전부터 펼쳐졌다. 서울의 강호 휘문고가 17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개막한 제73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1회전에서 천신만고 끝에 경기상고를 8-7로 꺾고 2회전에 진출했다. 1907년 창단한 휘문고는 전반기 주말리그 서울권A에서 1위를 차지한 강팀이다. 이에 비해 올해 재창단한 경기상고는 서울권B에서 7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경기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었다. 초반 흐름은 ‘명품 투수전’이었다. 6회까지 양 팀 선발 투수들은 모두 상대에게 단 한 점도 허용하지 않는 철벽투구를 뽐냈다. 고교 투수 최대어로 평가받는 휘문고 에이스 이민호(3학년)는 고비마다 삼진을 빼앗으며 위기를 벗어났다. 경기상고 오른손 투수 이준기(2학년) 역시 6회까지 단 1안타만 허용하며 상대 타선을 압도했다. 양 팀은 7회에 들어서야 첫 점수를 얻었다. 경기상고는 7회초 2사 3루에서 1번 타자 문보성의 2루수 앞 땅볼 때 상대 실책을 틈타 선취점을 얻었다. 휘문고는 7회말 3개의 안타와 2개의 볼넷을 집중시키며 2-1로 역전에 성공했다. 8회에는 한 점씩을 주고받아 여전히 휘문고의 3-2 리드였다. 진정한 승부는 9회 이후에 벌어졌다. 경기상고는 에이스 이민호가 물러난 휘문고 마운드를 마음껏 유린했다. 문보성의 2루타에 이은 안진과 김서진, 박성재의 적시타 등으로 대거 5득점하며 단숨에 경기를 7-3으로 뒤집었다. 대회 첫날부터 대이변이 일어나는 듯했다. 하지만 9회말 또 하나의 반전이 기다리고 있었다. 휘문고는 상대 포수 안진의 실책을 틈타 한 점을 따라붙었다. 곧이어 4-7로 뒤진 1사 1, 3루에서 문상준이 경기상고 4번째 투수 김태욱을 상대로 왼쪽 담장을 살짝 넘기는 극적인 동점 3점 홈런(비거리 105m)을 쏘아 올렸다. 휘문고는 연장 승부치기에서 박성준의 끝내기 안타로 기적 같은 역전 드라마를 완성했다. 이번 대회는 결승전을 제외하고 경기가 연장에 돌입할 경우 주자 두 명을 1, 2루에 진루시킨 상태에서 시작하는 승부치기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이날 팀을 벼랑 끝에서 구해낸 문상준은 자신의 홈런에 취하기보다는 3회 저질렀던 실책을 반복하지 않기 위한 다짐을 되뇌고 있었다. 유격수인 그는 3회 수비 때 평범한 땅볼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다. 그는 “너무 긴장하다 보니 안 했어야 할 실책을 했다”며 “내 장점이 수비라고 생각하는 만큼 다시는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날 펼쳐진 다른 경기에서도 역전을 거듭하는 경기가 속출하며 고교 야구의 재미를 한껏 끌어올렸다. 신월야구장에서 벌어진 마산고와 배명고의 경기에서는 0-5로 뒤지던 배명고가 4회말에만 대거 7득점하며 8-5로 역전승했다. 시종일관 치고받는 화끈한 공격전을 벌인 인천고와 광주동성고의 경기도 4차례 역전과 재역전을 반복한 끝에 광주동성고가 8-6으로 승리했다.이원주 takeoff@donga.com·이헌재 기자}
“투르 드 코리아에 저희 팀을 초청해 주시면 안 될까요?” 국내 팀 지도자들이 외국 대회에 출전할 때마다 외국 팀 관계자들로부터 종종 듣는 말이다. 투르 드 코리아가 아시아 최고의 도로 사이클 대회로 자리 잡고 있다. 이 대회는 국제사이클연맹(UCI)이 공인한 아시아 투어 2.1등급 대회다. 등급상으로는 UCI 2.HC 등급인 투르 드 랑카위나 중국의 투어 오브 칭하이 레이크, 투르 드 하이난 등보다 한 등급 아래다. 하지만 코스 관리와 경기 운영, 숙박 시설, 식사 메뉴 등을 종합하면 투르 드 코리아를 첫손에 꼽는 선수들이 많다. 이병일 KSPO 감독은 “대회 규모나 관중 등을 보면 투르 드 랑카위나 투어 오브 칭하이 레이크에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의 친절함과 훌륭한 숙식 등으로 선수들 사이에서 투르 드 코리아의 인기가 크게 올라갔다”고 말했다. 조호성 서울시청 감독 역시 “외국에 나가면 자기 팀 좀 초청해 달라는 요청을 많이 받는다. 대회 운영과 선수 대우는 세계적인 수준”이라고 말했다. 올해 대회에는 한국 6개 팀과 외국 14개 팀 등 총 20개 팀이 출전했다. 그런데 투르 드 코리아 조직위원회에 참가 요청을 해 온 외국 팀은 25개 내외였다고 한다. 올해 대회에도 UCI 아시아 랭킹 상위권 팀들은 거의 빠짐없이 출전했다. 박상협 국민체육진흥공단 과장은 “어느덧 13회째 대회를 치르면서 투르 드 코리아의 인기가 크게 높아졌다. 특히 선수들 사이에 입소문이 나면서 출전을 요청하는 팀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옐로 저지’(우승자에게 수여되는 노란색 셔츠)는 외국 선수가 가져갔다. 하지만 5명의 한국 선수가 2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국내 유일의 국제사이클연맹(UCI) 도로 사이틀 대회 ‘투르 드 코리아 2019’가 16일 닷새간 이어진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13회째를 맞는 올해 대회는 전북 군산에서 출발해 천안∼단양∼삼척∼고성을 거쳐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까지 총 605.2km를 달렸다. 특히 3·1운동 및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해 천안 독립기념관에서 출발하는 코스(2구간)를 도입해 의미를 더했다. 영예의 개인 종합 우승은 필리포 차칸티(24·이탈리아)가 차지했다. 3구간부터 선두로 뛰어오른 차칸티는 4구간과 5구간에서도 페이스를 유지하며 13시간35분38초의 기록으로 정상에 올랐다. 그의 소속팀 니포비니 판티니는 팀 종합 우승까지 차지하며 프로 콘티넨털 팀의 저력을 과시했다. 2년 전인 2017년 대회에서 민경호(23·서울시청)의 깜짝 우승으로 ‘옐로 저지’를 가져왔던 한국 선수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시상대에 서지 못했다. 주최국으로서는 다소 아쉬운 성적이지만 지난해에 비해선 나아졌다. 작년 한국 선수 중 최고 순위는 공효석(33·LX)의 25위였다. 하지만 올해는 최형민(30·금산인삼첼로)과 민경호가 각각 9위와 10위에 올랐다. 이 밖에 박상홍(30·LX)이 12위, 공효석이 19위, 함석현(27·가평군청)이 20위에 자리했다. 김성주 본보 객원해설위원(전 대한자전거연맹 부회장)은 “현재 한국 도로 사이클은 세대교체 중이다. 박성백이나 서준용과 같은 베테랑 선수들이 부상 등으로 출전하지 못하면서 제대로 된 팀 전략을 구사하지 못했다. 대회 위상에 걸맞게 젊은 선수들이 빨리 성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팀들끼리의 내부 경쟁이 치열해진 게 원인이라는 분석도 있다. 예전에는 소속 팀이 달라도 한국 선수들끼리 뭉쳐 해외 팀들을 견제했지만 요즘은 모든 팀이 우승을 노린다는 것이다. 이번 대회 전 일정을 유튜브로 생중계한 이경훈 해설위원은 “몇 해 전과 비교하면 한국 선수들의 기량이 상향 평준화됐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때문에 서로를 견제하려는 경향이 강해졌다”고 말했다. 제임스 오람(26·미첼턴)이 레드 폴카 닷 저지(산악왕에게 주어지는 빨간 물방울 셔츠)를 입었다. 권순영(26·KSPO)과 최형민은 각각 산악왕 포인트 2위와 3위에 만족해야 했다. 유세프 레기기(29·트렝가누)가 블루 저지(스프린트 1위에게 주어지는 파란색 셔츠), 코빈 스트롱(19·세인트조지)이 화이트 저지(23세 미만 최고 라이더에게 주어지는 하얀색 셔츠)의 주인이 됐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태백산맥이 ‘옐로 저지’(우승자에게 수여되는 노란색 셔츠)의 주인공을 또 바꿨다. 14일 충북 단양∼강원 삼척에서 치러진 국내 유일의 국제자전거연맹(UCI) 도로 대회 ‘투르 드 코리아 2019’ 3구간에서 필리포 차칸티(24·이탈리아·사진)는 4시간1분19초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3구간까지 9시간12분41초를 기록한 그는 종합 순위 1위에 올랐다. 차칸티는 이번 대회에 출전한 3개의 프로 콘티넨털 팀 중 하나인 니포비니 판티니 소속의 젊은 선수다. 이날까지 치른 3개 구간에서 옐로 저지의 주인은 매번 바뀌었다. 12일 1구간에서는 레이몬트 크레더르(30·팀 우쿄)가, 전날 2구간에서는 유세프 레기기(29·트렝가누)가 옐로 저지를 입었다. 하지만 남은 4, 5구간에서는 차칸티가 계속 순위를 지킬 가능성이 높다. 김성주 본보 객원해설위원(전 대한자전거연맹 부회장)은 “3구간이 대회의 하이라이트였다. 남은 구간은 코스가 평탄한 편이라 순위를 뒤집을 기회가 많지 않다”고 전망했다. 2구간까지만 해도 종합 50위였던 차칸티는 가장 난코스로 평가받는 3구간에서 대역전극을 일궈냈다. 출발선에서 약 93km 지점에 위치한 음식 보급 지점부터 펠로톤(메인 그룹)에서 뛰쳐나온 끝에 종합 1위에 올랐다. 한국 선수 가운데는 최형민(30·금산인삼첼로)이 9시간13분57초로 전날 32위에서 6위까지 점프해 역전 우승을 노리게 됐다. 전날 4위였던 권순영(26·KSP)은 50위까지 떨어졌다. 투르 드 코리아 2019는 14일 강원 삼척∼고성의 4구간에 이어 1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일대에서 마지막 5구간 경기를 치른 뒤 막을 내린다. ▼ 평탄한 4구간 바닷바람이 변수 ▼ 삼척에서 출발해 동해안을 끼고 달리는 평탄한 코스다. 2, 3구간에 비해 산악도, 큰 언덕도 없다. 산악왕 구간이 하나 있지만 4등급이라 크게 위협적이진 않다. 이 구간의 최대 난적은 바람이다. 이 시기에는 바닷바람과 함께 맞바람이 분다. 코스가 길진 않아도 줄곧 바람을 뚫고 가는 게 쉽지 않다. 또 피니시 시점이 가파른 오르막인 것도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삼척=이헌재 기자 uni@donga.com}

권순영(26·KSPO·사진)이 구간 산악왕을 차지하며 한국 선수들의 자존심을 지켰다. 3·1운동 및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해 13일 충남 천안 독립기념관에서 출발해 충북 단양 대명리조트로 골인한 ‘투르 드 코리아 2019’ 2구간(161.6km)에서 권순영은 산악왕에게 수여되는 ‘레드 폴카 닷(빨간 물방울) 저지’의 주인공이 됐다. 이날 산악왕(KOM·King of Mountain) 지점은 충북 충주시 지릅재였다. 해발 500m에 평균 기울기 6.4%를 3.3km나 달려야 하는 난코스였다. 레이스 초반부터 선두 그룹을 형성한 권순영은 치열한 경합 끝에 가장 먼저 산악왕 지점에 도달했다. 권순영은 이미 지난해부터 한국을 대표하는 클라이머(산악 지형에 강한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 열린 ‘투르 드 코리아 2018’에서도 산악왕을 차지하며 한국 선수로는 유일하게 저지를 입었다. 김성주 본보 객원해설위원(전 대한자전거연맹 부회장)은 “한국 선수들은 외국 선수들에 비해 산악 지형에 약한 편이다. 도로 대회에 많이 출전하는 외국과 달리 우리나라 선수들은 트랙에 비중을 두는 편이다. 권순영의 산악왕은 그래서 더욱 반갑다”라고 말했다. 경북 영주에서 중고교를 나온 권순영은 “영주는 오늘 경기가 열린 충북 단양, 충주 일대와 가까운 편이다. 어릴 때부터 많이 타 본 지역에서 좋은 결과를 얻게 돼 더 기분이 좋다”며 “남은 레이스에서도 최선을 다해 산악왕뿐 아니라 ‘옐로 저지’(우승자에게 수여되는 노란색 셔츠)까지 도전해 보겠다”라고 말했다. 권순영은 이날 스프린트 구간도 2위로 통과하며 보너스를 받아 한국 선수 중에는 가장 높은 종합 순위 4위(5시간11분15초)에 올랐다. 2구간 우승은 3시간49분21초로 골인한 마르틴 라스(26·팀 일루미네이트)가 차지한 가운데 옐로 저지의 주인은 하루 만에 바뀌었다. 전날 2위였던 유세프 레기기(29·테렝가누)는 이날 스프린트 1위로 보너스 점수를 얻어 종합 순위 1위(5시간11분1초)가 됐다. 전날 1구간 선두였던 레이몬트 크레더르(30·팀 우쿄)는 한 단계 떨어진 2위로 내려앉았다. 본격적인 산악 구간이 펼쳐진 2구간에서 한국 선수들은 크게 선전했다. 권순영에 이어 박상홍(30·LX)이 6위에 올랐고, 함석현(27·가평군청)과 공효석(33·LX)은 각각 12위와 15위에 자리했다.3구간은 강원도 태백산맥으로 진입하는 본격적인 난코스다. 그중에서도 산악왕을 가리는 어평재 휴게소(해발 926m)가 승부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해발도 높지만 오르막 거리도 4.2km나 된다. 선수들로서는 이번 대회를 통틀어 가장 어려운 구간이다. 결승점을 30∼40km 남겨두고 반복되는 오르막과 내리막 구간을 잘 버텨내는 것도 중요하다. 천안·단양=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레이몬트 크레더르(30·팀 우쿄·사진)가 국내 유일의 국제사이클연맹(UCI) 도로 대회 ‘투르 드 코리아 2019’ 1구간 우승을 차지했다. 크레더르는 12일 전북 군산 은파유원지를 10바퀴 도는 1구간(63.0km)을 1시간21분56초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통과했다. 레이스 내내 선두권을 유지하며 힘을 비축한 그는 마지막 직선 주로에서 폭발적인 스퍼트로 2위 유세프 레기기(29·테렝가누)를 간발의 차로 제쳤다. 이날 크레더르의 평균 레이스 속도는 시속 46.14km였다. 네덜란드 출신의 크레더르는 스프린트에 강점을 가진 선수다. 지난해 ‘투르 드 코리아 2018’에서도 평지 구간에서 열린 마지막 5구간(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일대)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대회 마지막 구간에 이어 올해 대회 첫 구간에서 우승하며 2구간 연속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그는 지난해에는 최고의 스프린터에게 수여되는 ‘블루 저지’의 주인공이었다. 크레더르는 “평지 구간인 1구간 우승이 이번 대회 목표였는데 현실이 됐다”며 “산악 지형에는 약한 편이지만 남은 구간에서도 최선을 다해 ‘옐로 저지’(우승자에게 수여되는 노란색 셔츠)에 도전해 보겠다”고 말했다. 예년에 비해 올해는 전체적으로 평지 구간이 많아 크레더르에게는 더 유리하다. 기대를 모았던 한국 선수들은 낙차와 타이어 펑크 등 불운에 시달리며 누구도 포디엄(시상대)에 오르지 못했다. 이날 레이스는 좁은 도로와 잦은 커브 구간 등으로 크고 작은 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박상홍(LX)과 최중환(금산인삼첼로)의 타이어에 펑크가 났고, 박건우(LX)는 낙차 사고에 휘말렸다. 한국 선수 중에는 박상홍이 9위에 올라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박상홍은 경기 중반 타이어 펑크에도 불구하고 경기 막판까지 선전을 펼쳤으나 입상까지는 이르지 못했다. 한국 선수들은 언덕 구간이 많아지는 2구간부터 옐로 저지를 빼앗기 위한 레이스에 나설 예정이다. 이날 블루 저지는 레기기가 차지했고, 화이트 저지(23세 미만 최고 라이더에게 주어지는 하얀색 셔츠)는 블레이크 퀵(ST 조지 콘티넨털)에게 돌아갔다. 이날 열린 대회 개회식에는 강임준 군산시장, 김경구 군산시의회 의장, 조재기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 이대훈 대한자전거연맹 수석부회장, 강태창 군산시 체육회 상임부회장, 박제균 동아일보 논설주간 등이 내빈으로 참석해 출전 선수들을 격려했다. ▼ 2구간 마지막 ‘오르막 스퍼트’ 변수 ▼2구간은 일견 평이해 보이지만 결코 쉽지 않은 코스다. 고도는 높지 않지만 ‘낙타 고개’처럼 오르막과 내리막이 이어져 있다. 선수들의 다리가 쉽게 피로해질 수 있다. 특히 골인지점에 가까운 지역부터 오르막 구간이 펼쳐져 선수들의 인내심을 시험하게 될 것이다. 한국 선수들에게는 익숙한 코스이니만큼 전략을 잘 짜서 나서면 선두권 탈환을 노려볼 만하다. 군산=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스프린터들의 향연이 될 것이다.” 국내 유일의 국제사이클연맹(UCI) 도로 대회 ‘투르 드 코리아 2019’가 12일부터 닷새간의 열전에 돌입한다. 출발지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새만금의 도시’ 전북 군산이다. 둘째 날은 충남 천안에서 출발해 충북 단양으로 골인하는데 3·1운동과 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을 기념해 천안 독립기념관에서 출발 총성을 울린다. 이후 단양∼삼척(3구간), 삼척∼고성(4구간)을 거쳐 16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일대에서 최종 순위를 가린다. 5일 동안 총 605.2km를 달리는 일정이다. 예년에 비해 산악 코스가 줄고 평탄한 지형이 많아졌다. 특히 첫날 1구간과 마지막 날 5구간은 오르막이 거의 없다. 길이도 60km를 조금 넘을 정도로 짧은 편이다. 김성주 본보 객원해설위원(전 대한자전거연맹 부회장)은 “올해 대회 코스 중 가장 어려운 곳은 셋째 날 3구간이다. 그중에서도 3등급 산악왕(KOM·King of Mountain) 지점이 위치한 어평재휴게소(해발 926m)가 승부의 분수령이다. 이후 대회 마지막 날까지 주로 내리막과 평지가 이어지기 때문에 이곳을 놓고 치열한 쟁탈전이 펼쳐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참가 선수들도 모두 3구간을 ‘퀸 코스’(도로 사이틀 대회에서 가장 중요한 구간)로 꼽았다. 이 때문에 산악 지형보다 평지에서 강점을 가진 한국 선수들이 유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평지를 빠른 속도로 달릴 수 있는 스프린터들이 유리하다. 독주 능력이 좋은 데다 최근 들어 스프린트 능력까지 크게 향상된 최형민(29·금산인삼첼로)은 한국 선수 중에서도 ‘옐로 저지’(우승자에게 수여되는 노란색 셔츠)를 노려볼 만한 선수로 꼽힌다. 최형민은 지난해 이 대회에서 1구간과 2구간까지 선두를 지켰다. 하지만 3구간 이후 급격히 체력이 떨어지며 결국 시상대에 서는 데 실패했다. 최형민은 11일 전북 군산 리버힐호텔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지난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를 끝으로 은퇴하려다가 2020년 도쿄 올림픽을 바라보고 선수생활을 연장했다”며 “지난해의 실패를 교훈 삼아 국내 최고 권위의 이 대회에서 꼭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이 대회 산악왕을 차지한 권순영(23·KSPO)과 치고 나가는 능력이 좋은 박상홍(30·LX) 등도 다크호스다. 2년 전 이 대회에서 깜짝 우승한 민경호(23·서울시청)도 다시 한번 정상에 도전한다. 지난해까지 트랙에 집중했던 그는 이번 대회에 대비해 착실히 몸을 관리해왔다. 외국인 선수 가운데는 최근 ‘투르 드 도치기’에서 우승한 레이몬트 크레더르(30·팀 우쿄)와 지난해 준우승자 아르템 오베치킨(33·팀 트렝가누) 등을 눈여겨볼 만하다. 오베치킨은 지난해 ‘투르 드 랑카위’에서 옐로 저지를 입었다. 13회째를 맞는 이번 대회는 UCI가 공인한 2.1등급 대회로 한국 6개 팀을 포함해 미국, 이탈리아, 일본, 중국, 호주 등에서 온 20개 팀이 참가한다. 2019년 기준으로 세계에서 25개밖에 없는 프로 콘티넨털 팀 3개가 포함되어 있다. 1구간은 군산 은파유원지를 10바퀴 도는 크리테리움(순환경기) 방식으로 열린다. 산악이나 언덕이 없는 대신 커브가 많은 게 변수다. 커브에서는 가속과 감속을 수시로 해야 한다. 특히 길이 넓지 않기 때문에 한 번 뒤처지면 앞선 선수를 따라잡기가 더욱 힘들다. 각 팀이 6명씩 출전하는데 선수 5명이 리더 1명을 잘 보호하면서 끌고 가는 게 중요하다. 군산=이헌재 기자 uni@donga.com}